엑스맨 - 최후의 전쟁 (X-Men: The Last Stand, 2006)

 

엑스맨 1,2편을 모두 재미있게 관람했던 나로서는, 이번 여름 슈퍼맨 리턴즈와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개봉하기 전까지의 기다림을 달래줄만한 여름 블록버스터로서, 엑스맨 3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블록버스터 답게 지리하게 시간을 끌거나 하는 누는 범하지 않았으나

반대로 너무 많은 캐릭터에 대해 충분히 몰입할만한 동기부여의 시간을 주지 않는다는 것도

양날의 칼이 되겠다.

특히나 미리 코믹스를 접하지 않고 영화로만 엑스맨 시리즈를 보아온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무언가 궁금함과 답답함이 많아지는 영화였다. 아무래도 기존 캐릭터들에 무한한 에피소드에

관해서도 영화만으로는 완벽한 정리가 되지 않을 뿐더러,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에 대한

반가움은 반가움이 채 사라지기 전에 영화가 끝나버리니 말이다.

그래도 캐릭터들에 대해 궁금해진다는 사실 자체는, 영화가 그 만큼 재미있다는 반증도 될터.


개인적으로는 사이클롭스와 로그, 미스틱 캐릭터가 3편에서는 너무 소외된 듯해 안타까웠고,

세이비어와 매그니토간에 갈등과 우정에 대한 묘사는 마음에 들었다.

1편이 엑스맨 주요 캐릭터들에 관한 소개, 2편이 중심 캐릭터인 울버린이 주가 되는 이야기였다면,

3편은 진 그레이(피닉스)를 중심으로 돌연변이와 인간들 사이에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새로등장한 캐릭터 중에서 단연 돋보이고 주목받는 캐릭터는 아무래도 벽을 뚫고 공간을

마음대로 해집고 다니는 키티 일 것이다. 미소녀는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엘렌 페이지라는

이름의 작은 소녀는, 불안한 듯하면서도 묘한 표정으로 시종일관하며 묘한 매력을 풍기고 있다.


제목은 최후의 전쟁이라 되어있지만, 마지막 장면 매그니토가 체스말을 움직이는

장면과 많은 관객들이 모르고 그냥 놓쳤을 엔딩 크레딧이 모두 끝난뒤 나오는 히든 영상에서

보듯이 4편이 나올거라는 것은 지당한 사실인듯. 그 전에 울버린의 스핀오프격 영화가

먼저 개봉할 예정이기도 하다.

블록버스터 영화로서 충분한 재미를 선사한 작품!


 
글 / ashitaka

p.s. 1. 영화 초반 진의 어린시절 염력으로 인해 동네사람들에 반응이 하나 둘 지나갈때

         호수가 위로 솟구치던 장면에 등장한 노인은 바로 마블사의 창시자인 스탠 리.


      2. 2편에서는 당시 유행하던 세바스찬 쥬니어 3세에 '나가있어'를 적절히 소화하며

          웃음과 비웃음을 동시에 샀던 번역. 이번 3편에서도 '조사하면 다나와'라는 개콘의

          대사를 적절히 사용하며 적잖은 웃음을 이끌어냈다. (개인적으로 나가있어 보다는

         싱크로율이 좋았던 것 같다)

  

      3. 알카트라즈 연구소에 박사말고 흰가운을 입고있던 여자 의사(?)를 개인적으로 한 눈에

         알아보았는데, 아니 목소리를 듣고 알아차렸는데, 바로 <모래와 안개의 집>에서

         벤 킹슬리의 부인으로 출연했던 배우였다. 아무래도 그 중동식 영어 발음이 인상적이긴

        인상적이였는지 첫 대사를 듣고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4. 위에도 잠시 말했지만 엔딩 크레딧이 끝나고 난 뒤, 짧지만 매우 중요한 장면이

         있으니 놓치지 마시길.


      5. 마지막 진이 병사들을 공격하는 장면은 흡사 오토모 가츠히로의 <아키라>를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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