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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Train To Busan, 2015)

세월호 이후, 혐오의 시대에서 생존하려면



연상호 감독의 첫 번째 실사영화 '부산행 (Train To Busan, 2015)'은 그의 전작 '돼지의 왕'이나 '사이비'를 통해 보여주었던 것처럼 한국사회를 배경으로 한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좀비들의 확산으로 마비가 되어가는 짧은 시간 동안, 부산으로 향하는 KTX열차 안을 배경으로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막막한 현실과 특수한 재난 상황에 놓인 각기 다른 이해 관계의 인물들의 충돌을 빠른 템포로 그려낸다. 물론 '부산행'의 주요 모티브가 되는 것 중 하나는 좀비가 맞지만 이 영화를 좀비 영화라고 보긴 어렵다. 좀비라는 설정은 말 그대로 이 재난을 가져온 소재와 장르적인 요소로만 활용되고 있고, 영화의 구성은 오히려 전형적인 재난 영화에 가깝다. 좀비와 재난. '부산행'은 이 두 가지에서 떠올려 볼 수 있는 흐름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전형적인 것에서 오는 장르적 쾌감을 만끽하는데에 더 신경을 쓰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단순한 장르 영화 이상의 인상을 주는 이유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의 무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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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러 거의 색이 바래지기는 했지만 한 때 미국 영화는 9/11 테러 사건을 전후로 나뉜 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9/11 이후의 미국 영화들을 직간접적으로 또는 스스로가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무의식적으로 9/11의 기억과 충격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는데, 최근의 한국 영화들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도드라지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미리 말하고 싶은 점은 '부산행'을 세월호 참사와 전혀 연결 짓지 않아도 영화는 장르 영화로서, 그리고 연상호 감독이 꾸준히 해오던 테마의 발전으로서 충분히 성립 가능한 영화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처음부터 세월호 사건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은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9/11 이후 미국 영화들의 다수도 직접적으로 연관 지어 제작된 영화는 아니었다). 


하지만 '부산행'은 세월호 참사를 이제 그만 좀 얘기하자고 주장하는 이들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이 세월호 참사를 떠올릴 수 밖에는 없는 이야기다. 많은 이들이 좀비들에게 공격을 받고 사회 시스템이 붕괴되기 시작할 때 정부와 언론은 일부 과격 시위 단체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전한다. 또한 실상은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좀비들의 확산을 막지도, 문제의 원인을 밝혀내지도 못한 상황에서, 현재 모든 상황을 완벽히 관리하고 있다며 안심하라는 기자회견을 연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도 완전히 좀비들을 막아낸 이후에 상황에도 현실과 비슷한 대처를 하지 않았을까? 끝까지 좀비는 없었다고 부정하다가 나중에야 천천히 진실이 밝혀져도 또 딴소리와 책임 소재를 묻는 공방으로 시간이 흘러 잊혀지기 만을 바랬을 것이다. 세월호 때도, 메르스 때도 정부는 모두 구조 했다고, 완벽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거짓말로 안심시키는 동안 누군가는 목숨을 잃거나 피해를 입게 되었었다. '부산행'의 시작은 너무 현실적이어서 '영화네, 영화!'라고 웃어 넘길 수가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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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마동석이 연기한 '상화'같은 영화적인 캐릭터가 없었더라면 이 영화는 더 현실같아서 비참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철저하게 고립된 KTX 안의 상황은 더 지옥과도 같다. 말도 안되는 영화적인 캐릭터인 상화를 앞세워 좀비들을 물리치고 아직 좀비들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승객들이 대피하고 있는 열차 간으로 이동해왔지만 상황은 더 절망적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에 머물러 있던 승객들에게 주인공 일행은 감염 되었을지도 모를 위험한 존재이자,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생존의 확률을 낮추는 변수인 동시에, 정반대로 버팀막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사실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칸의 승객들이 처음 부터 전체적으로 나서서 이들을 막고 못들어 오게 하자고 했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스스로의 양심과 갈등을 겪고 있을 때 앞으로 나서서 큰 목소리를 낸 용석 (김의성)의 행동 이후에야 함께 목소리를 내게 되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하나는 다른 대부분의 승객들 모두 저들이 감염 되었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조금씩 갖고는 있었으나, 차마 이 상황에서 그들을 내치는게 양심에 걸리기도 하고 또 자신만 너무 나쁜 이가 될 것 같아 주저하고 있던 바를 용석이라는 매게체로 인해 자신들의 욕망을 타인의 손을 통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모두가 자신이 피해나 손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 때 이기적인 마음을 갖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내가 나서서 혹시라도 몰매를 맞기는 싫은 또 다른 이기적인 생각 또한 갖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으론 전면에 나서서 생존을 위해 이기적인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주저함이 없는 이성적인 용석 보다도 용석의 등 뒤에 숨어 목소리를 보태며 주인공 일행을 배척한 승객들이 더 나쁜 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만약 용석이 아니라 다른 이가 용석과 다른 목소리로 주인공 일행을 다 같이 구하자고 외쳤더라면 이 상황이 바뀔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희망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그 칸에 타고 있던 대부분의 승객들은 적어도 처음에는 양심에 가책을 느껴서 선뜻 어떻게 하자는 말이나 행동을 주저하고 있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가 마치 용석이 그랬던 것처럼 '자, 여러분 저들을 빨리 도웁시다. 이리와서 함께 도와주세요!'라고 외쳤다면 아마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졌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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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영화같이 장르 영화의 구성에 충실한 재난 영화를 세월호 참사 이전, 아니 자신에게 깊이 각인 된 어떠한 현실의 인재나 사건 등의 발생 이전에 보았다면, 장르 영화의 쾌감에만 충실하게 즐겼을지도 모르겠다. 재난 상황 속에서 국가나 정부가 뉴스 등에 나와 하는 말은 '뭐 영화 속 정부 모습이 다 저렇지'하고 그냥 넘어갔을 것이고, 열차 속에서 벌어지는 여러 갈등 들도 '아..이거 너무 뻔한데'라며 조금은 전형적인 측면에 심심해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어쩔 수 없이 세월호 참사라는 실제 재난을 느껴야만 했던 그 이후의 영화다. 떠올리지 않을 래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그렇기 때문에 다들 안전한 열차 안에서 대기해 달라는 안내 방송이나 정부의 브리핑을 들었을 땐 '아, 만약 나에게도 저런 상황이 닥치면 그냥 하라는데로만 해서는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고, 또 세월호 이후 그 유가족들과 이 참사를 두고 벌어지는 대한민국 사회의 만연한 혐오를 지켜 보았기에 부끄럽지만 내 가족들에게 '혹시 저런 일이 생기면 절대 나서지 말고, 남들 생각하지 말고 너만이라도 꼭 살아야 돼'라고 가르치거나 당부할 수 밖에는 없는 현실이 씁쓸했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재난 영화를 보고는 희생하는 캐릭터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어야지'혹은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때 '우린 저런 사람이 되자'라고 말해왔는데, 이번에 보게 된 '부산행'의 느낌은 조금 달랐다. 이 영화 속 재난이 더 이상 스크린 안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최근 몇 년간 실감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았기에, 마치 영화 속 용석이 재수 없고 화가 치밀지만 실제 상황이라면 저렇게라도 나와 내 가족은 살아 남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하게 되어 더욱 가슴이 아팠다. 더 나아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그 참사 속에서 영웅적인 면모를 보인 이들이 겪게 되는 고통과 사회의 무시를 넘어선 질타를 보며, 누군가에게 '그래도 영웅이 되어야 해'라고 선뜻 말하기가 주저 될 수 밖에는 없었다 (말이 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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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부산행'을 보고 나서 죄책감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더 큰 잘못을 한 이는 따로 있으나 양심을 가진 이들이 겪어야만 했던 커다란 죄책감들. 그래서 차라리 스스로 좀비가 되기를 선택하다시피 한 어떤 장면은, 처연함도 들었지만 최소한의 양심을 가진 이들을 죽거나 죽지도 못하는 자가 되도록 만드는 현실이 떠올라 더 안타까웠다. 



1. 저는 어쩔 수 없이 세월호를 떠올렸지만 본문에도 썼던 것처럼 이 영화는 애초부터 의도를 갖고 만들어진 영화도 아닐 뿐더러, 그렇게 읽히지 않아도 충분한 상업 장르 영화입니다.


2. 혹시나 중간에 공유가 카누 마시는 장면이 나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ㅎ


3. 마동석이 연기한 상화라는 캐릭터는 '베테랑'에 등장하는 아트박스 사장 캐릭터의 연장선이라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데, 만약 마동석=아트박스 사장 캐릭터가 수 많은 한국 영화에 조금씩 다 등장하는 일종의 신개념 캐릭터를 구현해 보면 어떨까 하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해보았어요 ㅎㅎ 무슨 영화에 나오든 마동석이 연기한 캐릭터는 덩치 좋고 힘좋은 아트박스 사장인데, 각 영화마다 분량이 조금씩 다른거죠. 마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는 모든 캐릭터가 동일한 시대를 사는 것처럼, 코리안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는 마동석 캐릭터가 모두 동일하게 존재하는. 말도 안되는 ㅋㅋ


4. 아, 스크린X 극장에서 보았는데 확실히 좀비 나오는 장면들에서는 몰입도가 더 좋더군요. 특히 모든 장면이 스크린X면 좀 정신 없을 것 같다 싶었는데, 다행히 좀비가 나오는 액션 장면들만 활용되고 있어서 좋았어요. 


5. '서울역'도 곧 개봉인데, 더 기대됩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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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 민란의 시대

차라리 더 조윤의 영화였더라면



'범죄와의 전쟁'을 연출했던 윤종빈 감독이 다시 한 번 배우/스텝들과 함께 의기투합하여 만든 사극 '군도 : 민란의 시대'는 그의 신작이라는 점과 하정우, 강동원의 대결 구도 등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었다. 화려한 캐스팅은 물론이고 예고편에서 뿜어나오는 타란티노스러운 리듬감과 스타일은, 강동원이라는 보증되어 있는 비주얼과 함께 어떤 스타일리쉬한 액션 활극이 될지 큰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군도'는 위의 기대를 대부분 충족시킨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윤종빈 감독에게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그것은 균형감이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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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의 스토리는 대략 히어로물과 유사하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능력도 없고 평범한 주인공이 우연한 기회에 이미 대의를 위해 오랜 시간을 준비해 오던 무리에 일원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그들에게 훈련을 받아 그들이 오래 계획했던 대업을 결국 마무리하게 되는 중책을 맡게 되는 그런 구조인데, '군도'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조금씩 흔들렸다고 하겠다. 저런 스토리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그리고 이 스토리가 관객에게 더 큰 감동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는 초반 평범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관객에게 공감을 얻어야 하고, 무리로 등장하는 선의의 그룹의 이야기 역시 진정성이라는 이름의 이유가 필요한데, '군도'의 경우는 이 두 가지가 조금은 부족했다. 돌무치는 불운한 사건을 겪으며 도치가 되지만 이 성장 아닌 성장 과정에서 관객은 별다른 동요를 느끼지 못하고, 불합리한 세상 속에서 백성을 위하고자 하는 도적떼의 이야기 역시 더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에는 시간도 깊이도 부족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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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빈 감독은 이 부족한 부분을 내레이션을 통해 설명하려 하는데, 아쉽게 느껴졌던 것은 이 부분에서 필요했던 건 설명이 아니라 공감대였다는 점이다. 역사적인 내용은 설명으로 해결이 될 수 있었지만 이 설명 만으로는 지리산 도적떼가 이루려고 하는 진짜 세상과 주인공 돌무치의 울분이 생각보다 와닿지 않았다. 써놓고 보니 특히 돌무치의 경우 그 울분이 더 강렬하게 표현되어도 좋았을 법 했는데 너무 쉽게 대의에 섞여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즉, 개인적인 사정과 시대적인 사정이 결합하는 구조에서 둘 모두가 조금은 미지근하게 표현되다 보니, 전반 부는 조금 지루하고 후반 부는 빠르게 진행되나 감정적으로 공감되기는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인가.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연 강동원이 연기한 조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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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빈 감독이 설정한 이 영화의 대립 구도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구도가 아니라 둘 다 갖지 못한 자들의 싸움 구도였다. 재산은 물론 먹을 것 조차 제대로 갖지 못한 백성들과 처음 부터 서자로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야만 했던 이의 이야기다. 그런 면에서 앞선 군도들의 이야기는 진정성이 미처 다 어필되지 못했지만, 그 반대 편에 서 있는 조윤의 이야기는 비교적 절제된 방식으로도 충분히 설명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후반 부의 클라이맥스에서도 도치가 아니라 오히려 조윤에게 감정이입이 되는 결과까지 낳게 되었다. 솔직히 강동원이라는 배우의 연기가 100% 이를 가능케 했다기 보다는 조윤이라는 캐릭터와 강동원이라는 배우의 비주얼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겠다. 긴 도포를 휘날리며 신선처럼 걷고 그 누구도 당해낼 수 없는 무를 겸비한 조윤은, 강동원이라는 배우를 통해 곱지만 강렬한 선으로 표현되었다. 그리고 조윤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돌무치와 군도들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갖지 못한 것에서 시작되었기에, 말미에 가서도 그 반대 편에 서 있는 '적'이라기 보다는 또 다른 주인공 (사실상 주인공)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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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보니 차라리 더 조윤에게 포커스가 맞춰진 영화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랬다면 지금과 같은 캐스팅은 어려웠을 지도 모르지만, 조윤의 캐릭터가 워낙 강렬하다보니 조금 더 많은 비중을 조윤에게 할애하고 지금과 같은 구도가 아닌 조윤에게 더 포커스를 맞춘 구도였다면, 혹은 돌무치의 비중과 공감대를 조윤에게 버금가도록 끌어냈다면 (사실은 조윤을 넘어서야 하지만) 더 흥미로운 구도의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군도'는 한 편으로 감독의 전작 '범죄와의 전쟁'과 닮아 있는데, 여럿을 등장시키면서도 그 균형점을 잘 잡아내었던 전작에 비해 이번 작품은 조금은 그 균형이 흔들렸던 것 같다. 하지만 조윤 때문이가. 극장을 나온 뒤로도 계속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런 영화이기도 하다.



1. 타란티노 스타일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을 텐데 (실제로 '장고'에 수록된 음악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했고), 그런 면에서 통쾌함을 주지 못했다는 건 아쉬운 점이었네요.


2.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건 극 중 캐릭터들의 나이였죠. 나중엔 이성민씨가 연기한 대호역시 25정도 아니야?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요. 그 땐 정말 힘든 시기였나보네요;;;;


3. 처음 김성균씨가 등장했을 땐 까메오 정도인 줄 알았었는데 쭈욱 나오더라는. 결국 또 하정우의 오른팔인겁니까? ㅎ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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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2012)

아버지 세대의 생존에 대한 씁쓸한 연민



데뷔작 '용서받지 못한자 (2005)'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윤종빈 감독의 신작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보았다. 이 작품은 윤종빈 감독의 신작이어서 기대가 되었던 점도 있지만, 최민식, 하정우, 조진중, 마동석, 곽도원 등 한꺼번에 이름을 늘어 놓으니 뭔가 일을 벌려도 확실히 벌일 것 같은 배우들 때문에 더 큰 기대를 갖게 했던 작품이었다. 개봉전 시사를 통해 들려오는 평들도 한국판 '대부'다, '좋은 친구들'이다 라는 얘기 등 더욱 기대를 갖게 하는 것들이었기에, 오랜만에 걸죽한 한국영화 한 편을 볼 생각으로 극장을 찾았더랬다 (결과적으로 이야기하지면 '대부'보다는 '좋은 친구들'에 더 가까운 작품이었다). '범죄와의 전쟁'은 제목이나 풍기는 뉘앙스에서 알 수 있듯이 흔히 말하는 폭력 조직세계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막상 보게 된 영화는 조직 폭력과 남자들의 세계 그 자체보다는, 영화의 부제처럼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살아 남아야만 했던 아버지 세대들에 대한 풍자와 연민이 담긴 '생존'에 관한 영화였다. 즉, 겨우 2~30년 전이었던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조명하는 동시에, 그 시대를 살아온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가 결국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루고 있다는 씁쓸한 담론을 이야기하는 작품이었다.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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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최민식이 연기한 '최익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적당히 뇌물도 먹고 뒷돈도 챙기던 부산 세관 직원으로 시작해 우연한 기회에 마약을 손에 쥐게 되면서 만나게 된 조직 폭력배 두목 '최형배 (하정우)'가 먼 친척이라는 것을 이용해, 급속하게 조직 폭력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고 이후 정치사회의 시류를 이용하고 또 이용 당하며 이 세계에서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맛보았던 최익현에 관한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하정우가 연기한 최형배나 조진웅이 연기한 '김판호'로 대표되는 부산 조직폭력의 세계는 말그대로 '세계'로서 존재한다. 최익현이 생존해야할 세계 말이다.


최익현이 생존해야할 나쁜놈들 전성시대의 세계에는 이들 조직 폭력배들의 세계 말고도 이들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 그리고 최익현이 부양해야 할 가족이라는 세계가 더 있다. 영화 속 최익현의 행동을 보면 단순히 본인의 입신양명을 위해 움직인다기보다는 그것이 그릇된 방법이었을지언정 가족,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 다음에 자신의 아들을 출세시키기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이 부분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아서 더 좋았는데, 중간중간 이를 암시하는 장면들과 마지막에 등장한 현재의 이야기를 통해 최익현(아버지 세대)의 삶이 '나'를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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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이 처한 시대가 의롭지 않은 것은 물론이요, 주인공 역시 의롭지 않다는 것에 있다. 즉, 조직폭력배를 그리지만 미화할 만한 구석을 거의 만들지 않고 있고 (그럼에도 매력적인 건 관객의 심리를 이용한 것일까;;) 범죄와의 전쟁에 앞장 선 검사 역시 정의로운 듯 하지만 그 방식이나 결과에 있어서 결국 이 시대에 편승한 인물 그 이상으로 그려지진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공 최익현을 묘사하는 방식에 있어서 쉽게 말해 '어지러운 시대에 휘말려 버린 주인공'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이 시대를 철저하게 이용해 살아 남은 존재로 그리면서도 묘한 연민이 들도록 남겨두었는데, 이것이 바로 '범죄와의 전쟁'이 일반적인 범죄 영화나 갱스터 영화와는 다른 점이라고 하겠다.


그렇다고 완전히 신파로 끌고 가서 가족과 아들을 출세시키기 위해 뭐든지 하는 인물로 그리지도 않았고, 반대로 난세의 영웅의 성공과 몰락으로 끌고 가지 않아서 좋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로서 생존해야 했다는 이유가 보여 좋았고,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그의 행보가 '살아있어'서 좋았다. 누군가는 취향에 따라 차라리 더 갱스터 영화이길 바랬을 수도 있고, 반대로 최익현에게 더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바랬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미묘한 지점을 줄타는 윤종빈의 선택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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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최익현을 그리는 방식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바로 '권총' 아니 '빈총'의 이미지였다. 야쿠자와의 거래를 통해 최익현은 선물로 권총 한 자루를 선물 받게 되는데, 최형배로 대표되는 조직 세계와 태생적으로 완전히 같은 편이 될 수는 없음을 본능적으로 감지한 최익현은 이 권총을 자신 만의 무기(자신감)로 항상 몸에 지니게 된다. 그리고 이 권총을 자신이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중요한 순간에 이 세계에서 살아남는 중요한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영화는 이 총이 빈총임을 몇 번씩 중요하게 확인시켜준다. 사실 최익현에게 연민이 들었던 가장 큰 지점은 바로 이 빈총의 이미지였다. 대사에서는 장난처럼 '제발 총알 좀 구해달라고'라는 말도 나오지만, 어쩌면 그런 위치에 있었음에도 총알 하나 구할 수 없었던 그의 존재와 허울만 그럴싸하고 속은 텅 빈 빈총을 무기로 삼아 생존해야 했던 그에게서, 아버지라는 존재가 겹쳐보이는 순간 연민이 느껴졌던 것이다. 아마도 윤종빈 감독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정서는 바로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빈총으로 살아남았던 아버지들의 관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것을 옹호하거나 비난하기보다는 그저 연민의 시선이 느껴지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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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빈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는 단순히 한 시대를 풍미했던 흐름을 흥미로서 접근한 것이 아니라, 이를 배경으로 대한민국 사회를 아직까지도 관통하고 있는 정서에 대해 시대와 시대를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던져놓은 작품이라 더 마음 들었던 경우였다. 배우들의 열연은 말할 것도 없고, 조연들의 연기가 특히 하나 하나 '살아있는' 것이 느껴져 그것만으로도 포만감이 드는 작품이었고.



1. 미리 무대인사 시간을 확인한 뒤 예매해서 감독과 배우분들이 함께한 무대인사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잠원동에서 온 하정우씨도 재미있었지만, 최민식씨가 인사를 할 땐 극장에서 모두 '최민식! 최민식'을 열호하기도!!


2. 조범석(검사) 역할을 맡은 곽도원씨의 연기와 캐릭터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영화가 더 풍성해지는데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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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거래 (2010)
왜 부당거래인가?


류승완 감독의 신작 '부당거래'를 보았다. 검사와 경찰이라는 설정만 들었을 때에는 대략 이런 이야기가 진행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그리고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이렇게 예상했던 대로 진행되었다. 그런데도 '부당거래'는 매우 인상적인 작품으로 느껴졌다. 왜였을까? 그리고 이 영화의 제목은 왜 '부당거래'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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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대 에이스 최철기 (황정민), 젊은 검사 주양 (류승범) 그리고 해동그룹 대표 장석구 (유해진)는 각자의 이해관계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엮이고 엮이게 된다. 이들이 서로 엮이게 된데는 물론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굴레에 놓였다는 점, 즉 약점을 갖고 있고 이를 누군가에게 완전히 간파당했다는 점과 반대로 그 자신도 누군가의 약점을 완벽하게 잡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렇게 이들은 철저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원하면서도 원하지 않는 이해관계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이들의 이해관계가 매우 인상적이다. 영화의 제목은 '부당거래'지만 이들 간의 거래는 지극히 합당한 모양새다. 이미 서로의 머리 꼭때기에 있는 베테랑들의 간보기는 적당한 수준에서 끝나지 않고, 오히려 서로를 인정하고 그대신 뒤통수만 치지 말자 이야기하지만 이들의 머리 속에는 이 '뒤통수' 역시 계산된 그러니까 서로 보험 하나 씩은 들어두고 있다는 점을 애써 숨기기는 커녕, 서로에게 자신의 무기를 보여주고는 큰 일 없이 서로 좋게좋게 넘기자 라는 합당한 거래를 이어간다.

극 중 상황이 반전되고 역전됨에 따라 인물들 간의 이해관계와 주종관계 (이것은 확실히 주종관계에 가깝다) 역시 역전되지만, 상대를 쥐고 흔들던 자신이 한 순간에 발아래 놓이게 되더라도 이들의 동요는 크지 않다. 다시 말해 보통 정의로운 주인공이 등장한 영화라면 이런 상황을 겪어야만 하는 주인공의 억울하고 참기 힘든 심정을 그대로 담아,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이의 분노와 울분에 촛점을 맞췄을 테지만, 영화는 이런 울분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이 울분이 관객에게까지 100% 공감하도록 만들지는 않는다. 즉 이들의 억울한 울분은 어디까지나 자신들이 벌여놓은 합당하지만 부당한 거래의 산물이며 또 하나의 연극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서로의 상황이 역전되었을 때도 '아, 드디어 내가 이겼군!'이라기 보다는 그저 역전된 상황 자체를 즐기는 것 처럼 보인다. 내 머리 위에 있던 상대가 드디어 내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게 되었다고해서, 상대가 드디어 나에게 굴복했구나 라는 것보다는 굴복할 수 밖에는 없는 그 '순간'을 즐기는 정도로 그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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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류승완 감독 작품 가운데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부를 만큼, 전체적인 짜임새나 에너지가 수준급이지만 그의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라던지 혹은 '짝패'에서 느꼈던 날 것의 느낌에 반했던 이라면 완전히 대중의 코드에 들어온 그의 신작에 조금의 아쉬움을, 반대로 일반 관객들은 기존 상업영화보다는 덜 대중적인 (물론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몹시 완성도 높은 대중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작품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조금은 중간에 걸친 영화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데뷔작부터 팬이었던 개인적인 시선으로서 류승완의 신작 '부당거래'는 분명 다운 그레이드된 대중성이나 성격으로 인해 모호해진 작품이 아니라, 확실히 '진화'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류승완 감독의 이전 작품들은 그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어떻게 대중영화에 녹여내는가에 대한 여정이었다고도 생각된다. 그 가운데 좀 더 자신의 성향이나 색깔이 진하게 묻어난 작품들은 좀 더 마니아들을 열광하게 하는 반면 대중들에게는 시큰둥한 반응을 얻었었고, 좀 더 대중적인 코드를 잘 소화한 작품 같은 경우는 그 반대였다.

그런 의미에서 '부당거래'는 드디어 이 두가지 지점이 비로소 평균이상으로 만족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아라한 장풍 대작전'이 이런 지점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근접한 성격을 가진 작품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부당거래'와 비교하자면 분명 양면이 모두 조금씩은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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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국영화들을 되돌아보면 '부당거래'와 비슷한 지점을 지향했던 작품으로 김성수 감독의 2006년작 '야수'를 들 수 있겠다. 경찰과 검찰 그리고 그 뒤에서 이를 조정하는 배후세력 들의 이야기를 통해 정의가 사라져버린 씁쓸한 한국사회를 그려내려 했던 지향점은 같았으나, '야수'는 분명 많은 부분에서 아쉬움이 드는 작품이었다. 이런 아쉬움은 '부당거래'를 보고나니 좀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부당거래'는 우리가 TV뉴스를 통해 너무 잘 알고는 있지만 대놓고 조롱하거나 풍자하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사회 지배세력과 (혹은 신분) 그 사회에 물들어 권력을 이익을 위해 휘두르고 있는 자들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풍자'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최철기 역시 완벽한 정의로운 피해자라기 보다는 가해자이자 그 구성원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 텐데,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한 캐릭터에게 공감이나 동정을 주기 보다는 전체적인 씁쓸한 그림을 보고는 혀를 차게 되는, 풍자의 성격을 갖고 있다.

이 영화를 좀 더 극적으로 아니면 좀 더 대중적으로 그리려고 했다면 관객들이 극중 최철기에게 더욱 공감할 수 있도록, 그래서 그의 상황을 좀 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마치 '스카페이스'의 토니 몬타나 처럼 더 감정을 담아줄 수 있는 캐릭터와 영화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류승완 감독은 사회와 악이 한 사람의 무고한 사람에게 어떠한 폭력을 행사하는지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아니라, 결국 영화 밖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우리들이 바로 이런 사회에 살고 있는 안타까움을 풍자하는 방식을 택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내내 이런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에 이 영화의 방식들을 대부분 지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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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후반부의 경우 최철기의 에필로그 정도로 묘사되어, 없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 마지막이 있어야만 비로소 '부당거래'가 완성된다고 생각된다. 물론 이 뒷 이야기가 없어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영화는 좀 더 친절하고 확실한 방식을 원했다. 그렇게 얽혀있던 이들이 서로 엉켜붙고 하는 통에도 누군가는 끝까지 보호받고 죄를 인정하지 않아도 권력을 통해 상황을 역전하고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 즉 이런 비리의 중심에 있었음에도 죄를 추궁받기는 커녕 어깨 쭉 펴고 기죽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 뒤로 서울이라는 도시(결국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의 풍경을 비추는 것, 또한 수미쌍관을 이루는 영화의 시작과 마지막은 희망적이라기보다는 반복적이고 계속된다는 씁쓸한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그래서 영화는 이 마지막 메시지를 통해 비로서 '부당거래', 즉 법을 수호하는 자들과 언론을 좌지우지하는 이들이 합법적으로 만들어낸 '부당한 거래'의 사회에 살고 있음을 들려준다. 그래서 영화는 통쾌하지도 애절하지도 않다.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현실인 것이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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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우들의 연기는 모두 마음에 들었어요. 다들 베테랑들이라 간보기 없이 바로 실력발휘들 하시더군요 ㅎ 가장 평범하게 느껴지는 건 오히려 주인공인 황정민이었는데, 이건 주인공이라는 전형적인 틀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되네요. 조연들의 연기는 이 세계관을 형성하는데에 가장 큰 공을 세우고 있으며, 류승범의 연기는 갈수록 물이 오르고만 있는데 하나 걱정되는건, 그의 말투나 연기가 주양이라는 캐릭터에게는 아주 어울렸음에도 불구하고, 배우 류승범을 보는 익숙한 시선 때문에 그저 코믹한 이미지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네요.

2. 류승완 감독의 작품에는 반드시 등장하는 배우들의 모습들도 반가웠어요. 안길강은 거의 까메오 수준으로 등장하지만, 왜 안나오나 싶던 김수현은 나름 비중있는 캐릭터로 등장하더군요. 이런 캐릭터도 멋졌어요. 김수현씨!

3. 이경미 감독의 연기는 자연스러워서 못알아볼 정도였으나, 이준익 감독의 까메오는 '나 이준익 감독인데 깜짝출연했어요!'라고 말하고 있는 듯 어색함 그 자체더군요 ㅋㅋ

4. 조영욱 감독의 음악은 확실히 좀 과잉으로 느껴졌는데, 그 과잉이 이 작품과는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 확실히 음악이 은은하게 깔리기보다는, '이 장면은 이런 긴장감을 주는 장면이야' '심각함이 극에 달했다고!'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는데, 이런 과잉이 좀 더 영화를 장르적으로 표현해 낸 것 같아요.

5. 이춘연 님이 특별출연하셨는데 무려 캐릭터 이름이 '엄충수 경찰청장'!! 

6. 류승완 감독님은 예전에 '다찌마와 리' 극장판 개봉시 단독으로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던터라, 그 이후로는 왠지 더 반가운 느낌이에요. 그 때 제 블로그와 DP닉네임을 이미 알고 계셔서 감동받았었는데 말이죠 ㅠ (류감독님! 보고 계시죠? ㅠ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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