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트풀8 (The Hateful Eight, 2015)

타란티노의 첫 번째 오리지널 서부 영화



레드 락 타운으로 ‘죄수’를 이송해가던 ‘교수형 집행인’은 설원 속에서 우연히 ‘현상금 사냥꾼’, ‘보안관’과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거센 눈보라를 피해 산장으로 들어선 4명은 그곳에 먼저 와있던 또 다른 4명, ‘연합군 장교’, ‘이방인’, ‘리틀맨’, ‘카우보이’를 만나게 된다.  큰 현상금이 걸린 ‘죄수’를 호시탐탐 노리는 이들에게 ‘교수형 집행인’은 경고를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참혹한 독살 사건이 일어난다. 각자 숨겨둔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서로를 향한 불신이 커져만 가고 팽팽한 긴장감 속에 증오의 밤은 점점 깊어지는데...  (출처 : 다음영화)


쿠엔틴 타란티노의 8번째 영화 '헤이트풀8 (The Hateful Eight, 2015)'은 그의 장기가 집대성 된 영화다 (아, 그 전에 헤이트풀팔 이라는 국내 제목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그냥 증오의 8인 정도로 했으면 좋았을 것을. 관련 글 링크). 또 한 번 여러 명의 인물들이 등장하고, 수다는 재료가 아니라 핵심이며, 장르 영화의 틀 안에서 자유롭게 노는 것도 여전하다. 타란티노는 이미 전작들을 통햇도 자신이 좋아하는 여러 장르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를 빌어 다양한 진화된 결과물을 보여주었었는데, 이번 '증오의 8인'이 전작들과 조금 다른 점이라면 바로 오리지널리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헤이트풀 8'은 어떤 영화에 대한 오마주이거나 오마주를 활용해 더 흥미로운 작품을 만든 경우가 아니라, 명백한 장르 영화로서 첫 번째 오리지널 작품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고 주목할 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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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롤이나 엔딩 크래딧 등만 보아도 이전 그의 작품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활용된 적이 있으나, 전작들에서는 말그대로 명확한 컨셉에 따른 선택이었다면 이번 경우는 어떠한 의도를 갖기 이전에, 그냥 진짜 서부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이런 성향을 가장 잘 대변하는 이번 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이미 가장 많이 화제가 되기도 한 엔니오 모리꼬네의 영화 음악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어? 예전에도 타란티노의 영화에 엔니오 모리꼬네 음악은 많이 나오지 않았나?'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어쩌면 모리꼬네의 열렬한 팬이었던 타란티노의 선택으로 인한 일종의 삽입곡인 경우였다. 엔니오 모리꼬네의 곡들 외에도 타란티노의 영화들은 그가 선택하는 유명한 넘버들로 인해 사운드 트랙 측면에서도 매번 끝내주는 앨범을 선사하곤 했는데, 전작들의 사운드트랙이 컴필레이션 앨범에 가깝다면 이번 '헤이트풀 8'의 사운드 트랙은 오리지널 정규 앨범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엔니오 모리꼬네가 이 영화 만을 위해 새롭게 만든 스코어들은 앞서 언급한 첫 번째 오리지널 영화로서의 의의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타란티노는 모리꼬네의 새로운 곡을 받고 얼마나 좋아했을까. 그 흥분이 스크린 밖까지 느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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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에 가까운 168분의 러닝 타임이지만 영화는 아주 한정된 공간만을 무대로 한다. 잡화상 건물 안에 각기 다른 이유로 오게 된 인물들을 가둬두고 챕터 형식을 통해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영화는, 한정된 공간이라는 제약을 가장 큰 장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정된 공간에 한정된 인물들이라면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무기는 대화가 된다. 타란티노에게 대화 시퀀스란, 아니 수다란 가장 매력적인 도구이자 자신의 의도를 가장 잘 표현해줄 수 있는 도구가 아니던가. 타란티노는 이 수다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 올린 장인답게 오로지 수다 만을 통해 각 인물들의 성격을 부여하는 동시에, 묘한 긴장감과 이야기의 복선과 반전 등을 이끌어 낸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보고나면 서부 영화를 봤다는 느낌과 함께 한 편의 설화를 전해 들은 듯한 느낌이 남는다. 즉, 캐릭터가 빛나는 캐릭터 영화이기도 하지만, 스토리텔링이 중심에 있는 전통적인 방식의 영화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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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트풀8'은 제목의 요상함 보다도 그 화면비에 대한 이야기가 더 화제가 되었는데, 다행히 스타리움 관을 통해 최대한 감독의 의도에 가까운 화면비로 감상할 수 있었다. 타란티노는 오리지널 서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조금은 집착에 가깝게 고전적인 화면비율을 고집했는데, 일반적인 2.35:1 화면비가 아닌 울트라 파나비전 70렌즈와 70mm 필름 촬영을 통해 무려 2.76:1의 극단적인 화면비로 이 영화를 완성하였다. 요즘 관객들은 위아래로 가득 찬 화면비를 더 선호하기는 하지만, 좌우로 길게 뻗은 시네마스코프 화면 만이 만들어 내는 영상미는 분명 존재하고, 또 압도적인 순간들을 만들어 낸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같은 작품들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텐데, 타란티노는 와이오밍의 설원을 배경으로 인물들이 작게 언덕 넘어 등장하는 이 장면 하나 만을 위해서라도 아마 이 화면비를 고집했을 감독이다. 바꿔 말하면 이 장면은 최근 다른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압도적인 시네마스코프 화면비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다. 사실 이러한 화면비를 선택한 것치고는 풍광을 담은 로케이션 장면이 그리 많지는 않은 편인데, 하지만 잡화점 내에서도 이 화면비는 감독의 의도를 구현하는 데에 탁월한 영상을 선사한다. 타란티노는 한정된 공간 내에서 주로 인물들 간의 대화와 구도로 이뤄지는 영화의 내용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 될 수 있도록 이 화면비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1.85:1의 비스타비전 화면비에서는 다 표현되지 못하는 인물 간의 거리와 그 거리를 이용한 신선한 구도들은, 8명의 인물들이 이야기의 전개 과정 속에서 계속 구도가 달라지는 것을 표현하는 것에 아주 효과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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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데이지 도머그 역할을 맡은 제니퍼 제이슨 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타란티노의 영화 속에서 더욱 빛나는 여러 배우들 가운데서도 (마이클 매드슨, 커트 러셀, 팀 로스 등) 단연 돋보였던 제니퍼 제이슨 리는 이 작품의 상징과도 같다. 뭐라고 한 마디로 설명하기가 어려운 이 도머그라는 캐릭터를 매력적이고 심지어 사랑스럽게까지 만든 그녀의 연기는 진정 올해의 캐릭터로 꼽힐 만하다. 아마도 타란티노 만이 창조할 수 있었을 이 캐릭터를 구현해 낸 그녀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헤이트풀 8'은 지루하지 않다 (그녀는 심지어 기타 연주와 함께 노래도 한다). 국내에서는 그럴 일이 없겠지만 미국에서는 도머그 성대모사도 나오지 않을까? ㅋ



1. 응답하라 시리즈의 라면처럼, 영화 속 스튜가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아, 그리고 이제 어디가면 커피는 좀 가려 마셔야겠어요.

2. 벌써 블루레이 국내 발매 소식이 전해졌는데, 무조건 구매입니다.

3. 사운드트랙도 구입했는데 오히려 타란티노의 전작 OST에 매력을 느낀 분들이라면 조금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어요. 본문에 쓴 것처럼 전작들은 삽입곡 위주의 컴필레이션 같은 구성이었다면, 이번엔 스코어의 성격이 더 강하거든요.

4. 아래는 이전에 썼던 타란티노의 최근 작 글들


* [블루레이] 장고 : 분노의 추적자 _ 울분을 토해내는 타란티노식 서부극

* 바스터즈 _ 타란티노가 말하는 내 생애 최고의 걸작

* 바스터즈 _ 블루레이 서플먼트 다시보기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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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  분노의 추척자 _ 블루레이 리뷰
울분을 토해내는 타란티노식 서부극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는 언제나 유머와 수다, 그리고 반골 기질이 돋보이는데 그의 최신작 '장고 : 분노의 추적자' 역시 그랬다. '장고'라는 이름에서부터 전통적인 서부 극의 이미지가 짙게 풍기는데, 세르지오 코부치 감독과 프랑코 네로가 장고 역을 맡았던 1966년 작 '장고 (Django)'에 영향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정반대로 서부극은 배경으로만 차용했다고 해도 좋을 또 다른 타란티노의 영화이기도 하다.


즉 타란티노는 '장고'라는 서부 극을 통해 온고지신의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당시의 오리지널 작법에 더 가까운 서부 영화를 만드는 동시에, 더 나아가 미국 역사에서 묵과되어 왔던 흑인 노예 (인종 차별)제도에 대한 불합리함을 자신 만의 방식으로 토해내고 있다.






얼핏 보면 전통적인 서부 극의 주인공이 백인이 아닌 노예 출신의 흑인이라는 것 정도의 단순 뒤집기로 볼 수도 있는데, '장고'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영화는 장고(제이미 폭스)가 흑인으로서 겪어야 하는 시선과 차별을 숨기지 않고 보여준다. 그가 말을 타고 나타났을 때 그를 바라보는 백인들의 모습은, 아니 흑인들까지 포함하여 그를 마치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쳐다보는 모습은 그 자체로 씁쓸한 농담이나 다름없다.


여기에 장고가 본인 스스로를 노예라고 생각하며 살아오지 않았다는 것, 여기에 불합리함을 평소 느껴왔다는 것, 그래서 자유 인이 되었을 때 앞서 말한 것과 같은 시선을 받고도 흔들리지 않는 것은 다른 영화의 주인공들에서도 느껴지는 일반적인 측면이었다. 만약 이 영화가 노예 제도를 벗어나 홀로 주인이었던 백인들을 처단하는 흑인 장고의 활극이었다면 재미있는 영화는 되었을지 모르나 특별한 영화는 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타란티노는 자신이 언젠가 제대로 하긴 할 것 같았던 서부극을 연출하면서, 단순한 장르적 오마주나 재미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것 만으로도 타란티노 영화는 보는 맛이 있는데 말이다.






'장고'가 흥미롭고 인상적인 건 제이미 폭스가 연기한 장고 때문이 아니라 크리스토프 왈츠가 연기한 닥터 슐츠라는 캐릭터 때문이다. 닥터 슐츠는 타란티노가 만든 수 많은 매력적인 캐릭터들 중에서도 한 손에 꼽힐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데, 일단 그가 백인이기는 하지만 미국인이 아닌 독일인으로 등장한다는 것이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지점이다.


흔히 들 이렇게 일반적인 설정을 뒤집는 영화 라거나 아니면 어두운 역사를 재평가하는 영화들을 보면, 그 가운데도 깨어 있는 이가 있었다라는 식의 면죄부 적인 설정이 등장하곤 하는데 타란티노의 영화엔 당연히 그런 자비로움이나 대충 넘어감은 없다. 바로 그 핵심적인 요소가 크리스토프 왈츠라는 배우를 통해 닥터 슐츠라는 캐릭터로 세련되게 표현되고 있다.


▽ 다음 단락에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닥터 슐츠라는 캐릭터를 생각해보면 사실 장고를 저렇게 도와야 할 만한 이유가 크게 없어 보이는데,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오직 슐츠 만이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얘기가 된다. 즉, 그가 장고를 돕게 되는 과정들을 인정이나 도움으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상식적인 사고의 연결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포인트일 것이다.


슐츠가 처음 장고를 만나게 된 것도 현상금을 얻기 위한 사적인 이유 때문이었고, 이후 그와 파트너가 되고자 했던 것도 거창한 노예 해방의 의의가 아닌 장고의 능력을 본 뒤 자신의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이유 때문이었으며, 가장 결정적으로 나중에 목숨까지 버려가며 장고의 아내를 구하려고 한 것도 쉽게 말해 노예상인 칼빈 캔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행동거지에 배알이 꼬였기 때문이다.





타란티노가 '장고'라는 이야기를 하는 데에 가장 핵심적인 캐릭터인 슐츠를 설명하는 동시에 이 영화 전반에 깔린, 그 근본 없는 자존심에 대한 비판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장면이 바로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칼빈 캔디와 슐츠와의 마지막 대화 장면이다. 이미 벌어질 일은 다 벌어졌고 다 종료되어 서로의 갈 길을 가면 되는 거였지만, 캔디와 슐츠는 각각의 이유로 더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캔디는 돈을 벌기는 했지만 자존심이 상해 무언가 자신의 요구를 끝까지 관철 시켜야만 성이 찼을 터이고 (그것이 고작 악수하는 것이라도), 그 악수 정도 그냥 해주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지만 지금까지 캔디의 행동 하나하나가 계속 마음에 안 들었던 슐츠 역시 굳이 죽이지 않아도 될 캔디를 (본인 역시 죽을 걸 알면서도) 결국 죽여야 했던 것이다.


'장고'의 내러티브가 흥미로운 건 바로 이 참고 억눌린 정서를 그냥 참고 넘기려다가(넘겨주려 했는데) 결국 화를 돋군 이로 인해 폭발하게 되는 점인데, 그 '참고 있는' 이와 '계속 신경을 건드는 이' 사이의 긴장감은 이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타란티노의 영화가 흥분되는 건 바로 이런 지점이다. 결국 참지 않고 화끈하게 끝까지 밀어붙이는 (설사 그 방향이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그의 캐릭터들은 그래서 호 불호도 강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 스포일러 끝


한 편으로 '장고'는 전작 '바스터즈'와 같은 맥락에 놓여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 편에서도 그냥 뒤집는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자신 만의 다소 과한 방식으로 해소 했듯이, 이번 작품에서 역시 후반부의 총격 씬은 '킬 빌'의 총기 버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피와 살점이 낭자하는 과함을 보여준다. 이런 식의 장면을 타란티노의 영화에서 처음 보았을 땐 보여지는 측면의 재미나 영상미 적인 측면 만을 주목했었는데, '장고'에서부터는 더욱 확연히 메시지적인 측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건 재미나 영상미가 포인트라기 보다는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 혹은 울분의 포효처럼 보였다. 타란티노는 자신이 뭔가 불합리하다고 여기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 진지하게 풀어내기 보다는 쿨함을 유지하며 유머와 조소를 섞은 뒤에 마지막에 가서는 피와 살육으로 피해자 혹은 고통 받던 이들의 울분을 토해 내곤 하는데, '장고'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장고'의 마지막 총격전은 잔인한 장면이 많았음에도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에서 볼 수 있었다. 고통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고통 받았던 것을 해소하려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장고 : 분노의 추적자'는 다양한 장르의 오마주를 선보이던 타란티노가 언젠가는 한 번 꼭 만들 줄 알았던 서부 영화이자, 단순히 오마주를 넘어서 그냥 60년 대 당시 서부영화를 만든다는 심정으로 만든 오리지널리티는 물론, 사회적 약자의 울분을 분노로만 일방적으로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3자를 통해 극히 상식적으로 표현한 메시지가 참으로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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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EG-4 AVC 포맷의 1080P 화질은 최신작다운 우수한 화질이나 최근 출시된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는 영상 자체의 성격이 더 부각된 영상이기에, 최신 액션 영화나 드라마의 칼 같은 날카로움과 쨍한 화질을 기대했다면 조금은 아쉬울 수도 있겠다. 인트로 장면에서는 강한 대비로 인해 강렬하고 인상 깊은 화질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 후 부터는 좀 더 부드러운 화질을 평균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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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장면에서의 표현력도 나쁘지 않고 클로즈 업 장면에서는 역시 블루레이 다운 화질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중반 이후 캔디 랜드 장면부터는 붉은 조명 빛이 주가 되는 비교적 어두운 장면들이 많은데, 전반적으로 붉은 화면의 디테일이 매우 뛰어난 편은 아니다. 특히 영상의 포커스에 있어서 디테일 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와 색감의 표현 쪽에 더 집중한 영상인지라 화질 측면에서는 장면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배경, 사물의 디테일 체크에 조금은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영상의 아쉬움은 화질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본래 영상의 의도된 점이 반영된 것이라는 점을 밝혀둔다. 실제로 극장에서 보았을 때에도 화질이 좋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못했을 정도로, '장고'는 칼 같고 선명한 화질 보다는 서부극의 느낌이 강한 동시에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각 시퀀스마다의 톤이 강한 영상을 담고 있다. 오히려 극장보다는 블루레이를 통해 캔디 랜드에서 벌어지는 어두운 조명의 장면들과 클라이맥스의 대 혈전은 더 생생하고 자극적으로 전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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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S-HD MA 5.1 채널의 사운드는 총격 씬이 많은 영화답게 화려함과 임팩트를 모두 갖추었다. 일단 영화를 보는 순간 구매 생각부터 하게 되는 사운드 트랙의 강렬함이 사운드로 그대로 전달 된다. 타란티노 영화의 수록 곡들이 하나 같이 좋은 것은 이제 더 말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지만, '장고'의 수록 곡들은 원작인 1966년 작 '장고'에 수록된 곡들이 다시 빛을 발할 정도로 완벽한 싱크로율로 사용되고 있는데, 그 보컬과 올드 한 악기 소리들이 귀에 착 와 감긴다.




(오리지널 서부극 느낌이 물씬 나는 타이틀 시퀀스에 흐르는 Luis Bacalov와 Rocky Roberts의 'Django'는 단 번에 보는 이를 화면 속으로 끌어 들인다)


'장고'의 총격 씬 가운데 초 중반에 등장하는 장면들은 갑작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그 갑작스러움을 배가 시켜주는 것은 바로 그 순간 반짝하는 사운드다. 방아쇠를 당기는 소리서부터 발사 시에 발생하는 더 큰 소리까지 (근래의 작은 권총 격발 시에 비하면 더 큰 소리). 총격 씬 만으로도 블루레이 사운드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들려준다. 클라이맥스와 그 이전 총격 씬은 그야말로 옆집에 사람이 있다면 리모컨을 손에 들고 볼륨을 예의 조작하며 봐야 할 정도로 강렬한데, 단순히 격발음 뿐 만 아니라 총알이 나무로 된 벽과 사람의 육체에 박히고 튀는 소리들이 정말 피가 사방으로 튀듯 온 방을 휘젓기 때문이다. 공간감과 파워 모두 만족스러운 사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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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의 부가영상은 크게 총 4가지 정도를 수록하고 있는데, 그 첫 번째는 'Reimagining the Spaghetti Western'으로 극 중에서 선보인 말들이 동원된 액션 촬영에 관한 이야기와 스턴트의 뒷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사실 관객은 크게 인식하지 못했지만 '장고'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 중 하나가 바로 말(Horse)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말이 함께하는 다양한 스턴트 장면을 촬영하면서도 말과 사람 모두 다치지 않아야 하고, 그러면서도 새로운 장면들을 시도해야 했기에 쉽지 않은 촬영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역시 전설과 선배를 존중하는 타란티노답게 이 스턴트를 위해 이 업계에서는 전설로 불리는 이들을 영화에 참여시키고 있었다. 이 부가영상은 바로 이 스턴트를 함께 만든 스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The Costume Designs of Sharen Davis'는 이 영화의 의상 디자인을 맡은 샤런 데이비스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었는데, 시대극인 만큼 고증과 창의력이 더해진 특별한 의상 들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Remembering J. Michael Riva'는 이 작품의 프로덕션 디자인을 맡은 J. 마이클 리바에 관한 이야기가 수록되었는데 아쉽게도 이번 작품을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난 그를 동료들의 이야기와 그가 남긴 디자인 작품들로 만나볼 수 있다. 마이클 리바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아이언 맨 1,2' 등 최근에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보여주었었는데, 아쉽게도 이 작품 '장고'가 유작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쿠엔틴 타란티노의 블루레이 컬렉션과 '장고' 사운드 트랙의 짧은 프로모션 영상이 각각 수록되었다.




[총평] 쿠엔틴 타란티노의 '장고 : 분노의 추적자'는 타란티노 세계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거기에 좀 더 흥미로운 요소가 가미 되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 작품이었다. 특히 색다른 연기를 보여준 디카프리오와 장고 역을 맡아 열연한 제이미 폭스도 인상적이었지만, 무엇보다 '바스터즈'때 와는 또 다른 범접할 수 없는 매력을 선보인 닥터 슐츠를 연기한 크리스토프 왈츠를 빼고는 말할 수 없는 작품이기도 했다. 추가로 아직 1966년 작 '장고'를 보지 못했다면 한 번쯤 찾아봐도 좋을 듯 하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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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 분노의 추적자 (Django Unchained, 2012)

울분을 통해내는 타란티노식 서부극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는 언제나 유머와 수다, 그리고 반골 기질이 돋보이는데 그의 신작 '장고 : 분노의 추적자' 역시 그랬다. '장고'라는 이름에서 부터 전통적인 서부 극의 이미지가 짙게 풍기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서부 극은 배경으로만 차용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그냥 또 다른 타란티노의 영화다. 오히려 타란티노는 '장고'라는 서부 극을 통해 서부 극과 미국 영화의 전통적인 요소 더 나아가 미국 역사에서 묵과되어 왔던 흑인 노예 (인종 차별)에 대한 부분을 대놓고 뒤집는 작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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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전통적인 서부 극의 주인공이 노예 출신의 흑인이라는 것 정도로 뒤집기인가 생각할 수 있는데, '장고'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영화는 장고 (제이미 폭스)가 흑인으로서 겪어야 하는 시선과 차별을 숨기지 않고 보여준다. 그가 말을 타고 나타났을 때 그를 바라보는 백인들의 모습은, 아니 흑인들까지 포함하여 그를 마치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쳐다보는 모습은 그 자체로 씁쓸한 농담이나 다름없다. 여기에 장고가 본인 스스로를 노예라고 생각하며 살아오지 않았다는 것, 여기에 불합리함을 평소 느껴왔다는 것, 그래서 자유 인이 되었을 때 앞서 말한 것과 같은 시선을 받고도 흔들리지 않는 것은 다른 영화의 주인공들에서도 느껴지는 일반적인 측면이었다.


'장고'가 흥미롭고 인상적인 건 제이미 폭스가 연기한 장고 때문이 아니라 크리스토프 왈츠가 연기한 닥터 슐츠라는 캐릭터 때문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일단 그가 백인이기는 하지만 미국인이 아닌 독일인으로 등장한다는 것이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지점이었다. 흔히 들 이런 뒤집는 영화 라거나 아니면 어두운 역사를 재평가하는 영화들을 보면, 그 가운데도 깨어 있는 이가 있었다라는 식의 면죄부 적인 설정이 등장하곤 하는데 타란티노의 영화엔 당연히 그런 자비로움은 없다.


(다음 단락에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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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슐츠라는 캐릭터를 생각해보면 사실 장고를 저렇게 도와야 할 만한 이유가 크게 없어 보이는데,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오직 슐츠 만이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얘기도 된다. 즉, 그가 장고를 돕게 되는 과정들을 인정이나 도움으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상식적인 것의 연결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포인트일 것이다. 슐츠가 처음 장고를 만나게 된 것도 현상금을 얻기 위한 사적인 이유 때문이었고, 이후 그와 파트너가 되고자 했던 것도 장고의 능력을 본 뒤 자신의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이유 때문이었으며, 가장 결정적으로 나중에 목숨까지 버려가며 장고의 아내를 구하려고 한 것도 쉽게 말해 배알이 꼬여서 였기 때문이다.


타란티노가 '장고'라는 이야기를 하는 데에 가장 핵심적인 캐릭터인 슐츠를 설명하는 동시에, 이 영화 전반에 깔린 그 근본 없는 자존심에 대한 비판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장면이 바로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칼빈 캔디와 슐츠와의 마지막 대화 장면이다. 이미 벌어질 일은 다 벌어졌고 다 종료되었으나, 캔디와 슐츠는 각각의 이유로 더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캔디는 돈을 벌기는 했지만 자존심이 상해 무언가 자신의 요구를 끝까지 관철 시켜야만 성이 찼을 터이고 (그것이 고작 악수하는 것이라도), 그 악수 정도 그냥 해주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지만 이 말도 안되는 캔디가 계속 마음에 안 들었던 슐츠 역시 굳이 죽이지 않아도 될 캔디를 결국 죽여야 했던 것이다. 타란티노의 영화가 가끔 흥분되는 건 바로 이런 지점이다. 참지 않고 화끈하게 끝까지 밀어붙이는 (설사 그 방향이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그의 캐릭터들은 이래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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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으로 '장고'는 전작 '바스터즈'와 같은 맥락에 놓여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전 편에서도 그냥 뒤집는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자신 만의 과한 방식으로 해소 했듯이, 이번 작품에서 역시 후반부의 총격씬은 '킬 빌'의 총기 버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피와 살점이 낭 자하는 과함을 보여준다. 이런 장면을 처음 보았을 땐 보여지는 측면의 재미나 영상미 적인 측면을 주목했었는데, '장고'에서부터는 더욱 확연히 다른 측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건 재미나 영상미가 포인트라기 보다는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 혹은 포효처럼 보였다. 타란티노는 자신이 뭔가 불합리하다고 여기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 진지하게 풀어내기 보다는 유머와 조소를 섞은 뒤에 마지막에 가서는 피와 살육으로 피해자 혹은 고통 받던 이들의 울분을 토해내는 듯 했다. 그래서 '장고'의 마지막 총격전은 잔인한 장면이 많았음에도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에서 볼 수 있었다. 고통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고통 받았던 것을 해소하려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  Weinstein Company, The. All rights reserved


이 글에서 미처 다 얘기하지는 못했지만 타란티노 영화 답게 깨알 같은 재미 들도 여전해서 좋았던 작품이었다. 아, 그리고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바스터즈' 만큼이나 혹은 더 크리스토프 왈츠가 매력적이었던 작품이기도 했다.



1. 타란티노 영화 답게 사운드트랙도 정말 좋습니다. 영화를 보기도 전에 OST를 질렀는데 역시나 만족. 뭔가 비장하면서도 신나게 출근하고 싶은 날엔 장고 OST를 BGM으로 사용하곤 하죠 ㅋ


2. 디카프리오는 워낙에 매력적인 크리스토프 왈츠에 비해 좀 가려지기는 했지만, 이런 조연으로서의 매력도 보여준 것 같아 신선하더군요. 진짜 더 나이 먹으면 잭 니콜슨 처럼 될 것 같아요 (이건 칭찬)


3. 캔디의 일당 가운데 복면을 한 유일한 여자 멤버가 있는데, 조이 벨이더군요. 눈빛만 봐도 이제는 알아볼 정도 ㅎ 아, 그리고 조나 힐도 나와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Weinstein Company, The 있습니다.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 (Inglourious Basterds, 2009)
블루레이 서플먼트 다시보기 (Blu-ray : Special Features)


본래 블루레이나 DVD를 구입하게 되면 다시 한번 썰을 쭉 풀어 놓게 되는 것이 보통인데, 쿠엔틴 타란티노의 <바스터즈>의 경우는 개봉 당시 리뷰를 통해 나름 이야기를 풀어 놓았던 기억이 얼마 되지 않은 것도 있고, 다시금 돌이켜보자니 일이 커질 것 같은 우려(?)도 있는 관계로, 간단하게 블루레이에 수록된 서플먼트들에 대한 소개를 하고 넘어가려 한다. 참고로 내가 블루레이나 DVD 리뷰를 지속적으로 쓰려고 나름의 안간힘을 쓰는 이유는, 2차 영상물이 영영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적어도 국내에서는), 그리 멀지 만은 않은 암울한 앞날을 막기 위함이다. 그냥 내가 쓰는 블루레이나 DVD의 리뷰를 보고 몇 사람이라도, '와, 블루레이는 화질이 정말 짱이구나, 이거 나도 사고 싶은데'라던지, 'D감독의 음성해설이라는거 몹시 듣고 싶은데?' '제작영상 같은건 서플에서나 볼 수 있는건가봐'라고 관심을 갖게 되면 좋겠다는 마음에서다.

그래서 영화에 대한 리뷰는 지난 개봉 당시 썼던 글로 대체하고, 이번 글에서는 본격적으로 블루레이 서플먼트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바스터즈 _ 타란티노가 말하는 내 생애 최고의 걸작
http://www.realfolkblues.co.kr/1127

바스터즈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_ 타란티노와 모리꼬네라면 아쉬울 것 없어라
http://www.realfolkblues.co.kr/1138

이번 구매한 블루레이는 프랑스판 스틸북으로서 한국어 자막이 본편과 서플먼트에 모두 지원이 된다. 참고로 국내에도 라이센스로 정식발매 되었다(스틸북이 아닌 일반판으로). 케이스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스틸북이라는 것은 컬렉터들을 위한 하나의 포맷으로서 블루레이로 넘어온 이후에도 계속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긴한데, 이 작품 <바스터즈>와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이 현재까지 내가 소유한 유일한 스틸북이다. 스틸북의 세계는 그야말로 빠지면 모두 스틸북으로 컬렉션을 재수집 해야하는 재정적 어려움이 있으므로, 가능하면 섣불리 빠지지 않는 것이 좋다. <바스터즈> 블루레이 스틸북은 해외 배송시의 찌그러질 수 있는 위험만 넘겨낸다면 마감이나 프린팅 모두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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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을 통해 출시된 블루레이는 기존 유니버설 BD의 기본 메뉴 포맷을 역시 수록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프랑스판이지만 본편과 서플먼트에 모두 한국어 자막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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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만나볼 수 있는 서플먼트는 확장과 다른 버전의 추가 장면들인데, 쇼사나가 괴벨스와 식당에서 시사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퀀스의 확장 버전을 만나볼 수 있다. 본편에 실린 버전보다 훨씬 긴 호흡의 대화들이 수록되었는데, 다른 언어가 발생시키는 장면들과 수다가 주는 흥미를 가득 담고 있는 <바스터즈>답게, 확장된 대화 시퀀스에서는 좀 더 타란티노스러움을 엿볼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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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확장 장면은 지하 술집에서 벌어지는 카드 게임 장면이다. 위장한 주인공 들이 술집에 들어오기전 독일군 병사들이 카드 게임을 즐기고 있는 장면의 확장버전이 수록되었는데, 본편에 수록된 내용과 그리 큰 차이는 없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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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추가 장면은 '조국의 자랑' 시사회 장의 시퀀스인데, 상영이 시작되기 바로 전부터 시작될 때까지의 추가 장면이 담겨 있다. <바스터즈>는 언어에 관한 영화인 동시에 영화에 관한 영화이기도 한데, 이 추가 장면을 보면 타란티노가 이런 부분을 얼마나 신경쓰고 있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히틀러를 암살하러 온 이들도, 전세의 불리함을 계몽 영화 한편으로 일으켜 보려는 히틀러도, 영화에 특별한 애정이 있던 괴벨스도, 상영관이 어두워지고 영화가 드디어 시작될 때에는 모두 하나로 집중하게 되는 시퀀스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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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터즈>에는 영화 속 영화가 한 편 등장하는데 바로 '조국의 자랑 (Nation's Pride)'가 그것이다. 블루레이에 수록된 서플먼트를 통해 이 '조국의 자랑'의 풀버전을 만나볼 수 있다. 풀버전이라고 해서 1시간이 넘는 긴 분량은 아니고 약 6분 분량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조국의 자랑'에 관한 서플먼트는 한 가지가 더 있는데, 이 때 더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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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만나볼 서플먼트는 이번 타이틀에 수록된 서플 가운데 가장 유익한 영상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엘비스 미첼이 진행하는 KCRW의 '트리트먼트 쇼'에 출연한 쿠엔틴 타란티노와 브래드 피트의 인터뷰가 그것이다.
약 30여분 동안 진행되는 인터뷰에서는 브래드 피트가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서부터, 타란티노와 작업하며 느꼈던 그만의 작품세계에 대한 느낌, 그리고 타란티노가 말하는 브래드 피트와 이 작품에서 말하려는 것들(언어에 관한 이야기들)을 자세하게 들을 수 있다. 별도의 음성해설이 수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인터뷰 영상이 어느 정도 이런 부분을 해소해준다고 볼 수 있겠다. 역시나 수다스러운 타란티노는 자신의 만든 영화에 대해 더 많은 얘기를 하고 싶어 안달난 것을 얼핏 봐도 쉽게 느낄 수 있는데, 그 만큼 영화의 기획서 부터 메시지와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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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부가영상 가운데는 영화 속 영화 '조국의 자랑'에 관한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다름아닌 이 작품에 메이킹 필름이다. 그런데 단순한 메이킹 필름이 아닌 일종의 페이크 다큐멘터리로서, 극중 인물들이 진지하게 이 영화에 대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실제 <호스텔> 등을 연출한 감독이기도한 일라이 로스는 이 메이킹 영상에서, '조국의 자랑'을 연출한 감독 '알로이스 폰 아이히베르크'로 분해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데, 어찌보면 극중 맡은 '도니 도노윗' 역할보다 더 잘 어울리는 듯 하다. 괴벨스 역시 이 작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전하는 한편, 주연을 맡은 졸러는 물론 괴벨스의 정부인 프란체스카 몽디노의 인터뷰도 수록되었다. 전체적으로 타란티노의 장난끼를 다시 한번 맛볼 수 있는 부가영상으로서, 보는 이도 정색하고 봐주면 되겠다. 참고로 괴벨스의 정부로 나온 여자배우는 타란티노의 전작 <킬 빌>에서 오렌 이시이의 부하로 나와 마지막까지 고생했던 그 언니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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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란티노의 <바스터즈>의 직접적인 영감을 준 엔조 카스텔라리 감독의 1978년작 'Inglorious Bastards'(스펠링을 보면 타란티노의 '바스터즈'는 제목부터 언어유희를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원작에도 출연했던 보 스벤슨은 이 작품에서도 '조국의 자랑' 속에 출연하고 있으며, 원작의 감독이었던 엔조 카스텔라리 역시 까메오로 작품에 함께 하고 있다. 1978년작 '바스터즈'에 관한 이야기들을 물론 약 4분여의 원작 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 타란티노의 <바스터즈>를 인상 깊게 본 이들이라면 엔조 카스텔라리의 원작도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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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극중에서 '윈스턴 처칠' 역할을 맡은 로드 테일러의 인터뷰가 비중있게 담겨 있는데, <지옥의 용병들 (1968)>, <새 (1963>) 등에 출연했던 그를 타란티노가 어떻게 설득해서 <바스터즈>에 함께 하게 되었는지는 물론, 타란티노에게 감동 받을 수 밖에는 없었던 에피소드들을 들려준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자신이 좋아하고 존경 하는 것들에 대해 오마주나 존경을 표할 때 그 방법이나 절차를 제대로 알고 있는 몇 안되는 감독이라고 생각하는데, 로드 테일러의 인터뷰를 듣고 나니, 더더욱 그의 이런 정성과 영화 팬으로서의 됨됨이가 느껴졌다. 그리하여 존경 받는 대상으로 하여금 오히려 타란티노를 존경하게 만들어 버리는 그의 정성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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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만나게 되는 서플먼트는 슬레이트 치는 장면에서의 개성있는 한 마디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단순히 씬넘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 감독, 유명인사들의 이름은 물론, 욕설, 장소, 음식 이름 등등등 매우 다양한 종류의 것들을 나열하고 있어서, 이것들을 하나하나 듣는 것 만으로도 색다른 재미가 있다. 이후 소개할 편집에 관한 서플도 그렇지만, 영화 촬영 환경 자체를 재미와 즐거움이 가득한 곳으로 만들어내는 타란티노 월드의 모습을 또 한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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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Sallys'는 타란티노의 작품을 오랫동안 편집을 맡아온 셀리 맨케에게 보내는 일종의 선물이라고 볼 수 있는 영상인데, 배우들이 대사 말미나 컷이 끝날 때마다 나중에 편집실에서 이 영상을 보게 될 셀리를 위해 한마디씩 전하는 따스한(?) 영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셀리 맨케 (Sally Menke)는 타란티노의 전작 <저수지의 개들 (1992)>, <펄프 픽션 (1994)>, <재키 브라운 (1997)>, <킬빌 1,2 (2003,2004)>, <데스 프루프 (2007)> 등의 편집을 맡았을 정도로 타란티노와는 오랜 기간 함께 해온 편집자이다. <바스터즈> 타이틀 외에 <킬빌>이었나 <데스 프루프>였나 DVD에서도 이와 똑같은 서플먼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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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개봉 당시 이 작품을 리뷰하면서 '아, 당시 독일 영화에 관한 여러가지 재미있는 설정들과 이야기들이 담긴 것 같은데, 이를 정보가 없어서 다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줄 만한 서플먼트가 바로 'Film Poster Gallery Tour with Elvis Mitchell'이다. <바스터즈>는 영화에 관한 영화라고 해도 좋을 만큼, 특히 당시 독일 영화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배경에 깊게 깔려 있는데, 타란티노는 자신의 영화광적인 지식을 동원해 영화 곳곳에 당시의 에피소드들을 끄집어 낼 수 있을 만한 장치들을 준비해 놓았다. 소샤나의 극장에 걸려 있는 영화 포스터들이 갖는 의미나 당시 독일과 괴벨스의 영화 관련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는데, 영화를 보면서 100%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들을 채워주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극중에서 괴벨스가 '릴리언 하비'의 이야기가 나오자 호통을 치며 화를 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릴리언 하비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다면 의아할 수 밖에는 없는 장면일 것이다. 이런 사전적 정보에 대한 내용을 바로 이 서플먼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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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비록 음성해설까지 수록되지는 않았지만, 몇가지 인터뷰와 부가영상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던 서플먼트를 수록하고 있어 만족스러운 타이틀이었다. 특히 맨마지막에 살펴본 당시 독일 영화계에 관련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Film Poster Gallery Tour with Elvis Mitchell' 만으로도 개인적으로는 보람이 컸다.


작품 - 9.5 / 화질 - 9 / 음질 - 9 / 스페셜피쳐 - 8 / 소장가치 - 9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블루레이 캡쳐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Universal Studios 에 있습니다.






바스터즈 (Inglorious Basterds)
Motion Picture Soundtrack


일반 앨범들도 그렇지만 사운드트랙이야 말로 영화를 딱 보고 나오는 순간 구매여부를 거의 100% 가깝게 결정하게 되는 듯 하다. 특히 일반 아티스트의 정규 앨범들은 나중에 좋아지거나 천천히 좋아지기도 하는 반면, 사운드트랙은 나중에 좋아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는 않고, 영화의 감동이 아직 몸속에 살아 숨쉴 때 사운드트랙의 감동 역시 특별히 강한 생존력을 보인달까. 하긴 영화의 장면과 느낌과는 별개로 생각할 수 없는 사운드트랙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당연한 일이기도 하겠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신작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의 사운드 트랙 역시 처음 듣는 순간 '이건 물건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이번 <바스터즈>의 사운드 트랙 역시 기존 타란티노의 사운드 트랙이 자주 그러하였듯, 이 영화를 위해서 새롭게 만들어진 곡들이 수록되기 보다는 기존에 존재했던 곡들이 기가 막힌 선곡으로 이루어진 경우라 할 수 있겠다. 특히 앨범 수록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 곡의 경우, 모두 이미 영화에 사용된 적이 있는 곡들이다. 하지만 <바스터즈>에서 얼마나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터. 엔니오 모리꼬네의 대한 타란티노의 애정과 존경은 이번 사운드 트랙에서도 여전하다.




많은 곡들이 엔니오 모리꼬네의 곡들로 채워져 있지만 그렇다고 모리꼬네의 곡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앨범을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 소울 뮤지션인 빌리 프레스톤(Billy Preston)의 곡 'Slaughter'도 만나볼 수 있으며, 1982년 작 <캣 피플>에 수록되기도 했던 데이빗 보위의 'Putting Out The Fire'도 수록되었다.




북클릿은 비교적 심플한 디자인으로 이뤄져 있는데 특히 색이 바랜듯한 느낌의 컬러가 인상적이다. 여러 공개 스틸샷 들을 통해 미리 만나볼 수 있었던 이미지들로 채워져 있다.




언제부턴가 음반 속지들을 거의 한상철씨가 독점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아니면 내가 사는 음반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한상철씨의 속지를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매우 잦은데, 다양한 시각이 살짝 그립기도 하지만 한상철씨의 리뷰가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특히 이번 속지는 음악적인 평가 외에 수록된 한 곡 한 곡에 대한 자세한 설명 (오리지널이 존재하는터라 본래 삽입되었던 영화 등에 대한 소개)이 담겨 있어 매우 유익한 편이다. 또한 타란티노가 빌보드지와 가졌던 인터뷰 내용이 곳곳에 인용되어 있어 색다른 재미가 있기도 하다.





타란티노의 사운드 트랙은 확실히 다른 영화 혹은 감독의 사운드 트랙을 듣는 것과는 조금 다른 감흥을 준다. 그와 비슷한 취향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사실 아무 걱정없이 그가 선곡해 준 곡들에 다시 한번 몸을 맡겨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그리고 참 새삼스럽지만, 엔니오 모리꼬네는 정말 장인이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음반의 이미지는 직접 촬영하였으며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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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닛 테러 (Planet Terror, 2007)
극장에서 즐기는 B무비에 환호하다!

본래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데쓰 프루프>와 함께 <그라인드 하우스>라는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동시상영 영화였으나, 잘 알다시피 국내에서는 심의나 인지도 등등의 문제 때문에 결국 두 작품 사이에
무려 1년이나 텀을 두고 극장 개봉을 하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나마도 다행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하다.
<데쓰 프루프>가 타란티노의 장기인 수다와 더불어 추억의 액션 영화와 함께 했었던 스턴트 연기에 대한
오마주와 애정이 담긴 영화였다면,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플래닛 테러>는 B급 고어무비들이 보여주었던
재기발랄함(?)과 잡다함에 존경을 보내고, 유머러스함도 여전히 잊지 않고 있는 그들만의 아주 특별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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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이벤트 형식으로 두 영화를 한 번에 감상하는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한번에 이어봤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영화는 선배 B급 고어무비들에 대한 오마주가 듬뿍 담긴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고어 영화를 유난히 즐기지도, 반대로 특별히 꺼리지도 않지만, 나 같은 중간자적 입장에서도
고어함을 견디고 이를 넘어 즐길 수 있다면 <플래닛 테러>는 더할나위 없이 흥겨운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오히려 B급 고어 영화들에 대한 사전 정보(그러니까 이런 영화들을 얼마나 많이 알고 또 보았느냐)량에 따라
더 많은 장면에서 남다르게 환호할 수 있을 듯 했다.
사실 극장에서 떠드는걸 아주 싫어하는 평범한 관객의 한 사람이나, 이번 <플래닛 테러>같은 경우는
이런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끼리 따로 모여서, 소리내어 환호하며 관람했으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몇몇 장면에서는 소리내어 환호도 하고 싶었고, 또 반대로 '우웩'이나 '웁스', '허걱'
등 다양한 감탄사들을 소리내어 발산하고 싶은 욕망을 극장에서 느껴본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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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의외로 상당히 유머러스함이 넘치는 영화였다(유머가 있을 줄은 알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았다는 얘기다). 인물들이 진지하게 내뱉는 대사 가운데는 웃음을 입밖으로 뿜어낼 정도로 유쾌한 장면들이
많았는데, 뭐랄까 얼마전 <무한도전>에서 박명수가 보여준 쿨함이랄까? 공포스럽고 위기스런 상황에
닥쳐있음에도 본연에 사소한 일들에 집착하고, 흐름과는 별 상관없는 대사들을 서슴없이 내뱉는 인물들의
무표정에서는 진정한 'COOL'함을 느낄 수 있었다(미니 바이크 씬에서는 어쩔 수 없이 웃음을 뿜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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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빈을 얼마만에 만나게 되는지, 일단 모습만으로도 반가웠다!)

가장 좋았던 건 배우들의 인상적인 캐릭터였다. 이미 포스터와 예고편에서 총을 다리에 박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던 체리 달링 역할의 로즈 맥고완의 포스는 가히 예고편 이상이었다. 고고 댄서로 출연한 그녀의
총질 하는 모습은 댄스 장면보다도 더욱 댄서블 했고, B무비스럽지 않게 아름답기까지 했다. <데쓰 프루프>에
등장했던 언니들과는 사뭇 다른 액션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멋진 장면들을 여과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엘 레이 역할의 프레디 로드리게즈의 캐릭터도 좋았는데, 서부 영화에 등장하는 전설의 총잡이 설정을 하고
있으나 그가 보여주는 액션 장면들은 단순한 총잡이를 넘어서는 '황혼에서 새벽까지'급이었다. 사실 주연이라
할 수 있는 이 두 배우외에 여러 조연들의 캐릭터가 정말로 인상적이었는데, 먼저 초반부와 후반부에 등장해
주시며 메이저급 배우의 아우라를 B무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해주고 계시는 블루스 윌리스와
최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통해 더욱 잘 알려진 조쉬 브롤린의 캐릭터도 아주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가장 반가웠던 것은 <터미네이터>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마이클 빈의 모습이었다.
마치 <씬 시티>에서 미키 루크나 브루스 윌리스가 그러하였듯, 나이를 고스란히 드러낸 모습이 오히려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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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언니가 만들어내는 액션과 몸짓들은 이 영화의 백미다)

그리고 가장 큰 웃음을 준 캐릭터 중 하나인 '다코타'를 연기한 마리 쉘톤의 주사 3종 연기도 인상적이었고,
힙합 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의 리드보컬 '퍼기'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킬 빌 1,2>와
<데쓰 프루프>, 그리고 <플래닛 테러>에 이르기까지 모두 '얼 맥그로'라는 동일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
마이클 팍스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얼 맥그로는 앞으로도 타란티노와 로드리게즈의 작품에 계속 등장하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
아, 그리고 물론 나와서 엽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쿠엔틴 타란티노의 모습도 지워지지 않을 만큼
인상적이었다(살이 더 찐듯한 모습이더라. 하긴 이것도 2007년 혹은 2006년 모습이니 요즘과 비교하기는
어려울듯).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영화 속에 다코타의 아들로 나온 어린 소년은 감독인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실제 아들이라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로드리게즈! 이 천재적인 욕심쟁이 만능맨 같으니라고!)

로버트 로드리게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누가 뭐래도 자신만의, 자신이 좋아하는 길을 고집스럽게 가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가 직접 만든 영화사인 '트러블메이커 스튜디오'라는 이름답게, 대놓고 일을 벌이기 좋아하는
그는, 이제 단순히 재능이 넘치고 장난끼 넘치는 감독으로 보기엔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 그는 코엔 형제가
그랬던 것처럼 이미 장인이며, 앞으로의 작품 하나 하나가 모두 기대되는 감독의 대열에 올라섰다 하겠다.
자신에 집에 만든 스튜디오에서 연출, 촬영, 각본, 음악까지 모두 다 혼자 해치워버리는 그의 원맨쇼는
앞으로도 계속 될테니 말이다.


1. 엔딩 크래딧은 항상 다 보고 나오는데, <플래닛 테러>는 필름의 상태가 안좋아 스탭롤을
   살펴보기가 불편했다 ^^;

2. <데쓰 프루프>도 그렇고 <플래닛 테러>도 그렇고 음악이 참 좋다.
    음악은 로드리게즈가 직접 만든 곡도 있으며, 로즈 맥고완이 직접 부른 곡도 있다.

3. 엔딩 크래딧 맨 마지막에 아주 짧은 보너스 장면이 있습니다.

4. 텍사스 바베큐가 달래 유명한게 아니더라. 그 맛의 대한 장인의 자부심과 고집이란.

5. R.I.P에 그런 의미도 담겼었는지 몰랐다 ㅋ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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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쥬(Hommage)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불어에서 온 말로 ‘경의의 표시’ 또는 ‘경의의 표시로 바치는 것’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다. 영화의 경우에는 한 작품에서 다른 작품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일부러 모방을 한다든가 기타 다른 형태로 인용하는 것을 지칭하곤 한다. 일부 감독들은 오마쥬의 형식을 빌어 그저 패러디나 표절 수준 밖에 않되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지만, 쿠엔틴 타란티노의 경우는 전혀 다르다. 그의 작품속에서 보여준 오마쥬는 그야말로 ‘경의의 표시’, ‘존경의 표시’를 보는 사람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신중하면서도 정성스레 만든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이 작품 <킬 빌 Vol.1>에는 그가 평소에 광적으로 좋아하는 예전 쇼브라더스 시절 홍콩영화들과 일본의 사무라이물, 저패니메이션, 마카로니 웨스턴, 쿵푸 영화 등 다양한 장르와 영화에 대한 오마쥬를 담고 있는 영화다. 장르적 오마쥬 뿐 아니라 병원 씬에서 브라이언 드 팔마 식의 구성을 사용한 것이나 어린 시절 자신의 우상이었던 일본 배우 소니 치바를 실제로 출연시킨 것처럼 감독이나 배우에 대한 오마쥬 또한 담고 있기도 하다. 사실 <킬 빌 Vol.1>은 오마쥬란 것을 영화적 기법 정도로 사용했다기보다는 하나의 장르로서 승화시킨 작품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이미 널리 알려졌다시피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대단한 비디오키드이며, 영화 감독이기 이전에 엄청난 영화광이다. 이러한 타란티노의 영화광적 면모는 본 타이틀 서플에 수록된 영화음악을 맡은 우탱클랜의 맴버 RZA의 인터뷰에서 단적으로 알 수 있는데, RZA 역시 예전 쇼브라더스 영화의 광팬으로서 비디오 테입들을 여럿 소장하고 있었는데, 타란티노는 이 영화들의 원본 35mm 필름들을 모두 소장하고 있었다고 하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듯 하다. <킬 빌 Vol.1>은 타란티노 자신의 역량과 함께 각 장르의 전문가들이 모여 공동작업을 이룸으로써 더 완벽한 한 편의 영화가 되었다. 대부분의 영화 장면은 중국과 일본 등지의 스튜디오에서 촬영되었는데, 미국내의 스텝이 현지까지 동행하길 원치않았던 타란티노는 중국에서는 중국 현지 스텝을, 일본에서는 일본 현지 스텝과 작업을 하였다. 이 같은 방식은 오마쥬로서 수박 겉핥기 식의 묘사가 아닌 완벽한 장르 영화를 만드는 데에 보이지 않게 크게 기여하였다고 생각된다. 또한 무술감독은 이미 <와호장룡>과 <매트릭스 시리즈>를 통해 헐리웃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원화평이 참여하였고, ‘오렌 이시’의 챕터에서 그 진가를 들어낸 애니메이션은 <공각기동대>, <인랑>등을 제작한 ‘프로덕션 I.G'가 참여하기도 하였다. 아마도 이 같이 다양한 장르와 국가, 문화의 스텝들이 한 영화에 참여한 것은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감독의 이름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킬 빌 Vol.1>은 예전 홍콩영화의 스토리 전개처럼 주인공이 원수에게 복수를 하는 단순한 구조를 갖추고 있듯 영상에서도 선이 굵고 강한 원색의 사용이 대부분이다. 이소룡에 대한 오마쥬가 짙게 깔린 마지막 전투 장면에서는 그를 상징하는 노란색의 트레이닝복(일명 ‘츄리닝’)차림의 주인공과 모두 검은 정장을 입은 적들, 그리고 오렌 이시와의 결투에서는 하얗게 눈덮인 장소를 배경으로 두 주인공의 새빨간 선혈이 뿌려진다. 이렇듯 <킬 빌>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노란색과 빨간색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특히 타란티노가 심혈을 기울인 낭자한 피부림의 이미지는, 여타 다른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하드고어함과 함께 액션의 또 다른 도구로서 역할을 한다. 조금은 과장된 마치 분수가 뿜어대는 터져나오는 피와 사지가 뚝뚝 절단되는 영상은, 철저히 고전적 법칙을 따르면서도 가장 현대적이고 세련된 장면들을 연출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킬 빌 Vol.1>을 극장에서 감상하고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바로 사운드 트랙이었다. 영화의 첫 장면에 흐르던 낸시 시나트라의 'Bang Bang'을 시작으로 브라이언 드 팔마식 전개와 딱 맞아 떨어졌던 ‘Twisted Nerve', 마지막 전투에 대한 기대와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던 ’Battle Without Honor or Humanity', 오렌 이시의 결투 마지막에 흐르던 엔카 ‘Flower of Carnage'와 마치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을 연상시키는 게오르그 잠피어의 'Lonely Shepherd'에 이르기까지...영화 속에 삽입된 곡들은 마치 이 영화만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스토리와 영상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영화의 극적 감정을 최고조로 이끈다. 음악감독 RZA의 역량도 뛰어나지만 대부분의 주요곡들은 감독인 타란티노 자신이 직접 컨텍한 것을 알 수 있는데, <펄프픽션>이나 <저수지의 개들>등 그의 이전 영화에서도 알 수 있듯, 음악을 선택하는 역량에도 아주 탁월함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특히 <킬 빌>의 경우는 피부림이 낭자하는 영상이 맘에 안드는 사람은 설령 있을 지언정 가슴을 후벼파는 사운드트랙이 맘에 들지 않았던 사람들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이렇듯 큰 인상을 남긴 음악 때문에 영화 관람 뒤 사운드트랙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음반샵을 찾았지만 불행히도 영화 상영 당시에는 국내에서는 사운드트랙을 구할 수가 없었다. 왜나하면 위에서 잠시 언급하였던 엔카가 한 곡 수록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일본어로 노래한 곡이 수록된 음반은 국내 출시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2004년이 되면서 일본 문화의 추가개방이 이루어지면서 국내에서도 엔카를 포함하여 모든 곡이 수록된 사운드트랙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타이틀 출시전에 사운드트랙이 포함된 다는 이야기가 있어 많은 이들이 기대를 가졌지만, 결국은 빠지게 된 점이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킬 빌 Vol.1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은 영화 <킬 빌 Vol.1>만큼이나 오랫동안 깊은 인상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으며 출시된 타이틀은 일단 합격점을 줄 만하다. 위에서 잠시 언급하였듯이 타이틀에 함께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이 누락된 것이 조금은 아쉽지만, 이를 대체할만한 다른 아이템들도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그것은 바로 Vol.1과 Vol.2의 오리지널 포스터인데 처음 계획하였던 포스터의 이미지가 많은 소비자들의 반대 목소리가 있자 이를 바로 적극 수렴하여 비교적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내놓은 제작사의 정성이 일단 돋보인다. 오리지널 포스터외에 킬 빌을 상징할 만한 노란색 케이스와 제법 볼만한 부클릿도 인상적이다. 타이틀 외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본격적으로 타이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화질은 2.35:1 아나몰픽 와이드스크린을 제공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극장에서보다 더 괜찮은 화질이라고 얘기가 나올 만큼, 다른 지역 코드의 타이틀보다도 우수한 화질을 수록하였던 것이 중론이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마지막 전투씬의 흑백 영상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곤 하는데, 이는 본래의 영상이 삭제된 것이 아닌 분명 감독에 의해 의도된 처리임으로 크게 아쉬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그 장면에서는 올칼라로 표현하는 것 보다 흑백처리를 하는 것이 더 좋았다고 생각된다. 사운드는 dts트랙과 돌비디지털 5.1채널을 수록하고 있는데, dts의 강력한 음장감과 더불어 채널의 분리도 또한 뛰어나다. 액션씬에서의 칼이 몸을 베는 효과음과 피가 뿌려지는 등의 효과음 역시 실감나게 전달된다. 액션씬들에서도 물론 채널의 분리도를 느낄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킬 빌 Vol.1>의 사운드를 빛나게 하는 것은 사운드트랙이 아닌가 싶다. 5.1채널을 타고 흐르는 사운드트랙은 (영화에 쉽게 몰두할 수 있었음으로 그랬을런지는 모르겠지만)어렵지 않게 채널의 분리도를 실감할 만큼 뛰어난 음질을 보여주었고, 풍부한 공간감도 느낄 수 있었다. <마스터 앤 커맨더>에서처럼 웅장하고 거대한 스케일의 사운드를 맛보기는 어렵지만, 채널의 분리도와 사운드트랙의 전달성, 액션씬에서의 효과음 등은 우수하다고 말하기에 충분하다.



1장으로 구성된 타이틀에는 본 편외에 몇가지 서플먼트가 수록되어 있는데, <킬 빌>이라는 영화적 중요도에 비해 1장에 디스크만으로 출시된 것이 일단은 조금 아쉽다(아마도 이후에 출시될 Vol.2와 혹 출시될지도 모를 Vol.1,2 합본 박스세트를 염두한 것이 아닌가 싶다. 순전히 개인적인 예측일 뿐이다). 서플먼트는 일반적인 메이킹 다큐와 마지막 전투씬을 따로 수록한 메이킹 다큐 두 가지가 수록되어 있다. 메이킹 다큐를 통해 타란티노가 얼마나 영화를 찍으며 신이나 했을까? 즐거워 했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이외에 감독인 타란티노를 비롯하여 주연 배우인 우마 서먼, 루시 리우, 비비카 폭스의 인터뷰와 제작자인 로렌스 벤더의 인터뷰를 수록하고 있는데, 다양한 이야기들을 듣고 접할 수 있어 흥미롭고 재미있긴 하지만, 각 인터뷰의 주제가 챕터로 나뉘어져 있어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없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이외에 영화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던 'the 5,6,7,8's'의 뮤직비디오가 수록되어 있고 두 가지 버전의 예고편도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영화의 씬 하이라이트 장면 5가지를 따로 감상할 수 있는 서플과 포토 갤러리도 수록되었다.


글 / 아시타카

2004.04.26



데쓰 프루프 (Death Proof, 2007)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이름으로 그 작품을 다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타란티노만큼 이른바 '타란티노' 영화하면 기대되는 무언가가 있고,
그 결과 흡족한 결과를 주는 감독은 없을 것이다.
 
자신만의 색깔을 점점 확장, 진화시켜가고 있는 타란티노는
죽이 잘맞는 로버트 로드리게즈를 만나면서 점점 더 스스로가 즐길만한
작품들을 내놓고 있다.



'데쓰 프루프' 1막을 책임지는 화끈한 세 명의 언니들!
 
알려진 바와 같이 원래 이 영화 '데쓰 프루프'는 단독으로 제작된 작품이 아니라
로드리게즈의 영화 '플래닛 테러'와 동시상영으로 계획된 '그라인드 하우스'프로젝트의 한 작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쉽게도 이 두 영화아닌 두 영화가 한꺼번에 개봉되지 못하였다.
그래도 12월에 개봉될 예정이라니 다행이다!
 
<킬빌>이후 많은 사람들이 타란티노 하면 '액션'을 떠올리지만
역시 그의 최고의 장기는 잡담이다.
<데스 프루프>에서도 사실 1막과 2막(편의상)의 대부분의 러닝타임은
주인공 언니들의 잡담 및 만담으로 이루워져있다.



'이 차를 타면 절대 죽지 않아'
 
하지만 이 지리할 것만 같은 잡담은 잘 들어보면 그 안에 수많은 조크와
패러디들이 등장한다. 또한 비디오 키드다운 타란티노의 영화관련 뒷 이야기 조크나
예전 영화에 대한 향수어린 이야기들이 쉴세없이 섞여있기 때문에,
이른바 많이 아는 사람일 수록 더 많이 즐길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수 많은 대화들 가운데 정황적으로 무엇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라는 것은
눈치 챌 수 있었지만, 그 인물이라던가, 그 영화에 대해 사전적인 인지가 없는터라
더 대화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이 아쉬운적이 많았다.
쉽게 예를 들자면 영화 속에 커트 러셀이 맡은 스턴트맨 마이크가 이야기하는
이전 추억의 영화들을 모두 보았다면, 그가 그런 대사를 했을 때
단순히 감으로 짚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1막의 언니들이 화끈했다면, 2막의 언니들은 그야말로 대차다!
 
1막과 2막은 얼핏 보면 그대로 분위기를 답습하는 것처럼 보인다.
차를 탄 언니들이 등장하고, 대부분의 러닝 타임이 이 언니들의 만남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스턴트맨 마이크가 은근슬쩍 등장하며, 이 언니들과 엮인다는 구성인데,
1막의 마지막이 충격적이고 제법 호러스러웠다면,
2막은 타란티노가 영화 속에서 여러번 대사를 통해 이야기했던 것처럼
아마도 그가 어린 시절 미친듯이 좋아했을 자동차 추격장면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그 어느 영화보다 통쾌한 엔딩을 선사한다.
(정말 'THE END' 자막이 등장했을 때 이렇게까지 통쾌한 영화는 없었다!)
 
자동차 추격장면은 분명 너무나도 고전적이고 오리지널에 충실한 방법으로 구성되고
촬영되었음에도 그 어느 체이스씬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화끈함과 스릴이 있었다.
물론 여기에는 2막의 사실상에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조이'역할을 맡은
'조이 벨'의 스턴트 연기 덕분이라고 하겠다.



커트 러셀을 정말 오랜만에 스크린을 통해 보게 되어 반가웠지만, 영화 속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안습 ㅜㅜ
 
오프닝 크레딧을 보면 로자리오 도슨,,,등등 나오다가 '조이'하고는 'Her Self'라는 자막이
특별히 나온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극중 스턴트맨으로 나오는 조이 역할은
실제 킬빌의 우마 서먼 대역으로 유명한 스턴트배우 '조이 벨'의 대한 찬사인것이다.
 
<킬빌>이 자신이 좋아하는 쇼브라더스 영화와 웨스턴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대한 오마쥬였다면,
<데쓰 프루프>의 2막의 해당하는 시퀀스는 누가 뭐래도 '조이 벨', 그녀를 위한 영화이다.
마지막 자동차 추격씬이 단순한 추격씬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 데에는 절대적으로
그녀의 무모하리만치 위험천만한 스턴트연기가 큰 역할을 하였다.
정말 보는 내내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을 정도의 자동차 스턴트 연기를 보고 있으면
역시 아직까지는(혹은 영원히), 트랜스포머가 변신하는 황홀한 CG장면도 실제 배우가 연기하는
아날로그 스턴트에는 비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
 
마니아적이고 인디적인 요소들을 잔뜩 끌어내어 대중에게 풀어놓았던 타란티노는
<데쓰 프루프>를 통해, '조이 벨'이라는 스턴트 연기자를 통해 아날로그 스턴트에 대한
향수와 위대함을 널리 칭송하고 있는 것이다.



조이 벨! 그녀의 스턴트 연기에 모두 기립박수를!!!!
 
자동차 추격씬으로 점점 아드레날린을 증폭시키다가
극으로 몰고 갔을 때 여지없이, 후회없이 단숨에 끝내버리는 엔딩은 정말 통쾌 그 자체다!
아무래도 영화라는 것이, 마지막 장면의 느낌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는 없을 텐데,
그렇기 때문인지 나중에라도 이 영화를 떠올리게 된다면 다른건 다 기억나지 않더라도
'통쾌'라는 그 단어는 절대 잊혀지지 않을 거 같다.
마지막 엔딩 시퀀스만이라도 또 보기 위해서 극장을 또 찾아야 될지도 모르겠다.
아, 물론 엔딩 시퀀스가 워낙에 시원통쾌하다는 것이지, 나머지 부분이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다.
타란티노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가 무척이나 쏠쏠한 영화가 바로 <데쓰 프루프>이기 때문이다.
 
p.s / <플래닛 테러>! 로드리게즈!!!


 
글 / ashit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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