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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봉 예정인 영화 가운데 가장 기대하고 있는 영화는 누가 뭐래도 <다크 나이트>일 것이다.
팀 버튼이 재해석한 <배트맨>시리즈 이후 완전히 망쳐놓은 3,4편을 넘어서(아니 3,4편은 언제 한 번 다시
곰곰히 따져봐야 겠다. 괴작으로의 맛이 있을지도 모르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 한 명인
크리스토퍼 놀란이 다시 만들어낸 <배트맨 비긴즈>의 의미심장한 성공 이후 매번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 박사와 함께 가장 매력적인 악당 순위 1,2위를 다투는 조커를 본격적으로 등장시키는,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 중 2번째 작품인 <다크 나이트>.

이미 아주 많은 티저 영상들과 포스터 등등이 공개되었지만, 포스터를 제외하고는 하나도 미리 접하지 않고
그간 열심히 피해다녔다. 바로 극장에서 보았을 때 완전히 신선한 느낌을 받기 위한 일종의 노력인데,
<다크 나이트>의 경우는 이런 행동들이 매우 어려웠음을 부인할 수 없겠다. 그래도 이제 개봉이 코앞으로
다가왔으니 이런 노력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으리라!

과연 히스 레저가 보여주는 조커의 모습은 어떨까.
이미 엄청난 포스를 보여주었던 잭 니콜슨의 조우커 마저 뛰어넘은 영화사에 남을 연기를 펼쳤다는 평들도
자자하던데 정말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지만, 과연 <다크 나이트>도
이런 흔해빠진 공식을 이겨내지 못할지....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 CGV아이맥스 예매가 오픈하여, 개봉일과 그 주 일요일 아이맥스로만 2번 예약완료.
  시너스 이수5관도 오픈되는대로 예매 예약.
  메박 M관도 여유가 되면 예매할 계획.
  <스타워즈>이후로 극장에서 단일 영화로 가장 많이 보게 될 영화로 일단 내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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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The Good, The Bad, The Weird, 2008)
좋은 점, 나쁜 점, 이상한 점.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에 기대를 갖게 된 것은,
일단 송강호, 정우성, 이병헌의 캐스팅 소식이었다. 물론 송강호, 최민식, 설경구, 이렇게 되었다면 더
기대했겠지만, 송강호, 정우성, 이병헌이라면 무언가 볼거리(?)는 확실히 책임져주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웨스턴 장르라니 더더욱 그러했었고. 예고편에서 보여준 그 리듬감과(물론 이 리듬감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킬 빌>의 OST로도 사용되었었던 'Don't let me be misunderstood'였다),
때깔 좋은 액션은 이러한 기대를 최고조로 이끄는데 한몫을 톡톡히 했었다. 하지만 기자 시사회와 전야제에서
흘러나오는 so so나 기대이하라는 감상기들을 보고는 '그래, 배우들 본인들도 오락영화임을 강조하잖아,
오락영화 이상에 것을 기대하지는 말자'라는 생각으로 개봉일 날 조조로 관람하게 되었다.


(아래 부터 스포일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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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점 (The Good)

그 동안 한국영화에서 제대로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던(웨스턴 장르에 한해) 볼거리, 이른바 '때깔' 면에서는
만족할 만 했다. 정우성이 맡은 박도원 캐릭터는 좋은 놈으로 등장하는데, 말을 타며 장총을 휙휙 돌려가며
장전 뒤 사용하는 장면이나, 도르레 원리를 적절히 이용하여 줄을 타고 건물 위를 휙휙 날아다니며
마적단을 소탕하는 모습들은 물론 다른 배우들이해도 참 멋있었을 장면이었겠지만, 멋있는 남자 배우의
대명사인 '정우성'이 맡아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내지 않았나 싶다.

송강호가 맡은 (영화의 사실상 주인공인) 윤태구 캐릭터의 연기는 가장 큰 볼거리이다.
사실상 이 영화가 액션 영화보다는 코미디 영화에 가까웠던 것은 모두 윤태구 캐릭터가 보여준 대사와
몸개그 때문이었으며, 이런 것들은 송강호라는 배우를 거치면서 좀 더 생동감있는 캐릭터로 보여지고 있다.
특히나 액션도 좋지만 코믹에 대한 선호도가 상당히 높은 국내 관객들을 생각해 봤을 때, 흥행적인 면에
있어서도 이 같은 코믹한 요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나도 재미있는 장면이 많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관객이 10번 웃었다면 난 3번 정도 웃었던 것 같다. 그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재미있어 하는 분위기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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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점 (The Bad)

송강호가 맡은 윤태구 캐릭터를 제외하면 캐릭터 적인 면에서 다른 두 캐릭터는 아쉬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일단 정우성이 맡은 박도원의 경우, 좋은 놈이라 한다면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
그저 폼나는 모양새와 장면 외에는 별 다른 깊이라던가 생생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면은 이병헌이 맡은
박창이 역할도 마찬가지인데, 이병헌이 악랄한 악역을 맡아 어느 정도 선전한 것은 인정하지만,
마적단의 두목스럽지는 않았다는 점이 좀 아쉬웠다. 그냥 좀 더 깊이를 더해 혼자 활동하는 악랄한 놈 정도로
그려졌다면 오히려 지금의 분위기가 더 살지 않았을까 싶은데, 만주를 호령하는 마적단의 두목으로서는
쉽게 말해 '두목 포스'가 조금 부족해 보였다. 특히 세르지오 레오네 영화에서 나쁜 놈을 맡았던 리반 클립과는
비교조차 힘들 듯 하다.

이 영화는 한국형 웨스턴을 표방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좀 더 한국화 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극 중 배경이 만주라고는 하지만, 특별히 만주만의 독특한 느낌이 묻어난다기 보다는 특정 색을 찾아보기
어려운 애매하고 잡다한 색이 혼합해 있는 장소로 느껴졌다. 캐릭터들도 윤태구를 제외한다면 다른 캐릭터들은
한국형 웨스턴이 아니더라도 볼 수 있는 웨스턴의 일반적인 캐릭터들로서, 좀 더 토착화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들었다.

이 영화에는 상당히 많은 배우들이 등장하는데, 송영창, 윤제문, 류승수, 손병호, 오달수, 이청하, 엄지원 등
주조연급 배우들이 예고도 없이 계속 등장한다(오히려 그래서 개인적으론 좀 관람에 방해가 되기도 했다.
사람들이 누가 나오면, '어 누구다' '쟤, 누구 아니야'하면서 나올때 마다 웅성거려서 --;). 근데 일단 안습인
것은 특별출연이라는 엄지원 보다도 분량이 적은 이청하를 들 수 있겠으며(그래도 나름 <동갑내기 과외하기 2>
에서 주연도 맡았던 배우인데), 이 조연급 캐릭터들이 전부 맛이 없고 그냥 스쳐가는 정도로 묘사되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오달수의 경우 거의 까메오에 가까운 터라 상관없겠지만, 윤제문, 손병호 같은 배우들은
상당히 포스가 있고 연기력이 있는 배우들임에도 이 영화에서는 이러다할 자신만의 색이나 깊이를 전혀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이건 단순히 분량의 문제라기 보다는 시나리오나 배우의 능력 탓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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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점 (The Weird)

이 영화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르지오 레오네의 <석양의 무법자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고, 역시 레오네의 영화인 <석양의 건맨 (For a Few Dollars More)>역시 연상되는
영화인데, 이 부분이 참 이상하다.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은 레오네 영화에 대해 오마주를 하려는 것인지,
그냥 차용정도로 하려는 것인지 그 수준이 참 애매하게 쓰여졌다고 생각한다. 태구가 모자를 떨어트리자
도원이 총으로 모자를 맞춰 계속 멀리 보내는 장면은 <석양의 건맨>에서 이스트우드가 리 반 클립에게 했던
바로 그 장면이고, 이상한 놈을 묶고 끌고 다니거나(물론 그 상하관계는 바뀌었지만), 좋은 놈과 이상한 놈이
잠깐 연합을 하게 되는 설정이나, 마지막에 가서 보물을 찾아낸 이상한 놈에게 좋은 놈이 나타나 삽을 주며
파라고 시키는 것이나, 마지막에 세 명이서 그 유명한 구도로 서서 결투를 벌이는 것 등 레오네의 영화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장면과 설정들이 가득하다.

그런데 이 것들이 앞서 얘기한것 처럼 애매한 정도로 삽입되고 재현되었다는 점에 있다. 송강호의 '누구냐 너'
처럼 아예 제대로 비틀어 버리거나, <슈렉>처럼 아예 패러디로 가거나(웨스턴을 표방했으니 이럴리는
없겠지만), <킬 빌>처럼 제대로 된 오마주를 보여주었거나(이 것이 가장 가야할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었을까
싶다) 했어야 했는데, 애매한 입장을 취한 결과가 되어버린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바로 이틀전
2008 시네 바캉스 세르지오 레오네 특별전에서 <석양의 무법자>와 <석양의 건맨>을 본 뒤였기 때문에
비교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상태였다.


물론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많은 아쉬운 평을 받은 것은 엄청난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정말 많은 영화팬들이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았을 만큼 엄청난, 그야말로 엄청난
기대가 있었던 영화였고, 정말 멋진 예고편을 보여주었기 때문에(이 영화는 예고편 만든 회사에 보너스 줘야한다)
더 큰 기대를 갖게 되었고, 200% 보여주어야만 만족할 기대에 80~90% 밖에는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에
더 아쉬운 평들이 쏟아져 나오는 듯 하다.

딱 더도 덜도 아닌 오락영화로서는 큰 손색이 없는 영화라고 생각된다(물론 러닝 타임이 좀 길어 오락영화로서
지루한 면도 있다). 김지운 감독과 웨스턴 장르라면 무언가 좀 더를 기대하게 되 아쉬운 것도 있지만,
큰 기대와 부담없이 본다면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레오네 영화와의 비교를 하기
시작하면 이 영화의 아쉬움은 커질 수 밖에 없으니, 가능하면 <놈놈놈>을 먼저 보고 레오네의 <석양의 무법자>
를 보는 방법도 추천한다).



1. 칸 영화제용 사인 포스터를 준다길래 조조로 부모님과 3장 예매해서 갔는데, CGV직원들은 내용도
  잘 모르고 있고, 포스터 이벤트를 한다는데 포스터를 접어두고 고무밴드도 준비해두지 않은점은 분명히
  아쉬웠다.

2. 아...세르지오 레오네. 얼마나 대단한 작품을 예전에 만든 것인가. 이번에 극장에서 다시 보니
    리 반 클립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3. 15세 치고는 상당히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그래서 인지 내 옆자리 여자분은 모든 액션 장면에
    감탄사와 신음으로 반응하여 아주 괴로웠다).

4. 독립군과 일본군 시퀀스는 <석양의 무법자>의 남북전쟁을 보고 삽입한것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그 깊이가 하늘과 땅 차이랄까 --;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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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의 신작 <다찌마와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의 메인 포스터
2종이 공개되었습니다.
기존에 공개되었던 티저 포스터와 캐릭터 포스터에서는 사실 영화의 실제 분위기를
가늠해보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는데(하긴 뭐 티저라는게 그런거죠 ^^;)
이번에 공개된 정식 포스터 2종에서는 확실히 영화에서 보여주려는 이른바 '의도'가 확실히
느껴짐을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포스터에서는 '쾌남'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임원희씨의 부드러운 표정과 더불어
이 표정이 그대로 파도에 비치는 심하게 오버된 효과가 사용되었으며,
간단히 의상으로 두 캐릭터의 분위기를 유추해볼 수 있는 공효진, 박시연 씨가 맡은
금연자와 마리의 이미지도 포함되었고, 국경살쾡이를 멋지게 혼내주는 다찌마와리의 모습과
일본인 무사로 보이는 리쌍의 길씨와 대결을 벌이는 장면, 그리고 지역적 특징을 집약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는 '상하이다방'의 묘사까지.
그리고 부제인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열차의 모습까지.
간단한듯 하지만 함축적으로 보여줘야 할 건 다 보여주고 있는 훌륭한 포스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두 번째 포스터는 '쾌남'보다는 '스파이'스러움을 강조한 임원희씨의 바이크탄
모습과 애절한 류승범 씨의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구요.

그런데 저는 여기서 이 포스터를 보면서 전혀 다른 두 가지의 포스터를 동시에 떠올리게
되었는데, 그 첫 번째는 <인디아나 존스> <스타워즈> <블레이드 러너>등의
포스터 디자인으로 유명한 드류 스트러잔 (Drew Struzan)이 그린 포스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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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류 스트러잔이 만든 <인디아나 존스>와 <블레이드 러너>의 포스터. <다찌마와리>와
비교해보자면 각 인물들을 레이어 식으로 겹치게 삽입시킨 것과 강조된 제목등에서
드류 스트러잔 스러움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만약 <다찌마와리>의 포스터가 애니메이션
기법을 가미했다면 더욱 더 그러함을 느꼈을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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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떠오른 다른 포스터는 우습게도 드류 스트러잔과는 전혀 다른 분야인 김청기 감독의
<우뢰매> 포스터였는데, 얼핏보니 두 포스터가 구성면에서는
많이 흡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포스터 디자인에 감독님의 입김이 어느 정도 가미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드류 스트러잔의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와 <우뢰매>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예전 영화들의 촌스럽지만 강렬한 포스터의 이미지를 모두 보여주려고 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듭니다.
저런 포스터의 강렬함이 영화 속에서도 살아 숨쉬길 기대해 봅니다~


* 그러고보니 아직까지 황보라 씨가 맡은 배역에 대한 언급은 없네요.
어떤 배역일지...


2008/07/08 - [Movie/preview] - 다찌마와리 _ 따끈따끈 스틸사진 공개!
2008/07/02 - [Movie/preview] - 다찌마와 리 _ 캐릭터 포스터 공개
2008/06/25 - [Movie/preview] -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_ 티저 포스터 및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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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비를 타고 (Singin' In The Rain, 1952)
크링시네마 개관기념 뮤지컬 영화 특별전


뮤지컬 장르의 광팬인 나에게 아직까지도 최고의 뮤지컬 영화들은 대부분 옛날 뮤지컬 고전들이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사운드 오브 뮤직> <올리버>등 뮤지컬 영화들은 어린 시절 비디오를 보면서
달달 외우다시피 했었고, 오늘 소개할 <사랑은 비를 타고>역시 그 중의 한 작품이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이렇게 좋아하는 <사랑은 비를 타고>를 DVD도 소장하고 있지 않았고(당연히 있을 줄
알았는데 이번에 찾아보니 없더라 ;;), 더 잘 생각해보니 영화 좀 보게 된 이후로는 제대로 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던 차에 필름포럼이 삼성동에 '크링 시네마 (Kring Cinema)'라는 이름으로 다시 개관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개관 기념으로 고전 뮤지컬 영화들을 상영하는 '뮤지컬 영화 특별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다행히도 이 추억 속의 뮤지컬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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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링 시네마 관련 글에도 썼지만, 집에서 멀지만 않다면 좋을 텐데 좀 아쉽다. 이글 뒷 편에 다시 쓰겠지만
극장으로서의 기능은 사실 많이 아쉬운 편이다)


이 영화는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오는 과도기를 배경으로, 유성영화에서 연기를 해 본 적이 없는
배우들이 이 과정을 극복해내는 과정에서 겪는 각종 해프닝들과 코믹함을 잘 그려낸 뮤지컬 영화이다.
아, 그리고 무엇보다 러브 스토리이다.

스탠리 도넌과 진 켈리가 감독을 맡았으며, 잘 알다시피 진 켈리는 주연으로 출연도 하고 있다
(말이 이상해졌는데 주연이면서 감독도 맡고 있는 것이 물론 맞겠다).
그리고 극 중 돈 록우드(진 켈리)의 친구이자 피아노 연주자로 도널드 오코너가 출연하고 있으며,
여자 주인공 캐시 역으로 데비 레이놀즈가 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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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게 되면, 보고 나서 무언가 근사하게 정성껏 감상기를 써보리라 마음먹기도
했었는데, 영화를 보는 순간 이런 마음이 다 사라지고 말았다.
재미가 없어서, 촌스러워서가 아니라, 영화를 보고 있노라니 개봉한지 50년도 훌쩍 넘은 이 영화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보는 이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지에 대해서 글로 형용할 자신이 없어진 탓이었다.
어린 시절 비디오 테입에 복사된 극중 노래장면들은 정말 외울 정도로 많이 봤었다.
그래서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장면들이었는데, 막상 눈앞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진 켈리, 도널드 오코너, 데비 레이놀즈의 춤과 노래를 보니 소름이 돋으면서 나도 모르게 흐뭇한,
그리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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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진 켈리가 행복에 겨워 비를 맞으며 부르는 'Singin' In The Rain'처럼 영화를 보는 나도
너무나도 행복해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이 몸으로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인간의 몸짓들과
노래들은 세월이 지난 지금에 와도 전혀 촌스럽거나 지루하거나 유치함을 느낄 수 없었다.
관객들은 나를 포함해서 총 10명 남짓이 있었는데, 비록 많은 수는 아니었지만 극장 안의 관객들 모두가
1952년 작인 뮤지컬 영화를 보면서 모두 다 웃고 즐기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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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레 찾아간 삼성동의 '크링시네마'라는 곳은 '크링'이라는 전체적인 문화 공간안에 극장이 포함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는 듯 한데, 이 공간에 대한 설명은 이번에 다녀와서 사진들과 함께 올린
글을 참고하면 되겠다(삼성동 '크링'을 다녀와서)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이 공간은 극장으로서 기획되었다기 보다는, 소규모 단체에 대여를 하거나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세미나를 진행하기에 더욱 적합한 공간처럼 보였다. 일단 위의 사진처럼
(좀 더 공간을 촬영하지 못한 사진이 아쉽다)스크린이라는게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저 앞 쪽의 공간에
영사기를 쏘게 되는 것인데, 저 모양이 보다시피 직각이 아니라 둥그런 모양으로 중앙은 깊고 사이드로
갈수록 얇아지는 구조로 되어 있어 일단 극장 스크린 용으로는 기능적으로 실용적이지 않은 듯 하다.
이 영화는 풀스크린으로 제작된 영화라 사이드 부분을 거의 쓰지 않기도 했지만, 그렇다보니 좀 시설 좋은
DVD방 같은 정도의 화면 크기가 나왔다. 사운드 부분도 극장이라 하기엔 스피커 시설이 많이 아쉬웠고,
공간 자체도 총 5~60석 정도이며 워낙 좁은 탓에 아주 사소한 소리 등이 세세하게 포착되기도 했다
(물론 내 귀가 특별히 예민한 것도 있다 --;)


근데 처음에 극장에 앉으면서, '웁스! 이거 뭐 이렇지'했던 마음은 우습게도 <사랑은 비를 타고>가
상영된지 몇 분 지나지 않아 눈 녹듯이 녹아내려 버렸다.
영화가 주는 행복함이 공간의 불편함을 잊게 만든 순간이었다.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상영 스케줄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스크린 문제 만이라도 좀 더 개선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Singin' In The Rain

이 장면이 등장할 땐, 그 전주가 살짝 깔릴 때 부터 어찌나 소름이 돋던지.
진 켈리라는 배우의 매력을 새삼 느꼈다. 이 영화를 보면 누구라도 느끼게 되겠지만,
진 켈리는 정말로 '매력'이 넘치는 천상 배우다.




Make 'Em Laugh

'Singin' In The Rain'이 워낙 유명한 곡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노래와 장면은 발로 'Make 'Em Laugh'라고 생각한다. 도널드 오코너의 유쾌한 원맨쇼를 만나볼 수 있으며,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황홀함을 잘 보여주는 멋진 장면이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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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대전 1부 - 거대한 전쟁의 시작 (赤壁: Red Cliff, 2008)
의미있고 길었던 part 1


이미 개봉했던 삼국지 관련 영화인 <삼국지 : 용의 부활>이 단순히 삼국지라는 설정을 빌린 것을 넘어서지
못하는 아쉬운 영화였기 때문에, 이 작품 <적벽대전>에 거는 기대는 상당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오우삼 감독에 양조위, 금성무, 장첸, 린즈링, 조미, 후준, 장풍의 등 여러 기대되는 배우들이
출연한다기에 그 기대는 더해만 갔다. 극장의 분위기를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이 2편으로 구성된 영화에
첫 번째 영화임을 모르고 극장을 찾아서 인지, 'to be continue' 했을때 많은 관객들이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으며, 짜증을 내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도 이 영화가 2편의 영화에 첫 번째 영화라는 사실을 제대로
홍보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부제가 붙어있긴 하지만 요즘은 워낙에 부제가 붙은 영화들도 많다보니
이것만으로 본래 나뉘어진 작품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려웠고 말이다. 결과적으로 오우삼의 연출력과
인상적인 액션 장면, 배우들의 이미지가 묻어난 괜찮은 1편이라고 생각되나, 2편으로 분리함에 있어
시간 배분에 조금은 실패한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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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알려졌다시피 삼국지의 가장 큰 전투중 하나인 적벽대전을 그리고 있는 영화이다.
어떻게 보면 거대한 예고편으로 느껴질 정도로 이번 영화에는 적벽대전 특유의 맛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그 준비과정과 인물들 간의 설정 설명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역시 '팔괘진' 장면이었다. 삼국지에서는 '책사'라는 존재가 부각되면서 부터
전투에서 일기토나 단순한 전투보다는 '진'의 개념이 강해진 전투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 오우삼 감독은 이 '진'으로서 싸우는 전장의 모습을 잘 표현해 낸 것 같다.
그래서 인지 이 부분에 굉장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데(이것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시간을 늘린 느낌이 크기
때문에 모든 장면을 늘어지게 구성만 느낌이있다), 그래도 비교적 지루하지 않게 진의 변화에 따라
적을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시퀀스는 인상깊게 느껴졌다. 나중에 배역과 캐릭터를 얘기할 때 다시 얘기하겠지만,
이 팔괘진 장면이 다 좋았음에도 아쉬움이 남았던 것은 장수를 그리는 연출에 있기도 했다.
전투장면에서는 흡사 <트로이>의 액션 스타일이 묻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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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겪인 <적벽대전 - 거대한 전쟁의 시작>의 대부분의 러닝 타임이 전쟁 준비와 캐릭터 간의 관계나
이미지 설정에 힘을 쏟고 있기도 하고, 삼국지라는 특수한 원작 자체가 워낙에 기존 캐릭터들의 이미지가
어느 정도 굳어져 있고, 책에서 만화에서 본 인물들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실사판이 되었을 떄는
누가 어떻게 연기하고 어떻게 그려지는가가 사실상, 삼국지 관련 영화에 승패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될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 주유 - 양조위
양조위는 어떤 캐릭터든 그가 맡음으로서 진정성을 갖게 되는 배우이다. 주유라는 캐릭터는 제갈량과의
관계 설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도 있는데, 이건 2편에 가봐야 더 정확히 오우삼이 어떻게 그리려는지
알 수 있겠지만, 일단 1편만 봐서는 역시나 제갈량이 더 여유있는 모습임을 알 수 있다. 2편에 가면 이 둘의
긴장관계가 어느 액션보다도 더 큰 요소로 작용하겠지만, 1편에서 서로 악기를 같이 연주하는 장면에서
이런 둘의 분위기의 전초전을 보여준듯 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유치고는 양조위가 너무 나이가 많아
보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주유'라기보나는 솔직히 '양조위'같다는 느낌이 더 컸던 것도 사실인듯.

* 제갈량 - 금성무
일단 지난 <삼국지 용의 부활>에서 등장한 제갈량의 포스가 너무도 심하게 안타까웠기 때문에,
금성무가 연기한 제갈량의 포스는 나름 만족할만 하다. 여유있고 겸손하며 실력을 잘 드러내지 않는 공명의
모습은 금성무의 진지한듯 하면서도 허허실실로 넘기는 연기로 어느 정도 잘 표현된듯 하다.
역시 주유나 제갈량에 대한 평가는 2편이 나와야 제대로 할 수 있을 듯 하다.

* 손권 - 장첸
손권 역을 맡은 장첸의 싱크로율은 괜찮았다고 생각된다. 연약함과 강단을 동시에 보여주어야 하는
캐릭터라고 생각되는데, 그런 분위기를 잘 보여준듯 하고, 무엇보다 26살이라고 했을 때 제법 믿을만 했다 ;;


* 조자룡 - 후준
<삼국지 용의 부활>이 사실상 조자룡 전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영화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을텐데,
그런 면에 <천룡팔부>의 소봉 포스를 보여주었던 후준의 조운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충성적이면서도 놀라운 무예를 자랑하고 액션에서도 포스를 뿜어내는 모습은 조자룡이라는 캐릭터에 어울리는
모습이었다(2%만 잘 생겼다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도 해보지만;;). 특히 아두를 업고 싸우는
시퀀스는 <용의 부활>보다 훨씬 나았다(용의 부활 리뷰때도 썼지만, 여기서 유덕화는 나중에 아두가 그렇게
멍청하게 그려지는 것이 전부 조자룡 탓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아두를 너무 신경안쓰고 액션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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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비 / 관우 / 장비
실제로 유비는 다른 캐릭터에 비해 없어보이는 인물임은 맞다. 하지만 그 선함과 덕이 빛을 발하는 순간,
비로서 빛나는 캐릭터라 할 수 있는데, 그러기에는 <적벽대전>의 내용상에는 유비의 덕을 보여줄 장면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실제로 이 당시 유비의 처지는 가장 불쌍한 처지였던 시기 중에 하나였기 때문에
이렇게 약하게 묘사한 것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관우의 묘사가 가장 아쉬웠다. 일단 키가 너무 작다. 모든 장수들 중에 가장 작은 것 같다 --;
오우삼은 일부러 적룡을 쓰지 않은 것 같지만, 오히려 중복되더라도 적룡을 캐스팅 하는 것이 더 나았을 거라고
생각된다. <용의 부활>에서는 관우의 비중이 극히 적었음에도 그 인상이 대단했는데, <적벽>에서는
관우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장면이 상당히 있었기 때문에, 적토마도 타지 않고 주로 뛰어다니며, 청룡언월도를
쥐고 있기 보다는 던지는 용으로 더 자주 사용하는 관우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듯 하다(이런 액션 연출은
장비에게서도 두드러지지만 관우, 장비라기 보다는 이연걸에 가까운 무협 스타일의 액션을 보여준다).
여튼 관우의 팬으로서 관우 캐릭터는 너무도 아쉽다.

장비는 또 어떠한가. 무식함의 대명사라 그렇게 그릴려고 했다는 것은 이해하나, 아무리 그렇다쳐도
시작할 때부터 무기도 없이(무기를 떨어트려 할 수 없이 맨손으로 싸우는 것도 아니고) 전장으로 뛰어들어
적병사들과 주먹싸움과 가히 권법을 사용하는 장비의 모습은 너무 오버스럽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처음 말을 몸으로 부딪혀 쓰러트리는 장면이 나왔을 때는 '와'하며 감탄했었지만, 그 이후에 무기도 없는 장비가
또 한 번 그랬을 때는 감타보다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 조조 - 장풍의
조조는 삼국지의 어느 캐릭터보다 팬이 많은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는 난세의 영웅이라는 말로 흔히 표현되곤
하는데, 이번 <적벽>1편에서는 이런 난세의 영웅스런 조조의 모습보다는 한 여자에 빠져 주유와 제갈량에
계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연회나 즐기고 있는 모습이 많아 아쉬움도 있었다(예전에 읽었던 '조조전'
이었던가 조조를 중심으로 쓰여진 책을 보면 조조가 상당히 여색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묘사되긴 한다;;).

* 감녕 - 나카무라 시도우
전 그냥 감녕의 묘사가 상당히 괜찮게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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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대전'이라는 삼국지 내의 최고로 흥미로운 전쟁을 영화화하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참 많았을 것이다.
시간을 따져보니 1편으로 하기엔 부족하고 2편으로 하기엔 좀 남았던 것 같다. 1편에 다 넣으려고 했다면
별다른 설명없이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적벽대전에 들어갔겠지만, 잘 만 한다면 이것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2편으로 나누면서 액션이나 모든 장면이 평균보다 길어지는 결과를 낳았고, 이것은 '팔괘진' 시퀀스 외에는
별다른 클라이막스가 없는 이번 작품이 더욱 밋밋하게 보이는 걸로 이어진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장판교와 조운-아두 이야기가 나오길래, 더군다나 관우가 홀로남아 잡히길래 아 그러면,
관우가 조조와 한동안 생활하는 장면도 나오겠구나 했는데, 어차피 시간을 끌거였다면 이 시퀀스를 넣어서
좀 더 늘어지지 않게 타이트하게 구성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 근데, 그러기엔 관우의
포스가 너무 약하구나 ;;;;;).


근데 이렇게 얘기해봤자 어차피 <적벽대전>은 1편의 성격을 띠는 작품이기 때문에 최종평가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2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적벽대전'만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각종 장면들이 등장할 터이니
잔뜩 기대해 보려고 한다~


1. 이 영화는 쇼박스에서 공통 투자,제작을 한 작품이기도 해서, 제목의 폰트도 틀리고, 각 인물을 설명하는
   별도 자막이 추가되어 있다.

2. 오우삼과 비둘기. 첨에 휙 지나가길래 '역시'했는데, 나중엔 대놓고 계속 나오더라.

3. 많은 남자분이 그래도 '린즈링' 때문에 좋아했던 것 같은데, 난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여기서
  포인트가 추가되지는 않았다 ^^;;

4. 개인적인 생각으론 삼국지는 누가 감독하던 결코 좋은 평가를 받기 쉽지 않은 원작임에 분명한것 같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쇼박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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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티저 예고편과 포스터에 이어 좀 더 영화에 대한 유추를 해볼 수 있고 궁금증을 유발할 만한
스틸 사진이 공개되었습니다. 일단 위의 스틸로 살펴보자면 알려진 바로는 상하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 안길강씨를 비롯한 인물들의 의상으로 봐서는 일본 무사에 가까워 보이는 군요.
그리고 아마도 이미 다찌마와리에게 공격을 당하고 쓰러져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저 분은,
리쌍에 '길'씨가 아닌가 싶습니다. 류승범씨와 본래 워낙에 친한 사이이기도 하고, 얼마전에 영화를 찍었다고
해서 무슨 영화인가 했는데 바로 <다찌마와 리 _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였다 봅니다.
다찌마와리의 바바리코트나 머플러 등 의상을 보았을 때(그리고 특히 낙엽들!), 이 장면은 단편이었던
<다찌마와 Lee>를 그대로 연상시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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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개인적으로는 수트를 입은 잘빠진 스파이 액션도 좋지만, 이렇게 남루하고 이거저것 덕지덕지 걸친
무협과 웨스턴이 혼합된듯한 분위기를 더욱 좋아해서인지 몰라도, 이 와중에 2:8 가르마를 정리하고 계신
다찌마와리의 모습이 더욱 인상적으로 보이는군요. 전 오히려 이런 사진에서 '잘 생겼다~'가 느껴지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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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틸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두근두근한 샷을 고르라면 바로 이 모래가 이는 곳에서 대결을 벌이는 샷을
꼽을 수 있겠네요. 일단 배경적으로는 만주로 설정된 것 같은데, 이미 공개된 칸 영화제 용 포스터 필이 나는
스틸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놈놈놈>과 더불어 갑자기 국내 영화계에 불어닥친 이른바 '만주 웨스턴'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장면으로서, <신용문객잔>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극장판에서는
단편에서의 코믹한 오버 액션도 좋지만, 이런 장면에서는 <짝패>에서 보여주었던 리얼한 액션씬이 모래바람을
배경으로 벌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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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진을 보면 배경은 만주 같지만, 의상은 아까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뭐랄까 이건 살짝 독립군 느낌이 나기도 하죠. 이번에 공개된 스틸로도 여전히 영화에 대한 궁금증은 말끔하게
해소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장소나 의상, 그리고 등장인물에 따라 주는 느낌이 매번 틀려진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오히려 티저에서 보여주었던 수트를 입은 스파이의 모습은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봐서, 이런 의상의 설정은
티저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쾌남 스파이 다찌마와리가 전세계를 넘나들며 벌이는 첩보전을 벌이는 것을 그리고 있다고 하는데, 이번 공개된
스틸 가운데 첫 번째 스틸과 세 번째 모래바람 스틸만 봐도 기대가 되긴 하는군요 ^^;

곧 본 예고편과 포스터가 공개될 예정이라고하니 조금 더 기다려봐야 겠습니다~


2008/07/02 - [Movie/preview] - 다찌마와 리 _ 캐릭터 포스터 공개
2008/06/25 - [Movie/preview] -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_ 티저 포스터 및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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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11일부터 열리는 '2008 시네바캉스 서울'에서 마카로니 웨스턴의 거장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회고전이 열린다. 이번 회고전에는 총 6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 <옛날 옛적 서부에서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건맨> <석양의 무법자> <석양의 갱들>가
그 것이다.

그동안 DVD로만 감상했었던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작품을 시원한 스크린에서 만나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 외에 이번 시네바캉스 서울에서는 할 하틀리 특별전이 열리며, <제 3의 사나이> <리피피>등 명화극장 5편,
홍상수 감독의 작품 3편, 장형윤 감독의 작품 5편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서울아트시네마

no THE TITLE OF FILM DIRECTOR EXTRA INFO
개막작 Opening Film
00. 옛날 옛적 서부에서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세르지오 레오네 1968ㅣ165minㅣ이탈리아/미국ㅣColor
세르지오 레오네 회고전 (6편)
01. 황야의 무법자 A Fistful of Dollars 세르지오 레오네 1964ㅣ101minㅣ서독/스페인/이탈리아ㅣColor
02. 석양의 건맨 For a Few Dollars More 세르지오 레오네 1965ㅣ130minㅣ이탈리아/스페인/서독/모나코 Color
03. 석양의 무법자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세르지오 레오네 1966ㅣ181minㅣ이탈리아/스페인ㅣColor
04. 옛날 옛적 서부에서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세르지오 레오네 1968ㅣ165minㅣ이탈리아/미국ㅣColor
05. 석양의 갱들 A Fistful of Dynamite 세르지오 레오네 1971ㅣ이탈리아ㅣ157minㅣColor
06.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Once Upon a Time in America 세르지오 레오네 1984ㅣ227minㅣ이탈리아/미국ㅣColor
할 하틀리 특별전 (7편)
07. 트러스트 Trust 할 하틀리 1990ㅣ107minㅣ미국/영국ㅣColor
08. 심플맨 Simple Men 할 하틀리 1992ㅣ105minㅣ미국/영국/이탈리아ㅣColorㅣ16mm
09. 아마추어 Amateur 할 하틀리 1993ㅣ105minㅣ미국/영국/프랑스ㅣColor
10. 바람둥이 Flirt 할 하틀리 1944ㅣ100minㅣ BWㅣ미국
11. 바보 헨리 Henry Fool 할 하틀리 1997ㅣ137minㅣ미국ㅣColorㅣDigi-Beta
12. 인생전서 The Book of Life 할 하틀리 1998ㅣ63minㅣ미국/프랑스ㅣColor
13. 걸 프롬 먼데이 The Girl From Monday 할 하틀리 2005ㅣ84minㅣ미국ㅣB&W/Color
명화극장 (5편)
14. 제3의 사나이 The Third Man 캐롤 리드 1950ㅣ104minㅣ미국ㅣB&W
15. 리피피 Rififi 줄스 다신 1955ㅣ119minㅣ프랑스ㅣB&Wㅣ35mm
16. 당신에게 오늘 밤을 Irma La Douce 빌리 와일더 1963ㅣ142minㅣ미국ㅣColor
17. 워커바웃 Walkabout 니콜라스 뢰그 1971ㅣ100minㅣ오스트레일리아ㅣColor
18. 야쿠자 The Yakuza 시드니 폴락 1975ㅣ112minㅣ미국/일본 Color
작가를 만나다 - 홍상수 (3편)
19. 극장전 Tale of Cinema 홍상수 2005ㅣ89minㅣ한국/프랑스ㅣColor
20. 해변의 여인 Woman on the Beach 홍상수 2006ㅣ127minㅣ한국ㅣColor
21. 밤과 낮 Night and Day 홍상수 2008ㅣ144minㅣ한국ㅣColor
서울아트시네마 교육 프로그램 - 영화관 속 작은 학교
22. 별별 이야기2 - 여섯 빛깔 무지개 If You Were Me - Anima Vision 2 안동희 外 2007ㅣ95minㅣ한국ㅣColor
애니충격감독열전 - 장형윤 편 (5편) *공동주최 : 애니충격전 연합사무국
23. 어쩌면 나는 장님인지도 모른다 May be I am blind 장형윤 2002ㅣ한국ㅣ5minㅣ2D DVCam
24. Tea time 장형윤 2002ㅣ한국ㅣ4minㅣ2D DVCam
25. 편지 The letter 장형윤 2003ㅣ한국ㅣ10minㅣ2D DVCam
26. 아빠가 필요해 Woolf Daddy 장형윤 2005ㅣ한국ㅣ10minㅣ2D DVCam
27. 무림 일검의 사생활 A coffee vending machine and it's sword 장형윤 2007ㅣ한국ㅣ30minㅣ2D DVCam
영화 희망 나눔, 영화인 캠페인  
28. 멋진 그녀들 She Is 주현숙 2007ㅣ62minㅣ한국ㅣColor
서울아트시네마 일본영화걸작 정기 무료상영회 (2편)
29. 권총은 나의 패스포트 Colt is My Passport 노무라 타카시 1967ㅣ일본ㅣ84minㅣB&W
30. 모래의 여자 Woman in the Dunes 데시가와라 히로시 1964ㅣ일본ㅣ123minㅣB&W
금요단편극장 - 인디스토리 쇼케이스 (5편)
31. 느린 여름 Heavy 박찬옥 1998ㅣ한국ㅣ20minㅣColor
32. 비오는 날의 부침개 Happy Rainy Day 김경란 1998ㅣ한국ㅣ6minㅣColor
33. 샌드위치 Sandwich 유선동, 임우정 1998ㅣ한국ㅣ16minㅣB&W
34. 동시에 Simultaneity 김성숙 1998ㅣ한국ㅣ16minㅣColor
35. 체온 The Body Temperature 유상곤 1998ㅣ한국ㅣ8minㅣ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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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닛 테러 (Planet Terror, 2007)
극장에서 즐기는 B무비에 환호하다!

본래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데쓰 프루프>와 함께 <그라인드 하우스>라는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동시상영 영화였으나, 잘 알다시피 국내에서는 심의나 인지도 등등의 문제 때문에 결국 두 작품 사이에
무려 1년이나 텀을 두고 극장 개봉을 하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나마도 다행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하다.
<데쓰 프루프>가 타란티노의 장기인 수다와 더불어 추억의 액션 영화와 함께 했었던 스턴트 연기에 대한
오마주와 애정이 담긴 영화였다면,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플래닛 테러>는 B급 고어무비들이 보여주었던
재기발랄함(?)과 잡다함에 존경을 보내고, 유머러스함도 여전히 잊지 않고 있는 그들만의 아주 특별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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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이벤트 형식으로 두 영화를 한 번에 감상하는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한번에 이어봤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영화는 선배 B급 고어무비들에 대한 오마주가 듬뿍 담긴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고어 영화를 유난히 즐기지도, 반대로 특별히 꺼리지도 않지만, 나 같은 중간자적 입장에서도
고어함을 견디고 이를 넘어 즐길 수 있다면 <플래닛 테러>는 더할나위 없이 흥겨운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오히려 B급 고어 영화들에 대한 사전 정보(그러니까 이런 영화들을 얼마나 많이 알고 또 보았느냐)량에 따라
더 많은 장면에서 남다르게 환호할 수 있을 듯 했다.
사실 극장에서 떠드는걸 아주 싫어하는 평범한 관객의 한 사람이나, 이번 <플래닛 테러>같은 경우는
이런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끼리 따로 모여서, 소리내어 환호하며 관람했으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몇몇 장면에서는 소리내어 환호도 하고 싶었고, 또 반대로 '우웩'이나 '웁스', '허걱'
등 다양한 감탄사들을 소리내어 발산하고 싶은 욕망을 극장에서 느껴본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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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의외로 상당히 유머러스함이 넘치는 영화였다(유머가 있을 줄은 알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았다는 얘기다). 인물들이 진지하게 내뱉는 대사 가운데는 웃음을 입밖으로 뿜어낼 정도로 유쾌한 장면들이
많았는데, 뭐랄까 얼마전 <무한도전>에서 박명수가 보여준 쿨함이랄까? 공포스럽고 위기스런 상황에
닥쳐있음에도 본연에 사소한 일들에 집착하고, 흐름과는 별 상관없는 대사들을 서슴없이 내뱉는 인물들의
무표정에서는 진정한 'COOL'함을 느낄 수 있었다(미니 바이크 씬에서는 어쩔 수 없이 웃음을 뿜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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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빈을 얼마만에 만나게 되는지, 일단 모습만으로도 반가웠다!)

가장 좋았던 건 배우들의 인상적인 캐릭터였다. 이미 포스터와 예고편에서 총을 다리에 박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던 체리 달링 역할의 로즈 맥고완의 포스는 가히 예고편 이상이었다. 고고 댄서로 출연한 그녀의
총질 하는 모습은 댄스 장면보다도 더욱 댄서블 했고, B무비스럽지 않게 아름답기까지 했다. <데쓰 프루프>에
등장했던 언니들과는 사뭇 다른 액션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멋진 장면들을 여과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엘 레이 역할의 프레디 로드리게즈의 캐릭터도 좋았는데, 서부 영화에 등장하는 전설의 총잡이 설정을 하고
있으나 그가 보여주는 액션 장면들은 단순한 총잡이를 넘어서는 '황혼에서 새벽까지'급이었다. 사실 주연이라
할 수 있는 이 두 배우외에 여러 조연들의 캐릭터가 정말로 인상적이었는데, 먼저 초반부와 후반부에 등장해
주시며 메이저급 배우의 아우라를 B무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해주고 계시는 블루스 윌리스와
최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통해 더욱 잘 알려진 조쉬 브롤린의 캐릭터도 아주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가장 반가웠던 것은 <터미네이터>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마이클 빈의 모습이었다.
마치 <씬 시티>에서 미키 루크나 브루스 윌리스가 그러하였듯, 나이를 고스란히 드러낸 모습이 오히려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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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언니가 만들어내는 액션과 몸짓들은 이 영화의 백미다)

그리고 가장 큰 웃음을 준 캐릭터 중 하나인 '다코타'를 연기한 마리 쉘톤의 주사 3종 연기도 인상적이었고,
힙합 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의 리드보컬 '퍼기'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킬 빌 1,2>와
<데쓰 프루프>, 그리고 <플래닛 테러>에 이르기까지 모두 '얼 맥그로'라는 동일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
마이클 팍스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얼 맥그로는 앞으로도 타란티노와 로드리게즈의 작품에 계속 등장하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
아, 그리고 물론 나와서 엽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쿠엔틴 타란티노의 모습도 지워지지 않을 만큼
인상적이었다(살이 더 찐듯한 모습이더라. 하긴 이것도 2007년 혹은 2006년 모습이니 요즘과 비교하기는
어려울듯).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영화 속에 다코타의 아들로 나온 어린 소년은 감독인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실제 아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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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게즈! 이 천재적인 욕심쟁이 만능맨 같으니라고!)

로버트 로드리게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누가 뭐래도 자신만의, 자신이 좋아하는 길을 고집스럽게 가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가 직접 만든 영화사인 '트러블메이커 스튜디오'라는 이름답게, 대놓고 일을 벌이기 좋아하는
그는, 이제 단순히 재능이 넘치고 장난끼 넘치는 감독으로 보기엔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 그는 코엔 형제가
그랬던 것처럼 이미 장인이며, 앞으로의 작품 하나 하나가 모두 기대되는 감독의 대열에 올라섰다 하겠다.
자신에 집에 만든 스튜디오에서 연출, 촬영, 각본, 음악까지 모두 다 혼자 해치워버리는 그의 원맨쇼는
앞으로도 계속 될테니 말이다.


1. 엔딩 크래딧은 항상 다 보고 나오는데, <플래닛 테러>는 필름의 상태가 안좋아 스탭롤을
   살펴보기가 불편했다 ^^;

2. <데쓰 프루프>도 그렇고 <플래닛 테러>도 그렇고 음악이 참 좋다.
    음악은 로드리게즈가 직접 만든 곡도 있으며, 로즈 맥고완이 직접 부른 곡도 있다.

3. 엔딩 크래딧 맨 마지막에 아주 짧은 보너스 장면이 있습니다.

4. 텍사스 바베큐가 달래 유명한게 아니더라. 그 맛의 대한 장인의 자부심과 고집이란.

5. R.I.P에 그런 의미도 담겼었는지 몰랐다 ㅋ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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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티저 포스터가 공개된데 이어 새롭게 '캐릭터'포스터라는 이름으로 9종의 새로운 포스터가
공개되었다. 지난 티저 포스터가 단순히 스타일리쉬한 007스러운 스파이 영화라는 것을 강조하고 노출한
포스터라면, 이번 캐릭터 포스터는 좀 더 사람들이 기대하는 코믹한 다찌마와 리에 가까운 유쾌하고 재미있는
포즈들이 등장하고 있다.

'쾌남' 혹은 '훈남', 그리고 '잘 생겼다'등의 문구에서 볼 수 있듯이, 다찌마와 리 라는 캐릭터를
대중에게 설득함에 있어 단편에서 보았던 컨츄리한 '다찌마와 Lee'와는 사뭇 다른 깔끔하고,
잘 빠진(정갈하게 빗어 넘긴 가르마의 머리결과 더블 버튼의 세련된 검은 수트, 구두, 그리고 무엇보다
심하게 진지한 표정까지! 무언가 세련된, 그리고 그 단편과의 이질감에서 유발되는 재미를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아크로바틱한 '오 쾌남' 포즈도 좋지만, 바이크를 타고 있는 포즈도 상당히 멋지게 느껴졌는데,
풀어진 나비 넥타이와 바이크의 진행 방향과는 반대방향으로 총구를 겨누고 있는 다찌마와 리의 포즈에서는,
다른 포스터에서는 느껴지지 않았던 액션의 '역동성'이 느껴졌다.

포스터 디자인에서 느껴졌던 또 다른 점은, 포스터 내의 문구들이 단순히 이미지로 삽입되었다는 느낌보다는,
멀리서 날아와 박힌듯한 느낌을 주는데(잉크가 퍼지는 듯한 이미지가 이를 더욱 살려준다),
보고 있음에도 어디선가 '쿠쿵'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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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된다!
다찌마와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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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티드 (Wanted, 2008)
또 하나의 시리즈물의 탄생인가?


처음 이 영화의 대한 정보가 알려지고, 안젤리나 졸리의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를 떠올리는 액션이
강조된 예고편 등을 보고나서, 이 영화에 대해 든 선입관은 그저 '총질' 액션이겠구나 하는 점이었다.
특히나 예고편에서도 강조했듯이 비껴쏘는 창조적인 총질을 봤을 때, 예전 총과 권법을 크로스오버한 액션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퀼리브리엄>과 같은 조금 색다른 액션 영화가 될 것 같다는 정도(?)의 예상이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단순한 '총질'영화 만은 아니었다. 물론 그 총질은 그 창조적인 아이디어 만으로도 훌륭한
액션 장면들을 만들어냈지만 그것 외에도 히어로물이나 쿵푸 영화에서 기인한 설정들이나, 구구절절하지
않고 깔끔하게 뽑아낸 얘기로서, 쿨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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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영화는 엔딩 크래딧의 스텝 명단에서 엿볼 수 있듯이, 상당히 특수효과에 신경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총을 직선으로 쏘지 않고 휘어져 나가게 비껴쏘는 것에서 야기되는 액션 장면들도 색다른 재미를 주지만,
일반인들보다 심작박동수가 빨라 시간을 느리게 쪼개어 컨트롤 할 수 있는 주인공들의 능력으로 야기되는
장면들은 필연적으로 특수효과를 요구하는데,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점프나 액션 들의 묘사도 인상적이고,
슬로우 비디오를 카메라의 줌인 기법과 적절하게 동시에 사용하면서 액션에 더욱 힘을 보태고 있다.
사실 따지고보면 총을 비껴 쏘는 것이 일반적으로 쏘는 것에 비해 얼마나 더 잇점을 갖고 있나 의아스럽게
생각되기도 하지만,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것은 어쩌면 미션을 위한 일종의 기술적 옵션에 해당하는
정도이고, 앞서 언급한 시간을 더 느리게 컨트롤 할 수 있는(시간을 늦추는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더 순간을
세밀한 단위로 관찰할 수 있는 능력)능력이 더 핵심 포인트임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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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티드>를 보면서 최근에 인상깊게 보았던 <쿵푸팬더>가 여러모로 떠올랐는데, 일단 안젤리나 졸리가
두 작품 모두 출연하고 있는 것도 그렇고(타이그리스와 폭스의 연관성을 어찌어찌 연결해볼 수도 있겠으나
살짝 억지가 필요할 것 같아 이정도에서 ^^), 이 영화 역시 일반인 주인공이 고수로 거듭나는 '수련'의 과정이
영화 초중반을 이끌고 있다는 점도 그러하다. 대개의 쿵푸 영화도 그렇지만 이런 종류의 수련이란 것이
매일 매일 새로운 과정을 겪는다기 보다는, 반복적인 과정을 매일 매일 거듭하는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고
서서히 적응하면서 나중에는 모든 과제를 컨트롤 하게 되는데, 이런 수련의 과정을 <원티드>는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계속 맞기만 하던 주인공이 마지막에 가서는 모두를 때려줄 때에는 통쾌함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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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단락 스포일러 있습니다)

이 영화가 결국 인상적인 영화로 기억되게 되는 이유는 바로 깔끔한 이야기 처리 때문이었다.
결정적으로 웨슬리가 성을 공격하여 마지막 슬로언과 결사단 무리에게 포위 당했을 때, 진실을 알게 된
결사단 단원들이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는 장면에서, 보통 액션 영화들 같았다면,

a. 일단 결사단원들이 원칙을 고수하며 살아남기보다는 슬로언에 말에 따라 웨슬리에게 공격을 퍼붓고
    웨슬리가 여차저차해서 그 위기를 벗어나 슬로언과 맞짱을 뜨는 분위기로 연결되거나.

a-b. 이 과정에서 다른 결사단원들은 다 슬로언의 뜻을 따르기로 하나 진실을 알고 결심을 한 폭스는
       슬로언을 배신하고 웨슬리와 결합하여 결사단을 일방타진하고, 키스하며 해변을 스포츠카로 달리며
       엔딩크래딧이 나오거나.

b. 다 죽기로 결사단이 마음을 먹고 결국 총알이 폭스의 머리를 관통하려는 찰나, 폭스에게서 총을 받아든
   웨슬리가 총을 쏴서 총알을 막아내 a-b의 후반부와 같은 결과로 이어지거나.

했을텐데 <원티드>는 이 중 어느 것도 따르지 않고 그냥 깔끔하게 원칙대로 목숨을 버리고 마는 진정한
결사단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b안을 가장 유력하게 보았었는데, 마지막까지도 웨슬리의
총알이 날아오지 않아 '어라, 이것봐라'하며 흥미로워 했었다.
결국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여지를 주지 않고, 무언가 속편이나 더 안정된 결말을 과감히 포기하면서,
깔끔하게 엔딩을 맺은 것은(슬로언이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의 센스가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어쩌면
감독의 자신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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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액션 영화로서 어떤 영화가 될까 걱정되었던 하나의 요소는 바로 주인공인 제임스 맥어보이였다.
그가 출연한 작품을 적지 않게 보았었지만, 이런 액션 히어로(일종의 히어로) 영화에 남자 주인공으로는
어딘가 연약하고 어울리지 않는(그렇다고 피터 파커 식도 아니고 말이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는데, 영화를
보니 회사원으로서 주변의 압박에도 별 저항없이 참아내며 그저 꿈없이 하루하루 살고 있는 회사원에서,
180도 변신한 암살단의 단원으로서의 변모를 모두 표현해내는데, 불안한 눈빛과 강렬한 눈빛을 모두 갖고 있는
맥어보이의 캐스팅은 결국 성공적이었지 않았나 싶다. 특히 사무실에서 와이셔츠 차림으로 보여주는 소인배의
모습에서 친구의 말만따라 '멋진 남자'의 모습까지 모두 소화하는데에는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아마도 속편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속편에서는 또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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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는 자신이 갖고 있는 여전사의 느낌과 신비스러운 느낌을 폭스 라는 캐릭터에 잘 투영시킨
모습이다. 사실 '폭스'라는 캐릭터가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일단 주인공과 이렇다할 로맨스도 없고,
그렇다고 완벽한 스승과 제자의 분위기로 보기도 애매하며, 친구나 적으로 구분짓기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그런 부분에서는 제임스 맥어보이와의 실제 나이차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듯 하지만, 어쨋든 웨슬리가
액션을 보여주기 전에(보여줄 능력이 되기 전에), 액션을 몸소 보여주는 캐릭터로서 예고편과 화려한 액션에서
안젤리나 졸리만의 아우라를 잘 보여주고 있다(개인적으로는 최근 너무 마른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모건 프리먼은 예전 <럭키 넘버 슬레븐>에서 비슷한 지위와 분위기의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있었는데,
<원티드>에서도 그 만의 진중하고 믿음직한 이미지를 잘 살리고 있다. 그리고 <스모킹 에이스>와
<아메리칸 갱스터>에 이어서 괜찮은 작품에 계속 모습을 보이고 있는 랩퍼 커먼 (Common)의 모습이
무엇보다 반가웠다. 'U-571' 과 <피아니스트>등에 출연했었던 토마스 크레슈만의 모습도 반가웠다.
개인적으로 가장 반갑고 인상적인 배우는 바로 펙워스키 역의 테렌스 스템프 였는데, 최근까지 재미있게
보고 있는(몇 안남은 시청자 중의 하나가 바로 나다!)스몰빌에서 조엘의 목소리 연기로 등장하고 있는,
그를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모습을 보게 되어 반가웠다. 그의 목소리는 언제들어도 참 멋지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잘 알다시피 테렌스 스템프는 영화 <슈퍼맨>에서 조드 장군 역할을 맡았는데, 재미있게도 슈퍼맨의
청년시절을 다룬 TV시리즈 <스몰빌>에서는 '칼엘'의 아버지인 '조엘'의 목소리 연기를 맡아 연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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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제임스 맥어보이 주연의 <원티드>는 특수 능력을 갖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또 하나의
액션 혹은 히어로 시리즈 물로 이어져갈 확률이 높은 영화라고 생각된다(나중에 알고 보니 원작은 DC코믹스
작품이더라). 마치 <매트릭스>처럼 이제는 자신이 누군인가를 정확하게 알게 된 웨슬리가 본격적으로 펼치는
적들과의 우여곡절이 속편에서는 펼쳐지지 않을까 싶다(속편이 나오긴 하는거겠지?? --;;).



*. 음악이 데니 엘프만이더라.
**. <쿵푸팬더>와 겹쳐지다보니 기차가 다리위에 걸리는 장면에서도 무적의 5인방과 타이렁이 다리위에서
   싸우는 장면이 바로 떠오르더라.
***. 본문에 있는 것처럼 원작은 DC코믹스 작품이다.
****. 많은 멋진 액션 장면들이 있었지만, 날아오는 총알을 근거리에서 칼로 막아내는 액션 연출은 정말 멋지더라
*****. 'Time to Say Goodbye'음악은 그야말로 센스작렬.
******. <놈/놈/놈>예고편을 극장에서 스크린으로 보니 역시 더욱 기대!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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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버스 (Shortbus, 2006)
위로의 커뮤니케이션


예전에 영화제에서 볼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그 때도 여차저차하다가 보질 못했었는데,
이번에 홍대 상상마당에서 마침 존 카메론 미첼의 특별전을 하고 있어서, 졸린 눈을 비비고 마지막 날인 오늘에야 겨우 관람할 수 있었다. 일단 놀랐던 것은 평일 낮 1시 영화인데, 사실상 거의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극장을 찾은 것만 봐도, 존 카메론 미첼의 최근 내한과 맞물려 국내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많은 수요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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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등급외로 분류된 이 영화는 볼거리(?) 때문에 커다란 논란을 불러 일으켰었는데, 이런 논란도 그저 논란이겠지 하고 별 생각없이 영화를 보게 된 나로서는, 사실상 커다란 문화적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나는 이런 면에 있어서 어떠한 편견도 없는 편이지만, 여기서 문화적 충격이란 이런 수위의 영화가 어찌됐든간에 국내 극장에서 상영이 가능한 현재의 현실에 사뭇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단순히 성기 노출 정도가 아니라 실제 성교 장면이라던가 동성애, 집단 성교 등 파격적인 장면들이 영화의 시작부터 등장해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헤드윅>을 인상깊게 본 이들이라면 이러한 문화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가 되어 있는 상태라 극장을 뛰쳐나갈 정도로 놀라지는 않겠지만, 정말 정보 없이 보게 된다면 큰 충격을 받을 만한 장면과 설정들이 가득했다.

근데 중요한건 예술이나 외설이냐를 논하기 이전에, 이 영화에서 위에 언급한 선정적인 요소들은 주제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그저 '안경 쓴 사람'과 '안 쓴 사람'처럼 약간의 옵션과 취향 정도로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를 비롯해 성적으로 선정적인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들을 이야기 할때, 단지 '그들'의 영화로만 치부하는 경향이 많지만, 사실 이런 영화들을 자세히 보면 논란이 되는 그것을 말하기 위한 영화는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일종의 소수자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감에 있어서 하나의 영화적 조건으로 작용할 뿐이며, 소수자의 입장으로 보여지지만 결국은 모든 조건을 초월한 인간 본연의 대한 이야기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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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버스>역시 마찬가지다. 초반에는 사실상 충격적인 장면들 때문에 살짝 어지러웠던 것도 있었지만, 점점 영화가 진행되면서 보이는 것보다는 하려고하는 메시지에 자연스레 몸을 맡길 수 있었다. 이 영화에는 자극적인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데, 초반에는 어쩔 수 없이 '야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영화가 계속될 수록, 머리로는 '야하다'는 생각이 조금 남아있을 지언정, 가슴으로는 눈으로 보이는 장면에서 전혀 야하다거나 선정적인 느낌을 차차 잊게 되었다.

점점 인물들이 처한 상처받고 고단하고 힘겨운 삶에 본질에 집중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선정적인 장면들은 방식의 차이일 뿐 또 다른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여겨질 수 밖에는 없었다. <헤드윅>도 그러하였지만, 이 영화 <숏버스>는 좀 더 인간 본연의 상처를 위로하는 메시지가 담긴 영화였다. 아마도 전작보다 훨씬 이른바 도를 넘어간 선정성으로 치장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었다고 생각된다. 일부러 표면적으로는 선정적인 컨셉을 보여주면서 결과적으로 본인이 이야기하려는 메시지를 더욱 강조하는 효과를 얻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영화를 보면서 겉만 보고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보지 못한다면, 이 영화는 이른바 '포르노'이상의 의미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흐르던 'In the End' 시퀀스는 마치 <매그놀리아>이 'Wise Up'이 연상될 정도로, 영화 속 인물들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아름다운 엔딩이었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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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패> <아라한 장풍 대작전>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2008년 신작인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의 티저 포스터와 예고편이 공개되었다. 사실 따져보니 처음부터 없으면 죽을 것 같은 팬도 아니였으면서
류승완 감독의 작품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작품 가운데
정두홍 무술감독과 함께 주연을 맡기도 했던 <짝패>를 가장 인상깊게 보았으며(짝패 DVD리뷰보기),
좋아하고나서 나중에야 챙겨본 장편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도 인상깊게 감상했었다.

<다찌마와 Lee>라 한다면 2000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던 단편이 먼저 떠오르는데,
의도된 과장으로 웃음을 유발했던 <다찌마와 Lee>가 단순히 극장판으로 확장된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반 우려반(기대도 되었던 이유는 류승완 감독이라면 이 설정을 단순히 확장시켜도 무언가 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가 섞인 탓이다)이었으나, 최근 씨네21을 통해 인터뷰한 기사에 따르자면, 기존 단편과는
거의 무관한 첩보 스파이 영화로 거듭났다고 하니 기대가 더욱 증폭되었음을 부인마라!

일단 공개된 티저 포스터 2가지를 보자면, 종류는 2가지로 구분되었으나 아마도 본디 한쌍으로 보는 것이
맞을 듯 하다. 이 티저 포스터가 세트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아마도 두 포스터의 컨셉이 비슷한 듯 하지만,
조금 다른 느낌이 드는 탓일텐데, 그 가장 큰 이유는 최종 착지 자세에 있다 하겠다.
왼쪽에 위치한 포스터는 무언가 웃음기를 뺀 정통 007 스타일의 첩보영화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지만, 오른쪽의 포스터는 중간에 이를 야무지게 닫고 몸을 날린 컷에서도 적잖은 코믹함을 엿볼 수 있거니와,
무엇보다 최종 착지 자세에서는 본드 걸의 요염함까지 느낄 수 있는, 즉 본드와 본드 걸을 홀로 연출해내는
자웅동체, 암수한몸의 시츄에이션을 몸소 보여주는 포스터가 아닐 수 없다.

포스터로 어느 정도 감을 익혔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예고편을 감상해볼 때다.





본격적이라고 시작했지만, 사실상 티저 동영상 가운데 본격적인 것이 어디있으랴!
티저 예고편이란 말 그대로 티저 예고편일뿐. 누가봐도 007 스타일의 첩보 스파이물의 느낌이 나도록
연출한 예고편은 일단 만족스럽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종잡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다찌마와 리로 출연하는 임원희 씨의 그 특유의 맛깔나는 대사처리 부분 만으로 보자면, 이 영화가
예전 단편과 얼마나 차이점이 있을까 하는 (앞서 언급한)기대반 우려반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후 공효진, 박시연 씨가 등장하는 장면을 보자면 확실히 단편의 '충녀' '화녀'와는 다른 느낌이다.

티저 예고편만 보았을 때에는 다시 말하지만 확실히 이 영화의 성격에 대해 종잡기가 어려운 편이다
(하긴 티저 예고편으로 다 알아차릴 수 있다면 그게 어찌 티저라 할 수 있겠는가). 특히나 이미 공개되었던
칸 영화제용 포스터나 스틸 사진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에는 더욱 더 그런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면 본드스러운 첩보 액션에 더해, '류승완' 하면 기대하게 되는
날 것의 액션과 쇼브라더스나 성룡의 액션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를 연상할 수 있는 액션 장면들도
만나볼 수 있는 스타일리쉬하면서도 생각해볼 거리를 동시에 주는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정식 예고편을 본 것도 아니고, 더 나아가 본편을 아직 보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말들은
본편을 보고 나면 다 부질 없는 것으로 남게 될지도 모르겠다.

티저에서 보여준 기발함과 깔끔함을 정식 예고편과 포스터는 어떻게 이어 나갈지(혹은 뒤집을지)
벌써 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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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길 (Buda As Sharm Foru Rikht, 2007)
남겨진 그들의 참혹한 현실


이 작품은 <칸다하르>를 통해 2001년 칸 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란의 거장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딸인 하나 마흐말바프의 작품이다. 일단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하나 마흐말바프의 나이가 겨우 18세라는
점인데, 10살도 안된 아주 어린 나이때 부터 영화 공부를 했다고는 하지만, 십대 소녀가 만든 작품이라고
믿기에는, 은유의 표현과 방식이 아주 매끄럽고 만족스러운 편이다.
국내에 개봉한 제목은 '학교 가는 길'이지만 본래 제목은 <부처상은 수치심으로 붕괴되었다 Buddha Collapsed out of Shame>인데, 영화의 표면적인 내용 상이나 <천국의 아이들>의 대중성에 기댄 홍보전략으로 보았을
때에 '학교 가는 길'이란 제목은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할 수 있겠지만, 영화가 직접적이지 않고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나 어쩌면 이런 방식이 가장 직접적일지도 모르겠다) 은유의 화법으로 얘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제인 '부처상은 수치심으로 붕괴되었다'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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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기본적인 줄거리는 단순하다. 굴집에서 살고 있는 박타이는 학교에 가고 싶지만, 집에는 돌봐야하는
갓난 동생이 있고, 공책과 연필도 없어서 남들 다 가는 학교가기가 쉽지가 않다. 공책이 있으면 학교에 갈 수
있다는 말에 박타이는 돈을 얻기 위해 엄마를 찾아나선다. 갈라지듯 절벽에 가까운 구멍들이 많은 바위산 위에서
'엄마 어디있어요?' '엄마 나 무서워요'라고 애타게 찾아보지만 엄마는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달걀을 팔면 공책을 살 돈을 구할 수 있다는 말에 박타이는 달걀 네 알을 작은 손에 꼭 쥐고서,
집을 나선다. 우여곡절 끝에 공책을 사서 학교에 가게 되지만, 그렇게 고대하던 학교에 가게 되었음에도
박타이가 꿈꾸던 학교의 모습은 아닌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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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가장 무서웠던 건 아이들의 눈과 그네들의 상황으로 본 현 아프카니스탄의 현실이었다.
탈레반이 폭파한 석불이 있는 동굴 집 주변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전쟁의 상처를 고스란히 물려받았고,
단순히 한 편에 대해 적대적이 되었다기 보다는, 미군에게도 탈레반에게도 똑같이 적대적이 되어버린
아이스럽지 않은 이른바 '전쟁놀이'를 하고 있다. 탈레반이 납치한 사람들에게 씌우던 종이 봉투 가면은,
그들의 전쟁놀이에서도 그대로 등장하며, 비록 나무로 만든 가짜 총이고 입으로 소리내는 총일 뿐이지만,
어린 소년들이 내뱉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는 그야말로 살벌함이 느껴진다.
아이들은 형식적으로는 '전쟁놀이'를 하고 있지만, 납치하고, 돌로 쳐죽여 처형하자라는 말이 나오고,
함정을 파놓고 상대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이들의 놀이가 아이의 순수함이라는 말로 넘어가기에는
이미 너무 골이 깊어져버린 아프카니스탄의 현실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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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선 어른의 존재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공책 사려고 그렇게 엄마를 찾았건만 엄마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남자아이들만을 가르치던 선생님도 박타이의 간절한 바램을 끝내 거부하였으며, 달걀을 팔기 위해
나선 거리의 어른들도 어린 소녀의 사연에 별 다른 관심없이 저마다 자신들만의 이해관계만을 따지고 있으며,
마침내 가게 된 학교에서의 선생님도 박타이의 존재를 한참동안이나 알아채지 못한데다가, 알게 된 뒤엔
매몰차게 박타이를 내쫓고야 만다. 그리고 도움을 청하러간 경찰 조차 자신은 치안담당이 아니라 교통담당이라며
어린 소녀의 도움을 역시 무시하고 만다(이 장면은 공권력, 혹은 권력을 가진 이들이, 아프카니스탄의 현실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것을 비꼬고 있다).

전쟁놀이를 하던 아이들은 처음에는 자신들이 탈레반이라며 미국에 적대적인 듯 하지만,
나중에는 테러범을 처단한다며 박타이를 쫓는다. 이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어느 한 편의 복수에 대한
적대심을 갖게 된 것이 아니라, 그저 상대와는 무관하게 적대감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인데,
이것은 아프카니스탄의 역사와 지금 남겨진 현실에 대한 섬뜩한 묘사가 아닐 수 없다.
탈레반도 미국도 처음에는 서로 자신들의 구실을 위해 이들을 구해준다는 명목으로 찾아왔지만,
결국에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거나 구실이 될만한 것들이 사라진 뒤에는 아무도 이들을 신경쓰지 않는,
즉 전쟁으로 상처받은 아프카니스탄 사람들에게 도와준답시고 더 큰 상처만을 남기고 떠나버린
냉혹한 그들의 남겨진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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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주인공인 어린 소녀 박타이는 어떻게보면 아주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그는 전쟁으로 희망이 사라지다시피한 그곳에서도 전쟁에 상처를 거의 받지 않은(직접적으로, 혹은 가치관
형성에 있어서)존재로서 의미가 있는데, 박타이가 처음 학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과
학교에 가려는 목적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더 많이 배우기 위해서였고, 그 이야기가 나무 아래서 자는 남자
이야기였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만 하다. 나무 아래서 잠자던 남자위로 호두가 떨어졌는데, 그 남자가
만약에 호박이 떨어졌으면 큰일날 뻔했다면서 참 다행이라고 했다는 이 이야기는, 어쩌면 긍정적인 마인드에
관한 아주 희망적인 대표적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런 긍정적인 이야기를 더 배우기위해,
학교를 가고 싶어하던 박타이가, 남자아이들의 전쟁놀이에 의해 쫓기고 공격 당하면서도 그저
'난 장난 같이 하기 싫어'라며 끝내 장난으로만 여겼던 박타이가 결국에 마지막에 가서는 이 아이들에
전쟁놀이 장단에 맞춰 죽은 척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희망 자체가 사라져버린 참혹한
아프카니스탄의 현실을 무섭게 은유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여기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이 영화의 원제인 '부처상은 수치심으로 붕괴되었다'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결국 그 전에는 아무도 전쟁으로 피폐해지고 고통받는 아프카니스탄의 현실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가,
탈레반의 불상 폭파라는 사건만, 그것도 오랜 문화유산이 폭파된다는 그 사실 자체에만 세상이 관심을 갖게
된 것을 비춰보면, '부처상은 수치심으로 붕괴되었다'라는 말이 얼마나 참혹한 그들의 현실인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죽은 척 해야만 널 놔줄거야'라는 압바스의 말은 그래서 더욱 더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 같다.




*. 박타이 역할을 맡은 소녀가 bjork 어린시절 모습과 많이 닮아서 겹쳐보이기도 했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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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 (The Happening, 2008)
중요한 건 서스펜스


M.나이트 샤말란은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의 한 명이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식스 센스>를 만들지 않았다면,
좀 더 대중들에게 널리 인정받는, 적어도 욕은 덜 먹는 감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언제부턴가 샤말란 = 반전 이라는 공식아닌 공식이 형성되어, 관객들이 샤말란의 영화를 보러 갈 때는,
항상 <식스 센스> 이상의 반전을 기대하다보니 대부분의 작품들을 시시하게 혹은 '이게 뭐야' 식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물론 서스펜스 장르 영화의 많은 작품이 반전으로 결말을 맺기도 하지만,
자고로 서스펜스란 결말보다는 그 조여오는 과정에 더 맛이 있는 장르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샤말란 감독의 작품은 반전 스릴러라기 보다는 항상 서스펜스 장르 영화였었다.
개인적으로 샤말란 감독의 영화 가운데 <싸인>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서스펜스와 더불어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개봉한 <해프닝>은 사실 개봉일에서 약간(사실 며칠 밖에 안되었지만, 이미 볼 사람은 거의 다 본 상황인지라)지난 뒤 보게 된 터라, 여러 혹평들을(물론 제목만) 미리 접할 수 있었는데, 단순히 아쉽다, 재미없다가
아니라 그야말로 '혹평'들이 많았던 관계로 샤말란 팬인 나로서도 살짝 걱정이 되긴 했었다.
하지만 역시 나도 그의 '과'인건 여전한 사실인듯.
<해프닝>은 연일 쏟아진 혹평들의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서스펜스에 조여옴을 더욱 부각시킨 멋진 장르
영화였다.



(스포일러 있음)

포스터에 나와 있고, 예고편에 등장했던 것처럼, 사람들이 이유없이 멈춰서고, 자살하는 등의 '해프닝'이
계속 일어나면서, 주인공 무리는 일단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에서 벗어나려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더 먼 곳으로
도망치게 된다. 처음에는 테러라고 생각했던 것에서 나중에 차차 바이러스 등의 것이 아닐까 하는 것으로
원인을 분석하기에 이르는데, 이동 중 만난 식물을 키우는 사람의 말처럼, 점차 이것이 다른 원인이 아니라,
나무들과 식물들, 더 나아가 자연이 바람을 통해 인간들에게 일종의 경고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과학교사인 엘리엇은 위기에 닥치자 자신이 학생들에게 수업시간 말미마다 반복적으로 알려주었던 원칙을
되새기며 이 사건의 원인을 유추하기에 이르는데, 인간이 자연에게 해를 끼친다고 생각해,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만 '해프닝'이 벌어진다는 결론에 이르러, 이른바 '흩어지면 산다'라는 공식을 내고, 이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는 듯 보인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혼자 있던 존스 부인마저 사고를 당하는 것을 보고는,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다시 미궁에 빠지게 된다.
보통 영화 같으면 여기서, 혹은 마지막에 가서라도 분명한 원인을 알려주지만, <해프닝>의 경우는
이 원인을 영화 초반 수업중에 학생과 나누었던 대사처럼 '인간이 설명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자세한 묘사를
하지 않고 끝을 맺는다. 이것이 치밀한 스릴러 영화라던가, 반전을 내세운(알기로 샤말란 스스로가 반전영화
전문가라고 자신을 칭한 적은 없는 듯 하다)영화였다면 분명 '이게 뭐야'가 될 수도 있겠지만,
서스펜스에 집중한 샤말란의 영화에서는 이 원인이 무엇이든 그리 중요하지 않다. 원인 보다는 그 원인으로
인해 인간이 어떤 변화를 겪으며, 그 과정에서 어떻게 이를 극복해내고 이겨내는지의 과정을 메시지로 하고,
그 과정에서 공포스러운 조여오기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샤말란의 영화이다.
즉 귀신, 괴물, 외계인 등 공포스러운 외부 요인이 주인공이 되는 영화가 아니라, 본래 부터 있던
내부 요인이 자극적인 외부 요인에 의해 표면으로 드러나게 되고, 외부 요인을 겪는 과정에서 내부 요인을
치유해 나가는 영화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쉬웠던 점도 있었는데, 특히나 전작 <싸인>에 비교한다면 주인공들이 상황에 처한 뒤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공감하기가 어려웠는데, 단지 평소에 사이가 별로 좋지 않고, 그래서 바람도
살짝 피기도 했던 부부관계의 위기가 '해프닝'을 겪으면서 자연스레 해소되었다는 식의 이야기는, <싸인>의
가족의 위기와 회복에 관한 이야기와 비교해보았을 때는 분명히 조금 메시지면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도,
그 깊이의 경중을 따지기에도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초반 하늘에 구름이 지나가는 인트로 영상도 그렇고, 특히나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음악은 상당히
고전 영화틱하다. 마치 히치콕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의 음악은, 자극적이고 휘몰아치는 음악보다도 오히려
더 서스펜스를 잘 살려주고 있는 듯 하다.
또한 샤말란 최초로 R등급을 받았을 정도로 기존 그의 영화에서 보여줄 듯 하고 정작 보여주지는 않았던 것에
반해, 제법 끔찍한 결과물을 보여주는데 개인적으로는 보여줄듯 하고 안보여주는 공포가 샤말란에게는
더욱 어울리는 듯 하다. 하지만 이것 외에도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고, 들판에 풀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이동하는
장면은 영화적인 그림으로도 아주 멋졌다.

마크 월버그의 연기는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연기가 나빴다기 보다는 앞서 언급했던것
처럼 캐릭터의 설정 자체가 조금은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인상깊게 보았었던 주이 디샤넬은 <해프닝>에서 아주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는데, <은하수를...>에서는
귀엽거나 매력있다 정도였는데, 머리만 풀었을 뿐인데 이번 영화에서는 몹시도 아름다운 모습을 자주 보여준듯
하다. 존 레귀자모의 연기는 물론 좋았지만, 역시나 분량이 적은 점이 조금 아쉬웠다.

결과적으로 반전을 기대하고 샤말란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은 이 영화로 어쩌면 마지막이 되었으면 좋겠다.
샤말란의 팬이라면 점차 서스펜스 장르 영화의 장인으로 한 편 한 편 필모그래피를 추가해 나가고 있는,
그의 행보가 만족스러울 것이나, 반전과 '짠'하는 결말을 잔뜩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역시나 '이게 뭐야'가
될 수 밖에는 없을 영화가 될 듯 하다.


1. 영화 속에 '해프닝'이라는 대사가 참 많이도 나온다.
2. 시각적으로 가장 무서운건 역시나 존스 부인이었다.
3. 파리로 건너간 바람은 어찌되었을까.
4. 샤말란이 왜 안나오나 했더니 '조이'로 등장하더라. (존스 부인 집에서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ㅋ)
5. 모델하우스씬은 정말 재미있었다 ^^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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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 헐크 (The Incredible Hulk, 2008)
왜 헐크가 되지 않으려고 하나?

많은 이들이 별로라고 했었던 이안 감독의 <헐크>도 나름 재미있게 보았던 입장에서, 이번 속편 격인
에드워드 노튼 주연의 <인크레더블 헐크>는 어쩌면 큰 기대도 큰 걱정도 없이 편안한 마음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짧게 이야기해서, 이안 감독의 <헐크>가 '왜 헐크가 되어야 했나?'에 관한 깊은 고찰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루이스 리테이어의 <인크레더블 헐크>는 '왜 헐크가 되지 않으려고 하나'에 대한 멜로, 액션 영화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이안 감독의 <헐크 CE>타이틀 리뷰보기)



일단 개인적으로 조금 놀랐던 것은, 의외로 전작에 스토리와 설정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전편이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다수의 의견이 있었기 때문에(개인적으론 아니지만), 아마도 전혀 다른 시작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할 줄로 예상했었는데, 마치 <스파이더맨>처럼 전작의 줄거리를 인트로 영상에서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었고, 로스와 장군, 브루스와 로스의 관계 등 사실상 스토리의 기본은 그대로 이어져있었다.
그래서 전작을 보지 않은 사람도 물론 나름 재미있게 볼 수는 있었겠지만, 전작을 본 사람이 느끼는 내용상의
깊이는 조금 덜하지 않았을까 싶다. 전작에서 에릭 바나와 제니퍼 코넬리의 관계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에드워드 노튼과 리브 타일러가 그저 한 때 사귀었던 옛 연인 정도로 짧게 설명되는 것
만으로도, 훨씬 멜로의 중요성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말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마블의 슈퍼히어로 가운데 '헐크'만큼 러브 스토리가 중심이 된 캐릭터도 없지 않을까 싶다
(마블 원작 만화에는 약한 관계로 영화화된 마블 히어로에 한해서). 다른 히어로들이 주로 악과 맞서는 영웅의
면모를 보여주는데 반해, 헐크는 그야말로 영웅이 되려 하지 않는 안티히어로로서 악을 응징하려는 자의도 없고
(이번에 '어보미네이션'을 자원해서 막겠다고 한건, 본인의 책임이 있다는 전제하에서 그런것이기 때문에 무효;),
그저 어떻하면 헐크가 되지 않을까 고민할 뿐이다. 그리고 성난 헐크를 브루스 베너로 변화시킬 수 있는 건,
베티 로스의 따뜻한 말한마디 만큼 약발이 강한 것은 없으며, 성난 와중에도 눈에 뵈고 인식할 수 있는건,
오로지 베티를 지켜야 겠다는 마음 뿐인것 처럼, 헐크는 브루스 베너와 베티 로스의 로맨스가 보이지 않게
가장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하고 있는 작품이라 해야할 것이다.



일단 전작에서 관객들이 많이 아쉬워했던 것은 <헐크>영화에 1시간 반 넘게 '헐크'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인데,
이번 <인크레더블 헐크>는 이런면에서는 관객들의 구미에 맞는 영화가 될 듯 하다. 특히나 전작에서 탱크나
헬기 등과 주로 싸웠던(마지막 아버지와의 대결씬은 빼고) 헐크와는 달리, 이번에는 헐크라는 큰 몸집에
1:1로 대적할 만한(혹은 스펙상으론 더 강한)상대와 대결을 벌이는 것이 하이라이트 임으로, 그 육중한
덩치들이 육중한 주먹질과 발길질로 싸우는 장면 만으로도 블록버스터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은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특히나 전작과 비교해서(상대가 강해져서 그런진 몰라도), 헐크가 눈에 띄게 도구를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자동차를 단순히 집어 던지는 것을 넘어서서, 두 조각내 방패로 쓰거나,
날리거나, 무기로 사용하는 모습은 단지 주먹질만으로 공격하는 것 이상에 볼 거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마치 '스파이더맨'처럼 도심의 빌딩 숲속을 껑충껑충 뛰어 이동하는 모습도 헐크만의 볼거리라 하겠다.



앞서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인크레더블 헐크>는 '왜 헐크가 되지 않으려고 하나'에 중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브루스 베너를 연기한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는 효과적이었다고 생각된다. 선함과 악함을 동시에 연기할 수
있는 배우를 꼽으라면 단연 첫 손가락에 꼽힐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는, 헐크가 되지 않기 위해 분노를 억제하고,
나약하게 보일 만큼 세상에서 멀어지려고 하는 모습이나, 특히 자신 안에 있는 헐크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와도
만나지 못하고, 늘 숨어서 쫓기는 살아가야만 하는 브루스 베너의 모습을 설득력이 가도록 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하고 있다.

리브 타일러는 연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고, 일단 헐크와 대면했을 때 특히 장점이 발휘 되었다고 보는데,
에밀 브론스키 역의 팀 로스가 그리 큰 편이 아닌 것도 작용했겠지만, 브론스키와 헐크가 대면했을 때는 헐크가
아주 거대해보였는데, 리브 타일러와 헐크가 대면했을 때, 그리고 같이 앉아있을 때 그 크기 비교는,
잠시 '헐크가 크기 변화가 단순히 변신전, 변신후가 아닌라, 분노 게이지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은(?)덩치로 느껴질 만큼, 리브 타일러의 어깨(?)를 새삼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특히나 개인적으로는 <반지의 제왕>이후 그녀의 대사가 전부 엘프어처럼 들린다는 점도 들 수 있겠다
(프로오도오~~~~)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꽤 괜찮은 <헐크>이 또 다른 속편으로 느껴졌다.
또한 무엇보다 속편이 더 기다려지는(영화의 마무리상 속편에서는 본격적인 히어로스러운 모습을 보여줄듯해서)
영화였다.



1. 여러 까메오들을 눈치 챌 수 있었는데, 먼저 마블 작품엔 서명처럼 등장하시는 스탠 리 옹과,
   깜짝 놀랐던 주짓수의 대가 '힉슨 그레이시', TV시리즈에서 '헐크'역할을 맡았던 루 펠리노(팔뚝이 여전!),
   그리고 까메오 아닌 까메오 토니 스탁까지.

2. 처음 가본 이수 5관의 압박! 정말 많은 분들이 칭찬했던 그 박력적인 사운드는 명불허전!
   체험한 첫 번째 영화가 <헐크>여서 그런지 더욱 더 박력적으로 느껴졌던 사운드! 사운드!

3. 하지만 앞 사람이 농구 선수급으로 허리를 곧추세우는 바람에 자막의 중간이 반이 가려버려
    좌우로 이동하며 봐야했던 고생아닌 고생까지 --;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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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팬더 (Kung Fu Panda, 2008)
이런것이 진정한 오마주!

사실 <쿵푸 팬더>는 진작부터 봐야지 했던 영화는 아니었다. 포스터의 때깔만 봤을 때는
<마다가스카>정도의 영화로 생각되어 그랬던 것이었는데, 개봉이 되고 나서 흘러나오는 영화 평들은
모두 다 호평들 일색이었다. 더군다나 이것이 이름만 '쿵푸'영화가 아닌, 진정한 '쿵푸'영화라는
평들은 얼마전 실망했던 <포비든 킹덤>의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늦었지만 이제야 보게 되었다.



(여기서부터 끝날때까지 스포일러 입니다)

<쿵푸 팬더>를 보면서 여러가지 다른 영화들이 떠올랐는데, 그 중 가장 많이 떠올랐던 것은 <매트릭스>였다.
이 영화는 드림웍스의 전작인 <슈렉>과 비슷한 루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그리고 있지만, 여기에 쿵푸라는
중국적인 요소를 배경으로 하면서 <매트릭스>와 상당히 밀접한 분위기로 이 루저가 그려지게 된 것이다.
주인공 '포'는 혈관에 육수가 흐르는 국수집 아들이지만, 쿵푸와 무적의 5인방, 그리고 그들에 대한 전설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있는 팬이기도 하다. 외모로보나 실력으로 보나 포가 용문서의 전수자라고는 보기가 힘들지만,
대사부는 포를 지목하고, 여기서 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포 스스로도 자신이 용의 전사(?)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무적의 5인방은 물론, 그들의 스승인 시푸 역시 포를
운명의 정해준 전사라고는 믿지 않는다. 이 설정은 <매트릭스>의 the One의 개념과 거의 흡사하다.
네오도 처음에는 스스로도 믿지 못하고, 주변에서도 아무도 믿지 못하지만, 차차 주변에서도 믿게 되고,
최종적으로 스스로도 믿게 되면서 진정한 the One이 되는 이야기 구조는 <쿵푸 팬더>에서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이 영화에서 '포'의 존재보다 개인적으로 더 인상깊게 보았던 것은 바로 '스승과 제자'의 개념이었다.
이는 쿵푸 영화에서는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으로, 어리석은 제자를 현명한 스승이 가르쳐 깨우침을 주는 과정을
주로 그리는데, 이런 과정을 미국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세심하고
정확하게 묘사해 내고 있다(앞서도 언급했지만, 성룡과 이연걸을 데리고도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던
<포비든 킹덤>과 비교해본다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통 쿵푸 영화들에서 보면 처음에는 완전 몸치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다가, 차차 조금씩 눈을 떠가면서
나중에는 어느덧 고수가 되는 과정을 대사 없이 훈련장면과 배경음악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도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이후에 꼭 함께 하는 식사 시퀀스가 나오는 것도(예전 성룡 주연의 영화들을
보면, 훈련 장면 이후에는 식사장면이 나오는 영화가 아주 많다)그대로다.
또한 젓가락을 이용한 쿵푸 장면 역시 여러 홍콩 영화들을 떠올리게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성룡의 작품들도
많이 떠올랐었지만 특히 <호소자>에서 삼형제가 젓가락으로 파리를 잡는 내기를 하는 장면이 더 떠올랐다 ㅋ

결과적으로 이 스승과 제자의 개념, 즉 '마스터'의 개념의 도입으로 이 작품은 좀 더 쿵푸 영화에
가까워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매트릭스>만큼 떠올랐던 영화가 있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스타워즈 에피소드 3>였다.
바로 악당인 타이렁에 관한 시퀀스에서 등장하는 시푸와 타이렁의 뒷 이야기는 흡사 오비완과 아나킨의
관계가 떠올랐다. 엄청난 재능과 실력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오만함을 갖게 되는 것은 아나킨의 모습과도
흡사했고, 자신의 아들과도 같은 아나킨과 대적할 수 밖에는 없었던 오비완의 슬픔은, 시푸에게서 엿볼 수 있었다.

모습적으로는 시푸가 요다에 가까워보이지만, 설정 상은 대사부 우그웨이가 요다에 더 가깝다고 해야할 것 같다
(사실상 <스타워즈>를 염두에 둔 작품도 아닐테니 큰 의미는 없겠다만;;;). 장면적으로 타이렁이 오래전
용의 문서를 빼았기 위해 공격을 해왔을 때에 우그웨이가 갑자기 뛰어올라 타이렁을 제압하는 것을 보면,
흡사 <스타워즈 에피소드 2>에서 약간은 촐싹거리게 까지 보였던 요다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했었다.



그래서 어쩌면 악당 역할인 타이렁의 캐릭터가 좀 더 인상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표면적으로는 '포'가 루저를 대변하는 캐릭터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악당이 된 타이렁이 더 루저가 아니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엘리트 코스를 밟으면서 열심히 수련한 덕에 용의 문서를 전수받을 만한 고수가 되었지만,
실력이 아닌 운명에 의해 거절 당했던 타이렁이 삐뚫어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 전수자로 유력한 타이그리스 역시 이런 점에서 안쓰러운 캐릭터가 아닐 수 없겠다.



영화를 보면서 또 하나 놀랐던 것은 전제 관람가의 애니메이션 작품에서는 흔히 볼 수 없었던 훌륭한
액션 구성 때문이었다. 놀라운 수준의 CG로 표현된 화면을 배경으로(시작 장면에 국수집과 2층 포의 방의
그래픽은 거의 실사를 방불케 했다), 각종 무기와 권법에 따라 달라지는 액션 시퀀스는 단순히 볼거리에만
치중했다기 보다는 오마주와 더불어 치밀한 계산에 의해 연출된 액션 장면들이었다.
주성치가 이미 이소룡 영화와 더불어 선배들의 쿵푸 영화에 대한 오마주를 훌륭하게 보여주었듯이,
<쿵푸 팬더>는 주성치 영화의 재미와 오마주를 애니메이션으로 또 한번 업그레이드한 느낌이었다.



<쿵푸 팬더>를 이야기하면서 더빙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 없을텐데, 확실히 잭 블랙이 연기한 포의 목소리
연기는 환상적이었다. 사실 목소리 연기보다도 더 놀라웠던 것은 포의 표정연기였는데, 그도 그럴 것이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표정 연기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변화무쌍하고 환상적인 표정연기였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단순히 목소리 연기만을 염두해두고 잭 블랙을 캐스팅 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캐릭터를 만들고
이미지화 할때 잭 블랙의 연기와 이미지를 염두해 둔 것이라고 하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단지 잭 블랙
뿐 아니라, 더스틴 호프만이나 안젤리나 졸리 같은 경우도 이와 비슷한 경우라 해야겠다.

사실 이들 외에도 크레인 역의 데이비드 크로스나 바이퍼 역할의 루시 리우, 몽키의 성룡, 맨티스의 세스 로건 등
화려한 배우들이 성우로 연기하고 있지만, 특히나 성룡이 경우 대사가 별로 없어서 성룡만의 느낌을 전달
받기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교도 소장 같은 경우는 분량은 적었지만 그 특유의 목소리 때문에
마이클 클락 던컨 인줄 바로 짐작할 수 있었다 ^^


최근 심심치 않게 헐리웃에서 홍콩 영화에 대한 오마주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오랜만에 제대로된 영화가 하나 나온 듯 하다. 사실 별로 특별할 것 없는 줄거리와 대사들이 힘을 얻게 된 것은
바로 쿵푸 영화의 팬들이라면 쉽게 지나치지 못할 여지를 남겨둔 연출력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1. <매트릭스>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장면적으로도 마지막에 포가 타이렁에게 맞아 둥그렇게 패인 땅 위에
   누워있고 그 옆에 타이렁이 서서 내려다보는 장면은, <레볼루션>의 마지막 장면에서 스미스가 역시
   둥그렇게 파인 구덩이 안에서 누워있는 네오를 바라보는 장면이 떠올랐다.

2. 다들 아시는 것처럼 엔딩 크래딧이 끝나고 추가 장면이 나온다(그런데 극장에서는 아무도 몰랐는지
   나 혼자봤다 --V)

3. 사실 추가장면 보다도 엔딩 크래딧과 함께 나오는 에필로그 장면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대부분의 관객들은 그냥 나가는것 같아 내가 다 아쉽더라. 생각나는 몇가지만 언급해보자면,
   포는 무적의 5인방 피규어 외에 자신의 피규어도 추가하게 되었고, 타이렁 사건 이후 웃음을 잃었던
   시푸는 웃음을 되찾았음을 알 수 있었다. 이것 외에도 영화 속 장면들이 아니라 말그대로 에필로그 장면이어서
   이것도 절대 놓치면 안될듯.

4. 아이맥스로 토요일날 또 보러 간다 --V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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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 포로수용소 (Stalag 17, 1953)
위트 넘치는 색다른 수용소영화


사실 1시 넘어 시작하는 TV영화를, 더군다나 1953년작인 흑백 전쟁영화에 집중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 일이겠지만, 어젯밤은 왠일인지 2시간내내 집중해서 감상할 수 있었다.
흔히 말하는 '옛날'영화인 영화를, 새벽시간임에도 오랜만에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것은,
비단 최근 촛불시위로 새벽내내 인터넷 생중계를 보느라 날을 새는 일이 잦았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터.

포로수용소를 다룬 영화로는 거의 시초격으로 알려진 이 영화 <제 17 포로수용소>는,
윌리엄 홀덴의 연기와 더불어, 전쟁과 수용소라는 어두운 배경을 빌리 와일더 감독 만의 재치 있는 위트로
풀어낸 색다른 작품이었다.

사실 포로수용소를 다룬 영화라고 해서, 쉽게 예상하기로는 포로들이 독일군들에게 고문을 당하거나,
힘들고 고통스런 수용소 생활을 다룬 어두운 영화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는 이런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시종 일관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제법 치밀한 스릴러 영화로서의 재미도 갖고 있었다.

이 영화가 어두운 분위기보다는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게 된 데에는 감독인 빌리 와일더의 영향이 크게
미쳤다고 할 수 있겠는데, <7년만의 외출> <뜨거운 것이 좋아>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등
사회적이면서도 코믹적인 각본과 연출을 해온 그 답게, 포로수용소라는 어두운 곳을 배경으로, 끊임없이
유머러스한 상황을 연출해내면서, 교묘하게 풍자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작품의 원작이 된 작품은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공연되었던 작품이었는데, 이 원작에도 출연했었던
로버트 스트라우스와 하비 렘베크 콤비의 코믹한 연기는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요소이다.

어떻게 보면 1953년작에서 보여주는 유머이니 고리타분하고 썰렁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의외로 시대를 뛰어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스파이가 누군인가를 찾아내는 장면들은 정통 스릴러 영화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당시로서는 상당히 인상적인 구성이 아니었나 생각되는데, 지금에 와서 봐도 누가 진짜 스파이인지 쉽게
예상되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스릴러 구조였다.

개인적으로 마지막에 막사안에 모인 군인들이 세프턴을 떠올리며, 흐뭇하게 미소짓는 장면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명장면이었다.



*. 개인적으로 윌리엄 홀덴이란 배우는, 우습게도 <첨밀밀>을 계기로 알게 되었는데,
    극중 여명의 고모(?)가 영화 속 미남 배우인 윌리엄 홀덴을 오랫동안 사모해 온 것을 보여주는데,
    이것이 나와 윌리엄 홀덴이라는 배우의 첫 번째 만남이었다. 이후 그가 출연한 몇 작품을 보게 되었는데,
    이 작품도 그의 대표작으로 손색이 없는 작품인 듯 하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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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낫 데어 (I'm Not There, 2007)
밥 딜런의 몽타주

음악을 듣는 사람치고 밥 딜런 (Bob Dylan)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미 여러 뮤지션을 통해 리메이크 되었던 'Knocking on Heaven's Door' 같은 곡은 누구나 알 정도로,
밥 딜런은 단순히 뮤지션이라기 보다는, 당시 문화를 상징하는 하나의 아이콘이었으며, 시인이기도 했다.
그의 관한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가장 흥분되었던 것은 이미 <벨벳 골드마인>이라는 작품으로,
음악과 문화를 대하는 깊은 태도를 보여주었던 토드 헤인즈가 감독을 맡았다는 점과, 케이트 블란쳇, 히스 레저,
크리스찬 베일, 벤 위쇼, 리처드 기어 등 여러 배우들이 함께 출연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그 다음 알게 된 것은 이 영화가 일반의 전기영화와는 다른 형식을 가지고 있고, 무엇보다도 6명의 배우가
각기 다른 밥 딜런을 연기한다는 점은 '과연 어떻게 그려질까?'하는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오랜만에 개봉날 관람하게 된 이 영화는,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전기 영화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영화였으며,
어쩌면 밥 딜런이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그를 통해 당시 문화를 꿰뚫고 있는 하나의 시대영화이자,
음악 영화로도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는 이 영화에 대해 '밥 딜런의 몽타주'라고 얘기하고 싶다.
몽타주란 여러 사람이 추정하고 상상하고 예측한 것으로, 몽타주의 당사자가 되는 인물과 가장 가까운 것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론 전혀 다른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우디 거스리 역(마커스 칼 프랭클린)' '아르튀르 랭보 역(벤 위쇼)' '쥬드 역(케이트 블란쳇)'
'로비 역(히스 레저)' '잭/존 역(크리스찬 베일)' '빌리 역(리처드 기어)')



역시 가장 눈여겨 볼 점은 각기 다른 6명의 배우가 밥 딜런을 연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여섯 명은 밥 딜런의 각기 다른 자아를 표현하고 있는 동시에, 각기 다른 시대의 밥 딜런의 모습이기도 하다.
사실 극 중 이름이 '밥 딜런'인 캐릭터는 하나도 없다. 극 중 어디에도 밥 딜런이라는 이름이 언급되지도 않는다.
다만 영화 시작전에 '밥 딜런의 음악과 영혼에서 인상을 받아 만들었음'이라는 문구가 등장할 뿐이다.
감독이 이 6명의 밥 딜런을 그리는 과정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은, 이들의 캐릭터나 사건, 모습 등이
실제의 밥 딜런과 유사하면서도 완전히 허구의 모습 또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벤 위쇼가 연기한
'아르튀르 랭보'의 경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프랑스 출신의 유명한 시인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왔는데,
'나는 타자이다 (Je est un autre / I is another)'라는 랭보의 유명한 시구와 이 영화의 제목이자 밥 딜런의
노래 제목이기도한 'I'm Not There'는 여러모로 이 영화의 제목으로 완벽한 것이 아닌가 싶다.
<향수>통해 독특하고 신비로운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던 벤 위쇼가 연기하는 랭보는, 다른 캐릭터에 비해
아주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탁자 앞에 앉아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랭보의 시퀀스는,
1965,6년 기자회견 장에서의 밥 딜런의 모습을 토대로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가장 정적인 캐릭터이지만,
가장 인상적인 대사를 갖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기자회견 장에서의 밥 딜런과 영화 속 벤 위쇼가 연기한 '랭보'의 모습)


흑인 소년 마커스 칼 프랭클린이 연기한 '우디 거스리' 역시, 실존 인물에서 이름을 빌려왔는데,
밥 딜런의 우상이기도 했던 포크 싱어 송 라이터 '우디 거스리'에게서 가져왔으며, 실제로 우디 거스리는
백인이었던 것에 비해 흑인 소년으로 설정한 것도 하나의 재미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극 중에서
실제 우디 거스리의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것인데, 우디 거스리라는 이름의 소년이, 포크 싱어인 우디 거스리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가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 밥 딜런은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우디 거스리를
병문안차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것 외에도 여러가지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면서 느낄 수 있었지만,
감독인 토드 헤인즈가 얼마나 철저하게 관련 인물들과 배경에 대해 조사를 했는지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밥 딜런이 직접 출연도 하고 음악도 맡았던 영화 <관계의 종말>(근데 왜 관계의 종말이지? --;),
포스터 속 빌리로 출연했던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은 <아임 낫 데어>에서 내레이션을 맡고 있다)

리처드 기어가 연기한 '빌리'역할은 밥 딜런이 직접 출연도 하고 음악을 맡기도 했던 샘 페킨파 감독의 영화
<관계의 종말 (Pat Garrett and Billy the Kid)>의 'Billy the Kid'에서 가져온 듯 하다. 이 에피소드에는
팻 가렛 역할로 브루스 그린우드가 등장하는데, '쥬드'가 등장하는 에피소드에서도 쥬드를 괴롭혔던 언론인
미스터 존스로 등장했던 브루스 그린우드가, '빌리'의 에피소드에서도 빌리를 괴롭히는 팻 가렛 역할로 다시
등장하는 것은 영화적인 재미와 더불어, 이 각기 다른 밥 딜런을 하나로 묶어주는 보이지 않는 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 <관계의 종말>에 빌리 역할로 출연했었던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인데,
(아래 포스터의 포스터 속 인물), <아임 낫 데어>에서 내레이션을 맡고 있는 사람이 다름 아닌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다. 이렇게 모든 관련 인물을 세세하게 배치한 토드 헤인즈의 역량이 놀랍기만 하다.



(리처드 기어가 연기한 '빌리'는 위의 영화에서 캐릭터를 빌려왔다고 볼 수 있다)


크리스찬 베일은 포크 가수인 '잭'과 목사 '존'을 함께 연기하고 있는데, 이 두 캐릭터 역시 밥 딜런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포크가수 '잭 롤린스'는 한참 저항음악의 대표주자로 활동하던 밥 딜런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특히나 잭을 추억하는 '앨리스' 캐릭터는 누가 봐도 '조앤 바에즈(Joan Baez)'임을 알 수 있는데,
그녀는 실제로 밥 딜런과 함께 공연을 수차례 가졌었으며, 이 장면은 영화 속에서도 스틸 컷 형식으로 등장하고
있다.



(조앤 바에즈와 밥 딜런)


잭 롤린스 시퀀스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촬영 방식이었다. 이 부분은 아주 다큐멘터리 적인 촬영방법과
구성을 갖고 있는데, 실제 다큐멘터리에서 많이 쓰는 스틸 사진과 인터뷰로 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또한
줄리안 무어가 연기한 앨리스의 인터뷰 장면의 카메라의 노이즈나 촬영 방식 등은 페이크 다큐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잭 롤린스라는 캐릭터를 실존 인물인냥 묘사하고 있다(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이렇게 허구와 사실을
계속 뒤섞고 있다). 또한 나중에 히스 레저가 연기한 '로비'의 시퀀스에도 '잭 롤린스'는 실존 인물인냥
추억되고 있다.



(크리스찬 베일이 맡은 잭과 존은 마치 실존 인물인냥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그려진 인물들이기 때문에,
그도 캐릭터를 표현함에 있어, 과도한 연기보다는 리얼리티에 중점을 두고 임하고 있는 듯 했다)

히스 레저(ㅠㅠ)가 연기한 '로비'는 극 중 등장하는 인물 가운데 가장 허구에 가까운 인물일 것이다.
실제적인 사건들과는 거리가 있는 캐릭터 일지 모르지만, 어쩌면 뮤지션으로서의 밥 딜런 보다는,
연애와 가정 같은 사적인 면의 밥 딜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특히 극 중
샬롯 갱스부르가 연기한 클레어는 밥 딜런의 연인이었던 수즈 로틀로와 첫 번째 부인이었던 사라 라운즈를
반반씩 섞은 인물로 보여진다.



(너무나도 유명한 밥 딜런의 'The Freewheelin' Bob Dylan' 앨범의 커버. 이 커버를 인용한 <아임 낫 데어>의
한 장면. 이런 방식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제 우리 곁을 떠난 히스 레저의 연기가 남다르게 다가올 수 밖에는 없는데, 확실히 그에게서는 그 또래의
남자 배우들에게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아우라가 느껴졌다. 15세 관람가인 이 영화에서 그는
18세 관람가에 가까운 노출을 보여주기도 해, 순간 움찔하게 했다. 참고로 연인으로 출연한 샬롯 갱스부르
역시 개인적으로는 충격으로 다가왔던 노출연기를 감행(?)하고 있다.



(이제 그의 모습을 더 볼 수 없다는 것이 또 다시 아쉬워지기만 한다)


샬롯 갱스부르의 이야기가 나온 김에 다른 얘기를 좀 해보자면, 사실 개봉 전 포스터나 다른 소식들을 통해,
밥 딜런을 맡은 6명의 배우에 대한 이야기들은 알고 있었지만, 이 외에 더 많은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알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서 줄리안 무어나 미셸 윌리엄스, 샬롯 갱스부르가 등장했을 때,
너무도 반가웠던 것이 사실이었다(놀랍게도 이 배우들 모두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여배우들이다).
줄리안 무어는 감독의 전작이었던 <파 프롬 헤븐>의 인연을 이번 작품에서도 이어갔고, 샬롯 갱스부르는
다른 여배우들에게는 없는 그녀만의 아름다움을 은은히 보여주고 있다(그녀는 사운드트랙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 한 명의 놀라운 출연은 미셸 윌리엄스 였는데, 많이 살이 빠진 모습으로 까칠한 '코코'역할을 연기한 그녀는,
그 짙은 아이라이너 만큼이나 신비한 '코코'의 캐릭터에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미리 알지 못했던 캐스팅이었기에 더욱 반가웠던 줄리안 무어와 미셸 윌리엄스!)


잘 아다시피 미셸 윌리엄스의 출연이 더욱 뜻깊게 다가왔던 것은 히스 레저 때문이었다.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만나 예쁜 딸을 두고 있었던 둘 사이었으나, 촬영 당시에는 헤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이번 히스 레저의 사망 소식에서도 알 수 있었지만, 그의 죽음이 가장 안타깝고
슬펐던 사람은 다른 아님 미셸 윌리엄스였을 것이다.



(브로크백 마운틴 시사회 장에서의 히스 레저와 미셸 윌리엄스의 다정했던 모습)


여러 명의 배우가 각기 다른 밥 딜런을 연기했지만, 역시나 가장 인상적인 것은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한
'쥬드'임을 부인할 수는 없겠다. 가장 실제 밥 딜런과 가까운 외모와 더불어 내용적으로도 그와 가장 가까운
캐릭터이기도한 '쥬드'는, 의외로 여자배우인 케이트 블란쳇이 맡았는데, 깡마르고 독특한 모습의 밥 딜런을
표현하기에 여자배우가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계획되었다고는 하지만,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한 '쥬드'는 다른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 가운데도 단연 으뜸이라 할 만큼, 그녀의 필모그래피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내 이럴 줄 알았다).



(이렇게 여신 같던 그녀가, 부시시한 머리에 선글라스를 낀 밥 딜런의 모습이 이리도 잘 어울릴 줄
누가 알았을까)


사실 모습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지만, 거의 코스프레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케이트 블란쳇이 분한 '쥬드'의 모습은 거론하지 않을 수가 없다. 헤어스타일과 선글라스를
제외하더라도, 독특한 몸짓이나 손짓, 걸음거리나 목소리 연기, 특히 잠깐잠깐 밥 딜런으로 착각했을 만큼
완벽했던 표정연기는 정말 놀라움을 넘어서 소름이 돋기 까지 했다. 특히나 글을 쓰려고 사진을 찾던 중에
실제 밥 딜런과 그녀의 사진을 비교하면서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그녀가 차 안에서 카메라를 응시하며 살짝 미소 짓는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가장 멋진
장면 중의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적어도 나에게는!).




(사실 이 사진을 보면, 케이트 블란쳇도 블란쳇이지만, 앨런 긴즈버그로 분한 데이비드 크로스의 싱크로율이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


처음엔 배우들의 연기에 놀랐지만, 영화가 계속 될 수록, 그리고 글을 쓰려는 지금 시점에 자료를 조사하면서
더욱 놀라게 된 것은 감독인 토드 헤인즈였다. 이미 데이빗 보위 없는 글램 락 영화 <벨벳 골드마인>을 통해,
뮤지션에 관련된 또 다른 음악영화에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파 프롬 헤븐>을 통해 시대와 문화를 읽는
탁월한 재능을 보여주었던 그의 장점이 <아임 낫 데어>에서는 한 꺼번에 발휘된 것이 아닌가 싶다.
자신도 기대하지 않았던 밥 딜런에 대한 영화를 밥 딜런이 흔쾌히 허락한데에는 역시 다 이유가 있어서였다.
조니 캐쉬의 전기 영화라 할 수 있는 <앙코르 (Walk the Line)>같은 방식도 좋았지만, 밥 딜런이라는 인물을
그리는데에는 토드 헤인즈가 선택한 이런 모험적인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었다고 생각된다
(아마 일반적인 전기 영화로 만들려했다면 밥 딜런이 허락하지도 않았을 듯 하지만).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것 외에, 알면 알수록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고 이해하고 있는 토드 헤인즈의
통찰력과 연출력은 정말 놀라운 수준이다.



(토드 헤인즈라면 앞으로도 무조건 고민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 같은 배경 지식을 모두 다 감상전에 알고 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영화를 막상 볼 때에는
그 인과관계를 모두 파악하지 못해 조금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물론 이 같은 배경지식 없이도
즐길 수 있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기승전결 방식이 아니고, 그렇다고 에피소드 방식도 아니며,
무언가 이어져 있는 듯 하면서도 개별적으로도 느껴지는 구성 방식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전기영화나,
드라마를 생각하고 관람을 하게 된다면 감상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특히나 밥 딜런에 대해 큰 관심이나
배경 지식이 없으면 100%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선이라고 보았을 때, 7~80% 정도만 함께 할 수 있는것도
수긍할 수 밖에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반대로 밥 딜런에 관해 관심이 있거나 그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 뉴스
등을 알고 있다면, 120~130% 즐기기에 완벽한 영화가 될 듯 하다.




(영화의 예고편에 쓰였던 이 형식도,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촬영되었던 밥 딜런의 영상물에서 가져온 것이다)


음악 얘기릏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아임 낫 데어>에서는 밥 딜런의 음성으로 불려지는 그의 곡이나, 배우들, 그리고 후배 뮤지션들이 부른
밥 딜런의 곡을 만나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사운드트랙을 접하기 전에, 영화의 엔딩 크래딧을 먼저 보았기 때문에, 크래딧에 등장하는
인디 포크 뮤지션들의 이름을 보고는 미리 기대할 수 있었는데, Sonic Youth, Yo La Tengo, Cat Power,
Iron & Wine, Calexico, Jack Johnson, Charlotte Gainsbourg, Glen Hansard & Marketa Irglova,
Antony and the Johnsons, Sufjan Stevens 등 포크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른바 '환장할' 라인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나 소닉 유스의 'I'm Not There'와 Antony and the Johnsons가 부른
 'Knockin On Heaven's Door'는 엔딩 크래딧과 함께 깊은 울림을 가져왔으며, <원스>의 그와 그녀인
글렌 한사드와 마르케타 이글로바도 동참하고 있다. 위에 거론한 뮤지션들 모두 앨범이 나오면 무조건 구매할
만큼 좋아하는 뮤지션들이라, 이들 모두를 한 장의 음반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대단한 사운드트랙이
아닐까 싶다. 또한 이들 모두를 하나의 자리에 모이게 한 '밥 딜런'이라는 이름의 대단함도 새삼 느끼게 된다.



(포크 음악의 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사운드 트랙이 될 것이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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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 2008)
자급자족 오마주 영화

<인디아나 존스>는 개인적으로도 아주 추억이 많은 시리즈이다. 아마도 시리즈로서는 가장 많이 본
영화일 것이고, <스타워즈>의 메인 타이틀과 더불어 가장 인상적인 사운드 트랙으로 기억되기도 하는 영화이다.
그런 <인디아나 존스>가 무려 19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이미 그 기대감은 최고조에
이르렀으며, 숀 코네리가 결국 빠진 것이 아쉽지만 건재한 해리슨 포드는 물론 메리언 역의 카렌 알렌이 다시
출연한다는 소식은 인디아나 존스의 팬으로서 너무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보통 때 같으면 개봉일에 맞춰서 가장 처음으로 보았을 테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주말인 오늘에야
보게 되었는데, 그 동안 수 많은 인디아나 존스 4 관련 글을 읽지 못해 근질근질 했었다.
새롭게 돌아온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은, 기존 팬들에게 바치는 클래식 삼부작에 대한
전체적인 오마주이며, 새로운 세대에게 '인디아나 존스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유쾌한 어드벤쳐 영화였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첫 번째 느낌은, 시리즈의 4편 격인 이 작품이, '4편'의 느낌이라기 보다는, 앞선 3편의 영화를
정리하고 추억하는 하나의 선물세트 같은 자급자족 오마주 영화같다는 생각이었다. 사실상 로즈웰 사건을
바탕으로 크리스탈 해골과 외계인, UFO라는 이야기로 결론지어진 것을 제외한다면, 처음 부터 끝까지 모든
구성과 장면, 시퀀스는 모두 1편과 3편까지에서 보여주었던 장면들을 인용하거나 혹은 그대로 다시 보여주는
것이었다. 장소를 비행기로 이동할 때 지도에서 빨간 줄로 경로가 표시되며 배경이 레이어로 겹쳐보이는
씬이나, 비행기에서 모자를 눌러쓰고 잠을 청하는 존스 박사나, 나찌라는 상대나, 미스테리를 해결해 과는
과정에서 본인의 의지와 더불어 악당에게 이용당하는 모습이나, 트럭이나 중형 장갑차 등이 등장하는
자동차 추격씬이나, 거의 완벽하게 같은 학교에서의 강의 장면과 이후 이어지는 집에서의 시퀀스나,
등장하는 배경이나 인물들의 모습 등 사실상 모든 설정이 새로운 것이 없고, 전작의 장점과 장면들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었다. 사실 다른 영화 같았다면 이런 설정에 굉장히 실망하고 아쉬웠을 텐데,
어린 시절 추억을 함께 한 <인디아나 존스>여서 이런 마음이 덜했던 것 같다.
뭐랄까, 오랜만에 초등학교 동창회를 하는 느낌이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돌아온 해리슨 포드의 모습은 확실히 나이가 느껴지는 모습이었지만, 본인이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나이든 것을 그대로 보여주길 원한 것처럼, 샤이야 라포프 정도의 나이에 아이가 있을 법한 극중 존스 박사의
캐릭터를 그대로 보여주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상당부분의 아날로그 액션씬을 직접 소화했을 만큼,
나이에 걸맞지 않은(?) 주먹질과 액션씬도 선보였다. 초반 책상 위의 사진으로 추억되는 것으로 등장하기도
하는 숀 코네리, 그러니까 헨리 존스가 함께 했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아무래도 들 수밖에는
없었다. 그가 없기 때문과 샤이야 라포프의 등장으로 인해 그의 역할은 대부분 인디아나 존스가 지고 있는데,
그와 샤이아 라포프가 대화하는 장면에서, 3편의 재미를 엿볼 수 있어 좋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오히려
3명이 함께하는 시퀀스가 있었다면 더 재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악당인 이리나 스팔코 역으로 등장한 케이트 블랑쳇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특히나 그의 러시아식 영어 발음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는데, 아무래도 러시아식으로 영어를 발음하다 보니 왠지 갈라드리엘의 포스가 살짝
느껴지기도 했다. 역시나 전작에서 등장한 악당들의 모습이 그러하였듯, 이리나 스팔코의 캐릭터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모습 외에는 크게 다른 것을 보여줄만한 기회가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샤이야 라포프는 이 영화로 인해 나름대로 완전 어린 이미지는 좀 벗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마치 <그리스>의 한 장면처럼 유니폼이라도 입은 듯 다르게 옷을 입은 두 집단 사이에서 결투를 벌이는 장면은
아주 재미있었다. 사실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아, 샤이야 라포프가 인디의 액션씬을 많이 분담해
가겠구나'하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액션씬은 거의 인디가 그대로 다 하더라.

오랜만에 모습을 보게 된 카렌 알렌의 연기는 그 자체로도 반가웠으며, 그녀가 씨익 미소 지을 때는,
왠지 나도 미소짓게 되더라. 제법 기대했었던 짐 브로드벤트는 사실상 까메오 분량에 가까워 아쉬웠으며,
존 허트의 신들린(?)연기는 영화를 통틀어 가장 심오한 연기였던 듯 싶다 ^^;



사실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기대하거나 상상했던 것은 아니었다. 캐릭터와 설정은 그대로 이어가지만,
무언가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주는 '인디아나 존스'를 기대했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이렇기 보다는,
자급자족 식으로 자신의 시리즈를 그대로 복습하고 추억하는데에 대부분의 러닝 타임을 할애하고 있었다.
사실 이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19년 만에 돌아왔으니 다 같이 추억해보자는 것도 좋았지만, 그 정도가
쬐끔 과한 것도 사실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역시 나의 최고의 시리즈 중 하나는 <인디아나 존스>가 될 수 밖에는 없을 듯 하다.


1. 초반 짐 브로드벤트가 인디를 불러내는 장면에서 문 바로 옆에 '마커스'의 사진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이렇게만 스쳐가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책상 위의 사진과 동상으로 다시 출연!

2. 사실 영화 속에서 가장 속으로 재미있었던 장면은, 나중에 인디아나 존스가
    'I Have a Bad Feeling About This'라는 대사를 했을 때였다. 너무나도 잘 알다시피 <스타워즈>시리즈에
    반드시 등장하기로 유명한 이 대사를, 다른 영화에서 다른 사람도 아닌 한 솔로에게서 듣게 되니 참으로
    감회가 새롭더라 ^^

3. 초반 '인디아나 존스'라는 제목이 너무 폼 잡지 않고 쉽게 나온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좀 들었다.
    좀 더 폼나게 음악과 함께 등장했어도 좋았을 텐데 말이다.

4. 존 윌리엄스의 그 유명한 테마 음악이 흘러나올 땐, 나도 모르게 온몸에 소름이 돋더라~

5. 메박 M관에서 디지털로 보았는데, 포커스가 약간 어긋난 듯 싶었다. 시종일관 선명한 화질보다는
   약간 뿌연 느낌이었는데, 다른 극장에서 다시봐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듯 하다.

6. 감옥의 수 많은 언어로 쓴 낙서 가운데, '반환'이라는 한글이 유난히도 돋보이더라 ^^


- 인디아나 존스 트릴로지 박스세트 리뷰 보기 -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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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사운드트랙 vol.6 _ 미션 임파서블 2 (Mission : Impossible 2)

 
01. Take A Look Around (Theme From 'M:I-2') - Limp Bizkit
02. I Disappear - Metallica
03. Scum Of The Earth - Rob Zombie
04. They Came In - Butthole Surfers
05. Rocket Science - The Pimps
06. Have A Cigar - Foo Fighters/Brian May
07. Mission 2000 - Chris Cornell
08. Going Down - Godsmack
09. What U Lookin' At? - Uncle Kracker
10. Backwards - Apartment 26
11. Karma - Diffuser
12. Alone - Buckcherry
13. Immune - Tinfed
14. My Kinda Scene - Powderfinger
15. Carnival - Tori Amos
16. Nyah - Hans Zimmer
17. Iko-Iko - Zap Mama
18. Afraid Of What - Leon Lai


<미션 임파서블 2>가 개봉되던 시기는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세계 음악시장에서도 이른바 핌프락 혹은
이모코어로 일컬어 지는 록 음악들과 밴드들의 인기가 대단했던 시기였다.
특히 림프 비즈킷(Limp Bizkit)은 잇달아 앨범을 히트시키며,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는데,
그 즈음 발매된 <미션 임파서블 2>의 사운드트랙은 림프 비즈킷은 물론, 메탈리카, 롭 좀비, 푸 파이터스,
갓스맥, 엉클 크랙커, 크리스 코넬 등 당시 최고의 인기이던 록 밴드들이 참여한 앨범이었다.

당시 국내 록 팬들 사이에서는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R.A.T.M)과 림프 비즈킷의 팬들로 크게
나뉘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R.A.T.M을 훨씬 좋아하긴 하지만, 그들의 'Killing in the Name'을 들었던
만큼 이 앨범에 수록된 림프 비즈킷의 'Take A Look Around'를 반복 청취했을 만큼,
개인적으로 당시 이 곡의 임팩트는 대단했다.

미션 임파서블의 유명한 테마를 소스로 하여 헤비한 메틀 사운드를 만들어냈는데, 당시에 이 곡을
사무실에서 이어폰으로 들으면서, 의자가 부숴지도록(?) 해드뱅잉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지금도 오랜만에 들으며 심한 해드뱅잉을 했더니, 밍밍함 @@)

이 곡으로 대표되는 앨범이기는 하지만, 록과 메틀 음악의 팬들이라면 그리 나쁘지 않은 컴필레이션
음반이라고 해도 좋을 만하다. 메탈리카의 'I Disappear'는 앨범의 초반 달아오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주며,
롭 좀비와 크리스 코넬의 곡도 시원하게 달려준다. 이런 메틀 음악들과는 달리 토리 에이모스의 곡도
수록이 되어있는데, 그녀의 팬이긴 하지만 앨범의 전체적인 컨셉상 그리 잘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다.

이후 <미션 임파서블 3>의 사운드트랙이 당시 최고의 프로듀서 중 하나였던 칸예 웨스트가 참여했음에도
이러다할 흥행을 못 거두고 민망하게 묻힌 것을 감안해보자면(칸예를 워낙에 좋아하기 때문에 상당히
기대했던 음반이었는데, 쥐도 새도 모르게 묻힐 정도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미션 임파서블 2>의
사운드트랙은 영화와 메틀 음악이 서로 윈윈하는 적절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최근 이런 제법(?) 헤비한 음악들을 자주 듣지 않았었는데, 오랜만이라 그런지 심하게 심장이 고동친다!




Mission Impossible 2 - Music Video




Limp Bizkit - Take A Look Around @ Finsbury Park (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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