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게리온 : Q (ヱヴァンゲリヲン新劇場版:Q Evangelion: 3.0 You Can (Not) Redo, 2012)

종극을 앞두고 다시 처음에 선 신지



지난 해 국내 개봉을 못 참고 먼저 일본에 가서 보고 온 '에반게리온 : Q'를 국내 개봉 전에 두 번 더 보게 되었다. '에반게리온 : 파 (破)'의 충격을 안고 살아오기를 약 3년. 과연 그 이후 이들은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파'는 그 이야기만 꺼내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엄청난 전율을 안겨준 작품이었는데, 드디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나기사 카오루의 이야기와 그 다음을 가늠하기 어려운 신지와 레이의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 될 지를 기다릴 수 없어 일본으로 먼저 갈 수 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 국내 개봉으로 100%의 내용을 확인하게 된 'Q'는 뭐랄까, 신극장판의 첫 작품인 '에반게리온 : 서 (序)'와 조금 닮아 있었다. 구성 상으로 말이다. '서'는 '파'를 위한 좋은 준비 과정이었고 신극장판의 시작으로 나쁘지 않은 작품이었으며, 그 어떤 작품보다 싱크로율을 주의 깊게 다룰 수 밖에는 없는 성격의 작품이었다. 이번 'Q'를 보며 '서'를 떠올린 것은 그 때문이다. 'Q'는 신극장판의 마지막 작품인 ':ll '를 준비하는 과정의 작품이자 또 한 번 싱크로율, 즉 마음과 마음을 맞춰가는 과정에 집중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하긴 따지고 보면 에바는 항상 그랬다. 가장 중요한 건 언제나 '마음' 이었다.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Khara. All rights reserved


'파'의 마지막 장면은 신지가 드디어 자신을 끝까지 밀어 붙여서 레이를 구해내는 데에 전력을 쏟아, 그 결과 서드 임팩트가 발생하는 것이었다. 'Q'는 그 이후 14년의 시간이 지난 뒤 다시 깨어난 신지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즉, 관객은 그 14년 동안의 이야기를 신지와 마찬가지로 주변 인물들에 의해 전해 들을 수 밖에는 없다. 여기서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아이러니 (혹은 갈등 구조)가 시작되는데, 그 동안 항상 두렵고 용기가 없어서 한 발 물러서기만 했던 신지가 처음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데로, 자신이 좋은 그대로 실행한 것이 레이를 끝까지 구해내려 한 것이었는데, 바로 이 행동이 많은 사람들이 막고자 했던 서드 임팩트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야기 내내 문제(?)로 지적되었던 (난 신지를 두고 찌질 하다고 하는 것에 단 한 번도 동의한 적이 없기에) 신지의 우유부단함과 용기 부족이 해결되는 순간, 가장 큰 인류의 재앙이 발생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대립하는 관계는 후에도 등장하는데, 이것은 이전 TV시리즈에서는 없었던 새로운 갈등 구조로서 어쩌면 이미 스스로를 이겨내는 정말 힘겨운 과정을 겪었던 이카리 신지에게는 더 큰 시련이 아닐 수 없겠다.



ⓒ Khara. All rights reserved


'Q'에 등장하는 신지는 분명 각성한 신지다. 즉, '파' 이전에 신지와는 확연히 다른 신지라는 얘기다. 만약 이전의 신지였다면 'Q'에는 신지가 멘붕에 빠져 러닝 타임 내내 자신의 마음을 안으로 안으로 갉아 먹을 만한 사건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서드 임팩트와 동시에 스스로 각성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제 3의 소년 신지는, 이런 일들로 이전처럼 한 없는 림보에 빠지지 않는다. 잠시 충격을 받을 뿐이다. 그리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좋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비교적 빠르게 실행에 옮긴다. 이런 신지에게 이번 이야기에서 가장 큰 도움이자 위로가 되는 존재는 바로 카오루다.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이러한 역할(신지를 위한)로 규정하고 있는 카오루 답게, 이번 작품에서 카오루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만약 신지가 14년이 지난 뒤 네르프가 아닌 미사토와 아스카가 있는 뷜레에 남았더라면 이 보다 더 큰 정신적 혼란을 겪었을 것이다. 하지만 신지는 또 다른 레이라 불리 우는 이로 인해 네르프로 오게 되었고, 그를 기다리던 카오루와 만나게 된다.


신지와 카오루의 만남에서 '에반게리온'의 가장 큰 테마이자 사실상 단 하나의 테마인 마음과 마음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신극장판 '서'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카오루와 신지의 피아노 연습 장면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연습 이라기 보단 그냥 연주 정도겠지만) 흡사 신지와 아스카의 싱크로율 테스트 과정을 보는 듯 하다. 그리고 여기서 'Q'는 마치 기존 TV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스타일의 편집과 영상을 보여준다. 마치 실사와 이미지가 교차되는 듯한 분위기의 장면 말이다. 그리고 이 과정 중의 카오루와 신지의 대사는 그야말로 핵심을 꿰뚫고 있다. 이는 TV시리즈에서 내내 다루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연주를 한다는 것, 연주를 잘 한다는 것에 빗대어 카오루는 다시 한 번 각성한 신지를 일깨운다.



ⓒ Khara. All rights reserved


그런데 여기서 앞서 언급한 갈등 지점이 다시 등장한다. 모든 것이 잘 될 것만 같았던, 그러니까 나만 잘하면 나도 좋고 세상도 구하고 다 좋을 것만 같았던 행동이 문제가 되고 만다. 그 과정 속에서 아스카와 미사토로 대표 되는 뷜레와 원치 않는 싸움을 해야 하고, 신지와 마음을 나눈 유일한 친구인 카오루는 신지가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고 만다. 신지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보다 더 큰 충격과 고난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 동안 스스로도 답답했던 자아를 이겨내고 드디어 레이를 구해냈다고 생각했는데 레이는 있지만 구해낸 것 같지는 않고, 1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자신이 알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이 되어 여기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동료들을 냉정한 적으로 만나야 했으며, 그 사이 유일하게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인 카오루를 만나게 되었는데 이마저도 자신이 보는 앞에서 죽음을 맞게 되었으니 이 보다 더 가혹한 운명이 어디 있으랴. 신지 입장에서만 보면 포스 임팩트의 발발보다도 카오루의 죽음이 더 큰 사건일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충격은 고스란히 이후의 얼빠진 표정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 Khara. All rights reserved


'파'도 그러했지만 'Q'에서 레이는 존재하지 않고 아스카 역시 비중이 줄게 되면서 온전히 신지 중심의 이야기가 되었다. 각각의 갈등과 스토리가 있었던 TV시리즈와는 확연히 다른 구조다. 이전에는 신지는 물론이고, 레이, 아스카, 카오루, 미사토, 겐도 심지어 카지까지 자신 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었는데, 신극장판에서는 특히 'Q'에서는 완전한 신지 중심의 이야기만 남게 되었다. 이것은 여러가지로 해석해 볼 수 있을 텐데, 이미 TV시리즈를 감상한 팬들에게는 더 이상 각자의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캐릭터의 성립이 충분하기 때문이며, 기존 팬들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과도 함께하고자 했던 신극장판의 목적 성에 부합하는 구조이자, 극장판이라는 포맷의 한계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모든 요소들을 재쳐 두더라도 결국 신극장판으로 에반게리온이라는 이야기를 마무리하려는 것이라면 신지의 이야기로 집중하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사골게리온이 다음 편 극장판을 마지막으로 끝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 'Q'에서의 신지는 또 한 번 가혹한 롤러코스터에 놓이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이 장면은 완벽하게 루프설을 떠올리게 만든다) 다시 한 번 아스카의 손에 이끌려 길을 떠나게 되는 신지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모든 것을 잃은 상태에서도 다시 몸을 일으켜 나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신지의 운명이 말이다. 그저 행복하기만 하면 되었던 (하지만 그것이 너무 나도 힘겨웠던) 이전과 신극장판의 신지의 운명은 이렇게 다르다. 신극장판에서 신지의 운명은 좀 더 자신의 운명 그 이상의 것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즉, '에반게리온'의 중요한 테마인 '관계'를 맺는다는 것 때문이다.



ⓒ Khara. All rights reserved


마지막 편에 가서 신지의 운명을 어떻게 가져갈지 혹은 어떤 방식으로 행복이라는 가치를 선사할 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에 앞서 아무리 생각해도 신지의 운명은 너무 도 가혹하다. 결국 안노 히데아키가 신지라는 자아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이 모든 소년, 소녀들이 어른이 되어 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면 정말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을 정도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신극장판에서도 어른이 될 수 없는 혹은 되지 않는 소년, 소녀들을 등장 시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14년 동안 잠들어 있어 세월을 빗겨나간 신지, 에바의 저주에 걸려 역시 나이를 먹지 않은 아스카, 복제를 통해 영원한 소녀로만 존재하는 레이, 그리고 역시 소년으로만 존재하는 카오루와 소년, 소녀 이후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는 토우지를 비롯한 같은 반 친구들까지.



ⓒ Khara. All rights reserved


마지막으로 '인류보완계획'을 비롯해 수많은 이른바 떡밥을 풀어놓았던 '에반게리온'은 이번 'Q'에서도 어느 정도 그런 여지를 남겨 두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신극장판의 존재 자체가 떡밥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루프설 등) 신극장판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좀 더 단순하고 기본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떡밥에 대한 풀이를 전혀 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의미가 있도록 그 본질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이 신극장판이고, 이는 신작이 거듭될 수록 그렇다는 생각이다. 혹자들은 TV시리즈에서 잔뜩 풀어놓았던 떡밥들을 신극장판이 해소 시켜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히려 의혹만 가중 시키거나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이 없어 아쉬워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신극장판에서 안노 히데아키는 여기에 별로 관심이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리고 그 점이 전혀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아쉽기 보다는 마음에 드는 쪽에 가깝다.


'에반게리온' TV시리즈와 극장판, 신극장판을 여러 번 보았지만 볼 때마다 느끼는 건 결국 이 이야기는 미스테리나, 복잡한 설정과 떡밥들의 풀이 (물론 그것으로 유명해졌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가 중요한 작품이 아니라 AT필드로 표현되기도 하는 마음과 마음,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 대한 깊은 성찰이 중요한 작품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흔히 들 말하는 신지의 '찌질함'은 어디서 오는가? 왜 수도 없이 본인에게 질문하고 답하기를 반복하고, 혹은 답을 찾지 못해 괴로워 하는가? 내가 타인과의 관계를 맺으면서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인가? 그렇다면 행복이란 무엇인가?


이렇듯 '에반게리온'을 두고 누군가 정신 착란이라고 했던 것처럼 이러한 질문을 멈추지 않고 그 끝까지 가보려는 시도에서 시작된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과정은 깊어질 수록 가혹하고 아프기 마련이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과연 안노가 이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 지으려고 하는지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든다. 이미 안노 히데아키 만의 것이라고 할 수 없게 되어버린 '에반게리온'의 이야기를 다음 작품에서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에반게리온 : Q'는 '에반게리온 :ll '를 준비하는 하나의 과정 같은 영화였다. 어쩌면 '에반게리온 :ll '는 맨 처음으로 돌아갈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 Khara. All rights reserved


'에반게리온 : Q'는 아무래도 신극장판 마지막 편이 나온 뒤에야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기다림이 있다는 것 자체를 그리워 할 수년 뒤를 미리 떠올려 보며 천천히 기다려 보련다.



1. 처음 'Q'를 보면 '파'가 보고 싶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서'가 더 보고 싶어지더군요. 아예 '서'부터 쭉 다시 봐야겠어요.


2. 전 카오루와 신지의 므흣한 관계가 남남이라는 성별로만 규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고는 생각하지만 (그냥 존재와 존재로서), 그렇다 하더라도 카오루의 표정과 말투, 몸짓 하나 하나는 움찔 움찔 하게 만들더군요. 인정!


3. 다시 말하지만 '에반게리온 : Q'는 극장 상영에 최적화 된 작품입니다. 시네마스코프의 영상은 집에서는 그 만족감을 재현하기 어려워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khara 있습니다.


 



ⓒ  khara
. All rights reserved


에반게리온 : Q
3월 30일 오후 3시 EVA BLUE DAY 개최!



국내 개봉 예정인 '에반게리온 : Q'와 관련하여 전해드릴 두 번째 소식은 'EVA BLUE DAY' 입니다.
기존에 일본에서도 비슷한 이벤트가 있었었는데, 개봉 이전에 팬들을 일정 장소에 모이게 해 그 곳에서만 공개하는 특별 영상을 보여주는 형태이며, 이번 EVA BLUE DAY에서는 여기에 포스터까지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기존 예고편 등을 통해 국내에 공개되지 않았던 미공개 특별영상 (10분 분량)이 이 자리에서 처음 공개될 예정이며, 아마도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실 국내 개봉일도 이 날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  khara. All rights reserved



신지와 카오루가 등장하고 있는 포스터가 탐나시는 분들은 (과연 탐나지 않는 이가 있을까 ㅠㅠ), 집에 있는 파란색 아이템을 뭐라도 가지고 3월 30일 (토) 오후 3시에 코엑스 메가박스로 오시면 최초 공개 영상과 함께 포스터도 득템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  khara. All rights reserved


저도 포스터 득템하러 파란색 아이템 들고 코엑스 가야겠네요 ㅎㅎ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khara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쉬타카 입니다.


이렇게 갑자기(?) 존댓말로 인사 드리는 이유는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시는 분들께 한 가지 소식을 전하고자 입니다. 아마도 평소 제 블로그 글을 읽어주시던 독자 분들은 대부분 좋아하시는 작품일텐데요,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바로 '에반게리온 : Q' 국내 개봉과 관련한 소식입니다.


이미 기본적인 개봉 소식은 접하셨을텐데요, '에바 Q'와 관련하여 제가 부족하지만 명예홍보위원단으로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v



http://evangelion-q.co.kr/pop01.html


뭐 저야 에바 하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사람이니까 홍보위원단으로 선정되지 않아도 열심히 했겠지만 (훗..) 이렇게 공식적으로 홛동하게 되었으니 좀 더 기존의 리뷰 방식이 아닌 정보 형태의 소개나 미리 접할 수 있는 소식들도 제 블로그를 통해 포스팅을 할 예정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이미 국내 개봉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지난 12월에 일본에 가서 '에반게리온 : Q'를 보고 왔었는데요, 그 동안 에바 Q에 대해 더 많은 분들과 얘기하고 싶어 근질근질 했었는데 이제 슬슬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저도 기대가 됩니다.




일본 현지에서 본 에반게리온 : Q (스포일러 없음)

http://www.realfolkblues.co.kr/1731



앞으로 제 블로그를 통해 곧 개봉할 '에반게리온 : Q' 관련한 소식은 물론, 기존 에바 시리즈에 대한 총체적인 이야기들까지 조금씩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더불어 국내 개봉에 맞춰 진행되는 공식 이벤트들과 시사회 초대 같은 이벤트들도 소개해 드리거나 직접 진행도 될 예정이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저는 어제도 2박 3일 일정으로 도쿄에 다녀왔었는데, 에바 관련한 아이템들을 또 여럿 질렀습니다.... 이건 나중에 별도로 소개할께요 ㅎ


마지막으로 기존에 제가 썼던 에바 관련 글들 소개하면 마칩니다.

앞으로도 기대해주세요~


(각 글의 제목을 클릭하면 본문으로 연결됩니다~)


에반게리온 해독 _ 에바 팬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만한 책

2010 일본여행 #3 _ 진짜 에반게리온을 만나다

에반게리온 : 파 - 블루레이 오픈 케이스

내 책상위의 AT필드 (에반게리온 초호기 피규어 오픈케이스)

에반게리온:파 (破) _ 전율의 미완성

에반게리온 서(序)와 파(破) 사이에 숨은 그림 찾기 (+프리미엄 시사회 스케치)

에반게리온 포토북3종 + 초호기 피규어 살짝 인증샷

에반게리온: 서(序) (Evangelion:1.0 - You Are (Not) Alone)

왜? - part 1 _ 신세기 에반게리온 (Neon Genesis Evangelion)

왜? - part 2 _ 신세기 에반게리온 - 단어연구 (EVA Lexicon)

왜? - part 3 _ 신세기 에반게리온 - 사도 (司徒)

왜? - part 4 _ 신세기 에반게리온 - 이카리 신지 (碇シンジ)

왜? - part 5 _ 신세기 에반게리온 - 아야나미 레이 (綾波レ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일본 현지에서 본 에반게리온 : Q

(스포일러 없음)



벌써 열흘 정도가 지났네요. 지난 12월 15일, 1박 2일의 짧은 일정으로 오사카를 다녀왔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바로 국내 개봉 일정이 희미하기만 한 '에반게리온 : Q'를 보기 위함이었죠. '에반게리온'은 많은 이들에게 그러하겠지만 저에게도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고, 그 가공할 파급력은 신 극장판에 들어서면서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죠. 어쨋든 국내에는 기존 수입했던 제작사가 문을 닫는 바람에 개봉이 원활하지 않게 되었고, 개인적으로도 여기저기 알아본 결과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개봉 여부와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태라, 더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서 과감하게 일본으로 오사카로 직접 날아가게 되었죠. 뭐 결론적으로는 절대 후회스럽지 않은 여행이었습니다. 에반게리온 : Q를 본 것만으로도 말이죠. 에바 팬이라면 아마 이해하실 거에요.




(저 멀리 보이는 대전차와 도호 시네마즈 우메다)


일본에 가기 전 국내에서 미리 3일 전에 도호 시네마즈 (TOHO CINEMAS)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를 할 수 있었는데, 미리 명당 자리를 선점해서 당일에도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개봉한 지가 좀 지난 뒤에 방문한 터라 조금은 한산한 모습이었는데, 좌석을 앞에 아무도 없는 (앞과 뒤가 나뉘어진 구조에서 뒤에 맨 앞 좌석) 곳으로 선택한 건 정말 신의 한 수 였어요. 제가 방문한 도호 시네마즈 우메다의 3관은 좌석 간의 경사가 거의 없어서 앞 사람에 따라 시청 환경이 좌우될 수 있는 구조였는데, 다행히 앞에 아무도 없는 좌석을 선택해서 시원하게 관람할 수 있었죠. 영화 예매 시스템은 국내랑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이라서 일본어를 잘 몰라도 대충 감으로 할 수 있는 수준이었어요.






도호 시네마즈 우메다의 내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다양한 관련 상품들을 파는 곳이 있고, 무인 발권기를 지나 콜라, 팝콘 등을 구매할 수 있는 매점이 있습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극장 안에 당췌 앉아있을 곳이 없더군요. 딱 두 군데인가 있었는데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만 있었다면 치열하게 경쟁했을 거에요. 뭐 저도 우리나라 사람이라 틈을 노려 간달프 대형 POP앞 좌석에 앉을 수 있었지만, 정말 좌석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거의 없더군요. 계단 같은 곳에 여기저기 걸터 앉아 있기도 하고.






참고로 이번 일본 여행의 목적엔 '에바 Q' 관람과 더불어 관련 아이템도 조금 구매하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그 중 첫 번째로 노렸던 것이 바로 팜플렛이었죠. 국내와는 달리 일본에서는 이런 팜플렛 형태의 화보집을 종종 만나볼 수 있는데, 에바 Q의 경우도 '거신병 도쿄에 나타나다' 팜플렛과 (800엔) '에반게리온 : Q - 기록집' (1500엔)을 각각 판매하고 있어 둘 다 사고 싶었지만 눈물을 머금고 1500엔짜리 기록집만 구매를 했습니다.


참고로 위의 사진들은 우메다가 아니라 도호 시네마즈 난바의 모습인데, 숙소가 난바 쪽에 있어서 여기도 일부러 더 들렸거든요. 바로 저런 아이템들 때문이었는데, 확실히 우메다에서는 팔지 않는 아이템들이 제법 있더군요. 신지와 카오루가 등을 대고 있는 저 3D포스터는 마지막 날까지 살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역시나 샀었어야 했다는 결론이 ㅠㅠ






우메다에는 위의 사진과 같은 에바 Q 카드 뽑기(?)가 있었는데, 저 중간에 아담이 나와있는 카드가 나왔어요 --; 그래서 실망할 뻔 했으나 렌티큘러 방식의 카드 다른 면에는 다행히 카오루가 ^^;





그리하야 드디어 보게 된 '에반게리온 : Q'. 진짜 티켓 끊고 입장해서 앉아있는데 얼마나 두근거리던지. 참고로 이번 에바 Q는 상영 전에 짧은 단편인 '거신병 도쿄에 나타나다'가 먼저 상영되는데, 이 작품은 에반게리온 : Q와 상당히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작품으로 본격적인 상영에 앞서 환기되는 측면은 있더군요.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실사와 결합된 결과물이 역시나 이질감이 느껴지더군요. 일본의 전형적인 특촬물의 느낌이 나는데, 메시지는 느껴졌으나 퀄리티 측면에서 조금은 몰입이 깨지는 부분이 없지 않았어요.



ⓒ Khara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에반게리온 신 극장판 : Q'는 원래도 일본어를 잘 못해서 100%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스포없는 리뷰를 쓰려고 했었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스포없이 쓰는 것 밖에는 할 수가 없을 것 같더군요. 왜냐하면 무엇을 얘기하던 스포가 되는 구조라 아예 언급을 하거나 전부 다 이야기하거나 해야하는 경우였거든요. 어쨋든 끝까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볼 정도로 몰입도와 스케일이 대단한 작품이었어요. 전편보다 우울함은 더해졌고, 많은 떡밥들이 제법 진전하며 개인적으로는 Q로 인해 루프설에 좀 더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카오루가 비중이 많아져서 좋았고 (하긴 그 동안은 비중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도 아니었죠), 기존 에바 TV시리즈의 팬들이라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장면들이 여럿 반복 혹은 진화하기도 합니다.




ⓒ Khara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내용을 떠나서도 '에반게리온 : Q'는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할 이유가 충분한 스케일의 작품이었어요. 2.35:1 화면비의 스크린을 가득 채운 시원한 스케일과 사운드는 내용만큼이나 만족스러운 체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럴리는 없을 것이라고 간절히 바래봅니다만, 만약 국내 극장 개봉의 기회를 놓친다면 이건 정말 2013년 가장 안타까운 일이 될 거에요. 다시 말하지만 '에반게리온 : Q'는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할 영화입니다.


정말 또 보고 싶네요.

(또 갔다 올까, 이러다 가산 탕진 ㅠㅠ)



1. 그리도 기다리던 에바는 보고 왔으나 주변에 모두 못본 분들 밖에는 없으니 얘기할 데가 없어서 답답하기는 하네요 ㅎㅎ 배부른 소리죠;;;


2. 우타다 히카루의 테마곡은 그 이후로 매일 한 번씩은 듣고 있어요.


3. 마리 목소리 연기를 맡은 사람이 사카모토 마아야 군요! 이제 알았네요;;


4. 다시 한 번 하루빨리 국내 정식 개봉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Khara Corporation 에 있습니다.


 





에반게리온 해독 (完本エヴァンゲリオン 解讀)

에바 팬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



몇 달 전 아주 우연한 기회에 스치듯 이 뻘건 표지의 책을 발견하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뭐 어차피 덕후라 알게 되었을런지는 몰라도 '에반게리온 해독'이라는 대문짝 만한 타이틀을 발견한 것은 다행이었다. 에반게리온이라면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작품(실사/애니/음악 포함) 중 하나인 동시에, 극장판인 '에반게리온 : 파'를 보고 나서는 '그래, 이 정도라면 누가 나를 오덕이라 불러도 좋아!'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AT필드를 송두리채 흔들어 버린 인상 깊은 작품이었다.



'에반게리온'에 빠지고 나서부터는 다른 작품들이 그렇듯이 자연스럽게 그 관련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해설집 혹은 또 다른 설 등을 담은 책들도 그 중 하나였다. 그런데 특히 애니메이션과 관련하여 감독론이나 작품론 등을 다룬 책들이 그렇지만 지독하게 취향을 타기 때문에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호불호가 갈리곤 했는데, 에바의 경우 그리 만족스러운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에바를 다뤘다는 이유 만으로 이 책은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간 읽어보았던 에바 관련 책들 가운데서는 가장 내 취향과 맞는 흥미롭고 감정적인 책이었다.




(책 리뷰인가 피규어 사진 소개 글인가;;;;)


개인적으로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들, 특히 에반게리온처럼 이야기를 끌어낼 만한 요소가 무궁무진한 작품일 경우 아쉬움을 남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이유는 이른바 '떡밥'이라 불리우는 설들을 설명하고 자신 만의 논리를 펼치는 것만으로도 1박2 일은 얘기할 수 있기 때문에 정작 작품 본연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사도는 도대체 왜 오는건지?' '세컨드 임팩트가 갖는 의의는 뭔지' '인류보완계획이 뿌린 떡밥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에바 등장인물들의 이름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은 무엇인지' 등등에 대한 이야기들도 흥미롭고 궁금해지는 점들이지만, 에바에 대한 책들이 대부분 이렇다보니 내가 처음 아니 지금도 에바를 볼 때마다 두근거리며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다잡게 되는 부분들에 대한 내용들을 다룬 내용들이 간절하기도 했었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 '에반게리온 해독'은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물론 이 책에서도 에바 팬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고 혹할 만한 저자 만의 설득력있는 설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그 중 몇 가지는 '그래 내 생각과 맞아!'라고 120% 동의하게 되는 주장들도 있었고, 반면 살짝 고개를 갸우뚱 하게 하는 것들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키타무라 마사히로도 책 속에서 이야기하듯, 이런 주변 것들에만 집중하면 정작 에바가 갖고 있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놓쳐버리게 된다. 에반게리온이 지금과 같은 엄청난 세계관을 이루게 된데에는 물론 다양한 이유들이 있지만 분명 그 근본에는 소년들을 흔들어 놓았던 (누구에게도 쉽게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인간 본연의 고민과 아픔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바로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카오루 등장. '이번엔 꼭 널 행복하게 해주겠어';;;)


즉, 이 책은 떡밥을 다루더라도 바로 이 측면에 근거하여 다가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행동을 한 근본적 이유는 무엇일까? 라던지, 레이의 이 대사는 어떤 심리적인 변화를 표현하는 것인지, 여기서 신지의 변화 된 행동은 에반게리온이라는 작품이 던지는 주제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지? 등의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에반게리온이 가장 인상 깊은 작품으로 남게 된 이유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상처,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 용기, 두려움 등의 감정을 어쩌면 매우 직접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얼핏보면 에바는 상당히 어려운 말들로 도배하듯 둘러싸 회피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잘 살펴보면 그 어떤 작품보다도 과감하게 진심을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심하게 흔들렸던 것이고. 그 흔들림의 이유를 좀 더 풀어 설명해주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터라 멈추지 않고 술술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이번엔 컵까지;;;)


여튼 이 책 '에반게리온 해독'을 평소 영화 리뷰 하듯 리뷰하자면 거의 똑같은 책 한 권 분량의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의미가 없어질 것 같으므로 여기서 마치려고 한다. 간단히 이야기해서 이 책은 읽는 내내 빨리 다시 '에반게리온'을 보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게 만드는 책이었으며, 궁금함의 해결보다는 '그래 맞아!'라는 공감대가 더 짙게 깔려 있는 작품이었다. 에반게리온 팬들이라면 개인차는 있겠지만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사실 공개된 지는 몇일 되었지만, 그래도 '에반게리온'인데 정리를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서!)

'에반게리온 : Q (Quickening)'의 새로운 예고편이 공개되었다. '에반게리온 : 파'가 끝나고 서비스로 만나볼 수 있었던 예고편만으로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가슴 떨림을 주었던 에반게리온은, 20초도 안되는 짧은 추가 예고편 공개로 또 한 번 심장을 들었다 놨다.


 


각성한 이카리 신지. 그 옆에는 처음 보는 소년. 그리고 그를 기다리는 새로운 세계.


무려 2012년 가을에야 만나볼 수 있는, 앞으로도 꼬박 1년을 기다려야 만나볼 수 있는 '에반게리온 : Q'이지만, '파'가 그러하였듯이 아마도 'Q'를 극장에서 보는 순간, 그 동안의 기다림의 시간이 얼마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의 감동과 전율을 선사하지 않을까 싶다.





아스카 ㅠㅠ


에반게리온:파 (破) _ 전율의 미완성 




글 / 아쉬타카 (
www.realfolkblues.co.kr)
 
  




2010 일본여행 #3 _ 진짜 에반게리온을 만나다

이번 일본여행의 핵심 코스는 바로 실물 크기의 초호기를 비롯해 에바와 관련된 다양한 것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에반게리온 월드'를 개장한, 후지큐 하이랜드를 방문하는 일이었다. 후지큐 하이랜드는 에반게리온 월드가 아니더라도 일본내에서 상당한 지명도가 있는 놀이공원으로서, 사실 나같이 짧은 일정과 가난한 여행객이 방문하기에는 결코 녹녹한 일정은 아니었으나, 이것이 이번 여행에 화룡점정이었으니 어쩌랴. 실제로 후지큐 하이랜드까지 가는 길은 그리 순탄치 만은 않았다. 이날 도쿄에는 비가 내렸는데, 아침부터 부랴부랴 편의점에 들러 우산을 하나 구매하고 신주쿠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후지큐 하이랜드까지 가는 고속버스 티켓을 구매, 버스에 몸을 실었으나 비가 오는 관계로 버스는 시외로 벗어날 때까지 정체를 반복했고, 예상보다는 더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후지큐 하이랜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건 후지큐 하이랜드에서 다시 신주쿠로 돌아올 때 탔던 토마스 버스. 참고로 후지큐 하이랜드에는 에반게리온 월드 외에도 토마스 기차에 관련된 관과 건담 등의 테마 관들이 별도로 있었는데, 워낙에 빠듯한 일정이라 에반게리온 월드만 둘러보고 온 것이 조금은 아쉽다.




그렇게 오랜 시간 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후지큐 하이랜드! 참고로 비가 와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쾌적한 환경에서 구경할 수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더 좋았다.






정문을 지나 매표소까지 가기 전에는 관련 상품들을 파는 상점을 지나야 하는데, 이미 여기서 부터 에바에 분위기로 한껏 달아올랐다. 에바 초코렛, 에바 과자, 에바 쿠키, 에바 사탕 등등등




우리는 미리 인터넷에서 프리티켓을 구매한 터라, 매표소에서 바우치만 보여주고 프리티켓으로 교환. 참고로 프리티켓 구매자에게는 위의 사진처럼 직접 증명사진을 촬영한 티켓을 제공하여 이 티켓만 보여주면 모든 놀이기구 및 테마관을 제한없이 즐길 수 있다. 하나 FAIL은 사진 찍는 기계가 좀 높이가 낮았는데, 알아서 찍어주겠지 하고 찍었다가 얼굴은 안나오고 목부터 찍혀서 FAIL.







아찔한 코스와 높이의 롤러 코스터들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비가 오는 관계로 이 날은 운행하지 않아, 탑승 및 구경을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나름 안개속에 가려진 롤러 코스터를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






두둥. 드디어 에반게리온 월드에 도착! 입구 앞에서 간단한 기념촬영을 마치고 떨리는 마음을 토닥이며 바로 입장!






입구에서 나를 맞는 초호기와 레이 그리고 아스카! 이 사람 크기의 모형들은 바로 하루전 루미네 에스트에서도 본 터라 그리 떨지 않고 사진 몇 장 촬영한 뒤 제레가 있는 그 곳으로 이동!






극중 이카리 겐도가 제레에게 명령을 받던 바로 그곳이 그대로 묘사되어 있었다. 실제로 Sound Only라도 제공되었더라면 더욱 실감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어쨋든 약 몇 분간 이 곳에서 제레에게 나름 지령을 받은 뒤 다음 코스로 이동~





미사토와 리츠코를 비롯한 네르프의 직원들과 함께 회의 장면을 촬영할 수 있는 조형물. 저 사이에 들어가서 회의하는 장면을 몇 장면 찍어봤는데, 생각보다 리얼리티가 살지않아 FAIL.




아스카와 에반게리온 2호기의 위풍당당한 등장모습!




한 켠에는 에반게리온 최고 인기 캐릭터인 카오루의 대형 모형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약 160 이상이었음), 여기서 카오루와도 사이좋게 사진 한장 찰칵했음.









벽면을 가득채운 에반게리온 : 파의 주인공들. 각 캐릭터 별로 정리되어 있어 각각 살펴볼 수 있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이카리 겐도나 마리 등도 있었다.






극중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상황판 같은 곳에는 에바의 애니메이션 설정 파일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설정 파일도 파일이지만 그것보다는 아주 좋은 컨셉 조형물을 만났다는 생각에 바로, 컨셉 사진을!




몇 번의 시도 끝에 (워낙에 실내는 어둡고 테이블은 빛이 나는 터라 쉽지 않은 촬영;;) 비교적 만족할 만한 위의 사진을 얻는 데 성공! 옆에 계신 일본 아저씨 덕분에 오히려 분위기가 더욱 사는 효과까지!





실제 엔트리플러그의 조형물이 있어서 여기에서 사진을 찍을까 했는데, 저기에 앉아서 사진 찍으려면 천엔이었던가를 별도로 내고 찍어야해서 걍 포기. 몇몇 용자가 있었지만 그 돈으로 다른 걸 사기로 하고 걍 포기.







리리스 조형물 역시 직접 본인의 얼굴을 넣고 사진을 찍도록 준비되어 있었는데, 본토의 오타쿠들이 지켜보고 있는 터라 이건 차마 용기내어 찍기가 쉽지 않았다 (참고로 확실히 본토의 오타쿠들은 연기력이 다르더라. 실제 리리스보다도 더 실감나는 연기를 펼친 여성 오타쿠도 있었다!). 그 아래는 AT필드 모형으로 이 역시 직접 손을 넣어 동작을 취하고 촬영을 해볼 수 있도록 제공되고 있다.




그렇게 구경을 다 하고 나면 바로 출구로 나가게 되어 있는데, 출구는 반드시 상점을 통해야만 나갈 수 있었다 (이런 기분좋은 상술 같으니라고!)










에반게리온 팬이라면 지갑을 두둑히 준비해야만 할 상점 코너. 그동안 인터넷으로만 보아 왔던 제품들을 비롯해, 갖가지 아이디어 음식 상품들도 판매중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여행에서 꼭 사리라 마음먹었던 'NERV'컵을 비롯해 마우스 패드와 사무실 식구들에게 줄 에바 과자 몇개 등을 구매했다. 티셔츠는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다가 결국 포기.

엇, 그런데 이러고 에반게리온 월드를 나오니 뭔가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 '아! 맞다!! 초호기 실물 모형을 보러 온건데, 이거 못봤잖아!!!' 아니 이럴 수가. 프리티켓을 구매하지 않았더라면 큰일날 뻔한 일이었다. 그리하여 다시 입구로 들어가 부랴부랴 지도 확인 뒤 실제 초호기 모형이 있는 곳에 도착!







(이거야말로) 두둥!!!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에바 초호기!! 네르프 본부에 격납되어 있는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데, 확실히 이미 공개되어 큰 화제를 일으켰던 실물크기 건담에 비하면 디테일이나 그 크기에서는 좀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실제 크기의 초호기를 이렇게 부분이나마 눈 앞에서 볼 수 있는건 팬으로서 대단한 경험이었다.








아래에는 극중과 마찬가지로 LCL 용액으로 채워져 있었다. 정면에서 볼 수 있는 것 외에 계단을 통해 옆으로 올라가서 볼 수 있는 곳이 한 군데 더 마련되어 있었다.






혹시나 사람이 엄청 많아서 사람들만 잔뜩 찍어오는건 아닌가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도 비가 와서 사람이 많지 않아 이렇게 온전한(?) 초호기 사진을 여럿 찍을 수 있었다. 참고로 10분인가 15분 정도마다 스페셜 타임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바로 이 초호기가 조금이나마 구동(?!)하는 시간이었다. 구동이래봤자 연기 뿜고 눈에 불들어 오는 것이 다 이지만, 이런 공간에서 빵빵한 음악과 함께 펼쳐지니 제법 분위기가 그럴싸 했다. 이 장면을 직접 동영상으로 촬영!




초호기의 괴성을 현장에서 들으면 기분이 묘해지면서, 살짝 긴장감도 느껴질 정도였다. 초호기 팔이라도 슬쩍 올라왔다면 더 스펙터클한 장면이 되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상점 끄트머리에 있는 뽑기에서 운좋게 카오루 인형을 뽑는데 성공!! 무언가 될놈은 된다!


후지큐 하이랜드의 다른 모습들은 아래의 더보기로~




글 / 사진 아쉬타카 (
www.realfolkblues.co.kr)




에반게리온 : 파 - 블루레이 오픈 케이스
(Evangelion :2.22 _ Blu-ray Open Case)


에바 팬이라면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에반게리온 : 파' 블루레이 구입! 이미 극장에서 확인했던 것처럼 압도적인 작품의 퀄리티와 감동이라는 짧은 말로는 다 형용 안되는 바로 그것! 블루레이도 살짝 확인해본 결과 레퍼런스로 부르기에 요만큼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압도적 화질과 음질을 수록하고 있다.












'파' 블루레이 구입 기념으로 '서' 블루레이와 함께 찰칵!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사실 피규어 수집은 예전에 많고 많은 취미들 정리하며 WWE 시청 등과 함께 과감히 포기한 취미 중 하나였는데, 이건 보는 순간 참기가 어렵더군요. 초호기 피규어는 이미 하나 갖고 있긴 한데, 이번 반다이사의 로봇혼 시리즈로 나온 '파'의 초호기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서 절로 지름신이!! 그리하여 내 손에 쥐게 된 에반게리온 초호기! 구매한지는 제법 되었는데 포스팅이 늦었네요 ^^;




저 힘이 잔뜩 들어간 손 끝을 보라!! (사도의 눈이라도 콕콕 찌를 기세!!!)





가격대비하여 디테일이 상당히 좋습니다. 관절 들도 물론 매우 자유롭고요. 손의 경우 여러 개의 옵션들이 있어서 포즈에 따라 어울리는 손 모양을 바꿀 수 있고, 머리 역시 경계를 넘어선 초호기의 얼굴이 하나 더 들어 있습니다.




어떤 포즈를 잡아도 저 꼿꼿이 선 손날 때문에 집중이 안돼 -_-;;;




그리고 이번 초호기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AT필드!! 무려 AT필드를 저렇게 형상화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AT필드따위 두 손으로 찌익~~




옆에서 보면 이렇게 그럴듯한 시츄에이션. 아....'에반게리온 : 파'의 감동이 새록새록 ㅠㅜ





좀 더 다양한 포즈들을 시도해 봤어야 했는데 시간 부족으로 일단 여기까지만 흑.
어쨋든 그리하야 제 책상위에 자리잡게 된 AT필드.



(아스카와 스파이크도 AT필드에 보호(?) 받고 있음 ㅋ)




사진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에반게리온 : 파 (破) (Evangelion: 2.0 You Can (Not) Advance, 2009)
전율의 미완성


아....에반게리온.
일찍이 TV시리즈는 남들보다 조금 늦게 접한 탓에 오히려 더 열심히 그리고 깊이 빠져들어, 그 속에 담겨 있는 안노 히데아키의 그 수많은 떡밥들을 죄다 물어늘어지며 인류보완계획에 대해 알아내려 했었고, 극중 신지의 절규와 해체로 이어지는 갈등과 고민은 나로 하여금 '그래 누구나 이런 고민들은 가슴 속에 하나씩 안고 있는 거였어'라며 그 심오함에 찌질함을 더해 신지의 독백, 나아가 레이와 아스카, 미사토의 독백에 이르기까지 모두 120% 흠뻑 받아들인 나머지 어느 덧 <에반게리온>이란 작품은 수많은 명작들이 존재하는 아니메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안노 히데아키의 <에반게리온>은 비단 위와 같은 내 경우가 아니더라도, 오타쿠와 일반인을 나누는 척도로 사용될 만큼 하나의 커다란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최근들어 미드에서 주로 자주 언급되곤 하는 '떡밥'이란 것에 대표적인 케이스인 동시에 작품 그 이상의 토론과 해석을 자아낸 일종의 '퍼스트 임팩트(First Impact)'였다하겠다.

수 많은 화제를 불러 왔던 TV시리즈와 이를 보완하려 등장한 두 편의 극장판 <앤드 오브 에반게리온 (The End of Evangelion, 1997)>와 <데스 앤 리버스 (Death & Rebirth, 1997)>가 공개된지 10년 만에 새롭게 공개된 <에반게리온 : 서 (序)>는 기존 TV시리즈의 줄거리를 그대로 따라가 되 디자인 적인 측면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많은 부분 보강된 '리빌드(Rebuild)'의 개념이었다. <서>는 TV시리즈를 충실히 즐기지 않은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크게 부담감을 주지 않을 정도로 극의 흐름이나 캐릭터의 설명이나, 새로운 하나의 시작으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었다. 기존 TV시리즈의 이야기를 압축하되 장면은 더욱 극장판스러워졌고, 이야기의 흐름은 더욱 매끄러워진 편이었다. 이런 <서>는 이렇듯 새롭게 시작하는 극장판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서 괜찮은 스타트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새롭게 선보일 극장판 시리즈가 그저 기존 TV판을 보완하고 다듬는 정도의 작업이 되는건 아닐까 하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물론 그렇다고 '서'가 그저 리빌드만 한 것은 아니었다. 에바의 팬들이라면 무언가 이상 징후를 느낄 만한 몇가지 장면들이 존재했다).



GAINAX. All rights reserved

그렇기 때문에 두 번째 극장판 <파>를 기다리는 마음은 오히려 담담했었다. 시간상으로 <서>이후의 TV시리즈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어떻게 그려질까를 슬쩍 예상하며 감상하기만 하면 되었었기 때문이다(물론 여기에는 '루프설'이라는 강력한 떡밥이 있다!!!). 그런데 <파>는 시작부터 이런 예상을 완전히 뒤엎어 버린다. 새로운 캐릭터 '마리'의 등장 씬부터 무언가 이상한 점이 감지된다. 그것은 단순히 마리라는 정체 모를 캐릭터 때문도 그녀가 입고 있는 새로운 디자인의 플러그 슈트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파>의 대부분의 장면은 분명 에바 팬들이 기존에 보았었던 장면이지만, 동시에 전혀 새로운 장면이기도 한데, 이것이 이번 극장판의 가장 큰 장점이자 흥미로운 점이다.

<서>가 기존 줄거리를 보완하고 다듬는 리빌드였다면 <파>는 마치 타임머신이 등장하는 <백 투더 퓨처>의 지워지는 마티의 사진마냥, 존재하는 과거가 지워지고 새로 쓰여지는 느낌이다. 이런 징조는 아스카의 첫 등장 시퀀스의 다른 구성부터 시작하여, 신지의 나체를 교묘하게 가리는 코믹 씬을 더욱 코믹하게 아스카로 바꾸어 보여주는 것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낸다. 이 장면을 처음 보았을 때는 그 속타는 빨대의 몹쓸 위치 때문에 재미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어랏, 이것보게, 무언가 계속 바뀌기 시작하잖아' 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그 이후로 이런 장면들은 예고도 없이 쉴세 없이 등장한다. 분명 센트럴 도그마에 있어야할 롱기누스의 창은 달 표면 위 우주에 고이 싸서 모셔져 있으며, 플러그 슈트를 입고 있는 카오루는 이카리와 조우하여 '아버지'라고 부르질 않나, 카지가 가져온 가방 속엔 아담 대신 '느부갓네살의 열쇠'라는 것이 들어있고 사도의 모습들도 처음 보는 낯선 모습들이다.

<에반게리온 : 파>가 <서>와는 달리 기존 TV시리즈를 보지 않은 이들에게 더 높은 싱크로율을 허락하지 않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존 내용에 익숙한 팬들이라면 위와 같은 바뀐 장면들에서 이상함과 의아함을 느낄 수 있지만, <서>를 보고 바로 <파>를 감상한 이들이라면 이런 장면들이 어색하게 느껴질리 없기 때문이다. <파>는 철저히 에바 팬들을 위한 작품이다. 에바 TV시리즈와 극장판들을 모두 섭렵한 이들에게만 허락한 세계랄까.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 관람 전에는 반드시 TV시리즈를 봐야만 한다. 그래서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확인해야만 '왜?'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있고, 그 '왜?'라는 물음이 <파>를 넘어서서 다음 극장판에서 어떤 대답으로 돌아올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GAINAX. All rights reserved

(이후부터는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팬들을 궁금케한 떡밥들을 분석하자면 사실 보통일이 아닌데, 영화를 처음 다 보고 난 첫 느낌은 '아, 이거 내가 만만히 다룰 수 있는 정도의 것이 아니구나'하는 것이었다. 예전에 써두었던 에바 관련 시리즈 글들이 갑자기 초라하게 느껴질 만큼, 아니 어쩌면 전부 틀린 말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번 <파>의 충격은 대단했다. 영화가 다 끝나고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한 것은 정말로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영화를 보는 내내 온몸에 힘을 쏟은 탓이었다. 아, 떡밥 얘기를 하려다가 말았는데, 그리하여 떡밥 이야기를 지금 이 시점에서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아, 그렇다고 해서 떡밥을 열심히 분석하신 분들의 글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런 분석 글들이 저를 또 한 걸음 에바의 세계로 다가서게 하니까요 ^^;).

사실 팬들이 <에반게리온>에 열광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앞서 여러 번 언급한 이른바 '떡밥'에 관한 흥미가 그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일 것이고, 메카닉에 열광하는 것도 있을 것이며 아스카나 레이, 미사토 등 여성 캐릭터들에게서 느껴지는 강한 매력과 애착도 있을 것이다(다음 극장판인 'Q'의 예고편이 극장에 공개되었을 때 애꾸눈이 된 아스카를 바라보며 항의 섞인 탄성을 내뱉던 아스카 팬들의 마음을 해아려보라!). 이것들 외에 (혹은 보다도) 개인적으로 에반게리온에 흠뻑 빠지게 된 이유는 캐릭터들이 독백으로 풀어내는 수 많은 고민들과 관계 맺음의 어려움에서 오는 갈등에 있었다. 예전 이카리 신지의 관한 글에도 썼던 표현이지만, 신지의 독백은 곧 에반게리온의 주제라고 봐야할 정도로 핵심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많은 이들이 이를 두고 '찌질하다'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실 이런 신지를 보고 단 한번도 진심으로 찌질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내가 찌질해서인가 -_-;;). 신지의 독백은 당시 내가 겪던 고민들과 상황은 같지 않지만 충분히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것으로서, 나 또한 쉽게 이겨내지 못했던 것들과 싸우는 과정이었기 때문이었다.


GAINAX. All rights reserved

<파>가 파괴하고 건축하는 것은 비단 사도와 에바, 제3동경시 만은 아닐 것이다. 기존의 신지, 기존의 레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모습을 매우 자주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적극성'이다. 먼저 레이의 변화는 놀라움을 넘어서 어색하기까지 할 정도다. 시리즈를 통틀어 딱 한 번 웃었나? 싶을 정도로 표현에 인색했던 레이는, 이번 작품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수줍게 표현하는 것은 물론 그 감정을 신지에게 전하기 위해 굉장히 적극적인 행동들마저 보여주게 되는데, 사실 이런 레이의 변화는 기존 TV시리즈의 팬들이라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다(기존 팬들의 반응은 극중 토우지의 대사인 '저 레이가 인사를 했어'와 딱 맞아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다). 레이가 변하면서 아스카 마저 캐릭터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됬다. 레이가 신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적극적으로(이건 분명 적극적이다) 표현하게 되면서 은근히 신지에게 마음이 있었던 아스카 역시 레이에게 지지 않기 위해 일부러라도 자신을 표현하게 되어버린다(신지에게 줄 도시락을 요리하며 다친 손가락의 반창고 숫자에서 레이에게 뒤진 아스카의 심정은 사도를 혼자 무찌르지 못한 것과 거의 동일한 것일거다).

신지의 변화 역시 여러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레이에게 직접 도시락을 싸주거나 된장국을 건내는 것도 그렇고, 아스카가 밤중에 불쑥 자신의 방에 들어와 옆에 등을 맞대고 누웠을 때에도, 놀라기는 하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자신을 컨트롤 하는 모습이다(TV판에서 신지가 비슷한 장면에서 자신을 이보다 컨트롤 하지 못한 건 다들 잘 아실듯 ;;). 이런 것들 외에도 신지의 목소리에는 확실히 힘이 실렸다. 네르프를 떠나기로 결정한 뒤 이카리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도, 기존에는 그저 피곤하고 비꼬는 듯한 뉘앙스가 더 컸었다면, 이번에는 비꼬는 투는 여전하지만 분명 자신의 의지를 좀 더 확고히 밝히는, 목소리에 힘이 제대로 담겨있었다. 이런 신지의 작다면 작다고 할 수 있는 변화들을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이렇게 신지가 흔히 말하는 '찌질 신지'를 벗어나 각성하면서 <에반게리온 : 파>의 주제가 본격적으로 드러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GAINAX. All rights reserved

TV판 인트로에 항상 귀를 즐겁게 해주던 삽입곡을 기억할 것이다. '잔혹한 천사의 테제 (残酷な天使のテーゼ )'의 주제는 역시 '소년이여 신화가 되어라'였다고 할 수 있는데, TV시리즈를 감싸고 있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신화가 되어라'라기 보다는 그 이전에 '너 스스로를 너무 미워하지 마라' '너는 칭찬 받아 마땅한 존재야'라는 위로와 토닥임에 가까운 것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 <파>는 분명히 '신화가 되어라'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폭주를 넘어서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신지를 바라보며 미사토는 '그래, 신지 나아가라! 네가 원하는 대로 해'라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기존의 신지였다면 이 같은 상황에서 신화가 되기 보다는 그저 잠식되어버릴 확률이 높지만 <파>에서의 신지는 그야말로 신화다.

이번 작품이 그 어느 영화보다 절절하고 온몸에 힘을 쏟아 내게 만들었던 것은 바로 신지의 절실함 때문이었다. 신지가 사도에게 흡수되어버린 레이를 구해내려 인간의 한계를 넘나들며 사투를 벌이는 장면에서는, 신지의 절실함에 눈물마저 주르륵 흐를 정도였다(작품이 끝나고 쉽사리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도, 이 장면에서 신지와 함께 거의 동일한 에너지를 극장에서 써버렸기 때문이었다;;). 당연하지만 여기서 신지가 레이를 이렇게까지 구해내려고 하는 것은, 단순히 레이라는 존재를 좋아해서도 아니고, 레이에게서 어머니가 느껴져서만도 아니다. 이것은 대상이 레이여서인 동시에 무엇보다 (진부하지만) 나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신지가 여기서 레이를 그냥 놓아주게 된다면 신지는 또 다시 기존의 신지로 남게 된다.

이것은 TV판의 마지막에 모두에게 둘러쌓여 박수를 받으며 축하 받던 신지와는 또 다르다. 그 신지는 자신 내면의 고민과 갈등을 주변 사람들의 위로를 통해 내면에서 극복해낸 경우였다면, 이번 신지는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스스로가 하고 싶은 것을 능동적으로 이뤄내는 새로운 신지이기 때문이다. 이번 극장판을 본 이들이라면 누구도 신지를 더 이상 찌질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어떤 영화의 주인공이 이런 절절한 절실함이 보여준 적이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면 말이다.


GAINAX. All rights reserved

이런 연장선 상에서 보았을 때 단지 버전을 어쿠스틱으로 달리하여 다시 한번 엔딩곡으로 등장한 우타다 히카루의 'Beautiful World'는 <서>에서와는 달리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이 곡의 가사를 보자면 앞서 언급한 미사토의 그 외침과 동일한 성격을 띄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서>의 엔딩에서는 그저 '자신의 아름다움을 모르는거니?'라는 가사만이 와닿았었는데, 이번 <파>의 엔딩에서는 이보다는 오히려 '나의 세계가 끝날 때까지 만날 수 없다면, 너의 곁에 잠들게 해줘, 어디라도 상관없어'라는 가사가 더욱 와닿는다. 전자가 신지의 주변에서 신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면 후자는, 신지 자신이 본인에게 하고 있는 다짐에 가깝다. 극의 후반에 정말 치열하게 자신을 표현한 신지에게 너무나도 동화되었던 탓인지, 엔딩 크래딧에서 흐르던 'Beautiful World'의 가사 한 소절, 한 소절은 정말 절실하게 다가왔다.

음악 얘기가 나온 김에 이번 작품에 쓰인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만 해보자면, 사실 조금은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파>에 쓰인 음악의 포인트라면 가장 강렬한 순간에 가장 반대되는 서정적인 음악을 배치함으로서 오히려 장면의 파급력을 극대화시키려던 것이었는데, 이런 안노의 의도는 100% 이해되었지만 그 이질감이 조금은 지나친 감도 없지 않았다. 물론 후반부로 갈수록 그 이질감은 덜해져 '날개를 주세요 (
翼をください)'가 나올 때에는 완벽히 동화될 수 있었다. 하지만 서두의 동요에 가까운 음악이 사용된 것은 좋은 점도 있지만 한편으론 반비례가 아닌 비례하는 음악이 사용되었더라도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겼다(에바의 음악 얘기가 나올 때마다 하는 이야기지만 언젠가는 에바 팬들만이 모인 프리미엄 시사회 같은 곳에서, TV판의 오프닝인 '잔혹한 천사의 테제'를 다같이 합창하는 순간을 꿈꿔본다 ㅎ).


GAINAX. All rights reserved

다시 맨 처음으로 돌아가서, 사실 <에반게리온 : 파>를 처음 보았을 때 '과연 내가 이 영화에 대한 글을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만큼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이 작품이 아직은 하려는 이야기를 다 꺼내어 놓지 조차 않은 '미완성' 작품이기 때문이었다. 신 극장판에서는 등장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쨋든 미사토의 이야기, 그리고 신지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고, 마기와 리츠코의 이야기, 이카리 사령관과 유이의 이야기, 아스카의 개인적인 이야기 등은 아직 제대로 설을 풀지도 않았다. 그리고 에바 최고의 떡밥 캐릭터(아니 아니메 최고의 떡밥 캐릭터)라고 할 수 있을 카오루는 이번 <파>에도 무언가 보여줄 듯 했지만 그 이야기를 'Q'로 미뤄둔 상태이다.

<파>는 이야기의 임팩트만 보자면 거의 보통 시리즈 물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가공할 만한 먹먹함과 무력함을 안겨준다(글 속에서 여러번 언급한 듯 하지만 굳이 한 번 더 언급하고 싶을 정도로, Q의 예고편까지 감상하고 난 다음의 몸상태는 정말 '무력함' 그 자체였다). 그런데 새삼스럽지만 이 작품은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일 뿐(?)이다. 과연 나머지 시리즈에서는 어떤 얘기를 또 어떻게 풀어가려고 <파>에서 이미 이런 무력함을 주는지 걱정이 될 정도다. 과연 이 이야기가 완전하게 종결이 될지도 의문이다. 또 다른 숙제만을 남긴 채 떠나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 이런 고민은 사실 하나도 중요스런 것이 아닐 것이다. 우린 그저 안노 히데아키가 앞으로도 더 선사할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와 세계관에 그저 빠져들기만 하면 된다. 기다림은 그 어느 때보다 고되겠지만, 어쩌면 아니 반드시 훗날 내 아이들에게 '난 에반게리온 극장판을 모두 극장에서 보았단다'하며 자랑하게 될터이니 이 정도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GAINAX. All rights reserved


1. 예전엔 에바 관련 글엔 예전에 써두었던 관련 글들을 링크 걸었었는데 이젠 부끄러워서 못 걸겠네요 ^^;
그나마 함께 소개할 수 있는 글이라면 신지에 관한 글 정도일듯 (http://www.realfolkblues.co.kr/48)
2. <파>에 등장한 이야기를 가지고 TV판과 비교를 해본다던가 다음 극장판을 유추해 보는 것은 아마도 <파> DVD나 블루레이를 보고나서야 가능할 것 같네요;;
3. 사실 개인적으로 수록곡을 블로그 주소로 사용했을 만큼 <카우보이 비밥>을 에바와 거의 동급으로 좋아했었는데, 이미 <파>로서 정해졌네요. 에바가 진리입니다 --v
4. 보통은 오타쿠가 아니라고 하려는 것이 보통인데 (오해가 있을실지 몰라 말씀드리자면 전 오타쿠라는 단어에 반감은 커녕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는 자라는 점에서 호감을 갖고 있는 편입니다), 에반게리온은 없는 오덕력을 죄다 모아서라도 '나 오타쿠야!'라고 외치고 싶은 작품입니다 ㅠ
5. 과연 이 이야기는 어떻게 끝이 날까요. 신지는 또 다시 박수를 받게 될까요. 아니면 박수는 이미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되어버린 뒤일까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GAINAX에 있습니다.






<에반게리온> 팬이라면 들뜨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오늘! 오늘은 바로 <에반게리온 : 파> 프리미엄 시사회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지요! 메가박스 M관에서 상영하는 프리미엄 시사회의 예약은 순식간에 매진되어 그 인기를 실감하게 했는데, 나중에 웃돈을 주고 판매가 벌어지기도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지요. 저는 그 와중에 사내에 에바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무려 9장의 예매를 성공! (나는 능력자 ㅠ) 다행히 모든 희망관람자들과 함께 오늘 저녁 드디어, <에반게리온 : 파>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프리미엄 시사회에만 주어지는 특전들도 기대되네요~).

에반게리온에 대한 분위기가 물씬 오른 김에 얼마전 일본 여행에서 사온 에반게리온 포토북을 제대로 꺼내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워낙에 싼 가격이라 (105엔)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막상 제대로 살펴보니...이거 퀄리티가 제..제법입니다!




짜잔! 시부야의 만다라케에서 구매한 에반게리온 포토북 3종! 레이, 카오루, 신지! 살 때는 몰랐는데 이 정도의 가격대비 성능비 인줄 알았다면 점원에게 물어봐서라도 아스카 편을 살 걸 그랬네요.








신지 편에는 신지의 고독함, 해맑음, 우울함 그리고 찌질함 등 다양한 면이 단편적으로 담겨있습니다. 몇 줄 안되는 본문과 이미지이기는 하지만 팬으로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퀄리티라 할 수 있겠네요.










그 다음은 제가 에바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카오루! 참고로 카오루는 역시 일본에 간 김에 피규어를 사오기도 했었지요.


(제 사무실 책상으로 자리를 옮긴 카오루 군)

카오루 역시 그 짧은 등장 시간 덕에 거의 등장한 모든 장면을 만나볼 수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야나미 레이. 레이는 특히 포토북에 삽입된 이미지도 이미지지만 그 글들도 차근차근 생각해 봐야할 것 같네요.










그리고 이건 그냥 보너스로 올려보는 에반게리온 초호기 피규어. 아주 예전에 (피규어에 흠뻑 빠져있을 때) 구매했던 피규어인데, 파 개봉을 맞아 오랜만에 꺼내어 씻어(?) 보았네요 ^^;

아....이제 몇 시간 뒤면 보게 될 <에반게리온 : 파>가 너무도 기대됩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음반의 이미지는 직접 촬영하였으며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