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리턴즈 (Superman Returns, 2006)
 
<배트맨 비긴즈>보다 더, <엑스맨 에볼루션>보다 더 기대했던 슈퍼히어로물
신작은 바로 <슈퍼맨 리턴즈>였다.
 
아이맥스 3D로 감상한 2006년의 슈퍼맨은 반가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영화였다.
먼저 존 윌리엄스의 그 유명한 영화음악으로 시작되는 오프닝을
대형 극장화면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었다.
슈퍼맨 1~3편을 극장에서 보지 못했던 세대로서 슈퍼맨의 웅장한 스코어를
극장에서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 감동이였다. 물론 영화음악은 존 윌리엄스가 직접 맡지 않고
John Ottman이 맡았지만, 오프닝 테마를 비롯한 주요 테마곡은 거의 손보지 않고
존 윌리엄스의 원곡을 좀 더 살려주는 정도로 담았기 때문에
이 같은 벅찬 감동을 느낄 수있었다.
 
캐릭터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브랜든 루스가 연기한 슈퍼맨은 확실히 기존에 거론되었던 여러 배우들보다는
훨씬 만족할만한 싱크로율을 선보였다. 외모또한 크리스토퍼 리브와 살짝
비슷한 느낌이 있어 새로운 시리즈를 만나는 관객들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을 듯.
하지만 단점이라면 크리스토퍼 리브가 연기한 슈퍼맨은 슈퍼맨과 클락을
상당히 다른 캐릭터로 그려낸 것과는 달리, 브랜든 루스가 연기한 슈퍼맨은
말그대로 슈퍼맨이 그저 안경만 쓴 정도로, 큰 구별을 느끼기 힘들었다.
 
케이트 보스워스가 연기한 로이스 레인 역할은 사실 이전 클래식 시리즈를
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쉬워할만한 캐릭터였다. 로이스 특유의 장점이
별로 드러나지 않는 모습이였다. 좀 더 신경질적이면서도 퉁명스러움과
귀여움이 있어야하는데, 리턴즈의 로이스는 그저 애엄마로만 그려진것 같아 아쉬웠다.
 
렉스 루터 역할은 사실 어쩔 수 없었던것 같다. 진 헥크만이 연기한
렉스 루터와 같은 컨셉으로 가기로 결정한 이상, 그의 연기를 따라잡기는 사실상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가 케빈 스페이시라도 말이다. 케빈 스페이스는 몇몇 장면에서
거의 노골적으로 진 헥크만이 연기했던 렉스 루터의 특정적인 몸짓이나
발성등을 보여주고 있는데, 아쉽다기보다는 차라리 옛날 생각이 나
정겨운 느낌이였다.
 
예전 슈퍼맨 시리즈가 나왔을때에도 이런 논란이 있어왔지만,
브라이언 싱어의 슈퍼맨 리턴즈는 좀 더 노골적으로 슈퍼맨=예수 라는 공식을
드러내고 있다. 아들과 아버지의 개념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고,
죽음에 가깝게 이르렀다가 부활하는 설정이나 어둠속을 뚫고 빛이 되어
나오는 것 등 상당한 부분이 성경에 등장하는 예수의 모습을 닮아있다.
특히 아버지는 아들이되고, 아들은 아버지가 되고 라던지,
말론 블란도의 음성을 통해 들려지는, 지구인들은 약해서 네가 힘이 되어줘야 한다,
그래서 내 아들인 널 지구로 보낸다 등 매우 노골적인 대사들이 담겨있다.

아이맥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극영화로는 처음(애니메이션인 폴라익스프레스를 제외하고)으로
3D 아이맥스로 감상할 수 있었는데, 물론 부분 3D이긴 하지만 액션 장면에서
더욱 실감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초반에 비행기 추락 액션씬에서는
나도 모르게 아' 하는 짧은 탄성을 뱉고야 말았다 ㅋ
부분 3D라는것이 중간중간 녹색과 빨간색의 안경마크가 나와 안경을 썼다벗었다
해야했는데, 번거롭기도 하거니와 아무래도 관객들이 처음 해보는 경험이라
조금은 번잡스러운 광경이였다.
아이맥스와 화질은 말할것도 없이 최고수준이였으나 아무래도 3D부분의 화질은
여기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아이맥스 2D화면보다는 조금 낮은 수준이였다.
개인적으로 그냥 아이맥스 2D버전도 상영을 하면 좋겠다하는 생각이었다.
 
슈퍼 히어로물이긴 하지만, 슈퍼맨 리턴즈는 왠지 짠한 느낌이였다.
이 짠한 느낌은 엔딩 크레딧에
'존경과 사랑을 담아 크리스토퍼 리브와 다나 리브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는 자막이
흐를때 절정에 다다랐다.
브라이언 싱어는 원작에 느낌을 크게 해치지 않으려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음을
느낄 수 있었고, 이전 슈퍼맨의 팬이라면 공감하고 반가웠을 대사들과 장면들이
여럿 있었다.
 
총평 : 일단 한번 더본다.
 

 
글 / ashit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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