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 Rise of an Empire (Blu-ray)
이번엔 이퀄(equal)이다!
단순한 영화가 속 캐릭터 혹은 의상이 아니라 '복근'을 하나의 현상으로까지 만들기도 했던 잭 스나이더의 '300'은 그야말로 화제작이었다. 사실상 팬티만 두른 건장한 스파르타 전사들의 복근과 카리스마는 영화 전체를 압도했고, 잭 스나이더 특유의 강렬한 색감과
과감한 슬로우 모션이 더해진 액션 시퀀스는 '300'이라는 영화를 영화적으로는 물론 수 많은 패러디 등 영화 외적으로도 많은
이슈를 만들어 냈다. 어쩌면 '300'의 속 편 제작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는 흐름이었는데, 사실 잭 스나이더는
처음부터 '300' 단 한 편으로 완전히 마무리 지으려고 했다고 한다.
전 편을 본 이들은 알겠지만 잭 스나이더는 이야기를 완전히 끝내지 않았 던가. 그래서 속 편이 나온다고 했을 때 가장 궁금했던
건, 과연 이번에는 어떤 시대를 다룰 것인지. 즉, 프리퀄 형태가 될 것인지 시퀄 형태가 될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새롭게 연출을 맡은 노암 머로 감독이 선택한 방식은 프리퀄도 시퀄도 아닌 바로 이퀄(Equal) 이었다.
'300 : 제국의 부활'은 전작의 중심 전투였던 테르모필레 전투 후 벌어진 페르시아와 그리스 해군 간의 살라미스 해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두 가지를 알 수 있는데, 첫 째는 육박전에 가까운 디테일 액션과 협소한 공간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전투가
주를 이루었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한 해전이 중심이 된 다는 점이고 둘 째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기가 전작과 거의 겹쳐진다는 점이다.
일단 해전을 배경으로 한 점은 장점보다는 단점으로 볼 수 있겠다. 전작 '300'의 매력은 그 카리스마와 복근을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액션의 강렬함과 디테일(과할 정도의 슬로우 모션이 더해진)이었는데, '제국의 부활'에서는 이러한 매력을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해전 특유의 장점을 특별히 살려낸 것도 아니라서 전술적인 측면에서의 매력도 느낄 수 없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주인공 들은 복근을 자랑하려 하지만 그 무대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확실히 이런 장면에선 전작의 연출을 맡았던 잭
스나이더가 그리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의 배경을 이퀄로 잡은 것은 신선하고 소소한 재미를 주었다. 전작의 제라드 버틀러가 연기한 레오니다스 왕의 카리스마를
에바 그린이 연기한 아르테미시아가 담당하기에는 부족했고, 전작에 이어 등장한 크세르크세스 역시 전작과 같은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전작의 향수를 중간 중간 느낄 수 있는 시대 배경은 색다른 재미였다. 마치 외전 (外傳)을 보는
듯한 느낌도 있고, 소극적이긴 하지만 조금씩 겹쳐지는 캐릭터와 이야기는 다시금 전작 '300'을 보고 싶게 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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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 Video
MPEG-4 AVC 포맷의 화질은 전반적으로 어두운 가운데서도 확실히 블루레이의 장점을 느낄 수 있는 수준급의 화질을
보여준다. 잭 스나이더가 연출했던 전 편에 비해 노이즈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깔끔한 스타일로 변모하였으며, 그레인 효과도 현저히
줄었고 오히려 디테일에도 많은 향상을 확인할 수 있다.
검은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장면이 많음에도 화질의 우수함 탓에 지루함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으며, 액션 씬에서도 특히 화질 측면에서
전 편에 비해 상당히 나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검은 이미지가 배경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 보니 붉은
피 빛은 더 유난히 돋보인다. 여기에 하나 더 보태 크세르크세스의 황금 빛 색감도 드디어 제대로 표현이 되고 있다. 전작
'300'이 복근이 돋보인 영화라면 이번 '제국의 부활'은 수염이 돋보이는 영화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 특히 화질 측면에서 이
수염은 디테일 한 측면을 확인하는 척도로 활용될 수 있겠다.
Blu-ray : Audio
DTS-HD MA 7.1의 사운드는 엄청난 스케일의 대 해상전 임팩트를 손실 없이 들려준다. 확실히 이 해전의 규모를
전달하는 것은 화질 측면보다는 (특히 극장이 아닐 경우) 사운드 측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거대한 파도가 치는 와중에 배들이
부딪히고 그 위를 병사들이 뛰어다니며 전투를 벌이는 과정의 사운드는, 복잡하지만 상황 속에서도 액션의 몰입도를 최대한으로 이끌어
내는 매개체로 활용된다.
폭발음 같은 사운드는 없지만 비인지 파도의 부딪힘으로 인해 발생한 물벼락인지 모를 상황이 시종일관 발생하는 가운데, 중간
중간 슬로우 모션이 활용된 액션까지 더해진 해전 시퀀스는, 최고 수준의 사운드 쾌감을 선사한다. 전 편 등장했던 스파르타 특유의
기합은 없지만, 좀 더 날카로움이 더해진 사운드는 만족감을 들려줄 것이다.
Blu-ray : Special Features
본편과 함께 수록된 부가 영상들은 전반적으로 전 편과의 연관성에 대한 부분 그리고 실제 역사와의 비교 혹은 추가 설명에 대한 부분들로 이루어져 있다.
'3 Days in Hell'에서는 앞서도 설명했던 것처럼 이 작품이 전작 '300'과 비교했을 때 이퀄의 성격을 갖는 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잭 스나이더는 인터뷰를 통해 속편에 대한 계획은 전혀 없었으나, 프랭크 밀러가 지금의 기획을 제안했고,
그렇다면 한 번 영화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전 편과 속 편의 관계는 평행선을 달리는 기차 같다고 할 수 있는데,
가끔 서로 교차하는 형태로 제작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서로 보완을 해주는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Brutal Artistry'에서는 영화 속 등장한 각종 소품과 배경 등의 디자인에 관한 내용이 수록되었다. 영상과 그래픽
측면에서 파격적이었던 전 편과 차이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속 편의 가장 큰 숙제였는데, 전 편을 되풀이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으로 배경을 바다로 선택하였다. 또한 당시의 그리스 함선의 디자인을 최대한 복원하려고 노력하였으며, 거대함과 동시에 어둡고
단순한 금속의 느낌이 강조된 페르시아 건축물과 함선들도 그리스의 것과는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
'A New Breed of Hero'에서는 이번 '제국의 부활'의 주인공인 테미스토클레스에 대한 짧은 소개 영상이 수록되었는데,
전 작의 메인이자 강력한 주인공이었던 레오니다스를 잇는 주인공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 할지에 대한 고민과, 그 고민으로 탄생한
테미스토클레스의 차별점을 소개하고 있다. 레오니다스는 강력한 리더쉽의 왕이었던 것에 반해 테미스토클레스는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합의를 이끌어 내는 리더형으로, 역사적으로도 전략가이자 달변가로 그리스의 새로운 역사를 만든 인물이었다고 한다.
'Taking the Battle to Sea'에서는 이번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인 해상 전투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제는
크게 놀랄 것도 없지만, 최근 기술의 발달 탓(?)으로 해전이 중심이 된 영화임에도 실제 물은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전 작
'300'과 동일한 수준은 아니지만,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실제처럼 보이는 것에 신경을 쓰기 보다는 과감하게 더
극적인 표현을 완성하는 데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 제작 과정을 보면 거의 후반 작업이 대부분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였다.
'Real Leaders & Legends'에서는 역사학자, 저자 등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영화 속 이야기의
내용을 더 흥미롭게 소개해 준다.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역사보다는 그 역사에서 흘러 나온 전설을 각색한
작품이라는 것도. 또한 영화 속에서는 배경으로만 살짝 등장하는 당시 페르시아 제국의 정세에 대해서도 들려주며, 전설과 허구, 실제
역사와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역사가들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 어쩌면 영화 보다도 더 흥미로운 역사 속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Women Warriors'에서는 사실상 테미스토클레스 보다도 더 작품을 이끌고 있는 두 여성 캐릭터인
아르테미시아와 고르고여왕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만나볼 수 있으며, 해전이 주가 된 영화인 만큼 전쟁에 사용된 함선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Savage Warships'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300' 시리즈라면 절대 빠질 수 없는 배우들의 몸
만들기 트레이닝 과정도 'Becoming A Warrior'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총평] 전작 '300'은 '스파르타!'라는 구호가 유행어가 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화제작이었다. 속 편
'300 : 제국의 부활'은 전작과의 차별 점을 꾀하면서도, 이퀄이라는 형식으로 연결성과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자 했던
작품이다. 비록 전 작과 같은 화제를 이끌어 내지는 못했지만, 만족스러운 화질과 음질로 발매된 블루레이를 통해 한 번 더
'300'의 임팩트를 느껴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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