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The Reader, 2008)
홀로코스트 이후 남겨진 현실에 관한 시선



케이트 윈슬렛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기며 화제를 모았던 <더 리더>는, <빌리 엘리어트>의 스티븐 달드리와 <레볼루셔너리 로드>의 케이트 윈슬렛(아직도 <타이타닉>의 케이트 윈슬렛이라고 소개한다면 그건 정말 실례다)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영화였다. <빌리 엘리어트>는 가끔씩 꺼내보면서 재미와 감동에 울컥거릴 정도로 개인적으로 손꼽는 영화이기 때문에 감독에 대한 기대는 당연한 것이었으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배우들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케이트 윈슬렛 역시 확실한 관람의 이유였다. 더불어 이미 두 작품을 모두 본 이들이 평가처럼, 과연 케이트 윈슬렛이 아카데미를 <더 리더>로 받는 것이 더 적절한가 아니면 <레볼루셔너리 로드>로 수상하는 것이 더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는데, 간단하게 결론만 얘기하자면 나 역시 <레볼루셔너리 로드>로 수상하는 것이 더 괜찮은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후부터 영화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들께서는 맨 아래 단락으로 이동해주세요~)




<더 리더>는 알려졌다시피 소설을 원작으로한 홀로코스트에 관한 또 다른 영화이다. 지금까지 홀로코스트에 관한 영화는 여러 편이 있어왔고 인상적인 작품들도 많았었지만 스티븐 달드리의 <더 리더>는 기존 작품들과는 살짝 방향을 달리하고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아니 방법이 다르다고 할 수도 있겠다). 일단 영화의 초 중반까지는 전혀 홀로코스트에 관한 분위기는 풍기지 않고 소년과 여인의 사랑과 관계에만 집중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우연한 기회에 한나를 만나게된 마이클은 또래의 소년들이 그러하듯 여인의 성적 매력에 호기심을 갖게 되고, 한나는 이런 마이클을 리드하며 점점 더 깊은 관계를 갖게 된다. 마이클은 한나와 가까워질 수록 또래에서 멀어지게 되는데 이는 넓게 보자면 현실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의아했던 점은 이 '한나 (케이트 윈슬렛)'라는 캐릭터의 행동에 대한 공감대가 전혀 형성될 여지가 없이 급작스럽게 진행된다는 점이었다. 성숙한 여인에게 성적으로 호기심을 갖게 되는 마이클의 행동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런 마이클을 아무런 이유없이 너무나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한나의 모습은 그녀의 직업, 배경등에 대해 정확히 얘기할 수 없는 것처럼 보는 내내 의문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영화를 전체적으로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영화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점은 마이클과 한나의 단순 로맨스가 아니기 때문에 이 같이 갑작스럽고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한나의 행동들은, 후반부 그녀가 사건에 휘말리고 이에 따른 행동들의 원인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하겠다.

사실 영화를 다보고 나서 얼핏 든 생각은 이 영화가 굉장히 조심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나 굉장히 위험할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잘 알다시피 이 영화에서 나치가 저지른 대학살의 주동자로 묘사되는 한나의 행동들은 '무지'한 것 때문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마이클이 주마등처럼 기억을 되돌려 생각해보니 한나는 문맹이었으며, 그래서 자신에게 성관계보다도 책을 읽어주기를 더욱 권했으며, 식당에서도 메뉴를 고르지 못했으며 등등 '그랬었었구나' 는 식으로 (약간의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이야기하고 있는데, 일단 이는 굉장히 위험한 묘사라고 아니 할 수 없을 것이다. 무지를 더욱 드러내기 위해 죄를 숨기기 보다는 오히려 자기 직분에 충실했다고 당당히 얘기하는 한나의 모습을 '문맹'이어서, 즉 '순수하게 몰라서' 그랬다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 것은 누구나 다 알다시피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와 관련한 어느 글에서 본 표현을 빌리자면 전후 이렇다할 사과나 처리가 없었던 일본에 비해 굉장히 혹독한 전후처리과정을 겪고 있는 독일의 현실을 감안한다하더라도 이는 굉장히 위험한 전개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비슷한 경우로서 굉장히 위험한 결말을 맺고 있는 영화가 이안의 <색, 계>라고 생각하는데, 결국 친일파에게도 고뇌가 있었네, 그 속에도 사랑이 있었네, 나치들은 정말 몰라서 유태인을 학살했네 라고 그들 스스로 마무리 짓는 경우는, 피해자가 공감할 수 있을 정도의 이야기가 아니면 모두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측면에서, <색, 계>야 말로 진정 이안의 잘못된 방향이었다고 생각되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다행이도 <더 리더>는 이와는 달랐으며, 이를 단순 미화하려하거나 고발하려고만 하지 않고, 처한 현실을 좀 더 고스란히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보이는 작품이었다.





일단 이 영화에 또 다른 주인공인 마이클의 이야기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무말 없이 떠난 한나와의 기억을 갖은채 어른이 된 마이클은 법대에서 수업차 보게된 재판을 통해 다시금 한나를 먼 발치에서나마 만나게 된다. 그녀가 나치당원으로서 포로수용소 참사에 가담했다는 사실에 먼저 충격을 받게 되지만, 재판이 거듭되는 과정에서 마이클은 자신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떠올리며 그녀가 문맹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 사실이 재판의 판결을 뒤집을 결정적인 증언이 될 수 있음을 알고 고민하게 된다. 


사실 처음 두 남녀의 나이차를 이렇게 떨어트려 놓은 이유가 단순히 소년과 여인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인줄 알았었는데, 결국 <더 리더>의 이 설정은 전쟁에 직접적으로 가담한 1세대(한나)와 전후세대인 2세대(마이클), 그리고 더 나아가 3세대(마이클의 딸)까지 아우르는 이야기로서, 결국 이를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현실적 차이를 이야기하고 있다 하겠다. 마이클은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는 못한 세대이기 때문에 심정적으로는 자신이 사랑했던 한나에게 더욱 동정이 가지만, 그녀가 저지른 일이 얼마나 참혹한 일인지는 머리로서 알고 있기 때문에 결정적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어느 한쪽으로 시원하게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하게 된다. 그녀가 문맹이었다는 사실을 밝히게 되면 적어도 한나가 혼자서 이 일을 주도했다는 다른 여성당원들의 입맞추기를 밝혀내고 가중처벌은 면하게 될지는 몰라도, 그 행동 자체의 문제는 희석되지 않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은 끝내 이 이야기를 재판장에서 하지 못했고, 한나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게 된다.

마이클은 자신이 증언을 하지 못한 죄책감에 한나에게 일일이 책을 읽어서 녹음한 테입을 감옥으로 보내주게 된다. 한나는 처음에는 무슨 영문인지 몰랐지만 나중에는 마이클임을 알게 되었고, 점점 책을 읽고 글을 배우고 싶다는 욕망까지 갖게 되어 나중에는 마이클에게 원하는 책을 글로 요청할 수 있게 되기까지 한다. 마이클의 이 같은 행동은 한나를 진심으로 위해서 하는 행동이라기보다는 그럴 수 없었던 자신의 죄의식을 씻기 위한 반성의 행동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전후 2세대로서 홀로코스트와 한나를 동등한 조건에서 비교해야만 했던 자신의 행동에 후회는 하지 않지만, 한나를 적극적으로 변호하지 못한 죄의식은 남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같은 마이클의 갈등과 나중의 행동들의 묘사는 상당히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아마 다른 일반적인 영화였다면 '한나'를 적극적으로 변호하는 바람에 사회의 지탄은 받지만 둘은 행복했다 라는 식이 되었겠지만(이렇게 되면 진정으로 위험할 수 있다), <더 리더>는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전후 2세대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쉽게 말해 나치가 저지른 일로 누가 독일인을 모욕하면 자신은 상관없는 일이라 억울한 마음도 들지만, 1세대가 저지른 일이 얼마나 잔혹한 일이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질타에도 강하게 변론하지는 못하는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영화 속 마이클은 가장 안쓰럽게 보이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죄의식 때문에 한나에게 책을 녹음해주는 일을 게을리 할 수 없었으며, 한나를 직접적으로 맞닥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는 그녀의 상황 탓에 가석방 이후의 생활을 알아봐주어야만 했고, 한나가 남긴 시간들 때문에 부인과도 좋은 결혼생활을 할 수 없었고, 한나가 죽은 이후에도 아마 이 짐을 평생 가지고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보면 영화가 영리하게 이를 옹호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이건 개인 시각차에 따라 결국 큰 범위에서는 영리하게 미화하거나 옹호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옹호하려 하기보다는 그저 그럴 수 밖에는 없는 현실을 조명하는데에 그쳤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옳았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다시 한나의 얘기로 돌아와서 이야기하자면, 한나는 문맹이었고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지르는지 정말로 몰랐기 때문에 재판장에서도 사람들이 경악할 정도로 또렷하게 자신이 저지른 일들을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단순히 자신이 문맹이라는 점이 수치스러워서, 그 수치스러움을 견딜 바에야 그냥 죄를 뒤집어 쓰는 것을 택했고, 이는 그 죄가 얼마나 중한 것인지 몰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징역을 사는 중에도 한나는 이 같은 사실을 거의 알지 못했었는데, 가석방이 결정되고 마이클을 만나게 된 자리에서 그녀는 마이클에게 '그 동안 감옥에서 배운것이 있을 줄 알았다'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것은 마이클의 입장에서 본다면 한나가 정말 그것을 알기를 원했다기보다는 그래야만이 자신이 했던 행동들에 정당성을 더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된다. 이때까지도 정말 몰랐던 한나는 마이클의 이 한마디를 듣고나서야 자신이 저지른 일이 어떤 일이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감옥에서 글을 배우고 문명에서 벗어난 것처럼, 자신이 저질렀던 일에 대한 무지함도 깨우치게 된 것이다.

뒤늦게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진심으로' 알게 된 한나는 가석방이 되는 날 감옥에서 스스로 목을 매게 된다. 만약 영화의 서사가 여기서 끝이 났더라면 앞서 누누히 언급했던 것처럼 더 많은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한 작품이 되었을 듯 하다. 한나라는 캐릭터는 어차피 나치와 이에 가담한 독일을 대변할 수 밖에는 없는데, 그저 몰라서 그랬던 것이고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식의 이야기는 분명 위험요소가 많은 전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한 발을 더 나아간다. 혹자들은 홀로코스트의 피해자인 마더(레나 올린)와 마이클이 만나는 장면이 불필요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은 꼭 필요한 장면이었고 이 장면이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고도 생각된다. 한나는 죽으면서 자신의 전재산을 피해자의 딸에게 기부하기로 하고 마이클은 이를 전하기 위해 마더와 만남을 갖게 되는데, 여기서 레나 올린이 연기한 '마더'라는 캐릭터의 자세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이클은 약간은 인정에 호소하며 기부금을 받아달라고 이야기하지만 마더는 주저하지 않고 이를 거절한다. 마이클은 이를 진심으로 수긍하고 유태인 문맹퇴치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하자 마더는 그러라고 하면서 그 돈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리고는 마이클이 떠나간 뒤 예전 가족사진을 보는 마더의 모습을 카메라는 비춘다. 이는 어쩌면 동정표를 더해 미화될 수도 있는 이야기를 풀어놓고는 결국 이는 절대 미화될 수 없음을, 아무리해도 수긍할 수 없는 현실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해야겠다. 지금까지 영화속에서 풀어낸 서사들만 보자면(영화속에는 아우슈비츠 장면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관객들은 한나에게 더 동정할 수 밖에는 없다)이쯤에서 용서해주고 화해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실제 피해자인 마더의 확고한 자세와 이에 한마디도 못하고 수긍할 수 밖에는 없는 마이클의 대화 장면을 보자면, 이는 절대 다른 이유들로 용서할 수는 없는 것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가족 사진을 바라보는 마더의 시선을 통해 결국 어떤 사과나 보상으로도 죽은 사람은 되돌아 올 수 없음을, 즉 독일이라는 나라가 짊어지고 가야만 하는 현실을 이야기하려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에 자신의 딸에게 이 이야기를 처음부터 천천히 들려주는 마이클의 모습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전혀 상관없다고 볼 수도 있는 제3세대에게 앞선 세대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짊어져야 할 현실과 앞선 세대로서 이런 유산을 물려주어야만 하는 미안함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더 리더>에서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도 물론 좋았으나, 상을 받아야 했다면 <레볼루셔너리 로드>쪽이 더 어울렸다고 생각된다.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케이트 윈슬렛이 연기로서 표현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던 작품임에 반해 <더 리더>는 영화의 전체적인 서사에 기대어 발휘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물론 이 영화에서 케이트의 연기도 좋았다). 그리고 말도 많은 노출장면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도 아주 조금은 불편한 점이 있었다. 특히 마이클과 놀러가서 수영하는 장면에서의 뜬금없는 노출은 없어도 될 설정이었다고 생각되었다. 물론 한나라는 캐릭터가 나체의 뒷 모습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었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불필요한 부분도 어느 정도는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된다.

레이프 파인즈의 경우는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라는 제목에 걸맞게 멋진 목소리도 만나볼 수 있었고, 역시 그 다운 가볍지 않은 분위기도 충분히 만나볼 수 있었다. 어린 마이클을 연기한 데이빗 크로스는 보는 내내 히스 레저 + 발 킬머를 닮은 얼굴이라 자꾸 겹쳐보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홀로코스트에 관한 영화를 볼 때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타국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될 수 밖에는 없는 것 같다. 진정한 전범처리는 해보지도 못한 우리의 현실이 어쩔 수 없이 겹쳐진다.


1. 독일어와 영어가 혼제되는 탓에 살짝 혼란스럽기도 하더군요. 독일어로 써있고 영어로 읽는다던가, 독일사람들이 전부 영어를 쓴다든가 하는.

2. 제작자인 안소니 밍겔라와 시드니 폴락 모두 세상을 떠났는데, 그들을 기억하는 문구를 엔딩 크레딧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네요.

3. 역시 엔딩 크레딧에서 영화에서 인용된 책들의 목록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더 많더군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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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The Weinstein Company에 있습니다.









삼성 카메라 IT100 리뷰 _ 작고 편한 카메라 (개봉기와 디자인)

DSLR사용자로서 매번 사진을 촬영할 일이 있을 때마다 기본 바디에 추가 렌즈들에 들고 다니려면 은근히 짐이라 적잖이 고생하는일이 많아 세컨 카메라 용으로 쓸만한 컴팩트 디카를 노려보던 중, 우연한 좋은 기회에 삼성 IT100의 체험단으로 선정이 되어직접 카메라를 써보고 리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아마도 세컨 카메라를 사용해본 유저들은 알겠지만 한번 이 편리함과 이동성에맛을 들이게 되면 어느 것이 본래 세컨드이고 메인 이었는지 말끔히 잊어버릴 정도로, 작고 편리한 컴팩트 디카를 더 자주 들고다니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는 문득, 찬밥 신세로 전락한 커다란 DSLR을 안쓰러워 하게 되곤 한다. 일단 IT100을받아보고는 단 이틀을 사용해보았을 뿐이지만, 자연스레 가벼워진 가방과 주머니에서 쉽게 꺼내어 부담 없이 촬영할 수 있는매력만큼은 흠뻑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자세한 기능과 사용기는 추후 리뷰에서 정리해보도록 하고, 오늘은 간단히 개봉기 성격에사진과 간단한 코멘트들을 올려보려고 한다.




일단 처음 박스를 받아 든 느낌은, 컴팩트 디카를 구매한지가 상당히 오래되어서 인지도 몰라도 '박스가 상당히 작다!' 라는생각이었다. 그래서 농담조로 '케이블이나 베터리 등 부가구성물은 다 옵션인가' 했을 정도였으니. 하지만 작은 박스 내에도 카메라본체를 비롯해 관련 케이블들과 배터리, SD메모리카드, 핸드스트랩 등이 차곡차곡 담겨있었다. 나중에 기능을 자세히 리뷰 할 때다시 이야기하겠지만 IT100은 무려 HDMI를 지원하기 때문에 이 연결을 위한 케이블이 제공되고 있으며, SD메모리카드도기본으로 2GB가 제공되고 있다. 컬러는 블랙, 실버, 블루, 레드가 있는데 내가 사용하게 된 모델은 레드 컬러였다.




크기를 비교할 만한 사진을 찍었더라면 더 이해가 쉬웠을 텐데, 쉽게 얘기하자면 딱 핸드폰 정도의 크기라 할 수 있겠다. 두께부분은 최근 출시되는 타사의 '슬림형' 최신 디카들과 비교하면 그다지 슬림 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겠는데, 이는 기술적인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슬림형 디카들이 대부분 3배 줌까지만 지원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5배 줌 기능을 탑재한 IT100은기술적으로 최대한 가능한 두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사실 따져보았을 때 이 정도 두께면 전혀 두껍다고 느낄정도는 아니며, 다만 더 슬림한 모델들도 존재한다는 이유 때문에 IT100의 '슬림'이라는 매력자체가 무색 될 까봐 안쓰러운마음에 일부러 코멘트를 남겨보았다. 전면 이미지에서 독특한 점이라면 플래쉬 기능을 위해 렌즈의 원형 테두리를 살짝 수정한디자인인데, 컴팩트한 사이즈의 디카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히 보이는 부분이다.




후면 부에는 큼지막한 3인치의 LCD화면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후면부의 대부분을 LCD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체감하는크기는 더할 것이라 생각된다. 이 외에 맨 오른쪽 위에는 줌 인/아웃 버튼을 지원하고 있는데 대부분 카메라가 좌우로 돌리는방식의 줌 버튼을 제공했던 것과는 달리 위아래로 컨트롤하는 버튼을 제공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그 아래는 원형 모양을 통해 각모드별/기능별로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이 위치해 있고, 메뉴를 확인할 수 있는 버튼과 사진의 위치 조정과 플래쉬, 타이머 등제어가 가능한 버튼, 그리고 맨 아래는 촬영한 사진을 LCD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View버튼과 삭제를 위한 휴지통 버튼이위치해 있다. LCD 액정 같은 경우 일반적인 경우처럼 지문이 잘 묻어나는 형태임으로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하려면 액정 보호필름을 부착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상단 디자인도 불필요한 버튼을 최소화해 깔끔한 느낌이다. 먼저 'IT100'이라는 모델명이 눈에 확 들어오는 동시에, 동영상촬영에 필요한 마이크 입력창과 스피커가 인상적이다(동영상 기능역시 추후 본격리뷰에 자세히 얘기하게 되겠지만, 개인적으로IT100의 가장 놀라운 기능 중에 하나는 720p의 HD급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이 될 것 같다). 파워버튼과 셔터버튼이 나란히 위치해 있는데, 반셔터도 어느 방향에서 누르던지 잘 적용이 되는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단 부에서 눈 여겨 볼 점은 역시 HDMI 입력단자부분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처음 IT100의 스펙에 대해 알게 되었을때 가장 놀라웠던 점이 바로 HDMI를 지원하는 점과 720p 동영상 촬영부분이었는데, 기존 HD동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디지털카메라들이 컴퍼넌트 단자를 통해 동영상을 전송했던 것과는 달리 IT100은 HDMI를 지원 함으로서 디지털에서 디지털로 손실없이 원본 소스의 손실 없이 전달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밖에 삼각대를 연결할 수 있는 홀과 베터리와 SD메모리카드를 삽입할 수있는 기능도 하단부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




파워 버튼을 누르고 전원을 켜게 되면 렌즈 부분이 위의 사진처럼 활성화되게 된다. 옆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슬림한 디자인의핸드폰들보다 조금 더 두꺼운 정도의 두께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취향 차이겠지만, 더 슬림 했다면 촬영을 하거나 이것저것 기능버튼을 누르는데 조금 불편함이 있었을 것 같다. 특히 상단의 셔터를 누를 때는 손아귀에 쥘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게 된 불편을겪었을지도. 여하튼 이정도 두께면 충분히 만족스럽다 할 수 있겠다.




사실 처음 IT100 모델의 컬러들을 확인하고 나서는 레드보단 블랙이나 블루였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개봉기를 위해차근차근 살펴보다 보니 레드가 다른 컬러들에 비해 좀 더 개성적이고 차별화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아까 전면 부를 설명할 때미처 이야기 못한 부분이 있는데, 좌측에 보면 '12.2 MEGA PIXELS'이라는 문구와 함께 핸드 스크랩을 연결할 수 있는홈과 촬영 시 그립감을 살려줄 수 있는 일종의 지지대와 같은 구조가 추가되어 있다.





후반부의 LCD 액정을 활성화한 모습.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질 정도로 3인치의 액정화면이 무척이나 넓게 느껴진다. 마치작은 PMP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데, 시원한 LCD 크기로 전문가들은 좀 더 편하게 일반인들도 쉽게 촬영하고 바로확인이 가능할 듯 하다.




처음 IT100을 받아보고 나서는 오랜만에 이것저것 만지작거리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모를 정도였다. 작고 컴팩트한 크기 덕분에외출 시에 특별한 일이 아니면 DSLR을 대체할 완소 아이템이 될 듯 하며, HD동영상 촬영 및 다양한 기능들을 테스트하고활용해 보느라 앞으로 한동안은 IT100과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첫 포스팅인 이번 글에서는 간단한 개봉기와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했지만, 다음부터는 본격적인 기능들 그리고 IT100이 촬영한 사진들을 직접 보면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이어갈까 한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이 글은 IT100 리뷰어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글입니다.








우리 집에 왜 왔니
감독 : 황수아
주연 : 강혜정, 박희순, 승리
각본 :
음악 :
촬영 :
장르 : 드라마, 코미디, 로맨스
정보 : 한국 / 107분 / 15세 관람가

배우 강혜정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 영화 <우리 집에 왜 왔니>는 <과속 스캔들>이 그랬던 것처럼 애초부터 기대했던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신뢰를 하는 일부 지인이나 미리 보신 분들의 평가가 제법 좋은 영화라 <과속 스캔들>의 경우처럼 급 관심을 다시 갖게 된 영화가 바로 이 경우라고 할 수 있겠네요. 포스터나 기본 시놉을 보니 강혜정이 연기하는 '수강'이라는 캐릭터가 전체적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영화같은데, 특이한 여성 캐릭터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미쓰 홍당무>와 비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여튼 한국영화 올해의 발견이 될 수 있을지....보긴 봐야겠습니다.






안나와 알렉스 (The Uninvited, 2009)
감독 : 찰스 가드, 토마스 가드
주연 : 에밀리 브라우닝, 아리엘 케벨, 데이빗 스트래던
각본 : 김지운 원작, 카로 버나드, 더그 미로
음악 : 크리스토퍼 영
촬영 : 댄 랜딘
장르 : 공포, 스릴러
정보 : 미국 / 87분 / 15세 관람가

<안나와 알렉스>는 김지운 감독의 우리영화 <장화, 홍련>을 리메이크한 영화로 더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입니다. 한국영화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헐리웃에서 리메이크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어쨋든 한국관객으로서 이 영화가 기대되는 가장 큰 이유는, 임수정과 문근영 그리고 염정아를 통해 공포와 스릴러를 잘 버무려냈던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이 헐리웃으로 건너가서 어떤 이야기와 볼거리를 들려줄지가 궁금해지기 때문일 것 같네요. 이 영화는 영국출신의 형제감독 찰스 가드와 토마스 가드가 연출을 맡고 있는데, 이 영화가 장편 데뷔작이기는 하지만 몬트리올 영화제에서 최우수단편상 수상 경력이 일단 눈에 띄는군요. 개인적으로는 <장화, 홍련>이 상당히 한국적인 정서가 서려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되기에, 이를 가져간 <안나와 알렉스>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영어제목은 마치 <렛 미 인>스럽군요.



용의자 X의 헌신 (容疑者Xの獻身, 2008)
감독 : 니시타니 히로시
주연 : 후쿠야마 마사하루, 츠츠미 신이치, 시바사키 코우
각본 : 후쿠다 야스시, 히가시노 케이고 원작
음악 : 후쿠야마 마사하루
촬영 : 야마모토 히데오
장르 : 미스테리, 스릴러
정보 : 일본 / 128분 / 12세 관람가

저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 포스터를 처음 보았을때 홍보 덜 된 한국영화 아니면 그저그런 일본 영화일거라고 선입견을 가졌더랬습니다. (아직 보질 않았으니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냥 이렇게 생각될 영화는 아닌것 같더군요. 감독인 니시타니 히로시는 <도쿄 타워>와 <링 - 최종회> <링 - 라센>을 연출했던 감독이고, 포스터에는 없지만 시바사키 코우도 등장하고 있구요. 이 영화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시사회를 통해 보신 분들의 평을 빌리자면 원작 소설을 보셨던 분들도 만족하고 큰 기대없이 보셨던 분들도 대부분 만족하는 괜찮은 영화인듯 합니다. 소설 원작 외에도 '갈릴레오'라는 드라마도 방영이 되어 일본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하니 <춤추는 대수사선>의 경우가 떠오르기도 하네요.




사실 지난 주 개봉작들 가운데서 아직 <더 리더>(곧 리뷰를 올릴 예정입니다)만 소화한 지라 이번 주 목요일 전에 얼른 다른 영화들도 감상을 해야 적어도 이 중 한편은 감상할 수가 있을 것 같네요. 일단 <우리 집에 왜 왔니>는 큰 부담없이 한번 봐야할 것 같습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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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31R - ManU vs Aston Villa
ManU 3:2 Aston Villa


1. 맨유가 애스톤빌라에 천적이라고는 하지만 이날 맨유의 스쿼드는 딱 봐도 정상이 아니었다. 벨바토프, 루니, 스콜스, 비디치, 퍼디난드, 안데르손이 부상과 출전정지등으로 나올 수가 없었던 맨유는 벤치에 박지성을 제외하면 모두 리저브 팀 멤버를 올려야만 했을 정도로 힘든 구성이었다.

2. 다들 박지성의 선발출전을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퍼거슨 감독은 주중 FC포르투와의 챔스 경기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박지성 대신 나니를 선발로 내세우고 긱스, 플래쳐, 캐릭으로 미드필드진을 구성했다.

3. 맨유는 최근 리버풀에게 대패한 이후 2연패 중이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그리고 선취골이 중요한 경기였는데, 상대의 실수로 얻은 프리킥을 호날두가 골로 연결시키며 순조로운 경기를 이어갔다.

4. 하지만 실전 감각이 떨어져있는 게리 네빌은 아그본라허에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했고, 에반스와 오셰이는 욘 카류에게 힘에서 밀리며 피곤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결국 욘 카류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맨유는 1:1의 불안한 상태로 전반전을 마쳤다.

5. 후반들어서도 계속 확실한 주도권을 잡지 못했던 맨유는 결국 아그본라허에게 헤딩골을 내주며 2:1로 뒤지게된다. 만약 맨유가 이날 패배했다면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리그에서 3연패를 기록하게 될 정도로 좋지 못한 기록을 세우기 직전이었다.

6. 반드시 골이 필요했던 맨유는 벤치에서 가용할 수 있는 믿을 만한 멤버가 박지성 밖에는 없었기 때문에 박지성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으나, 퍼거슨 감독은 나니를 빼고 이날 1군 멤버에 처음으로 올라온 페데리코 마체다를 투입하였다. 마케다는 이날 벤치멤버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아마 본인 인생에 잊지 못할 날이었을 정도로, 아직 17,8세의 어린 선수였다.

7. 교체 이후에도 확실한 주도권을 잡지 못하던 맨유는 호날두가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일단 한숨을 돌렸다. 맨유는 리버풀에 비해 한경기를 덜 치른 상태이기 때문에 최소한 비기는 것만으로도, 이날 스쿼드를 감안한다면 나쁜 결과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었다.

8. 경기는 이렇게 끝나는 듯 했다. 맨유팬들은 3연패를 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안심하는 분위기였고, 최근 다운된 팀 분위기를 어쩔 수 없이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정말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진다.

9. 처음 올드트라포드 그라운드를 밟은 마체다는 긱스의 패스를 받아 그림같은 턴으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넘어지면서 기가 막힌 코스로 슛을 날려 결국 3:2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정말 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멋진 슈팅, 순간이었으며, 올드트라포드를 가득채운 팬들은 감동으로 열광했다.

10. 골을 성공시킨 마체다는 가족이 있는 관중석으로 달려가 형과 포옹을 하는 감격적인 세레머니를 보여주었는데, 감동에 못이겨 눈물을 흘리는 마체다의 형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마체다의 기적같은 골로 맨유는 3:2로 승리, 다시 리버풀을 재치고 리그 선두에 오르게 되었다.

11. 아직 어린 나이에 마체다는 엄청난 데뷔전을 치뤘지만, 다시금 리저브 팀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마체다도 마체다지만 이런 절대절명의 순간에 프로데뷔를 맞는 선수를 투입하여 적중한 퍼거슨 감독의 배짱과 선견지명은 정말 대단;;;;








1. 요즘 사내에 다시 에반게리온 열풍이 불고 있어요. 제가 거기 한몫 하기도 했구요. 어제부터 점심시간이 끝나고 남는 쉬는 시간에 회사 회의실에서 프로젝터를 통해 하루 한편씩 감질맛 나게 보고 있는데, 오랜만에 에바를 다시 보니 느낌이 참 새롭더군요. 그 덕에 오랜만에 DVD랙에 오랜동안 꿈쩍않고 있던 에바 리뉴얼 한정판이 몸소 회사까지 여행을 하게 되었네요. 여럿이 모여서 25,26화를 보면 분위기가 어떨지도 사뭇 걱정과 기대가 됩니다.





2. 에바 열풍에 힘입어 잠시 잊고 있던 극장판 '에반게리온 : 파'를 검색해보았더니 마침 티져 예고편 영상이 공개되었군요. 일본에서 오는 6월 27일 개봉할 예정인 <에반게리온 : 파>를 미리 조금 맛볼 수 있었는데, 우타다 히카루가 부르는 새로운 'Fly me to the moon'을 들을 수 있으며, 약간 더 디지털화 된듯한 작화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3. 얼마전 부터 오픈케스트를 틈틈히 발행하고 있는데, 오늘로서 10번째 케스트를 발행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 메타로 발행하지 못했던 글들을 공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 같아요.

http://opencast.naver.com/HY654







4. 오랜만에 우연히 파스텔뮤직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미치타 (MICHITA)의 곡을 들을 수 있었는데, 최근 이런 음악을 너무 소화하지 못해서인지 너무 좋더군요. 듣던 CD도 잠시 멈추고 한동안 미치타의 음악에 온전히 빠져들었네요.

http://www.pastelmusic.com/blog?page=4







5. DP에 업데이트할  '007 퀀텀 오브 솔러스 (Quantum of Solace)' 블루레이 리뷰를 준비중입니다. 오늘과 남은 이번주는 퀀텀 오브 솔러스를 감상/탐구하며 보내야 겠네요.





6. 오늘은 왠지 우울하기도 하고, 졸립기도 하고.







번 애프터 리딩 (Burn After Reading, 2008)
무슨 이런 일이 다 있어!

<번 애프터 리딩>은 어지간한 영화 팬이라면 도저히 관심이 가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라인업으로 먼저 눈길을 끄는 영화이다. <마이클 클레이튼>에서 호흡을 맞추었고 아카데미까지 수상했었던 틸다 스윈튼과 조지 클루니가 다시 한번 함께 출연하고 있고,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존 말코비치, 그리고 미드 <식스 핏 언더>로 깊은 인상을 주었던 리차드 젠킨스, 여기에 아마도 '오션스..'시리즈를 통한 조지 클루니와의 커넥션으로 함께 한 듯 싶은 브래드 피트까지. 그야말로 오랜만에 보는 초호화 캐스팅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이 라인업을 완성시키는 것은 다름 아닌 연출을 맡은 코엔 형제라고 할 수 있을텐데, 전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통해 무시무시한 자신들의 연출력을 새삼스레 만인하게 공표했던 그들이 이런 호화 캐스팅을 데리고 코믹 스릴러 물을 촬영했다는 소식에 어찌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어쩌다보니 마치 만우절 낚시글 마냥 부제목을 지어버린 꼴이 되버렸지만, 사실 저 만한 부제목도 없을 듯 하다.

'아니 무슨 이런 일이 다 있어!'


(이후부터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살짝 있을 수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들께선 마지막 단락으로 이동해주세요~)




'아니 무슨 이런 일이 다 있어!' 는 영화의 맨 마지막 대사이기도 한데,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코엔 형제는 이 대사 한마디를 가장 먼저 떠올리고는 영화를 써내려가지 않았을까 싶다. 맨 마지막에 이런 대사를 시원하게 넣기 위해서 100분 가까운 시간 동안 어떻게 하면 이야기를 알차게 만들 수 있을까 하며 머리를 맞대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는 사실 맨 첫 시퀀스부터 속으로 웃음을 참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아예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면 모르겠지만 이 영화가 정통 스릴러라기 보다는 '코믹'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는데, 위성에서 잡은 듯한 시점에서 CIA본부 건물로 시선이 잠입하여 복도를 걷는 발 밑 시점으로 옮겨가는 카메라 워킹은, 이런 '요원'이 등장하는 전형적 스릴러 물에 대한 조롱과 더불어 풍자가 담긴 오프닝 시퀀스로서, 이 영화가 기존 것들에 대한 풍자의 메시지를 들려줄 것이라는 것을 바로 짐작할 수 있는 재기넘치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이 거대한 코미디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요소는 다름 아닌 영화 음악이라 할 수 있겠다. <번 애프터 리딩>의 영화음악은 굉장히 장황하고 장르적이다. 장르적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스릴러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 그러니까 서스펜스를 고조시키기 위해 삽입된 음악들 - 코드의 음악들을 이 영화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데, 관객이 이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굉장히 장황하고 오버스럽게 묘사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영화가 '코믹'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긴 했지만, 만약 몰랐다 하더라도 영화 음악을 통해 눈치챌 수 있었을 듯 싶다. 그래서 음악을 맡은 카터 버웰의 전작들은 어떤 것이 있었나 살펴보았더니, 이분 완전히 코엔 형제와 콤비가 아닌가. 가장 최근작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물론이고, <레이디 킬러>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 <파고> <밀러스 크로싱> 등 까지 거의 모든 작품의 영화음악을 도맡았던 음악감독이었다. 코엔 형제의 영화들 외에도 브래드 피트가 출연했던 <칼리포니아>를 비롯해 <컨스피러시>, 무려 <벨벳 골드마인>, <존 말코비치 되기> <어댑테이션> 그리고 최근작 <킬러들의 도시>까지. 왜 그 동안 카터 버웰이라는 이름을 몰랐었는지가 의아해질 정도의 필모그래피였다. 앞으로는 스탭롤을 볼 때 카터 버웰 이라는 이름을 절대 잊지 않을 것 같다(늦었지만 ^^;).




'거대한 농담'이라고 얘기했던 것처럼, 이 영화는 단순히 '농담'을 하기 위해 만든 영화는 아니다. 아니 정확히 얘기하자면 농담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라고 해야겠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매우 다양한 캐릭터들을 배치시키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각각의 캐릭터들이 어떤 연관성과 우연성으로 얽히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다 같이 어떻게 파국으로 치닫는가를 흥미롭게 전개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코엔 형제만의 놀라운 스토리텔링 능력을 엿볼 수 있음은 물론, 씁쓸함이 묻어나는 풍자의 메시지도 얻을 수 있다. 일단 가장 큰 풍자는 바로 CIA나 FBI 같은 거대 첩보조직에 관한 이야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결국은 아무 일도 아닌, 매우 사소하고 사적인 일들을 항상 확대 해석하고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확대조치하는 그들의 모습을 영화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특히 결말에 가서 이를 그냥 제거하고 입을 막는 것으로 너무 쉽게 마무리하려는 그들의 행동들을 보면 '무슨 이런 일이 다 있어'라는 대사는 그 대사를 읊은 인물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메시지로 들리기도 한다.

그 다음으로 흥미로운 것은 바로 영화 속에 살아있는 캐릭터들이다. 이 캐릭터들은 어찌보면 굉장히 과장되고 별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따지고보면 극히 현실적인 캐릭터들 뿐이다. 부인 몰래 외도를 하고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고 나서는 반드시 조깅을 해야만 하는 집착을 보이는 해리 파러(조지 클루니)는 이야기 할 때 약간의 버릇이 있고 까탈스러운 면도 보이지만 수많은 인간 군상중의 하나일 뿐이고, CIA분석가로 일하다가 좌천되고 나서 사표를 내고 부인에게까지 이혼당할 위기에 처한 오스본 콕스 역시 또 다른 군상이라 할 수 있겠다. 스포츠센터 직원으로 더 나은 몸을 만들기 위해 전신 성형을 지상과제로 삼고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남성들과의 만남을 갖는 린다 리츠키 (프랜시스 맥도먼드), 이혼 전에 꼼꼼히 남편의 제정상태 등을 살펴보며 치밀하게 준비하는 까칠한 성격의 케이티 콕스 (틸다 스윈튼), 약간 모자란듯 하지만 순수하고 자신의 세계에 푹 빠져있는 채드 (브래드 피트), 마지막으로 같은 직장에 다니는 린다를 멀리서만 짝사랑하는 매니저 테드(리차드 젠킨스)까지.

이들 개인의 캐릭터는 사실 우리가 영화에서 만나는 다른 캐릭터들에 비하자면 굉장히 현실적인 캐릭터들이라고 할 수 있겠고, 이들이 처한 상황들도 크게 이를 벗어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작은 사건들이 하나하나 결합되게 되면서 별 것 아니었던 혹은 없었을 수도 있던 일은 커지게 되고, 의도하지 않았던 죽음과 사건이 발생되게 된다. 이 같이 작은 인과관계들이 맞물려 의도하지 않았던 일들을 발생시킨다는 것은 이 영화가 말하려는 또 다른 풍자의 메시지이기도 할 것이다.




뭐 아무리 풍자와 메시지를 떠들어도 결국 이 영화는 코엔 형제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영화 내내 키득키득하며 즐길 수 있는 유쾌한 영화였다. 일단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이후 정반대로 작정하고 만든 영화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코믹함을 보여주는 방식도 어찌나 코엔형제 스럽던지 보는 내내 그들의 재치를 엿볼 수 있어서 즐거웠던 영화였다. 영화 자체가 굉장히 힘을 빼고 편안한 느낌을 주고 있으면서도 가볍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으며, 전체적으로 커다란 에피소드 하나를 쏙 빼내어 감상한 느낌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항상 진지한 연기들로 치자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배우들의 또 다른 진지한 연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재미있는 건 여기나온 배우들이 대부분 자신의 이미지를 뒤 엎는 캐릭터들을 한 두 번씩은 이미 선보였었다는 점인데,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고 신선하기까지 했던 이유는 물론 코엔 형제가 만든 캐릭터와 이를 숨쉬게 한 배우들의 노력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가장 충격적인 캐릭터를 고르라면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채드'를 꼽을 수 있을텐데, <벤자민 버튼....>으로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캐릭터를 최근 연기한 브래드 피트의 이 영화 속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만큼 '튀는' 캐릭터였다. 그 싸보이는 헤어 스타일부터 시작해 그 저렴한 춤사위며 몸동작들은 역시 브래드 피트는 배우야 라고 새삼 느끼게 할 만큼 코믹했다. 일부 여성 관객들은 '나의 브래드는 저렇지 않아' 하며 충격의 몸부림을 치기도 했다. 존 말코비치는 이전 영화들에서도 비슷한 느낌의 캐릭터들을 연기한 경험이 있어 신선하지는 않았지만 노련함을 엿볼 수는 있었다. 역시 코믹함과 진지함을 두루 갖추고 있는 조지 클루니의 연기는 박찬욱 감독의 최근 송강호를 평한 표현을 빌리자면 '영리하다 못해 영악한' 배우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고, 조엘 코엔의 아내이기도 한 프랜시스 맥도먼드 역시 그녀 아니면 소화하기 힘든 이상하게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리차드 젠킨스와 틸다 스윈튼의 경우 튄다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캐릭터를 무리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결국 역시 코엔 형제답다 라는 말을 할 수 있었던 재치 넘치는 영화였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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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타 (Lolita, 1997)

지난 주말 어김없이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상영회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팻걸>이나 <돌이킬 수 없는>등 다른 후보작들은 이미 극장이나 DVD를 통해 보았었기 때문에, 말로만 들어왔던 <로리타>에 소중한 한표를 던졌었는데, 치열한 순위 다툼 끝에 결국 <로리타>가 최종 상영작으로 결정되어 애드리안 라인의 작품을 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로리타' 혹은 '로리타 컴플렉스' 등 말만 많이 들었지, 정작 그 말이 유래된 작품인 영화는 보질 못했었기 때문에 이번 감상은 더욱 기대가 되었던 기회였다. 결말부터 이야기하자면 애드리안 라인 감독의 <로리타>는 우리가 흔히 모르고 상상하는 그 '로리타'와는 사뭇 다른 진지하고 잘 만들어진 영화였으며, 야하기만 하고 성적인 측면에만 포커스를 맞춘 작품은 아니었다. 그래서 신선했고, 그래서 더욱 흥미로웠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을 원작으로 스탠리 큐브릭도 영화화 했었던 이 작품은 애드리안 라인 연출과 제레미 아이언스가 주연한 이 버전이 가장 널리 알려졌고, 인상적인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사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막연히 '로리타'라고 하면 그 언어가 갖게한 일종의 잘못된 선입견 때문에 그저 '성적인' 이미지 만을 떠올리게 되는데, 영화 속에도 분명 그런 시선도 담겨있긴 하지만, 거의 이것은 소스 정도로 사용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로리타'보다는 남자 주인공인 '험버트(제레미 아이언스)'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험버트라는 남자의 심리상태를 드라마로 풀어낸 수작이랄까. 왜 험버트가 로리타라는 캐릭터를 스스로 만들어내(어쩌면 만들어낸 것에 가깝다고 해도 맞겠다), 그 운명과 시간들에 힘들어하고 고뇌하고 결국 파멸로 향해가는 이 이야기를 애드리안 라인 감독은 알기 쉽고 편안한 방식으로(하지만 실험적인 장치들도 곁들여서) 풀어내고 있다. 사실 어쩌면 중년의 지성으로 대표되는 한 남성이 소녀에게 빠지게 되어 일어나게 되는 줄거리는 굉장히 전형적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이것이 단순히 성적인 코드만을 다루는 것으로, 탐욕하고 해소하고 파멸하고 만으로 이루어졌다면 그럴 수 있었겠지만, 애드리안 라인 감독의 <로리타>는 이 감정선을 유치하지 않게 그려내고 있으며, 영상미학의 측면에서도 아름다운 장면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일단 제레미 아이언스가 연기한 험버트라는 캐릭터가 어쩌면 '로리타'보다도 더욱 돋보이는 영화였다. 일반적으로 보았을 때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돌출형 소녀 캐릭터가 '로'라면 '험버트'는 왜 그가 어린 소녀에게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졌기 때문인지 몰라도, 후반부 까지 그의 심리상태에 어렵지 않게 빠져들 수 있었던 캐릭터였다.

개인적으로는 만약 이번 기회를 통해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아마도 영영 일반적인 선입관으로 이 영화를 기억하게 될 뻔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다행이었던 관람이었다. 물론 일부 장면이 삭제된 버전이라 야한 장면이 삭제된 점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국내에 개봉한 이 버전이라면 사실 15세도 가능할 정도다), 이 삭제된 장면이 대부분이 단순히 노출 문제 뿐만 아니라 길어서 자른 부분도 있다는 점에서, 그 장면들이 전부 포함된다고 해도 이 같은 선입견을 깨어버린 경험이 변하게 될 것 같진 않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다가 정말 속으로 '와!'하고 외쳤던 장면은 영화 후반부에 험버트가 '퀼티'를 죽이려고 방문한 시퀀스였다. 총을 쏘며 달려드는 험버트와 몸싸움을 벌이며 저항하던 퀼티(프랭크 란젤라)는 갑자기 나이트 가운을 연주자처럼 휙 하니 재치더니 피아노에 앉아 갑자기 연주를 시작한다. 이 장면의 포스도 엄청났는데, 그 이후에 퀼티가 떠난 다음에도 피아노가 혼자 연주되는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이건 마치 린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었다! ㄷㄷㄷ ). 퀼티가 죽음을 맞게 되는 장면의 묘사도 정말 인상적이었고(총맞고 죽어가는 사람이 굳이 이불을 덮으려고 애쓰는 장면;;;). 이 장면은 정말 평생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인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위의 장면도 그렇지만 <로리타>에는 예상을 깨는 기이한 설정의 장면들이 제법 등장하고 있는데, 벌레 잡는 전기불을 클로즈업하며 갑작스레 영화를 공포분위기로 몰고가는 시퀀스도 그렇고, 욕실에 들어갔던 험버트가 1초만에 옷을 갈아입고 나온것으로 편집한 장면도 그렇고, 발의 위치에서 핸드 헬드 기법을 사용해 촬영한 장면들도 그렇고. 이런 드라마 장르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독특한 기법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매우 흥미롭기도 했다.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도 인상적이었는데, 험버트가 자동차를 좌우로 운전해가며 쓸쓸한 표정을 짓는 장면에서 흐르던 테마 음악은 마치 <원스 어폰 어 타임...>에서 누들스(로버트 드니로)의 테마와 음율이 비슷해 자꾸 연상되기도 했다(나중에 애드리안 라인은 음악을 따라가 마치 레오네가 누들스를 비추듯, 험버트를 카메라로 비추기도 한다).

영화가 끝나고 진행되었던 씨네토크는 평소보다는 조금 적은 분들이 자리에 남아 계셨지만, 언제나 처럼 흥미로운 시간들로 채워졌다. 특히 이 영화에 오랜 팬이신 관객 분이 남아계셔서 원작과 큐브릭 버전의 <로리타> 등 다양한 기본 지식들을 공유해 주셔서 더욱 도움이 많이 되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벌써부터 제7회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상영회가 기다려진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분노의 질주 : 더 오리지널
(Fast & Furious, 2009)
감독 : 저스틴 린
주연 : 빈 디젤, 폴 워커, 미셸 로드리게즈, 조나다 브류스터
각본 : 게리 스콧 톰슨
음악 : 브라이언 타일러
촬영 : 아미어 M.모크리
장르 : 액션
정보 : 미국 / 106분 / 15세 관람가

<분노의 질주>라는 제목도 유명하지만 영어제목 'Fast & Furious'로도 유명한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네 번째 격의 작품이 개봉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큰 생각없이 즐길 수 있는 액션 영화들 가운데 제이슨 스테덤 주연의 <트랜스포터>시리즈나 빈 디젤과 폴 워커가 함께 했던 이 시리즈의 첫 작품은 부담없이 즐기기에 제법 괜찮았던 영화로 기억되네요. 특히 폴 워커는 좀 더 좋은 영화에 나와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배우라 그를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구요. 영화도 영화지만, 빈 디젤, 폴 워커 그리고 미셸 로드리게즈까지..이름만 봐도 영화가 어떤 박력을 보여줄지 사뭇 기대가 되는군요. 디지털로도 상영이 될 예정입니다.



그림자 살인 (Private Eye, 2009)
감독 : 박대민
주연 : 황정민, 류덕환, 엄지원, 오달수
각본 : 박대민, 이영종, 윤선희
음악 : 황상준
미술 : 조화성
장르 : 스릴러
정보 : 한국 / 111분 / 15세 관람가

<공중 곡예사>로 알려졌었던 황정민, 류덕환, 엄지원 주연의 스릴러 영화 <그림자 살인>도 이번 주에 개봉합니다. 사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도 소수의 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추리나 살인극을 스릴러라는 장르로 담아내는데에 있어 그리 만족스런 결과물을 보여주지는 못했었는데, 여기에 조선시대라는 시대극의 요소까지 첨가시킨 것이 어떤 결과를 낼지 걱정과 기대가 동시에 되네요. 주연을 맡은 세 명의 배우들은 모두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라 걱정보다는 기대가 되는데, 쉽지 않은 소재인 '탐정 추리극'이라는 장르를 어떻게 표현해냈을지 기대되네요. 개인적으로는 아예 18세 관람가로 가서 좀 더 스릴러 냄새가 진하게 풍기는 영화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섣부른 생각도 해보게 되는데, 결과물은 직접 극장에서 확인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신부들의 전쟁 (Bride Wars, 2009)
감독 : 개리 위닉
주연 : 앤 해서웨이, 케이트 허드슨
각본 : 준 다이앤 라파엘
촬영 : 프레드릭 엘머스
편집 : 수잔 리튼버그
장르 : 로맨스 / 코미디
정보 : 미국 / 88분 / 12세 관람가

앤 해서웨이와 케이트 허드슨, 이 두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로맨틱 코미디 영화 <신부들의 전쟁>이 오늘 소개할 마지막 영화입니다. 88분이라는 러닝타임도 그렇고 포스터나 시놉시스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을 봐도 그렇고, 큰 부담없이 즐기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감독이 개리 위닉은 예전에 다코타 패닝 주연의 <샬롯의 거미줄>을 연출했던 감독이기도 한데, 전작들의 러닝타임들을 살펴보니 대부분 80분에서 90분대 작품들이 많네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레이첼, 결혼하다>를 통해 연기에 물이오른 앤 해서웨이와 아직까지 비슷비슷한 캐릭터들을 뛰어넘는 연기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는 케이트 허드슨에게 한번 더 기대를 걸어보는 것이 하나의 감상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주는 위의 소개한 세 작품 외에는 이렇다할 개봉작들이 없는데, 개인적으로는 참 다행스럽게 여겨집니다.
지난 주까지 개봉한 작품들 가운데 아직 미처 소화못한 영화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번 한 주는 조금이나마 여유를 갖을 수 있겠네요. 아직 못본 <더 리더>와 <레이첼, 결혼하다> 그리고 <번 애프터 리딩>등을 먼저 챙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주의 개봉영화 프리뷰'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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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F. 스콧 피츠제럴드

잘 알다시피 F.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집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데이빗 핀처의 동명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로 더 주목을 받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영화를 참으로 인상깊게 본 나로서는 원작이 된 소설에도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되었고, 위드블로그와 함께 하는 도서 캠페인을 통해 좋은 기회에 피츠제럴드의 원작 도서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잠깐 착각하고 있었는데, 이 도서는 단편들을 여러편 모아둔 일종의 단편집이라는 점과, 영화와는 달리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역시 짧은 단편이라는 점이었다. 영화를 볼 당시에도 이 정보는 알고 있었는데, 오히려 책을 읽을 때는 잠시 잊어버려서 생각보다 짧은 분량에 놀라기도 ;;;

책의 구성은 아래와 같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젤리빈
낙타 엉덩이
도자기와 분홍
리츠칼튼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메이데이
치프사이드의 타르퀴니우스
오, 적갈색 머리카락 마녀!
행복의 잔해
Mr. 이키
산골 소녀, 제미나




위와 같이 영화화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포함하여 총 11개의 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11개나 되는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지만 역시 뭐니뭐니해도 가장 기대가 되고 눈길을 끄는건 '벤자민 버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피츠제럴드의 원작 단편은 긴 러닝타임을 제공했던 영화와는 달리 상당히 짧은 내용만을 수록하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다른 설정들은 제외하더라도 상당히 빠른 시간전개에 적잖이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일단 피츠제럴드의 원작에는 로맨스가 주가 된다기 보다는 '늙은 사람이 아기로 태어나 시간을 거꾸로 간다'라는 설정 자체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 설정을 통해 생겨날 수 있는 흥미요소들은 간략하게 배치하고 있다. 단편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정말 영화처럼 아예 장편으로 기획되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이 같이 매력적인 설정을 그냥 단편으로만 놔두기엔 아쉬웠기 때문일까. 다양한 에피소드와 인물들을 그려낼 수 있는 소스였기에 그저 설정자체만 기억으로 남게 되는 단편은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영화 제목이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로 정해지는 바람에 이와 관련된 모든 도서들의 제목도 이와 동일하게 되어버렸는데, 원제에 의미인 '흥미로운 사건(시간)' 혹은 '기이한 사건' 등으로 풀이했어도 좋지 않았을까도 싶다.




이 외에 수록된 단편들도 다들 짧은 분량으로 읽기에 크게 부담가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역시 단편들이기 때문에 인물들이나 줄거리가 크게 인상적으로 기억이 남는다기 보다는 이름처럼 '단편적'인 기억들만 남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역시나 '위대한 게츠비'를 발표했던 F.피츠 제럴드답게 굉장한 스토리텔러로서의 능력을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쉽게쉽게 읽혀지고 물흐르듯이 전개되는 줄거리는 단편이라는 포맷과 어울려 깔끔함을 더한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에 힘입어 이 도서를 접하게 된 이들보다는 피츠제럴드에 끌려 책을 읽게 된 이들이 좀 더 깊은 인상과 재미를 얻어갈 듯 하다. '벤자민...'외에 단편들은 이야기 자체로 흥미로운 점도 물론 있지만 그 보다는 피츠제럴드의 문장력을 만끽하는 재미가 더욱 쏠쏠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단편이라는 특성 때문에 가끔 꺼내어 한편 씩 천천히 읽어보기에도 괜찮은 책 한권이 될 듯 싶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슬럼독 밀리어네어 (Slumdog Millionaire, 2008)
인생사 대본대로 퀴즈쇼?

이미 엄청난 광고와 뉴스들을 통해 확인했다시피, 데니 보일 감독의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아카데미 8관왕을 비롯한 각종 영화제를 휩쓸다시피한 화제작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수상을 응원만 하지 결과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편이긴 한데,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경우 이 영화와 경쟁했던 영화들이 다 쟁쟁한 작품들이었기 때문에 '과연, 이 영화들을 다 물리치고 거의 이변을 남기지 않을 정도로 압도한 영화는 어떨까?'하는 생각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상을 주는 사람들의 취향과 내 취향의 차이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분명 이 '수상'의 의미를 남들보다는 크게 두진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일단 이 영화가 흥미로웠던 점은 흔히 '발리우드' 영화로 불리우는, 전세계에서 헐리웃 영화가 자국영화에 밀려 성공하지 못하는 드문 케이스의 나라인 인도 영화의 분위기를 갖고 있다는 점과(사실 이견에서는 아예 본격적으로 '발리우드'영화의 헐리웃 진출이라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는 아니었던것 같다) <트레인스포팅> <비치> <선샤인>등을 연출했던 데니 보일 감독의 영화라는 점이었다. <트레인스포팅>이후 한동안 인상적인 작품을 내지 못했던 데니 보일의 신작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일단 간단하게 결론부터 내자면, 그 많은 영화 시상식들을 90% 이상 독식할만큼 위대한 작품은 아니었다고 생각되며, 개인적으로는 그 메시지에 쉽게 동의하기 어려웠던 영화였다.


(이후부터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들께서는 맨 아래 단락으로 이동해주세요~)






비카스 스와루프의 장편소설 Q&A를 각색한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인도의 현실과 역사를 배경에 깔아두고, 퀴즈쇼라는 흥미로운 형식을 통해 액자구조로서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다.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퀴즈쇼에서 척척 정답을 맞추며 화제가 된 소년 '자말'을 주인공으로, 빈민가의 차심부름꾼 소년이 어떻게 그 어려운 문제들을 모두 맞출 수 있었는지를 하나씩 풀어놓는데, 각 문제마다 그 정답을 맞출 수 밖에는 없었던 자말의 불우한 과거들을 끄집어내 조금씩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야기는 전체적으로는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중간중간 기억을 불러내는 형식이기 때문에 연속성 보다는 사건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그 사건들을 통해 인물들 간의 관계를 설명하고 클라이막스의 감정을 불러내려고 하고 있다.

일단 영화가 마음에 들었던 건 굉장한 '화면발'이었다. <트레인스포팅>에서 음악과 더불어 영상에 뛰어난 리듬감을 보여주었던 데니 보일 감독은,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좀 더 스타일리쉬한 영상과 편집을 통해 인도의 비참한 현실을 뮤직비디오처럼 그려내는 동시에, 사건들의 임팩트를 더 강조하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영화는 대사의 많은 부분이 - 특히 초반 - 영어가 아닌 인도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데니 보일 감독은 영어 자막을 일반 자막처럼 사용하지 않고 아예 영상에 이미지로 삽입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마치 한 장면 한 장면이 포토샵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이미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편집도 굉장히 거침없이 이뤄지고 있는데, 빠르게 컷 전환을 하면서 극의 리듬감을 지속적으로 불어넣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A.R.라만의 음악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기도 하다)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이야기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결국은 또 다른 아메리칸 드림과 별다를 것 없이 느껴진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주인공이 무던히 노력하여 백만장자의 꿈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별로 이런 꿈은 없고 좋아하는 이성에 대한 사랑만 있었던 주인공이 우연한 기회에 퀴즈쇼에 나가게 되고 여기서 백만장자가 되어 사랑마저 이루게 된다는 영화의 이야기다. 이건 어찌보면 마치 디즈니의 고전 애니메이션들과 흡사한 구조라고도 볼 수 있겠다. 백만장자가 되어 사랑까지 이루게 되는 주인공 자말에 정반대에 있는 인물은 그의 형인 '살림'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살림은 스스로 이 지긋지긋한 빈민촌을 벗어나 지옥같은 현실을 탈출하고자 좋지 않은 일도 서슴없이 저지르는 등 - 방법은 잘못되었을지언정 - 자말 못지 않은 풍파를 겪게 되는데, 어찌보면 착한 자말은 라티카와 함께 하고 싶다는 희망 외에는 아무것도 없던, 그저 현실에만 휘둘렸던 소년이었지만, 나중에는 모든 것을 이루고 해피엔딩을 맞게 된다.

이렇게 얘기해버리면 마치 '그럼 해피엔딩이 잘못된 것이냐?'하고 오인할 수 있겠는데, 마냥 행복한 이야기가 절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디즈니의 예를 들었으니 여기에도 대입해보자면 마냥 행복하고 꿈만 같은 얘기중 하나였던 <마법에 걸린 사랑>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건, 마냥 행복한 얘기를 풀어가는 방식과 메시지가 다 잘 맞아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결론은 전개했던 이야기를 비춰보자면 별로 공감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도 영화가 아쉬웠던 것 같다. 영화는 초반에 주인공 자말이 어떻게 퀴즈쇼에서 백만장자가 될 수 있었을까? 하는 문제를 내어놓고 보기를 제시하는데, 이 정답은 영화에 마지막 공개가 된다. 공개된 정답은 자말이 '천재'여서도 아니었고, '속임수'를 써서도 아니었으며, '운이 좋아서'도 아니었다. 결국 정답은 '운명;이었다는 것인데, 운명론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하지만 영화가 내내 들려주었던 이야기들을 운명론으로 마무리하게 되면 분명 메시지 부분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정도로 결론의 메시지와 전개의 이야기가 잘 연결이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허무맹랑하다고 느끼기도 했던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싸인>같은 경우도 매우 인상적으로 보았던 입장에서도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결말은 허탈하게만 느껴졌다. 허무맹랑쪽 보다는 허탈 쪽이 더 맞다 싶은데, 그렇게 어렵게 끌어온 이야기의 결말 치고는 너무 허탈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혹시 지옥같은 인도의 현실을 보여주고나서 결말에 꿈 같은 발리우드식 춤과 노래로 끝나는 것이 결국은 희망을 이야기하는 반어법이었다고 이야기할지도 모르겠는데, 반어법으로 느껴지기에는 역시 전개 과정의 이야기들과 결말의 연관성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암울한 현실 속에서 허황된 꿈을 꾸다가 결국 스스로 포기하면서 사라져간 형 '살림'의 이야기를 더욱 주목하거나 여기에 더 메시지를 부여했다면 훨씬 좋은 - 씁쓸하지만 좋은 -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운명론은 얼핏보면 굉장히 로맨틱하고 이상적인 것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잘 생각해보면 굉장히 일방적이고 경직된 이론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운명론 적인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할 때는 그 과정에 신경써서 결말을 조심스레 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방식은 이런 메시지 측면에서는 로맨틱한 전자보다는 경직된 후자가 아니었나 싶다.




1. 아역과 소년, 청년을 연기한 각각의 배우들을 한 화면에 설명하는 엔딩 크레딧은 인상적이더군요.

2. 하지만 각 수상내역을 굳이 보여주는 인트로의 영상은 '도대체 왜?'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했습니다.

3. 영화 속 아역을 맡은 실제 주인공들이 갑자기 불어난 관심과 성공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뉴스를 본 것 같은데, <워낭소리>의 경우도 그랬고 실제 주인공들의 삶은 너무 신경쓰지 않고 소비하고 마는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아 아쉬움이 드네요.

4. 분명 영화적으로 재미있는 영화지만, 메시지는 개인적으로 별로였으며, 그런 많은 상을 다 휩쓸만한 영화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던 영화였습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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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제 6회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 상영회가
3월 28일(토) 저녁 7시 30분,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개최됩니다.


로리타 (Lolita, 1997)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원작, 애드리안 라인 감독
스테판 스치프 각본, 하워드 애서튼 촬영, 엔니오 모리코네 음악
제레미 아이언스, 도미니크 스웨인, 멜라니 그리피스, 프랭크 랑겔라 주연


슬 픈 첫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47세의 불문학자 험버트(제레미 아이언스)는 강의차 미국 뉴잉글랜드에 들른다. 샤롯트(멜라니 그리피스)라는 미모의 미망인의 집에 거처를 마련한 그는 그녀의 딸 로리타(도미니크 스웨인)를 본 순간 아찔한 사랑에 빠진다. 결국 험버트는 로리타의 곁을 떠나지 않기 위해 샬롯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이고 그녀와 결혼한다. 그러던 어느날, 로리타에 대한 마음을 기록한 그의 일기장을 샬롯이 발견하고, 그 충격에 거리로 뛰쳐나가 교통사고로 죽고 만다. 어머니의 죽음을 알게 된 로리타는 자신을 버리지 말라고 험버트에게 매달리는데...


제 6회 상영회 후보작들과 투표 결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 상영회는
관객들이 영화를 직접 고르고, 함께 보고, 이야기하는
새로운 컨셉의 상영회입니다.

또한 유명인사나 평론가 없이, 블로거들과 관객들이 동등한 시각에서
그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에 대한 감상을 교류할 수 있는
색다른 씨네토크도 함께 진행됩니다.

상영회 일시: 3월 28일 토요일 저녁 7시 30분
상영회 장소: 아트하우스 모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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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도 어김없이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 상영회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이번 상영회는 '금기와 욕망'을 주제로 4작품이 후보작이었는데, 애드리안 레인의 <로리타>가 상영작으로
결정이 되었네요. 이번 상영회에도 제 블로그를 통해 관람을 원하시는 분들의 신청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토요일 저녁 상영회에 관람을 원하시는 분들께서는 비밀 댓글로

닉네임 :
핸드폰 뒷번호 네자리 :
인원수 (최대 2장) :

를 남겨주시면, 제가 답글로 초대여부를 확인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초대인원이 마감되면 댓글로 안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번 제6회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 상영회에도 블로거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번 애프터 리딩 (Burn After Reading, 2008)
감독 : 조단 코엔, 에단 코엔
주연 : 조지 클루니, 프란시스 맥도먼드, 존 말코비치, 틸다 스윈튼,브래드 피트, 리차드 젠킨스
각본 : 조단 코엔, 에단 코엔
편집 : 조단 코엔, 에단 코엔
촬영 : 엠마누엘 루베즈키
장르 : 코미디 / 범죄
정보 : 미국, 영국, 프랑스 / 95분 / 18세 관람가

코엔 형제만의 재기발랄함을 엿볼 수 있을 듯한 <번 애프터 리딩>이 이번 주 개봉합니다. 국내 개봉이 조금 늦긴 했는데, 이상하게도 국내에서 예술영화 감독으로 분류되어 많은 상영관을 부여받지 못했던 코엔 형제의 이번 작품에는 그의 오랜친구들은 물론 그 친구들의 친구들도 함께 하는 영화라 할 수 있겠네요. 출연진 만으로도 이 작품은 기대되고도 남을 정도에요. 코엔 형제 영화에는 제 1순위로 고려될 수 밖에 없는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이미 호흡을 맞춰보았던 조지 클루니 그리고 브래드 피트와 존 말코비치, 틸다 스윈튼, 리처드 젠킨스까지. 아마도 대중적이기 보단 범상치 않은 특유의 코미디가 될 것 같은데, 기대됩니다!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The Reader, 2008)
감독 : 스티븐 달드리
주연 : 케이트 윈슬렛, 랄프 파인즈, 데이빗 크로스, 제넷 하인
각본 : 베른하르트 슐링크, 데이비드 헤어
음악 : 니코 모리
촬영 : 로저 디킨스
장르 : 드라마
정보 : 미국, 독일 / 123분 / 18세 관람가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소설을 원작으로한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더 리더>도 이번 주에 정식 개봉을 합니다. 이미 여러 시사회와 영화제를 통해 많이 공개된 편이기도 한데, 개인적으로 이 많은 기회들을 통해 접하질 못했더터라 매우 기대가 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여배우로서 현재 절정에 다다른 케이트 윈슬렛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랄프 파인즈와 더불어 어떤 연기를 펼치지, 무엇보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가 가장 기대되는 작품이기도 하구요. 스티븐 달드리 감독은 <빌리 엘리어트> <디 아워스>를 통해 이미 그의 재능을 확실히 펼쳐보인 적이 있는데, <더 리더>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두근두근 합니다. 그녀의 팬으로서 케이트가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되겠지요.







여름의 조각들
(Summer Hours, L'Heure D'ete, 2008)
감독 : 올리비에 아사야스
주연 : 줄리엣 비노쉬, 제레미 레니에, 샤를스 베르링
각본 : 올리비에 아사
촬영 : 에릭 고띠에
장르 : 드라마
정보 : 프랑스 / 100분 / 12세 관람가

며칠 전 무용공연차 우리나라를 방문한 줄리엣 비노쉬 덕에 좀 더 관심을 끌게 되었던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영화 <여름의 조각들>. 그의 장편들 가운데 제대로 본 영화는 장만옥 주연의 <클린>밖에는 없는데, <클린>은 한 때 부부사이였던 이 둘이 이혼 후 작업한 영화라는 점에서도 흥미로웠던 영화였던걸로 기억되네요. <여름의 조각들>은 포스터에서 왠지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했던 <철목련>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금발의 줄리엣 비노쉬가 살짝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쇼퍼홀릭
(Confessions Of A Shopaholic, 2009)
감독 : P.J.호건
주연 : 아일라 피셔, 조앤 쿠삭,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존 굿맨
각본 : 소피 킨셀라, 케일라 엘버트
음악 : 제임스 뉴튼 하워드
장르 : 코미디, 로맨스
정보 : 미국 / 104분 / 12세 관람가

P.J.호건이라는 이름이 낯설지가 않아서 찾아보았더니 <피터팬>을 연출했던 감독이었네요. <뮤리엘의 웨딩>도 그의 작품이었구요. 사실 이 영화는 예고편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분위기로 크게 기대했던 영화는 아니었는데 위의 작품들을 연출했던 P.J.호건의 영화라니 갑자기 조금 기대가 되기 시작합니다. 큰 부담없이 킬링타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가 아닐까 생각되구요,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존 굿맨, 존 리스고 등 중견 배우들을 만나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구요. 제임스 뉴튼 하워드가 음악을 맡고 있는 것도 상당히 이채롭네요. 주인공인 아일라 피셔가 단독 주연을 맡은 건 처음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늦은 나이에 메인으로 나선 그녀에게 일단 응원을 보냅니다(1976년 생으로, 이색적인 점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이라는 점이네요;;). 현재 극장가에는 비슷한 장르 영화가 없음으로 의외의 관객몰이를 하게될지도 모르겠네요.





이번 주는 개인적으로 <그랜 토리노>를 한 번 더 보려고 하구요, <더 리더>와 <번 애프터 리딩>도 꼭 볼 예정입니다.
이로서 3월 넷째주 '이 주의 개봉영화 프리뷰'는 마치고, 얼른 배너 하나 제작해서 좀 더 그럴듯하게 포스팅하도록 하죠 ^^;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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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홍대에 새로 생겼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내심 가봐야지만 했다가 드디어 가보게 된 홍대 '찰리 브라운 까페'





까페 내에는 머그컵, 펜시제품, 인형 등 다양한 찰리 브라운 프랜차이즈 관련 상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었다.









다양한 케익들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맛보지는 못했음;; 케익에도 모두 찰리 브라운 관련 이미지들이 삽입되어 있었음.





이벤트 기간이 조금 더 연장되어 커피를 마신 사람들에 한해 사진의 머그컵을 4,000원에 판매하고 있어 덥썩 물었다.




그래서 회사에서 쓸 커피 컵으로 '슈로더' 머그컵을 하나 구매했음.

요즘 홍대엔 새로운 까페들이 생기는 속도가 정말로 엄청나게 빨라서 미처 커피를 마셔보지도 못하고 까페가 문을 닫게 되는 경우도 매우 많은데, 어쨋든 새로운 까페를 찾아가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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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토리노 (Gran Torino, 2008)


아무말도 못하겠네요.
제 영화 리뷰글을 보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횡설수설을 섞어가며 비교적 길게 생각을 늘어놓는 편인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그랜 토리노>를 보고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네요.
무슨 말을 한다는 거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동시에, 그냥 그럴 수가 없네요.

영화 외적인 이야기만 덧붙이자면,
마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그랜 토리노>를 만들기위해 그 오랜세월 영화에 출연해왔던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이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더 눈물나고 인상적이었던 엔딩이었구요.

영화가 끝나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더라구요. 단순히 영화 속 이야기 때문이 아니라 영화가 클린트 이스트우드란 배우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이 영화는 온전히 이스트우드 그 자체에요. 그래서 정말 감동적이구요.

그냥 영화를 떠올리는거 자체로도 감상에 젖어들게 되는거 같네요.




1. 나중에 블루레이나 DVD가 출시되었을 때라면 또 모를까. 적어도 지금은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말하는 것의 무의미함을, 영화를 리뷰한다는 것 자체가 영화를 직접 만드는 일은 물론, 극장에서 보는 것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새삼느낄 수 있었어요.

2. 엔딩에 흐르는 곡을 다시 듣는데, 아...이 노래 듣기만 해도 눈물이 나네요. 견디기 힘들 정도에요. 내가 이렇게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좋아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내 안에 숨겨진 존경심을 들켜버린 것 같아요.




3. 제 메신저 대화명은 지금 이래요. '2009년 최고의 영화 '그랜토리노''

4. 주중에 다시 봐야겠어요. 견딜 수 있다면요.

5. 한 명의 영화배우가 이렇게 자신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커리어와 영화들을 한편으로 정리하면서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아니 불가능할 것 같았는데,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해내었네요.

6.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팬이라면 무조건 보세요. 무조건. 반드시.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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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 토리노 (Gran Torino, 2008)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 크린트 이스트우드, 크리스토퍼 칼리, 비 방
음악 : 카일 이스트우드
촬영 : 톰 스턴
장르 : 범죄 / 드라마
정보 : 미국 / 116분 / 12세 관람가

이미 너무 많은 시사회를 통해 공개가 되어 호평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동림선생의 <그랜 토리노>가 드디어 정식개봉을 합니다. 사실 이미 쏟아진 지인과 블로거들의 호평들 가운데는, 평소에 극호평을 잘 안하던 분들의 극호평도 있고, 아예 코멘트를 못할 정도의 호평도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다크 나이트>급의 기대를 갖게 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랜 토리노>를 통해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배우와 감독의 일대기를 정리하는 기사들이 나오게 된 것은 단순히 이야기거리를 만들려는 측면이라기보단, 이 작품이 어느 정도 그럴 만한 시점에 놓인 작품이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네요. 한 때 이스트우드의 작품들에 흠뻑 빠져서 그의 초기작들을 다시 찾아보았던 저로서는 이번 <그랜 토리노>에 대한 기대가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
Slumdog Millionaire, 2008)
감독 : 대니 보일
주연 : 데브 파텔, 프리다 핀토, 파나이 크헤다
각본 : 사이몬 뷰포이, 비카스 스와럽
촬영 : 안소니 도드 맨틀
음악 : A.R 라만
장르 : 범죄 / 드라마 / 로맨스
정보 : 미국, 영국 / 120분 / 15세 관람가

작품상, 감독상 등 아카데미에서 8개 부문을 수상했다는 사실은 분명히 매력적이긴 한 것 같아요. <워낭소리>가 그랬던 것처럼 이렇게 뉴스와 매체를 통해 홍보가 되면 극장을 잘 가지 않는 관객들 조차 한번 거사를 치르도록 하게끔 만들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대니 보일은 <트레인스포팅>이후로 여러 작품을 봐왔지만 오래 남을 만한 임팩트를 준 영화는 별로 없었는데, 일단 그의 새로운 영화가 기대되는 것이 우선일 것 같네요. 호평들 가운데서 몇몇은 쉽게 말해 '좋은 영화는 맞지만 그 정도로 엄청난 영화는 아니다'라는 평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아직 감상전이라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아카데미가 절대 기준도 아닐 뿐더러 기존 아카데미의 성향으로 보았을 때 이 영화가 어떨 것이라는 대략의 감을 잡을 수 있어, 엄청난 기대까지는 하지 않고 부담없이 즐겨볼 예정입니다.




엘레지 (Elegy, 2008)
감독 : 이자벨 코이셋
주연 : 벤 킹슬리, 페넬로페 크루즈, 데니스 호퍼
각본 : 니콜라스 메이어, 필립 로스
촬영 : 진-클로드 래리우
장르 : 로맨스 / 드라마
정보 : 미국 / 112분 / 18세 관람가

이 영화가 기대되는 이유는 물론 벤 킹슬리와 페넬로페 크루즈, 두 배우 때문입니다. 두 배우 모두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하고(특히 페넬로페!) 이 조합이 어떤 결과물을 내어놓을지도 궁금하구요. 벤 킹슬리의 로맨스 연기도 기대가 되며, 얼핏봐선 어울리지 않는 듯한 두 배우의 커플 연기도 궁금해지네요. 감독인 이자벨 코이셋은 2003년작 <나 없는 내 인생>을 연출했던 감독이고, '파리'를 배경으로 전개되었던 옴니버스 영화 <사랑해, 파리>에도 참여했던 감독이네요. '가장 감동적이고 파워풀한 로맨스!'를 비롯해 카피 문구들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리고 다른 문구들이 왠지 스포일러일 것 같지만, 그래도 배우들에 이끌려 보고 싶은 영화네요.







도쿄 소나타 (Tokyo Sonata, 2008)
감독 : 구로사와 기요시
주연 : 카가와 테루유키, 코이즈미 쿄코, 코야나기 유
각본 : 구로사와 기요시, 맥스 매닉스
촬영 : 아시자와 아키코
장르 : 드라마
정보 : 일본, 네덜란드 / 119분 / 12세 관람가

<도플갱어>와 <밝은 미래>를 연출했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신작입니다. 피아노와 소년, 그리고 소나타 등 포스터나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몇몇 다른 영화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뻔한 얘기를 감동적으로 들려줄지, 아니면 예상과는 다른 새로운 얘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됩니다. 최근 봉준호 감독과 <흔들리는 도쿄>를 함께 했던 카가와 테루유키가 출연하고 있고, <구구는 고양이다>를 통해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되었던 코이즈미 쿄코 역시 만나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저 따듯하게만 그려지는 가족 영화라기 보다는 가족의 본질과 실체를 파고드는 영화인듯도 한데, 뭐 직접 보고 확인하는 수 밖에요 ^^;







굿바이 (おくりびと: Departures, 2008)
감독 : 타키타 요지로
주연 : 모토키 마사히로, 히로스에 료코, 야마자키 츠토무
각본 : 코야마 쿤도
촬영 : 하마다 다케시
장르 : 드라마
정보 : 일본 / 130분 / 12세 관람가

일본영화 <굿바이>는 이미 지난해 10월 개봉했던 영화였는데,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수상으로 다시 재개봉을 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사실 이전 개봉시에도 그리 많은 개봉관에서 상영했던 것은 아니라서 이번이 괜찮은 기회라고 생각되는데, 개인적으로도 아직 관람 못한터라 더 그런 것 같네요 ^^; 사실 <굿바이>를 처음 접했을 땐 단순한 신파극일 줄로만 미뤄 짐작했었는데, 보신 분들의 평을 보면 '신파'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아 기대가 되는 영화입니다. 특히나 극중 인물에 동화되는 것으로는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저로서는 또 눈물을 훔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히로스에 료코의 최근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관람 이유가 될지 모르겠네요.







숏버스 (Shortbus, 2006)
감독 : 존 카메론 미첼
주연 : 숙인 리, 폴 도슨, 린지 비미시, 요론다 로스
각본 : 존 카메론 미첼
음악 : Yo La Tengo
장르 : 드라마
정보 : 미국 / 101분 / 18세 관람가

<숏버스>는 사실 지난 주에 정식 개봉한 영화인데, 개봉영화안내 포스팅이 오늘이 시작이라 지난 주 영화가운데 한 작품만 추가해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영화제를 통해 이미 충격적 영상을 관람했었는데, 아쉬운건 이 영화가 너무 보여지는 논란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개봉한 이번 버전은 삭제는 되지 않았지만 모자이크 처리가 되었다고 하는데, 분명 이 영화는 장면의 수위에 있어서 지금까지 그 어느 영화보다 충격적이긴 하지만, 그것이 주제가 되는 영화는 결코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동성애와 이를 넘어서는 성적인 코드들에 부정적이거나 민감하게 받아들이시는 분들께서는 확실히 관람을 고민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내면의 메시지를 듣기 전에 보여지는 것에 부담이 되어 포기하실 수도 있거든요. 개인적으론 전작들에 연장선에서 존 카메론 미첼의 목소리를 전해 들을 수 있었던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숏버스 - 위로의 커뮤니케이션 (http://www.realfolkblues.co.kr/636)




예전 부터 (직접적으로는 이웃 블로거였던 배트맨님이 개인적인 사유로 블로깅을 못하실 것 같다고 하신 뒤부터) 이런 포맷의 포스팅을 작성하려고 기획했었는데, 기획했던 것에 비해서는 갑작스레 올리게 되었네요 ^^;

오늘은 개봉일인 목요일에 포스팅을 올리게 되었는데, 앞으로는 매주 월요일에 그 주 개봉작을 정리해서 포스팅할 계획입니다.
부족하지만 상단에 '아쉬타카의 이 주의 관심개봉영화 소식' 뭐 이런 식으로 배너도 하나 작업해 봐야겠네요 ;;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여러분들이 영화를 선택하실 때 깨알같이 미약한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각 제작사에 있습니다.








존은 가끔씩 레닷 공연 중 쉬는 시간쯤 되는 타임에 짧은 솔로 보컬 곡을 연주/노래 하곤 하는데,
어찌보면 레닷과는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비지스의 How Deep is Your Love도 존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기타 반주에 실리니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How Deep is Your Love는 오리지널을 비롯해 수많은 버전들을 만나보았지만, 어느새 부턴가 존 프루시안테의 버전을 가장 찾게 되고 듣게 되는 것 같다.

오늘 같은 날씨에 문득 떠올라.




John Frusciante - How Deep Is Your Love









사실 이번 두 번째 싱글 'ATOMOS PART SECRET' 발매기념으로 열린 서태지의 콘서트에 갈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요즘 경제사정도 사정인데다가 신경 쓸 일도 많아서 서태지의 (난 누구보다 오래된 서태지의 팬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대장'이라고 부르기는 좀 닭살스럽더라;;) 이번 콘서트는 애초부터 가려고 생각조차 하질 않았었는데, 3월 14일 생일을 맞아 여자친구에게 뜻하지 않은 티켓 선물을 받게 되었고, 너무 비싼 가격과 공연일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예매한 탓에 비교적 앞자리는 아니었던 스탠딩 번호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췩소하려 하였으나 이미 취소가능 시간은 과거가 된지 오래;;; '그래, 그냥 보는 거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서태지 공연인데!' 하며 보게 되었던 이번 콘서트. 개인적으로는 예전 'Zero'투어 때 라이브를 보고 못 보았으니 상당히 오랜만에 서태지의 라이브 공연을 보게 된 것이었는데, 아.....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뼈속 까지 서태지 팬인 내가 왜 이 티켓에 가격 따위를 논했던 것일까. 공연은 그 자체로 감동. 마치 화법 학원을 다니는 듯 멘트의 비중이 상당해진 서태지의 (준비해온) 멘트들에 또 한번 감동. 그리고 '웜홀 (Whomhole)'이라는 공연 제목 답게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예전 곡들도 만나볼 수 있었던, 정말 최고의 공연이었다.




공연장에 3시간 쯤 전에 도착하여 줄을 서서 기다리길 오래. 드디어 입장이 시작되었고, 입장해서도 역시나 기다림을 겪은 뒤에야 오늘의 게스트인 '장기하와 얼굴들'의 무대를 만나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라이브를 직접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실제로 공연장의 분위기는 그들의 음악을 아는 사람보다는(정확히는 퍼포먼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듯 했다. '싸구려 커피'의 랩핑이 나올 땐 이 곡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만 보일 수 있는 그 반응이 터져나왔고, '달이 차오른다, 가자'의 안무와 미미 시스터즈가 등장했을 때도 이런 반응이 나왔다. 뭐랄까, 전반적인 분위기는 드디어 말로만 듣던 장기하의 무대를 확인하는 자리였달까. 장기하는 위의 두 곡과 함께, 신보에 수록된 '아무것도 없잖어' '별일 없이 산다'를 불렀는데, 개인적으로는 '별일 없이 산다'가 그리도 신나고 거대한 곡인 줄은 정말 몰랐었다. 음반으로 들을 땐 그런 생각까진 하지 못했었는데, 실제 라이브로 들으니 올림픽 홀이라는 콘서트홀과도 잘 어울리고, 엔딩곡으로도 잘 어울리는 제법 큰 곡이었다. 특히 준비해온 컴백홈 댄스를 후반부에 곁들이는 센스까지! 여튼 이번 기회로 많은 태지 팬들이 장기하와 얼굴들의 팬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두 번째로 등장한 게스트는 '피아'. 피아의 무대는 여러 록 페스티벌이나 아니면 서태지 공연의 게스트로 이미 여러번 접했었는데, 다른 무대보다 서태지의 게스트로 설 때가 좀 더 '자연스러운듯(?)' 보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에 사로잡혔던 터라 이 타임에서는 체력비축의 시간을 가졌다.




피아의 무대가 끝나고 어느 정도의 준비시간이 지난 뒤 드디어 막이 열리며 등장한 서태지 밴드! 첫 번째 곡은 이번 싱글에 수록된 'Juliet'이었다. 사실 이후 'Coma'를 들을 때도 그랬지만 확실히 음반으로 들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단순히 공연장에 분위기에 휩쓸려 흥분된 상태라 그랬다기 보다는 라이브로 듣는 곡들의 느낌이 훨씬 좋았고 이 느낌은 다음 곡인 'Bermuda [Triangle]'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Juliet'이랑 'Coma'는 아직 곡도 다 외우기 전에 라이브를 접한 경우였는데, 라이브로 들으면서 곡을 더 효율적으로 배운 경우랄까. 'Juliet'에서의 태지의 보컬은 더욱 여린 부분이 강조된 미성이었는데, 예전과 비교해서 (로미오 컨셉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ㅎ) 좀 더 가녀린 목소리였다. 'Bermuda [Triangle]'같은 경우는 이미 매우 익숙한 곡이라 신나게 동참할 수 있었는데 확실히 음반으로는 이미 질릴 정도로 들었던 곡이었지만(안 그런 태지 곡이 어디있겠느냐만은) 라이브로 듣는 곡은 역시 틀렸다. 굉장히 섬세한 드럼 리듬과 태지의 보컬도 좋았고. 이미 이 두 곡만으로도 웜홀에 심하게 빠져들어 버렸다.

그 다음은 'Heffy End' 였는데, 라이브에서 이 곡이 그리도 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들릴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이 바로 뒤에 이어진 '로보트'와 더불어서 가사가 갑자기 뇌리 속에 박혀와서 살짝 울컥하기도 했을 정도였으니. 이 앨범을 통해 가장 좋아하는 곡들이었던 이 두 곡을 오랜만에 들으니 감회도 새롭고. 얼마나 크게 노래를 따라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로보트'의 후렴구는 정말 목청이 터져라 따라 불렀던 것 같다. '로보트'가사는 정말 왜 이리 슬펐는지. '축복된 인생에 내가 주인공은 아닌가봐' 이 부분 ㅠ



사진출처 - 서태지 컴퍼니

그 다음 곡은 이 날 공연 중 가장 인상적인 곡 중 하나였던 서태지와 아이들 1집 수록곡 '이제는'. 태지는 '이제는'을 부르기 전에 설명하면서 예전 인형 매고 나와서 코 만지고 그러던거 생각나냐며 얘기했는데. 아, 정말 그 때가 떠올랐다. 그 1집 콘서트 비디오는 얼마나 많이 보았는지 모를 정도로 외웠었는데(심지어 밤 중에 몰래 비디오 가게에 붙어있는 공연 포스터를 떼어오기도 했었다), 그 얘기를 서태지가 직접 하니 그 때도 떠오르고, 그 당시의 마음도 떠올랐다. 태지는 또 그 때가 17년 전이라는게 믿겨지지 않는 다고도 했는데, 정말 십 1,2년도 아니고 17년 씩이나 된 일인지 나도 그제야 세어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장기하처럼 친구 두명과 서태지와 아이들 장기자랑을 했던게 벌써 17년 전이라니. 여튼 '좋은 너를 위해서'라는 말로 시작된 '이제는'은 그래서 더 감동이었다. 팬들도 차마 따라부르지 못하고 감회에 젖는 팬들이 많았었고. 태지도 유난히 그 때를 그리워하는 것 같아 내 마음도 울적해졌다.

그 다음 곡은 'TAKE 5'였는데, 역시 이 곡의 하이라이트는 점프! 그래도 14일날 왔던 매니아들보다는 박자를 잘 맞춘다는 칭찬을 들었으니 그것으로 만족. 팬들은 역시나 직접 만들어온 노란 종이 비행기를 날렸고 태지가 그 중 하나를 직접 잡아서 다시 날려주기도. 그 다음 곡은 '10월 4일'이었는데, 아주 작정하고 '첫 사랑을 생각하면서 만든 노랜데요' 하며 굳이 이유를 다시 끄집어내서 팬들의 질투를 유발시키려는 태지의 모습이 재미있었다 ㅎ 그리고 베일에 쌓여있던 세션 기타에 소개도 있었는데, 여성 팬들은 여기저기서 잘 생겼다며 수근거리기도 ㅎ 여튼 차분한 분위기에서 '10월 4일'까지 들을 수 있었다.

그 다음 곡은 'Moai'. 두 번째 싱글의 칭찬글들로 인해 이스터섬에 모아이가 잔뜩 삐져있다는 멘트로 시작한 모아이는 정말 예술 그 자체. 이 곡은 앨범으로 들을 때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곡이었는데 라이브로 듣는 모아이의 감동도 대단했다. 이번 공연을 함께하면서 들게 된 생각은 태지가 지난 싱글과 이번 싱글을 발표하면서 공연의 레퍼토리가 기존에 비해 훨씬 풍부해졌다는(기존에 비해 훨씬)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 모아이도 그렇고 그 다음 이어진 '휴먼드림'도 풍부한 레퍼토리 중에 한 곡이었다. '휴먼드림' 역시 라이브로는 처음 만나는 곡이었는데, 아, 그 쫄핑크 댄스를 실제로 보니 더더욱 흥겨웠다. 곡 전체에 안무가 있는 곡이라 잠시나마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향수도 느낄 수 있었고. 신나는 느낌은 여기서 최고조! 노래가 끝나고 들어가는 쫄핑크들의 배와 엉덩이를 툭툭 쳐주는 태지의 모습도 재미있었다 ㅎ



사진출처 - 서태지 컴퍼니

그 다음 곡은 'T'ik T'ak' 이었는데, 앞 두곡에서 살짝 비축했던 체력을 다시 소비할 수 있었던 곡이었다. 어찌나 리듬에 맞춰서 몸을 흔들었는지 이 때부터 이미 몸이 난지 내가 몸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 도달, 공연을 더욱 실감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공식적인 마지막 곡 'Coma'는 잘 알려졌다시피 불타버린 숭례문에 관한 메시지가 담긴 곡인데, 개인적으로는 음반으로 처음 들었을 때 이전 싱글들에 비해 약간 심심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왠걸. 극적인 요소와 멋진 구성. 라이브로 들으니 더 멋진 곡이었다. 이번 공연은 전체적으로 무대 또한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마치 예전 U2의 무대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넓은 반원형 모양의 대형 구조물을 통해 다양한 영상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뮤직 비디오 뿐만 아니라 콘서트를 위해 준비된 영상들이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되었으며, 후반부에는 화면 분활을 통해 태지와 밴드 멤버들을 각각 비춰주는 구성도 보여주었다. 물론 이런 영상 효과 외에 하늘에서 뿌려진 금빛 꽃가루와 폭죽의 사용도 무척이나 만족스러웠고.

'Coma'가 끝난 뒤 밴드는 무대 뒤로 돌아갔고 팬들은 앵콜을, 태지는 다시 돌아와 앵콜곡을 선사했다. 마지막 곡은 다른 곡도 아니고 무려 '내맘이야'였는데, 아...이 곡을 라이브로 듣게 될 줄이야. 본래도 좋아하는 곡이긴 했지만 라이브로 듣는 '내맘이야'의 임팩트가 이리도 클 줄은 몰랐다. 정말 남은(어쩌면 이미 남아있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에너지를 모두 불사르며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부르고 몸을 흔들었는데, 아, 이러다가 저 밖에 대기한 엠뷸런스를 내가 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어서 2절 후반부엔 잠깐 따라부르는 것을 중단해야만 했을 정도로, 당췌 주체할 수 없는 흥분의 도가니였다. 다른 곡들도 그렇겠지만 '내맘이야'를 라이브로 들어보지 못하고 이 곡을 들었다고 하는 것은 분명 이 곡에 대한 실례일 정도로, 아...정말 최고의 라이브요, 마무리였다.




그렇게 마지막이 끝나고 태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 뒤 풀려버린 다리를 고쳐 세우며 공연장을 천천히 빠져나왔다. 얼마나 소리를 질렀는지 목소리는 잘 나오지 않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즐거웠고 감동적인 공연이었다. 내가 태지팬임을 새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공연이었으며, 그간 예전 만큼 관심을 갖지 못한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멋진 공연이기도 했다. 항상 서태지의 음반이나 공연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내게 있어 서태지는 단순히 좋아하는 뮤지션이라기 보다는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기를 함께했고 지금도 함께 하고 있는 특별한 존재이다. 그래서 곡 하나하나에 추억이 담겨있고, 서로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런 관계인 것이다.

고마워요.



1. 서태지 처음 등장했을 때 그 머리스타일과 바뀐 안경에 이미지가 흡사 F4의 김현중 같아 사뭇 놀라기도. F4부럽지 않은 꽃미남인듯!

2. 언제부턴가 공연을 보고 그의 멘트를 듣고 있노라면, 부쩍 외로움을 느끼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번 공연에서도 그랬다.

3. 역시 난 태지매니아 ㅠ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하루 늦긴 했지만 생일 축하받은 사진 ^^;

3.14일은 화이트데이이기 이전에 제 생일이라구요 ㅎㅎ

.
.

하지만 더 큰 선물은 바로 서태지 싱글발매기념 콘서트 티켓!!!
(공연 후기는 나중에 올릴 예정!)






레볼루셔너리 로드 (Revolution Road, 2008)


1. 원래 리뷰를 반 이상 굉장히 많이 써놓았었는데, 도저히 정리가 안되더군요. 가끔 그럴 때가 있는데 이번 경우는
<바벨>의 경우처럼 영화에 완전히 압도당해 쓸 엄두를 못 내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냥 좀 처럼 정리가 되지 않더라구요;;

2. 사실 반 이상 써놓았던 리뷰만 봐도 그렇지만, 이 영화는 굉장히 할 얘기가 많은 영화였어요.
그냥 <타이타닉>의 두 주인공이 나온다길래 워낙에 좋아하는 배우들이라 주저없이 선택한 영화였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할 얘기거리도 많았고,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들도 많았거든요. 그런데 좀 처럼 하나의 '글'로서 마무리 짓지를 못하겠더군요;

3.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 편하지 만은 않더라구요. 이 영화는 굉장히 내면을 건드리는 영화인데, 상당히 냉소적이고 현실적인데다가 비관적인 논조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상당히 괴롭더군요. 꼭 내 얘기가 아니더라도 주인공에게 쉽게 동화되는 저로서는 역시나 괴롭더라구요 ^^;

4. 영화를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영화 속 케이트 윈슬렛이 겪은 일들을 생각하면 감독인 샘 멘더스가 감독으로서는 어떨지 몰라도, 남편으로서는 상당히 독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아무리 영화라지만 저 같으면 자신의 아내에게 이런 캐릭터를 연기시키지는 못할 것 같아요;;

5. 마이클 샤논이 연기한 '존'이라는 캐릭터는 이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영화 속에서 보면 존이 휠러 부부에게 따지듯이 얘기하는 장면이 나와요. 근데 이 장면은 존이 휠러 부부의 내면의 욕망과 허영과 모든 것을 겉으로 끄집어 내어 까발리는 굉장히 괴로운 장면이라 할 수 있는데, 관객들이 이 장면에서 웃더라구요. 도대체 뭐가 우스웠던 겁니까. 정신적으로 문제있는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이라 우스웠던 것인지 묻고 싶어지더라구요.

6. 안좋았던 기억에 대해 하나만 더 추가하자면, 영화를 본 아트하우스 모모는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래딧이 모두 끝날 때까지 불이 켜지지 않는데(이게 맞죠), 뒤에 앉으신 여자 분 두 분이 계속 작지 않은 소리로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여기 왜 불 안켜줘' '뭐야 이거 다 봐야 되는거야?' '뭐야 우리 무슨 극장에 갇힌거야?'
저 정말 거의 처음으로 극장에서 큰 소리로 누구에게 따질뻔했어요. 엔딩 크래딧을 저처럼 모든 관객들이 보길 원하는 건 절대 아니에요. 보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고, 보고 싶어도 시간 때문에 일찍 나가야할 수도 있을거고. 하지만 보고 싶지 않으면서 보고 싶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짜증이 나더군요.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 이것들 때문에 영화평을 정리 못한 것은 아니에요 ^^;)

7.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영화의 초반에 부부관계인 두 주인공이 다투는 장면이 나오는데, 왠지 타이타닉의 잭과 로즈가 죽지 않고 계속 부부관계를 유지했다면, 아마도 이런 권태기를 한번쯤은 겪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왠지 잭과 로즈의 연장선으로 느껴져서 재미있기도 했죠.

8. 결국 영화는 현실과 이상에 관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는데, 제 생각은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이상인가 하는 것이었어요. 즉 이상으로 여겼던 것들이 어쩌면 또 다른 현실일 수도 있고, 현실로만 생각해왔던 것이 어쩌면 이상과 별 차이가 없는 것 일 수도 있다는 거죠.

9. 가장 좋아하는 남녀 두 배우들 하나인 레오와 케이트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더라구요. 멋지게 배우로 성장한 둘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어서 이기도 했고, 그냥 둘이 좋아서이기도 했구요.

10. 음악도 참 좋았습니다. 스코어 앨범이 나온다면 구매하고 싶을 정도로요.

11. 그냥 두 배우가 나오는 로맨스 물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으시면 될 것 같아요. 인간관계과 현실과 이상, 그리고 결혼에 관한 냉소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가 담긴 영화에요.

12. 마지막 극중 케시 베이츠의 남편의 행동이 이 영화에 심정을 말해주는 것 같아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드림웍스 픽쳐스에 있습니다.







아래는 반도 못 쓴 리뷰인데, 혹시나 나중에라도 이어쓰거나 수정할 일이 생길지 몰라 남겨두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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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볼루셔너리 로드 (Revolution Road, 2008)
무엇이 현실이고 이상인가.

리처드 예이츠(Richard Yates)의 소설을 원작으로 <아메리칸 뷰티>를 연출했던 샘 멘더스와 <타이타닉>의 커플이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렛이 출연한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지금까지 언급한 이유만으로도 일단은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잘 알다시피 샘 멘더스와 케이트 윈슬렛이 부부관계인 것 또한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이었으며, <타이타닉>의 커플이 11년 만에 다시 커플로 스크린에서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영화팬들에게는 분명 설레이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재미있는건 이들 외에 역시 <타이타닉>에 함께 출연했었던 케시 베이츠 역시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 비중있는 캐릭터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원작이 된 예이츠의 소설도 읽어보질 못했고, 영화에 대한 정보라고는 감독과 배우들 뿐이었기에 어떻게 전개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관람하게 되었는데, 영화는 생각보다 상당히 냉소적인 동시에 괴롭기까지한 영화였다.


(이후부터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들께서는 맨 마지막 단락으로 이동해주세요~)


영화는 공연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심하게 다투는 휠러 부부의 언쟁으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일단 이 첫 장면부터 한 번에 체감할 수 있었던 건 이 영화의 화면비였다. 드라마 장르치고는 드물게 2.35:1의 와이드 비율로 영상을 제공하고 있는데, 스펙터클한 장면이 많은 영화에서 주로 사용되는 2.35:1의 화면비를, 드라마가 주가 되는 이 영화에서 사용한 이유는 바로 인물들간의 거리를 더 표면적으로 느끼게 해주어 관객들로 하여금 캐릭터들이 한 공간안에 있어도 그 사이에 얼마나 큰 간극이 있는지 생각하도록 만들게 된다. 초반 좁은 자동차 앞 좌석에 앉아 두 주인공이 언쟁을 벌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차안 옆 좌석에 앉아있음에도 이 사이에 얼마나 큰 거리가 있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된다. 사실 더 인상적인건 극중에서 두 인물이 표면적으로는 다투고 있지 않을 때라고 할 수 있을텐데, 테이블에 마주보고 앉아있을 때도 그렇고 우리가 현실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는 인물들 간의 거리를 눈에 확 띄도록 설정함으로서 이 영화에서 말하려고 하는 현실과 이상간의 간극, 인물들 간의 갈등에 대해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극중 휠러 부부가 사는 거리의 이름이다. 잘사는 중산층을 대변하는 일종의 상징으로서 인식할 수 있을텐데, 이 거리와 언덕 위의 하얀 집은 전형적인 보기 좋은 상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휠러 부부는 이 가운데서도 주변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선망에 대상이며, 그들 스스로도 이를 인지하고 보여지는 것에 더욱 신경을 쓰며 살아가고 있다. 생계를 위해 하고 싶지 않은 뻔한 세일즈 일을 해오고 있는 프랭크(디카프리오)와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가사를 꾸려가고 있는 에이프릴(케이트 윈슬렛)은 우연한 기회에 파리로의 여행이 아닌 이민을 계획하게 된다. 현재의 삶에 무력함과 공허함을 느끼던 에이프릴은 예전 사진을 정리하다가 파리에 꼭 다시 가보고 싶다던 프랭크의 말을 떠올려 급작스레 이를 계획하게 된다. 프랭크도 처음에는 이것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신도 현실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던터라 이 비현실적으로만 보이는 계획에 함께 하게 된다.

이 계획이 있기 전 프랭크가 기차를 타고 회사에 출근하는 장면은 그의 삶을 함축적으로 잘 보여준다. 출근 시간 다른 사람들과 구분이 되지 않는 똑같은 양복과 모자, 무엇보다 표정으로 무의미하게 회사 건물로 들어서는 프랭크의 모습은, 프랑스 이민을 결정하고 나서 180도 달라진다. 분명 똑같은 옷과 시간이지만 현실에서의 탈출구를 계획하고 있는 프랭크에게는 유난히 빛이 나게 마련이다. 휠러 부부는 친한 부부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는데, 이 부부는 이들 앞에서는 말하지 못했지만 이들이 가고나자 말도 안되게 유치한 계획이라며 서로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이들 부부의 행동과 설정은 휠러 부부와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 역시 자신들의 솔직한 마음을 얘기하고 싶은 욕망이 있지만, 그 앞에서는 그러지 못한다. 말하고 싶은건 이상이고, 그럼에도 말못하고 나중에 뒤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현실이다. 이 친구 부부의 남편은 자신의 집 마당에서 휠러 부부의 집을 멀찌감치 동경의 눈으로 바라본다. 그는 오래전부터 에이프릴에게 연정을 품었지만 이를 고백하지 못한다.

이렇게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했을 때조차 믿어주지 못하는 거품으로 덮힌 관계 속에 영화는 현실과 이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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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이라 할 수 있는 '존'과 연관 지은 이야기는 시작도 못하고 리뷰를 접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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