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나는 그 장면 #8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눈물나는 그 장면'의 8번째 소개할 작품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시리즈 중 프리퀄 3부작의 대미를 장식했던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열혈 팬으로서 에피소드 3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사실상)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 될 확률이 높은 (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는) 에피소드인 동시에 '왜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다스 베이더가 되었나'에 대한 과정이 담겨 있는 매우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에피소드 3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에피소드 1~3를 통해)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다스 베이더로 변해가는 과정을 함께 하게 되면, 클래식 3부작에 등장하는 다스 베이더의 표정(?), 행동 하나 하나가 더 와닿게 되는 동시에 에피소드 4에서 등장하는 오비완의 대사들이 다르게 들리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 (물론 100%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리하여 다시보는 클래식 3부작이 '그랬구나, 그랬었었구나'하며 좀 더 감정적인 작품이 된다는 얘기다. 어쨋든 이런 에피소드 3의 장면 가운데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슬펐던 장면, 아니 스타워즈를 통틀어서 가장 울컥했던 장면은 바로 이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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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타파에서 오비완과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마지막 결투를 벌이게 되는데, 결국 아들이자 친구였던 아나킨을 자신의 손으로 해하여만 했던 오비완의 절규가 뼈속 깊이 사무치는 장면이었다. 아마 스타워즈를 보지 않았거나 다른 영화 같았다면 오비완의 저 대사, '넌 우리의 희망이었어!' '널 사랑했어!'가 몹시도 닭살스럽게 느껴지거나 어색하게 느껴졌을 테지만, 에피소드 4부터 계속 함께 해온 입장에서 오비완의 저 대사는 그야말로 '진심'이 느껴졌던 터라 짙은 아쉬움과 슬픔이 느껴지는 그런 장면이었다. 이 장면에서 오비완은 매우 복잡한 입장에 놓여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제다이로서 포스의 균형을 이뤄줄 것으로 기대했던 아나킨이 결국 시스에게 굴복하고 만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실망감이 드는 동시에, 아나킨을 제다이로 키워줄 것을 부탁했던 스승인 콰이곤 진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미안함 그리고 자신의 자식과도 같고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아나킨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모두 담겨 있었고, 이러한 감정이 바로 이 장면과 저 대사를 통해 함축적으로 표현되고 있어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없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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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는 그 장면 #7

타이타닉



'눈물나는 그 장면' 그 일곱 번째 작품은 너무나도 유명한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을 꺼내 들었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서울극장가서 함께 보고 흠뻑 감동받은 것은 물론, 영화 말미 케이트 윈슬렛의 간절한 외침이었던 'Come Back~'을 목놓아 쉰소리로 따라하기도 했었다. 블록버스터인 동시에 비극을 다룬 영화라 말미에 가서는 가슴 찡한 장면들이 많았지만, 역시나 아무것도 아닌 것에도 흠칫 눈물을 훔치곤 하는 내게 가장 슬프게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로즈(케이트 윈슬렛)가 등장하는 장면이 아닌, 다른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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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침몰하고 정신없이 탈출하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음악을 연주하던 악사들은, '이제 아무도 듣지 않으니 그만 연주하지'라는 식의 말을 남기고는 서로 헤어지려고 하지만, 홀로 남은 바이올리니스트는 다시 조용히 'Nearer My God To Thee'를 연주하기 시작하고 돌아가려던 다른 악사들도 다시 돌아와 이 곡을 함께 연주하게 된다. 이 장면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음악의 힘이랄까. 이 장면 전까지는 비극을 볼거리와 액션 위주로 다루었다면, 이 장면에서 부터는 감정적인 것으로 그리기 시작한 지점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타이타닉'을 떠올려 보면 수 많은 명장면들 가운데서도 이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르곤 한다. 


'오늘 밤, 자네들과 함께 연주하게 되어 영광이었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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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는 그 장면 #6
빌리 엘리어트 (Billy Elliot)


언제부턴가 보는 시점에 따라 전혀 다른 영화가 된다는 얘기를 할 때, 세월이 흐름에 따라 전혀 다른 영화가 되어버린다는 얘기를 할 때 꼭 예로 드는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빌리 엘리어트 (Billy Elliot, 2000)'였다. '빌리 엘리어트'를 처음 보았을 때는 당연히 제이미 벨이 연기한 빌리에게 동화되어, 불우한 환경 속에서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없었던 억눌린 한 소년이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 함께 웃고 울었었는데, 언제인가 시간이 흘러 다시 보게 된 '빌리 엘리어트'는 분명 전혀 다른 작품이었다. 처음 볼 때는 몰랐던 빌리 아버지의 현실이 와닿았기 때문이었는데, 아들을 위해 오랫동안 지켜온 신념을 꺽어야만 했던 그래서 동료들과 자신의 또 다른 아들에게마저 등을 돌릴 것을 각오해야만 했던 아버지의 심정이 어쩌면 이 영화가 말하려는 본래의 가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용기를 발휘하는 것은 탄광촌에서 자라나 남자로서 아무도 하지 않았던 춤과 발레를 꿈꾸던 빌리가 아니라, 평생을 몸에 밴 신념과 가치관을 눈물을 머금고 포기해야만 했던 빌리 아버지와 그의 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빌리 엘리어트'를 처음 볼 땐 어려서인지 전혀 이들의 마음이 보이질 않았었는데, 시간이 가면 갈 수록 결국 이 작품을 아버지를 위한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 Working Title Films. All rights reserved


그래서 이 장면.
빌리의 아버지가 큰 결심을 하고 동료들을 배신하고서 빌리의 형에게 '우리는 끝이 났지만, 그래도 빌리에게는 길을 내어주어야 하지 않겠냐'라고 울부 짖으며 말하는 이 장면은, 정말로 말할 수 없이 눈물 겹다. 영화를 처음부터 보지 않고 이 장면을 바로 선택하여 보더라도 눈물을 참기 어려울 정도로, 이 장면이 갖고 있는 그 삶의 무게는 정말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없었다. 

한 동안 이 장면을 보고 마냥 울기만 했었다면, 이제는 이 장면을 보며 '가끔은 포기하는 것이 더 큰 용기일 수 있다'라는 점을 되새기곤 한다. 

아...하지만 아버지와 빌리의 형이 서로를 꼭 움켜 안고 있는 저 등만 봐도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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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는 그 장면 #5
업 (UP)


어쩌다보니 2011년 들어서는 처음 맞게 된 '눈물나는 그 장면' 시리즈, 그 다섯 번째! 오늘의 작품은 픽사의 2009년작 '업 (Up)'이다. 픽사의 작품들은 실사 영화와 비교해봐도 눈물 겨운 장면들이 정말 많은데, 아니 꼭 하나씩은 있는데 '업'이 조금 특별한 점이라면 영화의 메인 스토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인트로라고 할 수 있는 초반에 관객을 눈물 펑펑 흘리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미처 감정잡고 울 준비조차 되기 전에 눈물을 정말 펑펑 흘리게 만들었던 작품으로서 '업'이 주었던 인상은 정말 대단했었다.




ⓒ Disney / Pixar. All rights reserved


이 초반 장면이 놀라웠던 또 다른 점은 어린아이 시절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년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의 인생을 고작 몇분 안에 스틸 컷처럼 묘사했을 뿐인데도, 마치 이 두 사람의 만남부터 이별까지를 2시간 정도 분량으로 그린 영화에서나 느꼈을 법한 감정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심지어 이 시퀀스에는 단 한 마디의 대사도 존재하지 않는데도 시간의 변화와 칼 할아버지의 표정 변화만으로 그냥 슬픈 정도가 아니라 펑펑 울릴 정도의 감정을 전달하고 있는 사실은 새삼 생각해도 놀라울 뿐이다. 이 코너에 등장하는 작품들이 대부분 그렇긴 하지만, '업' 역시 스크린샷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 짓게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 픽사의 매직이 아무렇지도 않게 극대화되어서 표현된 가장 좋은 시퀀스 중 하나였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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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는 그 장면 #2
빅 피쉬 (Big Fish)


사실 아무런 정보 없이 보게 되었던 '빅 피쉬'에게 기대했던 바는 정확히 이런 것은 아니었다. 어쨋든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팀 버튼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기괴함 혹은 장난스러움을 만끽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물론 '빅 피쉬'에 그런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었다. '빅 피쉬'는 기본적으로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이자 무엇보다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저 허세 가득한 아버지의 많은 이야기들이 결코 거짓 만은 아니었음을 통해, 아들로서의 나와 내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정말 좋은 가족영화라 할 수 있겠다. 어쩌다보니 시리즈의 첫 번째, 두 번째 글을 모두 가족영화가 장식하게 되어버렸는데, '빅 피쉬'는 가족영화 중에서도 직접적으로 아버지에 관한 가장 좋은 영화 중 한편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팀 버튼은 눈물을 절대 쥐어 짜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 답게 웃고 즐기는 가운데 미치도록 눈물나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 2006 Twentieth Century Fox Film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아들과 아버지의 진정한 만남의 장면. 그동안 아버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혹은 하려하지 않았던) 아들은 마지막에 가서야 아버지의 진심을, 그리고 아버지의 이야기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다. 이 장면 하나보다는 이 장면 앞뒤로 이 시퀀스 자체가 정말 눈물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웃으면서 드디어 바다로 나아가는 아버지와 그렇게 아버지를 웃으며 보내주는 아들의 모습은, 뭐랄까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을 일으켰다. 사실 이 장면이 특히나 더 슬펐던 이유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을 때의 특별한 상황 때문이었는데, 같이 갔던 이가 아버지를 일찍 여읜 분이어서 영화 처음부터 훌쩍훌쩍 하더니, 결국 이 장면에 가서는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눈물을 흘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옆자리에 앉은 나에게도 그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덩달아 더 큰 울음을 속으로 집어 삼켰던 것 같다. 

아직도 '빅 피쉬'를 생각하면, 그리고 저 강에서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면 울컥하곤 한다. 나에게는 가장 좋은 아버지에 관한 영화 중 한편이었던 팀 버튼의 '빅 피쉬'였다. 


* 제목처럼 영화 속 눈물 나는 장면,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을 가볍게 추억하는 시리즈가 될 것 같네요. 아, 그리고 남들과 좀 다른 포인트에서도 잘 울곤 하는 제 개인적인 기록이기도 하구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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