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폴 토마스 앤더슨의, 감히 최고의 걸작


폴 토마스 앤더슨의 모든 작품을 빼놓지 않고 보았고 또 좋아하는 한 사람의 팬으로서 그의 최근작 '마스터 (The Master)'는 참 설명하기 힘든 작품이었다. 보통 어렵다고 느껴지는 작품들은 처음에는 뭐라 말하기 어렵다는 벅찬 감정으로 극장을 나오게 되지만 몇 차례 더 반복 감상을 하게 되면 어느 정도 감독이 말하려는 바나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에 대해 명확해 지는 것이 (설령 그것이 감독의 의도와 다르다 하더라도)대부분인데, '마스터'는 이 와는 정반대의 경우라고 해야겠다. 극장에서 처음 보았을 땐 마치 그의 전작 '데어 윌 비 블러드 (There Will Be Blood, 2007)' 와 마찬가지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관객이 미처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에너지를 통해 발산해 내는 그런 작품인 줄로만 알았는데, 물론 그 에너지의 버거움에 대한 생각은 그대로지만 이 영화를 말하고자 할 때 알면 알 수록 더 불분명해 진다는 것은 최근 또 다시 보게 되면서 깨닫게 된 점이었다. 도대체 폴 토마스 앤더슨은 무슨 영화를 만든 것인가!




혹자는 '마스터'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이언톨로지를 주제로 한 영화라고도 하고, 또 다른 이는 PTA의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역사에 대한 성찰이 담긴 작품이라고도 하며, 또 누군가는 트라우마에 관한 (특히 참전 후 트라우마) 이야기라고도 한다. 더 이야기하자면 지독한 러브 스토리로 볼 수도 있으며, 포괄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프레디 퀠 (호아킨 피닉스)과 랭케스터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라는 전혀 다른 두 캐릭터를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심연을 파고 든 분석적인 작품으로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마스터'에 대해서는 수 많은 평론과 분석이 존재하는데, 일단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PTA의 그 어떤 작품보다 다각적인 분석과 평가가 가능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물론 '마스터'는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팬 입장에서는 이 텍스트 안에서 감독의 의도가 무엇인지 더 분석하고픈 욕구가 발생하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흥미로운 건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분석을 하면 할 수록 이 모든 것이 마치 영화의 기이한 분위기 마냥 한 없는 멜랑콜리로 느껴지게, 무력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다시 보게 된 '마스터'를 통해 느꼈던 건,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최근 이 영화를 간절하게 다시 보고 싶었던 이유는 쌩뚱 맞게도 '위로'받고 싶어서 였다. 이미 영화의 내용을 모두 알고 있고, 위로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이 영화를 어떤 연유였는지 위로 받고 싶어서 보고 싶었다는 얘기다. '마스터'는 일종의 실패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혹은 실패를 인정할 수 밖에는 없는 상대를 (실패했다고 솔직히 말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 만나게 되는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을 텐데, 그런 점 때문인지 이 영화엔 묘하게 관객을 위로하는 힘이 있다. 이러한 영화의 정서는 어느 정도 전작 '매그놀리아 (Magnolia, 1999)'와도 닮아있다.





사실 '마스터'는 여러 분석과 평가 이전에 거대한 힘 앞에 압도 당할 수 밖에는 없었던 작품이었다. 메소드 연기의 절정을 보여주는 호아킨 피닉스가 뿜어내는 에너지와 마스터라는 칭호에 부족함이 없는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에너지가 맞 부딪히는 장면들은 숨 쉬는 것 조차 조심스러울 정도로 압도적이었으며, 이 두 배우 못지 않게 (캐릭터 상으로는 가장 무서울 정도의 분위기를 보여주었던) 힘 있는 연기를 펼친 에이미 아담스까지 더해지면서 폴 토마스 앤더슨은 또 한 번 마치 '데어 윌 비 블러드'가 그러하였듯이 이야기를 끝까지 밀어 붙이는 데에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마스터'는 일종의 체력이 필요한 영화라고 해야겠다. 이 압도적인 에너지를 견뎌 낸다면 그 안에 또 다른 감정과 이야기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비로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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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 Plain Archive Collection




언제부턴가 플레인 아카이브에서 출시 된 타이틀을 소개할 때면 오히려 조심스러워지는 부분이 있는데, 너무 칭찬 일색으로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번에도 칭찬을 좀 해야겠다. 현재 국내 블루레이 시장 상황이 결코 좋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마스터'의 블루레이 발매는 더 놀라운 사건이라 하겠다. '인터스텔라' 같은 대흥행작도 아닌 '마스터'를 무려 세 가지에 달하는 패키지로 선택 구매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A or B의 상술이라기 보다는 각각의 타입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이는 출시 기획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 중 하나다.




일단 이번 플레인 아카이브 콜렉션으로 출시 된 '마스터' 블루레이는 일반판은 물론 스틸북 형태로 각각 렌티큘러 슬립, 풀 슬립, 쿼터 슬립 형태로 출시가 되어 소비자가 각각 원하는 형태와 가격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팬들은 결국 중복 구매를 하기도 하는 ㅎ). 최근 스틸북 열풍에 이어 그 못지 않게 자주 선택되는 패키지 유형 중 하나가 렌티큘러 방식인데, 이번 '마스터' 렌티큘러 패키지는 그냥 의미 없이 렌티큘러를 활용한 것이 아닌 렌티큘러에 적합한 이미지를 선택하여 (너무 당연하지만) 렌티큘러를 선택하는 본연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스틸북 역시 덴마크에서 제작한 우수한 퀄리티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아웃케이스의 퀄리티 역시 플레인 콜렉션 답게 소장가치와 퀄리티에 많은 공을 들인 것을 손으로 만져보면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역시 플레인 타이틀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소책자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텐데, 특히 이번 '마스터' 소책자는 기존 씨네21의 마스터 특집 기사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좋은 글들을 소장할 수 있게 되어 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을 추모하는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그의 필모그래피를 되돌아 볼 수 있으며, 씨네21에 수록되었던 글 뿐만 아니라 LA영화비평가협회 부회장이자 영화평론가인 팀 그리어슨의 글 까지 만나볼 수 있어 소책자의 수준을 한 걸음 더 발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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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1 MPEG4 / AVC / 1080p / 23.976 fps의 화질은 기대 이상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폴 토마스 앤더슨의 '마스터'는 65mm로 촬영된 영상인데, 그냥 65mm로 촬영을 해 본 정도가 아니라 이 포맷을 정확히 이해하고 65mm만의 장점과 당시의 감성을 그대로 재현해 낸 (어쩌면) 마지막 작품이라 할 수 있기에 '마스터'의 영상은 더 특별한 의미를 갖는 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폴 토마스 앤더슨이 65mm로 촬영한 의도와 그 고집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지만 이 영상이 블루레이로 넘어오면서 어떤 퀄리티를 보여줄지에 대해서는 기대 반 걱정 반이기도 했었는데, 블루레이의 화질은 몇 몇 장면 놀라움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수준을 보여준다. 특히 65mm를 활용하면서 와이드한 풍경을 주로 담은 것이 아니라 아주 타이트 한 클로즈 업을 통해 인물의 감정과 배우의 연기를 극대화 시키는 것에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숨막히는 클로즈 업 장면에서 화질의 우수함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 질감. 필름 특유의 질감을 블루레이의 화질로 느낄 수 있다는 건 '마스터' 블루레이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시원스러움과 깊이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영상과 화질로 극장에서 볼 땐 미처 느낄 수 없었던 디테일을 여럿 발견할 수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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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S-HD Master Audio 5.1채널의 사운드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역시 조니 그린우드의 영화 음악이라 하겠다. 라디오헤드 출신으로 영화 음악가로도 이미 유명한 조니 그린우드는 폴 토마스 앤더슨과 이 작품 '마스터'는 물론 전작 '데어 윌 비 블러드'와 최근 작인 '인히어런트 바이스 (Inherent Vice, 2014)'의 음악을 맡기도 했는데, '마스터'의 영화 음악은 그 특유의 신비롭고 기이하면서도 멜랑콜리한 느낌으로 쉽게 잊혀지지 않는 여운을 남긴다.





실제로 이 영화가 기이하다고 느끼는 데에는 조니 그린우드의 음악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는데, 마치 연기가 주변을 휘감 듯, 영화는 물론 영화를 보고 있는 이들의 공간까지 퍼져나와 주변의 공기를 서서히 삼켜 버리는 듯한 영화 음악은 DTS-HD MA 멀티 사운드로서 더 실감나게 발휘된다. 선율 하나 하나에 자연스레 귀 기울이게 되는 경험은 '마스터' 블루레이 감상에서 그리 드문 일은 아닐 것이다.



Blu-ray : Special Features


부가영상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역시 이동진 영화 평론가가 참여한 음성 해설이다. 사실 영화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감독이나 배우, 스텝들이 아닌 평론가를 비롯한 제 3자의 음성 해설은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는 없는 영역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평소 이동진 평론가가 얼마나 폴 토마스 앤더슨을 특히 이 작품 '마스터'를 애정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인지 그의 음성 해설 참여는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일종의 사건이었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이동진 평론가의 입장에서도 제 3자의 입장에서 음성 해설을 (그것도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은 큰 부담이었을 수 밖에는 없을 텐데, 그럼에도 참여한 것은 이 작품에 대한 또 다른 '애정'의 증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감독이나 배우, 스텝들이 참여한 음성 해설들이 주로 촬영장의 뒷 이야기나 (작가가 참여했을 경우) 캐릭터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이동진 평론가는 각 장면에 대한 영화 평론가로서의 해석은 물론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 세계와 각 배우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적절하게 들려주고 있어서 심심하다는 느낌 없이 끝까지 즐길 수 있는 경우.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한 작품 답게 이동진 평론가 입장에서도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입장에서 음성 해설을 진행하고 있어 일방적이기 보다는, 풍부해 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영화를 흥미롭게 본 이들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은 음성해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다음 만나볼 수 있는 부가영상은 존 휴스턴 감독의 1946년 작 '빛이 있으라'라는 작품인데, 이 작품은 '마스터'에 모티브가 된 2차 대전 참전 후유증을 다룬 작품으로서 몇 몇 장면에서는 '마스터'의 잔상이 그대로 느껴질 정도로 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영상이라 하겠다. 영화의 직접적인 촬영 뒷 이야기나 과정의 에피소드를 담은 일반적인 제작 영상이 수록되지 않은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이렇듯 작품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또 다른 작품을 한 타이틀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한 장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외에 짧은 촬영 현장 스케치 영상과 티저, 예고편 모음 그리고 확장 & 추가 장면이 수록되었는데, 이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것은 확장 & 추가 장면의 구성이다. 일반적으로는 확장 장면들을 챕터를 나누어 장면 별로 수록하거나 혹은 별도의 감독의 코멘트나 소개 영상을 담아 장면을 풀어 주는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보통인데, '마스터'의 확장 & 추가 장면은 마치 또 다른 '마스터'의 짧은 편집본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묘한 느낌을 주는 구성이 돋보이는 부가영상이었다. 아마도 이 메뉴 명을 미처 보지 못하고 이 영상을 보게 된다면, 다른 짧은 버전의 '마스터'인가 착각할 정도로 기이하게 이어지고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확장 & 추가 장면은 또 다른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총평] 폴 토마스 앤더슨의 '마스터'는 그의 여러 강렬한 작품들 가운데서도 손 꼽힐 만한, 아주 이상하면서도 대단한 걸작이었다. 작품에 대한 매력을 더 배가 시키는 플레인의 블루레이 콜렉션은 이번에도 소비자를 실망시키지 않으며, 그저 겉보기에 화려한 포장이 아닌 영화 본연이 돋보이는 방식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브랜드라는 점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아, 그리고 타이틀 내에 수록된 소책자에서도 따로 소개되고 있기도 하지만,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을 다시 볼 수 없다는 것 역시 새삼 그리워지는 작품이었다. 지난 2월 2일이 벌써 그가 떠난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이었기에 더더욱.


스펙

 

- 자막 - 한국어, 영어

- 화면 비율 - 1.85:1 MPEG4 / AVC / 1080p / 23.976 fps

- 오디오 - 영어 DTS-HD Master Audio 5.1

 

* 스페셜 피처 

- 이동진 평론가의 전편 음성해설 트랙

- 영화의 모티브가 된 2차 대전 참전 후유증에 존 휴스턴 감독의 1946년작 ‘빛이 있으라’(58분)

- 촬영 현장 스케치(8분)

- 확장 & 추가 장면(20분)

- 티저, 예고편 모음(16분)

* 전체 한글자막 수록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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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 관한, 우리를 위한 영화


1994년 르완다 수도 키갈리. 후투족 출신 대통령이 두 부족의 공존을 위해 평화 협정에 동의하면서 수십 년간 이어진 후투족과 투치족의 대립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평화 협정의 진행을 돕기 위해 UN군이 파견되었고, 수많은 외신 기자들이 이 역사적인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르완다로 몰려들었다.

르완다의 최고급 호텔 ‘밀 콜린스’의 호텔 지배인인 폴 루세사바기나(돈 치들)는 평화 협정과 관련하여 밀려드는 취재 기자와 외교관들 때문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랑 받는 가장이자 지배인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폴은 하루빨리 협정이 체결돼 르완다가 안정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르완다의 대통령이 암살당하면서, 르완다의 상황은 악화된다. 후투족 자치군은 대통령 살해의 책임을 빌미로 아이들까지 투치족을 닥치는 대로 살해하고, 온건파 후투족까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위협을 느낀 폴은 투치족 아내와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호텔로 피신한다. 이후 그곳으로 수천명의 피난민들이 모여드는데...



영화 <호텔 르완다>는 이처럼 실존 인물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이다. 이 작품은 흔히들 스티븐 스필버그의 <쉰들러 리스트>와 비교되곤 하는데, 이미 여러 영화와 매체에서 소개되었던 유태인 학살과는 달리 <호텔 르완다>에 등장하는 1994년 르완다 내전에 관한 이야기는, 수많은 외신 기자들이 역사적인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들었다고는 하지만 분명히 덜 관심을 끌었던 사건이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정확히 알지 못했던 사건이기도 하다.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은 영화 내용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르완다 내전 사건은 수  많은 사람들이 말 그대로 학살당했던 참극이었지만, 르완다에는 미국이, UN이, 전 세계가 이득을 얻을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석유나 금 같은 자원은 물론 지리적으로도 강대국들에게 의미가 없는 곳이었으며, 있는 것이라고는 커피와 차가 전부인 나라였기 때문에)누구도 이 참극에 개입하기를 꺼려했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것처럼 죽어가는 르완다 인들은 그냥 놔둔 채 자국의 국민들만을 빼가는 정도가 전부였다. 이 와중에 호텔 '밀 콜린스'의 지배인이었던 폴 루세사바기나는 자신의 인맥과 호텔을 이용해 1천 2백명이 넘는 사람들을 죽음에서 지켜내게 된다. <호텔 르완다>는 참혹하기만 했던 르완다 내전 속에서 호텔 지배인이었던 한 남자 ‘폴 루세사바기나’를 중심으로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하트의 전쟁>의 공동 각본을 썼던 테리 조지가 감독을 맡았는데, 테리 조지는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실제 주인공인 폴 루세사바기나를 만나 영화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또 그와 함께 르완다 현지에 들러 참혹했던 사건의 현장을 보며 눈물짓기도 했다. 그는 이 사건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일종의 사명감에서 영화화를 결심하였으며 그렇기 때문에 너무 현실적인 다큐멘터리스럽지도, 또 너무 영화적이지도 않은 명작을 만들어냈다. <호텔 르완다>는 분명 벅차오르는 감동으로 인해 절로 눈물이 흐르거나 영화 속 사건에 의해 분노가 치밀거나 하는 영화임에는 틀림없지만, 한 편으론 너무 신파나 감성에 기대지 않고 또 한 편으론 극 사실적이거나 잔인한 표현은 배재하며 자연스러운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실화를 바탕으로 스필버그 특유의 영화적 감성을 더한 <쉰들러 리스트>와 극 사실주의로 거의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던 <블러디 선데이>와 비교해 봤을 때 <호텔 르완다>는 실제 있었던 사건과는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도 관객들에게는 인간애에 의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조화로운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 이 영화는 내용이 가진 의의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력을 따지는 것 자체가 다른 영화에 비해 무의미하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주연을 맡은 돈 치들의 연기는 절대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2005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서 아쉽게 <레이>의 제이미 폭스에게 수상을 넘겼지만, 두 영화를 모두 본 사람이라면 결코 어느 한 쪽을 쉽게 손들어주지 못할 만큼 돈 치들의 연기는 현실과 감동을 모두 느끼게 하는 열연이었다. 테리 조지 감독이 영화의 준비를 위해 실존인물을 만나고 자료조사를 하고 있을 때, 캐스팅이 확정되기 전 돈 치들에게 미리 언지를 주었었는데 돈 치들은 자신의 캐스팅 여부에 상관없이 이 사건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르완다 내전으로 고통 받았고,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기도 하였다. 영화 자체가 크게 주목 받지 못했던 것에 비해 유명한 배우들이 몇몇 출연하고 있는데, 주연인 돈 치들을 비롯하여 UN군의 올리버 중령 역에는 닉 놀테가 열연하고 있고(닉 놀테의 대사 처리는 언제 봐도 열연이라 아니할 수 없다), 장 르노와 호아킨 피닉스도 짧은 분량이지만 얼굴을 비추고 있으며 <이온 플럭스>에서 강렬한 액션을 펼쳤던 소피 오코네도가 폴 루세사바기나의 부인역할을 맡아 역시 열연하고 있다.



대형 블록 버스터 영화가 아닌 탓에 국내에서는 개봉은 했으나 매우 짧은 시간 만에 상영을 마치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관람을 기회를 놓쳤었는데, 다행히 DVD는 빠른 시일 내에 출시되어 아쉬움을 덜해주고 있다. 2장의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시된 <호텔 르완다 SE>는 최근작답게 수준급의 화질과 사운드를 수록하고 있다. 2.35: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의 화질은 콘트라스트비와 샤프니스가 강한 선명한 화질을 수록하고 있으며, 클로즈업에서는 물론이고 군중 씬에서도 우수한 해상력을 보이고 있다. 돌비디지털 5.1채널의 사운드는 총 소리, 폭발음 소리도 강력하게 전달하고 있지만, 센터 스피커에 또렷한 대사는 물론, 일반적인 소음들도 채널 분리도와 함께 매우 선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서플먼트로는 먼저 첫 번째 디스크에 수록된 음성해설을 들 수 있겠는데, 감독 테리 조지와 음악을 맡은 'Fugees'출신의 뮤지션 와이클리프 장, 그리고 영화 속 실존인물인 폴 루세사바기나가 직접 참여하고 있다. 감독이나 배우, 스텝들이 참여하거나 혹은 영화에 관련된 사건이나 내용에 관해 전문적 지식이 있는 이들이 간혹 참여하는 음성해설은 있었지만, 실화를 다룬 영화에서 그 실존 인물이 직접 참여한 음성해설은 아마도 처음이 아닌가 싶다. 그 만큼 이 음성해설 트랙은 이 영화를 인상 깊게 본 사람들이라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트랙이 될 것이다. 폴 루세사바기나가 참여한 음성해설은 영화와 부가 영상에 수록된 이야기들 외에 장면 장면을 통해 좀 더 자세한 당시의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다. 두 번째 디스크에는 다양한 부가영상들이 수록되었는데, 'Selected Scenes Commentary Don Cheadle'에서는 돈 치들의 음성해설과 함께 중요 장면을 감상할 수 있으며, 'Making Hotel Rwanda'에서는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를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폴 루세사바기나의 인터뷰를 통해 전하고 있다. 그리고 'Return to Rwanda'에서는 사건이 있은 후 처음으로 영화 속 배경이 되었던 르완다와 호텔을 방문한 폴 루세사바기나가 당시에 사건을 함께 겪었던 호텔 직원들, 주방장 등을 만나는 영상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당시의 참혹한 현장을 그대로 간직한 기념관 방문 영상도 수록되어 있다.



<호텔 르완다>는 영화 속 르완다의 모습처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못했지만, 영화적으로는 물론 영화가 갖고 있는 의미에 비춰봤을 때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영화이다. 아마도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이런 바람을 갖을 것이다. 강대국의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최근 정세에서 아무런 잘못도 없이 고통 받는 소수 민족, 약소국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다시금 되새기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마땅히 분노를 느껴야할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기에 <호텔 르완다>는 그들에 관한 영화인 동시에 우리를 위한 영화이다.


2006.10.26

글 / ashitaka




브루스 윌리스의 정체에 관한 놀라운 반전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M.나이트 샤말란 감독에게, [식스센스]는 더할 나위없는 자랑거리이자, 또한 늘 따라다니는 부담스러운 존재였다. 그런 그가 더 이상 전작과의 비교를 거부하며 철저하게 배일에 쌓여진 채 내놓은 작품이, 바로 이 작품 [싸인]이다.

- 식스센스는 더 이상 거론하지 말자

정말 그랬다. 개봉 전 극장에서 [싸인]의 예고편을 보았을 때에는 그저, 미스테리 서클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것밖에는 짐작할 수 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저 멜 깁슨이 출연한다는 걸 겨우 알정도 분량의 장면들과 빠른 카메라워크로 진행되는 미스테리 서클의 모습만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조금 더 효과적으로 관객들의 머릿 속에서 전작 [식스센스]를 지워버리기 위한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의도된 하나의 묘수였다.

[싸인]의 분위기는 조금 의외였다. 마치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를 보는 듯한 감각적이면서도 인상적인 오프닝 장면부터가 그랬다. 또한 스릴러 장르의 특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리고 그 정도는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그림들이었지만, ‘스릴러’라기 보다는 ‘공포’로 불러도 좋을 만큼 영화 내내 심장을 조여 오는 긴장감은, 그의 전작들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었던 부분들이었다. 또한 그가 좀 더 새로운 영화를 만들기 위해 가미한 요소는 바로 유머였다. 이것도 상당히 의외였는데, 극도로 공포스런 분위기로 몰고 이끌다가도 곧바로 웃음을 참기 어려운 장면들을 배치하여 관객의 심장박동수를 이리저리 혼란스럽게도 하였다. (심지어는 가장 공포스럽고 감동적인 장면에서도 유머스런 장치를 배치하여 웃지도 울지도 못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이 영화는 또한 흥미로운 상황과 공간의 설정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주된 사건은 모두 주인공 멜 깁슨의 한 한적한 옥수수 농장을 배경으로, 그의 집안에서 이루어지지만, 그렇다고해서 영화의 주된 원인이 되는 현상들이 이곳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 세계의 인간들을 공포에 몰아넣을 정도의 스케일을 지니고 있지만,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커다란 스케일의 장면들은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주인공의 집안 TV를 통해 보여지는 뉴스만으로도, 오히려 더 두려움과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설정은 또한 미디어에 대한 의존도와 고립된 공간적 상황을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감독은 관객들이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스케일과 혹 지루해질 수 도 있는 부동적 공간 설정을 우려하여, 영화 중반에는 가족들이 잠시 집을 나와 읍내를 구경하며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상황을 인식하는 장면을 삽입하였다.



영화 [싸인]은 제작초기에는, 이미 배우로서가 아닌 감독으로서도 오스카를 수상하였던 멜 깁슨과 아직 두 편밖에는 감독하지 않았었던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룰 것인가 하는 것도 관심거리였다. 하지만 샤말란 감독은 멜 기습을 부담스러워 하지 않고 감독으로서 원하는 것을 100%주문했고, 멜 깁슨 또한 이를 충실하게 따르며 자신의 연기를 펼쳤다.



멜 깁슨 외에도 [글래디에이터]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펼쳤던 조와킨 피닉스도 새로운 장르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었다. 할리 조엘 오스몬드의 연기가 워낙 뛰어났었던 지라 이와 비교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만, 멜 깁슨의 아들, 딸 역할을 맡은 두 아역 배우들도, 최근에 대부분의 아역 배우들이 보여주는 어린이 답지 않은 성숙(?)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이 영화는 [식스센스]와 마찬가지로 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성을 지닌 탓에 스토리에 관한 이야기는 자칫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음으로 삼가도록 하겠다.

비록 [식스센스]비스타 시리즈 타이틀이 두 장이 똑 같은 디스크가 수록되어 리콜 되는 어처구니 없는 오점을 남기기는 하였지만, 브에나 비스타는 DVD매니아들에게 있어서는 비교적 후한 점수를 받는 제작사라 하겠다. 일단 아나몰픽 와이드 스크린의 화질은 영화를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실제로 제작한 미스테리 서클도 실감나게 표현된다.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이전에 영화들에서도 유난히 음악을 쓰는 걸 싫어했다는데, [
언브레이커블]에서도 그러하였고, 이번 영화 [싸인]에서도 완성된 음악을 듣고서는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 밖 에는 없을 정도로 잘 어울렸다고 한다. 또한 관객들이 느끼기에도, 감독은 어떨는지 모르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심장을 멎게 했던 것은 음악에 힘이 컸다고 밖에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통해 듣게 되는 사운드는 상당히 높은 퀄리티를 보인다. 위에서도 언급하였듯 영화의 특성상 실감나는 사운드는 옵션이 아닌 필수 요건인데, 순간순간 터져 나오는 음악들이라던가, 한적한 농장에서 들려오는 각종 벌레, 스치는 풀 소리들, 그리고 무엇인지 모를 존재가 가족들을 점점 조여 오며 내는 각종 효과음들은 좌우, 우퍼 스피커를 통해 실감나게 전달된다.

스페셜 피처로는 제작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와 삭제 장면, 그리고 스토리보드와 멀티앵글이 포함되어 있다. 제작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에는 [싸인]의 초기 구성과 스토리 구성, 감독의 해설로 들어보는 제작 과정, 특수 효과, 음악 제작 과정 등이 수록되어 있다. 다큐멘터리를 보다보면 샤말란 감독이 얼마나 꼼꼼하고 자신이 하고자하는 바를 100% 스크린에 나타내기 위해 노력하는지 느낄 수 있다. 스페셜 피처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서플 중 하나는 바로 샤말란 감독의 첫 외계인 소재 영화를 담은 짧은 필름인데, 그가 어린 시절 처음으로 만들고 촬영했던 공포(?)영화를 수록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샤말란의 연기 실력도 볼만 하다.

- 눈에 보이는 것만이 반전은 아닐 것

브루스 윌리스가 유령이었다는 것만큼(설마 아직까지도 이 결말에 놀라는 분들은 없길 바라며..)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충격적인 결말은 없지만, [싸인]의 마지막 장면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은, 내포하고 있는 의미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엄청난 반전이 될만한 사실이다.

마치 [미션 임파서블]에서 톰 크루즈가 사건을 되돌려 하나하나씩 추리해 나가듯, 멜 깁슨이 아내의 사고를 회상하며 놀라운 반전을 하나씩 알게 되는 컷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식스센스]그 이상의 소름을 돋게 한다. 영화에서는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는 덕에 모두를 구할 수 있었지만, 만약 정말 모든 것이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일일 것이다.

2003.03.11
글 / 아쉬타카






Walk the Line
 
'Ray'가 그랬고 'Doors'가 그랬던 것 처럼,
뮤지션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는 어느 정도 일정한 패턴이있다.
'Walk the Line'도 분명 이런 일정한 패턴속에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듯.
 
알다시피 이 영화는 Johnny Cash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이다.
마약으로 인한 피폐함과 극도의 성공과 최악의 현실을 모두 맛본 뮤지션 중
한 명인 자니 캐쉬는 와킨 피닉스가 연기하였다.
 
와킨 피닉스는 무언가 신비한 매력이 있는데, 이 같은 신비한 눈동자와 마스크는
<싸인>이나 <빌리지>같은 샤말란의 작품에서 빛을 발하였다.
 
두 작품으로 인해 비슷한 이미지가 적어도 나에게는 굳어갈려고 할 때쯤
내놓은 이 작품은, 그 동안 맡았던 캐릭터들에게서는 옅볼 수 없었던
자신감있는 면을 만나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자니 캐쉬에 대해
앞에 언급되었던 레이 찰스나 짐 모리슨 만큼 잘 알지 못했던 터라,
자니 캐쉬와 와킨 피닉스와의 싱크로율이 얼마만큼이었는지 가늠할 수 없었던 것이
아쉽기도 했지만, 한 편으론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자니 캐쉬의 전기 영화로서가 아니라
그냥 드라마로 보게 된 것 같다.
 
아카데미를 거머쥔 리즈 위더스푼의 연기는, 빠진 볼 살 만큼이나
군더더기 없고 자연스런 정도였다. 예전에 라이언 필립과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때만 해도 라이언 필립이 아깝다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는데,
최근 라이언 필립도 크래쉬에서 출연하는등 틴에이지의 이미지를 벗고
배우로 거듭나려는 중이긴 하지만,
이젠 누구나가 라이언 필립이 참 결혼 잘 했다고 생각하게 될듯.
 
주연을 맡은 두 배우는 모두 영화 속 노래를 직접 소화했는데,
아까도 말했듯이 자니 캐쉬에 대해 그리 잘 알지 못하는 터라 판단할 순 없지만,
자니 캐쉬의 주변 인물조차 놀랐을 만큼 흡사한 노래를 선보였다고 하니...
이후 알게된 자니 캐쉬의 모습이나 몇몇 곡들로 보아 와킨 피닉스가 상당한
노력을 했음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그의 형 리버 피닉스와 더불어 이 형제들은
어느 정도 음악적 재능이 타고 난듯 하다)
 
결과적으로 자니 캐쉬에 대해 좀 더 잘 알았더라면 더욱 재미있고
장면장면에서 얻는 재미가 많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글 / ashitaka

p.s 1. 엑스파일에서 도겟 역활 이후 자주 만나볼 기회가 없었던
로버트 패트릭은 이제 노역 연기로 접어든건가 해서 아쉬웠다.
 
2. 자니 캐쉬는 잘 몰라도 살짝살짝 등장한 유명한 뮤지션들의 면면도
색다른 재미. 엘비스, 로이 오빈슨, 제리 리 루이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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