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갔던 시사회
(예전엔 정말 미친듯이 각종 시사회는 다 응모해놓고 당첨도 여럿 되어서
스케쥴이 안맞아 여럿 못가는 상황도 종종 있었다..)
또 정말 오랜만에 봤던 중국영화.
마지막으로 정말 오랜만에 본 뮤지컬 영화 '퍼햅스 러브'.
난 뮤지컬영화에 왕 팬이지만, 퍼햅스 러브는 그닥 기대하진 않았다.
<첨밀밀> <디 아이>등의 작품에서 보여준 연출력은 좋았지만
그가 뮤지컬 영화에 재능이 있을지는 의문이였으며,
또 하나 무서운 선입관인, 비영어권 뮤지컬에 대해 굉장히 이질감이 느껴졌었던
이전에 기억때문이었던것 같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대를 덜해서인지는 몰라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먼저 배우들의 연기를 살펴보자면...
퍼햅스 러브에 출연한 주요 배우들은 금성무, 주신, 장학우, 지진희를 들 수 있겠는데,
주연이라 할수있는 금성무와 주신의 연기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정도였던것 같다.
금성무는 장학우와 비교했을때(물론 동년배는 아니지만..), 아직도 아름다운
꽃미남 마스크를 여전히 뽐냈으며, 이번에 처음 알게된 주신은 조미와 그 누군가를
합성해 놓은 듯한 마스크로 신선함이 있었다.
그리고 장학우.
홍콩에서는 국내에서와는 달리 배우보다 가수로서 더욱 인정받는 그 답게
(그는 홍콩에선 '노래의 신'으로 불리울 정도다), 매우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인다.
극 중에서 금성무와 주신이 부르는 곡들은 굴곡이 많지 않은 발라드 스타일의
곡들이지만, 장학우가 부르는 곡들은 오페라에 가까운 곡들로 고음 처리가 많고
열창을 요하는 곡들인데, 장학우는 그야말로 '노래의 신'답게 멋지게 소화한다.
장학우의 영화는 참으로 오랜만에 보았는데,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손꼽힐만한
작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배우 지진희.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지진희가 외국 배우이거나, 내가 한국사람이
아니었다면 오히려 좀 더 집중력을 갖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좀 덜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은 지진희만 나오면
별다르게 웃기지 않은 장면임에도 웃기 십상이었고(아마도 지진희가 중국말을 하기
때문일터), 그가 펼치는 '연기'보다는 '지진희' 자체를 보게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아직은 어색하게 느껴지는 뮤지컬 영화의 특성 때문임도 또 하나의 이유인것 같다.
(뮤지컬 영화에 익숙치 않은 감독이나 연출자가 쉽게 범하게 되는 오류는 내용이 흐르다가
쌩뚱맞게 노래를 시작한다는 점인데, 퍼햅스 러브에서는 자연스럽게 극과 노래가 이어져
이러한 이질감은 덜했다).
뮤지컬 영화의 가장 중요한 점은 음악인데,
사실 영화를 보기 전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 바로 음악이었다.
하지만 가사만 중국어일 뿐이지 완벽하게 극에 밀착된 곡들로 이질감이 없었으며
보컬 곡들외에 스코어로 깔린 곡들도 매우 좋았다. 주요 곡들은 서양에서보다는
동양정서에 어울릴만한 선율들이 많아서 더욱 좋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두 주인공이 옛날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흐르던 곡들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흐르던 옛 팝송이 떠오르기도 했다..)
영화속에 뮤지컬 영화가 있어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영화인지
혼돈스러운 분위기도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다.
또한 중간중간 '이젠 홍콩영화를 누가보냐'라던지 하는 대사 속에서
중국, 홍콩내에 영화계의 자성에 분위기와 현실 등을 엿볼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뮤지컬 영화의 팬으로서 괜찮은 선택!
글 / ashita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