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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世界から猫が消えたなら, 2016)

지금껏 나를 구성해 온 것들에 대해


죽음을 다룬 영화는 많다. 그 가운데서도 죽음의 시점에 대해 미리 알게 되는 시한부 삶에 관한 이야기는 죽음이라는 하나의 꼭짓점을 통해 그 간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구성으로, 주로 회환의 정서를 담아낸다. 호소다 마모루의 '늑대아이', 이상일의 '분노', 신카이 마코토의 '너의 이름은' 등을 제작했던 프로듀서 가와무라 겐키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世界から猫が消えたなら, 2016)' 역시 시한부 죽음과 회환의 정서가 담긴 작품이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세상에서 한 가지가 사라질 때마다 하루를 더 살 수 있다는 일종의 판타지적 설정이다. 그렇게 영화는 주인공을 구성하고 있는 것들을 하루에 한 가지씩 사라지게 만든다. 전화를, 영화를, 시계를 그리고 고양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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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복잡한 플롯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새로운 이야기도 아닌 이 영화가 내게 깊은 감동을 주었던 이유는 영화 속에서 사라지는 것들과의 직간접적 연관성 때문이다.


만약 세상에서 영화가 사라진다면.


영화 속 주인공은 영화가 사라짐으로 인해 그의 가장 친한 친구가 사라지는 것으로 연결되지만, 세상에서 영화가 사라진다는 설정은 내게 그 이상의 고민거리로 다가왔다.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에 대해 쓰기를 좋아하고 또 부업으로도 삼고 있지만, 없으면 죽는 것도 아닌 이 영화라는 것에 대해 가끔 생각해 볼 때가 있었다. 이 영화처럼 만약 영화가 사라진다면 하고 말이다. 영화가 사라진다면 아마도 꿈꾸는 것을 그만두는 것과 같은 삶이 되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꿈의 결과물을 보고 느끼는 것은 또 다른 꿈을 꾸게 만드는 것으로 그렇게 연결되는데, 내게 영화란 바로 그런 꿈의 연결 고리라 할 수 있기에 영화가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꿈꾸는 것 자체가 턱 하고 먹먹하게 막혀버리는 듯한 심정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영화 속 주인공처럼 영화, 극장, 비디오 가게 등과 관련된 즉, 영화와 관련된 삶의 모든 추억들이 사라진다고 하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많은 부분 영화가 내 삶을 구성하고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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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이 영화를 보기로 처음 마음먹었던 건 역시 제목의 '고양이' 때문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 중 한 명인 미야자키 아오이가 출연한다는 사실 보다도 먼저 알게 된 이유였다. 수년 전에 옥탑방에 살면서 고양이 한 마리를 키웠었고, 이후 녀석을 입양 보내고 몇 년 뒤부터 지금까지 유기묘였던 한 녀석과 당시 여자 친구가 키우던 또 한 녀석과 함께 하고 있는 집사 인터라, 만약 고양이가 세상에서 사라진다면?이라는 궁금증은 결코 영화 속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이들이 그렇겠지만, 이미 이별을 경험했거나 혹은 언제가 이별의 순간이 닥친다는 걸 천천히 준비하려 할 것이다. 흔히 반려동물을 가족이라고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정확히 말해서 가족과는 조금 다른 의미의 존재다. 뭐랄까, 고양이와 나, 나와 고양이가 서로가 서로에게 100% 의지하는 관계랄까. 나는 고양이들을 끝까지 지키고 돌봐야 한다는 생각과 동시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순간,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녀석들에게 많은 의지와 위로를 받고 있다. 이건 아마 반려동물과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순간인데, 문득 집에 있다가 녀석들을 보며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고 또 평화롭다는 느낌을 받게 될 때가 있다. 


그런 고양이가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설정은 어쩔 수 없이 스크린 밖 현실의 공포로 다가올 수 밖에는 없었다. 언젠가는 닥치게 될 그 이별의 순간을 상상하게 되어 견디기 힘들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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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영화는 죽음이라는 존재를 통해 비로소 깨닫게 되는 삶을 구성해 온 소중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내 삶을 구성하고 있는 것들. 인연, 친구, 추억, 고양이 그리고 가족. 앞서 집사의 한 사람으로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하는 영화 속 가정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가족의 이야기 역시 얼마 전 한 아이의 아빠가 되는 경험을 한 나로서는 더 인상 깊게 느껴질 수 밖에는 없었다. 만약 내가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이라는 질문은 결국 나는 세상에 어떤 존재일까 라는 질문과 연결이 되는데, 다시 말해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존재였나, 나는 내 친구들에게 어떤 친구였나, 나는 내 가족에게 어떤 아들, 아빠, 남편이었나를 떠올려 보게 했다. 


그리고 참 새삼스럽고 낯간지럽지만, 지금이라도 후회스러운 일들을 더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살아가야겠다, 살아남아야겠다 라는 다짐을 하게 했다. '살아야겠다'라는 말은 한 편으론 참 거창하고 또 허세가 느껴지기도 하는 간지러운 표현인데, 이 영화가 담아낸 이 메시지는 그럼에도 영화가 끝나면 '살아야겠다'는 맘을 먹게 하는 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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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좋아하는 배우들과 제목의 고양이가 있었음에도 영화를 보기 전 예상했던 건, 일본 영화 특유의 알맹이 없는 그럴듯한 분위기의 감성적인 영화가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왜, 무얼 말하고자 하는지는 잘 알겠는데, 영화 스스로가 너무 앞서가고 있어서 나쁘지는 않아도 공감은 덜한 그런 영화. 


누군가에겐 이 영화 역시 그저 그런 비슷한 일본 영화 한 편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내게는 영화 속 죽음이라는 간접 경험을 통해 직접적인 내 삶과 지금껏 나를 구성해 온 것들에 대해 설령 잠시였다 하더라도 진지하게 돌아보게 만든 소중한 영화였다. 

역시 미야자키 아오이는 언제나 옳다.


1. 우리가 왜 헤어졌었지?라는 대사는 참 현실적이어서 와 닿더라는. 실제로도 나중에 생각해 보면 '그때 왜 그랬었지?' 싶은 일들이 많더라는.

2. 영화 속 배경이 되는 홋카이도는 나중에라도 꼭 한 번 가봐야겠다.

3. 영화 속 미야자키 아오이의 얼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녀의 팬이라면 이 영화는 놓치면 안 되겠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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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사무라이 (猫侍 Samurai Cat, 2014)

집사만이 포용할 수 있는 영화



한 사람의 집사로서 '고양이 사무라이'라는 제목에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감독이 누구인가 배우가 누가 출연하는지도 알아보지 않은 채 극장을 찾았다 (냥심은 역시 칼보다 강한 것인가!). 사실 '집사만이 포용할 수 있는 영화'라는 이 글의 제목에 '고양이 사무라이'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거의 다 담겨 있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야마구치 요시타카 감독의 이 작품은 집사만이 포용할 수 있기에 일반 관객 입장에서는 다소 심심한 작품이며, 반대로 집사들이라면 자신들 만이 캐치할 수 있는 포인트가 존재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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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줄거리야 특별히 말할 것도 없이 간단하고 그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구성이나 연출력 역시 특별한 수준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너무 냥심에 기댄 측면이 강한 탓에 일반적인 시선으로 보았을 땐 감정 선에 공감하기가 쉬운 편은 아니다. 사무라이와 고양이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존재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재미를 선사하는 이야기인데, 고양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주인공 사무라이 캐릭터가 너무 전형적인 것에 갇혀 있는 것이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만약 국내에서 만들어 졌다면 아마도 김보성 씨가 연기했을 법한 딱 그런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이 캐릭터가 영화 전반을 이끌기에는 다소 무리가 느껴졌다. 고양이라는 존재와의 연계 성도 기대했던 것보다는 소극적인 부분이었는데, 사건 자체보다 둘 간의 교감에 포인트를 두었더라면 좀 더 매력적인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작품은 2013년에 TV시리즈로 먼저 제작된 작품을 영화 화 한 작품인데, TV시리즈의 긴 호흡으로는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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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래도 '고양이 사무라이'엔 집사들이라면 혹할 만한 장면들이 분명 존재한다. 일부 집사들의 경우 사실상 영화를 보러 간 것이 아니라 고양이를 보러 간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충분히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나 역시 이 느슨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오로지 고양이, 고양이 때문이었다. 집사들이라면 꼭 보라고 까지 추천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관심을 가질 만한 작품 정도라고는 말할 수 있겠다. 만약 더 교감에 집중한 다른 작품이 궁금하다면 이누도 잇신 감독의 2008년 작 '구구는 고양이다'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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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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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길들이기 2 (How to train your dragon 2, 2014)

집에 있는 고양이가 생각나는 속편



'쿵푸팬더'와 함께 드림웍스라는 스튜디오의 부활을 알렸던 '드래곤 길들이기'의 속편을 보았다. 전 편인 '드래곤 길들이기'는 당시 글에서도 썼던 것처럼 재미는 물론 교훈적이기까지 한 유쾌한 성공작이었다.



드래곤 길들이기 _ 교훈적이기까지한 드림웍스의 성공작



속편에 거는 기대는 사실 이보다는 더 단순했다. 전 편에 설명을 끝마친 캐릭터들을 더 확장시켜 더 많은 볼거리와 재미로 시리즈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만 있다면 하는 바램 정도였다. 그런 기대에 비춰봤을 때 속편은 충분히 만족할 만한 작품이었다. 캐릭터들은 더 성장했고 성장한 그들에게 걸 맞는 스토리가 주어졌으며, 가족적인 이야기를 하기 위해 새롭게 어른의 이야기도 추가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 편에서는 막 길들여지는 과정을 그렸다면, 이제는 다 길들여져 귀여움을 처음부터 뿜어 대는 투슬리스의 매력이 터지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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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길들이기 2'가 선택한 전략이라면 몇 가지를 들 수 있겠는데, 전 편에서는 히컵과 투슬리스의 관계에 집중했다면 이번엔 바이킹(인간)들과 드래곤들의 전체적인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여기에 다른 형태로 이 관계를 바라보는 악당의 이야기를 가져왔다. 그리고 이 가운데 히컵의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가져와 좀 더 가족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냈다. 개인적으로 이 같은 전략이 새로울 것은 없지만 속편으로서 안전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특히 부모에 관한 이야기는 그 중심이 히컵이 아니라 아버지와 어머니 둘 사이라는 점에서 인상적으로 본 부분이었는데, 히컵이 두 사람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장면이 참 좋았다 (개인적으론 제일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이렇듯 교훈 적인 내용을 강요하지 않고 적절히 녹여내는 시도는 전체 관람가의 아이들이 보는 영화로서도 괜찮은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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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드래곤들이 전 편에 비해 훨씬 만이 등장하고 알파의 경우 엄청난 스케일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그에 비해서는 더 스펙타클한 액션을 보여주지는 못한 것 같다. 마치 '아바타'를 연상 시키는 배경도 그렇고, 이 작품 만이 보여줄 수 있는 활강의 이미지가 더 있었을 텐데 그 부분을 100% 뽑아내지 못한 것 같아 조금은 아쉬웠다.


하지만 의외의 부분에서 만족 포인트를 느낄 수 있었는데, 바로 투슬리스 캐릭터였다. 아마 전 편에 대한 글을 쓰면서 '마치 강아지 같다'라고 얘기했던 것 같은데, 이 표현을 이번에 확실히 정정해야겠다고 느꼈다. 투슬리스는 강아지 보다는 확실히 고양이게 가까운 캐릭터였다. 최근 길 고양이 한 마리를 몇 달간 보호하고 있는데, 투슬리스에서 몇 번이나 집에 있는 고양이가 느껴졌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전 편에서는 길들여지는 과정 속에 있어 투슬리스의 고양이 같은 매력이 덜 뿜어져 나왔던 것에 반해, 히컵과 완전히 하나가 된 이번 작품 속 투슬리스의 모습은 정말로 고양이를 닮아 있었다. 작은 몸짓 하나도 고양이의 모습을 많이 연구한 듯한 티가 났고, 그 눈빛 역시 고양이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실제로 우리 집 고양이는 가끔 알파에게 복종하는 눈이 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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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아이러니하게도 집에 두고 온 고양이 녀석이 계속 보고 싶어지는 영화였다. 집에 와서 무심한 녀석의 얼굴을 보니 더 웃음이 나기도 했고.


아마도 3편이 나올 것 같은데, 3편에서는 투슬리스도 히컵도 서로에게서 독립하여 홀로 서는 과정을 담는 (혹은 그런 결과를 담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1. 아래는 영화 보는 내내 떠올랐던 바로 그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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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レンタネコ, 2012)

외로움의 구멍을 메우방법



일단 제목에서부터 끌리는 이 영화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는 '카모메 식당' '안경' 등으로 유명한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작품이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작품은 언제나 현대인의 외로움을 다루지만 그 가운데서도 보고나면 무언가 스멀스멀 따스함이 피어오르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데, 이 작품 역시 전작들에 비하자면 좀 심심한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외로움의 구멍을 메우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소소한 삶의 지혜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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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첫 번째 조건은 당연히(?)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이 아니라 고양이 때문이었다. 현재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지 못하지만 어쨋든 애묘인으로서, 이 제목에 끌리지 않을 수는 없었는데 그런 측면에서 보다면 조금은 아쉬운 작품이었다. 고양이가 덜 나오거나 해서가 아니라 이 영화가 고양이를 다루고 있는 방식 때문이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항상 현대인의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해 왔었는데, 이 작품에서 고양이는 바로 그 수단으로, 외로움의 구멍을 메워줄 훌륭한 존재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연히 이야기하자면 고양이에 대한 영화는 아닌 것. 사실 이런 영화의 구조가 불만이라기보다 아쉬운 이유는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 때문인데, 몇 년 전 고양이를 키우다가 혼자 살기도 벅찬 환경에 고양이를 홀로 두어야 하는 안타까움에 입양을 보내고 나서,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고양이를 위한 환경이 보장되기 전에는 키우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즉, 요즘의 내 삶은 너무도 팍팍하고 위로 받고 싶은 것 투성이라 집에 오면 나를 위로 해줄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으면 너무도 행복하겠다 싶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내가 없는 시간 홀로 종일 외로워할 고양이를 생각해보면 냥이가 행복할 것 같지는 않아 이른바 참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입장에서 보았을 때 자신의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고양이가 수단으로 렌트 되는 영화의 내용에 질투가 낫달까. 뭐 그런 투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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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런 개인적인 이유를 재쳐두더라도 '카모메 식당'이나 '안경' 등에 비하자면 상당히 소소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모타이 마사코 여사가 출연하지 않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고양이라는 새로운 소재가 등장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음식으로 풀어내는 영화이기도 하다. 아주 소소한 무더운 여름의 일본을 배경으로 고양이와 외로움, 그리고 그 외로움의 구멍을 메우는 몇 가지 방법에 대한 소품 같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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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춤 (Dancing Cat, 2011)

비로소 바라보게 된 고양이의 삶



개봉 전 부터 애묘인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던 다큐멘터리 영화 '고양이 춤'을 드디어 보았다. 참고로 나는 현재는 고양이를 키우지 않고 그저 몇 년 전에 키웠던 우리 고양이 '일루'의 사진을 지갑 속에 넣고 다니는 정도지만, 그 이후로도 여러 관심사의 첫 번째 손가락으로 자주 '고양이'를 꼽게 되어버린 또 한 명의 고양이 가족이랄까. 그러다보니 이 영화의 원작이 된 도서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와 '명랑하라 고양이' 두 권 모두 이미 인상 깊게 읽었던 것은 물론인데, 이와 관련하여 다큐멘터리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하니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인디스토리 영화라는 점도 한 몫을!). 그렇게 보게 된 '고양이 춤'은 제목 그대로 밝고 행복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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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순간의 느낌은 조금 심심하다는 생각이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미 원작인 책을 모두 읽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상당 부분 책의 내용과 동일한 내용 그리고 영상(사진)으로 구성된 작품에 조금은 중복되는 느낌을 받기도 했었다. 더 나아가 그 동안 길고양이나 반려동물 혹은 유기동물들에 대한 내용을 담은 다큐나 영화에 빗대어 보았을 때, 죽음, 사고, 고발 등의 자극적이고 영화적인 요소가 부족해 전반적으로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 느꼈던 생각은 '그래 좋긴 한데 난 이미 책을 읽었던 터라 크게 새롭지는 않구나' 라는 정도였는데, 리뷰를 쓰려고 생각을 조금 정리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미약하기는 하지만 이제는 길고양이 이야기를 이렇게 가슴 졸이며 보지 않아도 되는 날이 조금씩 오기 시작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실제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길고양이'라는 말 대신 거의 대부분이 '도둑 고양이'라는 말로 고양이들을 부르곤 했었다. 하지만 요새는 정말 부정적인 몇몇 사람들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은 '길고양이'라는 말로 거리의 고양이들을 부르기 시작했고, '도둑 고양이'라는 단어가 전해주듯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기만 하는 것으로 인식을 주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인간들에 의해서 오히려 많은 불편을 겪고 버림 받는 등의 사연들과 함께, 인간이 더욱 보듬어야할 존재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도 조심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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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영화 속 내용만 봐도 아직도 이 도시와 인간들이 사는 세상 속 고양이의 삶은, 내리는 비조차 쉽게 피할 곳 없고, 어린 새끼들을 마음껏 키우기도 매우 열악한 곳 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 춤'이 담고 있는 분위기는 이런 과정 속에서도 작은 희망과 행복을 엿볼 수 있는 것이었다. 달리 얘기하자면 자의든 타의든 고양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제는 길고양이의 삶을 이렇듯 평온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조금이나마 얻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의 대상이거나 누군가에게는 혐오의 대상이었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그냥 멀찍이서 묘생을 그저 바라만 볼 수 있는 성숙함을 배우게 되었달까? 이런 일종의 여유로운 시선을 갖게 되고나서야 비로소 묘생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시선을 이 작품 '고양이 춤'에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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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가 사는 홍대근처 집 앞에도 정말 길고양이를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저도 가끔 타이밍이 맡으면 소세지 같은 거 사다가 주고 멀찍이서 잘 먹나 보기도 하고, 아니면 부담될 까봐 그냥 안녕 하고 돌아오기도 하죠. 제가 길고양이를 만나는 방식은 이래요. 고양이들한테 스트레스나 부담주지 않고 그냥 멀리서 바라봐 주는거죠.


2. 1시간 넘게 고양이 얘기를 보다보니 역시나 예전 키웠던 우리 '일루'가 보고 싶어지더군요. 정말 저랑 우여곡절이 많았던 녀석이었는데,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입양을 보냈으나 그 분과 연락이 되지 않아 지금은 소식조차 들을 수 없는 ㅠ 일루야~ ㅠㅠ



보고 싶구나 ㅠ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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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2009년의 마지막 날. 어디서 마지막을 보낼까 하다가 어딜가도 사람이 북적일 거라는 생각에 그런 곳들은 최대한 피해, 평소 홍대에서 자주가던 바인, '플로랄 고양이'에 들렀습니다. 오랜만에 갔는데도 그 따듯한 분위기는 여전하더군요.




역시 플로랄 고양이에 왔으면 와인 한 잔 해야겠지요. 와인 한 병을 시켜서 오붓하게 나눠 마시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플로랄 고양이가 좋은 이유는 그 따듯한 분위기 때문도 있지만, 그 이름답게 고양이를 만날 수 있어서죠. 예전에 만났던 고양이는 없었지만 다른 녀석이 저를 반겨주더군요. 은근히 와서 말을 붙이려는 녀석에게 시크하게 대해줬더니, 조금 관심을 갖다가 이내 자리로 돌아가더군요(시크한 고양이에게는 똑같이 시크하게 대해주는게 제 스탈이라. 하지만 결국 이러다보면 서로 더 친해지게 된다는;;)





전 그렇게 저에 홈그라운드인 홍대에서 고양이와 함께 조용히 2009년을 마무리 했습니다 ^^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사케를 마시고, 맥주도 한 병 마시고 거기에 커피까지 한 잔 하고나서도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계획에도 없던 와인까지 한잔 하기위해 홍대 '플로랄 고양이'에 들렀다.




와인을 적당한 것으로 한 병 시키고 가게를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을 때쯤, 얼핏 인형인줄로만 알았는데 움직이는
물체가 있었으니 바로 고양이!!!




가게 주인 말로는 본래 사람을 별로 안좋아한다고 하는데, 이 날은 계속 그르렁 거리기도 하고 어찌나 품에서 떠나질
않으려고 앵기던지...




꾹꾹이도 열심히 하고.




정말 오랜만에 고양이를 안아본터라 감회가 새로웠다. 고양이 때문이라도 앞으로 자주 가게 될 듯 싶었다.






홍대에 위치한 와인 가게 답게 분위기도 매우 아늑하고 좋았으며, 특히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구석진 곳을 좋아하는데, 매우 적절한 공간이 준비되어 있던 점도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 와인 뿐만 아니라 차 한 잔 하기 위해서라도 종종 들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photo by ashit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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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는 고양이다 (グ-グ-だって猫である, 2008)
고양이의 눈으로 인간의 삶을 보다


이번 부산영화제에서 감독인 이누도 잇신과 주연을 맡은 우에노 주리의 GV가 있던 바람에 엄청난 관심을 모으기도 했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신작 <구구는 고양이다>. 재미있는건 우에노 주리야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스윙걸즈> <무지개 여신>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통해 이미 너무도 익숙했던 배우였지만, 국내팬들에게 이토록 큰 인기를 끌게 된 것은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였다는것. 여튼 개인적으로는 또래의 일본 배우들 가운데 연기력 면에서는 가장 선호하는 배우이기도
하고 (미야자키 아오이에겐 조금 미안한 마음이 ;;;), 이누도 잇신 감독이라고 하면 한 때 쌍수를 들고 찬양의 글을 주절주절
많이도 썼을 만큼 너무도 좋아하는 감독이기 때문에, 이 작품 <구구는 고양이다>가 저에게는 관심을 갖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초 기대작이었죠. 가장 좋아하는 일본 감독과 가장 좋아하는 일본 여배우의 조합이니 뭐 말 다 했죠(만약 미야자키 하야오가
실사 영화를 만드는데 주인공이 미아쟈키 아오이다 라고 한다면, <구구는 고양이다>의 조합이 최고라는데 한 번 더 생각해
보긴 해야겠네요 ^^;).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제목에서 부터 알 수 있듯이 고양이가 등장하고 이에 관한 영화이기도
한다는 소식은 저를 엄청난 기대의 바다에 빠지도록 만들어 버렸습니다. 부산영화제때 부산에 있었음에도 그저 인터넷 뉴스를
통해 주리짱의 샤방샤방한 사진만으로 아쉬움을 달래던 시간을 견디고 나니, 바로 얼마지나지 않아 정식 개봉이 되어
드디어 이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단 처음에 포스터나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었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전작인 <우리 개 이야기>속 '포치 이야기'처럼 반려 동물과 인간 과의 관계 자체에 대한 슬픈 이야기, 그것 뿐인줄 알았는데
영화는 생각보다 복잡한 삶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다음 이미지가 나오기까지의 글에 내용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는, 처음에는 반려동물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인간이 겪는 슬픔과 공허함을 보여주면서, 애완동물이 단순히 인간이
주인으로서 자신 만을 위해 갖게 되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반려동물'이라는 말처럼 하나의 가족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을 다시 한번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후부터 주인공 '아사코'가 '구구'를 새로운 식구로 맞이 하면서 부터는
이야기가 조금씩 복잡해 집니다. 일단은 아주 당연한 것이겠지만 '사바'를 떠나보내고 '구구'를 맞이했지만, '사바'의 빈자리를
'구구'가 완벽하게 채워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사코는 자신도 모르게 구구를 사바로 부르기도 하고,
표현은 하지 않지만 내내 사바에 대한 그리움을 버리지 못합니다. 사바를 떠나보내고 구구가 등장하는 영화의 시점을 봤을때
보통 같으면 구구가 중심이 되어 다시금 완벽한 새출발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려나갔겠지만, 이누도 잇신 감독은
새로운 반려동물을 만난 뒤에도 끝내 처음 떠나보낸 '사바'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아사코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워보았거나 또는 먼저 보낸 분들이라면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네요.

개인적으로 <구구는 고양이다>가 이누도 잇신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조금 아쉬웠던 것은 영화의 이야기가 아사코와
사바 혹은 구구의 이야기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우에노 주리가 맡은 나오미와 그 주변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약간은
지나치게 개입되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는데, 아사코와 사바, 구구의 이야기로만 끌어갔다면 더 호소력 짙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나오미의 미래와 남자친구와의 에피소드, 성장 이야기까지 개입이 되면서 영화가 약간은
필요 이상으로 복잡해지고 중심을 잃은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과감하게 얘기해서 나오미 캐릭터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영화가 크게 나빠지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되기도 하더라구요. 물론 입원한 아사코에게 나오미가 남자친구와
그의 새로운 여자친구들 등(공원에 있던 아저씨까지!!)을 동원하여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은 충분히 감동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 장면은 완전히 판타지적이기도 한 것 같아요. 영화의 원작이 순정만화인것 처럼 너무 만화적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인지 영화의 후반부에 사바와 아사코가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너무나도 감동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길이길이 남을 만한 대화와 감정이 살아있는 명장면으로 손꼽게 될 만큼, 이누도 잇신 만의 따듯한 감성이 잔뜩
묻어나 있는 아름다운 장면이었습니다. 몇년 전까지 고양이를 키웠던 저로서는 이 장면에서 아니 눈물을 흘릴 수가 없었습니다 ㅠ



(우에노 주리외의 3명의 여자 캐릭터는 영화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이들은 실제 개그 소속사에 소속된
개그 트리오로서 일본 내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들이라고 합니다)


이 영화가 개인적으로 감명깊게 느껴졌던 것은 다름이 아니라 저 역시 아직까지도 사진첩에 예전에 키우던 고양이 사진을
끼우고 다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워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그저 그런 드라마였던 <우리 개 이야기>
가 그랬던 것처럼 <구구는 고양이다>역시 이런 저로서는 남다르게 느껴질 수 밖에는 없었던 영화였습니다.
특히 제가 키우던 고양이인 '일루'는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사바'와 너무 비슷하게 생겨서 더더욱 감정이입이 될 수 밖에는
없었는데, 비슷하게 어렸던 시기에 일루를 만나게 되었고, 죽음으로 떠나보내게 되었던 것은 아니지만 먼저 보낼 수 밖에는
없었던 경험이 있던 저로서는, 아사코가 사바를 그리워 하는 이야기가 한 장면 한 장면 의미있게 느껴지더라구요.


(우리 일루(ILLU)사진 ㅠㅠ . 분명히 블로그 옮기면서 일루 사진을 다 옮겨왔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네요. 하드에도 없고 ;;
 아.....갑자기 슬픔이 와락 밀려옵니다 ㅠㅠ)


저와 일루는 참으로 사연이 많았었기 때문에 아마도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옥탑방에 살 때 저랑 둘이서
티격태격하면서 지냈었는데 정말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둘이서 놀기도 많이 놀았었거든요. <우리 개 이야기>를 볼 때도
그랬었지만 <구구는 고양이다>를 보고 있노라니, 하나 하나 어찌나 저와 일루의 이야기 같은지 중간 중간 울컥하는 걸
겨우겨우 참으며 봐야 했습니다. 이사를 가게 되고 다시금 상황이 좋아지면 저도 다시 고양이를 키워보고 싶지만,
아마도 평생 일루를 잊지는 못할 것 같아요. 영화 속 아사코가 그랬던 것 처럼 말이죠...



국내에는 우에노 주리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노다메 칸타빌레>를 통해 큰 인기를 끌다보니 우에노 주리가 마치 단독 주연인
것처럼 홍보가 되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에노 주리는 주조연에 가까웠고 실제적인 주인공은 아사코 역할을 맡은
고이즈미 쿄코였습니다. 너무나도 일본스럽고 여성스러운 목소리도 인상적이었고, 그녀의 깊은 내면연기 덕에 극에 깊게
몰입될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녀는 80년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아이돌
가수 출신이더군요. <춤추는 대수사선>에도 출연했었다는데 잘 기억이 나질 않네요 ^^;

우에노 주리는 밝고 명랑한 모습과 진지한 청춘의 모습을 모두 잘 연기해 냅니다. 노다메처럼 아주 왈가닥은 아니지만 절로
웃음지게 될 만큼 발랄한 모습도 선보이는 동시에, 마치 <무지개 여신>에서 처럼 자신의 미래와 남자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우에노 주리만의 장점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누도 잇신 감독의 따뜻한 감성 세계는 이번에도 저를 감동시켜 버린 것 같습니다. 이누도 잇신은 확실히 소소하고 보편적인
생활 속에서 깊은 감동을 이끌어내는 재주가 탁월한 감독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었습니다.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만큼
순정만화스러운 감성과 직접적인 장면들도 등장하지만, 판타지와 생활의 접점을 잘 알고 있는 이누도 잇신은 이번 영화 역시
너무도 이누도 잇신 스러운 영화 한편은 또 내놓은 듯 합니다.
우에노 주리의 단독 주연을 예상하셨던 분들은 좀 더 생각해 보셔야 될지 모르겠지만, 이누도 잇신 감독의 전작들을 사랑하시는
분들이나 일본 영화의 소소한 감성들, 그리고 무엇보다 고양이나 반려동물에 대한 추억이 있으신 분들께는 강추 할만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1. 영화 음악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영화 속 포크 밴드의 곡들도 상당히 좋더군요. OST를 찾아봐야 할 것 같네요~
2. 영화 속 배경이 된 장소인 '기치조지'는 얼마전 친구가 신혼여행을 다녀왔던 곳으로 여행 사진들을 주의 깊게 보았던터라
    조금은 익숙한 곳이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꼭 한번 가야할 곳으로 제 뇌리에 등록완료 되었습니다 ^^
3. 영화 속엔 조금은 쌩뚱맞게 느껴지는 외국인이 등장하는데, 그는 다름아닌 메탈밴드 '메가데스'의 전 기타리스트인
   마티 프리드먼입니다. 그는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데 록 팬들에게는 그의 출연이 색다른 재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4. CJ가 단순히 배급/수입만 한줄 알았는데 제작에도 직접 참여를 했더군요.
5. 고양이 키우시는 분들은 무조건 봐야 해요.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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