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Week & T _ 칸예와 루페, 그들이 정말 온다!

힙합 음악을 가장 많이 듣던 시절. 처음 시작은 Nas였고, 자연스레 Jay-Z를 알게 되었으며, 대중적으로 워낙에 유명했던 2pac, P. Diddy 등도 차근차근 듣게 되었다. 사실 초반에는 Nas의 앨범을 모두 섭렵했을 정도로 Nas를 가장 좋아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어느새 부턴가 Jay-Z의 사운드에 더 끌리게 되었다. Jay-Z의 Blueprint에 한창 빠져 있을때쯤, Talib Kweli, Mos Dep, 9th Wonder, Madlib등 매력적인 프로듀서 들을 알게 되어 한동안 인스트루멘탈에 깊게 빠져있기도 했다. 그 이후 메인스트림과 언더를 오가는 와중에 눈에 들어온 이가 바로 Kanye West. 처음 듣는 순간 '와, 이거 되게 잘 빠졌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음악적 동지인 John Legend와 Common의 음악과 더불어 그의 음악에 급속도로 빠져들게 되었으며, 이런 칸예에 대한 관심은 곧 그의 음반에 참여한 Lupe Fiasco로 이어지게 되었다. 칸예에 한창 빠져있을 무렵 듣게 된 루페의 데뷔 앨범은 정말 만족스러웠는데, Kick & Push의 비트는 아직도 가장 좋아하는 비트 중 하나다.





(진짜 칸예를 대한민국에서 만나볼 수 있다!!)

록밴드에 비해 블랙뮤직 뮤지션들을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아, 이들의 공연을 보려면 가까운 일본이라도 가야하나 싶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예전 Alicia Keys의 공연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반면 얼마전 세상을 떠난 Nujabes의 공연에 못간 것은 아직까지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런데 올 여름 록 페스티벌을 하나하나 살펴보던 중, 전혀 예상치 못했던 라인업으로 무장한 페스티벌을 하나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 라인업에는 무려 칸예 웨스트와 루페 피에스코가 헤드라이너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그 페스티벌은 다름 아닌 위크앤티 페스티벌이었는데, 사실 처음 소식을 듣고 나서도 믿겨지지 않는 라인업이었다. 최근 현대카드 초청 콘서트가 매번 놀랄 만한 슈퍼스타들의 라인업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긴 하지만, 이번 위크앤티는 그에 버금가는 임팩트가 아닐까 싶다.



(루페 피에스코의 출연은 마치 보너스처럼 느껴지는데, 사실 보너스치고는 좀 과한 편이다)

일단 금요일 헤드라이너로 서는 칸예 웨스트가 이번 위크앤티의 가장 핵심적인 기대 이유일 수 밖에는 없겠다. 칸예의 공연을 국내에서 (이렇게 빨리)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었는데, 예상치 못했던 시점에 치고들어온 터라 더 그런 측면이 있다. 칸예의 음악이란 팬들은 물론이고 Will.I.am과 Timberland와 함께 현 팝씬을 (힙합 씬만으로 규정짓기엔 이들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 대표하고 이끄는 트랜드세터로서, 힙합음악을 하는 뮤지션들 역시 가장 보고 싶었던 공연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진짜 졸업에 이르기까지의 3부작 앨범들은 (The College Dropout - Late Registration - Graduation) 한 곡 버릴 곡이 없을 정도로 꽉 차여진 힙합 앨범이었는데, 그 곡들을 내 눈앞에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니 더 무엇을 바라겠나.




(낙산에서 열리는 Summer Week&T 타임테이블!)

사실 칸예만으로도 쿵쾅 거리고 있을 때쯤, 2차 라인업 발표가 이어졌는데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바로 루페 피에스코의 이름을 확인했기 때문! 사실 국내에서의 인지도는 칸예에 비해 그리 높지 않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스타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한 차세대 뮤지션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렇게 예상치도 못하게 (칸예 만큼이나 놀라웠다는;) 그를 또 한 명의 헤드라이너로 만나게 되니 그저 반가울 따름이었다. 칸예와 루페 피에스코가 헤드라이너로 나오는 페스티벌이라니, 이 정도면 다른 블랙뮤직 아티스트들이 나오는 페스티벌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하겠다.

(아마도 그런 사람들은 거의 없겠지만) 칸예와 루페 만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이들이라면, 국내 힙합 뮤지션들의 라인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드렁큰 타이거와 T(윤미래)를 비롯해, DJ DOC는 물론 더 콰이엇 (The Quiett)과 팔로알토 (Paloalto), 360 Sounds, House Rulez 등 언더씬에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이들도 낙산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더 콰이엇의 무대를 즐기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번 Summer Week&T와 마찬가지로 해변에서 펼쳐진 루페의 'Live at Spring Break' 공연 클립)

이번 낙산에서 열리는 Week & T 페스티벌이 흥미로운 다른 이유는 바로 해변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이라는 점인데, 사실 이전에도 해변에서 열리는 록 페스티벌이 종종 있었지만 그것이 만족스런 라인업과 함께 그리고 해변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다운 장점을 극대화한 경우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번 위크 앤 티는 좀 더 '비치 페스티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듯 했는데, 제대로 된 해변의 페스티벌이 무엇인지를 보여줄지의 여부가 주목된다.


위크앤티 공연 예매 관련 링크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MN=Y&GroupCode=10004728&GoodsCode=10004728#TabTop)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Drake - Thank Me Later
깔끔하게 잘 빠진 Drake의 정식 데뷰앨범



지난해 몇번의 Mixtape에 수록된 싱글들을 통해 큰 히트와 관심을 일으켰던 캐나다 출신의 드레이크 (Drake)의 정식 데뷰 앨범이 최근 발매되었다. 사실 드레이크가 한창 싱글 컷 곡들을 내놓고 히트를 기록할 당시 그의 음악에 대해서는 제대로 들어보질 못했었는데 최근, 뭐 들을 만한 블랙뮤직 없나 기웃 거리던 중 심플하지만 흑인음악 냄새 물신 나는 자켓에 끌려 들어보게 된 앨범이 그의 데뷰앨범 'Thank Me Later'였다. 막상 이렇게 뒤늦게 알고 보니 왜 이제 알았나 싶을 정도로 드레이크 본인은 물론 그의 주변과 그의 음악 친구들은 다 무척이나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져 있더라.

모타운에서 발매된 'Thank Me Later'를 처음 완청한 첫 느낌은 '깔끔하다'라는 것이었다. 익숙한 것과 트랜드를 모두 반영하고 있고, 참여하고 있는 화려한 프로듀서 진들이 말하듯 한 장의 앨범으로서 손색이 없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 드레이크의 이 앨범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좋다!'라고 할 수 있는데, 굳이 단점을 꼽자면 아주 새로운 것은 없는, 그러니까 기존 익숙하고 블랙뮤직 팬들의 구미가 당길 만한 요소들을 적절히 받아들여 자신의 색깔을 낸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Thank Me Later'를 듣다보면 곡의 구성이나 사용된 소스 혹은 전개 측면에서 상당히 유사한 다른 곡들을 많이 떠올리게 한다 (물론 이것과 표절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그러니까 칸예가 처음 등장했을 때 혹은 팈버랜드가 팀버레이크와 퓨처 사운드를 집대성하여 발표했을 때와 같은 설레임과 신선함은 없지만, 최근 블랙뮤직 신에서 유행하는 알짜 요소들을 그저 모아놓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색으로 버무렸다는 점에서, 어찌되었든 충분히 만족할 만한 앨범이다.

첫 곡 'Fireworks'부터 알리시아 키스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피처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심플한 듯 하지만 비트와 코러스, 랩핑과 멜로디가 은근히 복잡하게 배치되어 있는 곡인데, 나쁘지 않은 곡이지만 앨범의 첫 곡으로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듯 하다. 'Karaoke'는 잘 만든 비트 하나가 열 멜로디 부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심플한 구성의 곡인데, 이곡의 80% 이상은 기본 비트의 반복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곡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효과가 깊게 깔려 있는 구성이 연달아 등장하는데, 이후 등장하는 곡들에 비하면 드레이크 특유의 장점을 부각시키기엔 조금 부족한 선택으로 보인다.

본격적으로 이번 앨범에 정감을 갖게 되는 건 역시 'Over'서 부터다. 칸예 웨스트의 앨범에 수록되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분위기의 곡은, 현이 가미된 후렴구와 절로 그루브를 타게 하는 래핑이 인상적인 곡이다. T.I와 Swizz Beatz가 피처링한 'Fancy' 같은 곡도 곡이 참 깔끔하게 잘 빠진 경우다. 이 앨범에는 밝은 분위기의 곡들과 어두운 분위기의 곡들이 50:50 정도로 수록되었는데 개인적으로 드레이크의 랩핑은 밝은 분위기에서 더 빛이 나는것 같다. 'Light Up' 역시 조금 어두운 분위기에 속하는 곡인데, 이 곡엔 무려 Jay-Z가 피처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곡의 전반적인 분위기라면 전체적으로 좀 쳐진다 싶을 때 Jay-Z의 목소리를 듣고 잠이 좀 깨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Jay-Z가 피처링한 'Light Up'보단 Lil Wayne이 피처링한 'Miss Me'의 분위기가 더 마음에 든다 (역시 힙합 비트엔 브라스가 눈꼽 만큼이라도 포함되어야 분위기가 좀 더 극적으로 산다 ;;). 칸예가 쓴 R&B 넘버 'Find Your Love'는 차트를 노린 듯 멜로디 라인과 보컬이 상당히 대중적으로 전개된다. 실제로도 빌보드 싱글차트 5위까지 올랐다니 어느 정도 목적을 이룬 곡이 아닐까 싶다. 블랙뮤직 앨범은 가끔 앨범의 맨 마지막에 보석 같은 곡을 수록하곤 하는데, 보석까지는 아니지만 'Best I Ever'는 엔딩 곡으로 아주 적절한 분위기의 곡이다(블랙뮤직 많이 들어보신 분들은 이 느낌이 어떤 느낌이신지 아실듯. 더 쉽게 설명하면 Common 앨범의 마지막 곡을 상상하면 된다).

Drake의 정식 데뷰앨범
'Thank Me Later'는 서두에 밝힌 것처럼 참 잘 빠진 R&B/Rap 앨범이다. 물론 버릴 것 하나 없을 정도의 완벽한 앨범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크게 지루하지 않게 처음부터 끝까지 즐길 수 있을 만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Drake - Thank Me Later

01. Fireworks (featuring Alicia Keys)
02. Karaoke
03. The Resistance
04. Over
05. Show Me A Good Time
06. Up All Night (featuring Nicki Minaj)
07. Fancy (featuring T.I. and Swizz Beatz)
08. Shut It Down (featuring The-Dream)
09. Unforgettable
10. Light Up (featuring Jay-Z)
11. Miss Me (featuring Lil Wayne)
12. Cece's Interlude
13. Find Your Love
14. Thank Me Now

15. Best I Ever




Drake - Over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Madonna _ Hard Candy

1. Candy Shop
2. 4 Minutes
3. Give It 2 Me
4. Heartbeat
5. Miles Away
6. She's Not Me
7. Incredible
8. Beat Goes On
9. Dance 2night
10. Spanish Lesson
11. Devil Wouldn't Recognize You
12. Voices


마돈나는 참 대단하다. 굳이 나이를 들먹이지 않아도,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메이저 팝 시장에서
끊임없이 우수한 퀄리티의 앨범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도
분명히 인정받아야 할 커리어일 것이다.

2008년 발매된 그녀의 11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Hard Candy'는, 일단 개인적으로 최근 그녀의 앨범들이
타이틀 곡을 비롯한 1,2곡은 좋았었지만, 전체적인 앨범의 느낌은 일관성은 있지만 깊이는 조금 느껴지지
않는 다는 생각이었는데, 이번 앨범은 내 취향에도 딱 맞고, '앨범'으로서 상당히 들을 만한 음반이 아닌가 싶다.

일단 이번 앨범에 참여한 뮤지션들의 면면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미 타이틀 곡 '4 Minutes'에서 호흡을 맞추며 전면에 나서고 있는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비롯해,
현재 힙합씬은 물론 팝 씬을 사실상 주도하다 시피하고 있는 팀버랜드와 페럴이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참여하고 있는 앨범을 워낙에 많이 듣다보니 슬쩍만 들어도 이들의 어느 정도 개입했음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는데, 각 뮤지션마다 그들의 색깔로 자신들의 음악을 표현해내는, 이들의 능력은 이번
마돈나의 앨범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외에 카니예 웨스트도 피처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자신의 최근 앨범에 수록되었던
곡들과 분위기가 유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가미된 'Beat Goes On'에서 오랜만에 랩피처링을
만나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힙합적인 느낌에 일렉트로닉한 느낌과 클럽 장르를 골고루 갖추고 있는 이번 앨범은,
데뷔 25주년인 2008년에도 여전히 트랜드를 이끌고 있는 마돈나의 저력이 고스란히 드러난 작품이다.
마돈나도 마돈나지만, 손만대면 누구든 성공시키는 프로듀서진의 위용은 참으로 더욱 놀랍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  RSS등록하기 



올 한해는 특히나 지난해에 비하면 음악을 많이 듣지는 못한 한해였다.
어찌됬든 음반과 관련된 업에 종사하면서 남들보다 한 발 먼저 정보도 얻고
좋은 음반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기에 보통 자금을 생각지 않고 지르곤 하였으나
올 하반기 부터는, 그 업계를 영영 떠나게 되면서 음반을 찾아 듣는 것에도 조금 소홀해지지
않았나싶다. 그래서 인지 2006년과 마찬가지로 올해의 앨범을 선정하다보니 확실히 폭넓게 많이
듣지 못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2007년을 마무리하면서 남들 과는 전혀 상관없게
완전히 내맘대로, 내가 좋았던 앨범들을 꼽아보았다.
예전처럼 10장을 선정해보았으나, 앨범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탓인지 라디오 헤드가 빠져있음을
나중에 알게 되어, 부득이 하게 11장이 선정되었으며, 1위부터 10까지 순위는 없고
아티스트의 알파벳 순으로 정리해보았다.

그리고 지난해와는 달리 몇몇 특수 분야를 따로 선정해보았다.
시간을 좀 더 투자한다면 장르별로 다양하게 해 볼 수도 있겠으나 역부족...--;

그럼 올 한해, 내 귀를 즐겁게 해주었던 음반(음악도 중요하지만, 음반도 중요하기에)을
소개해본다.
그래도 나름 어워드 답게 레드카펫을 깔아주는 센스!




Alicia Keys - As I Am

구관이 명관.
어느새 구관이 되어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알리시아 키스는 요즘같이 R&B/Soul 음반들이
많이 쏟아져나오는 이때, 그래도 음반의 전체적인 퀄리티 면에서나, 음반을 거듭할 수록
점점 향상되는 능력을 볼 때, 이번 앨범도 개인적으로선 만족스러웠던 앨범이었다.
전체적으로는 지난 앨범에 비해 기대에 못미치는 성공을 거두었을지는 모르나,
자신이 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음악을 계속 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과,
좀 더 가스펠 적인 느낌이 강한 곡들과 기교를 많이 섞지 않은 기본에 충실한 곡들로
다시 한번 만족스러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구입한 버전은 일본반으로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되어 있으며
2번째 디스크에는 2곡의 보너스 곡과 'Superwoman'의 라이브 버전, 그리고 'No One'의 레게믹스와
뮤직비디오가 수록되어 있다.




Andrew Bird - Armchair Apocrypha

지난해 파스텔에서 엄청난 패키지로 출시되며 국내 포크팬들에게 필소장 패키지로 손꼽혔던
앤드류 버드의 새 앨범.
사실 그 패키지는 좀 요란스럽긴 했지만, 앤드류 버드의 음반을 미리 소장하지 않고 있던
이들에겐 더할나위 없는 선물이었으리라.
그래서 더더욱 기대를 갖게된 이번 앨범은, 개인적으로는 올해 초 Denison Witmer와 함께 나를 다시금
포크의 세계에 빠지게 했던 멋진 앨범이었다.
상당히 멜로디컬한 멜로디 라인과 나른한 그의 목소리, 그리고 어떨땐 마치 가야금 소리처럼 들리는
기타연주와 다양한 악기와 효과를 부담스럽지 않게 적절히 사용하면서 전체적으로
우울하지 않고 리듬감있는 포크음악을 수록하고 있다.
3번 트랙에 위치한 'Heretics'는 한국사람이라면 듣고서 어떤 한 곡의 멜로디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텐데
그래서 자꾸 웃음이 나서 약간 집중이 되지 않는 어려움도 있었다 ^^;
(그 곡은 키다리 미스터김 인데, 완전히 같은 멜로디 라인을 듣고 있노라면, 과연 앤드류 버드가
모르고 그랬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ㅋ)

(음반은 친구에게 빌려줘 오랫동안 못 돌려받고 있는 관계로 CG로 처리 -_-;;)



Bjork - Volta

그리고 나의 사랑 뷔욕.
얼마나 기다렸던 신보였는가.
거기다 또한 얼마나 뷔욕다운 패키지였던가!
대중들은 이 앨범이 역시나 또 한번 난해하다고 했으나, 나 같은 뷔요커를 포함해 팬들은
그녀의 이번 앨범이 많이 대중적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지난 앨범들이 팬들도 쉽게 다가가기 어려울 정도로 난해한 실험들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뷔욕에게 기대했던 바로 그 내지르는 보컬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고
유쾌하면서도 재기발랄한 비트가 돋보이는 곡들이 많았으며, 그녀의 발라드(?)를 기다렸던 팬들도
만족할만한 넘버들도 수록이 되었다. 또한 얼마전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앨범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팀버랜드가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는 점도 놓쳐서는 안될 포인트.

완벽하진 않아도 처음 뷔욕을 좋아하게 되었을 때 느꼈던 요소들로의 일부 회귀라는 점에서
팬의 입장에서 매우 반가웠던 앨범!
내년에 내한공연이 드디어 확정되어, 이미 팬클럽만의 스탠딩 맨 앞자리를 일찌감치 예매해두어
두근두근 기대중!

음반은 일본반으로서 엄청나게 뷔욕스러운 패키지로 채워졌는데,
열기도 힘든 디지팩 케이스와 그 안에 갖가지 뷔욕스러운 것들이 담긴 패키지로
CD+DVD로 이루어져있다. DVD는 영상이 아닌 앨범의 수록곡들이 모두 5.1채널로 담겨있다.




Chrisette Michele - I Am

처음 이 음반을 들었을 때 느낄 수 있었다.
장기적으로 알리시아 키스를 대신할 수 있는 뮤지션이 등장했구나!
알리시아 키스나 존 레전드의 곡을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처럼, 소울풀한 보컬과 그루브에 완전히
빠져버렸던 앨범이었다. 빌리 할리데이와 메이시 그레이를 동시에 연상시키는 깊은 보컬과
소울과 힙합에 모두 어울리는 스타일은, 기본적으로 그루브한 리듬을 바탕으로 세련되면서도
상당히 멜로디컬한 곡들을 수록하고 있다.
올해의 블랙앨범 가운데 단연 손꼽히는 작품중 하나.

음악과 외모를 동시에 중시하는 이들이라면 저 자켓 사진에 속지 말길....
속지에 사진을 확인해보면 바로 알 수 있겠지만, 아마도 저 자켓 사진은
크리셋 인생에 최고로 잘 나온 사진이 아닐까 싶다 -_-



Kanye West - Graduation

드디어 졸업을 하게 된 칸예 웨스트!
그가 요즘 힙합씬에서 가장 잘 빠진 곡을 만드는 프로듀서라는 사실은(윌 아이엠과 함께)두말 하면 잔소리인듯.
워낙에 기대가 커서인지 처음 'Stronger' 및 다른 곡들을 들었을 때 일본색이 많이 묻어나기도 하고,
무언가 확 와닿지는 않는 느낌이었지만, 전체적으로 반복청취 결과 역시나 뛰어난 '앨범'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앨범들에 비해 강력한 멜로디 라인이 없는 것이 국내 팬들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웠을 지도 모르지만, 전체적으로는 칸예의 실력이 여전하다는 것을 입증해준 괜찮은 앨범이었다.

구매한 버전은 일본반으로, 다른 버전과 틀리게 모스 뎁이 참여한 'Good Night'와
존 메이어가 참여한 'Bittersweet Poetry'가 추가 수록되어 있다. 특히 존 메이어가 참여한 곡은
보너스 트랙으로 남기엔 아쉬울 정도로 멜로디 라인이 돋보이는 곡이다.




루시드 폴 - 국경의 밤

루시드 폴의 음악은 예전부터 좋아했었지만, 이른바 '좋아했던'것이었을 뿐, '사모하는'것은 아니었는데
이번 앨범으로 인해 분명히 사모하게 되었다 ^^;
오랜만에 가사가 확확 와닿는 앨범이었으며, '국경의 밤'과 이적이 참여한 '가을 인사'는 물론이고
이미 여러 블로그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사람이었네'는 그야말로 이 앨범의 백미.
글쎄 마치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을 본 듯한 기분도 들고,
추운 겨울 외딴 작은 방에서 난로에 불을 쬐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애잔하면서도 쓸쓸하고
따뜻한 곡들로 채워져있다.

혼자들으면 완전히 빠져버리게 되는 그런 곡들이 온통 담겨있음.



嫌われ松子の一生: Memories Of Matsuko - O.S.T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올해 음반을 별로 못들었다는 결과가 들어나는 선정 -_-;;
하지만 사운드 트랙임에도 영화와 별도로 따져보아도 상당히 수준 높은 곡들,
특히나 잡다한 영화의 장르 특성상 록, 힙합, 엔카, 재즈, 뮤지컬 등 다양한 곡들이 수록되었는데,
이들이 전부 수박 겉핥기 정도의 퀄리티가 아니라 각 장르의 특성을 그대로 잘 살린 수준급의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 놀랍다.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마이클 부브레는 이 음반을 통해
그의 음반을 다시 들어보게 되는 계기를 갖게 했으며, 보니 핑크의 곡도 그녀의 기존 스타일과
전혀 다른 곡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국내에는 수입/라이센스 되지 않은 관계로 HMV에서 거금을 주고 구입 --V



원스 (Once) - O.S.T

뭐라 더 설명이 필요하랴!
나중에 올해의 영화를 선정할 때 다시금 언급이 되겠지만,
이 사운드트랙은 올해 가장 많이 들은 '다청취'부분의 유력한 후보자이며,
기타 하나와 보컬 만으로도(물론 피아노도 있었지만-_-) 얼마나 멋진 음악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음반이었다.
플레임즈(The Frames)의 프론트맨인 글렌 한사드와 그와 함께 2006년 'The Swell Season'이라는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마르케타 이글로바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순간을 담은 곡들은, 영화가 만들어낸 놀라운 흥행성적 만큼이나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여운을 남겼다. 아일랜드 포크 송을 전세계에 알린 작품.



Radiohead - In Rainbows

개인적으로는 암네시악도 좋았고, 키드에이도 괜찮은 시도라 여겼기에 큰 거부감이 없었으나
대부분의 라됴 헤드의 팬들이 오케이 컴퓨터를 최고로 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새 앨범은 오랫만에 팬들이 함께 적극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선보였다고 하겠다.

록밴드이지만 비트에 상당히 민감한 그들의 음악답게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상당히 리드미컬한 비트를 수록하고 있으며, 몽환적이면서도 나른한 보컬과 분위기도 잘 살아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앨범을 OK Computer와 비교하곤 하는데, 역시 그 이유는
이번 앨범이 드디어 이를 넘어설 수 있을만한 걸작이라는 것 때문일 것이다.
라됴 헤드를 쭈~욱 좋아했던 이들은 물론, 키드에이에서 좌절을 맛봤던 팬들도(특히)
매우 기뻐할만한 작품인듯!

CD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관계로 사진은 역시 CG로 처리 -_-;
홈페이지에서 파는 엄청난 버전을 구매하고 싶었지만 자금사정으로 사실상 포기했음 -_-;;



Tori Amos - American Doll Posse

이 자리에서 밝혀두자면, 보통 사람들은 뷔욕을 좋아하니깐 토리 에이모스도 좋아하는 구나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개인적으로 토리 에이모스를 더 먼저 알았기 때문 ;;
이번 앨범은 먼저 엄청난 가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물론 수입 한정판으로서 1CD+1DVD로 구성되었고
디지팩에 포스트 카드와 36페이지의 컬러 부클릿까지 수록된 소장가치 높은 버전이긴 했지만
거의 3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은 실로 부담스러웠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과감히 구매를 결정할 수 있었던 건 역시 당연히 오브코스 음악이 좋아서였다.
이번 토리 에이모스의 음반은 일종의 컨셉 앨범으로서 포스트 카드에 나온 5명의 여자 캐릭터를 만들어
토리 에이모스가 각각의 입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정치적인 주제서 부터 개인성찰같은 극히 개인적인 소재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으며,
음악적으로도 뷔욕의 이번 새앨범과 마찬가지로, 그녀를 처음 좋아했을 때 갖고 있던 요소들을
가득 담고 있어 더욱 반가웠던 앨범이었다.




World's End Girlfriend - Hurtbreak Wonderland

사실 이들의 음악을 알게 된 것도 올해였다. 올해 초 파스텔 뮤직에서 모노(Mono)와의 내한공연
소식을 접하고서야 이들의 음악을 처음 알게 되었고, 이때 모노보다 이들에게 꽂히면서
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뭐랄까 굉장히 일렉트로닉하면서도 클레식컬한, 이 두 장르의
극적인 장점을 잘 가져와 하나로 소화하고 있는데, 이번 앨범이 특히나 더욱 강조된 일렉트로닉 효과와
오케스트라의 사용으로 이런 특징이 잘 드러나고 있다.

개인적으로 연주음반이라 할 수 있는 이 음반을 들으며
영화 사운드 트랙이 아니라 일반 인스트루멘탈 곡을 들으며 눈물 찡하긴 실로 오랜만인듯 하다.
엠비언트나 극도의 우울함 혹은 그 끝에 오는 정화된 느낌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하는 앨범.

이 앨범은 파스텔 뮤직에서 라이센스되어 쉽게 구할 수 있음




올해의 앨범 10선(11선 --;)에는 포함이 되지 못했지만 아쉽게 탈락한 후보들.
왼쪽부터
Ed Harcourt - From Every Sphere
Common - Finding Forever
이승열 - In Exchange
Shena Ringo x Saito Neko - 平成風俗 (평성풍속)
Alexi Murdoch - Time Without Consequence
Will. I. Am - Songs About Girls


Ed Harcourt는 잘 몰랐으나 이번에 알게 되어 급속히 빠졌었던 앨범이고
커먼의 경우는 10선에 올라갈 칸예의 앨범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으나 아쉽게 탈락한
수준급의 앨범이었으며, 이승열은 이적과 더불어 올해 가요 음반 가운데 마음에 드는
앨범이었고, 시이나 링고와 사이토 네코와의 합작 앨범은 한정판으로 역시
음악과 더불어 부담스런 가격이 기억에 남으며, 알렉시 머독 앨범은 엄밀히 말하면
올해 발매된 앨범은 아니지만, 구매를 올해 했으므로 포함했다.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헤이와이어가 자살하는 순간 흐르던 곡이 수록된 앨범으로 이 장면에서
필받아 찾아가게 되어, 결국 이 음반을 해외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의 포크 앨범으로 만족스러웠음. 그리고 역시 10선에도 충분히 낄 수 있었던
윌 아이 엠의 솔로 프로젝트! 잭슨 형의 신보 잘 만들어 주시길!




올해의 패키지!
서태지 15주년 기념 한정판

태지 매니아로서 안 살 수 없었던 앨범.
리마스터링 된 음반과 미공개 영상이 수록된 DVD.
무엇보다 하여가 레게 믹스가 수록되어 너무 반가웠던 콜렉션!

내가 태지 매니아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준 고가의 컬렉션.




그냥 좋았던 앨범

Carl Orrje Piano Ensemble - Studio Ghibli Works vol.2

재즈 피아노 앙상블인 Carl Orrje Piano Ensemble이 우리가 잘 아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수록곡들을
재즈로 재 편곡하여 수록한 앨범.
vol.1도 좋았지만 vol.2에는 내가 좀 더 좋아하는 곡들이 수록되어 너무 좋았던 앨범.
재즈로 재 편곡된 터라 음악적으로도 만족스럽고, 무엇보다 좀 더 극적이고 샤방샤방하게 편곡된 터라
이어폰을 통해 내 귀로 넘어올때 눈물이 아니 흐를 수 없었던 앨범.
지브리를 좋아하고, 그 주옥같은 사운드 트랙에 관심있으신 분들이라면 충분히 소장할만한 앨범.




올해의 실망 앨범.

임정희 - Thanks
이효리 - If In Love Like Them (Single)


임정희의 1집을 사고 매우 흥분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에도 좀 가요스럽지 않고 스타일이 나는 보컬리스트라고 생각되었고
무엇보다도 수록된 곡들이 세련된 곡들이라 매우 기대를 했었는데
2집은 전형적인 가요 앨범이었고, 3집은 아웃케스트가 참여했다고해서 혹시나했으나
역시 가요앨범이었다. 가요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임정희에게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것은
가요가 아니었기에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앨범이었다.

이효리의 이 싱글 앨범은 정말 최악이었다.
전제사실을 깔고 가자면 난 이효리의 광팬이다. 앨범은 물론, 화보집까지 소장하고 있고
핑클의 블루레인 시절부터 팬인 자다. 하지만 이번 싱글 앨범은 정말 최악이었다.
그냥 톡톡톡만 정규 앨범에 수록하고 내지 말았어야 할 앨범이었다.
소몰이 창법을 어설프게 시도하다가 완전히 망한 '그녀를 사랑하지 마'의 충격은 역과.
올해 최악의 가사로 꼽히는(역대도 최악일듯 --;)잔소리의 가사는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이효리 쯤의 톱스타라면 이 정도 가사는 스스로 걸러낼 수 있었어야 한다고 본다.


이렇게 화려하지만 부족했던 2007년 앨범 오브 더 이어를 마무리해본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칸예의 새앨범 '졸업'!

보너스 트랙과 디지팩 한정판으로 발매된 일본반으로 지름.



기존의 곰돌이 이미지에 포트리스까지 합성시킨듯한 자켓 이미지



드디어 졸업이구나,

그렇담 다음앨범은 취직?



비닐 봉투에 담긴 CD가 정겹기까지 하구나



앞뒤로 포스터까지 수록되었음



Kanye West _ Graduation (Japan Edition)


1 Good Morning 
2 Champion 
3 Stronger 
4 I Wonder 
5 Good Life feat. T-Pain 
6 Can’t Tell Me Nothing 
7 Barry Bonds feat. Lil Wayne 
8 Drunk & Hot Girls feat. Mos Def 
9 Flashing Lights feat. Dwele 
10 Everything I Am feat. DJ Premier  
11 The Glory 
12 Homecoming 
13 Big Brother 
14 Good Night feat.Mos Def & Al Be 
15 Bittersweet Poetry feat.John Mayer 

이번에 칸예와 함께 구매한 윌 아이 엠과 더불어 현재 힙합씬에서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비트와 사운드를 뽑아내는 칸예 웨스트!


이번 신보는 처음에 들었을 때는 싱글 'Stronger'를 비롯하여

일본색이 많이 느껴진다는 (특히 음악적인 내용보다는 이미지나 패션에 있어서) 느낌을

받았고, 무언가 이전 앨범보다 임팩트가 강한 곡이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었지만,


반복 청취를 하다보니 점점 그 세련됨에 취할 수 있었다.

복고와 최첨단을 적절히 사용하는 칸예 답게 이번 앨범에서도

이런 스타일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고, 이전 앨범들보다 전체적으로

강력한 멜로디 라인이 없는 것이 살짝 아쉽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괜찮은 신보라고 생각된다.


일본반에는 모스 뎁이 참여한 Good Night과 존 메이어가 참여한 Bittersweet Poetry가

추가 수록되었는데, 모스 뎁이 참여한 곡은 조금 기대 이하이지만

존 메이어가 피처링한 곡은 히든 트랙으로 있기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매력적인 코러스 라인이 돋보이는 곡이다.


 

글 / ashitaka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는 명실공히 현 오버그라운드 힙합 씬의 대표 뮤지션 중 한 명이다. 그 자신이 랩퍼로서는 물론 프로듀서로서도 뛰어난 역량을 선보이며 1집 [College Dropout]과 2집 [Late Registration]이 모두 음악적 완성도와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단숨에 스타에 자리에 올라섰다. 단순히 본인의 앨범으로만 따지면 1, 2집의 성공이 갑작스러운 것으로 여겨질 지도 모르나, 사실 이미 예전부터 제이-지(Jay-Z)를 비롯해 루다크리스, 알리시아 키스 등 수많은 힙합 뮤지션들의 앨범에 참여하여 뮤지션들과 팬들 사이에서는 실력자로 정평이 나 있던 그였다. 그래미상을 무려 5개나 수상한 1집에 이은 2집 [Late Registration]은 1집의 성공에 버금가는 완성도와 인기를 얻으며, 카니예 웨스트라는 이름을 대중들에게는 물론, 뮤직 비즈니스 계에 강하게 인식시켰다. 이런 큰 인기를 반영하듯 2005년 9월 21일 에비 로드에서 가졌던 [Late Orchestration] 라이브 실황 DVD도, 국내에 비교적 빠른 시일에 수입이 되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카니예 웨스트의 2집 앨범은 비슷한 시기에 발표했던 타 힙합 뮤지션들의 앨범들보다 확실히 스트링적인 면이 더욱 부각된 곡들로 짜여 져 있었다. 힙합 음악을 다양한 장르와의 조우로 인해 새로운 변주곡으로 만들어내는데 뛰어난 재능을 가진 카니예 웨스트는, 2집 앨범에서 스트링과의 조화를 이끄는데 많은 애를 썼다. 이번 공연은 카니예와 17인조 여성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공연이라고 해야 할 만큼, 더더욱 스트링에 중점을 둔 공연이라 할 수 있다. 마치 R.E.M.이나 애니 레녹스가 예전에 했던 분장을 연상시키는 오케스트라 멤버들의 강렬한 분장도 인상적이다. 오케스트라의 스트링을 바탕으로 특유의 재치와 그루브가 느껴지는 비트가 깔리고, 그 위에 춤추듯 뿜어내는 카니예의 랩핑이 더해진다. 최근 들어서는 랩퍼로서의 카니예보다 프로듀서로서의 카니예로 더욱 인정받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도 확실한 자기만의 라임을 갖은 랩퍼로서 수준급의 랩핑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상당히 액티브한 동작들로 뿜어내는 랩핑은 오디오적인 면뿐만 아니라, 비주얼적인 면에서도 관중을 압도한다.



총 12곡이 수록된 공연은 라이브 공연치곤 많지 않은 곡이 담겼지만, 그 대신 12곡 중 한 곡도 대충 넘길 곡이 없을 만큼 한 곡 한 곡 멋진 편곡과 무대가 돋보인다. 시에라 레온의 곡을 멋지게 커버한 2집 첫 번째 싱글곡 ‘Diamonds’를 시작으로, ‘Touch The Sky’, ‘Crack Music’, ‘All Falls Down’ 등 기존 버전보다 좀 더 스트링이 강조된 그의 히트곡이 모두 수록되었다. 마룬 5(Maroon 5)의 애덤 레빈(Adam Levine)이 멋진 보컬을 선사했던 ‘Heard Em Say’는 존 레전드의 피아노 연주로 들려주며, 도입부분 독특한 샘플링이 인상적인 ‘Late’와 컨시퀀스(Consequence)가 피처링한 ‘Gone’, 또한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곡은 강력한 메시지와 예전 그래미 무대에서 대형 날개를 달고 등장했던 모습이 연상되는 ‘Jesus Walk’로, 짧지만 인상 깊었던 에비 로드에서의 공연은 마무리된다.



[Late Orchestration] DVD는 16:9 와이드스크린의 화질과 DTS, 돌비디지털 5.1 & 2.0채널의 사운드를 수록하였다. 화질은 일단 풀 스크린이 아닌 와이드로 수록된 점이 반갑다. 화질 자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평범한 수준이며, 간혹 격렬한 움직임 뒤에 잔상이 빨리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시청하는 데에는 전혀 불편함은 없었다. DTS가 수록된 사운드는 매우 만족스러운데, 아담한 공연장의 크기를 고려했을 때 좀 더 실감나는 공간감을 느낄 수 있었고, 비트와 스트링과 랩핑이 선명하게 구별되는 깔끔한 사운드를 수록하였다. DTS와 돌비디지털 5.1채널간의 선호도는 역시 기호차이라고 보면 될 정도로, 우퍼스피커 강약의 약간의 차이만 있었을 뿐, DTS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사운드 스펙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총 1장의 디스크로 출시된 라이브 타이틀임을 감안하였을 때, 이 정도 분량의 서플먼트는 만족스러운 편이다. 먼저 2집 앨범 주요 수록 곡들의 뮤직비디오를 수록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다른 메이킹 필름 성격의 영상보다도 뮤직비디오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카니예 웨스트는 2장의 앨범을 발표한 뮤지션치고는 발표한 뮤직비디오가 모두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는 점이 타 뮤지션들과 비견되는 또 하나의 장점이다. 고풍스런 흑백 영화를 보는 듯한 ‘Diamonds’는 물론이요, 제이미 폭스의 참여와 영상 각도의 묘미를 선보였던 ‘Gold Digger’, 아하(A-ha)의 ‘Take On Me’를 연상시키는 스케치 풍의 애니메이션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Heard Em Say’, 카니예와 염문설을 뿌리기도 했던 파멜라 앤더슨이 직접 출연하고 코믹한 분장과 설정이 돋보이는 ‘Touch the Sky’ 등 각각 개별적으로도 높은 완성도를 갖는 뮤직비디오들이다. 특히 'Heard Em Say'는 애니메이션 버전 외에 미셸 공드리가 감독한 버전이 추가 수록되었는데, 짧지만 이 뮤직비디오 속에서도 미셸 공드리만의 재치 넘치고 독특한 카메라 워크와 구성을 엿볼 수 있다(개인적으로 2집 앨범에 스트링 세션을 담당했던 Jon Brion과 뮤직비디오를 만든 미셸 공드리가 카니예의 곁에 있다는 점은 그에게 매우 큰 플러스 요인이 되는 듯하다).



이 밖에 공연을 준비하는 리허설과 메이킹 영상 등은 따로 수록되어 있지 않고, ‘Follow the Bear’라는 섹션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데, 이는 매트릭스 DVD의 ‘White Rabbits’처럼 콘서트 본편 중간에 관련된 영상이 있으면 곰돌이 마크가 생겨, 클릭을 하면 관련 메이킹 필름을 볼 수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 리허설 영상들을 통해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준비, 연습하는 과정을 만나볼 수 있다. 이 밖에 12분 분량의 인터뷰 영상이 수록되었다. 메이킹과 인터뷰에는 영어를 비롯한 몇 가지 언어의 자막이 제공된다. 카니예의 라이브 영상을 매번 작고 질 낮은 화질의 스트리밍으로만 즐겼던 팬들에겐 필 구매 타이틀로 손색이 없을 듯하다.

글 / ashitaka

2006.06.1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