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 (のだめカンタ-ビレ, 2010)
더 치열해진 꿈을 향한 이야기 그리고 피날레


노다메와 치아키 센빠이와 함께 해온 짧지 않은 세월을 마무리해줄 '노다메 칸타빌레 : 최종악장'을 보았다. 이미 개봉했던 극장판 상편 '노다메 칸타빌레 Vol.1'을 통해 파이널을 준비했던 이 꿈에 대한 모험담은, 최종악장에서도 그저 감상에 젖기 보다는 시리즈가 본래 하고자했던 핵심 메시지인 '꿈'에 대한 이야기를 더 심화시키고 마무리한다. 사실 극장판 상편을 보았을 때도 조금 놀랐던 바였지만, 그리고 이 극장판이 단순히 TV판의 인기를 발판으로 추가 확장한 것이 아니라 본래 계획되어진 연장선상의 이야기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로 '꿈'에 대한 메시지에 포커스를 두었을 것이라고는 사실 예상하지 못했었다. 일반적인 극장판이라는 것이 TV판을 재미있게 본 팬들을 위한 것인 동시에 새롭게 접하는 관객들을 상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화적인 구성과 볼거리가 필요하다고 봤을 때 (그렇다고 노다메 극장판이 이런 점이 꼭 부족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TV판을 인지하지 못한 이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할 이야기와 주제를 담은 극장판은, 노다메 팬으로서는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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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시리즈의 반가운 얼굴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

하긴 무려 우울한 감성과 장면으로 마무리했던 극장판 상편을 떠올려본다면 이 같은 피날레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바였다. 하지만 그 이전에 어쨋든 피날레라는 것을 감안해 예전 TV판의 친구들을 다시 유럽으로 불러온 것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무척 반가운 일이었다. 미네와 키요라, 마스미 같은 익숙한 캐릭터들의 등장은 왠지 떠 짠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정말 이 이야기가 끝나긴 하려나 보구나 (계속 연재되고 있는 만화는 별개로;) 하는 감정도 들곤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노다메 칸타빌레 시리즈가 끊임없이 물고 늘어졌던 사랑과 꿈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정작 면밀하게 따지고보면 결국 꿈에 대한 이야기로 종결되곤 했던 이 이야기를, 피날레에서는 더욱 강화한다. 심하게 말해서 TV판의 엽기적이고 유쾌하기만 했던 단편적 기억만 갖고 극장판 피날레를 본 이들이라면, 이거 내 알고 있던 노다메 치고는 너무 심각한데 라고 느낄 정도로, 이번 극장판에서는 노다메의 웃는 얼굴만큼이나 무표정의 심각한 얼굴을 대면하게 된다. 그간 노다메의 고민은 계속 있어왔지만 이번 만큼 노다메의 고민이 깊어졌던 적은 아마 없었던 것 같다. 그런 노다메의 고민이 피날레에서 폭발한 것이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한데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더 좋았지만!), 어쨋든 이번 작품에서 노다메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그 특유의 장면 만큼, 무표정의 심각한 얼굴로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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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는 이번 피날레에서 웃는 얼굴 만큼이나 진지한 얼굴로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극장판 상편에 이어 이번 피날레를 통해 다시 한번 '꿈'에 대한 깊고 진지한 생각을 해볼 기회가 주어진다. 사실 노다메 칸타빌레 시리즈는 항상 웃고 떠드는 것만 같았지만, 그 안에는 지독하리만큼 치열한 꿈에 대한 도전 그리고 그 가운데 느끼는 자기 성찰과 고민들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 어찌보면 노다메처럼 자신만의 판타지에 빠져있지 않으면 견딜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의 고민이 항상 그림자처럼 곁에 있었다. 그런 존재를 극장판에서 드디어 직면하게 되었고, 노다메 그리고 치아키는 자신들의 꿈과 서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제대로 된 기회를 갖게 된다.

자신의 꿈 앞에 직면한 노다메 처럼 나 역시 이번 극장판을 보며 다시 한번 꿈과 도전 그리고 항상 핑계 거리가 되곤 하는 현실에 대한 고민에 다시금 서볼 수 있었다. 영화는 어쩌면 100% 깔끔한 결론을 주지는 않는다. 노다메는 처음부터 꿈꾸던 유치원 선생님이 되는 것 같았지만 꼭 그렇지도 않고, 반대로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었느냐 라고 묻는다면 꼭 그렇지도 않은, 모두가 가능한 결과를 내어 놓는다. 그런데 이 결말이 어정쩡하다거나 뭔가 미흡하다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노다메 칸타빌레의 또 다른 주제이기도 한 '서로'를 얻었기 때문이다. 노다메와 치아키의 관계 만큼 흥미 진진한 관계도 없을 텐데 (흥미진진하면서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려운 관계), 결국 이 관계가 '서로'라는 이름으로 마무리 되는 것만으로도 앞서 이야기했던 노다메가 어떻게 될까에 대한 궁금증은, 더 이상 크게 중요하지 않는 것이 되어버린다. 왜냐하면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어떤 선택을 해도 행복한 선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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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노다메와 치아키의 이야기는 끝이 아닌 끝으로 피날레를 맞이했다. 그래서 인지 한동안 이 커플의 이야기가 더 그리워만 질 것 같다.


1. 노다메 극장판을 극장에서 보며 가장 즐거운 일 중 하나는, 극 중 등장하는 클래식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에요. 클래식에 대한 근본적인 호기심과 듣는 즐거움을 전하는 동시에, 어렵다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버린채 감정으로 듣게 되죠. 실제로 클래식은 많이 감정적인 음악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많으니까요. 그 부분에서 작곡가가 이런 감정을 담아냈다는 것을 노다메 시리즈는 비교적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편이죠.

2. 사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바로 아래 장면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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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키가 노다메와 몹시 다정하게 있어서가 아니라, 치아키의 세팅안된 자연스럽게 풀어진 머리라니!! 거의 시리즈를 통틀어 처음 보는 것 같은 이 어색한 자연스러움에, 놀라움이 절로 들더라구요 ㅎ 키스씬 보다 이 장면이 더 달달했던 것 같네요;

3. 노다메의 극중 연주를 실제 연주한 '랑랑'의 공연 포스터가 극중 등장하더군요.
4. 예전 TV시리즈의 장면들이 플래시백으로 등장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짠해지더군요 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미로비젼 에 있습니다.







노다메의 피아노 데뷔 앨범 (nodame DEBUT)
NODAME, piano

비록 그 엽기적인 표정과 행동, 그리고 클래식과는 얼핏 어울리지 않는 취미와 성향 덕에 가려져 있기는 했지만, 치아키 센빠이 보다(어쩌면 그 보다 더!) 더 천재 뮤지션인 노다 메구미(노다메)의 피아노 데뷔 앨범이 정식 발매되었다. 이번 노다메의 데뷔 앨범은 극장판 유럽편 Vol.2를 통해 (일본 개봉) 노다메 칸타빌레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을 기념하여 Epic 레이블을 통해 전격 발매가 이루어졌으며, 그 동안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와는 달리 웃음끼를 싹 제거한 노다메의 깊은 피아노 연주를 만나볼 수 있다...(중략)

이렇게 속지와 함께 출시되었더라도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넘어갈 법도 한 컨셉 앨범이 발매되었다. 마치 노다메가 실제로 피아노 데뷔 앨범을 발매한 듯한 것을 가장하여, 자켓 이미지와 앨범 구성을 가져간 앨범인데, 아마도 평소에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거나 음반을 종종 구매하는 이들이라면 이들의 재치에 미소지을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클래식 수입반(특히 일본반)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는 겉종이가 추가되었으며, 여기에 설명이 기입된 방식 역시 클래식 음반을 그대로 모사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우에노 주리, 아니 노다메가 열심히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 앨범 커버이미지는 완전한 컨셉 이미지라고 볼 수 있을텐데, 실제로 내 주위에서도 몇몇이 '엇, 우에노 주리가 피아노도 잘 쳤었어?'라고 물어보았을 정도니 이 페이크 앨범은 일단 성공적이다.




뒷면 역시 컨셉에 충실하고 있는데, 3곡의 수록곡을 클래식 앨범의 기입 방식과 동일하게 적어내려간 부분이나, 마치 실제로 노다메가 연주회를 가졌던 것처럼, 신문에 기사가 난 방식을 차용한 이미지는 '역시 노다메!'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한다.





속지 내에서 역시 끝까지 진지함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 진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이 앨범에 수록된 피아노 곡들은 모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Lang Lang)이 연주한 것이다. 극장에서 극장판 Vol.1을 볼 때도 엔딩 크래딧에서 랑랑의 이름을 발견하고서는, '와! 노다메 이 정도면 장난이 아니구나!' 싶었었는데, 아예 이런 랑랑의 연주를 따로 만나볼 수 있는 컨셉 앨범이 발매된 셈이다. 물론 역시 우에노 주리가 출연했던 '스윙 걸즈' 처럼 그녀가 직접 연습하고 연주한 곡이 수록되거나 라이브된 앨범도 의미가 있지만, 이렇듯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노다메라는 컨셉을 통해 만나게 되는 앨범도 색다른 의미가 있는 듯 하다.






노다메의 데뷔 앨범과 함께 구매한 앨범은 그간 노다메 칸타빌레에 등장했던 클래식 곡들을 모두 집대성한 '노다메 칸타빌레 : 최종악장 (Nodame Cantabile: Final Movement)' 이다. 이 앨범은 최종악장 이라는 부제답게 총 3장의 CD에 '치아키 편 오케스트라'와 '노다메 편 피아노' 그리고 극장판에 등장하는 '마루레 오케와 동료들 편 실내악, 오케스트라 BGM곡'이 각각 수록되었다.






특히 이번 앨범에는 영화 '노다메 칸타빌레'를 위해 새롭게 녹음 된 버전이 수록되었으며, 노다메의 데뷔 앨범과 마찬가지로 랑랑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즐길 수 있다. 각 CD마다 70분 이상의 클래식 곡이 꽉꽉 채워져 있는터라, 노다메 시리즈의 팬은 물론이고, 클래식이라는 장르를 어려워하는 일반적인 리스너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음반이 아닐까 싶다.






원작의 다양한 스틸컷들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 국내에도 어서 노다메 칸타빌레 Vol.2가 개봉하길 기다리며, 그 때까지는 영화 속 풍성한 클래식 음악들로 귀를 달래주어야 겠다~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노다메 칸타빌레 Vol.1 (のだめカンタ-ビレ, 2009)
피날레를 향해가는 노다메 월드


니노미야 토모코의 원작 만화를 TV시리즈로 옮긴 '노다메 칸타빌레'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스타일의 작품이었다. 노다메 TV시리즈의 특징이라면 원작인 만화보다도 더 만화적인 표현들이 난무하는 것을 들 수 있을텐데, 사실 애초에 화제가 된 것은 이런 엽기적이고 일본 만화스러운 과장된 표현들이었지만 이 이야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클래식이라는 장르의 맛을 일반 대중들에게도 널리 인식시키는데에 큰 공헌을 하였으며, 더 나아가 단순한 연인 관계가 아닌 노다 메구미와 (아, 어색한 이 풀네임;;) 치아키의 관계를 통해 꿈에 대한 깊은 이야기마저 들려주게 되었다. 그래서 TV시리즈의 팬들은 말그대로 노다메 때문에 '울고 웃을 수' 있었다. TV시리즈가 종료되고 유럽편을 통해 그 다음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노다메 칸타빌레는 두 편의 극장판을 통해 드디어 이 대단원의 피날레를 준비하고 있다. 그 피날레를 만나기 전 중요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극장판 Vol.1을 국내 극장가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은 일단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특히나 이 극장판은) 노다메 TV시리즈를 즐기지 않았던 이들이라면 별로 재미도 감동도 없을 만한, 즉 TV시리즈와 유럽편의 연장선 상에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노다메의 팬들이라면 이 극장판을 절대 놓쳐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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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극장판의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는 워낙에 늦은 개봉이라 반가운 마음이 우선이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극장판들이 그렇듯이 그저 TV시리즈의 캐릭터와 설정을 가져온 외전격 (에피소드 형식)의 작품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나니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노다메 칸타빌레 Vol.1'은 완전히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많은 극장판들이 TV시리즈를 기존 팬들에 대한 팬서비스 창구인 동시에 새로운 관객들을 향한 구애로 사용하는 것에 비해, 이 작품은 거의 기존 팬들만을 위한 작품이라고 봐도 좋을 만한 수준이라 오히려 더 마음에 든 경우다. TV시리즈를 연출했던 타케우치 히데키가 극장판의 연출을 맡은 것도 그렇고,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기 보다는 기존 캐릭터들이 그대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방식이라, 부담스러운 부분이 없고 매우 자연스럽게 TV시리즈와 유럽편의 기억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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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노다메 칸타빌레 Vol.1'은 기존 팬들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엽기적인 부분이 그리 과하지 않게 느껴지는 편이다. 만약 새로운 관객을 더 의식했다면 한번에 관객들의 시선과 재미를 불러모을 수 있는 이 엽기와 만화적인 코드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을 테지만, 아직 못다한 이야기를 이어가야만 하는 숙명의 성격이 더욱 강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과하지 않게 사용되었고 오히려 전개와 피날레를 암시하는 설정들에 더욱 치중하고 있다. 물론 그대신 이 만화적인 부분을 극장판에 걸맞는 스케일로 보여주는 정성도 잊지 않는다. 기존 TV시리즈가 주로 노다메의 엽기적인 표정과 액션(?)연기에 치중했었다면, 극장판은 노다메의 환상 부분을 스케일있게 표현하고 있는데 특히 그 가운데 '변태의 숲' 시퀀스는 극장판의 가장 명장면 중 하나이자 노다메 월드를 아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시퀀스이기도 하다. 즉 처음 이 시퀀스를 접하는 이들은 '뭐야 이거, 너무 유치하잖아'라고 생각하는데에 그칠 수 있지만, 이미 이 유치함에 익숙(?)해진 팬들이라면, 이 시퀀스에서 그 유치함을 넘어선 노다메 월드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노다메 월드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단지 표현방법이 만화적이고 유치하고 유아적일 뿐이지, 가끔씩 보여지는 진지함처럼 그 안에 하고자하는 메시지는, 그 어느 작품보다 진지하고 심각하며 깊은 고민을 함축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른 영화의 주인공들이 몹시도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무아지경에 빠진 순간에 멋진 음악과 배경으로 표현되는 것과 달리, 단지 노다메의 무아지경에는 이런 멋진 배경대신 망구스와 고로타, 가즈오 군이 등장하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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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Vol.1'은 클래식이 주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부분도 빼놓지 않고 있다. 처음 등장한 '볼레로 (Bolero)'의 그 유명한 메인 테마를 비롯해 (이 테마는 예전 바리시니코프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백야'의 삽입곡으로 더 익숙하다), 치아키가 말레 오케스트라와 공연을 하게 되는 장면은 극장판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일 정도로 거의 한 곡이 풀로 수록되기도 하였는데, 마치 잠시나마 클래식 공연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며 공연이 끝남과 동시에 극장에서 나도 모르게 'Bravo'를 외치며 기립박수를 치고 싶도록 (진짜 이럴 뻔했다) 만드는 힘도 갖고 있다. 또한 단순히 음악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클래식이라는 장르의 음악의 진정한 면, 즉 음악이 담고 있는 '이야기'에 대한 부분을 설명하는데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이 곡은 베토벤이 무슨 일이 있어서 만들었으며, 극 중 이야기는 이런 이야기인데 이 부분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다는 식의 설명은, 듣는 이로 하여금 '아, 클래식이라는 장르가 단순히 어렵기만한 것이 아니라 참 재미있는 음악이구나!'라고 절로 느끼도록 만든다. 

마치 요근래 유행하는 모 항공사의 광고 컨셉처럼 음악과 동시에 음악이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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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Vol.1'이 노다메 시리즈의 정수를 담고 있다고 이야기한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노다메와 치아키 간의 특별한 관계, 즉 꿈과 사랑을 공유하는 이 둘의 관계에 대한 묘사가 여전히 비중있게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잘 아다시피 노다메는 치아키를 좋아하는 동시에 치아키가 꿈을 향해 먼저 앞서가면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자신을 보며 그리고 점점 치아키 센빠이와 격차가 나는 듯한 불안감에 초초해 하고 슬퍼하곤 하는데, 이 극장판에서 역시 이런 갈등이 직접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이 노다메 시리즈에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서로를 위해 하향 평준화 하는 것이 아니라 상향 평준화를 노력하는 이 커플의 모습은, '꿈'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것과 동시에 과연 이들의 결말이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특히나 그 엔딩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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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Vol.1'이라는 제목처럼 이 작품은 이번 가을에 개봉할 Vol.2의 앞선 이야기의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영화는 이런 전초전 적인 성격을 서서히 풀어가는가 싶더니 마지막에 가서는 Vol.2, 그러니까 피날레에 대한 떡밥을 마구 뿌려댄다. 과연 노다메와 치아키는 어떻게 될까. S오케는 다시 치아키와 노다메와 함께 할 수 있을까? 슈트레제만은 베토벤과 같은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일까? 

이미 애니메이션과 만화책은 종결이 난지 오래지만 (그리고 일본에서는 이미 올해 4월 개봉했었지만), 올 가을 극장에서 직접 피날레를 함께 하고 싶다.


1. 극중 노다메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의 실제 연주는, 무려 '랑랑 (Lang Lang)'이 연주했더군요. 다..다시 들어봐야 겠어요

2. 엔딩 크래딧이 모두 끝나고 Vol.2 예고편이 나옵니다.

3. 극중 서양사람들은 모두 일본어를 하는데, 노다메는 친절하게도 특별 자막을 통해 '편의를 위해 모든 외국인들이 일본어로 이야기하는 점 양해바랍니다'라고 재치있게 넘어가고 있어요. 노다메 월드니까 가능한 이야기죠 ㅎ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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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주리 (上野樹里)

1986년 5월 25일 생인 우에노 쥬리가 올해로 스물 다섯 번째 생일을 맞았다. 오늘 오전에야 그녀의 생일 소식을 챙겨 듣고는 급작스럽게 그동안 그녀가 출연했던 작품들 가운데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보았던 작품들을 중심으로, 간단하게나마 그녀의 짧은 연대기를 정리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거슨 팬으로서의 도리!). 한 때 아오이 유우와 미야자키 아오이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일본 여배우 3인방이었던 (이 가운데 개인의 취향대로라면 배우로서는 주리 짱을 팬으로서는 아오이 짱이랄까 -_-;;) 그녀의 짧은 연대기를 주요 출연작들 소개로 살펴보자.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ジョゼと虎と魚たち, 2003)


그녀의 데뷔작은 이누도 잇신 월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2003년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었다. 사실 이 작품을 본 이들 가운데서도 '엇, 조제에 쥬리 짱이 나왔어?'라고 할 정도로 지금의 '노다메'이미지 우에노 주리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인데, 우에노 쥬리는 '카나에' 역할로 출연하며 데뷔작 다운 풋풋함을 물씬 풍긴다. 사실 이 작품은 워낙에 두 주연인 츠마부키 사토시와 이케와키 치즈루가 깊은 인상을 주는 작품이긴 한데, 어쨋든 이누도 잇신의 대표작인 '조제, 호랑이....'를 통해 데뷔한 그녀의 필모그래피는 나쁘지 않았다. 아니 좋았다.





우에노 쥬리의 2003년 풋풋한 모습. 이 때만해도 이 어린 여배우가 앞으로 어떤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사실 미지수였다. '조제, 호랑이....'에서 그녀가 보였다면 그건 솔직히 거짓말일듯. 하지만 그 다음 작품 부터는 우리가 아는 우에노 쥬리를 가득 만나볼 수 있는 작품들이 서서히 시작된다.




스윙걸즈
(Swing Girls, 2004)

 

야구치 시노부의 2004년작 '스윙걸즈'는 분명 '소녀들'이 단체로 등장하는 작품이었지만 그 중에서 유독 빛나는 주인공은 우에노 쥬리였다. 이 작품부터 우에노 쥬리는 코믹함과 드라마를 두루 갖춘 연기를 서서히 보여주기 시작하는데, 따지고보니 데뷔작은 이누도 잇신, 그리고 다음 작품 (물론 그 사이 두 작품이 있긴 하다)에서는 야구치 시노부라니. 축복받은 여배우로세. 어쨋든 '스윙걸즈'부터 우에노 쥬리는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장기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사실 최근 팬들에게 익숙한 '노다 메구미' 캐릭터는 이 작품 속 그녀가 연기한 '토모코'에서 이미 엿볼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녀의 연기만을 두고 본다면;;).  '스윙걸즈'는 우에노 쥬리에게나 영화적으로는 여러모로 바람직한 영화였다.




'스윙 걸즈'의 많은 명장면 가운데 역시 최고 하이라이트는 '맷돼지와 함께 하는 시츄에이션' ㅋ

 

스윙걸즈 SE - DVD 리뷰
http://www.realfolkblues.co.kr/326

 



무지개 여신
(Rainbow Song, 2006)


쿠마자와 나오토의 2006년작 '무지개 여신'은 참 풋풋하고 아련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수 많은 엽기 캐릭터들 가득한 그녀의 필모그래피 가운데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바로 이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치하라 하야토와 함께 출연하며 딱 그 나이 또래 친구들의 고민과 우정과 사랑을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그려낸 이 작품에서 우에노 쥬리는, 그녀가 다른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캐릭터들과는 다르게 상당히 평범하면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는데, 이런 정극 드라마에서도 매력을 충분히 (아니 오히려 더!) 엿볼수 있다.  




극중 우에노 주리는 영화 촬영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으로 출연하는데, 뭐랄까 제일 진짜 우에노 주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청춘 (靑春)'을 떠올린다면 반드시 봐야 할 그녀의 작품 중 하나!

 



그리고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영화 속 영화 '지구 최후의 날 (The End of the World)'. 이 괴작(?)은 너무 좋아해서 가끔씩 이것만 꺼내보기도 ㅎㅎ


 

무지개여신 _ 아련한 청춘 (靑春)
http://www.realfolkblues.co.kr/354


 



노다메 칸타빌레 
(のだめカンタ?ビレ, 2006)


그리고 이런 우에노 쥬리를 더 커다란 스타덤에 오르도록 만들어준 TV시리즈 '노다메 칸타빌레'. 만화가 낫다, 애니메이션이 낫다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어쨋든 노다 메구미와 우에노 쥬리는 정말 잘어울리는 배우와 캐릭터의 조합이었다. 진짜 보는 사람이 절로 따라하고 싶게 만드는 그 특유의 '의성어'들과 혼자 있을 때 몰래 따라해보게 되는 요상한 몸짓들 (ㅋ). 이것이 과연 우에노 쥬리가 아니면 누가 가능토록 했을 것인가!




자, 이런 표정! 우에노 쥬리이기에 가능한 부분임이 틀림없다. 이런 표정이 더 효과적인 것은 멀쩡할 때(?)의 연기가 그리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구구는 고양이다
(グ-グ-だって猫である, 2008)


사실 이 작품은 우에노 쥬리 때문이라기보다는 '고양이' 때문에 본 작품이기도 했는데, 이 작품에서 우에노 쥬리는 크게 인상을 남기기 보다는 작품에 은은히 묻어난 느낌이다(하긴 이 작품은 그녀보다는 코이즈미 쿄코와 카세 료가, 그리고 그 보다는 고양이가 빛나긴 한다 ㅎ). '무지개 여신'에 이어서 정극에 가까운 평범한 연기에도 큰 무리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에노 쥬리 때문에 '구구는 고양이다'를 보라고 하기는 좀 부족하지만, 그래도 팬이라면 꼭 봐야할 작품!




구구는 고양이다 _ 고양이의 눈으로 인간의 삶을 보다




어쨋든 우에노 쥬리짱,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요!
앞으로도 오랫동안 쫄깃한 연기 보여주시길!!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구구는 고양이다 (グ-グ-だって猫である, 2008)
고양이의 눈으로 인간의 삶을 보다


이번 부산영화제에서 감독인 이누도 잇신과 주연을 맡은 우에노 주리의 GV가 있던 바람에 엄청난 관심을 모으기도 했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신작 <구구는 고양이다>. 재미있는건 우에노 주리야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스윙걸즈> <무지개 여신>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통해 이미 너무도 익숙했던 배우였지만, 국내팬들에게 이토록 큰 인기를 끌게 된 것은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였다는것. 여튼 개인적으로는 또래의 일본 배우들 가운데 연기력 면에서는 가장 선호하는 배우이기도
하고 (미야자키 아오이에겐 조금 미안한 마음이 ;;;), 이누도 잇신 감독이라고 하면 한 때 쌍수를 들고 찬양의 글을 주절주절
많이도 썼을 만큼 너무도 좋아하는 감독이기 때문에, 이 작품 <구구는 고양이다>가 저에게는 관심을 갖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초 기대작이었죠. 가장 좋아하는 일본 감독과 가장 좋아하는 일본 여배우의 조합이니 뭐 말 다 했죠(만약 미야자키 하야오가
실사 영화를 만드는데 주인공이 미아쟈키 아오이다 라고 한다면, <구구는 고양이다>의 조합이 최고라는데 한 번 더 생각해
보긴 해야겠네요 ^^;).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제목에서 부터 알 수 있듯이 고양이가 등장하고 이에 관한 영화이기도
한다는 소식은 저를 엄청난 기대의 바다에 빠지도록 만들어 버렸습니다. 부산영화제때 부산에 있었음에도 그저 인터넷 뉴스를
통해 주리짱의 샤방샤방한 사진만으로 아쉬움을 달래던 시간을 견디고 나니, 바로 얼마지나지 않아 정식 개봉이 되어
드디어 이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단 처음에 포스터나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었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전작인 <우리 개 이야기>속 '포치 이야기'처럼 반려 동물과 인간 과의 관계 자체에 대한 슬픈 이야기, 그것 뿐인줄 알았는데
영화는 생각보다 복잡한 삶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다음 이미지가 나오기까지의 글에 내용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는, 처음에는 반려동물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인간이 겪는 슬픔과 공허함을 보여주면서, 애완동물이 단순히 인간이
주인으로서 자신 만을 위해 갖게 되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반려동물'이라는 말처럼 하나의 가족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을 다시 한번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후부터 주인공 '아사코'가 '구구'를 새로운 식구로 맞이 하면서 부터는
이야기가 조금씩 복잡해 집니다. 일단은 아주 당연한 것이겠지만 '사바'를 떠나보내고 '구구'를 맞이했지만, '사바'의 빈자리를
'구구'가 완벽하게 채워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사코는 자신도 모르게 구구를 사바로 부르기도 하고,
표현은 하지 않지만 내내 사바에 대한 그리움을 버리지 못합니다. 사바를 떠나보내고 구구가 등장하는 영화의 시점을 봤을때
보통 같으면 구구가 중심이 되어 다시금 완벽한 새출발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려나갔겠지만, 이누도 잇신 감독은
새로운 반려동물을 만난 뒤에도 끝내 처음 떠나보낸 '사바'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아사코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워보았거나 또는 먼저 보낸 분들이라면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네요.

개인적으로 <구구는 고양이다>가 이누도 잇신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조금 아쉬웠던 것은 영화의 이야기가 아사코와
사바 혹은 구구의 이야기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우에노 주리가 맡은 나오미와 그 주변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약간은
지나치게 개입되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는데, 아사코와 사바, 구구의 이야기로만 끌어갔다면 더 호소력 짙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나오미의 미래와 남자친구와의 에피소드, 성장 이야기까지 개입이 되면서 영화가 약간은
필요 이상으로 복잡해지고 중심을 잃은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과감하게 얘기해서 나오미 캐릭터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영화가 크게 나빠지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되기도 하더라구요. 물론 입원한 아사코에게 나오미가 남자친구와
그의 새로운 여자친구들 등(공원에 있던 아저씨까지!!)을 동원하여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은 충분히 감동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 장면은 완전히 판타지적이기도 한 것 같아요. 영화의 원작이 순정만화인것 처럼 너무 만화적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인지 영화의 후반부에 사바와 아사코가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너무나도 감동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길이길이 남을 만한 대화와 감정이 살아있는 명장면으로 손꼽게 될 만큼, 이누도 잇신 만의 따듯한 감성이 잔뜩
묻어나 있는 아름다운 장면이었습니다. 몇년 전까지 고양이를 키웠던 저로서는 이 장면에서 아니 눈물을 흘릴 수가 없었습니다 ㅠ



(우에노 주리외의 3명의 여자 캐릭터는 영화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이들은 실제 개그 소속사에 소속된
개그 트리오로서 일본 내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들이라고 합니다)


이 영화가 개인적으로 감명깊게 느껴졌던 것은 다름이 아니라 저 역시 아직까지도 사진첩에 예전에 키우던 고양이 사진을
끼우고 다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워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그저 그런 드라마였던 <우리 개 이야기>
가 그랬던 것처럼 <구구는 고양이다>역시 이런 저로서는 남다르게 느껴질 수 밖에는 없었던 영화였습니다.
특히 제가 키우던 고양이인 '일루'는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사바'와 너무 비슷하게 생겨서 더더욱 감정이입이 될 수 밖에는
없었는데, 비슷하게 어렸던 시기에 일루를 만나게 되었고, 죽음으로 떠나보내게 되었던 것은 아니지만 먼저 보낼 수 밖에는
없었던 경험이 있던 저로서는, 아사코가 사바를 그리워 하는 이야기가 한 장면 한 장면 의미있게 느껴지더라구요.


(우리 일루(ILLU)사진 ㅠㅠ . 분명히 블로그 옮기면서 일루 사진을 다 옮겨왔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네요. 하드에도 없고 ;;
 아.....갑자기 슬픔이 와락 밀려옵니다 ㅠㅠ)


저와 일루는 참으로 사연이 많았었기 때문에 아마도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옥탑방에 살 때 저랑 둘이서
티격태격하면서 지냈었는데 정말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둘이서 놀기도 많이 놀았었거든요. <우리 개 이야기>를 볼 때도
그랬었지만 <구구는 고양이다>를 보고 있노라니, 하나 하나 어찌나 저와 일루의 이야기 같은지 중간 중간 울컥하는 걸
겨우겨우 참으며 봐야 했습니다. 이사를 가게 되고 다시금 상황이 좋아지면 저도 다시 고양이를 키워보고 싶지만,
아마도 평생 일루를 잊지는 못할 것 같아요. 영화 속 아사코가 그랬던 것 처럼 말이죠...



국내에는 우에노 주리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노다메 칸타빌레>를 통해 큰 인기를 끌다보니 우에노 주리가 마치 단독 주연인
것처럼 홍보가 되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에노 주리는 주조연에 가까웠고 실제적인 주인공은 아사코 역할을 맡은
고이즈미 쿄코였습니다. 너무나도 일본스럽고 여성스러운 목소리도 인상적이었고, 그녀의 깊은 내면연기 덕에 극에 깊게
몰입될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녀는 80년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아이돌
가수 출신이더군요. <춤추는 대수사선>에도 출연했었다는데 잘 기억이 나질 않네요 ^^;

우에노 주리는 밝고 명랑한 모습과 진지한 청춘의 모습을 모두 잘 연기해 냅니다. 노다메처럼 아주 왈가닥은 아니지만 절로
웃음지게 될 만큼 발랄한 모습도 선보이는 동시에, 마치 <무지개 여신>에서 처럼 자신의 미래와 남자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우에노 주리만의 장점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누도 잇신 감독의 따뜻한 감성 세계는 이번에도 저를 감동시켜 버린 것 같습니다. 이누도 잇신은 확실히 소소하고 보편적인
생활 속에서 깊은 감동을 이끌어내는 재주가 탁월한 감독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었습니다.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만큼
순정만화스러운 감성과 직접적인 장면들도 등장하지만, 판타지와 생활의 접점을 잘 알고 있는 이누도 잇신은 이번 영화 역시
너무도 이누도 잇신 스러운 영화 한편은 또 내놓은 듯 합니다.
우에노 주리의 단독 주연을 예상하셨던 분들은 좀 더 생각해 보셔야 될지 모르겠지만, 이누도 잇신 감독의 전작들을 사랑하시는
분들이나 일본 영화의 소소한 감성들, 그리고 무엇보다 고양이나 반려동물에 대한 추억이 있으신 분들께는 강추 할만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1. 영화 음악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영화 속 포크 밴드의 곡들도 상당히 좋더군요. OST를 찾아봐야 할 것 같네요~
2. 영화 속 배경이 된 장소인 '기치조지'는 얼마전 친구가 신혼여행을 다녀왔던 곳으로 여행 사진들을 주의 깊게 보았던터라
    조금은 익숙한 곳이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꼭 한번 가야할 곳으로 제 뇌리에 등록완료 되었습니다 ^^
3. 영화 속엔 조금은 쌩뚱맞게 느껴지는 외국인이 등장하는데, 그는 다름아닌 메탈밴드 '메가데스'의 전 기타리스트인
   마티 프리드먼입니다. 그는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데 록 팬들에게는 그의 출연이 색다른 재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4. CJ가 단순히 배급/수입만 한줄 알았는데 제작에도 직접 참여를 했더군요.
5. 고양이 키우시는 분들은 무조건 봐야 해요.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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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뭐 다른 나라의 영화들도 그러하지만, 특히 일본영화의 경우) 흔히 좋아하는 배우에 따라 영화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 동안 나름의 선별 과정을 거쳐 좋아하는 여배우를 몇 명 꼽게 되었는데, 간략하게 3명으로 압축하자면 우에노 주리와 미야자키 아오이, 아오이 유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들 중에서도 개인적으로는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스윙걸즈>, 그리고 TV시리즈 <노다메 칸타빌레>에 출연했던 우에노 주리를 가장 좋아하는데(우에노 주리가 1위 자리를 선점하게 된 데에는 아무래도 미야자키 아오이의 결혼설의 충격이 가장 큰 이유일터), 우에노 주리는 물론, 3인방에 다른 인물인 아오이 유우가 함께 출연하는 영화라고 하니 이 작품 <무지개여신>에 대해 결코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던 것이 사실이었다. 여기에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서 역시 아오이 유우와 함께 출연했던 이치하라 하야토의 이름도 영화를 보기 전 선택에 있어 큰 역할을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와이 슈운지가 감독한 것으로 잘못알고 있는데, 영화사에서 개봉 시에 이와이 슈운지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한 탓이 컸던 것 같다. 이 영화의 감독은 엄연히 쿠마자와 나오토이며, 이와이 슈운지는 제작만을 맡고 있다.어찌어찌 위와 같은 이유들로 보게 된 <무지개여신>. 사실 배우가 좋아서 보러 간 것이었기 때문에 영화는 그저 그런 청춘 물 정도로 업신여기고 별 기대를 안해서인지, 극장을 나올 땐 어느 덧 눈가가 촉촉이 젖어있기도 했다.



영화의 대강의 줄거리는 이렇다. 아주 간단하게 말하자면 친구처럼 허물없이 지내던 남녀 두 주인공이 곁에 있을 때는 서로에게 마음을 전하지 못하다가, 결국 함께 할 수 없게 된 나중에 와서야 서로가 서로를 좋아했었다는 것을 알고 뒤늦게 슬퍼하게 된다는 것. 단순한 구성을 매끄럽게 이어가고 있는 것은 역시나 풋풋한 배우들의 연기와 감성적인 영상을 제일 먼저 들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우에노 주리. 우에노 주리가 맡은 아오이 역할은 겉보기엔 굉장히 털털하고 남성적이기까지 한 캐릭터인데, 본인이 스스로 일부러 예쁘게 보이지 않기 위해 등도 구부정하게 걷는 등 노력이 필요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영화 속의 아오이의 모습은 기존에 우에노 주리가 연기했던 그 어떤 캐릭터보다도 매우 자연스럽고 아오이=우에노 주리로 느낄 만큼 친숙한 느낌이었다. 사실상 그 동안 내가 보아왔던 우에노 주리의 영화 속 캐릭터들은 결코 평범한 것들은 아니었는데, <노다메 칸타빌레>의 노다 메구미 캐릭터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스윙걸즈>의 토모코 캐릭터도 매우 장난스러운 캐릭터여서 그랬는지, <무지개여신>의 아오이는 거의 제대로는 처음 보는 진지한 캐릭터였음에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싱크로율을 보여주었다(물론 <조제, 호랑이..>에서도 더할 나위없이 진지한 역할이었지만, 아무래도 비중이 조금 적었음으로..)

(감독은 두 캐릭터 간의 거리 조절에 대해 상당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우에노 주리, 우에노 주리 노래를 하긴 했지만, 이 영화에서 더욱 자연스러웠던 캐릭터는 이치하라 하야토가 맡은토모야 역할이었다. 감독과 다른 배우들은 물론, 이치하라 본인 스스로도 너무 자신과 비슷해 연기하기에 특별히 어렵지 않았다고 얘기했을 만큼(그래서 극중 토모야 처럼 실제로 영화 속 영화인 ‘지구 최후의 날’을 연기할 때는 본인도 어색함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연기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서플먼트에 수록된 실제 이치하라의 모습을 보면 더욱 더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아오이 유우는 이 두 배우의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기는 하지만, <훌라걸즈>가 좀 더 적극적으로 영화에 개입해 기존처럼 이미지가 아닌 연기력으로 승부하려고 했던 경우라면, <무지개여신>의 아오이의 동생 역인 카나 캐릭터는(실제로는 우에노 주리가 아오이 유우보다 한 살이 많다. 이것도 예전에 알게 되었을 때 매우 놀랐던 사실), 아오이 유우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십분 발휘한 캐릭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눈이 보이지 않고 말 수도 적어 왠지 모를 신비스런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고, 역시나 그 특유의 미소만으로도 몇 마디의 대사를 방불케하는 포스는 여전하다. 청춘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영화에서, 배우로서 가장 아름다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이 세 명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영화였다.



영화는 엄연히 이야기하면 토모야가 주인공이다. 모든 일에 우유부단하고 특별한 꿈도 없고, 끈기도 부족한 토모야를 중심으로 청춘만의 사랑과 애틋함, 그리고 그 시기라면 누구라도 고민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을 풀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서 가장 와 닿았던 대사는 ‘좋아해’하는 이런 식의 대사가 아니고, 극 중 토모야와 아오이가 각자 학교를 졸업하고 오랜만에 만나 술집에서 했던 말들 가운데, 토모야의 바로 이 대사였다.

‘왜 인간은 취직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지?’

너무나도 바보 같은 이 질문에 사실은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이 되었다. 특별한 꿈도 없는 토모야와 자신의 꿈을 위해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도전을 택한 아오이는 이런 면에서 너무나도 상반적인 길을 가게 되는데, 토모야가 아무렇지도 않게 뱉은 ‘왜 인간은 취직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지?’라는 저 대사는, 단순히 청춘 드라마나 기대하고 갔던 나에게, ‘왜 꿈꾸지 못하지’, ‘왜 현실에 안주해서 하루하루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 깊은 인상을 아니 받을 수가 없었다.



(존재만으로도 포스를 뿜어내는 아오이 유우)

극 중 아오이가 영화감독을 꿈꾸는 학생인 만큼, 영화 속에는 제법 진지하고 구체적인 영화이야기가 등장한다. 특히나 영화 학도들이 본 다면 더 알아채는 장면이 많을 정도로, 감독인 쿠마자와 나오토는 이 부분에 있어서 자신의 실제 경험을 많은 부분 투영하고 있다. 자신의 예전 독립 영화제작에 집중하며 보냈던 대학 시절을 떠올리며, 8mm 카메라 등 아날로그 촬영 기자재들과, ‘ZC1000’같은 장비들은 실재로 감독의 개인 소장 물건이 사용되었을 만큼 이 부분에 있어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작업한 흔적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영화 속 영화인 ‘지구 최후의 날’은 마지막에 설명되듯이, 원래대로라면 8mm 카메라 ZC 1000에는 코다크롬 40의 커트리지는 장착할 수 없지만, 별도의 커트리지를 끼워 넣어 장착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고 나오는데, 실제로 이 같은 방법을 써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하게 되면 영화 속에서 우리가 본 결과물처럼 아날로그 적인 색감과 느낌이 물씬 나는 영상을 볼 수 있게 되긴 하지만, 이렇게 완성 물을 만들어내는데 까지는 실제로 필름을 스위스와 미국으로 보내 현상을 하고 다시 재작업을 해야 됐을 만큼 복잡하고 섬세함을 요하는 일이었다. 이런 수고스러움을 굳이 감수해가면서까지 그렇게 하고 싶었던 것이야말로, 영화의 대한 깊은 애정이 아니었을까.



사실 영화를 보고 나서 그 주제가와(실제로 이 영화의 부제인 'Rainbow Song'은 타네 토모코가 90년에 발표한 곡 'The Rainbow Song'을 우연히 이와이 슈운지가 듣고, 영화의 분위기와 내용을 모두 함축하고 있는 곡이라 생각되어 주제가와 부제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미지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기도 했지만, 영화 속 영화인 ‘지구 최후의 날 (The End of the World)’의 여운도 만만치 않았다. 나름 충격적인 반전이 있는 이 작품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실제로 영화 속 설명과 같은 촬영 방식으로 촬영 된 터라 굉장히 아날로그 적인 색감과 분위기를 내고 있으며, 또한 저예산 독립영화(특히 학생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본적인 룰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영화라 더욱 더 흥미로운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똑같은 캐스팅으로 ‘지구 최후의 날’을 장편 영화로 기획해 영화화 하면 어떨까하는 기대도 갖게 할 정도로, 묘한 분위기와 감흥이 전달되는 작품이었다.



영화의 흥행성적이나 인지도에 비해 의외로 2장의 디스크로 출시된 DVD는 일단 만족스럽다 해야 할 것이다. 일단 1.85:1 와이드스크린의 화질의 경우, 최근 일본 영화 타이틀에서 보여주었던 걱정스런 수준의 화질이 아닌 점이 일단 다행스럽다. 최근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평균적인 수준의 화질이라고 볼 수 있다. 자연광의 조명이 강하게 표현된 장면이나, 거칠고 짙은 질감이 그대로 표현된 전체적인 화질의 톤은, 감독이 좀 더 샤방하고 아련한 장면들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연출한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돌비디지털 5.1채널의 사운드는 커다랗게 사운드의 활용도가 크지 않은 작품이라 별다른 단점이 없는 준수한 수준이라고 하면 되겠으나, 전체적으로 음량이 낮아 기존의 리시버나 스피커에 세팅되었던 볼륨을 좀 더 크게 조절해야 할 것 같다.



('지구 최후의 날 (The End of the World)')

첫 번째 디스크에는 기본적인 특전과 예고편 등이 수록되었고, 두 번째 디스크에는 본격적인 서플먼트가 수록되어 있다. 먼저 주연배우와 감독이 참여한 음성해설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아쉬움이 남는다. 서플먼트에서는 첫 번째로 영화 속 영화였던 'The End of the World'의 완전 판이 수록되어 있는데, 사실 완전 판이라고 해서 영화 속에 삽입되었던 부분과는 다른, 혹은 확장된 버전을 생각했었는데, 러닝 타임 상으로는 약 3분 가까이 늘어난 버전이 수록되었지만, 내용의 경우 일부러 틀린 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서는 거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만큼의 정도라, 생각보다는 큰 메리트가 없는 서플이 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지구 최후의 날’ 완전판 외에 쿠마자와 감독이 영화를 배우는 학생들과 독립영화에 대해 토론하는 영상이 수록되었는데, 자유로운 분위기에 강의실에서 독립영화(혹은 자주영화)에 대한 쿠마자와 감독의 솔직한 생각을 들을 수 있다. 이 밖에 감독과 주연배우 우에노 주리, 이치하라 하야토의 각각의 인터뷰가 수록되었고, ‘‘무지개여신’ 쫓아다녔던 일들 찾아다녔던 것들’에서는 감독과 두 주연배우가 영화의 로케이션 장소로 활용되었던 학교에 다시 들러, 촬영 중의 에피소드라던가 각 캐릭터, 그리고 영화의 내용에 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영상이 수록되었다. 마지막으로 ‘로케 촬영지 가이드’에서는 영화의 등장하는 장소들의 실제 위치와 관련 정보들을 담고 있다.



영화는 분명 사랑의 관한 이야기도 하고 있지만, 영화를 보기 전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단순한 사랑 뿐 아니라 좀 더 넓은 의미인 ‘청춘(靑春)’의 관해 아련함을 들려주고 있다. 지금 청춘을 치열하게 겪고 있는 ‘그들’에게도 흥미로운 영화이겠지만, 이미 청춘이 끝났다고 생각해버린 ‘그들’에게 더욱 와닿는 영화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글 / ashitaka



단순 엽기 발랄뿐이 아니다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전작 <워터보이즈>는, 겉보기에는 남자 고등학생들이 여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싱크로 나이즈를 한다는 사실 외에는 별다를 것이 없는 유쾌, 발랄, 엽기 코미디 정도로 생각하기 쉬우나,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단지 그것 뿐은 아닌 작품이었다. 그것은 현재는 국내에서도 큰 인기가 있는 츠마부키 사토시의 어린(?)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웃음에 포인트가 억지스럽지 않으며 왠지 모르게 인물들에 동요되게 만들고, 더 나아가 소소한 감동까지 전해주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워터보이즈>의 여학생 버전이라는 조금은 오버스런 홍보 문구와 함께 2006년 국내에 개봉했던 <스윙걸즈>(일본 개봉은 2004년)는, 오히려 <워터보이즈>보다 더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는 야구치 감독의 대표작이 되었다.



<스윙걸즈>는 조금만 보아도 금세 야구치 감독의 영화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워터보이즈>를 비롯 <비밀의 화원> <아드레날린 드라이브>등에서 보여주었던 야구치 특유의 만화적인 상상력이 동원된 장면들이나 인물들, 상황설정, 특히 다른 영화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캐릭터의 독특한 표정 하나 하나는 <스윙걸즈>에서 거의 경지에 오른 무르익은 연출력을 선사한다. 마치 만화책을 넘기는 듯한 느낌이라기보다는, 만화만이 갖는 장점을 영화라는 다른 장르에 자연스레 융화시킨듯하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이러한 요소가 대표적으로, 그리고 노골적으로 드러난 장면을 꼽으라면 바로 멧돼지 씬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비슷한 시퀀스가 등장하여 더욱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이 시퀀스는, 그야말로 작정하고 만든 장면이다. 처음 이 장면을 보게 되면 CG를 사용하여 작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이 장면은 감독의 아이디어만으로 만들어낸 멋진 장면이다. 장면 속 배우들은 별다른 기술에 도움을 받지 않고 그대로 멈춰있었을 뿐이며(잘 보면 조금씩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치 예전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코너 ‘추억은 방울방울’과도 같이, 움직이는 듯 한 멈춤 자세와 순간 포착에서만 느낄 수 있는 코믹한 표정들, 그리고 여기에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웃지 않고는 못 배길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이것이 바로 야구치 감독의 영화들에서 만나볼 수 있는 궁극의 표정들!

<스윙걸즈>가 야구치 감독의 전작들과 가장 크게 구분되는 점은, 이 영화가 다름 아닌 음악영화라는 것에 있다. 여기에 다른 음악영화들과 크게 구분되는 것이 있다면 영화 속 연주를 배우들이 직접 소화해냈다는 점이다(최근에는 'Walk the Line'의 호아퀸 피닉스의 경우도 그렇고 직접 소화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음악영화의 경우 영화 속 노래나 연주를 배우들이 실연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는, 사실 단순한 차이를 넘어서서 굉장한 차이를 갖게 하는 요소이다. 특히 이 영화처럼 배우들이 모두 어린 소년, 소녀들로 이루어진 경우에 이 차이는 더 크게 작용할 터. 영화 속 캐릭터처럼 실제로 연주를 하나하나 배워가며 겪는 어려움을 체험하고, 나중에 비로소 멋진 연주를 하게 되었을 때 느끼게 되는 희열은, 아무리 배우가 직업이라지만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플먼트를 보다보면 14명의 배우들의 대부분이 실제로 악기를 처음 연주하고(밴드의 일원들 가운데 주연 배우 5명은 악기를 잡아본 적도 없는 초보였으며, 나머지 멤버들 중 몇 명은 그래도 각자 연주 경험들이 있는 경우였다), 영화 속 캐릭터들보다도 더 많은 노력과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정된 시간 안에 악기를 다룰 수 있게끔 하려는 노력은,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것처럼 그리 유쾌하고 즐겁기 만한 시간들은 아니었다는 것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배우들이 연주할 때의 몸동작이나 표정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단순한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 연주를 하며 본인이 재미와 흥을 느끼는 것 또한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었다. 이렇듯 배우들이 실제로 연주한 장면들은 이 영화에 가장 큰 자랑거리인 동시에 영화를 한층 더 재미있고 멋지게 그려내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웰컴 투 동막골>에도 비슷한 시퀀스가 삽입되어 더욱 화제를 모았던 바로 그 '멧돼지씬'!'

우에노 주리를 비롯한 배우들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가 없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 알려진 우에노 주리는, 이 영화에서 단연 돋보이는 캐릭터이다. 감독과 제작자들이 오디션을 본 뒤 ‘바로 토모코다!’하고 다들 생각했을 정도로 엉뚱하고 게으르지만 사랑스러운 토모코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이 영화의 주연을 꼽으라면 우에노 주리를 비롯, 히라오카 유타, 칸이야 시호리, 다케나카 나오토, 모토카리야 유이카를 꼽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비중에 차이만 있었을 뿐 '걸즈 (and the boy)'라는 타이틀처럼 14명의 배우 모두를 소중하게 다뤄야 할 듯싶다. 특히나 DVD에 수록된 서플먼트를 본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이런 생각은 더할 듯싶다.



최근 출시된 DVD타이틀은 일본에서의 제작년도와 비교하자면 상당한 시간이 흘러 출시된 것이지만, 국내 개봉일과 따져보자면 제법 빠른 시간 내에 출시되었다고 하겠다. 총 2장에 디스크로 출시된 타이틀은, 영화의 재미만큼이나 재미있고 다양한 서플먼트들이 수록되었다. 재미있는 서플먼트를 살펴보기에 앞서 화질과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1.85: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의 화질은 최신작 치고는 조금 부족한 화질을 수록하였다. 감상에 불편이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최신작임을 감안한다면 일부 노이즈가 발생하는 등 최상에 퀄리티를 수록하였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극선명한 화질이 수록되지 않은 점은 영화의 분위기상 어울리는 부분도 있으니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닌 듯하다. DTS와 돌비디지털 5.1채널을 수록한 사운드는 매우 만족스럽다. 센터스피커를 통한 대사의 전달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연주 장면에서 웅장한 사운드를 전달한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공연 장면에서 'Mexican Flyer' 의 도입부분에서는 그 강력함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DVD타이틀이 만족스러운 것은 바로 서플먼트에 있다. 첫 번째 디스크에는 2가지 종류의 음성해설과 각종 예고편들이 실렸는데, 오랜만에 보는 2가지 이상에 음성해설이라 우선 반갑다. 첫 번째 트랙은 야구치 시노부 감독과 우에노 주리, 히라오카 유타, 그리고 타케다 유코 아나운서의 설명으로 진행되고, 두 번째 트랙은 감독과 나머지 걸즈의 멤버들, 타케다 유코 아나운서가 참여하였다. 비슷한 또래의 소녀들이 주축이 된 음성해설인 만큼 소소한 에피소드들과 더불어 색다른 재미를 맛 볼 수 있다. 두 번째 디스크에는 매우 짜임새 있는 영상들이 수록되었는데, 메이킹 필름은 30분 가량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분량이지만 하나 하나 모두 소중한 영상들을 담고 있다. 14명 배우들이 연습하는 과정은 영화 보다 더한 감동을 전해준다. 또한 메이킹 영상 시작부분에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을 엑스트라에 가까운 비중을 갖은 배우들까지 한 명 한 명 소개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메이킹 필름 자체가 하나의 작은 ‘스윙걸즈’라고 해도 좋을 만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영상이다.



‘스윙걸즈 만드는 법’에서는 감독과 제작자가 말하는 캐스팅에 관한 이야기와 우에노 주리를 비롯한 배우들의 오디션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처음에 어느 시골의 학교에서 여학생들이 재즈 밴드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감독의 말과 이후 캐스팅에서 연주와 연기가 함께 가능한 배우들을 찾지 못해 결국에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캐스팅 한 뒤, 연주실력이라고는 전무한 배우들을 데리고 막막한 상황에서 영화를 시작해야 했던 제작자의 고민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배우들이 직접 말하는 연습과정에서의 어려움과 캐릭터들의 헤어스타일과 의상, 조명, 세트 디자인에 관해 담당 스텝들이 전하는 에피소드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신호등에서 시작된 주인공 5명의 유쾌한 이동장면에서 아파트 앞을 지날 때에 베란다에 나와 있던 인물들이 다른 엑스트라들이 아닌 걸즈들이 아줌마 변장을 하고 등장했다는 사실과, 피트병을 무섭게 빨아드리는 장면과 엘피판이 굴러가는 장면, 공에 눈을 맞아 심하게 부은 장면 등 영화 속에서는 금방 스쳐 지나갔던 장면들이 의외로 많은 노력과 기술이 투자된 장면들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앞서 말했던 멧돼지 씬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도 수록되었다. ‘스윙걸즈 만드는 법’의 엔딩 크레딧이 흐를 때 본편처럼 넷 킹 콜에 LOVE에 맞춰 스텝들이 멋진 에필로그를 장식하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일 듯. 이밖에 ‘로케이션 촬영지 탐방’에서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지역과 장소의 헌팅 계기와 이유 등이 담겨있다.



'영화 속 연주 장면은 모두 배우들이 실제 연주한것이라는 사실!'

서플먼트 가운데 메이킹 필름이 흥미와 감동을 선사했다면, 'Side Stories'에 수록된 단편들은 마치 스윙걸즈 외전을 보는 듯한 색다른 재미를 전한다. 일반적으로 DVD에 수록되는 단편들이 감독의 전작들이나 관련된 단편들이 수록되는 것과는 달리, 본편에 출연했던 캐릭터들이 그대로 등장해 갖가지 다양한 다른 이야기를 그려낸다. 그 중에서도 드러머인 나오미 타나카의 눈물겨운 다이어트 의지를 엿 볼 수 있는 단편 ‘하루’와 조용조용한 캐릭터인 세키구치가 주연인 ‘플라잉’은 혼자 보는 가운데서도 웃음을 참기 어려울 정도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수록하였다. 그 밖에도 5개의 단편들은 모두 나름대로 본편에 버금가는 재미와 완성도를 지닌 작품들로 이번 DVD에 보석과도 같은 서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Secret Clips'에서는 엔딩 크레딧인 L-O-V-E에 풀 버전과 영화에는 수록되지 않은 다른 버전, 그리고 애니메이션 버전이 수록되어 골라보는 재미를 준다. 그리고 포크듀오로 재결성한 그들의 곡 ‘실연해도 러빙 유’의 풀 버전도 만나볼 수 있으며, 몇 가지 미 공개씬과 NG컷 등을 담은 Outtake 모음도 수록되었다.



이 밖에 'Music'에서는 각 악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걸즈 멤버들이 직접 소개하며, 마지막으로 'Cast'에서는 한 명 한 명 짧지 않은 분량의 자기소개와 인터뷰를 만나볼 수 있어, 주연 배우들 외에 다른 멤버들에 대한 각각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2006.06.05
글 / ashitaka



무지개여신 (Rainbow Song, 2006)
 
(스포일러 주의)
대부분의 관객들이 이와이 슌지가 감독한 것으로 잘못 알고 접근한 영화 --;
그 기대에 보답이라도 하듯 영화 홍보차 내한도 이와이 슌지가 직접 했던 영화.
 
사실 이와이 슌지가 프로듀서했다는 것은 전혀 선택에 영향을 주진 않았으나
우에노 주리와 아오이 유우 등 배우들의 이름에 끌려 보기로 했던 작품.
 
기대가 별 3이었다면 감상평은 별 5이었던 영화.
 
'항상 가까이에 있었는데..'라고 포스터에 대놓고 나와있는것처럼
영화를 보자마자 연인으로 생각안했던 두 남녀가 결국은 서로 좋아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는 사실상 새로울 것이 없다.
내가 요즘들어 감동받는 영화들은 이야기상 새로운 것보다는 뻔한 이야기를
새롭게 그리는 방식이 뛰어난 영화인듯.
<무지개 여신>은 그런 면에 있어 매우 만족했던 영화였다.
 
쿠마자와 감독의 영화에 대한 사랑이나 이야기도 엿볼 수 있었는데,
오래된 필름 카메라와 기종, 필름에 관해 이야기 할때 영화 속 주인공들이
흥분하며 이야기하는 모습은 일반 관객들보다는, 영화 현장에 있는 감독과 스텝들이라면
더더욱 공감했을 장면이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색감을 위해 구식 필름 카메라를 사용했던 주인공 처럼
영화도 선명하고 세련된 화질보다는 따뜻하고 노이즈가 많은 감상적인
화면을 담고 있다 (특히 학교내 영화부 방의 따뜻한 햇살이 비취던 조명과 색감은
정말 그 순간만으로도 아름다웠다).
 
영화의 시작 아오이가 미국에서 사고로 죽었다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이후 시간 설명은 안했지만 다시 예전으로 부터 시작하는 설정을 보았을때
사실상 아오이가 죽었다는 설정을 배경으로 깔고 시작하는 것임에도,
마지막 아오이의 유품들과 전하지 못한 대필 편지를 토모야가 보게 될때
감정이 북받치고 말았다. 이건 분명히 아오이가 죽어서 슬픈 것이 아니라
그 동안의 감정들이 고조되어 슬퍼졌던 것이었다.

그리고 청춘과 그들의 고뇌.
'왜 인간은 취칙을 해야하지?' 등과 같은 젊은 날의 질문들과 꿈과는 상관없는 일을
생존을 위해 해야하는 현실, 그리고 꿈을 찾아 더 공부를 하기위해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아오이의 모습을 보며, 내 자신이 비춰졌는지 적극 공감과 더불어 매우 슬픔도 함께 느껴졌다.
 
그리고 영화 속 영화인 '지구 최후의 날'도 인디적인 느낌과 SF적인 느낌이
물씬 살아나는 감동(?)적인 영화였다. 특히 지구의 최후의 날을 몇일 앞두고
놀이터를 배회하는 장면에서의 색감과 필름의 느낌은 흡사 예전 <오맨>에서 보았던
바로 그 느낌이었다.
슬쩍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마지막 처음부터 끝까지 풀로 영화 속 영화를 보여준 것은
두 주인공의 감정을 이해하는데 오히려 더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우에노 주리의 정극 연기는 거의 처음 본듯 한데,
진지한 연기에도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우에노 주리의 연기에 흠뻑 빠졌던듯.
남자 주인공인 이치하라 하야토는 보는 순간 온주완을 닮았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았는데,
이제 20살이라니 앞으로가 기대된다.
아오이 유우는 그리 출연분이 많지 않았음에도 그 환한 미소만큼은 화면 가득 환한 분위기를
전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이 그러하였듯
마지막 엔딩에 노래를 삽입한 것은 정말 좋았다.
최근 본 영화 중에 여운 면에서는 최고였던 영화.
오랜만에 스펙터클이 아닌 감정을 느끼기 위해 극장을 두 번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

< The rainbow song>

언젠가 생각이 나겠지
오늘의 모든 풍경들이
마음이 아플 정도로
그리워질 지도 몰라

내리쬐는 태양 속에서
뻗어 나온 프리즘이
일곱빛깔로
내 마음을 물들이네

우리가 쫓았던,
그러나 잡을 수 없었던 그 무지개
자오선을 넘어서
찾으러 갈거야

무지개는 우리 꿈을
이루어줄 기적이니까

무지개는 하늘에 걸린
우리 약속의 표시

무지개는 눈물 멎은 하늘이
사랑스럽게 짓는 미소

어린 시절 동경했던
신비로운 일곱색 띠

아직도 그 자리에 있을까
우리가 쫓았던,
그러나 잡을 수 없었던 그 무지개
자오선을 넘어서
찾으러 갈거야
무지개는 우리 꿈을
이루어줄 기적이니까

우리가 쫓아 다니고
찾아 다닌 모든 것들은
점점 퇴색되어가지만

사라지지 않는 무지개는
가슴속에 담아두었으니

우리 꿈은 이루어 질거야
지금 여기서
 

 
글 / ashitaka

p.s / 1. 이제 일본 영화도 여러편을 보다보니 다른 영화들처럼 조연 배우들을 기억하는 일이
잦아졌다. 아래 사진 위쪽 맨 왼쪽에 있는 배우는 <린다 린다 린다>에서 영화의 시작과 중간
시바라기 축제 영상을 만들던 그 방송부 학생. 아마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와서
영화 관련 서클에 든듯 하다 ㅋㅋ
 
2. 아래 그림 위쪽 가운데 학생은 <박치기>에 출연해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던 배우.
 
3. 사진엔 없지만 프로덕션에서 토모야에게 음성이 빠졌다고 실수로 혼을 내던
PD역할은 <스윙걸즈>에서 두 소녀에게 버려진 뒤 포크 밴드를 결성했던
바로 그 배우였다. 이래저래 여기저기서 알아볼만한 배우들이 많았다 ㅋ
 
4. 보통과는 다르게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래딧이 올라갈때도 엔딩 곡이 흘러서 그런지 몰라도
끝까지 불을 켜지 않았던 상암 CGV와, 거의 한 명도 자리를 뜨지 않았던 분위기에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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