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lumbia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고스트 버스터즈 (Ghostbusters, 2016)

여성 버전으로 다시 한 번!


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시고니 위버가 출연했던 1984년 작 '고스트 버스터즈'가 멜리사 맥카시와 크리스틴 위그, 케이트 맥키넌, 레슬리 존스 4인방의 여성 버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원작 '고스트 버스터즈'는 지금까지도 많은 팬들에게 기억되고 사랑 받는 코믹 액션 영화인데, 전작 '스파이'를 함께 했던 폴 페이그 감독과 멜리사 맥카시가 주축이 되어 4명의 남성 팀원들을 모두 여성으로 교체한, 이른바 여성버전의 '고스트 버스터즈'를 선보였다. 


일단 간단하게 말해서 원작에 비해 여성 버전의 '고스트 버스터즈'는 성별을 교체한 것 외에는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다. 즉, 1984년 원작의 리메이크 영화라 할 수 있는데 4명의 주인공들을 모두 여성으로 교체하고, 원작에서 여성인 시고니 위버가 맡았던 역할과 유사한 롤의 캐릭터를 남성인 크리스 햄스워스가 연기하는 것 외에, 2016년 버전의 현재성을 가미하거나 발전된 이야기를 찾아보기는 조금 어려운 영화라는 것이다.



ⓒ Columbia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큰 기대를 갖고 극장을 찾는 다면 (특히 원작의 재미에 버금가는 흥미진진한 요소를 기대한다면) 아마도 실망하기 쉽지만, 원작을 못 본 관객들이나 큰 기대 없이 코미디를 즐기고자 하는 관객들에겐 그리 나쁜 선택이라고 보긴 힘들 듯 하다. 이 영화는 거의 9할이 개그들로 채워져 있는데 이렇게 개그가 양념이 아니라 본 식사로 제공되는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일단 이 영화에 대한 가장 큰 호불호가 될 것이다. 쉴새 없이, 거기에다 미처 관객들이 (특히 미국 관객이 아닌 관객들이라면 더)다 알아 채지 못하고 넘어갈 정도의 개그들까지 아주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데, 솔직히 조금 지치는 감도 없지 않았지만 몇 몇 장면에서는 오랜만에 극장에서 소리 내서 웃었을 정도로 유쾌한 유머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주인공을 단순히 남성에서 여성으로 교체한 것에 그치는 것은 맞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여성 버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자와 재미 요소들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사실 영화 스스로는 페미니즘 적인 요소를 겉으로 전혀 과장하여 주장하고 있지 않은데, 이 영화를 겉에서 바라보는 일부 관객들이 오히려 단지 성역할이 바뀌었다는 이유 만으로 몰지각하게 비판하는 것이 다분하다. 폴 페이그의 2016년 여성 버전의 '고스트 버스터즈'는 여성들로 주인공을 바꾸어야만 했던 이유에 대해 설득하기 보다는 그냥 여성들이 주연을 맡았을 때도 할 수 있는, 그러니까 반드시 여성이여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들도 할 수 있는 충분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단지 그 이유만으로 (더 나아가 레슬리 존스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이 영화를 비판하는 건 아주 심각한 문제다. 재미가 없다는 건 다른 문제고.



ⓒ Columbia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오히려 여성들로 주연 캐릭터들이 바뀌면서 새로운 재미와 풍자의 요소가 된 건 크리스 햄스워스가 연기한 케빈 캐릭터다. 우습게도 여성 캐릭터였더라면 그냥 지나쳤을 요소들이 크리스 햄스워스의 해맑은 연기 (본인 스스로 너무 즐기는 듯한)를 통해 새로운 풍자의 요소로 부각된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영화는 페미니즘적 거창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크리스 햄스워스의 캐릭터는 시종일관 재미있는 가운데서도 무언가 그간의 남성 중심 영화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하게 만드는 역할을 분명히 한다. 



ⓒ Columbia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전체적인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그 수많은 개그들을 유기적으로 엮을 만한 스토리와 전개 과정이 아무래도 단순한 편이고,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는 부분이 그다지 임팩트가 떨어지는 (분명 여긴데 겨우 이정도?? 라고 생각하게 될 만큼) 것은 좀 더 시원하고 통쾌할 수 있었던 액션을 심심하게 만드는 점이 있다.


아, 그리고 이 영화는 대놓고 3D로 보라고 만든 영화인데 국내에서는 (아마도)흥행성 탓에 3D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3D아이맥스, 4DX 등으로 관람했다면 더 유쾌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 이 영화는 그렇게 봐야하는 영환데 말이다.



1. 원작에 출연했던 배우들의 모습이 반가웠어요. 제법 비중있었던 빌 머레이 외에 잠깐 등장한 댄 애크로이드와 엔딩 크레딧에 등장하는 시고니 위버까지. 댄 애크로이드는 이 작품의 제작에도 참여했더군요.


2. 엔딩 크래딧이 다 끝나고 짧은 쿠키 장면이 나와요. 속편을 암시하는 듯 한데, 과연 나올 수 있을지!


3. 어렸을 때 원작보고 호빵 귀신 젤 무서워했었는데 다시 만나서 반갑 ㅎㅎ 


4. 케이트 맥키넌은 팬덤 좀 생길듯 ㅎ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Columbia Pictures 에 있습니다.




토르 : 다크 월드 (Thor : The Dark World, 2013)

어벤져스의 그늘 아래 놓인 속편



서두에 밝히자면 난 어벤져스의 멤버들 가운데는 물론, 마블 세계관의 히어로들 중에서도 토르를 특별히 좀 더 좋아하는 편이다. 오래된 마블 코믹스의 팬들에 비하면 그 정보나 이해력은 미비한 수준이지만, 영화로 시작한 토르의 대한 호기심은 조금씩 코믹스로 이어졌고, 크리스 햄스워스라는 배우의 시원 시원한 매력과 맞물려 '토르'의 속편을 더더욱 기다리게 했었다. 그렇게 서울에선 보기 힘들었던 '토르 : 다크 월드'를 보게 되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줄거리는 의외로 진전됨이 거의 없이 반복되는 양상이었다. 솔직히 전편에 비해 아주 조금 더 나아간 형태인데, '아이언 맨' 시리즈처럼 작품이 계속될 때마다 확장시켜 나아가는 것과 비교하자면, 조금은 아쉬운 전개였다.



ⓒ Marvel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사실 포스터와 스틸컷에서 공개된 제인 포스터 (나탈리 포트만)의 아스가르드 의상을 보았을 땐 기대보다는 우려가 되는 부분이 많았다. 여기에 포인트가 있다면 너무 뻔한 전개이면서 너무 쉽게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부분은 비중이 그리 많지 않아 전개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미 전편에서 세계관과 캐릭터 소개를 마친 토르의 속편으로 보기에는, 조금은 소극적인 전개와 캐릭터의 확장이 아쉬웠다.


단순한 에피소드 형식으로 보자면 아쉬울 것이 없는 구조이지만, 이미 소개를 마친 것은 물론 '어벤져스'를 통해서 또 한 번의 활약을 펼쳤던 토르의 이야기가 이번에는 단순히 새로운 에피소드에 놓여지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이야기가 좀 더 발전적으로 나아가는 것을 기대했었는데, '토르 : 다크 월드'는 또 한 번의 에피소드를 선택하는 것에 그쳤다. 새로운 적과의 새로운 이야기는 물론 재미있고, 그 중심에 있는 토르와 로키와의 미묘한 관계는 이 작품의 백미라 할 수 있을 텐데, 오히려 전편처럼 이 둘의 관계에 대해 더 발전시켜 나아갔더라면 더 흥미로운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 Marvel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참고로 케네스 브래너의 '토르'는 토르라는 캐릭터와 세계관을 처음 소개하는 기능도 물론 수행하고 있었지만, 로키의 이야기가 사실상 메인 스토리에 놓이면서 더 고전적인 느낌과 풍모를 갖추며, 다른 어벤져스의 영화들과는 다른 풍모를 갖추게 되었는데, 알랜 테일러의 '토르 : 다크월드'는 액션이나 볼거리는 좀 더 화려해졌지만 (사실 이 부분도 더 화끈했어도 좋았다고 생각된다) 갈등 구조나 이야기의 짜임새 측면에서는 조금은 심심한 구성을 보여주며, 그냥 어벤져스 멤버의 또 다른 에피소드 정도에 머무르게 되었다.


아, 하지만 물론 '어벤져스 멤버의 또 다른 에피소드'만으로도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영화 화 된 '어벤져스'라는 자체가 캐릭터 각자의 이야기와 에피소드를 각자의 작품으로 소개하고, 또 다시 뭉쳤을 때의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단순한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고 해서 의미가 없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즉, 나중에 '어벤져스 2' 겪인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개봉했을 때, '토르 : 다크월드'의 이야기는 한 줄 정도의 대사로 스쳐 지나갈 수도 있겠지만 바로 그 한 줄을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 있고, 바로 그 재미가 전체적인 세계관을 다루고 있는 '어벤져스' 만의 독특한 포인트 이기 때문에, 그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이 작품이 결코 아쉽다고 만은 볼 수 없을 것이다.



ⓒ Marvel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이 작품을 보면서 느끼게 된 생각은, 이미 '어벤져스' 이전에 자리를 잡은 '아이언맨'과는 다르게 다른 멤버들의 작품들은 어쩔 수 없이 '어벤져스'라는 작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는 없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각각의 캐릭터가 독립적으로 기능하기 보다는, 어벤져스의 일원으로서의 의미가 더 크기 때문에 각자의 이야기를 하게 될 때에는 분명한 한계가 드러난다는 점이다. 각각이 자신의 영화를 만났을 때 뭔가 화끈한 전개를 이어가려고 해도, 추후 다시 뭉치게 될 '어벤져스'의 세계관과 시간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조금은 제한을 받을 수 밖에는 없다는 얘기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팬들은 영화로서 '토르'를 만나고 있기 때문에, 독립적인 영화로서 토르가 성장하고 발전해 나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 수 밖에는 없다. 서두에 이야기한 것처럼 토르라는 캐릭터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더욱.



ⓒ Marvel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전 편에서 케네스 브래너가 관객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로키 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한껏 담아냈다면, 이 작품 '토르 : 다크월드'에서는 '어벤져스' 이후 몰라보게 인기가 높아진 톰 히들스톤을 보란 듯이 활용하고 있는 듯 했다. 그런 측면에서 로키를 둘러 싼 이 작품의 묘한 긴장감은 만족스러웠다. 팬들이 기대하는 로키의 매력을 보여준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힘이 약했던 토르와 적과의 대결 구도를 보완하는 요소였기 때문이다. 이제는 거의 영화 제목을 '토르'라기 보다는 '토르와 로키'라고 해도 될 정도인데 (탱고와 캐쉬처럼), 로키라는 캐릭터가 그 만큼 매력적이라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 Marvel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어쨋든 더 좋아했기에 더 아쉬움도 많았던 '토르 : 다크월드'였다. 부족한 부분은 많지만 그래도 토르의 시원시원한 매력과 로키라는 양면의 캐릭터를 가졌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그럼에도 또 보고 싶은 작품이었다. 물론 아이맥스 3D로만 보다가 작은 관에서 보니 답답함이 느껴져 그런 것도 있는 듯.



1. 이제 토르를 또 만나려면 다음 '어벤져스'를 기다려야 하는군요. 2015년 개봉 예정인데, 곧 오겠죠? ㅠ

2. 팬들의 성원만으로 보면 '토르 3' 이전에 '로키 1'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인데, 이건 불가능하겠죠? ㅠ

3. 이번엔 묘묘를 묘묘로 번역하지 않아서 아쉬웠어요 -;;;

4. 두 번의 쿠키가 나오는데 첫 번째 장면은 코믹스 팬이 아니면 제대로 이해하긴 역시 어려웠고, 두 번째 장면은 그냥 소소한 장면으로 스토리가 연결되는 부분은 아니에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Marvel Entertainment 에 있습니다.






캐빈 인 더 우즈 (The Cabin in the Woods, 2012)

뒤집고 쏟아내는 공포의 축제



개봉 당시에도 보고 싶었으나 극장 상영시 필름에 (정확히 말하자면 화면 밝기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지인의 이야기에 나중을 기약하고 관람을 못했었는데, 역시나 빠르게 IPTV를 통해 만나볼 수 있었다. '캐빈 인 더 우즈'를 다 보고 나서 제일 먼저 떠올랐던 영화는 다름 아닌 '드래그 미 투 헬 (Dreg Me To Hell, 2009)'이었는데, 왜인고 하니 '드래그 미 투 헬' 이후로 마음에 드는 공포 영화를 만나보지 못했던 것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그 사이에 무언가 맘에 드는 공포 영화가 있었는지는 좀 더 자세히 따져봐야겠지만, 어쨋든 순간의 기억으로는 바로 이 영화가 떠올랐을 정도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쾌감이었다.




ⓒ Lionsgate. All rights reserved


제목이나 홍보 타이틀에서 이미 잘 알려졌다시피 '캐빈 인 더 우즈'는 대놓고 공포 영화의 법칙을 모두 뒤집겠다고 공포하고 나선 영화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공포 영화의 법칙을 빗겨가는 것 자체에 대한 재미가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이 또 다른 반전의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사실 법칙을 모두 빗겨간다는 얘기를 반대로 하면 정반대로 생각하면 다시금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된다는 얘긴데, 그럼에도 '캐빈 인 더 우즈'의 이야기는 지루하지 않은 힘이 있었다. 즉, 뒤집기를 그냥 겉핥기 식으로 한 것이 아니라 공포 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을 잘 이해한 시나리오였다는 얘기다. 그냥 뒤집는 것으로 끝났다면 말그대로 뒤집기라는 점을 아는 순간 전혀 재미를 느낄 수 없는 작품이 되어버렸을 텐데, '캐빈 인 더 우즈'는 다행히 거기에 머무르지는 않았다. 오히려 뒤집기가 없었어도 나름 흥미로운 공포영화라고 했을 만큼의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다는 얘기.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Lionsgate. All rights reserved


별장으로 여행을 떠난 다섯 명의 청춘들에 대한 이야기 뒤에 존재하는 이야기는 이 영화의 진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개인적으로 이런 류 (무언가 거대한 악이 도사리고 있는)를 좋아해서이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별로 구체적이지도 않고 한편으론 허무맹랑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 배경에 깔린 분위기가 좋았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가 본격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주인공들이 이 실체를 알아내면서 부터였다. 보통 같으면 주인공과 공포(악마나 괴물 등)의 대결 구도로 당연히 주인공의 편에서서 영화를 바라보게 되었을 텐데, 이 영화는 그 중간에 이를 조정하는 조직이 있다보니 어쩌면 더 큰 악을 위해 중간에서 소비되다시피 이용 당하는 각종 크리쳐와 좀비 등등 (이 영화를 본 이들은 알겠지만 더 정확히 하려면 '등'을 한 50번은 써야할 것이다)의 애환마저 느껴져 좀 다른 분위기를 형성했다. 이들은 대사 하나 없지만 그 잠깐의 눈빛들 만으로도 무언가 슬픔이 느껴졌는데, 인간에게 이용 당하는 상황과 맞물려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닌 좀 더 인상 깊은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그래서인지 막판에 수많은 크리쳐들이 모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때는 단순히 장르 영화에서 느껴지는 쾌감과 더불어 이 같은 감정적인 부분이 겹쳐져 더 시원하고 신나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뭐랄까, 이 쏟아지던 장면은 보통 같으면 주인공과 같은 심정으로 절망적인 절정의 공포를 느끼게 되는 장면이었겠지만, '캐빈 인 더 우즈'에서는 마치 '축제'와도 같은 장면이었다. 이 한 장면 만으로도 '캐빈 인 더 우즈'는 또 보고 싶은 영화가 되었다.




ⓒ Lionsgate. All rights reserved



1. IPTV로 보면서는 그렇게 어둡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극장에서는 어느 정도였는지 모르겠네요. 만약 블루레이로 국내 출시된다면 구매할 의향이 있어요.


2. 마지막 장면에 공포영화 시리즈로 유명한 여배우가 까메오로 등장합니다. 


3. 오래만에 정말 신나는 공포영화였어요. 전 무서우면서도 신나는 공포영화가 좋더라구요 ㅎ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Lionsgate 에 있습니다.


 




토르 : 천둥의 신 (Thor, 2011)
대서사와 셰익스피어를 입은 마블 히어로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들이 총집합하는 '어벤져스 (The Avengers)'의 또 다른 멤버 '토르 (Thor)'를 보았다. 토르가 영화로 만나볼 수 있었던 다른 마블의 히어로들과 다른 점이라면, '스파이더 맨' '헐크' '아이언 맨' 등의 경우 후천적으로 사고나 우연한 계기를 통해 슈퍼 파워를 얻고 히어로가 되는 것에 (혹은 안티 히어로가 되는 것에) 반해, 신화에 근본을 두고 있는 토르의 경우 이미 파워를 갖고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그 시작점을 달리 한다. 이 시작 점이 다른 것은 특히 영화화에서 큰 차이점을 갖게 되었는데, 일반적인 히어로물이 쉽게 말해 영화 중반이 지나기 전까지는 '아직 멀쩡한' 주인공을 보여주는 것에 반해, '토르'는 오히려 그 반대로 초중반 토르가 힘을 잃게 되는 것으로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전혀 다른 세계 (아스가르드와 인간 세상)가 교차된다는 점에서도 이전의 마블 히어로들과는 조금 다른 측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 Marvel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또 다른 점은 '토르'는 이미 대중들에게 너무도 익숙한 고대 그리스 희곡 및 셰익스피어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확실히 '토르'는 히어로물이라기 보다는 셰익스피어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제인과 쉴드 (S.H.I.E.L.D)로 대변되는 현재의 이야기를 제외한다면, 상당히 고전적인 서사와 갈등 구조를 갖고 있는 작품이다 (아마도 현재의 이야기와 교차하지 않았다면 '타이탄' 같은 작품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토르'는 왕과 왕자, 아버지와 아들의 관한 이야기에 히어로 물의 세계관을 담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런 셰익스피어 적인 측면 때문에 연출을 캐네스 브래너에게 맡긴 것이 아닌가 싶다.

배우인 동시에 감독이자 극작가인, 그리고 무엇보다 셰익스피어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캐네스 브래너 만큼 '토르'가 다른 히어로들과 차별되는 점을 잘 표현해낼 이는 드물다고 생각된다. 캐네스 브래너가 '토르'를 연출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셰익스피어 적인 측면이야 걱정할 바 아니었지만, 그 반대로 히어로물이자 블록버스터 연출로서의 캐네스 브래너는 의문 부호가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갖는 한계 내에서 이 정도 결과물이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만족스럽게 표현해 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미 여러 작품들을 통해 액션 전문가가 시나리오까지 맡았을 때 혹은 그 반대의 경우, 완성도 측면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많이 접하지 않았는가. 캐네스 브래너의 '토르'는 그들과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괜찮은 편이다.



ⓒ Marvel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토르'가 갖는 한계라면 앞서 이야기했듯이 마블의 다른 히어로들처럼 소개가 필요한 첫 작품이었다는 공통의 한계와 다른 히어로와는 다르게 탄생 과정이 필요없기 때문에 극적인 공감대를 얻기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그 만의 한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토르가 지구로 추방 당한 뒤 겪는 일들을 통해 변화하는 과정은 그가 진정한 히어로로서 거듭나는 탄생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이마저도 사실 빠른 전개 탓에 적극적인 공감대를 얻기에는 부족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 중에 발생한 제인 (나탈리 포트만)과의 로맨스도 브루스 배너나 피터 파커의 그것과 비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토르'는 그 자체로도 소개가 주목적인 작품인 동시에 앞으로 나올 '어벤져스'의 큰 그림으로 보자면 더더욱 '토르'라는 캐릭터를 설명하는 의미가 컸기에, 이 한 편만으로 평가 받기에는 조금 억울한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앞으로 '토르'의 속편이 나온다거나 '어벤져스'에서는 좀 더 이런 면에서 자유로운 상태라(이미 캐릭터와 세계관에 대한 소개를 마쳤으니 말이다)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 Marvel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이런 어쩔 수 없는 한계들 때문이었는지, 극 중에서 가장 비중있게 느껴진 캐릭터는 주인공 '토르 (크리스 햄스워스)'가 아니라 동생 '로키 (톰 히들스톤)'였다. 사실 따지고보면 극중 토르는 쿨하고 우직한 매력은 있지만 (마치 사조영웅전의 곽정과도 같은) 관객이 공감할 만한 내적인 갈등이라던가 감정의 동요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에 비해 로키라는 캐릭터는 그 탄생부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사실상 영화에 주요 갈등 및 전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인물로서, 캐네스 브래너가 그린 셰익스피어적 작품에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였다. 

(스포일러 시작)
로키가 극의 주된 갈등을 쥐고 있어서이기도 했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에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가 악한이라기 보다는 동정에서 이해될 수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이었다. 왕국을 지배하려는 야욕보다도 그저 아버지에게 용기있고 자랑스러운 아들로서 인정받고 싶었던 것에서 시작된 그의 삶은, 별다른 갈등구조가 없던 토르에 비해 훨씬 더 강하게 다가왔고, 더 나아가 엔딩 쿠키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앞으로도 그의 활약이 만약 계속된다면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그와 그의 행동으로 인한 스토리에 좀 더 깊이를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듯 하다. 아주 조금의 과장을 보태자면, 이번 영화 '토르'는 토르에 대한 영화라기 보다는 로키로 인한 영화라고도 할 수 있겠다.
(스포일러 끝) 



ⓒ Marvel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지만 다른 마블 히어로들과는 차별되는 또 다른 색깔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캐네스 브래너의 '토르'는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년에 우리에게 마침내 선보일 '어벤져스'에 대한 기대감을 또 한 번 업그레이드하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1. '아이언맨 2'의 쿠키 장면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묠니르 장면은 '토르'에서 그대로 이어지는데, 이것 외에도 '토르'에는 '어벤져스' 떡밥이 제법 많이 등장하고 있는 편이에요. 동료 과학자 '브루스 배너'의 이야기라던가, 토니 스타크에 대한 직접적 언급도 그렇고. 확실히 아는 만큼 보이더군요. 이래서 마블 코믹스에 더 빠져들게 되는 것 같아요. 연계되는 부분이 깊다보니 말이죠.


2. 오딘의 아들을 '오딘손'으로 잘못 번역했다고 생각했는데, 확인해보니 토르의 풀네임이 Thor Odinson 이네요 ^^;


3. 토르가 지구에 와서 겪는 코믹한 장면들에서는 의외로(?) '엑셀런트 어드벤쳐'가 떠오르더군요. 소크라테스나 나폴레옹이 쇼핑몰 가던 장면이 겹쳐져서 ㅎㅎ


4. 짧은 분량이었지만 역시 '어벤져스'를 위한 포석이었던 '호크아이'의 출연도 인상 깊었습니다. 사실 호크아이에 대해서는 깊이 알지 못하는 터라 보는 순간 100%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제레미 레너의 얼굴은 단번에 알아봤기에 비중있는 캐릭터라는건 알 수 있었죠 ㅎ


5. 그의 반해 아사노 타다노부의 활용은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아사노 타다노부가 이런 작품(비중)으로 헐리웃을 노크할 배우는 아닌데, 그냥 들러리 정도로 묘사되는 부분이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더군요.


6. 요툰하임의 분위기나 이곳 캐릭터들의 모습 그리고 쿠키장면에서 등장한 큐브까지, 얼핏 '트랜스포머'가 연상되기도 하더군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Marvel Entertainment 에 있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