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걷는 남자 (The Walk, IMAX 3D, 2015)

한 남자와 월드 트레이드센터 빌딩에 대한 송가



로버트 저메키스의 '하늘을 걷는 남자 (The Walk, 2015)'는 실제로 뉴욕 월드 트레이딩센터 빌딩 사이를 밧줄로 연결하여 건너고자 했던 필리페 페티의 실화를 담고 있다. 아마 이 영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 보다 앞서 필리페 페티의 이 사건을 그려낸 다큐멘터리 영화 '맨 온 와이어 (Man On Wire, 2008)'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하늘을 걷는 남자'는 '맨 온 와이어'와 거의 똑같은 구성을 갖고 있는 극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모든 면에서 '맨 온 와이어'가 더 매력적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일종의 관람 순서도 영향을 전혀 끼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맨 온 와이어'가 워낙 좋았던 작품이라 '하늘을 걷는 남자'가 도달하기엔 처음부터 쉽지 않았던 경지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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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저메키스가 이 영화를 만들 때 '맨 온 와이어'와는 조금 다른 형태로 묘사하지 않을까 했는데, 이야기의 구성이야 실화를 배경으로 했음으로 크게 다를바 없다해도 필리페를 화자로 내세운 것도 '맨 온 와이어'와 유사한 방식이었는데, 애정하는 조셉 고든-레빗의 프랑스인 연기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실제 필리페 페티의 화술과 매력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기에, 여기서도 어쩔 수 없이 비교되는 포인트였다. 사실 '하늘을 걷는 남자', 아니 이 필리페 페티의 실화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맨 온 와이어'를 통해 다 했었기 때문에 특별히 다시 할 이야기는 많지 않을 듯 하다.


하지만 '하늘을 걷는 남자'가 '맨 온 와이어'와 달랐던 점은 쌍둥이 빌딩으로 불리우는 뉴욕의 월드 트레이드센터 빌딩을 다루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맨 온 와이어'의 경우 철저하게 필리페 페티가 아티스트로서 이 빌딩 사이를 건너는 그 순간과 관련된 이야기가 중심에 있다면, '하늘을 걷는 남자'는 구성적으로는 동일하지만 정서적으로는 필리페 보다도 오히려 쌍둥이 빌딩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 즉,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9.11로 인해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이 건물에 대한 일종의 송가처럼 느껴지는 연출을 자주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주인공 필리페가 이 빌딩을 바라보는 여러 시점 샷들에서는 단순히 3D 기술을 활용한 기술적 측면 외에도 마치 죽음을 맞이한 한 빌딩이 막 탄생했던 순간을 그리는 듯한 시선이 느껴졌다. 분명히 단순히 높이에 대한 경이로움의 시선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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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걷는 남자'가 그래도 볼 만한 건, 오랫동안 3D 영상에 매진해 왔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연출한 적절한 3D 소재 영화라는 점이다. 아마 저메키스에게는 어떠한 액션 판타지 영화보다도 이 이야기에서 3D 영상에 대한 매력을 느꼈을지 모르겠는데, 엄청난 고공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줄타기의 순간은 3D 영상을 통해 더 실감나고 집중하게 되는 장면을 선사한다. 사실 이 부분은 '하늘을 걷는 남자'의 분명한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지만, '맨 온 와이어'를 먼저 본 입장에서는 이 부분 마저 조금은 이 작품의 손을 들어주기는 어려운 지점이었다. 왜냐하면 '하늘을 걷는 남자'가 그리는 고공 줄타기의 순간은 체험하는 느낌과 필리페의 정서를 모두 담아내고 있기는 하지만, '맨 온 와이어'는 3D기술 없이도 다큐멘터리 장르를 통해 이 장면을 더 극적이고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놀랍게도 '맨 온 와이어'는 정서적인 만족감과 동시에 체험하는 느낌마저 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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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얘기해서 이 작품을 재미있게 관람하긴 했으나 막상 글을 쓰려니 '맨 온 와이어'를 거론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그렇다보니 모든 면에서 아쉬운 것처럼 풀어낼 수 밖에는 없는 형편이다. 만약 '맨 온 와이어'를 아직 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나와는 조금 다르게, 훨씬 더 재미있게 이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하지만 나처럼 이미 손꼽히는 다큐멘터리 영화였던 '맨 온 와이어'를 본 이들에게는, 거의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생각된다. 기승전맨온와이어.



1. '맨 온 와이어'는 예전에 하이퍼텍나다 에서 관람했었는데, 그 기억이 생생하네요. 아래는 그 때 작성한 리뷰 입니다. 이걸 읽으시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네요 ^^;


맨 온 와이어 _ 한 편의 시와 같은 찰나의 여정



2. '맨 온 와이어'는 특히 음악이 아주 좋은 작품이었는데, 이 작품은 좀 음악이 아쉬웠어요.


3. 영화의 의도는 분명 월드 트레이드센터 빌딩에 대한 송가에 가까운데, 북미 성적을 보면 아무래도 미국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엔 보는 자체로 고통스러운 측면이 여전한 것 같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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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Guardians of the Galaxy, IMAX 3D, 2014)

폼 잡지 않는 영웅들이 왔다



처음 마블의 새로운 시리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대한 소식과 포스터를 보았을 땐, '어벤져스'와 그 세계관을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바쁠 텐데 그 사이에 마블이 왜 이런 부수적으로 보이는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나 싶었다. 물론 목소리 연기로 브래들리 쿠퍼와 빈 디젤 등이 출연하고 있기는 했지만 크리스 프랫은 마블의 새로운 시리즈를 이끌기에는 부족해 보였고, WWE 프로레슬러인 바티스타와 아바타의 그녀 조 샐다나의 출연진 역시, '어벤져스'에 맛을 들인 관객들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마블의 새로운 시리즈니까 직접 보고 판단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보게 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통일처럼 대박이었다. 무엇보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가볍고 폼 잡지 않는 우주 활극이라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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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피터가 어른이 되어 처음 등장하는 타이틀 시퀀스에서부터 이 작품의 성향을 한 눈에, 그리고 한 귀에 알아차릴 수 있었을 정도로 '딱' 어울리는 시퀀스였는데, 올드팝과 함께 이름 모를 행성을 거닐며 춤을 추는 피터의 모습은 '우린 폼 잡지 않고 유쾌한 영화야'라고 이야기하는 듯 했다. 사실 내가 감독이라면 이 영화에서 가장 포기하기 쉽지 않았을 부분은 새롭게 관객에게 선 보이는 이 캐릭터들에 대한 소개였을 텐데, 제임스 건 감독은 주요 캐릭터가 최소 5명이상 등장함에도 (악당들과 주변 캐릭터들까지 하면 더 많고) 그들의 과거 사와 히스토리를 과감히 축소하거나 제한하면서 빠르게 본격적인 사건으로 이야기를 끌고 들어왔다. 물론 영화 속 모습으로 비춰볼 때 이들 각각의 이야기는 몇 편의 영화 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못할 정도로 (별도의 TV시리즈 분량이 필요할 정도로) 많은 사연과 뒷 이야기가 존재할 듯 한데, 그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충분히 소개하지 못한 것이 분명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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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블의 최근 작품들의 경향을 보면 홀로 완벽하게 독립된 작품을 보이는 반면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저와 같이), 너무 세계관과 엮을려는 시도가 앞섰거나 '어벤져스'의 일원으로서의 비중이 더 큰 나머지 독립적으로는 조금 심심한 작품이 된 경우도 있었는데 (토르 2),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어벤져스'의 떡밥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으로서도 충분히 홀로 서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만족스러운 첫 작품이었다. 이미 '어벤져스'의 다른 영화들에서 쿠키 장면으로 등장했었던 타노스나 콜렉터 캐릭터의 활용도 적절했고, 적과의 대립 관계도 기승전결의 흐름 안에서 딱 알맞게 풀어내고 있었다. 음.. 뭐랄까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이 작품은 마치 '카우보이 비밥'이 조금 연상되기도 했는데, 특히 지금은 캐릭터들 각자가 별로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지만 속편이나 (잘 된다면) 3편 정도에서는 꺼낼 수 밖에는 없는 구조로 되어 있어, 무언가 비장한 마지막을 예상하게도 되고 '어벤져스'와의 콜라보도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 기대(우려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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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아이언맨'처럼 보는 순간 '와 짱 멋지다!'라고 생각했던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무언가 좀 약하다고 생각했던 캐릭터들이 결국 영화가 끝날 땐 또 보고 싶은 캐릭터들이 되어 있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포스터만 봐도 이들의 컨셉이 약간 외인구단 같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각각이 묘하게 팀을 이루는 형태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리 와 닿지는 않았었는데, 영화의 후반부 이들이 진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되는 그 장면에서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완전히 이들의 조합에 동화되어 버리는 경험을 했다. 뭐랄까 다른 영화들은 팀으로 등장하는 경우 처음부터 팀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영화 내내 흐른다거나 아니면 캐릭터들 스스로도 우린 팀이 될거야 라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완벽한 팀이 되는 과정을 시종일관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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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영화 음악일 것이다. 이미 첫 장면에서부터 귀에 익숙한 올드 팝이 우주를 배경으로 흐를 때 알아차렸다. '아! 이 영화는 바로 이 묘한 균형의 지점을 아는 영화구나!'라고. 'Awesome Mix Vol.1'이라는 극 중 테입 제목처럼, 정말 끝내주는 음악들을 선곡한 이 작품은, 영화 음악이 장면과 정서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몸소 보여준다. 단순히 기존 유명한 곡들에 묻어가는 장면들도 아니고, 그 곡의 감성과 위대함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그 곡이 왜 이 장면에 쓰였어야 했는지를 아무 설명 없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매치 시킨다. 정말 시대를 앞서가도 한 참 앞서간 곡이라고 생각했던 David Bowie - Moonage Daydream은 역시나 우주에 걸맞는 곡이었으며, 정말 유명해서 더 설명할 필요도 없는 Marvin Gaye & Tammi Terrell - Ain't No Mountain High Enough는 이미 수 많은 영화에 삽입되었지만 아마도 이 영화로 더 오래 기억될 듯 하다. 그리고 잭슨 5의 곡을 이 영화에서 듣게 되다니. 그 자체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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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어벤져스 2'가 만들어지는 과정 중의 쉬어가는 코너라고 생각했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어벤져스' 못지 않게 기다려지는 작품이 되어 버렸다. 이 폼 잡지 않는 영웅들의 이야기는 또 어떻게 될까.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팀의 새로운 이야기가 정말 기다려진다!



1. 전 첨에 바티스타가 출연하는 지도 몰랐는데 등장하길래 까메오 정도인가 했었는데 비중이 완전 많군요. 별도로 연기 수업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았어요.


2.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마치 게임 '매스 이펙트'가 연상되더군요.


3. 바로 사운드 트랙과 원작 그래픽 노블을 질렀어요. 사운드 트랙은 도저히 안살 수가 없을 정도!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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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 (Gravity, 2013)

당연하다고 여겼던 존재의 발견



인간은 외로운 존재다.

그 외로움의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단순하게 생각하면 결국 모든 일들과 관계 속에서 혼자라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알폰소 쿠아론의 신작 '그래비티 (Gravity, 2013)'를 보고 나니 외롭다고 느낀 다른 이유를 떠올릴 수 있었는데, 그건 바로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무뎌짐 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난 이후로 수 많은 새로운 것들을 접하게 되면서 '처음'이라는 순간과 조우하게 된다. 하지만 인간은 참 어리석게도 시간이라는 무게에 휩쓸려 머지않아 처음 만났던 순간을, 그 순간의 희열을 금세 잊어버리곤 한다. 그렇게 더 새로운 것, 또 다른 것 만을 찾다가 한계에 부딪히게 되면 결국, 모든 것들에 대해 흥미를 잃고 쉽게 포기하기도 한다. 영화 '중력 (Gravity)'은 아주 특별한 상황에 놓인 한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아주 전형적이고 단순한 이야기를 다시금 끄집어 낸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관객이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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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보니 SF로 오인하기 쉽지만 '그래비티'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에 가깝다. 그러면 과연 지구 밖 우주라는 배경은 그저 눈 요기의 도구로만 사용되었느냐 하면 또 절대 그렇지 않다. 왜 그러한가 라는 질문의 답은 이 글의 제목과 맞닿아 있다. 흔히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근원에 대한 경우일 때가 많다. 이 영화 역시 일종의 근원에 관한 이야기다. 근원에 대한 탐구는 결국 진리를 찾기 위한 질문이라 할 수 있을 텐데, 그렇다면 이 작품이 찾고자 하는, 아니 말하고자 하는 진리란 무엇 인지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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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소 쿠아론의 '그래비티'는 우주에서 특수한 사고로 인해 한 인물이 겪게 되는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평소 지극히 당연하다고 여겼던, 그래서 그 존재조차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 둘 씩 체감하도록 만든다. 일단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중력이라는 것이 없는 우주를 보여준다. 우리는 무중력 상태를 봐야만 현재 중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체감이 아닌 이해할 수 있는데, 다시 말해 상실해야만 비로소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들을 영화는 차례 차례 꺼내어 놓는다. 사실 이 영화가 묘사하고 있는 우주에서 주목할 것은 무중력 만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우주의 묘사는 바로 '소리'에 관한 것이었다. 영화의 타이틀과 함께 마치 극장 안의 소리를 모두 빨아들이는 듯한 커다란 소리의 소멸은, 앞으로 이 영화가 사운드에 있어서 어떤 현실성을 들려줄 지에 대한 일종의 선언처럼 들려왔고 실제로 그랬다. 그래서 중력 뿐만 아니라 소리마저 없는 우주를 통해 우리는 생활 속에서 반사되어 들려오는 다양한 소리 들을 비로소 인지하게 된다.


그리고 모든 비슷한 영화들이 그러했지만 우주를 배경으로 한다는 건 결국 지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지구에 살면서 지구라는 행성을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사실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우주로 나가 지구를 바라봐야만 내가 살고 있는 행성이 얼마나 아름다운 지를 비로서 알 수 있게 된다 (이건 직접 경험할 수 없었으나 의심하지는 않는다). 극 중 코왈스키는 지구를 바라보며 여러 번 라이언에게 이야기한다. '정말 아름답지 않냐고'. 이는 곧 관객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우리가 이런 지구에  살고 있는 거라고'


(중요하진 않지만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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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라 일컬어 지는 존재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극 중 라이언 (산드라 블럭)이 코왈스키 (조지 클루니)의 존재를 제대로 인지한 것은 오히려 그가 떠난 이후였다 (난 이 라이언의 상상 장면이 만약 실제 장면이었다면 정말 실망했었을지도 모른다). 홀로 우주선에 남게 된 라이언은 통신 여부를 확인하던 중 알 수 없는 외국인과 무선 통신이 연결된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라이언은 저 멀리 지구에서 들려오는 사람들 소리, 개가 짖는 소리 그리고 아이의 울음 소리에 감정이 터지고 만다. 다른 영화에서처럼 지구에 두고 온 애인의 목소리도, 부모의 목소리도 아니었지만 라이언은 그저 자신이 평소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었던 이 소리 들에 감격한다. 라이언의 감격은 사실 감격 이라기 보다는 회환에 가까웠을 것이다. 평소 그 존재조차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뒤늦게 깨닫고 났을 때는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녀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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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라이언은 중국 우주 정거장의 우주선에 탑승하면서부터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겪는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마치 자궁 속에서 유영하듯 한 모습의 라이언은 새로운 탄생의 신호를 알리는 듯 잠시 눈을 감고 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 탄생으로 보기는 어렵다. 아니 아직 더 많은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다. 라이언이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이후에도 그녀는 여러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다. 그녀의 탈출 우주선이 지구 궤도를 향할 때의 모습은 마치 수 많은 정자들 사이의 경쟁에서 승리해 수정에 이르는 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다시 글의 주제로 돌아와, 이 영화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의 발견에 관한 것이라고 했는데 그 중 우리가 가장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지구의 중력? 사람? 그들이 만들어내는 소리?

바로 자신이라는 존재의 탄생 그 자체일 것이다. 결국 라이언은 가장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아니 그 논의의 범주에 포함조차 시킬 생각을 하지 못했던 자신의 존재(생명)에 대해 발견하고 다시 태어나 우뚝 서게 된다. 그녀가 지구로 무사 귀환 했을 때 다른 영화처럼 대규모 구조 작업에 의해 구조 된다거나 발견되기 이전에, 홀로 땅을 딛고 선 모습으로 끝내는 것은 그래서 더 큰 의미가 있다. 그녀는 누군가 에게 구조됨으로서 생명을 구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생명을 발견하고 쟁취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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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자궁 속 태아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장면도 그렇듯이, '그래비티'의 은유는 매우 노골적이다. 글의 맨 처음 이야기했던 것처럼 직접적이고 단순하고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다. 기원을 말하고자 했기 때문에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라이언을 통해 이를 풀어낸 방식도 크게 새로울 것은 없었다. 그런데 왜 나는 이 영화에 열광했을까. 그건 아마도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너무 나도 당연한 것들의 진리가 새삼 가슴에 깊게 와 닿았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나 스스로도 바쁘게 '그냥' 살면서 잊고 있던 것들을 다시금 깨우치게 만든 이 이야기는, 너무 당연한 것들로 이뤄져 있기에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주는 그런 작품이었다.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은 아마도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라이언처럼 저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살아남은 이도 있는데 나도 힘내서 살아야지!'가 아니라, 내가 이미 갖고 있는 것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해서 잊고 있었던 당연한 것들을 다시 돌아보고 발견해 낼 수 있다면 그 것 만으로도 이미 살아가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는 것. 그것이 내가 이 영화를 보고 새삼 느낀 내 삶의 중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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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미 화제가 된 글 '아닌강의 비밀' (http://magazine.movie.daum.net/w/magazine/film/detail.daum?thecutId=6589)

참 대단한 감독'들' 입니다!


2. 엠마누엘 루베즈키의 촬영은 역시 인상적이네요. '트리 오브 라이프'의 촬영 감독이기도 한데, 두 작품의 주제의 연관성이 있다는 점에서 가볍지 않고, 그러면서도 기술적으로 대단한 결과물을 만들어 냈네요!


3. 전 이 멕시코 삼총사가 더 잘될 줄 알았어요. 처음엔 이냐리투가 주목 받는 모양새였는데, 이제는 그가 오히려 제일 덜 주목 받는 그림이 되었군요. 델 토로를 비롯해 이 삼총사가 계속 좋은 영화들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 예전에 봤던 '허블 3D'가 떠오르더군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5. 아, 왕십리 아이맥스 3D로 봤어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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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 림 (Pacific Rim, 2013)

영화로서 가능해진 거대 로봇과 괴물의 육박전



최근 가장 기대 작이었던 길예르모 델 토로의 '퍼시픽 림 (Pacific Rim, 2013)'을 보았다. '퍼시픽 림'을 기대한 포인트는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과 그가 본격적으로 대규모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 그리고 거대 로봇과 괴물이 대결을 펼치는, 일종의 만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을 실사 영화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 등이었다. 후자 만으로도 이 영화는 기대할 만한 이유가 충분하지만, 전자인 '길예르모 델 토로'라는 이름 때문에 기대치가 더해진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길예르모 델 토로가 만든다면 좀 더 스토리 측면이나 완성도에 있어서 더 나은, 더 완벽한 작품을 만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 말이다. 물론 이런 과한 기대치는 그의 팬이기 때문에 발동되었던 것인데, 결론적으로 이 높은 기대치가 독으로 작용하지는 않았을 정도로 '퍼시픽 림'은 충분한 만족감과, 적당한 수긍, 조금의 아쉬움이 남았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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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 림'은 포스터의 홍보 문구에서도 말해주듯 규모와 스케일 그 자체인 영화다. 많은 괴물이 등장하는 영화들이 그 크기에 포인트를 두곤 했는데, 아래의 비교 그림에서도 볼 수 있듯이 '퍼시픽 림'에 등장하는 로봇들과 괴물들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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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버필드에서 살짝 등장했던 괴물이 겨우 반 정도 밖에 못 미치는 크기라니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까? 저 아래 세 번째 작게 표현된 검은 색이 바로 티라노사우르스다)


즉 이 영화의 핵심은 이 엄청난 크기를 관객이 실감할 수 있도록 표현해 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런 면에서 아이맥스 3D의 관람 환경은 적극 추천할 만 했다. 엄밀히 얘기하자면 저 그림의 비교를 통해 알 수 있는 정도의 규모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었는데 (워낙 그 크기 대의 두 존재가 결투를 하다보니), 그렇다 하더라도 보는 내내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올 정도로 엄청난 스케일을 느낄 수 있었음은 사실이었다. 더군다나 그 엄청난 크기의 두 존재가 미사일 등의 무기를 통해 전투를 벌이는 것이 아니라, 주먹질을 통한 육박전을 벌인다는 것 만으로도 이 작품의 볼거리는 사실 충분한 편이다. 이 정도 크기의 괴물을 주먹으로 때려잡는 영화라니! 예전 심형래 영화에서 보았던 사람이 공룡 탈을 쓰고 들어가 연기한 공룡과 영구의 육박전 이후에 거의 최초가 아닐까 싶다. 이것 만으로도 여름 블록버스터로서의 매력에는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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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길예르모 델 토로의 팬들이 아쉬움을 느꼈던 부분이라면 전반적인 이야기의 구조나 전개에 관한 것일 텐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 역시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그라면 뭔가 이 로봇/괴물 액션 블록버스터의 배경 가운데서도 더 색다르거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퍼시픽 림'은 일반적인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의 전개를 충실히 따르고 있었고, 한 편으론 바로 그 점 때문에 일반 대중들에게도 더 나은 평가를 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 즉, '판의 미로' 같은 깊이 있는 이야기를 이런 여름 블록버스터에 녹여 냈다면 아마 그의 팬들에게는 인정을 받았을지도 모르지만, 일반 대중들에게는 외면을 당했을지도 모를 일이라는 얘기다.


그런 측면에서 가장 놀라웠던 건 이 작품의 인트로였다. 아마 보통 같으면 영화 한 편을 할애할 수도 있었던 이 시기의 배경과 카이주라는 괴물의 등장, 예거 시스템의 탄생 등에 관한 이야기를 단순히 그런 것이 있었다는 정도의 설명이 아니라, 한참이 전개된 다음의 시점에서 영화가 시작한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아, 저 부분을 그냥 저렇게 한 줄로 넘기기엔 너무 아까운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감한 전개였다. 하지만 만약 이 부분을 천천히 다 설명했더라면 (아마도 시리즈의 1편이 되었을) 이 영화에서 지금과 같은 본격적인 육박전을 보기는 무리였을 것이다. 반대로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전형적인 전개와 캐릭터들이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손발이 오그라들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덕후의 입장으로는) '아, 그래도 멋있어!'라고 생각하게 되는 지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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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기대했던 것보다는 이야기할 거리가 적은 작품이기는 했지만, 그것은 반대로 깔끔하게 즐길 만한 오락 영화라는 반증도 되겠다. 솔직히 완전 개인적인 팬심으로는 '퍼시픽 림'이 대박나서 하루 빨리 델토로가 론 펄먼이 더 늙기 전에 (이미 많이 늙었지만 ㅠ) '헬보이 3'를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 뿐이다. 나중에 따로 기회가 되면 장문의 글을 써보고도 싶은데, '헬보이'는 3편이 나와야만 1,2편의 존재 이유가 성립하는 작품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3편은 꼭 나와야 한다.



1. 보면서 '에반게리온'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더군요. 예거는 흡사 초호기. 드리프트는 싱크로와 겹치고 (디테일은 좀 다르지만). '에반게리온' 팬으로서 이제 슬슬 실사화를 기대해봐도 되는 건가 싶다 가도, 그러면 안되지 를 새기곤 합니다 ㅎ


2. 극 중 마코의 어린 시절 역을 연기한 아역 배우가 참 귀엽고, 연기도 잘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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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뉴튼' 역을 맡은 찰리 데이는 정말 J.J.에이브람스와 닮았더군요. 출연했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도 같고 ㅋ


4. 아이맥스 3D를 추천합니다. 저는 기회가 되면 아마도 물이 막 튈 4D로도 한 번 보고 싶네요 ㅎ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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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렉 다크니스 (Star Trek Into Darkness, 2013)

리더의 자격



성공적인 리부트로 새로운 시리즈로 단숨에 자리 잡게 된 J.J.에이브럼스의 '스타트렉'의 속편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전작 만큼이나 큰 기대를 갖게 한 작품이었다. 리부트 된 시리즈에 기대하는 바는 첫 번째 작품이냐 속편이냐 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첫 번째 작품이 새롭게 리부트 된 세계관과 설정, 인물들을 소개하는 데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면, 속편은 이렇게 전작에서 설명이 완료된 재료들을 바탕으로 좀 더 깊어지는 갈등과 본격적인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J.J의 두 번째 스타트렉 영화인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만족과 아쉬움을 동시에 담고 있는 작품이었다. 아, 물론 여기 서의 아쉬움은 이 작품이 J.J의 작품이라는 높은 기대치 때문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도 없다고 할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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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 에이브람스는 자신의 첫 번째 '스타트렉' 영화를 통해 기존 시리즈의 올드 팬들과 현재의 관객들 모두에게 환영을 받는 거두기 쉽지 않은 성과를 이뤄냈는데, 이를 통해 앞서 이야기했던 대부분의 설명은 마친 상태였지만 아직 다 못 다한, 완전하게 정립하지 못한 것이 있는 듯 했다. 그것이 이 작품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주된 테마이기도 한 '리더의 자격'에 관한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캡틴이 누구냐 를 두고 갈등을 펼쳤던 커크와 스팍의 관계, 즉 리더로서의 확실함 보다는 불안함이 더 엿보였던 커크가 진정한 캡틴으로 거듭나게 되는 과정을 전편에 이어 더 심층적으로 이어감으로서, 단순히 엔터프라이즈호의 캡틴인 커크의 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리더 라는 역할 자체의 조건과 자격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한다.


사실 '누가 엔터프라이즈호의 진정한 캡틴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작을 통해 대부분 해결이 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특히 TV시리즈가 아닌 극장판 임을 감안한다면 더욱), 속편인 '다크니스'도 첫 장면에서는 완전히 커크를 캡틴으로서 인정하는 스팍의 모습으로 시작하긴 하지만, 곧 캡틴 자리의 박탈과 변경이 (임시 캡틴까지) 반복되며 아직은 커크가 완전한 캡틴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어쩌면 이 과정은 극장 판에서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아젠다인데, 반대로 생각하자면 그 만큼 스타트렉이라는 시리즈에서, 작게는 엔터프라이즈호 라는 상징적인 곳에서 '캡틴'이라는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 것 인지를 역설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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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 주제를 더 심층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커크와 스팍의 관계에 기존 엔터프라이즈호의 선장인 파이크와 마커스 제독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존 해리슨의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이들의 이야기는 각각 다른 갈등 요소로 볼 수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책임져야 할 선원들에 대한 리더로서의 역할이 발동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마커스와 존 해리슨이 극 중에서 벌이는 일들의 원인을 살펴보자면, 단순한 원한 관계나 개인적인 것 보다는 (설령 그것이 잘못된 방향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속한 진영이나 자신이 책임지고 지켜야 할 부하들을 위한 것으로 그려진다. 결국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사건을 벌인 두 인물의 이야기와 엔터프라이즈호의 캡틴인 커크의 이야기가 하나로 겹쳐지면서, 영화는 좀 더 커크에게 리더로서의 진정성과 당위성을 부여할 수 있는 더 확고한 기회를 제공한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J.J는 그 만큼 '스타트렉' 시리즈에서 엔터프라이즈호를 책임지는 리더로서 커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이렇듯 시리즈의 한 편을 더 할애하면서 까지 커크를 완벽한 리더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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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전작에 비해 텍스트나 메시지는 오히려 더 흥미로워졌지만, 액션 블록버스터의 측면으로만 보자면 좀 더 본격적인 액션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전작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에 아쉬움이 느껴졌을 지도 모르겠다 (별로 라는 것이 아니라, 1편의 좋았던 부분을 뛰어넘지는 못했던 것 같다는 얘기). '배트맨'이라는 너무나 유명한 작품 속에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100% 녹여냈던 크리스토퍼 놀란과 마찬가지로, J.J.에이브럼스 역시 기존 팬덤이 확고한 '스타트렉' 시리즈 안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녹여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역량에 다시 한 번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1. 아이맥스 3D로 보았는데 아이맥스에 적합한 스케일이었어요. 3D는 탁월한 수준까지는 아니었으나 후회할 수준은 아니었음.


2. 체코프 역할의 안톤 옐친은 확실히 비중이 줄었네요. 존 조도 마찬가지. 왕년에 '로보캅'이었던 피터 웰러의 무게감은 좋았어요. 최근 들어 종종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아 반갑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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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에이브람스의 최초의 IMAX 3D 영화이자 전작 '스타트렉'의 속편인 '스타트렉 다크니스' (국내 제목 확정)의 메인 예고편이 최초로 공개되었습니다!

사실 기존 TV시리즈와 극장판 '스타트렉'의 팬이 아니었음에도, J.J의 '스타트렉'은 영화적 재미는 물론 기존 TV시리즈까지 다시 보게 끔 만드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는데요,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더 두근거리는 속편이 나올 것 만 같습니다!


전편에 등장했던 배우들에 이어 이번 작품에는 무려 배네딕트 컴버배치가 출연하고 있어서 더더욱 기대가!!! 올해 여름 국내 개봉 예정이라는데, 기다림이 쉽지는 않겠네요 ㅠ


긴 말 할 것 없이 예고편을 보시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프로메테우스 (Prometheus, 2012)

근원에 대한 선문답



리들리 스콧의 '프로메테우스 (Prometheus, 2012)'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에이리언 (Alien, 1979)'의 프리퀄로 먼저 알려진 작품이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사실 개인적인 기대의 포인트도 여기에 머물러 있었다. 프리퀄 이란 형태는 기존 작품들의 장점들을 그대로 계승해 최대한 신작이 갖는 벽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스토리 전개 등 여러 측면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계점도 있다고 할 수 있을 텐데, '프로메테우스'는 '에이리언'의 프리퀄로서도 성립이 가능한 작품이지만 이것은 부수적인 기능의 수행일 뿐, 독립적으로 평가되어야 마땅하고 오히려 1979년 작 '에이리언'의 이야기가 '프로메테우스'의 파편과도 같은 작품으로도 이해가 가능할 정도의 압도적인 작품이었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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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인트로. 태초의 지구로 예상되는 무인지경의 자연 앞에 한 남자가 서 있다. '엔지니어'로 불리는 이는 어떤 액체를 마시고는 분열되어 폭포 아래로 떨어지고, 분열된 이 자의 DNA는 물 속에서 다른 것들과 함께 결합되어 간다.


'프로메테우스'의 첫 장면과 관련해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한데, 이 글 후반부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어떤 설이 정설인지는 이 영화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는 듯 하다. 만약 이 인트로가 100% 영화를 규정 짓는 장면이라 반드시 어떤 내용인지 확인해야 하는 것이었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지만 (그렇지만 이 인트로의 중요성은 영화를 곱씹어보면 볼 수록 느끼게 된다), 100%는 아님을 바로 이어지는 데이빗 (마이클 패스밴더)의 장면에서 알 수 있다. 우주선 프로메테우스에 홀로 깨어 농구도 하고 다른 사람의 꿈(과거)도 훔쳐보고 영화도 보는 데이빗의 모습에서 이 영화의 가장 큰 모티브가 포함되어 있는데, 바로 데이빗이 '아라비아의 로렌스 (Lawrence of Arabia, 1962)'를 보고 극 중 로렌스의 대사와 헤어스타일을 따라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개인적으로도 고전 가운데 가장 좋아하고 여러번 보았던 작품인지라 '프로메테우스'에서 인용되는 순간, 데이빗의 존재와 맞물려 바로 영화의 모티브를 연결해 볼 수 있었는데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본 이들은 잘 알겠지만 피터 오툴이 연기한 로렌스는 영국인과 아랍인 사이에 모두 속한 듯 보이지만 사실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철저히 홀로 존재했던 외로운 존재였으며, 그렇기에 한 쪽이 아닌 양쪽의 부담을 심리적으로 모두 감당해야만 했던 안타까운 존재였다. 하지만 로렌스는 양쪽을 모두 아우를 만큼의 믿음을 갖고 있었던 캐릭터이기도 했는데, '아라비아의 로렌스' 속 로렌스의 중간자적인 캐릭터는 '프로메테우스'에 와서 조물주(엔지니어)와 인간들 사이에 존재하는 로봇 데이빗으로 투영되었으며, 로렌스가 그러하였듯 데이빗의 시작과 결말도 이와 함께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꼭 데이빗의 이야기로 치환하지 않더라도 '프로메테우스'는 여러가지 가치들의 관계를 통해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상당히 포함하고 있다. 아, 그리고 인용한 장면이 다름 아닌 '믿음'에 관한 장면이었다는 것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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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데이빗이 로렌스를 보고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장면은 일회성이 아닐까 했는데, 결국 데이빗은 끝까지 로렌스의 헤어스타일을 고집한다. 다시말해 데이빗은 물론 이 영화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를 단단히 결심하는 장면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프로메테우스'가 말하고자 하는 믿음은 죽음에 관한 (Mortal) 것과 연결된다. 죽음을 앞두고 영원을 누리기 위해 창조주를 만나고자 하는 웨이랜드 사의 회장 피터 웨이랜드, 죽음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데이빗 그리고 불멸의 존재로 인간들에게 그려지는 엔지니어들까지.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불멸의 존재로 예상되었던 엔지니어들 역시 죽음을 맞게 된다는 점이다. '프로메테우스'가 말하고자 하는 믿음은 죽음에 관한 (Mortal) 것과 연결된다. 죽음을 앞두고 영원을 누리기 위해 창조주를 만나고자 하는 웨이랜드 사의 회장 피어 웨이랜드, 죽음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데이빗 그리고 불멸의 존재로 인간들에게 그려지는 엔지니어들까지.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불멸의 존재로 예상되었던 엔지니어들 역시 죽음을 맞게 된다는 점이다.


영화가 처음 가졌던 질문이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것이었다면, 엔지니어들 역시 불멸의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시점에서 이 방향성 역시 변화를 겪게 된다. 창조주로 생각했었던 엔지니어들이 신과 같은 존재라기 보다는 진보한 또 하나의 존재(유한한)라는 점과 그들이 인간을 창조한 이유 역시 인간들이 기대한 '무엇'이기 보다는 그들의 필요에 의한 다른 무엇일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인해, 영화는 이 질문에 대해 하나의 정답을 내놓기 보다는 이 질문을 던지게 된 배경과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로메테우스의 모든 캐릭터와 관계들이 흥미로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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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통해 믿음의 메시지를 던졌던 '프로메테우스'는 결국, 각기 다른 것을 믿었던 이들의 믿음이 생기고 사라지고 다시 생겨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오래 전 각 문명들에서 발견된 동굴 벽화를 보고 인간을 만든 창조주가 존재한다는 믿음을 갖게 된 '쇼'와 '찰리' 박사, 그리고 이들이 생명을 주었다면 죽음마저 앗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피터 웨이랜드와 이런 웨이랜드의 생각을 믿지 못하는 비커스의 이야기 속에서 인간 만이 갖고 있는 믿음이라는 가치에 대해 다시 떠올려 보게 된다. 아마 '프로메테우스'가 좀 더 명확한 하나의 답을 주고자 했던 영화였다면 처음 가졌던 믿음을 그대로 끌고 갔거나 아니면 그 믿음이 철저히 붕괴되어 가는 과정으로 마무리 했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겪고 난 다음 새로운 믿음이 생겨나는 과정까지 열어두었다. 즉, 이 영화는 워쇼스키의 '매트릭스' 처럼 하나의 가설을 두고 다양한 논리와 철학으로 설득하는 영화가 아니라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만이 답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작품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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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직간접적으로 하나의 정답만이 의미 있다는 것도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답을 찾으려는 것 자체, 혹은 인물들 각각이 선택한 그들 만의 답이 모두 의미 없다는 것이 아닌 모두가 답일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이야기한다. 쇼나 찰리가 꿈꾸던 창조주의 모습은 아니지만 엔지니어로 불리는 그들은 어떤 이유에서건 인간을 의도적으로 창조했거나 그렇지 않고 우연에 의해 창조했을 수도 있으며 (그래서 인트로 장면이 중요하다. 이 두 가지가 모두 가능하도록 연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추후에 알려진 오프닝의 확장된 장면을 포함하더라도 그렇다), 엔지니어들의 우주선에서 발견된 수 많은 괴생물체들의 존재가 가둬두기 위함인지 양육하기 위함인지, 양육하기 위함이라면 정확히 무엇을 위한 것인지 영화는 명확하게 말하고 있지 않다. 만약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인간을 창조한 것이라면 이 모든 일들이 끝나고 지구로 귀한하지 않고 그들의 행성으로 답을 얻기 위해 떠나는 쇼의 여정이 더욱 의미있을 것이고, 우연에 의한 창조였다면 이 우연이 가져오게 된 결과에 대해서 좀 더 깊이 따져보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 영화가 '에이리언'의 프리퀄로서 존재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만약 '프로메테우스'가 명확한 '에이리언'의 프리퀄이었다면 에이리언의 탄생과 존재에 대한 더 확실한 모티브가 있어야 하는데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이 그 좋은 예) 이 작품에서는 바로 이 부분을 명확하게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프리퀄 만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물론 우연에 근거한 탄생론도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다. 여기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인트로 장면으로 미뤄봤을 때 처음에 이 검은 물체는 엔지니어를 숙주로 사용할 수 없는 구조였지만(함께 산화해 버렸으니까), 쇼의 몸에 잉태되어 진화한 이후에는 다시 한 번 엔지니어와 만나게 되었을 땐 엔지니어를 숙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잉태와 숙주라는 개념은 '에이리언'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 할 수 있으므로, 그 부분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짚고 넘어간 이 장면이 인상 깊을 수 밖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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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정리를 해보자면 '프로메테우스'에 존재하는 이른바 떡밥이라 불리우는 수많은 단서들은 여타 다른 영화들에서 단서가 활용되는 것들과는 차이점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영화가 단서를 활용하는 보통의 방법은 단순히 늘어놓기 위함이 아니라 언젠가는 (혹여 이번 영화에서가 아닐지라도) 반드시 풀기 위한 복선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인데, '프로메테우스'의 수많은 단서들은 반드시 풀기 위함이 아니라 푸는 과정을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왜 엔지니어는 인간을 창조했는가? 데이빗의 정확한 의도는 무엇일까? 엔지니어는 인간을 의도적으로 창조한 것일까? 왜 엔지니어는 이 곳에 군사기지 같은 곳을 만들어 놓고는 우주선 안에 엄청난 수의 '무언가 (이것이 나중에 모습으로 진화할지 몰랐을 수도 있다는 가정하에)'를 담고 어디로 향하려고 했던 것인가? 등의 질문은 물론, 처음 이 행성에 도착했을 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 같은 우주선이 하나가 아닌 여럿이라는 점으로 미뤄 각 우주선 마다 이 정도의 괴생물체가 존재할 것은 물론 또 다른 엔지니어 생존자가 숙면을 취하고 있을 가능성도 남겨두었을 정도로, 해결되지 않은 일들과 질문들이 이 영화엔 가득하다.


'프로메테우스'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는 작품이라고 봤을 때, 위의 늘어놓은 질문들은 어쩌면 여러 번의 기회일런지도 모르겠다. 정답이 필요한 질문이었다면 여러 개의 질문과 의문을 던질 필요조차 없었겠지만 이 영화와 같은 경우라면, 더 많은 기회를 통해 과정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핵심인 영화이기 때문에 의문점들, 아니 한 가지로만 해결되지 않는 미완의 것들을 일부러 여럿 남겨둔 셈이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것이 모호함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명확함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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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맥스 3D 감상은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3D는 둘째 치더라도 이 영화에 아이맥스라는 포맷은 정말 필수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인트로의 그 광활한 아이슬랜드의 풍광은 아이맥스의 대화면으로 볼 때 그 위엄이 제대로 느껴지더군요. 이러한 압도적 위엄이 있어야 이 영화의 초반 분위기가 성립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이런 거대한 자연에 비해 인간이라는 존재의 덧없음을 인트로는 말없이 얘기하고 있죠), 아이맥스 3D의 관람을 강추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영화가 던지는 질문에 이 스케일은 아주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도 하구요.


2. 속편이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이해한대로 라면 속편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네요. 속편이 나오지 않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결과인 것 같구요. 이미 '프로메테우스'는 자신이 던지고자 한 질문에 충실한 답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3. 아무리 생각해도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인용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자 대단한 시도였다고 생각되네요. 그 인용 하나로 인해 많은 것들이 힘을 얻게 된 것은 물론이요, 데이빗이라는 캐릭터에게 이전 '에이리언' 시리즈의 비숍에게는 없는 '공감대'를 만들어주었으니까요. 페스벤더의 연기도 정말 좋았습니다.


4. 일단 한 번 쏟아내지 않으면 헤어나오기 힘들 정도로 깊은 인상을 안긴 작품이었습니다. 한 번 쏟아내고나니 그나마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지만, 한 번 더 보고 또 다른 이야기들을 쏟아내고픈 욕구가 발동하는군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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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The Avengers, IMAX 3D, 2012)
올스타전이 주는 쾌감



마블의 '어벤져스 (The Avengers, 2012)'는 여러가지 의미로 꿈의 영화다. 만화나 애니메이션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슈퍼 히어로들의 활약상을 정말 '살아있는'것만 같은 현실감으로 구현한 작품인 동시에, 그 영웅들이 하나가 아니라 여럿 등장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어벤져스'를 다른 어떤 마블의 작품들보다 기다렸고 기대하게 했던 가장 큰 이유라면 바로 이 '여럿'이라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오션스 일레븐'처럼 한 두 명의 주인공이 아닌 주조연급 캐릭터가 다수 등장하는 영화들은 제법 있어왔지만, '어벤져스'가 그들과도 다른 지점에 놓이는 이유는 '여럿'에 포함된 '하나하나'가 독립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캐릭터이자 작품이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어벤져스'를 꿈의 영화로 칭한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흔히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 쯤은 생각해 봤던 기대들을 충족시켜주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슈퍼맨이랑 배트맨이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처럼 '아이언 맨과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가 하나의 영화에서 한 팀이 되어 싸운다면 어떨까?'하는, 실현될 것 같지 않았던 기대를 (제작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때도 과연 이 프로젝트가 끝내 완성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졌을 정도로) 결국 이뤄낸 작품이기에 영화적 완성도는 일단 재쳐두더라도 몹시 흥분될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쉽게 말해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의 예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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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는 일종의 올스타전 이벤트와 같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올스타전이 주는 쾌감은 정규시즌의 그것과는 다르다. 올스타전이란 말그대로 각 팀의 에이스들이 특별한 이벤트를 위해 하나의 팀으로 뭉쳐 활약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절대 볼 수 없는 조합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감동(!)을 준다. 축구를 예로 들자면 노이어가 찬 공을 메시가 받아서 드리블 하다가 호나우도에게 패스해, 힐 킥으로 호나우도가 반 페르시에게 넘겨주면 골로 연결시키는 장면. 농구를 예로 들자면 크리스 폴에게 볼을 넘겨 받은 케빈 듀란트가 수비수를 몰아놓고 돌파해 무인지경으로 있는 블레이크 그리핀에게 연결해 덩크로 마무리하는 그런 장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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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벤져스'는 이렇게 축구나 농구를 예로 들어 설명할 필요도 없는 것이 (오히려 반대의 경우라면 모를까) 그 자체가 바로 최고의 올스타전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지상의 적들은 캡틴 아메리카와 호크아이, 블랙 위도우가 맡고, 거대한 몸집의 적은 토르와 아이언 맨이 공동으로 대응하며, 헐크가 여기저기 출몰하여 적을 박살내 버리는 이 시퀀스는, 정말 '어벤져스'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블의 여러 히어로들이 한 화면에서 말을 섞는 것도 두근대는데, 함께 공동작전을 펼치다니 이거야 말로 아드레날린을 들끓게 하는 설정이 아닐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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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스타전이어서 감안해야 할 점도 있다. 스포츠의 경우가 그렇듯이 올스타전이란 확실히 이벤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정규경기와는 차이가 있는데, 관객들이 기대하는 화려한 볼거리나 대표 모습들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승패가 달린 정규 시즌 경기에서 느낄 수 있는 짜릿함과 긴박함은 후순위로 중요도가 구분될 수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올스타전을 보러 온 관객들은 잔뜩 볼거리를 기대하고 왔는데, 마치 정규 시즌 경기와 같은 정색한(?) 경기를 보여주면 그것도 문제라는 얘기인데, '어벤져스'는 과연 이 딜레마를 어떻게 풀었을까가 사실 가장 궁금한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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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 대해서는 각자가 느끼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올스타전으로서 보여주어야 했던 볼거리 측면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았고, 전반적인 스토리 측면에서도 살짝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다 (여기에는 엄청난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일단 보여주기 측면에서는 조금은 덜 본격적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로키가 끌고 온 대규모의 군대도 솔직히 대규모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조금은 물량 측면에서 심심한 느낌이 없지 않았고, 그 스케일 측면에서도 무지막지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즉, 어벤져스 정도가 모였으면 이들이 모여도 이길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적을 기대했다는 얘기). 보여주기를 제외한 이야기 측면에서도 각 캐릭터들에 대한 설명을 거의 없다시피 최소화 한 것은 좋았으나 (그렇기 때문에 각 캐릭터의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은 조금 답답했을지도), 짧은 시간 내에 어벤져스 간의 갈등과 쉴드를 중심으로 한 어벤져스 프로젝트, 그리고 지구를 공격하려는 로키의 이야기를 모두 진정성있게 담아내기에는 조금씩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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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러한 조금의 아쉬움은 속편이 있다고 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즉, '어벤져스 2'가 나온다면 이 같은 평가는 충분히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다시 한 번 스포츠로 예를 들자면, 올스타전 전반전만 보고 올스타전을 평가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하프타임에는 덩크 컨테스트도 있을 것이고, 후반 말미에 가서는 마치 정규 시즌 경기처럼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짜릿함도 전해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덜 본격적인 볼거리는 속편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이해되는 수준이었다.


즉, '어벤져스'에서는 이 히어로들이 하나로 뭉치는 것만으로도 사실 90% 이상의 쾌감을 주기 때문에, 일반적인 영화처럼 주인공이 겪는 사건이나 갈등의 비중을 크게 가져가지 않더라도 영화를 끝까지 이끌어갈 수 있는 충분한 동기가 마련된다는 얘기다. 다시 말하자면 '어벤져스'는 이미 '아이언맨 1,2' '인크레더블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를 통해 소개했던 캐릭터들을 하나의 스크린으로 불러 모으는 것에 첫 번째 목적이 있으며, 이들이 진정한 '어벤져스'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리는 데에 두 번째 목적이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더 무지막지한 적과 싸우는 본격적인 모습은 '어벤져스 2'를 위해 남겨두어야 했을 것이라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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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를 이루는 각 캐릭터들의 독립 작품은 각기 다른 감독처럼 그 분위기도 조금 다 달랐었는데, '어벤져스'는 평균적으로 상당히 유머러스해졌으며 무거움 보다는 간결함 쪽을 선택했다. 실제로 다양한 유머들이 포진하고 있었는데, 토니 스타크의 언변은 더 화려해졌으며 캡틴과 토르 역시 각자의 특성(구세대와 외계인)을 그대로 유머에 녹여내고 있고, 헐크 역시 이안의 '헐크'와는 물론 '인크레더블 헐크'보다도 훨씬 더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는 했었으나 본격적으로는 '어벤져스'에 와서야 모습을 드러 낸 블랙 위도우와 호크 아이의 경우 다른 캐릭터에 비해 조금은 부가설명 분량이 추가되기는 했으나 과한 정도는 아니라서 빠른 전개에 불편함이 없었으며, 워낙에 매력적인 두 배우 제레미 레너와 스칼렛 요한슨으로 인해 쉽게 빠져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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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 기다렸고, 앞으로도 이런 대형 프로젝트가 또 언제 실현될 수 있을지 모를 정도의 규모인 '어벤져스'는 올스타전이 주는 쾌감을 한껏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었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주는 장점들을 모두 끌어 모아 하나로 액기스만 뽑아내는 동시에,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또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움직임은 더 큰 기대를 갖게 했다. 하지만 한 편으론 몇 년간 한 작품이 끝날 때 마다 엔딩 크래딧 이후 등장하는 짧은 쿠키 영상을 통해 맛만 보여준 쫄깃함을 또 겪을 생각을 하니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행복한(?) 두려움에 심장이 떨려온다.


1. 왕십리 IMAX 3D로 봤는데 확실히 사운드에 조금 답답함이 있었어요. 저 말고도 여러 분들이 느낀 걸로 봐서는 문제가 있긴 한듯.

2. 당연히(?) 쿠키 장면이 이번에도 있는데, 제가 기대했던 무지막지한 적에 대한 떡밥이 나옵니다.

3. 드디어 헐크의 비밀을 알려주더군요;; 전 그 대사가 왜 이렇게 심각하게 다가왔는지 모르겠네요. 이 대사만 가지고도 글을 하나 쓸 수 있을듯;;;

4. 전 참고로 이들 히어로들 가운데 '토르'를 가장 좋아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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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의 분노 (Wrath of the Titans, 2012)
그리고 신들의 허약



루이스 리터리어가 연출한 1편 '타이탄 (Clash of the Titans, 2010)'도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어차피 커다란 기대보다는 오락영화로서 2시간 정도의 러닝 타임 동안 실컷 즐길 수 있는 것에만 기대치를 두었기 때문에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작품이었었다. 이런 동일한 기대치를 가지고 속편인 '타이탄의 분노'를 보게 되었는데 (요새는 정말 예매할 때 손이 떨리는 가격의 아이맥스 3D로!)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역시 높지 않은 기대치 덕에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수준이긴 했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자면 아쉬운 점이 막 터져나오는 그런 영화였다. 이런 영화를 곱씹어 보려는 시도 자체가 좀 불필요에 가까운 일이기는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그냥 즐기는 것으로 충분한 영화이다 보니), 이 시리즈는 팬들의 호기심과 기대를 자극하는 워낙에 좋은 이야기의 소스를 갖고 있기에, 불필요함을 알면서도 문득문득 불끈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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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어쩔 수 없이) 아쉬운 점들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개인적으로는 1편보다도 이야기의 전개가 더 가볍게 진행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각 인물들의 동기 부여 측면에 있어서 '왜?'라는 부분이 많이 생략되어 있으며, 액션의 측면에 있어서도 구성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특히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 크로노스 와의 전투 장면은 영화 내내 기대하게 만들었던 것에 비하면 허무하게 느껴질 수준이었는데, 그 스케일을 보여준 것은 좋았으나 딱 '보여준' 것 뿐이라는 점이 아쉬웠다.

그리고 다양한 캐릭터 들의 활용 역시 아쉬운 부분이었다. 전편에 비해서는 오히려 캐릭터의 숫자가 줄었다고 할 수 있음에도 역시나 매력적일 수 있는 캐릭터들이 너무 가볍게 처리된 부분들에 아쉬움이 남았다. 아무래도 그 캐릭터들 가운데는 리암 니슨이나 랄프 파인즈 같은 배우들이 연기한 캐릭터도 포함되어 있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타이탄의 분노'의 액션은 굉장히 핸드헬드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3D 아이맥스라는 체험 조건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과한 감이 있는 활용이었다. 현실감을 주려고 사용했을 텐데 현실감보다는 전개를 따라가기 불편할 정도의 과한 흔들림(의미없는 흔들림)이라 오히려 액션 시퀀스를 즐기는데에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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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낮은 기대치를 가지고 극장에서 100분간 즐기기에는 크게 나쁘지 않은 영화였다. 다만 신들의 조금만 더 강하고 위엄있게 그려졌더라면 하는 개인적 아쉬움은 남았다. 누가봐도 이 영화의 부제가 '타이탄 : 신들의 허약'이라고 할 정도였으니.


1. 안드로메다와 페르세우스의 관계 설정은 영 아니었던 것 같아요. 특히 마지막 그 장면은 완전한 미스. 뭐 이름대로(안드로메다) 전개된 것인지도 모르죠 ㅋ

2. 차라리 1편의 퀘스트 형식 전개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2편은 동기부여 측면이 너무 간과되다보니 전체적으로 힘을 잃을 수 밖에는 없었죠;

3. 가장 좋았던 것은 역시 아이맥스로 본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어벤져스'의 예고편이었습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예고편을 볼 때 그 두근거리던 심장이란 ㅠㅠ 예고편이 끝나는데 정말 온몸에 소름이 ㅠ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지만 역시 극장에서 그것도 아이맥스로 보는 경험은 차원이 다르더군요 ㅠ '어벤져스' 예고편 역시 새롭게 느껴질 정도!! 아이러니하게도 이 두 편의 예고편을 아이맥스로 (어벤져스는 아이맥스 3D) 본 것 만으로도 본전 생각을 안하게 되는 '타이탄의 분노' 관람이었습니다 ㅎ

4. 극장에서 보고나서는 '나름 재밌었다!' 였는데 아무래도 글로 쓰는 작업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생각하는 일이다보니 아쉬운 얘기가 많아졌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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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3 (Transformers: Dark of the Moon, 2011)

마이클 베이의 너무 과했던 욕심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화제작 '트랜스포머 3'를 보았다. 개인적으로 관람 전 이미 수많은 악평들을 접하고 나서 보게 되는 경우는 그 의견에 물들어 같이 다운되기 보다는, 오히려 반대심리가 작용해서 '난 재미있을 것 같은데?'라는 식으로 보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은데, 그래서 실망도 덜 하게 되고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보게 되는 편이다. '트랜스포터 3'의 기대치는 다른 이들의 평을 듣기 전에도 그리 높은 것은 아니었다. 그냥 '극장에서 볼거리를 가득 2시간 넘게 체험하면 그걸로 족하다' 라는 기대 정도, '트랜스포머에게 뭘 더 바래'라는 식의 태도였는데, 결과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 정도에 머물렀으면 그럭저럭 괜찮았을 작품이었지만, 마이클 베이는 이 작품에 과한 욕심을 부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뭘 더 바래' 수준에서 딱 만족할 만한 볼거리와 이야기를 담아냈다면, 좀 더 심플하고 딱 좋은 수준의 영화가 되었을텐데, 마이클 베이는 본인이 잘하던 장점마저 퇴색시켜버렸을 정도로 이 세 번재 시리즈 작품에 많은 것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 시도 혹은 끼워넣기가 차라리 보여주기 측면이었다면 괜찮았을 텐데, 스토리에 관련된 것이었다는 것이 가장 큰 함정이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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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트랜스포머' 시리즈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역시 황홀경에 가까웠던 변신의 순간과 블록버스터에만 느낄 수 있는 스케일, 그리고 영화라는 장르에서만 느낄 수 있는 현실감 있는 로봇 액션 정도를 들 수 있을텐데, 1편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관객에게 이런 경험이 일종의 비주얼 쇼크로 다가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충격은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약해지기 마련이고, 그렇다면 '트랜스포머'같은 시리즈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건 액션의 규모와 세기 그리고 할 수 있다면 정교함 정도를 더할 수 있을 텐데, 기본적으로 이 보완책이 피부로 느껴질 만큼 업그레이드를 보여주지 못하기도 했지만 더 큰 문제는 마이클 베이가 선택한 보완책이 이것 뿐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트랜스포머 3'를 보며 느꼈던 점 중에 가장 큰 부분 중 하나는 마이클 베이가 샤이아 라포프를 데리고 '스파이더 맨'을 찍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단순히 로봇으로 표현되는 외계 생명체들이 지구에서 벌이는 SF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닌, 소년과 청년으로서 주인공 샘이 겪는 성장통, 사회의 일원으로서 겪게 되는 어려움, 여자친구 및 부모님과의 관계 등에 대한 현실적인 갈등마저 품고 있는 이야기를 그리려고 했던 것만 같은데, 앞서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트랜스포머'라는 시리즈에 (결과적으로) 이런 부분들은 너무 과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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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간 폭스가 떠나고 로지 헌팅턴-휘틀리가 합류한 여자 친구 역할은 결과적으로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다. 그냥 둘 사이를 가볍게 그렸다면 (정확히 말하자면 '그리려고 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마이클 베이가 연출한 것을 보면 다른 영화들이 그러하듯이 주인공들이 초반에 겪었던 갈등 요소가 외적인 사건 (이 작품에서는 센티널 프라임을 둘러싼 사건들)을 함께 겪으며 눈녹듯이 녹아 다시 화해하게 된다는 것으로 그리려고 했던 것 같지만, 결과는 보시다시피 아무런 감정의 변화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엇, 쟤들 왜 저러지?' 싶은 괴리감만 준다. 또한 패트릭 댐시가 연기한 캐릭터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언가 오토봇 VS 디셉티콘의 대립구도 외에 다른 가지의 이야기를 노렸던 것 같은데, 이 부분 역시 제대로 살지 못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누군가는 이 글 초반에 있는 것처럼 또 다시 '트랜스포머에 뭘 더 바래'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이런 새로운 인물과 관계 그리고 이야기를 추가시켰다면 위에서 언급한 부분들은 어느 정도 반드시 소화되어야만 의미있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라, 더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필수여야할 부분이었기에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참고로 예전 마이클 베이의 영화들 가운데 '아마겟돈'만 봐도, 어떻게 아버지를 잃은 딸이 바로 무사히 돌아온 남자친구에게 그렇게 반갑게 안길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브루스 윌리스가 자신의 딸과 딸이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고자 할 때 감정적으로 울컥하는 부분은 분명 존재했었던 것과 비교하자면, '트랜스포머 3'의 내러티브는 감정적인 부분을 배제해도 너무 배제한 느낌이다. 더 문제인 건 관객은 대부분 이렇게 무미건조하게 느끼는데, 영화 속 캐릭터와 (그 웅장하고 과도한) 음악은 그 어떤 감정적인 영화들 못지 않게 그야말로 '연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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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마이클 베이가 잘 못 건드린 부분 중 하나는 정치적인 이슈였는데, '트랜스포머 3'가 정치적인 것에 관심이 없다는 거야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렇다면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히 발을 뺏어야 했는데 이 작품에는 충분히 오해를 사고도 남을 장면이 포함되어 있다. 오토봇과 미군이 아랍국가에서 태연하게 작전을 진행하는 장면이 그것인데, 사실 보는 중간에도 '엇, 이거 뭐지?' 싶을 정도로 쉽게 말해 '개념이 없는' 장면이 아닐 수 없겠다. 영화에서 사건 전후로 어떤 설명이 있었던 것도 아니기에 이 장면에 대해서는 정말 순수할 정도로 그냥 넘어갔구나 싶은데, 지금이 냉전시대도 아니고 아무런 이유없이 (버젓이 아랍국가 차량임을 클로즈업 하는 방식까지 취하면서) 이들을 습격하는 오토봇과 미군들의 모습에서는 마이클 베이가 도대체 어떤 정치관을 갖고 있는지, 아니 정치관은 없는 것 같은데 (이것은 비난이 아님) 너무 무지한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시 정리하자면 한 사회의 청년으로서 샘이 겪는 일들을, 여자친구, 부모님 과의 갈등 등에 대한 내용은 냉정하게 말해 전혀 없어도 '트랜스포머'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을 부분이었으며 넣고자 했더라도 최대한 비중을 줄였어야 했는데, 마이클 베이는 이 부분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점과 무지에 가까운 정치관은 '트랜스포머 3'에게는 필요없는 과한 욕심이자 가장 큰 패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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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편부터 계속 말이 안되는 장면이나 스토리상 너무 간과하는 부분들이 많지만 그런 것들은 다 '트랜스포머에게 뭘 더 바래'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옵티머스 프라임이 줄에 걸려서 한동안 활약 못하는 거나 갑자기 오토봇들이 전후사정없이 포로로 잡혀있는 거나, 주요 캐릭터가 사라질 때 관객에게 슬퍼할 시간조차 주지 않는 것이나, 도대체 왜 넣었는지 모르겠는 존 말코비치의 분량 등은 이 선에서 이해한다 (해본다)). '트랜스포머 3'는 과욕이 부른 아쉬운 작품이었다. 차라리 '이거 너무 단순하지 않나?' 싶을 정도의 의문점이 있었더라도 아마 그 편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갖을 필요없는 갈등 요소를 스스로 너무 많이 가져다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마무리 해버린 좋지 않은 전개였다.


써놓고 보니 극장을 나올 때보다 훨씬 더 격해진 느낌이 있는데, 사실 훨씬 더 너그러운 자세로 관람한다면 제법 볼만했다 라고 얘기할 수도 있을 듯 하다. 아, 2시간 반은 너무 길었다. 쳐내야만 했던 부분들을 다 쳐내고 2시간 안으로 정리했다면 훨씬 좋은 오락영화가 되었을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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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3 (Toy Story 3, IMAX 3D)
나를 또 울렸어 ㅠ


'토이 스토리 2'가 나온지 무려 11년이라는 시간이, 아니 세월이 흘렀다. 이런 공백이 애초부터 기획되었던 것인지 (픽사라면 그럴 수 있다) 아니면 여러 다른 작품들을 먼저 내느라 단순히 스튜디오의 스케쥴 상, 11년이 지난 2010년에 와서야 시리즈의 3편을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이 타이밍은 극중 내용과 마찬가지로 11년 사이에 훌쩍 커버린 관객들에게 (그러니까 어쩌면 초등학교 시절 우디와 버즈 같은 장난감을 갖고 놀던 시절에 토이 스토리를 처음 만났다면 이제는 20대의 청년이 되어버린 관객이나, 아니면 11년 전 토이 스토리를 통해 우디와 버즈와 함께 추억의 한 켠을 공유해버린 관객들에게), 아니 이런 관객들이야말로 진정 즐길 수 있게 된 더 완벽한 작품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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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토이 스토리 1,2편을 즐기지 않은 일반 관객들은 즐기기 어려운 작품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독립적인 요소가 강한 것이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점으로 남았을 정도로, '토이 스토리 3'는 개별 작품으로서의 재미와 완성도도 픽사의 다른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사실 이 점이 '토이 스토리 3'의 대단한 점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데, 전편을 계속 함께 해온 팬들을 자극하는 감정선을 그대로 유지하고 결말에 가서 폭발시키면서도,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한, 그러니까 달랑 '토이 스토리 3'만 보아도 여느 작품과 비교해도 만족스러운 독립적인 작품의 완성도를 갖췄다는 점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라면 당연히 후자를 버리다시피 하더라도 전자에 몰두했겠지만, 픽사 같은 스튜디오는 어느 하나도 버리지 않고도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사실 전편을 함께 해온 관객들이라면 이미 홈비디오로 촬영된 앤디와 우디, 버즈의 예전 영상을 보는 첫 장면부터 눈물이 펑 터질지 모르겠다. 실제로 이미 추억이 되어버린 이 장면, 어찌보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었던 홈비디오라는 설정이었지만, 마치 ''의 첫 시퀀스처럼 이 시퀀스 만으로도 팬으로서 울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토이 스토리 3'는 처음부터 이 작품이 마지막이라는 점과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를 다 알려주고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대학에 가게 되어 더 이상 장남감을 갖고 놀지 않게 된 앤디. 그리고 이런 현실 속에 앤디 와의 이별을 준비해야만 하는 우디와 버즈 그리고 친구들. 아마도 '토이 스토리' 시리즈가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언젠가는 닥쳐올 이 순간을 (겪고 싶지 않은 이 순간을) 우리는 마침내 스크린 속에서 담담히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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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잠시 언급했던 것처럼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토이 스토리 3'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이 시리즈의 예정되었던 결말을 만나게 되는 부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리즈를 계속 함께 해온 이들이 아니라도 즐길 수 있는 부분들이 조금 불필요하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었다. 특히 캔과 바비의 시퀀스는 생각보다 훨씬 비중있게 그려지는데, 이들의 이야기가 분명 영화의 전체적인 리듬이나 재미를 위해서 추가된 뉘앙스가 큰 것을 감안한다면, 좀 더 이들 말고 우디나 버즈 혹은 다른 장난감 친구들의 이야기를 좀 더 다루어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자면 만약 이렇게 시종일관 웃겨주는 (개인적으로는 본래 주인공 장난감들 만으로도 충분히 해결된다고 생각하지만) 캔의 이야기가 없었다면 일반 관객들에게는 좀 더 심심하고 덜 재미있는 작품이 되었을지런지도 모르겠다.

전자의 의미, 그러니까 시리즈를 계속 함께 해온 이들의 측면에서 이 작품을 보면서 새삼 느낀건, '역시 토이 스토리는 '우디'의 영화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우디와 버즈가 동등하게 비중을 나눠가졌다고 생각이 들긴 했었지만, 3편에 와서는 좀 더 우디에게 포커스를 맞추게 되었고, 이를 통해 '새삼스레' 토이 스토리는 장난감 모두의 이야기인 동시에 '우디'라는 캐릭터가 핵심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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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야기를 마무리해버리면, 결국 '토이 스토리 = 우디 스토리'인것이냐? 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는데, '토이 스토리' 만큼 주인공 우디나 버즈를 비롯해 여러 명의 캐릭터의 이야기가 비중있고 조화롭게 그려진 작품도 드물다 할 수 있겠다. 각자가 장난감이라는 설정에 근거한 답게 특성을 그대로 살린 개그와 시퀀스가 존재하고, 나름의 스토리에 이제는 히스토리마저 생겼기 때문에, 캐릭터 각자의 운신의 폭과 활용의 깊이과 훨씬 깊어졌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주인공 외에도 누구에게나 감정이입이 가능하며, 어쩌면 가장 비중있는 주인공이지만 한 발 물러서 있는 앤디에게마저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다.

특히 이번 '토이 스토리 3'는 기존 이야기 구조에 마치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 식의 탈출 시퀀스까지 접목된 이야기였는데, 이 탈출이 진행 됨에 있어서 각자 캐릭터의 장점이 보란듯이 표현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로소' 캐릭터의 경우도 그냥 단순히 지나치기에는 중요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었는데, 영화의 주제 (주인과 장난감이라는 특성과 버려지고 잊혀진다는 것에 대한 메시지)와도 어울려 또 한 번 생각해볼 만한 거리를 제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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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에 대한 짧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픽사의 이전 작품인 '업'에서도 그런 경향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토이 스토리 3'에서 역시 다른 애니메이션들과는 다른 픽사의 냉정한(?) 시선 혹은 역시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토이 스토리 3'에서는 이른바 악당 역할로 로소가 등장하는데, '업'에서 '찰스 먼츠'가 그랬던 것처럼 '로소' 역시 처음부터 악당이었던 것이 아니라 주인공들과 똑같은 사랑스런 장난감이었으나 주인에게 버림을 받아서 (혹은 그런 것으로 오해해서) 악한 마음을 갖게 된 캐릭터였는데, 픽사가 이런 캐릭터를 그리는 방식은 확실히 다른 애니메이션들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로소는 상처로 인해 잘못된 길을 선택하게 된 캐릭터인데, 보통 같았으면 결국 오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눈물로 뉘우치며 '그 후로 다같이 행복하게 잘 살았다~'가 되었겠지만, 픽사의 선택은 달랐다. 처음에는 로소가 우디 일행의 도움을 받고서는 잘못을 뉘우치는 듯한 분위기를 보여 '역시'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결국 로소는 이런 우디 일행을 놀랍게도(?) 배반하고서는 다시금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전 '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 픽사가 찰스 먼츠를 끝까지 보듬지 않고 그냥 놔버렸다라고 이야기했었는데, 로소를 대하는 방식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언가 항상 착하고 좋은 이야기만 하는 것 같지만, 잘 따지고보면 그 어느 애니메이션보다 더 냉정한 (일반 실사영화였다면 냉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텐데, 이것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적 특성과 픽사라는 스튜디오에 대한 기대치 때문에 더 그런듯 하다) 시선을 보여주는 것이 픽사의 최근 작품이 아닐까 싶다. 결국 상처가 있는 악당 캐릭터였지만 상처를 끝까지 보듬기보다는 한 번의 기회는 주되 이후에는 잘못된 행동에 대해 상응하는 결과를 부여하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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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3'의 또 다른 장점이라면 정말 이 이야기에 동참하면서 손에 땀을 쥐게 된다는 것이다. 수 많은 패러디와 유머가 섞인 가운데에도 이렇게 극적인 요소에 흠뻑 빠져들어 가슴을 졸이기는 쉽지 않은데 (더군다나 주인공들은 장난감이 아니던가!) 이들의 모험을 함께 하다보면 극적인 순간에 절로 두 눈을 질끈 감게 되고, 또 눈물 흘리게 될 정도로 엄청난 몰입도마저 선사한다. 아무리 픽사의 작품이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지만, 볼 때마다 이 작품이 아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생각해보곤 하는데, 아마도 '토이 스토리 3'를 보는 중간 아이들은 은연 중에 친구간의 우정, 그리고 직접적으로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장난감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자세에서 사뭇 달라진 느낌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간단하게는 내가 갖고 놀고 있는 이 장난감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로 시작해, 접하게 되는 모든 사물과 대상에게 애정어린 관심과 따듯한 시선을 갖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 무엇이든 쉽게 버려지고 잊혀지는 요즘 같은 빠른 세상에서, 10년 넘게 함께한 장난감에 대한 이야기는 분명 아이들에게 언젠가는 기억의 파편으로라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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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글의 제목에 있는 것처럼,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시작해 중간중간 울컥이게 하더니 막판에 가서는 펑펑 울게 끔 만들었다. 마지막에 우디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아주 조금 관건이었는데, 역시나 우디는 (그리고 픽사는) 펑펑 울 수 밖에는 없는 선택을 하더라.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우디와 장난감들이 사람처럼 움직이고 표정 지을 때는 모르겠지만, 다시금 장난감으로 돌아가 움직이지 않고 멈춰버린 눈동자를 볼 때는, '그냐 장난감일 뿐인데 이런 눈물을 짓게 하다니'하는 생각 말이다. 

그리고 '또 울렸어' 라는 표현에서는 '또'가 중요하다. 또 울리다니. 사실 처음부터 예상도 가능하고 울 것 같은 준비를 잔뜩 했음에도 '또' 울려버린 것이야말로 '토이 스토리 3'가 갖고 있는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다. 


1. 이 작품을 보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존 라세터나 리 언크리치, 앤드류 스탠튼 등 '토이 스토리'를 처음 만들었던 이들이 아마도 애초부터 이런 마지막을 예상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끝까지 자신들이 처음 생각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 그들 스스로에게도 무척 행복한 경험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2. 픽사와 지브리의 관계야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고,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에 대한 존경심의 경우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 이번 토토로의 출연 역시 알고 있었던 부분이었는데 의외로 비중이 상당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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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IMAX 3D로 보았는데 3D를 실감나게 느낄 만한 (그러니까 막 입체적으로 튀어나오는) 장면은 많지 않았으나, 전체적으로 3D를 사용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무난하면서도 효과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튀어나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입체적인 느낌, 즉 한 장면 안에서 누군가는 앞에 있고 누구는 뒤에 있다는 느낌을 전달하는 방식은 좋았던 것 같아요. 이를 좀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 설정된 장면들이 꽤 있었죠.

4. 그런 측면에서 오프닝으로 만나볼 수 있었던 단편 '낮과 밤'은, 역시나 누구나 단번에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텔링과 (이런 것이 진짜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이죠. 말없이 전하는 스토리텔링이라;;) 3D를 매우 효과적으로 이용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겠네요.

5. 이제 이 시리즈를 더 이상 만나볼 수 없다니, 이 사실만으로도 눈물이 ㅠ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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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길들이기 (How To Train Your Dragon, 2010)
교훈적이기까지한 드림웍스의 성공작


드림웍스는 한동안 픽사의 성공을 부럽게 바라봐야만 했었다. '슈렉'이후 주춤했던 그들에겐 좋은 애니메이션이었던 '쿵푸 팬더'가 있었지만 이것 하나만으로 '자, 이제는 픽사와 동등하게 겨뤄볼 수 있겠다'라고 미뤄보기는 어려웠던 것이, 그 이후 내놓았던 '몬스터 vs 에이리언'의 경우는 무척이나 실망스러운 경우였기 때문이다. 픽사의 가장 강한 점은 역시 스토리텔링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드림웍스는 본인들도 스토리텔링으로 바로 경쟁하기 보다는 기술적인 면에서 우위를 점하려 했었다. 그것이 앞선 '몬스터 vs 에이리언'을 3D 포맷으로 제작한 경우였는데, 이 작품은 굳이 스토리텔링의 부족함을 꺼내지 않아도 3D효과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었다. 그래서 이번 드림웍스의 신작은 사실 스튜디오에게 몹시도 중요한 작품이었을 것이다. 한동안은 픽사를 따라 잡을 수 없다는 걸 확고히 하는 작품이 될 것인가 아니면 한동안 픽사에게 모조리 다 빼았겨 버렸던 명성을 이제야 찾아오게 되는 자랑스런 작품이 될 것인가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분명 후자다. '드래곤 길들이기'는 스토리텔링 측면에서도 뻔한 이야기로 감동을 주는 데에 성공한 동시에, 3D라는 측면에서는 최근 보았던 영상혁명 '아바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어쩌면 더 나은) 영상으로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만족스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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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스토리텔링하면 구구절절을 떠올릴지 모르겠는데, 그것보다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이야기가 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드래곤 길들이기'는 필요 없는 이야기는 거의 다 쳐낸 이야기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만약 이 작품이 실사 영화이고 주인공 '히컵'이 상처 입은 용 '투슬리스'를 타고 날아다니는 환상적인 시퀀스 같은 것은 없는 그리고 더 치밀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요하는 작품이었다면, 아마도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 밖에는 없는 구조였을 것이다. 영화를 볼 때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보고나서 생각해보면 이 이야기에는 너무나도 생략된 이야기들이 많다. 버크 섬에 사는 바이킹과 용들과의 대립 관계에 대해서도 아주 짧은 내레이션이 있을 뿐이고, 초반에 히컵이 선망하는 캐릭터로 등장하는 '아스트리드' 같은 경우도 전혀 배경에 대한 설명이 없으며, 무엇보다 투슬리스와 히컵이 친해지게 되는 과정의 경우 '너무 쉽게' 이루어진 느낌을 줄 정도로 간결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드래곤 길들이기'는 치밀한 짜임새를 요구하는 작품도 아니고, 환상적인 비행 장면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생략이 전혀 단점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히컵과 투슬리스가 친해지는 과정의 간결한 묘사같은 경우는, 의미상으로도 구구절절 논리적으로 풀어낸 것보다는 '그간 오해했었다' (최근 국내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는 '오해'와는 질적으로 다른 의미다) 라는 의미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적절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이리도 간결하고 쉽게 해결해볼 수 있었던 걸, 누구도 그럴려고 해보지 않았던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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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단락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드래곤 길들이기'를 통해 인상 깊었던 정서는 바로 '장애'와 '상처'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관한 것이었다. 투슬리스는 꼬리 날개에 상처를 입고 혼자 날기 어려운 용이었다. 그를 투슬리스를 히컵이 알아보고 직접 꼬리 날개를 만들어주면서 이 둘의 마음은 통하게 된다. 처음에 이 둘의 관계를 그리는 방식은 '히컵이 조종하지 않으면 날지 못하는 투슬리스' 정도로 그려지지만 갈 수록 이 둘의 관계는 그것 이상으로 발전한다. 투슬리스는 자신이 날기 위해 - 그러니까 필요에 의해 - 히컵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고, 히컵 역시 단순한 동정으로 투슬리스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말 따지고보면 극중 히컵의 시선이나 대사에서는 거의 단 한번도 투슬리스를 동정으로 바라보는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다. 어른들은 이것조차 동정어린 시선이라고 볼지 모르지만, 히컵 같이 어린 소년에게는 아직 그런 복잡함이 존재하지 않는다. 말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이건 분명 어른들이 사용하는 '동정'과는 다른 것이다.

그런데 이런 투슬리스의 장애는 영화의 마지막 다소 충격적인 히컵의 장애로 대구를 이룬다. 아버지에게도 인정 받고 마을을 구하는 동시에 드래곤들과 함께 사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뤄낸 히컵은 안타깝게도 다리 한 쪽을 잃고야 만다. 이런 설정이 충격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전체관람가인 이런 애니메이션에서는 굳이 택하지 않았던 결말이었기 때문이다. 보통 같았으면 모든 것을 해결한 히컵에게 영화 속에 등장했던 것과 같은 이상적인 그림이 펼쳐지며, 버크 섬의 바이킹들은 드래곤들과 함께 잘 살았더래요~ 로 마무리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텐데, 영화는 굳이 히컵에게 장애의 요소를 부여했다. 

그리고 보면 아이들을 가르치는 바이킹으로 나오는 캐릭터를 보면 팔과 다리가 하나씩 없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극중 인물들들 사이에서도 그렇지만 보는 이들 역시 꼭 애니메이션이라서가 아니라 이런 불편함을 별로 장애로 느끼지 못한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영화의 마지막 히컵이 다리 하나를 잃게 되었을 때, 이를 두고 동정의 시선을 보내는 주변 캐릭터는 하나도 없다. 이걸 단순히 바이킹 특유의 대범하고 쿨함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런 건 어른들도 물론이지만 아이들에게 특히 교훈적인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편견을 갖지 않게 하는, 그러니까 투슬리스의 꼬리 날개처럼 누군가가 반드시 도와주어야 하는 부분도 필요하지만, 그것 외에 묘사들처럼 장애가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 혹은 조금 불편할 뿐이지 많이 다르거나 틀린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는 것을 은연 중에 일깨워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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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드래곤 길들이기'가 인상적인 또 다른 이유는 그 비싼 아이맥스 3D 티켓값을 할 정도로 환상적인 영상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몬스터 vs 에이리언'에서는 이렇다할 인상적인 3D 영상을 보여주지 못했던 드림웍스로서는 전작에서 보여준 3D기술 및 영상의 수준을 확실히 업그레이드 해냈다. 투슬리스와 히컵이 하늘을 자유롭게 - 여기선 정말 자유가 느껴진다! - 그리고 구름 속을 빠른 속도로, 그리고 황홀한 각도로 비행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최고 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3D에 최적화된 영상이라는 점은 여러가지 점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일단 장면 속 속도나 질감 그리고 공간감 (크기)이 그대로 느껴진다는 점이다. 투슬리스를 타고 구름 속을 빠른 속도로 날 때면 마치 바람이 느껴질 정도로 엄청난 속도감이 느껴지고, 크기 역시 커다란 캐릭터의 경우 그냥 '와, 크구나' 정도가 아니라 '와! 진짜 무지막지하게 크구나!!'라고 느껴질 정도로 이런 크기의 입체감을 잘 표현해 내고 있다. 

3D 영상은 두 가지 타입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3D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관객이 손을 절로 뻗도록 만드는 약간의 인위적인 효과와, 이것보다는 자연스럽게 극의 흐름을 넘어서지 않는 한도 내에서 효과를 주는 경우. '드래곤 길들이기'는 경우의 중간 정도, 그러니까 아주 적절한 3D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별것 아닌것 같은 캐릭터 디자인에서도 입체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는 한편, 3D 효과를 한 껏 낼 수 있는 액션 시퀀스에서 역시 너무 과도한 입체 효과는 주지 않으면서도 (이 정도를 말로 표현하긴 좀 어려운데, 직접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관객으로 하여금 '내가 진정 3D를 보고 있구나'라는 것을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폴라 익스프레스'부터 '아바타' 까지 거의 한편도 빼놓지 않고 본 3D영화들 가운데, 3D효과 측면에서는 최고로 만족스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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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 예고편이나 포스터 등이 공개되었을 때는 이 정도의 작품일 줄은 몰랐었는데, 시사회와 먼저 보신 분들의 쏟아지는 호평을 듣고서 '과연?'하는 물음과 기대가 들었던 드림웍스의 '드래곤 길들이기'는 결국, 많은 호평들 속에 내 밥 숟가락 하나 기꺼이 얹어놓고 싶은 만족스런 작품이었다. 



1. 전날 왕십리 CGV 아이맥스관 영사기가 고장나는 바람에 제가 보는 날도 못보는 것이 아닌가 했는데, 다행히 정상화되어서 문제 없이 볼 수 있게 되었네요.

2. 

3D안경은 또 바뀌었던데 그간 써봤던 안경들 가운데서 착용감 측면에서는 가장 좋더군요. 영화 보는 내내 단 한번도 흘러내림에 신경쓰지 않고 볼 수 있었으니까요.

3. 또 블루레이를 기다려야할 작품이 생겼군요. 아, 과연 그전에 3DTV를 장만할 수 있을까요 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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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wentieth Century-Fox Film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아마도 현재 영화팬들 사이에서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일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신작 <아바타>를, 전세계 237개 지역 221개 관에서 동시진행하는 '아바타 데이' 행사를 통해 먼저 만나보고 왔습니다. 참고로 <아바타>는 12월 17일 전세계 동시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작품으로서 무려 개봉하려면 4달 가까이 남은 영화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특별한 시사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나눠준 간단한 브로셔인데, 영화에 대한 아주 간단한 설명과 개봉일, 그리고 아바타 데이에 대한 설명이 담겨있습니다. 하나 재미있는 건 아직도 <타이타닉> 감독 작품으로 밖에는 홍보할 수 없는 아쉬움이랄까요.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 작품'이라고 쓰기엔 아무래도 임팩트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아마 국내에서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이 같이 감독 이름만으로 홍보할 수 있는 이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네요. 여튼 간단하게 브로셔를 둘러 보고는 두근두근 하는 마음을 안고, 손에는 3D 입체안경을 움켜쥐고 상영관에 앉아 초조하게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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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작하기 전에 인트로 영상으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직접 입체 안경을 들고나와, 이 20분 분량의 짧은 영상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자, 보시죠, 하고는 입체 안경을 쓰윽 쓰지 않을까 했는데 그러지는 않더군요 ^^;)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라는 말에 안심하고 보게 되었죠. 정말 제임스 카메론의 말 답게 스포일러가 나올 만 하면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더군요. 몇몇 시퀀스를 보여주기는 하나 결정적인 장면은 등장하지 않으며, 초반 설정 장면과 대화 장면, 액션 장면이 짧지만 골고루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액션 장면들 역시 극중 아바타 들이 벌이는 액션과 인간과 괴물이 벌이는 액션, 아바타와 괴물과 벌이는 액션 등으로 나누어 확인할 수 있을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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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인간이 '아바타'라는 존재가 된 이후에, 인간과 아바타의 크기 차이의 묘사랄까요. 아주 거대한 거인도 아니지만 인간 보다는 훨씬 큰 아바타의 크기가 실감나게 느껴지는 카메라 앵글이 돋보이더군요. 그 섬세한 앵글 덕분인지 이 크기의 차이가 실제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이후 시퀀스는 본격적으로 아바타 (그런데 이 외계인으로 보이는 존재를 '아바타'라고 칭해도 되는지 잘 모르겠네요 ;;)들이 존재하는 공간에서 다양한 장면들이 전개됩니다. 기묘한 공룡이 모습을 하고 있는 괴물들과 아바타들의 추격전, 아바타가 자신이 타고 다닐 괴물(익룡 혹은 용의 모습을 닮은 존재. 정확한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요 ^^;)을 길들이는 장면, 그리고 예고편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던 인간과의 전투 장면 등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게임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 아바타의 세계의 모습은 신비로우면서도 상당히 설득력있는 모습이었으며, 아바타라는 존재들의 묘사에 있어서도 배우들의 얼굴을 엿볼 수 있으면서도(시고니 위버 얼굴을 한 아바타는 단번에 알아보겠더군요), 그 독특한 피부 질감이 신비롭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익룡을 타고 나는 장면에서 배경 묘사를 보니 CG로 그린 것이 아니라 실사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움직이는 물체 주변은 아무래도 CG의 사용이 많았던 듯 싶지만, 먼 발치의 실사 배경이 어울려 더더욱 있을 법한 신비의 세계를 그려낸 듯 했습니다(여기서 혼자 감탄!). 이번 20분 프리뷰에서는 인간들과 전투 장면은 예고편에 등장한 장면 외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는데, 인간과 아바타 벌이는 즉 실사 캐릭터와 CG캐릭터가 맞물리는 장면의 완성도만 만족스럽다면, 흠잡을데 없는 강렬한 영상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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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짧은 영상이었지만 감독의 전작을 연상시킬 만한 병기라던가 장면들을 발견할 수 있더군요. <에일리언 2>에서 리플리가 타고 등장했었던 '파워로더'를 연상시키는 병기도 그렇고, 전투 비행정의 모습 역시 <터미네이터>와 <에일리언>에 등장했던 비행정의 모습을 업그레이드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프로펠러를 상하로 위치시켜서 수직상승할 수 있는 모습말이죠).

용산 CGV에서 아이맥스 3D로 감상하였는데, 이미 많은 3D 아이맥스를 접한터라 포맷에 대한 감흥은 덜했지만 제임스 카메론이 아이맥스 3D를 사용하는 방법을 보니 확실히 조금 다른 점이 느껴지긴 했습니다. 일단 그 아바타 행성(?)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날파리(?)의 묘사는 확실히 입체영화에 최적화된 설정이라 아니할 수 없더군요. 그리고 긴박감 넘치는 추격, 액션 장면의 경우 핸드헬드 효과를 내려는 촬영 방식이 어느 정도 아이맥스 3D의 효과를 더해주는 면도 있는 반면, 개인적으론 좀 과도한 사용이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어쩃든 이렇게 단 20분 공개만으로 큰 이슈를 일으킬 수 있는 것만으로도 <아바타>에 거는 영화팬들의 관심과 기대는 대단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얼른 12월 17일이 되어 완전한 <아바타>를 즐겨보고 싶네요. 어떻게 기다리나요!!


1. 그러고 보니 주연을 맡은 샘 워싱턴의 경우, 어찌되었든 '터미네이터'와 연관이 있는 배우로군요.
2. 시고니 위버의 모습은 무척이나 반갑더군요!
3. 12월까지 어떻게 기다리나요! ㅠ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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