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란 시간은 참 길었다.
처음 회사를 관둘 때만 해도 이렇게 까지 오랫동안 백수로서의 삶을 영유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는데,
이 어렵다는 시기에 1년 동안이나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시간들을 보내왔다.

그래도 회사를 관둘 때는 너무 지쳐있었기 때문에, 그간 8년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해보지 못했던 것들,
매일 출근하는 비직장인들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모조리 해보리라는 포부가 있었고,
아마도 내 인생에서 이런 시간이 또 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반 기대반이 있었기 때문에,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이 시간 동안, 그 시간에만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라도 더 해보려고 노력했다.

내가 너무 해보고 싶었던 것들. 회사를 다닐때는 가끔 외근이나 점심시간에 외출을 하게 되면,
커피숍이나 거리를 다니는 젊은 또래의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이길래 이 시간에
놀고 있을까? 전부 백수인가? 하며 의문과 동경을 동시에 했었던 때가 있었는데,
내가 바로 그 동경의 대상이 되어보았다.
대낮에 까페에가서 차를 마시며 책도 읽어보고(노트북이 없어서 까페에서 커피마시며 노트북 하는 미션을 결국
수행하지 못했다), 홍대나 광화문, 종로 거리를 대낮에 거닐어 보았으며, 한적한 시간대에 좋아하는 극장에 들러
작은 영화들을 많이도 관람했었고, 직장인은 도저히 갈 수 없는 시간대에 진행되는 행사나 상영회, GV 등에도
참가해 보았다. 그리고 오전시간에는 거의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늦잠을 즐겼으며, 3시 반에나 시작하는
챔피언스 리그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다(이게 제일 아쉽다 ㅠㅠ).


이런 일이 한 편으론 그립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제는 더이상 이런 일들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랜 터널을 지나 드디어 좋은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고, 바로 내일(새벽이니 오늘이 되겠다) 아침 첫 출근을
앞두고 있다. 마치 소풍가는 어린이 처럼 들 떠있기도 하고, 한 편으론 아직 잘 실감이 나질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1년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동안 애초에 의도했던 것처럼, 그 시간만에만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오며,
어찌보면 힘들기만 할 수도 있었던 시간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는 것처럼 위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잠자리에 들기전 마지막 걱정이라면, 과연 한동안 오전 시간에 살아있던 적이 없던 내가
이 생활 패턴을 단번에 뒤집고, 알람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가 하는 것.
그 뿐이다.

.
.
.

저, 취직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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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공중파 3사의 연말 시상식(혹은 쇼)이 별다른 볼거리를 보여주지 못하게 되기 조금 전부터,
한해를 정리하며 가장 볼거리와 화제거리를 불러일으켰던 쇼는, 바로 케이블 채널의 MKMF였다.

MKMF는 그저 순위 프로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주었던 퍼포먼스가 아니라, 스케일이 틀리고 특별한 무대 인 만큼
각기 다른 뮤지션들 간의 콜라보레이션이 매번 돋보였던 행사라, 매해 가장 볼만한 쇼 이기도 하다.

올해 MKMF 역시 무한도전 본방을 물리칠 정도로(에어로빅 2부였던 것을 감안하면 제법 큰 기회비용을 지불한 셈이다),
기대했던 올해 MKMF는 그럭저럭 괜찮았던 무대였던 것 같다.

누가 무슨 상을 받았는가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수상 부분은 제쳐 두고 특별 공연만을 두고 얘기하자면,
원더걸스의 노바디 리믹스 버전은 크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크게 인상적이지도 않았던 것 같다.
작년에는 소녀시대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것과는 달리, 사실상 여자 그룹 가운데는 이렇다할 적수가 없었던 원더걸스는
고스란히 독무대를 부여 받았는데, 그런 것에 비해서는 너무 '노바디'에만 집중하는 모습같아 살짝 아쉽기기도 했다.

역시 가장 지금까지도 화제를 만들고 있는 빅뱅과 이효링의 합동 퍼포먼스.
이효리야 뭐, 블루레인 시절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한 눈 팔지 않고 좋아했던 가수이고, 빅뱅 역시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관심이 갔던 무대였는데, 중간중간 서로 화음이 그리 어울리지 않는 듯한 느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이효리의
클래스와 빅뱅의 간지가 잘 조화를 이루었던 무대였다고 생각된다. 확실히 이효리에 포커스가 있었던 것은 빅뱅 팬들에게
조금 아쉽게 느껴질 것 같다. 뭐 그룹과 솔로의 조화, 선배와 후배의 조화, Mnet 소속 이효리와 빅뱅의 조화라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쇼 구성이었겠지만, 각자 쇼를 보여주었어도 다들 괜찮은 쇼를 보여주었을 그들이기에 아쉬움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결과적으로는 함께 해서 더 화제가 되긴 했지만). G드래곤이 리믹스한 효리의 곡들은 다 괜찮았다.
그리고 가장 말이 많은 탑과 효리의 퍼포먼스에 대해서는 그다지 코멘트를 하고 싶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워낙에 효리의 팬이라 빅뱅을 좋아하지만, 가슴 한 켠에서 끓어오르는 부러움을 억눌러야만 했다.

탑이 데뷔전부터 이효리를 동경했던 사실은 유명한데, 꿈을 이뤘다는 점에서(가수가 된 꿈을 이룬것 보다,
이게 더 장하다!)그를 인정한다. 하긴 나도 한 때는 멋진 곡을 써서 이효리에게 꼭 선물하리라 꿈을 꿨던 때가 있었으니,
탑 군의 이런 퍼포먼스가 달리 다가왔을 수 밖에는 없었다(참고로 이 꿈은 아직 버리지 않았음 --;;).

비의 무대는 스케일은 있었으나, 아쉬움이 많았다고 할까, 특히나 동방신기가 한껏 휩쓸고간 다음 무대라
허전함이 많이 엿보였던 것도 있고, 차라리 신곡들 보다는 과거 히트곡들을 리믹스하거나 재해석하는 무대가
더 임팩트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동방신기. 사실 이번 앨범 전까지는 동방신기의 음악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거의 없었다. HUG의 경우는 어느 정도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알긴 했었지만, 오정반합 같은 곡은 제목이 특이해 알았을 정도고, 나머지 곡들은
잘 몰랐던 것이 사실(그래서 인지 최강창민이 등장하며 HUG를 부를 땐 왠지 반갑기 까지 하더라~).
이번 곡 '주문- mirotic'은 이랬던 내가 제법 많이 듣게 된 그들의 노래인데, 대부분이 mp3가 아닌 TV쇼에서 라이브로
들었었다. 이번 미로틱은 곡이 상당히 임팩트있고 세련되기도 하고 훅이 상당히 인상적이기도 하거니와, 그 안무가
상당히 독창적이고(일반적인 아이돌의 군무라고 보기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이질감과 동시에 세련됨이 느껴지는
안무다), 무엇보다 라이브 퍼포먼스가 상당히 인상적인 곡으로 느껴졌다. 매번 TV에서 볼 때 느꼈던 것이었지만,
이번 MKMF 무대를 보면서 드디어 정점을 찍고야 말았다. 특히 시아준수의 그 라이브는 정말 단순히 아이돌 그룹의
것으로만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훌륭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클로즈업 되던 장면에서 완전히 곡에 집중해 있느라
땀을 뻘뻘 흘리며 춤을 정말 온 근육을 다 동원해서 추던 그의 모습은 전율마저 느껴졌다. 그리고 소녀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아이돌 가수가 저렇게 까지 얼굴 신경 안쓰고 열창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열창하는 그의 모습에서
동방신기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그룹의 리더인 유노윤호는 확실히 (동방신기 멤버들이 다 그렇긴 하지만),
큰 무대를 여러번 겪으면서 경험을 통해 클래스를 느낄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유노윤호는 댄스 스킬 면에서도
훌륭하지만 특히나 그 표정과 분위기에서 풍기는 멋이 소녀들을 사로잡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여튼 개인적으로 이번 MKMF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동방신기의 미로틱 라이브였다.
이들의 라이브는 현재 가요 씬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사실 미로틱 라이브에 완전 빠져있던 나는 최근에서야 앨범에 수록된 버전을 듣게 되었는데, 라이브의 그 폭발하는
에너지를 접하고 나니 앨범버전이 오히려 심심하게 느껴지더라.
그래서 요즘엔 라이브 버전 UCC를 저장해 놓고 자주 보곤 한다.
'아이 갓 츄~~~~~우후후우~'




저 집중하는 시아준수의 표정을 보라! 저건 단순히 무한반복 연습만으로 나올 수 있는 퍼포먼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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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1일(금)에 열렸던 제 1회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 상영회에 이어
제 2회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 상영회
11월 29일(토) 저녁에 개최됩니다.

제 1회 상영회 관련 공지 포스팅 보기
제 1회 상영회 후기 포스팅 보기

제 1회 상영회 후기 아쉬타카 포스팅 보기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 상영회는
관객들이 영화를 직접 고르고, 함께 보고, 이야기하는
새로운 컨셉의 상영회입니다.

또한 유명인사나 평론가 없이, 블로거들과 관객들이 동등한 시각에서
그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에 대한 감상을 교류할 수 있는
색다른 씨네토크도 함께 진행됩니다.

일시: 11월 29일 토요일 저녁
장소: 아트하우스 모모

* 상영 후에는 관객들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공유할 수 있는 씨네토크 시간이 이어집니다.
* 본 상영회는 유료 상영입니다.(7,000원)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에서는 씨네아트 팀 블로그 멤버들이 추천하시는
다섯 편의 영화 중 최다 득표를 얻은 영화 1편을 상영하게 됩니
다.

투표를 원하시는 분은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
 
저는 이번 2회 상영회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메멘토>를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내일 중으로 추천글을 올릴 예정이구요~

현재 <메멘토>가 선두를 달리고 있기는 하지만, 이게 반드시 좋지 만은 않은 것이,
상영작으로 선정이 되면, 그 영화를 추천했던 블로거가 앞에 나와서 간단한 인사와 설명을 하게 되있거든요 ;;;
뭐 블로거 상영회의 관객과의 대화는 1회 상영회에서 알 수 있었듯이, 완전히 관객들에게 내맡기는 행사라
진행자로서 부담이 전혀 없긴 하지만(사실상 진행자의 의미보다는 그냥 시작하는 자로서의 의미만 있는 것이지요),
그래도 앞에 나와서 자연스레 이끌어야 한다는 것에 살짝 부담이 ^^;;

여러 분들도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나중에 상영작이 결정되면 다시 한번 포스팅 하기로 할께요~


 

렛 미 인 (Let The Right One In, Lat Den Ratte Komma In, 2008)
고혹적 아름다움의 러브 스토리


<렛 미 인 (Let the Right One In)>은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던 흔치 않은 스웨덴 영화였습니다.
시사회를 통한 평론가들의 별점 평가에서 대부분 만점에 가까운 찬사를 받기도 했고, 많은 영화팬들이 평점을 비교할 때
많이 찾는 사이트 중 하나인 로튼토마토에서 100점 만점을 기록했다는 말들은, 이 영화가 헐리웃 영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 평가들이었습니다. 특히나 로튼토마토 100점 만점이라는 것은 그 '신선도'가 신선하다 못해
생소하다는 것인데, 영화를 보고 나니 이 평가들이 결코 크게 오버된 것들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되더군요.
알려졌다시피 <렛 미 인>은 뱀파이어 소녀(여기엔 소녀라고 썼지만 이후에 다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와 따돌림 당하는
인간 소년의 애틋한 이야기를 그려나가고 있는데, 이 둘이 서로에게 표현하는 대사나 몸짓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이 둘을 둘러싸고 있는 스웨덴 북부 도시의 눈덮인 고요한 풍광이 또한 너무 아름답더군요.
앞으로는 스포일러가 가득 담긴 글이 될테니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요 근래 본 영화들 가운데서는 가장 깊은 인상을 준
수작이었으며, 아마도 <판의 미로>의 경우처럼 오랫동안 장면과 캐릭터의 표정들이 기억에 남을 영화가 될 것 같네요.



(이 후로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과감히 맨 마지막 문단으로
이동해 주세요~)





12살 소년인 주인공 오스칼은 이혼한 엄마와 둘이 살고 있고, 아버지와는 가끔 만나며 학교에서는 친구들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이른바 '왕따' 소년입니다. 대부분의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의 특징처럼 오스칼 역시 계속 괴롭힘을
당하긴 하지만 단 한 번도 그 앞에서는 반항하지 못하고, 아무도 없는 집 앞 정글짐 앞에서나 나무에 대고 칼로 자신을 괴롭힌
친구를 상상하며 소심하게 욕구를 분출하는 외로운 소년이죠.
이 외로운 소년의 옆 집에 어느날 누군가 이사를 오게 됩니다.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와 함께 이사온 이엘리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
눈이 깊게 덮힌 추운 날씨임에도 맨발과 반팔 차림으로 나타난 이엘리와 오스칼은 조금씩 서로에게 편안함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따돌림 당하고 친구 하나 없이 외로움에 익숙해져 있던 오스칼은, 조금은 이상해 보이는 이엘리 이지만 처음으로 자신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로서 받아들이고 빠르게 이엘리에게 깊은 관심을 갖게 됩니다. 이엘리 역시 뱀파이어로서
아버지로 보이는 (계속해서 '아버지로 보이는'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극중에서 이 인물에 대한 명확한 묘사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원작을 보니 성도착자에 가깝게 그려졌다고 하는데, 영화에서 역시 완벽한 아버지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약간
애정 관계에 있는 듯도 하고, 100% 명확하지는 않거든요;;하지만 여러가지 정황상 이 남자 역시 한 때는 오스칼 같은 소년이었고, 오스칼 역시 미래에는 이 남자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남자가 인간들을 죽이고
가져오는 피로 계속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외로운 삶 속에서, 처음으로 마음을 나눌 만한 상대를 만났다는
생각에 오스칼에게 깊은 애정을 갖게 되구요. 이렇게 지금까지 외로운 삶 속에 놓여있던 이 두 존재는, 처음으로 서로를
나눌 만한 존재가 등장했다는 생각에 그 어느 친구들간의 우정이나, 그 어느 연인들 간의 애정보다도,
서로에게 헌신적인 존재가 되려합니다.




여기서 이엘리가 과연 남성인가 여성인가, 혹은 중성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데, 아무래도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일부 대사를
통해 '소녀'로 묘사되고 있기는 하지만,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또는 이 둘의 관계를 단순히 남녀 간의
로맨스로만 본다면 영화를 반 밖에 보지 못한 것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을 것 같구요. 특히 오스칼이 이엘리는 받아들이는 것에
있어서 단순히 '여자친구'로 의식했다기 보다는(물론 대사에는 '여자친구가 되어줄래?'가 있긴 하지만 말이죠),
단순한 우정이나 사랑을 초월한, 서로간의 존재로서 존재를 느끼고 의지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맞다고 생각됩니다.

이엘리 역시 처음에는 단순히 오스칼이 '여자친구'이기만을 원하는 것 같아 '여자친구'가 되려하지 않지만, 오스칼이 말하는
'여자친구'가 되어도 지금의 관계가 전혀 달라지지 않는 다는 말을 듣고는 오스칼이 원하는 '여자친구'가 되기로 결심하는 것이죠.
사실 이엘리가 오스칼에게 자신이 뱀파이어라는 것을 들키게 된 이후에, 오스칼에 행동들은 약간은 클리셰에 가까운 행동들을
취하게 되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오스칼이 12세 소년이라는 점에서 아직 불완전한 소년의 감성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뱀파이어라는 것 까지는 알지 못했던 오스칼은, 이엘리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에
잠깐 놀라긴 하지만 자신의 삶으로 돌아와 다시 한번 무관심과 외로움을 느낀 다음에는 바로 이엘리에게 달려가게 되죠.
이 이후에 초대받지 못한채 오스칼에 방에 들어오게 된 이엘리가 온몸으로 피를 쏟아내는 고통을 스스로 선택하게 된 걸
보게 되면서, 오스칼 역시 완전히 이엘리의 존재를(이엘리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이 더 이상 크게 중요하게 되지 않은거죠)
받아들이게 되죠. 이렇게 외롭게 지내던 두 아이들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서로를 알아가고 관계를 형성해 가는 이야기를
영화는 참으로 아름답고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해 냅니다. 여기에는 그들의 대사가 영어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도
약간에 몫을 한 것 같구요. 스웨덴어가 주는 발음의 느낌도 이 이야기를 더욱 동화스럽고 신비스럽게 만드는 것 같네요.




이 영화는 뱀파이어 영화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분명히 존재하고 뱀파이어 만의 특징을
엿볼 수 있는 장면들도 제법 여러 번 등장합니다. 특히 병원 벽을 거슬러 올라가는 장면이라던가, 이엘리에게 물린
여자가 결국엔 햇빛에 노출되어 불에 타 죽고 마는 장면, 그리고 높은 곳에서 뚝뚝 떨어져서 인간들의 피를 빨아먹는
장면 등도 뱀파이어라는 인물에 특성에 맞는, 즉 과도하지 않으면서도(이 영화가 본격적인 뱀파이어 영화로 보기는 조금
힘들테니 말이죠. 그래서 더 좋았지만요;), 뱀파이어의 특성은 잘 살리고 있는 정도로 장면의 묘사들이 이루어진 경우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영화가 전체적으로 더욱 슬픈 분위기로 흐르거나, 가끔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이끌어가도록 만드는 것은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느 기사에서 본 것처럼 이 영화는 음악이 전혀 없다고 해도 크게 어색하지 않을 만큼 멋진 풍광과 절제된
대사 만으로도 분위기를 구성할 수 있는 영화이긴 하지만, 확실히 음악이 좀 더 극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긴 합니다.
특히 공포스러운 부분에서는 음악이 상당히 공포스러운 장면이 곧 나올것이다 라는 암시를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15세 관람가여서 그런것인지, 관객들에게 미리 준비하라는 사인을 계속 주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시작이나 마지막에도 흐르던 그 음악들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마치 <판의 미로>에서 등장했던 그 테마 음악처럼
그 음악을 듣게 되면 오스칼과 이엘리를 자연스레 떠올릴 만큼, 시종일관 슬픈 사랑이야기를 잔잔하게 강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렛 미 인>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단 한번 만이라도 내가 되어봐'라는 대사처럼,
스스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것으로 영화가 진행, 마무리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네요.
아마도 이 영화의 주인공이 소년.소녀가 아니라 어른들이었다면 아마도 뱀파이어는 사랑하는 인간을 위해 인간이 되려하고,
인간은 사랑하는 뱀파이어를 위해 스스로 뱀파이어가 되려고 했었겠지만, 아직 세상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오스칼과
이엘리에게는 이런 복잡한 계산이 아예 없었던 것이죠.
이엘리는 어쩌면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뱀파이어로서의 모습을 오스칼이 바로 보는 앞에서 노출하기도 했고,
오스칼 역시 이런 이엘리에 모습에 어른만큼 크게 놀라거나 거부감을 갖지 않았다는 거죠. 아마도 어른들이었다면
내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떨까, 나를 더이상 만나지 않으려 하겠지 라는 걱정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데
상당한 시간과 고민이 수반되었겠지만, 이엘리는 아주 순수하게 '그래, 오스칼을 진정으로 사랑하니까 나의 진정한 모습도
다 이해해주겠지'하는 단순하지만 '올바른' 생각을 했던 것이죠. 그런 마음이 결국은 오스칼에게도 진심으로 통하게 된 것이구요.
어느 한 편만 이런 순수함을 갖고 있었다면 이 이야기는 슬픈 이야기로 끝이 나버렸겠지만, 둘 모두가 이런 마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은 서로가 함께 할 수 있는 '행복한' 이야기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사실 <렛 미 인>을 설명하는 대부분의 말들이 '슬픈 사랑이야기'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분위기 상으로는 그렇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슬프다'라고 생각하는 건 제 3자의 시각일 뿐, 오스칼과 이엘리는 계속 함께 하게 되었으니
'행복한'이야기라고 해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로가 행복하면 그것으로 되었다 라는게 더 맞는 것 같기도 하구요
(물론 여기에 '그렇다면 이엘리의 생존을 위해 죽어간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 그들의 가족들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 하고
묻기 시작하면 이 이야기는 끝이 없어요 --; <렛 미 인>은 여기에 포인트를 준 영화는 아니니깐요;;;).




벌써부터 <렛 미 인>의 헐리웃 리메이크 소식이 들려오는데,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겠지만 아마도 헐리웃에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된다면 더 '재미'있을지는 몰라도 이런 감수성은 절대 다 포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더 많은 관객들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언정, 스웨덴 영화 <렛 미 인>이 남긴 깊은 인상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얘기죠.

스웨덴의 눈 덮인 밤의 정취는 공포스럽기 보다는 참 고요하고 평화스럽게 느껴지더군요(물론 이 영화가 본격적인 공포
영화였다면 다르게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에요). 그리고 수영장 씬과 검은 밤하늘에 눈발이 휘날리는 장면들은
영화적으로도 매우 멋진 장면이었던 것 같구요(이 외에도 이 영화에는 상당히 멋진 장면과 구도가 등장합니다).

개봉관이 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더 많은 분들이 이 신선하고 아름답고 소중한 이야기를 극장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1. 스웨덴 학교는 참 부럽더군요. 수업시간에 톨킨을 읽어주다니(빌보가 탈출했다고 한걸로 봐서는 '반지의 제왕'보다는
   '호빗'인 것 같더군요).

2. 고양이들의 성내는 장면에서 대부분의 CG가 사용된 것 같더군요. 좀 티가 나긴 하더라는;

3. 오스칼에 그 표정과 빛나는 금발 때문에 구스 반 산트의 <엘리펀트>가 연상되기도.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수입사 the Daisy Entertainment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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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포스트를 언젠가 한번은 써봐야지 하고, 블로그를 처음 만들었을 당시부터 생각은 했던 것이었는데, 아예 몇몇 게임 단위로 한 편씩 리뷰를 해볼 것인지, 아니면 '나의 게임 연대기'라고 해서 연도별로 대충 꾸며볼 것인지, 아니면 장르별로 나눠볼 것인지 등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았으나, 자료수집차 다른 블로거분들의 전문 글을 읽고나서는, '아, 나는 너무 전문적으로 가면 안되겠다(사실 전문적으로 쓸만한 능력도 안되구요 --;)'라는 생각에, 펙트보다는 주관적 기억이 주가 된 글로나마 정리를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애초에는 처음 테이프 넣고 플레이하던 컴퓨터 게임 시절부터(제가 처음 컴퓨터 게임을 접한 것이 바로 이 방식이었죠. 금방 없어져서 오랫동안 해보진 못했지만, 친구네 집에 가서 카세트 테잎 같은 걸 컴퓨터에 넣고 테입 감듯이 맨 앞으로 감아서 플레이하면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게임이 재생되던 방식. 게임 자체도 별다른 게임은 아니었고, 
그냥 피라미드 미로 같은 곳에서 탈출하는 게임이었죠), 가장 화려했던 90년대 어드벤쳐 게임이 주를 이루던 시기를 지나, CD를 이용한 컴퓨터 게임에 이어, 엑스박스360, 플레이스테이션 3를 이용한 최근 HD급 콘솔 게임에 이르기까지를 쭈욱 정리해볼까도 했으나, 이렇게 되면 글이 너무 길어질 수도 있고 애초에 이 글을 쓰게 된 동기인 어드벤처 게임들에 대한 이야기가 애매해질 수도 있어서, 그냥 추억의 게임에 한정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 처럼, 아주 어렸을 때 부터 게임에 관심이 많기는 하였으나, 이에 통달한 매니아분들처럼 좀 더 풍부하고 볼만한 글을 쓰기에는 역량의 부족함을 잘 알기 때문에, 그저 개인적 기억과 아련한 추억에 근거한 개인 소장용 글을 하나 써보려고 합니다 ^^;


(페르시아의 왕자)


정확하게 하려면 그 게임의 발매연도까지 따져가며 순서를 정해야겠지만, 그냥 분위기에 따라 닥치는대로 써보자면,
가장 첫 번째로 했던 것 같은 컴퓨터 게임은 아마도 '페르시아의 왕자'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예전에 주공아파트 살때는 컴퓨터 뿐 아니라 컴퓨터용 책상까지 따로있었는데, 그것이 무엇이냐 하면 바로 모니터가 약간 눈 아래에 위치하고 일종의 덮개가 있어서 안쓸때는 마치 오픈카 뚜껑마냥 닫아둘 수 있는 말그대로 컴퓨터용 책상이었죠. 그때는 어려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부분 컴퓨터를 살 때는 눈을 보호한다고 해서 보안경을 옵션 내지 필수로 착용하곤 했었고, 역시 눈을 보호한다는 이유 때문에 약간 아래로 바라보는 것이 좋다하여, 앞선 것처럼 저런 식의 책상이 유행했던 것 같아요. 여튼 이 컴퓨터를 통해 초록색 모니터로 페르시아의 왕자 1편을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당시로서는 나름 칼싸움 액션과 미로찾기, 공주를 구한다는 스토리까지 잘 조합이 되어 있었던 게임으로, 
어린나이에 흠뻑 빠져서 게임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음악도 좋았고, 주인공이 한 방향으로 잘 달려가다가 다른 방향으로 전환할 때의 그 스무스한 움직임도 당시로서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죠. 엑스박스 360이 출시되고 나서 라이브 아케이드로 다시 출시가 되어 유료 다운을 통해 다시 만나볼 수가 있었는데, 확실히 모든 스펙은 좋아졌지만 당시의 느낌이 들지는 않더라구요. 곧 제이크 질렌할 주연으로 영화도 개봉될 예정이고, 게임도 콘솔용으로 출시될 예정이긴 하지만, 다들 너무 좀 변형된 느낌이 들긴 하더라구요;;


(이스)
 

예전에는 어드벤쳐 게임 못지 않게 상당히 롤플레잉 게임도 많이했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게임이라면 누가 뭐래도 '이스(ys)'시리즈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했던 것이 그냥 이스인지, 아니면 이스2, 이스 이터널인지 아니면 다 해본 것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쨋든 한글판이 아닌 일본어로 나오는 걸 그냥 그림 보듯 때려맞추면서 했던 것 같아요(그래도 엔딩까지 보는 걸 보면 참 대단하다 싶기도 하구요). 아마도 제가 해본 게임 가운데 최초로 무기를 사 모으고, 갑옷 챙기고, 약 먹고 하는 게임의 첫 번째 게임은 바로 이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각 마을이 있고 마을 마다 무기가게, 약 가게, 여관 등이 있고, 마을 안을 돌아다니다보면 만나게 되는 인물들의 사연을 듣고 해결해주는 퀘스트가 있고, 마을 밖에서 괴물들을 만나 전투를 거듭하면서 레벨을 키워서 보스전을 준비하는 뭐 이런식의 구성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스도 나중에 그래픽이나 여러가지가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해본 것 같은데, 너무 세련되어졌기 때문인지 별다른 감흥이 없었던 것 같아요. 


(삼국지 3)


(삼국지 5)

예전 했던 시뮬레이션 게임들 가운데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있다면 바로 koei사에서 만든 삼국지 시리즈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처음 시리즈를 접하게 된 것은 삼국지 2가 아니었나 싶은데, 최근 출시되었던 10인가 11인가도 해보았지만 아직까지도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 것은 삼국지 3와 삼국지 5인것 같습니다. 게임을 떠나서 삼국지를 워낙에 좋아해서 각종 판본을 모으고 책도 반복적으로 몇번 씩 읽었을 만큼 나름 마니아라 자연스레 게임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생각해보니 게임과 책을 처음 읽은 시기가 비슷했던 것 같네요), 이 역시도 처음에는 그림처럼 한글판으로 플레이 했던게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등장하는 무장들의 이름을 한자로 외우게 되면서 나중에 중학교 한문 시간에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었죠 ㅋ 

다시 생각해봐도 제 인생의 한문은 삼국지를 하면서 80%이상은 배우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는 삼국지의 인물들의 이미지는 대부분 게임 상의 이미지가 그대로 남게 된 것 같구요. 삼국지에 워낙에 관심이 많다보니 나중에 다른 그림들을 통해 인물들의 얼굴들을 많이 보게 되었지만, 삼국지 게임 속의 얼굴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단순한 땅따먹기 이상의 전략, 전술들을 사용할 수 있었던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 나중에는 좀 더 많은 이벤트를 발생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기억도 나구요. 오랜만에 삼국지 3의 스크린샷을 보니 정말 기억이 새록새록 하군요 ^^


(룸 'LOOM')
 

지금까지도 제가 해본 게임 가운데 베스트3를 꼽으라면 반드시 들어갈 게임이 바로 루카스 아츠의 어드벤쳐 게임인 '룸 (LOOM)'입니다. 당시 어찌나 재미있게 했는지 엔딩에 가까워져서는 도저히 아까워서 깰 수가 없었을 정도로 흠뻑 빠져있던 게임이었으며, 신비스러운 분위기와 음악을 모티브로한 어드벤쳐 게임 방식에, 아직도 아련한 기억이 생생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음계를 하나씩 맞춰가며 수수께끼를 풀어나가고, 무언가 마법과 용, 뭐 이런 신비한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당시로서는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과 감동까지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몇몇 장면은 그대로 떠오르는데, 용이 나타나 양을 채가는 들판의 장면이라던가, 대형 베틀이 등장하는 장면 등 저 파랗고 푸른 이미지마냥 지워지질 않는군요 ㅎ

룸 얘기 도중에 잠시 당시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면, 당시에는 지금처럼 CD나 DVD로 게임이 출시되는것이 아니라 5.25인치의 플로피 디스크로 출시가 되었었는데, 정품이 발매되는 경우도 그리 많지 않고(아니면 라이센스는 늦어졌거나, 아니면 불법이 성행했거나 --;)했기 때문에 직접 사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고, 당시 용산에 공디스크를 들고 가면 몇천원 주고 디스크에 게임을 복사해 주고는 했었죠. 컴퓨터를 새로 사게 되면 게임을 많이 넣주기도 했었구요. 당시에 '룸'이나 '원숭이 섬의 비밀'등 오랫동안 소장하고자 하는 게임들은, 좀 고가의 컬러풀한 5.25인치 디스크를 사서 각각 디스크에 고이 저장한 뒤, 디스크의 상단에는 스티커 등으로 매우 정성스럽게 꾸몄던 기억이 납니다(참고로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경우는 당시 문방구에서 최고의 인기였던 번쩍번쩍한 스트리트 파이터 카드를 오려서 플로피 디스크 상단을 손수 꾸몄던 기억이 나네요). 아쉬운 건 이렇게 소중히 보관했던 게임들이 지금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는게 너무 아쉽군요. 


(원숭이 섬의 비밀)
 

'룸'과 더불어 제 인생의 또 다른 베스트 게임 중 하나인 작품이 바로 루카스 아츠의 작품 <원숭이 섬의 비밀>입니다.
이 음악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을 정도로 강렬한데(당시 어드벤처 게임의 음악들은 정말 하나같이 최고였습니다. 모두들 하나같이 음악에 감동이 어려있죠!), 이 게임이 주로 대화를 통해 전개가 되었던 게임임을 감안한다면 영어 하나 제대로 몰랐던 국민학생이 어떻게 술술 진행할 수 있었는지 살짝 놀랍기도 합니다. 
 



이 당시 루카스 아츠의 어드벤처 게임들은 대부분 화면 하단에 'OPEN' 'PUSH' 'PULL' 'TALK' 'TAKE' 'USE'등 명령어가 있어서 각 사물에 대고 명령어를 클릭하면 진행이 되는 방식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상당히 불편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당시로서는 전혀 그런 줄 모르고 했던 것 같네요. '원숭이 섬의 비밀'같은 경우는 너무 재미있어서 몇 번씩 엔딩을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 2편인가 에서는 이 게임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롱테이크(?)대화 결투씬이 나오는데, 당시로서는 대충 긍정과 부정 정도의 영어만 알고 있던 수준이라 감으로 때려맞췄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어느 정도 해석하면서 게임하면 좀 더 재미있으려나?''). 
 
이 게임 역시 나중에 2편, 3편, 4편 등으로 나왔던 것 같은데, 해보긴 다 해보았으나 2편까지만 추억이 있고 그 후속편들에게는 큰 감흥은 없었던 것 같네요. 아마 당시 어드벤쳐 게임을 즐겼던 이들 중에 '원숭이 섬의 비밀'을 해보지 않은 이들이 없을 정도로 90년대 최고의 게임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킹즈 퀘스트)
 

당시 루카스 아츠의 게임들 못지 않게 가장 많이 했던 게임은 '킹즈 퀘스트' '스페이스 퀘스트'같은 시에라의 어드벤쳐 게임들이었는데, 위의 두 작품은 정말 '룸'이나 '원숭이 섬의 비밀'과는 또 다른 명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킹즈 퀘스트는 뭐랄까요, 좀 더 동화책 같은 분위기와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도 좀 더 상상력을 동원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당시 어린이었던 저의 지능 개발에 상당부분을 도움을 준듯 합니다. 어드벤쳐 게임이 좋은 것은 바로 생각해야만 풀어갈 수 있는 게임의 구조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 이 퀘스트 시리즈들은 이런 면에서 아주 훌륭한 게임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시리즈들 역시 여러 편으로 제작이 되었는데 제가 재미있게 했던 것이 정확히 몇 편인지 조차 기억이 나질 않지만, 바로 저 그림이 등장하는 편이었던 것 같네요(5편이가??'').


(스페이스 퀘스트)
 

킹즈 퀘스트의 동화같은 분위기에 비하면 '스페이스 퀘스트'의 분위기는 만화같다고 할 수 있는데, 특히나 당시 시리즈의 처음 칼라 버전이었던가 했던 저 게임에서 가장 기억나는 장면으로는, 그림 속의 바인가 아니면 다른 곳인가를 들어갔는데, 배경이나 인물들은 모두 흑백이고 주인공만 컬러이죠. 그걸 보고는 바의 다른 인물들이 '저봐, 쟤 VGA야'라고 하던 대사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이 작품 역시 전체적인 줄거리들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킹즈 퀘스트와 마찬가지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상당히 재미있게 플레이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미래 전쟁)
 

이런 게임들 가운데 약간은 분위기를 달리했던 어드벤쳐 게임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Delphine Software사에서 만들었던 미래 전쟁(Future Wars)가 바로 그것입니다. 딱 보아도 상당히 깔끔한 그래픽 디자인에, 제목처럼 외계인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평범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담긴 게임으로서, 앞서 언급했던 게임들과는 달리 커서의 위치 조작이 상당히 많이 사용되었던 게임이었습니다. 바로 게임의 첫 장면이었던 저 건물 청소하는 장면도 잊혀지질 않고, 조용한 숲속을 배경으로 펼쳐졌던 장면도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특히나 일종의 암호를 풀기 위해 페인트 통 암호표를 사용했던 기억도 나구요.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
 

당시 루카스 아츠의 어드벤쳐 게임 가운데 또 재미있게 했던 게임을 꼽으라면 바로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와 동일한 줄거리로 진행되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영화와 비교해 가며 게임을 했었던 것도 같고, 영화 자체가 미스테리 퍼즐을 하나 씩 풀어가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어드벤쳐 게임으로서도 상당히 괜찮은
소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인디아나 존스 3>의 음악을 3편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데, 영화 음악이 거의 그대로 쓰였던 게임음악도 기억에 남는군요. 


(황제를 찾아서)
 

사실 앞선 유명한 게임들에 비하면 살짝 인지도가 떨어지는 듯도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저에게는 더욱 소중한 게임이 바로 '황제를 찾아서'입니다. 정확한 구조는 기억이 안나지만 엘비스 프레슬리의 관한 이야기를 어드벤쳐로 풀어낸 게임으로 기억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억에도 오래남고 가장 추억과 아련함이 강한 게임이 바로 황제를 찾아서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드벤쳐 게임에서나 가능한 다양한 창의력이 돋보이는 설정들도 좋았고, 이 게임 역시 그 음악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죠. 특히나 엔딩에 흐르던 그 곡은 제가 지금까지도 모든 음악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멜로디 중 하나일 정도로 너무나도 깊은 인상을 주었던 음악이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예전 좋아했던 도스 시절 게임들을 윈도우에서 다시 하게 되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이 게임은 정말 다시 한번 시간내서 해보고 싶네요 ^^;


(둠 'DOOM')
 

아마도 지금까지도 했던 1인칭 액션 게임들 가운데 가장 손에 꼽는 작품이라고하면 둠2를 떠올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건강 상태가 나빠질 수록 주인공이 코피를 흘리거나 멍이 들어가는 재미있는 그래픽이라던가, 희괴하고 다양하게 생긴
괴물들의 모습도 당시로서는 무섭기까지 했었고, 미로 형식에서 길 찾는 재미도 쏠쏠했으며, 무엇보다 공포와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액션 게임이라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게임이었던 것 같습니다. 둠 역시 나중에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새로운 버전이 나오기도 했었는데, 그 추억만큼의 인상은 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긴 뭐든지 오리지널 혹은 최고 인기작을 뛰어넘는 속편이 나오기는 쉽지 않은 것 같네요.


이 밖에 기억나는 스포츠 게임들을 몇가지 얘기해보자면, 아마도 복싱 게임 가운데서는 가장 재미있게 했던 게임이 아니었나 싶은 '4D복싱'이 기억이 나네요.
 

(4D 복싱)
 

상당히 각지게 만들어진 인물들과 키보드 숫자패드의 방향키로 펀치를 조정하던 방식으로 진행되던 게임은, 일반적인 복싱 게임의 기본 스타일을 모두 갖추고 있으면서도 크게 지루하지 않았던 게임으로 기억됩니다. 저 각진 얼굴들도 멍들고 피나고 했던 것 같은데 말이죠 ㅎ
 




야구 게임으로서는 <하드볼>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콘솔로 넘어오면서는 2K시리즈나 플스의 더 쇼가 훌륭한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PC시절에는 거의 하드볼 시리즈만 했던 것 같습니다. 보스턴과 뉴욕의 팀 로고를 보니, 팀 로고를 직접 수정하거나 만들 수 있었던 메뉴가 생각이 나네요.

NBA같은 경우는 라이브 시리즈가 나오기 전까지는 계속 이 NBA만 했던 것 같네요. 사실 굉장히 단순했지만 크게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해왔던 게임으로 기억되며, 나중에는 다양한 패치가 가능해져서 또 다른 재미가 있었던 게임이었죠. 흔히 많이 했던 슬램덩크 패치가 있어서 만화 속 주인공들의 팀으로 플레이를 하기도 했었으며, 덩크나 레이업 같은 동작들은 미리 선수마다 조정할 수가 있어서 말도 안되는 동작의 덩크 동작들이 가능했던 것도 기억이 나네요. 
 




이 밖에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으로는 당시 상당한 입지를 갖고 있었던 '프린세스 메이커'시리즈도 빼놓을 수 없겠는데, 당시로서는 호기심이 왕성했던 사춘기 시절이라, 정도를 가는 주인공 외에, '외도(?)'를 하는 주인공도 꼭 한 번씩은 진행을 하게 되는 묘한(?)게임이었죠. 청소시키고 공부시키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비행 시뮬레이션 중에는 윙커맨더가 가장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이 역시 나중에 영화로 만들어지긴 했는데 보질 못했네요. 이것 역시 괴작이 되었던가??. 

그 밖에도 추억에 PC게임들은 너무도 많은 것 같습니다. 여기에 다 거론할 수 없지만 줄줄이 이동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레밍'시리즈도 기억이 나고, 금광 캐고 나귀사고 이러던 '황금광 시대'던가(?)도 기억이 나고, 짧은 기억들이지만 제 어린 추억 속에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 무시못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HD급 화질로, 5.1채널로, 인터넷을 연결하여 화려한 배경 속에 게임을 하고 있지만, 90년대 당시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어드벤쳐 게임들 같은 아련함과 '감동'을 주는 게임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만나게 될 게임들에서도 이런 감동을 받을 수 있길 기다리며, 
저의 추억 속 PC게임들을 떠올려 봅니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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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으면 곡이 나오기 며칠 전부터 D데이를 세어가며 기다렸을테지만, 요즘엔 워낙에 이쪽으로 신경을 쓰지
못하다보니 뷔욕의 신곡이 나온 것을 이제야 웹검색 도중에 알 수 있었다.

지난 6월 28일 아이슬랜드의 수도 레이캬비크 야외 공원에서는 아이슬랜드의 국민가수들이라 할 수 있는,
시규어 로스 (Sigur Ros)와 뷔욕 (bjork)의 라이브 공연이 있었는데, 'Nattura Live'라는 이름으로
알루미늄 제련 작업으로 인해 파괴되어 가는 아이슬란드의 자연환경을 지키고 이의 심각성을 알릴려는 취지를
갖고 있던 공연이었다(시규어 로스의 라이브 타이틀 'Heima'를 보면서 새삼 느낄 수 있었던 것이지만,
아이슬랜드의 자연환경들은 마치 21세기라기 보다는 중간계에 가까운 느낌을 줄 정도로, 아름답고 신비로운
모습이었다).

이런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그대로 담은 곡이 바로 'Nattura' 인 듯 하다.
곡에 대한 느낌을 말해보자면, 이전 앨범 'Volta'에서는 예전에 리뷰했던 것처럼 근래의 사운드 실험에서
살짝 벗어나, 예전 초창기의 멜로디가 살아있는 음악으로 회귀한듯 했었는데, 이번 신곡을 듣고 있자니
그녀의 실험 단계가 다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듯 하다.
거의 멜로디 자체가 없으며, 강한 드럼 비트로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곡으로 뷔욕의 대부분의 곡들처럼
어지간해서는 적응하기 쉽지 않은 곡이라 하겠다.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가 피처링 했다고 하는데, 음악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거의 들리지 않는다 --;
아마도 백코러스로 직접적으로 참여를 하거나, 목소리 소스를 전달하여 뷔욕이 어딘가(?)에 사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녀의 비트에 대한 실험과 연구는 계속된다.






뮤직비디오는 아무래도 공식 버전은 아닌듯 하다(정확하진 않지만).
예전 그녀의 뮤직비디오의 장면들을 적절히 섞어서 만들어진 뮤직비디오인데,
그럭저럭 잘 어울리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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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밤.

쉽게 잠들지 못하게 하는 이 노래.

오랜만에 다시 들어본다.




중경 (重慶, 2007)
한계를 마주하다


재중동포 출신으로 <망종> <경계>등을 연출했던 장률 감독의 작품 <중경>.
사실 <망종>이나 <경계>등을 입소문을 통해 듣기는 했었지만 기회가 되지 않아 영화를 접하지는 못했었기 때문에,
이 작품 <중경>이 저에게는 장률 감독과의 본격적인 첫 만남이었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런 영화를 보고 나서는 감상기를 쓰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어디선가 이 영화를 보고 난
한줄 감상평에 '흑먼지를 잔뜩 마신 기분이다'라는 말을 본 것 같은데, 저 역시 그와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조용하고 별다른 움직임이나 소란스러움없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지만,
오히려 이런 분위기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공포와 어두운 현실을 더 실감나게 전달하고 있는 듯 합니다.




제 감상기에는 여러 번 영화 홍보를 위해 만든 문구들에 대한 느낌이 등장하곤 하는데, <중경>의 홍보문구는 영화를 한 마디로
잘 표현하고 있는 듯 합니다.

 '소리없는 폭발을 향해 달려가는 도시'

이 문구는 크게 멋을 부리지 않으면서도 영화의 내용을 잘 함축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 영화는 이번 주 개봉할 장률 감독의 작품 <이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영화입니다. 두 영화가 본래 하나의 영화로
기회되었을 만큼 (아마도)많은 부분에서 <중경>의 이야기가 <이리>에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중경>에서는
이런 점을 쉽게 눈치챌 수 있을 만큼 '이리'에 관한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삽입됩니다.
바로 '이리역 폭발사고'로 다리를 잃은 한국인 캐릭터가 <중경>에 등장하는데,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단순히 지금은
'익산'이 되어버린 '이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가 이리로 부터 도망쳐온 '중경'의 현실이라는 점에서 많은 부분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이 영화는 여러부분에 있어서 마치 폭발 직전의 느낌을 주고 있는데, 앞서 말한 이리역 폭발사고의 이야기나(지금은 익산으로
불린다는 대사가 반복되는 걸 보면, '이리'라는 지명이 폭발 직전의 불안하고 혼란스런 점을 대변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주인공인 쑤이가 겪게 되는 삶의 변화, 그리고 '중경'이라는 도시가 처한 현실. 이 모두가 살짝 건들기만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듯한 폭발 직전의 분위기를 갖고 있습니다. 극중 쑤이가 겪게 되는 일들과 그녀의 행동들이 한편으론 비현실적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중경이라는 도시가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삭막함으로 보자면 그녀의 행동들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얼핏보면 쑤이의 행동은 단순히 아버지의 잘못된 행동에 의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후 그녀의 행동들을 보면 점차 그녀
스스로가 변화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신 외에는 아무 것도 신경쓰지 않고, 죽은 자를 부러워 할 정도로 이미 다들
죽어있는 도시인 중경이라는 공간에서, 쑤이는 점차 자신을 잃어가고 중경에게 지배를 당하게 됩니다. 그녀 역시 다른 사람들과
별 다른 것 없는 중경에서 살아가는 사람일 뿐이며, 결국은 모든 것을 그저 인정할 수 밖에는 없는 이들을 영화는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더 극적인 영화적 요소가 가미된 일반적인 작품이라면, 이런 도시에서 이에 지배당하지 않기위해
끊임없이 발버둥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줄지 모르겠지만, 장률 감독의 시선에는 이러한 희망적 메시지보다는 현실에 대한
날카로움과 '이미 한계를 넘어서 버렸다'라는 식의 경고와 안타까움이 더욱 느껴집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중경'의 모습은 시작부터 이미 한계를 마주한 모습입니다. 한계에 달한 도시는 이미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고 스러져가고, 영화는 그 안에서 '쑤이'라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담히 보여줄 뿐인거죠.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아마도 중경에는 쑤이보다 더한 이야기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장률 감독의 이 이야기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리>로 이어집니다.
<이리>는 이번 주 개봉 예정인데,
글쎄요, <중경>보다는 덜 힘들게 볼 수 있을런지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드는군요.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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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숲 (ピアノの森, 2007)
클래식으로 풀어낸 두 아이의 우정


오랜만에 극장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만나고 왔습니다. 국내에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제작했던 '매드하우스'의 작품임을
강조하는 홍보가 강했는데, 이런 면에서 만약 <시달소>를 염두에 두고 극장을 찾게 된다면 이 영화 <피아노의 숲>에는
적잖이 실망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시달소>의 경우가 소녀의 풋풋한 감성과 소녀가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애니메이션이라면, <피아노의 숲>은 '소년'이라기 보다는 '아이'에 가까운 두 남자 아이가
피아노와 음악을 통해 우정을 키워나가고 조금씩 자신과 주변을 알아가게 되는 내용으로, 전자보다는 좀 더 아동용에
가까운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아동용'이라는 표현을 마치 작품을 무시하는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신데, 아동용이란 말 그래도 어린이들이 보기에 적절한 영화라는 그 본 의미로 쓰인 것이며, 사실 제대로 된 교훈적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어쩌면 더 돋보이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네요).




영화의 줄거리는 아주  단순합니다. 클리셰의 향연이랄까요. 만약 이런 음악가나 클래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보았던 이들이라면 대부분 과정과 결말을 미리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다지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라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연주회 부분이나 그 이후에 방향을 보면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와 많이 비슷한 결말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뭐 이건 '노다메'의 전유물이라기 보다는 이런 류의 스토리가 보여주는 전형적인 클리셰라고 봐야겠죠).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지만(사실 이야기가 새로울 것이 없어서 굳이 스포일러까지 될까
싶기도 하지만서도), 그렇다면 <피아노의 숲>이 이렇게 뻔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음에도 나름 괜찮은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평가하게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그건 바로 뻔한 이야기를 어떻게 들려주느냐 하는 것에 있을텐데, 일단은 이런
일반적인 흐름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도록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조를 보여주고 있고, 더나아가 아이들이 볼 때에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나중에 더 컸을 때 비슷한 류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아, 맞어, 예전에 보았던
만화에서 비슷한 걸 보았었는데'하는 기억이 날 정도로 은연 중에 교훈적인 내용을 잘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영화의 주요 소재로 사용된 피아노 연주와 클래식 음악을 들 수
있겠습니다.  베토벤이나 모짜르트 사진을 보고는 '얘는 누구야?' '쟤는 또 누구고?'하고 얘기하던 주인공 카이가
피아노를 연주하게 되면서 점차 얼마나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는지도 관심있게 봐야할 장면들이고, 일본 애니메이션 답게
클래식 전문 작품이 아님에도 음악적인 기본기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 작은 장면들도 놓치기 아쉬운 장면들입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나름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타고난 천재와 노력파를 각각 그리면서, 이 둘을 갈등을 모두 다
제법 깊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아마데우스>의 모짜르트와 살리에르처럼 이런 관계에 대한 묘사는 여러번
있어왔던 것이지만, 아이들의 눈에 맞게 아주 심오하지는 않으면서도 그 정곡은 제대로 찌르고 있는 구성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나 단순히 천재 소년의 놀라운 능력에만 집중하지 않고 오히려 끊임없이 노력해도 천재적인 친구를
이길 수 없다는 좌절감을 몸소 체험하고 한 걸음 더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가볍지 않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대부분 아동용 작품이라면 아마도 단순히 천재소년에만 집중했겠죠. 그래서 <피아노의 숲>이 오히려 참 교훈적이라는
얘깁니다. 이런 관계를 그리면서도 어느 한쪽을 악당으로 몰아세우지 않고, 각자의 입장이 다 이해되도록 그려내는 점
말이죠).




이 두 아이의 이야기 가운데 선생님의 '어른'이야기가 잠시 끼어드는데, 제가 보았을 땐 끼어들 수 있는 최대한의
안전한 범위 내에서만 참여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즉 더 끼어들었으면 자칫 이야기가 아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과거가 있는 이 어른의 이야기로 흘러갈 수도 있었고, 아이들 관객들이 보기에도 어려워질 수 있었으나 그 아슬아슬한
범위를 잘 지켜내고 있다는 점이죠.

그리고 리뷰 내 스틸컷은 삽입하지 않았지만 이 두 남자 아이 외에 피아노 콩쿨에 참여하는 여자 아이의 이야기가
후반 부에 등장하는데, 재미면에서 보나 내용면에서보나 이 여자 아이의 등장은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칫 너무 뻔한 이야기로만 흐를 수도 있는 과정 속에서 약간의 긴장을 주었고, 개그와 아련함이 적절히 섞인
독특한 시퀀스로 또 다른 메시지를 들려준 것 같기도 하구요.
원작인 만화에서는 영화 속 이야기 이후의 이야기를 계속 들려준다고 하는데, 이 여자 아이의 이야기도 전개가
되는지도 궁금하네요.




목소리 연기로 우에토 아야와 이케와키 치즈루가 참여하고 있는데, 이케와키 치즈루의 경우 좋아하는 배우이긴 하지만,
워낙에 애니메이션에 흠뻑 빠져들다보니 그녀의 목소리를 특별히 인지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제게 아이가 있다면 요 정도의 애니메이션을 먼저 보여줄 것 같아요. 교훈적이기도 하고 많이 어렵지도 않으면서,
음악이나 피아노에 흥미를 갖기에도 충분한 작품이니 말이죠.
아마도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본 아이들은(실제로도 제가 본 극장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님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집에 갈 때 피아노 사달라고 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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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phael Saadiq - The Way I See It

01. Sure Hope You Mean It
02. 100 Yard Dash
03. Keep Marchin'
04. Big Easy featuring The Infamous Young Spodie and the Rebirth Brass Band
05. Just One Kiss featuring Joss Stone
06. Love That Girl
07. Calling
08. Staying In Love
09. Oh Girl
10. Let's Take A Walk
11. Never Give You Up featuring Stevie Wonder and CJ
12. Sometimes
13. Oh Girl (Remix featuring Jay-Z) 


얼마전 부터 포스팅해야지, 해야지 했었는데 드디어 하게 되는 라파엘 사딕의 음반 간단 리뷰!
최근엔 예전처럼 음반을 많이 듣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삶이 더 황폐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일주일에 몇 장은 꼭꼭 챙겨가며 듣는 편인데, 요 근래 가장 인상적이었고 가장 두 손들고 감탄할 만한
음반이 있었다면, 단 1초도 주저 하지 않고 라파엘 사딕의 새 앨범 'The Way I See It'을 꼽으리라!

소울을 사랑하는 이라면 절대 모를리 없는 그 이름, 라파엘 사딕 (Raphael Saadiq).
이번 그의 새 앨범은 60년대 소울과 블루스의 느낌이 진하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더 루츠(the Roots)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한 가지는 컴퓨터로 찍는 비트보다는
리얼 드럼의 사운드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는데, 라파엘 사딕의 음반에서도 이런 리얼 연주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사실 보컬리스트로서 라파엘 사딕을 뭐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실례 되는 일이라 이건 패스하고,
그의 환상적인 소울 보컬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황홀한데, 60년대의 깊은 소울과 블루스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이번 앨범은 그야 말로 대박이다! 왜 이런 앨범이 대중적으로도 대박을 치지 못하는지
이해하기가 사실 어렵다. 이번 라파엘 사딕의 앨범은 정통함에 기인하고 있으면서도 상당히 대중적인
멜로디와 리듬을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요즘 팝 팬들도 누구나 이름을 알만한 조스 스톤, 스티비 원더, 제이-지 등이 피처링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앨범을 쭈욱 듣고 있노라면 정말 깔끔하게 짙은 겨자색이나 브라운 계열의 정장을 차려입고는,
광이 나는 구두를 신고 한껏 멋을 부리고 거리로 나서야만 될 듯한 충동마저 느끼게 된다.
모든 곡이 마음에 들지만 조스 스톤과 함께한 'Just One Kiss'와 타이틀인 'Love That Girl'이 일단 귀에
착 달라붙고, 'Calling'같은 곡에서는 예전에 그 느끼하면서도 진득한 블루스의 향기가 짙게 흘러나온다.
'Oh Girl'같은 곡도 간드러지는 코러스와 살아있는 리얼 드럼과 스내어가 돋보이는 놓쳐서는 안될 곡으로,
제이-지가 피처링한 버전이 추가 수록되기도 했다.
'Never Give You Up'은 후반부의 코러스 멜로디가 입에 착착 감키는 동시에 스티비 원더의 경지에 달한
하모니카 연주가 인상적인 곡이다(라파엘 사딕 조차도 스티비 원더를 소개할 때는 떨림과 동경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LP플레이어는 갖고 있지 앉지만, 이런 앨범은 기회가 된다면 꼭 LP로 들어보고 싶다.
아니, 들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Raphael Saadiq ft. Joss Stone - Just One Kiss





이건 라이브 버전.
춤이 절로 춰지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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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퀀텀 오브 솔러스 (Quantum Of Solace, 2008)
카지노 로얄의 속편으로'만' 보자


오랜만에 개봉일에 영화를 보게 된 것 같습니다. 그 만큼 007의 22번째 시리즈인 <퀀텀 오브 솔러스>는 초기대작은
아니더라도 나름 전통의 시리즈로서, 그리고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를 워낙에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으로서 기대작이었으며,
감독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음에도 개봉일날 다른 영화들을 재쳐두고(사실 뚜렷한 경쟁작이 없기도 합니다만;;)극장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널리 알려진 것 처럼 전편인 <카지노 로얄>의 이야기에서 불과 1시간이 흐른 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007시리즈가 각각 다 개별적으로 에피소드를 풀어냈던 것을 보자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더군다나 감독도 교체되었는데 말이죠).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목을
<007 퀀텀 오브 솔러스>라고 할 것이 아니라, <007 카지노 로얄 - 퀀텀 오브 솔러스>라고 부제로 달던가 아니면 제목의 비중상
카지노 로얄 보다는 퀀텀 오브 솔러스가 더 큰 범주라고 할 수 있을테니, 마치 매트릭스 3부작의 제목들처럼
<007 퀀텀 오브 솔러스 - ******> 뭐 이런 식으로 했으면 더 이해가 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지금으로선 확실하지
않지만 여기에 이어지는 속편 성향에 007이 제작될 가능성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런 식의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전편인 <카지노 로얄>을 최근에 보았거나 아니면 극장에서 인상 깊게 보고 DVD나 블루레이를 통해 재차 감상한 이들에게는
조금 덜했겠지만, 전작을 보지 않았거나 어렴풋한 기억만 있는 대부분의 관객들에게는, 사실상 전편의 이야기에서 그대로
이어지는 인물들과 이야기가 가득해, 영화를 100% 즐기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영화 속에서 계속 '베스퍼'가
등장하는데 전편을 안본 사람이라면 이게 누구인지 제목에 '퀀텀'보다도 더 궁금할 것이고, 중간 중간 익숙한 척하며 등장하는
캐릭터들에 히스토리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몰입도도 덜하지 않았을까 싶더라구요. 아예 제목에서부터 속편임을 강조하고
들어갔다면 관객들이 스스로 복습을 한다던가 아니면 준비를 한다거나 했을텐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 일단 일반 관객들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저는 <카지노 로얄>을 인상깊게 보고 블루레이의 놀라운 화질로 다시 한번
감상한 경우였기 때문에 괜찮긴 했지만 말이죠. 모르겠습니다. 만약 이 007 이야기가 3부작 형식으로 다음 작품까지 이어진다면,
그리고 마지막 작품에 해당할 다음 007 영화가 <본 얼티메이텀>처럼 대박을 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이럴 경우엔 어느 정도 전편에 해당하는 실망스런 한 두편의 시리즈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그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론
나쁘지 않았어', '그래, 중간에 약간 쉬어가는 분위기였군'하며 나름 세뇌되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일단은 지금 현재로서의 평가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말이 많은 오프닝 시퀀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전작인 <카지노 로얄>의 오프닝 시퀀스는
새로운 시대의 본드를 설명하는데 매우 탁월하고 임팩트 넘쳤던 오프닝이었습니다. 깔끔한 비주얼과 동시에(블루레이의
화질은 그야말로 작살이죠), 크리스 코넬(잘 아시다시피 '사운드 가든'의 보컬이었고, 해체뒤에는 'R.A.T.M'의 멤버들과
'오디오슬레이브'를 결성하기도 했으며, 솔로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였죠)의 인상 깊은 보컬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오프닝에서 상당히 깊은 인상을 주고 시작한 경우가 바로 <카지노 로얄>이었습니다.
<퀀텀 오브 솔러스>의 경우는 시작 전 부터 말들이 많았습니다. 일단 '화이트 스트라입스(White Stripes)'의 잭 화이트가
곡을 맡았으며, 그와 알리시아 키스가 듀엣으로 노래를 했는데 전체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라는 점 때문이었죠.
개인적으로는 잭 화이트가 만든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곡을 좋아하기도 하고, 알리시아 키스야 워낙에 좋아하는 뮤지션이라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건조한 사막을 배경으로 찐득하고 이질적인 사운드의 음악과 보컬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가 봤을 때도 뭐랄까 '이색적'이긴 하지만 '대중적'이지는 않다고 할까요.
제가 감독이거나 잭 화이트라면 '이거 괜찮은데, 하지만 사람들한테는, 특히나 007 보러온 사람들 한테는 안먹히겠다'하면서
이대로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 같더군요. 특히나 전작의 크리스 코넬의 임팩트가 아직도 귀에 선하기 때문에 더욱 손해보는
면도 있었던 것 같구요.

개인적으로는 두 뮤지션 모두 좋아하는 이들인데, 이전에 <미션 임파서블 3>의 메인테마송을 맡았다가 자신의 경력에
오점 아닌 오점을 남긴 칸예 웨스트 처럼, 이번 오프닝 테마곡이 이 둘에게 앞으로 좋은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듯 합니다.




<퀀텀 오브 솔러스>가 가장 우려되었던 점은 오프닝도, 본드 걸도 아닌 감독인 마크  포스터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전작들을 보시면 알겠지만 그는 <연을 쫓는 아이> <네버랜드를 찾아서> <몬스터 볼>등 드라마에 장점을 보인
감독이지 액션 영화는 단 한번도 찍어본 적이 없는 감독이었거든요(전 저 중에서 <네버랜드를 찾아서>가 제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 감독이 다른 영화도 아니고 007의 감독이라. 더군다나 전편에서 다른 본드들과는 달리 '제이슨 본'급으로
액션이 상향 조정된 본드의 감독이라니. 걱정이 아니 될 수 없었죠.
결과를 놓고 보자면 확실히 아쉬운 면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핸디캡을 너무 의식했는지 액션을(말그대로 시퀀스가
끝나고 나면 사람들이 크게 한숨 돌리게 되는)여러차례 감행하고는 있는데, 일단 편집이 너무 급한 감이 있어서 정신을
못차리게 되는 것은 맞지만, 액션의 화려함과 숨막힐 듯한 긴장 구조 때문이 아니라 정신없는 편집 때문에 그리 된다는 것이죠.
예고편에서 본드와 적이 함께 유리창으로 떨어지는 장면에서 카메라가 쫓아 떨어지는 장면이라던가, 몇몇 장면에서 카메라가
거의 인물의 시선과 같은 입장에서 이동하는 멋진 샷들이 있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평범함을 넘어서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퀀텀 오브 솔러스>역시 전작의 본드처럼 다니엘 크레이그는 본 스타일의 액션을 보여주는데, 크게 나아지거나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오히려 전작보다 이를 더 강조하려는 듯 창문이나 벽 등을 더 많이 부수고 떨어지고 하는 듯한
느낌이었죠. 이런 액션들이 나쁘지는 않았는데 뭐랄까 의미없는 장면들이라고 할까요. 스토리에 완전히 녹아들어 있다고
하기 보다는 그저 '나 마크 포스터도 이 정도 액션이 가능하다구!'하고 말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애스턴 마틴의 자동차 액션씬과 비행기 액션씬도 등장하는데, 비행기 액션씬은 나름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확실히 주인공이 탄 비행기라 그런지 어지간히 맞았는데도 폭발하거나 추락하지 않더군요 @@)




확실히 본드는 냉전의 산물이자 총아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냉전이 끝나면서 007은 혼란을 겪는 모습이
역력하거든요. 이렇다할 뚜렷한 적이 없다보니 이번엔 돈으로 무장한 사업가가 그 반대편에 서게 되는데 아무래도 007 무비
에서는 임팩트가 떨어질 수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서로를 믿지 못하고 선과 악의 경계가 미묘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새로울 것도 없고 본드에게는 그리 잘 어울리지도 않았다는 것이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서 그런지 몰라도 악역의 임팩트가 그리 강하질 못합니다. 정말로 악하다기 보다는
그저 '사장'이상의 포스를 주지는 못하거든요. 악당 '그린' 역할을 맡은 매티유 아멜릭은 <잠수종과 나비>를 통해
깊은 인상을 받았던 배우이며, 다니엘 크레이그와 함께 출연하기도 했던 <뮌헨>에서도 괜찮은 캐릭터를 연기했었는데,
확실히 이런 두목 역할과 그는 잘 어울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카지노 로얄>처럼 선액션, 후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마무리가 어정쩡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같은 MI6 요원들 3~4명도 아무렇지 않게 처리하던 본드가 아무리 미리 몇 대
맞았기로서니 고작 '회사 사장'과 막판 듀얼을 펼쳐야 하는 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마지막 호텔에서의
액션들도 전체적으로 너무 급작스럽고 임팩트가 부족하게 느껴졌구요. 그렇다고 그 이후에 짧은 드라마에도 전작에 비해
공감을 얻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니엘 크레이그라는 배우를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그가 연기하는 본드도 매우 좋아하는 편입니다.
본드는 본래 느글느글하고 여유롭고 바람둥이다 라는 것이 기본적이긴 하지만, 뭐 <카지노 로얄>과 <퀀텀 오브 솔러스>의
본드는 그렇게 되기 전 본드이니 이런 점에서는 자유로운 것 같구요. 역대 어느 본드들과 비교하여도 쉽게 뒤지지 않는 그의
수트 입은 모습은 남자인 제가 봐도 움찔하게 되며, 최초의 금발 본드이지만 흑발 본드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이미 그는 제임스 본드에 많이 적응된 모습으로 느껴집니다. 역대 본드들 가운데 가장 스턴트 액션이 많고 과격해지다보니
수트는 항상 더러워지고 얼굴은 더 더러워지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모델 워킹으로 사막을 걷는 것이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를 적극 지지하는 입장에서 다음 007 영화에 그가 더 출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들은 실로 아쉽게 느껴지는군요.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없지만 1~2편 더 정도는 그가 본드로 출연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본드하면 본드 걸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카밀'역할로 출연한 올가 쿠리렌코는 기존 본드걸과는 또 다른 묘한 매력을
풍깁니다. 이렇다할 노출이나 배드씬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액션에 매우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것도 아닌데(어느 정도
가담하기는 하죠;), 그 갈색 피부와 검은 머리는 마치 일종의 코스츔처럼 쉽게 잊혀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코스츔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초반 부두가에서 그녀가 입고 나온 의상과 헤어를 보니 마치 애니메이션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에 주인공인
'나디아'가 절로 떠오르더라구요.


(더 나디아 스럽게 나온 풀샷 사진을 찾아보려 했는데 도무지 없군요;;;)

여튼 얼핏 들으면 어디 동유럽에 테니스 스타 이름 같은 올가 쿠리렌코의 다음 영화도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이러저러한 이유들을 들어 조금은 아쉬웠던 22번째 007 영화였습니다.
약한 악당, 모호한 구조, 1편의 연장, 심심한 액션 등 전체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으로서 과연 다음 007 영화의 행보는 어찌될지가 더 궁금해졌습니다. 과연 감독은 누가 맡게 될지.
다니엘 크레이그는 계속 본드로 남게 될지. 이야기는 3부작의 마지막 형식을 띄게 될지 등등 말이죠.



1. 여러 전작 007 영화들에 대한 오마쥬가 등장합니다.

2. 오페라 '토스카'가 등장하는 장면 또한 일종의 오마쥬였는데, 이 장면은 나름 멋지더군요

3. 악당이 손에 넣으려는 것이 '석유'가 아닌 '그것'이었다는 점이, 21세기 답게 느껴지면서 씁쓸해 지더군요.

4. 본드가 한 번 휙 눈치보고 자동차를 훔쳐타는 장면을 보니 '저거 너무 쿨한거 아니야'하는 생각이 들며 왠지 우습게
   보이더군요 ㅋ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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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 (Control, 2007)
흔들리는 청춘. 그리고 이언 커티스.

안톤 코르빈의 첫 장편 데뷔작인 <컨트롤>은 밴드 조이 디비전(Joy Division)의 보컬로, 23세에 짧은 인생을 살다간
이언 커티스(Ian Curtis)에 관한 영화입니다. 롤링 스톤스, U2, 메탈리카 등 밴드들의 사진과 뮤직비디오를 연출해 오던
안톤 코르빈은, 자신의 첫 번째 장편 영화 데뷔작으로 자신이 실제로 뮤직비디오를 찍기도 했던('Atmosphere')
조이 디비전의 이야기를 선택하였습니다. 아니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이언 커티스'에 이야기를 선택한 것이라
해야겠군요. 사실 뮤직비디오 연출을 주로 해오던 감독의 데뷔작을 소개하면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감성적인 영상이
돋보인다'식의 표현들이 나오기 마련인데, 따져보면 단순히 그것 이상의 것은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던 것을
감안했을 때, 같은 경력을 같고 있는 안톤 코르빈의 <컨트롤>은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으로서의 장점은 장점대로
다 보여주면서도,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깊은 울림과 2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을 연출함에 있어서도
리듬을 놓치지 않는 훌륭한 연출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밴드 '조이 디비전'이 아니라, 청년 '이언 커티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영화 초반에는
밴드의 결성과 공연, 음반 계약과 갈등 등 록 밴드를 다루는 영화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구성을 보여주는 듯도 하지만,
이는 이야기 진행을 위한 도구 그 이상으로는 보여지지 않습니다. 조이 디비전의 음악은 시종일관 흐르지만
'밴드' 조이 디비전에 대한 구체적인 시선들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언 커티스를 제외한 다른 밴드 멤버들에 대한 자세한
소개나 그들의 이야기도 들려주고 있지 않습니다. 밴드 조이 디비전에 관한 영화가 이미 존재하기도 했고(같은 해에
제작된 다큐멘터리 <조이 디비전>은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답게 실제 공연 영상과 인터뷰 영상들이 수록된 작품이며,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24hour Party People'은 <컨트롤>에도 등장하는 팩토리 레이블과 토니 윌슨을 중심으로
당시의 클럽 풍경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밴드의 흥망성쇠를 주요 뼈대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영화들이
이미 많았기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개인적으로도 '조이 디비전'보다 '이언 커티스'에 초점을 맞춘 연출은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하긴 이언 커티스라는 인물이 워낙에 짧은 생을 살다가 불꽃처럼 산화해버린 뮤지션이기도
하지만, 밴드가 아닌 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면서 단순히 음악 영화로 그려지기 보다는 더 포괄적인
드라마로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짐 모리슨처럼 시를 쓰기를 좋아하고(영화 장면에도 나오지만 실제 이언 커티스는 짐 모리슨과 데이빗 보위를
동경했었죠), 무대 위에서는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이언 커티스이지만, 영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과연 그가
음악만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뮤지션인가 하는 궁금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컨트롤>에 등장하는 이언 커티스의
모습에서는 흔히 이런 류의 영화에서 등장하는 것처럼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순간만이 나를 살게 한다'식의 느낌은
받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뭐랄까요. 아직 어린 그의 나이처럼, 아직은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한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낮에는 직업 상담소에서 일을 하고, 열아홉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고, 딸을 갖고, 새로운 여성을 만나
사랑하게 되는 등, 그저 혼란스럽고 컨트롤되지 않는 청춘이 엿보일 뿐이죠.




그런 면에 있어서 <컨트롤>의 흑백 화면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사실 몇몇 흑백영화의 메이킹 다큐멘터리를 보고
알게 된 것이지만, 흑백 영화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일반적인 컬러 영화들 보다도 오히려 더 조명에 신경을
써야하는 영화라 할 수 있는데, <컨트롤>의 흑백영상은 방황하는 이언 커티스의 삶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영화적 장치라
할 수 있습니다. 감독인 안톤 코르빈은 이를 굉장히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여러 장면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7,80년대 당시 맨체스터의 거리를 재현한 장면은 흑백이어서 더욱 돋보이는 장면이었고,
공연 장면은 마치 실제 조이 디비전의 라이브를 보는 듯한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근데 재밌는건
실제 조이 디비전의 라이브를 본 건 컬러 버전이었다는 점이죠;).

개인적으로 <컨트롤>은 보면서 속으로 '와!'하고 탄성을 질렀던 장면이 여럿 있었는데, 그것은 감독인 안톤 코르빈이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던 감독이어서 라기 보다는, 사진작가로서의 그의 재능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생각은 영화의 스틸 컷들이나 정지된 장면들을 보면 더 크게 느끼게 됩니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마치 작품 사진을
찍기 위해 기획된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을 정도로, 흑백의 질감이나 조명의 세팅이 놀랍도록 아름답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물론(물론!) 음악도 아주 좋았지만, 흑백의 영상도 음악 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영화가 바로 <컨트롤>
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컨트롤>은 이언 커티스가 쓴 곡들의 가사들처럼 약간은 일반적이지 않은 건조한 방식으로 전개가 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일반적인 기승전결의 구성이 아님에도 영화의 마지막 이언 커티스가 결국 자살을 결심하는 장면이
등장했을 때에 달해서는 완전히 그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갑작스러울 수 있었던 그의 죽음이었지만,
그가 자살을 결심하는 순간 '그래, 더 이상 어떻게 해야하는거야'하는 답답함과 함께 그를 죽음으로 몰고간 혼란과
제어(Control)되지 않은 그의 청춘이 고스란히 공감이 되더라구요.
개인적으로 또 하나 이상했던 것은, 요절한 뮤지션이나 아티스트들 가운데 이언 커티스의 경우 사실 (영화에 등장하는
이유만으로 보자면) 일반적으로 보았을 때 공감을 얻을 만한 부분이 극히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죽음과 삶에 대해
더 큰 연민이 느껴지더군요. 영화 <컨트롤>은 실제 이언 커티스의 삶이 어땠느냐를 재쳐두고 보더라도, 전혀 그의 삶을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저 담담하고 조용하게 조명하고 있을 뿐이죠.
극적인 감정 묘사보다는 조이 디비전의 음악과 그가 쓴 가사들로 이를 대체하고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그를 이해하는데
더 큰 매개체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화법이 일반적인 영화에서는 관객과의 괴리감을 가져올지 모른다해도,
<컨트롤>과 이를 감상하는 관객들 사이에는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고 있다고 해야겠네요.




이언 커티스 역할을 맡은 샘 라일리의 연기는 발군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레이>에서 레이 찰스를 완벽하게 연기한
제이미 폭스와는 또 다르게, 이언 커티스를 연기한 샘 라일리는 얼핏 보면 단순히 이언 커티스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한 듯 보이기도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영화가 조이 디비전의 보컬인 이언 커티스에 집중하고 있지는 않기에, 
오히려 그의 연기력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고 여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확실히 영화를 보고 나서 실제 조이 디비전의
라이브 클립을 다시 보아도, <컨트롤>에서 샘 라일리가 보여준 이언 커티스는 실제와는 또 다른 이언 커티스였음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영화 팜플렛에 그의 필모그라피를 보니 앞서 언급했던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24hour party people'에 출연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하루 속히 이 작품을 눈으로 확인해봐야 겠군요).
샘 라일리의 저 고독한 표정이 짙게 드리워진 <컨트롤>의 포스터는 한 동안 제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자리잡을 것 같네요.

사실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은 바로 데보라 커티스 역할을 맡은 사만다 모튼의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를 처음 보게 된 것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예지자로 출연하였을 때였고, <코드 46>을 보기도 했었지만 전작의
이미지가 워낙에 강했었는데 <컨트롤>에서 그녀의 모습은 과연 같은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그때와는 다르게 많이 몸무게가 늘은 모습도 모습이었지만, 마치 <브로크백 마운틴>의 미셸 윌리엄스를 떠올리게 하는
그녀의 캐릭터와 연기는, 앞으로 적어도 제 기억속에서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그녀가 아닌 <컨트롤>의 그녀로
기억되기에 충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컨트롤>은 샘 라일리라는 배우의 발견이 있었다면(사실 이런 전기 영화의 경우
워낙에 강한 캐릭터 때문에 배우 자체를 논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아, 샘 라일리는 다른 작품을 통해 다시 만나봐야 할 것
같아요), 사만다 모튼의 재발견 또한 더 큰 즐거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실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대사가 그리
많지 않기도 하고 워낙에 캐릭터가 독특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억양을 잘 눈치챌 수 없었는데, 영국 출신인
그녀의 독특한 영어 억양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이 밖에 더 기억나는 배우를 꼽으라면 '아닉 오노레'역할을 맡은 알렉산드라 마리아 라라도 꼽을 수 있겠지만,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통해 만났었던 조 앤더슨을 더 꼽을 수 있겠네요.




확실히 데이빗 보위, 벨벳 언더그라운드, 이기 팝, 록시 뮤직 등 이런 류의 음악들을 배경으로 당시를 그린 영화들은
대부분 만족할만한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면 그 시대가 한편으론 암울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얼마나 황금기였는지를 확인시켜주는 것 같기도 하구요.

처음 <컨트롤>이라는 영화를 보러 갈 때는, 물론 큰 기대가 있기는 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전율마저 느낄 수 있었던 인상적인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 첨언하자면, 극중 이언 커티스처럼 불안한 심리 상태에 있는 이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영화를 보면서 이언 커티스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었던 것처럼, 힘들게 지속해온 오랜 싸움을 그만 놓아버리고 싶은
충동마저 들었거든요.



1. 이 영화는 이언 커티스의 아내인 데보라 커티스가 지은 그의 전기 'Touching from a Distance'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Touching from a Distance'

2. 극중 아닉이 이언에게 무슨 색을 좋아하냐고 묻는데, 그가 '맨시티 블루'라고 하죠. 
   영화에서 가끔 접하는 것이지만 확실히 맨체스터 내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의 골수팬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해요.

3. 영화에 삽입된 대부분이 곡을 배우들이 직접 노래하고 연주했더군요. 여기에는 조이 디비전의 전 멤버였던
   뉴 오더(New Order)멤버들의 조언과 도움이 컸다고 하구요.

4. <맘마미아!> 사운드트랙도 어찌어찌 참았었는데, <컨트롤> 사운드트랙은 도저히 참지 못할 것 같습니다.
    데이빗 보위를 비롯해 이런 음악을 워낙해 좋아해서 말이죠.

5. 영화 속에서 조이 디비전의 공연 전에 밥 딜런을 닮은 한 사람이 나와서 랩에 가까운 이상한 시를 읊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는 John Cooper Clarke라는 펑크시인이더군요. 이 분은 실제로 맨체스터 지방에서 당시부터 유명한
   펑크시인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조이 디비전 공연에 서포팅 공연을 하기도 했더군요. 영화에 등장하는 이는
   배우가 아니라 실제 John Cooper Clarke 본인이 출연하고 있습니다.



 John Cooper Clarke

6. 실제 그들의 음악을 들어보면 이언 커티스의 보컬도 인상적이지만, 피터 후크의 베이스 라인이 상당히
인상적인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 요새 한동안 이 두 곡만 듣고 있습니다.
 

transmission & she's lost control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Becker International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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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예전에 들었던 음반들을 꺼내어 듣고 싶어질 땐, 무언가 우울하다거나 고단해서 위로나 안식을 얻고 싶어서
찾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Belle and Sebastian을 찾게 될 때도 대부분 그렇다.

오늘 오후에도 불현듯 그들의 음악이 필요해서 오랜만에 CD를 찾아 듣게 되었는데,
사실 처음 그들을 찾게 된 이유는 무언가 조금 포크스러운 편안함을 그리워 해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꺼내든 이 앨범  'THE LIFE PURSUIT'는 이런 곡들도 있지만, 굉장히 발랄하고 활기찬 음악들이 담긴 앨범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벨 앤 세바스찬은 전자의 느낌이 훨씬 강해서 그런지 이미 수차례 들었었던 앨범임에도,
그러려니 하는 마음에 CD를 틀었다가 빠른 비트에 살짝 놀라기도 했다.

그런데 우스운건 이런 긍정적이고 행복함으로만 들리는 음악 때문에, 본래 이들을 찾게 되었던 이유처럼
위로나 안식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것이 벨과 세바스찬 음악의 미덕이겠지.




Belle and Sebastian - Funny Little Frog



지난 금요일(10월 31일) 저녁 8시, 이대에 위치한 아트하우스 모모에서는, 제 1회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상영회가 열렸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팀블로그인 씨네아트(http://cineart.tistory.com)블로그에서 기획한 행사로, 저를 비롯한 블로거 분들이
1차로 선정한 후보 여섯 작품 가운데 블로그 방문자를 통해 투표를 거쳐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작품이 상영작으로 선정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제 1회 상영회에서는 이미 여러번 알려드렸던 것 처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원더풀 라이프>가
선정되어 관객 여러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줄리안 무어가 주연한 <파 프롬 헤븐>을 더 추천하기는 했었지만, <원더풀 라이프>도 워낙에 좋아하는
영화이고 또 본지가 너무 오래되어 어렴풋한 기억 밖에는 없었기 때문에, 저 개인에게도 이번 상영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이번 상영회는 첫 회이고, 블로거가 중심이 되어서 진행하는 첫 번째 행사아닌 행사였기 때문에 여러가지 미흡한 점들도
많았고 매끄럽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결국은 이번 상영회가 큰 사고 없이 자연스레 마무리 될 수
있었던 건 첫 번째는 영화요, 두 번째는 관객이었던 것 같습니다.



확실히 거의 처음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로 오랜만에 본 <원더풀 라이프>는 또 한번 감동을 전해주었습니다.
처음 볼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자연광을 이용한 정말 멋진 장면들과(인물들을 한 명 한 명 인터뷰 하는 장면 가운데,
방안으로 볕이 들었다가 구름에 가려 잠시 어두워졌다가 다시 볕이 드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도 자연스럽고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게 하는 메시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매우 직접적으로 관객들에게 반응을 요구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을텐데, 모든 관객들로 하여금
'그렇다면 내 생애에서 가장 돌아가고 싶은 순간, 가장 기억하고 싶은 순간은 언제인가?'하는 질문을 던져,
모두 같은 영화를 보고 있지만 결국은 다 다른 영화를 보게 되는(개인적으로 영화의 가장 장점중 하나라고 생각되는) 경험을
만들어 냅니다. 또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며 즐거워 하고 행복해 하는 이들의 얼굴을 보면서, 다시 한번 행복함을
느끼게도 하고, 여러 명의 인물들과 그들의 삶을 통해 결국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라는 진리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만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씨네토크(모모의 수다) 시간에도 살짝 얘기했었지만, 두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나 인터뷰에 응하는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보다도, 결국 선택하지 못하고 그곳에 남기로 한 어린 청년의 이야기가 더 와닿더라구요. 히로카즈 감독의 본래 의도가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겉보기에는 생각없는 노는 청년으로 그려놓고 그가 막판에 하는 대사는 몇번 반복하기를 거듭한
이유는 이 캐릭터의 대사가 영화의 또 다른 중요한 메시지이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처음 이 영화를 보았을 때는 두 남녀 주인공과 다른 인물들의 삶과 그들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해 가는
과정에 더욱 공감했었는데,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보게 되니 이 청년의 이야기가 더 '들리더'라구요 ^^




영화가 끝난 뒤에는 '모모의 수다'라는 이름으로 소박한 씨네토크 시간도 가졌었는데요, 사실 저희가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긴장하고 두려움에 떨었던 것은 바로 이 시간 때문이었습니다. 감독이나 배우등 영화 관계자가 참여하는 일반적인 GV도
아니고 그렇다고 저희 팀블로그 운영진이 질문에 답하는 형식도 아니고, 그냥 관객들이 서로 자유롭게 스스로의 의견과
감상평을 이야기하는 새로운 시도의 자리였기 때문에, 과연 어떻게 될까 하는 기대와 함께 아무도 말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앞선 던 것이 사실이었죠. 사실 가장 첫 번째로 걱정한 것은 관객분들이 거의 남아계시지 않으면 어찌하나
하는 것이 었는데,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많은 분들이 남아주셔서 좋은 말들을 해주셨습니다. 실제로 영화를 본 관객분들
가운데 과반수가 모모의 수다에는 참여하지 않고 귀가하긴 하셨지만, 남은 20여명의 분들께서는 거의 다 한 마디씩
하셨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특히 한 분 한 분 모두 이 영화가 자신 만의 소중한 영화이기도 했고, 또 처음 보신 분들도
많았으나 각자가 느끼는 감상평들은 역시 다 다르고 색달랐으며 굉장히 수준도 높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사실 저도 영화를 보고 나서 나름의 감상평을 해봐야지(만약 관객분들이 아무도 말씀을 안하시게되면 말이죠) 했었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관객분들의 감상평들이 이어지고, 더군다나 저에 생각과 공감되는 의견들도 많았고, 저와는 달라도 매우
깊고 각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좋은 의견들이 많이 나와서, 제 의견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뭐 결국 마지막에는 저도 한 마디 했지만 말이죠 ^^;). 확실히 <원더풀 라이프>라는 영화를 소중하게 여기는 분들만 남아계시던
자리여서 그런지, 감상평 하나 하나가 다 '아름다웠'습니다~


처음 진행하는 제 1회 블로거 상영회 행사라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이번 1회를 계기로 2회 부터는 좀 더 자연스러운 행사가
될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제 2회 상영회에서는 또 어떤 작품이 블로거들의 선택을 받아 상영작으로 선정될지, 또 씨네토크
시간에는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게 될지 기대가 되는군요~

11월말에 열리 제 2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에도 여러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요즘 Jamiroquai, the Roots, DJ Shadow 등 연일 추가되는 내한 공연들 소식에 몸둘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이런 겨운 행복함에 정점을 찍어줄 밴드의 내한공연이 확정되었군요.

바로 영화 <원스>의 그들 글렌 한사드와 마르케타 이르글로바의 프로젝트 그룹 'The Swell Season'의 내한 공연이
내년 1월 17일과 1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네요!

지난해 가장 많이 들었던 곡은 물어볼 것도 없이 'Falling Slowly' 였고, 가장 많이 들었던 앨범은 '원스 OST'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올해 펜타포트에서 더 플레임스(The Flames)가 내한 한다는 루머에도 엄청나게 흔들렸었는데,
마르케타가 함께한 'Swell Season'이 내한한다니 이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이렇듯 'Falling Slowly'를 가까운 곳에서 들을 수 있고,




국내에선 '건전지송'으로 더 유명했던 마르케타의 솔로곡 'If You Want Me'도 라이브로 만나볼 수 있으며,




영화의 시작을 강렬하게 알렸던, 글렌 한사드의 절규가 아직도 가슴을 울리는 'Say It To Me Now'까지...


라이브로 만나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벌써 부터 가슴이 너무 뛰는군요!
세종문화회관이 이런 작은 공연을 하기에 딱 어울리는 공연장이 아니라는 점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들이 와준다는게 어딥니까!
아......오늘부터 하루하루 세어야 겠습니다.
몇 밤만 더 자면 만날 수 있다. 아.......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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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냥 팬으로서 예전에 불러봤던 동영상을 보태봅니다~ ^^;;



John Legend _ Evolver

1. Good Morning (Intro)
2. Green Light (featuring Andre 3000)
3. It's Over (featuring Kanye west)
4. Everybody Knows
5. Quickly (featuring Brandy)
6. Cross The Line 
7. No Other Love (featuring Estelle)
8. This Time
9. Satisfaction
10. Take Me Away
11. Good Morning
12. I Love, You Love
13. If You're Out There
14. Can't Be My Lover (featuring Buju Banton)
15. It's Over (featuring Kanye West) (Teddy Riley Remix)


존 레전드가 돌아왔다. 어느새 부턴가 '가을남자'에 대명사가 되어버린 싱어송 라이터 존 레전드
(지난 앨범이었나 앨범 홍보문구에 '가을남자'라는 말을 보고는 굉장히 웃었던 기억이 난다). 존 레전드의 음반은 나오는 족족
빼놓지 않고 챙겨 듣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아직까지 1집 'Get Lifted'를 뛰어넘는 앨범은 없었던 것 같다.
점점 음악은 세련되어 지고 보컬은 더 능수능란해 지고는 있지만, 1집을 처음 들었을 때 느꼈던 들썩거림과 울림은
그냥 이어질 뿐 더 나아가고 있지는 못한 듯 하다. 이번 새 앨범 'Evolver'역시 이런 면에서 연장선에 있는 앨범이라 하겠다.

일단 전체적으로 앨범을 들어봤을 때 굉장히 다양해졌고, 무엇보다 팝적인 요소가 강해졌다.
개인적으로 앞서 잠시 아쉬움을 얘기했던 이유는, 힙합적인 요소와 소울 적인 요소가 강한 데뷔앨범에 비해 후속 앨범들이
점차 팝성향이 강해졌기 때문이었는데, 이번 앨범 역시 전체적으로 풍부해지고 매우 세련된 사운드를 뽑아내고는 있지만,
한편으론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일단 타이틀곡인 'Green Light'의 경우 아웃케스트(Outkast)의 Andre 3000이 피처링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한데,
트랜디한 요소가 강한 팝으로, 의외로 상당히 빠른 BPM으로 진행되는 곡이다. 칸예 웨스트가 참여한 'It's Over'역시
빠른 템포의 곡인데, 마치 신디사이저가 처음 등장할 때 많이 나오던 곡들처럼 신디사이저의 기계적인 사운드가 상당히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이곡 외에도 타이틀 곡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빠른 템포의 곡들에서는 이런 경향을 느낄 수 있었다).
칸예 웨스트의 랩은 보코더를 통해 녹음이 되었는데, 더 일렉트로닉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칸예의 'Stronger' 때부터 이런
변화를 본격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Everybody Knows'같은 곡은 굉장히 듣기 편한 팝으로서 특히 국내팬들에게 인기가 있을 법한 곡이다. 브랜디와 함께한
'Quickly', 에스텔과 함께한 'No Other Love'도 전체적으로 템포가 있는 곡들인데 후자 같은 경우는 레게 리듬을 통해
좀 더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This Time'은 팝발라드라 할 수 있는데 '팝발라드'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피아노와
오케스트레이션이 강조된 '착한' 분위기의 곡이다. 이 밖에 수록된 곡들도 분위기를 조금씩 달리 하고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론 평범하고 크게 모험 수를 두거나 임팩트가 강한 곡들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써놓고 보니 '별로 좋지 않다'의 리뷰가 된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특히 이번 앨범으로 존 레전드를 처음 만나게 되는
이들이나, 힙합/소울 보다는 팝을 더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전작들 보다 더 좋은 앨범이 될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도 이번 앨범은 누구에게나 부담없이 추천해줄 만한 깔끔하고 세련된 팝 보컬 앨범임은 자명하지만,
그가 좀 더 데뷔앨범에서 보여주었던 신선함과 더불어 힙합과 소울이 강조된 앨범을 들고 나왔으면 하는 기대가 컸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은 앨범이기도 했다.
하긴 내가 바라는대로 소울이 강조된 앨범을 들고 나왔다면, 더 많은 대중들에게는 외면 당했을지도 모르겠다 ㅎ









글 | 신현이(a_shitaka@nate.com)


순간 이동이라는 매력적인 설정

‘순간 이동’이라는 초능력은 예전부터 각종 히어로물이나 만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설정 중의 하나다. 가장 기억에 남기로는 일본 만화인 <드래곤 볼>에서 손가락 두 개를 붙여 이마에 가져다 대면 순간 이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유명(?)하다 할 수 있겠다. 순간 이동이라는 초능력 자체가 슈퍼 파워나 초스피드 등에 비해서 훨씬 비쥬얼 적으로 멋지고 매력적인 설정 임에도 수많은 초능력 중의 하나 정도로만 묘사될 뿐, 이것만을 주제로 한 작품은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이 영화 <점퍼>는 순간 이동이라는 매력적인 설정을 본격적으로 영화화 한 첫 번째 영화로서 많은 볼거리와 흥밋거리를 유발시키는 영화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극장 개봉 당시의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평은 그리 좋지 만은 않았었다. 매우 매력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또한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이 영화는 애초부터 3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이다. 후속편이 2011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확실히 확정된 단계는 아닌 듯하다)여러 가지 면에서 아쉬운 점이 엿보였던 영화였었다. 주인공 ‘데이빗’ 역할을 맡은 헤이든 크리스텐슨의 연기는 다시 한 번 도마에 오르기도 했고, 다이안 레인의 경우 그녀의 매력을 선보이기에는 너무 짧은 러닝 타임으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리핀 역을 맡은 제이미 벨의 경우 <빌리 엘리어트>의 아역 연기는 완전히 잊어버릴 만큼 남성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해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으며, <스타워즈>의 팬들에게는 아나킨과 마스터 윈두가 <스타워즈 에피소드 3>의 연장선에서 봤을 때 묘한 대립구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했었다.




개인적으로도 극장에서 감상했을 때에는 기대에 조금 못 미치는 아쉬운 작품이었지만, 블루레이를 통해 영화와 서플먼트를 꼼꼼히 감상한 뒤에는 이 영화가 훨씬 더 좋아진 경우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만큼 <점퍼> 블루레이는 화질과 음질도 블루레이다운 수준급의 퀄리티를 수록하고 있지만, 음성해설을 비롯해 다양한 정보와 볼거리가 가득하고, 무엇보다 현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모범적인 로컬라이징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점퍼> 블루레이 - 메뉴 디자인

메뉴의 경우 분류 항목의 명칭 뿐만 아니라 각 항목에 대한 상세 설명까지 모두 한글화 되어 있어, PIP 코멘터리 등 복잡한 기능을 지닌 타이틀 구성을 파악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로케이션의 현실감과 고품질의 C.G가 결합된 1080P 영상

1080P의 화질은 최신 타이틀답게 풀HD 특유의 고화질을 자랑한다. 특히 이 영화는 초능력을 갖은 주인공을 등장시키는 블록버스터이긴 하지만 뉴욕에서 로마까지 전 세계 곳곳의 매우 현실적인 공간들을 실제 배경으로 하고 있기도 하고, 다양한 액션 장면에서 컴퓨터 그래픽이 많이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한 CG를 사용하지 않은 것처럼 관객이 느끼도록 하는 데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인 작품이기 때문에 장면, 장면이 판타지스럽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블루레이의 선명한 화질은 이 현실감을 더욱 배가 시켜준다 하겠다.





순간 이동의 쾌감을 그대로 전해주는 DTS-HD : MA 사운드

화질보다 더 마음에 드는 것은 역시 DTS-HD : Master Audio 사운드이다. <점퍼>는 순간 이동시에 발생하는 그 아스트랄한 사운드는 물론이거니와, 순간 이동을 이용한 액션 장면과 대형 이동 장면에서 역시 박력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데, DTS-HD 사운드는 이러한 영화의 장점을 고스란히 전달해 주고 있다. 묵직한 우퍼의 활용도도 러닝 타임 내내 높은 편이었으며, 동해 번쩍 서해 번쩍 하는 순간 이동이 주된 소스이다 보니 멀티채널의 활용도도 매우 높은 편이었다.




특히나 액션 장면에서는 맨 처음 멀티채널 사운드의 장점을 몸소 느꼈었던 <매트릭스>DVD의 ‘불릿 타임’ 장면을 떠올릴 만큼, 귀가 정신없이 바쁠(하지만 즐거운)정도로 만족감이 높은 편이었다.




또한 순간 이동만이 갖는 사운드 적 특성은 앞서 언급한 것 외에도 여러 가지 찾아볼 수 있었는데, 특히 순간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캐릭터들처럼 사운드 역시 이른바 ‘치고 빠지는' 강약 조절의 임팩트가 강한 편이라 클라이맥스 액션 장면에서는 마치 사운드가 한순간에 빨려 들어가 사라져버리는 느낌마저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이 타이틀은 영화 속 액션에 따라 소파 전체를 움직이게 하는 'D-BOX 모션 코드'가 적용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영화를 감상한다면 놀라운 음향 효과와 함께 실로 엄청난 박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풍성한 인터랙티브 서플먼트와 완벽한 현지화 돋보여

사실 블루레이 시장이 워낙에 마니아 시장으로 흐르는 감이 없지 않다보니 타이틀의 덕목으로 첫 번째로 손꼽히는 것들이 항상 화질과 사운드가 주가 되기는 했었지만, 사실 그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다양한 서플먼트의 수록과 음성해설 및 부가 영상, 메뉴 언어의 한글화, 즉 현지화(로컬 라이징)의 완성도를 들 수 있을 텐데, 그런 면에서 <점퍼>블루레이는 감히 만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DVD 시절부터 그래왔던 것이지만, DVD나 블루레이 만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아마도 극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삭제 장면이라던가, 감독과 배우, 스텝들이 참여한 음성해설, 그리고 제작 과정 등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일 텐데, 여기에 보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한글화가 꼼꼼하게 되어 있느냐가 항상 좋은 타이틀과 그렇지 못한 타이틀을 구분하는 잣대가 되어왔었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점퍼> 블루레이의 완벽한 한글화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겠다.




일단 메뉴 언어부터 완벽한 한글화가 되어 있다. 메인 메뉴들을 비롯해 서브 메뉴들이 언어들도 모두 한글로 구성되어 있어, 조작에 서투른 사용자들도 부담을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메뉴 선택이 가능하다. <점퍼> 블루레이는 한글화를 제쳐 두더라도 풍부한 서플먼트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타이틀이라 할 수 있는데, 음성해설을 비롯해 제작과정과 삭제 장면 등을 포함한 모든 부가 영상들과 PIP 비디오 코멘터리에 까지 완벽하게 한글화가 되어 있어 정말 만족스러움을 안겨준다(PIP 비디오 코멘터리 재생 시에는 본편의 자막에 대해 소홀하게 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점퍼>BD의 경우에는 PIP 재생 시에도 본편의 한글 자막이 충실하게 제공되고 있다).

그리고 한글화에 덧붙여 이야기하자면 거의 대부분의 부가영상이 HD급 영상으로 제공되고 있어, 그간 영화는 HD로 서플은 SD로 즐겨야만 했던 몇몇 타이틀의 아쉬움을 완벽하게 씻어주고 있다.

완벽한 한글화로 만나보는 서플먼트 가운데 가장 첫 번째로 만나볼 것은 감독인 덕 라이먼과 제작자 겸 각본가인 사이먼 킨버그, 그리고 제작자 루카스 포스터가 함께한 음성해설이다. 잘 알다시피 이 영화의 감독인 덕 라이먼은 ‘본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본 아이덴티티>의 감독으로도 유명한데, 음성해설에 참여한 이 세 사람은 감독의 전작인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를 통해 이미 손발을 맞춘 바 있고, <점퍼>에 이르기까지 약 5년간을 함께한 매우 친한 사이이기도 하다.




그렇게 때문에 이들이 들려주는 음성해설은 매우 편안하고 장난기 넘치는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는데(부가 영상들을 통해 알 수 있지만, 감독인 덕 라이먼은 상당한 장난꾸러기(?)이다),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에 관한 진지한 이야기들서부터 장면에 관련된 매우 사적인 에피소드들까지 광범위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보통 음성해설 같은 경우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기 시작 할 때쯤이면 인사를 하고 끝내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들은 어찌나 할 말 들이 많은지 크래딧이 다 끝날 때쯤 돼서야 겨우 인사를 하고 마무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보통 같았으면 ‘배우들이 참여한 음성해설이 없어서 아쉽다’라는 말을 남겼을 텐데,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을 정도로 유익하고 재미있는 음성해설이었다.




'점퍼의 출현 - 애니메이션 그래픽 노블'에서는 그리 길지는 않지만 애니메이션을 통해 영화 속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점퍼의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점퍼의 여행 일지'는 블루레이 만의 기능인 PIP 기능으로 제공이 되는데, 본편이 재생되는 동안 각각의 장면에 관련된 촬영장의 모습과 제작과정, 로케이션 장소에 대한 정보 등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본편과 동시에 관람하기를 원하지 않는 사용자들을 위해 'NON-PIP' 기능도 동시에 수록하고 있는데, 이를 선택하면 세계 지도 화면이 뜨고 영화 속 로케이션 장소를 각각 클릭하여 관련 영상을 만나볼 수 있도록 되어있다.

'덕 라이먼의 <점퍼> 전격해부'는 부가영상들 가운데 가장 영양가 있는 서플먼트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감독인 덕 라이먼을 위주로 그가 어떤 의도로 이 영화를 영화화하려 했으며, 촬영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배우들과 스텝들을 지휘하는지 등 감독의 의도와 색깔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영상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베테랑 배우 중 한 명인 사무엘 L.잭슨 조차 이런 경험을 처음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기존 시나리오에 의존하지 않고 촬영장에서 상당 부분이(어쩌면 대부분이) 결정되는 즉흥적이고 연극무대와 같은 덕 라이먼의 방식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기에도 모험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니 하물며 제작자 입장에서 보기에는 얼마나 조마조마 했을지 안 봐도 뻔하다(안 봐도 뻔 하지만, 제작자의 심정은 본 부가영상에 친절히 담겨있다 ^^;). 개인적으로는 이런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저런 방식의 촬영이 가능했다는 것이 놀랍기까지 했다. 좀 더 ‘괴짜’ 감독인 덕 라이먼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면 이 부가영상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되겠다.




'점퍼의 완성'에서는 영화 속에 화려한 순간 이동 장면이 100% CG를 통해 이루어진 것만이 아니라, 여러 명의 대역을 동시에 촬영하는 방식이 함께 쓰였다는 점을 비롯해, 후반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소설에서 영화로 점프하기 : <점퍼>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서는 스티븐 굴드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가 소설과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지, 그리고 원작자인 스티븐 굴드는 영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들을 수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영화의 주요 설정 중의 하나인 '팔라딘'이라는 존재가 원작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는 다는 점과, 역시 주요 캐릭터인 제이미 벨이 연기한 '그리핀' 또한 영화에서 창조된 인물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보통 소설을 영화화 하는 경우 원작자인 소설가가 영화가 자신의 작품과 많이 다를 경우 적극적으로 반대를 하거나, 아예 영화화를 반대하는 경우가 즐비한데 <점퍼>의 경우 기본 설정 외에는 많은 부분이 영화화 과정에서 바뀌거나 추가되었음에도, 그저 ‘영화는 영화 일뿐이고, 내 소설은 내 소설일 뿐’이라며,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소설을 한 번 이라도 읽게 된다면 그 것 만큼 멋진 일은 없을 것"이라 말하고 있는데, 다른 원작자들과는 다른 대인배의 풍모도 느낄 수 있었다. 이 밖에 본편에는 수록되지 않았던 '6개의 삭제 장면들'도 수록되었다.

[총평] 서두에 잠시 언급했던 것처럼 <점퍼> 블루레이는 극장에서 느꼈던 영화적 아쉬움을 블루레이의 감상으로 완벽하게 보완해낸 경우였다. 극장에서는 짧은 러닝 타임과 부족한 설명 탓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영화였지만, 블루레이 수록된 다양한 부가 영상들과 음성해설을 통해 만나본 <점퍼>는, 좀 더 관심 있게 볼만한 흥밋거리와 뒷얘기가 가득한 영화였다. 무엇보다 오랜 만에 만나보는 완벽한 한글화가 이루어진 블루레이 타이틀로서 부가영상과 소장가치에 모두 10점 만점을 고민 없이 줄 수 있었던 흔치 않은 타이틀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점퍼> 블루레이처럼 모범적인 로컬 라이징 타이틀이 계속 출시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2008. 10. 20 | 신현이(a_shitaka@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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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지난번에 내드렸던 영화 포스터 보고 영화 제목 알아맞추기 퀴즈의 정답을 알려드립니다~
(지난 퀴즈 보기)


1. 도니 다코



2.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3. 파라노이드 파크



4. 해프닝



5. 플루토에서 아침을



6. 와호장룡



7. 비겁한 로버트 포트의 제시 제임스 암살



8. 시드와 낸시



9. 좋아해



10.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시간이 짧았던 것도 있고, 상영회가 평일 저녁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시간 때문에 아쉬움을 말씀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저도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하지 못해 조금 아쉽네요 ^^;

정답을 맞춰주신 분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RyuiSaka님 (1매) / 뿡-_-님 (2매) / 천용희님 (1매) / cheeslee님 (2매) / 댈러웨이부인님 (1매) / 마틴님 (1매)


당첨자 분들께서는 이 글을 보시는대로 이 글에 비밀덧글로 다시 한번 닉네임과 핸드번 뒷번호 4자리를 남겨주세요
내일 매표소에서 본인 확인 절차를 위해 번거롭지만 다시 한번 꼭 '비밀덧글'로 남겨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상영회는 8시에 시작하오니, 가능하면 20분쯤 전에 오셔서 표로 교환하시면 될 것 같구요,
자세한 오시는 길은 이전 글을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럼 내일 뵈어요~





조이 디비전(Joy Division)에 대해서 알게 된 지는 제법 오래되었지만, 그들의 음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들어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듯 싶네요. 스쳐가듯 듣거나 이안 커티스(Ian Curtis)에 관한 이야기가 회자될 때
들어본 적은 있지만, 한 곡 한 곡을 들어보기만 했었지 '앨범'을 들어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오랜만이자 처음으로 조이 디비전의 음악을 들어봐야 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바로 곧 개봉될 영화 <컨트롤>때문이라
할 수 있겠는데, 조이 디비전과 이안 커티스의 관한 이야기들 다룬 <컨트롤>을 보기 전에 그들의 음악을 좀 더
제대로 들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더라구요.

사실 데쓰메탈을 제외하면 가려듣는 음악이 없는 저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음악을 그리 예전처럼 자주 접하지는
못하는 탓에 그저 히트하거나 유명하거나, 아니면 인디 포크음반들만 선택해서 듣게 되고 말았는데, 오랜만에 이렇게
제대로 된 록 스피릿 충만한 록 음악을 들으니 쉽게 말해 '살 것 같더라구요'.

조이 디비전의 음악이 그저 단순하기만 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기교보다는 정신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이들의 록 음악을 듣고 있자니, 과장해서 말하면 무언가 '정화'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록에는 설명이 구차합니다. 그저 공감하면 그만.


 



 


(제목만 보니 완전 저질 홍보글 같군요 --;;)

지난 번에 블로그를 통해 홍보했었던 '제 1회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상영회'의 상영작이 여러분들의 투표를 통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원더풀 라이프>로 최종 결정이 되었습니다!

투표와 관련된 지난 사항은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블로거들이 직접 보고 싶은 영화를 추천하고(이번에는 첫 회라 저를 포함한 씨네아트 블로거 6명이 1차 후보를
선정하였지만, 아마도 2회 부터는 여러가지 루트를 통해 미리 더 많은 분들의 취향을 여쭙고 후보도 선정할 예정입니다.
참고로 이번 상영회에서 2회 상영회에 보고 싶은 작품에 대한 간단한 설문도 있을 예정이구요), 투표를 통해 최종상영작이
결정되는 상영회인 이번 행사는 이대 내에 위치한 아트하우스 모모(오시는길)에서 상영되며, 오늘 10월 31일(금) 오후 8시에
상영될 예정입니다.

참고로 이번 행사는 블로거가 중심이 되는 행사로서 영화가 끝난 뒤 간단한 씨네토크(정식 명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가
있을 예정인데요, 감독이나 배우 등 전문가의 참가는 없지만 영화가 끝난 뒤 객석에서 자유롭게 영화에 관한 느낌이나 의견들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준비중입니다. 저희도 이런 류의 씨네토크는 처음이라 이 행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아주 흥미진진합니다 ^^;
오시게 되는 분들께서는 상영이 끝난 뒤에도 끝까지 자리를 함께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아, 본론을 말씀 드리지 않았군요 --;

제 블로그에서는 이번 제 1회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상영회의 상영작인 <원더풀 라이프>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초대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부족하나마 준비하였습니다.
총 10장을 준비하였는데요, 처음에는 한 문제당 한 장씩 하려고도 했지만 생각해보니 일반적으로는 1인 2매로 진행하잖아요.
그래서 일단 문제는 10문제이지만, 리플로 답을 맞춰주시는 분들이 정답과 더불어 1장, 혹은 2장(최대 2장까지만 가능해요 ^^;)
이렇게 적어주시면 반영하여 총 10장을 배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최소 5분, 최대 10분께 무료관람의 기회가
돌아갈 수 있겠네요. 그럴리는 없겠지만 답을 리플로 다는 도중에 다른 분이 먼저 리플을 달게 되면 먼제 리플이 등록된 분께
초대권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초대권을 따로 보내드리는 것이 아니구요, 당일인 10월 31일(금) 상영회가 열리는 아트하우스 모모로 오셔서 안내데스크에
아이디나 닉네임을 말씀하시면 무료로 관람하실 수 있도록 준비해 두겠습니다.

총 10문제인데, 가능하면 여러 문제의 답을 아시는 경우에도 하나만 맞춰주시길 바랍니다 ^^;
더 많은 분들께 기회가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 고수분들이 조금씩 양보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리플을 다실때는 예를 들어,
정답 - 3번 반지의 제왕 / 닉네임 - 아쉬타카 / 1매

이렇게 적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리 어렵지 않은 퀴즈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퀴즈는 포스터의 일부분을 보고 영화의 제목을 맞추는 것인데요, 일부 포스터는 공식포스터가 아닌 서브 포스터를
이용한 문제도 있습니다.
퀴즈보다는 상영회 초대에 더 중점을 보다보니 퀴즈는 그리 어렵지 않게 준비해보았습니다 ^^;
그러면 많은 블로거 분들의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문제.

1.



2.



3.



4.



5.



6.



7.



8.



9.



10.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이벤트는 선착순으로 10장이 모두 배포되는대로 종료되며,
종료되는대로 다시 한번 당첨자와 안내를 다시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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