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월드, 그 솔직함을 넘어선 순수의 세계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서는 언제부턴가 그 만의 확실한 세계관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초기작들에서도 그 만의 독특한 영화적 시각은 느낄 수 있었지만 최근 작에 오면서 그의 작품은 분명 방향성이 조금 달라지기 시작했고, 더 구체화되고 노골적으로 표현되기 시작했다. 그런 홍상수를 조금씩 느끼게 된 것은 '극장전'과 '해변의 여인'부터였고, 2008년 작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 와서는 앞서 말한 것처럼 좀 더 노골적이 되었다. 홍상수 감독의 최근작을 인상 깊게 본 이들이라면 모두들 알 수 있겠지만 이 '노골적'이라는 표현은 결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부정적인 느낌의 단어로도 그 의미를 희석시키기 어려울 정도의 순수함 그 자체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할 수 있겠다.





홍상수 영화를 논하면서 많은 이들이 '속물 근성'을 이야기하는데, 사실 나도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보았을 때는 이런 논리에 동의 했었으나 '하하하'를 보고 나서는 이것이 단순히 '그래, 너도 나도 모두 속물이다'라는 것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더 높은 차원의 이야기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영화는 두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두 남자는 각각 통영에 다녀온 추억이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고는 각각 자신의 이야기를 술 한잔에 실어 나누기로 한다 (나중에 들었던 생각이지만 이 설정은 은근히 무협지 속의 인물들의 그것과 닮아있다). 그렇게 두 남자는 서로 만이 겹쳐지지 않은 두 가지 이야기(하지만 하나의 이야기)를 서로에게 들려준다. 이 두 남자의 이야기가 서로 겹쳐진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관객들뿐이다 (영화의 마지막 왕성옥이 이 일부분을 알게 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일부분이다).




'하하하'를 보면서 시종일관 느껴졌던 주제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 대한 대화들이었다. 이 영화의 제목을 그의 전작 '잘 알지도 못하면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 작품은 아는 것에 대한 물음과 주장을 끊임없이 펼치고 있다. 각각의 인물들의 대화를 살펴보면 단 한 시퀀스도 이 주제를 다루지 않은 대화가 없을 정도로, 영화 속 인물들의 대화는 서로가 알고 있는 것, 내가 알고 있는 것 그리고 궁극적으로 무엇이 안다는 것인가에 대한 선문답으로 이뤄져 있다. 영화는 끊임없이 묻는다. '당신이 뭘 알아요?' '이걸 안다고 할 수 있어?'

이런 '알고 모르는 문제'는 영화가 택하고 있는 구조로 더 선명히 드러난다. 영화는 두 남자의 하나인 동시에 두 개인 이야기로 진행되는데, 각자는 서로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잘 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관객에게 그대로 드러나듯 이들의 이야기는, 그러니까 이들이 각자 말하는 인물들과 관계의 이야기는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거짓이 많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즉 이들의 이야기는 안다고 하지만 모르는 이야기인 것이다. 하나의 인물을 두고 각자가 보는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것, 같은 대상을 두고도 말하는 화자에 따라 청자의 입장에서 '좋은 어머니'도 되었다가, '돈 많은 식당 주인'도 되는 것, '동굴 같은 곳'에서 '희망을 꿈꾸게 되는 집'도 되는 것이 이 영화가 말하는 알고 모름의 방식이다. 사실 여기까지는 그리 어려운 비유가 아니다. 그리고 특별한 방식도 아니다. 그런데 홍상수 감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물들의 속내를 겉보다도 더욱 진솔하게 드러낸다.




홍상수 월드의 인물들을 이야기하며 '속물 근성'을 들먹이게 되는 것은 바로 이 미칠듯한 진솔함 때문일 텐데, 사실 이런 솔직함을 그냥 '찌질함'으로 얼버무리기에는 정말 부족한 부분이 많다. '하하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정확히 얘기하자면 찌질 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솔직한 것뿐이다. 뭐랄까 우리가 일상에서 마음 속으로만 하는 이야기들을 모두들 겉으로 거침없이 이야기할 뿐이다. 이것은 분명 찌질 함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오히려 이것은 평소 우리가 얼마나 가식적인 관계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들기도 한다. 지나치리 싶을 정도의 솔직함은 (그런데 개인적으로 홍상수 영화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점은, 이런 솔직함 자체를 '지나치다'고 느끼는 것 자체가 영화가 의도하는 점이라는 것이다), 묘하게도 극 중 인물과 나를 완전히 겹치도록 만든다. 겉으로는 웃을지언정 그 안에서 나를 완벽하게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영화 속 인물들처럼 솔직하게 '저건 완전히 나다'라고 말하지는 못해도, 속으로는 '맞아, 나도 저런 적 있어'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이상하기만 한 듯한 영화에서 나를 보는 완벽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은 홍상수 영화가 갖는 가장 큰 미덕 중 하나라 하겠다.




이런 홍상수 월드에 대한 순수함의 경이로움은 영화를 보고 막 극장을 나왔을 때보다, 하루 지나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막걸리 한 잔 하며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더 깊어졌고, DVD리뷰를 위해 영화를 다시 보게 되면서 더 나아가게 되었다. 다시 만난 이들의 대화들은 그냥 단편적인 영화적 에피소드로 보아도 소소한 재미가 있는 것이지만, 좀 더 의미를 부여하자면 덜 성숙한 어린아이 같은 결핍이 가져온 순수함이 아니라, 어른이 범접하기 어려운 궁극의 순수함을 추구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 대사인 '전 좋은 것만 봅니다'라는 대사는 들으면 들을수록 그냥 넘길 수가 없는 대사가 될 수 밖에는 없다. 마치 코엔 형제의 최근작 '시리어스 맨'에서 그저 웃고 넘길 뻔했지만 작품을 가로지르는 가장 중요한 대사였던 '주차장을 봐'라는 어린 랍비의 말처럼, '전 좋은 것만 봅니다'라는 극중 김상경이 연기한 조문경의 한 마디는, '와, 홍상수 감독이 자신의 세계관을 이 정도까지 밀어붙이려 하는구나'라는 홍상수의 작가적 야심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사실 '하하하'에 대한 감회를 짧은 글 하나로 정리하기에는 너무 부족함이 따른다. 진짜 홍상수 월드 속 인물들처럼 (홍상수 월드의 인물들은 모두 주당이다) 대낮부터 나 한잔 너 한잔하며 이야기 꽃을 피워줘야 어느 정도 정리해볼 수 있을 정도다. 그런 면에서 지난 씨네21에 실렸던 홍상수와 정성일의 엄청난 분량의 대담은 이 작품과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었다. 여기서 홍상수는 줌(Zoom)을 일종의 영화적 리듬으로 사용한다는 인터뷰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확실히 '하하하'에 사용된 줌에서는 전작들보다 더한 리듬 감이 느껴진다. 그냥 인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정도가 아니라 영화의 전체적인 리듬을 살리는 효과를 내고 있다. 그리고 음악 역시 굉장히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홍상수 영화에 이렇게 음악이 많이 사용되었던가 싶을 정도다.




배우들의 연기는 또 어떤 가. 이제는 다른 설명 필요 없이 그냥 '홍상수'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인상을 짙게 풍기는 김상경은 말할 것도 없고(주책 떠는 그의 연기가 단순히 '주책'으로만 보이지 않고 진정이 느껴졌던 것은 오롯이 그의 몫이라 하겠다), 전작에 이어 또 다시 출연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는 유준상의 발견은 계속 되고 있으며(영화를 보고나니 흡사 한석규의 말투를 연상케 하는 그의 말투를 자꾸 따라 하게 된다), 예지원, 윤여정, 김강우, 김민선의 연기들도 잘 녹아 들고 있다. 앞선 두 사람이야 더 말할 것이 없지만, 김강우나 김민선의 경우는 홍상수 월드에 들어오게 되면서 연기자로서 발견할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평범한 동시에 가장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던 문소리의 연기가 무엇보다 압권이었다. 개인적으로 문소리가 출연한 작품들 가운데서 가장 인상적인 연기였다. ('오아시스' 같은 작품 보다 더!)


DVD Menu






DVD Review

누가 '하하하'같은 작품을 보면서 화질과 음질을 첫 번째 고려요소로 선택하겠냐 만은, 이런 작은 영화치고는 나쁘지 않은 화질과 5.1채널의 멀티 사운드를 수록하고 있다. 일단 화질 같은 경우는 보통 블루레이 시대의 DVD타이틀이라는 점과 영화가 화질의 우수성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가끔씩은 아쉬움이 솟아나는 작품들이 많았던 것을 떠올려 봤을 때, '하하하' DVD의 화질은 비교적 준수한 편이다. 물론 이 준수하다는 표현에는 극장에서 보았던 원본 소스와 비교했을 때 큰 손실이 없었다 라는 의미로 쓰였다.





사운드 역시 2.0채널만 지원했어도 전혀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았을 작품이었지만, 5.1채널을 지원하게 되어 앞서 이야기했던 음악을 통한 영화의 리듬감을 좀 더 효과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부가영상으로는 2분 분량의 예고편과 30초 짜리 스팟 만을 제공한다. 물론 이 작품의 제작 여건 상 DVD부가영상을 위한 소스들의 기획이나 제작이 쉽지 않았던 것도 이해하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다른 감독의 촬영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홍상수 감독 작품의 촬영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긴장감과 편안함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클립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런데 떠올려보니 우리가 본 영화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문득 든다.



[총평]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는 최근 개봉했던 '옥희의 영화'와 함께 우리 시대의 가장 주목할 만한 씨네 아티스트 중 한명인 작가 홍상수의 세계관을 주의 깊게 살펴볼 수 있었던 대담한 작품이었다. 특히나 한 번 볼 때보단 두 번 보았을 때, 그리고 문득 궁금해져 다시 보았을 때 또 다른 의미를 새길 수 있다는 의미에서 뜻 깊은 소장이 될 수 있겠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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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realfolkblues.co.kr 선정
2010 상반기 좋은 영화 결산


올 상반기에도 참 좋은 영화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라면 지난해에 비해 좀 더 작은 영화들을 많이 만나볼 기회가 적었다는 것인데, 하반기라도 부지런히 챙겨보도록 좀 더 노력해야겠네요. 지금까지는 결산을 할 때 항상 '베스트'라는 표현을 쓰곤 했는데, 뭐 개인적인 베스트라는 의미이니 크게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것 보다는 그냥 내가 좋았던 '좋은 영화'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그렇게 선정한 상반기 '좋은 영화' 들을 한번 짧게 되돌아보려고 합니다. 

(당연히 작품 간의 순위는 없으며 순서는 개봉 역순이며, 각각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해당 영화의 리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시네도키, 뉴욕 (Synecdoche, New York)
찰리 카우프만 감독

카우프만 없는 공드리를 걱정했던 것처럼, 공드리 없는 카우프만도 그 걱정의 정도는 조금 덜했으나 걱정했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결과는 대만족, 아니 대압도된 느낌이었습니다. 카우프만은 항상 인간 존재와 마음의 심연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본인이 감독을 맡게 된 이 작품에서는 드디어 그 심연의 끝까지 가보려 합니다. 영화란 무릇 이야기가 주는 감동도 있지만 본인만의 것으로 느껴질 때 더 큰 감동이 오기 마련인데, 카우프만의 심연에서 나를 발견하는 동시에 이 영화를 내 인생의 영화 중 한편으로 꼽을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사실 분석해볼 만한 거리가 참 많은 작품임에도, 완전히 카우프만의 세계에 공감한 탓에 굳이 분석할 필요성을 못느낄 정도였죠. 







(500)일의 썸머 ((500)Days of Summer)
마크 웹 감독

조이 데샤넬의 열혈팬이라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던 작품이긴 했지만, 그녀 이상의 무언가를 얻을 수 있었던 좋은 드라마였죠.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법한 일들을 진부하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내는 방식, 알콩달콩 하지만 현실적이고 씁쓸함과 희망을 동시에 주는 이 작품은, 몇 년간 본 로맨스 영화들 가운데 손꼽을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나의 '썸머'를 떠올리게도 했구요.






맨 온 와이어 (Man On Wire)
제임스 마쉬 감독

그냥 포스터에 이끌려 보게 되었던 '맨 온 와이어'는 다큐라서 주는 흥미로움과 다큐답지 않은 극적인 요소가 완벽하게 결합한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 자체가 주는 힘과 이를 그리는 방식의 진정성이 뒷받침 하는 가운데, 마지막 그 찰나의 순간의 경험은, 실제 이를 경험한 필리페 페티에 그것에는 절대 못미치겠지만 그래도 그 찰나를 스크린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아직도 생생하게 뇌리에 남았네요.






예언자 (Un Prophète)
자크 오디아르 감독

'예언자'는 오랜 만에 본 무게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전체적인 분위기나 범죄를 다루는 방식, 그 안에 캐릭터를 넣은 방식이 회색 빛이라 좋았죠. 특히 '과정'을 그린 좋은 텍스트라고 생각되네요. 제목이 주는 강렬함, 그리고 그로 인해 유추할 수 있었던 몇 가지 것들도 이야기거리가 되었었고. 한 번쯤 다시 보아도 좋을 것 같네요.






인 디 에어 (Up in the Air)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

올 상반기 극장에서 본 작품들 가운데 취향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쉽게 권할 만한 좋은 작품을 꼽자면 제이슨 라이트먼의 '인 디 에어'를 첫 번째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주노'를 통해 평범하지만 진리를 그렸던 그답게, '인 디 에어'에서는 좀 더 깊은 삶의 얘기를 한 남자와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해하기 쉽게 그려냅니다. 조지 클루니라는 배우의 역량이 백분 발휘된 작품이었죠. 






셔터 아일랜드 (Shutter Island)
마틴 스콜세지 감독

'셔터 아일랜드'는 올 상반기 가장 뜨거웠던 작품 중 하나였죠.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의 결말의 방향성의 여부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영화를 보고나서 이것저것 이야기해볼 것이 많은(그러고 싶게 만드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흥미로운 작품이었던 것 같네요. 디카프리오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스콜세지가 만든 미장센에 감탄했는데, 올 상반기 호불호가 가장 크게 갈렸던 '셔터 아일랜드'에 대한 저의 견해는 물론 '호' 입니다. 






시리어스 맨 (A Serious Man)
코엔 형제 감독

'파고'를 비롯한 코엔 형제의 예전 영화들도 물론 좋아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이후의 작품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에요. '번 애프터 리딩'도 좋았었는데, 이런 취향에 정점을 찍은 작품이 바로 '시리어스 맨'이었죠. 이 작품을 보면 볼 수록 '아, 진짜 코엔 형제는 천재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이렇게 삶이라는 것에 대해 유머와 진지함의 완벽히 조화를 이뤄가며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영화적 재미마저 주는 이들의 영화기술은, 날로 대단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많이 배웠던 작품이었어요.







공기인형 (空気人形)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사실 이 리스트에 추가할까 말까 끝까지 고민했던 작품 중 하나가 바로 '공기인형'이었는데, 돌이켜봤을 때 다른 작품들에 비해 남는 잔상이나 깊이는 덜했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세계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으로서 (그리고 팬으로서) 또 한번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어서 최종적으로 리스트에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이 주는 메시지보다는 오히려 그 '공기'가 더 매력적인 작품이었죠. 







킥 애스 (Kick-Ass)
매튜 본 감독

'힛 걸' 이라는 인기 캐릭터와 더불어 이를 연기한 클로 모렛츠를 일약 스타덤에 올린 작품 '킥 애스'. '다크 나이트' 이후 힘을 잃었던 (아니 겁먹었던) 히어로물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동시에, 기본적인 것에 매우 충실한 작품이기도 했죠. 웃어 넘길 수 없는 것과 그냥 웃어 넘겨도 괜찮은 것이 같은 것일 때에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흥미로운 작품이었던 것 같네요.







하하하
홍상수 감독

앞서 '시리어스 맨'을 이야기할 때 코엔 형제의 작품들에 대한 선호도와 비슷한데, 개인적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 역시 '잘알지도 못하면서'부터 훨씬 더 좋아진 경우에요. 사람들은 흔히 홍상수 영화를 이야기할 때 '먹물' '속물' 등의 표현을 쓰곤 하는데, 전 이것보다는 그 안에 홍상수 감독이 정말 얘기하려는 무엇, 그러니까 너무 순수해보여서 이게 맞나 싶을 정도의 것이 점점 확인된다는 점에서, 이제는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서 '동의'의 수준으로 발전된 것 같네요. 홍상수 월드의 공감대가 점점 확산되고 있어요~







시 (Poetry)
이창동 감독

21세기에 영화를 통해 시를 쓸 수 있는 감독은 과연 몇이나 될까요. 적어도 국내에서 이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내공을 갖고 있는 감독은 이창동 감독 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 사실 그의 대표작들로 꼽히는 '박하사탕' '오아시스'등은 너무 자극적이고 과한 느낌이 있어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시'를 보고나서는 '아, 이 사람 정말 차원이 다른 시를 쓰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현재까지 개인적으로 이창동 감독 작품 중 베스트는 단연 '시' 입니다.







드래곤 길들이기 (How To Train Your Dragon)
딘 드블루아, 크리스 샌더스 감독

드림웍스는 언제부턴가 '픽사'라는 라이벌 스튜디오의 그림자의 가려 이렇다할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했었는데 (물론 그 가운데 '쿵푸팬더' 같은 작품은 제외해야겠죠), '드래곤 길들이기'는 작품 자체도 좋지만 드림웍스가 드디어 자신들만의 방향성을 잡았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작품이겠죠. 사실 이 이야기는 매우 교훈적이고 단순하고 익숙한 구조인데, 픽사가 잘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거든요. 다 아는 얘기로 울리고 감동 받게 하는것. 드림웍스도 자신들 나름대로 이런 것을 터득한 것이죠.







2010년 하반기에도 좋은 영화 많이 만나시길 바랍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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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홍상수 감독의 작품 '하하하'를 보았다. 이 영화는 보기 전 부터 예고편을 보고서는 확 끌리게 되었는데, 그 중 가장 인상적인 대사는 극중 조문경(김상경)이 왕성옥(문소리)에게 건내었던 '전 좋은 것만 봅니다 (보려 합니다)' 라는 한 마디였다. 이 대사는 예고편에 등장한 또 하나의 명대사, '십니다'와 더불어 볼 때 절로 웃게 되는 한 마디 였는데, 영화를 볼 때부터 무언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이 대사는 결국, '우리 사람되기는 어려워도 괴물이 되진 말자' 라는 '생활의 발견'의 대사처럼, 보고나서 한참이나 뇌리를 맴도는 대사가 되었다.

그리하여 과연 '좋은 것만 봅니다'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홍상수의 '하하하' 속 인물들을 보면 허무맹랑할 정도로 순수하고 정직한 편이다. 리뷰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홍상수 월드의 인물들은 마치 내가 너고, 너가 내가 된양 자신의 속 마음을 여과하지 않고 그대로 이야기한다. 그 중 핵심의 대사는 역시 '좋은 것만 봅니다' 다. 누구는 좋은 것만 보고 싶지 않겠느냐만, 이걸 대놓고 서슴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그리 흔한 일, 흔한 관계에서 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다.

좋은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나쁜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영화를 보고 난 가르침에 따르자면, 이것조차 좋은 것만 보지 못한 부족함의 산물이다), 일반적인 경우는 이 나쁜 것 때문에 좋은 것에 대해 그 어떠한 자신도, 확신도 갖기 어려워진다. 그러니까 내가 '나는 앞으로 좋은 것만 보렵니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해도, 이 말을 뱉기전에는 '과연 이 사람이 이 말을 곡해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여 줄까' 혹은 '좋은 것만 보는 것은 좋지만, 굳이 내가 앞서서 주창하고 나서서 상처투성이가 되어야 할까'라는 두려움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극중 김상경이 저 대사를 읊었을 때 겉으로는 웃을 지언정, 속으로는 '저럴 수 있을까?'하는 생각과 함께 새삼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던 것이다.

현실은 어떤가 하니, 누군가가 '난 앞으로 좋은 것만 볼꺼에요' 라고 이야기한다면 '그래 너는 그래라'라고 믿지 못한다던지, 이런 걸 나쁜 쪽으로 이용하려 드는 것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왠만한 용기없이는 이런 순수한 주장을 펼치기가 어렵다. 그러니까 '전 좋은 것만 봅니다'라는 주장에 조건으로는 반드시 이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상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홍상수 월드의 인물들에게서는 이런 조건이 성립한다. 그래서 모두들 주저 없이 나와 너의 경계가 보이지 않을 만큼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하고 뒤끝을 남기지 않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하하하'를 보고 있으면 마냥 'hahaha' 웃기는 어렵다. 저럴 수 없는 현실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현실한탄만 하고 있다면 '하하하'를 보고 난 보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이런 세계와 인물, 인물들의 관계는 그저 웃으라고 재미있으라고만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닐터. 그 메시지를 읽어야 한다. 그렇다면 결국 다시 '좋은 것만 봅니다'로 돌아온다. 잘 생각해보자. 좋은 것만 보겠다던 극중 조문경에게는 '좋은 것만 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거의 없어보인다. 여기서 가능성을 엿보자면 누군가가 저렇게 두려움 없이 확신에 서서 이야기한다면 그 이야기에 한번 쯤은 귀를 기울여보게 된다. 그리고 '나도 한번 용기를 내어볼까?'하는 결심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저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저도 좋은 것만 봅니다!'라고 확신에 차 바로 이야기할 수는 없어도, '저도 좋은 것만 보려구요'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할 정도는 형성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이 영화의 진정한 메시지 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겁에 질려 좋은 것만 보려는 용기조차 내지 못한다면 결국 홍상수 월드와 같은 현실은 결코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두려움을 버리고 용기있게 '나는 좋은 것만 보려고 합니다. 당신도 함께 해요' 라고 얘기를 시작해야, 맘 속으론 그러고 싶었던 사람들도 하나씩 말을 꺼낼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홍상수의 '하하하'는 이런 세상에 던지는 용기의 북돋음인 것이다.

'자, 한번 봐봐. 이렇게 다들 천역덕스럽게 이야기해도 아무렇지 않잖아.'
'다 같이 좋은 것만 보는 거야. 이런 세상이 결코 판타지만은 아니라고'

라고 말이다.


2010.05.13 pm 6:37





하하하 (夏夏夏, 2010)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 대한 철학적 놀이


(참고로 이 글은 영화를 보고 나서 하루를 훌쩍 넘기고도 그 여파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막걸리 한 잔을 건하게 걸치고 나서 작성하는 글 임을 밝힌다. 본래 술을 마시고 쓰는 글은 매번 위험하지만, 이번 '하하하' 리뷰 만큼은 이래야만 할 것 같았다)

그랬다. 일단 이것저것 복잡한 것을 떠나서 홍상수 감독의 열번째 장편 영화 '하하하'는 나에게 있어 술을 부르는 영화였다. 참고로 그의 전작 '잘알지도 못하면서'는 그해 본 영화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영화였지만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라는 슬픈 국환 때문에 차마 글을 남기지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나름 술 한잔을 더해가며 글을 가져가게 되었다. 최근 15주년 기념 버전으로 발행된 '씨네 21'이 특별히 홍상수 에디션을 내어놓은 것도 그렇고, 일반 대중들에게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홍상수가 대세라고 할 정도다. 사실 나는 예전 홍상수 영화에서는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한 편이었다. 특히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같은 작품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을 떠나서 별로 달갑지 않게까지 느껴졌던 작품이었다. 그랬던 홍상수를 다시 보게 된 것은 역시 '잘알지도 못하면서' 였다. 남들은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 이전과 이후의 홍상수가 확연히 달라보일 만큼, 인상적인 변화였고 가볍지만 더욱 생각할 거리는 많아진 움직임이었다. 그렇게 이전과는 다른 기대를 갖고 보게 된 '하하하'는 새로워진 홍상수 월드를 좀 더 견고하게 하는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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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영화를 논하면서 많은 이들이 '속물 근성'을 이야기하는데, 사실 나도 '잘알지도 못하면서'를 보았을 때는 이런 논리에 동의 했었으나 '하하하'를 보면서 이것이 단순히 '그래, 너도 나도 다 속물이다'라는 것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더 높은 차원의 이야기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영화는 두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두 남자는 각각 통영에 다녀온 추억이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고는 각각 자신의 이야기를 술 한잔에 실어 나누기로 한다(나중에 들었던 생각이지만 이 설정은 은근히 무협지 속의 인물들의 그것과 닮아있다). 그렇게 두 남자는 서로 만이 겹쳐지지 않은 두 가지 이야기(하지만 하나의 이야기)를 서로에게 들려준다. 이 두 남자의 이야기가 서로 겹쳐진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관객들 뿐이다(영화의 마지막 왕성옥이 이 일부분을 알게 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일부분이다). 

'하하하'를 보면서 시종일관 느껴졌던 주제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 대한 대화들이었다. 이 영화의 제목을 그의 전작 '잘알지도 못하면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 작품은 아는 것에 대한 물음과 주장을 끊임없이 펼치고 있다. 각각의 인물들의 대화를 살펴보면 단 한 시퀀스도 이 주제를 다루지 않은 대화가 없을 정도로, 영화 속 인물들의 대화는 서로가 알고 있는 것, 내가 알고 있는 것 그리고 궁극적으로 무엇이 안다는 것인가에 대한 선문답으로 이뤄져있다. 영화는 끊임없이 묻는다. '당신이 뭘 알아요?' '이걸 안다고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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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알고 모르는 문제'는 영화가 택하고 있는 구조로 더 선명히 드러난다. 영화는 두 남자의 하나이지만  두 개인 이야기로 진행되는데, 각자는 서로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잘 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관객에게 그대로 드러나듯 이들의 이야기는, 그러니까 이들이 각자 말하는 인물들과 관계의 이야기는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거짓이 많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즉 이들의 이야기는 안다고 하지만 모르는 이야기인 것이다. 하나의 인물을 두고 각자가 보는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것, 같은 대상을 두고도 말하는 화자에 따라 청자의 입장에서 '좋은 어머니'도 되었다가, '돈 많은 식당 주인'도 되는 것, '동굴 같은 곳'에서 '희망을 꿈꾸게 되는 집'도 되는 것이 이 영화가 말하는 알고 모름의 방식이다. 사실 여기까지는 그리 어려운 비유가 아니다. 그리고 특별한 방식도 아니다. 그런데 홍상수 감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물들의 속내를 겉보다도 더욱 진솔하게 드러낸다.

홍상수 월드의 인물들을 이야기하며 '속물'이내 뭐내 하는 것은 바로 이 미칠듯한 진솔함 때문일텐데, 사실 이런 솔직함을 그냥 '찌질함'으로 얼버무리기에는 정말 아쉬운 부분이 많다. '하하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정확히 얘기하자면 찌질한게 아니라 지극히 솔직한 것 뿐이다. 뭐랄까 우리가 일상에서 속으로만 하는 이야기들을 모두들 겉으로 거침없이 이야기할 뿐이다. 이것은 분명 찌질함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지나치리 싶을 정도의 솔직함은 (그런데 개인적으로 홍상수 영화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점은, 이런 솔직함 자체를 '지나치다'고 느끼는 것 자체가 영화가 의도하는 점이라는 것이다), 묘하게도 극 중 인물과 나를 완전히 겹치도록 만든다. 겉으로는 웃을 지언정 그 안에서 내가 완벽하게 보이기 때문에 영화 속 인물들처럼 솔직하게 '저건 완전히 나다'라고 말하지는 못해도, 속으로는 '맞아, 나도 저런 적 있어'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이상하기만 한 듯한 영화에서 나를 보는 완벽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은 홍상수 영화가 갖는 가장 큰 미덕 중 하나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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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하하하'에 대한 감회를 짧은 글 하나로 정리하기에는 너무 부족함이 따른다. 진짜 홍상수 월드 속 인물들처럼 (홍상수 월드의 인물들은 모두 주당이다) 대낮부터 나 한잔 너 한잔하며 이야기 꽃을 피워줘야 어느 정도 정리해볼 수 있을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이 어설프게 남아버린 글에서 더 본격적인 것으로 나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아, 다시 영화적인 이야기로 돌아오려 한다. 이번 씨네 21에 실린 홍상수와 정성일의 엄청난 대담을 보면(아직도 못 본 이들이 있다면 웃돈을 주고서라도 지난 호를 반드시 소장해야 한다. 그 만큼 압도적인 컨텐츠가 실려있다), 홍상수는 줌을 사용하는 것이 일종의 리듬으로 사용한다고 했는데, 확실히 '하하하'에 사용된 줌에서는 리듬 감이 느껴진다. 그냥 인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정도가 아니라 영화의 전체적인 리듬을 살리는 효과를 내고 있다. 그리고 음악 역시 굉장히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홍상수 영화에 이렇게 음악이 많이 사용되었던가 싶을 정도로, 많은 음악이 인식되었다. 

배우들의 연기는 또 어떤가. 이제는 다른 설명 필요없이 그냥 '홍상수'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인상을 짙게 풍기는 김상경은 말할 것도 없고(주책 떠는 그의 연기가 단순히 '주책'으로만 보이지 않고 진정이 느껴졌던 것은 오롯이 그의 몫이라 하겠다), 전작에 이어 또 다시 출연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점점 만들어내고 있는 유준상의 발견은 계속 되고 있으며(영화를 보고나니 흡사 한석규의 말투를 연상케하는 그의 말투를 자꾸 따라하게 된다), 예지원, 윤여정, 김강우, 김민선의 연기들도 잘 녹아들고 있다. 앞선 두 사람이야 더 말할 것이 없지만, 김강우나 김민선의 경우는 홍상수 월드에 들어오게 되면서 발견할 거리를 제공한 듯 하다. 이순신 장군 역의 김영호도 인상적이었으며(리뷰를 하다보니 이 시퀀스에 대해서 아무 언급도 하지 못했는데, 작정하고 쓴다면 이 시퀀스만 가지고도 한 편의 글을 써야할지 모르겠다),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연기를 하고 있는 걸 알 수 있었던 문소리의 연기가 무엇보다 압권이었다. 개인적으로 문소리가 출연한 작품들 가운데서 가장 인상적인 그녀의 연기였던 것 같다('오아시스' 보다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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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이 없는 듯 했던 전작들과는 다르게 완벽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번 영화 '하하하'. '잘알지도 못하면서'와 마찬가지로 인물 하나하나의 대사를 곱씹어 볼 수록 그 속에서 나와 너를 발견하게 되는 아름다운 대사들. 이제는 홍상수 월드에 완벽히 적응한 페르소나들과 이제막 세계에 입성한 신예들의 신선함이 돋보이는 연기. 그리고 무엇보다 홍상수. 내게 있어 '하하하'는 참 재밌고, 참 의미있고, 참 깊은 영화였다.


1. 리뷰를 그저 '하하하하하하하하'라고 써보고도 싶었지만 차마 용기가...
2. 개인적으로는 몇 년 전 영화 속 배경이 된 통영에 다녀온지라 살짝 남다르더군요. 나폴리 모텔에서 잘 뻔도 했었구요.
3. 서두에 밝혔듯이 술을 부르는 이 영화 때문에, 아래의 그림 처럼 순대에 막걸리 한잔하고 쓰는 글입니다. 영화 속 처럼 '막걸리에 도토리묵', '순대에 소주'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영화 분위기가 나더군요 ㅎ




4. 재미있어요. 또 보고 싶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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