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이었던가....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강렬하고 말 그대로 갈때까지 가는 강한 인상을 주는 영화 한 편을 보게 되었다. 그 영화는 바로 '도베르만(Dohermann)'이라는 제목의 프랑스 영화였는데...

내 기억으로 이 영화는 국내에서 개봉당시 흥행에는 별로 재미를 못 봤던 것 같다. 그건 아마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관객들의 눈이 헐리웃에서 날아오는 천편일률적인(물론 전부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블록 버스터 영화들에 익숙해져버린 터 였을것이다. 하지만 이 점은 오히려 이 영화를 보는데 있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헐리웃의 뻔한 액션극에 진저리가 났었을 영화 팬들에게 [도베르만]은 감각적이고도 스타일 강한 영상과 임펙트의 내용만으로도 재미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새로운 경향을 접해본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영화라 하겠다. 그리고 기존에 프랑스 영화라고 하면 지겹고 조금은 난해하다고 여겼던 이들에게도 빠르고 감각적인 영상으로 무장한 도베르만은 그 선입관을 버리게 하는데 좋은 예가 될 것이다.

태어나 세례 선물로 자신의 몸에 크기에 필적할 만한 권총을 선물로 받는 주인공 도베르만(벵상 카셀 분)과 그의 말 못하는 여자 친구 나트(모니카 벨루치 분), 모기, 신부, 불독, 레오, 마누 등 일당은 은행을 터는 등 범죄 행위를 함에 있어 '도'를 튼 수준에 있는 자들이다. 이들을 잡으려고 경찰은 안간힘을 쓰지만 매번 실패하고 만다. 이에 경찰에서도 과격한 행동들로 정직중에 있는 크리스티니(체키 카리오 분)가 도베르만 일당들 보다도 더한 일들을 일삼으며 도베르만을 잡기 위해 나선다. 영화의 주된 내용은 이렇듯 도베르만 일당과 이를 잡으려는 크리스티니를 비롯한 경찰들의 대결 구도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여타 경찰 놀이를 일삼는 영화들과 엄격하게 다른 점은 선악 구도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은행을 털며 각종 범죄 행위를 일삼는 도베르만 일당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를 잡으려는 경찰들도 결코 선에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영화가 표방하고 있는 것과 같이 오로지 '폭력'만이 있을 뿐이다. 오히려 크리스티니를 보고 있으면 도베르만 일당보다 더 악당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물론 범죄자들을 미화하고 경찰들을 바보로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흡사 레옹에서와 같이...)이 영화에서는 그것 조차 아니다. 워낙에 나쁜 놈으로 그려지는 크리스티니 덕에 의리 있는 도베르만 일당들이 선해 보이는 현상까지 나타나지만 결코 그것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 한 편은 경찰 뱃지를 달고 다른 한 편을 그렇지 않다는 것만이 이들을 구분지을 수 있는 유일한 점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듯 우리편과 나쁜 편으로 구분지어지는 선과 악의 구조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에게 오로지 악당들과 폭력만이 난무하는 도베르만은 새롭다는 느낌을 넘어 충격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영화를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고 선뜻 손이 가게 된 이유는 바로 뱅상 카셀과 모니카 벨루치의 이름 때문이었다. 프랑스 배우들 치고는 비교적 헐리웃의 활동이 많은 탓인지 우리에게도 이름이 낯설지 않은 이 두 배우의 이름이 적어도 도베르만을 선택하게 하는데는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틀린말이 아닐 것이다. [라 빠르망(L'Appartement)], [크림슨 리버(Crimson Rivers)], [늑대의 후예들(Brotherhood of the Wolf)]등의 영화의 출연하여 우리에도 비교적 잘 알려진 뱅상 카셀은 이미 연기를 잘 하고 못하고를 논할 단계는 지난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의 살벌하게 실감나면서도 흔하지 않은연기는 도베르만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며 영화를 이끌고 있는 주인공 '얀'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다.



그리고 모니카 벨루치...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자꾸 없어지는 거리의 영화 포스터 때문에 화제가 되기도 했던 영화 '말레나'의 주인공이 바로 모니카 벨루치이다. 역시 [라 빠르]과 [늑대의 후예들], 그리고 오는 5월 개봉할 매트릭스 시리즈에도 모습을 비추게 될 그녀는 아마도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프랑스 여배우중 한 명이 아닐까 싶다. 도베르만에서는 말 못하는 역할로 나와 그녀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지만, 그녀가 어디 대사만으로 연기하던 배우였던가? 몸짓과 눈빛 만으로도 그녀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강한 인상을 주는 연기를 보여준다. 실제로도 연인 사이이기도 한 이 두배우는 최근 [돌이킬 수 없는]으로 다시 한 번 평단과 관객들에게, 그야말로 충격을 안겨주었다. (관객들이 영화를 끝까지 보지 못하고 극장을 나갔다는 일들은 벌써 지난일이 되어가고 있다. 주연을 맡았던 뱅상 카셀 조차 두 번 이상 보는 것은 고역이라 하였으니 더 할말이 있으랴)



뱅상 카셀과 모니카 벨루치 외에도 특별히 눈에 띄는 배우가 한 명 더 있는데, 그가 바로 체키 카리오이다. 아마도 이름만 들어서는 생소하고 얼핏 생각이 잘 나질 않지만 그의 얼굴을 보면 대부분의 영화팬들이라면 '아~'하는 탄성을 지르게 될 것이다. [잔 다르크], [키스 오브 드레곤], [블레이드 2] 등에서 인상 깊은 조연 역할을 많이 맡았던 그는, 이 영화에서는 도베르만 일당에 맞서는 크리스티니 역할을 맡아 흡사 게리 올드만과도 같은 정말 나쁜 놈(?)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영화의 서플을 보다보면 그가 연기를 끝마치고 '더 야비하게 보일 수 있었는데..'하며 아쉬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가 얼마나 정성스럽고 공을 들여 연기를 펼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들 외에도 도베르만 일당들은 한 명 한 명 독특한 캐릭터를 정말 리얼하게 연기해내고 있다. 이들이 얼마나 정말 나쁜 놈들처럼 보였는지가 이를 증명해 준다.

이 영화가 다른 영화들과 달랐던 점들 중 하나는 바로 뮤직 비디오에서나 나올 법한 현란한 카메라 워크와 감각적인 영상들이었다. 이를 100% 표현해 주기에 그동안 접할 수 있었던 비디오 포맷으로는 턱 없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은 DVD를 접하는 순간 모두 해소되었다. 클럽의 어두운 씬들이나 폭팔 장면, 달리는 추격장면들이 많은 이 영화를 DVD 타이틀은 외곡되지 않고 깔끔하게 나타내주고 있다. '폭력'을 주제로 하는 강한 영화와 함께 하는 강한 사운드들도 돌비디지털 5.1채널로 분리되어 만족할 만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폭팔음이나 총격씬등에서의 사운드는 DTS의 아쉬움을 역시나 접을 수는 없겠지만 다른 레퍼런스급 타이틀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을 정도의 사운드로 만족할 만한다.



도베르만 DVD 타이틀에 있어 가장 마음에 들고 사고 싶게 만드는 부분은 바로 서플먼트인데, 국내에서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었던 영화도 아니고 더군다나 프랑스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였을때 정말 파격적인 양의 서플먼트를 제공하고 있다. 일일이 다 확인하기에도 벅찬 양의 서플먼트는 또한 그 좋고 나쁨을 나누는 가장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인 한글 자막을 지원하며 그 놀라움을 더한다. 'Making the Dohermann'에서는 감독인 쟝 쿠넹이 하나하나 영화를 찍으면서 있었던 일들, 상황 상황들을 설명하여 주는데 이는 영화를 이해함에 있어 정말 중요한 자료이다. 대형 폭팔장면이라던가 클럽에서의 총격씬, 그리고 추격씬등이 어떤 과정을 걸쳐 촬영되었는지 감독과 배우들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 외에도 특수효과에 대한 코멘터리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역시 한글 자막이 지원된다. 이 영화를 찍으며 기존에 사용해 보지 못한 특수효과나 장비들을 사용할 수 있어 좋았다는 감독의 말과 같이 그러한 씬들을 촬영하는 장면들은 새롭고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영화 본편에는 미처 수록되지 못한 삭제장면들과 영화의 리허설 장면들도 수록되어 있는데, 삭제 장면들은 특수효과나 음향효과음들이 포함되지 않아 화질, 음질이 모두 떨어질꺼라는 감독의 걱정스런 설명으로 시작되지만 본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을 본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메뉴라 하겠다. 그리고 특이하게 리허설 장면이 담겨져 있는데, 자동차 안에서의 연기 장면을 실내에서 의자를 놓고 앉아 리허설 하는 장면은 한 편으론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영화의 캐릭터 들의 컨셉 등을 살펴볼 수 있는 포토 갤러리 등과 극장용 예고편, 스토리 보드 등도 제공되어 영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리고 서플 먼트 중 가장 돋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단편 영화 두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정말로 독특하고 조금은 괴기스럽고, 환상적인 이 단편 두 작품은 타이틀을 소장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더 이상 질문할 수 없게 만든다.



워낙에 갈 때까지 가보자는 충격적인 스토리와 영상들로 무장한 [도베르만]은 아마도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뻔한 스토리와 미국식 사고방식에 지친 영화팬들에게 [도베르만]은 다양하고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올 것이 틀림없다. 새로운 경향과 아직은 낯설은 프랑스 영화의 스타일을 느낄 수 있고, 무엇보다도 다양한 서플로 무장하여 DVD 타이틀로서 높은 완성도를 가진 도베르만은 영화팬들, DVD 매니아라면 꼭 소장해야 할 타이틀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2003.04.15
글 / 아쉬타카


꿈(Dream)과 현실(Real), 그 어느 것도 확실치 않다.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눈에 보이는 것, 손끝으로 느껴지는 것들조차 믿을 수 없는, 하지만 이 모두는 스스로 선택한 자각 몽(Lucid Dream)일 뿐.



거대 출판사를 거느리고 남부러울 것 없는 부와 자유를 향유하던 데이빗 에임스(톰 크루즈 분). 매시간을 즐기며 사는 그에게 진정한 사랑이나 신뢰를 먼 얘기일 뿐이다. 자주 만남을 갖는 여배우 줄리(카메론 디아즈 분) 역시 그에게는 단순한 잠자리 상대지만 줄리는 데이빗에 대한 집착을 드러낸다.
자기 집에서 생일파티를 열고 가까운 사람들을 초청한 날, 줄리는 초대도 받지 않은 채 나타나 데이빗의 시선을 잡아두려 한다. 그러나 데이빗은 친구 브라이언과 함께 나타난 소피(페넬로페 크루즈 분)라는 여자에게 한눈에 반해 버린다. 이제야 꿈에 그리던 여인을 만났다고 생각한 데이빗은 소피아에게 빠져들고, 이를 용납할 수 없는 줄리는 데이빗을 속여 차에 타게 한 뒤 전속력으로 차를 몰아 끔찍한 사고를 낸다. 한참 후에야 의식이 돌아온 데이빗, 그러나 그의 얼굴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는데...



[바닐라 스카이]는 다들 아는바와 같이 스페인의 젊은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1997년 작 [오픈 유어 아이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일단 비교에 앞서 원작인 [오픈 유어 아이즈]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알레한드로 감독의 뛰어난 이야기 구성과, 현실과 가상현실, 로맨스를 접목 시키며 복잡하면서도 몽환적인 SF 스릴러(?)로 관객들과 평론가들에게 모두 극찬을 받았던 작품이다. 아메나바르 감독은 충격적인 데뷔작 [떼시스]에 이어 [오픈 유어 아이즈]마저 대성공을 거두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게 되었고, [하몽하몽]으로 영화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던 페넬로페 크루즈는 이 영화에서 또 한번 묘한 매력을 맘껏 보여주었다. [바닐라 스카이]와 [오픈 유어 아이즈]를 비교함에 있어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원작에서 여자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페널로페가 리메이크 작에서도 그대로 여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 영화가 헐리웃에서 재탄생하기까지는 톰 크루즈의 역할이 컸는데, 원작에 한껏 반했던(페널로페에게 반했었는지도 모르겠다) 톰 크루즈는 원작의 판권을 바로 사들였고, [제리 맥과이어]에서 이미 한 번 같이 작업을 하였던 카메론 크로우에게 감독을 맡겼다. 카메론 크로우 역시 [오픈 유어 아이즈]에 대해 몹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터라, 원작의 감독인 아메나바르의 조언을 얻어 영화를 완성하였다. 대부분의 리메이크 영화가 그러하듯 원작의 아성을 넘지는 못했다는 평이 많은 듯 하다.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바닐라 스카이]의 마지막 30분 가량의 내용 때문인데, [오픈 유어 아이즈]에서는 복잡하게 스토리를 교차하여 배열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혼란에 빠지게끔 하여 열광적인 반응을 얻은 것에 비해, [바닐라 스카이]에서는 그런 관객을 의식했던 것인지, 너무도 친절하게 설명하려 들었다는 것이 그 대부분의 이유였다.

전혀 의문점에 대한 설명이 없이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것도 썩 좋은 편은 못되는 듯하지만, 리메이크 작을 은근히 기대했던 팬들은 너무나도 친절한 어투로(다분히 헐리웃 식으로)풀어내는 결말이 맘에 들지 않았었던 것 같다. 비록 원작에 비해 조금은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바닐라 스카이]는 분명 흥미롭고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 생각에 원인으로는 배우들이 펼친 명연기와 극장을 나와 바로 시디샵으로 달려가 O.S.T를 집어 들게 했던 음악을 들 수 있겠다.



일단 뒷 얘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연기만을 살펴보자. 전체적으로 가장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평가받는 배우는 두 크루즈가 아닌 바로 카메론 디아즈이다. 카메론 디아즈는 이 영화에서 그리 길지 않은 러닝 타임에 출연하였지만 강렬하고도 인상적인 연기로 많은 관객들과 평단에 극찬을 받았다. 이전 까지 그저 모델 같은 외모로만 평가받던 그녀는(사실 이런 평가가 때늦은 평가가 된지는 제법 시간이 흐른 듯 하다), 이 영화에서 극중 데이빗 에임스를 사랑하지만 자신을 그저 섹스파트너 정도로만 여기는 데이빗에게 질투와 분노를 느끼는 줄리 지아니 역을 맡아, 캐릭터를 섬뜩하면서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바닐라 스카이]에서 ‘줄리 지아니‘라는 인물은 두 주연배우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인데, 카메론 디아즈가 연기함으로써 관객들이 그 배역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더 가깝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음은 원작에 이어 다시 같은 인물을 연기한 페넬로페 크루즈.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톰 크루즈가 빠질 만도 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야말로 마드리드의 요정과도 같은 표정들을 다량 선사하며 자신의 섹시하고도 귀여운 매력을 마구 발산하고 있다. 사실 같은 역할을 다시 연기한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이 되는 요소였을 듯싶은데, 페넬로페는 비교적 지루하지 않게 잘 해낸 것 같다. 페넬로페 크루즈는 연기를 함에 있어 자신만의 고집이 센 것으로도 유명한데, 이 영화 바닐라 스카이에서도 익숙하지 않은 영어로 완벽하게 연기하고 있고, 최근 촬영에 들어간 신작에서는 불어를 사용해야 하는 역할이라 또 열심히 연습중이라고 한다(제작진에서는 처음 더빙을 제안했지만, 그녀가 완강하게 거부하는 바람에 그냥 현장에서의 그녀의 목소리를 그대로 담기로 했다고 한다). 조금은 어색한 스페인 식 영어발음으로 연기하는 페넬로페의 모습도 매력적이지만, 아무래도 유창한 스페인어로 연기하는 그녀의 모습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탐 크루즈. 그는 이제 배우뿐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헐리웃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야말로 거물이다(사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그의 외모와 이러한 거물급 배경, 가장 헐리웃 적이라는 무의식 속에 이미지가, 그에 대한 진정한 평가를 가리고 있는 듯 하다. 또한 그는 그러한 조건과 상황 속에서도 나름대로 꾸준히 변화를 꾀하며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 역시 제작과 주연을 겸하고 있는데, 그 잘생긴 얼굴을 심하게 망가트린 것만으로 그에겐 어느 정도 도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매그놀리아]를 통해 관객은 물론 평론가들에게도 ‘톰 크루즈 생애 최고의 연기’라는 극찬을 받았던 그는, [바닐라 스카이]에서도 현실과 가상 현실 속에서 혼란과 방황을 겪는 데이빗 에임스 역을 잘 소화해내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제 배우들 간에 뒷이야기를 조금 해보자면, 이 영화를 통해 톰 크루즈는 부인이었던 니콜 키드먼과 이혼하고 페넬로페를 새 연인으로 맞은 것은 이미 공공연한 과거가 되어버렸다. 또한 아이러니한 것은 니콜 키드먼은 톰 크루즈가 제작하고 [오픈 유어 아이즈]의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가 감독한 [디 아더스]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치며 오묘한 관계 설정을 이루게 되었다.

이들 세 배우 외에도 눈길을 끄는 한 배우는 바로 커트 러셀이다. 이전까지 우직하고 강력한 액션연기만 보여 주었던 그는, 이 영화에서 데이빗 에임스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정신과 의사 역할을 맡아 차분하고 안정된 연기로 나름대로의 연기 변신을 꾀하였다. 마지막 옥상 장면에서 ‘기술 지원’이 딸의 이름을 물었을 때 대답하지 못하는 그 표정은 정말 압권이었다.



[바닐라 스카이]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 바로 O.S.T이다.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람은 영화감독 이전에 팝 칼럼니스트이기도 했던 카메론 크로우 감독을 들 수 있겠다. 이미 그는 전작 [올모스트 페이머스]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인 세계와 생각을 자전적으로 그려낸 적이 있었다. 그의 아내는 그룹 하트 출신의 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인 낸시 윌슨이기도 하다(낸시 윌슨은 이 영화의 전체적인 음악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일단 위에 언급한 제목과도 같이 [바닐라 스카이]의 사운드트랙은 요목조목 옥석들만 골라낸 종합 선물세트라 부르면 될 것 같다. 음악과는 떼어놓을 수 없는 인생을 살았던 감독 카메론 크로우와 그의 아내 낸시 윌슨이 컨텍팅한 곡에서, 그의 말대로 락 음악에 대한 오마주를 엿볼 수 있다.

R.E.M, The Monkees, Bob Dylan, Peter Gabriel, Jeff Buckley, Todd Rundgren부터 Sigur Ros, The Chemical Brothers, Radiohead까지...그야말로 명곡들이 주욱 나열되어 있다. 이들 기존의 곡들 외에 폴 매카트니의 동명타이틀 신곡 ‘Vanilla Sky'가 담겨있고, 극중 차안에서 카메론 디아즈가 톰 크루즈에게 건낸 앨범에 수록된 ’I Fall Apart'도 눈길을 끈다. 극 중 이름인 'Julianna Gianni'로 이름을 올린, 이 곡에서는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에서와는 몰라보게 향상된 카메론 디아즈의 보컬을 들을 수 있다.
뛰어난 선곡 외에도 영화의 중간 중간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음악적 감성을 느낄 수 있는데, 밤 늦은 클럽에서 화장실을 묻는 질문에 ‘저기 뷔욕(Bjork)닮은 여자 옆에’라고 얘기하는 것이라던가, L.E를 설명하던 중 나오는 화면에 역시 뷔욕의 뮤직비디오 ‘Big Time Sensuality'가 흐르는 것에서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다.




[바닐라 스카이]타이틀이 발매 된지는 꽤 되었으나, 최근 파라마운트 3차 할인 행사를 통해 좀 더 저렴해진 가격에 좋은 타이틀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타이틀은 2.35:1 의 애너모픽 영상과 돌비디지털 5.1채널의 사운드를 제공하고 있다. 음악의 비중이 다른 영화에 비해 큰 탓에 사운드에 더 관심을 쏟게 하는데, 크게 분리도를 느낄 만한 장면이 없는 관계로 5.1채널의 효과를 체험하기는 어렵다. 타이틀이 맘에 드는 이유는 영상과 음질의 스펙 보다는 서플먼트에 있다. 일단 감독인 카메론 크로우와 음악을 맡은 낸시 윌슨의 코멘터리 트랙을 첫 번째로 들 수 있겠다. 원작과 비교하여 카메론 크로우가 그려내려 했던 영화와 장면에 쓰인 음악에 대해 연출자에 입장에서 자세한 얘기를 전해들을 수 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로는 'Prelude to a Dream'과 ‘Hitting it Hard'가 있는데, 'Prelude to a Dream'에서는 영화의 제작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배우들과 스텝들이 영화 전반을 촬영하는 모습들을 담고 있다. ‘Hitting it Hard'에서는 이례적으로 전 세계를 순회하며 시사회를 가졌던 여정을 담고 있는데, 파리, 런던, 마드리드, 중국, 호주, 일본, 그리고 한국에 이르기까지, 각 나라를 전전하며 영화를 홍보하는 두 주연배우와 감독의 모습을 즐기는 것도 흥미롭다. 그리고 사운드트랙에 신곡을 수록하였던 폴 매카트니의 인터뷰 영상과 'Afrika Shox'의 뮤직비디오, 예고편과 포토갤러리가 수록되어 있다. 포토갤러리에는 DVD-ROM사용자를 위한 이스터에그가 숨어있는데, NG 컷 등을 담은 영상이 숨어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쏠쏠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2003.05.19
글 / 아쉬타카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이라는 영화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되었던 건 전적으로 감독 미셸 공드리 (Michel Gondry) 때문이었다. 뷔욕 (Bjork)의 광팬이었던 나는 그녀의 'Human Bahavior', 'Bachelorette',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인 'Joga'의 뮤직비디오를 접하게 되면서 과연 이 기묘하고도 괴상하기까지 했던, 당시로서는 뷔욕의 음악과 함께 충격적인 영상으로 다가왔던 이 작품들을 한 사람이 감독했다기에 당연히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뮤직비디오라는 매체에서 시도할 수 있는 실험이 극한까지 도달해 이제는 복고적인 성향으로 회귀하고 있는 요즈음에도, 그가 예전에 만들었던 뷔욕, 벡 (Beck), 라디오헤드 (Radiohead), 매시브 어택 (Massive Attack), 레니 크래비츠 (Lenny Kravitz)등 뮤지션의 뮤직비디오는 누구라도 감상한 뒤 감독이 누구인지 궁금증이 들 수밖에 없는 완성도 높고 초감각적인 영상이었다. 또한 뮤직비디오의 감독 외에도 리바이스, 나이키, 코카콜라, 아디다스 등 유명 브랜드의 CF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2001년작 <휴먼 네이쳐>이후, 각본을 담당한 찰리 카우프만과 함께 새롭게 내놓은 영화가 바로 <이터널 선샤인>이다. 이터널 선샤인을 주목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각본을 담당한 찰리 카우프만 (Charlie Kaufman) 때문이었다. 천재 시나리오 작가로 불리우는 카우프만은 이미 전작 <존 말코비치 되기> <어댑테이션> <휴먼 네이쳐> 등을 통해 이전엔 볼 수 없었던 창조적인 시나리오로 천재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었다. 그의 각본은 굉장한 두뇌 회전을 요하면서도 동시에 장난스럽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펼쳐왔는데, 이터널 선샤인에서도 그의 장난끼와 복잡함은 계속되지만, 전작들과 비교해 봤을 때, 러브스토리에 걸 맞는 매우 사랑스럽고 감성적인 면이 더욱 부각되었다.




이터널 선샤인을 지배하는 정서는 대충 이렇다. 사랑하는 사람과 처음 만났을 때, 처음 사랑했을 때 느꼈던 감정이 영원할 수는 없다는 현실적인 정서와 이별에 아픔을 잊기 위해 헤어진 연인과의 추억을 뇌에서 지워 버린다는 비현실적인 정서, 그리고 이 현실과 비현실을 감싸는 따뜻한 감성. 앞선 현실적인 정서가 주를 이뤘다면 영화는 어떤 큰 줄기의 사건을 통해 ‘처음 만날 때와 같은 설레임은 이제 없지만, 그래도 널 영원히 사랑해’라는 식의 결론을 맺는 일반적인 영화가 되었을 테고, 비현실적인 요소가 주를 이뤘다면 영화는 <메멘토>식 시간 퍼즐 놀이와 같이 관객과 두뇌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는 영화가 되었을 테지만(실제로 많은 주변 사람들이 <메멘토>를 연상했다), 이터널 선샤인에만 있는 따뜻한 감성은 이 영화를 앞선 두 가지 형태의 영화와는 전혀 다른 영화로 만들었다. 만약 이 같은 복합적인 요소 없이 현실적인 러브스토리나 기억과 현실을 어지럽게 배치한 이야기로만 진행되었다면 마지막 장면에서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주고받는 'Okay', 'Okay'라는 대사가 그렇게 가슴 시리도록 와 닿지는 않았을 것이며, 마지막 해변에서 나누던 대화 중 ‘조엘, 이제 이런 기억들이 사라지게 돼 (This is it, Joel. It's gonna be gone soon)’, ‘알아 (I Know)’, ‘어떻하지? (What do we do?)’라는 물음 뒤에 ‘그냥 음미하자 (Enjoy it)’했을 때, 참을 수 없는 전율과 눈물이 쏟아지진 않았을 것이다(여러 번 보아도 이 대사는 정말로 감동적이라 원문을 굳이 참조하였다. 'Enjoy it'을 ‘음미하자’로 해석한 것은 정말 탁월했던 것 같다).




영화의 해석에 대해서는 이 DVD, 정확히 미셸 공드리와 찰리 카우프만이 함께한 음성해설을 듣기 전에는 나조차도 분분했었다. 논란에 중심은 아무래도 해피엔딩이냐 언해피엔딩이냐 하는 것이었는데,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는 마지막 장면에서 ‘또 시간이 지나면 서로 지루해하고, 따분하게 여길텐데?’하는 클레멘타인의 질문에 웃으며 'Okay'로 답한 조엘과 역시 웃으며 'Okay'로 답한 클레멘타인을 보며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후 극장에서 2번째 관람하였을 때에는 여러 가지 의문점이 생겼고, 급기야 영화의 크래딧과 함께 조엘이 차안에서 슬프게 울며 테이프를 차 밖으로 던져 버리는 장면에서 조엘에 눈가에 기억을 지울 때 사용하는 자국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결국 둘은 다시 만났다가 다시 헤어진다는 언해피엔딩이라는 결론을 내게 되었다.

음성해설을 통해 알게 된 사실조차 100% 완벽하지 않은 것이 아쉽지만, 어쨌든 감독과 작가의 말을 통해 알게 된 확실한 사실은 그들은 영화를 결말짓지 않았다는 점이다. 영화의 마지막 눈 덮인 해변 가를 뛰어가는 장면이 현실인지 추억인지의 여지를 남기면서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었다는 것이다(음성해설 중 테이프를 밖으로 던져 버리는 장면에서 카우프만은 ‘저것은 라쿠나 테이프는 아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사실 음성해설에 그 어느 때 보다도 집중했던 것은 이같이 모호한 결말 때문이었는데, 다 감상하고 난 뒤 생각해보니 감독과 작가는 그 자체에 그렇게 큰 비중은 두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석적으로만 달려들었던 자에게 결말은 관객에게 남겨두었다는 작가의 말은 처음에는 조금 허무했지만, 영화를 보면 볼수록 결말의 종류나 시간 퍼즐 맞추기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 이 영화에서 말하려고 하는 메시지는 그것과는 별개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엘이 클레멘타인과 처음 만난 뒤 헤어지면서 창밖으로 인사를 전해 받은 뒤 살짝 눈 내리는 거리를 뒤로하고 너무나도 행복해하며 차로 돌아가던 장면(그리고 그 때 흐르던 존 브라이언의 그 음악!), 첫 전화 통화를 하며 너무나도 행복해하던 조엘의 얼굴, 기억 속에서 클레멘타인을 놓치지 않기 위해 어린 시절 비 오던 날을 떠올리며 탁자 아래로 비를 피하던 장면(그 때 흐르던 그 감성적 스코어!), ‘몬타우크에서 만나자’라며 속삭였을 때 느꼈던 애잔한 정서, 그리고 이미 앞서 여러 번 언급했던 전율이 흐르던 장면 장면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그 정서가 바로 이 영화 <이터널 선샤인>이 말하고자 하는 따뜻함이 아닐까 한다.

이제 배우들에 연기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사실 ‘이터널 선샤인’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거나 접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이유는 짐 캐리라는 배우의 영향도 컸던 것 같다. 짐 캐리 하면 <마스크>나 <덤 앤 더머>를 떠올리며 코믹 연기에 달인 정도로만(사실 짐 캐리가 펼치는 코믹 연기는 그 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 쉽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가 정극 연기를 한다고 할 때는 그리 큰 관심을 끌지 못했던 것 같다(아담 샌들러 주연의 <펀치 드렁크 러브>가 소수에게만 사랑받는 이유도 같은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 맨 온 더 문>, <트루먼 쇼>, <마제스틱> 등에서도 이미 괄목할만한 드라마 연기를 펼쳤으나 아직도 그를 단순히 코미디 연기자로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가장 아쉽다. 이터널 선샤인에서 짐 캐리의 연기는 어느 명배우 못지않은 감동을 전한다. ‘조엘’ 캐릭터는 이전에 그가 연기했던 캐릭터들과 달리 짐 캐리만이 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짐 캐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클레멘타인 역할에 케이트 윈슬렛은 본인에게도 그러하듯이 조금은 의외에 캐스팅 이였는데, 그동안 주로 영국의 시대극을 주로 연기했던 그녀에게 가장 현대적이고 현실적인 캐릭터를 맡긴 영화의 선택은 어찌 보면 모험일 수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매우 탁월한 선택이 되었다. 케이트 윈슬렛에 말을 빌리자면 ‘조엘’은 케이트 윈슬렛이 그 동안 연기했던 캐릭터들을 닮았고 ‘클레멘타인’은 짐 캐리가 그 동안 연기해왔던 캐릭터를 닮았지만, 이터널 선샤인에서는 다른 배우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개인적으로는 케이트 윈슬렛의 영화를 여러 편 보았지만, 그녀가 이리도 사랑스러운 여자인 줄은 이터널 선샤인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 밖에 ‘프로도’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갖가지 다른 역할에 도전하고 있는 일라이자 우드는 영화에 잘 묻어드는 연기를 선보였으며, 마크 러팔로와 커스틴 던스트, 톰 윌킨스 역시 자신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영화 전체를 풍성하게 해주는 캐릭터로서 열연을 펼쳤다. 감독과 작가가 톰 윌킨스와 커스틴 던스트의 연기를 보면서 ‘지도할 필요가 없는 배우다’, ‘너무 잘 해 주었다’라고 말한 것이 단순히 예의상으로 한 말이 아님을 영화를 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극장을 나오자마자 DVD는 언제쯤 출시될까 기다리게 되었는데, 사실 내 생애의 영화로 꼽을 만큼 사랑한 영화지만 DVD의 퀄리티는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국내에서 크게 흥행하지도 못하였으며 드라마라는 장르적 특성을 비춰봤을 때 국내 DVD출시 여건상 우수한 스펙을 기대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1장의 디스크에 본편과 예고편만 달랑 수록한 초라한 버전으로 출시될 것 같다는 우려와는 달리 코드 1로 출시된 콜렉터스 에디션을 기본으로 한 2장의 디스크의 스페셜 에디션 DVD는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타이틀이다. 먼저 1.85:1 아나몰픽 와이드스크린의 화질은 신작 DVD로서 손색이 없는 화질을 수록하고 있는데, 영화 자체가 의도적으로 뿌옇거나 흐리거나 어둡거나 하는 등의 기법을 쓴 장면이 많아 100% 화질의 우수함을 체험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사운드는 DTS와 돌비디지털 5.1채널을 수록하고 있는데, DTS 트랙이 특유의 강력함을 뿌리는 장면은 드라마의 특성상 그리 많지 않지만, 감독이 음악에 세심하게 신경을 쓴 만큼, 아기자기한 소품 같은 스코어와 감동적인 배경음악과 함께 대사 또한 또렷하게 전달된다.





이번 스페셜 에디션 DVD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서플먼트에 있다 하겠다. 첫 번째 디스크에는 본편과 함께 미셸 공드리와 찰리 카우프만이 함께한 음성해설이 수록되어 있는데, 음성해설은 기술적인 면이나 스토리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로케이션에 관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연기 등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리고 음성해설 도중에 말이 없을 경우 영화 본편의 대사에 대한 자막 처리가 된 점도 특징적이다. 아, 또한 모든 메뉴의 한글화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터널 선샤인 영화 속으로’는 별도로 제작된 홍보용 영상으로서 감독과 배우들의 인터뷰가 영화 속 장면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미셸 공드리와 제작진이 들려주는 이터널 선샤인’에서는 좀 더 본격적인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데, 여기서 미셸 공드리 감독의 천재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블루 스크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미셸 공드리는 대부분의 장면들을 순수하게 아이디어만으로 극복하여 만들어냈는데, 영화를 보면서도 ‘저런 장면은 CG를 썼겠지’했던 장면들이 너무나도 간단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편집으로 인해 만들어진 영상이라고 생각했던 장면들이 배우와 스텝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만들어낸 롱 테이크 원 샷으로 촬영된 장면이라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짐 캐리와 미셸 공드리 감독과의 대화’와 ‘케이트 윈슬렛과 미셸 공드리 감독과의 대화’에서는 서로 그 동안 말하지 못했던 진솔한 이야기들과 촬영 중 에피소드들을 전해들을 수 있는데, 단순히 웃고 떠드는 내용이 아닌 서로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다는 전재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깊고 소중한 대화가 오간다. ‘Saratoga Avenue 장면이 완성되기 까지’에서는 이 한 장면 속에서 어떠한 컴퓨터 그래픽 등이 사용되었으며 어떠한 아이디어 들이 사용되었는지를 상세하게 그려낸다. 조엘이 창밖으로 클레멘타인에게 너를 지워가고 있다며 말할 때 클레멘타인의 다리가 하나 밖에 없다는 사실은 이 서플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밖에 ‘메이킹 필름’에서는 촬영장에 모습을 더 가깝게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삭제/추가 장면’은 본편에는 수록되지 못한 장면들로 영화의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장면들이 담겨있다(영화 초반 조엘이 클레멘타인의 집에 가게 되어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많은 부분이 삭제되었는데, 이 삭제 장면을 통해 사건에 시간 순서에 대해 확실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이밖에 Beck의 'Everybody's Gotta Learn Sometimes'의 뮤직비디오와 그래픽을 통한 짐 캐리의 립싱크가 재미를 주는 'Light & Day'의 뮤직비디오가 수록되었다. 마지막으로 영화 속 라쿠나 회사의 광고가 담겨있어, 뭐하나 놓칠 것이 없는 서플먼트를 마무리한다.




<이터널 선샤인>은 <반지의 제왕>에서 느낄 수 있었던 영화의 위대함과는 또 다른 위대함을 전해주는 작품이다. 영화 한 편으로 인해 얼마나 행복해 질 수 있으며 또한 얼마나 슬퍼질 수 있는지, 삶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알게 해준 작품이다. <이터널 선샤인>으로 인해 받았던 감동과 행복함,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포함한 여운은, 영화 속 ‘라쿠나’ 회사와 같이 기억을 지워주는 인위적인 행위 없이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글 / 아쉬타카

2006.01.18







오마쥬(Hommage)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불어에서 온 말로 ‘경의의 표시’ 또는 ‘경의의 표시로 바치는 것’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다. 영화의 경우에는 한 작품에서 다른 작품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일부러 모방을 한다든가 기타 다른 형태로 인용하는 것을 지칭하곤 한다. 일부 감독들은 오마쥬의 형식을 빌어 그저 패러디나 표절 수준 밖에 않되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지만, 쿠엔틴 타란티노의 경우는 전혀 다르다. 그의 작품속에서 보여준 오마쥬는 그야말로 ‘경의의 표시’, ‘존경의 표시’를 보는 사람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신중하면서도 정성스레 만든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이 작품 <킬 빌 Vol.1>에는 그가 평소에 광적으로 좋아하는 예전 쇼브라더스 시절 홍콩영화들과 일본의 사무라이물, 저패니메이션, 마카로니 웨스턴, 쿵푸 영화 등 다양한 장르와 영화에 대한 오마쥬를 담고 있는 영화다. 장르적 오마쥬 뿐 아니라 병원 씬에서 브라이언 드 팔마 식의 구성을 사용한 것이나 어린 시절 자신의 우상이었던 일본 배우 소니 치바를 실제로 출연시킨 것처럼 감독이나 배우에 대한 오마쥬 또한 담고 있기도 하다. 사실 <킬 빌 Vol.1>은 오마쥬란 것을 영화적 기법 정도로 사용했다기보다는 하나의 장르로서 승화시킨 작품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이미 널리 알려졌다시피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대단한 비디오키드이며, 영화 감독이기 이전에 엄청난 영화광이다. 이러한 타란티노의 영화광적 면모는 본 타이틀 서플에 수록된 영화음악을 맡은 우탱클랜의 맴버 RZA의 인터뷰에서 단적으로 알 수 있는데, RZA 역시 예전 쇼브라더스 영화의 광팬으로서 비디오 테입들을 여럿 소장하고 있었는데, 타란티노는 이 영화들의 원본 35mm 필름들을 모두 소장하고 있었다고 하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듯 하다. <킬 빌 Vol.1>은 타란티노 자신의 역량과 함께 각 장르의 전문가들이 모여 공동작업을 이룸으로써 더 완벽한 한 편의 영화가 되었다. 대부분의 영화 장면은 중국과 일본 등지의 스튜디오에서 촬영되었는데, 미국내의 스텝이 현지까지 동행하길 원치않았던 타란티노는 중국에서는 중국 현지 스텝을, 일본에서는 일본 현지 스텝과 작업을 하였다. 이 같은 방식은 오마쥬로서 수박 겉핥기 식의 묘사가 아닌 완벽한 장르 영화를 만드는 데에 보이지 않게 크게 기여하였다고 생각된다. 또한 무술감독은 이미 <와호장룡>과 <매트릭스 시리즈>를 통해 헐리웃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원화평이 참여하였고, ‘오렌 이시’의 챕터에서 그 진가를 들어낸 애니메이션은 <공각기동대>, <인랑>등을 제작한 ‘프로덕션 I.G'가 참여하기도 하였다. 아마도 이 같이 다양한 장르와 국가, 문화의 스텝들이 한 영화에 참여한 것은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감독의 이름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킬 빌 Vol.1>은 예전 홍콩영화의 스토리 전개처럼 주인공이 원수에게 복수를 하는 단순한 구조를 갖추고 있듯 영상에서도 선이 굵고 강한 원색의 사용이 대부분이다. 이소룡에 대한 오마쥬가 짙게 깔린 마지막 전투 장면에서는 그를 상징하는 노란색의 트레이닝복(일명 ‘츄리닝’)차림의 주인공과 모두 검은 정장을 입은 적들, 그리고 오렌 이시와의 결투에서는 하얗게 눈덮인 장소를 배경으로 두 주인공의 새빨간 선혈이 뿌려진다. 이렇듯 <킬 빌>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노란색과 빨간색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특히 타란티노가 심혈을 기울인 낭자한 피부림의 이미지는, 여타 다른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하드고어함과 함께 액션의 또 다른 도구로서 역할을 한다. 조금은 과장된 마치 분수가 뿜어대는 터져나오는 피와 사지가 뚝뚝 절단되는 영상은, 철저히 고전적 법칙을 따르면서도 가장 현대적이고 세련된 장면들을 연출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킬 빌 Vol.1>을 극장에서 감상하고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바로 사운드 트랙이었다. 영화의 첫 장면에 흐르던 낸시 시나트라의 'Bang Bang'을 시작으로 브라이언 드 팔마식 전개와 딱 맞아 떨어졌던 ‘Twisted Nerve', 마지막 전투에 대한 기대와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던 ’Battle Without Honor or Humanity', 오렌 이시의 결투 마지막에 흐르던 엔카 ‘Flower of Carnage'와 마치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을 연상시키는 게오르그 잠피어의 'Lonely Shepherd'에 이르기까지...영화 속에 삽입된 곡들은 마치 이 영화만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스토리와 영상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영화의 극적 감정을 최고조로 이끈다. 음악감독 RZA의 역량도 뛰어나지만 대부분의 주요곡들은 감독인 타란티노 자신이 직접 컨텍한 것을 알 수 있는데, <펄프픽션>이나 <저수지의 개들>등 그의 이전 영화에서도 알 수 있듯, 음악을 선택하는 역량에도 아주 탁월함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특히 <킬 빌>의 경우는 피부림이 낭자하는 영상이 맘에 안드는 사람은 설령 있을 지언정 가슴을 후벼파는 사운드트랙이 맘에 들지 않았던 사람들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이렇듯 큰 인상을 남긴 음악 때문에 영화 관람 뒤 사운드트랙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음반샵을 찾았지만 불행히도 영화 상영 당시에는 국내에서는 사운드트랙을 구할 수가 없었다. 왜나하면 위에서 잠시 언급하였던 엔카가 한 곡 수록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일본어로 노래한 곡이 수록된 음반은 국내 출시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2004년이 되면서 일본 문화의 추가개방이 이루어지면서 국내에서도 엔카를 포함하여 모든 곡이 수록된 사운드트랙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타이틀 출시전에 사운드트랙이 포함된 다는 이야기가 있어 많은 이들이 기대를 가졌지만, 결국은 빠지게 된 점이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킬 빌 Vol.1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은 영화 <킬 빌 Vol.1>만큼이나 오랫동안 깊은 인상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으며 출시된 타이틀은 일단 합격점을 줄 만하다. 위에서 잠시 언급하였듯이 타이틀에 함께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이 누락된 것이 조금은 아쉽지만, 이를 대체할만한 다른 아이템들도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그것은 바로 Vol.1과 Vol.2의 오리지널 포스터인데 처음 계획하였던 포스터의 이미지가 많은 소비자들의 반대 목소리가 있자 이를 바로 적극 수렴하여 비교적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내놓은 제작사의 정성이 일단 돋보인다. 오리지널 포스터외에 킬 빌을 상징할 만한 노란색 케이스와 제법 볼만한 부클릿도 인상적이다. 타이틀 외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본격적으로 타이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화질은 2.35:1 아나몰픽 와이드스크린을 제공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극장에서보다 더 괜찮은 화질이라고 얘기가 나올 만큼, 다른 지역 코드의 타이틀보다도 우수한 화질을 수록하였던 것이 중론이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마지막 전투씬의 흑백 영상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곤 하는데, 이는 본래의 영상이 삭제된 것이 아닌 분명 감독에 의해 의도된 처리임으로 크게 아쉬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그 장면에서는 올칼라로 표현하는 것 보다 흑백처리를 하는 것이 더 좋았다고 생각된다. 사운드는 dts트랙과 돌비디지털 5.1채널을 수록하고 있는데, dts의 강력한 음장감과 더불어 채널의 분리도 또한 뛰어나다. 액션씬에서의 칼이 몸을 베는 효과음과 피가 뿌려지는 등의 효과음 역시 실감나게 전달된다. 액션씬들에서도 물론 채널의 분리도를 느낄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킬 빌 Vol.1>의 사운드를 빛나게 하는 것은 사운드트랙이 아닌가 싶다. 5.1채널을 타고 흐르는 사운드트랙은 (영화에 쉽게 몰두할 수 있었음으로 그랬을런지는 모르겠지만)어렵지 않게 채널의 분리도를 실감할 만큼 뛰어난 음질을 보여주었고, 풍부한 공간감도 느낄 수 있었다. <마스터 앤 커맨더>에서처럼 웅장하고 거대한 스케일의 사운드를 맛보기는 어렵지만, 채널의 분리도와 사운드트랙의 전달성, 액션씬에서의 효과음 등은 우수하다고 말하기에 충분하다.



1장으로 구성된 타이틀에는 본 편외에 몇가지 서플먼트가 수록되어 있는데, <킬 빌>이라는 영화적 중요도에 비해 1장에 디스크만으로 출시된 것이 일단은 조금 아쉽다(아마도 이후에 출시될 Vol.2와 혹 출시될지도 모를 Vol.1,2 합본 박스세트를 염두한 것이 아닌가 싶다. 순전히 개인적인 예측일 뿐이다). 서플먼트는 일반적인 메이킹 다큐와 마지막 전투씬을 따로 수록한 메이킹 다큐 두 가지가 수록되어 있다. 메이킹 다큐를 통해 타란티노가 얼마나 영화를 찍으며 신이나 했을까? 즐거워 했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이외에 감독인 타란티노를 비롯하여 주연 배우인 우마 서먼, 루시 리우, 비비카 폭스의 인터뷰와 제작자인 로렌스 벤더의 인터뷰를 수록하고 있는데, 다양한 이야기들을 듣고 접할 수 있어 흥미롭고 재미있긴 하지만, 각 인터뷰의 주제가 챕터로 나뉘어져 있어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없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이외에 영화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던 'the 5,6,7,8's'의 뮤직비디오가 수록되어 있고 두 가지 버전의 예고편도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영화의 씬 하이라이트 장면 5가지를 따로 감상할 수 있는 서플과 포토 갤러리도 수록되었다.


글 / 아시타카

2004.04.26






리차드 커티스는 누가 뭐래도 로맨틱 드라마 작가 가운데 대중의 코드를 가장 잘 읽어내는, 또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에 있어서만은 탁월한 재주를 갖은 영화계의 이야기 ‘꾼’이다. 이러한 평가에 대한 원인은 그가 직접 시나리오를 썼던 전작들의 면면을 통해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1994년작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을 통해 감독인 마이크 뉴웰 보다도 더 주목을 받았던 그는, 이 영화를 시작으로 이른바 ‘리차드 커티스 식 로맨틱 드라마’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노팅 힐>은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는데, 로미오와 줄리엣 류의 신분차이를 극복한 러브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사실 이 같은 류의 스토리는 이미 대중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진부한 스토리인지라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기도 하면서 가장 진부해지기 쉬운 소재인데, 리차드 커티스는 이러한 진부한 스토리를 이어가면서도 작은 소품같은 아이디어로 관객들을 지치게 하지 않고, 마지막 클라이맥스에 가서는 관객들로 하여금 다 알면서도 감동받을 수 밖에 없게 만드는데에는 가히 천부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노팅 힐>이후 그가 쓴 시나리오는, 당시엔 무명에 가까웠던 르네 젤위거를 단번에 스타덤에 올려 놓았던 작품 <브리짓 존스의 일기>이다. 평범한 여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이 영화 속 사랑이야기를 먼 남의 얘기가 아닌 가까운 자신의 이야기로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사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도 M.나이트 샤말란 같은 놀라운 반전이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같은 새롭고도 완벽한 스토리라기 보다는, 평범함 속에 작은 아이디어와 감동으로 관객에게 어필한 영화였다. 이러한 그가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음껏 담은 영화가 어떠할지는 사실, 그리 어렵지 않게 예상되었었다. 하지만 리차드 커티스는 이번에도 역시 누구나 다 알고 있고 쉽게 예상되는 이야기를,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래딧이 오를 때에 모두 다 감동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바꾸어 놓았다. 타이틀 속 그의 이야기를 빌려 이야기하자면, 자신의 쓰고 싶은 러브 스토리를 전부 영화화 하려면 아마도 평생을 다 써도 못할 것 같다고 생각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러면 한 영화안에 모두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했었다고 한다. <러브 액츄얼리>에 에피소드 하나, 하나는 한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영화 한 편을 완성할 수 있을 만큼의 얘깃거리가 있는 스토리 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현실적으로도 그렇고, <러브 액츄얼리>라는 큰 틀안에 포함시킨 것은 참 잘한 결정인 것 같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나쁜 의미에서가 아닌, 좋은 의미에서 러브 스토리에 ’블록 버스터‘라 할만 하다.





몇 편의 러브 스토리를 하나로 집결시킨 블록 버스터 급 스토리 만큼, <러브 액츄얼리>에 출연한 배우들의 면모도 대단하다. 이미 리차드 커티스와 여러 번 함께 작업을 했었던 휴 그랜트와 콜린 피스 등을 비롯하여, 오랜만에 <스타워즈>의 제다이의 이미지를 벗고 평범하고도 진솔한 역으로 분한 리암 니슨, <미스틱 리버>에 숀 팬과 팀 로빈스, 케빈 베이컨의 숨막히는 연기 대결 속에서도 그 빛을 잃지 않았던 로라 리니, 이제는 연기 하나 하나, 표정 하나 하나에서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엠마 톰슨, 최근에는 <해리포터>의 스네이프 교수로 더 잘 알려진 알란 릭맨, <슈팅 라이크 베컴>과 <캐리비안의 해적>을 통해 주목받았던 키이라 나이틀리 등....특별히 한 두 명의 주연이 있는 것이 아니라, 출연한 배우가 모두 주연급인 이 영화에서 배우들은, 마치 모두 같은 비율로 나뉘어진 영화 포스터와도 같이, 각자 정해진 스크린의 경계 속에서 자신 만의 연기를 함과 동시에,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위의 언급한 배우들 말고도 우리 눈에 익은 배우들이 잠시나마 출연하는데, ‘미스터 빈’으로 우리에게도 너무나 잘 알려진 영국 코미디 배우 로완 와킨슨도 잠시나마 ‘멀쩡한’이미지로 출연하고 있고, 용감한 영국 수상에게 제대로 한 방 먹는 미국 대통령 역할로는 빌리 밥 손튼이 출연하고 있다.



이 외에도 <와일드 씽>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데니스 리차드도 아주 잠시 출연하는데, 그야말로 아주 잠시 그것도 긴장이 모두 풀어질 무렵 등장함으로, 그녀의 팬이라면 영화를 반드시 끝까지, 끝까지 주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엽기적(?)인 노장 록 가수 역할로 열연한 빌 나이히와 깜찍한 비서 역할을 맡았던 마틴 맥커천 등은, 아직까지는 우리 귀에 낯설은 이름과 얼굴이지만, 이 영화를 통해 앞으로 나올 작품에서는 반드시 관객의 관심에 대상이 될 것 같다.




러브 액츄얼리>가 기프트세트로 출시된다고 하였을 때, 수록되기를 가장 간절히 바랬던 아이템은 바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이었다. <킬 빌 Vol.1>과 마찬가지로 <러브 액츄얼리>또한 적재적소에 삽입되어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사운드트랙은 극장을 나온 관객들로 하여금 아주 오랫동안이나 그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하였다. 타이틀의 서플을 보다 보면 알 수 있지만, 감독인 리차드 커티스는 영화음악에 남달리 신경을 쓰고 애착을 갖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역시 대단한 음악광인 것도 알 수 있다(영화 음악에 관련된 서플엔 감독의 영화 음악 선택에 관련된 인터뷰가 담겨있는데, 마지막 장면에 삽입될 음악을 놓고 자신의 집안에 음반들을 알파벳 AA, AB의 순서로 들어보고 BEA에서 Beach Boys의 곡을 골랐다고 하니, 그의 음악에 대한 세심함과 소장하고 있는 음반의 규모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러브 액츄얼리>에 사운드트랙은 대부분의 사랑 받는 사운드트랙이 그러하듯 곡 자체가 좋은 곡들로 선곡된 것에 더하여, 적재적소에 사용되었다는 것에 있다.



화려한 듯 하지만 그 속에서 남다른 외로움을 느끼는 수상에 깜찍한 일탈을 함께 했던(또한 휴 그랜트의 꽤 괜찮은 댄스실력도 맛 볼 수 있었던) Girl Aloud가 리메이크한 ‘Jump'. 영화 속의 리메이크 버전이 고스란히 수록된 ’Christmas is All Around'. 컴템포러리 재즈로 대중의 사랑을 흠뻑받은 노라 존스의 ‘Turn Me On', 머라이어 캐리의 최고의 캐롤 히트곡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우리 귀에 너무도 익숙한 비틀즈의 'All You Need is Love'등이 수록되었다. 이 외에도 텍사스(Texas), 조니 미첼(Joni Mitchell), 비치 보이스(The Beach Boys)등의 주옥같은 곡들 또한 수록되어 있어,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권할 만한, 사운드트랙 시디 한 장만으로도 충분히 소장 가치가 있는 음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들 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한 곡도 버릴 것이 없는’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먼저 최근 출시된 타이틀은 기프트세트와 일반판 모두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연상시키는 이미지와 디자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프트세트는 많은 이들이 정말 크리스마스 선물 다운 기프트세트와 패키지 디자인을 기대하였을텐데, 이미 많은 분들이 실감하셨듯이 결과적으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 패키지로 출시되었다. 가장 말이 많은 것은 박스패키지인데, 박스 디자인은 그 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되지만(물롬 많은 분들이 여기에도 불만을 재기하고 있지만은..), 디스크를 수납한 형식이 조금은 아쉽다. 차라리 디스크를 박스 안에 빨간색 아마레이 케이스를 하나 더 추가하여 넣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결과적으로 오랜만에 기프트세트 다운 기프트세트를 기대했던 많은 이들에게는 조금은 아쉬운 패키지가 된 것 같다. 하지만 본편의 화질과 사운드는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액션이나 SF 장르가 아닌지라 화질은 그다지 기대하지 않고 보았기 때문일지도 모르나, 인물의 클로즈업 장면을 비롯한 대부분의 영상은 상당한 수준급의 화질을 보여주었다. 특히 인물의 클로즈업이 유난히 많은 영화답게 클로즈업 장면에서는 레퍼런스급의 화질을 보여주고 있다. 사운드는 역시 장르가 드라마인지라 특별히 채널의 분리도나 우퍼의 활약을 기대할 만한 장면이 많지 않지만, 위에서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사운드트랙이 흐를 때는 제법 돌비디지털 5.1채널의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다. <러브 액츄얼리>DVD타이틀에 또 하나 눈에 띠는 점은 바로 메뉴 디자인이다. 간결하고도 단순한 색감과 이미지를 통해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사실 <러브 액츄얼리>가 그것도 기프트세트의 경우에도 1장의 디스크로 출시된 것은 조금은 의외이다. 아직까지 SE나 다른 버전의 출시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러브 액츄얼리>정도면 2장 분량으로 출시되어야 마땅했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총 1장의 수록된 서플먼트들도 아주 흥미롭다.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음성해설 중 하나로 기억될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참여한 코멘터리는, 오랫동안 함께 작업을 해온 이들이 함께해서 그런지 좀 더 친근하고, 다양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장난기어린 배우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단지 한 장면에 출연했을지라도 감독인 리차드 커티스가 배우 하나 하나에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는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스크린에 배우들이 스쳐 지나갈 때 마다, 한 명 한 명 이름을 언급하며 느낌을 전달하는 부분은 또 다른 감동을 준다. 코멘터리 외에 삭제장면도 수록되어 있는데, 감독이 먼저 삭제장면에 관한 짧은 설명을 한 뒤 삭제장면이 흐르는 시퀀스는 상당히 좋았다. 그리고 ‘The Storytellers'라 이름 붙여진 서플에는 메이킹 다큐 성격의 영상이 수록되었는데, 배우들과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 제작 뒷 얘기와 촬영장의 에피소드를 전해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영화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사운드 트랙에 관련된 서플에서는, 감독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음악이 쓰이게 된 계기와 전하려고 했던 느낌이 무엇이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영화 속 빌리 맥의 ’Christmas is All Around'의 뮤직비디오와 몇 가지 영화 예고편을 수록하고 있다.




글 / 아시타카

2004.05.04






<피터 팬>은 전세계적으로 그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특히 어린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캐릭터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터 팬의 자세한 스토리는 몰라도 어린 시절부터 만화를 통해 보았었던 초록색 의상에 날아다니는 어린이라는 이미지는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끝부분이 상당히 강조된 부츠와 자연스레 찢어진 듯 끝 부분이 삐쭉한 초록색 옷, 그리고 초록색 모자에 깃털 하나를 멋지게 장식한 모습의 피터팬의 이미지, 즉 디즈니가 만들어낸 이미지에 많은 이들이 이미 익숙해져 있다. 물론 디즈니 식의 피터 팬의 이미지가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에는 훨씬 좋은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원작의 가장 가깝다는 평을 듣고 있는 P.J 호건의 피터 팬은, 디즈니의 그것과 180도 다르다고 할 순 없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피터 팬과는 조금은 다른 이야기와 이미지를 전해준다. P.J 호건의 피터 팬이 다른 피터 팬들과 차별되는 점을 하나 씩 살펴보자.



먼저 P.J 호건의 피터 팬은 장난꾸러기 어린이라기 보다는 이제 막 소년에 들어선 모습을 하고 있다. ‘어린이‘와 ’소년‘의 차이는 사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인데, 원작에서는 이러한 어린이에서 소년이 되면서 겪는 미묘한 갈등과 변화 등을 매우 중요한 비중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작품 <피터 팬>에서는 이러한 갈등과 혼란을 겪는 피터 팬을 좀 더 자극하는 존재로서 웬디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 여기저기서 평한 단편 적인 말들 가운데에는 ’원작에 가장 충실하였다‘ ’기존의 후크와는 달리 후크의 이미지가 매우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이러한 매력적인 후크의 모습에 웬디가 반해 피터 팬과 삼각관계를 이룬다‘ 등의 얘기들이 있었는데, 물론 맨 마지막 얘기는 조금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만...나머지 것들은 크게 오버한 말들은 아닌 것 같다. 특히 코믹한 악당의 모습으로 주로 그려졌던 후크의 캐릭터는, 소녀가 된 웬디가 매력을 느낄 만큼 섹시한 이미지도 지녔으며, 악당이라기 보다는 피터 팬에 대한 질투심에 못 견디는 애처로운 이미지로 느껴졌다. 이 같은 느낌을 받은 데에는 웬디의 아버지 역할과 후크를 한 배우가 연기함으로서 갖게 되는 무의식적인 친근함도 조금은 영향을 준 것 같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이번 <피터 팬>에서 피터 팬 못지 않게 중요한 캐릭터는 바로 웬디인데, 웬디는 피터 팬보다 먼저 갈등을 겪고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인 뒤, 피터 팬에게 이를 권하게 된다. 또한 피터 팬의 이미지와 같이 웬디 역시 어린꼬마 여자아이라기 보다는 소녀스러운 이미지에 더 가까운 모습을 그리고 있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이번 <피터 팬>에서 피터 팬 못지 않게 중요한 캐릭터는 바로 웬디인데, 웬디는 피터 팬보다 먼저 갈등을 겪고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인 뒤, 피터 팬에게 이를 권하게 된다. 또한 피터 팬의 이미지와 같이 웬디 역시 어린꼬마 여자아이라기 보다는 소녀스러운 이미지에 더 가까운 모습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P.J호건의 <피터 팬>에서 특별히 눈여겨 보아야 할 캐릭터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팅커벨이다. 이번 <피터 팬>에서는 팅커벨에게 상당히 많은 량의 비중을 할애하고 있는데, 팅커벨 역할에 캐스팅 된 배우만 봐도 이 같은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8명의 여인들>과 <스위밍 풀> 같은 작품들을 통해 프랑소와 오종의 페르소나로 자리잡은 뤼디빈 사니에르가 팅커벨 역할을 맡고 있다. 팅커벨 캐릭터 역시 기존 작고 귀엽고 예쁜 이미지와는 달리 섹시함도 지녔고, 무엇보다 웬디에 대한 강한 질투심으로 불타오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팅커벨 하면 요정스러운 신비로움과 귀여움일텐데, 뤼디빈 사니에르의 캐스팅은 이 같이 질투심과 신비로움, 귀여움을 관객에게 어필하기에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본래 팅커벨의 캐릭터는 CG로 대부분을 작업하려고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스텝들이 침이 마르도록 칭찬 하는 것과 같이 뤼디빈의 귀엽고 앙증맞은 수백가지의 표정연기는 도저히 CG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또한 뤼디빈에 가세는 영화 외적으로도 후크 역할의 제이슨 아이작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신예 배우들로 이루어진 캐스팅에 화제거리를 불러 일으키기에도 충분하였다(참고로 개인적으로도 영화를 보게 된 이유 40%는 원작에 가장 충실하다는 이유였고 나머지 60%는 오로지 뤼디빈 사니에르가 출연했다는 점 하나였다).



P.J 호건의 <피터 팬>이 ‘원작에 가장 출시했다‘, ’기존의 피터 팬과는 다르다‘라는 말을 많이도 했지만, 기존 우리가 상상해 오던 장면들도 여럿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가 머릿 속으로만 그려왔던 ’네버랜드‘의 모습은, 지금까지 영화와 책 등의 매체 등으로 표현된 네버랜드의 이미지 가운데 가장 신비롭고 아름답고 가보고 싶은 충동이 드는 영상을 담고 있다. 특히 그 영롱한 하늘 빛과 구름들, 그리고 어둠이 내린 파란 배경은 머릿 속에서 상상해 왔던 것 이상으로 신비로운 이미지를 그려낸다. 네버랜드의 꿈같은 이미지를 만나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영화를 본 보람을 느낄 정도로 말이다.



사실 예전에 피터 팬을 읽고 보았던 기억을 아무리 되새겨봐도, 피터 팬의 자세한 엔딩이 기억이 나질 않았다. 기껏해야 ‘그래서 모두모두 행복하게 잘 살았더래요~’하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피터 팬>을 통해 이 같은 궁금증은 완전히 해소되었다. 하지만 진실한 피터 팬의 스토리를 알고 보니 <피터 팬>은 결코 즐겁고 행복하지만은 않은 이야기라고 생각되었다. 웬디가 한동안 행복함에 젖어 가족을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네버랜드의 다른 모든 친구들이 네버랜드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느꼈을때에도 유독 피터 팬만은 네버랜드에 혼자 남으면서 까지도 돌아가기를 거부했었다. 피터 팬은 돌아갈 가족이 없어서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네버랜드의 친구들도 가족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같은 궁금증은 사실 영화 속 스토리만으로는 모두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 이를 계기로 원작을 한 번 제대로 읽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속에는 아마도 왜 그리도 피터 팬이 돌아가기를 거부했는지 그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말이다.



<피터 팬>이 슬프게 느껴진데에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영향이 가장 컸다. 모두를 떠나보내고 다시 몰래 찾아와 웬디와 친구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피터 팬의 모습은, 남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듯한 눈빛을 풍겼다. 아마도 보통의 이런 류의 영화의 엔딩이라면, 혹 피터 팬이 웬디와 가족들이 함께 지내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부러워 할지는 모르지만, 다시 네버랜드로 떠날 때에는 힘찬 음악과 함께, 무언가 새로운 희망과 모험을 찾아 떠나는 듯한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피터 팬>에서는 그러한 희망적 분위기 대신 웬디와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나는 피터 팬의 뒷모습은 몹시도 쓸쓸하고 외로워보였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일 수 있는 느낌이지만 말이다.



넓게 보자면, 기존의 <피터 팬>이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고 동심을 간직한 피터 팬을 동경의 대상과 꿈의 이미지로 그렸다면, P.J 호건의 <피터 팬>은 되려 세월이 지나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며 어른이 되는 것이 자연스럽고 소중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즉 어른이 되지 않는 순수한 어린이보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좋은 어른이 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의미에서 보았을 때 P.J 호건의 <피터 팬>은 개인적으로 최고의 피터 팬으로 한동안 기억될 것 같다.



화질과 사운드를 먼저 살펴보자면, 16:9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의 화질은 신작 타이틀인 것을 감안하자면 평범한 화질을 보여준다. 특히 콘트라스트비나 어두운 장면에서의 사물의 표현력은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네버랜드의 환상적인 하늘을 비출땐 잠시 화질의 부족함을 잊을 수 있지만, 좀 더 좋은 화질로 보았으면 더 좋았을 껄 하는 아쉬움도 분명 남는다. 사운드는 채널의 분리도도 괜찮고 액션 씬에서의 효과음과 배경음악이 흐를 때의 음장감도 만족할만했다. 그리고 <피터 팬>이라는 어린이들에게 익숙한 소재답게 영어 더빙외에 한국어 더빙도 지원하고 있는데, 후크나 다른 어른 역할의 성우들의 연기는 매우 만족스럽지만, 피터팬이나 웬디 등 어린 캐릭터를 연기한 어린이 성우들의 연기는 조금 아쉬움을 남긴다



1장의 디스크로 이루어진 <피터 팬>타이틀은 여러 가지 볼만한 서플먼트를 수록하고 있는데, 우선 모든 서플먼트에 한글자막 처리가 된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제작사가 콜럼비아라는 것에 기인한 만족일지도..). 여러 가지 흥미로운 서플먼트들이 다양한 메뉴로 나뉘어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 눈에 띠는 것은 본편과는 다른 엔딩을 수록한 ‘Alternate Ending'이다. 어른이 된 웬디를 피터팬이 다시 찾아와 그 딸과 함께 다시 모험을 시작한다는 내용인데, 개인적으로는 본편의 엔딩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이어 여러 가지 삭제장면과 NG장면들, 배우들과 스텝들의 인터뷰 영상을 만나볼 수 있는 메이킹 다큐, 그리고 여러 편의 예고편도 수록하고 있다.

글 / 아시타카

2004.05.06





'오래전 멀고 먼, 은하계에...(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라는 자막과 이후 터지는 존 윌리엄스의 유명한 테마곡, 그리고 어두운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거대한 스타워즈의 로고와 함께 시작된 스타워즈 시리즈의 대단원, 그야말로 대단원의 막은 클래식 트릴로지와 프리퀄 시리즈의 중요한 연결 고리인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이하 에피3)’로 끝을 냈다(에피 3가 개봉하기 전에 일부에서는 스타워즈가 본래 9부작으로 계획되었고 이후에 어떤 방법으로든 에피소드 7,8,9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았지만, 이 둘을 빼고는 스타워즈를 상상할 수도 없을, 감독인 조지 루카스와 음악을 맡은 존 윌리엄스의 나이를 생각했을 때 이후 시리즈는 불가능 할듯하며, 이를 무시하더라도 조지 루카스는 한 인터뷰를 통해 ‘스타워즈 시리즈는 아나킨 스카이워커(=다스 베이더)의 관한 이야기이며,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없는 스타워즈는 없을 것이라며 못 박은 예도 있듯, 더 이상의 스타워즈 시리즈는 없을 듯하다).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이 개봉할 즈음,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등 친한 감독들에게 먼저 선을 보였던 조지 루카스는 유치하다는 이야기와 실패할 것이라는 핀잔을 더 많이 들었어야 했다(스티븐 스필버그만이 이 대단한 시리즈를 시작부터 적극 반기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에피소드 4가 개봉하고 이후 5,6편을 거치며 스타워즈 시리즈는 단순한 영화를 넘어서 전 지구를 아우르는 하나의 문화 코드를 형성하였으며, 우주의 크기만큼이나 방대하고 무궁무진한 세계로 인해 수많은 이야기 거리와 궁금증을 낳았고 완구나 게임 등 캐릭터 상품도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하였으며, 스카이워커 사운드나 I.L.M등의 기술 팀들은 헐리웃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는 독립적인 회사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루크 스카이워커 3부작으로도 불리는 클래식 3부작의 엄청난 성공은 프리퀄 3부작에 대한 기대를 불러오기에 충분했는데, 제작 당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선사한 그래픽과 영상은 누구라도 압도당할 만큼 완벽한 퀄리티를 선사하였지만, 스토리 구조의 빈약함과 일부 캐릭터의 어설픔(?)으로 인해 팬들로부터 많은 질책을 받았었다. 에피소드 1에 주요 캐릭터였던 ‘자자’는 팬들에 집중 공세를 받았던 대표적인 케이스(‘자자’가 극의 분위기를 깨는데 일조하였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스토리 구조가 비약했다는 점에는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동의하지는 않는 편이다). 에피소드 2에서는 아나킨 스카이워커 역할을 맡은 헤이든 크리스텐슨의 연기와 한 솔로와 레이아의 은근한 러브 스토리와는 달리 파드메와 아나킨의 대놓고 벌어지는 풀밭의 러브 씬 등이 자주 도마에 올랐었는데, 이 역시도 팬들에 엄청난 사랑이 만들어낸 하나의 반증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된다. 이렇듯 호평과 혹평이 갈렸던 에피소드 1,2편에 평가는 시리즈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에피 3에 대한 기대와 걱정으로 이어졌고, 안 그래도 이제 마지막 남은 한 편에 남은 모든 이야기와 클래식 3부작과의 연결 고리를 완성해야 하는 제작진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 분명했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에피 3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헤이든의 연기가 한 층 성장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지만, 극의 흐름 자체가 숨 가쁘고 심하게 집중할 수밖에는 없는 구조인지라 완벽하게 극에 빠져들 수 있었다. 많은 팬들이 궁금해 했을 이야기. 어떻게 해서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속칭 ‘그 분’으로 불리 우는 ‘다스 베이더’로 변하게 되었을까 하는 것. 제다이 중에 최고 실력자인 요다는 어떻게 해서 황폐한 데고바 행성으로 은둔하게 되었을까, C-3PO와 R2D2는 왜 클래식 시리즈에서 오비완을 알아보지 못했을까, 다스 시디어스는 누구이며 어떻게 등장하게 되는가 등등 시리즈를 보며 궁금해 하던 모든 것들(대부분의)의 해답이 에피 3에 있다.



에피 3를 보면서 내내 들었던 개인적인 감정은 어느 애절한 로맨스 영화에서도 느껴볼 수 없었던 슬픔이었다. 시스 군주의 치밀한 계획(긴급명령 66) 아래 하나 둘씩 죽어가는 제다이 들의 모습과 파드메가 죽음으로 치닫는 악몽(단순 악몽이 아닌 앞날을 내다볼 수 있는 제다이의 능력으로 인한)으로 인해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변절할 수밖에 없었던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고뇌(많은 이들이 아나킨이 다스 베이더가 되는 것에 대한 동기가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미 ‘샌드 피플’로 인한 어머니의 죽음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처음부터 제국을 건설하여 온 은하계를 지배할 생각도 없었을 뿐 더러, 파드메를 지키기 위한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하였다는 점, 그리고 윈두를 베고 나서 몹시도 후회했지만 이렇게 된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었을 거라는 점, 무스타파에서 분리주의자를 제거하고 홀로 남아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았을 때, 한정된 러닝 타임 속에서 이 정도의 묘사면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을 부분이라고 생각된다)가 그것.



에피 3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슬펐지만 더 슬퍼졌던 것은 에피 3에 등장하는 장면들로 인해 클래식 3부작의 장면들이 다시금 생각났기 때문이다. 에피3에서 윈두와 황제와의 대결 중에 아나킨은 누구를 도울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는데, 물론 황제를 도와 윈두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이 장면은 에피 6의 마지막 장면과 정확하게 교차하는데, 역시 황제에게 루크가 당하고 있을 때, 끝내 고민하다가 황제를 들어 죽음에 이르게 한다. 에피 6을 볼 당시에는 그저 선한 마음이 다시 살아났구나 하는 정도로 이해했지만, 에피 3를 보고 난 뒤에는 아마도 황제와 루크가 대립할 당시 예전 윈두와 황제가 대립했던 때를 떠올리고 다시는 후회할 짓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무스타파 듀얼 마지막에 너무도 슬픈 오비완과 아나킨의 대화가 이어지는데, ‘넌 우리의 희망이었어’ ‘사랑했다’ 라고 말하던 장면과 타들어가는 아나킨을 차마 다 보지 못하고 고개 돌리던 오비완에 모습을 통해, 에피 4에서 (물론 루크에게 탈출할 기회와 자극을 주기 위해 그랬을 수도 있지만)다스 베이더와의 대결 중 스스로 목숨을 포기한 것은, 아나킨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마지막 파드메의 유연이 아니더라도 결코 자신의 손으로 동생과도 같은 아나킨을 해칠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어느 것 보다 감동으로 다가 왔던 것은 엔딩 장면인데, 오비완으로부터 루크를 건네 받은 타투인의 가족들이 두 개의 태양이 노을 지는 배경을 지긋하게 바라보는 장면에서 흐르던 루크 스카이워커의 테마곡은 말 그대로 ‘새로운 희망’을 예언하는 동시에 클래식 3부작의 연결고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사실 스타워즈라는 시리즈의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연출할 것인가에 대해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이처럼 전율이 몸서리 칠정도로 감동적으로 마무리할 줄은 몰랐었다). 아마도 스타워즈 시리즈와 쭉 함께 해온 팬들이라면 이 장면에서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무언가 밀려오는 듯한 깊은 감동을 느꼈을 것이다.



사실 에피 3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있다. 큰 줄기에 궁금증들은 대부분 해소가 되었으나 팬들이라면 몹시도 궁금하고 부족하다 여겨질 만한 사실들이 곳곳에 내재하고 있다. 사실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이 같은 끝없는 궁금증은 너무나도 광대한 스타워즈 세계의 구조 때문일 것이다. 이 중 몇 가지의 해답을 갖고 있으며 에피 2와 에피 3 사이에 벌어진 일들을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애니메이션 ‘클론 워즈 (Clone Wars)’ 일 텐데, 아직까지 국내에서 정식으로 발매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이 중 에피 3와 연관되는 클론 워즈의 몇몇 사실들을 나열해볼까 한다. 에피 3에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 가운데 ‘그리버스 장군’은 가장 큰 기대와 관심을 모았으나 비교적 쉽게 사라진 캐릭터라 할 수 있을 텐데, 그리버스의 관한 중요한 이야기들은 클론 워즈에 수록되어 있다. 그의 놀라운 활약상이나 제다이들을 처형해가며 광선 검 수집을 취미로 삼게 된 일, 두쿠 백작에게 수련을 받는 장면, 그리고 윈두와의 대결에서 부상을 입는 장면 등이 그것이다(영화 내내 그리버스가 기침을 하듯 콜록 대는 것이 원래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윈두에게 당한 부상으로 인한 것이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광선 검 대결의 스킬만으로는 요다 마저도 능가한다고 알려진 윈두의 활약도 에피 3에서는 두드러지지 못하는데, 클론 워즈에서는 그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클론 워즈 외에도 게임으로 발매된 ‘제다이 아카데미’시리즈나 ‘배틀프론트’ 시리즈에서도 영화의 스토리와 연계되는 이야기와 설정들로 인해 좀 더 세세한 주변 지식들을 얻을 수 있다.



이제 영화 얘기에서 조금 벗어나 배우들의 이야기를 해보자. 아나킨 스카이워커 역할을 맡은 헤이든 크리스텐슨의 연기는 에피 3에 와서 많이 나아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극적으로 치닫는 아나킨의 심리 상태를 연기하기에 신인 급 배우인 헤이든이 팬들에 마음에 들기에는 조금 부족했을지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나름대로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고 생각된다. 아나킨 만큼이나 중요한 역할로 프리퀄 3부작에 중심을 이루고 있는 역할이 오비완일텐데, 사실 처음에는 그저 껄렁하면서도 스마트한 이미지를 풍기는 이완 맥그리거가 알렉 기네스로 비교되는 오비완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아니 소화라기보다는 어울릴까 걱정을 했었지만, 이완은 점점 은근히 오비완에 모습이 되어 갔고, 에피 3에서는 다른 오비완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특히 이완 맥그리거 특유의 스코틀랜드 식 영어 발음은 대사 전달에 있어서도 다른 배우들보다 더 효과적이었다고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에피 3에서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는 펠퍼타인 의장 역할을 맡은 이안 맥디아미드가 아닐까 한다. 이미 예고편에서 보여줬던 것처럼(몇 번 본 팬들은 그 대사를 외울 정도로) 그의 대사 전달 능력은 누구보다도 뛰어나, 보는 이의 집중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또한 펠퍼타인 의장에서 시스 군주로의 1인 2역 아닌 2역을 맡아 그야말로 아카데미 조연상 감으로도 손색이 없는 연기를 펼친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에 이어 또다시 초반부에 짧은 시간 출연으로 아쉬움이 남는 두쿠 역할의 크리스토퍼 리와 역시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름대로 강력한 이펙트를 선사하였던 윈두 역할의 사무엘 L.잭슨, 그리고 많은 사람이 주목하진 않았지만 모나지 않게 자연스런 연기를 펼쳤던 나탈리 포트만까지. CG와 화려함에 가려져 우리가 흔히 잊고 있는 사실이지만, 스타워즈의 출연진들이 펼친 연기는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AV적으로는 절대 부족함을 용납하지 않는 조지 루카스 덕에 매번 출시 때 마다 화제가 될 정도로 놀라운 스펙과 퀄리티를 제공하였다. 하지만 에피소드 1,2는 놀라운 화질과 사운드에도 불구하고 국내 출시된 코드 3번의 경우 음성해설과 서플먼트 등에 한글자막이 지원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팬들에 아쉬움을 사기도 했었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지만 에피 3는 음성해설과 서플먼트 모두 한글 자막이 지원됨으로 안심해도 될 듯.



먼저 2.35:1의 화질부터 살펴보자면, 전작들이 그러하였듯 역시나 티끌 하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완벽한 영상을 수록하였다. 일단 촬영 자체가 필름 카메라가 아닌 100% 디지털로 작업되어 일반 필름으로 촬영된 영화의 DVD들 보다는 한 단계 높은 화질을 선사한다. 일부에서는 디지털 영상이 너무 날카롭게 느껴진다며 조금은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는데, 에피 3의 화질은 디지털의 장점은 살리면서도 위와 같은 거부감마저 최소화할만한 화질이라 할만하다. 어두운 극의 분위기만큼이나 어두운 배경에 장면이 많이 등장함에도 화질에 부족함은 찾아보기 어렵다. 사운드 역시 DTS 부럽지 않은 돌비디지털 5.1EX의 음질을 수록하였다. 영화의 초반 전투 장면에서는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폭발음등과 광선 포 소리가 채널을 골고루 사용해가며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주는 동시에, 버즈 드로이드가 기체 위를 걸을 때 나는 세세한 소리까지 선명하게 전달한다. 그리고 마지막 무스타파 듀얼에서는 스타워즈 하면 떠오르는 광선 검 특유의 사운드 역시 화려하게 수놓는다. 존 윌리엄스의 스코어 또한 강력한 웅장함을 전달하며 극적인 분위기를 더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인상적인 사운드를 꼽으라면 다스 베이더 특유의 숨소리를 들 수 있겠는데, 아나킨이 다스 베이더가 된 직후 매우 고요한 가운데 숨소리가 울려 퍼질 땐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으며 탄성을 지를 정도였다. 에피소드 4~6편에는 내내 들었던 숨소리 이지만 이번 에피 3만큼이나 인상적인 숨소리는 아마 없었던 것 같다.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이번 출시된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DVD는 방대한 서플먼트와 음성해설 모두에 한글자막이 지원되어 전혀 감상에 무리가 없이 흥미로운 정보들을 접할 수 있다. 첫 번째 디스크에는 본 편과 감독인 조지 루카스, 제작자인 릭 맥칼럼 등이 참여한 음성해설이 수록되었다. 조지 루카스가 참여한 음성해설은 개인적으로 반지의 제왕 확장판에 수록된 피터 잭슨과 배우들이 참여한 음성해설 이후로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었던 코멘터리인데, 팬들도 다 알지 못했던 스토리에 관한 짤막한 이야기들과 극중에서는 다 노출되지 않았던 캐릭터들의 행동에 대한 감독의 의도, 제작자가 이야기하는 장면 장면에 얽힌 뒷얘기 등 스타워즈의 팬이라면 영화를 감상하는 것만큼이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2번째 디스크에는 방대한 양의 서플먼트가 수록되어 있는데, 일단 가장 흥미롭고 눈길을 끄는 것은 본편에는 수록되지 않은 삭제장면이다. 삭제 장면에서는 본편을 뒷받침해줄만한 장면들과 많은 팬들이 기대했을 장면이 수록되었는데, 파드메가 의장에 독재에 반대하는 의원들과 뜻을 모으고 의장에게 가서 의견을 타진하는 장면 등이 수록되었는데, 이를 통해 파드메가 그저 아나킨과의 로맨스뿐만 아니라 잘못된 의회를 바로 잡기위해 정치적인 노력도 계속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제작자인 릭 맥칼럼이, 삭제되어 너무 아쉬웠다는 코멘트와 함께 소개되는 장면은 요다가 은둔에 들어가기로 한 뒤 데고바 행성에 도착하는 장면인데, 에피소드 5와 연결되는 장면으로 데고바 행성에 모습이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흥분되는 일이긴 하지만, 엔딩 부분에 위치하게 됨으로 새로운 희망을 의미하는 루크와 레아로 마무리되는 전체적인 마무리에 조금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아쉽지만 본편에서 삭제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부가영상으로는 제작과정에 관한 스텝과 기술적인 면을 중심으로 한 영상과 배우들과 스토리, 캐릭터에 관한 영상이 담겨있는데, 그 중 'Within a Minute : The Making of Episode III'에서는 영화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무스타파 듀얼 장면을 중심으로 제작과정을 매우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약 1분도 채 안 되는 장면을 위해 얼마나 많은 스텝들과 기술, 노력이 투여되는지를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각 스텝의 파트별로 나누어 수록하고 있다. 이 외에 특작단편으로 ‘실감나는 장면을 위해 : 에피소드 III의 스턴트’를 통해 스턴트와 관련되어 배우들이 트레이닝을 받는 모습 등이 담겨있고, ‘선택된 하나 (다스베이더)’를 통해 시리즈의 핵을 이루는 캐릭터인 ‘다스 베이더’에 관한 더 자세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이 밖에도 뮤직비디오 'A Hero Falls'와 웹 다큐멘터리, 예고편, 비디오 게임에 예고편과 데모 영상, 스틸 갤러리 등이 수록되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DVD는 스타워즈의 감흥을 함께 했던 이들이라면 전혀 고민할 필요조차 없을 최고의 선택이다. 물론 더 나은 매체인 HD DVD 포맷이 대중화되면 분명 새 포맷으로 출시가 될 것이며, 그전이라도 에피소드 1~6편을 모두 담은 박스세트가 출시될 것 또한 확실하며, 애니메이션 클론 워즈까지 포함하거나 새로운 다큐라던지 관련 영상을 담은 디스크를 추가 수록한 버전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하지만 하물며 그 모든 것이 기정사실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무언가가 나오기 전까지만 활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 만큼 스타워즈 팬들에게 또 DVD마니아들에겐 결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 또한 감히 확신한다.

글 / 아시타카

2005.11.08



몇 번을 곱씹어도 위대할 전설의 페스티벌

우드스탁 페스티벌 : 감독판

Woodstock : 3Days of Peace & Music - The Director's Cut



1969년 8월 15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열렸던 우드스탁 페스티벌(정확한 페스티벌의 명칭은 'The Woodstock Music and Art Fair 1969')은 굳이 록 팬들이 아니더라도 이름만은 한 번쯤 스쳐 들었을 만큼 전 세계,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고, 공연이 열린지 40년이 다되어가는 지금에 와서도 자주 회자되곤 하는 역사적인 전설의 페스티벌이다. 1960년대 후반의 미국 내의 상황은, 그 동안 지속돼왔던 흑인과 백인 간의 인종 차별 문제, 월남전과 이에 반대하는 반전 시위, 젊은이들의 마약과 섹스 등 사회 문제들이 대두되었던 시기였다. 우리가 흔히 ‘히피족’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중심이 된 ‘플라워 무브먼트 (Flower Movement)’ 운동은, 이 같은 혼란스러운 시기에 반전과 평화, 사랑을 외치며 공동체 의식을 갖는 새로운 사회, 문화적 충격이었다. 이러한 사회적 움직임은 이미 1968년 ‘마이애미 팝 페스티벌’을 개최했었고 새로운 축제를 계획하고 있던 아티 콘필트와 마이클 랭이 투자를 할 사람을 찾던 중 존 로버츠, 조엘 로젠만을 만나면서 뮤직과 아트로 표현하는 지금과 같은 형태의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시작되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나 마약하는 젊은이들을 쌍수를 들고 반기지는 않았을 터. 페스티벌이 열리게 될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공연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맥스 야스거 라는 사람이 자신의 농장의 사용을 허락하여 다행히도 페스티벌을 개최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을을 침략 당하는 것 같다’는 한 마을 주민에 인터뷰에서도 드러나듯 근 5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동해오다보니 마을 전체가 주차장을 방불케 했으며 수십만의 사람들이 먹을 음식과 물, 전기 등의 부족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지금까지도 전설로 기억되는 또 다른 이유는 페스티벌 내내 짓궂었던 날씨도 들 수 있겠다. 야외에서 열리는 공연에 특성상 기상 컨디션은 공연 자체를 좌지우지 할 만큼 중요한 요소인데, 페스티벌 기간 내내 비가 내려 온통 바닥은 진흙탕이었으나 공연이 취소되거나 관객들에 폭동이 일어나기는커녕, 모두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함께 서로서로에게 의지하며 빗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했던 것은 지금에 와서도 보기 힘든, 특히나 공연장에 모인 젊은이들의 성향을 우려하였을 때 더더욱 놀라운 일로 평가받는다. 1999년에 있었던 ‘우드스탁 99’가 좋지 않은 사건들로 물들였던 것과도 정확히 대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99년에 가졌던 우드스탁 99는 참여한 밴드의 면면은 화려했지만, 관객들의 관람 수준과 공연 기획 자체가 상업적이었다는 심한 비판을 받으며, 우드스탁 69에 존재했던 사랑과 평화, 반전 등의 메시지는 찾아볼 수 없었던 실패한 공연으로 평가받았다).




이번 DVD는 기존에 출시되었던 어떤 우드스탁 69 관련 DVD보다도 많은 내용과 다큐멘터리 적으로도 완성도 있는 내용을 수록하고 있는데, 가장 큰 장점은 아마도 최근에는 그저 라이브 공연만으로 기억되고 있는 ‘우드스탁 69’를 음악과 예술, 문화가 함께한 진정한 의미에 ‘페스티벌’로서의 의의를 다시금 깨우쳐 준다는데 있다고 하겠다. 페스티벌에 참여한 젊은이들에 인터뷰도 수박 겉핥기식의 내용이 아닌 당시에 히피족에 성향과 그들이 원하는 이상향 등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과 그들의 진솔함을 그대로 담아내는 객관적인 시선도 이를 단순 라이브 공연에 그치게 하지 않는 이유라 하겠다. 물론 우드스탁에서 전설적인 뮤지션들이 가졌던 라이브 역시 절대 빼놓을 수 없다. 공연에 참가한 뮤지션들의 면면들은 그야말로 전설적인 수준이다. 지미 헨드릭스, 제니스 조플린, 존 바에즈, 제퍼슨 에어플레인, 제프 벡, 조 카커, 산타나, 더 후, CCR,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 크로스비 스틸 앤 네쉬 등 일일이 다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다. 라이브 클립이 흔치 않은 존 바에즈의 라이브와 더 후의 'Summertime Blues', 조 카커의 멋진 음성으로 다시 부르는 비틀즈의 'With a Little Help From My Friend', 이번 감독판에만 특별 수록된 제퍼슨 에어플레인에 'Won't You Try'와 'Uncle Sam's Blues', 재니스 조플린의 'Work Me, Lord', 그리고 두고두고 회자되는 지미 헨드릭스의 'Voodoo Chile'까지..,이런 희귀영상들을 DVD로 소장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소장가치가 있다.



특히 지미 헨드릭스의 신들린 듯한 전설적인 우드스탁 69에서의 'Voodoo Chile' 연주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값진 ‘체험 (Experience)’일 것이다. 앞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우드스탁 69 공연실황은 국내에도 정식 발매가 아닌 방법으로 몇 가지 DVD로 출시된 적이 있으나, 화질이나 음질은 물론 내용면에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최근 워너에서 정식으로 출시된 DVD의 수록된 2.35:1 와이드스크린과 돌비디지털 5.1채널의 사운드는 제작년도와 본 소스의 낙후됨을 감안하였을 때에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퀄리티를 선사한다. 기존에 이와 같은 오래된 공연 관련 타이틀이 풀 스크린과 모노 사운드만을 지원했던 것에 비하면 감지덕지한 스펙이다. 화질과 음질은 제쳐두고라도 완벽한 하나의 완성된 다큐멘터리로서의 내용은 기존에 출시된 버전들과는 비교자체를 거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식버전의 DVD출시를 고대했을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반가움이 될 타이틀.



2005.12.13

글 / 아시타카



Alicia Keys : Unplugged

가장 알리샤 다운 공연 실황!


알리시아 키스 (Alicia Keys)는 데뷔 앨범 'Songs In A Minor'로 그래미상을 수상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단숨에  팝 시장에 스타로 떠올랐으며, 2집 'The Diary of Alicia Keys' 역시 평론가와 대중들 모두에게 사랑을 받으며 서포모어 징크스 없이 순항하고 있는, 현재 가장 주목해야할 R&B, Soul 뮤지션이다. 지난 해 10월에는 내한공연을 갖고 한국 팬들에게도 열정에 무대를 선사했었다. 국내에는 아직 1집 활동을 정리한 다큐멘터리 타이틀 외에는 이렇다 할 알리시아 키스의 DVD타이틀이 발매되지 않았었는데, 최근 출시된 MTV 언플러그드 타이틀은, 그녀에 첫 번째 라이브 타이틀로 손색이 없는 퀄리티를 수록하였다.



이번 공연 실황은, 한동안 침체기 아닌 침체기를 겪으며 뜸했던 MTV 언플러그드 공연을 화려하게 부활시킨 공연이자, 가장 알리시아 키스다운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살가운 기회다. 총 16곡의 수록이 수록된 공연에는 1,2집에 수록된 곡들을 골고루 만나볼 수 있으며, 새롭게 재 편곡된 곡, 리메이크 곡, 그리고 무엇보다 기다렸을 미공개 신곡 2곡도 포함돼 있다. 다른 가수들의 언플러그드 공연과는 조금 다르게 가스펠과 소울에 기초한 그녀의 음악은 언플러그드에서 더욱 빛난다. 새롭게 재 편곡한 'If I Was Your Woman', 일렉트릭 오르간 반주가 인상적인 신곡 'Unbreakable', 그녀 자신과 팬 모두가 가장 아끼는 곡 'If I Ain't Got You', 마룬 5의 아담 레빈이 함께한 롤링 스톤즈의 커버 곡 'Wild Horses', 그리고 'You Don't Know My Name', 'Fallin'에 이르기까지 히트곡들을 모두 수록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커먼 (Commom)과 모스 뎁 (Mos Def), 데미언 말리 (Damian Marley)가 함께하며 흥겨운 레게리듬으로 공연을 마무리한다. DVD는 4:3 풀 스크린의 화질과 돌비디지털 5.1채널의 사운드를 수록하고 있다. 4:3의 영상은 와이드 화면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매우 선명하고 우수한 화질로 만족할 만한 하다.



라이브 실황 타이틀의 중요 체크 포인트는 아무래도 사운드일 텐데, 5.1채널로 전해지는 사운드는 센터에서는 알리시아 키스의 보컬이 프론트 스피커에서는 코러스의 음성이, 리어 스피커에서는 관중들의 소리가 전해지면, 뚜렷한 채널 분리도와 함께 아담한 공연장에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감을 전한다. 공연 실황 외에 'Unbreakable' 뮤직 비디오와 공연장 뒷모습을 담은 영상이 수록되었다. 굳이 알리시아 키스의 첫 번째 라이브 타이틀이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이지 않아도 충분히 소장가치 있는 타이틀로, 그녀에 팬들에게는 절대 피할 수 없는 유혹이 될 것이다.


글 / ashitaka

2005.10.10




프랑소와 오종(Francois Ozon)의 이름이 만인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소수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그 실력을 인정받던 중 그의 최근작 <스위밍 풀 (2003)>이 개봉하면서부터 좀 더 많은 이들의 입에서 그의 이름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프랑소와 오종은 현재 프랑스에서는 물론, 세계 영화계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감독 중 한 명임에 틀림없다. 사실 프랑소와 오종이 처음 영화팬들에게 관심을 받게 되었던 것은 최근에 선보이고 있는 장편영화들이 아닌 단편영화들이었다. <진실 혹은 대담 (1994)>, <어떤 죽음 (1995)>, <베드씬 (1997)>등의 단편을 통해 독특한 그 만의 스타일과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가 주목을 받았었고, 그의 초기작 <시트콤 (1998)>, <크리미널 러버 (1999)>, <워터 드랍스 온 버닝 락 (2000)>등의 장편영화들을 통해 성 정체성, 살인, 관음증, 자살 등 심각하고 극단적인 주제들을 기발하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섬뜩하게 그려내면서, M.나이트 샤말란 감독과 함께 ‘제 2의 알프레드 히치콕’이라는 찬사와 <8명의 여인들>을 통해 좀 더 확실히 들어난 그의 여성을 보는 태도를 빗대어 ‘프랑스의 페드로 알모도바르’라는 호칭을 얻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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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소와 오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스릴러, 뮤지컬, 블랙코미디, 시트콤, 가족 드라마 등 한 편으론 일반적이지 않은 장르들을 아우르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또한 그의 영화 속에서는 항상 접할 수 있는 팽팽한 긴장감과 인물간의 시니컬한 릴레이션쉽은, 비교적 경력이 짧은 감독이 연출했다고는 보기 힘들 정도로 그 영화적 완성도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는 또한 감독으로서의 연출 능력만이 아니라 직접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각색하는 작가의 면면도 갖추고 있어 한 차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 작품 <8명의 여인들>속에서도 뮤지컬과 블랙코미디라는 장르적 도구에 그의 주된 관심사중 하나인 권력의 이동성, 독특한 관계설정 속의 인물간의 갈등을 그려내고 있다. 아마도 프랑소와 오종은 관객과 평단을 모두 만족시키는 몇 안되는 감독 중 하나일 것이며, 또한 아직 젊기에 가장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감독 중의 한 명일 것이다.





사실 이 영화 <8명의 여인들>에 대한 정보를 접하였을 때, 가장 많이 놀라게 되었던 것은 캐스팅 된 8명의 배우들의 이름들이었다. 혹자는 ‘배우들의 이름을 일일이 나열하자면 숨이 막힐 정도..;라고 했을 정도로 프랑스 최고의 여배우들이 캐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할 배우는 아마도 프랑스의 자존심 ’까트린느 드눼브‘일 것이다. <쉘브르의 우산 (1964)>, <세브린느 (1967)>, <인도차이나 (1992)>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그녀가, 프랑소와 오종의 필모그라피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어찌보면 조금은 의외였다. 아니 그녀의 필모그라피에 프랑소와 오종의 이름을 올렸다고 해야 맞을지 모르겠다.



1943년 파리 생으로 올해 환갑이 넘은 나이인 그녀가, 이 같이 독특하고 어쩌면 모험이 될 수도 있었을 시나리오를 흔쾌히 받아들인 것이, 처음에는 매우 놀라웠었다. 특히나 <8명의 여인들>은 뮤지컬인 만큼 노래와 춤이 등장하는데, 이미 <어둠 속의 댄서>를 통해 뮤지컬 연기를 최근에도 펼친 적이 있었지만, 조연으로 뮤지컬 부분이 많지 않았던 그 때와 이번 경우는 물론 많은 차이가 있었다. 영화 속 그녀의 춤과 노래는 뮤지컬 전문 배우들 보다는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워 보였던 것도 사실이지만(사실 이 같은 부자연스러움은 감독에 의해 연출된 것이다), 연륜에서 느껴지는 중후함과 관객을 압도하는 그녀의 연기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빛났다. 필자의 나이가 많지 않음으로 그녀의 젊은 시절의 영화를 많이 접해보지는 못하였지만, 개인적으로는 중년에 이르러서 더욱 농후하고 힘있는 연기를, 그야말로 ’멋진‘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피에르트’역할을 맡은 파니 아르당은 배우로서도 유명하지만 프랑스의 거장 프랑소와 트뤼포의 배우자로도 더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중년의 매혹적인 자태와 함께 카리스마 넘치는 미소로 관객들을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은 연기변신을 펼친 배우는 아마도 이자벨 위페르가 아닐까 싶다. 그녀의 화제작 <피아니스트(La Pianiste)>를 보았던 관객들이라면 ‘과연 저 배우가, 그 때 그 배우가 맞나?’하고 의심해볼 정도로 완벽한 연기 변신을 보여준다. 메이크업과 의상을 담당한 스텝들의 가장 큰 고민도 아름다운 자태의 이자벨 위페르를 어떻게 하면 괴팍하고 냉냉하면서도 한 편으론 코믹스러운 이미지로 그려 낼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역시 명배우 답게 더 이상 잘 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지게 그려냈다. 그리고 하녀인 ‘루이즈’역할을 맡은 엠마누엘 베아르.
<마농의 샘>, <누드모델>등에서 인상적인 열기를 펼쳤던 그녀는, 우리에게는 <미션 임파서블>을 통해 낯익은 얼굴이다. 그녀는 이 영화에서 도도하면서도 무언가 숨기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하녀 ‘루이즈’를 연기하였다. 아마도 하녀임에도 주인 마님과 동등한 아름다움을 지닌 역할이었기에 그녀가 선택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젊은 두 배우, 비르지니 르도옝과 뤼디빈 샤니에르..비르지니는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 <비치>에 출연하였었는데, 영화자체가 실패하면서 헐리웃 입성에 결과적으로는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8명의 여인들>에서 보여준, 엄청난 대선배들과의 연기속에서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연기를 선보여 다시금 주목받고 있고,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촉망받는 젊은 연기자 중 한 명이다. 그리고 뤼디빈 샤니에르. 뤼디빈은 현재 프랑스가 가장 아끼는 배우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가장 많이 기대를 받고 있는 배우이다. 또한 프랑소와 오종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국내팬들에게는 미스테리 스릴러물 <스위밍 풀>을 통해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는데, 국내개봉은 <스위밍 풀>이 먼저였지만, 본래는 <8명의 여인들>이 그 이전의 작품이었다. 이 영화에서 뤼디빈은 대선배들 사이에서도 막내로서의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하였고, 영화 속에서도 중요한 키를 지니고 있는 역할로 등장한다(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음으로 더 이상의 언급은 금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샤넬’역할을 맡은 피르민 리샤르에 대해서는 다른 배우들에 비해 알려진 바가 없는데, 그녀가 극중에서 펼친 연기 자체는 그녀에 대한 부족한 정보가 미안할 정도로 다른 배우들과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이었다.
<8명의 여인들>에서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여덟명의 배우들이 각각의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토대로 서로가 연쇄적으로 또는 공동의 그룹연기를 펼친다는 것이다. 설명하기는 조금 애매하지만 각자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표현보다는 그룹으로 연기한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표현인 것 같다.





<8명의 여인들>이라는 제목과 어울리게 총 888개 한정수량으로 3disc의 한정판이 출시되었다. 본편의 영상은 1.85: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수록하고 있고, 돌비디지털 5.1채널의 사운드를 수록하고 있는데, 영상은 레퍼런스급까지는 못되지만 영화 속의 각기 다른 캐릭터들의 의상과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집안의 색채를 깔끔하게 투영해내고 있다. 워낙에 스토리와 갈등구조 등 내실에 치중한 영화이기에 비쥬얼 적으로 여타 액션물과 같은 DVD만의 장점을 찾기는 조금 어렵지만, 감상하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는 화질을 보여준다. 사운드 역시 채널의 분리도나 우퍼 스피커의 활약을 느낄 만한 장면은 많지 않지만, 장르가 뮤지컬인만큼 각각의 노래가 흐를 때만은 5.1채널의 장점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출시된 타이틀의 가장 큰 장점은 본편 외에 3장의 디스크에 나뉘어 수록된 서플먼트에 있다 하겠다. 먼저 첫 번째 디스크에는 본편과 몇 가지의 서플먼트가 수록되어 있는데, 서플먼트 디스크가 별도로 존재하는 타이틀임에도 다양하고 알찬 서플먼트가 수록되어 있다. 먼저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아마도 프랑소와 오종 감독과 배우들이 참여한 코멘터리 일 것이다. 감독의 의도와 배우들의 촬영 에피소드를 전해들을 수 있어 본 편을 감상하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베를린 영화제와 파리에서 있었던 기자회견 영상을 담고 있는데, 기자회견 영상치고는 제법 긴 시간의 영상을 수록하고 있다. 또한 감독의 인터뷰까지 수록되어 있어, 1disc만으로도 평범한 타이틀의 퀄리티를 뛰어넘는 서플먼트를 수록하고 있다.



2번째 디스크에는 더욱 알찬 서플먼트들이 잔뜩 포진하고 있는데, 먼저 메이킹 다큐의 성격을 갖고 있는 서플이 수록되어 있다. 메이킹 다큐는 보통의 일련의 것들과는 조금 다르게, 배우들과 스텝들의 인터뷰 영상이 주를 이룬 것이 아니라, 촬영 현장의 모습을 가까이서 스케치하고, 카메라 밖의 노력과 준비과정을 자세하게 수록하고 있다. 또한 ‘Screen Test'에서는 뤼디빈 샤니에르를 제외한 7명의 배우들의 카메라 테스트 영상을 담고 있는데, 한 두 명의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배우들의 테스트 영상을 담고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개인적으로는 뤼디빈의 스크린 테스트 영상이 빠진 것이 못내 아쉬웠다). 이외에도 'NG Cut'에서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NG장면들을 수록하고 있는데, 이자벨이 자신의 모습에 웃음을 참지 못해 NG가 나는 장면이 특히 재미있다. 그리고 'Interview'에서는 8명의 배우 모두의 인터뷰 영상을 담고 있는데, 감히 말하건데 지금까지 출시된 타이틀 가운데 가장 짜임새있고 풍부한 인터뷰 내용을 담고 있다(거기에다 8명 모두의 인터뷰를 수록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인터뷰 내용 중간중간에 ’왜 이 역할을 맡기로 했는지‘, ’프랑소와 오종에 대하여‘등 질문의 요지를 한글로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것도 참 좋았다. 인터뷰 영상을 보다보면 새삼 느끼는 거지만, 카트린느 드눼브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이 얼마나 감독을 인정하고 믿는지 알게 된다. 나머지 서플로는 삭제장면과 ’Promotion Scene'을 수록하고 있는데, ’Promotion Scene'에서는 뤼디빈 샤니에르와 카트린느 드눼브가 극중에서 불렀던 곡들을 영화와는 다른 버전의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한정판에만 재공되는 세 번째 디스크에는 영화 속에서 만날 수 있었던 21곡의 노래들을 별도로 수록하고 있다. 영화 속의 영상과 같은 영상을 수록하고 있기 때문에 별 다른 의미가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 속의 노래들이 워낙에 하나 하나 인상적이었던 만큼 노래만을 따로 분류하여 수록한 것은 나름대로 메리트가 있을 것 같다.

 

2004/04/12
글 - 아쉬타카




배트맨은 대부분의 슈퍼히어로 물이 그러하듯 만화책을 원작으로 영화화되어 인기를 얻으며
시리즈물로 거듭난 작품이다. 코믹스에 원작을 두었다는 것은 다르게 해석해보면 국내보다는
미국 내에서 훨씬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이기도 하다

(배트맨을 비롯한 ‘슈퍼맨’ ‘스파이더맨’ 등 미국 내에서의 슈퍼 히어로를 그린 코믹스의 인기는,

일반 영화 속에서 가끔 광적으로 만화책에 유난히 집착하는 주인공들을 봐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슈퍼 히어로 장르를 이야기 할 때마다 다른 히어로 캐릭터들과 비교가 빠질 수 없는데,
배트맨은 다른 히어로들과 극을 달리는 캐릭터임으로 비교가 쉬운 편이다.



슈퍼맨은 타고난 능력을 가진 크립톤 행성 출신의 외계인이니 일단 접어두고,
헐크나 스파이더맨은 방사능 노출이나 후천적 사고에 의해 능력을 갖게 된 경우이나,
배트맨은 이들과는 엄연히 다르다. 배트맨에겐 선천적으로 주어진 탁월한 능력도 없으며
후천적으로 얻게 된 능력 또한 없다. 그에겐 오직 부모님께 물려받은 엄청난 재력.
재력을 바탕으로 갖게 된 최첨단의 신형 무기들. 그리고 후천적 트레이닝을 통해
얻게 된 능력 들이 전부이다. 슈퍼 히어로들 가운데에는 가장 일반인스럽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소시민을 대변했던 스파이더맨과는 또 다른 차이가 있는 캐릭터라 할 수 있겠다.



또한 배트맨은 매우 우울하고 슬픈 히어로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살해되는 장면과
동굴에서 박쥐들에게 느꼈던 공포를 바탕으로 분노와 복수심에 시작된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그 어떤 캐릭터보다도 그 시작이 중요한 캐릭터가
바로 배트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배트맨 시리즈 가운데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는 팀 버튼의 ‘배트맨’과
 ‘배트맨 리턴즈’에서도 배트맨이 어떻게 배트맨이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자세하게 묘사되지는 않는다(물론 비긴즈에도 등장하는 부모님에 살해 장면은 등장하지만,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 이후 갖가지 잡다한 캐릭터들을 등장시킨 ‘배트맨과 로빈’ ‘배트맨 포에버’ 등은
거론할 필요도 없을 듯. 팀 버튼의 배트맨 이후 나왔던 두 편의 배트맨은 연기력, 캐스팅,
작품성 등 모든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작품들이었다.
배트맨 슈트를 아무나 입혀놓는다고 흥행할 수는 없었던 것.



이에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새 천년에 새롭게 시작될 배트맨의 감독으로
워너가 점찍은 감독은 크리스토퍼 놀란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아니지만, 워너 입장에서
배트맨이라는 블록버스터의 감독으로 ‘메멘토’나 ‘인썸니아’에서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크리스토퍼 놀란을 선뜻 감독으로 캐스팅하기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듯싶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워너에서 3편과 4편의 실패 요인을 제대로 분석한 처방이었다고 생각된다.
적어도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들어내는 배트맨이 화려함에서 뒤 떨어질 것 같은 우려는 할 수 있을지라도,
이야기 구조가 엉성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안 해도 될 테니 말이다. 더군다나 위에서 잠시
언급했던 것처럼 액션의 화려함도 화려함이지만, 배트맨이 어떻게 배트맨이 되었나를 비중 있게
그려내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놀란을 감독 의자에 앉힌 것은 매우 탁월한 결정이었다고 생각된다.



사실 겉으로 드러날 정도의 엄청난 초호화 캐스팅은 아니지만, 아놀드 슈왈제네거,조지 크루니,
우마 서먼, 알리시아 실버스톤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만(?) 모았던 ‘배트맨 & 로빈’에
전혀 뒤질 것이 없는 화려한 캐스팅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배우의 면면을 살펴보자면
어느 영화에도 뒤지지 않는 탄탄한 연기파 배우들이 요소요소에 배치되었음을 알 수 있다.



배트맨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무래도 배트맨과 브루스 웨인 일 텐데, 배트맨과 웨인의
이중적인 모습을 연기해야 하며, 쉽지 않은 액션도 소화해야하고 무엇보다 내면연기를 이어가야 하는
복잡한 캐릭터임을 감안하였을 때, 크리스찬 베일이 재 창조해낸 배트맨은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배트맨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싱크로 율을 선보인다.
크리스찬 베일은 영화 제작 전에 팬들에게 의견을 물었던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던 배우였었다.

크리스찬 베일 외에 가장 눈에 띠는 배우 중 하나는 바로 리암 니슨일텐데, 지금까지 주인공의
스승이나 현자 등 지적이고 좋은 역할로만 분했던 그가, 이번 영화에서는 거의 처음 악역을 맡아
새로운 악역 캐릭터를 그려낸다. 완전 나쁜 놈이라기보다는 그저 주인공과 이상향이 다른 인물로
느껴지는 것도 그의 우아한 연기덕분 일터.



이와 반대로 악역 연기에 고수로 널리 알려진 게리 올드만은 참으로 오랜 만에 선한 역할을 맡아
극의 깊이와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특히나 그의 캐릭터 ‘고든’은 코믹스의 이미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모습으로 만화책의 열렬한 팬들에게도 적극적인 지지를 얻을 만한 캐릭터라 생각된다.
이 밖에도 이전 시리즈의 알프레드 보다 더욱 인자하고 아버지에 느낌을 물씬 전해주는 캐릭터를 그린 마이클 케인과 주인공을 돕는 조연 역할로는 최고의 선택이었을 모건 프리먼,
여자 주인공으로 나름대로 자연스런 연기를 보여준 케이티 홈즈, 이 밖에도 빼놓을 수 없는 조연인
실리안 머피와 켄 와타나베, ‘블레이드 러너’의 마지막 장면이 아직도 생생한 룻거 하우거까지...
꼼꼼히 따져보면 모든 배우들 중 아무나 주연을 맡아도 전혀 어색할 것이 없을 정도의
화려한 캐스팅을 갖췄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출시된 DVD는 블록버스터에 걸 맞는 수준급 화질과 음질을 수록하고 있다.
물론 우리가 흔히 액션 블록버스터 하면 떠올리게 되는 DTS사운드는 제공되지 않지만
돌비디지털 5.1채널만으로도 만족할만한 사운드를 들려준다(워너는 DTS사운드를 수록하지 않기로 유명한데, 배트맨 비긴즈에는 역시나 수록되지 않았지만 최근 이와 함께 출시된 전작들의 SE버전에는 DTS트랙이 수록되어 놀람과 반가움을 동시에 전하기도 했었다).
슈퍼 히어로를 다룬 영화답게 멀티 스피커를 최대한 이용하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동굴에서 박쥐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때의 공간감이라던가, 영화의 하이라이트 겪인 텀블러(배트카)를 타고 벌이는 추격 씬 에서의 사운드는 레퍼런스까진 아니더라도 그에 조금 못 미치는 매우 우수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텀블러가 만들어내는 그 묵직한 사운드는 우퍼 스피커를 통해 무겁게 전달된다.



이 바로 전에 ‘킹덤 오브 헤븐 DE'를 리뷰 한 뒤라 그런지 모르지만, 배트맨 비긴즈의 화질은 레퍼런스에는
역시나 조금 못 미치는 우수한 영상을 수록하고 있다. 영화 자체가 어두운 장면이 많았던 터라 화질의
여부는 여느 때보다 매우 중요한데, 암부의 표현력도 우수한 편이여서 감상에 전혀 지장을 주지는 않을 듯하다.
서플먼트는 두 번째 디스크에 따로 수록되었는데 코믹스 풍의 메뉴 화면이 인상적이다.
마치 이스터 에그를 찾듯 하나씩 공개되는 서플먼트에는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과 프로듀서의
인터뷰를 통해 마치 비밀스런 007작전과도 같았던 배트맨 프로젝트의 탄생과 준비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또한 크리스찬 베일을 비롯한 여러 배우들의 인터뷰와 만화가 영화로 옮겨지기까지의 과정,
배트맨 하면 절대 빠질 수 없는 배트맨의 특별한 의상의 제작과정 등이 흥미롭다.



특히 영화를 위해 실제로 운전이 가능한 텀블러를 제작하여 영화에 적용하기까지의 과정은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이밖에 각 캐릭터들을 설명해주는 파일 형식의 메뉴와 배트맨의 각종 무기 등을 설명해주는 영상이 수록되었다. 최근 서플먼트의 경향을 보았을 때 감독과 배우, 스텝의 음성해설이 수록되지 않은 점, 그리고 기존 시리즈가 DTS를 포함한 SE버전으로 재 출시된 것을 감안하였을 때, 더 나은 버전에 ‘배트맨 비긴즈’가 나올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최근 출시된 버전으로도 저렴한 가격과 스펙을 감안하였을 때는 절대 후회하지 않을
DVD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2005.10.17
글 / ashitaka



 




2003/06/04

이 글도 참 쓴지가 오래되었구나...;



2003.10.31

이 당시에도 파격적이었던 제목 --;;

그 당시엔 잘 몰랐는데 지금은 잘 지었다와 창피하다가 주기적으로 교차하는듯 --;


'농촌 스릴러'와 '전원일기 세븐' 가운데서 메인 제목을 상당히 고민했던 기억이...;;;



2003년...언제인지 모르겠음 --;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는 명실공히 현 오버그라운드 힙합 씬의 대표 뮤지션 중 한 명이다. 그 자신이 랩퍼로서는 물론 프로듀서로서도 뛰어난 역량을 선보이며 1집 [College Dropout]과 2집 [Late Registration]이 모두 음악적 완성도와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단숨에 스타에 자리에 올라섰다. 단순히 본인의 앨범으로만 따지면 1, 2집의 성공이 갑작스러운 것으로 여겨질 지도 모르나, 사실 이미 예전부터 제이-지(Jay-Z)를 비롯해 루다크리스, 알리시아 키스 등 수많은 힙합 뮤지션들의 앨범에 참여하여 뮤지션들과 팬들 사이에서는 실력자로 정평이 나 있던 그였다. 그래미상을 무려 5개나 수상한 1집에 이은 2집 [Late Registration]은 1집의 성공에 버금가는 완성도와 인기를 얻으며, 카니예 웨스트라는 이름을 대중들에게는 물론, 뮤직 비즈니스 계에 강하게 인식시켰다. 이런 큰 인기를 반영하듯 2005년 9월 21일 에비 로드에서 가졌던 [Late Orchestration] 라이브 실황 DVD도, 국내에 비교적 빠른 시일에 수입이 되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카니예 웨스트의 2집 앨범은 비슷한 시기에 발표했던 타 힙합 뮤지션들의 앨범들보다 확실히 스트링적인 면이 더욱 부각된 곡들로 짜여 져 있었다. 힙합 음악을 다양한 장르와의 조우로 인해 새로운 변주곡으로 만들어내는데 뛰어난 재능을 가진 카니예 웨스트는, 2집 앨범에서 스트링과의 조화를 이끄는데 많은 애를 썼다. 이번 공연은 카니예와 17인조 여성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공연이라고 해야 할 만큼, 더더욱 스트링에 중점을 둔 공연이라 할 수 있다. 마치 R.E.M.이나 애니 레녹스가 예전에 했던 분장을 연상시키는 오케스트라 멤버들의 강렬한 분장도 인상적이다. 오케스트라의 스트링을 바탕으로 특유의 재치와 그루브가 느껴지는 비트가 깔리고, 그 위에 춤추듯 뿜어내는 카니예의 랩핑이 더해진다. 최근 들어서는 랩퍼로서의 카니예보다 프로듀서로서의 카니예로 더욱 인정받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도 확실한 자기만의 라임을 갖은 랩퍼로서 수준급의 랩핑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상당히 액티브한 동작들로 뿜어내는 랩핑은 오디오적인 면뿐만 아니라, 비주얼적인 면에서도 관중을 압도한다.



총 12곡이 수록된 공연은 라이브 공연치곤 많지 않은 곡이 담겼지만, 그 대신 12곡 중 한 곡도 대충 넘길 곡이 없을 만큼 한 곡 한 곡 멋진 편곡과 무대가 돋보인다. 시에라 레온의 곡을 멋지게 커버한 2집 첫 번째 싱글곡 ‘Diamonds’를 시작으로, ‘Touch The Sky’, ‘Crack Music’, ‘All Falls Down’ 등 기존 버전보다 좀 더 스트링이 강조된 그의 히트곡이 모두 수록되었다. 마룬 5(Maroon 5)의 애덤 레빈(Adam Levine)이 멋진 보컬을 선사했던 ‘Heard Em Say’는 존 레전드의 피아노 연주로 들려주며, 도입부분 독특한 샘플링이 인상적인 ‘Late’와 컨시퀀스(Consequence)가 피처링한 ‘Gone’, 또한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곡은 강력한 메시지와 예전 그래미 무대에서 대형 날개를 달고 등장했던 모습이 연상되는 ‘Jesus Walk’로, 짧지만 인상 깊었던 에비 로드에서의 공연은 마무리된다.



[Late Orchestration] DVD는 16:9 와이드스크린의 화질과 DTS, 돌비디지털 5.1 & 2.0채널의 사운드를 수록하였다. 화질은 일단 풀 스크린이 아닌 와이드로 수록된 점이 반갑다. 화질 자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평범한 수준이며, 간혹 격렬한 움직임 뒤에 잔상이 빨리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시청하는 데에는 전혀 불편함은 없었다. DTS가 수록된 사운드는 매우 만족스러운데, 아담한 공연장의 크기를 고려했을 때 좀 더 실감나는 공간감을 느낄 수 있었고, 비트와 스트링과 랩핑이 선명하게 구별되는 깔끔한 사운드를 수록하였다. DTS와 돌비디지털 5.1채널간의 선호도는 역시 기호차이라고 보면 될 정도로, 우퍼스피커 강약의 약간의 차이만 있었을 뿐, DTS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사운드 스펙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총 1장의 디스크로 출시된 라이브 타이틀임을 감안하였을 때, 이 정도 분량의 서플먼트는 만족스러운 편이다. 먼저 2집 앨범 주요 수록 곡들의 뮤직비디오를 수록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다른 메이킹 필름 성격의 영상보다도 뮤직비디오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카니예 웨스트는 2장의 앨범을 발표한 뮤지션치고는 발표한 뮤직비디오가 모두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는 점이 타 뮤지션들과 비견되는 또 하나의 장점이다. 고풍스런 흑백 영화를 보는 듯한 ‘Diamonds’는 물론이요, 제이미 폭스의 참여와 영상 각도의 묘미를 선보였던 ‘Gold Digger’, 아하(A-ha)의 ‘Take On Me’를 연상시키는 스케치 풍의 애니메이션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Heard Em Say’, 카니예와 염문설을 뿌리기도 했던 파멜라 앤더슨이 직접 출연하고 코믹한 분장과 설정이 돋보이는 ‘Touch the Sky’ 등 각각 개별적으로도 높은 완성도를 갖는 뮤직비디오들이다. 특히 'Heard Em Say'는 애니메이션 버전 외에 미셸 공드리가 감독한 버전이 추가 수록되었는데, 짧지만 이 뮤직비디오 속에서도 미셸 공드리만의 재치 넘치고 독특한 카메라 워크와 구성을 엿볼 수 있다(개인적으로 2집 앨범에 스트링 세션을 담당했던 Jon Brion과 뮤직비디오를 만든 미셸 공드리가 카니예의 곁에 있다는 점은 그에게 매우 큰 플러스 요인이 되는 듯하다).



이 밖에 공연을 준비하는 리허설과 메이킹 영상 등은 따로 수록되어 있지 않고, ‘Follow the Bear’라는 섹션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데, 이는 매트릭스 DVD의 ‘White Rabbits’처럼 콘서트 본편 중간에 관련된 영상이 있으면 곰돌이 마크가 생겨, 클릭을 하면 관련 메이킹 필름을 볼 수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 리허설 영상들을 통해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준비, 연습하는 과정을 만나볼 수 있다. 이 밖에 12분 분량의 인터뷰 영상이 수록되었다. 메이킹과 인터뷰에는 영어를 비롯한 몇 가지 언어의 자막이 제공된다. 카니예의 라이브 영상을 매번 작고 질 낮은 화질의 스트리밍으로만 즐겼던 팬들에겐 필 구매 타이틀로 손색이 없을 듯하다.

글 / ashitaka

2006.06.15


[Blu-ray]John Legend _ Live at the House of Blues

2005년 팝음악계에 등장한 신인 뮤지션 가운데, 가장 손꼽을만하고 주목받았던 아티스트를 꼽으라면
단연 오늘 소개할 존 레전드(John Legend)를 첫 번째로 언급해야 할 것입니다.

처음 존 레전드를 접하게 된 것은 어느 사이트에 소개글이었는데,
'남자 알리시아 키스'라는 수식어는 알리시아 키스(Alicia Keys)의 광팬인 저로서는
절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던 유혹적인 홍보문구였지요.

물론 존 레전드에 대해 잘 알게 된 지금에 와서는 '남자 알리시아 키스'라는 수식어 만으로는
그를 결코 다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이 수식어에 이끌려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존 레전드의 Live at the House of Blues 블루레이 타이틀(일본반)은 기본적으로 1080i의 화질과
돌비디지털 5.1채널, PCM 5.1채널의 사운드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화질 이야기는 이후에 다시금 하겠지만,
제 플레이 환경이 1080i 밖에 지원하지 않는터라 1080p 환경에서의 수준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동일한 DVD의 화질과 비교하였을 때, 확실히 '블루레이'급 화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블루레이 음악 타이틀은 처음 구입하였는데, 영화 타이틀과 다른 점이라면,
이 타이틀은 위의 그림과 같이,  가사집을 수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간혹 일본반 음반의 경우는 영미권 뮤지션의 경우에도 영어가 아닌 일본어로 가사를 수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타이틀의 경우는 다행히 영어로 가사가 담겨있습니다)

존 레전드는 신인답지 않은 신인에 대표적인 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데뷔 앨범치고는 굉장한 완성도를 만들어냈으며, 그 실력 역시 음악계가 축구와 같다면
국가대표가 벤치 멤버로 득실대는 첼시에서라도 데뷔하자마자 당장 주전으로 뛸 수 있을 만한
정상급 작, 편곡 실력과 연주, 보컬을 지닌 뮤지션입니다. 사실 흑인음악에 관심이 많은 팬이었다면 오래 전부터
유명 뮤지션 앨범 크레딧에 심심지 않게 등장했던 존 레전드라는 이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신 분들이
많았는데요,

 존 레전드는 데뷔 앨범을 내기 이전에 이미 제이-지(Jay-Z),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 알리시아 키스(Alicia Keys), 로린 힐(Lauryn Hill), 메리 제이 블라이즈(Mary J. Blige) 등 쟁쟁한 뮤지션의 앨범에서 코러스와 곡 작업 등을 맡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뮤지션들의 팬이라면 ‘아, 그 때 그 목소리가 존 레전드 였구나’하고 쉽게 알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백 코러스들이 바로 그의 목소리였던 것이죠.



(DVD와는 달리 캡쳐를 할 수 없는 환경이라 어쩔 수 없이 카메라로 촬영을 할 수 밖에는 없었는데,
일부 화면은 사진 촬영의 어려움으로 인한 것임으로(하필이면 삼각대를 빌려준 시기에 리뷰를 하게 되서, 손각대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 실제 블루레이 화질과는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가 있으니 양해해 주세요^^;)

존 레전드를 이야기할 때 카니예 웨스트를 빼놓을 수 없는데, 둘은 커먼 (Common)과 함께 일종의 크루라고 할 수 있는G.O.O.D (Getting Out Our Dreams)의 멤버이기도 합니다. 또한 가장 직접적으로 카니예 웨스트는 존 레전드의 데뷔 앨범 [Get Lifed]의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구요. 지난 2005년 힙합 씬을 비롯한 팝 씬에서는 G.O.O.D 멤버들의 활약이 정말 대단했는데요, 각종 음악전문 사이트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카니예 웨스트의 앨범 [Late Registration]과 커먼의 [Be]앨범은 올해의 앨범으로 선정되었으며, 카니예 웨스트는 올해의 프로듀서로 존 레전드는 올해의 신인으로 선정되는 등 3명의 앨범 모두가 대중적인 면이나 완성도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존 레전드는 2006년 가을 두 번째 앨범'Once Again'을 발표하며 1집에 성공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고, 커먼은 8월 새 앨범이 발매될 예정이며,카니예 웨스트도 10월경에 새앨범이 발매될 예정입니다.



(두번째, 세번째 사진의 경우 사진촬영 미스로 인한 결과입니다 --;, 실제론 저런 현상은 물론 일어나지 않구요^^)

음악 타이틀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먼저 그 동안 인터넷을 통해 살짝 간만 봤던 라이브 클립들을 풀 버전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나 이제는 블루레이의 황홀한 화질로 즐길 수 있게 되었으니예전에 PC통신 시절, 몇일씩 이어받기를 해가며 뮤직비디오 한 편을 다운 받던 것은, 아련한 추억이 되어버렸네요 ^^첫 번째 싱글로서 존 레전드를 세상에 알린 흥겨운 비트의 곡 ‘Let's Get Lifted’를 필두로 ‘Alright’, ‘She Don't Have to Know’가 이어지며, 카니예 웨스트가 퓨처링한 ‘Number One’에서는 카니예가 직접 등장하며 열기를 더합니다.

공연 중간에 재미있는 시간이 있는데, 앞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존 레전드가 다른 뮤지션 앨범에 참여한 백 코러스 부분만을 따로 모아서 부르는 장면이 바로 그것입니다 . 제이-지의 ‘Encore’, 카니예 웨스트의 1집 앨범에 실린 ‘Never Let Me Down’, 알리시아 키스의 히트곡 ‘You Don't Know My Name’까지.....

피아노 반주만으로 들려지는 존 레전드의 보컬은 코러스로서도 너무나 빛을 발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카니예 웨스트 등장! 'Number One'이라는 곡 자체가 흥겹고 그루브한 곡이긴 하지만,역시나 소히 '인기인'인 카니예의 카리스마는 무시할 수가 없더군요. 카니예 웨스트에게 관심이 많은 분들께서는 카니예의 라이브 DVD인 'Late Orchestration'도 꼭 챙겨보세요. 참고로 'Late Orchestration' DVD의 지난 리뷰는 제 블로그에 올렸던 링크 를 참고해주세요)

스둡 독이 함께 한 ‘I Can Change’, 두 번째 싱글 곡으로 피아노 연주와 보컬이 돋보이는 ‘Ordinary People’, 웅장한 스케일의 ‘So High’까지... 존 레전드의 매력에 흠뻑 빠질만한 곡들이 즐비합니다.




처음 블루레이를 재생하였을 때 무대 뒤 존 레전드의 얼굴 표현을 보고는 '역시 블루레이'구나 했었습니다.
특히나 공연이 무르익고 존 레전드의 이마와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때에는, DVD에서는 미쳐 느낄 수 없었던 '땀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이 타이틀은 존 레전드가 주로 피아노에 앉아 연주하며 노래하는 장면이 많기 때문에 카메라가 존 레전드의 얼굴을 클로즈업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확실히 블루레이의 화질상의 장점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지금은 아무래도 DVD가 우세고 블루레이는 이제 막 시작한 터라 화질의 관한 리뷰를 할 때, DVD와 블루레이를 비교할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네요. DVD가 블루레이의 화질을 뛰어넘을 수는 없는데도 말이죠 ^^;, 여담이지만 어서 블루레이를 블루레이간에 화질 비교가 자연스레 가능해지도록 대중화가 어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반대로 피아노에만 주로 앉아있는 공연이라 지루하지는 않을까 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는데, 존 레전드의 음악을 들어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힙합과 소울의 느낌과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상당히 대중적인 멜로디가 가미되었기 때문에, 이런 류의 음악을 전문적으로 듣지 않는 일반 팝 팬들에게도 충분히 어필 할 수 있는 대중적인 곡들이 많습니다. 특히 듣기가 어려운 곡들이 아니기 때문에 맘편하게 몸을 그루브에 맡길 수 있는 곡들이 많아, 별다른 퍼포먼스가 없음에도 관람하는데에 지루함을 느낄 여력은 없었습니다.



(이 공연에서 카니예 웨스트와 함께 유일한(유이한?) 초대가수인(참 정감있는 단어선택이군요 ^^), 스눕 독 입니다.  특별한 목소리로 퓨처링한 ‘I Can Change’에서 또 한 번 공연장은 흥분의 도가니가 됩니다.)

물론 PCM 5.1채널을 리뷰할 수 없는 환경이라 아쉽게도 들어보지 못했지만, 돌비디지털 5.1채널의 사운드는 역시나 공연 타이틀 답게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공연장이 그리 크지 않는 규모이기 때문에, 이런 규모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감의 전달도 충분했고, 보컬과 코러스, 연주의 채널 분리도도 뛰어나 어쩌면 이런 면에서는 실제 공연장에 있는 것보다 곡의 전달에 있어서는 더욱 효과적인 느낌을 받게 됩니다.



촬영된 사진에는 정말 잘 표현되지 못했지만, 어두운 조명 아래에 모인 팬들의 모습도 DVD와 비교해봤을 때 확실히 더 선명했습니다. 아, 그리고 무대위를 비출 때와 스탠딩석을 비출 때의 화질 차이가 조금 나는데, 이것은 아마도 무대와 객석을 촬영하는 카메라가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객석을 비출 때에 화질이 떨어진다기 보다는, 무대 보다는 좀 더 거친 입자의 표현이 드러납니다.



사실 블루레이를 모으기 시작하면서 아직은 타이틀이 그리 많이 출시가 되지 않은 편이라 (특히나 한글 자막이 있는 영화타이틀이라던가, 뮤직 타이틀의 경우), DVD의 경우와는 달리 꼭 좋아하는 것들만 사게 되는데요('드림걸즈' 블루레이의 경우 자막이 없어도 질러버렸죠 ㅎ),  존 레전드의 경우 동일 타이틀을 CD+DVD 합본의 수입반과 DVD 라이센스 반, DVD오디오가 포함된 듀얼디스크반을 이미 소장하고 있음에도 블루레이의 유혹을 참아낼 수는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감상을 해본 결과 역시나 팬으로서 구매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뮤직 타이틀의 경우 영화만큼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이나 장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분야이긴 하지만,존 레전드의 경우라면 '이글스'나 '코어스'에는 비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나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경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존 레전드의 팬이시라면 말할 것도 없고, 만약 잘 모르실 경우에는 먼저 음악을 들어본 뒤 결정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네요.

 글 / ashitaka

John Legend _ Let''s Get Lifted



며칠전 HMV를 통해 구입한 캐리비안의 해적 1,2 블루레이!
정말 빠르기도 한 HMV는 이번에도 며칠 걸리지 않았다.
캐리비안의 해적은 DVD로도 소장하지 않았을 만큼
영화자체를 그리 소장까지 할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블루레이로서 엄청난 화질을 자랑한다기에 사지 않을 수 없었다.
뭐 이 기회에 너무 조니 뎁 영화를 또 한 편 소장하게 되었으니
그 것도 나쁘지 않은 듯.




최근 블루레이 타이틀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캐리비안의 해적 1,2편이 일본반임에도
다른 국내판보다 더 비싼 가격임에도 주문하는 이유는
물론, 한글 자막이 수록되었기 때문!




화질 관련 샷은 기회가 된 다면 다시 올리겠지만,
정말 영화가 달리 보인다는 말이 그대로 실감날 만큼
엄청난 화질이었다.
 
조니 뎁의 피부가 살아움직이고 있으며,
데비 존스의 오징어 수염은 초고추장이 생각날 정도!
 
아, 이것이 블루레이로구나!


나의 첫 번째 블루레이 타이틀 '빅 피쉬'
 
워낙에 좋아했던 영화라 현재 국내에 정발 출시된 타이틀 가운데
 
'클로저'와 1순위를 다투던 '빅 피쉬'가 영애를 안게 되었다.
 
 
아직 플스3 는 구매하지도 않았지만 (할거다 --;)
 
DVD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그랬듯이
 
역시나 하드웨어 없이 소프트웨어 부터...
 
 
자, 이제
 
블루레이 생활 시작이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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