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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케르크 (Dunkirk, 2017)

무엇이 그들을 생존하게 만들었나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 '덩케르크'는 1940년 덩케르크 해변을 배경으로 벌어졌던 영국군의 대규모 탈출 실화를 배경으로 한다. 놀란의 전쟁 영화라는 점에서 어떤 영화일까 몹시 궁금했었는데, 아이맥스 카메라를 최대한 활용한 기술적 시도는 놀라울 만큼 압도적이지만 보통의 전쟁 영화 혹은 대탈출 영화가 보여주는 극적인 요소와 전쟁의 참혹함을 자극적으로 묘사하는 장면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덩케르크'는 조금 다른 방향성을 가진 전쟁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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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탈출을 돕는 구축선과 해변의 병사들을 공격하는 적기들을 막기 위해 전투를 벌이는 전투기 조종사의 시점, 포위된 상황을 벗어나 본국으로 탈출하려는 병사들의 시점 그리고 이 병사들을 돕기 위해 덩케르크 해변으로 향하는 어선에 올라 탄 평범한 이들의 시점으로 각각 나누어진다. 놀란의 영화가 자주 그런 형태를 취하듯이 이 같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다른 시점의 이야기들은 이번에도 절묘한 편집을 통해 하나의 이야기로서 완성도를 갖는다.


커다란 사건을 배경으로 한 세 가지의 다른 이야기를 하나로 풀어내는 방식은 독립적인 동시에 유기적이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예전 영화들처럼 흩어져 있던 인물들이 한 지점에서 반드시 만나기 위해 존재하는 필연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시공간을 통해 주고받는 느슨한 동시에 매우 끈끈한 관계라 할 수 있겠다. 다시 말해 이 세 가지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연결되는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영화가 왜 그들을 연결시키고 있는 가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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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인셉션'과 '인터스텔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크리스토퍼 놀란이 대중들에게는 기술적인 부분과 디테일과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치들로 유명하지만 사실은 인간의 감정과 드라마를 풀어내는 것에 재능 혹은 애정이 있다고 했었는데, '덩케르크'를 보면서 재차 이 생각을 굳힐 수 있었다. 결국 크리스토퍼 놀란이 덩케르크 구출 작전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전쟁이라는 비 인륜적이고 비이성적인 상황 속에서도 순수한 선의를 갖고 있던 인물들로 인해 승리보다도 값진 생존을 얻어낼 수 있었다는 것일 텐데, 그런 측면에서 한 편으론 영화 자체가 담고 있는 시선이 순수하기보단 순진한 것으로 그려질 수 있지만 놀란은 이번에도 자신이 믿는 순수한 선의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영화적 장치들로 이를 설득해 낸다. 


만약 이 영화가 끝내 러닝 타임 동안 이 상황과 인물들의 선의를 전달하는 것에 실패했더라면, 영화의 말미에 등장하는 민간 어선의 구출 장면이나 몇몇 의미 심장한 대사들이 그저 간지러운 것으로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일일이 인물들의 동기를 다 설명하지 않았음에도 관객을 설득해 내는 데 성공한다. 그것이 '덩케르크'가 성취한 가장 값진 결과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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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맥스 레이저 상영과 한스 짐머의 음악에 대해


'덩케르크'를 이야기하면서 아이맥스 촬영과 음악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왜냐하면 이 두 가지를 빼면  이 영화는 성립 자체가 불가한 정도이기 때문이다. 일단 '덩케르크'가 선택한 아이맥스 촬영의 경우 일반적인 아이맥스 화면비보다도 더 상하의 화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1.43:1의 화면비로 약 75% 이상이 촬영되었는데, 이는 일반 디지털 아이맥스 관에서도 상하 레터박스가 생기는 화면비로서 국내에서는 최근 용산 CGV에 도입된 아이맥스 레이저 상영을 통해서만 손실 없이 관람할 수가 있다. 


이렇듯 보통의 아이맥스 화면비보다도 아래 위로 더 많은 정보량이 담긴 영상을 영화는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그만큼 상하의 움직임이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고 일부 전투기 장면에서는 흡사 파노라마 방식을 좌우가 아닌 상하로 구현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인상적인 것을 넘어서는 최초의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즉, 단순히 1.43:1의 화면비로 대부분 촬영되었으니 아이맥스 레이저 상영을 가능하면 관람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이 화면비로 감상해야만 제대로 된 장면의 의도가 파악되는 장면들이 다수 있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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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 장면들은 2.2:1의 화면비로 촬영되어 아이맥스 레이저 상영관에서 관람할 경우 레터박스가 생기게 되는데, 레터박스가 감상을 방해해서가 아니라 2.2:1로 촬영된 장면들을 굳이 1.43:1로 찍지 않아야만 했던 이유가 부족해 보였던 터라, 좀 더 편안한 감상을 위해 하나의 포맷으로 촬영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1.43:1의 화면비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이 사실상 국내에 하나밖에 없다는 환경적인 이유는 별개의 문제로 하고). 


한스 짐머와 놀란의 작업은 이제 별개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 '덩케르크'의 영화 음악은 '다크 나이트' 이후 가장 인상적인 한스 짐머의 결과물이 아닌가 싶다. '덩케르크'에서 영화 음악은 거의 러닝 타임 내내 강약을 조절해 가며 깔리고 있는데, 마치 러닝 타임과 같은 길이의 긴 한 곡을 연주하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영화의 내용과 완전히 결합되어 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소리들이 영화 음악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모든 실제의 사운드를 이질감 없이 음악으로 소화해 내는 점이 이번 한스 짐머의 음악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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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란 다운 전쟁 영화가 나왔다


대규모 제작비가 투여된 전쟁 영화로서 기존의 박진감 넘치는 대규모 전투 장면이나 카타르시스가 극적으로 치닫는 탈출 영화로서의 묘미를 기대했다면 이 영화는 조금 실망할 수도 있겠다. 이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기존의'다. 즉, '덩케르크'는 박진감 넘치는 전투 장면이나 극적인 탈출 영화로서의 묘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 다른 느낌과 방식으로 전하는 영화다. 리얼리티를 고집하는 크리스토퍼 놀란 답게 과연 이런 장면들을 CG 없이 어떻게 완성해 냈는가 궁금한 장면들도 많고, 전쟁을 다루는 과정 속에서도 인간의 마음을 결국 그려내고자 했던 순수함과 인간에 대한 굳은 믿음을 이번에도 발견할 수 있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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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걷는 남자 (The Walk, IMAX 3D, 2015)

한 남자와 월드 트레이드센터 빌딩에 대한 송가



로버트 저메키스의 '하늘을 걷는 남자 (The Walk, 2015)'는 실제로 뉴욕 월드 트레이딩센터 빌딩 사이를 밧줄로 연결하여 건너고자 했던 필리페 페티의 실화를 담고 있다. 아마 이 영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 보다 앞서 필리페 페티의 이 사건을 그려낸 다큐멘터리 영화 '맨 온 와이어 (Man On Wire, 2008)'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하늘을 걷는 남자'는 '맨 온 와이어'와 거의 똑같은 구성을 갖고 있는 극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모든 면에서 '맨 온 와이어'가 더 매력적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일종의 관람 순서도 영향을 전혀 끼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맨 온 와이어'가 워낙 좋았던 작품이라 '하늘을 걷는 남자'가 도달하기엔 처음부터 쉽지 않았던 경지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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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저메키스가 이 영화를 만들 때 '맨 온 와이어'와는 조금 다른 형태로 묘사하지 않을까 했는데, 이야기의 구성이야 실화를 배경으로 했음으로 크게 다를바 없다해도 필리페를 화자로 내세운 것도 '맨 온 와이어'와 유사한 방식이었는데, 애정하는 조셉 고든-레빗의 프랑스인 연기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실제 필리페 페티의 화술과 매력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기에, 여기서도 어쩔 수 없이 비교되는 포인트였다. 사실 '하늘을 걷는 남자', 아니 이 필리페 페티의 실화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맨 온 와이어'를 통해 다 했었기 때문에 특별히 다시 할 이야기는 많지 않을 듯 하다.


하지만 '하늘을 걷는 남자'가 '맨 온 와이어'와 달랐던 점은 쌍둥이 빌딩으로 불리우는 뉴욕의 월드 트레이드센터 빌딩을 다루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맨 온 와이어'의 경우 철저하게 필리페 페티가 아티스트로서 이 빌딩 사이를 건너는 그 순간과 관련된 이야기가 중심에 있다면, '하늘을 걷는 남자'는 구성적으로는 동일하지만 정서적으로는 필리페 보다도 오히려 쌍둥이 빌딩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 즉,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9.11로 인해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이 건물에 대한 일종의 송가처럼 느껴지는 연출을 자주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주인공 필리페가 이 빌딩을 바라보는 여러 시점 샷들에서는 단순히 3D 기술을 활용한 기술적 측면 외에도 마치 죽음을 맞이한 한 빌딩이 막 탄생했던 순간을 그리는 듯한 시선이 느껴졌다. 분명히 단순히 높이에 대한 경이로움의 시선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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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걷는 남자'가 그래도 볼 만한 건, 오랫동안 3D 영상에 매진해 왔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연출한 적절한 3D 소재 영화라는 점이다. 아마 저메키스에게는 어떠한 액션 판타지 영화보다도 이 이야기에서 3D 영상에 대한 매력을 느꼈을지 모르겠는데, 엄청난 고공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줄타기의 순간은 3D 영상을 통해 더 실감나고 집중하게 되는 장면을 선사한다. 사실 이 부분은 '하늘을 걷는 남자'의 분명한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지만, '맨 온 와이어'를 먼저 본 입장에서는 이 부분 마저 조금은 이 작품의 손을 들어주기는 어려운 지점이었다. 왜냐하면 '하늘을 걷는 남자'가 그리는 고공 줄타기의 순간은 체험하는 느낌과 필리페의 정서를 모두 담아내고 있기는 하지만, '맨 온 와이어'는 3D기술 없이도 다큐멘터리 장르를 통해 이 장면을 더 극적이고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놀랍게도 '맨 온 와이어'는 정서적인 만족감과 동시에 체험하는 느낌마저 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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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얘기해서 이 작품을 재미있게 관람하긴 했으나 막상 글을 쓰려니 '맨 온 와이어'를 거론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그렇다보니 모든 면에서 아쉬운 것처럼 풀어낼 수 밖에는 없는 형편이다. 만약 '맨 온 와이어'를 아직 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나와는 조금 다르게, 훨씬 더 재미있게 이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하지만 나처럼 이미 손꼽히는 다큐멘터리 영화였던 '맨 온 와이어'를 본 이들에게는, 거의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생각된다. 기승전맨온와이어.



1. '맨 온 와이어'는 예전에 하이퍼텍나다 에서 관람했었는데, 그 기억이 생생하네요. 아래는 그 때 작성한 리뷰 입니다. 이걸 읽으시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네요 ^^;


맨 온 와이어 _ 한 편의 시와 같은 찰나의 여정



2. '맨 온 와이어'는 특히 음악이 아주 좋은 작품이었는데, 이 작품은 좀 음악이 아쉬웠어요.


3. 영화의 의도는 분명 월드 트레이드센터 빌딩에 대한 송가에 가까운데, 북미 성적을 보면 아무래도 미국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엔 보는 자체로 고통스러운 측면이 여전한 것 같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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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Interstellar, 2014)

우주를 건축하고 낭만을 이야기하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 '인터스텔라'를 개봉 첫 주말 아이맥스로 보았다. '인터스텔라'는 그의 작품답게 원초적으로 머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복잡한 설계가 밑바탕에 깔려있고 그 위에는 가슴을 움직이게 만드는 낭만과 감동이 자리 잡고 있는, 딱 크리스토퍼 놀란 다운 작품이었다. '인터스텔라'는 알폰소 쿠아론의 '그래비티 (Gravity, 2013)' 이후 사실상 처음 선보이는 본격 우주 체험 영화라는 부담감이 작용했을 수 밖에는 없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와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기도 했다. 보고 배우는 것에 그치던 우주라는 공간과 세계를 체험하는 것으로 끌어 들이는 데에 성공한 '그래비티' 이후엔 그 어떤 영화도 (최소한 단 기간 내에는) 우주를 다시 배경으로 하는 것에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한 인터뷰에서 본인이 '그래비티'를 보지 않은 유일한 사람일 거다 라고 밝히기도 했던 놀란은, '그래비티'와는 또 다른 의미로 체험하는 우주를 그리는 동시에 또 한 번 설계자 다운 면모를 발휘해 다층적이다 못해 다 차원적인 구조를 구현해 냈고, 여기에 낭만적이라고 할 수 있는 감정의 드라마까지 담아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인터스텔라' 역시 아쉬운 점이 없지 않은 작품이지만, 뭐랄까 놀란의 영화관에 있어서 좀 더 명확해 지는 지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구체적인 작품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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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가 이 작품을 인상적으로 보았던 본격적인 이유를 하기에 앞서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가 항상 대단하다고 느끼는 지점은,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이 무언가 이야기하고 싶도록 만들거나 다른 사람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이에 근본적인 원인은 그가 만든 거의 모든 영화에 기본이 되는 치밀한 설계도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가 주로 만드는 설계도는 무언가 학구적인 의욕을 한 껏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기억을 잃은 남자가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플래시백 형태로 구성한 '메멘토'도 그랬고, 꿈 속의 꿈이라는 다층 구조를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표현해 낸 '인셉션'은 관객들로 하여금 '내가 100% 완벽하게 분석해 내겠어!'라는 의지를 불태우게 했었던 것처럼, 이번 '인터스텔라' 역시 우주라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아직 모르는 것이 더 많은 공간을 배경으로, 역시 익숙하게 들어 왔지만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려운 블랙홀, 웜홀, 4차원, 5차원 이라는 개념과 현상들을 시각적으로 수긍하고, 논리적으로 이해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렇듯 학구적으로 파고든 설계 탓에 자주 그가 만든 세계는 논리적 오류나 설정의 오류라는 많은 의견들과 부딪히게 되기도 하는데, 실제로 그가 그의 동생과 함께 쓴 시나리오가 과학적, 논리적 오류가 있는 가의 여부와는 별개로, 그가 왜 이런 방식을 매번 택하고 있는 지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 봐야겠다는 걸 '인터스텔라'를 통해 또 한 번 강하게 느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왜 이렇게 영화를 복잡하고 설명하듯 만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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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정리하면 두 가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텐데 하나는 그 세밀한 설계 자체가 갖는 중요성, 그러니까 '인터스텔라'로 비유하자면 5차원이라는 개념을 관객이 더 쉽게 이해하도록 영화화하기 위해 이를 논리적으로 뒷 받침할 만한 만반의 준비와 설계를 건축하듯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더 단순하게 정리하자면 크리스토퍼 놀란은 구조와 설계 자체를 중심에 둔 다는 얘기다. 사실 대다수가 이 의견에 손을 들어줄 텐데, 내 의견은 조금 다르다. 사실 이렇게 달리 생각하게 된 것은 '인셉션'을 보고나서 부터인데, '인셉션'이 개봉하고 나서 흡사 논문에 가까운 영화 글들이 수를 놓았을 정도로 구조가 전면에 드러난 작품이었지만 개인적으론 오히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코브'라는 캐릭터의 트라우마에 관한 아주 강력한 드라마라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놀란 영화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아내를 잃은 남편이거나 가족을 잃은 남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의 분석은 이미 여럿 있어 왔는데, 여기에 더 힘을 보태서 이런 설정들이 어쩌면 그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설계한 구조적 배경보다도 더 우선적으로 그가 들려주고자 한 메시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인터스텔라'를 보며 또 한 번 강하게 들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결국, 기억을 이야기할 때도, 꿈 속의 꿈을 이야기할 때도, 코스츔을 입은 외로운 영웅을 이야기할 때도, 그리고 우주 속 웜홀 뒷편의 5차원을 이야기할 때도 결국 한 인간의 드라마를, 더 나아가 가족에 대한 트라우마를 겪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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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런 측면이 놀란의 모든 영화에 드러나고 있다고 봤을 때,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다크나이트'의 경우 이 가운데 가장 감정적으로 배제되어 있는 편이고, 이 작품 '인터스텔라'는 가장 직접적으로 감정이 드러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인셉션'을 처음 보았을 때는 그 구조의 황홀함에 압도되어 만족감을 얻기에 벅찼었지만 두 번째 관람을 하고 나니 너무도 명백한 코브의 슬픈 드라마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인셉션'은 놀란 영화의 큰 두 가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설계와 감정, 혹은 설계와 낭만이 적절히 균형을 이룬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인터스텔라'는 이 두 가지 관점에서 보자면 분명 후자에 더 큰 비중, 아니 비중이 크다기 보다 더 노골적인 표현이 담긴 작품이었다.



(다음 단락에는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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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이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한 데에는 역시 '사랑'이라는 개념의 표현 방식 때문이 컸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다른 작품은 물론이고 감정적이라고 느꼈던 '인셉션'에서도 그 표현 방식은 직접적이지는 않은 편이었는데 '인터스텔라'에서의 후반부를 장악하고 있는 정서는, 오히려 한편으론 이런 우주 영웅 가족영화에 대명사로 불리우는 '아마겟돈'보다도 더 강력한 세기로 가족 간의 사랑이라는 정서가 자리잡고 있었다. 조금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앞서 영화의 중반부까지 우주와 웜홀에 대한 방정식을 풀 듯 논리의 파도를 따라오던 관객 입장에서는, '결국 이 모든 것의 해답은 사랑, 사랑이야!'라는 영화의 후반부가 맥이 빠질 수 밖에는 없는 노릇인데,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개인적으론 '인터스텔라'의 방식이 조금 직접적이었을 뿐 놀란의 영화는 항상 이런 드라마를 바탕에, 아니 중심에 놓았었기에 크게 이질적인 부분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사랑, 사랑이었어!'라는 식의 전개는 이 5차원이라는 개념을 재료로 하기엔 너무 1차원적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들게 마련인데, 조금 더 생각해 보니 크리스토퍼 놀란은 마치 찰리 카우프만이 '시네도키, 뉴욕 (Synecdoche, New York, 2008)'을 통해 본인의 메세지를 정말 끝까지 밀어 붙였던 것처럼, 본인이 항상 두 손에 쥐고 있던 설계와 감정의 개념을 한 발 더 나아가 하나의 개념으로 발전시키려는 시도가 아니었나싶다. 이 작품에서 후반부 사랑의 개념에 대해 다루고 있는 것을 보면 단순히 인간의 사랑이야말로 차원을 넘어서는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미지의 힘이 존재한다 라는 식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흥미로운 가설을 꺼내놓는데, 바로 사랑이라는 개념이 아직 인간이 알아 낸 과학적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인간이 발명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혹시 설명할 수 없는 과학적 개념이 아닐까 하는 점이었다. 즉, 사랑이라는 것이 감정의 산물이 아니라 일종의 과학적 산물 혹은 미래에는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설명이 가능한 무언가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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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접근은 이 영화를 통틀어 가장 흥미로운 접근이었는데, 처음엔 이 같은 영화의 태도가 '와, 정말 대단한데!'라고만 느껴졌는데 조금 더 생각해보니 이 작품의 기반이 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로버트 저메키스의 '콘택트 (Contact, 1997)'가 던진 화두인 '과학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분명히 경험한 것'에 대한 부분을 다시 한 번 메시지로 채용했다고 볼 수 있을 듯 하다. 즉, 아빠가 똑같이 딸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것은 맞지만 그 이유가 된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영화가 바라보든 태도는 이전 다른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인터스텔라'가 왜 흥미로운 작품인지를 또 한 번 보여주는 중요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콘택트'와 근본적으로 조금 다른 부분도 있다. '콘택트'는 이 광할한 우주에 인간만이 존재한다면 얼마나 공간 낭비인가 라는 말처럼 외계 생명체에 가능성에 대한 중요성이 짙게 깔려있는 작품이지만, '인터스텔라'는 그 중심이 외계 생명체라기 보다는 오히려 인간 혹은 인간의 진화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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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끝!)



어쨋든 '인터스텔라'는 놀란의 다른 작품들처럼 하나 하나 따져보면 '왜 그런한가?'에 대해 소품이나 배경, 인물, 대사 등 모두 이유를 찾고 설명하는 것이 가능한 영화일테지만, 다른 한편으론 그런 것들을 다 재료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더 강력하게 드러난 낭만적인 가족 드라마이기도 했다. 뒤돌아 보면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들은 다들 순수하리만큼 낭만적인 인물들이 중심이 된 드라마였던 것 같다. 마치 더 이상 막는 것이 불가능한 디지털의 시대에 끝까지 필름 촬영을 우선하고 3D를 배제해 온 그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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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5차원이라는 걸 시각적으로 경험하는 건 '그래비티'의 우주를 경험하는 것과는 또 다른 체험이었어요. 오히려 이 부분은 나중에 블루레이가 나오면 서플먼트를 통해 좀 더 구조적인 뒷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네요.


2. 한스 짐머의 음악이 참 좋았어요. '다크나이트' 이후 가장 인상적인 그의 작품인듯. 김혜리 기자의 말만 따라 정말로 놀란 작품만 특별히 더 신경 써주는 것 같은 느낌이 ㅎㅎ


3. 본문에도 전반적으로 뉘앙스를 밝혔지만 개인적으로 놀란은 '5차원은 이렇게 표현하면 되겠다!'라는 것을 생각했던 것 만큼, 극 중 쿠퍼가 비디오를 보며 눈물 흘리는 장면을 먼저 떠올렸을 거라고 생각해요. 극의 구성상 중간 정도에 등장하기는 하지만, 마치 마지막 대사를 하려고 영화를 만든 것은 아닐까 싶었던 링클레이터의 '보이후드'처럼 감정적으론 이 장면을 보여주려고 한 건 아니었을까 싶은.


4. 그냥 다른 얘긴데, 만약 이 영화를 그대로 번역해서 '별과 별 사이'로 개봉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지 궁금하네요. 감독이 전한 의도는 분명 '별과 별 사이' 일텐데 이를 그대로 번역하면 무언가 다른 느낌을 받게 되어버리는 묘한 영어 제목 번역의 현실. 꼭 이 작품 만의 얘기가 아니라 가끔 미국인들은 있는 그대로의 제목들을 어떤 느낌으로 받아들일지 궁금해지더군요. 우리는 아무래도 영어 그대로를 제목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보니 오히려 번역하게 되면 느낌이 애매해지는 경우도 발생하다보니.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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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오브 투모로우 (Edge of Tomorrow, IMAX 3D, 2014)

켠 김에 왕까지



톰 크루즈와 에밀리 블런트 주연의 또 다른 SF액션 영화 정도로 생각했던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아주 구체적으로 게임을 영화화 한,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FPS게임을 진행하는 프로세스를 그대로 영화화 한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흔히 게임을 영화화 했다고 하면 게임의 배경이 되는 내용이나 그 스토리를 그대로 영화화 한 경우를 떠올릴 수 있겠는데,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경우는 이와는 달리 1인칭 슈팅 게임인 FPS 게임을 유저가 실제로 플레이하는 과정 그 자체를 영화로서 풀어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간 여행의 개념이 아닌 리스폰, 혹은 리플레이의 개념으로 풀어낸 흥미로운 아이디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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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빌 케이지 (톰 크루즈)는 외계인과의 전투 중 우연히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갖게 되어 매일 같은 하루를 살게 된다. 이런 비슷한 설정의 영화로는 빌 머레이 주연의 '사랑의 블랙홀 (Groundhog Day, 1993)'을 떠올릴 수 있겠는데, 이 작품은 정확히 타임 루프라는 설정을 가져온 작품인 반면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타임 루프라기 보다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과정으로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즉,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중요한 것은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주인공이 어떻게 다르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매일 반복됨으로 인해 오늘은 가지 못했던 그 다음을 조금씩 계속 전진해 간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것은 정확히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식과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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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게임을, 특히 FPS 싱글 모드를 한 번이라도 플레이 해 본 이들이라면 영화 속 케이지의 이야기가 너무 쉽게 받아들여 졌을 것이다. 유저의 성향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겠지만 게임이 익숙해 졌다고 생각될 때, 노멀 난이도가 아닌 극한의 난이도로 싱글 모드를 다시 플레이 해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정말 수십번을 반복하고 여러 날을 같은 에피소드를 반복해서 플레이하게 되는 일이 많다. 사실 게임은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보여지는 현실보다 더 어려운 경우인데, 근래의 FPS 게임들은 영화의 경우와는 달리 반복할 때마다 정확히 100% 그대로의 상황이 구현되지는 않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플레이를 해야 만이 여러가지 경우에 미리 대처할 수 있는 편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공감하게 되었던 순간은 케이지가 더 이상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 포기하려고 하는 순간이었는데, 게임으로 따지자면 이른바 패드를 던져버리고 싶은 순간이 떠올라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 또한 수십 번을 반복한 탓에 더 이상은 시도해 볼 것이 없다고 생각되던 순간, 우연한 실수 혹은 시도가 드디어 다음으로 넘어가는 계기가 되는 순간의 쾌감도 영화의 전개에서 그대로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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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이 반복되는 게임 설정에 집중하고 있다보니 몇 가지 제한된 부분들도 있었는데, 지구를 지배하려는 외계인들의 설정이나 이에 대응하는 최첨단 수트를 기반으로 한 병기들의 활용 등도 딱 필요한 만큼만 노출될 뿐 추가 설명이나 활약상은 제한적인 편이라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아마도 이 내용이 실제 게임이었다면 좀 더 자세한 배경이나 활용이 가능했지 않았을까 싶다.


결과적으로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영화 속 주인공인 케이지 입장에서는 리스폰 될 때마다 세이브 된 상태에서 다시 시작되는 형태이긴 하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영화 시작과 동시에 플레이를 시작해 최종 보스 전까지 한 숨에 달려야 하는, 즉 켠 김에 왕까지 깨버리는 그런 영화였다. 그래서일까. 난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혼자서 고약한 생각을 했다. 맨 마지막 장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되는 하루에 케이지가 '아 몰라, 이제 안해안해'하고 손사래를 치면서 허무하게 끝나는 그런 엔딩. 아니면 '아놔, 저장 안했네'하며 황당하게 끝나는 그런 엔딩. 그랬다면 정말 극장에서 환불 소동 벌어졌으려나. 고약한 상상이네.



1. 게임의 세계관과 외계인 등 설정을 보니 자연스럽게 몇 년 전 참 재미있게 했던 게임 '기어즈 오브 워'가 떠오르더군요. 여러가지로 겹쳐요.


2. 톰 크루즈 주연 영화를 소개할 때 마다 하는 얘기지만, 이 영화 역시 관객을 이끄는 요소 중 절반 이상은 톰 크루즈라는 배우의 힘이죠. 톰 아저씨가 하면 모든지 그럴싸 합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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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질주 : 더 맥시멈 (Fast & Furious 6, 2013)

아날로그 박력 넘치는 액션 영화!



빈 디젤과 폴 워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로 이뤄진 출연진으로 시리즈를 거듭해오고 있는 '분노의 질주 (Fast & Furious)' 시리즈가 벌써 여섯 번째를 맞았다. 처음에 흥미를 가졌던 시리즈는 작품이 계속되면서 조금씩 흥미를 잃게 되었는데, 그렇게 중간 몇 작품을 빼 먹었음에도 신작인 6편은 꼭 봐야지 하는 기대를 했었다. 그 기대는 거의 100% 예고편 때문이었는데 아이맥스 대 화면으로 본 박진감 넘치는 예고편은, 설사 예고편이 전부인 영화라 하더라도 이건 볼 만하겠다라는 생각에 주저 없이 아이맥스를 선택했고, 그 선택은 옳았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아니 이번 여섯 번째 작품은 시원한 액션 영화를 기다렸던 관객들에게 지루할 틈 없이 스케일 있는 액션을 선보이는 깔끔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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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작품과 이어지다시피 하는 전작들을 몇 편 보지 않은 상태라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이번 작품에서 대략적으로 설명해주는 것 만으로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물론 시리즈를 한 편도 빼놓지 않고 함께 해 온 관객들만이 느낄 수 있는 장점과 매력 들도 분명 있겠지만, 나처럼 듬성듬성 본 이들이나 처음 보는 이들도 크게 따라가기 어렵지 않은 작품이었다는 얘기다. 어쩌면 이것도 이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일지 모르겠다. 스토리라면 스토리가 있겠지만 (오히려 6편 단독으로 보았을 때의 줄거리는 전형적이고 단순한 편이나 시리즈를 관통하는 줄거리는 좀 더 있는 편이다), 복잡하고 심오하기보다는 바로 액션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택한다. 이미 캐릭터 소개가 예전에 다 끝난 작품이기에 바로바로 본격적인 장면을 내세울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었다. 만화 같은 조합과 장면에도 그 '박진감'과 '무게감'이 있기에 적어도 유치하다는 생각을 머리로는 해도 눈과 가슴으로는 흥분되게 하는 그런 액션 들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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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 만의 장점이라면 역시 멋진 자동차와 추격 전 그리고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배기음을 들 수 있을 텐데, 업그레이드 된 액션 시퀀스는 예고편에서 보여주었다시피 탱크와 거대한 비행기를 등장 시키기에 이르렀고, 그 스케일은 이 작품의 액션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탱크가 등장한 장면이나 비행기가 등장한 장면이 생각보다는 더 큰 임팩트를 주지 못한 것도 있지만,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그 만큼이나 본연의 자동차 액션에 더 자신이 있고 비중을 두었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번 액션이 마음에 들었던 건 최근 본 시리즈 이후 획일화 된 기술이 중심이 된 결투 액션에서 벗어나, 그야말로 몸과 근육으로 하는 액션 시퀀스를 보여준 점이었다. 빈 디젤은 물론 WWE 슈퍼스타 출신의 '더 락' 드웨인 존슨이 함께 펼치는 클라이맥스의 액션 신은, 오랜 만에 액션 장면을 보면서 소리 내어 '와!'하는 탄성을 내뱉을 정도로 박력있는 장면이었다. 그 울퉁불퉁 우락부락한 근육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거대한 액션 들은 기술이 중심이 된 디테일 한 액션 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무게 감과 박력, 그리고 무엇보다 오랜 만이라는 신선함까지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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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이 박력 넘치는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으로 인해, 그 동안 빼 먹었던 전작들을 모두 다 다시금 챙겨보게 만들고 더 나아가 이제는 속편을 기다릴 정도로 좋아하는 시리즈가 되었다. 거기다가 다음 편에 더 막강한 '그'가 적으로 등장할 예정이니 이건 뭐 더 기대할 수 밖에...



1. 본 편이 끝나고 바로 이어지는 쿠키 장면에 바로 속편에 등장할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분도 자동차 액션 하면 빠지지 않는 분이라 더 기대!


2. 예전에 얘기한 적이 있지만 전 폴 워커의 팬입니다. 그가 이 시리즈 외에 다른 작품들에서는 빛을 못 보고 있어서 안타까워 하는 사람이죠. 오랜 만에 그를 스크린에서 보게 되어 반가웠어요;;


3. 속편을 보기 전에 전작들을 다시 챙겨봐야겠어요. 바로 블루레이 박스셋을 찾아 잠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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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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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에이브람스의 최초의 IMAX 3D 영화이자 전작 '스타트렉'의 속편인 '스타트렉 다크니스' (국내 제목 확정)의 메인 예고편이 최초로 공개되었습니다!

사실 기존 TV시리즈와 극장판 '스타트렉'의 팬이 아니었음에도, J.J의 '스타트렉'은 영화적 재미는 물론 기존 TV시리즈까지 다시 보게 끔 만드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는데요,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더 두근거리는 속편이 나올 것 만 같습니다!


전편에 등장했던 배우들에 이어 이번 작품에는 무려 배네딕트 컴버배치가 출연하고 있어서 더더욱 기대가!!! 올해 여름 국내 개봉 예정이라는데, 기다림이 쉽지는 않겠네요 ㅠ


긴 말 할 것 없이 예고편을 보시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 IMAX 3D, 2012)

믿음을 말하는 거대한 이야기



연초부터 정말 흥미로운 작품을 보았다. 이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 2012)'는 복합적으로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의 두 가지 스타일은 각각 정반대의 경우인데, 하나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너무나 분명해서 이를 영화가 이끄는대로 끝까지 따라간 뒤 영화가 맺은 마지막에 동의하거나 그렇지 않거나를 선택하면 되는 경우고, 다른 하나는 영화는 적게는 두 가지의 길을 많게는 모든 것이 다 가능하도록 설계 되어 있어서 영화 스스로는 답을 하지 않은 채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경우다. 이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가 흥미로운 것은 보는 이에 따라 이 두 가지가 모든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이다. 꼭 보는 이에 따라서가 아니라 같은 사람에게서도, 곱씹어 보기에 따라서 명확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정반대의 경우로도 생각해볼 수 있고, 반대로 열려있다고 여긴 지점이 너무도 분명한 주장이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넓게 보았을 때 '믿음'에 관한 영화라는 점만은 분명한 것 같다. 믿거나 말거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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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이야기는 영화 후반부에 파이가 작가와 관객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처럼 두 가지 이야기 중 무엇이 진실인가도 중요하지만, 그 가운데 어떤 것이 진실인가 라는 것보다는 둘 중 하나 혹은 모두가 다 이야기일 수 있다는 것이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우리가 영화 내내 공감하고 따라왔던 파이가 들려준 리차드 파커와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이 이야기를 믿지 못하는 일본 선박회사 사람들에게 들려준 참혹한 이야기 역시 '이야기'일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영화를 보는 동안에도 내 생각은 불분명 했었다. 파이가 영화 내내 들려준 이야기에 흠뻑 빠져 한 순간도 의심하지 않았던 적도 있었고, 마지막 파이가 일본 선박 회사사람들에게 눈물을 흘리며 다시 이야기를 들려 줄 땐 '아!'하며 진실이 무엇인지 반대로 의심하지 않게 되었었다. 하지만 극장을 나오며 다시 곱씹어 본 영화는 과연 어떤 것이 진실인가를 넘어서서, 내가 더 믿고 싶은 것은 어느 쪽일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쩌면 영화가 궁극적으로 묻고 싶었던 바로 그 부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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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단순하게 실제 참혹했던 일을 이런 판타지로 승화(?)시킨 파이의 이야기에 목적성이 있다고만 생각했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 이야기(편의상)에서 내가 파이였다면 이런 오인 혹은 회피의 과정 없이 남은 삶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으로, 여기에 대입해 인간이란 무엇이든 믿는 바 대로 자신을 컨트롤 혹은 속일 수 있는 존재라는 메시지에 다다랐는데, 좀 더 생각을 이어가다보니 이런 방식으로의 회피나 왜곡을 과연 옳다고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 이르렀다. 만약 이 이야기를 근거로 파이에게 일어났던 실제의 일들을 유추해 본다면 (식인섬을 비롯) 파이가 처해던 상황을 이해한다고 해도 어디까지 용인할 수 있는 가에 대해 쉽게 답하기가 어려웠다. 즉, 리차드 파커는 사실상 파이의 또 다른 자아가 표현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이를 유체이탈 화법을 통해 3인칭 시점으로 본다면 리차드 파커를 탓하기는 커녕 안쓰러움마저 들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리차드 파커를 타자로 인정했을 때의 얘기지, 이것이 파이 본인의 이야기라면 답변은 달라질 수 밖에는 없다.


사실 여기서 리차드 파커의 이야기가 사실 파이 본인의 이야기였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파이가 스스로 리차드 파커로 타자화 하여 또 다른 이야기의 가능성을, 또 다른 진실의 가능성을 만들었다는 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말해 파이 스스로가 작가에게 이 이야기를 듣고 나면 신의 존재를 믿게 될 것이다 라는 식으로 의도한 것 자체가 비판적인 측면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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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보니 '라이프 오브 파이'가 영화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떠올려 보게 되었다. 모든 영화는 '영화'에 관한 영화라는 얘기처럼 이 작품 역시 같은 맥락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영화라는 것은 2시간 정도의 시간 동안 감독이 철저히 주도권을 쥐고 관객을 믿게 만들거나 오해하게 만드는 예술이다. 즉, 어떤 영화라도 '만들어 졌다'라는 태생적 요소를 부정할 수 없다는 얘기인데, 그런 측면에서 '라이프 오브 파이'의 거의 대부분은 특히 더 가짜의 것들로 채워졌다는 점이 흥미롭다. 믿음에 관한 영화임에도, 아니 그래서 인지 몰라도 이 영화의 대부분은 가짜로 '만들어 진' 것들이다. 호랑이 리차드 파커는 물론 대부분 CG로 만들어졌고, 바다도, 하늘도, 대부분의 배경들도 CG로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만들어진 것들이 겹겹으로 쌓여 복합적인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는 영화다. 이 허구로 쌓인 겹겹의 구성이 본래의 진실을 더 강하게 만들고자 함인지, 반대로 본래의 진실 혹은 거짓마저 강하게 부정하려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모르겠다라기 보다는 어느 한 쪽을 선택하고 싶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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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는 매우 직접적으로 관객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믿겠습니까?'라고. 이 글을 시작할 때만 해도 결론을 내릴 수 없겠다 라는 것에서 시작했지만, 결론을 내려보자면 지금은 답할 수 없다 정도일 것 같다. 다시 말해 이 대답은 대답을 하는 시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그런데 솔직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건, 내 마음 한 켠에서는 간절히 믿고 싶어하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걸 논리적으로 설명하자면 필요 없이 장황해질 것만 같은데, 어찌되었든 무언가를 아무 조건 없이 믿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 '라이프 오브 파이'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사실'인 것 같다. 그것이 맹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말이다.



1. 아이맥스 3D로 보았는데, 이 영화는 '이야기' 만큼이나 보고 느끼는 것이 중요한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아이맥스 3D관람을 추천하고 싶어요. 이 영화가 믿음이라는 주제를 표현하는 방법 중에는 관객을 압도하려는 시각적 의도가 분명히 있거든요.


2. 이안 감독의 스펙트럼은 진짜 놀라운 것 같아요. 작품의 호불호를 떠나서 '헐크' '색,계' '라이프 오브 파이' '센스 앤 센서빌리티' '와호장룡'이 같은 감독의 필모그래피라고 믿기는 힘들죠. 이것도 믿음의 문제인가요 ㅎ


3. '라이프 오브 파이'는 좋아하는 영화인 동시에 다시 보고 싶은 영화네요. 다시 보고 싶어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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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 뜻밖의 여정 (The Hobbit : An Unexpected Journey, IMAX HFR 3D, 2012)

피터 잭슨의 다르지만 같은 삼부작의 시작



J.R.R.톨킨의 반지 삼부작을 훌륭히 영화화 하는 데에 성공했던 피터 잭슨이 '반지의 제왕'보다 앞선 이야기를 다룬 '호빗 (The Hobbit)'을 차기 작으로 선택했을 때는 당연히 반지의 제왕의 팬으로서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지의 제왕' 삼부작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수준을 또 한 번 격상 시킨 멋진 작품이었기에, 피터 잭슨이 다시 한 번 중간계의 이야기를 영화화 한다고 했을 때에는 당연히 우려보다는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지만, 원작을 읽어본 입장에서 '호빗'은 분명 '반지의 제왕'보다는 좀 덜 재미 있을 것이라고 (이건 명확한 상대 비교다) 예상을 하고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관람을 하였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대했던 것에는 못 미치는 조금은 아쉬운 작품이었다. 그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을 수 있을텐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영화 '호빗 : 뜻밖의 여정'이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를 너무도 닮아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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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제목은 '호빗'이지만 아직은 호빗인 '빌보 배긴스'보다는 드워프인 '소린'이 더 주인공스럽다)



이건 원작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즉 피터 잭슨의 문제 만은 아니라 고도 할 수 있을 텐데, 기본적으로 톨킨의 두 작품은 같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조금 다른 시기의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로서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이야기 측면이 아니라 이 이야기를 영화화하는 피터 잭슨 역시 자신이 이미 만들어 놓은 '반지의 제왕' 삼부작의 방식을 그대로 '호빗'에도 적용하려고 했다는 점 때문이었다. '호빗'에 나오는 각각이 캐릭터는 그대로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겹쳐 놓아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뭐 몇 몇은 동일 인물이니 따로 말할 필요도 없을 테고), 그 줄거리의 구성 역시 '반지원정대'의 구성을 그대로 취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같은 원작 자와 같은 세계관, 비슷한 설정의 이야기라는 점 때문이 아니라, 이미 영화화 된 '반지원정대'의 구성과 카메라 앵글, 음악, 캐릭터 활용 등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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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의 간달프는 확실히 아직 빌보가 힘을 얻기 전이라 그런지 더 큰 비중을 드러낸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간달프라는 캐릭터의 위치는 이 중간계의 세계관에서 정말 흥미로운 일들을 발생 시키는 듯 하다.)



조금 심하게 얘기하자면 '호빗'과 '반지의 제왕'은 다른 시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같은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것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의 유사성이 발견되다는 얘기다. 이것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원작이 같은 유사성 때문이 아니라 피터 잭슨의 영화화 방식에 관한 이야기다. 그래서 '호빗'은 '반지의 제왕' 팬이라면 원작을 읽지 않았더라도 어렵지 않게 다음 장면과 다음 시퀀스를 예상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앞으로 나올 두 작품의 줄거리도 어느 정도 예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호빗'은 실망스러운 작품은 아니다. 169분의 긴 러닝 타임이었지만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이 영화에게 내가 걸고 있던 기대가 앞서 말한 새로운 것에 대한 것도 있는 반면, '반지의 제왕'을 보며 느꼈던 판타지 영화의 쾌감을 다시 한 번 보고자 하는 면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좀 더 명확하게 얘기하자면 피터 잭슨이 영화화 하는 완전히 새로운 중간계의 이야기가 아니라, 원작의 관계가 그러하듯 새로움의 즐거움이 아닌 반가움의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기를 바라는 점이 없지 않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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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린은 정말 상남자다. 그는 간달프와 한 화면에 있을 때를 제외하면 절대 드워프로 믿기 어려울 정도의 미모와 비율을 가졌다!!)


그러니까 이 '다르지만 같다'라는 점은 묘하게 장점과 단점이 모두 된다는 얘기다. 아마도 이 부분이 이후 이야기할 48프레임이라는 기술적인 측면과 더불어 가장 크게 호불호가 갈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나 한 사람 안에서만 봐도 두 가지 측면이 이렇게 장단점으로 확연히 구분되는데, 관객 개개인이 느끼는 호불호야 당연할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좀 더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과 그것을 영화화하는 방식에 있어서 좀 더 새로운 전달 법과 구현 방법으로 '호빗'을 만들었으면 하는 기대가 더 컸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번 '호빗'에 있어서 영화 팬들 사이에서 더 큰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점이 바로 HFR, 즉 48프레임의 영상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실제로도 이 부분이 가장 논란이 될 수 밖에는 없지 않나 싶다. 제목에 있는 것처럼 나는 이 영화를 아이맥스 3D HFR로 보았는데, 아이맥스와 3D는 기존에 이미 익숙한 것이니 재쳐 두고 48프레임만 두고 보자면 확실히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을 지울 수 없었다. 이런 극도의 사실적인 표현, 화면의 부드러움이 고도화되어 기존의 영화 화면과는 다른 HD카메라로 일상을 찍은 영상 같은 느낌을 주는 영상은 1차적으로는 일단 이질감을 줄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혹자는 이 48프레임 화면을 들어 '서프라이즈' 같다는 얘기도 했었는데, 그 이야기가 어느 정도 이해될 정도의 이질감이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48프레임을 보면서 든 생각은, 이것이 단순히 처음이라서 겪는 이질감인지 이 포맷 자체에 대한 거부감 인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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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아날로그의 필름 영상도 물론 좋아하지만, 가급적이면 더 선명하고 명확한 디지털 화질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래서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디지털로 상영하는 관에서 감상을 주로 해오곤 했는데, 그건 아이맥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즉, 아이맥스로 촬영된 영화라면 가급적 최고의 체험을 할 수 있는 아이맥스 포맷으로 관람을 해왔다는 얘기다. 다시 48프레임으로 돌아와서, 이번 '호빗'을 보고 든 생각은 과연 48프레임이 앞서 이야기한 디지털과 아이맥스의 경우와 같은 관계로 읽을 수 있는 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이것은 앞서 이야기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개인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인데, 이 너무도 부드럽고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영화 같지 않고 진짜 같은 영상이 기술의 발달로 가능해졌지만, 그것이 과연 내가 좋아하는 영화인가? 라는 질문에 있어서 단순히 그 동안 좋아했던 영화의 방식과 다른 방식이어서 만의 문제일까?라는 재 질문을 던져보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정리해서 이야기하자면 48프레임으로 제작된 호빗은, 내가 '영화'라는 이름으로 보던 영상의 특징은 상당히 사라진 측면이 있었다. 그것이 기술적 측면으로 보았을 때 다운 그레이드가 아니라 업그레이드라 할지라도 말이다. 각자의 호불호를 떠나 개인적인 측면에서 이 신기술의 활용에 대해 드는 느낌이라면, 적어도 지금 구현된 형태가 완성형이라면 앞으로 시간이 흐르더라도 쉽게 익숙해지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하자면 48프레임이라는 기술의 사용이나 구현 기술에 있어서 아직 완성형은 아니라고 보았을 때, 당장 '호빗'의 속편 들에서는 지금보다는 좀 더 이 기술을 (혁신적이더라도) 자연스럽게 영화라는 장르에 안착 시키는 발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이번 '호빗 : 뜻밖의 여정'의 활용에서는 CG가 사용된 장면들에 있어서 실사와의 결합이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이 더 도드라지기도 했는데, 이런 부분들도 앞으로는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되기에, 기술적 측면에서는 속편이 더 기다려지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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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의 등장은 그 자체로 반가움이었다. 골룸의 연기력은 그 어떤 배우보다도 훌륭하기 때문)



결론적으로 피터 잭슨의 '호빗 : 뜻밖의 여정'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팬으로서 반가움과 아쉬움이 동시에 드는 작품이었다. 반가움의 측면이 나쁘지는 않지만 너무 직접적이었던 경우는 반감이 커지는 경향이 있었으며, 조금은 더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으면 하는 바램을 남기기도 했다. 48프레임이라는 새로운 영상은 분명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는 없는 점이 아니었나 싶다. 이번' 호빗 : 뜻밖의 여정'만 놓고 보면 48프레임의 활용이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피터 잭슨과 제작진이 속편 들을 통해 이 새로움을 조금은 더 자연스럽게 녹여 내리라 한 번 더 기대해 본다. 



1. 문제가 되었던 국내 아이맥스 HFR 3D 상영관의 싱크 문제는 해결이 된 것 같더군요. 상암 CGV에서 보았는데 전혀 문제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2. 2회차 관람은 HFR 3D Atmos 관으로 할 작정입니다.


3. 예전에 원작 소설을 읽었었는데 당시는 잘 집중하고 읽지 못했는데, 이제 다시 한 번 읽어 보려구요. 어렴풋한 기억만 떠올려보아도 원작과 다른 부분들이 제법 있었던 것 같네요.


4. 어쨋든 중간계는 매력적인 곳이에요. 남은 두 작품을 통해 피터 잭슨이 다시 한 번 이를 입증 시켜주길 기대해봅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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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 망원경을 통해 다시 보게 되는 우주 그리고 지구


1990년 4월, 인류 최초의 우주망원경 '허블 (Hubble)'은 우주로 떠났다. 이후 우리는 허블을 통해 우주의 신비를 더욱 실감나는 놀라운 영상으로 만나 볼 수 있게 되었다. 지난 해 5월 국내에서도 아이맥스 3D로 개봉했었던 다큐멘터리 영화 '허블 3D'는 바로 이 허블 망원경의 수리를 위해 우주로 떠난 우주 비행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무래도 '허블'이라는 제목만 듣고서는 우주의 신비에 대한 본격적인 작품이 아닐까 짐작하기 쉬운데, 이 작품의 포커스는 분명 이 허블 망원경을 수리하는 것에 있으며, 이를 중심으로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우주 비행사들의 이야기와 허블 망원경으로 인해 볼 수 있게 된 우주와 지구의 모습들에 대해 들려준다.






허블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로 떠나는 우주 비행사들의 이야기나 이들이 우주로 나가 실제로 허블을 수리하는 과정 자체가 새롭다거나 긴장감을 주는 편은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수리'라고 표현한 과정이 결코 쉽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영화가 그 어려움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정보 성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체감하기 어려울 뿐). 그렇다면 약 44분의 러닝 타임으로 그리 길지 않은 이 다큐멘터리 작품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는 역시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우리가 사는 지구의 모습과 허블 망원경의 웅장한 자태에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아이맥스 촬영을 위해 370킬로그램이나 되는 무게의 아이맥스 3D 카메라를 약 8분 분량의 아이맥스 필름과 함께 우주선에 실은 결과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 분량이 짧고 대부분이 지구를 뒤로 하고 허블을 수리하는 과정의 영상이기는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 스케일이 주는 웅장함은 대단하다. 그리고 새삼스럽기도 하지만 허블 망원경 보다 도 그 뒤에 펼쳐진 지구의 아름다움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되기도 한다.






두 번째는 허블이 찍은 우주의 이미지들을 3D로 재구성한 영상들이다. 부가영상을 통해서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지만 이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많이 공을 들인 부분은 바로 우주의 경이로운 모습을 관객들이 실제 우주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3D 영상과 이미지를 만드는 일이었는데, 단순히 허블이 찍은 이미지를 입체감만 주어서 재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논리들을 꼼꼼히 분석하여 시각적인 효과는 물론 과학적으로도 수준 높은 영상을 만들어 냈다. 실제로 3D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해보지는 못했지만, 은하계를 스치듯 지나치는 장면들이나 화면 가득 쏟아질 듯이 펼쳐지는 우주의 별들은 입체감을 느끼기에는 더 없이 좋은 소스가 아니었을까 싶다. SF영화 속에서 보았던 것처럼 화려한 영상은 아니지만, 실제 우주가 주는 경이로움을 전달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사실 이 다큐를 보기 전에는 당연히 '우주'에 대한 경이로움을 전달하려는 것이 최우선인 작품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혹은 허블 망원경의 놀라운 성능이라던가), 영화를 다 보고나니 결국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그 우주 가운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이 아니었나 싶다. 허블 망원경이 있어서 가능했던 우주의 모습들도 물론 경이롭지만, 역설적으로 수리를 위해 떠난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의미를 발견했다고 할까. '허블'이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나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감독이 말하고자 했고 보여주고 싶었던 건 결국 지구가 아니었나 싶다.




Blu-ray : Menu





Blu-ray : Video Quality

블루레이의 화질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우주로 떠나기 전 우주 비행사들이 훈련하고 준비하는 과정 등 지구에서 이뤄진 장면들의 화질도 훌륭하고, 우주로 나가 아이맥스로 촬영한 허블의 수리 장면이야 말할 것도 없다. 빛을 그대로 반사시키는 허블 망원경의 외부 재질은 블루레이의 화질을 통해 훨씬 더 선명하게 지구의 모습을 반사시키며, 깊은 블랙으로 인해 우주의 어둠은 더 깊게 지구의 푸른 색은 더 선명하게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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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S-HD의 사운드 역시 부족함이 없다. 아틀란티스 호가 발사할 때는 정말로 볼륨에 따라 방안이 그 특유의 끓어오르는 사운드로 인해 진동할 정도로 실감나는 발사 당시의 사운드를 전달한다. 다큐멘터리의 특성상 사운드적인 체감을 할 만한 장면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내레이션의 사운드와 극중 인물들의 대사를 각각 선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특이한 점이라면 아마도 내레이션과 구분을 하기 위함 인 듯 한데, 극 중 인물들이 모습이 나오지 않고 목소리만 삽입되었을 때는 음성이 센터가 아닌 서라운드 채널을 통해 표현되는 것이 독특한 점이었다.

Blu-ray : Special Features




부가영상으로는 'Inside IMAX Hubble 3D'를 먼저 만나볼 수 있는데,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으며 아이맥스 3D로 구현하기 위해 겪어야 했던 과정들과 관객들이 실제 우주를 보는 것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우주의 영상을 구현하는 과정 등이 담겨있다.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내레이션을 맡은 것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작품인데, 짧기는 하지만 디카프리오의 녹음 장면도 만나볼 수 있다. 참고로 국내 개봉 시에는 안철수 교수의 내레이션 버전이 수록되었었는데 블루레이에서도 이 두 가지 버전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구수한 안철수 교수의 버전보다는 디카프리오의 설득력 있는 버전을 더 추천하고 싶다.






또 다른 부가영상으로는 'Webisodes' 라는 제목의 영상이 수록되었는데, 영화 속 임무를 수행했던 우주 비행사 마이클 매시미노의 안내를 통해 우주 비행사의 하는 일과 각종 기기들과 장비들의 사용법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총평] '허블 3D'를 한 마디로 평하자면 44분이라는 러닝 타임 탓에 극장용 보다는 오히려 블루레이로서 더 큰 장점을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특히 교육적인 내용과 우주의 신비로움 그리고 그 우주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들은 길지 않은 러닝 타임과 맞물려(개봉 당시와 마찬가지로 BD도 가격 부분에서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이른바 '접대용' 타이틀로서 톡톡한 역할을 할 것이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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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 (Titanic, IMAX 3D, 2012)

3D로 다시 본 타이타닉 그리고 1998년의 추억



최근 아이맥스 3D로 재개봉한 제임스 카메론의 대표작 '타이타닉 (Titanic, 2012)'를 보았다. 최근 본 영화 '건축학개론'도 그랬지만 이 영화 '타이타닉'은 나로 하여금 90년대를 다시금 추억하게 만들었는데, 한 편으론 '와, 벌써 시간이 이렇게 훌쩍 지났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은 사실 지금처럼 영화를 열심히 보지는 않던 어린 시절에 본 영화라 복잡한 의미나 생각보다는, 훨씬 간결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작품이었는데 3D나 아이맥스 여부와는 상관없이 이 추억 속의 대작을 극장에서 다시 감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반가운 일이었다. 그렇게 다시 보게 된 '타이타닉'은 이미 DVD를 통해 여러 차례 보았을 정도로 익숙한 영화였으나, 또 다시 빠져들도록 만드는 매력을 여전히 갖고 있는 작품이었으며, 10년이 넘는 세월이 만들어낸 또 다른 감정과 디테일을 만나볼 수 있는 두근대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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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또 봐도, 탄성이 마음 속으로가 아니라 입밖으로 터져나올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디카프리오의 저 미모!!)


이번에 '타이타닉'을 극장에서 대화면으로 다시 보며 새삼 느낀 바이지만,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이고 위대한 부분은 타이타닉 호의 엄청난 스케일이나 재난을 현실적으로 그린 부분이 아니라, 주인공 '잭 도슨'이라는 캐릭터를 관객들이 사랑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영화 속에서 관객들이 잭을 사랑하게 되는 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는데, 잭이 로즈를 구해준 댓가로 부자들이 참석하는 저녁 식사에 초대받고 시계 아래 계단에서 로즈를 기다리던 그 때. 계단 위 로즈를 발견하고 지긋이 위로 로즈를 바라보는 바로 그 순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다운 마스크는 모든 관객을 로즈와 같은 느낌을 받도록 만들었다. 즉, 이 순간 자기도 모르게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극중 '잭'에게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허름한 주인공이 그럴싸한 옷으로 치장하고 나타나는 수 많은 장면들 가운데서도, 개인적으로는 '타이타닉'의 이 장면을 가장 최고로 꼽고 싶다. 그리고 이번 재관람에서도 역시 (뻔히 다 알면서!!) 바로 이 순간 나도 모르게 또 한 번 탄성을 내뱉을 수 밖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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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1998년 개봉 당시 극장 내에서는 디카프리오가 처음 양복을 입고 거울 앞에 섰을 때 여기저기서 '우아~'하는 소리가 객석에서 터져나왔으며, 위에서 언급한 바로 저 장면에서 역시 정말 날개를 단 디카프리오를 보고는 '멋있다~' '하트 뿅뿅'의 탄성들이 터져나왔다. 물론 이 장면에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는 배우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는 했지만, 바로 이 순간 관객들은 디카프리오가 연기하는 '잭'에게 완전히 빠져들게 되어 이후 잭이 겪게 되는 러브 스토리와 대재난의 과정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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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이리와서 3D 체험 한 번 해볼래요?)


3D 아이맥스로 본 소감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확실히 3D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들에 비해서 입체 효과가 두드러지는 장면이 많지는 않았으나 억지스러운 효과 (일부러 입체 효과를 내려고 굳이 만들어낸 장면들 같은)는 찾아볼 수 없었다. 3D에 대한 기대치가 높거나 화끈한 입체효과를 기대했던 이들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겠는데, 개인적으로는 1997년 작임을 감안했을 때 이 정도면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수준의 적절한 효과였다고 생각한다. 재미있는 건 '타이타닉'의 가장 대표 명장면 중 하나인 두 주인공의 '두 팔벌려 타이타닉 자세(?)' 장면인데, 이 장면을 3D로 보고 있노라니 제임스 카메론이 이 장면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이 3D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ㅎ 다름이 아니라 잭은 로즈에게 눈을 감으라고 하고는 로즈를 위에 올라가도록 하고는 눈 앞에 펼쳐진 대양을 한 눈에 들어오도록 체험을 시켜주는데, 이것이 바로 3D입체 체험이 아니었나 싶다 ㅋ (로즈도 '날고 있는 것 같아요!'라며 체험 소감을 밝히지 않았는가!). 워낙에 이런 기술 쪽에 관심이 많은 제임스 카메론이다보니 이렇게까지 연결지어 생각되는게 재미있기도 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3D도 좋지만 아이맥스라는 포맷이 '타이타닉'을 즐기는데에 좀 더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워낙에 스케일이 있는 작품이기 때문인지 아이맥스라는 포맷을 만나니 확실히 시너지가 발생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역시 여러 번이나 보았던 장면임에도 '와~'하는 탄성이 나올 수 있었던 건 아이맥스라는 대화면의 영향이 컸다.




(1998년 당시 서울극장에서 본 '타이타닉' 영화 입장권. 잘 보관한 탓에 아직도 소장하고 있다)


'타이타닉'을 처음 극장에서 본 건 1998년이었다. 아마도 고등학교 때 여름 방학 기간 중이 아니었나 싶은데,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종로의 서울 극장에 가서 긴 줄을 서서 티켓을 구매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지금처럼 멀티 플렉스도 없고(혹은 많지 않고) 영화를 보려면 거의 무조건 종로(서울극장, 스카라, 대한극장, 피카디리)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개봉관 하면 제일 먼저 서울극장을 떠올리곤 했던 때라 '타이타닉' 역시 이 곳에서 보게 되었다. 얼핏 기억으로는 당시 '타이타닉'부터 극장 요금 상승을 적응하는가 마는가를 가지고 애국심까지 들먹일 정도의 티켓 가격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어쨋든 그 만큼 화제작이었고, 음...화제작이었다.


당시 반 친구들과 '타이타닉'을 보고 나와서 한 참 동안이나 여운에 빠져 살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주제곡인 'My Heart Will Go On'은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세뇌되다시피 했었으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대한 인상은 남자인 나로서도 무척이나 강한 인상을 남겼으니 여자 아이들이 어떻게 느꼈을지는 말 다했다. 당시에는 워낙에 레오의 팬덤이 대단했고 아이돌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무거운 케이트 윈슬렛 때문에 우리 오빠가 그리 되었다 ㅠ'라는 얘기가 돌기도 했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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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다시 보게 되는 영화는 아예 다른 포인트로 감상을 하게 되거나, 놓쳤던 장면들을 새롭게 만나는 재미가 주를 이루게 되는데, '타이타닉'의 경우 10년 넘는 세월이 흐르기도 했지만 (그 중간에 DVD로 본 걸 감안하면 5년 정도?)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거의 처음 보는 것과 동일한 감상을 할 수 있었다. 다 아는 내용은 물론 장면 하나하나도 다 기억할 만큼 익숙한 작품임에도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푹 빠져서 울고 웃을 수 있었던 것이야 말로 '타이타닉'이라는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니었나 싶다. 아... 오늘은 하루 종일 타이타닉 OST를 들으며 대양의 심장이 어디쯤 있을까 모험을 계획해 봐야겠다.



1. 예전 극장 자막까지는 기억이 100% 안나지만, DVD로 봤을 때의 자막과는 아이맥스 번역이 조금 달라졌더군요. 침몰 직전까지 연주하던 악사들의 마지막 대사는 '오늘 밤 자네들과 연주하게 되어 영광이었네'라는 번역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오늘 밤 자네들과의 연주 즐거웠네'로 번역되었고, 마지막 빌 팩스톤의 대사에서도 '그 안에 사람이 있었다는 걸 잊었다'라는 식의 대사가 아주 인상적이었었는데, 이번 아이맥스에서는 없더군요. 몇 군데 비슷한 사례가 더 있었던 것 같아요.


2. 예전엔 몰랐었는데 극중 로즈를 수발들던 여 하인이 나중에 침몰 될 때 추락해 죽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3. 회사에 아직 '타이타닉'을 제대로 안 본 분이 있더군요!! 어찌나 부럽던지 ㅠ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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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Mission: Impossible - Ghost Protocol, 2011)

여전한 톰 아저씨의 가능한 미션 



톰 크루즈가 이던 헌트로 활약한지가 1996년부터이니 벌서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TV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톰 크루즈라는 스타를 통해서 헐리웃의 대표 시리즈로 거듭나게 되었으며, 각 작품마다 편차가 있기는 했지만 톰 크루즈(이던 헌트)를 중심으로 매번 불가능하지만 결국 가능할 미션들을 소화해 왔다.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은 '아이언 자이언트'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등을 연출했던 브래드 버드가 감독을 맡아 더욱 기대가 되었던 작품이었는데, 과연 애니메이션 작품을 통해서는 충분한 매력과 감동을 선사했던 그가, 헐리웃의 최고 액션 시리즈 작품을 맡아 어떤 결과물을 탄생시킬 지가 몹시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MI4'는 톰 크루즈가 왜 톰 아저씨인 동시에 헐리웃 최고의 액션 배우이자 진정한 스타인지를 확인시켜주는 동시에, 픽사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브래드 버드의 작법이 은근히 담겨있어 더 매력적이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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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주목할 부분은 다시 '팀'으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물론 바로 전작인 3편에서도 이러한 모양새를 보이긴 했었지만, 이번 작품의 팀웍은 좀 더 1편의 그것에 가까워졌다. 그렇게 되면서 좀 더 첩보물의 재미(작전의 재미)가 배가 되는 동시에, 이야기의 풍성함마저 얻게 되었다. 이제는 노련하다 못해 레전드 급 요원인 이던 헌트의 완벽한 작전 수행을 보는 동시에 이제 막 현장 요원 자격증을 얻게 된 요원과 아직은 깨끗하게 마무리 짓지 못한 개인적 사연을 갖고 합류하게 된 요원들과의 앙상블은 각각 다른 재미를 주고 있어 만족스러웠다. 더불어 팀으로 귀환한 것에 더해 여기서만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유머들이 적절하게 배치된 것도 좋았다. 사이먼 페그가 연기한 '벤지' 역할은 딱 알맞은 정도의 비중이라 과한 감이 없었고, 폴라 패튼과 제레미 레너가 연기한 캐릭터들의 비중도 '팀'으로서 적절한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개인적인 의견이라면 이던 헌트와 카터 요원(폴라 패튼)과의 로맨스가 없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이 로맨스 자체가 이루어질 수 없는 스토리 구조였지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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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톰 아저씨 어떻게 ㅠ 난 못 봐 ㅠㅠ)


'미션 임파서블'을 보러 온 관객들이 기대하는 가장 큰 요소라면 역시 불가능할 것만 같은 미션에 도전하는 전문 요원들의 액션과 서스펜스에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고스트 프로토콜'은 아이맥스 포맷을 적절히 잘 활용하고 있다. 특히 고층 빌딩 위에서 펼치는 묘기에 가까운 액션들을 비롯해, 로케이션이 변경될 때마다 장대하게 훑어내려가는 카메라 워킹은 아이맥스 화면에서 더욱 빛이 났다. 즉, 아이맥스라는 포맷의 장점을 작품이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작품을 보기 전 기사 등을 통해 접해들을 수 있었던 '톰아저씨의 기행'은 확실히 도움이 되는 듯 했다. 극장에서 느낀 바로는, 분명 아찔한 고공 액션을 펼칠 때 '우와~'하는 수준과는 다른 '어떻게......'하며 가슴 졸이는 반응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확실히 관객들은 이던 헌트를 보는 동시에 톰 크루즈를 보고 있었지만, 그것이 영화적으로 단점이 되기 보단 더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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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극장 밖의 날씨가 몹시 추웠던 탓에 극장 안 온도가 오히려 더 따듯했던 것도 있었겠지만,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며 보기에 부족함이 없는 액션 시퀀스였다. 사실 전작들에 비하면 '고스트 프로토콜'의 미션들은 그 난이도와는 별개로 영화 속에서 미션을 대하는 방식에 있어서 상당히 쿨해졌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즉, 하나의 미션을 앞두고 카운트다운을 해가며 단계단계를 클리어해 가는 방식이 아니라, 단계를 최소화하고 미션 단위로 비교적 빨리 치고 빠지는 방식),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캐쥬얼하게 각 시퀀스들을 즐기고 다음을 맞이하고 하는 방식으로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반대로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는 점인데, 바로 시리즈의 유명한 테마 음악과 함께 봇물처럼 진행되는 주인공의 뒤집기 혹은 불가능할 것 같았던 미션이 가능으로 바뀌는 바로 그 순간의 희열을 느끼기에, 영화는 이러한 틈을 주지 않고 있어 아쉬웠다. 반대로 얘기하자면 전작들의 경우 테마 음악이 본편 중에 등장하는 순간의 장면들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바로 그러한 지점이 인상적이지는 못했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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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브래드 버드가 연출을 맡았다고 했을 때는 기대보다는 우려되는 점들이 더 많았었다. 과연 그에게 미션 임파서블이라는 옷이 잘 어울릴지 혹은 그가 멋스럽게 코디를 해낼지에 대한 걱정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시리즈 본연의 액션과 서스펜스는 그대로였고 (오히려 1편의 장점을 계승하는!), 블록버스터로서의 볼거리도 그 연출도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여기에 브래드 버드의 픽사 식의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제레미 레너가 연기한 '브랜트' 캐릭터의 스토리, 그리고 무척이나 픽사스러웠던 엔딩까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이러한 엔딩을 만나자니 또 색다른 느낌이었다. 감정적인 것에 특히 약한 나로서는 이러한 픽사식의 엔딩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시리즈를 이어오며 성숙해진 이던 헌트에게도 제법 잘 어울리는 엔딩이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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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폴라 패튼은 그녀의 전작들을 못 봐서인지 잘 몰랐었는데 무려 75년 생이시더군요!! 전 이런 시리즈에 흔히 등장하는 어린 나이의 모델 뺨치는 신인이 아닌가 했었거든요. 몰라봐서 죄송합니다 누님 ㅠ 저 같아도 누님처럼 창밖으로 차버렸을 거에요 ㅋ


2. 마이클 지아치노의 음악도 인상적이었어요. 픽사의 느낌과 JJ의 느낌을 모두 갖고 있는 그의 음악이 이 작품에서도 골고루 영향을 주고 있더군요.


3. 과연 톰 아저씨는 언제까지 이던 헌트로 활약할 수 있을까요! 오래오래 그래주셨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아니면 제임스 본드처럼 제 2, 제 3의 이던 헌트로 거듭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지금같아서는 절대 톰 크루즈 없는 미션 임파서블을 상상할 수 없지만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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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팬더 2 (Kung Fu Panda 2)

포의 근원을 찾는 두 번째 이야기



헐리웃에서 만든 작품답지 않게 동양의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고 패러디 수준이 아닌 오마주로 이끌어 낸 것은 물론 전연령이 즐길 수 있는 재미까지 담고 있던 작품이 바로 '쿵푸팬더'였다. 전편에 대한 만족감이야 개봉 당시 리뷰와 블루레이 리뷰 등을 통해 이미 얘기했으니, 이 글에서는 바로 최근 개봉한 속편에 대한 얘기로 넘어가려고 한다. 영화 '쿵푸팬더 2' 역시 이런 생략이 가능한 작품이었는데, 이미 캐릭터와 세계관에 대한 설정을 전편에서 끝마쳤기 때문에 속편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에 휩쓸린 포의 이야기를 좀 더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속편들이 전편만 못한 이유는, 전편에서 비중있게 그리는 캐릭터 설정과 히어로물의 경우 (쿵푸팬더는 어쨋든 운명론에 근거한 히어로물의 범주로 볼 수 있겠다) 평범한 주인공이 히어로가 되는 과정에서 얻는 재미와 감동을 속편에서는 다시 만나볼 수 없는 태생적 이유 때문일텐데, '쿵푸팬더 2'는 이러한 단점을 1편에서 암시했던 포의 출생의 비밀, 팬더인 포의 근원을 찾는 이야기로 보완하려 하고 있다. 사실 이 출생의 비밀이라는 것이 '비밀'이라고 하기 부끄러울만큼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는 점에서, 영화는 그 자체보다는 그 배경을 둘러싼 이야기와 사건들을 통해 포가 한 걸음 또 성장하는 계기를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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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이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통해 교훈을 주려 했다면, 속편은 아버지와 아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통해 또 다른 교훈을 주려고 하고 있다. 전편에는 '타이렁'이 있었다면 속편에는 공작새인 '셴'이 등장하는데, 이 '셴'이라는 캐릭터 역시 '타이렁'과 마찬가지로 본디부터 악당이었다기 보다는 부모에게 상처를 받고 내몰려 반대에 서게 된 캐릭터라 할 수 있을텐데, 그러한 점이 이 '쿵푸팬더' 시리즈가 갖는 특별한 (어쩌면 가장 특별한) 점이 아닌가 싶다.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 차원이 아니라 이 작품이 갖고 있는 운명론과 결부하여 깊은 의미가 있지 않나 싶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 글이 아닌 별도의 글을 통해 다시 한번 다뤄볼 예정이다.


그 결과가 허무하던 그렇지 않던 간에, '쿵푸팬더 2'는 포의 근원을 찾아가는 또 다른 여정이다. 전편이 '용의 전사'로서 각성하게 되는 과정이었다면, 속편은 이미 용의 전사로 활약하게 된 포가 자신의 부모와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과정인 동시에 '마음의 평화'를 통해 쿵푸의 고수로서 한 발 더 나아가게 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이 두 가지의 이야기 모두 포의 근원과 관련된 것으로서 결국 하나의 여정으로 볼 수 있을텐데, 영화가 선택한 이 여정의 방법론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만약 단순히 포의 출생의 비밀에 관한 것으로 국한시켰더라면 굉장히 심심한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며, 이 영화가 상당히 힘을 주어 얘기하고자 했던 '쿵푸'에 대한 메시지도 전달하기 어려웠을 테지만, 두 가지 이야기의 적절한 접점을 찾은 것은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쿵푸팬더 2'의 이야기가 100%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이 시리즈가 애초에 몇부작으로 기획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시리즈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2편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을 지루하지 않게 오락적 요소와 맞물려 풀어내고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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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기술적인 면에 대해서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전편에서도 느꼈던 점이지만 '쿵푸팬더'는 그 어떤 애니메이션보다 조명(Lighting)에 굉장한 퀄리티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애니메이션에서 조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실사영화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을텐데, 그 가운데서도 '쿵푸팬더'는 매우 세심하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조명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에서 자연광을 논하는 것이 우습지만, '쿵푸팬더 2'에서는 이 작품 속 자연광의 사용이 실사 영화의 그것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대단한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조명에 있어서 기술적인 우월함을 자랑하기라도 하는 듯, 다양한 밝기의 배경을 등장시키고 있으며, 실내와 실외, 자연광과 인공 조명, 불빛과 반사광 등 다양한 조명의 활용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아마도 이러한 작품의 장점은 추후 블루레이를 통해 좀 더 확연히 표현되지 않을까 더욱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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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맥스 3D의 볼거리도 충분한 편이다. 최근 들어 3D포맷으로 개봉하는 작품들이 많아지면서 반대로 3D작품에 대한 만족도가 하락하고 있기도 한데, 이는 4D 상영이 그러한 것과 마찬가지로 작품과 3D가 별로 연관이 없지만, 억지로 포맷에 끼워맞춘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쿵푸팬더 2' 아이맥스 3D는 포맷과 작품이 잘 맞아떨어진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이미 입체 영화의 신기함에는 제법 익숙해진터라 더 이상 입체만을 강조하는 3D영화는 의미가 없지만, 아직까지 입체 효과에 신기함을 갖고 있는 관객들이라 하더라도 '쿵푸팬더 2'는 나쁘지 않은 3D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굳이 입체임을 억지로 뽐내지 않으려는 작품들의 단점이라하면 3D영화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 입장에서는 조금 심심한 작품이 될 수도 있는데, 이 작품은 포의 회상장면의 경우 일부러 2D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좀 더 대비되는 느낌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참고로 이 회상 장면의 경우 일반적인 본편이 실사에 가까운 애니메이션이라고 보았을 때 별도의 애니메이션 시퀀스를 두어, 관객들로 하여금 더 이상 본편을 애니메이션에 국한되어 받아들이지 않도록 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대비는 '쿵푸팬더 2'의 또 다른 흥미로운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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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기 전 영화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멀리하는 터라, 이 영화의 감독이 한국계 여성인 여인영 감독이라는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되었는데, 역시나 싶었다. 왜냐하면 작품을 보는 내내 오히려 전편보다 더 중국에 대한 이해가 높은 장면과 설정들이 나오는 걸 보고는 '어떤 서양 감독인지 중국 문화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었을 만큼, 어설픈 설정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계 감독이 아닐까? 라는 예상마저 했을 정도였는데, 중국이 만든 화약이라는 점을 스토리에 깊게 녹여낸 점이나 예전 '황비홍'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사자놀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시퀀스, 그리고 중국의 곳곳을 표현해 낸 디테일은 단순히 설화나 전설에 기대어 만든 것이 아니라 철저한 현장 조사를 통해 만들어 진 것임을 뒤에야 알 수 있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아, 우리의 전통과 문화에 대해서도 이런 세계적 블록버스터를 통해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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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앞서 여러가지 이유들을 다 재쳐두더라도 '쿵푸팬더 2'는 가족오락 영화로서 러닝타임을 신나게 즐기기에 개인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었다. 각각이 기대하는 바에 따라 만족도는 다를 수 밖에 없는 일이겠지만, 포에게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에서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이다. 울고, 웃고 즐겼으니 이 정도면 대만족!



1. '쿵푸팬더 2'는 엔딩 크래딧을 끝까지 모두 디자인하였는데, 그 때문인지 다른 영화들보다 끝까지 크래딧을 즐기는 관객들이 더 많더군요. 굳이 쿠키 장면이 없더라도 관객을 끝까지 붙들어 놓을 수 있는 장치가 아니었나 싶네요.


2. 평소에도 엔딩 크래딧에 관심이 많아 주의깊게 보는 편이지만, 이번 크래딧에서는 놀라운 이름들을 여럿 발견할 수 있더군요. 일단은 몽키의 목소리 역할을 맡은 성룡을 다른 캐스팅과는 다르게 'and'로 표기한 것이 이채로웠고, 캐스팅 가운데서는 장 끌로드 반담과 빅터 가버의 이름까지 만나볼 수 있어 놀라웠습니다. 그래도 가장 놀라웠던 이름이라면 길예르모 델 토로가 아니었나 싶네요. 참고로 델 토로는 'executive producer'와 'creative consultant'를 맡고 있는데,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야 말로 그의 주종목이라고 할 수 있겠죠. 가족영화라 그의 컨설팅이 좀 더 적극적으로 살아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울 뿐이네요 ㅎ


3. 본문에 있는 것처럼 '쿵푸팬더' 시리즈가 담고 있는 운명론에 대해서는 기회가 되면 별도로 글을 써볼 생각입니다. 이것이 이 시리즈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흥미로운 부분이거든요!


4. 3편도 기대가 되네요. 대충 예상도 되구요. 과연 용의 전사 포의 운명은 어찌될지!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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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론 (Tron : Legacy. IMAX DMR 3D, 2011)
제목 그대로 새로운 시작이 되길


스티븐 리스버거 감독의 1982년 작 '트론 (Tron)'을 2011년에 옮겨다 놓은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신작 '트론 : 새로운 시작 (Tron : Legacy)'은, 일단 원작과의 연관성과 더불어 이야기할 거리가 상당히 많은 작품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1982년 작 '트론'을 아직까지 못 본 관계로 섣불리 원작과 연관된 이야기를 꺼내는 것 보다는 (그건 나중에 원작 감상 뒤 시도해 보기로 하고), 2011년 작 '트론 :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이야기로만 한정 지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일단 원작에 대한 정보만을 찾아보고 알아낸 흥미로운 점이라면, 이번에 나온 '트론'은 원작의 속편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최첨단 기술로 다시 쓴 것에 가깝다는 것과 원작에서도 케빈 플린 역할을 맡았던 제프 브리지스가 이번 작품에서도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알렌 역할을 맡은 브루스 복슬레이트너 역시 마찬가지!) 사실 원작을 접하지 못했다는 것은 일종의 행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반복에 가깝다는 이 이야기를 어쨋든 처음 접하게 되었고, 이를 전달하는 영상과 기술의 도구는 무척이나 세련되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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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트론'의 이야기 자체는 매우 익숙한 구조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소재였을지 모르겠으나 이미 비슷한 설정의 영화들에 무척이나 익숙한 지금에 보았을 때는, 가상현실이나 프로그램 같은 개념들이 더이상 새로울 것은 없다 (이는 반대로 시기상으로 보았을 때, 우리가 이와 같은 개념에 익숙하게 끔 만들었던 작품들이 1982년작 '트론'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는 얘기). 하지만 이 익숙한 서사의 구조를 드디어 완벽하게 구현 가능하게 된 영상미와 다프트 펑크 완벽한 음악이 충분히 보완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익숙한 이야기 조차 그리 지루하거나 재미없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특히나 이 설정과 세계관 자체가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세계 그리고 그 다음 이야기와 숨겨진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기에 일단 호기심이 발동했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아쉬웠던 점이라면 '아, 원작을 보았더라면...'하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들이었는데, 만약 원작을 예전에 보았더라면, 극 중 트론의 대사나 행동들에서 좀 더 뭉클한 무언가가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어쨋든 이번 작품을 통해 '트론'의 세계관을 예상하고 엿보았을 때, 아직까지는 보여준 것보다는 보여줄 것이 많고, 충분히 흥미와 재미를 안겨줄 부분이 넘쳐난다는 점에서, 시리즈로 가는 첫 번째 작품으로는 나쁘지 않은 구성과 볼거리였다고 생각된다 (물론 여기에는 '시리즈'라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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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론'에서는 몇가지 주목할 만한 장면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바로 바이크 배틀(?) 장면이었다. 팀을 이뤄 바이크를 타고 상대를 제거하는 게임이었는데, 여기서 보여준 영상 자체가 흥미로웠던 점도 물론 있지만, 그리드로 가기 전 샘 플린이 아케이드에서 예전 트론 게임기를 잠깐 플레이 하는 것에서 보여주었던 바로 그 게임 원리가 2011년 헐리웃의 디지털 기술로 실현된 영상이 몹시 흥미로웠기 때문이었다. '트랜스포머'에서 로봇들이 변신하는 장면만으로도 황홀함이 느껴졌던 것처럼, '트론'의 황홀한 장면 중 하나라면 바로 이 장면을 들 수 있을텐데, 마치 크리스토퍼 놀란이 '인셉션'을 통해 펜로즈의 계단을 영화화 한 것처럼, '트론'은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의 게임을 영화 속에서 제대로 구현해 낸 느낌이었다. 참고로 '트론'은 (적어도 이번 작품 'Legacy'는) 말로하는 것이 절대 보는 것을 이길래야 이길 수 없는 구조의 영상 영화이기 때문에, 직접 이를 비롯한 그리드의 세계를 영화로 보는 것이 그 어떤 글을 읽는 것보다 좋은 경험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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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론 : 새로운 시작'에서 영화음악에 대한 얘기 역시 절대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 음악은 단순히 영화음악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극중 '그리드'의 세계를 정의하는 핵심 요소로 사용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마치 21세기에 듣는 강한 비트의 '블레이드 러너' 사운드 트랙과도 같은 이 음악이 더욱 인상깊은 이유는, 영화음악을 맡은 이가 다름아닌 '다프트 펑크 (Daft Punk)'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기 전 이미 다프트 펑크가 음악을 맡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주의깊게 들을 수 밖에는 없었는데, 이미 마쓰모토 레이지와 함께 작업한 'Interstella 5555'등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다프트 펑크는 뮤직비디오 이상의 영상물에도 큰 관심이 있었다고 볼 수 있을텐데, '트론'을 보면서 든 생각은 어쩌면 '트론'이야 말로 다프트 펑크가 아니면 상상할 수 없었던 작품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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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프트 펑크는 무려 까메오 출연까지하고 있는데, 평소 그들의 스타일과 완전히 맞아 떨어지는 극중 캐릭터와 코스츔 탓에, 그들을 모르는 관객들에게는 그저 그 세계에서는 평범한(?) 클럽 DJ로 스쳐지나갈 만큼 완벽한 싱크로율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아마도 다프트 펑크의 팬들이라면 이 장면에서 속으로 움찔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이 작품에서 영화 음악이 차지 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결론이다. 덧붙이자면 다프트 펑크의 영화 음악이 자신들의 기존 색깔을 드러내는 동시에 너무 수려한 헐리웃 영화음악이라서 놀랐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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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트론 : 새로운 시작'은 분명 이번 작품을 통해 보여준 것보다는 아직 더 보여줄 것이 많이 남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SF영화에서는 그 어떤 요소보다도 세계관이라는 것이 큰 몫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을텐데, 그런 면에서 원작 게임과 영화를 통해 바탕이 되는 세계관과 확장 가능한 여지를 충분히 갖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게 태어난 '트론'은 21세기 최첨단 영상과 맞물려 좋은 시리즈가 될 떡잎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과연 이 작품이 시리즈로 뻗어나갈 수 있을지, 뻗어나간다면 어떤 방향으로 전개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이번 작품이 제목 그대로 '새로운 시작'이 되길 바래본다.


1. 아이맥스 3D로 본 영상은 그야말로 최적화였습니다. 물론 3D 효과는 생각보다는 그리 크지 않지만 몇몇 반드시 3D로 표현되어야 할 장면들이 있는 영화임으로 가능하다면 비싼 티켓가격에도 아이맥스 3D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3D는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을지언정, 아이맥스는 선택의 대상이 아니에요. 아이맥스가 아니라면 아마도 영화의 재미가 반이상 감소할 것 같네요.

2. 제프 브리지스의 젊은 시절 모습으로 등장하는 '클루'의 경우, 디지털 캐릭터가 연기하고 있는데 물론 아주 자연스럽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실사 캐릭터와의 이질감은 여전히 느껴지더군요. 아무래도 제프 브리지스의 얼굴을 알다보니 더 그런 면도 있는 것 같아요. 

3. 영화 시작할 때 월트 디즈니 로고가 디지털화 되는 장면은 은근히 멋지더군요. 파라마운트 같은 경우야 로고가 변형되는 걸 여러번 봤지만 디즈니의 경우는 거의 처음보는 것 같아서인지 더욱 임팩트가!

4. 1982년작 '트론'의 예고편과 2011년 작 예고편입니다. 두 작품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참고로 원작은 국내에도 DVD로 출시되었어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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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맨 2 (Iron Man 2, 2010)
이젠 (슬슬) 어벤저스를 보고 싶다.


존 파브로의 '아이언 맨 (Iron Man)'은 참 잘 빠진 액션 히어로 영화였다.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와 비슷한 점이라면 남성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여럿 갖췄다는 점이겠고, 차별점이라면 전반적인 히어로 물에 근본을 두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어쨋든 유머와 센스가 있는 존 파브로는 자신 만의 스타일로 마블의 작품 '아이언 맨'을 성공적으로 영화화 하는데 성공했다. 그 성공에는 존 파브로의 유머를 완벽하게 소화할 만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는 완벽한 배우가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1편의 다이나믹한 마지막 장면은 2편을 기대하게 하는 한편, 걱정을 하게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아이언 맨 2'는 이런 걱정스러운 면이 더욱 도드라진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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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맨 2'가 걱정스러웠던 요소는 소포모어 징크스로 표현할 수도 있겠는데, 3부작으로 기획된(혹은 최소 3편까지는 예정된) 대부분의 작품들의 경우 1편에서는 캐릭터 소개와 설정 소개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속편에서는 확실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도저도 아닌 평범한 작품을 선보이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앞서 '아이언 맨 2'가 이런 걱정을 안고 시작했던 것은 1편의 마지막에서 대놓고 공개된 부분 때문이었다. 속편이 어려운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반대로 첫 번째 작품이 수월한 이유라면 캐릭터를 처음으로 소개하고 배경을 소개하며 그 캐릭터가 갖는(특히 히어로라면) 특성을 바탕으로 큰 줄거리를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 만으로도 관객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편은 다르다. 속편에서는 적어도 전편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렇다보니 오히려 전편 보다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잦은 건 어찌보면 아이러니다.

일단 '아이언 맨 2'는 히어로 물이 갖고 있는 주인공의 정체에 관한 부분을 다시금 이용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커다란 흥미요소를 하나 잃어버린 격이었다(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그렇기 때문에 이것 자체가 가장 흥미로운 요소일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더 강력한 적의 등장 정도를 예상해 볼 수 있는데, 일단 2편에 등장한 악당 '위플래시/이안 반코'는 비중이 그나마 많은 편이었지만 임팩트는 부족하고 해머사의 CEO '저스틴 해머' 역시 악날하지도 인간적이지도 않은 애매한 지점에 놓여있다. 이렇게 좀 더 확실하지 못하면서 영화는 전체적으로 힘을 잃게 된다. 더군다나 그 안에 중간중간 '어벤저스'의 떡밥을 풀어놓는데에도 열심히다 보니 더더욱 포커스가 흔들릴 수 밖에는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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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원작이 있는 경우, 특히 '아이언 맨 2'의 경우처럼 그 원작이 코믹스이며 더 넓은 세계관을 갖은 경우는 어찌되었든 영화로 처음 접하는 이들도 100% 만족할 만한 영화화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이언 맨 2'는 기본 이야기의 힘이 달리다보니 저절로 그들이 떡밥으로 남겨둔 어벤저스 이야기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사실 코믹스의 세계는 워낙 광활하기도 하거니와 정확하게는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아이언 맨 2'를 통해 어벤저스와 관련한 코믹스의 세계관에 대해 공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 건 사실이다. 캡틴 아메리카나 닉 퓨리, 쉴드 등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맨 마지막 대형 떡밥을 투척한 '토르' 같은 경우는 이번 '공부'를 통해 좀 더 그 내용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블랙 위도우'를 비롯해 사무엘 L.잭슨이 연기한 '닉 퓨리',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와(참고로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는 1편에도 등장했었죠), 마지막 쿠기 장면까지. '아이언 맨 2'에는 어벤저스의 거대한 예고편으로 봐도 좋을 만큼 이에 관련한 캐릭터와 소스들이 여기저기 노출되어 있다. 사실 이런 '떡밥'들은 말 그대로 곁가지로 활동할 때 좀 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아이언 맨 2'는 기본적인 스토리가 힘을 잃다보니 이런 떡밥에 더욱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아이언 맨에 대한 스토리는 얼른 깔끔하게 정리하고 어서 어벤저스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드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미드 '스몰빌'이 저스티스리그를 슬쩍 꺼냈다가 말았다가 하는 것도 비슷한 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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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맨 2'는 이렇게 기본적으로 소화해야할 캐릭터와 이야기에 더불어 어벤저스의 떡밥들까지 풀어놓다보니 전체적으로 흐지부지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그래서인지 2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 역시 살짝 부담스러울 정도다). 그리고 또 하나 언급해야할 아쉬운 점은 역시 캐스팅이 변경된 제임스 로드 역을 들 수 있겠다. 전편에서 테렌스 하워드가 연기한 로드는 속편에서 돈 치들이 맡아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게 되었는데, 돈 치들이 연기를 못했다기 보다는 '로드'라는 캐릭터에는 테렌스 하워드가 더 어울린다고 볼 수 있겠다. 앞서 존 파브로의 장점으로 유머를 들었던 것처럼, '아이언 맨'을 관통하는 정서 중 하나는 쿨한 유머를 들 수 있는데, 로드라는 캐릭터가 돈 치들로 인해 너무 경직되면서 전체적으로도 토니 스타크와 로드가 함께 등장할 때 별다른 시너지를 일으키지 못했던 것 같다. '매트릭스'의 오라클도 아니고 어지간하면 테렌스 하워드로 계속 갔으면 좋았을껄 하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스칼렛 요한슨이 맡은 블랙 위도우는 물론 매력적이지만, 스칼렛 요한슨이라는 배우를 등장시킨 것에 비하면 아쉬운 부분이었으며(그런데 반대로 블랙 위도우의 비중을 늘리면 영화는 더 꼬이고 만다), 미키 루크 역시 '더 레슬러'로 재기한 그 이미지를 또 한번 사용하는 것 이상은 보여주질 못했으며, 페퍼 포츠 역의 기네스 펠트로우는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전편부터 그래왔듯이 이 페퍼 포츠 역할을 꼭 기네스 펠트로우가 해야만 했나 라는 (팬의 입장에서) 생각 역시 여전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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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을 주욱 늘어놓았지만 그렇다고 '아이언 맨 2'가 최악의 경험이라고는 볼 수 없겠다. 기대하는 바가 낮다면 '아이언 맨 2'는 여전히 매력적인 액션 블럭버스터라 할 수 있겠다. 아이맥스를 통해 감상한 아이언 맨의 활강 장면은 역시나 매혹적이었으며, 의외로 엑스포에서의 프레젠테이션 장면이 더 멋스럽기도 했다. 액션은 분량이나 임팩트만 떼어 놓고 본다면 전편 보다 강해졌으나 (사실 이 정도 히어로 영화임을 감안한다면 조금 부족한 편인데, 1편을 떠올려보자면 확실히 2편이 좀 더 강하다), 아마도 수 많은 코믹스 팬들이 고대했던 것이 비하면 그의 걸맞는 장면은 만들어내지 못한 것 같다. 뭐랄까 '아이언 맨 2'는 우려되었던 길을 그대로 간 경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1. 아이언 맨이 이렇게 흔들리면서도 계속 인기를 얻는 이유는 역시 '로망'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ㅎ
2. 오랜만에 아이맥스 관에서 영화를 봐서인지 시원시원하더군요.
3. 다들 아시겠지마나 극중 '해피' 역할을 맡은 배우가 바로 감독 존 파브로 입니다.
4. 트리비아를 보면 미키 루크가 이 캐릭터를 위해 많은 조사와 애정을 기울인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정성이 100% 드러날 만큼 캐릭터의 깊이가 깊지 않은 것이 새삼 아쉽게 느껴지네요.
5. 스탠 리 찾기는 마블 영화 보기에 필수 코스라 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일반인이 아니라 '래리 킹' 역할로 나와서 더욱 재미있었어요 ㅎ
6. '아이언 맨 2'를 보며 새삼,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 맨 2'가 얼마나 잘 만든 속편인가를 알 수 있더군요.
7. 자, 각자로 흩어져있는 어벤저스 주인공들의 영화는 과연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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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영화로 기억될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을 드디어 광주까지 가서 관람하고 왔습니다. 저는 어떤 영화든 그 영화가 낼 수 있는 오리지널리티 혹은 최고의 감상환경에서 가능하면 첫 번째 관람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이번 <디스 이즈 잇>은 북미 개봉시 아이맥스 DMR 2D 포맷으로도 상영이 된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과연 이와 동일한 아이맥스 포맷으로 감상할 수 있을까가 한동안 저의 최대 관심사였지요. 그러다가 알게 된 국내의 상영소식! 바로 광주 터미널에 위치한 CGV에서 아이맥스 DMR 2D 포맷으로 상영을 한다는 소식이었지요! 저의 평소 스타일대로라면 가장 영화를 극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첫 번째 관람을 바로 광주에서 했어야했지만, 반대로 서울과는 먼 광주이기에 아쉽지만 일단 디지털 상영으로 먼저 개봉 주에 관람을 하였고, 광주에는 지난 주말에야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영화에 대한 리뷰는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그리하여 광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5.18 관련하여 몇 번 갔던 것을 제외하면 몇 년만에 방문이네요. 일요일 아침 일찍, 용산에서 떠나는 8시 출발 KTX를 타기 위해 평소 출근할 때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준비해야만 했죠 ^^;




같이 타고간 분들의 80% 이상은 모두 등산가시는 어르신들이더군요. 하긴 저처럼 <디스 이즈 잇> 아이맥스 보러 광주가는 사람은 별로 없겠죠 -_-;;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11월13일)처럼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비가 안왔더라면 광주 시내를 좀 더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구요. 하지만 오히려 열차 안에서 비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광주로 가는 길은 더욱 운치있었습니다.





그렇게 달리기를 2시간 반 정도. 드디어 광주역에 도착했습니다! 비가 내리다 말다를 반복하더군요. 광주역에 내리자마자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광주고속터미널로 택시를 타고 고고!




그렇게 도착한 광주터미널 CGV! IMAX라는 문구가 오늘 따라 더욱 반갑게 느껴지는군요.





그렇게 보게 된 영화 '마이클'(CGV티켓은 가끔 영화제목이 잘려서 전혀 다른 제목을 만들기도 하죠 ㅎ). 저 티켓 가격을 보라! 1인 11,000원! 둘이 보았으니 22,000원! 거기에 왕복 KTX티켓 값, 식비 등등을 따지면 정말 영화 한편에 대단한 사치가 아닐 수 없겠습니다. 여기서 '사치'란 <디스 이즈 잇>을 그냥 그런 영화로 생각하는 분들에게 해당되는 말이겠죠(일반적으로도요 -_-;;) 하지만 저에게는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마이클 잭슨의 공연을 말그대로 '제대로'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에 저런 많은 지출도 과감하게 쏟아부을 수 있었던 것이죠(타격이 있긴 했지만, 마지막 공연이라면 공연보러 해외라도 갔을 텐데 광주정도야 못가겠냐! 라는 식으로 질렀습니다!)




아이맥스로 본 <디스 이즈 잇>은 확실히 아이맥스 포맷답게 좀 더 눈에 꽉 차는 느낌이었고, 화질도 상당했으며 무엇보다 리허설 영상들을 좀 더 진짜 공연관람처럼 즐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무대 위 장면들도 그렇지만 공연에 배경으로 쓰려고 했던 영상들을 아이맥스 포맷으로 볼 땐 정말 더욱 실감이 나더군요. 사실 이 부분은 상당히 체험적인 면에 기대는 터라 말로 표현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네요 ^^;

비록 객석에는 일요일이고 비교적 이른 시간이라 그 큰 상영관에 십여명이 고작이었지만, 그래도 또 한 번 '디스 이즈 잇' 공연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아직 제가 자주 가는 극장인 이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는 계속 상영일정이 잡혀있는 관계로 볼 수 있을 만큼 더 보려고 합니다. 몇 번을 봐도 아마 극장에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면 분명 후회하게 될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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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현재 영화팬들 사이에서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일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신작 <아바타>를, 전세계 237개 지역 221개 관에서 동시진행하는 '아바타 데이' 행사를 통해 먼저 만나보고 왔습니다. 참고로 <아바타>는 12월 17일 전세계 동시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작품으로서 무려 개봉하려면 4달 가까이 남은 영화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특별한 시사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나눠준 간단한 브로셔인데, 영화에 대한 아주 간단한 설명과 개봉일, 그리고 아바타 데이에 대한 설명이 담겨있습니다. 하나 재미있는 건 아직도 <타이타닉> 감독 작품으로 밖에는 홍보할 수 없는 아쉬움이랄까요.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 작품'이라고 쓰기엔 아무래도 임팩트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아마 국내에서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이 같이 감독 이름만으로 홍보할 수 있는 이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네요. 여튼 간단하게 브로셔를 둘러 보고는 두근두근 하는 마음을 안고, 손에는 3D 입체안경을 움켜쥐고 상영관에 앉아 초조하게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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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작하기 전에 인트로 영상으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직접 입체 안경을 들고나와, 이 20분 분량의 짧은 영상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자, 보시죠, 하고는 입체 안경을 쓰윽 쓰지 않을까 했는데 그러지는 않더군요 ^^;)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라는 말에 안심하고 보게 되었죠. 정말 제임스 카메론의 말 답게 스포일러가 나올 만 하면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더군요. 몇몇 시퀀스를 보여주기는 하나 결정적인 장면은 등장하지 않으며, 초반 설정 장면과 대화 장면, 액션 장면이 짧지만 골고루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액션 장면들 역시 극중 아바타 들이 벌이는 액션과 인간과 괴물이 벌이는 액션, 아바타와 괴물과 벌이는 액션 등으로 나누어 확인할 수 있을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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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인간이 '아바타'라는 존재가 된 이후에, 인간과 아바타의 크기 차이의 묘사랄까요. 아주 거대한 거인도 아니지만 인간 보다는 훨씬 큰 아바타의 크기가 실감나게 느껴지는 카메라 앵글이 돋보이더군요. 그 섬세한 앵글 덕분인지 이 크기의 차이가 실제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이후 시퀀스는 본격적으로 아바타 (그런데 이 외계인으로 보이는 존재를 '아바타'라고 칭해도 되는지 잘 모르겠네요 ;;)들이 존재하는 공간에서 다양한 장면들이 전개됩니다. 기묘한 공룡이 모습을 하고 있는 괴물들과 아바타들의 추격전, 아바타가 자신이 타고 다닐 괴물(익룡 혹은 용의 모습을 닮은 존재. 정확한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요 ^^;)을 길들이는 장면, 그리고 예고편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던 인간과의 전투 장면 등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게임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 아바타의 세계의 모습은 신비로우면서도 상당히 설득력있는 모습이었으며, 아바타라는 존재들의 묘사에 있어서도 배우들의 얼굴을 엿볼 수 있으면서도(시고니 위버 얼굴을 한 아바타는 단번에 알아보겠더군요), 그 독특한 피부 질감이 신비롭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익룡을 타고 나는 장면에서 배경 묘사를 보니 CG로 그린 것이 아니라 실사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움직이는 물체 주변은 아무래도 CG의 사용이 많았던 듯 싶지만, 먼 발치의 실사 배경이 어울려 더더욱 있을 법한 신비의 세계를 그려낸 듯 했습니다(여기서 혼자 감탄!). 이번 20분 프리뷰에서는 인간들과 전투 장면은 예고편에 등장한 장면 외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는데, 인간과 아바타 벌이는 즉 실사 캐릭터와 CG캐릭터가 맞물리는 장면의 완성도만 만족스럽다면, 흠잡을데 없는 강렬한 영상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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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짧은 영상이었지만 감독의 전작을 연상시킬 만한 병기라던가 장면들을 발견할 수 있더군요. <에일리언 2>에서 리플리가 타고 등장했었던 '파워로더'를 연상시키는 병기도 그렇고, 전투 비행정의 모습 역시 <터미네이터>와 <에일리언>에 등장했던 비행정의 모습을 업그레이드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프로펠러를 상하로 위치시켜서 수직상승할 수 있는 모습말이죠).

용산 CGV에서 아이맥스 3D로 감상하였는데, 이미 많은 3D 아이맥스를 접한터라 포맷에 대한 감흥은 덜했지만 제임스 카메론이 아이맥스 3D를 사용하는 방법을 보니 확실히 조금 다른 점이 느껴지긴 했습니다. 일단 그 아바타 행성(?)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날파리(?)의 묘사는 확실히 입체영화에 최적화된 설정이라 아니할 수 없더군요. 그리고 긴박감 넘치는 추격, 액션 장면의 경우 핸드헬드 효과를 내려는 촬영 방식이 어느 정도 아이맥스 3D의 효과를 더해주는 면도 있는 반면, 개인적으론 좀 과도한 사용이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어쩃든 이렇게 단 20분 공개만으로 큰 이슈를 일으킬 수 있는 것만으로도 <아바타>에 거는 영화팬들의 관심과 기대는 대단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얼른 12월 17일이 되어 완전한 <아바타>를 즐겨보고 싶네요. 어떻게 기다리나요!!


1. 그러고 보니 주연을 맡은 샘 워싱턴의 경우, 어찌되었든 '터미네이터'와 연관이 있는 배우로군요.
2. 시고니 위버의 모습은 무척이나 반갑더군요!
3. 12월까지 어떻게 기다리나요! ㅠ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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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혼혈왕자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IMAX DMR 3D, 2009)
마지막 '준비'에 충실한 작품


개인적으로 '해리포터' 시리즈의 좋아하는 순서를 꼽으라면 정확히 시리즈의 역순이 될 것 같다. 사실 1,2편이 개봉했을 때만 해도 극장에서 물론 다 꼭꼭 챙겨보기는 했었지만 비슷한 시기에 경쟁을 했었던 <반지의 제왕>시리즈의 영향력을 제외하더라도, '아이들'에 촛점이 맞춰진 이 시리즈에 별로 특별한 호감을 갖고 있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해리와 아이들은 영화 속 캐릭터들의 나이보다도 더 무서운 속도로 노화(?)가 진행되었고, 한 편에선 '과연 이 아이들이 완벽한 어른이 되기전에 시리즈를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하기도 했었는데, 그것과 마찬가지로 영화는 새로운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조금씩 아주 조금씩 어두워졌고,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소년, 소녀의 성장이야기로 변해갔으며, 그런 점들은 더더욱 이 시리즈를 마음에 드는 시리즈로 탈바꿈 시키게 되었다.

시리즈의 6번째 작품인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는 잘 알려졌다시피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Harry Potter :
Deathly Hallows)>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하는 데에 충실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파트 1,2로 나뉘어 개봉할 예정이며 각각 2010, 2011년 개봉될 예정이다). 그 말은 고로, 만약 이러한 '준비'의 성격을 어느 정도 미리 알고 있거나 혹은 받아들이게 된다면 상당히 괜찮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았을 경우에는 조금 당황스런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후부터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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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을 전혀 읽지 않은, 흔치 않은 순수(?)한 영화 관객으로서 해리포터 시리즈는 영화로서도 갈수록 매력적으로 변모하는 시리즈라고 생각된다(아, 아까 시리즈의 선호도를 얘기하면서 정확히 역순이라고 했었는데, 알폰소 쿠아론이 연출했던 <아즈카반의 죄수>도 성장영화로서의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주기 시작한 시리즈로서 썩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이 시리즈가 갈수록 매력적인 이유는 해리가 구사할 줄 아는 마법이 늘었기 때문이라던가, 헤르미온느의 외모가 점점 훈훈하게 성장해 간다던가 하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물론 훈훈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 아이들이 점점 소년, 소녀로 성장해가고 시리즈를 관통하는 전체적인 이야기는 점점 어두워지기 때문이었다. 어두운 판타지를 선호하는 개인적인 취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갈 수록 해리의 얼굴에서 귀여움 보다는 그늘이 발견되는 이야기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으며 다른 한 편으론 아이였던 해리가 소년이 되는 과정을 통해 아이였던 관객들이 함께 소년으로 성장해 가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더 매력적인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는 성장영화 측면에서는 로맨틱 코미디에 가까울 정도로 유머러스한 면이 부각되었고 현실적인 사춘기의 감정을 잘 담아낸 동시에, 볼드모트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음에도 가장 어두운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기도 했다. 일단 유머러스한 부분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사춘기를 넘어서서 거의 로맨틱 코미디에 가까운 설정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살짝 더 나아간 듯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이외의 이야기는 상당히 어둡기 때문에 론을 중심으로한 사춘기를 그린 이야기는 좀 더 밝게 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로맨스의 핵심이 론이기 때문인지 론의 비중이 그 어느 시리즈보다 좀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그가 어느 순간부터인가 해리보다 더 훈남이 되고 있는 사실도 작용된 것이 아닐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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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의 개그와 활약을 즐기는 것은 이번 작품에 또 다른 재미!)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에서 이들 삼총사 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캐릭터는 바로 말포이였다(기존에는 거의 '말포이'라고 90%이상 사용했던 것 같은데 이번 작품에서는 유난히 그의 성이 아닌 이름 '드레이코'가 더 자주 등장하고 있다). 사실 이전 시리즈에서는 그냥 얄미운 넘 정도로 묘사되었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어쩌면 해리보다도 더 고뇌하고 더 비중있는 역할을 맡아 시종일관 우울하고 고통받는 표정을 연기했다. 이런 말포이의 모습과 학생시절 볼드모트의 모습을 한 작품에 등장시키면서 볼드모트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우회적으로 하는 것은 물론, 말포이 역시 동등한 비중으로 설명하는 기능을 하고 있는데, 예전에 영화를 통해 미뤄 짐작했던 말포이의 모습과는 달리 볼드모트의 선택에 마냥 기뻐하지 않고 상당히 고통스러워 하고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은 오히려 불쌍해보이기 까지 하는 모습이었다. 이 영화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얼굴이라면 울듯 말듯 고통받는 말포이의 표정이랄까.

이렇게 얘기가 흘러가고 보니, 이렇다면 볼드모트를 그리는 방식이 마치 다스베이더(아나킨 스카이워커)와 같은 방식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감?도 들었다. 물론 원작을 다 읽은 입장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답을 이미 훤히 알고 있겠지만(제발 스포만은 말아주세요 ㅠㅠ),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를 통해 드러난 볼드모트와 말포이의 묘사는 분명 지금까지 이들을 그려왔던 것과는 다르게 본래 악한 존재가 아니라 해리처럼 선택받은 자였지만 너무 뛰어난 재능 탓에 악에 유혹에 빠지고만 캐릭터로 그려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를 할 수 있었다. 기대 얘기가 나온 김에 조금 더 해보자면 자신이 혼혈왕자임을 밝힌 스네이프 역시 막판에 가서는 다시 한번 해리의 편에 서게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해보게 되었다. 마치 <제다이의 귀환>의 마지막 장면처럼 말이다(보통 같으면 이 같은 예상들이 하나에 재미있는 '설'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해리포터의 경우는 이미 소설이 완결된 터라 다 아는 입장에서 본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도 싶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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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이코 말포이는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이제 그의 눈빛에선 슬픔마저 느껴진다.)

순전히 개인적 취향이지만 아마도 더 어두워지지 않기 위해 더 많은 비중은 둔 듯한 사춘기 로맨스의 분량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는데, 굉장히 현실적인 사춘기의 감정들에 대한 묘사들은 마음에 들었지만 차라리 이쪽 비중을 조금 더 줄이고 말포이나 불사조 기사단의 비중을 높였다면 더 '내 취향'인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이렇게 된다면 아마도 더 어두울 마지막 2편의 작품에 대한 부담도 높아질 것이고, 직접적으로는 이번 작품에 흥행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질 수 있었음은 충분히 이해하는 바이다 ^^;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는 부제목에 남긴 것처럼 상당히 '준비'에 철저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렇기 때문에 전작들에 비하면 확실히 클라이맥스나 임팩트가 부족한 편인 것도 사실이다. 해리와 덤블도어가 호크룩스를 가져오는 장면이 뒷부분에 포인트라면 포인트일텐데 그 분량이나 임팩트가 예전 같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개인적으로 이 장면에서 덤블도어의 모습은 너무도 간달프 스러웠다 ㅎ). 3D 아이맥스로 펼쳐지는 첫 액션 시퀀스가 오히려 임팩트 면에서는 더 크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이 두 시퀀스보다 개인적으로 더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바로 위즐리의 집이 공격 당하는 장면이었다. 갈대 숲을 배경으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공포감을 주는 이 장면만 놓고 보자면 호러 영화의 한 장면으로도 손색이 없을 연출로 이 장면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갈대 숲을 누비다가 해리와 기사단이 가운데 모이게 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 장면에서의 조명과 카메라 워킹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 작품의 최고의 명장면을 꼽으라면 이 장면을 주저없이 꼽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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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간달프)

적당한 시간대가 일산 CGV 밖에는 없어서 일부러 찾아가 아이맥스로 관람하였는데, 잘 알려졌다시피 이 작품은 부분적으로 3D를 지원하는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예전 <슈퍼맨 리턴즈>도 비슷한 방식이었는데,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중간 중간 3D 장면을 지원했던 <슈퍼맨 리턴즈>와는 달리 이 작품은 초반 20여분 정도에 3D 장면이 모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사실을 모르고 극장에 온 많은 관객들은 아마도 조금은 당황했을 싶다(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3D상영작과 동일한 가격을 책정한 티켓 가격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 남는다). 3D 시퀀스는 입체감을 더 만끽할 수 있을 만한 장면들로 채워져있었는데, 거리를 빠르게 누비는 연출은 마치 관객으로 하여금 나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실감이 났다. 개인적으로 초반 20분에만 3D 시퀀스가 몰려 있는것에 큰 불만은 없지만, 퀴디치 장면 같은 것도 3D로 즐길 수 있었다면 좀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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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부턴가 해리보다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는 론 위즐리 역할의 루퍼트 그린트는 본격 로맨틱 코미디 물의 주인공이나 아니면 아예 '히어로즈' 같은 SF미드물에 출연해도 어울릴 듯한 모습으로 자라 준 듯 하다. 반대로 해리 역의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그럭저럭 평균적인 연기를 보여주다가 '행운 충만한' 그 장면에서는 오랜만에 객석을 빵터트릴 정도의 재미있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왠지 다니엘에게는 멋있는 모습보다 이런 모습이 더 잘 어울리는 듯 하다. 엠마 왓슨은 전작들 보다는 아주 살짝 비중이 줄긴 했지만(그 비중은 고스란히 론에게;) 깜짝 드레스 장면으로 2시간 반의 대장정에 졸음으로 대처했던 많은 남성 관객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했으며, 다른 한편으론 '론이 뭐가 좋다고'하는 원성을 듣기도 했다 ^^;

헬레나 본햄 카터는 참~ 이런 역할이 잘 어울린다는 걸 짧은 분량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었고, 슬러그 혼 역할의 짐 브로드벤트는 역시 연기 잘하는 배우임을 새삼 느낄 수 있었으며, 루나 러브굿 역할의 이반나 린치는 그 사자탈 쓰고 나온 장면 만으로도 제 역할은 다 수행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듯 싶다.


1. 안봐도 시리즈의 마지막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part 1,2>는 가장 좋아하게될 시리즈의 작품이 될 것이 거의 확정적이네요.

2.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인데 '혼혈왕자'에 대한 이야기가 양념처럼 등장합니다.

3. 아마도 이 작품은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이 공개되고 나면 좀 더 가치가 높아질 작품이 아닐까도 생각되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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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 999 리턴즈 - Episode 1 : 신비소녀 쥬라 (IMAX)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터라 TV용 애니메이션의 극장판이 국내에서 개봉하게
되는 흔치 않은 경우라던가, 추억의 애니메이션들을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역시 흔치 않은 기회들은
여러 악조건들을 감안하고서라도 꼭 챙겨보려고 애쓰는 편입니다(하지만 이런 노력도 최근에는 조금
무뎌져서, 예전에 '어린이 영화제'에서 상영했던 <이누야샤 극장판 - 홍련의 봉래도>를 본 것이
이런 류의 애니를 극장에서 관람한 가장 최근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네요).

이런 제게 최근 가장 관심있게 들려온 소식은 바로 '은하철도 999' 관련한 소식이었습니다.
그냥 극장판을 개봉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맥스 포맷으로 63빌딩 아이맥스 관에서만 특별 개봉한다는
소식이었죠. '은하철도 999'는 최근 EBS에서 방영하며(현재는 종영했죠) 다시금 관심을 끌기도 했었는데,
전부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틈틈이 보면서 새삼, 참 어린이들이 즐기기에는 너무 어려운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새삼스럽지만 너무 앞서간 작품 중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여튼 이런 은하철도 999가 아이맥스 포맷으로 새롭게 선보인다니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극장들과는 달리 예매 시스템도 편리하게 지원되지 않고(좌석제가 아니죠),
크리스마스라는 날의 특수성을 미리 고려하지 못했음에도 과감하게 63빌딩으로 수년만에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일단 영화 외적인 얘기를 조금 드리자면, 크리스마스라는 대형 이벤트 데이이기는 했지만 정말 그리도 사람들이
많을 줄을 왜 미처 생각 못했을까요. 63빌딩을 가득채운 엄청난 인파들 때문에 예매를 하고나서도,
'그냥 환불하고 어서 이 빌딩에서 탈출할까?'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정신이 없는 분위기였는데,
63빌딩 아이맥스관의 특성상 좌석제 보다는 그냥 입장하는 방식을 택한 듯도 보이지만,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이다보니
극장 분위기보다는 놀이동산 분위기가 나더라구요.

줄을 서서 입장하는 것도 그랬고, 엄청난 인파들과 섞여 자리에 앉아 '관람'이 아니라 '체험'하는 듯한 분위기도 그랬고,
전체적으로 놀이동산에서 대형화면과 움직이는 의자에 앉아 관람하는 특수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러닝타임이 약 40분 남짓 인것도(가격은 대인 8,000원 이었습니다) 그러했구요.

이런 화기애매(?)한 분위기에서 관람한 <은하철도 999 리턴즈>는 일단 초대형 아이맥스 스크린으로 관객들을
압도하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뭐랄까 화질 자체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 상영 전에 볼 수
있었던 아이맥스 트레일러와 비교하여도 별로 좋은 화질은 아니었던 것 같네요.

작품은 '은하철도 999'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봐서는 인물과 기본 설정만 빌려왔을 뿐
완벽하게 원작의 세계를 반영하고 있지는 않은 듯 보였습니다. 좀 더 단순하게 얘기하자면 '은하철도 999의 아이맥스 버전'이
아니라 '아이맥스 영화의 은하철도 999 버전'이랄까요. 999보다는 아이맥스가 위주가 된 이야기 구조와 영상들로
이루어진 작품이었습니다. 3D로 제작된 <폴라 익스프레스>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맥스 포맷을 위한 장면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999 열차가 관객들 눈 속으로 빠져들듯 지나가는 장면이라던가, 눈 바로 옆을 스치는 앵글로 만들어진
장면들이 많았죠), 스케일을 보여주기 위해 인물들을 멀리서 이동 카메라로 바라보는 듯한 장면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이 영화가 은하철도 999보다는 아이맥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얘기한데에는 이런 영상적인 측면 외에 스토리에 관한
이유도 있었는데, '지구의 온난화'와 '공룡의 멸종' '갈릴레오 위성' 등 상당히 교육적인 내용들이 담겨있었습니다.
마치 교육용 다큐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철이와 메텔의 설명을 통해 공룡들이 지구에서 어떻게 멸종했으며,
지구 온난화로 인해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지 친절한 설명을 듣는 느낌이었습니다. 공룡을 등장시키다보니
영상 측면에서도 아이맥스의 장점을 100% 활용할 수 있는 장면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구요.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원작인 <은하철도 999>는 어린이들이 제대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상당히 심오한 세계관을
갖고 있는 작품인데, <은하철도 999 리턴즈>는 갑자기 너무 아동스러워진 느낌이었습니다. 갑자기 너무 쌩뚱맞은
희망의 메시지라던가, 아무 설명없이 급하게 시작되고 급하게 마무리되는 이야기는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들게 했구요
(그래서 마지막에 '자, 다 같이 안드로메다로 출발!'했을 때 왠지 어울린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오기도 했네요 ㅎ).

아이맥스의 초대형 화면으로 보여지는 영상은 흥미로웠으나 왠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지더군요.
마치 게임 중간에 삽입된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인물들의 움직임이 게임 속 캐릭터 처럼 조금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요 배역들의 우리말 더빙이 어색하다보니 999스럽지 않아 어색했던 것도 있구요
(참고로 이 작품은 100% 우리말 더빙판만 상영하고 있습니다).
메텔의 목소리는 스컬리 역할로 유명한 서혜정님이 맡았는데 뭐 그럭저럭 이었다고 생각되나, 철이와 차장의 목소리는
끝내 적응이 안되더라구요. 익숙한 두 캐릭터의 목소리가 없다보니 더더욱 은하철도 999 스럽지 않았던 것 같네요.

결과적으로 <은하철도 999>를 생각하고 오신 분들은 조금 실망하실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메텔과 철이, 차장, 은하철도 999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 익숙한 목소리도 없고, 이야기의 분위기도 사뭇 틀리니까요.
하지만 63빌딩 아이맥스 관 대형 스크린의 웅장함에서 뿜어져 나오는 일종의 '체험'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그리 나쁜
선택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관람보다는 '체험'이 위주가 된 애니메이션인듯 싶습니다.


1. 하록 선정과 에메랄다스가 우정 출연하고 있습니다 ^^;

2. 엔딩 크래딧을 보니 영어 더빙 캐스트가 나오던데, 미국에서 상영하는 버전에 우리말 더빙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3. 이럴바에야 처음 999호를 타고 출발하는 장면에서 김국환의 주제곡이 신나게 울려펴졌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명곡을 아이맥스 대화면을 통해 들었다면 초 감동이었을텐데 말이죠;;;

4. 이 에피소드의 주인공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쥬라' 캐릭터를 보니, 왜 이렇게 '록맨'이 생각나던지요
    (쥬라의 아빠는 정말 록맨 같더라구요 ㅎ)

5. 원제를 찾아보니 '은하철도 999 별하늘은 타임머신 에피소드 1 : 태양계 공룡 멸종편' 이군요 ;;;

6. 현재로서는 1월 19일까지 상영 스케쥴이 잡혀 있네요.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올해 개봉 예정인 영화 가운데 가장 기대하고 있는 영화는 누가 뭐래도 <다크 나이트>일 것이다.
팀 버튼이 재해석한 <배트맨>시리즈 이후 완전히 망쳐놓은 3,4편을 넘어서(아니 3,4편은 언제 한 번 다시
곰곰히 따져봐야 겠다. 괴작으로의 맛이 있을지도 모르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 한 명인
크리스토퍼 놀란이 다시 만들어낸 <배트맨 비긴즈>의 의미심장한 성공 이후 매번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 박사와 함께 가장 매력적인 악당 순위 1,2위를 다투는 조커를 본격적으로 등장시키는,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 중 2번째 작품인 <다크 나이트>.

이미 아주 많은 티저 영상들과 포스터 등등이 공개되었지만, 포스터를 제외하고는 하나도 미리 접하지 않고
그간 열심히 피해다녔다. 바로 극장에서 보았을 때 완전히 신선한 느낌을 받기 위한 일종의 노력인데,
<다크 나이트>의 경우는 이런 행동들이 매우 어려웠음을 부인할 수 없겠다. 그래도 이제 개봉이 코앞으로
다가왔으니 이런 노력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으리라!

과연 히스 레저가 보여주는 조커의 모습은 어떨까.
이미 엄청난 포스를 보여주었던 잭 니콜슨의 조우커 마저 뛰어넘은 영화사에 남을 연기를 펼쳤다는 평들도
자자하던데 정말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지만, 과연 <다크 나이트>도
이런 흔해빠진 공식을 이겨내지 못할지....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 CGV아이맥스 예매가 오픈하여, 개봉일과 그 주 일요일 아이맥스로만 2번 예약완료.
  시너스 이수5관도 오픈되는대로 예매 예약.
  메박 M관도 여유가 되면 예매할 계획.
  <스타워즈>이후로 극장에서 단일 영화로 가장 많이 보게 될 영화로 일단 내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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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울프 (Beowulf, 2007) (IMAX 3D)

아이맥스 3D포맷으로 개봉한 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분명 그냥 넘길 영화였다.
요즘은 은근히 귀찮아져서리 영화의 정보를 조금만 관심이 없는 작품들은 그냥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 역시 TV에서 하도 CG로 만들어진 안젤리나 졸리에 대해서만
얘기하길래, 그러려니 하고 접어둘 생각이었는데, 아이맥스 3D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보니
가장 최근에는 역시 아이맥스 3D포맷의 영화를 만들었던 로버트 저메키스의 작품이 아니던가!

헐리웃의 재주꾼 중 한명인 저메키스는 확실히 요즘은 흔히말하는 이 '입체영화'기술에 빠져있나 보다.
아이맥스 3D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포맷이란 것이 영화가 아주 최악만 아니라면
충분히 볼만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기가 어려운 포맷이다.
이번 <베오울프>역시 일단 아이맥스 3D라는 포맷만으로도 만드시 봐야할 영화가 되어버린것.



영화의 내용은 그리 복잡하지않다(사실 단순하다).
전통적인 영웅의 영웅담으로 마초적인 내용과 고어한 장면들도 다수 등장하는 남성적인 영화이다.
하지만 어쩌면 좀 더 피가 낭자하고 고어한 장면들을 만들고 싶었으나
전작 <폴라익스프레스>를 만든 것과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을 스스로 검열한 것인지,
많이 참은, 많이 자제한 느낌이 들기도 하다.
하지만 영웅 애니메이션이라니깐 덥썩 아이들을 붙들고 극장을 찾은 어른들에겐 매우 당황스러웠을듯.

일반 필름으로는 보지 않았지만, 이 영화는 분명히 제작초기부터 3D를 염두해 둔 것이 확실한 작품이다.
즉 입체로 보았을 때 효과가 극대화되는 카메라의 시점이라던가, 사람들이 입체감을 팍팍 느끼도록
구성된 장면들은, 아마도 그냥 필름으로보면 그 재미가 아주 심히 덜할 것이 분명하다.



전작 <폴라익스프레스>에서 등장했던 톰 행크스가 맡은 캐릭터는 그야말로 준비과정이자 맛뵈기에 불과했다.
이 영화에는 마치 주연처럼 강조된 안젤리나 졸리를 비롯하여, 안소니 홉킨스, 레이 윈스톤, 존 말코비치, 브렌단 글리슨 등 유명한 배우들이 등장한다. 목소리 연기는 물론, 단순히 얼굴을 빌려주는 것 뿐 아니라,
수십개의 센서를 부착하고 직접 연기를 펼쳤다고 하니,
아무래도 다른 100% CG캐릭터들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이 적은 것도 사실.

하지만 연기는 일반 배우들이 할 수 없는 위험하고 과감한 것도 가능하니 일석이조.
영화는 의외로 일반 영웅담과는 틀리게, 영웅의 전성기는 물론 나이가 든 노후에 관한 이야기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는데, 이 점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대부분의 영화는 전성기의 영웅의 화려한 영웅담만을 담고 있지만
베오울프의 경우는 이는 물론, 중간 이후부터는 이미 많이 늙고 약해진(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사실 하나도 약해지진 않은듯--;)
베오울프를 통해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는 쓸쓸함과 자신이 젊은 시절 저지른 실수로 인해
오랜세월 고통받고 있는 영웅의 이면을 보여준다.



마지막 드래곤이 등장하는 액션 시퀀스는 가히 최고였으며
3D로 느끼는 박진감은 아마도 만 4천원으로 느낄 수 있는 최대의 경험이 아닐까 싶다.

이 날의 결론은 역시 아이맥스 3D 작품은 그냥 넘어가면 안된다는 점!


 
글 / ashit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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