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넘버 슬레븐 (Lucky Number Slevin)
 
조쉬 하트넷은 물론이고,
브루스 윌리스와 루시 리우까진 그렇다쳐도,
여기에 모건 프리먼과 벤 킹슬리까지 한 작품에 출연했다니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비슷한 케이스 였던 에디슨 시티가 비교적 실망스러웠던 만큼
이 작품도 적잖은 실망을 예상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쿠엔틴 타란티노를 거듭 거론하는 홍보문구처럼
스타일리쉬하고 생동감 넘치는 영상과 반전이 돋보이는 영화였다.
범인이 누구인가 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반전 축에도 끼지 못할 요소가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그런 불리한 시작점에서 출발한 것 치고는,
상당히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간 듯 하다.
 
모건 프리먼은 나이를 점점 더 먹어갈 수록,
맡은 캐릭터의 사회적 신분이 높아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예전처럼 극을 압도하거나
보면서도 이건 아카데미 감인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훌륭한 연기를 펼치는
작품은 점점 줄어가는 듯 하다.
 
브루스 윌리스 역시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본인 원톱의 영화보다는
서포트 하는 중요 캐릭터로서 점점 자리잡아가는 느낌이다. 물론 아직도
브루스 윌리스는 그 네임벨류가 대단하기 때문에 단독 주연의 영화도 계속
만들어내고 있지만, 이전 경우보다 성적이나 작품이 좋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냉정하면서도 분위기있는 킬러 역할을 적절히 소화하며
브루스 윌리스 치고는 어쩌면 조금 심심한 연기를 펼쳤다.
(예전에 그가 나오던 영화가 꼭 '다이하드'가 아니더라도 죽도록 고생했던 것과
비교하자면 심심하다는 얘기다).
 
여러 배우들 중에 단연 가장 멋진 연기를 펼친것은 바로 'Sir' 벤 킹슬리이다.
랍비 두목 역할을 맡아 점잖으면서도 사악한 포스를 내뿜는 캐릭터를 연기한 벤 킹슬리는
역시나 가장 그럴듯하고 가장 몰입하게 만드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모건 프리먼에 비해 벤 킹슬리를 월등히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영화의 후반부 두 배우가 함께 등장한 장면에서 만큼은,
벤 킹슬리의 연기력이 월등히 앞섰다고 할 수 있었다.
 
무언가 굉장히 재미있었다고 말하긴 어려운 작품이지만,
스릴러 장르의 팬인 나로서는, 쉽게 지나칠수 만은 없었던 영화.
 

 
글 / ashit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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