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 뱀파이어 헌터 (Abraham Lincoln: Vampire Hunter, 2012)

흥미로운 소재, 그 이상은 역부족




팀 버튼이 제작하고 '원티드'의 티무르 베크맘베토브가 연출한 '링컨 : 뱀파이어 헌터 (Abraham Lincoln: Vampire Hunter, 2012)'를 보았다. 이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첫 째도 소재요, 둘 째도 소재였다. 즉, 미 역사상 가장 유명한 대통령이라 할 수 있는 아브라함 링컨이 뱀파이어 헌터였다는 이야기 자체, 그 자체가 솔깃하게 한 것이다. 링컨의 모습을 한 주인공이 도끼를 들고 선 모습이 '호오~ 이거 재미있겠는데?' 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했는데, 역시나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지 '링컨 : 뱀파이어 헌터'는 딱 거기까지, 그 뿐이었다. 



ⓒ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이 영화가 가장 아쉬웠던 점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지도자로서의 링컨 (역사에 근거한 부분)과 이 영화가 만들어 낸 뱀파이어 헌터로서의 링컨을 잘 버무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사실 '링컨 뱀파이어 헌터'라는 제목처럼 이 두 가지가 적절히 균형을 이뤄야만 이 작품은 비로소 흥미로워 질 수 있겠지만, 적절한 균형점을 찾지 못하다보니 결국 둘 중 하나를 선택한 것 보다 못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다. 즉, 역사 속 링컨의 모습은 지운 채 그가 그 이면에서 펼쳤던 뱀파이어 헌터로서의 활약상과 이야기에 주목한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었겠다 싶다는 얘기다. 영화는 심하게 얘기하면 두 사람이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완전히 동떨어진 두 가지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까지 보였다. 그리고 이 두 가지의 전환이 너무 아무렇지 않게 (공감대를 이끌어내기도 전에) 전환되는 것이 가장 아쉬웠다. 그렇다보니 노예해방을 위해 남북전쟁을 이끄는 링컨에게도, 어머니를 잃고 뱀파이어에게 복수하려는 링컨에게도 매력을 느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영화가 더 완성도가 있었더라면 링컨이 다시 도끼를 꺼내들 때 심장이 두근 거릴 정도의 떨림과 기대감이 들어야 하는데, 미세한 떨림조차 전혀 느껴지지 않았을 정도로 공감대를 얻어내는 데에는 실패한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액션 역시 기존 뱀파이어 영화에서 그 동안 보여주었던 것 그 이상의 것은 없었다. 몇몇 회심의 액션 시퀀스가 있기는 했지만 '아, 여기가 회심의 액션 시퀀스구나'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였다. 이렇게 영화가 관객에게 공감대를 얻을 기회를 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배우들의 매력에도 빠져들기가 쉽지 않았다. 주연을 맡은 벤자민 워커의 경우 외모에서는 어린 리암 니슨이 느껴졌는데, 확실히 후반부 수염 덥수룩한 링컨의 모습을 형상화 한 것에는 성공했으나 스틸컷으로 본 것 이상의 감흥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최근 들어 스크린에서 만날 기회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도미닉 쿠퍼 역시, 그의 전작들과 비교해보자면 그만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너무 평범한 캐릭터였다. 여주인공 역의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 역시 그 초롱초롱한 눈빛말고는 기억나는게 없을 정도로, 극에 기여하는 바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후 노역을 연기한 것은 마이너스로 느껴지기까지).



ⓒ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공감대를 얻는데 실패하다보니 링컨의 그 유명한 게티스버그 연설도 전혀 인상적이지 않았다)


'링컨 : 뱀파이어 헌터'는 참 흥미로운 소재로 구미를 당기게 한 작품이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이상의 것은 없었던 아쉬운 영화였다. 차라리 링컨이 뱀파이어 헌터가 아니라 뱀파이어였다면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능했을지도.



1.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더군요. 나중에 크래딧 보고 알았네요.

2. 팀 버튼이 연출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명성을 언제쯤 되찾을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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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는 그 장면 #2
빅 피쉬 (Big Fish)


사실 아무런 정보 없이 보게 되었던 '빅 피쉬'에게 기대했던 바는 정확히 이런 것은 아니었다. 어쨋든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팀 버튼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기괴함 혹은 장난스러움을 만끽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물론 '빅 피쉬'에 그런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었다. '빅 피쉬'는 기본적으로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이자 무엇보다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저 허세 가득한 아버지의 많은 이야기들이 결코 거짓 만은 아니었음을 통해, 아들로서의 나와 내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정말 좋은 가족영화라 할 수 있겠다. 어쩌다보니 시리즈의 첫 번째, 두 번째 글을 모두 가족영화가 장식하게 되어버렸는데, '빅 피쉬'는 가족영화 중에서도 직접적으로 아버지에 관한 가장 좋은 영화 중 한편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팀 버튼은 눈물을 절대 쥐어 짜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 답게 웃고 즐기는 가운데 미치도록 눈물나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 2006 Twentieth Century Fox Film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아들과 아버지의 진정한 만남의 장면. 그동안 아버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혹은 하려하지 않았던) 아들은 마지막에 가서야 아버지의 진심을, 그리고 아버지의 이야기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다. 이 장면 하나보다는 이 장면 앞뒤로 이 시퀀스 자체가 정말 눈물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웃으면서 드디어 바다로 나아가는 아버지와 그렇게 아버지를 웃으며 보내주는 아들의 모습은, 뭐랄까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을 일으켰다. 사실 이 장면이 특히나 더 슬펐던 이유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을 때의 특별한 상황 때문이었는데, 같이 갔던 이가 아버지를 일찍 여읜 분이어서 영화 처음부터 훌쩍훌쩍 하더니, 결국 이 장면에 가서는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눈물을 흘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옆자리에 앉은 나에게도 그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덩달아 더 큰 울음을 속으로 집어 삼켰던 것 같다. 

아직도 '빅 피쉬'를 생각하면, 그리고 저 강에서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면 울컥하곤 한다. 나에게는 가장 좋은 아버지에 관한 영화 중 한편이었던 팀 버튼의 '빅 피쉬'였다. 


* 제목처럼 영화 속 눈물 나는 장면,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을 가볍게 추억하는 시리즈가 될 것 같네요. 아, 그리고 남들과 좀 다른 포인트에서도 잘 울곤 하는 제 개인적인 기록이기도 하구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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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 In Wonderland, 2010)
그리려고 그린 그림


너무나 유명한 원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하긴 하지만, 어쩃든 그와 상관없이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제작초기부터 스냅 샷이 하나하나 공개 될 때마다 기대를 갖게 했던 작품이었다. 팀 버튼의 작품 성격으로 미뤄보았을 때 기괴하면서도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었고, 이야기도 어두움을 배경으로 기괴한 웃음을 전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그의 페르소나인 조니 뎁은 물론 헬레나 본햄 카터가 비중있는 역할로 출연한다는 소식은, 이 삼총사가 다시 한번 일을 내보려고 하는구나 싶었었는데,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이런 기대에는 많이 못미치는 아쉬운 작품이었다. 원작과 감독, 캐스팅으로 미뤄봤을 때 참 괜찮은 조합이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팀 버튼의 판단미스인지 아니면 본래부터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는지, 이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너무 '그리려고 그린 그림'의 티가 나는 작품이었다. 즉, 이야기를 풀어내려는 의도보다는 너무 그려보고 싶은 그림이 있어서, 그림 그리는 것에만 집중해버린 나머지 그림의 메시지는 억지로 가져다 놓은, 아니면 메시지를 살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의미없는 화려한 그림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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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이상한 나라'의 비주얼은 만족스럽다. 이런 것들은 팀 버튼이 본래 매우 잘하는 것들로서 그 만의 색채가 쉽게 묻어난다. 비대칭적이고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이면서 매우 화려한 색감의 세계와 캐릭터는 일단 관객들의 눈을 쉽게 빠져들게 만든다. 그런데 일단  근본적으로 주인공 앨리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너무 어렵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원작이 너무 유명해서인지 아니면, 이미 한번 다녀온 세계를 앨리스가 나이 먹고 다시 방문하게 된 점을 감안해, '두번째'라 관객에게 역시 설명하는 부분을 대폭 축소한 것인지는 몰라도, 앨리스가 이 곳에서 사건들을 겪게 되는 과정 속에 아무런 공감대를 얻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이건 내 꿈이야'라고 반복적으로 이야기 할 때도, 마지막에 이곳을 떠나려고 할 때도 아무런 감정적 동요가 일지 않는 것이다. 물론 작품의 특성상 이 같은 공감대가 최우선 과제는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어쩃든 '너무' 부족한 것은 분명한 사실인 듯 하다.

주인공인 앨리스에게서 어떠한 매력이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나다보니, 이런 새로운 캐릭터들에게 역시 쉽게 빠져들지 못하게 되어버린다. 그 중 가장 피혜를 본 캐릭터라면 조니 뎁이 연기한 '모자 장수'를 들 수 있을텐데, 애초의 이 작품이 마치 조니 뎁 주연의 영화로 알려진 것에 더더욱 작품이 혼란스러워진 느낌이 분명 있다. 즉,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찌되었든 '앨리스'가 주인공인데, 팀 버튼의 작품에서는 앨리스가 별다른 주인공스러운 매력을 뿜지 못하다보니 더더군다나 조니 뎁의 모자 장수에게 관심을 흘렸으나, 모자 장수라는 캐릭터는 태생부터 자신 만의 한계가 있는 캐릭터이다보니 관객들이 주연급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도 애매한 정도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차라리 앨리스 역할에 조니 뎁의 이름 값에도 눌리지 않는 스타급 여배우를 캐스팅 했더라면 어느 정도 이런 아쉬움이 상쇄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물론 이것으로 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만;;). 일반적인 영화의 주인공에게 100%는 안되도 80%이상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보통이라면, 이 영화는 주인공 앨리스를 비롯해, 모자 장수와 붉은 여왕 등에게 각각 2,30% 씩 정도밖에 공감을 나눌 수 밖에는 없는, 겉만 맴도는 작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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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팀 버튼이었다면 차라리 자신이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에 집중하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원작의 설정을 더 뒤집는 한이 있더라도, 심지어 앨리스가 없어도 좋으니 모자 장수가 완전한 주인공인 이야기라던가 아니면 붉은 여왕이 주인공인 이야기였다면, 좀 더 비대중적일지언정 훨씬 더 팀 버튼스러운 만족스런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특히 영화를 보면서 내내 든 생각은 (이때 쯤 이미 앨리스는 아웃 오브 안중;) 헬레나 본햄 카터가 연기한 붉은 여왕이 주인공이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점이었다. 팀 버튼은 앨리스를 주인공으로 하면서도 이 캐릭터에게 애정을 숨기지 못한 기색이 역력한데(차라리 더 여기에 애정을 쏟아 부었어야 했다!), 팀 버튼이 악당을 그리는 대부분의 방식처럼, 붉은 여왕은 완전히 나쁜 사람이라기 보다는 결핍과 부족함으로 인해 그럴 수 밖에는 없었던 연민이 느껴지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그래서 붉은 여왕의 이야기였다. 명령과 강제 보다는 사랑으로 통치하려 하고(그래서 그녀의 세계는 온통 하트가 아니던가!), 자신의 컴플렉스를 자랑처럼 여기는 모습은 그 주변에 있는 비컴플렉스 인들의 모습에서 다시 한번 연민으로 다가온다. 잘 생각해보면 붉은 여왕의 가장 큰 고민은 '왜 내 말을 안들을까?'가 아니라 '왜 나보다 내 동생(백색 여왕)을 더 좋아할까? 내가 이렇게 잘 해주는데' 였다는 점을 떠올렸을 때, 그리고 그녀의 주변에 있는 이들 모두가 그녀를 사랑한다기 보다는 어쩔 수 없이 곁에 있는 이들이었다는 점을 봤을 때, 그녀의 이런 외로움과 컴플렉스를 연민으로 더더욱 감싸며 주연의 롤을 주었더라면 좋았을 듯 싶다. 아니면 모자 장수를 주연으로 해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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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참 좋을 것 같았던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다른 감독이 했으면 분명 더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작품이 되어버렸다. 너무 보여지는 이미지에 급급한 나머지 (물론 이 작품은 보여지는 이미지가 참 중요한 작품이긴 하지만서도) 본래의 이야기가 담고 있는 메시지마저 조니 뎁의 CG가득한 댄스 스텝과 함께 날려버린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1. 앨리스 역할을 맡은 미아 바쉬이코브스카 양의 매력이 부족했던 것도 한 몫 한듯 싶습니다. 요즘 같아선 시얼샤 로넌 양이 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2. 몇몇 익숙한 목소리 연기자들의 연기는 좋았습니다. 앨런 릭만이나 크리스토퍼 리 같은 경우는 워낙에 유명한 목소리라 이번에도 단번에 확인할 수 있더군요. 목소리로는 알아차리지 못했었는데 크래딧에서 티모시 스펠을 보고서는, '엇 또 쥐 역할로 나왔나?' 싶었는데 이번엔 다행히(?) '개' 역할이더군요 ㅎ

3. '네이브 오브 하트' 역할로 나온 크리스핀 글로버의 모습도 반가웠습니다. 이 분만 보면 아직까지도 <백 투더 퓨처>의 조지 플라이가 제일 먼저 떠올라요. 참고로 이 캐릭터는 팀 버튼의 의도적으로 CG스러운 움직임을 준 것 같더군요.

4. 앤 해서웨이 얘기를 한 마디도 못했는데, 그녀가 이 작품에 나오는 사람 중 제일 웃깁니다. 말 다했죠.

5. 엔딩 크래딧에 흐르던 주제곡 'Alice'는 에이브릴 라빈이 불렀습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Walt Disney Pictures 에 있습니다.






티스토리로 옮겨와 'the real folk blues' 블로그를 시작한지도 벌써 1년이 조금 넘었네요 ^^;
그간 많은 분들과 좋은 관계도 맺었고, 대화도 나누었으며 좋은 글들도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세운 작은 목표 하나는, 좀 더 좁은 우물을 벗어나 더 많은 분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이뤄보자
라는 것인데, 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였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예전에 DVD관련 쇼핑몰에 일했던 경력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각종 영화/dvd 관련 아이템들이나,
판매하기에는 조금 거시기한 비매품 아이템들, 그리고 지금은 취향이 틀려져 개인적으로 별로 소장가치를 느끼지 못하거나
중복으로 갖고 있는 아이템들을,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할까 합니다.

참고로 이 이벤트는 주 단위로 갈 수도 있고, 좀 더 짧은 주기로 할 수도 있고, 변동의 여지는 있지만,
대충 아이템 수를 따져보니 최소 몇달 간은 지속적으로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그 첫번째 아이템은 팀 버튼 감독의 작품인 <유령신부> DVD출시에 초회 한정으로 배포되었던 일러스트 북입니다.
워너브라더스에서는 만원이 조금 넘는 DVD출시시에 초회 한정으로 제법 퀄리티가 좋은 아이템들을 증정하곤
했었는데, 유령신부 일러스트북도 그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네요. 증정품이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퀄리티가 좋은 아이템입니다.
일단 몇 장 안되지만 사진으로 확인해보시죠~








팀 버튼의 팬이라면 혹 할만한 아이템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저는 당시 선물용으로 2장을 구매했던 터라 일러스트북이 하나 더
있어서 이번에 첫 번째 아이템으로 주저없이 내놓게 되었습니다~


<유령신부> 일러스트북을 받기 원하시는 분들은 이 글에 댓글로 신청해주세요~
사실 퀴즈를 해볼까, 선착순으로 해볼까, 아니면 dp에서 자주 하는 타임어택 형식으로 해볼까하다가
일단은 그냥 신청 댓글을 남겨주시면 제가 그 가운데 무작위로 선발하여 보내드리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당첨(?)되시면 받아보신 뒤에 소박하게 적절한 포스팅 하나만 해주세요 ^^;
(예 : '실존했던 천사 아쉬타카 님에게 받은 레어 아이템 자랑이에욧!' 이라던가, '아쉬타카 님에게서 받은 소소한 즐거움'
이라던가;;; 농담이니 너무 깊게 새겨들으시진 마시구요 ㅎㅎ)

그럼 댓글로 신청글 남겨주시구요,
발표는 16일 오전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대략 11시 정도할 예정인데, 혹시 그날 스케쥴에 따라 몇분 정도 변경될 수도 있구요;;
선정되신 분껜 받아보실 주소를 여쭤보기 위해 다시 알려드리도록 할께요.

많은 참여 부탁드리고 다음 아이템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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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발표!!!

첫 번째 이벤트 상품의 주인공은 페니웨이님으로 선정하였습니다~~~
그 동안 많은 이야기를 블로그를 통해 나누기도 하였고, 최근 제가 블루레이 PC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도움말씀 주신것도 있고해서
첫 번째 당첨자로 페니웨이님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신청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리구요, 너무 서운해 하지 마세요.
이번주 내로 시작될 두 번째 이벤트 상품은 아마 페니웨이님이 몹시도 부러워하실 만큼 더 좋은 아이템을 드리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

페니웨이님께는 개별적으로 블로그를 통해 연락드리고 발송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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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2007)

조니 뎁과 팀 버튼이 다시 한 영화에서 만나게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제작 초기부터 큰 기대를 갖게 했던 작품.
더군다나 '뮤지컬'이라니! 지난해를 거쳐 올해로 넘어오면서 근래 작품 중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였던
<스위니 토드>!! 큰 기대를 하게 되면 실망도 자주 하게 되는 편이지만, 결과적으로 <스위니 토드>는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킬 만큼 재미있는 영화였다.

일단 이 영화는 스티븐 손다임이 연출한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뮤지컬 영화이다.
국내에는 다른 뮤지컬작품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손다임의 이 뮤지컬은 토니상을 9개나 수상했을
정도로 상당히 유명한 작품이다. 팀 버튼은 이 원작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겨오면서 자신의 오랜 파트너인
음악감독 데니 앨프먼 대신 뮤지컬을 만든 스티븐 손다임과 호흡을 맞추게 된다. 이 조합은 어떤 면에서는
호불호가 가릴 수도 있는 부분인데, 데니 앨프먼이 참여하지 않아 팀 버튼 영화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신비스럽고 장난스런 특유의 음악은 들을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원작 뮤지컬의 곡들을 실제 만든 창작자가
영화화에 함께 하고 있다는 점에서 좀 더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된다(최근 브로드웨이 작품을
영화화한 <드림걸즈>의 경우에도 실제 뮤지컬 작품의 곡을 작업한 헨리 크리거가 영화에서도 음악을 맡은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이 영화가 뮤지컬과 호러가 결합된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예상하기로는 뮤지컬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왠걸, 대사의 비중보다 노래의 비중이 더 클 정도로, 즉 배우들이 대사 하는것 보다 노래하는
장면이 더 많을 정도로 완전한 뮤지컬 영화라고 봐도 전혀 손색이 없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뮤지컬 영화에는
극중인물이 '노래'하는 뮤지컬과 대사를 '노래'화해서 표현하는 뮤지컬이 있는데, 이 영화는 후자의 경우이다.
사실 후자의 경우 뮤지컬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은 어색함이나 쉽게 몰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곤 하는데, <스위니 토드>는 이런 면에서는 적어도 흡입력있는 연기와 연출로 이런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굳이 걱정해야 한다면, 언제 부턴가 코믹 배우로 알려져버린 조니 뎁을 상상하고 극장을 찾은
이들에게는 선혈이 낭자한 제법 잔인한 장면들에 깜짝 놀라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잔인한 장면에 대한 코멘트는 후반에 더 추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와서인지, 이 영화는 매우 고전적인 뮤지컬 기법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각각의 배우들이 서로 다른 자신의 입장을 노래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하나의 노래로
결합되는 구성이나 초반부에 인상을 주었던 테마가 후반부에 변주하여 다시 등장하는 설정등은
뮤지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구성 방식으로 영화화함에 있어서도 매우 효과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특히 아마도 영화 속에 등장하는 곡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고 아름다운 선율이 매력적인 곡
'조안나(Johanna)'는 사실 곡 스타일이 매우 뮤지컬스러운(무대에서 더욱 어울리는) 곡인데, 팀 버튼의
고풍스런 화폭 속에서도 매우 멋지게 표현이 된 것 같다(특히 후반부에 한 번 더 등장하는 '조안나'에서는
흡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Tonight'을 연상시키는 다중적인 구성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영화가 뮤지컬 적인 면에서 더욱 효과를 내는 장점은 바로 캐릭터의 구성을 들 수 있는데,
약간은 나이가 있는 주인공, 그리고 젊은 청년과 소녀를 막 벗어난 듯한 여인,
그리고 세월의 무게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여인과 변성기를 지나지 않은 보컬을 소유한
소년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연령대의 캐릭터들을 주요 인물로 배치하면서 매우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을
수록할 수 있게 되어, 곡 마다 다양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자연스런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특히 소년 캐릭터를
등장시키며 자칫 잔혹한 분위기로만 진행될 수 있는 영화에 신선함을 부여하고 있다.



사실 조니 뎁의 팬으로서 이 영화에서 그가 또 보여줄, 조니 뎁 만의 캐릭터가 가장 기대되었던 것이 사실이고,
결과적으로도 조니 뎁은 그 만이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캐릭터를 또 한번 만들어냈지만, <스위니 토드>에서
새삼스럽게 발견한 배우는 바로 헬레나 본햄 카터였다. 팀 버튼 감독의 배우자로서 그의 작품에서 특히
자주 만나볼 수 있었던 그녀는, 팀 버튼 감독 작품이 아니더라도 몇몇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긴
했었지만, 무언가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은 조연에 머무르는 일이 많았었다. <스위니 토드>는 제목과도 같이
'스위니 도트'의 영화이기도 하지만, 또한 러빗 부인(헬레나 본헴 카터)의 영화이기도 하다.
거의 조니 뎁과 동등할 정도의 비중을 갖고 있는 헬레나 본헴 카터는, 조니 뎁과 마찬가지로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고, 오랜 만에 아름답게 앵글에 비춰질 기회를(물론 퀭한 다크서클은 계속되지만 -_-;;)
잡은 듯 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 내용적인 것과 별개로 팀 버튼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자신의 아내가
노래하고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흐뭇해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나도 절로 흐뭇해지기도 했다^^
여튼 오랜만에 헬레나 본헴 카터의 연기를 긴 시간 관람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조니 뎁이라는 배우는 작품이 더 해지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확실히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캐릭터를 계속
생산해 내면서 동년배 남자 배우들과는 다른 아우라를 형성해 나가는 것 같다. <캐리비안의 해적>의
'잭 스페로우'가 너무 흥행을 하면서 코믹한 이미지가 최근 관객들에게 깊게 인식이 되어버린 탓에 팬으로서는
아주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는데, <스위니 토드>에서 그가 맡은 캐릭터는 복수를 꿈꾸는 잔혹한 캐릭터로서
오랜만에 그의 광기어린 눈빛을 볼 수 있었던 캐릭터였다.  조니 뎁의 노래 실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상태라
그의 이번 작품에서의 노래 장면을 보고 크게 놀라지는 않았으나, 작품의 특성한 기존 곡들처럼 노래하기 보다는
대사치듯 노래하는 장면에서 오히려 조니 뎁 만의 매력이 더 살지 않았나 싶다.



이 영화에는 앞서 설명한 두 배우 말고도 최근 해리포터 시리즈의 스네이프 교수로 더 익숙한 알란 릭맨과
웜 테일 역할의 티모시 스펠 또한 출연하고 있는데, 알란 릭맨은 확실히 이 고풍스럽고 어두운 분위기에
잘 어우리는 마스크와 보이스라는걸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티모시 스펠은 당시의 의상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지만, 자칫 <마법에 걸린 사랑>에서도 그렇고 일종의 '시종'역할로 계속 출연하면서 이런 이미지가 너무
굳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이젠 영화에서 그가 출연하면 '이번엔 또 누구의 시종일까'하는 생각이
절로 드니 말이다;;).

이 영화는 뮤지컬 적인 요소만 빼면 매우 잔혹하고 잔인한 영화이다.
영화의 색체도 거의 흑백 영화에 가까울 정도로 색이 한참 빠진 색감을 영화내내 보여주고 있으며,
낮 장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내내 어두운 배경과 분위기로 구성되어 있다. 극장에서 보는 중에도 생각보다
더 잔인한 장면들에 사뭇 놀라기도 했는데, 물론 팀 버튼 감독은 몇몇 장면에서 그 만의 색깔로 잔혹한 장면들도
인상적인 영상으로 그리기도 하지만, 일부 장면에서는 심장이 약한 분들은 눈을 질끈 감을 정도로 잔인한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잔인한 장면과 분위기를 상당 부분 희석시켜주는 것이 바로 뮤지컬이며,
반대로 이 영화가 뮤지컬 영화가 아니라 일반 극 영화였다면 상당히 더 잔인한 영화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



결론적으로 마지막에 가서는 제법 충격적인 반전적인 요소도 갖추고 있고,
뮤지컬 장르에 큰 거부감만 없다면,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잔인한 장면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면
이들이 만든 이 평범하지 않은 작품을 100%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팀 버튼 만의 상상력이 풍분한 유머러스한 장면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유머를 섞어서 극의 리듬감을 주기보다는
노래로서 풀어내고 있으며, 거의 무대 뮤지컬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곡들로 이루워진 작품이었다.
뮤지컬 영화의 팬으로서, 이 장르에서 조니 뎁을 만날 수 있었다는 반가움과 팀 버튼의 능력을 새삼 깨닫게 한
작품이었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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