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 : 낯선조류 (Pirates of the Caribbean: On Stranger Tides)
양념으로만 가득찬 영화
조니 뎁을 디즈니 가족영화의 캐릭터로 승화시킨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그 네 번째 이야기 '낯선조류'를 보았다. 사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작품에 대한 기대보다는 거의 조니 뎁에 대한 팬심으로 보기 시작한, 그리고 보고 있는 시리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이번 '낯선조류'에서는 페넬로페 크루즈까지 출연한다고 하니 작품의 완성도는 재쳐두고서라도 한 번 봐야겠다 싶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대치가 별로 높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낯선조류'는 그다지 매력적인 작품은 아니었다. 제작비와는 상관없이 이미 블록버스터 시리즈로 알려져 있는 시리즈의 작품답지 않게 스케일이 느껴지는 볼 거리는 거의 없었고, 소소한 즐거움도 밋밋한 수준이라 아쉬움이 남았다. 원작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해 '캐리비안의 해적' 전체에 대한 이야기를 알 수는 없지만, 만약 '해리포터'의 경우처럼 전체 하나의 이야기를 조금씩이라도 전개해 가는 과정이었다면 모를까, 아니 그렇다하더라도 큰 줄기의 진전이라기 보다는 단순한 에피소드 정도의 작품이었던 것 같다.
ⓒ Disney Enterprises, Inc. All rights reserved
사실 따지고보면 '캐리비안의 해적'은 이야기를 배경에 깔고는 있지만, 그 배경의 이야기가 매력적이기 보다는 잭 스페로우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인 작품이었고, 그 이야기 역시 전면에 나서기 보다는 캐릭터 뒤에서 근근히 지원하는 정도의 역할을 하던 시리즈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런 작품의 특성은 3편에서 조금씩 한계를 드러낸 것이 아닌가 싶다. 영화를 본 이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3편도 별로이지 않았느냐'라고 얘기하는 것은 그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그래도 3편이 나름 재미있었던 것은 조니 뎁이 연기한 잭 스페로우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원맨쇼를 비롯해, 1편부터 시리즈에 참여해 온 '윌 터너 (올랜도 블룸)'와 '엘리자베스 스완 (키이라 나이틀리)'은 물론, 좋은 결과는 아니었지만 주윤발이라는 새로운 배우의 참여를 통해 흥미요소와 연속성을 남겨두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낯선조류'에서는 제프리 러쉬가 연기한 '바르보사'와 '깁스 (케빈 맥널리)'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연속성 보다는 에피소드의 느낌이 더 강해 단순히 캐릭터를 소비하는 느낌이 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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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가장 큰 이유라면, 그 동안 시리즈를 이끌었던 고어 버번스키 대신 롭 마샬이 연출을 맡은 사실을 들 수 있겠다. 롭 마샬은 '시카고' '나인' 등 뮤지컬 영화에서 더 두각을 나타내었던 감독인데, 어차피 결과물이 아쉽다보니 제작사도 디즈니겠다, 혁신적으로 '캐리비안의 해적'에 뮤지컬 적인 요소를 가미시켰다면 어땠을까 하는 개인적인 위험한 상상도 해본다. 출연진들이야 뭐 가무에도 능한 배우들이니 괴작이 될 지언정 무언가 흥미로운 작품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아마도 이랬다면 이 시리즈의 팬들은 더 떠났을지도 모르니 개인적인 상상으로만 그쳐야겠다. 어쨋든 결과적으로 차라리 뮤지컬 시퀀스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좀 심심한 작품이었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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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등장한 캐릭터와 젋음의 샘에 관련된 이야기와 캐릭터, 그리고 시리즈의 주인공인 잭 스페로우의 관계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못하다보니, 모두가 조금씩 여운 만을 남기는 작품이 된 듯 하다. 특히 인어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이번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는데, 비중이 모호하다보니 감정을 더 싣기도 애매하고 그냥 곁가지로 받아들이기에는 다른 가지들에 비해 흥미로운 그런 경우였다. 이야기 자체가 많은 캐릭터들이 젊음의 샘이라는 하나로 모여드는 구조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2시간 정도의 오락영화에서는 좀 더 캐릭터와 이야기의 줄기를 심플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러다보니 검은 수염, 안젤리카, 인어, 젋음의 샘, 스페인 군대, 바르보사 등 각각은 나쁘지 않은 양념들이었지만, 메인 요리는 없는 양념으로만 가득찬 영화가 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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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마도 감독인 롭 마샬과의 인연으로 주디 덴치가 카메오 출연을 한 것 같더군요.
2. 이번 작품에서 가장 반가웠던 것은 잭 스페로우보다도 그의 아버지를 연기한 롤링 스톤스의 키스 리차드랄까. 뭐 이제는 두말하면 잔소리인 얘기지만, 조니 뎁이 잭 스페로우라는 캐릭터를 만들 때 많은 부분을 참고한 캐릭터가 키스 리차드였죠. 그래서 전편에 아버지 역할로 등장도 하게 되었던 것이구요. 짧지만 반가운 출연이었습니다!
3. 엔딩 크래딧이 모두 끝나고 쿠키 장면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암시하는 내용이라기 보다는 '피식'하고 웃을 수 있는 정도의 장면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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