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인터스텔라 (Interstellar, blu-ray)
우주를 설계하고 낭만을 이야기하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2014년 작 '인터스텔라'는 그의 작품 답게 원초 적으로 두뇌를 움직이게 만드는 복잡한 설계가 밑 바탕에
깔려있고 그 위에는 가슴을 움직이게 만드는 낭만과 감동이 자리 잡고 있는, 딱 크리스토퍼 놀란 다운 작품이었다. '인터스텔라'는
알폰소 쿠아론의 '그래비티 (Gravity, 2013)' 이후 사실상 처음 선보이는 본격 우주 체험 영화라는 부담감이 작용했을 수
밖에는 없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와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기도 했다.
보고 배우는 것에 그치던 우주라는 공간과 세계를 체험하는 것으로 끌어 들이는 데에 성공한 '그래비티' 이후엔 그 어떤 영화도
(최소한 단 기간 내에는) 우주를 다시 배경으로 하는 것에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한 인터뷰에서 본인이
'그래비티'를 보지 않은 유일한 사람일 거다 라고 밝히기도 했던 놀란은, '그래비티'와는 또 다른 의미로 체험하는 우주를 그리는
동시에 또 한 번 설계자 다운 면모를 발휘해 다층 적인 것을 넘어서 다 차원 적인 구조를 구현해 냈고, 여기에 낭만적이라고 할 수
있는 감정의 드라마까지 담아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인터스텔라' 역시 아쉬운 점이 없지 않은 작품이지만 뭐랄까, 놀란의
영화관에 대해 좀 더 명확해 지는 지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구체적인 작품이기도 했다.
일단 '인터스텔라'가 인상적인 본격적인 이유를 이야기 하기에 앞서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가 항상 대단하다고 느끼는 지점은,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이 무언가 저마다 이야기하고 싶도록 만들거나 다른 사람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이에 근본적인 원인은 그가 만든 거의 모든 영화에 기본이 되는 치밀한 설계도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가 주로 만드는
설계도는 항상 무언가 학구 적인 의욕을 한껏 이끌어내 왔었다.
기억을 잃은 남자가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플래시백 형태로 구성한 '메멘토'도 그랬고, 꿈 속의 꿈이라는 다층
구조를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표현해 낸 '인셉션'은 관객들로 하여금 '내가 100% 완벽하게 분석해 내겠어!'라는 의지를 불태우게
했었던 것처럼, 이번 '인터스텔라' 역시 우주라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아직 모르는 것이 더 많은 공간을 배경으로,
역시 익숙하게 들어 왔지만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려운 블랙홀, 웜홀, 4차원, 5차원이라는 개념과 현상들을 시각적으로 수긍하고,
논리적으로 이해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렇듯 학구 적으로 파고든 설계 탓에 자주 그가 만든 세계는 논리적 오류나 설정의 오류라는
많은 의견들과 부딪히게 되기도 하는데, 실제로 그가 그의 동생과 함께 쓴 시나리오가 과학적, 논리적 오류가 있는 가의 여부와는
별개로, 그가 왜 이런 방식을 매번 택하고 있는 지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 봐야겠다는 걸 '인터스텔라'를 통해 또 한 번 강하게
느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왜 이렇게 영화를 복잡하고 설명하듯 만드는 것일까.
간단하게 정리하면 두 가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텐데 하나는 그 세밀한 설계 자체가 갖는 중요성, 그러니까 '인터스텔라'로
비유하자면 5차원이라는 개념을 관객이 더 쉽게 이해하도록 영화 화 하기 위해 이를 논리적으로 뒷받침 할 만한 만반의 준비와 설계를
건축 하듯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더 단순하게 정리하자면 크리스토퍼 놀란은 구조와 설계 자체를 중심에 둔 다는
얘기다. 하지만 놀란의 영화는 이 과학적 혹은 호기심의 근거한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서 탄생 되었다고 단정 짓기엔 좀 더 생각해
볼 만한 점들이 있다. 사실 이렇게 달리 생각하게 된 것은 '인셉션'을 보고 나서 부터 인데, '인셉션' 이 개봉하고 나서 흡사
논문에 가까운 영화 글들이 수를 놓았을 정도로 구조가 전면에 드러난 작품이었지만 개인적으론 오히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코브'라는 캐릭터의 트라우마에 관한 아주 강력한 드라마라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놀란 영화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아내를 잃은 남편이거나 가족을 잃은 남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의 분석은 이미 여럿 있어
왔는데, 여기에 더 힘을 보태서 이런 설정들이 어쩌면 그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설계한 구조적 배경보다도 더 우선적으로 그가
들려주고자 한 메시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인터스텔라'를 보며 또 한 번 강하게 들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결국, 기억을
이야기할 때도, 꿈 속의 꿈을 이야기할 때도, 코스튬을 입은 외로운 영웅을 이야기할 때도, 그리고 우주 속 웜홀 뒷 편의 5차원을
이야기할 때도 결국 한 인간의 드라마를, 더 나아가 가족에 대한 트라우마를 겪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사실 그런 측면이 놀란의 모든 영화에 드러나고 있다고 봤을 때,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다크나이트' 의 경우 이 가운데 가장
감정적으로 배제되어 있는 편이고, 이 작품 '인터스텔라'는 가장 직접적으로 감정이 드러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인셉션'을 처음 보았을 때는 그 구조의 황홀함에 압도되어 만족감을 얻기에 벅찼었지만 두 번째 관람을 하고 나니 너무나도 명백한
코브의 슬픈 드라마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인셉션'은 놀란 영화의 큰 두 가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설계와 감정,
혹은 설계와 낭만이 적절히 균형을 이룬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인터스텔라'는 이 두 가지 관점에서 보자면 분명 후자에 더
큰 비중, 아니 더 노골적인 표현이 담긴 작품이었다.
(다음 단락에는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노골적이라는 표현을 반복 적으로 사용한 데에는 역시 '사랑'이라는 개념을 이 영화가 표현하고 있는 방식 때문이 컸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다른 작품은 물론이고 감정적이라고 느꼈던 '인셉션'에서도 그 표현 방식은 직접적이지는 않은 편이었는데 '인터스텔라'에서의
후반부를 장악하고 있는 정서는, 오히려 한편으론 이런 우주 영웅 가족 영화에 대명사로 불리 우는 '아마겟돈'보다도 더 강력한
세기로 가족 간의 사랑이라는 정서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앞서 영화의 중반 부까지 우주와 웜홀에
대한 방정식을 풀 듯 논리의 파도를 따라오던 관객 입장에서는, '결국 이 모든 것의 해답은 사랑, 사랑이야!'라는 영화의
후반부가 맥이 빠질 수 밖에는 없는 노릇인데,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개인적으론 '인터스텔라'의 방식이 조금 직접적이었을 뿐
놀란의 영화는 항상 이런 드라마를 바탕에, 아니 중심에 놓았었기에 크게 이질적인 부분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사랑, 사랑이었어!'라는 식의 전개는 이 5차원이라는 개념을 재료로 하기엔 너무 1차원적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들게 마련인데, 조금 더 생각해 보니 크리스토퍼 놀란은 마치 찰리 카우프만이 '시네도키, 뉴욕 (Synecdoche, New
York, 2008)'을 통해 본인의 메세지를 정말 끝까지 밀어 붙였던 것처럼, 본인이 항상 두 손에 쥐고 있던 설계와 감정의
개념을 한 발 더 나아가 하나의 개념으로 발전시키려는 시도가 아니었나 싶다. 이 작품에서 후반부 사랑의 개념에 대해 다루고 있는
것을 보면 단순히 인간의 사랑이야말로 차원을 넘어서는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미지의 힘이 존재한다 라는 식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흥미로운 가설을 꺼내 놓는데, 바로 사랑이라는 개념이 아직 인간이 알아 낸 과학적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인간이
발명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혹시 설명할 수 없는 과학적 개념이 아닐까 하는 점이었다. 즉, 사랑이라는 것이 감정의 산물이 아니라
일종의 과학적 산물 혹은 미래에는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설명이 가능한 무언가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이 영화를 통틀어 가장 흥미로운 접근이었는데, 처음엔 이 같은 영화의 태도가 '와, 정말 대단한데!'라는 정도로만
느껴졌다면, 조금 더 생각해보니 이 작품의 기반이 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로버트 저메키스의 '콘택트 (Contact,
1997)'가 던진 화두인 '과학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분명히 경험한 것'에 대한 부분을 다시 한 번 메시지로 채용했다고 볼 수
있었다. 즉,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영화가 취하고 있는 태도는 이전 다른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인터스텔라'가 왜
흥미로운 작품인지를 또 한 번 보여주는 중요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콘택트'와 근본적으로 조금 다른 부분도 있다.
'콘택트'는 이 광할한 우주에 인간만이 존재한다면 얼마나 공간 낭비인가 라는 말처럼 외계 생명체에 가능성에 대한 중요성이 짙게
깔려있는 작품이지만, '인터스텔라'는 그 중심이 외계 생명체라기 보다는 오히려 인간 혹은 인간의 진화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스포일러 끝!)
어쨋든 '인터스텔라'는 놀란의 다른 작품들처럼 하나 하나 따져보면 '왜 그러한가?'에 대해 소품이나 배경, 인물, 대사 등 모두
이유를 찾고 설명하는 것이 가능한 영화 일테지만, 다른 한편으론 그런 것들을 다 재료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더 강력하게 드러난
낭만적인 가족 드라마이기도 했다. 또한 모두가 어린 시절 막연하게 우주 여행을 꿈꿔왔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아무도 우주를 꿈꾸지
않는 이 시대에 대한 그의 안타까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던 작품이기도 했다. 뒤돌아 보면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들은 다들
바보처럼 순수하고 낭만적인 인물들이 중심이 된 드라마였던 것 같다. 마치 더 이상 막는 것이 불가능한 디지털의 시대에 끝까지 필름
촬영을 우선하고 3D를 배제해 온 그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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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블루레이 화질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면 일단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아이맥스 촬영 분과 35mm 필름 촬영 분에 대해
나누어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어쩔 수 없이 두 가지 다른 포맷으로 촬영된 영상은 서로 비교 대상이 될 수 밖에는 없을 듯 한데,
이 점은 블루레이 화질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먼저 아이맥스로 촬영된 영상의 화질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보는
순간 눈이 정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시원하고 선명한 화질은 수록하고 있다. 특히 아이맥스 촬영이 특별히 시퀀스
별로 의도 되었다기 보다는 중간 중간 짧게 수록된 장면들도 있기 때문에, 비교적 여러 장면들을 최고의 화질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면 장점.
하지만 이렇듯 아이맥스로 촬영한 영상의 화질이 태생적으로 압도적 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35mm 필름으로 촬영된 장면들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다. 필름으로 촬영된 장면들의 화질도 사실 문제가 있거나 하는 정도의 화질은 아닌데, 워낙 아이맥스로 촬영된
장면이 화질이나 화면 비에서 오는 시원함이 압도적이다 보니 조금의 답답함은 어쩔 수 없이 느껴졌던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어디
까지나 상대적인 비교와 교차에서 오는 느낌으로, 평균적으론 만족할 만한 퀄리티의 화질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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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인적으로 아이맥스 촬영 분이 수록되었음에도 화질보다 좀 더 만족스러웠던 것은 사운드 퀄리티였다. 이는 기술적인 퀄리티 외에도
영화의 사운드 메이킹 덕택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우주라는 공간과 우주선 (이 영화에서 우주선이라는 공간은 사운드 측면에서 매우
중요도가 높다)이라는 공간적 배경에서 들려줄 수 있는 일종의 '가상'의 사운드를 최대한 현실감 있게 구성한 사운드는 블루레이를
통해 더 디테일하게 묘사된다.
특히 우주선이 빠른 속도로 착륙하거나 이동하는 과정 중에서 발생하는 사운드에 있어서는, 그 내부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현실감 넘치는 진동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러한 진동을 만들어 낸 것이 단순하게 우퍼 스피커를 중심으로 한 사운드의 볼륨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밸런스와 사운드 메이킹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 가장 인상적인 사운드 포인트였다. ‘인터스텔라'가 깊은 몰입 감을 전달
하는 데에는 확실히 전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사운드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Blu-ray : Special Features
약
50분 분량의 영상인 ‘The Science of Interstellar’는 이 영화의 제작자이자 자문을 맡은 과학자 킵 손을
중심으로 ‘인터스텔라’가 들려준 이야기의 과학적 근거 혹은 근원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아마도 이 다큐멘터리를 보지
않았더라면 그저 ‘영화니까’하고 넘겨 버렸을 여러가지 설정과 현상에 대해, 이론적으로 어떻게 가능하고 현실적으로 어디까지 가능
혹은 진행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어찌보면 어려울 수 있는 과학과 중력, 우주와 시공간의 이야기를 비교적 쉽게 받아 들일 수
있는 이유는, 첫 째 ‘인터스텔라’가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며, 둘 째 이 다큐멘터리가
이론과 영화의 접점을 정확하게 알고 친절하게, 하지만 뜬구름 잡지 않는 형태로 소개해 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내가 과학
선생님이라면 수업 시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을 만큼 지식의 접근성이 높고 유익한 다큐멘터리라 꼭 감상해보길 권한다.
‘Plotting
An Interstellar Journey’에서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뷰를 통해 왜 ‘인터스텔라’를 만들어야 했는 지에 대한
제작 초기의 의도와 과정을 들려준다. 또한 작품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또 다른 다큐멘터리에 관한 이야기와 아이맥스 촬영에 관한
비교적 상세한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Life
On Cooper's Farm’에서는 영화 속 쿠퍼의 집이자 농장의 배경이 된 로케이션에 관한 이야기와 이 농장이 갖는 영화의
내적 의미에 대해, 역시 놀란 감독이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다른 영상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이번 ‘인터스텔라’ 부가 영상에서는 특히
더 크리스토퍼 놀란의 친절한 작품 설명을 전반적으로 만나볼 수 있어 여러모로 부가 영상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한 편이다.
‘The
Dust’에서는 영화 속 먼지 폭풍이 어떻게 (아날로그적으로) 탄생 되었는지 만나볼 수 있으며, ‘Tars and
Case’에서는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인간적인 기계 ‘타스’와 ‘케이스’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었는데, 여기서도 크리스토퍼
놀란의 아날로그적이고 현실성을 강조하는 철학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The
Cosmic Sounds Of Interstellar’에서는 한스 짐머와 크리스토퍼 놀란이 어떻게 ‘인터스텔라’의 영화 음악을
(사실상) 함께 만들었는지에 대한 과정이 담겨있는데, 이미 ‘배트맨’ 시리즈를 통해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에 했던 작업 방식과 아이디어들은 최대한 피하려는 노력을 확인할 수 있는 동시에, 새로운 소리를 찾아내기 위한 노력 역시 결코
부족하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었다 (실제로 약간의 진부함이 느껴졌던 근래의 한스 짐머의 음악과는 확연한 차이가 느껴질 정도로,
‘인터스텔라’의 스코어는 환상적이었다).
‘The
Space Suits’는 지나치게 미래 지향 적이라기 보다는 전통적인 나사의 우주복을 연상시키는 우주복의 탄생 과정을 엿볼 수
있으며, ‘The Endurance’를 통해서는 프로덕션 디자이너 네이슨 크로울리를 통해 인듀어런스호 세트 디자인과 그런 구조를
갖게 된 논리적 근거에 대해 상세하게 전해 들을 수 있다.
‘Shooting
In Iceland’에서는 영화 속 밀러 행성과 만 행성의 로케이션 촬영지였던 아이슬란드의 촬영 이야기가 수록되었다. 다른
행성으로 소개 되는 곳이지만 컴퓨터 그래픽 보다는 실제 촬영으로 현실 감을 주기 위해 아이슬란드를 로케이션 촬영지로 선택하였고,
스텝들의 말을 빌리자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라는 말처럼 아이슬란드는 놀란의 의도를 정확히 구현 가능한 장소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The
Ranger And The Lander'와 ‘Miniatures In Space'에서는 레인저 우주선의 구석구석 설명을 통해
우리가 영화를 보며 미처 다 확인하지 못했던 선 내의 디테일과 각각의 기능, 구조를 확인할 수 있으며, 미니어처 촬영을 통해 시각
효과가 어떤 방식을 통해 활용되었는지도 짧게 나마 소개하고 있다.
‘The
Simulation Of Zero-G’에서는 영화 속 무중력 장면 촬영을 위해 사전 진행되었던 리허설에 관한 영상이
수록되었으며, ‘Celestial Landmarks’에서는 웜홀과 블랙홀 등을 영화 속에서 어떻게 구현이 가능했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한 번 더 만나볼 수 있다. 참고로 앞선 ‘The Science of Interstellar’ 다큐멘터리도
마찬가지지만, ‘인터스텔라’의 부가 영상을 모두 감상하고 나면 개봉 당시 많은 이야기가 있었던 과학적(이론적) 오류 혹은 타당성
논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될 듯 하다.
‘Across
All Dimensions And Time’에서는 영화의 말미에 등장하는 테서랙트 구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수록되었으며,
‘Final Thoughts’에서는 놀란 감독을 비롯해 각본을 함께 쓴 조나단 놀란은 물론, 주요 스텝들과 배우들의 인터뷰를 통해
‘인터스텔라’가 어떤 의미를 갖는 영화인지 짧지만 명확한 메시지를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Trailers’에서는 총 4개의
버전의 예고편이 수록되었다.
총평
‘인터스텔라'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기에 충분한 작품이자, 그가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전달 방식이 좀 더
균형을 이룬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다. 그리고 작품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블루레이 담긴 부가 영상들을 꼼꼼히 감상하고 나면,
적어도 크리스토퍼 놀란과 과학자 킵 손을 중심으로 한 영화의 스텝들이 과학과 현실의 접점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론 크리스토퍼 놀란의 심오한 과학적 호기심에 못지 않은 꿈과 낭만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재차 발견할 수 있었고, 또한 그
사이에서 계속 균형과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에 가능했을 결과물을 만나게 되어, 감독으로서 놀란을 더 좋아하게
된 작품이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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