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담아낸 괴이물


'바케모노가타리 (괴물이야기)'는 일본의 소설가 니시오 이신이 2006년 고단샤 (株式會社講談社)를 통해 연재했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신보 아키유키 감독이 연출을 맡고 샤프트 (SHAFT Inc)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주인공 '아라라기 코요미'를 중심으로 다섯 명의 인물들에 각각 관련된 괴이한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하렘물(한 남자가 여러 여자 캐릭터에게 둘러 쌓인 구조를 담은 작품)의 구성과 괴이물의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는 독창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참고로 니시오 이신의 원작에는 이 작품 외에 '키즈모노가타리'와 '니세모노가타리'가 있는데, '키즈모노가타리'는 이 작품의 이전 이야기에 해당하는 아라라기와 하네카와 흡혈귀 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니세모노가타리'는 오시노 메메가 마을을 떠난 이후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바케모노가타리'는 니시오 이신의 작품 가운데 첫 번째 애니메이션 화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바케모노가타리'는 근본적으로 괴이물의 미스터리 한 요소를 담고 있다. 주인공 아라라기 코요미는 각각 다른 괴이를 갖고 있는 캐릭터를 만나게 되는데, 이들의 이야기와 갈등 구조를 하나씩 풀어가는 방식이 '바케모노가타리'의 기본 구조다. 센조가하라 히타키, 하치쿠지 마요이, 칸바루 스루가, 센고쿠 나데코, 하네카와 츠바사로 이어지는 이 이야기는, 각각을 독립적인 이야기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각 캐릭터의 이야기에 집중하여 진행된다. 하지만 각 남자 주인공인 아라라기 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 사이에도 느슨한 관계가 존재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다른 캐릭터들의 이야기라는 점은, '바케모노가타리'를 깔끔한 구성으로 정리할 수 있는 이유가 되는 한편, 각 캐릭터에게 개성을 부여해 줌으로서 더 다양한 볼거리와 이야기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었다.





'바케모노가타리'는 또한 스타일리시 한 화면구성을 빼놓을 수 없겠는데, 실사 화면과의 다양한 결합은 물론, 하나의 구성에 얽매이지 않고 굉장히 자유롭게 화면을 분할 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영상미를 추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다양한 정지 텍스트 이미지를 통해 빠른 전개와 더불어 자신 만의 색깔을 확고히 하고 있다. 실사와의 결합 부분이라던가 정지 텍스트가 등장하는 부분은 이미 안노 히데아키의 걸작 TV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통해 접할 수 있었던 방식이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훨씬 더 다양하고 요즘에 맞게 세련된 이미지를 수록하고 있다. 단순히 볼거리로 이런 요소들을 첨가한 것이 아니라, 이 자체가 이야기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자리잡도록 만들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만큼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 들고 있다.





얼핏 보면 '바케모노카타리'를 단순한 캐릭터 물로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괴이물에 근거하여 갈등을 풀어내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더 흥미로운 작품이기도 하다. 물론 각 캐릭터들은 현재 일본 애니메이션에 경향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장점들을 갖추고 있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가 되지만, 여기에는 캐릭터 적인 장점 외에 그 캐릭터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갈등을 마음으로 풀어내는 과정에 집중하면서, 바로 이 갈등과 해결이라는 근본적 재미에 충실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의 설명만 들어도 알 수 있듯이 '바케모노가타리'는 분명 취향을 타는 작품이다. 여기서 말하는 취향은 앞서 국내에 출시되었던 애니메이션 블루레이인 '아프로 사무라이'와는 조금 다른 성격의 취향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바케모노가타리'는 그야말로 오타쿠 문화를 바탕에 깊게 깔고 있는 터라 자칫 관리를 소홀하게 했던 이들이라면 극중 등장하는 수많은 인용과 패러디, 단어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즉, 백지 같은 상태로 즐기기에는 아무래도 약간의 무리는 동반할 수 있을 정도의 스타일이 깊은 작품이며,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이 스타일이 불편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더 흥미로운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되겠다.


Blu-ray : Open Case






사실 '바케모노카타리'를 인상 깊게 본 이들조차 이 작품이 국내에 DVD도 아닌 블루레이로서 출시될 것이라고 쉽게 예상한 이들은 없었을 텐데, 출시 자체에 한 번 놀라고 그 다음은 일본 판과 동일한 패키지로 출시된 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출시된 블루레이는 '히타키 크랩' '마요이 달팽이' 그리고 '스루가 몽키'가 먼저 출시되었는데, 3개의 타이틀 모두 클리어 아웃 케이스 패키지에 원작자 일러스트카드와 12p 해설집 그리고 OST를 포함한 특전CD가 수록된 버전으로 출시가 되었다. 매번 일본 판을 보며 군침을 흘려야만 했던 애니메이션 팬들에게는 더 없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겠다.


Blu-ray 메뉴






Blu-ray : Picture Quality

1080p 풀HD 화질은 최신 애니메이션 작품답게 흠잡을 데 없는 레퍼런스급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작품에 특성상 시원시원한 화면 구성과 더불어 쨍 한 화질을 맛볼 수 있는 장면들과 다양한 효과가 더해진 장면들이 여럿 수록되어 있어 화질의 우수성을 마음껏 즐겨볼 수 있다. 디지털의 차가운 느낌과 구조적인 느낌의 영상은 확실히 블루레이의 차세대 화질에서 더 느낌이 잘 살아나는 편이다.

(스크린샷은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운드는 PCM STEREO만을 지원하고 있는데 제법 사운드 효과를 기대해 볼 만한 장면들도 있어 멀티 채널이 궁금해지기도 하지만, PCM스테레오 채널의 퀄리티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바케모노가타리'는 상당히 대사가 많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사 전달에 있어서 부족함 없이 선명하게 전달되고 있으며, 간간히 흐르는 배경음악 전달에 있어서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Blu-ray : Special Features

각 2장씩 총 6장의 디스크로 출시된 '바케모노가타리' 블루레이 1,2,3 타이틀에는 각각 거의 동일한 부가영상이 수록되어 있는데, 일단 특별한 음성해설 트랙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겠다. 일반적으로 음성해설의 경우 애니메이션 작품이라 하더라도, 감독이나 목소리 연기를 한 성우들이 참여해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인데, '바케모노가타리'의 음성해설은 이와 같은 방식이 아닌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가 진행하는 새로운 개념의 음성해설을 수록하고 있다.






특히 이 음성해설은 원작자인 니시오 이신이 직접 쓴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각 캐릭터가 마치 정말 배우인 것처럼 자신들이 나오는 본편을 보며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한편으로는 이 음성해설이 더 캐릭터적인 특성을 맛볼 수 있기도 할 정도로, 각각의 개성이 잘 묻어나고 있으며, 동시에 본편과는 또 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그야말로 팬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될 음성해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음성해설 출연자 목록을 보면 '센죠가하라 히타키, 칸바루 스루가' '하치쿠지 마요이, 하네카와 츠바사' 등으로 표기되어 있다.

이 밖에 특전 CD에는 각각의 주제가와 뒷이야기 완전판이 수록되어 있으며, 장편판+방영판 다음회 예고와 논크레딧 오프닝과 엔딩 영상이 각각 수록되어 있다.





[총평] '바케모노가타리'는 분명 취향 타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방영되던 그 해 가장 큰 화제가 되었던 애니메이션 작품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작품을 떠나서 조금은 아쉬운 자막 번역 얘기를 언급하더라도, 비교적 비대중적인 애니메이션임에도 특전 CD를 비롯 다양한 부가물을 포함한 패키지로 출시되었다는 점은, 현재의 국내 시장을 고려했을 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작은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애니메이션 팬들이 비싼 금액을 지불해가며 해외 버전에 눈 돌리지 않아도 될 만큼, 국내에서 이와 같은 만족스런 블루레이 패키지를 계속 만나볼 수 있길 바래본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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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스 본 (Winter's Bone, 2010)
소녀는 울지 않는다


산골 마을의 열 일곱 소녀 '리 돌리 (제니퍼 로랜스)'는, 어느 날 마약협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던 아버지가 집과 땅을 모두 담보로 한채 보석금을 내고 종적을 감추어 버렸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병든 어머니와 어린 두 동생을 책임져야 하는 리는 네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유일한 집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가정 그 자체를 지키기 위해), 행방이 묘연해 진 아버지를 수소문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반응은 하나 같이 달갑지 않은 것을 넘어서서, 계속 들쑤시고 다니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반응들이다. 하지만 리 는 이에 굴하지 않고 홀로 외롭게 아버지를 찾는 여정을 계속해 나간다. 그렇게 영화는 시작된다.



 Winter's Bone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사실 '윈터스 본'을 미스테리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한 것 같지는 않다. 영화는 리의 아버지가 정확히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것과 리를 둘러싼 이 마을 사람들의 어두운 뒷이야기를 상세하게 묘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같은 정보의 부제는 미스테리적인 요소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결과적으로 그런 효과도 만들어냈지만), 영화가 말하려는 것이 미스테리와 그 해답이 아닌 다른 것에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는 주인공 리를 시작부터 바로 사건에 던져 놓는다. 아버지의 부제와 그의 행방을 찾는 여정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리의 표정에서, 한편으론 현실을 예상이나 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도 들지만, 오히려 보통의 열 일곱 소녀마냥 이 상황에서 도망치려하거나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아닌, 고민해볼 여지도 없이 무조건 무거운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리의 상황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차갑고 스산하다 못해 황량하기까지한 한 겨울 마을의 풍경은, 마치 한 겨울 개발로 인해 나무가 꺽여나가는 숲 속에 남아 생사에 갈림길에 놓인 한 마리 다람쥐처럼, 무거운 현실과 자신을 탐탁치 않아하는 마을 사람들 속에 홀로 가족과 남겨진 리의 상황을 더욱 시각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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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리가 처한 현실은 그녀를 둘러싼 상황이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통해 이어져 온 것이라는 점에서 그녀를 더욱 힘들게 한다. 그녀가 살고 있는 마을은 외부와 고립되어 마을 전체가 마약 사업를 통해 경제생활을 해오고 있으며, 리의 아버지와 그의 친척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이 마을 사람들은 일반적인 '마을 사람들'이라기 보다는 '마약 조직원'에 가깝다고 할 수 있으며, 자신들의 사업에 방해가 되는 리의 행동을 마을 전체가 나서서 판결하고 제거하려 든다.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바로 주인공 리가 처해있는 위치다. 만약 리의 아버지의 시점에서 영화가 전개되었다거나, 리 역시 이미 마을에 물든 것을 전재로 영화가 시작되었다면 '윈터스 본'은 일반적으로 조직에서 떠나려는 한 인물의 몸부림을 그린 범죄드라마로 그려졌겠지만, 영화 속 리의 위치는 어두움에 잠식되어 있는 마을 사람들 그리고 이들과 함께 했던 아버지를 두었지만 여기에 합류하지는 않은 존재로 그려진다. 이렇게 주인공 리가 경계에 서 있게 되면서 영화는 많은 희망이 이미 잠식된 동시에 아직 미약한 희망이 남아있는 주인공 현실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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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 경계에 서게 된 것과 더불어 영화는 많은 것을 '가족'이라는 정서와 공동체에 직접적으로 빗대어 이야기하고 있다 (심지어 마약 사업에 관련된 마을 사람들 모두 각각 가족 공동체 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리가 아버지를 찾아 해매는 것은 단순히 그가 가족의 유일한 터전인 집을 담보로 했기 때문도 아니고, 가족을 모두 보살피기 어려워 도움을 청하려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리는 아버지와의 관계, 그러니까 아버지가 가족에게 드리운 이 마을의 어두운 굴레를 확실히 끊어버리기 위한 증명과 맺음을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이다. 만약 리가 혼자였다면 그녀도 아마 다른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이 지옥같은 곳을 떠나려 발버둥쳤을 테지만, 리에게는 그녀가 책임져야만 하는 어린 두 동생과 병든 어머니, 즉 가족이 존재한다. 한 때 친척들에게 동생들을 맡기고 군에 입대해 돈도 벌고 오랜 시간 이 곳을 떠나는 것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결국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을 택한다 (여기서 상담을 해준 군인의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가족과 함께 남기론 한 리는 이 굴레를 끊기 위한 힘든 길에 뛰어든다. 결국 리는 아버지로 이어져 있는 이 거대한 세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직접 아버지의 시체를 부여잡고 그의 손을 전기톱으로 잘라낸다. 이것은 매우 직접적인 비유였다. 마을 사람들은 뒷탈이 없도록 하기 위해 리의 아버지 시체를 그녀가 보는 앞에서 확인시켜주었고, 이 잘린 손을 통해 아버지의 죽음이 증명되어 그녀는 결국 아버지가 드리운 경제적 고통에서 벗어나 보석금도 돌려 받고 집도 지킬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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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래서 소녀는 행복해졌을까? 아버지로부터 원치 않게 물려 받은 현실의 굴레를 일부 벗어나는데에는 성공했지만, 그녀는 아직 지켜야할 집과 가족이 있고 무엇보다 이 마을을 쉽게 떠날 수 있을 만큼 장미빛 미래는 약속되지 않았다. 아마도 이 마을에서 살아야만 하는 이상 끊임없이 유혹과 외로움 그리고 두려움과 싸워야 할 것이며, 그 두려움의 크기는 오히려 점점 커져만 갈지도 모른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서도 여전히 따스한 봄은 오지 않았다. 처음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겨울이 계속되고 있으며 달라진 것이라곤, 리가 아버지의 부재를 스스로 증명했다는 것 (할 수 밖에는 없었다는 것) 밖에는 없다. 그래서 아버지가 남긴 악기를 어린 동생이 연주하며 마무리 하는 마지막 장면에는 영화 전반에 흐르던 차가운 공기가 여전하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리와 함께 이 가족을 돌보기로 한 티어드롭은, 리의 동생들에게 작은 병아리 두 마리를 선물한다. 아마도 영화는 이런 현실에 그대로 남겨진 리와 가족들에게 조금의 희망이나마 주고자 새 생명을 선물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것이 영화가 영화 속 인물들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따스함이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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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눈이 참 많이 내린 날 보게 되었는데, 현실의 펑펑 눈 내리는 날씨보다도 영화 속 마을의 풍경이 훨씬 더 차갑고 스산하게 느껴지더군요.

2. 차가운 공기 때문인지, 외롭고 제약된 공간 탓인지 보는 내내 스웨덴 영화 '렛 미 인'이 떠오르더군요.

3. 티어드롭 역을 맡은 존 호키스는 어디서 봤나 계속 생각이나질 않았었는데 미란다 줄라이의 작품 '미앤유앤 에브리 원'에 나왔던 그더군요. 너무 초최한 모습으로 나와서 몰라보겠더군요.

4. 엔딩 크래딧을 보면 다시 한번 영화가 조금이라도 따스한 희망을 전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더군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Winter's Bone Productions 에 있습니다.






오아시스를 만날 시간 (전리오 저)
록페스티벌에 녹여낸 실현가능 판타지


고백부터 하고 시작해야겠다. '오아시스를 만날 시간'이라는 책의 제목과 글래스턴베리 록 페스티벌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는 정보를 알게 된 나는, 이 책이 당연히(?) 글래스턴베리에 다녀온 저자의 여행기 혹은 체험을 통한 소개기 정도로 생각했었다. 사실 더 놀라운 것은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당연히 여행기 인 줄 알았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을 안하고 있다가 불현듯, '잠깐, 책 속의 주인공의 이름은 김철민인데, 저자의 이름은 전리오 이잖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보고나서 처음 든 생각은 판타지에 가까운 러브로망 뮤직소설 정도로 쓰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그런데 다시금 생각해보니 기존 정보가 없던 탓에 오히려 가장 좋은 책 읽기를 경험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애초부터 소설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보기 시작했기 때문에, 보는 내내 '와, 이런 소설같은 이야기가 다 있나' 하면서 혀를 내둘렀고, 책 속 김철민과 헐크의 이야기에 완전히 빠져들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일반적인 여행기와는 조금 다른 상세한 이야기적 묘사가 이 책에는 있다. 전혀 지루하지 않은 이야기 전개가 소설 임을 인지하고 보아도 어색하지 않은 공감대를 전달하고 그 속에 '글래스턴베리'라는 록 페스티벌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다. 사실 이 책을 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록 밴드 '오아시스' 때문이 아니라 그저 '글래스턴베리'라는 너무도 유명한 록페스티벌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는데,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여행기 인줄 알았기 때문에 생생한 글래스턴베리에 대한 이야기가 몹시 궁금했던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단순한 여행기를 넘어선 '오아시스를 만날 시간'의 구조는 오히려 페스티벌의 분위기를 더 흥미진진하게 전달하는 동시에, 그 속에 담겨 있는 음악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마음으로 전하고 있다.




최근 책 읽는 연습이 통 부족했음에도 '오아시스를 만날 시간'은 정말 술술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그 다음,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도록 하는 구조와 더불어 글래스턴베리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그곳의 이야기는 매우 가깝게 전하고 있는 방식도 흥미로웠다. 록 팬들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곡들의 제목과 가사의 의미로 정리한 목록도 흥미로웠다. 우리는 (특히 최근에는) 팝송을 노래로만 즐기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우리가 좋아하고 좋아했던 곡들의 진정으로 위대한 경우는 그 가사가 주는 의미에 있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고 얘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다시금 그 가사와 의미의 중요성을 잠시나마 환기해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책 속에서 이런 이점을 가장 크게 보고 있는 곡은 역시 Oasis의 'Live Forever'인 듯 싶고. 

누구나 록 음악에 빠져본 이들이라면 글래스턴베리를 한 번쯤은 꿈꿔 보게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 역시도 한참 빠져있었던 2000년대 초반에는, 글래스턴베리를 비롯해 어떻게든 영국으로 건너가 록의 홍수 속에 바져보리라 계획 했던 적도 있었고, 실제로 근접할 뻔도 했으나 결국 여러가지 사정(핑계)을 이유로 한국 땅을 못 떠난 적도 있었다. 이 책을 보니 오랜만에 그 때로 돌아간 듯 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점점 모든 것을 재쳐두고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만 간다. 그렇기 때문에 극 중 김철민의 이야기가 판타지로 느껴지는 씁쓸함도 있었지만, 다른 한 켠에서는 '아직 늦지 않았다!'라는 뜨거움이 뭉클거렸다. 그래서였나. 나는 처음 썼던 이 글의 제목 '록페스티벌에 녹여낸 판타지'를 지우고, '록페스티벌에 녹여낸 실현가능 판타지'라고 고쳐썼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히사이시 조 내한공연 후기 (Joe Hisaishi - Asia Tour 2010-2011)
늘 꿈꿔왔던 황홀한 판타지



누구에게나 늘 꿈꿔오는 판타지가 있을 것이다. 많은 꿈만 같은 일 가운데 좋아하는 뮤지션의 공연을 즐기는 것으로만 한정해도, 음악을 사랑하는 이라면 그 수가 적게는 몇에서 많게는 수백개에 이를 것이다. 내게 있어 꿈에 그리는 라이브 가운데 손을 꼽을 만한 공연이 있다면, 록 밴드 'Red Hot Chili Peppers'와 여성 뮤지션 'Bjork', 그리고 슈퍼밴드 'U2'를 들 수 있겠다. 이 가운데 너무 운이 좋게도 레드 핫 칠리 페퍼스와 뷔욕의 경우 내한했을 때 모두 라이브를 (정말로 코앞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이 세 팀은 음악을 처음 듣기 시작한 어린 시절부터 꿈에 그렸던 공연이었다면, 지금부터 이야기할 히사이시 조의 공연은 아무래도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들에 흠뻑 빠져들게 되면서 꿈꿔왔던 공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블로깅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던, 그리고 지금의 닉네임인 '아쉬타카 (아시타카의 변형이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내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미야자키 하야오와 함께 항상 히사이시 조가 있었다. 사실 이렇듯 감독과 음악감독의 관계를 좋아하게 된 건 스티븐 스필버그와 존 윌리엄스가 더 먼저였는데, 지금와 생각해보면 내 취향은 미야자키 하야오와 히사이시 조 콤비에게 조금 더 마음이 쏠리는 것 같다. 서두가 길어졌는데, 간단히 정리하자면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날이 과연 올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지난 10년 넘는 세월 동안의 고민이었고, 여차하면 큰 결심을 하고 일본으로 날아가 공연을 관람할 용의도 있을 정도였다. 그러던 2010년 12월, 그의 내한공연 소식이 들려왔고 나는 비싼 티켓가격과 그에 반해 한없이 빈약한 주머니 사정에도 불구하고, 정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가의 티켓을 구매하고 말았다. 아마 지금보다 더, 아니 더 어려운 상황이었더라도 어떻게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리라. 왜냐하면 히사이시 조의 공연은 그냥 보고 싶은 공연이 아니라 내 나름대로 평생을 통틀어 가장 보고 싶었던 공연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히사이시 조의 공연에 대한 미칠듯한 욕구를 품게 된 것은 바로 이 '지브리 애니메이션과 함께한 25주년 기념' 공연 실황이었다. NHK를 통해 방영한 공연을 보고서는 후에 블루레이가 발매되자 마자 역시 고민할 것도 없이 구매했던 공연이기도 한데, 이 공연은 정말로 나처럼 지브리와 히사이시 조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단 한 곡도, 단 한 순간도 그냥 넘어갈 수가 없는 주옥같다라는 표현으로도 다 형용할 수 없는 최고의 공연이라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공연을 보고서는 다시금 히사이시 조 공연에 대한 갈증이 더더 깊어지고 있던 차에, 내한공연이었으니 어찌 맨발로 뛰쳐나가지 않을 수 있었겠느냐 말이다.






그렇게 고대했던 공연이었는데 하마터면 공연 당일 회사에서 늦어서 공연을 제 시간에 관람하지 못했을 걸 떠올리니, 다시 생각해도 참 아찔한 일이다 (물론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나는 지하철과 지하철 사이 그리고 그 사이에 달릴 수 있는 곳에서는 거의 모두 달려야만 했다). 그렇게 헐레벌떡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에 들어섰고, 아주 잠시 숨을 고르자마자 히사이시 조, 그가 무대 위에 올랐다. 영상으로만 보았던 그의 모습을 보는 것은 (거짓말을 조금 보태) 마치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를 보는 것만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음악을 접한 것이 대부분 애니메이션 위주였기 때문이었다. 히사이시 조는 공연에 들어가기 전에 이번 공연 컨셉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해주었는데, 무엇보다 이번 공연이 아시아 투어 전체를 마무리하는 가장 마지막 회차 공연이라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는 그의 다짐에, 공연이 시작도 하기 전에 몹시 달아오를 수 밖에는 없었다.
이번 공연은 1부와 2부로 진행되었는데, 1부의 프로그램은 '미니멀리즘'과 'The End of the World'로서 특히 미니멀리즘의 경우 하나의 테마를 다양한 악기와 리듬을 통해 지속적으로 변주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사실 2부의 내용을 훨씬 더 기대하고 온 터라 조금 지루해질 수도 있는 1부였지만, 오히려 1부를 통해 히사이시 조가 추구하는 음악 세계와 음악의 참 재미를 더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히사이시 조가 평소에 좋아하는 악기들이 자주 등장한 탓에 계속 그의 음악 세계를 쉽게 공유해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결코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 얘기지만, 주로 사운드트랙으로 삽입된 멜로디포니의 곡들을 듣는 순간, 1부에 선보인 그의 음악세계와 분명한 차별점이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인터미션을 지나 드디어 오랜 세월을 기다려온 2부의 막이 올랐다. 2부 '멜로디포니'에서는 다름 아닌 지브리 애니메이션 사운드트랙을 비롯,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곡들을 차례차례 만나볼 수 있었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만나보게 된 곡은 히로스에 료코가 출연했던 타키다 요지로 감독의 영화 '굿,바이'의 사운드트랙 'Departures'였다. 영화에서 그랬던 것처럼 첼로의 선율이 인상적인 곡이었다. 그리고 나서 나온 곡은 무려 'Kiki's Delivery Service' ㅠ 너무도 익숙한 '마녀 배달부 키키'의 그 선율이 딱 한 음 들려오는 순간, 정말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감동의 공연이 시작된 것이다. 키키의 사운드트랙을 라이브로 듣는 순간,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하기 어려워지는 동시에, 애니메이션 속 장면이 그대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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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의 감동에서 아직 빠져나올 생각도 못하고 있을 때 바로 다음 곡이 이어졌는데, 이 곡을 듣는 순간 정말 눈물이 핑돌았다 ㅠ 바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사운드트랙인 'One Summer's Day' 때문이었는데, 바로 이 테마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다양하게 쓰이고 있음은 물론, 그 장면들이 하나같이 찡하고 뭉클한 장면들이어서인지, 바로 그 피아노 선율을 듣는 순간 눈가에 절로 눈물이 고였다. 키키를 지나 센과 치히로의 그 유명한 테마를 라이브로 듣는 순간,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 이제 비싼 티켓값 따위는 벌써 초월해 버렸다. 이 두 곡을 들은 것만으로도 보람이 넘치는구나!'라고. 실제로 그랬다. 예전 칸노 요코의 공연을 가면서 '카우보이 비밥'의 사운드 트랙인 'The Real Folk Blues'를 라이브로 듣는 것만으로도 족하다고 생각했던 것처럼 말이다. 'One Summer's Day' 이후에도 너무 익숙한 곡이 이어졌는데, 한동안 내 휴대폰의 벨소리이기도 했던 (하긴 다른 곡들도 대부분 한번씩은 벨소리로 사용되었던 듯), '기쿠지로의 여름' 사운드트랙인 'Summer'였다. 정말 내 인생에 가장 유쾌한 영화 (감동은 재쳐두고라도)중 하나인 기타노 다케시의 이 영화에 사용된 너무 유명한 이 곡. 영화 속 그 들판과 두 남자가 아른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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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성 라퓨타'의 사운드트랙을 지나 최근작 '벼랑위의 포뇨'의 'Ponyo of the Cliff by the Sea'가 연주되었다. 포뇨의 경우 워낙에 노래와 율동을 외우고 있었던터라, 노래가 없는 연주였음에도 나도 모르게 자꾸 따라하려고 하는 걸 억지로 참아야했고 특히 율동이 절로 나와 몸을 억눌러야만 했다 (왜 그, 손을 쭈욱 뻗었다가 접는 바로 그 동작 ㅋ). 'Oriental Wind'까지 마치고 나서 또 한 번 기절할 만한 일이 발생했는데, 그 다음 연주된 곡 때문이었다. 사실 이번 공연 소식이 처음 알려지고 프로그램이 공개된 뒤, 몇가지 아쉬운 점들이 있었는데 꼭 듣고 싶었던 몇몇 곡들이 리스트에서 빠져있었기 때문이었다. 수많은 곡들 가운데 몇 곡을 꼽자면 '붉은 돼지'의 사운드트랙 중 한 곡인 '帰らざる日々' (아, 피아노 솔로인 이 곡 너무 듣고 싶었었는데 ㅠ) 이 곡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메인 테마인 '인생의 회전목마 (Merry-go-round)' 이렇게 두 곡을 정말로 꼭 듣고 싶었었다. 하지만 이 곡들이 빠져있어서 아쉬워하던 찰나, 갑자기 하울의 그 선율이 들려왔다. 나는 속으로 '아니 하울은 안한다고 했었잖아 ㅠㅠ' 하며 돋는 소름과 터져나오는 눈물을 훔친 채 왈츠 선율에 절로 몸을 맡겼다. 진짜 '인생의 회전목마'를 라이브로 듣게 된 건 이 날의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였다. 기대하지 않아서인지 더욱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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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추가된 대신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들을 순 없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인생의 회전목마'를 너무도 좋아하는 터라 아쉬움을 충분히 달랠 수 있었다. 그리고 공식적인 마지막 곡인 '이웃집 토토로'의 테마곡 'My Neighbor TOTORO'가 이어졌다. 아까 포뇨와 마찬가지로 이 곡도 워낙에 노래로 더 익숙한 곡이나 몇번이나 노래가 나오는걸 참아야 했는데, 정말 나중에 기회가 또 있다면 합창단과 함께 하는 공연으로, 다같이 노래를 따라부르며 즐길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토토로 연주가 모두 끝나고 객석은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러자 히사이시 조는 오케스트라를 자리에 남겨둔 채 피아노 솔로 곡을 한 곡 더 연주하고 다시 무대를 떠났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관객들의 기립박수는 계속 되었고 다시 무대에 인사를 하러 나온 그는, 피아노 쪽을 가리키더니 다시 앞에 앉아 너무나도 익숙한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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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 역시 프로그램에 없던 곡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였는데, 바로 '모노노케 히메'의 엔딩 테마인 'Ashitaka and San'이었다 ㅠ 아쉬타카라는 닉네임을 쓰는 내가 어찌 이 곡을 반기지 않을 수 있었겠느냐 말이다 ㅠ 이 곡을 앵콜 곡으로 듣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 못했었는데, 듣고 있노라니 만감이 다 교차하더라. 그랬다. 공연이 이제 정말 끝이 나는구나 라는 생각에서부터, 내가 지금 과연 꿈을 꾸는 것인가, 꿈이 나를 꾸는 것인가를 비롯, 다시금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이 꿈결 같은 판타지에서 과연 나는 빠져나올 수 있을까...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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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각 제작사 에 있습니다.


 


인셉션 블루레이야 일찌감치 라이센스로 구입을 해둔 상태였지만, 블루레이 유저들을 가만두지 않는 아마존.uk의 엄청난 할인 덕에 다른 타이틀과 함께 주문을 넣어 비교적 빨리 받아보게 되었던, 인셉션 블루레이 영국판 메탈 케이스 한정판. 참고로 한국어 자막은 포함되어 있지 않는 버전이라, 그냥 영화의 팬으로서 소장용으로 패키지를 구매한다고 보는 편이 맞겠죠. 저렴한 할인가에 빠른 배송으로 적절히 구매한 듯 싶습니다. 구매한지는 조금 되었는데 오픈 케이스는 이제야 올리네요.





공식 명칭은 '메탈 케이스' 한정판이지만, 사실상 영화 속 드림머신을 컨셉으로한 가방 한정판이라고 볼 수 있겠죠. 공식적인 드림머신 한정판은 아니기 때문에 진짜 드림머신과는 분명 퀄리티 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리얼한 드림머신을 원하셨다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는 패키지죠. 그냥 컨셉 정도로 보시면 될 듯.




가방을 열어보면 위와 같은 구성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왼편에는 인셉션 블루레이 렌티큘러 버전이 있고, 오른편에는 코브의 토템인 팽이와 드림머신 설명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아, 그리고 위와 같은 엽서 세트도 포함되어 있어요. 참고로 라이센스 버전 구매시에도 몇 장 받을 수 있었죠.




가방은 드림머신과 좀 차이가 있지만, 어쨋든 설명서는 드림머신 설명서 입니다 ㅋ 진짜 드림머신 모형이었다면 아무래도 가격이 급 상승했겠지요 ㅎ




그리고 토템 팽이. 참고로 라이센스 블루레이 구매시 이벤트 상품으로 받았던 터라 토템이 2개가 되었네요. 저만 질량과 균형을 알 수 있도록 하려고 했으나 대량생산품이라는 -_-;




가방에는 영화 속 등장하는 숫자인 '528 491'이 새겨져 있습니다. 다른 한정판 번호 만큼이나 멋스럽군요.





그리고 블루레이 아웃케이스는 렌티큘러 방식으로 제작이 되었는데, 보시는 것처럼 꿈 속 건물의 모습이 보였다가 사라졌다가 하는 방식이네요.

그리고 이건 바로 이 한정판을 이용한 컨셉 패러디 사진 ㅋ



사무실 동료들과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급 촬영해 보았어요 ㅋ
잘 보시면 드림박스와 손에 선을 연결한 디테일도 보입니다 ㅎㅎ
그리고 연간 계획으로 인셉션 영화 속 장면들을 한 달에 한 장면씩 패러디 해보려고 준비중입니다. 다음 달에는 누군가를 욕조에 빠트려볼까 하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ㅎㅎ




사진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 (のだめカンタ-ビレ, 2010)
더 치열해진 꿈을 향한 이야기 그리고 피날레


노다메와 치아키 센빠이와 함께 해온 짧지 않은 세월을 마무리해줄 '노다메 칸타빌레 : 최종악장'을 보았다. 이미 개봉했던 극장판 상편 '노다메 칸타빌레 Vol.1'을 통해 파이널을 준비했던 이 꿈에 대한 모험담은, 최종악장에서도 그저 감상에 젖기 보다는 시리즈가 본래 하고자했던 핵심 메시지인 '꿈'에 대한 이야기를 더 심화시키고 마무리한다. 사실 극장판 상편을 보았을 때도 조금 놀랐던 바였지만, 그리고 이 극장판이 단순히 TV판의 인기를 발판으로 추가 확장한 것이 아니라 본래 계획되어진 연장선상의 이야기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로 '꿈'에 대한 메시지에 포커스를 두었을 것이라고는 사실 예상하지 못했었다. 일반적인 극장판이라는 것이 TV판을 재미있게 본 팬들을 위한 것인 동시에 새롭게 접하는 관객들을 상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화적인 구성과 볼거리가 필요하다고 봤을 때 (그렇다고 노다메 극장판이 이런 점이 꼭 부족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TV판을 인지하지 못한 이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할 이야기와 주제를 담은 극장판은, 노다메 팬으로서는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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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시리즈의 반가운 얼굴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

하긴 무려 우울한 감성과 장면으로 마무리했던 극장판 상편을 떠올려본다면 이 같은 피날레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바였다. 하지만 그 이전에 어쨋든 피날레라는 것을 감안해 예전 TV판의 친구들을 다시 유럽으로 불러온 것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무척 반가운 일이었다. 미네와 키요라, 마스미 같은 익숙한 캐릭터들의 등장은 왠지 떠 짠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정말 이 이야기가 끝나긴 하려나 보구나 (계속 연재되고 있는 만화는 별개로;) 하는 감정도 들곤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노다메 칸타빌레 시리즈가 끊임없이 물고 늘어졌던 사랑과 꿈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정작 면밀하게 따지고보면 결국 꿈에 대한 이야기로 종결되곤 했던 이 이야기를, 피날레에서는 더욱 강화한다. 심하게 말해서 TV판의 엽기적이고 유쾌하기만 했던 단편적 기억만 갖고 극장판 피날레를 본 이들이라면, 이거 내 알고 있던 노다메 치고는 너무 심각한데 라고 느낄 정도로, 이번 극장판에서는 노다메의 웃는 얼굴만큼이나 무표정의 심각한 얼굴을 대면하게 된다. 그간 노다메의 고민은 계속 있어왔지만 이번 만큼 노다메의 고민이 깊어졌던 적은 아마 없었던 것 같다. 그런 노다메의 고민이 피날레에서 폭발한 것이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한데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더 좋았지만!), 어쨋든 이번 작품에서 노다메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그 특유의 장면 만큼, 무표정의 심각한 얼굴로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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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는 이번 피날레에서 웃는 얼굴 만큼이나 진지한 얼굴로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극장판 상편에 이어 이번 피날레를 통해 다시 한번 '꿈'에 대한 깊고 진지한 생각을 해볼 기회가 주어진다. 사실 노다메 칸타빌레 시리즈는 항상 웃고 떠드는 것만 같았지만, 그 안에는 지독하리만큼 치열한 꿈에 대한 도전 그리고 그 가운데 느끼는 자기 성찰과 고민들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 어찌보면 노다메처럼 자신만의 판타지에 빠져있지 않으면 견딜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의 고민이 항상 그림자처럼 곁에 있었다. 그런 존재를 극장판에서 드디어 직면하게 되었고, 노다메 그리고 치아키는 자신들의 꿈과 서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제대로 된 기회를 갖게 된다.

자신의 꿈 앞에 직면한 노다메 처럼 나 역시 이번 극장판을 보며 다시 한번 꿈과 도전 그리고 항상 핑계 거리가 되곤 하는 현실에 대한 고민에 다시금 서볼 수 있었다. 영화는 어쩌면 100% 깔끔한 결론을 주지는 않는다. 노다메는 처음부터 꿈꾸던 유치원 선생님이 되는 것 같았지만 꼭 그렇지도 않고, 반대로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었느냐 라고 묻는다면 꼭 그렇지도 않은, 모두가 가능한 결과를 내어 놓는다. 그런데 이 결말이 어정쩡하다거나 뭔가 미흡하다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노다메 칸타빌레의 또 다른 주제이기도 한 '서로'를 얻었기 때문이다. 노다메와 치아키의 관계 만큼 흥미 진진한 관계도 없을 텐데 (흥미진진하면서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려운 관계), 결국 이 관계가 '서로'라는 이름으로 마무리 되는 것만으로도 앞서 이야기했던 노다메가 어떻게 될까에 대한 궁금증은, 더 이상 크게 중요하지 않는 것이 되어버린다. 왜냐하면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어떤 선택을 해도 행복한 선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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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노다메와 치아키의 이야기는 끝이 아닌 끝으로 피날레를 맞이했다. 그래서 인지 한동안 이 커플의 이야기가 더 그리워만 질 것 같다.


1. 노다메 극장판을 극장에서 보며 가장 즐거운 일 중 하나는, 극 중 등장하는 클래식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에요. 클래식에 대한 근본적인 호기심과 듣는 즐거움을 전하는 동시에, 어렵다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버린채 감정으로 듣게 되죠. 실제로 클래식은 많이 감정적인 음악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많으니까요. 그 부분에서 작곡가가 이런 감정을 담아냈다는 것을 노다메 시리즈는 비교적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편이죠.

2. 사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바로 아래 장면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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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키가 노다메와 몹시 다정하게 있어서가 아니라, 치아키의 세팅안된 자연스럽게 풀어진 머리라니!! 거의 시리즈를 통틀어 처음 보는 것 같은 이 어색한 자연스러움에, 놀라움이 절로 들더라구요 ㅎ 키스씬 보다 이 장면이 더 달달했던 것 같네요;

3. 노다메의 극중 연주를 실제 연주한 '랑랑'의 공연 포스터가 극중 등장하더군요.
4. 예전 TV시리즈의 장면들이 플래시백으로 등장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짠해지더군요 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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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앤 드럭스 (Love and Other Drugs, 2010)
치유하고 견디는 것이 사랑이어라


오랜만에 달달한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급격하게 떨어진 기온 탓도 있겠고, 한 동안 영화를 통해 피부림과 각종 음모 등을 상대하다보니 그냥 남녀주인공의 알콩달콩 사랑이야기에 대한 갈증이 생겼고, 여기에 제이크 질렌할과 앤 해서웨이가 주연한 '러브 앤 드럭스'는 잘 어울릴 영화 같았다. 사실 이 영화의 감독이 에드워드 즈윅 이라는 점은 조금 의외였는데, 예전 그의 작품들은 그렇다쳐도 '블러드 다이아몬드' '라스트 사무라이' 디파이언스' 등 최근 작만 보면, 이런 달달한 로맨스 영화와는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렇게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기대하는 바도 있었다. 에드워드 즈윅이 만드는 로맨스라면 아주 평범한 이야기는 아닐 것 같은 기대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두 배우를 보는 것만으로도 실망할 일은 없겠다는 개인적 기대도 더해졌고. 그렇게 보게 된 '러브 앤 드럭스'는 아주 평범하고 진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그래도 그 안에 가슴을 울릴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었던 괜찮은 '달달하고 따스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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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실제 제약회사 직원의 경험담을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극중 등장하는 회사 이름과 약품의 이름들이 낯설지만은 않다 (pfizer, viagra 같은 이름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남자 주인공 제이미 랜들 (제이크 질렌할)의 직업인 '약품 (Drugs)' 영업사원의 영업적인 이야기들이 비중있게 다뤄지긴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사랑 (Love)'을 강조하기 위한 그리고 빗대어 말하기 위한 효과적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랑과 약의 관계를 영화는 괜찮은 대비로 풀어내고 있다. 직접적으로 보았을 때 화이자 사의 영업사원인 제이미의 성공 스토리와 그의 연애담은 별개로 진행되는 듯 하지만 (그리고 사실상 직접적 연관없이 진행되지만), 한 발 물러나서 보게 되면 약을 판매하는 주인공과 그 반대에 놓인 여자 주인공 매기 (앤 해서웨이)의 이야기는 묘한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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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러브 앤 드럭스'를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깊은 이성과의 만남이 아닌 쿨한 섹스 파트너를 원했던 젊은 두 남녀가 결국은 서로를 그 이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 속에서 처음 겪게 되는 감정의 변화들과 동시에, 여자 주인공이 겪는 병으로 인해 생기게 되는 아픔과 치유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흔한 국내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병에 걸린 여주인공'이 여기도 등장하는 셈인데, 이거 또 뻔한 얘기 아닌가 생각한다면 사실이 그렇다. '러브 앤 드럭스'는 많은 이들에게 '뻔한' 이야기로 받아들여질 바로 그 익숙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런 류의 익숙한 줄거리를 갖고 있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하는 말이지만,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이야기를 그리는 것은 결코 틀리거나 잘못된 방향이 아니다. 즉, 익숙한 이야기를 관객에게 어떻게 또 빠져들도록 전달하는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런 점에서 이 영화 만의 숨겨진 장점이 발휘된다고 볼 수 있겠다.

특히 상처 받은 이들의 이야기를 그릴 때는 얼마만큼 그 상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가가 전체의 이야기를 판가름하는 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텐데, '러브 앤 드럭스'는 그 지점을 간과하지 않고 있다. 병에 걸린 주인공을 단순히 환자로만 여기지 않고 동정이 아닌 감정으로 감싸고 있으며, 당사자가 느끼는 수 많은 갈등 역시 담백하지만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건 겪어 본 자만이 아는 부분일 수도 있겠는데, 영화가 병에 거린 매기의 심리를 묘사하는 것이나 이를 바라보는 그의 연인 제이미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은 분명 허구의 극적인 효과를 노렸다기 보다는, 실제 그들의 섬세한 감정에 충실한, 그들은 따뜻하게 감싸 앉는 시선이었다. 그래서 연인 가운데 한 사람이 아픈 이 뻔한 이야기가 또 한 번 감정적으로 눈물을 만들어 냈고, 극 중 유머와 위트들도 웃으며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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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엔 또 울긴 했지만 오랜만에 극장에서 달달한 로맨스와 훈훈한 두 남녀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경험이었다. '러브 앤 드럭스'가 오래오래 기억하고 챙겨보는 작품이 되지는 않겠지만 사람들이 계속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한, 이런 작품은 가끔씩 꼭 필요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1. 앤 해서웨이도 물론이지만, 제이크 질렌할의 매력이 절정에 달했더군요! 많은 여성분들 눈이 정화되실 듯.
2. 물론 남성분들의 눈이 정화되는 장면도 아주 많습니다. 앤 해서웨이의 과감함에 사뭇 놀라기도;;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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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20th Century Fox에 있습니다.





음식으로 담아낸 인생 이야기

'신주쿠 구 하나조노 근처의 골목에 마스터 혼자서 운영하는 작은 밥집이 있다. 심야 0시부터 아침 7시까지 영업하며, '밥집' 이라고만 쓰여져 있지만, 단골 손님 사이에선 '심야식당'이라 불린다. 메뉴는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 맥주, 일본주, 소주 밖에 없지만 원하는 음식을 말하면 가능한 한 만들어 준다'


아베 야로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2009년 일본 TBS에서 방영해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심야식당'이 DVD로 출시되었다. 일단 원작인 아베 야로의 만화의 경우, 인생의 소소함을 과장 없이 잔잔하게 그려 큰 인기를 끌었는데, 국내에도 총 6권으로 발매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아베 야로의 원작과 2009년 방영한 드라마 모두의 인상적인 점이라면 '인생 얕보지마' 라는 극 중 대사처럼, 인생에 대한 조심스런 자세와 동시에 별다른 극적 장치 없이도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움직이게끔 만든다는 점이다. 자극적인 소재들이 넘쳐나는 요즈음, 이처럼 잔잔한 드라마는 그 자체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요즘 장난처럼 유행하게 된 '차가운 도시'. 이 작품은 바로 그 차가운 도시에 사는 외롭고 지친 이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10편의 길지 않은 분량의 '심야식당'은 일본 방영 시 오후 11시에 방영되었던 것처럼, 하루를 마감하며 자기 전 한 편씩 보기에 참 적절한 작품이다. 딱 하나 적절하지 않은 점이 있다면 극 중 등장하는 평범한, 너무나도 평범한 음식들이 몹시도 먹고 싶도록 묘사된다는 점일 텐데, 야심한 시각인지라 아마도 실제로 매주 11시에 이 작품을 보았더라면 매일 밤 극중 등장한 요리를 꼭 먹고 잠들어 다이어트에 가장 큰 적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음식이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 작품들의 경우 대부분 음식 자체가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전개되는 경우가 많은데, '심야식당'은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할 수 있겠다. 각 편마다 하나의 음식이 등장하지만 그 음식은 캐릭터의 인생을 비추는 하나의 매개체로 작용할 뿐이며, 음식 자체에 대한 찬양이나 기술적인 면으로는 연결되고자 하지 않는다. 10가지 다른 음식 이야기가 아닌 10가지의 다른 인생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각각의 인생에서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10편 마다 하나의 이야기를 마무리해야 하는 분량의 탓도 있겠지만, '심야식당'이 음식으로 담아낸 인생사는 자극적이지도 않고 아주 특별한 일도 많지 않다. 오히려 극적인 부분을 상당히 절제하고 있는 느낌이며, 작품이 이야기하려는 메시지처럼 인생이라는 것을 가볍게 다루지 않으면서도 누군가 제 3자의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과장된 면을 최소화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 역동적인 전개나 장면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몹시 심심할 수도 있겠으나, 바로 그것이 '심야식당'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음식 자체로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은 작품에 등장하는 음식의 종류만 봐도 알 수 있다. 기존 음식이 주가 되는 작품에서 등장했던 최고급 요리 혹은 요리사의 혼이 깃든 절정의 작품에 가까운 요리는 '심야식당'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극중 등장하는 음식들은 하나 같이 단순하고 간편하다 못해 집에서 누구나 쉽게 해먹을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포테이토 샌드위치, 소스 야키소바, 가츠돈, 오차즈케까지는 그렇다 쳐도, 그저 밥에 버터 넣고 비벼 먹는 버터 라이스나 맨밥에 가쓰오부시를 얹어 먹는 고양이 맘마 같은 경우는 요리라고 하기에도 너무 단촐한 구성이라 할 수 있을 텐데, '심야식당'에서는 바로 이 단순하고 평범한 음식에 인생이라는 큰 화두를 담아낸다.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만 덧붙이자면, 10화에 등장하는 라면 역시, 일본 특유의 맛을 자랑하는 그 라면이 아니라, 인스턴트 라면이 등장하니 말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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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개의 디스크로 출시된 '심야식당' DVD는 1, 2번 디스크에는 각각 5편씩 본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3번째 디스크에는 부가영상이 수록되었다. 디스크 메뉴는 메인 메뉴가 바로 각화를 선택하는 일종의 장면선택 메뉴이며, 음성/자막을 선택할 수 있는 설정 페이지가 추가되었다.


DVD Quality

1.85:1 화면 비의 영상은 흔히 일본영화 타이틀에서 만날 수 있었던 평균적인 화질이라고 보면 되겠다. '심야식당' 같은 DVD를 보면서 어떤 이가 과연 칼 같은 화질을 원할는지 모르겠지만, 감상에는 당연히 불편을 주지 않는 준수한 수준이며 반대로 얘기하자면 작품의 특성상 차세대 화질까지 바랄 필요가 없는 타이틀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돌비디지털 2.0만을 제공하는 사운드 역시 크게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5.1채널의 멀티 사운드를 요하지 않는 작품이라 2.0만으로도 충분한 느낌이다.


DVD : Special Features

3번째 디스크에 수록된 부가영상 중 가장 먼저 만나보게 될 서플은 '심야 식당 영업 직전 스페셜' 인데, 원작 만화에 대한 이야기서부터 출연배우들과 감독이 말하는 원작 만화의 매력과 감독이 전하는 주연 코바야시 카오루에 대한 인상 그리고 '마스터'를 연기한 코바야시 카오루가 촬영전 요리 연습을 하는 과정을 만나볼 수 있다. 참고로 이 작품은 여러 감독이 함께 연출한 작품인데, 이렇게 한 작품을 나눠서 연출한 것에 대한 감독들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고, 극중 등장하는 요리를 만든 푸드 스타일리스트 이이지마 나미의 인터뷰를 통해 작품 속 요리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제작과정'에서는 심야식당에 간다면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과 답변으로 시작해,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만화 원작을 영화화하게 된 소감과 제작과정에서 있었던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참고로 심야식당에서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은? 이라는 질문과 답변은 감독의 인터뷰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다.





'코바야시 카오루 x 마츠오카 조지 스페셜 대담'에서는 각각 주연과 연출을 맡은 두 사람의 대담을 담고 있다. 약 20분 분량의 영상으로 편한 분위기 속에 작품에 대한 담담한 소회를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극중 등장했던 '인생 흐르는 대로' '길 잃은 고양이' 두 곡의 뮤직비디오와 '방해꾼 BOY를 날려 버려!' 영상, 예고편 및 심야식당 메뉴 앨범, 사진관이 부가영상으로 수록되었다.



[총평] '심야식당' DVD는 작품에 대한 내용을 논하기 이전에, 국내 최초로 정식 발매되는 일본 드라마 타이틀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국내에 일드 팬들이 미드 못지 않게 존재한다는 점에서 '드디어' 이루게 된 정식발매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심야식당'을 계기로 더 많은 일드 타이틀을 만나볼 수 있길 바래본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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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몹시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늦은 시각인 12시에 꼬박꼬박 TV앞으로 나를 불러일으킨 프로그램이 있었으니, 진정한 교육방송 EBS의 특별기획 프로 마이클 샌댈 교수의 하버드 특강 '정의'이다. 20년간 하버드에서 가장 인기있는 강의이자 하고 얼마전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책으로도 발매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 '정의'는, 일단 그 '정의'를 논하기 이전에 토론 그 자체의 재미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강의이다. 

평소에도 토론을 즐기고 두려움이 없으며 무엇보다 가감없이 서로의 논리를 즐겨볼 수 있는 토론을 꿈꾸는 자로서, 마이클 샌댈의 '정의'는 꿈꾸던 토론에 비교적 가까이 있는 강의여서 흠뻑 빠질 수 밖에는 없었다. 우리는 흔히들 토론이 자신의 논리로 상대의 논리를 꺽는 것이 목적인 것이라고 오해를 하곤 하는데, 물론 꺽어야 하는 순간도 있고 이기는 것으로 토론의 의미가 성립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토론의 가장 큰 순기능이라면 자신이 갖고 있는 논리를 자랑하고 확인하는 것보다는 상대의 논리를 통해 내가 몰랐고 쉽게 이해할 수 없었던 주장 혹은 의견에 대해 논리적인 설득과 이해가 가능한 그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클 샌델의 강의는 바로 이런 점에서 흥미롭다. 물론 아직 총 12강 (방송상으로) 가운데 이제 3강을 마쳤을 뿐이니 강의 전체에 대한 윤곽을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까지 그의 방식으로 봐서는 쉽게 하나하나 논리를 펼쳐 증명하며 결론을 내버리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양쪽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보는 방식을 통해 어느 한 편에 아직 서지 않은 제3자 입장에서 보았을 때 자신의 생각을 아주 객관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실 수많은 명강의가 있지만 그 대부분은 정답이 정해져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마이클 샌델의 강의 역시 마지막에 가서는 이 모든 것을 종합하여 결국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것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답을 내릴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방식이라면 설령 그런 결말을 낸다 하더라도 크게 불만은 없을 듯 하다. 이미 그의 강의 과정 속에서 수 많은 논리들을 맛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토론의 의미가 상대의 논리를 이해하는 것에 있다고 했을 때, 이 강의는 자신이 설사 확고한 한 편에 서 있다 하더라도 상대의 논리 정연한 주장에 적어도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수긍하도록 한다. 그러니까 세금을 걷는 것에 대해 기본권의 침해로 절도나 다름없다 라고 이야기하는 신자유주의자들에게 충분한 설득의 기회를 주고, 그 자신도 그들의 논리를 적극 이해하면서 그 반대에 서 있는 다수의 학생들에게도 '그래, 기본권이 침해되기는 하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어'라는 최소한의 논리적 수긍은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논리의 흐름, 예를 들어 이 논리를 반박하기 위해서는 그 근본이 되는 논리부터 반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방식 아래, 과연 자신이 주장이 어디까지 논리적이고 그 논리가 얼마나 탄탄한 구조를 갖고 있는지를 차근차근 시험해볼 수 있도록 만든다. 그 논리적 추론과 증명의 과정 속에서 누군가는 자신의 논리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논리의 헛점을 발견, 논리의 증명에 대한 고민이나 발상의 전환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실 예로 나 역시 하버드 학생 다수와는 반대되는 편에 서게 된 적이 여러번 있었는데, 그렇다고해서 내 생각이 잘 못 되었다거나 무턱대고 내 논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다수를 설득해고픈 논리적 무장상태가 강해지기도 하는 한 편, 이미 저명한 과거의 학자들의 이론에도 나만의 논리를 펼칠 수 있는 토론의 장이 열리기도 했다. 

토론 프로그램이 재미있는 것은 단순히 누군가의 얘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인데, 내가 꼭 그곳에 있어서 손들고 질문을 하지 않더라도 (물론 어느 정도의 제약은 존재할 수 밖에는 없겠지만), 토론을 듣는 다기 보다는 분명 토론에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든다. 그러니까 TV속 마이클 샌델이 설명하는 이전 학자들의 이론들과 이를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발표하는 하버드 학생들 가운데, 나 역시 계속 그들의 토론에 함께하며 하나하나에 대한 의견을 머릿 속으로 교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프로그램을 보고나면 (늦은 시간인 탓도 있지만) 배가 고파올 정도로 제법 에너지 소모가 된다. 단순히 제3자가 되어 청중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토론에 참여해서 나의 논리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강의는 너무 재미있다. 


# 참고로 본래 방송시간은 매주 월~수 밤 12시였으나, 시청자들의 요청이 쇄도하여 11시로 한 시간 앞당겨졌습니다.
   다음주 부터는 오후 11시에 방영됩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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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The American, 2010)
너무 정적이기만한 킬러의 일상


조지 클루니 주연의 신작 '아메리칸 (The American)'은 조지 클루니의 매력보다도 연출을 맡은 안톤 코르빈 때문에 더 기대가 되었던 작품이었다. 왜냐하면 그의 데뷔작 '컨트롤 (Control, 2007)'의 인상이 너무나도 깊었기 때문이었는데, U2, 너바나 등의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유명했던 그의 영화 데뷔작은 솔직히 '너무' 인상적이었다. 그가 오래전 부터 '조이 디비전 (Joy Division)'의 팬이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컨트롤'은 완벽한 이언 커티스의 관한 영화인 동시에 완전히 객관적인 다른 이야기이기도 한 멋진 작품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시작 '아메리칸'은 개인적으로 더 큰 기대를 갖을 수 밖에는 없었다 (절대 조지 클루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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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의 이야기를 다루었다하여 스펙터클한 액션 영화를 기대했던 것은 애초에 아니었음에도, '아메리칸'은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주인공 '잭' (조지 클루니)은 킬러다. 잭은 스웨덴에서 임무를 마치고나서 신분이 밝혀져 잠시 이탈리아에서 위장신분으로 숨어지내게 된다. 영화는 바로 이 이탈리아에서 벌어지는 과정을 담담히 다룬다. '아메리칸'은 분명히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한 작품이다. 그 과정을 그리는 것에 있어서 킬러라는 직업을 갖은 한 남자의 일상을 아주 천천히 다룬다. 그러니까 표적이 되는 인물을 제거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을 다이나믹하게 그리지도, 속도감이나 치밀함이 느껴지도록 그리기 보다는 '일상'으로 느껴지도록 묘사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런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킬러가 느끼는 외로움과 고독함을 직간접적으로 묘사한다. '친구를 절대 만들면 안돼'라는 얘기를 듣지만, 누군가가 필요한 잭. 영화는 이런 잭을 더 고독하도록 묘사하기 위해 영화의 제목인 '아메리칸'임을 여러번 강조한다. 이탈리아라는 곳에서는 이방인인 '아메리칸'. 하지만 영화가 말하려는 정서와 제목의 연관성은 여기서 더 나아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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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은 고독에 관한 텍스트인 동시에 '불안'에 대한 이야기로 볼 수도 있겠다. 주인공 잭을 연기한 조지 클루니의 동작 하나하나에는 불안이 서려있다. 이건 분명 긴장보다는 불안에 가깝다. 조지 클루니의 연기와 맞물려 이탈리아의 아름답지만 외롭고 정적인 풍경은 안톤 코르빈과 '컨트롤'을 함께 했던 마틴 루이 촬영 감독에 의해 스크린에 고독함을 가득 담아낸다. '아메리칸'은 굉장히 클래식한 방식으로 심리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지만, 그 안에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부분은 확실히 조금 부족한 편이다. 뭐랄까 감독이 말하려는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너무 많은 감정적인 흐름을 제거한 느낌이다. 전작 '컨트롤'의 경우도 상당히 건조하고 우울하지만 (참고로 '컨트롤'은 내게 있어 그해 베스트 작품인 동시에 그해 가장 우울했던 작품이었다), 여기에는 감정의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아메리칸'에는 이미지만 남을 뿐 감정적 공감대를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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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외로 19금 장면이 나와 깜짝 놀랐습니다. 

2. 올해로 50인 조지 클루니는 아직도 한창입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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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Focus Features 에 있습니다.





트론 (Tron : Legacy. IMAX DMR 3D, 2011)
제목 그대로 새로운 시작이 되길


스티븐 리스버거 감독의 1982년 작 '트론 (Tron)'을 2011년에 옮겨다 놓은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신작 '트론 : 새로운 시작 (Tron : Legacy)'은, 일단 원작과의 연관성과 더불어 이야기할 거리가 상당히 많은 작품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1982년 작 '트론'을 아직까지 못 본 관계로 섣불리 원작과 연관된 이야기를 꺼내는 것 보다는 (그건 나중에 원작 감상 뒤 시도해 보기로 하고), 2011년 작 '트론 :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이야기로만 한정 지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일단 원작에 대한 정보만을 찾아보고 알아낸 흥미로운 점이라면, 이번에 나온 '트론'은 원작의 속편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최첨단 기술로 다시 쓴 것에 가깝다는 것과 원작에서도 케빈 플린 역할을 맡았던 제프 브리지스가 이번 작품에서도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알렌 역할을 맡은 브루스 복슬레이트너 역시 마찬가지!) 사실 원작을 접하지 못했다는 것은 일종의 행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반복에 가깝다는 이 이야기를 어쨋든 처음 접하게 되었고, 이를 전달하는 영상과 기술의 도구는 무척이나 세련되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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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트론'의 이야기 자체는 매우 익숙한 구조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소재였을지 모르겠으나 이미 비슷한 설정의 영화들에 무척이나 익숙한 지금에 보았을 때는, 가상현실이나 프로그램 같은 개념들이 더이상 새로울 것은 없다 (이는 반대로 시기상으로 보았을 때, 우리가 이와 같은 개념에 익숙하게 끔 만들었던 작품들이 1982년작 '트론'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는 얘기). 하지만 이 익숙한 서사의 구조를 드디어 완벽하게 구현 가능하게 된 영상미와 다프트 펑크 완벽한 음악이 충분히 보완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익숙한 이야기 조차 그리 지루하거나 재미없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특히나 이 설정과 세계관 자체가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세계 그리고 그 다음 이야기와 숨겨진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기에 일단 호기심이 발동했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아쉬웠던 점이라면 '아, 원작을 보았더라면...'하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들이었는데, 만약 원작을 예전에 보았더라면, 극 중 트론의 대사나 행동들에서 좀 더 뭉클한 무언가가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어쨋든 이번 작품을 통해 '트론'의 세계관을 예상하고 엿보았을 때, 아직까지는 보여준 것보다는 보여줄 것이 많고, 충분히 흥미와 재미를 안겨줄 부분이 넘쳐난다는 점에서, 시리즈로 가는 첫 번째 작품으로는 나쁘지 않은 구성과 볼거리였다고 생각된다 (물론 여기에는 '시리즈'라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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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론'에서는 몇가지 주목할 만한 장면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바로 바이크 배틀(?) 장면이었다. 팀을 이뤄 바이크를 타고 상대를 제거하는 게임이었는데, 여기서 보여준 영상 자체가 흥미로웠던 점도 물론 있지만, 그리드로 가기 전 샘 플린이 아케이드에서 예전 트론 게임기를 잠깐 플레이 하는 것에서 보여주었던 바로 그 게임 원리가 2011년 헐리웃의 디지털 기술로 실현된 영상이 몹시 흥미로웠기 때문이었다. '트랜스포머'에서 로봇들이 변신하는 장면만으로도 황홀함이 느껴졌던 것처럼, '트론'의 황홀한 장면 중 하나라면 바로 이 장면을 들 수 있을텐데, 마치 크리스토퍼 놀란이 '인셉션'을 통해 펜로즈의 계단을 영화화 한 것처럼, '트론'은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의 게임을 영화 속에서 제대로 구현해 낸 느낌이었다. 참고로 '트론'은 (적어도 이번 작품 'Legacy'는) 말로하는 것이 절대 보는 것을 이길래야 이길 수 없는 구조의 영상 영화이기 때문에, 직접 이를 비롯한 그리드의 세계를 영화로 보는 것이 그 어떤 글을 읽는 것보다 좋은 경험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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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론 : 새로운 시작'에서 영화음악에 대한 얘기 역시 절대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 음악은 단순히 영화음악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극중 '그리드'의 세계를 정의하는 핵심 요소로 사용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마치 21세기에 듣는 강한 비트의 '블레이드 러너' 사운드 트랙과도 같은 이 음악이 더욱 인상깊은 이유는, 영화음악을 맡은 이가 다름아닌 '다프트 펑크 (Daft Punk)'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기 전 이미 다프트 펑크가 음악을 맡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주의깊게 들을 수 밖에는 없었는데, 이미 마쓰모토 레이지와 함께 작업한 'Interstella 5555'등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다프트 펑크는 뮤직비디오 이상의 영상물에도 큰 관심이 있었다고 볼 수 있을텐데, '트론'을 보면서 든 생각은 어쩌면 '트론'이야 말로 다프트 펑크가 아니면 상상할 수 없었던 작품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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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프트 펑크는 무려 까메오 출연까지하고 있는데, 평소 그들의 스타일과 완전히 맞아 떨어지는 극중 캐릭터와 코스츔 탓에, 그들을 모르는 관객들에게는 그저 그 세계에서는 평범한(?) 클럽 DJ로 스쳐지나갈 만큼 완벽한 싱크로율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아마도 다프트 펑크의 팬들이라면 이 장면에서 속으로 움찔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이 작품에서 영화 음악이 차지 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결론이다. 덧붙이자면 다프트 펑크의 영화 음악이 자신들의 기존 색깔을 드러내는 동시에 너무 수려한 헐리웃 영화음악이라서 놀랐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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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트론 : 새로운 시작'은 분명 이번 작품을 통해 보여준 것보다는 아직 더 보여줄 것이 많이 남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SF영화에서는 그 어떤 요소보다도 세계관이라는 것이 큰 몫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을텐데, 그런 면에서 원작 게임과 영화를 통해 바탕이 되는 세계관과 확장 가능한 여지를 충분히 갖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게 태어난 '트론'은 21세기 최첨단 영상과 맞물려 좋은 시리즈가 될 떡잎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과연 이 작품이 시리즈로 뻗어나갈 수 있을지, 뻗어나간다면 어떤 방향으로 전개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이번 작품이 제목 그대로 '새로운 시작'이 되길 바래본다.


1. 아이맥스 3D로 본 영상은 그야말로 최적화였습니다. 물론 3D 효과는 생각보다는 그리 크지 않지만 몇몇 반드시 3D로 표현되어야 할 장면들이 있는 영화임으로 가능하다면 비싼 티켓가격에도 아이맥스 3D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3D는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을지언정, 아이맥스는 선택의 대상이 아니에요. 아이맥스가 아니라면 아마도 영화의 재미가 반이상 감소할 것 같네요.

2. 제프 브리지스의 젊은 시절 모습으로 등장하는 '클루'의 경우, 디지털 캐릭터가 연기하고 있는데 물론 아주 자연스럽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실사 캐릭터와의 이질감은 여전히 느껴지더군요. 아무래도 제프 브리지스의 얼굴을 알다보니 더 그런 면도 있는 것 같아요. 

3. 영화 시작할 때 월트 디즈니 로고가 디지털화 되는 장면은 은근히 멋지더군요. 파라마운트 같은 경우야 로고가 변형되는 걸 여러번 봤지만 디즈니의 경우는 거의 처음보는 것 같아서인지 더욱 임팩트가!

4. 1982년작 '트론'의 예고편과 2011년 작 예고편입니다. 두 작품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참고로 원작은 국내에도 DVD로 출시되었어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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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 (2010)
개싸움으로 풀어낸 카오스의 세계


나홍진 감독의 2008년 작 '추격자'는 분명 잘 빠진 데뷔작이었다. 영화의 호불호를 떠나서 감독이 하고자 하는 바를 끝까지 밀어붙인 힘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작품인 동시에, 극적인 공감대를 통한 공포를 느낄 수 있었던 깊은 색의 작품이었다. 그런 그가 '추격자'의 김윤석, 하정우와 함께 또 한번 호흡을 맞춘 신작 '황해'는, 동일한 배우와 몇몇 추격하는 장면 탓에 비슷한 느낌의 작품이 아닐까 오해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전작과는 구성자체가 전혀 다른 감독의 야심이 드러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홍진 감독의 '황해'는 의도하지 않았던 카오스를 통해 어떤 결론을 도출하려는 것이 아니라, 카오스 그 자체에 관한 담론이라 해야할 것이다. (이제 고작 그의 작품을 두 작품 보았을 뿐이지만) 어쩌면 나홍진 감독의 스타일이야말로 카오스를 그려내기에 가장 적합한 스타일이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황해'는 괜찮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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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속 문구처럼 면정학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순간, 김구남에게는 그간 겪고 있던 삶의 고통보다 더한 카오스를 맞이하게 된다)

영화는 4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제목은 (택시운전사, 살인자, 조선족, 황해) 단순하게는 주인공 김구남 (하정우)의 현실 혹은 상황을 가리키고 있으며, 더나아가 이 막 구성은 카오스를 그리게 된 영화적 특성을 보완하려는 친절한 구성으로 받아들일 수도 겠다. 어쨋든 '황해'가 흥미로운 것은 초중반까지는 김구남을 주인공으로 그가 매달려있는 구심점에 동조하도록 의도하지만, 갑자기 이 구심점이 변하고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김구남의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더이상 김구남 만의 이야기가 아니게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바로 이 점이 전작인 '추격자'와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 '추격자' 같은 경우는 확실한 극적인 구심점이 있었기 때문에 (하긴 '추격자'는 이 구심점을 아예 처음부터 노출하고 시작한 작품이라 더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관객이 끝까지 공감대를 이어갈 수 있었던 반면, '황해'는 어느 정도 중심의 이야기로 흘러가나 싶더니 이 이야기가 갑자기 다른 이야기에 잠식되어 갈피를 잃게 되는 동시에, '어? 지금 어떻게 흘러가는 거지?'라고 막 느끼게 될 때쯤 이미 카오스의 중심에 서있게 되는, 그러니까 카오스 자체가 구심점이 되어버리는 흥미로운 구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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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는 이번에도 도망자다. 하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 '황해'의 김구남은 자신도 모르는 일에 휩쓸려 도망치지 않을 수 없게 되어버린다)

물론 여기서 갈피를 잃었다던가 구심점을 잃게 되었다는 것은, 그러지 않으려고 했는데 얘기가 복잡해져서 흔들렸다가 아니라 의도적인 흔들기로 볼 수 있겠다. 제목 역시 '서해'가 아니라 '황해'라고 한 것은 무언가 뿌연 느낌과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모호함을 의도하기 위한 제목이었다고 생각된다. 

사실 이 처럼 주인공이 자신도 모르는 일들에 우연 혹은 더 큰 권력과 시스템에 의해 이용되어 겪게 되는 일들을 그린 영화들은 많은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점은 '황해'의 구남은 그냥 휩쓸린 것이 아니라 일종의 도박을 한 셈이라는 점이다. 조선족으로 많은 빚을 지며 하루하루가 고통스럽고 미래를 꿈꿀 수 없었던 구남은 여분의 돈만 생기면 마작을 통해 더 큰 돈을 벌려고 하지만 매번 여의치가 않다. 그런 그에게 브로커인 면정학 (김윤석)이 접근하게 되고 김구남은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도박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초반 마작을 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오는 것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준다. 이 도박이라는 점은 앞서처럼 무고한 인물이 큰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경우와는 달리 공감대에 있어서 취약할 수 밖에는 없다. 특히나 이 영화에서 관객이 김구남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라고는 그가 꾸는 꿈과 단편적인 이야기들 뿐이라 더더욱 그러한데, 이 점 역시 앞서 얘기한 카오스론과 함께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의도적으로 관객들이 구남에게, 일반적으로 주인공에게 느끼는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면서 영화가 끝나고, 구남과 면정학 그리고 김태원 (조성하)의 이야기가 모두 마무리 되어도 그저 뿌연 안개같은 모호함만 남게 되는 결과를 의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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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감독은 이러한 카오스를 더 극대화 시키기 위해 폭력성과 잔인성을 가미한다. 즉, 깔끔한 액션이 아닌 이른바 '개싸움'을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는 대놓고 이런 '개싸움'의 이미지를 여기저기서 드러내고 있다). 인물들은 상대를 맞아 엄청난 칼부림과 도끼질을 휘두르는데, 여기에는 리얼리즘과 판타지적인 요소를 모두 느낄 수 있다. 개싸움이라고 했던 만큼 주인공들은 멋진 기술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서로 뒹굴고 서로 상처를 입는 싸움이 계속된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개싸움 와중에도 구남이나 명정학은 항상 그 상황을 빠져나오거나 이겨낸다. 특히 이 정도 스케일을 모르고 휘말리게 된 구남의 생명력은 판타지에 가깝다. 전국의 수배령이 내려지고 뉴스 속보로 자신의 얼굴이 연일 나오는 과정 속에서 몇번이나 직접적으로 맞닥들였음에도 동에 번쩌 서에 번쩍하며 도망다니는 구남의 모습을 보면, 이걸 단순히 공권력에 대한 조롱으로 보기에도 너무 과한 건너 뛰기로 볼 수 있겠다.

그리고 면정학의 경우는 구남과는 다르게 애초 캐릭터 설정에서 부터 일반인과는 다른 아우라를 갖은 캐릭터로 그리고 있다. 후반부 면정학의 모습을 보면 마치 신적인 존재로까지 느껴질 정도로 리얼리즘을 뛰어넘는 존재로 묘사되는데, 처음부터 판타지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리얼리즘에 근거하여 이런 존재의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점이 흥미로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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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홍진 감독의 '황해'가 조금 아쉬운 부분은, 이왕 카오스 그 자체를 그리려고 했던 것이라면 구남과 아내의 관한 부분을 좀 더 깔끔하게 정리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영화는 주인공에게 공감대를 완전히 실어 관객이 '구남이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게 하기 보다는, 이 미칠듯한 개싸움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길 의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여기에 관객이 계속 구남에게 여지를 남기도록 하는 부분이 바로 아내에 관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부분이 참으로 애매했다. 그러니까 의도한 모호함이 아니라 그냥 애매했다는 것이다. 

아내가 결국 죽었는가 살았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엔딩은 그런 의미에서 모호함을 주는 의미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구남이 영화 내내 오해하고 의심했던 부분에 대한 따듯한 위로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구남이 카오스에 빠져들게 된 동기로 그치지 않고 영화 내내 구남을 지배하는 구석으로 남아, 영화에 극적인 온기를 불어넣으려 하고 있다는 점인데, 개인적으로는 이보다는 오히려 이 감정적일 수 있는 부분을 과감히 정리하고, (어차피 카오스에 집중하려고 했던 만큼) 구남에게도 잔인하리만큼 황폐함을 남겨주었다면 더 강렬한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 부분이 상업영화로서 마지막으로 포기할 수 없었던 부분일 수도 있고, 아니면 구남에게 주는 위로가 영화의 또 다른 메시지가 될 지도 모르겠지만, 이왕 가기로 마음 먹은거 더 밀어 붙였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그 황폐함과 카오스의 끝으로 말이다 (쓰고보니 너무 잔인한 바램인 것 같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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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황해'는 다시 한번 나홍진 감독의 스타일을 확고히 하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아무리 상업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 해도 감독이 자신의 스타일을 꺽으면서까지 대중과의 타협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즉, '나는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지만 관객에게는 내가 생각해도 불편한 작품일 것 같다'라고 생각될 때 타협을 하게 되는 것 말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추격자'에 이어 좀 더 자신의 스타일이 투영된 '황해'를 통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더 확고히 한 것은 그의 팬에게도 팬이 아닌 이들에게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팬이던 팬이 아니던 앞으로 나홍진 감독의 신작이 나왔을 때 더 확실한 선택을 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1.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갔다던 카체이스 장면은 나쁘지 않았으나, 너무 카오스를 강조하려는 나머지 필요이상으로 카메라를 흔들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조금만 덜 흔들었어도 좀 더 멋진 카체이스가 나왔을지도 모르겠네요. 개인적 바램은 이렇지만, 감독은 분명 더, 더를 외쳤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ㅎ

2. '추격자'의 마지막 슈퍼 장면에서 많은 이들이 허술함을 지적했던 점을 미뤄봤을 때, '황해'에는 이를 뛰어넘는 비약과 건너 뜀이 훨씬 많은 편이에요. 특히 구남이 도망치는 부분에 있어서 그렇죠. 여기서 너무 많이 '풋..'하게 되면 이 후의 개싸움도 빠져들기 어려울 것 같아요

3. 하정우, 김윤석의 경우 스크린에 보여지는 표정만 봐도, 얼마나 '찌들어 있는지' 그 질감이 느껴지더군요. 두 배우 모두 쉽게 '황해'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듯 싶네요.

4. 초반 김구남이 살인을 계획하는 시퀀스는 이 영화의 또 다른 멋진 장면이었네요. 이런 카오스가 주제인 작품에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정교한 장면이라는 점만 빼면요 ^^;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팝콘필름 에 있습니다.



2010년 최고의 화제작,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

2010년을 돌아보며 다들 각자 자신 만의 최고의 작품을 꼽게 되는데, 각기 다른 최고의 작품들 가운데 공통적으로 거론되는 가장 큰 '화제작'은 누가 뭐래도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 '인셉션'이었다. '인셉션'은 그 완성도나 재미여부가 이슈가 된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오히려 영화를 본 사람들 사이에서 '과연 이 이야기가 코브의 꿈인 것인가, 아닌 것인가?'라는 대표적인 물음으로 시작해, 꿈 속의 꿈 그리고 그 꿈 속의 꿈으로 이어지는 영화 속 꿈의 단계에 대한 매뉴얼이 등장할 정도로, 영화 그 자체가 관객들 사이에서 스스로 진화하고 발전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영화와 관객 그 사이의 간격을 매우 가깝게 만든 작품으로 더욱 화제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개봉 당시 첫 느낌은 '매트릭스'와의 유사한 점 그리고 무엇보다 찰리 카우프만의 '시네도키, 뉴욕'과의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시간이 흘러 블루레이로 다시 본 '인셉션'은 결국 '영화'라는 매체, 포맷과 시스템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을 더 깊게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영화의 제목인 '인셉션'의 의미처럼 누군가에게 의도적으로 생각을 심어, 그 생각이 스스로 진짜인 것처럼 발전되어 믿도록 만드는 것은, 영화라는 매체의 특징과 너무도 닮아있다고 할 수 있겠다. 영화라는 것은 어쩌면 관객을 상대로 한 또 다른 인셉션의 과정이며, 좋은 영화란 감독이 하려는 말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감독이 하고자 하는 말을 관객들이 적극 공감하여 스스로 믿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보았을 때, 더더욱 인셉션은 영화에 관한, 그리고 영화 만드는 과정에 대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인셉션'에 관한 이야기는 개봉 당시 너무 많이 – 두말 하면 잔소리일 정도로 – 거론되었고, 다양한 의견들을 이미 만나볼 수 있었기 때문에 이번 블루레이 리뷰에서는 블루레이에 관한 내용에 포커스를 맞추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개봉 당시 썼던 글 한 편과 당시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늑대발 님이 작성하신 '25가지 완벽 분석 가이드' 글의 링크로 대신하려 한다.

[감상기] 인셉션 _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든 스스로 발전하는 세계

[정보] 인셉션 : 25가지 완벽 분석 가이드 (완결) – 늑대발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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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PTE VC1 코덱의 1080p 화질은 최신작다운 우수한 화질을 보여준다. 특히 그 동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타이틀의 화질들이 작품의 완성도에 비해서는 아쉬운 화질을 보여주었다는 점과 '인셉션' 역시 극장 상영 시에도 화질이 뛰어나게 좋은 경우는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블루레이의 화질이 오히려 체감하기에는 극장상영 시 보다 더 좋다고 느낄 만큼 – 단순히 화면 크기가 작아짐에 따라 발생하는 부분은 제외하고 – 우수한 화질이었다.

▼ 스크린샷은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디테일 한 측면이나 암부 표현력 모두 수준급이며, 극장에서는 작품에서 신경 쓰느라 미처 알지 못했던, 아웃 포커싱을 상당히 자주 사용하고 있음을 블루레이 화질로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아웃 포커싱이 적극적으로 사용된 작품들의 경우 아무래도 일반적으로 앵글에 들어오는 모든 사물이 선명한 작품보다는 화질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이런 점은 의도적 아웃 포커싱으로 인해 오해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을 언급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레퍼런스 급의 화질을 보여주는 다른 극영화 타이틀에 비하자면 본래 촬영된 소스의 탓인지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발견되며, 장면의 편차도 조금은 있는 편이다.





Blu-ray : Sound Quality

DTS-HD MA 5.1 채널의 사운드는 극장에서 느꼈던 그 웅장한 스코어와 효과음을 고스란히 수록하고 있다. 영화 인셉션의 장면 장면이 더욱 거대하고 웅장하게 다가왔던 것은, 과연 가능할까 생각되었던 세계관을 실제로 현실화에 가깝게 영화화한 영상에도 있었지만, 이를 받쳐주는 한스 짐머의 완벽한 음악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일이었을 것이다. 블루레이에는 바로 이 한스 짐머의 무게 있는 스코어가 가감 없이 전달되며, 극장에서 느꼈던 그 중압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본격 액션 영화는 아니지만 자동차 액션, 대형 기차의 도심 등장, 총기를 이용한 액션, 격투, 대형 폭발음까지 다양한 사운드가 수록된 작품이기 때문에 사운드 측면에서 다양한 활용도를 선보인다. 또한 에디뜨 삐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의 경우 같은 공간에서 들려주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다음 레벨로 전달되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오는 특유의 공간감 역시 탁월하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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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장의 디스크로 출시된 인셉션 블루레이에 첫 번째 디스크에는 본편 외에도 상당히 많은 분량의 부가영상이 수록되어 있다. 'Play Extraction Mode'로 감상하면 본편을 감상하던 중 부가영상이 있을 시 자동으로 연결되어 즐길 수 있으며, 'Jump Right to the Action'을 선택하면 본편과 상관없이 수록된 부가영상만 별도로 감상할 수 있다.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직접 쓴 인셉션 속 꿈의 단계에 대한 스케치

인셉션 블루레이에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음성해설이 수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이 부가영상들에 수록된 감독의 인터뷰와 내레이션을 통해 음성해설 못지 않은 흥미로운 정보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놀란 감독이 직접 구상했던 '꿈의 단계' 에 대한 이야기와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인셉션'이 결국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기도 한다.






그런 맥락에서 관객을 인셉션하는 과정에 놀란과 함께 참여하고 있는 주요 스텝들의 깊이 있는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는데, 말 그대로 관객이 영화 속 장면들을 실제처럼 느낄 수 있도록 가능하면 실제 하는 세트, 실제 하는 장치, 실제 하는 장소에서 촬영하려고 했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보통의 다른 영화였다면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처리했을 장면들을 CG보다는 실제 엄청난 비를 퍼붓게 한다거나, 진짜 같은 펜로즈 계단을 만든다던가 무중력 상태가 되어 좌우로 공간이 움직이는 장면의 경우 실제로 움직이는 세트를 만드는 등, 이들이 얼마나 관객 인셉션에 혼을 불어넣고 있는지 부가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마지막 설원에서의 폭발 장면의 경우, CG로 충분히 효과를 표현할 수 있음에도 실제 크기의 세트와 미니어처 – 상당한 크기의 미니어처 – 를 직접 제작하여 폭발시키는 여러 번의 수고를 하면서까지 진짜 폭발 장면을 만들려고 노력한 장면을 엿볼 수 있으며, '다크 나이트'에 이어 '인셉션'의 영화 음악을 맡은 한스 짐머의 작업 과정도 만나볼 수 있다.





두 번째 디스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첫 번째 부가영상은 'Dreams : Cinema of the Subconscious' 인데, 이 영상은 이 작품의 주제가 되고 있는 '꿈'에 대한 근본적인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큐멘터리로서, 감독과 배우들의 인터뷰도 있지만, 그 보다는 꿈과 관련한 전문가들의 이야기도 깊이 있게 전달하고 있는 다큐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 '인셉션' 보다도 훨씬 더 흥미로운 '꿈'의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고민에 절로 관심을 갖게 될 정도다. 이 작품은 조셉 고든 레빗의 홈페이지이자 젊은 예술가들의 예술 프로젝트이기도 한 'hitRECord'의 참여로 완성되었는데, 평소 JGL의 팬이었던 이들과 hitRECord를 알고 있던 이들이라면 더욱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겠다.





'Inception : The Cobol Job'은 약 14분 분량의 풀 애니메이션 모션 코믹스로서, 내용상으로는 영화가 시작되기 전의 사건, 그러니까 코브와 아서가 사이토의 꿈에 들어가게 되었던 사건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5.1 Inception Soundtrack'에서는 한스 짐머의 스코어를 5.1채널로 즐길 수 있다. 음악만을 별도로 즐길 수 있는 컨텐츠로서, 한스 짐머의 스코어에 흠뻑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참고로 이 부분에는 이스터 에그가 숨겨져 있는데, 관련된 부분은 nello 님의 인셉션 이스터 에그 글을 참고하면 되겠다. 그 밖에 아트 갤러리와 프로모션 자료들, 그리고 TV예고편과 티져 예고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총평]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은 그를 '다크 나이트'에 이어 또 한번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경지에 올려놓은 걸작이었으며, 화제성과 이슈로 인해 묻힌 감이 있지만 결말 논란과 영화의 미로 구성과는 별개로,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영화적 완성도가 매우 높은 아이디어가 집약된 작품이기도 했다. 우수한 화질과 사운드, 아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크리스토퍼 놀란과 그 일당들이 관객에게 인셉션 하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부가영상이 수록된 점이야말로, 이 타이틀의 소장 이유가 아닐까 한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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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마트에 갈 때마다 레고 코너에서 발을 멈추곤 했었는데, 이런 갈망하는 몸짓이 드디어 성공한 걸까.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여자친구에게 레고를 선물 받게 되었다 ㅋ 사실 가격도 결코 싸지 않은 터라 매번 갈 때마다 확 사게 되지 않았던 아이템이었는데, 이렇게 선물로 받게 된 것이 도화선이 되어 아마도 앞으로 시리즈를 계속 구매하지 않을까 두려움이 먼저 엄습한다.




사실 백만년 만에 레고 조립이라서 그랬는지 몰라도, 이거 조립 시간도 제법 오래 걸리고 결코 만만하게 볼 녀석이 아니더라. 오랜만에 설명서를 정독하며 정말 한땀한땀 정성스레 만들었다. 처음 포장을 열고 나니 과연, 각이 나오지 않는 모습. 언제 다 맞추나 싶더라.




작은 부품을 맞추는데도 처음이라 시간이 조금은 걸렸다. 저게 이렇게보면 간단해보이지만 여러번에 손이 간 부품임.





나중에 완제품만 보면 정말 이 내부를 알 수가 없는게, 완제품에는 이런 내적인 디테일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1~20조각 내외로 만든 평범한 레고인줄 알겠더라;;




오~ 슬슬 함대의 기초가 잡혀가고...




제국군 함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후면부의 디테일도 완성




이런 세심한 포인트도 놓치지 않고 있다!




이제 4분의 3정도 완성! 나머지 한쪽 부분만 완성하면 끝이 보이는 순간.




남은 블럭도 이제 거의 없고..




짜잔! 드디어 완성! 사진에 그 위용과 제작과정의 노고가 다 담기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ㅠ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레고의 즐거움이랄까. 완제품을 사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즐거움을 오랜만에 느껴볼 수 있었다. 앞으로 아마도 저항군 비행기 한 대 곧 장만할듯 -_-;;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씬 시티 (Sin City : Blu-ray Review)
프랭크 밀러의 세계를 로드리게즈가 옮겨 쓰다

2005 시티 (Sin City)’ 거장 프랭크 밀러의 원작 그래픽 노블을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화가 다른 그래픽 노블의 영화화와 다른 점이라면 로드리게즈가 단순히 원작에 흥미가 있어 영화로 옮긴 것이 아니라 존경을 담아 원작자인 프랭크 밀러를 공동감독의 이름으로 올렸다는 점인데, 감독조합을 탈퇴하면서까지 공동감독으로 프랭크 밀러의 이름을 올린 일화는 작품에 관한 가장 유명한 일화 하나일 것이다. 일화만으로도 엿볼 있듯이 로드리게즈는 그래픽 노블 시티 영화화하면서 자신 만의 스타일을 담거나 각색하는 것보다는 물론 원작의 스타일 자체가 로드리게즈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 , 원작 그대로를 스크린에 옮겨 놓는 방식을 택했으며, 그렇다 보니 영화화된 시티 마치 그래픽 노블이 살아 움직이는 같은 작품으로 완성되게 되었다





사실 이것이야 말로 영화  시티 설명하는 모든 것이자 핵심이라고   있을 것이다일반적으로 원작이 존재하는 경우원작을 어떻게 각색했는가 혹은 구현 했는가에 대한 평가로 나뉘곤 하는데로버트 로드리게즈와 원작자인 프랭크 밀러가 함께한 시티 이런 관점과는  다르게 원작 그대로를 다시 쓰는 것도 아닌그대로 옮겨 오길 원했고 이로 인해그래픽 노블  장면을 어떻게 실사 영화에서 진짜처럼 보이도록 만들 것인가 라는 고민 대신에어떻게 하면 그래픽 노블과 똑같이 만들  있을까를 고민하는 작품이 되었다그리하여  같은 영화의 맹점은  시티라는 영화의 가장  특성이 되었고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많은 다른 영화들과도 근본적으로 차별 점을 갖게  작품으로 남게  것이다




이미 개봉 당시와 국내 DVD출시 그리고 확장판 DVD 출시 당시 영화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다루어졌으므로 가지만 첨언하자면, 영화의 초호화 그야말로 초호화 캐스팅에 대해 말하지 않을 없겠다. 사실 오션스 시리즈를 제외하자면 정도 초호화 캐스팅이 어디 있을까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오션스 시리즈가 일종의 메이저 호화 캐스팅이라면, 시티는 조금은 마이너 감성을 담은 호화 캐스팅이 아닐까 싶다 정말로 수많은 배우들이 스쳐 지나간다. 일일이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의 캐스팅인데 그래도 기회에 언급해 보자면, 제시카 알바, 알렉시스 브리델, 로사리오 도슨, 브루스 윌리스, 클라이브 오웬, 베니치오 토로, 데본 아오키, 마이클 클락 던컨, 조쉬 하트넷, 룻거 하우어, 마이클 매드슨, 브리트니 머피, 미키 루크, 스탈, 일라이자 우드, 칼라 구지노 당시 주목을 받고 있던 젊은 배우들은 물론, 미키 루크나 룻거 하우어 같은 베테랑 배우들의 모습까지 만나볼 있었다 (특히 미키 루크가 재조명 받기 시작한 레슬러이전에 시티부터였다 점을 간과하면 안되겠다). 그리고 지금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브리트니 머피의 모습을 있다는 것도, 팬으로서는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게 이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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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메뉴는 그래픽 노블의 스타일에 맞게 일관성 있게 디자인 모습이다. 조금 특이한 점이라면 Set Up에서 일괄적으로 자막 선택을 하는 것과는 별도로, 음성해설 메뉴에서 직접 4개의 자막 가운데 가지를 선택할 있게 되어있다는 점이다.
 

Blu-ray : Picture Quality

'씬 시티’DVD 일반판과 확장판 모두 DVD급에서는 레퍼런스로 불릴 만큼 완벽한 화질을 보여주었었는데, 그래 봤자 DVD . 블루레이의 차세대 화질과는 비교자체가 불가다. 특히 시티 소스가 HFC-950S HD카메라로 100% 촬영되었기 때문에, 다른 실사 영화에 비해 특히 2005 작임을 감안한다면 좋은 조건을 타고 타이틀이라고 있을 것이다. 또한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그래픽 노블의 세계 자체를 구현해 내기 위해 100% 그린 스크린 위에서 촬영된 특별한 작품이라는 점도 화질을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그리하여 DVD 시절부터 차세대를 기대하게 했던 블루레이의 화질은 레퍼런스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만족할 만한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이하 스크린샷은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HD카메라로 100% 촬영되었다는 외에 하나 장점으로 만한 점은, 작품의 영상이 대부분 흑백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흑백으로 보는 영상은 디테일 감도와 질감을 느끼기에 용이하기 때문인데, 반대로 가끔 컬러가 등장할 때에는 강렬한 느낌을 받게 해준다. 또한 과도한 클로즈 장면에서 역시 블루레이 화질의 장점이 십분 발휘된다. 참고로 시티 영상은 의도적으로 조금은 거친 경향이 있는데, 같은 점만 감안한다면 누구나 인정할 만한 화질이 아닐까 싶다.




Blu-ray : Sound Quality


DTS-HD MA 5.1
채널의 사운드 역시 손색이 없다. 시티 사운드에 있어서도 굉장히 간결하고 임팩트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그러한 사운드적 요소가 차세대 사운드를 통해 표현되고 있다. 내레이션이 많은 작품답게 대사의 명확한 전달은 물론이고, 특유의 절단음(?) 총소리, 자동차 소리, 폭발음, 붓는 빗소리 등이 과함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Blu-ray : Special Features

 

이번에 출시된 블루레이는 124분의 극장 판이 수록되었는데, 북미에 출시된 버전과 같이 147분의 확장판이 수록되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쉬운 점이다 (147분에는 엔딩 크래딧의 분량이 각각 추가되어 있으므로 실제 러닝타임은 130분으로 있어, 추가된 장면이 그리 많지는 않음을 있다). 또한 수록된 부가영상의 경우 기존 확장판 DVD 수록된 내용과 동일하기 때문에 모두 SD영상으로 수록되었다 - 기존 확장판 DVD 소장하고 있는 유저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영상이라고 있겠다. 참고로 프랭크 밀러와 로드리게즈가 참여한 음성해설과 로드리게즈와 타란티노가 참여한 음성해설에는 모두 한국어 자막이 제공되며, 외의 부가영상에도 당연히(?)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기존 확장판 DVD 소장하지 않은 이들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흥미로운 정보들이 담겨있으니 챙겨보길 바란다.

 

( 부가영상에 대한 리뷰는 이미 확장판 DVD 통해 DP리뷰로 자세히 다룬 적이 있으므로, 당시의 DP리뷰로 대신합니다)

  시티 부가영상 확장판 DVD 리뷰보기





[총평] DVD 시절부터 차세대 화질과 음질이 기대되었던 시티블루레이가 드디어 출시되었다. 기대한 만큼의 화질과 음질을 수록한 타이틀은 극장판 만을 수록한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하며, SD 수록된 부가영상이 아쉽기는 하지만 기존 확장판 DVD 소장하지 않은 이들이라면 사실 고민할 없는 타이틀이 아닐까 싶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 주의 : 본 컨텐츠의 저작권은 'dvdprime.com'에 있으며 저작권자의 동의 없는 무단 전재나 재가공은 실정법에 의해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단, 컨텐츠 중 캡쳐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 1, 2010)
덤블도어가 남긴 것들


해리포터와 친구들의 이야기가 드디어 대단원의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3편 이전의 해리포터 시리즈는 그저 마법학교 다니는 아이들의 소소한 어드벤처를 그린 듯해 큰 감흥이 없었는데, 점점 청소년의 성장 스토리와 볼드모트와 관련된 어두운 본연의 이야기가 시리즈에 녹아들게 되면서, 점점 마음에 드는 시리즈가 바로 '해리포터' 시리즈라고 할 수 있겠다. 이미 전작이었던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에서부터 대단원을 서서히 준비했던 해리포터 시리즈는, 마지막 이야기인 '죽음의 성물'에 관한 이야기를 2편의 영화로 나누어 선보이게 되었다.

2편으로 나뉜 작품이라 그런지 '죽음의 성물 1부'는 마치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를 보는 듯한, 그러니까 후편을 염두에 둔 구성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이라면 이 작품은 이제 더 이상 캐릭터 설명이나 지난 이야기를 플래시백으로 불러오는 친절에 러닝타임을 할애하지 않고 있다. 즉, (그런 사람은 없겠지만) 죽음의 성물 1부가 해리포터 이야기를 처음 만나는 이라면, 전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존 이야기와 캐릭터간의 관계를 관객이 다 알고 있음을 전제하고 과감한 생략과 더불어 차분하게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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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성물 1부'는 지난 편에 이어 볼드모트를 물리칠 단서가 담겨있는 호크룩스를 찾아 파괴하기 위한 여정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 여정은 덤블도어가 해리와 친구들에게 남긴 단서를 풀어내는 어드벤처로 이어지며, 결국 영화의 부제이기도 한 '죽음의 성물'에 관한 이야기로 연결된다. 다시 말해 죽음의 성물에 관한 이야기는 영화의 말미에나 그 의미를 알려준다. 그 전까지 이 작품의 주된 스토리는 덤블도어가 남긴 유산에 관한 수수께끼 풀기에 집중한다. 그 과정에서 영화는 3편 이후부터 계속 담아내고 있는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야릇한 감정과 더불어 해리, 헤르미온느, 론 이 세사람의 묘한 삼각관계를 도구로 이들의 우정과 사춘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실 이 부분은 볼드모트에 대항하는 해리의 이야기에서 살짝 빗겨난 정서로 볼 수도 있을텐데, 해리포터 시리즈는 볼드모트와 해리에 관한 이야기 만큼이나, 소년, 소녀들의 성장 스토리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음으로, 이 묘사에 대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오히려 이번 편에서는 이 세 친구를 제외하면 또래의 친구들이 거의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삼각관계에 집중할 수 밖에는 없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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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 퍼즐을 풀어나가는 과정 속에서 영화가 또 하나 큰 비중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집요정 '도비'의 관한 이야기인데 러닝타임 상으로는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정서상으로는 도비의 관한 이야기가 아주 비중있게 그려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도비에 관한 이야기는 해리와 헤르미온느, 론으로 대변되는 우정에 관한 정서처럼, 주종관계를 넘어서는 평등한 관계의 우정이라는 점에서 (잘 아다시피 해리는 시리즈 내내 고아라는 트라우마가 있고, 헤르미온느는 머글 태생이라는 트라우마가 있다) 도비가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정서는 2부에서 시리즈가 마무리되기 전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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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죽음의 성물 1부'는 무엇보다도 '여정'이라는 특성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마치 모르도르로 향하는 프로도와 샘처럼 (절대반지를 하고 있으면 성격이 난폭해지는 것처럼, 여기서도 호크룩스를 목에 걸고 있으면 성격들이 날카로워지는 것도 유사한 점이다) 해리와 헤르미온느, 론은 우정을 시험하는 일들도 겪게 되고 그 가운데 동료를 잃기도 하고, 덤블도어가 남긴 유산의 단서를 통해 결국 죽음의 성물이라는 해답에 가까워져 간다. 바로 이런 여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영화는 유난히 넓은 대자연을 배경으로 인물들을 배치하는 장면들을 여럿 배치하고 있다. 

또한 해리포터와는 정반대의 입장에 있는 볼드모트의 여정 역시 소극적이지만 계속 언급하고 있다. 결국 죽음의 성물 2부에서는 하나이면서 둘인 해리와 볼드모트의 여정이 하나의 지점에서 만나며 사건을 마무리하게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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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해리와 친구들 보다는 말포이와 혼혈왕자에게 자꾸 마음을 주게 되더군요. 이들에게 공감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는 아직 '여지'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포커스가 이들에게 돌아갈 때는 나도 모르게 속으로 '용기를 내!'하고 외치게 되더군요.

2. 개인적으로 해리포터 시리즈가 갈 수록 어두워짐에 따라 마음에 들기는 하지만, 불사조 기사단의 활약상이 영화 속에서는 별로 묘사되지 않는 것이 못내 아쉽더군요. 상당히 매력적인 집단인데 말이죠 ㅎ

3. 예전 시리즈와는 달리 이번 작품은 IMAX DMR-2D로만 상영했습니다. 즉, 부분 3D 장면도 없습니다.

4. 마지막 엔딩 크래딧에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이라는 영문 타이틀은 2부의 영문 타이틀을 예상하게 하더군요. 

5. 아, 참고로 저는 원작을 전혀 읽지 않았는데, 영화가 모두 마무리 되면 한 번쯤 읽어볼까 싶네요 ^^;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워너브라더스 에 있습니다.






뜨거운 시간을 살았던 한 인간의 삶

어쩌면 구스 반 산트에게 하비 밀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밀크'의 연출은 운명적인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이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구스 반 산트에게 향해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커밍아웃 한 게이로서는 최초로 미국 시의원에 당선되었고 인권운동가였던 하비 밀크에 대한 영화화는 결과만 놓고 보았을 때는 구스 반 산트 외에 다른 감독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이점은 단순히 구스 반 산트 본인이 게이이기 때문에 그들의 삶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겠다 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하비 밀크의 이야기를 단순히 동성애자의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했던 게이 정치인의 이야기로 그려내지 않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그저 뜨겁게 짧은 인생을 살다간 한 인간의 삶으로 그려냈다는 점 때문에, 이 영화 '밀크'는 누구에게나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단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이 좋은 작품이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없었던 안타까운 상황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다. 참고로 이 영화는 2008년 제작된 작품으로 그해 열렸던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숀 펜)과 각본상 (더스틴 랜스 블랙)을 수상하였으며, 각종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작품상, 각본상 등을 수상한 작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쉽게도 아카데미 특수에 포함되어 개봉할 기회를 놓쳐버렸고, 결국 개봉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으나 다행히(?)도 올해 2월에야 소규모로 극장 개봉을 할 수 있었다. 극장에서 조차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을 만날 기회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이렇게나마 DVD로 출시된 것은 일단 반가운 일이다.




항상 죽음을 매개체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소년성과 함께 풀어내었던 구스 반 산트는 '밀크'에서 역시 죽음을 다루지만, 여기서의 죽음은 사건의 종결도 아니고 감정이 폭발해 나오는 지점 역시 아니다. 영화적인 구조 측면에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겠는데, 이는 이 영화가 하비 밀크의 일대기를 다룬 연대기적 작품이 아니라는 점과 연결 지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하비 밀크가 1978년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마지막 8년 간의 시간을 다루고 있지만, 영화가 그리는 방식은 연대기적이지 않고 오히려 파편의 조각을 모은 듯한 구성을 하고 있다. 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난해한 방식이라거나 형식적으로 파격적인 구성이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밀크'는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작품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서사에 가까운 작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밀크'가 대중적으로 깊은 인상을 주는 관점은, 게이 영화이면서도 동시에 전혀 게이 영화가 아닌 작품이라는 점인데, 일반적으로 동성애를 다룬 작품들이 동성애 자체를 이슈화 하기 보다는, 동성애 자체를 걷어내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보편적인 정서를 다루고 있을 때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고 봤을 때, '밀크'는 그 지점을 한 차원 넘어서서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키는 드라마라고 감히 얘기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본편적인 감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동성애라는 것과 더 나아가 하비 밀크가 이야기하려고 했던 인권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다. 물론 여기에는 구스 반 산트의 연출에 높은 점수를 줄 수도 있겠지만, 그 못지 않게 - 아니 더 하게 - 하비 밀크의 삶 자체가 우리에게 주는 깊은 교훈이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하비 밀크의 삶과 당시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해낸 배우들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겠다. 특히 하비 밀크를 연기한 숀 펜의 경우, 사실 더 이상 연기에 대해 논하는 것조차 우스운 경지에 이르렀지만 그래도 조금만 말해보자면, 영화 속 숀 펜의 얼굴에서는 전혀 그간 연기했던 그 어떤 캐릭터의 얼굴도 겹쳐지지 않고, 오롯이 하비 밀크의 얼굴만이 남는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이고 당연한 일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숀 펜이라는 배우는 바로 그 가장 당연한 부분을 가장 잘 해내는 배우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댄 화이트 역할의 조쉬 브롤린의 경우, 비교적 적은 비중임에도 댄 화이트라는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건 조쉬 브롤린 만의 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클리브 존스 역의 에밀 허쉬와 스콧 역의 제임스 프랑코 역시 당시 카스트로 거리가 현실로 느껴질 만큼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DVD Menu






DVD Quality

DVD의 화질과 음질은 평균적인 수준이다. 화질의 경우 다른 타이틀에 비해 조금 노이즈가 있고 선명한 편은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DVD자체의 화질 문제라기 보다는 애초 작품의 화질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평균적인 수준으로 보면 되겠다.




5.1채널의 사운드 역시 작품의 특성상 사운드적인 효과를 즐길 만한 요소는 부족한 편이지만, 대사 전달 및 감상에는 전혀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이런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을 리뷰 할 때 자주하게 되는 말이지만, 화질과 사운드는 – 특히 사운드는 – 거들 뿐이다. 작품의 완성도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DVD Special Features

첫 번째로 소개할 부가영상은 'Deleted Scenes'인데 초반 하비와 스캇의 대화 장면과 하비와 잭 과의 대화 장면 그리고 법안 반대표를 위해 광대로 분장한 하비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삭제장면이 수록되어 있다. 'Remembering Harvey'는 실제 하비 밀크의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인간 하비 밀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흥미로운 점은 이 인터뷰에 참여하고 있는 인물들 가운데는 영화 속 캐릭터들의 실존 인물들이 대부분이며, 그 중에는 자기 자신을 연기한 이도 있고 극중 또 다른 역할로 까메오 출연한 이들도 있다는 점이다. 영화가 아닌 현실 속의 하비 밀크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 그 이상의 감동을 전해준다.





'Hollywood Comes to San Francisco'에서는 배우들과 스텝들이 추억하는 하비 밀크와 더불어 감독 구스 반 산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배우들의 경우 각자 실존하는 인물이 존재하기 때문에 캐릭터를 만드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뒷이야기 등 출연배우 대부분의 인터뷰를 만나볼 수 있는데, 주연을 맡은 숀 펜의 인터뷰가 수록되지 않은 점이 조금은 아쉽다.





마지막으로 'Marching for Equality'에서는 카스트로 거리에서의 행진 장면 촬영 뒷이야기가 담겨있는데, 당시 실제 행진에 참여했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촬영에 참여해 당시를 회상하는 인터뷰와, 역시 당시 행진에 참여했던 하비의 친구들의 인터뷰도 만나볼 수 있다.



총 평

구스 반 산트의 '밀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지만, 단순히 역사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늘 날의 이야기로 승화시키는 동시에, 영화가 주는 감동보다 실제 하비 밀크의 삶에 더 깊은 인상을 받게 끔 만드는 영화적 의도마저 충실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 속 하비 밀크의 삶을 2시간 넘게 보고 나면 누구나 이렇게 한 번쯤 자문하게 되지 않을까. '나는 과연 이처럼 뜨겁고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가? 하는 질문 말이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 주의 : 본 컨텐츠의 저작권은 'dvdprime.com'에 있으며 저작권자의 동의 없는 무단 전재나 재가공은 실정법에 의해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단, 컨텐츠 중 캡쳐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토이 스토리 3 (Toy Story 3 : Blu-ray Review)
픽사의 레퍼런스 블루레이 타이틀



올해 개봉한 애니메이션 가운데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면 역시 픽사의 신작이자, '토이 스토리 2' 이후 11년 만에 돌아온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토이 스토리 3'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토이 스토리' 시리즈 보다 '월-E'나 '업' 등이 더 취향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3편을 보고 나니 이제야 이 시리즈를 더더욱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1,2편에서 편집 작업을 맡았던 (참고로 픽사 애니메이션에서 '편집'이란 극영화의 편집과는 다르게 더 많은 권한을 갖고 있는 영역이다) 리 언크리치가 감독을 맡은 이번 작품은, 그 동안의 추억을 아우르는 동시에 '토이 스토리'라는 이야기가 궁극적으로 하려고 했던 이야기를 드디어 아름답게 마무리함으로서, 10년 넘게 시리즈를 함께 해온 팬들과, 역시 10년 넘게 함께 해온 그 자신들에게 뜨거운 안녕을 전하고 있다. 작품에 대해서는 이미 개봉 당시 리뷰를 통해 대부분 정리했음으로 오늘 이 글에서는 최근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에 포커스를 맞추고자 한다.

 

Blu-ray Menu




2장의 디스크로 출시된 '토이 스토리 3' 블루레이 타이틀은, 각각 부가영상을 담고 있는데 메뉴의 특성이라면 일반적인 부가영상과는 다르게 '추천영상'이라는 메뉴가 있어서, 메뉴를 재생시킬 때마다 다른 추천영상을 말그대로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타이틀을 구입하면 부가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살펴보는 이들에게는 큰 필요성을 못느끼는 메뉴일 수도 있지만, 많은 부가영상 가운데 어떤게 특히 재미있는지 선뜻 선택하지 못하거나 혹은 재미있는 영상만 골라길 원하는 이들에게는 적절한 추천 기능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 외에 조금 다른 기능이라면, 화면보호기와 홈시어터 최적화 툴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Blu-ray : Picture Quality

픽사의 블루레이 타이틀은 매번 스펙면에서, 특히 화질/음질 면에서 매번 레퍼런스를 제공하곤 했었는데 최신작인 '토이 스토리 3' BD 역시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극장에서 아이맥스 3D로 감상할 때 한 번, 블루레이로 구매해서 풀HD 대화면 디스플레이로 감상할 때 또 한 번, 그리고 리뷰를 위해 BD-ROM으로 캡쳐하면서 또 한 번 화질의 우수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소름 돋을 정도의 완벽한 화질이라고 얘기하는 데에 한치의 주저함도 없었다.


(이하 스크린샷은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화질 리뷰란에 어떤 장면을 캡쳐해야 될지, 아니 수 많은 캡쳐장면들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해도 다 좋을 만큼 모두 미칠듯한 화질이라 고민이 되었을 정도로, 장면장면마다 정말 화질이 미친 존재감을 드러낸다. 물론 극영화와는 다르게 애초부터 모두 디지털로 제작된 CG애니메이션이라 본래의 그릇이 좋을 수 밖에는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토이 스토리 3'의 화질은 분명히 다른 디지털 애니메이션에 비해서도 우수함이 느껴진다. 이것은 BD타이틀 자체의 화질 표현력의 우수력은 물론이고, 제작 당시 미세한 디테일까지 신경써서 작업한 픽사 애니메이터들과 스텝들의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쨍한 장면은 쨍한 장면대로, 어두운 장면은 어두운 장면대로 디테일이 살아있으며 (특히 빛의 양의 현저히 적은 어두운 장면에서의 영상을 보면, 극영화에서는 거의 도달하기 어려운 정도의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다), 세심한 조명의 결과물 역시 화질로서 100% 실감할 수 있다. 특히 이 작품에서 제작진들이 장남감들의 표현만큼이나 더 신경썼던 것은 앤디를 비롯한 인간 캐릭터들에 대한 표현이었는데, 조명이 장난감과 인간에게 각각 어떻게 다르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전편들에 비해 훨씬 자연스러워진 인간 캐릭터들의 표현은 어떤지 등을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감상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사실 '토이 스토리 3' 블루레이 화질에 대한 설명은 아무리 말로 해도 한 번 보는 것에 비할 수가 없다. 블루레이 화질 참 좋은데, 말로 설명할 수 는 없고...뭐 그런 식이다.

(이하 스크린샷은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Blu-ray : Sound Quality


사운드 역시 레퍼런스 퀄리티를 수록하고 있다. DTS-HD M.A 7.1채널과 5.1채널을 수록한 사운드는 의외(?)로 영화 곳곳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이 시리즈를 계속 즐겨온 이들이라면 토이 스토리의 액션 시퀀스에 의문을 갖지 않겠지만, 혹시나 아직도 그저 장난감들의 소소한 재미있는 이야기로 오해하고 있을 이들을 위해 말하자면, '토이 스토리 3'는 어지간한 액션 영화 못지 않은 액션 시퀀스로 인해 차세대 사운드를 마음껏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오프닝의 SF서부영화 시퀀스에서 영화는 (그리고 BD타이틀은) '우리 영화의 사운드 임팩트를 마음껏 들려주마!'라고 얘기하는냥 다양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토이 스토리 3'는 대사도 많고, 배경음악도 많고, 무엇보다 다양한 효과음이 많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사운드를 주의 깊게 들어볼 만한 타이틀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화질만큼이나 인상적인 사운드를 수록하고 있다. 화질을 리뷰하면서 썼던 표현을 빌려오자면, 배경음악은 배경음악대로 훌륭히 표현되고, 효과음은 또 효과음대로 임팩트있게 표현되고 있는데, 이를테면 스패니쉬 버전의 버즈가 등장할 때 흐르는 스페인 전통음악의 경우, 음악 타이틀 정도는 아니지만 음악만 듣기에도 제법 괜찮은 수준의 퀄리티를 들려주고 있으며, 효과음의 경우 초반 서부영화 시퀀스에서 들려주는 각종 폭발음, SF적인 효과음들은 우퍼스피커의 활발한 활용과 더불어 전달되고 있으며, 그 와중에도 우디와 버즈 등 캐릭터들의 대사는 선명하게 전달되고 있다. 


Blu-ray : Special Features



 첫 번째 디스크에는 본편과 더불어 단편인 '낮과 밤'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 단편은 극장 상영시에도 '토이 스토리 3'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만나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낮과 밤이라는 아주 단순한 설정을 통해 아주 간단하지만 본편적인 진리를 전하는 픽사의 스토리텔링의 핵심이 잘 드러난 작품인 동시에, 특히 아이들이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볼만한 단편이 아니었나 싶다. 


그 다음으로 만나보게 되는 영상은 'Buzz Lightyear Mission Logs: The Science Of Adventure'인데,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해 실제 나사의 우주과학에 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영상이다. 그리고 'Toys'에서는 '토이 스토리'에 나오는 장난감들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와 실제 장난감을 만들어서 애니메이션 제작에 활용한 사례들을 들려준다. 랏소 같은 경우도 실제 곰인형을 제작해, 움직일 때 동작이 어떻게 되는지, 걸을 때마다 다리는 어떻게 접히는 지 등을 미리 확인해 애니메이션에 적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두 번째 디스크에는 본격적인 부가영상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 첫 번째 '다시 뭉친 친구들'은 제목처럼 11년 만의 속편에 다시 캐스팅 된 목소리 연기 배우들의 모습과 그들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토이 스토리 3'의 목소리 연기를 한 배우 가운데는 우디 역의 톰 행크스나 버즈 역의 팀 앨런 등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역할들도 있지만, 우피 골드버그나 007을 연기했던 티모시 달튼,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캔 역할의 마이클 키튼 등 목소리 연기에 수많은 좋은 배우들이 참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앤디 역할의 경우 1,2편에서 목소리 연기를 맡았던 존 모리스를 그대로 캐스팅할 수 있었는데, 마치 극중 앤디와 마찬가지로 1,2편 당시에는 어린 소년이었지만 현재는 대학생이 된 존 모리스의 감회는, 이번 시리즈의 목소리 연기에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안녕 앤디'에서도 바로 앤디 역을 연기한 존 모리스에 이야기를 다시 한번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토이 스토리 3'가 기술적으로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인, 인간 캐릭터의 묘사에 대한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는데, 전편에 인간 캐릭터들이 오히려 장난감 같았던 (흡사 로봇 같았던;) 느낌을 상대적으로 주기도 했던 것에 비해, 이번 3편에서는 기술적 발전으로 인해 좀 더 인간 캐릭터를 장난감과는 비교되는 인간적인 묘사가 가능하게 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장난감 제작자들'에서는 토이 스토리 1편 당시 처음 픽사가 유명 장난감 회사에 장난감 제작을 의뢰했지만 거절 당한 뒤, 중소 업체에 의뢰를 맡겨 현재의 액션 피규어들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현재 이 장난감 회사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는 후문을 들려준다. 또한 픽사 애니메이터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만든 캐릭터가 실제로 장난감으로 생산되는 걸 보게 되어 신기함과 뿌듯함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는 인터뷰와, 장난감의 제작과정도 엿볼 수 있다.


'장난감의 눈으로 보기 : 디즈니랜드 놀이기구'에서는 토이 스토리의 컨셉으로 지어진 디즈니랜드의 다양한 놀이기구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단순히 컨셉만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 존 라세터 등 애니메이터들이 첫 단계부터 상당히 많은 부분에 관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토이스토리의 팬이라면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은 테마공원이 아닐 수 없겠다. '에필로그'는 영화의 엔딩크래딧과 함께 나오던 에필로그 영상을 따로 만나볼 수 있는 부가영상으로서, 작은 화면으로 보았던 에필로그 영상을 좀 더 큰 화면으로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처음 타이틀을 집어 들었을 땐 별도로 '음성해설'이라고 표기된 부가영상이 없어서 수록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았었는데, 이름은 다르지만 음성해설이 '씨네 익스플로어'라는 이름으로 수록되어 있다. 감독인 리 운크리치와 제작자인 달라 K.앤더슨의 음성해설이 수록되어 있는데, PIP형식으로 음성해설과 관련된 영상을 함께 즐길 수 있어 매우 유익한 정보를 가득 수록하고 있다. 장면, 캐릭터, 뒷이야기 등 토이스토리에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 토이스토리의 팬이라면 필청해야할 음성해설이다. 감독과 제작자가 참여한 하나의 음성해설에서 그치지 않고 '장난감 박스를 넘어서'라는 제목으로 또 하나의 음성트랙이 수록되어 있는데, 토이스토리 3의 수석 애니메이터와 기술 감독, 프로덕션 디자이너, 스토리 수퍼바이저가 참여하여 감독과 제작자가 들려주는 음성해설과는 또 다른 기술적이고 디테일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토이 스토리 3'는 색다른 시퀀스의 오프닝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바로 이 '서부식 오프닝'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처음 기획한 서부식 오프닝은 좀 더 전통적인 세르지오 레오네 방식의 오프닝이었다는 뒷이야기와 액션이 가미된 구성을 위해 액션 전문가를 기용, 좀 더 다이나믹한 장면 연출을 완성해 냈다. 또한 픽사 스텝들이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흥미로운 브레인스토밍 과정을 엿볼 수 있으며, 결국 이러한 창의적인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플래시백이라는 멋진 구성까지 이끌어 냈음을 알 수 있었다.


'보니의 놀이시간 : 스토리텔링'과 '시작 : 이야기만들기'에서는 각각 스토리텔링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들과 디테일한 과정을 들려주는데, 현존하는 최고의 스토리텔링 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픽사 애니메이터들의 회의 시간을 엿보는 것 만으로도 유익한 시간이라 할 수 있으며, 특히 시나리오 작가나 애니메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이보다 더한 교과서는 없을 듯 하다. '시작 : 이야기만들기'에서는 '토이 스토리'와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의 예를 들어 좋은 이야기를 만들려면 이렇게 해야한다 라는 방법을 정확히 제시해주는 부가영상으로서, 앞선 관심있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할 부가영상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외에도 '영화 팬' 메뉴 안에는 '낮과 밤, 제작과정' '픽사로 가는 길' '픽사 이야기 : 고든은 어디에?', '픽사 이야기 : 시리얼 바' 등 매우 흥미로운 부가영상을 수록하고 있다. 모두 다 소개하는 것보다는 직접 확인하시라고 '영화 팬' 메뉴는 이 정도로 마무리할까 한다.


'개인 & 액티비티'에 수록된 '토이 스토리 - 백과사전' 에서는 토이 스토리의 다양한 정보들을 퀴즈형식으로 풀어볼 수 있는데, 퀴즈에 게임 요소까지 더해져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게 즐겨볼 수 있을 듯 하다. 


마지막으로 '홍보'란에는 예고편 등 다양한 부가영상들이 역시 수록되어 있는데, 일반적으로 티저 예고편 및 정식 예고편 등이 수록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누가 픽사 타이틀 아니랄까봐 기본적인 예고편들 외에 버전별 예고편들 그리고 예고편은 아니지만 다양한 홍보, 티저 영상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스패니쉬 버즈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실제 라틴 댄서들을 픽사에 초청해 애니메이터들이 실제 춤을 보고 춰보기도 하며 동작을 연구하는 모습도 흥미로웠다.


[총평] 픽사라는 스튜디오의 지금을 있게 한 작품인 '토이 스토리'의 대단원의 마지막인 '토이 스토리 3'는 시리즈의 마지막으로서는 물론, 3편 단편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는 작품으로서, 픽사의 작품답게 가장 애니메이션다우면서도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넘어선 대단한 작품이었다. 블루레이 타이틀 역시 레퍼런스 그 자체의 퀄리티로, 놀라운 화질과 음질 수록과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다양한 부가영상들로 인해 소장가치 만점짜리 타이틀이라 할 수 있겠다.


작품 - 10
화질 - 10
음질 - 10
스페셜피쳐 - 10
소장가치 - 10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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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folkblues.co.kr 선정
2010년 올해의 영화


2010년 한 해도 참 많은 영화를 보았습니다. 몇 달을 고대하여 결국 보게 된 기대작들도 있었으며, 예매하기 버튼을 누르는 마지막 순간까지 볼까말까를 고민했던 작품도 있었죠.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영화는 거의 보지 않고 어지간하면 영화의 장점을 찾아내고야 마는 성격이라 그런지, 올해도 참 좋은 영화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는 다른 분들과 평이 극으로 갈려 '아, 이제 내 취향은 점점 대중과 멀어지는구나'라는 쓸쓸함과 쾌재를 동시에 누렸던 작품도 있었고, 반면 많은 분들의 동의하에 서로 누가 더 이 영화를 사랑하는 지에 대한 애정을 마음껏 발산하게 되는 작품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2010년 올 한해 극장에서 보았던 영화들 가운데 가장 인상깊게 보았던 이른바 '올해의 영화'를 꼽아보게 되었습니다. 뭐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 작성된 리스트이며, 순서는 순위없이 개봉순서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시네도키, 뉴욕 (Synecdoche, New York)
찰리 카우프만 감독

카우프만 없는 공드리를 걱정했던 것처럼, 공드리 없는 카우프만도 그 걱정의 정도는 조금 덜했으나 걱정했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결과는 대만족, 아니 대압도된 느낌이었습니다. 카우프만은 항상 인간 존재와 마음의 심연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본인이 감독을 맡게 된 이 작품에서는 드디어 그 심연의 끝까지 가보려 합니다. 영화란 무릇 이야기가 주는 감동도 있지만 본인만의 것으로 느껴질 때 더 큰 감동이 오기 마련인데, 카우프만의 심연에서 나를 발견하는 동시에 이 영화를 내 인생의 영화 중 한편으로 꼽을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사실 분석해볼 만한 거리가 참 많은 작품임에도, 완전히 카우프만의 세계에 공감한 탓에 굳이 분석할 필요성을 못느낄 정도였죠. 찰리 카우프만의 작가적 야심이 정말 대단했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내 안을 카우프만이 훤히 다 꿰뚫어보고 있는 듯해 한없이 위로받고만 싶었던 작품이기도 했구요.




(500)일의 썸머 ((500)Days of Summer)
마크 웹 감독

조이 데샤넬의 열혈팬이라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던 작품이긴 했지만, 그녀 이상의 무언가를 얻을 수 있었던 좋은 드라마였죠.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법한 일들을 진부하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내는 방식, 알콩달콩 하지만 현실적이고 씁쓸함과 희망을 동시에 주는 이 작품은, 몇 년간 본 로맨스 영화들 가운데 손꼽을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내게도 있었던 '썸머'를 떠올리게도 했구요. 앞으로도 조이 데샤넬과 조셉 고든-래빗의 배우로서의 매력을 보고 싶을 때 만큼이나, 연애에 관해 떠올려야 할 때면 이 작품을 찾아보게 될 것 같네요.






밀크 (Milk)
구스 반 산트 감독

구스 반 산트의 2008년 작 '밀크'는 동성애자로서는 미국 최초로 시의원에 당선되었던 하비 밀크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구스 반 산트가 언젠가는 만들었어야 할 운명적인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아직도 몇몇 사람들은 이런 영화를 단순히 동성애 영화라고만 생각하기도 하는데, '밀크'야 말로 보편적인 정서와 동성애적 의미를 모두 완벽하게 감싼 경지에 이른 작품이라고 감히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과거를 살았던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구스 반 산트는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와 공감할 수 있도록 영화를 구성했고, 그렇기 때문에 그를 추억하는 것은 곧 현실을 바라보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작품이기도 해요. '밀크'를 보고 느꼈던 가장 큰 생각이라면, '과연 나는 이 만큼 뜨겁게 살고 있는가?'라는 거였죠.

(2008년 작이지만 국내에는 2010년 2월 개봉했기에 포함했습니다)





셔터 아일랜드 (Shutter Island)
마틴 스콜세지 감독

'셔터 아일랜드'는 올 상반기 가장 뜨거웠던 작품 중 하나였죠.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의 결말의 방향성의 여부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영화를 보고나서 이것저것 이야기해볼 것이 많은(그러고 싶게 만드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흥미로운 작품이었던 것 같네요. 디카프리오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스콜세지가 만든 미장센에 감탄했는데, 올 상반기 호불호가 가장 크게 갈렸던 '셔터 아일랜드'에 대한 저의 견해는 물론 '호' 입니다. 나중에 블루레이가 출시되어 다시 보게 된 영화는, 스토리 자체 보다는 스콜세지가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려, 무엇을 이루려고 했는지에 더 반응하며 보게 되더군요. 






시리어스 맨 (A Serious Man)
코엔 형제 감독

'파고'를 비롯한 코엔 형제의 예전 영화들도 물론 좋아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이후의 작품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에요. '번 애프터 리딩'도 좋았었는데, 이런 취향에 정점을 찍은 작품이 바로 '시리어스 맨'이었죠. 이 작품을 보면 볼 수록 '아, 진짜 코엔 형제는 천재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이렇게 삶이라는 것에 대해 유머와 진지함의 완벽히 조화를 이뤄가며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영화적 재미마저 주는 이들의 영화기술은, 날로 대단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많이 배웠던 작품이었어요. '주차장을 보세요!'는 올해 최고의 대사 중 하나.






킥 애스 (Kick-Ass)
매튜 본 감독

'힛 걸' 이라는 인기 캐릭터와 더불어 이를 연기한 클로 모렛츠를 일약 스타덤에 올린 작품 '킥 애스'. '다크 나이트' 이후 힘을 잃었던 (아니 겁먹었던) 히어로물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동시에, 기본적인 것에 매우 충실한 작품이기도 했죠. 웃어 넘길 수 없는 것과 그냥 웃어 넘겨도 괜찮은 것이 같은 것일 때에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흥미로운 작품이었던 것 같네요. 어린아이가 폭력적으로 묘사되는 것에 논란을 갖기 이전에, 그렇담 '왜? 아이여야만 했나?'를 떠올려본다면 좀 더 작품을 이해하는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시 (Poetry)
이창동 감독

21세기에 영화를 통해 시를 쓸 수 있는 감독은 과연 몇이나 될까요. 적어도 국내에서 이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내공을 갖고 있는 감독은 이창동 감독 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 사실 그의 대표작들로 꼽히는 '박하사탕' '오아시스'등은 너무 자극적이고 과한 느낌이 있어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시'를 보고나서는 '아, 이 사람 정말 차원이 다른 시를 쓰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현재까지 개인적으로 이창동 감독 작품 중 베스트는 단연 '시' 입니다.





인셉션 (Inception)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올해 영화 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린 작품이라면 단연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개인적으로 '인셉션'의 맹점은 꿈의 단계별 구조 분석과 그 상관관계에 대한 해답이 아니라, 관객이 바로 그 구조를 분석하고 싶게 끔 만드는 구조의 특성에 있다고 생각되네요. 예전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썼을 때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느 것이 정답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정답이 되는 구조적 특성을 가졌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놀란 스스로 말했거나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 답이 아닌 그 외의 답들도 논리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구조를 잘 '설계'했다는 거죠. 설계 자체에 대한 영화인 동시에 영화에 대한 영화이기도 했으며, 개인적으로는 감정적으로도 코브의 감정선에 공감할 수 있어서 감동적이기까지 했던 영화였어요.




토이 스토리 3 (Toy Story 3)
리 언크리치 감독

사실 영화를 보기 전 부터 울거라고 생각은 했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예상되는 줄거리를 가졌더라도 관객을 100% 울리고 마는 픽사인데, 아무렴 자신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난감들 이야기의 마무리를 그냥 적절히 정리할 리가 만무했기 때문이죠. 사실 100% 마음에 드는 마무리는 아니었지만 전편들로부터 이어져온 감정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온 눈물은 또 한 번 어쩔 수가 없더군요. 






옥희의 영화 (Oki's Movie)
홍상수 감독

올해 홍상수 감독은 '하하하'와 '옥희의 영화'라는 이른바 '홍상수 월드'의 영화 두 편을 내놓았죠. 두 편은 연장선상에 있으면서도 또 전혀 다른 작품이기도 했는데, 둘 모두 리스트에 올리려고 하다가 어렵게 어렵게 '옥희의 영화'를 택했네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수 많은 명장면 중에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라면, 폭설 후의 강의 실 대화 장면이었어요. 뭐랄까 이 장면은 마치 판타지에 가까운 장면이었는데, 나도 저런 순간을 만나보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치는 한 편, 홍상수 월드에서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장면이라 절로 입꼬리가 씨익 올라가는 장면이기도 했죠. 어쨋든 저는 홍상수 월드의 신봉자입니다. 예전에는 아니었지만요.






엉클 분미 (Uncle Boonmee Who Can Recall His Past Lives)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

발음하기도 어려운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이라는 이름은 씨네필들 사이에서 요 몇해 가장 뜨거운 이름 중 하나였죠. 사실 그럼에도 저는 그의 전작들을 거의 보질 못했었는데, 이 작품 '엉클 분미'가 되어서야 비로서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어요. 첫 느낌은 물론 '어렵다'였어요. 지금 생각해도 이 작품은 결코 쉬운 화법의 영화는 아니에요. 간단히 볼 수도 있지만 단순히 보기엔 굉장히 깊은 정서를 담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구요. 개인적으로는 동시대의 감독 가운데 보기 드문 화법을 가진 감독을 만난다는 경험과 '엉클 분미'에서 보여주었던 공존에 대한 경험, 그리고 삶과 죽음을 넘어서는 '고차원'의 이야기가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웠던 작품이었어요. 






소셜 네트워크 (The Social Network)
데이빗 핀처 감독

데이빗 핀처의 '소셜 네트워크'는 국내에서는 마치 최연소 억만장자의 성공담 처럼 홍보되고 소문이 나는 바람에, 그리고 페이스북 그 자체에 관한 이야기로 여겨지는 바람에 생각보다 큰 바람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페이스북'에 대한 이야기를 완전히 다른 것으로 대체하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데이빗 핀처의 놀라운 연출력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데이빗 핀처의 작품들은 모두 좋아하고 특히 '조디악'을 좋아하는 편인데, '소셜 네트워크'는 '조디악'과는 또 다른 지점의 경지에 있는 작품이었어요. 트렌스 레즈너의 음악은 올해의 사운드트랙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었구요. 아, 참고로 원제는 'The Social Network'로 별로 쿨하지 못하지만, 국내 제목은 '소셜 네트워크'로 매우 쿨한 편입니다.





그 밖에 아쉽게 리스트에 들지 못한 작품들로는 올해 가장 인상깊게 본 다큐멘터리 형식(하긴 이 작품을 완벽한 다큐멘터리로 보긴 좀 어렵죠)의 '맨 온 와이어'도 있고, '예언자' '인 디 에어' '하하하' '골든 슬럼버' '소라닌' '검우강호' '부당거래' 등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검우강호'는 볼 때는 잘 몰랐는데 시간이 갈 수록 또 보고 싶었지는 작품이고, '소라닌'은 개인적으로 올해의 청춘 영화였으며, '골든 슬럼버' 역시 이사카 코타로와 나카무라 요시히로 콤비의 신작으로서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구요.

2010년 한 해도 참 좋은 영화들을 극장에서 많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2011년 한 해도 극장에서 만날 새로운 영화들에 벌써부터 두근두근 하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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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 Must Go On

2001년 작으로 개봉한지 10년 가까이 된 바즈 루어만의 뮤지컬 영화 ‘물랑 루즈 (Moulin Rouge!)’는, 뮤지컬 영화의 오랜 계보를 통해 보더라도 무척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뮤지컬 영화의 황금기였던 1940년대를 지나 ‘사운드 오브 뮤직’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올리버’ 등 아직까지도 사랑 받는 걸작 뮤지컬들이 선을 보였던 1960년대를 넘어서면서부터, 노래하며 춤추는 뮤지컬 영화는 점차 헐리웃의 주류에서 조금씩 물러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항상 노래하고 춤추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던 호주 출신의 바즈 루어만 감독은,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는 2001년에 자신 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뮤지컬 한 편을 탄생시켰으니 그 작품이 바로 이 작품 ‘물랑 루즈’다. 이제와 더 확고해진 생각이지만, 2001년 이라는 시기에 내놓은 새롭고도 고전미 넘치는 이 뮤지컬 영화는 참으로 적절했던 것 같다. 결국 대중적 인기와 더불어 뮤지컬 영화의 오랜 팬들에게도 사랑 받는 작품이 되었으니 말이다.




일단 다들 아는 바와 같이 ‘물랑 루즈’만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극중 사용된 노래들이 모두 유명한 팝 넘버들이라는 점이다. ‘물랑 루즈’가 성공한 지금이야 팝을 사용한 이 영화의 노래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럽지만, 사실 제작 전 이런 아이디어를 바즈 루어만이 냈을 때만 해도, 이 아이디어는 기발하다기보다는 비아냥을 더 자주 들었던 위험한 시도였다. 다시 말해 신선한 기획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조차 선뜻 진행해보기는 쉽지 않은 시도였다는 것. 하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바즈 루어만의 이 시도는 대중들에게 다시 한번 뮤지컬 영화의 그 흥분과 감동을 다시 한번 깊게 새기는 성공 사례가 되었으며, 영화적 성공은 물론 바즈 루어만 본인과 그 스텝들의 작업에 대한 신뢰 그리고 사운드 트랙에 엄청난 히트로 이어졌다.




아마 바즈 루어만이었다면 유명한 팝들을 편곡한 뮤지컬 영화를 내놓지 않았더라도 뮤지컬 골수 팬들에게는 제법 만족할 만한 영화를 만들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뮤지컬 영화와는 멀어진 일반 대중들마저 끌어 앉기에는 아마 힘에 겨웠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의 이런 선택은 더 중요했다고 볼 수 밖에는 없겠다. 바즈 루어만은 그 화려한 미술 만큼이나 곡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는데, 다양한 장르와 비틀즈, 엘튼 존부터 U2와 스팅, 마돈나를 거쳐 데이빗 보위와 너바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와 음악 팬들을 아우를 만한 종합선물 세트 같은 선곡과 편곡으로 새로운 뮤지컬 넘버를 완성해 냈다. 그 정점에는 이완 맥그리거와 니콜 키드먼이 부르는 ‘Elephant Love Medley’가 있다. 마치 한 곡 처럼 부드럽게 이어지는 각기 다른 가수와 장르, 시대의 곡들은 쉴새 없이 몰아치며 요새 유행하는 예능 자막형식에 비유하자면 ‘내가 바로 물랑 루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다. 물론 이 환상적인 메들리와 오버스러운 판타지를 ‘느껴지도록’ 만들어낸 이완 맥그리거와 니콜 키드먼의 공도 빼놓을 수 없겠다.



그런데 바즈 루어만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많은 뮤지컬 영화들이 시도했던 바와 같이 무대 뒤 광대의 이야기, 즉 뮤지컬을 만드는 자신들의 이야기까지 완벽하게 녹여냈다. 이를 대변하고 있는 캐릭터는 짐 브로드벤트가 연기한 ‘지들러’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을 텐데, 여러 가지 사연들이 있음에도 무대 위에서는 웃고 그 무대가 지속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Show Must Go On’을 노래하는 지들러의 모습에서는, 캐릭터들의 애환을 넘어서서 스크린 밖 영화를 만드는 이들의 절실함마저 느껴진다. 이 긴 여정의 시작과 마지막에 툴루즈 (존 레귀자모)의 쓸쓸한 모습을 배치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겠다. 뮤지컬의 세상은 무대 위에서는 항상 즐겁고 모든 것이 다 이뤄질 것만 같지만, 무대 뒤에 항상 아픔이 존재한다는 사실 말이다.

Blu-ray 메뉴







오랜만에 보는 메뉴의 완벽한 한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기본 메뉴 언어는 물론 스페셜 피쳐 메뉴에 대한 상세한 설명까지 모두 한글화가 되어 있다. 아래에 계속 설명하겠지만, 이번 ‘물랑 루즈’ 블루레이는 완벽한 현지화의 승리다.


Blu-ray : Picture Quality

MPEG-4 AVC 코덱의 1080p 블루레이 화질은 2001년 작임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화질을 보여준다. 최신작과 비교하자면 아무래도 종종 디테일이 아쉬운 장면을 발견할 수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우수한 퀄리티의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참고로 이번 ‘물랑 루즈’ 블루레이 작업은 부가영상에 수록된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최신 기술을 통해 더 좋은 최고의 화질을 내려고 한 것이 아니라, 관객이 극장을 나오며 느꼈던 당시의 느낌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하 스크린샷은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DTS-HD MSTR의 사운드 역시 DVD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디테일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물랑 루즈’는 액션 영화처럼 화끈한 효과음들은 없지만, 절대 조용하지 않은 다양한 음악들이 존재하는 탓에 멀티 채널을 통해 흥겨운 뮤지컬 시퀀스를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중간중간 판타지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오버스런 효과음들이 등장하는데, 이런 섬세한 사운드 효과들을 좀 더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캐치할 수 있다.


Blu-ray : Sound Quality

DTS-HD MSTR의 사운드 역시 DVD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디테일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물랑 루즈’는 액션 영화처럼 화끈한 효과음들은 없지만, 절대 조용하지 않은 다양한 음악들이 존재하는 탓에 멀티 채널을 통해 흥겨운 뮤지컬 시퀀스를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중간중간 판타지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오버스런 효과음들이 등장하는데, 이런 섬세한 사운드 효과들을 좀 더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캐치할 수 있다.





Blu-ray : Special Features

완벽한 현지화, 승리의 부가영상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물랑 루즈’ 블루레이 부가영상은 완벽에 가깝다기 보다는 그냥 완벽하다. 그간 블루레이 리뷰를 통해 아쉬움으로 지적해 왔던 모든 부분들이 모두 보완된 버전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기본에 충실함은 물론 ‘이것도 지원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것까지 모두 지원하고 있다.




(참고로 위의 이미지를 보면 검은 박스가 나와 있는데, 이는 캡쳐 시에만 발생하는 문제이며 실제 BD플레이어나 BD-ROM을 통해 감상할 때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일단 음성해설의 우리말 자막을 완벽하게 지원한다. 최근 발매된 타이틀을 비롯해 국내에 발매된 타이틀 중에는 유독 가장 중요한 스페셜 피쳐라 할 수 있는 음성해설에 한국어 자막이 수록되지 않아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았던 점을 미뤄봤을 때, 분명 반길 만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 사실 음성해설이 시작되자마자 이 부가영상의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자막 지원 여부를 떠나서 음성해설에 참여하고 있는 감독과 스텝들이 자신을 소개할 때 본인의 이름과 사진이 포함된 소개 이미지까지 제공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의 호사스런 친절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그 만큼 만족스러웠다는 얘기. 하지만 만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음성해설의 한국어 자막지원 조차 많지 않은 터라 pip형태로 제공되는 부가영상에 대한 자막의 경우 ‘그래, 음성해설과 겹치는 부분이 있으니 이것까지 지원하긴 어렵겠지’하며 스스로 위로하곤 했었는데, ‘물랑 루즈’ 블루레이 타이틀은 이 점을 완벽하게 지원하고 있다. 위 두 장의 캡쳐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음성해설에 대한 자막과 더불어 pip형태로 제공되는 부가영상과 하단에 이미지 형태의 pip로 제공되는 정보 부분 역시 완벽한 한글화로 제공되고 있으며, 노래가 나오는 장면의 경우, 곡의 제목과 아티스트의 이름까지 별도로 한글화 되어 제공되고 있다 (아, 이 대목에서는 울컥할 뻔했다). 너무 한꺼번에 이런 것들이 모두 한글화가 지원되니 적응이 안되 어지러울 정도였는데, 한 편으론 모든 타이틀이 응당 이와 비슷한 퀄리티의 현지화가 되어야 했었다는 또 한 번의 아쉬움도 드는 순간이었다. 어쨌든 결론은 음성해설의 한국어 자막은 물론, pip 형태의 부가영상에도 완벽하게 한글화가 이루어졌다는 사실.




음성해설과 함께하는 pip 형태의 ‘장엄, 장엄’은 위의 캡쳐 이미지처럼, 화면 좌측 하단에 ‘비하인드 신’이라는 아이콘이 나타날 경우 이를 리모콘의 엔터를 클릭하면 추가 장면을 별도로 즐길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들어간 추가 장면에서도 자막이 완벽하게 지원된다.




‘바즈 루어만의 한 마디’에서는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뒤 블루레이 포맷으로 새롭게 작업을 하게 된 바즈 루어만 감독의 간단한 소개말이 수록되어 있다. 새롭게 블루레이로 작업을 하며 어떤 부분들을 더 신경 썼고, 어떤 부분들이 보강되었는지 친절한 소개가 이어진다.




‘창조적인 모험’에서는 바즈 루어만과 이 작품의 프로덕션 디자인 및 코스츔 디자인을 맡은 캐서린 마틴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첫 만남부터 첫 영화를 만들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조금 특이한 점은 이 부가영상은 단순히 ‘물랑 루즈’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즈 루어만의 필모그래피를 총괄하는 의미를 갖는 인터뷰로서, 이 작품 외에 ‘댄싱 히어로’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완성되는 레드 커튼 3부작 작품들과 ‘오스트레일리아’에 대한 장면과 이야기도 조금씩 전해들을 수 있다.




‘예술의 사실’에서는 이 작품의 대부분의 작업이 이뤄진 ‘House of Lona’의 곳곳을 소개하고 있다. 예술의 산실이라는 이름답게, 이 집안에서 기획, 연습 및 대본 리딩은 물론 녹음마저 이뤄졌다는 사실이 놀랍기까지 하다. 아, 참고로 이번 ‘물랑 루즈’ 블루레이에 수록된 부가영상의 경우 기존 DVD에 수록되었거나 새롭게 수록되었으나 예전 자료여서 4:3의 SD비율로 촬영된 영상의 경우, 일반적인 경우처럼 4:3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BD의 와이드 화면 비율은 유지하되 위의 캡쳐 이미지와 같이 프레임 디자인 속에 영상을 보여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런 방식을 취할 경우 4:3 풀스크린 방식으로 보여줄 때보다 보여지는 화면의 크기가 조금 작아질 수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화면 크기의 변동 없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체적으로는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이 외에도 배우, 음악, 댄스, 미술 등의 분류를 통해 각각의 부가영상을 가득 수록하고 있다. 특히 몇몇 영상은 이번 블루레이를 위해 새롭게 추가된 영상들로서, 말 그대로 자료실에서 꺼내온 소중한 영상 자료라고 할 수 있겠다. 주요 장면의 리허설 장면들과 팝 넘버를 뮤지컬화 하게 되었던 음악 제작과정, 이완 맥그리거, 니콜 키드먼, 짐 브로드벤트, 존 레귀자모, 리차드 록스버그의 인터뷰 그리고 본편에는 수록되지 않은 삭제 장면들과 니콜 키드먼의 첫 번째 보컬 테스트 장면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총평]
영화 ‘물랑 루즈’는 바즈 루어만의 최고의 작품으로서 뮤지컬 영화를 대중들에게 다시금 다가가게끔 만든 중요한 의미를 갖는 작품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은 이런 작품에 걸맞게 우수한 화질과 사운드 그리고 무엇보다 음성해설의 pip형태 부가영상까지 한글화가 완벽하게 이루어져, 소장가치 면에서는 현재까지 출시된 타이틀 가운데 손 꼽힐 정도라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겠다. 앞으로도 국내 블루레이 시장에도 ‘물랑 루즈’ 블루레이와 같은 완벽한 현지화 타이틀이 출시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글 / 아쉬타카 (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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