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객 섭은낭 (刺客聶隱娘 The Assassin, 2015)

내면에 휘몰아치는 소용돌이의 파도



코엔 형제가 포크 뮤지션을 주인공으로 한 음악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처럼, 허우 샤오시엔이 무협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을 때 과연 어떤 영화일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 '자객 섭은낭 (刺客聶隱娘 The Assassin, 2015)'은 액션 중심의 무협 영화가 아닌 정서적으로 완벽한 무협 영화다. 당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암살자로 길러 진 섭은낭 (서기)은 더이상 배울 것이 없을 정도의 수준에 이르자 스승으로부터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의 정혼자였던 전계안 (장첸)을 암살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은낭은 자객으로서는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췄지만 정반대로 누군가를 암살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회의를 갖는다. 허우 샤오시엔은 이 같이 자객으로서의 임무와 한 사람으로서의 양심 혹은 가치관 사이에서 흔들리는 섭은낭의 심리를 정제되고 고요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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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객 섭은낭'은 기존 고수들이 실력을 겨루는 액션 위주의 액션 영화들과는 물론, 전체적인 영화 서술 방식에 있어서도 조금은 다른 영화다. 서사는 구구절절 설명하기 보다는 단편적인 장면들과 이미지를 통해 진행하고 있으며, 그 서사의 중심 역시 이야기보다는 은낭의 심리에 근거한다. 실제 촬영 시에도 배우들이 더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도록 일정 수준의 거리를 두고 촬영을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화 속 인물들의 심리 역시 샅샅이 파헤치거나 가까이 접근하지 않고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방식을 택한다. 그렇다보니 조금은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조금만 집중한다면 겉으로 모두 드러나지 않는 인물들의 감정이 영화 곳곳에 묻어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자객 섭은낭'은 무협 영화이지만 그 어떤 드라마 장르 보다도 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뛰어난 작품이다. 특히 인물들의 표정, 이를 만들어 내는 배우들의 연기는 관객들을 단숨에 몰입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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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자연의 풍광과 전계안이 머물고 있는 곳 내부의 화려한 이미지 등은 앞서 이야기한 인물들의 심리 묘사와 겹쳐져 더 아름다운 미장센을 완성해 낸다. 반투명한 천과 천 사이로 보일 듯 말듯 존재하는 섭은낭의 모습은 자객으로서의 임무와 자신의 가치관 사이에서 내적으로 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은낭의 상태를 대사 한 마디 없이도 완벽하게 그려낸다. 내면의 소용돌이 치는 파도를 표현해 내는 방식에 있어서 허우 샤오시엔은 내적으로 폭발하는 이미지를 외부로 표현함에 있어서 더 정적으로 그려내는 방식을 택한다. 그래서 얼핏 보면 섭은낭의 이야기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듯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엄청난 파도가 휩쓸고 간 여정을 담고 있다.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에 신라도 길을 떠나는 섭은낭의 뒷모습에서는 이런 심리를 대변하는 대사도 그 어떤 표정도 없지만, 그 내면의 파도가 잦아들었음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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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에 집중하다보면 어느 샌가 모든 장면에서 어딘가 섭은낭이 숨어 있지 않을까 찾게 되더군요 ㅎ

2. 소용돌이라는 제목을 쓰고나서 혹시나해서 찾아보니, 이전 이병헌, 전도연 주연의 '협녀, 칼의 기억'에 대해 내면의 소용돌이는 표현 못한 반쪽자리 무협영화라는 제목을 썼었는데, 그런 측면에서 '자객 섭은낭'은 완벽한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3. 영화가 끝나고 진행된 GV에서 감독님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는데, (아마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속편이 나올 수도 있겠더군요 ㅎ 츠마부키 사토시가 연기한 인물과 은낭이 신라를 거쳐 일본으로 떠나는 여정을 다룬.

4. 마지막은 씨네큐브에서 있었던 GV사진 몇 장.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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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녀, 칼의 기억 (Memories of the Sword, 2014)

내면의 소용돌이는 표현 못한 반쪽의 무협영화



처음 전도연과 김고은이 긴 옷자락을 휘날리며 검을 휘두르고 있는 스틸컷을 보았을 때, 그리고 무엇보다 '협녀'라는 제목 때문이라도 박흥식 감독의 신작 '협녀, 칼의 기억'은 무협 영화의 팬으로서 몹시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국내에서 제대로 된 무협 영화를 찾아보기란 흔치 않은 현실에서 '협녀'라는 제목으로 개봉하는 작품이라면, '협녀'라는 제목의 무게를 스스로 견딜 준비가 될 작품이 아닐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미 연기력으로보나 1차원적인 이미지로보나 이병헌과 전도연의 캐스팅은 이보다 더 좋은 캐스팅이 쉽게 생각나지 않을 정도였다는 점도 기대에 큰 몫을 했다. 하지만 개봉일 챙겨보게 된 '협녀, 칼의 기억'은 우려했던 대로 무협의 정수를 제대로 담아내지는 못한 채 드라마와 이미지에 기댄 반쪽의 무협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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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영화가 꼭 이래야만 한다는 법은 없겠지만, 그래도 이 영화가 정통 무협 영화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을 놓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 이 작품은 많은 한국 혹은 한국형 영화가 그러하듯이 드라마의 비중이 몹시 강한데, 무협이라는 장르와 세계관을 묘사하려는 영화하면 드라마를 중심에 두더라도 이 경우처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영리하지 못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지금까지 인상 깊게 보았던 무협 영화들을 돌이켜 보자면 그 안에도 물론 드라마가 모두 존재했으나, 그 표현 방법에 있어서는 확실히 다른 장르 영화의 드라마와는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인물들 간의 갈등이나 그 갈등이 깊어지고 해소되는 과정을 그리 되, 구구절절 설명하기 보다는 아주 함축적이고 담백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에서 영화적 감동과 멋을 느낄 수 있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협녀, 칼의 기억'은 이미지 측면의 무협 요소를 모두 제외하면 과연 이 영화를 무협 영화를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그 핵심의 요소가 빠진 듯한 느낌이다.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극 중 인물들의 행동들은 무협 영화의 인물들이라고 보기엔 조금은 사사롭고, 사사로운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문제가 없을 때에도 그 감정을 스스로 격하 시키는 듯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복수와 복수. 야망과 사랑이라는 감정들의 구도는 나쁘지 않았는데, 무언가 그 이음새가 그 감정의 무게를 견디기엔 너무 가벼운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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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배우들의 연기 자체는 모두 인상적이었다. 특히 유백 역을 맡은 이병헌의 연기는 마치 장예모의 '영웅'에 등장하는 한 인물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무협 영화의 캐릭터로서 강렬한 인상을 전달했다 ('영웅'에 대한 영화적 평가와는 별개로 그 만큼의 무게감을 줄 정도였다는 것). 사실상 악당이 등장하지 않고 세 인물 (유백, 월소, 홍이)이 서로 얽히는 구조에서, 악당이 등장하는 영화와 큰 차이 없이 끝까지 긴장감을 줄 수 있었던 건 이병헌의 연기가 만들어 낸 유백이라는 인물의 무게감 때문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캐릭터를 로맨스 드라마 중심의 이야기에 놓는 것 보다는 강력한 악당 성격의 캐릭터와 대립하는 구조의 드라마에 두었다면 더 강렬한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또한 전도연이 연기한 월소라는 캐릭터 역시 이 독특한 삼자 구도에서 빛을 발하는 캐릭터라기 보다는 둘 중 한 명과 1:1 구도를 가졌을 때 더 돋보일 만한 캐릭터라는 점도 비슷한 아쉬움이었다. 전도연의 연기는 이번에도 나쁘지 않았으나 이병헌과는 다르게 월소라는 캐릭터의 한계가 분명해 연기로 살려내기엔 어려워 보였다. 김고은이 연기한 홍이의 경우, 그녀의 연기를 제대로 본 건 처음이라 감정을 폭발하는 장면에서의 임팩트는 나쁘지 않았는데, 역시 몇몇 대사에 있어서 시대를 넘나드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 것은 장점이라기 보다는 단점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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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는 아주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었을지라도 또 한 번 슬픈 감정을 전하기엔 충분한 이야기였으나, 이 복합적인 3자 구조와 드라마가 강조된 연출 방식은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던 것 같다. 사실 박흥식 감독의 전작들의 면면을 보자면 어느 정도 예상된 영화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래도) 무협 영화라는 점에서 매혹될 수 밖에 없는 장면들은 존재했다. 만약 이 기구한 인생에 놓인 인물들이 겪는 내면의 소용돌이를 표현하는 것에 성공했더라면 더 좋은, 더 매력적인 무협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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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런데 제목이 '칼의 기억' 보다는 '검의 기억'으로 해야 맞는 것 아닌가 싶은...

2.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가 선택되지 않는 많은 이유 중에 하나는 배우 이전의 사람 이병헌 때문일 수 있겠는데,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고 잘한 배우는 이병헌이라는 사실.

3. 이경영씨가 또! 나옵니다. 저번에 누가 그랬죠. '어벤져스 2' 보는데 이경영이 여기도 나올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ㅋ

4. 김고은의 전작은 아직 보질 못했는데, 예고편이나 스틸컷 들만 봐도 어느 정도 이미지의 중복이 아니었나 싶어요. 다음 작품 선택이 중요할듯 (치즈 인더 트랩에서의 연기가 그래서 더 중요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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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종사 (一代宗師 The Grandmaster, 2013)

왕가위의 21세기 동사서독



처음 왕가위 감독이 오랜만에 신작을 연출한다고 했을 때, 그리고 그 작품이 양조위, 장쯔이 등과 함께한 엽문의 이야기라고 했을 때, 기존 견자단이 연기한 '엽문' 영화와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어느 정도 무협 액션 영화가 아닐까 라는 정도의 예상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내가 왜 그런 안이한 예상을 했었는지 답답할 정도로, '일대종사'는 전혀 다른 영화였다. 즉, 내가 이 영화를 예상했을 때 가장 간과한 것은 바로 감독이 왕가위 라는 점이라는 얘기다. '일대종사'라는 제목과 최근 들어 더 익숙해진 '엽문'이라는 인물 때문에, 스타일리시 하긴 해도 액션이 중심이 되는 영화가 아닐까 싶었지만, 왕가위의 '일대종사'는 마치 그의 전작 '동사서독 (東邪西毒 Ashes Of Time, 1994)'과 마찬가지로 무예의 정수를 기본으로 하되, 각 인물들의 외로움과 정적인 심리에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매혹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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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초반. 엽문(양조위)이 빗속에서 수 많은 상대들과 결투를 벌이는 장면은 왕가위 특유의 스타일과 슬로우모션을 통해 감각적으로 표현된다. 이 시퀀스를 보고 있으면 오랜 만에 무협 영화로 돌아온 그가, 다른 무협 영화들과는 다른 한 차원 높은 액션 장면을 보여주겠다는 야심을 엿볼 수 있다. 엽문을 주연으로 하고 있는 영화답게(물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왕가위의 무협 영화는 이랬을 확률이 높지만) '일대종사'의 액션은 정중동(靜中動)의 틀 안에서 움직인다. 즉, 빠르기나 힘의 표현과 과장 보다는 멈춰있는 이미지와 그 순간 상대 앞에 서 있는 인물의 마음가짐에 더 주목한다. 만약 이러한 캐릭터 내면의 묘사가 없었더라면 이 영화는 그냥 제법 스타일리시한 무술 영화에 그쳤을 것이다. 기법만 놓고 봤을 때 이 영화의 액션 시퀀스는 인상적이기는 하나 새롭다 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왕가위가 '일대종사'를 통해 보여주려고 했던 건, 액션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것은 왕가위와는 어울리지도 않는다. 왕가위는 양조위가 연기한 엽문과 장쯔이가 연기한 '궁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중국의 혼란스러운 역사 속에서 한 문파를 대표해야 했던 인물들의 대의 적 삶의 모습은 물론, 그 시대와 역할에 가려졌던 한 인간의 삶과 무예라는 것의 근본을 통해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고수'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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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종사'는 왕가위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서도 그 아름다움 만을 놓고 보자면 첫 번째로 꼽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는데, 그 아름다움에는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미 적인 성취 외에 캐릭터의 마음가짐 (심리 상태와는 의미가 좀 다르다)을 표현하는 방법으로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 다른 점일 것이다. 양조위는 물론, 장쯔이가 등장하는 거의 대부분의 장면은 '황홀하다'고 느낄 정도로 영화의 아름다움이 극에 달했을 때를 보여주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황홀하지만 그 만큼이나 외롭고 쓸쓸함이 깊게 묻어 나는 것이 '일대종사'의 매력이자 여운일 것이다. 왕가위의 영화는 항상 이미지가 잔상 처럼 오래 남곤 하는데, 이 작품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오랜 세월 동안의 중국 역사를 배경으로 했음에도, 극장을 나오며 기억에 남는 건 일대종사들이 오롯이 서 있을 때 이를 가능케 한 발 동작들과 그들의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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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대종사로서 뚜렷한 이미지가 새겨 진 엽문과 궁이에 비해 장첸이 연기한 캐릭터는 조금은 겉도는 듯한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는데, 보는 중간에는 아마도 후반 부에 가서 엽문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겠구나, 그래서 각각의 일대종사로서 서로를 바라보게 되겠구나 라고 예상했으나 영화가 끝난 뒤, 장첸이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왕가위의 의도는 무엇 이었을까 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엄밀히 말해서 장첸의 캐릭터는 없어도 전혀 이야기 전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럴 수록, 그렇다면 왜 이 이야기를 적지 않은 비중으로 함께 그려냈을까 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반대로, 본래 예상했던 대로 만약 영화의 마지막에 가서 각자의 도장을 차리고 제자를 가르치던 엽문과 그가 만나게 되었다면, 이것은 너무 전형적이고 쓸쓸함과 아쉬움을 담은 이 영화에 정서와는 맞지 않는 마지막이 되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왕가위는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 영웅이 되기 보다는 개인으로 남을 수 밖에 없었던 엽문과 궁이의 모습과 마찬가지로, 수 많은 각자의 이야기가 존재하고 있음을 전하기 위해 어쩌면 이들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캐릭터의 이야기를 주변에서 진행되도록 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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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혼란스러웠던 시대를 그리면서 시대와 무방한 이야기를 그리는 것은 자칫 무책임한 것으로 그려지곤 하는데, 왕가위의 '일대종사'는 시대에 무심한 듯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그들이 겪어낸 시대를 미사여구 없이도 완전히 담아낸 그런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아.... '동사서독'을 오랜 만에 다시 보고 싶다.



1. 이소룡과 관련된 장면은 마치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로빈 장면처럼 등장하더군요. 딱 이 정도가 좋았던 것 같아요.


2. 이 영화는 정말 장쯔이를 위한 영화입니다. 앞으로 그녀가 어떤 작품에서 또 어떤 연기를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과연 '궁이' 만큼 인상적인 캐릭터를 또 만날 수 있을지... 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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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음악이 참 좋았어요. 영화처럼 너무 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이.


4.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물론 최고는 궁이와 마삼의 기차역 대결 장면), 엽문이 궁이의 아버지에게 인정 받기 위해 대결을 벌이는 장면이었는데, 정말 정중동을 제대로 표현한 장면이었어요. '영웅문' 등의 무협지에서 보던. 진짜 고수들 간의 대결을 영화적으로도 멋지게 표현해낸 장면이 아닐 수 없겠네요.


5. 쿵 리는 어디서 많이 봤다 했는데 영화에서 본 줄 알았더니 바로 UFC 옥타곤 위 였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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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비갑 (龍門飛甲, 2011)

아, 그리운 신용문객잔이여...



서극과 이연걸 그리고 무엇보다 1992년작 '신용문객잔'의 뒷 이야기를 그린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을 때 이 영화 '용문비갑'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신용문객잔'은 지금까지도 깊은 인상을 남긴 홍콩 무협 영화 중 대표적인 작품이었기 때문인데,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니라 서극이 직접 나선다고 하니 더더욱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본토에서는 아마도 이 작품을 통해 서극 감독이 아이맥스 3D를 제대로 보여주겠다 라는 의지가 강하게 담겨있었던 것 같은데, 국내에서는 3D로 만나볼 기회가 없었으니 이를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작품을 본 느낌은 아이맥스 3D였더라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굳이 '신용문객잔'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많이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으며, 그 이유 중 하나에는 '또!' CG가 포함되어 있었다. 왜? 무협영화는 3D를 거의 단 한 번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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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첫 인트로에서 기대와 실망이 동시에 느껴졌는데, 예전 홍콩 무협 영화에서 느꼈던 특유의 음악은 옛 정취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하게 했으나 그와는 반대로 첫 장면부터 등장하는 통 CG장면은 불안함과 실망감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신용문객잔'과 마찬가지로 사막 한 가운데 고립된 객잔을 중심으로 다양한 강호의 캐릭터들이 각자의 이유로 하나로 모이게 되는 '용문비갑'의 구성은 더할나위 없이 마음에 든다. 그리고 중간중간이기는 하지만 각각의 캐릭터들에게서는 '신용문객잔'을 비롯해 당시 흥하던 무협 영화 속 강호의 캐릭터들을 연상시켜서 '흥분'이 되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 좋은 (정말 좋은!) 캐릭터들과 설정을 영화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만 느낌이다. 어찌보면 과감하게 코믹적 요소를 거의 배제하면서 진지하게 강호와 무협을 그리려던 시도는 마음에 들었으나 이 전개가 끝까지 가는 데에 너무 외부적인 불필요 요소들이 개입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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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망친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는 몰입을 하려하면 깨고 마는 이질감이 드는 CG의 사용이었다. 최근 본 중화권 무협 영화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들은 CG의 적극적인 활용과 그로 인한 이질감이었는데, '용문비갑' 역시 그랬다. 일차적으로 배경을 통으로 CG배경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예 배경만 등장하는 경우도 이질감이 느껴졌지만, 배우와 함께 할 때는 감정이 깨질 정도로 너무 큰 이질감이 느껴져서 안타까웠다. 그리고 아마도 CG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전 무협 영화에서는 미처 다 구현할 수 없었던 고수들의 무공과 결투 장면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었을 텐데, 그것이 오히려 화를 불렀다. 화려해지기는 하였으나 강호의 고수들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느낌은 사라져 버렸고, 볼거리 측면에서도 사실 그다지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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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예전 무협물에서 느꼈던 강호의 그 여백의 미가 사라져버렸다. '강호'라는 특수한 개념은 다른 문화와 고수들에게는 없는 특별한 정서가 있는데, 그 여백의 여운과 아름다움이 CG로 꽉꽉 채워져 버리다보니 매력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용문비갑'의 캐릭터와 설정은 전혀 나쁘지 않았다. 스샷만 봐도 두근거릴 정도로 아름다울 뻔 했던 캐릭터들이 많았는데 적어도 그 매력을 영화가 100% 녹여내지는 못했다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왜 최근의 중화권 무협 영화들이 CG 활용에 그렇게 집중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관객들이 원하는 건 화려해진 고수들의 기술적 묘사가 아니라 그 뒤에 깔려 있는 정서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쉽게 말해 '가장 잘 알만한 분들이' 왜 그러시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오해가 있을 까봐 이야기하자면 21세기의 중화권 무협 영화가 예전 전성기 때의 홍콩 무협 영화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만이 옳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경향과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데에 더 집중하고 기대도 되지만, 그렇지 않고 이전 스타일을 가져올 거라면 그 근원의 것을 제대로 가져오는 데에 집중하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하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몇 년간 본 중화권 무협 영화 중 마음에 드는 것은 '검우강호' 밖에 없었다는 점을 예로 들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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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극의 '용문비갑'이 특히 아쉬운 이유는 큰 기대가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와 배경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 아쉬움 때문에 또 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 것 보다는 먼저 예전 '신용문객잔'이 더욱 간절하게 느껴진다. 아... 그리운 신용문객잔이여...


1. 개인적으로는 여러 매력적 캐릭터 가운데 특히 주신이 연기한 '능안추' 역할이 매력적이었어요. 예전 무협영화의 임청하를 보는 것도 같고. 주신의 그 표정을 잊을 수가 없네요 ㅠ


2. 마지막에도 썼지만 묘하게 다시 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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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대전 (白蛇傳説 White Snake, 2011)

CG사용의 잘못된 예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스필버그 영화와 홍콩 영화로 보냈던 이로서, 그 기세가 많이 쇠약해지기는 했지만 드문 드문 소개되는 중화권 영화들에 대한 관심은 계속되고 있는데, 오랜만에 시야에 들어온 작품이 바로 '백사대전'이었다. 극장에서 개봉을 한 것 같기는 하나 사실상 매우 적은 상영관에서만 상영한 관계로 관람 기회를 놓쳤었는데, 이와는 상대적으로 무척이나 빠르게 업데이트 된 IPTV를 통해 관람하게 되었다. '백사대전'의 라인업은 홍콩 영화의 팬으로서 기대할 수 밖에는 없는 괜찮은 조합이었다. '천녀유혼 (1987)'부터 시작해 '소오강호 (1990)'와 '동방불패 (1992)'에 이르기까지 홍콩 무협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던 정소동 감독이 연출을 맡고, 다시 돌아온 이연걸이 주연을 맡아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는 점, 여기에 '쿵푸허슬'에서의 모습으로 기억되는 여배우 황성의 까지. 기대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조합이었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문제는 CG. 과하다 못해 작품을 망쳐버린 CG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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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대전'의 기본 골격은 정소동의 전작 '천녀유혼'과 거의 흡사하다. 요괴이지만 인간 세상에 관심이 많은 백소정(황성의)이 있고, 굉장히 성실하고 착한 인간인 남자 (임봉)가 있으며 요괴를 퇴치하는 법해 (이연걸)가 있다. 일단 CG의 문제를 들지 않더라도 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1차적인 문제다. 각각의 캐릭터는 자신이 행동하는 것에 있어서 너무도 쉽게 결정하고 진행하며,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하는 행동들에 있어서도 관객들이 공감을 얻기가 쉽지 않다. '천녀유혼'에서 느꼈던 영채신과 섭소천의 절절함, 그리고 그 가운데서 인간과 요괴 간의 관계에 대하 고민하는 연적하의 갈등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는 마치 이런 감성들을 갖고 있는 것처럼 진행된다는 것이 문제다. 영화 속 캐릭터들은 절절함과 갈등을 겪고 있지만 이를 보는 관객들은 '응??'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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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겠다. 정소동은 이 작품을 만들면서 아마도 CG의 적극적인 활용도를 통해 (영화의 제목도 나오기 전 첫 인트로에 완전히 CG로만 가득찬 액션 시퀀스를 넣은 것만 해도, 무언가 자신감마저 엿보이는 듯 했다) 현재 홍콩영화 CG수준을 보여주고 싶었거나, '천녀유혼'이 실현하지 못했던 영상들을 이제야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결과적으로 이 의도는 완전한 오판이었다. CG의 수준이 부족한 줄거리를 보완하기는 커녕 오히려 나락으로 끌어내리고 있을 정도로 '이상한' 수준이었다. 자신있게 내놓은 듯한 첫 번째 이연걸과 비비안 수의 대결 장면은 마치 휘날리는 눈발이 전혀 눈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두 배우가 그린 스크린 스튜디오 안에 있구나 라는게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어색한 시퀀스였다. 이후 등장하는 액션 시퀀스들에도 모두 화려한 CG가 포함되어 있는데, 너무 '나는 CG다'라고 외치고 있는 듯한 소리가 들릴 정도로 배우들과 따로 노는 동시에 영화의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산으로 몰고 가는 결과를 만들었다 (왜 그랬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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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쉬운 작품을 볼 수록 최근 작품 가운데 '검우강호'가 단연 갑이었다는 생각을 재차할 수 밖에는 없을 듯 하다. 최근 중화권 영화들을 보다보면 무리하는 것 같다 싶을 정도로 CG에 비중을 높이고 여기에 집중하는 경향을 만나볼 수 있는데, '검우강호'에서 확인했듯이 관객들이 바라는 건 헐리웃에서 볼 수 있었던 화려하고 높은 수준의 CG로 표현된 무협 영화가 아니라, 더욱 기본에 충실한 (여기에 더 바란다면 예전 작품에서 느꼈던 향수를 현대에 맞게 승화시키는 것)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의도한 바는 이해할 수 있지만 그 결과물은 몹시도 아쉬웠던 작품이었다.



1. 비비안 수는 후반부에 또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심지어 나올 기회도 있었죠!) 그냥 첫 장면으로 그치더군요. 까메오로 스치기에는 이 캐릭터가 후반부에 할 수 있는 일이 좀 있었을 것 같다는 점에서 아쉽더군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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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우강호 (劍雨, Reign of Assassins, 2010)

고전 무협영화의 정취


오우삼과 수 차오핑이 공동 감독하고 (하지만 중론은 오우삼의 그림자가 거의 드리워져 있지 않다는 것), 양자경과 정우성이 주연을 맡은 '검우강호'는 참으로 오랜만에 극장에서 만나는 클래식한 무협 영화였다. 사실 이 영화를 선택하기 전까지는 양자경과 정우성 (특히 양자경!)만 믿고 선택한 영화였는데, 막상 보고나니 이 작품에는 두 배우의 비주얼과 연기 외에도 고전 무협영화의 팬들이라면 무언가 동요하게 만드는, 요새 찾아보기 어려운 상당히 클래식한 무협영화였다. 사실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중화권의 무협영화들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으로 미뤄봤을 때, 오히려 예전으로 회귀한 듯한 (좋은 의미로) 분위기의 '검우강호'는 예전 무협 영화들을 인상깊게 보았던 한 사람으로서 무척이나 반가운 작품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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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우강호'의 이야기는 복수라는 큰 정서를 배경으로, 애틋한 러브스토리가 전개된다. 많은 사람들이 러브 스토리가 주가 되는 것이 무슨 정통 무협이냐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무협 영화들은 러브 스토리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단지 그것을 그리는 방식에서 무협적인 요소들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검우강호'의 러브 스토리는 새로울 것은 없지만, 과하지 않으면서도 감정이 동하며 무협 영화에 틀 안에서도 다른 장치들을 크게 건들지 않으면서 잘 녹아들어 있다. 그리고 역시 이 영화가 매우 고전적인 무협영화로 느껴졌던 것은 '강호'라는 세계관을 배경에 깔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무협영화에 '강호'라는 개념이 없다면 그건 무협영화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을텐데, 화려한 발차기와 무술 동작 등 너무 보여주기에만 치중했던 일부 무협영화와는 달리, '검우강호'는 이 강호의 개념을 뒷 편에 여유롭게 깔고서 준비한 이야기를 찬찬히 풀어놓는 방식이다. 뒷 편에 강호라는 든든한 세계관이 존재하기 때문에 '검우강호'는 무협 팬들에겐 볼 만한 작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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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들은 이안의 '와호장룡'과 비교하며 '검우강호'의 수준을 폄하하곤 하는데, '와호장룡'은 이 작품과의 비교대상이 아니다. '검우강호'는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고전 무협영화의 정취를 그대로 계승한 작품이지만, '와호장룡'은 고전 무협과는 다른 새로운 방향을 보여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와호장룡'을 무협영화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검우강호'는 그저 약하기만한 작품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으나, '와호장룡'과는 다른 정통 무협 영화에 더 익숙한 이들이라면 '검우강호'는 우선 반가운 작품이며, 그 향수와 정취가 묻어나는 수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강호라는 세계 속에서 최고의 비급을 얻기 위해 다투는 고수들, 그리고 그 속에서 이들과는 다른 개인적인 원한과 애정으로 엮여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아주 익숙하지만 지루하거나 촌스럽지 않게 그려진다. 극중 증정과 아생의 이야기는 100% 예상은 못하더라도 누구나 쉽게 의심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이야기에 감동마저 사그라들지는 않는다. 그리고 나름 반전이라 할 수 있는 마지막 부분이 그저 웃음거리도 전락하고 마는 것이 아쉽기도 했는데, 따지고보면 이런 조건(?)을 갖고 있는 캐릭터들은 예전 무협영화들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는 점을 떠올려 봤을 때, '검우강호'에선 너무 극적인 것이 탈이라면 탈이겠다 (실제로 이것 때문에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아주 재미있는! 영화로 기억하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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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용 포스터에는 정우성이 대문짝만하게 톱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검우강호'의 메인 캐릭터는 양자경이 연기한 '증정'이라고 볼 수 있겠다. 양자경이라는 배우는 볼 때마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녀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정말 그녀 아니면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있을까 싶다. 무협영화의 옷을 입었을 때 양자경이라는 배우가 뿜는 아우라는 실로 대단한데, 이런 아우라를 '검우강호'에서도 잘 살려내고 있다. 정우성은 중화권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 벌써 제법 여러편이 있는데, 비교적 큰 편차없이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다. 양자경과 정우성 외에도 서희원과 여문락 등 중화권의 스타 배우들이 여럿 출연하고 있는데, 특히 '뇌빈' 역할을 맡은 여문락의 캐릭터 싱크로율은 거의 완벽에 가깝지 않았나 싶다. 이런 조연 배우들이 완벽하게 강호의 세계를 표현해준 덕에 '검우강호'는 더 오래 기억에 남을 무협영화, 그리고 뭔지 모르겠지만 한 번 더 보고 싶게끔 만드는 애틋한 영화가 되었다.


1. 엔딩 크래딧에 양자경과 정우성이 맡은 배역 이름이 '증정'과 '강아생'으로 나오더군요.
2. 정우성도 이 영화에서는 '그저 그런 보통 남자 따위'로 묘사됩니다 ㅎ
3. 이런 무협영화를 적어도 한해에 2~3편은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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