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다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영화를 평균 이상으로 좋아하다보니 가끔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촬영한 영화들을 보면 최대한 그 장소를 직접 찾아가서 다시 한 번 영화의 기운과 여운을 느껴보고자 하는 편이다. 바로 지난 주에 본 홍상수 감독의 신작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도 보는 즉시 그곳에 가고 픈 욕구가 발동하는 영화였다. 홍상수 감독의 작품들은 워낙 저예산이기도 하고 짧은 시간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아 실제 존재하는 장소를 배경으로 하는 것은 물론, 특별한 장소를 일부러 찾아 촬영하기 보다는 그냥 어떤 동네의 평범한 장소들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그의 영화를 보면 꼭 한 번 그 동네를 찾아보고픈 생각이 들곤 한다. 이번 작품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수원화성 근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영화를 본 바로 다음 날 가벼운 마음으로 수원을 찾았다.





영화의 첫 장면에 화성행궁 앞에서 극 중 함춘수 (정재영)가 담배를 피는 장면은 바로 저 큰 나무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참고로 이 영화를 겨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늦여름 찾아간 것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 입김이 나는 계절에 찾아왔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나서 화성행궁에 입장하기 위해 입장권을 구매하는 장면. 참고로 내가 간 날은 행사 기간이라서 무료 입장이었다.




그리고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소라고 할 수 있는 곳. 바로 복래당 (福內堂)이다. 이 곳에서 함춘수는 윤희정 (김민희)을 처음 만나게 되어 어색하고 짧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정재영이 앉아있던 자리는 볕이 몹시 잘 들었다. 정말 솔솔 잠이 올 것 만 같은 햇살.





이 쪽은 극 중 김민희가 앉아서 요구르트를 먹던 자리. 특별할 것은 없지만 영화 속에서 워낙 그의 내레이션을 통해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소개를 듣다보니 달리 보이는 곳이기도 했다. 참고로 화성행궁은 정조가 머물던 임시처소였고 복내당은 정조가 행차시에 머물렀던 곳이였다고 한다.





이 곳은 바로 화성행궁 옆에 위치한 수원호스텔 건물인데, 영화 속에서는 거의 첫 장면 쯤에 정재영이 저 외쪽 창문을 열고 바로 사진을 찍은 이 아래 쪽의 고아성을 바라보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이곳은 행궁 옆의 골목을 조금만 걷다보면 왼편에 나오는 가게인데, 바로 극 중 정재영과 김민희가 술을 마시며 오랜 대화를 나누던 바로 그 스시집이다. 이 곳은 보시다시피 가게 앞에 영화 포스터도 전시해 놓으며 촬영지라는 걸 알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리얼리티를 위해 직접 들어가서 스시에 소주 한 잔을 할까도 했지만 너무 낮시간이라 이번엔 패스.




그리고 여긴 극 중 김민희가 사는 집으로 등장하는 곳인데, 이 곳 역시 바로 행궁 옆에 위치하고 있었다. 참고로 영화를 보면 이 집 바로 뒤에서 절이 있어서 종 치는 소리가 들리곤 하는데, 실제로 뒤 편에 큰 불상이 위치해 있었고 종소리도 가깝게 들려왔다.


이 곳 말고도 가보려고 했는데 깜빡하고 못 갔던 곳이 '시인과 농부'라는 찻집인데, 극 중 인물들이 술을 마시는 장면의 배경이 된 카페다. 이 곳 역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여긴 영화 촬영과 상관없이도 독특한 분위기로 제법 소문이 난 찻집이다. 참고로 이 곳은 개인적으로도 아는 지인들이 다녀온 후기로 먼저 알게 된 곳으로, 영화 속에서 다시 보니 더 반가운 곳이기도 했다.


이렇게 짧게나마 홍상수 감독의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배경이 된 수원 화성행궁 근처를 둘러보았다.

찬바람이 부는 한 겨울 즈음에 다시 한 번 찾아, 입김 호호 불며 또 한 번 영화를 느껴보고 싶다.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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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진의 권리는 본인에게 있습니다.






2013.03.23 ~ 25 TOKYO

#3 도쿄 애니메이션 페어



이런 적도 드문데 둘째 날은 별다른 스케쥴을 미리 잡아 두지 않았었다. 오전에는 '늑대아이' 관련한 곳 가운데 미처 못 가본 데를 좀 더 가보는 것 말고는 없었고, 오후에는 대충 어디 쯤 가면 좋을까 하고 생각만 하던 찰나, 우연히 아이폰으로 검색을 하다가 지금이 바로 도쿄 애니메이션 페어 기간이라는 것을 확인! 엄청난 인파가 몰려 있는 기사 속 사진을 보고 조금 겁을 먹긴 했었으나, 평생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었던 행사였기에 이 때가 아니면 언제 또 맞춰서 올까 라는 마음으로 바로 오다이바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리카모메를 타고 오다이바로 향하는 길. 저 멀리 레인보우 브릿지도 보이고. 밤에 보았으면 더 멋졌을 텐데 이렇듯 멀쩡할 때(?)보게 되어 아쉬웠음.








도쿄 빅사이트에 도착하고도 한 참을 더 걸어가면 드디어 나오는 입구.







입장권 구입과 함께 드디어 입장!







들어가자 보게 된 것은 실시간으로 애니 더빙을 하는 현장이었는데, 자세히 보니 일반 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였던 것 같다. 역시 본토의 오타쿠들은 일반인들도 성우 못지 않은 연기력이!!!





아톰 데뷔 50주년 기념 장식물이 한 눈에 들어오는 'TEZUKA'프로덕션 부스.








워낙 큰 행사라 대충 둘러봐도 여기저기 익숙한 애니메이션들을 잔뜩 만나볼 수 있었다. 오히려 내 부족한 덕력으로 인해 절로 겸손해지기도.





우리나라에서 참여한 부스도. 주로 유아용 애니메이션을 소개하고 있었음.








다른 곳에서도 느낀 거지만 일본은 정말 라인 천국. 라인 관련 아이템들을 길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그래도 역시 발걸음이 오래 머문 곳은 가이낙스 부스.









가이낙스 부스 앞에서는 여러가지 관련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에반게리온 관련 랜덤 아이템 패키지를 구매했는데, 검은 색의 네르프 머그컵과 마리 관련 몇 가지 아이템 등 비교적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참고로 이 날 나는 다른 랜덤 피규어 상품을 구매하기도 했는데, 무려 '후유츠키'가 나왔다는;;;




그 밖에 천원돌파 그렌라간 관련 파일도 하나 구매.







가이낙스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형 타임라인.





에바 관련 여러가지 먹거리 아이템들. 예전 같으면 여러 개 샀을 텐데 이제는 대부분 먹어본 거라 이번엔 패스~








아이템들만 별도로 모아서 판매하는 숍도 한 편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역시나 에바 관련 제품들이 인기. 아이패드 케이스는 정말 사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최신형 버전이라서 이것도 패스;








셀 이미지들을 쌓아 놓고 판매하는 곳도 있었는데, 다행히(?)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은 별로 없어서 구경으로만 만족.







은하철도 999와 관련된 부스도 상당히 볼 거리와 사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건담 테마 카페. 이 후에 보게 될 대형 건담을 보기 전에 일단 간단하게 소형 건담부터;;








여기도 참 익숙한 애니들이 즐비~






엇, 이건 지금에야 알게 된 건데, 곧 국내에 블루레이로 정식 출시 예정인 ASURA 관련 부스도 있었네;;







토에이 부스 앞에 전시되어 있는 대형 모형들. 역시 드래곤볼을 그냥 지나칠 순 없지!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말하지만, '원피스'를 보지 않은 것은 내 생애 가장 잘 한 일 중 하나. 아마 '원피스'를 봤더라면 지금 쯤 집안은 온통 원피스 관련 아이템으로 도배되었을지도;;












최근 국내 애니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Tiger & Bunny' 부스. 내 기억으론 가장 인기 있는 부스였던 걸로.





참 좋아라하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언어의 정원' 부스. 이번 부천 영화제에서 상영하던데 볼 수 있을지..









얘네들 정말 귀여웠음. 저 다리를 해가지고 내 눈 앞까지 앙증맞게 걸어오는데 정말 귀여워 미칠지경 ㅋㅋㅋㅋ





워낙 스치듯 지나간 터라 제대로 사진도 못 찍었지만, 상당한 퀄리티의 코스프레였던 걸로.









아까 그 아톰의 뒷 모습.






사실 가이낙스 만큼이나 기대했던 부스가 본즈의 부스였는데, 딱 이렇게 간단하게만 소개되고 있어서 아쉬웠다. 비밥이랑 강철의 연금술사랑 아이템 잔뜩 살 계획이었는데, 아무것도 없어서 아쉽 ㅠㅠ





그래도 이 한 장으로 감동 ㅠㅠ





곧 개봉 예정인 '독수리 5형제' 실사판에 대하나 티저 포스터.






사실 무슨 작품인지는 모르겠는데 (쇼핑백도 받았는데 ㅠㅠ) 워낙 퀄리티가 높은 코스프레라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음. 실제로 보면 정말로 '와~ 멋있다!' 소리가 절로 나옴.




그렇게 한참을 둘러본 뒤 다시 유리카모메를 타고 건담보러~







두둥~

건담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그래도 이 덕력의 결정체를 보고 그 누가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가끔 씩 연기도 뿜고 하는 퍼포먼스도 보여줬는데, 이걸 보는 순간 에바 팬인 나는 '이게 초호기였으면...'하는 생각만 계속 ㅋㅋㅋ

물론 후지큐에서 에반게리온을 직접 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서;;

근데 언젠가는 분명 보게 될 것만 같다는 기대도...


이렇게 전혀 계획에 없었던 도쿄 애니메이션 페어를 보게 되었다. 덕력이 조금은 상승한 느낌 같은 느낌.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2013.03.23 ~ 25 TOKYO

#1 늑대아이를 찾아서



지난 3월 내게는 아주 의미있고 중요한 여행이었던 도쿄 여행. 떠나기 전에 몇 가지 계획 한 바가 있었는데 하나는 국내 출시될 (현재는 출시되었음)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늑대아이' 블루레이 한정판에 수록될 실제 장소 여행기를 작성하기 위해서였고, 다른 하나는 매우 개인적이지만 너무나도 중요한 일생일대의 프로포즈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나혼자 이것저것 준비하고 계획 짜고 정말로 바쁜 회사 생활 중에 겨우 금요일 하루를 휴가내어 햇수로 3년 만에 다시 도쿄를 찾게 되었다.


이 여행기는 기본적인 여행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므로 '늑대아이'와 관련된 본격적인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고!


늑대아이, 그 곳을 가다

http://www.realfolkblues.co.kr/1774






요 몇 년간은 일본 여행을 죄다 저가 항공으로만 가다보니 오랜만에 탄 아시아나가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ㅠ 내 첫 일본 여행은 JAL을 타고 다녀왔었는데, 그 때는 아마 그 이후로 이렇게 저가항공만 타게 될 줄은 몰랐겠지... 어쨋든 오랜만에 좌석에 화면도 구경하고 (최신 영화들도 많았는데 '라이프 오브 파이' 더빙 판으로 조금 봤음), 자리도 넓어서 다리도 쭉 뻗고 ㅎㅎ






역시 오랜만에 저가항공이 아닌 비행기를 타서 좋았던 건 기내식. 특별히 맛이있다기 보단 기내식이라는 흥분됨과 따끈함이 맞물려 알파의 맛을 내는 듯. 항상 그렇지만 기내식을 다 먹어본 적은 한 번도 없는 듯. 빵은 그대로 남겼다가 나중에 먹어야지 하는데, 결국 나중에 안먹는다는 경험 덕분에 이번에는 아예 가방에 넣지 않았음.







그리고 도착한 숙소. Tokyu Stay 니시신주쿠였는데, 일본 숙소가 평균적으로 정말 작다는 걸 감안하면 이번 숙소는 지금까지의 여행 가운데 가장 만족스러운 수준. 이 정도면 방도 넓고. 단 역시나 2층이다보니 뷰는 없는 걸로.









기존 갔었던 숙소와 또 다른 점이라면 레지던스 호텔이라는 점인데, 나름 세탁기도 한 번 써봤고 (엄청 시끄러워서 잠 못잠 --;;), 전자렌지도 활용해보고. 뭐 이 정도면 니시신주쿠 역과도 멀지 않고 깨끗해서 만족.






도큐스테이 호텔 앞 풍경들. 예전에 갔던 숙소들은 호텔 앞 풍경들이 다 괜찮아서 외울 정도였는데 여긴 너무 평범해서 외우지는 못할 듯.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근처에 대형 편의점이 없다는 점. 일본 여행의 백미는 역시 늦은 밤 편의점에서 맥주와 안주를 구매해서 숙소에 돌아와 먹는 야식이다보니.






숙소에 짐을 내려두고 해가 지기 전에 바로 '늑대아이' 관련 취재를 하러 나섰는데, 첫 번째 장소이자 이 날의 마지막 장소는 바로 중앙선 구니타치 역 근처였다. 이 곳에 있는 히토츠바시 대학을 가려고 오게 되었는데, 내리는 순간 흐드러지게 만발한 벚꽃에 바로 넋을 잃고 말았다. 이 때만해도 아직 한국에는 벚꽃이 피기 전이었는데, 여긴 정말 '늑대아이'와 관련된 일이 아니더라도 꼭 한 번은 와볼 만한 벚꽃 명소였다. 거리를 수놓은 벚꽃 가로수는 그야 말로 장관.







벚꽃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쯤, 작품 속에 등장했던 과자점 발견! 본래는 저녁을 먹고 와서 이리로 다시 돌아와 커피 한 잔 하려고 했었는데, 스케쥴이 맞지 않아 결국 안에서 사먹는 건 못했다.








여기저기 '늑대아이'의 흔적을 뒤적거리며 거리를 천천히 걷기를 20여 분. 드디어 히토츠바시 대학 입구에 서게 되었다. 이 날은 마침 졸업식날이어서 졸업식을 끝내고 미처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졸업생들과 가족 일부가 사진 촬영을 하는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히토츠바시 대학은 대학 일부 건물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기도 할 만큼 고풍스러운 양식의 건출물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본 게임이 '늑대아이'이다보니 이와 관련된 장소들을 찾는데에 혈안이 되어 있어서 그리 여유롭게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학교와 구니타치 역 근처의 '늑대아이' 실제 장소들을 만나 흥분하며 사진에 담은 뒤, 슬슬 고파오는 배를 채우러 근처 식당에 도착.






저렇게 하나씩 시켰는데, 일단 아래 내가 시킨 제육 비스므리 한 건 그림과 달라서 실패! 그래도 '밥'이 맛있어서 먹는 데에 큰 불만은 없었다. 아, 여기서 하나 기억에 남는 건, 주문받고 계산하시는 여점원 분이 일본인이라는 걸 감안해도 너~무 오버스러운 하이톤의 극친절이었던 것. 식당을 나오며 '어디나 돈 버는 건 참 힘든 일이지....'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슬슬 해가 지고 있었고, '늑대아이' 실제 장소의 백미이자 사실은 그 보다 더 중요한, 개인적으로 프로포즈의 장소로 점찍어 두었던 영화 속 '고백의 언덕' 찾기가 시작되었다. 이번 여행의 실제 장소 찾기 가운데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곳이었는데, 주소도 한 줄 없어서 아이패드를 통해 구글 위성지도를 확인하고 등고선 등을 봐가며 언덕을 찾아 한참을 찾아 해매였다. 거의 못 찾을 수도 있겠다싶어, '늑대아이'가 중요한게 아니라 내 고백 프로젝트는 어떻게 하지를 걱정하고 있던 그 때. 기적같이 짠 하고 나타난 고백의 언덕.






힘겹게 찾은 동시에 떨려오는 마음. 미리 준비해두었던 반지를 코트 주머니로 옮겨 담고, 준비했던 말을 어떻게 해야하나 머리를 굴리기 시작. 하지만 머리 보단 심장이 더 빨리 구르기 시작하고, 아닌 것처럼 다른 말로 시작. 본래 계획과 100% 동일한 실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90% 정도는 계획대로 이야기했고, 나머지 10%는 기대했던 것 보다 더 좋았다. 그냥 계획한 건 '짠~'하면 '짠!'하고 끝나는 영화 같은 구성이었는데, 현실은 '음......짠~' 했고, 그 이후는 8년 넘게 사귄 커플 만이 아마도 할 수 있을 법한 대화를 한참 나눴다. 결과적으로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더 좋았던 것 같다.






고백의 언덕 바로 옆에 위치한 저 벤치. 일본이 침몰하거나 자연재해로 사라지지 않는다면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꼭 이 곳을 다시 찾아와 지금을 추억하며 또 한참을 얘기하면 좋겠다.






그렇게 다시 언덕을 내려와 구니타치 역으로. 위의 장면은 마치 신카이 마코토의 '초속 5cm'의 한 장면 같이 나왔다.







이제는 익숙한 신주쿠의 풍경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오모이데요코쵸에서 맥주나 한 잔 할까 싶었는데, 다들 자리가 북적여서 이번에는 그냥 지나치는 걸로.







좁은 가게에 가득가득 사람이 들어차 있는데, 분위기 좋고 가격도 괜찮은 편이고.

2009년에 갔던 오모이데요코쵸 방문기는 여기로 (http://www.realfolkblues.co.kr/1125)






오모이데요코쵸를 지나 숙소 근처에 이자까야를 찾았는데, 재미있는 건 여기가 몇 년 전 도쿄에 왔을 때도 왔던 집이라는 것. 그 때랑 다른 점이라면 이제는 테이블에 앉아 모니터로 주문하는 것에 제법 익숙해졌다는 것이고, 그 때와는 달리 졸업시즌이라 통째로 단체 손님이 있는 바람에 엄청 시끄러웠다는 점. 결국 간단하게만 먹고 바로 나왔다.


2010년 이 가게를 왔을 때의 리뷰는 여기 (http://www.realfolkblues.co.kr/1382)

심지어 2010년과 똑같은 안주를 시켰어 ㅋㅋ







일본에서도 역시나 걷기 좋아하는 이 커플은, 또 한참을 걷고 비를 피하기를 반복, 숙소 앞에 도착. 숙소 앞 편의점에서 맥주와 간단한 안주들 구입.





정말 정신없이 바쁘게, 그리고 역시나 많이 걸었던 도쿄에서의 첫 날은 이렇게 마무리.

2탄에 계속...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부산 영화의 전당에 가다

맛있는 건 거들 뿐



요근래 제대로 된 여행을 못 간지가 오래되었는데, 그래서인지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스필버그의 초기작을 상영하는 기획전을 연다고 했을 때 보통 같으면 부산이니까 아예 갈 생각을 덜했을 텐데, 이번에는 나도 모르는 힘이 절로 솟아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영화 예매에 숙소, 차편까지 예매를 마무리! 어쩌면 별다른 준비 없이 부산에 가게 되었다.


(참고로 이 포스팅에 사용된 90%의 사진은 아이폰으로 촬영된 사진. DSLR을 무겁게 들고 간 걸 또 한 번 후회했던 여행)





갈때는 고속버스를 타고. 갈 때 올 때 모두 KTX를 타고도 싶었지만 워낙에 비싼 티켓 탓에 아직 에너지 충만한 가는 길에는 버스를 타고 올 때만 KTX를 타기로. 오전 일찍 출발한다고 했는데도 역시나 버스타고 가는 길은 오래 걸리더라. 그래도 오랜만에 탄 고속버스에 여행 분위기가 물씬~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휴게소의 터줏대감 호두과자와 별미 어묵 핫바를 먹었는데, 뜨거운 호두과자를 한 번에 콱 하고 씹었다가 안에서 뜨거운 팥이 터져나오는 바람에 입천정이 벗겨지는 사태가. 참고로 심심해서 호두과자 재료들의 원산지 표기를 보았는데 참으로 글로벌한 호두과자더라 (하지만 구입은 선산에서 -_-;)





그렇게 도착한 부산. 몇 년만에 방문인데 익숙함과 새로움이 엇갈리는. 위의 사진은 5번 출구를 찾다가 잠깐 당황했던 순간인데, 어디로 가야하나 잠시 고민하다가 해리포터를 봤던게 떠올라서 자연스럽게 저 가운데로 과감히 돌진. 훗. 서울 사람은 못 찾는 비밀 통로인 것 같은데, 난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규;;






원래 어딜 가도 줄서서 먹거나 일부러 맛집을 찾아다니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번 여행은 어찌된 일인지 마치 맛집 블로거라도된냥 미리 검색해서 알아봐둔 부산의 맛집을 일부러 찾아다니는 수고를;;; 부산가면 꼭 먹어야지 했던 음식 가운데 첫 번째는 역시 돼지국밥이었는데, 서면역 롯대백화점 뒤 돼지국밥 골목 가운데 송정 3대를 선택. 뭐, 아침 먹은지 오래된 점과 길을 살짝 헤멘 뒤의 식사라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운 상황이기는 했지만, 서울 (홍대)에서 먹던 돼지국밥 보다는 훨씬 고기가 많았고 (홍대 돼지국밥집은 거의 부속이 많았던 것에 반해 여긴 거의 살코기),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이 더 마음에 들었다. 





돼지국밥이 맛있는 이유 중에는 국과 국밥을 마는 전문 기술에도 있다는 점~





부산에 내려가기 전까지 서울의 날씨는 몹시 좋지 않았었기 때문에 조금 걱정을 했었는데, 부산의 날씨는 좋아도 너~무 좋았다. 어찌나 하늘이 파랗고 구름도 하얗던지. 어디를 찍어도 그림이 되는 그런 하늘이었다. 잠시 부산하늘 사진들 감상.










그렇게 파란 하늘을 구경하며 돌아다니다가 저녁 영화를 보러 센텀시티 쪽 영화의 전당으로 이동. 참고로 센텀시티는 예전 부산에 왔을 때 벡스코 센텀시티호텔에서 지냈기에 더 익숙한 곳이었는데, 당시는 정말 휑~했던 것에 비해 이제는 제법 (그래도 아직 휑함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도시의 그림을 갖춘 모습이었다. 극장 근처의 맛집을 찾다가 들어간 '가야밀면'






냉면과 국수의 중간정도랄까. 냉면보다는 더 쫄깃함이 있고 담백함이 느껴지는 맛이었음. 엄청난 맛을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으나 무언가 색다른 냉면 정도를 기대한다면 담백한 맛이 나쁘지 않을 듯.







밀면만 가지고는 부족해! 맛있는 만두도 추가~







그렇게 근처에서 맛있는 밀면으로 저녁을 먹고 찾아간 부산 영화의 전당. 영화의 전당 생기고는 처음 가보는 터라 기대가 많이 되었는데, 역시나 웅장한 건축물이 압도하는!






사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구석구석 둘러보지는 못했는데, 워낙에 커다란 규모여서 무언가 다양한 공간 등이 숨어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영화의 전당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역시 야외 대형 스크린이었는데, 아쉽게도 상영일정과는 맞지 않아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한 여름 밤 시원한 바람 맞으며 (날파리들은 좀 많았지만 -_-;) 특히 비오는 날 야외에서 영화 한 편 보면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마치 축구장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 좌석이었는데, 만약 집 근처에 이런 곳이 있다면 유유히 산책 나와 저 뒤 편 구석에 자리 잡고 앉아 책을 한 권 읽던, 노트북 짓을 하던 하면 좋을 것만 같았다. 나중에 영화를 보고 나서도 든 생각이었는데, 그나마 집에서 가까운 상암 한국영상자료원의 시설이 이 정도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지금도 좋지만).






마치 '배틀스타 갈락티카'를 연상시키는 곡선과 금속 느낌의 구조물들. 일단 그 규모에 한 번쯤 고개를 들어 쳐다보게 되더라.






자, 이제 이번 여행의 본 게임인 영화 감상의 시간. 첫 날 본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초기작 '아이거 빙벽'이었다. '아이거 빙벽' 영화 후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리뷰로 대신.


아이거 빙벽 _ 이스트우드의 산악 첩보 영화

http://www.realfolkblues.co.kr/1681








극장 시설은 겉에서 본 규모 만큼이나 만족스러웠다. 일단 이런 시네마테크의 영화를 이 정도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다는 것이 감격스러웠고, 좌석도 대형 멀티플렉스 못지 않은 안락함을 제공하고 있었다. 워낙에 이런 영화관에서는 음료 조차 먹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기대도 안했는데 콜라에 팝콘까지 멀티플렉스와 동일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팝콘을 사먹었는데 달콤한 맛과 고소한 맛 중에 고르라고 해서 의외로 고민하다가 고소한 맛 선택;) 이걸 꼭 장점이라고만 보기는 어렵겠지만, 어쨋든 나쁘지는 않았음.





둘 째날 아침에는 스필버그의 '슈가랜드 특급'을 보았다. 이것 역시 자세한 리뷰는 아래 링크로. 참고로 첫 째날 '아이거 빙벽' 상영시에는 70년대 당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를 즐겼을 법한 어른 분들이 극장을 주로 채웠는데 (물론 관객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래서인지 더 분위기는 좋았다.



슈가랜드 특급 _ 감독으로서의 야심이 느껴지는 스필버그의 데뷔작

http://www.realfolkblues.co.kr/1682






첫 날 '아이거 빙벽'을 보고 나오며 찍은 영화의 전당의 밤 풍경. 오색 조명이 촌스럽기 보다는 오로라 같은 느낌을 줘서 또 다른 장면을 연출했다. 딱 10시까지 였는지 10시 정각이 되자 조명도 끝나더라 ㅎ





부산에서의 마지막 밤은 (겨우 1박 2일에 무슨 마지막 밤 --;) 광안리 밤바다에서.






이건 그냥 둘 째날 점심으로 먹은 한우불고기 + 냉면 런치 세트인데, 가격도 이 정도 상차림이면 저렴하고 (1인분에 7~8천원) 맛도 좋아서 이미 돼지국밥과 밀면으로 이룰 것을 다 이룬 우리에게 적절한 점심이었음.


짧은 1박 2일의 여행이었지만 좋아하는 감독들의 초기작들을 스크린을 통해 만나볼 수 있어서 행복했고, 부산의 파란 하늘을 마음껏 눈에 담을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다.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피규어아츠 ZERO 바람의 검심 _ 켄신 피규어!


근 10년 동안 개인적으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중에 하나가 피규어 수집을 끊은 것인데, 그럼에도 가끔 스트레스가 폭발할 지경이면 나도 모르게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그나마 형편에 맞는 피규어를 나도 모르게 고르게 된다. 그래도 이게 결코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곳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눈팅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무슨 일인지 켄신의 그 날카로운 눈매를 보니 바로 무장해제되어 구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구입하게 된 피규어아츠 ZERO 바람의 검심 히무라 켄신 피규어!










개인적으로 4만원 중반대의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면 충분히 만족하는 편. 일단 가장 중요한 얼굴 자체가 '누구세요?' 수준이 아니라 만족스럽고 깨알 같은 디테일 수준은 아니지만 이 가격대에서 최선을 다한 헤어나 의상, 칼자루 등의 디테일도 나쁘지 않다.





이번 켄신 피규어는 2개의 얼굴이 제공되는데, 하나는 선하고 크게 뜬 눈이 인상적인 착한 인상의 얼굴과 다른 하나는 히무라 보다는 발도재의 가까운 날카로운 눈매가 인상적인 얼굴이 포함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날카로운 얼굴이 더 매력적이라 이걸 디폴트로!









그렇게 우리 집에 새로운 식구가 된 히무라 켄신 사진 한 장을 마지막으로 오늘의 포스팅 끝!





사진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지지난 토요일 청평에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을 다녀왔습니다. 예전에는 서울 근교나 아니, 서울 여기저기도 잘 다녔는데 요새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인지 가까운 곳도 제대로 다녀온 적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그 동안 마냥 한 번 가야지 하고만 생각했던 아침고요수목원에 가기로 했습니다. 근처에 다른 곳들도 갈 만한 곳들이 있다보니 좋겠다 싶었죠.







아, 정말 공기가 다르더군요. 오전 시간이라 사람도 별로 많지 않고, 탁 트인 환경에 절로 평온함이 찾아왔습니다.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직 날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터라, 꽃이 다 피지 않아서 100%의 풍경을 만나볼 수 없어서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수목원 안에 식당이 2개 정도 있는데, 시골된장찌개와 산채비빔밥을 시켜먹었습니다. 특별히 맛집이라고 까지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깔끔하고 좋았어요.




그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쁘디 프랑스'. 어린왕자를 쓴 쌩 떽쥐베리 기념관을 세워두었는데, 그의 대한 내용도 내용이지만 어쨋든 이국적인 건축물들이 아기자기한 곳이었습니다. 참고로 정말 아기자기해서 한 10분이면 다 둘러볼 수 있을 정도. 물론 깨알같이 들러보고자 한다면 30분 정도는 필요할듯. 스윽 둘러보고는 전망이 좋은 2층 까페에서 차 한 잔 하며 여유를 좀 부렸습니다.













짧은 여행기(여행기라 쓰고 사진 업로드라 읽는다) 끝~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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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살지만 서울을 연고로 하고 있는 서울 FC를 응원하지 않다보니 경기장에 가는 일은 많지 않은 편인데, 어떤 팀을 더 적극적으로 서포팅할까 몇년 째 고민하고 있는 수원과 전북이 상암에 올 때는 그나마 경기장에 가서 보려고 하는 편이다. 이 날은 바로 전북 현대와의 경기라 오랜만에 아직 쌀쌀한 상암 경기장을 찾았음!



몰랐는데 이 날은 그루폰에서 협찬하고 있는 경기여서 경기장 여기저기에 그루폰 광고들이;;



날은 3월 하순임에도 엄청나게 추웠지만 그래도 맥주 한잔~



나는 일반석(비지정석)이 아닌 좀 더 비싼 지정석에 앉다보니 여유있게 관람할 수 있었음.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이동국의 선제골!!! 경기장에 적응도 하기 전에 기쁨부터 맛보고!



허걱;;; 센터백에 정성훈이라니;; 부상선수가 많다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 열심히 수비하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



하프타임 쇼의 주인공은 싸이. 정말 열심히 노래하고 춤춘 덕에 앵콜을 받기도.



언제나 기대되는 에닝요의 프리킥 찬스!



열심히 뛰었지만 전북의 아쉬운 1:2 패배. 아쉬운 건 이동국 선수에게 결정적인 단독 찬스가 후반에 있었는데 머뭇거리는 와중에 살리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까웠음 ㅠ 바로 눈 앞에서 놓친 찬스이다 보니 더 ㅠ


아쉬움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동국 선수의 표정.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전주성에서 전북의 경기를!!


사진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2011 일본 큐슈 여행기 #2 _ 유후인, 그곳은 지상낙원


큐슈 여행 둘 째날은, 이번 여행의 유일한 계획이자 여행지라고 할 수 있는 유후인을 찾는 날이었다. 유후인을 선택한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바로 '휴식'과 '여유'를 만끽하기 위함이었는데, 온천까지 즐겼다면 더욱 환상적이었겠지만 주머니 사정상 당일 코스로 다녀온 것 만으로도 이런 휴식과 여유를 느끼기에는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된 유후인으로의 여행.





선스카이 호텔의 자태는 그야말로 마징가스러운데, 정말로 전망대가 열리거나 아니면 건물 자체가 갑자기 일어나 우뚝 설 것만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객실이 조금만 더 넓었다면 하는 아쉬움만 제외하면 그럭저럭 가격대비 나쁘지 않은 곳이었음.






유후인으로 가는 특급열차 유후인노모리를 타기 위해 어스름한 아침 일찍부터 호텔을 나섰다. 조용하고, 한적하고, 까마귀 우는 풍경은 일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일듯.







토요일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인적이 드문 고쿠라역 근처. 우린 항상 일본가서도 일본인들도 잘 안하는 짓들을 하는게 특징 ㅋ 별로 관광객스럽게 다니지 않는 것이 포인트 ㅋ













하카타 역으로 가기 위해 열차에 승차. 일본은 자주 얘기하지만 그야말로 열차의 천국! 일본을 상징하는 이미지 중 대표이미지이기도 하다. 다양한 열차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것에 그래서 조금 편한 측면도 있는데, 굳이 관광객이 아니더라도 열차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일본인들도 항상 주변에 있기 때문.






하카타 역에서 잠시 시간이 남아 근처를 둘러보았는데, 확실히 고쿠라 역과는 다른 풍경. 좀 더 규모가 있고 사람들도 더 북적이는 모습이랄까. 건물에 쇼핑몰도 있고 다양한 가게들이 많았는데 시간 관계상 그냥 슬쩍 구경만 한 것이 조금 아쉬웠다.






영화를 볼 예정은 아니었지만 그냥 반가운 마음에 무인 시스템을 이리저리 눌러보기도 ㅋ 예전에 한 번 무인발권기를 통해 예매를 해 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번에는 술술 한 번에 잘 할 수 있었다. 흥미로운건 이 때 상영중인 영화를 모두 이미 본 작품이었다는 것. 우리 영화 '7광구'를 비롯해 '머니볼' 등이 상영중이었음.








드디어 눈 앞에 등장한 유후인노모리! 무언가 굉장히 클래식하면서도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어서 확실히 특색이 있는 열차였는데, 역시나 모두에게 인기가 대단했다! 전혀 느낌은 다르지만 왠지 999호를 연상시키기도 했고, 전반적으로 유후인이라는 곳에 걸맞게 잘 짜여진 테마 열차라는 느낌이었다.







내부도 외부의 컨셉과 크게 다르지 않는 통일된 느낌으로 아늑하고 따듯한 분위기였다.





하카타 역에서 유후인노모리를 타고 가면 약 2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유후인노모리를 타고 가는데 빼놓을 수 없는 재미라면 역시 도시락! 하카타 역에는 이렇게 열차에서 먹거나 선물용으로 좋은 도시락을 파는 가게들이 참 많은데, 오히려 종류가 많아서 고르기가 힘들 정도였다. 아침을 안먹고 나온터라 조금 든든한 메뉴로 결정!







2시간여를 달려 유후인 역에 도착! 아,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올 예정이라는 예보와는 달리 좋아도 너무 좋은 날씨였다. 유후인의 멋진 풍경을 파란 가을 하늘이 완성해주고 있었다.








가운데 난 큰 길을 주욱 따라가다보면 양 옆으로 아기자기한 가게들을 계속 만나볼 수 있었는데, 하나 같이 들어가보고 싶게끔 생긴 곳들이었다. 적당히 시간을 봐가며 가게들을 선별하여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







일본을 다니다보면 각 동네마다 조금씩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캐릭터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데,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는 토토로와 원피스를 제외한다면 이곳 큐슈는 호빵맨이 대세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여기저기서 호빵맨과 세균맨을 만나볼 수 있었음!





이 곳은 고양이를 비롯해 반려동물용 아이템들을 직접 조각해서 만들어주는 가게였는데, 주인 아저씨가 어찌나 유쾌하고 말씀이 많으신지, 딱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캐릭터 같은 모습이셨다 ㅋ








우린 일부러 사람들이 많은 틈을 벗어나 조금 뒤에 출발한 탓에 올라가는 길이 그리 복잡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주말이라 그런지 전반적으로는 사람이 많기는 했음.





아, 사진만 봐도 다 이 길을 걷고만 싶구나 ㅠ







이 가게는 온통 고양이 관련 제품들로만 채워진 가게였는데, 그야말로 고양이 천국이었다 ㅠ 이 가게에서 아무것도 안사서 나왔다는 것 자체가 믿기 어려울 정도! 참고로 바로 옆에는 강아지 관련 제품만 파는 가게가 세트로~







그렇게 쭉~ 길을 따라 걷다보니 드디어 도착한 긴린코 호수. 사진에서 보던 바로 그 곳이었다!









호수를 삥 둘러 뒤 쪽 길로 걸어 다시 입구로 돌아왔다. 전체적으로 이 길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정말로 한적한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샤갈 미술관에 있는 커피숍에서 여유있게 커피를 한 잔 하려했으나 자리가 없어서 조금 기다리다가 다시 발길을 돌렸다.







그렇게 유후인을 구경하다가 어느 한 카페에 들어가 아메리카노와 아이스아메를 시켰는데, 첫 째날 모스버거에서 마신 아이스아메도 그랬지만, 일본 카페에서 나오는 UCC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특히 맛이 진해서 좋았다. 물론 따듯한 아메리카노 역시 이 고즈넉한 풍경과 딱 맞아떨어지는 깊은 맛이었다. 정말 천국이 따로 없는 여유로운 순간~









유후인에 가면 꼭 먹어야 할 대표적인 먹거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금상고로케'인데, 그 가운데서도 가장 대표가게라는 곳을 찾아 맛을 보았다. 친절하게 한글 프린트로 '진짜 금상고로케'라고 ㅎ






그렇게 유후인에서 보낸 짧지만 여유로왔던 시간을 마치고 다시 역으로 돌아왔는데, 여행을 떠나기 전 친구에게 들었던 정보가 떠올랐다. 역에서 100엔을 내면 간단하게 족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얘기였는데, 마침 열차시간도 남아있어서 역의 끝쪽으로 가보니 조그맣게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이번 일본 여행을 통틀어 이 순간이 가장 평화롭고, 여유롭고, 천국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그 순간에도 나중에 이 순간이 이 정도의 추억이 될 줄 직감적으로도 알 수 있을 정도였는데, 얼마나 '좋다~' '지상낙원이야 ㅠㅠ' 등등의 얘기를 자주 했었는지 모른다. 그저 역에서 발을 잠깐 담근 것 만으로도 이 정도의 평화로움이 느껴지는데, 만약 온천을 본격적으로 즐겼다면 어땠을까 하는 무한한 기대가 되었다. 그래서 꼭 다음에 오게 된다면 돈을 모아서라도 유후인의 온천을 제대로 즐겨봐야겠다 라는 결심도 했고.







그렇게 유후인에서의 일정은 정말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마도 그 짧은 시간에 느낀 행복감으로서는 최고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아...다시 가고 싶은 지상낙원 '유후인'이여~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영화/음악 관련한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니 직접 배우들을 만나거나 하는 기회를 종종 얻게 되는데요, 영화 제작발표회의 경우 대부분 평일 근무시간에 진행되다보니 직장인인 저로서는 참석하기가 쉽지 않아 자주는 참석 못하곤 했었죠. 하지만 더 큰 이유라면 피 같은 반차나 연차를 내고 갈 만큼 좋아하는 강도가 강한 경우가 많지 않아서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 이런 저의 반차를 사용하게 한 일이 바로 이번 주 화요일에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이민정 님이 나오는 새 영화 '원더풀 라디오'의 제작 발표회에 초대된 것이죠! 사실 최근 회사일이 굉장히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터라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이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과감하게 반차를 낼 수 있었던 건 오롯이 이민정이라는 배우의 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봐도 이 짧은 1시간 여의 '알현'을 통해 제가 얻은 것은, 반차로 잃어버린 그 무엇보다 강력한, 그리고 그 잃은 것을 모두 그 이상으로 복귀시킬 수 있을 정도의 것이었기에, 아쉬움이나 후회 따위는 없는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블로거로서 초대되었는데 1층에는 주로 기자분들이 자리잡고 저는 2층에 자리를 잡았어요. 나중에 1층에 앉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저는 그냥 2층에서 관람하기로 했습니다. 1층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니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그래도 오래된 카메라로 2층에서 이 정도로 사진을 남긴 것에 나름 만족하고 있습니다 ㅋ





제작발표회의 사회는 컬투 두 분이 보셨는데, 이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 분이 컬투 쇼의 작가 분이시더군요. 그리고 영화에도 컬투 두 분이 출연도 하신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민정님과 배우분들 등장. 자, 이때부터 제 셔터는 정신줄을 놓고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정진씨와 이광수씨도 제작발표회에 함께 했는데, 저에겐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감정은 없어요 ㅋ








2층에서 찍은 사진이라 눈을 맞출 수 있는 정면 사진이 없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 그래도 직접 두 눈으로 이민정 님을 볼 수 있었다는데에 영광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ㅋ 최근 일이다 사무실 이사다 해서 너무 피곤했었는데, 이 한 시간으로 안구가 말끔히 정화되었습니다. 이 후부터는 말이 필요없으니 사진으로 쭉 감상하시죠. 사진은 현장의 자체 발광을 약 15% 정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이 허접한 카메라에도 짧은 시간에 아주 다양한 표정을 선사하신 이민정느님!!!














제작발표회의 마무리에는 간단한 포토 타임이 있었습니다. 좌측, 정면, 우측. 2층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ㅋ













나름 글을 주저리주저리 많이 쓰는 편인데, 이 포스팅 처럼 글이 없는 경우는 거의 처음인 것 같네요.
즉, 말이 필요없다는 얘기!!!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2011 일본 큐슈 여행기 #1 _ 내 사랑 모스버거

어쩌다 보니 매년 일본 여행을 가는 처지(?)가 되었는데, 이번 여행은 정말로 예정에 없던 것이었다. 잘 알다시피 일본 원전사고의 여파로 일본 여행을 아예 꿈도 꾸지 않았었고 국내 여행만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급하게 떠나는 뒤늦은 휴가라 국내 여행지는 이것저것 예약하기가 쉽지가 않았었다 (물론 찾고자 한다면야 있었겠지만, 이번 여행의 컨셉은 드디어 휴가라는 목적에 맞게 '휴식'이었기 때문에, 좀 더 좋은 숙박이나 곳을 고르다보니 그리되었다는 변명;;). 그러다가 그냥 한 번 일본 쪽을 둘러보았는데 적절한 가격에 급한 일정에도 가능한 항공과 숙박. 그래도 계속 원전 사고에 대한 불안감은 지워지질 않았다. 하지만 사고가 난 후쿠시마와의 거리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부산보다도 먼 곳에 위치하는 큐슈는 안전한 곳이라는 판단하에 과감하게 결정. 올해도 일본으로 휴가를 떠나게 되었다 (참고로 실제로 일본에 있던 중 뉴스에서는 큐슈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그렇게 2박 3일 일정으로 떠난 큐슈 여행. 제주항공을 타고 금요일 떠난 여행은 기타큐슈 공항에 내리면서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라고 하고 싶었으나, 우리가 묵기로 했던 고쿠라 역의 선 스카이 호텔에서 픽업 온 버스에서 내리기 전까지는 실감나지 않는 여행이었다. 왜냐하면 우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패키지로 온 한국 관광객 분들이었는데, 이 분들과 공항에 내려 함께 호텔서 픽업 온 한국분이 운전하는 버스를 타고 1시간 여를 한국말만 들으며 달리다 보니, 당췌 차창 밖 일본 풍경이 와닿지 않을 정도로, 몹시도 한국스러운 분위기였다. 호텔에 도착해 수속을 체크인을 마치고 빠르게 시내로 나오고 나서야 비로소 일본에 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






고쿠라 역에서도 버스로 약 15~20분 정도 떨어진 선 스카이 호텔은, 지금껏 내가 와봤던 일본 호텔 가운데 로비는 가장 호텔스러웠다. 그 동안 경험했던 호텔들이 전부 로비라고 부를 곳 조차 제대로 없었다는 것 +, 선 스카이의 로비가 제법 괜찮았다는 것까지 + 된 결과랄까. 로비에서는 와이파이도 잡혀서 무선 인터넷도 할 수 있고, 만화책까지 구비되어 있어서 적절히 시간을 보낼 수도 있으며 따듯한 커피도 준비되어 있어 시간만 있다면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일본까지와서 호텔 로비에서 여유를 부릴 시간 따위는 없겠지 ㅋ).





반대로 객실은 지금껏 겪어왔던 방들보다도 더 좁았다. 일본 호텔 객실들이야 다들 이 정도로 딱 침대 하나에 책상 하나 있고 통로조차 좁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좁았다는 걸로 이해하면 딱일 듯 하다. 입구가 매우 좁아서 캐리어를 두고는 지나가기 힘들 정도라고 보면 됨. 객실에서는 인터넷이 되지 않는 다는 홈페이지의 설명과는 달리 방안에 랜선이 들어와있었다. 이번 여행은 고민을 하다가 노트북을 가져오지 않았는데 조금은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노트북 할 시간에 좀 더 여유를 만끽하기로 했다. 그렇게 간단하게 짐만 풀어놓고 바로 시내로 나가기 위해 발길을 돌렸다.






첫 째날은 별다른 일정 없이 (이번 여행은 정말 일정을 거의 짜지 않은 유일한 여행이었다. 유일한 일정이라고는 둘 째날의 유후인 밖에는 없었을 정도) 고쿠라 역 주변을 돌아볼 예정이었는데, 우리는 미리 북큐슈 레일패스를 구입한 상태였기 때문에 역에서 내일 아침 일찍 떠날 유후인노모리를 예매하고 역을 나와 동네를 둘러보았다. 참고로 북큐슈 레일패스는 7천엔으로 비싸기는 하지만 유후인노모리를 비롯해 거의 모든 열차를 3일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처럼 열차로 주로 이동하는 관광객에게는 매우 효과적인 티켓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튼 이 패스 덕에 하루 종일 매우 다양한 종류를 열차들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이 부분은 2일째 여행기에 나올 듯).






고쿠라 역 근처에는 대규모 쇼핑 센터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생각보다는 그리 볼 거리가 많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고쿠라 역 근처와 동네 들은 마치 계획 절전을 하고 있는 도시처럼 (흡사 야시마 작전!) 도시 전체가 빛나고 있다기 보다는 뭔가 어둑어둑한 분위기였다.





어디서나 빼놓지 않고 만나는 토토로. 하지만 이 가게에 들어가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 이젠 나도 어른이 되었나 (라고 생각했지만 다음날 유후인에가서 지브리 샵을 휘젓고 나옴)







오랜만에 본토에서 만나는 북오프. 최근에는 신촌 점만 자주 다니다가 오랜만에 본토에 오니 안가볼 수 없어 입장.






사실 그 동안 도쿄와 교토를 갔었던 일본 여행은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나 쇼핑 여행의 측면이 강했던 여행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 큐슈 여행은 돈도 없거니와 (환율 크리 ㅠㅠ) 애초에 쇼핑은 생각지도 않았던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하나 쯤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있었다면 지브리 블루레이 타이틀을 중고로라도 하나 집어오는 것이었는데, 이거 원. 중고가 이리도 비쌀 줄이야. '천공의 성 라퓨타' 블루레이를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다 결국 제자리에 두고 왔다. 뭐, 또 기회가 있겠지. 환율이 내리는 천운의 기회가 오겠지 하며.







여긴 리버워크 기타큐슈 앞에 풍경인데, 생각보다는 거리나 건물에도 사람이 없고 한적하기까지 한 모습이었다 (아까 계획 절전이라고 한 것이 여기도 적용된다). 그래도 강을 따라 걷는 길이 제법 운치있었다. 어쩌면 한적해서 더 좋았던 듯.




리버워크 기타큐슈는 그렇게 늦은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아주 (몹시, 매우, 어 랏 오브) 한적한 모습이었다. 저녁을 뭣 좀 먹을까 하여 들어갔던, 우리나라로 따지면 푸드코트 같은 곳은 그 가운데서도 더 한적한 곳이라 차마 식사를 할 수 없어 바로 돌아나왔다. '그래, 이 한적함이야...'





사실 첫 번째 일본 여행이었던 도쿄 여행을 제외하면, 일본 올 때마다 먹는게 항상 정해져 있는 것 같다. 돈을 아끼다보니 비싼 것은 못 먹고 매번 규동, 라멘으로 식사를 하곤 하는데, 워낙에 규동과 라멘을 좋아하다보니 이것만으로도 매번 만족했던 것 같다. 즉, 돈이 많아도 규동과 라멘을 먹었을 거라는 얘기. 특히 이 곳의 규동은 딱 '규동'하면 떠오르는 기본적인 맛이라서 매번 빼놓지 않고 먹게 되는 것 같다. 이 날 저녁, 이곳의 규동을 먹고서야 드디어 '아, 일본에 와 있구나'라고 실감했을 정도.








그렇게 한 참을 더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돌아왔는데, 건너편에 보이는 모스버거. 아, 저녁을 몇 시간 전에 먹기는 했지만 모스버거를 그냥 지나칠 순 없지. 가볍게 버거 하나(?)랑 커피 한 잔 하기 위해.





모스버거는 확실히 취향을 좀 타는 것 같은데, 내 취향엔 이것 보다 적절한 버거는 없는 듯 하다. 개인적 일본 3대 음식에 입성할듯! (규동, 라멘 그리고 모스버거? ㅋ 올해는 나가사키 짬뽕을 못 먹어서 모스버거의 입지가 한 걸음 더 성큼!) 버거야 뭐 원래 맛있었지만 이번에는 커피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딱 마시는 순간, '엇, 모스버거 아메리카노가 이렇게 맛있었나?' 할 정도였는데, 특히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경우 보통 그 진하기가 뜨거운 것보다 덜해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심심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마시는 순간 '엇, 맛있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입에 착착 감켰다. 어쨋든 첫 날은 별 스케쥴이 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고쿠라 역 주변이 생각보다 볼게 없어서 좀 실망하긴 했었는데, 모스버거가 이 날을 살렸다.






고쿠라 시내에서 숙소로 돌아갈 때는 버스를 타고 갔는데, 한국과는 달리 뒤로 타서 앞으로 내리는 방식이고 패스 카드가 없는 이들은 뒤로 탈 때 일종의 번호표 같은 걸 뽑게 되는데, 여기에 나오는 숫자를 맨 앞의 전광판 같은 곳에서 확인하여 내릴 때 거기에 맞는 요금을 잔돈으로 내면 되는 방식. 거스름돈을 내주는 시스템이 아니라서 웃돈을 내면 그냥 팁이다 하고 내려야함. 하지만 요금 통에 잔돈 교환기가 있어서 잔돈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미리 여기서 교환을 하면 됨.




선 스카이 호텔 바로 앞에 있던 큰 마트. 일본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라면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숙소에서 즐기는 야식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다양한 종류의 맥주들과 가벼운 안주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늦은 시간이라 한적해서 둘러보기에도 좋았음.





아,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다양한 맥주들~ 예전에는 아사히를 제일 좋아했었는데 기업 이미지도 그렇고 갈수록 산토리의 매력에 빠져드는듯. 이 날은 제법 배가 불렀던 터라 더 많은 맥주를 흡입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을 따름.





이것저것 조잡하게 고르다보니 제법 채워진 장바구니. 마트가 문 닫을 시간이라 특가로 나온 음식들이 많아 더 저렴한 가격에 의도하지 않았던 음식들까지 지르게 되었음 ㅋ





이것도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용량과 종류의 UCC라 호기심으로 사봤는데, 기존 UCC 블랙보다도 훨씬 더 찐했더라는. 그래서 좋기도 했는데, 진한거 좋아하는 나로서도 가끔은 참기 힘들 정도로 좀 진했음.






그렇게 맥주와 야식들로 마무리한 큐슈 여행 첫 날.
아...이렇게 한 것 없는 여행 첫 날이라니! 나조차도 놀라울 정도로 여유로웠던 첫 날의 기록.


1. 둘 째날은 이번 여행의 유일한 여행지라고 할 수 있는 '유후인' 여행기가 이어집니다. 유후인, 그 곳은 지상낙원 ㅠ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꼭 갖고 싶었으나 가격의 압박 등의 이유로 구입을 미뤄왔던 일본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블루레이를 선물 받은지도 벌써 한 달이 다 지났네요. '나우시카'의 경우 제가 국내 극장에서 처음 본 지브리 작품이기도 했고 (참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전에는 일본 문화가 국내에 정식 개방되지 않았던 터라, 극장은 물론 정식 DVD로도 볼 수 없었는데, 1차 개방되고 나서 국내 DVD출시를 위해 잠시 가졌던 상영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보았었죠. 그 희열이란!!) 시간이 지날 수록 더 애틋해 지는 작품 중에 하나라 꼭 블루레이로 소장하고 싶었었죠. 그렇게 선물받은 블루레이는 역시나 만족스럽습니다!







겉 비닐 봉지를 벗기도 나면 정말 더 새파란 컬러의 케이스를 확인할 수 있는데, 파란색과 하얀색의 조화가 정말 좋습니다. 케이스만 봐도 작품을 꼭 한 번 다시 보고 싶어질 정도로 말이죠;





케이스를 오픈하면 블루레이 디스크와 '마루 밑 아리에티' 광고 전단, 속지, 그리고 작은 포켓북이 하나 담겨 있습니다.





패키지의 구성만 보자면 거의 포켓 북이 메인 아이템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







정말 작은 크기의 포켓북이지만 생각보다 훨씬 알찬 내용들이 담겨져 있더군요. 사진으로 미처 다 담지는 못했지만, 본편 장면들을 컷으로 그대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작품의 제작과정과 미야자키 하야오를 비롯한 이들의 대한 내용들 등 일본어를 하실 수 있는 분들이라면 아마 더 흥미로운 자료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이건 보너스로. '나우시카' 블루레이와 함께 선물 받은 '모노노케 히메' 오르골!! 지브리 관련 상품 중에는 오르골 상품도 제법 많은 편인데, 이 제품은 아주 심플한 구성이 오히려 더 마음에 드는 제품입니다. 뒷면에 위치한 태엽을 감으면 '모노노케 히메'의 메인 타이틀 곡을 오르골 선율로 만나볼 수 있어요~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DSLR은 물론이고 컴팩트 디카도 사용해보았지만, 어느새 부턴가 특별한 일이 아니면 이 모두를 재쳐두고 가볍게 아이폰으로 사진을 촬영하게 되는 일이 잦아졌다. 물론 아무리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이 향상되었다고는 하나, DSLR로 촬영한 사진들보다 퀄리티가 좋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점차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을 사용하는 빈도가 늘어나는 이유는 역시 그 간편함 때문일 것이다. 솔직히 결혼식이나 여행 등 특별한 일이 아니면 각 렌즈들과 카메라의 무게가 적지 않은 DSLR을 별도로 챙기는 일은 극히 드물어 졌는데, 스마트폰은 사진은 물론 동영상 촬영까지 나쁘지 않은 퀄리티로 녹화가 가능하니 점점 더 스마트폰만을 달랑 들고 사진 촬영에 나서는 일이 많아졌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할 때의 장점이라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 서비스에 사진과 함께 공유할 때는 매우 편리하지만, 혹시 이렇게 촬영한 사진을 출력하여 소장하고자 할 때는 방법도 번거롭고 퀄리티 면에서도 별로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스마트폰과 간편하게 연결하여 사진을 출력할 수 있는 포토프린터 Bolle Photo BP-100과의 만남은 적지 않은 기대로 시작되었다.





Bolle Photo의 구성품들. 구성품도 매우 심플하다. 포토프린터 본체와 아답타, 그리고 아주 간단한 메뉴얼이 전부다. 이 제품의 특성상 다양한 기능이 중요한 경우는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기능은 어플이 대신하고 있기도 하고) 이 같은 구성으로도 충분한 느낌을 준다.




크기 역시 한 손에 들 수 있을 만큼 (번쩍번쩍 들 정도는 아니고, 오래들면 좀 무거운 정도)의 무게, 그리고 아이폰과의 크기, 두께 비교 샷에서 알 수 있듯이 정말 별로 크지 않은 크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정도라면 가끔씩 휴대도 가능한 크기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제품의 특징이라면 다른 포토 프린터들과는 다르게 필름과 용지가 일체형인 카트리지 를 통해 출력이 가능하다는 점인데, 염료승화형 방식으로서 깔끔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기본형으로 제공되는 1개의 카트리지를 통해서는 총 12매를 출력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포토 프린터처럼 여러 장을 출력하는 용도보다는 마치 폴라로이드 카메라처럼 가끔씩 적은 수의 사진을 출력하는데 좀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용방법은 더 간단하다. 앱스토어에서 Bolle Photo 앱을 무료로 다운 받아 이 앱을 통해 간단하게 출력하면 끝. 사용방법이랄 것까지도 없는 아주 심플한 과정이다 (제가 아이폰 사용자라 아이폰 위주의 리뷰가 되겠지만, 안드로이드폰도 물론 똑같이 지원합니다).




 

스마트폰을 포토 프린터에 연결한 뒤 Bolle Photo 앱을 실행시켜 출력하고자 하는 사진을 라이브러리에서 선택하면 끝.



 

무엇보다 사진을 선택하고나서 인쇄에 걸리기까지의 시간이 매우 짧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로딩이랄 것도 없는 짧은 시간만 거치면 실제로 사진이 출력되는 모습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약 2~3번 정도의 과정만 지나면 원하는 사진을 손 쉽게 출력할 수 있다. 참고로 사진 출력시 앱의 주의사항에도 나오지만, 완전히 다 출력되기 전 중간에 사진을 억지로 뽑으려 하면 안되니, 정상적으로 모두 종료되고 사진이 저절로 '툭'하고 나오면 그 때 사진을 확인하면 되겠다.




 

이렇게 사진 출력이 완전히 완료되면 사진이 완벽하게 프린터와 분리되게 된다.



 

포토 프린터 자체에 별다른 기능이나 버튼이 없기 때문에 모든 조작은 전용앱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 앱 역시 초보자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구성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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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몇가지 재미있는 활용도구들을 수록하고 있는데, 사진을 일상 속 광고 배너 등에 삽입하는 기능과 몇가지 액자들과 배경들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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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력시 기본적으로 인쇄할 매수를 선택하고, 화면 분할을 원할 경우 두 가지 옵션을 통해 각각 원하는 그림으로 화면을 분할할 수 있다. 분할할 경우 각 영역마다 다른 사진을 넣어 새로운 하나의 사진을 만들 수도 있다.



 

바로 이런 식으로 각기 다른 고양이 사진들을 모아 하나의 고양이 사진을 만들 수 있다는 말씀.

 


 

이렇게 앱을 통해 만든 사진을 페이스북, 트위터, 이메일로 손쉽게 공유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들을 손쉽게 출력할 수 있는 포토 프린터 MP-300도 사용을 하고 있는데, Bolle Photo BP-100은 스마트폰만을 위한 포토 프린터로서 좀 더 특화된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은 크기와 휴대성이 좋은 대부분의 포토 프린터들이 그러하듯이, 마치 폴라로이드 카메라처럼 사진 한 장 한 장을 신중하게 뽑게 되어 (결국은 필름 값이 여기에 큰 역할을 하긴 하지만) 이렇게 뽑게 된 사진들은 좀 더 소중하게 소장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맨처음 얘기했던 것처럼 최근 대부분의 사진 활동(?)을 스마트폰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포착된 멋지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사진들로 담아낼 좋은 도구가 될 듯 하다.


* 현재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Bolle Photo 정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중!
http://www.facebook.com/event.php?eid=127621033985483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서태지밴드 라이브투어 '더 뫼비우스' 포토북
(2009 SeoTaiji Band Live Tour [The Mobius], Photobook)


벌써 구매한지가 오래되었는데 최근 정신이 없다보니 이제서야 정리하게 된 태지밴드 라이브투어 포토북! 알만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소량만 출시된 한정판이라 구매전쟁이 공연 예매보다도 더 치열했었는데, 한 20분 넘게 도전한 끝에 다운되었다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상황 속에서 구매에 성공. 이것이야 말로 득템!





45,000원이라는 가격답게 상당히 많은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어 두툼하고 뿌듯하기 그지없다. 검은색 박스에서 꺼내고 나면, 파란색이 인상적인 포토북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뫼비우스 투어는 극장에서 상영되기도해 콘서트에 가보지 못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볼 수 있었는데, 이렇게 묵직한 포토북으로 다시 한번 소장할 수 있게 되어 팬으로서는 두손 두발 들어 환영할 수 밖에는 없다.




예전 포토북들도 그랬었지만, 태지 포토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역시 중간중간 가슴을 움직이는 짧은 문구들이 아닐까 싶다.






태지는 물론 서태지밴드의 모습들을 부족함없이 만나볼 수 있다.




각 지역별로 팬들의 모습들을 담는 것도 빼놓지 않았고.




태지다운 귀여운 마무리도 잊지 않는다~




새로운 포토북을 지른 김에 예전 서태지와 아이들의 포토북도 오랜만에 꺼내어 보았다. 이제는 정말 먼지 쌓이고 종이도 새 것 같지 않지만, 이 포토북에는 내 학창시절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마 이번 포토북도 또 하나의 추억이 되겠지.



 
사진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이번 일본 여행은 지난 여행과는 다르게 쇼핑 목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예산도 매우 타이트하게 다녀온 여행이긴 했지만, 그래도 '신발' ('이런 신발' 말고)같이 반드시 사려고 맘먹은 경우도 있었다. 매우 적절하게 작년 일본여행에서 산 아디다스 운동화가 거의 폐기수준이 되는 바람에, 새로운 신발을 살 타이밍이 왔고 이왕이면 일본가서 국내에는 잘 없는 모델을 사리라 마음 먹었다.




그래서 신주쿠 매장에서 산 아디다스 2010 가을 신상품 운동화! 지난번에도 그랬고 옷도 그렇지만, 첫 눈에 확 느낌이 오는 아이템들이 있는데, 이번 신발 역시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눈 앞에 있는 걸 보고 '이거다!' 싶었다. 그래서 별다른 고민 없이 바로 지를 수 있었음.






예전에 아디다스에서 스타워즈 컬렉션이 나왔을 때 스카이워커 운동화를 너무 사고 싶었었는데, 못샀던 걸 이 운동화를 만회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보면 발목 부분의 디자인이 스카이워커와 흡사한 경향도 있고, 컬러도 크게 유행타지 않으면서도 유니크한 조합이라 어떤 의상에도 잘 어울릴 듯. 사실 몇 년 전만해도 어렸을 때부터 쭈욱 나이키만 고집했었는데, 언제부턴가 아디다스 운동화를 즐겨 신게 되어버렸다 (이건 되어버렸다 가 어울리는 표현)




그리고 운동화 만큼이나 이번 여행의 가장 첫 번째 목표 아이템. 바로 네르프 (NERV) 컵!! 이것 역시 지난 여행에서 매번 살까말까 고민했던 아이템이었는데, 돌아오고 나서는 걍 지를 껄 하며 후회했던터라 이번에는 아예 처음부터 꼭 사야지 하고 떠났다.





이건 에반게리온 샵에서 구매한 통(?)인데, 그 안에 빵이 들어있긴 하지만 거의 99% 통 때문에 샀다고 해도 될 듯. 특별히 카오루 통(?)으로 구매.




안에는 이처럼 빵이 통째로 들어있는데, 의외로 이거 혼자 다 먹으려니 배부르더라.




에반게리온 샵에서 구매한 또 하나의 아이템 마우스 패드. 현재 사무실에서 적극 활용중.





에바팬이라면 꼭 마셔야 하는 UCC커피와 회사 식구들에게 선물하려고 사온 에바 케익과 과자들. 사실 포장이 제일 그럴싸한 녀석.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이건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데, 호기심에 먹어본 것 치고는 그리 나쁘지 않은 맛이었다. 나가사키 짬뽕만 두 그릇 시키기 뭐해 시켜본 것 치고는 말이지.




어쩌다보니 일본 올떄마다 꼭 한 번씩은 먹게 되는 나가사키 짬뽕. 개인적으로는 기본 라멘이 더 좋지만, 이 맛에도 점점 익숙해지는 듯.






그리고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늦은 시간에 커피 한잔 할 수 있었던 도토루 커피. 일본에서는 워낙에 대중적인 커피이기는 하지만, 나름 오리지널을 마셔본 것에 의의를.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신주쿠의 거리. 맥주 한 잔 할 곳을 물색하는 거리의 사람들. 그리고 저멀리 보이는 마루이 시티.





그렇게 괜찮은 술집을 물색하다가 한 곳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지하에 위치한 남자분들만으로 운영되는 작은 공간이었는데, 외국인이 이용하기에는 좀 불편한 감이 있지만 역시나 오리지널리티를 느끼기에는 괜찮은 분위기였다. 참고로 그냥 생맥주를 시켰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는 그냥 생맥주가 산토리 생맥주라 나중에 계산서를 보니 예상보다 더 나와 깜놀하기도. 어쨋든 산토리 생맥주를 몇잔이나 부담없이 마셨다는 것에 의의를.




옆에 일본 남자는 아이폰 4를 그날 샀는지 옆에 여자분에게 술마시는 내내 자랑을.




메뉴판인데, 확실히 일본인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진 곳이라 일본어를 좀 할 줄 아는 외국인이 보기에도 100% 메뉴를 이해하기는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래도 그렇게 어렵사리 주문한 안주들이 모두 마음에 들어 다행.





사케를 주문하면 테이블 위에 주욱 늘어선 병들 가운데 골라서 직접 따라주는 방식.





대부분의 일본 술집들처럼 적은 양으로 몇가지 안주를 맛볼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일부러 큰 편의점에 들러 샀던 기린 캔 맥주와 후지큐 하이랜드 에바샵에서 샀던 UCC 캔 커피. 참고로 UCC 캔은 씻어서 집으로 가져왔다 -_-;





귀국하는 날. 나리타 공항의 풍경과 타고 온 아시아나 항공기의 모습. 참고로 이날은 비행기가 연착되어 나리타 공항에서 30분 넘게 대기했던 것 같다. 이런 것도 나름의 추억.

다음편은 마지막으로 일본서 사온 소소한 아이템 자랑 편이 될듯.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일요일 오전. 한가로운 홍대를 느껴보기 위해 집 앞으로 찬찬히 마실을 나섰다. 사실 요근래 홍대는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은지라 한가함을 느끼기란 사실상 너무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는데, 이렇게 주말 오전에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한가롭고 여유로운 홍대를 만나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매번 지나다니는 골목이었는데 가보기는 이번이 처음인 NO STRESS. 이 곳을 고른 이유는 바람을 맞으며 차 한잔 할 수 있다는 점 때문.






따듯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인테리어. 사람이 북적일 때는 모르겠으나 이렇듯 한가로운 배경으로는 괜찮은 인테리어였다. 비틀즈 멤버들의 독특한 이미지도 그렇고.






테이블 옆 테라스에는 직접 허브 및 식물들을 기르고 있었는데, 다른 건 모르겠으나 허브의 경우는 단순히 조경용이 아닌 실제 메뉴에 직접 사용되고 있었다. 이 날 아래와 같이 아메리카노 + 치즈케익을 주문했는데 치즈케익 위에 장식 된 허브가 바로 그 것!





치즈케익 장식에도 데코레이션을 신경 쓴 흔적이 역력. 아, 그리고 왠지 예전 가정집에서나 볼 법한 나무 테이블과 유리도 정겨운 느낌이었다.




과일 요거트도 시켰는데, 이거 은근히 맛있고 배부르더라.

홍대에는 살기도 하고 자주 가는 곳이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한적한 홍대를 느낄 수 있는 주말 오전에 자주 마실 가도록 해야겠다.


사진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2010 일본여행 #4 _ 슬램덩크의 그 곳, 에노시마를 가다

이번 일본여행에서 에반게리온 월드만큼이나 중요한 목적지였다면, '슬램덩크'의 배경으로도 유명한 에노시마와 그 유명한 '에노덴'을 타보는 것이었는데, 둘 째날은 비가 온 것도 있고 워낙에 후지큐 하이랜드에서 에노시마까지는 답이 안나오는 거리와 교통이라 둘 째날 눈물을 머금고 에노시마를 포기. 거의 못가는 것으로 확정되다시피 했었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오는 마지막날, 본래는 '귀를 기울이면'의 배경이 된 곳을 가기로 했었지만, 날씨도 괜찮고 여기까지와서 '에노덴'을 타보지 못한 다면 그 후회가 더 클 것 같아 급작스럽게 계획을 변경, '귀을 기울이면' 투어는 나중으로 미루고 (이로 인해 다음 일본 여행의 핑계가 또 하나 생겼다) '슬램덩크'의 배경인 '에노시마' 행 전철에 몸을 실었다.







에노시마까지 가는 길이 그리 간단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신주쿠에서 출발하였는데 몇 번 갈아타기를 반복, 드디어 '에노시마' 만큼이나 보고 싶었던 일본의 전통 전차 '에노덴'을 타게 되었다.




역이 그리 많지 않은 에노덴은 이 간단한 노선을 보고 내리는 곳을 고르면 된다. 우리는 에노시마를 지나 가마쿠라고교에서 내리기로 결정.






이 아기자기한 오래된 전차인 '에노덴'은 사진으로 보았던 것보다 막상 타보니 더 아기자기하고, 동네를 구석구석 손에 잡힐 듯 (이것은 '마치'가 아니라 실제로 손을 뻗으면 잡힐 정도의 거리로 운행한다) 운행하고 있었다. 창 밖 풍경이 특별히 아름다운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근접한 거리로 천천히 운행하는 것 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것이 바로 에노덴!!)






여기가 바로 가마쿠라고교 역. 이곳에 내린 순간 이미 만화 슬램덩크의 한 장면이 바로 떠올랐다. 해변을 끼고 달리는 에노덴이나 이 오래된 역사나 모두 정겹고, 반가운 곳이었다.






사진으로 보니 다시금 새록새록 떠오르는 시원한 바다와 정겨운 건널목. 이 곳이 바로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오프닝에 등장했던, 백호와 소연이가 건널목을 두고 인사하던 바로 그곳이다. 



(바로 이 곳!!)


그래서 나름 이 장면을 연출하고자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 그런데 찍을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다시 보니 좀 더 앞에서 좀 더 정확한 포즈로 찍었어야 했다는걸 깨닫고는 뒤늦은 후회를 ㅠ







그래도 나름 에노덴이 올 때를 기다려 열심히 찍었다는 ㅋㅋ 좀 더 정확하게 싱크로율을 맞추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 




대략의 연출 사진 촬영을 마치고 실제 북산고교의 모티브가 된 가마쿠라고교에 올라가 보는 길. 이런 곳에서 학교 다니는 아이들의 기분은 어떨까, 급 부러워지는 순간.






실제로 이 날은 농구부로 보이는 남학생들이 무리지어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만화와는 다르게 채치수나 강백호, 서태웅 같은 아이들은 없더라 -_-;; (아, 물론 이 이름들은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이름이지만;; 북산 이라는 학교이름도 그렇고)





참고로 가마쿠라고교 역 앞 해변에는 서핑을 즐기려는 서퍼들로 가득찼었는데 (정말로 멀리서 보면 왠 고기떼가 무리지어 있는 걸로 착각할 만큼 서퍼들이 많았다), 서핑보드를 옮기기 위해 자전거나 오토바이 옆을 개조한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다. 






다시 에노덴을 타고 에노시마에 내려 신주쿠로 돌아오기 위해 작은 동네를 가로 질러 오타큐선 에노시마 역으로.








가던 길의 가게에서 뜬금없이 팔지를 하나 구매. 사실 신주쿠 등에서 하나 사려고 했었는데, 에노시마에서 사게 될 줄은 나도 몰랐음.






용궁과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에노시마 역. 이 곳은 관광지라 그런지 관광지다운 표지판들도 많고 여행객들도 많더라. 




제대로 식사를 못했던 탓에 무엇을 먹을까 했으나 차 시간에 찾을 만한 곳은 바로 이 마그도나르도 밖에는 없어서, 일본 맥도날드 체험하는 기분으로 간단하게 햄버거 세트로 아침겸 점심을~






좋아하는 모스 버거보다야 못하지만, 좀 짭짤한 것이 나쁘지 않았음. 참고로 짭짤함의 근원은 바로 저 치즈!!





그렇게 다시 열차를 타고 (아, 마지막 사진의 저 좋아보이는 열차는 아니에요 ㅋ) 나리타 공항으로 가기 위해 우에노 역으로 발길을... 이렇게 마무리 되어 가는 짧은 일본 여행.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2010 일본여행 #3 _ 진짜 에반게리온을 만나다

이번 일본여행의 핵심 코스는 바로 실물 크기의 초호기를 비롯해 에바와 관련된 다양한 것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에반게리온 월드'를 개장한, 후지큐 하이랜드를 방문하는 일이었다. 후지큐 하이랜드는 에반게리온 월드가 아니더라도 일본내에서 상당한 지명도가 있는 놀이공원으로서, 사실 나같이 짧은 일정과 가난한 여행객이 방문하기에는 결코 녹녹한 일정은 아니었으나, 이것이 이번 여행에 화룡점정이었으니 어쩌랴. 실제로 후지큐 하이랜드까지 가는 길은 그리 순탄치 만은 않았다. 이날 도쿄에는 비가 내렸는데, 아침부터 부랴부랴 편의점에 들러 우산을 하나 구매하고 신주쿠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후지큐 하이랜드까지 가는 고속버스 티켓을 구매, 버스에 몸을 실었으나 비가 오는 관계로 버스는 시외로 벗어날 때까지 정체를 반복했고, 예상보다는 더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후지큐 하이랜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건 후지큐 하이랜드에서 다시 신주쿠로 돌아올 때 탔던 토마스 버스. 참고로 후지큐 하이랜드에는 에반게리온 월드 외에도 토마스 기차에 관련된 관과 건담 등의 테마 관들이 별도로 있었는데, 워낙에 빠듯한 일정이라 에반게리온 월드만 둘러보고 온 것이 조금은 아쉽다.




그렇게 오랜 시간 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후지큐 하이랜드! 참고로 비가 와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쾌적한 환경에서 구경할 수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더 좋았다.






정문을 지나 매표소까지 가기 전에는 관련 상품들을 파는 상점을 지나야 하는데, 이미 여기서 부터 에바에 분위기로 한껏 달아올랐다. 에바 초코렛, 에바 과자, 에바 쿠키, 에바 사탕 등등등




우리는 미리 인터넷에서 프리티켓을 구매한 터라, 매표소에서 바우치만 보여주고 프리티켓으로 교환. 참고로 프리티켓 구매자에게는 위의 사진처럼 직접 증명사진을 촬영한 티켓을 제공하여 이 티켓만 보여주면 모든 놀이기구 및 테마관을 제한없이 즐길 수 있다. 하나 FAIL은 사진 찍는 기계가 좀 높이가 낮았는데, 알아서 찍어주겠지 하고 찍었다가 얼굴은 안나오고 목부터 찍혀서 FAIL.







아찔한 코스와 높이의 롤러 코스터들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비가 오는 관계로 이 날은 운행하지 않아, 탑승 및 구경을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나름 안개속에 가려진 롤러 코스터를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






두둥. 드디어 에반게리온 월드에 도착! 입구 앞에서 간단한 기념촬영을 마치고 떨리는 마음을 토닥이며 바로 입장!






입구에서 나를 맞는 초호기와 레이 그리고 아스카! 이 사람 크기의 모형들은 바로 하루전 루미네 에스트에서도 본 터라 그리 떨지 않고 사진 몇 장 촬영한 뒤 제레가 있는 그 곳으로 이동!






극중 이카리 겐도가 제레에게 명령을 받던 바로 그곳이 그대로 묘사되어 있었다. 실제로 Sound Only라도 제공되었더라면 더욱 실감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어쨋든 약 몇 분간 이 곳에서 제레에게 나름 지령을 받은 뒤 다음 코스로 이동~





미사토와 리츠코를 비롯한 네르프의 직원들과 함께 회의 장면을 촬영할 수 있는 조형물. 저 사이에 들어가서 회의하는 장면을 몇 장면 찍어봤는데, 생각보다 리얼리티가 살지않아 FAIL.




아스카와 에반게리온 2호기의 위풍당당한 등장모습!




한 켠에는 에반게리온 최고 인기 캐릭터인 카오루의 대형 모형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약 160 이상이었음), 여기서 카오루와도 사이좋게 사진 한장 찰칵했음.









벽면을 가득채운 에반게리온 : 파의 주인공들. 각 캐릭터 별로 정리되어 있어 각각 살펴볼 수 있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이카리 겐도나 마리 등도 있었다.






극중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상황판 같은 곳에는 에바의 애니메이션 설정 파일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설정 파일도 파일이지만 그것보다는 아주 좋은 컨셉 조형물을 만났다는 생각에 바로, 컨셉 사진을!




몇 번의 시도 끝에 (워낙에 실내는 어둡고 테이블은 빛이 나는 터라 쉽지 않은 촬영;;) 비교적 만족할 만한 위의 사진을 얻는 데 성공! 옆에 계신 일본 아저씨 덕분에 오히려 분위기가 더욱 사는 효과까지!





실제 엔트리플러그의 조형물이 있어서 여기에서 사진을 찍을까 했는데, 저기에 앉아서 사진 찍으려면 천엔이었던가를 별도로 내고 찍어야해서 걍 포기. 몇몇 용자가 있었지만 그 돈으로 다른 걸 사기로 하고 걍 포기.







리리스 조형물 역시 직접 본인의 얼굴을 넣고 사진을 찍도록 준비되어 있었는데, 본토의 오타쿠들이 지켜보고 있는 터라 이건 차마 용기내어 찍기가 쉽지 않았다 (참고로 확실히 본토의 오타쿠들은 연기력이 다르더라. 실제 리리스보다도 더 실감나는 연기를 펼친 여성 오타쿠도 있었다!). 그 아래는 AT필드 모형으로 이 역시 직접 손을 넣어 동작을 취하고 촬영을 해볼 수 있도록 제공되고 있다.




그렇게 구경을 다 하고 나면 바로 출구로 나가게 되어 있는데, 출구는 반드시 상점을 통해야만 나갈 수 있었다 (이런 기분좋은 상술 같으니라고!)










에반게리온 팬이라면 지갑을 두둑히 준비해야만 할 상점 코너. 그동안 인터넷으로만 보아 왔던 제품들을 비롯해, 갖가지 아이디어 음식 상품들도 판매중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여행에서 꼭 사리라 마음먹었던 'NERV'컵을 비롯해 마우스 패드와 사무실 식구들에게 줄 에바 과자 몇개 등을 구매했다. 티셔츠는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다가 결국 포기.

엇, 그런데 이러고 에반게리온 월드를 나오니 뭔가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 '아! 맞다!! 초호기 실물 모형을 보러 온건데, 이거 못봤잖아!!!' 아니 이럴 수가. 프리티켓을 구매하지 않았더라면 큰일날 뻔한 일이었다. 그리하여 다시 입구로 들어가 부랴부랴 지도 확인 뒤 실제 초호기 모형이 있는 곳에 도착!







(이거야말로) 두둥!!!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에바 초호기!! 네르프 본부에 격납되어 있는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데, 확실히 이미 공개되어 큰 화제를 일으켰던 실물크기 건담에 비하면 디테일이나 그 크기에서는 좀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실제 크기의 초호기를 이렇게 부분이나마 눈 앞에서 볼 수 있는건 팬으로서 대단한 경험이었다.








아래에는 극중과 마찬가지로 LCL 용액으로 채워져 있었다. 정면에서 볼 수 있는 것 외에 계단을 통해 옆으로 올라가서 볼 수 있는 곳이 한 군데 더 마련되어 있었다.






혹시나 사람이 엄청 많아서 사람들만 잔뜩 찍어오는건 아닌가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도 비가 와서 사람이 많지 않아 이렇게 온전한(?) 초호기 사진을 여럿 찍을 수 있었다. 참고로 10분인가 15분 정도마다 스페셜 타임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바로 이 초호기가 조금이나마 구동(?!)하는 시간이었다. 구동이래봤자 연기 뿜고 눈에 불들어 오는 것이 다 이지만, 이런 공간에서 빵빵한 음악과 함께 펼쳐지니 제법 분위기가 그럴싸 했다. 이 장면을 직접 동영상으로 촬영!




초호기의 괴성을 현장에서 들으면 기분이 묘해지면서, 살짝 긴장감도 느껴질 정도였다. 초호기 팔이라도 슬쩍 올라왔다면 더 스펙터클한 장면이 되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상점 끄트머리에 있는 뽑기에서 운좋게 카오루 인형을 뽑는데 성공!! 무언가 될놈은 된다!


후지큐 하이랜드의 다른 모습들은 아래의 더보기로~




글 / 사진 아쉬타카 (
www.realfolkblues.co.kr)




본래 첫 날 계획은 '킬 빌' 1편의 마지막 결투 장면의 모티브가 된 장소인 '곤파치'에 가는 것이었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들로 일정을 수정, 신주쿠를 그냥 배회하는 것으로 하려다가 문득 '그래, 일본 극장에 가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딱 일본은 아니지만 영화팬으로서 외국에서 영화를 보는 것은 어떨까 라는 막연한 호기심이 있었는데, '곤파치'를 가는 것보다는 이 편이 나에게도 훨씬 더 의미있고 소중한 경험이 될 것만 같은 생각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신주쿠 근처에 극장을 찾아보던 중 저 멀리 'WALD 9 CINEMA'라는 높은 빌딩을 보고서는 그리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사실 일본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에는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과 더불어 '극장을 경험하다'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였는데, 후자에 집중한다면 이미 본 영화라던가 아니면 자막이 필요없는 한국영화를 봐도 괜찮지만, 이왕 평소에 하기 힘든 경험을 하는 김에, 보고 싶었던 일본 영화를 선택해 영화를 보는 것과 극장을 경험하는 것 외에 자막없이 일본영화를 첨부터 끝까지 즐겨보는 것까지 경험해보게 되었다. 'WALD 9' 극장은 멀티플렉스였는데 현재 상영중인 작품들 가운데에는 이미 익숙한 작품들도 여럿 보였다. 참고로 일본은 해외영화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전체적으로 개봉이 매우 늦는 것으로 유명한데, 현재 상영중인 영화들 중에서도 국내에는 이미 DVD, BD로 출시가 되었거나 개봉한지 오래된 작품들 (싱글맨, 나잇 앤 데이 등)이 한창 상영중이었다.




그 가운데는 우리 영화 '해운대 (일본 개봉명은 '쓰나미')'도 보였고, 현재 부산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선보인 '13인의 자객'과 츠마부키 사토시 주연의 '악인'도 상영중이었다/ 이 가운데 어떤 영화를 볼까 하다가 앞서 이야기했던 이유들을 고려하여 평소 보고 싶었던 '13인의 악인'을 보기로 했다. '악인'도 보고 싶긴 했지만 조금 더 보고 싶었던 '13인의 자객'에 도전해 보기로 한 것인데, 이것은 분명 도전의 의미도 있었다. 자막없는 일본 영화를, 더군다나 사극에다가 140분이 넘는 긴 러닝타임의 영화를 보기로 선택한 것 말이다. 후에 다시 정리하겠지만 결과적으로 이 경험은 신선함과 동시에 제법 '할만한' 경험이었다.





티켓부스는 금요일 저녁임에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 곳 역시 팝콘이나 음료 등을 파는 곳과 함께 영화관련 기념품을 파는 곳, 그리고 여러가지 홍보자료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 준비되어 있었다.




티켓부스에 가서 티켓팅을 할까 하다가 상영시간이 촉박한 것도 있고 해서 옆에 있는 자동발권기를 사용해보기로 결정. 원하는 영화와 시간, 인원수를 결정하고 직접 결제까지 (현금도 가능) 가능한 터라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었다.




둘이 보니 금액이 무려 3,600엔!!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한 사람당 영화 한 편에 거의 2만원 정도 하는 것인데, 일본의 물가를 생각해 봤을 때 크게 비싼 편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어쨋든 우리 같은 한국 관광객에게 4만원을 투자하는 것은 조금은 부담스럽긴 했다. 하지만 이 역시 결과적으로는 그 값어치를 충분히 하는 경험이었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 극장 안 풍경. 일본 극장에서 영화를 본 결과 (물론 딱 한 군데서 본 것이 전부라 일반화를 하기엔 성급한 감이 있지만;;) 느꼈던 점들을 얘기해보자면, 일단 영화가 시작하기 전 상업광고가 한 편도 없다. 영화 시작 시간마저 어겨가며 시작 전 2~30분에 가깝게 광고를 지겹도록 틀어주는 국내 멀티플렉스와는 달리, 일본의 WALD 9 극장은 시작 전 위의 사진처럼 정지된 화면에 저 정도로 몇가지 텍스트 광고를 하는 것이 전부였고, 영화 시작 전에는 모두 영화 예고편을 보여주었다. 언제부턴가 국내 극장가에는 영화 예고편을 만나보기가 너무 어려워졌는데, 이곳에서는 기대되는 신작들의 예고편을 짧은 버전으로 (10~15초) 여러 편을 보여주었다.

그 예고편들 가운데 한국사람으로서 인상적인 것이었다면 'K-POP 콘서트' 관련 예고편이었는데, 국내에서 열렸던 드림 콘서트를 편집해 극장해서 상영하는 것이었는데, 국내의 인기 아이돌 들의 공연을 일본 극장에서 예고편으로 만나니, 이것도 참 감회가 새롭더라. 참고로 극장내의 분위기나 일본 음반샾의 분위기로 봐서 현재 일본에서 잘나가는 우리 아이돌 그룹이라면 역시 '카라'를 들 수 있겠으며, 소녀시대나 2NE1 등이 점점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으로 보였다. 물론 아직까지 동방신기의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았으며, 씨엔블루 도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정도.




그렇게 보게 된 영화는 미이케 다케시 감독의 신작 '13인의 자객 (十三人の刺客)'이었다. 이번 부산에서 상영한 작품이기도 한데, 이 영화를 일본에서 보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 ㅎ 이 작품은 포스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야쿠쇼 쇼지를 비롯해 이세야 유스케, 야마다 타카유키, 타카오카 소스케, 이하라 츠요시, 마츠카타 히로키 등 사극답게 여러 익숙한 배우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구도 에이이치의 동명의 작품 (1963년 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인데, 이런 류의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을 비롯해, 그 뒤에 존재하는 이야기 측면에도 상당히 신경 쓴 작품이었다.




일단 영화 자체에 대한 평보다는 일본어로 처음부터 끝까지 자막없이 본 소감을 위주로 이야기해보자면, 사실 처음 보기로 했을 때에는 '과연 얼마나 집중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있었는데,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나조차도 기특하게) 140분이라는 시간 동안 자막 한 줄 없이도 비교적 몰입하여 흐름을 따라갈 수 있었다. 이렇게 써놓으면 마치 내가 일본어에 능통해서 무리없이 관람했다로 오해할 수 있는데, 거의 90% 넘게 못알아 들었음에도 몰입하였기 때문에, 스스로도 기특하다고 느꼈던 것이다 ㅎ

물론 자막없이 보았기 때문에 영화를 100% 이해할 수는 없었다. 이 작품은 특히 13인이 어떤 이유로 자객단을 형성하게 되고, 이들이 마지막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벌이는 전략들이 매우 중요한 작품이기에, 이 부분을 100% 이해할 수 없었던 나로서는 영화를 반쪽만 즐긴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대충 감으로 이해하고 보았음에도 영화가 갖고 있는 정서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던 감상이었다. 특히 후반부의 클라이맥스 액션씬은 한동안 대사가 필요없는 시퀀스라 더욱 그런 점도 있었지만,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영화가 표현하려는 그 '절절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이후에 국내에 정식으로 개봉한다면, 과연 내가 예상했던 것들이 어디까지 맞았는지를 비롯해 이들이 정말 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를 맞춰보는 의미로 꼭 재감상을 할 예정이다. 이런 감상평은 첨 해보는데, 추천할 만한 방식은 절대 아니지만, 자막없이 보아도 영화팬이라면 몰입할 수 있을 작품이 아닐까 싶다.



다시 돌아와 이제 일본 극장에서 영화 본 소감을 정리해보자면, 영화가 상영될 때에 시끄럽게 하거나 번잡스러운 관객이 한 명도 없었다. 물론 단 한번 가지고 100% 인냥 결론내리기는 어렵겠지만 어쨋든 전체적으로 떠들 수 있는 분위기는 절대 아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멀티플렉스 였음에도 영화가 끝나고나서 엔딩 크래딧이 완전히 다 끝날 때까지 상영관에 불을 켜지 않았다는 점인데, 이와 더불어 관객들도 엔딩 크래딧이 다 끝나고 불이 켜질 때까지는 단 한명도 퇴장하지 않았다. 국내 멀티플렉스에서는 영화가 끝날 것 같으면 벌써 부시럭 거리기 시작해서, 끝나는 동시에 대부분이 바쁘게 퇴장하고, 엔딩 크래딧이라도 여유있게 앉아서 즐길라치면 청소 직원들이 눈치를 주는 환경과 비교한다면, '감동'스럽기까지한 환경이었다. 더군다나 이곳이 멀티플렉스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했다.

어쨋든 일본 극장에서 일본 영화를 자막없이 본 경험은, 이번 일본여행에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가장 뜻깊은 경험이 되었다. '13인의 자객'도 어서 국내에 정식개봉해서 다시 한번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뒤늦은 휴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리타 공항행 비행기에 몸을 담았다. 지난 도쿄 여행이 처음이라는 것에 기인해 여기저기 가능한 많은 곳을 둘러보고 사고 싶은 것들을 사오는 와중에, 평생에 가장 가고 싶었던 장소 중 하나인 지브리 스튜디오를 방문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이번 도쿄 여행은 일명 '오타쿠' 여행으로서 애니메이션과 영화 속에 등장한 실제 장소를 방문하는 것과 후지큐 하이랜드에 위치한 에반게리온 월드를 방문하는 것이 가장 주된 목적이었다.




그런데 아직 에바에 대한 준비가 다 되기도 전에, 신주쿠 역에 떡하니 전시된 초호기를 만날 수 있었다. '루미네 에스트'에서 에반게리온과 관련한 프로모션에 일환으로 초호기 모델을 전시하는 것은 물론, 매장에서도 이와 관련한 홍보물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었다.





그렇게 초호기를 먼저 본 것만으로도 만족하려 할 때쯤, 에스컬레이터 옆에서 아스카와 레이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었다. 초호기 모형 앞에서도 그렇고, 여기서도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라면, 그 복잡한 지하철 역사 안에서 대형 모형을 촬영하려고 여러 사람이 몰려 있어도 누구하나 불평하기는 커녕, 오히려 다들 사진 촬영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비켜주는 모습이었다. (역시 이곳은 오타쿠의 천국!!!) 






그렇게 신주쿠 거리를 들러 숙소인 선라이트 신주쿠 호텔에 도착. 역에서 10~15분 정도 걷는 거리이긴 하지만, 이 정도 거리라면 크게 부담되는 거리는 아닌 듯. 로비에는 200엔이면 커피 한잔과 더불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깔끔한 공간이 제공되는 것이 특징.





일본 비지니스 호텔들이 다 그렇듯이, 굉장히 작은 방과 아주 단촐한 침대, 책상, TV의 구성. 지난번 묵었던, 역시 신주쿠의 '아스카' 호텔보다도 조금은 방이 작은 편이었다. 하지만 방마다 랜선이 들어와 있어 노트북이 있다면 랜선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참고로 노트북이 없으면 호텔에서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렌트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역시 일본에 왔으면 규동을 먹어줘야, '아, 내가 도쿄에 정말 와있구나' 라고 실감하게 됨.





든든히 규동으로 배를 채우고 나서 다시 신주쿠 거리로 나섬.





이 극장에서는 미야자키 아오이 주연의 영화와 더불어 우리영화 '미인도'를 상영중이었다. 미야자키 아오이의 포스터 앞에서 1분간 멍하게 서있다가 다시 길을 나섬.





와타나베 켄과 다스 베이더가 함께 등장한 docomo 광고.







어느덧 저녁. 사실 원래 첫 날의 주요 스케쥴은 영화 '킬빌'의 모티브가 되었던 '곤파치'에서 술을 한 잔 하는 것이었는데, 워낙에 피곤했던 이유와 더불어 그냥 조금은 여유롭게 신주쿠를 거닐고 싶다는 생각에 과감히 계획을 포기.




도큐핸즈. 생각보다는 좀 심심한 모습이었음.









그렇게 신주쿠를 여기저기 거닐다가 시원한 맥주 한잔 하러 괜찮아 보이는 이자까야로.





지난 번에 이런 방식의 술집을 처음 왔을 때는 조금 신기하고 당황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두 번째라고 제법 적응 ㅋ 원하는 메뉴와 안주를 척척 주문! 참고로 센스만 조금 있으신 분들이라면 일본어를 몰라도 어렵지 않게 주문이 가능할 듯.




캬~~ 저게 딱 처음 맥주를 받아들고서 한 모금 마신 장면. 워낙에 목이 말랐던 터라 절반을 한 모금에! 이 날의 맥주는 사진보다도 훨씬 더 시원했다~






안주가 대부분 동일가였기에 주저없이 여러개를 주문. 사진만 봐도 그 맛이 다시 기억난다.




그렇게 맥주를 마시고 들어와서도 또 호텔 앞 편의점에서 아사히 맥주를 한 캔 더 사가지고 들어왔음. 사실 일본여행은 편의점에서 매우 다양한 캔 맥주를 골라 마실 수 있는 재미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선라이트 호텔 앞의 로손은 그리 큰 편이 아니라서, 평균보다는 좀 적은 수의 맥주 밖에는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그래서 둘 쨋날에는 일부러 조금 먼 큰 편의점에 미리 들러서 맥주를 사가지고 들어왔다는.

이렇게 예상외로 피곤하지만 매우 여유로운 첫 날의 스케쥴을 마무리. 둘 째날에는 이번 여행에 가장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후지큐 하이랜드의 '에반게리온 월드'를 방문하게 된다.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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