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자주가는 까페 골목에서 예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던 까페였으나 기억을 되살려보면 정작 단 한번도 가본 적은 없었던
까페 '물고기'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걍 한번 가보고 싶었다.

마음은 이미 도쿄에 있는 듯, 10월 가고야 말 도쿄 여행 계획을 짜느라 정신없음.

참고로 엇그제 물고기 앞을 지날 때 가수 하림씨를 보았는데, 오늘도 계셨음.
싸인 받고 사진을 청하려다가 여기 왠지 자주 오시는 것 같아서, 나중에 CD가져와서 싸인 받는게 예의라고 생각되어 패스함.









서태지 - Atomos
그의 여덟 번째 소리

이미 앞서서 두 장의 싱글 앨범을 통해 새로운 사운드를 들려주었던 서태지의 정규 앨범이 7월 1일 발매되었다. 서태지가 싱글이라는 개념으로 본격적인 음반 발매를 시도하면서 음반의 가격이나 수록곡에 대한 논쟁 혹은 질타 들이 많이 있어왔는데, 이번 정규 앨범 역시 이런 연장선에서 (그리고 더 추가되어) 또 한 번 논란이 되고 있는 듯 했다. 이런 음악 외적인 논쟁에 대해서는 마지막에 조금 보태보기로 하고, 일단 드디어 '정규 앨범'에 모습을 갖춘 그의 여덟 번째 소리 'Atomos'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이번 정규 앨범에는 총 12곡이 수록되었고, 그 중 8곡은 기존 두 장의 싱글을 통해 선보였던 곡들을 새롭게 믹싱과 재녹음 작업을 더해 수록하였고, 2곡은 기존 싱글을 통해 공개되지 않았던 리믹스 버전이, 그리고 나머지 2곡은 신곡이 수록되었다. 기존에 수록된 곡들에 대한 각각의 평들은 이미 싱글 발매 당시에 이야기했었기 때문에 추가로 더할 말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곡들은 다를 것이 없지만 음반 소개에 따르면 새롭게 믹싱작업을 하고 악기와 보컬까지 재녹음을 거쳤다고 하는데, 간단히 얘기하자면 일반 음악팬들 입장에서 이 믹싱과 재녹음 작업에 결과물을 몸으로 체험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즉 딱 들어봤을 때 기존 싱글들과 확연히 달라진 사운드를 느낄 수는 없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예전에 발매된 앨범들이 리마스터링 과정을 거쳐 발매되는 경우는 세월의 거리 만큼 달라진 사운드를 느낄 수 있는 반면, 이번 서태지의 정규 앨범 같은 경우는 싱글 앨범이 발매된지가 그리 오래 되지 않았고, 그리고 싱글 앨범 자체도 사운드 퀄리티 측면에서 서태지답게 엄청나게 신경 쓴 앨범이었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그 차이를 쉽게 실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예전 이승환이 새앨범을 발매할 때 곡을 만들고 쓰는 작업만큼이나 앨범에 사운드를 담아내는 과정에 엄청난 비용과 정성을 쏟는 다며, 질 낮은 MP3나 스트리밍이 음악 감상에 주가 된 현실에서는 뮤지션 자신의 자기만족 외에는 헛수고가 되고 마는 현실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음반을 수백, 수천장씩 모으는 음악 팬의 입장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앨범이 더 좋은 퀄리티로 재녹음 되었다거나 디지털 리마스터링 과정을 거쳐 새롭게 발매된다는 사실은 분명 매력적인 유혹이다. 실제로 이런 이유들 때문에 같은 앨범을 중복으로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으며, 현재 발매 예정인 비틀즈의 리마스터링 앨범들이 기다려지는 이유도 이 같은 이유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서태지의 이번 정규 앨범의 성격은 약간 미묘한 측면이있다. 싱글에 수록된 버전의 사운드 퀄리티와 정규 앨범에 수록된 곡의 퀄리티의 차이가 일반적인 음악 감상 환경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느낄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물론 음악을 온전히 그대로 즐길 수 있는 고가의 시스템 환경이라던가 더 나아가 아예 스튜디오에서 싱글과 정규 앨범을 비교해서 들어본다면 아마도 그 차이가 확연히 느껴지지 않을까도 싶다. 하지만 현실은 정말 저질의 MP3로 듣는다던가, 스트리밍 사이트 혹은 미니홈피의 배경음악, 더 나아가 핸드폰 벨소리 등으로 사용되는 것이 위주이다 보니 이런 뮤지션 본인이 장점으로 내세우는 퀄리티 적인 장점이 빛을 발할 여지가 거의 없게 되어버린 것 같다.




일단 기존 곡들의 향상된 사운드 퀄리티는 재쳐두고 가장 기대가 되었던 건 역시 이번 앨범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던 2곡의 신곡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서태지는 다른 어떤 뮤지션들보다 새 앨범 발매시 '어떤 곡일까?'하는 궁금증이 큰 뮤지션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일단 이번 앨범의 경우는 앞서 싱글 발매 방식을 통해 앨범의 성격이나 곡들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예전 앨범들보다는 궁금증이 덜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나' 기대되는 건 어쩔 수 없었고, 발매일 매장으로 달려가 구매한 따끈따끈한 신보에 수록된 2곡의 신곡 'Replica'와 '아침의 눈'을 들어볼 수 있었다. 'Replica'를 처음 들었던 느낌은 상당히 '가요'같다는 느낌이었다. 나쁜 뜻으로 가요같다는 것이 아니라(언제부턴가 가요 같다는 것이 나쁜 뜻으로 훨씬 더 많이 쓰이는 것 같다;;) 무언가 약간은 서태지스럽지 않으면서 일반적이라고나 할까. 전반적인 진행이나 보컬이나 상당히 평범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좀 더 들어봐야 알일이고, 이 곡은 어디까지나 12곡이 수록된 정규 앨범 중 한 곡이니 이런 점을 감안해야 될 듯 하다.




'아침의 눈'은 그에 비해 훨씬 마음에 드는 편이었다. 아, 그전에 음반 쇼핑몰들을 보니 수록곡들을 늘어놓고는 '아침의 눈'에 타이틀 곡이라고 표시를 해두었던데, 서태지의 정확한 의도를 듣지는 못했지만 일반적으로 싱글이 선행되고 음반이 발표되는 시스템에서 보았을 때, 정규 앨범을 통해 공개된 2곡 중 하나가 타이틀 곡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싱글을 통해 공개되었던 'MOAI'가 서태지의 여덟 번째 앨범에 타이틀 곡이라고 해야 맞지 않을까 싶다.

이 앨범을 여덟 번째 정규 앨범으로 보지 않고 또 하나의 싱글 앨범같이 보게 된다면 많은 아쉬움이 들 것 같다. 일단 새롭게 공개된 2곡의 신곡이 기존 발표되었던 싱글 곡들보다는 임팩트나 감흥이 부족하게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한데(개인적으로), 이는 어쩌면 그럴 수 밖에는 없는 것이 이 정규 앨범에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곡들은 첫 번째, 두 번째 싱글 공개 되었던 곡들일 수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12곡이 담긴 정규 앨범에 측면에서 보았을 때 그리 나쁜 구성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MOAI'나 'Bermuda [Triangle]', 'Human Dream'같은 곡은 서태지답게 새로운 사운드와 감성을 엿볼 수 있었던 멋진 곡들이었으며, 'T'ikt'ak'과 'Coma'역시 3번과 6번 트랙으로서 손색이 없는 곡이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앨범을 온전한 정규앨범으로 보더라도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던 것처럼 싱글에 수록되었던 B-Side 곡들까지 정규 앨범에 고스란히 담겼다는 점이다. 이렇게 됨으로서 싱글 만의 가치는 패키지나 또 하나의 아이템으로서의 기능만을 갖게 되어버렸으며, 예전에 특히 거세었던 가격 논쟁으로 미뤄봤을 때 한 장의 음반을 3장으로 나누어 판매했다는 얘기를 들을 만한 빌미를 주게 되어버린 것 같다. 본래 싱글과 정규 앨범의 경우 싱글에 수록되었던 곡들이 정규 앨범에 그대로 수록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B-Side곡들 마저 수록되면서 리믹스를 제외하면 신곡이 2곡 뿐이었다는 점은 분명 그를 공격하려고 만반에 준비를 하고 있는 안티팬들에게 좋은 먹이감이 된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새로운 리믹스 버전 곡들을 수록했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한 때 댄스음악에서 무분별하게 트랙 늘리기를 위해 진행되었던 작업들 때문에 '리믹스'라는 것에 대한 신뢰도가 심각하게 떨어져있기는 하지만, 서태지가 내놓는 리믹스라면 이런 우려를 갖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생각해서인지, 차라리 또 다른 편곡의 리믹스 곡들을 담았더라면(신곡을 담을 것이 아니었다면) 하는 팬으로서의 아쉬움이 남는다.




서태지의 오랜 팬된 입장에서 보았을 때 사안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서태지'여서 더 큰 질타를 받게 되는 일들이 분명 있었다. 안티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도 그랬고, 팬 된 입장에서도 '서태지니까' 하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이 더 컸던 경우가 많았었다. 그것이 어쩌면 서태지라는 아티스트의 숙명일 수도 있겠지만, 그냥 객관적인 시각으로 욕할 것은 욕하고 칭찬 할 것은 칭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들러붙어서 좋다 나쁘다, 별로다 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다 관심과 유명세 때문일테니까.

여튼 분명 앞선 싱글들과 연관지었을 때 아쉬운 점이 있는 정규앨범이었다.
음악 자체로서는 '역시 서태지!'였지만.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 본문에 사용된 앨범 자켓 사진은 모두 본인이 직접 촬영한 것이며, 리뷰를 위해 인용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음을 밝힙니다.









6월 26일 이른 아침. 문자 메시지 오는 소리에 얼핏 잠이 깨지만 별로 중요한 일 아니겠지 하고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다시 문자 메시지가 오는 소리가 들린다. 혹시 무슨 급한 일은 아닐까 해서 확인해봐야 겠다하고 생각할 때쯤, 때마침 핸드폰으로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뉴스 봤어?, 마이클 잭슨 오늘 죽었데' '뭐라고?' '진짜야, 지금 속보로 막 나오고 있어' '무슨 말이야, 마이클 잭슨이 죽다니' '심장마비래, 빨리 TV틀어봐' 급하게 전화를 끊자마자 TV를 틀었다. 여기저기 속보가 터져나온다. 이 바보 같은 상자에서는 도대체가 믿을 수 없는 사실을 계속해서 쏟아낸다. 나의 영웅 마이클 잭슨이 죽었다니. 마이클이.... 믿을 수 없어.


이 이후로도 이 날 하루는 참 많은 친구들에게 전화와 문자를 받았습니다. 그 중에는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로 거의 한 번도 연락을 안했던 친구도 있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평소 자주 연락하지 않는 친구들도 많았는데, 이 친구들은 저에게 이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하려는 것도 있었고, 다른 한 편으론 아마도 이 사실에 가장 많이 충격받았을 저를 위해 위로를 전하려고 오랜만에 용기를 내어 연락한 것 같았어요. 학창 시절 제게는 마이클 잭슨과 서태지라는 두 인물을 때어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우상 그 자체였는데, 중학교 수학여행때 'Heal the world'를 불렀던 탓에 제가 잭슨 팬이라는 것을 모두가 다 알게 되었죠. 그래서 인지 이 친구들은 마이클 잭슨의 충격적인 소식에 저를 떠올렸던 것 같더군요. 하지만 정말 오랜만에 들려온 친구들의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잭슨의 죽음 소식은 너무도 충격적이었어요. 아직 50밖에는 안된, 올해 10월부터 세계 투어 공연을 앞두고 한창 연습 중이던 마이클에게 죽음이라니요. 이런 일이 어디있습니까 ㅠㅠ




제게 있어 마이클 잭슨이라는 존재는 'KING OF POP' 그 이상이었어요. 제가 아주 어렸던 시절 부모님이 제가 옹알대는걸 녹음한 테잎이 있는데, 들어보면 아직 우리말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어린 나이지만 라디오를 통해 그리고 녹음된 테이프를 통해 흘러나오는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말도 안되는 발음으로 따라부르는게 나옵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엉터리 영어지요. 제가 아마 음악이라는걸 처음, 인지하지는 않았어도 분위기로 접하게 된 것은 아마 마이클 잭슨의 음악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왜 어렸을 때는 TV속에 등장하는 뮤지션들의 모습을 집에서 혼자 따라도 해보고 춤도 춰보고 하잖아요. 저에게 그런 첫번째 대상은 마이클 잭슨이었으며, 우습게도 나이를 제법 먹은 이후에도 그의 몸짓과 습관들은 몸에 배어서 혼자 있을 때면 자주 흉내내보곤 했었지요. 재미있는 건 어렸을 때 엉터리로 외워버린 영어 가사 때문에 나중에 영어를 배우고 난 뒤에도, 몸에 익어버린 엉터리 영어를 전부 다 떨쳐내지 못했다는 거죠. 그 만큼 제게 있어 마이클 잭슨은 머리로 배우고 받아들인 존재가 아니었어요. 몸으로, 가슴으로 받아들였던 존재였죠.



아마도 저는 기억 못하지만 제가 마이클 잭슨 보다 먼저 듣게 되었던 것은 잭슨 파이브(Jackson 5)일지도 몰라요. 물론 잭슨 파이브가 활발히 활동했을 당시 제가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부모님께서는 모타운 레코드 소속 뮤지션들의 곡들을 즐겨 들으셨으니(그중 잭슨 파이브를 가장!) 더 먼저 들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나중에 마이클 잭슨을 본격적으로 좋아하게 된 뒤에 그가 5살 때부터 잭슨 파이브라는 패밀리 밴드에 보컬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자연스레 잭슨 파이브의 음악을 찾아 듣게 되었죠. 저는 지금도 마이클 잭슨의 음악 만큼이나 잭슨 파이브의 음악을 좋아합니다. 모타운 사운드를 워낙에 좋아하기도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그 중심에는 분명 잭슨 파이브가 있어요. 잭슨 파이브의 음악은 정말 마이클 잭슨이 보컬로 활동했던, 5살짜리가 보컬로 활약해서 화제가 되었던 밴드가 아니더라도, 정말 좋은 곡들이 많습니다. 지금 들어도 당췌 몸을 가만히 둘 수 없을 정도로 흥겨운 댄스곡들 부터, 도대체 어린 소년이 부르는 소울 보컬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발라드들까지. 잭슨 파이브는 이미 레전드 밴드였어요. 그 보컬인 마이클 잭슨이 'KING OF POP'이 되는 바람에 빛이 바랬지만요 ^^;





잭슨 파이브라는 그룹은 수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영감을 주었지만, 마이클 잭슨 본인에게는 누구에게나 있는 '유년기(Childhood)'를 빼았아갔죠. 이 부분은 마이클에게 가장 큰 상처이기도 했어요. 그에 관한 여러 다큐 작품들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어린 마이클은 항상 불만이 있었어요. 왜 몇 년씩 정신없이 여기 저기로 투어를 다녀야 하는지, 왜 타기 싫은 비행기를 매번 타야하는지, 왜 자기는 다른 친구들처럼 그냥 평범하게 놀면 안되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죠. 아니 할 수 없었죠. 예전 미국에서 방영했던 '잭슨가의 사람들'이라는 특집 드라마를 보면 잘 알 수 있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시간들이었죠. 그는 스스로 원해서 잭슨 파이브의 보컬이 되었다기 보다는 아버지의 강요와 나중에는 뮤직 비지니스의 요구 때문에 원치 않게 행동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죠. 이렇게 유년기가 없었던 마이클 잭슨은 어른이 되어서도 이 유년기의 공백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아직 동심이 그대로 남아있는 마이클이 겪기에는 너무 어른들의 더러운 일들이 그의 주변에 많았었죠. 성추행 혐의를 비롯해, 전세계 수많은 언론의 그를 향한 더러운 공격들까지. 많은 이들이 모르고 있지만, 성추행 혐의는 최종 무혐의 처리된 것은 물론 그가 죽은 이후에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던 아이의 아버지는 돈을 뜯어내기 위한 자작극이었다고 실토하기도 했습니다. 이제와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이미 그를 공격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를 성추행범으로 못박아 버린 지금에 와서 말이에요.




마이클 잭슨의 음악, 노래에 대해 하나하나 열거하자면 정말 끝도 없을 거에요. 그는 정말 'KING OF POP' 그 자체라 할 만큼 그냥 좀 인기있고 유명한 팝스타가 아니었어요. 전세계적으로 히트한 곡들만 해도 수십곡에 이르며 빌보드 앨범차트, 싱글 차트, 앨범 판매 기록 등 수많은 기록은, 수치적인 기록적 의미보다도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시대에 아이콘이었어요. 예전 AFKN을 통해서 'Billie Jean' 뮤직비디오를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가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바닥에 불이 켜지는 효과는 당시로서는 '와'소리가 나올 정도의 감각이었으며, 그가 모타운 기념 공연에서 보여주었던 전설의 공연 실황과 소년이라면, 아니 어른이라도 누구라도 한 번쯤은 흉내내봤을 문워킹은 두말할 필요없는 놀라운 장면이었죠. 뮤직비디오라는 형식을 과감히 넘어서서 거의 한 편의 단편 영화를 선보였던 'Thriller'는 또 어떻습니까. 실제로 이 뮤비를 처음 봤을 땐 그 반전아닌 반전에 상당히 놀랐었던 기억이 나네요. 'Beat It'과 'Bad'는 그 자체로 아이콘인 경우죠. 이 뮤비에서 잭슨이 입고 등장한 옷들이나 춤동작은 그 자체로 하나의 레전드가 되었습니다. 그가 죽은 이후에 오랜만에 'Beat It' 뮤직비디오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종반에 군무 장면의 연출은 지금 봐도 상당히 훌륭한 수준이었습니다. 마이클 잭슨이 가장 빛나던 순간이기도 했구요.




그의 모든 곡들과 뮤직비디오는 다 레전드라 부를 만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를 꼽으라면 'Smooth Criminal'을 꼽고 싶습니다. 아마 제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본 뮤직비디오가 아닐까도 생각되네요. 흰 정장과 중절모, 그리고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완장까지. 이 코스튬과 설정은 게임으로 발매되기도 했었죠. 영화 <문 워커>를 통해 만나볼 수도 있었는데, 이 뮤직비디오는 얼마나 많이 봤는지 중간에 션 레논과 흑인꼬마가 나누는 대화까지 다 외웠더랬죠. 이 곡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몸이 45도로 굽혀지는 린(Lean) 댄스를 들 수 있는데, 예전에 집에서 이거 따라하려다가 앞으로 정말 수태 넘어졌었죠 ㅎ 이 댄스의 비밀을 알기 전까지는 정말 영화 속 소녀처럼 보고도 믿지 못하기도 했었죠. 그래서 수없이 넘어졌고요 ㅎ 이 뮤직비디오 혹은 라이브 실황은 정말 언제봐도 신나고 흥겨운 곡입니다.




개인적으로 마이클의 곡들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는 바로 'Man in the mirror'입니다. 영화 <문 워커>의 첫 장면에 등장하는 맨 인 더 미러의 콘서트 실황 장면은 정말 감동 그 자체죠. 감동적인 무대와 더불어 인상적인 것은 콘서트 장에서 눈물 흘리는 팬들과 실신해서 실려나가는 팬들이 모습이죠. 이것 역시 마이클 잭슨하면 떠오르는 그 만의 장면 중 하나인데, 사실 콘서트에서 안전요원들에 의해 들려서 실려나가는 팬들의 모습은 그의 팬이 아니면 잘 이해가 안될 수도 있는 부분일 거에요. 저도 처음에는 잘 이해되지 않았었는데 그의 팬이 되면 될수록 이해가 가더라구요. 그가 떠난 이후 다시금 콘서트 영상을 보았는데, 무대에서 노래하는 마이클과 그를 보고 눈물 흘리는 팬들 모습에서 예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뭉클함이 느껴지더라구요. 다시 보기 힘든 장면이었습니다. 팬들의 눈물에 저도 울컥하게 되어서요.




마이클 잭슨의 노래나 퍼포먼스를 조금이라도 관심 깊게 본 음악 팬들이라면 90년대 이후 등장한 팝스타들의 모습에서 마이클 잭슨의 그림자를 어렵지 않게 찾아보실 수 있었을 듯 합니다. 해외 팝스타들은 마이클 잭슨을 보고 꿈을 키워왔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밝히곤 했고, 그의 스타일을 모방했다고 얘기하는 것 역시 거리낌이 없었죠. 굳이 해외스타로 눈을 돌리지 않고 국내 스타만 봐도 마이클 잭슨의 영향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실 지금 저스틴 팀버레이크나 어셔, 비 등의 퍼포먼스의 뿌리에는 모두 마이클 잭슨이 있지요. 호흡에서부터 손동작 하나까지 잭슨의 영향력에서 파생된 음악적 후계자들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그의 죽음이 이렇게까지 저에게 큰 영향을 줄줄은 몰랐었어요. 그의 오랜 팬이긴 하지만 어찌보면 단 한 번 만난적도 없고 만날 수도 없었고, 딴 세상 사람일 수도 있는 그의 죽음이, 저를 며칠 간 아무것도 못하게 할 정도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심한 두통에 회사를 조퇴하게 만들 정도로 큰 영향을 줄줄은 몰랐죠. 그 동안 30년이라는 세월을 살아오면서 같은 나이의 친구들의 죽음도 가족인 할머니의 죽음도 겪었었고, 가장 최근에는 그래도 응원했던 지도자를 슬프게 잃기도 했었지만, 이번 같진 않았던 것 같아요. 장국영이 떠났을 때도 이러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죠. 왜 그랬을까요. 마이클 잭슨이란 존재는 제게 과연 어떤 존재였을까요. 이 사람은 제게 알게 모르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던 것일까요. 왜 저는 이런 사실은 그가 떠난 다음에야 조금이나마 실감할 수 있게 되었을까요. 이제와 이렇게 밖에 얘기할 수 없는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런데 본래 이렇게 딴 세상에 가까운 삶을 살던 존재가 떠나면 크게 실감이 나지 않게 마련인데, 마이클 잭슨의 경우는 이상하게도 앞으로 그의 노래와 퍼포먼스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크게 와닿네요.




그의 죽음이 더 안타까운 이유는 바로 올해 10월 런던 공연을 시작으로 전세계 투어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본격적으로 새 앨범과 함께 다시 한번 KING OF POP의 재림을 알리는 투어가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그리고 바로 세상을 떠나기 전날에도 리허설 연습을 했던 그였는데, 이제는 이 공연을 볼 수 없데 되었다는 점이 더욱 더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그 어느 죽음이 안타깝지 않겠느냐만은, 오랜 어두운 터널을 지나 이제 막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던 그의 죽음이기에 더 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잭슨이 진행하려던 이 공연은 그의 오랜 팬이었던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중심으로 그를 그리는 팝 스타들이 함께하는 추모공연으로 채워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이 공연은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공연이 될 것 같네요. 가까운 일본에서라도 한다면 정말 꼭 가고 싶네요.





바로 사망 이틀전에 공연 리허설을 하는 마이클이 모습인데, 한 편으론 여전하면서 다른 한 편으론 몹시 수척해보이는 모습에 더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지금 분명히 얘기할 수 있는건 아마 앞으로도 마이클 잭슨과 같은 전 세계적 인지도와 커리어,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뮤지션을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누가 또 이렇게 전세계의 시골 구석구석에 사는 노인들까지 그 이름만은 알고 있을 정도의 인기와 유명세를 얻을 수 있을까요. 또 누가 이렇게 수 많은 사람들의 인생에 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요. 마이클 잭슨의 죽음이 슬픈 이유는 그를 잃어서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이가 없을 것이라는 걸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네요.

마이클 잭슨 (Michael Joseph Jackson). 그는 나에 영원한 영웅이자, 두 말할 필요없는 KING OF POP이었습니다.
당신을 대체할 수 있는 존재는 앞으로도 없을 거에요. 당신과 함께한 짧은 세월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미처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요. 앞으로도 당신이 들려준 그 음악들에 힘입어 하루하루를 더 열심히 살아갈께요.

누군가가 그렇게 얘기하더군요. 마이클의 죽음은 어떤 의미에서 드디어 편히 쉴 수 있게 된 거라구요.
이젠 편히 쉬세요.


Rest In Peace
Michael Jackson
1958.08.29 ~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상수역에서 합정역으로 걸어오는 길은 바로 얼마전 까지만 해도 겨우 몇 개의 까페들이 있을 뿐이었는데,
정말 짧은 시간 동안 급속도로 작은 까페/가게들이 들어섰다. 하루하루 놀랄 정도로 들어서는 까페들에 한 편으론 집에서
좀 더 가까운 곳에 좋은 공간들이 생겨서 좋기도 하지만, 왠지 너무 확장되는 것 같아 아쉬운 느낌도 들더라.

DSLR을 가져갔으면 좀 더 좋은 사진을 남길 수도 있었을텐데 아쉽게도 똑딱이로 슬쩍.
뭐 거의 하루 걸러 하루 가는 곳이니 다음을 기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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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궁 나들이  (2) 200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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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반전으로 일약 전 세계적 주목과 관심을 받게 된 감독이 있다. 'I See the Dead People'이라는 명대사와 함께 많은 관객들을 반전에 재미에 흠뻑 빠지게 했던 감독 바로 M. 나이트 샤말란이다. 1999년작인 <식스 센스>는 그에게 큰 주목과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이기도 했지만 결국 일종의 독과 같은 작품이 되어버렸다. <식스 센스> 이후 그의 영화를 보는 대부분이 관객들은 '또 어떤 반전을 보여줄까?' '식스 센스보다는 훨씬 충격적인 반전을 들려주겠지'하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이 후에 만든 작품들은 모두 다 어느 정도 평가절하 된 부분이 '분명히' 있으며 그 자체로 평가받지 못한 부분이 많든 적든 '분명히'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식스 센스>가 없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가끔 하곤 한다. 마치 록 밴드 라디오헤드(Radiohead)에게 'Creep'이 없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것 처럼. 이런 측면에서 보면 또 하나의 충격적인 반전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 (1994)를 만들었던 브라이언 싱어는 참 영리한 감독이라고 해야겠다. 물론 샤말란과는 취향이 틀린 것도 있겠지만, 싱어는 바로 자신이 원하는 <엑스 맨>시리즈를 통해 이 '반전'이라는 꼬리표가 생기기도 전에 옷을 갈아입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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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말란의 작품 들은 그렇게 모든 평가를 <식스 센스> 혹은 '반전'이라는 키워드와 묶어서 평가받곤 했다. 사실 따지고보면 작품 완성도에 따라 각각의 작품이 비교당하는 것도 억울한 마당에 단순히 반전 만을 가지고 '더 충격'과 '덜 충격'으로 나뉘는 평가는 분명 억울한 부분이라 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샤말란 영화 가운데 <식스 센스>가 가장 심심했다는 평가에서 기초한 '억울함'이라고 이해해도 무방하겠다 ^^; 그렇게 <언브레이커블> <싸인> 등을 거쳐 2008년작 <해프닝>이 선을 보였다. 샤말란(동료들은 그를 '나이트'라고 부르지만 우리에겐 역시 '샤말란'이라는 어감이 주는 친숙도가 더하기 때문에 이 리뷰에서는 계속해서 '샤말란'으로 부르도록 하겠다)은 결코 반전에 중점을 두고 있는 작가가 아니다. 대부분의 스릴러 영화들이 그렇듯이 하나의 이야기와 결말을 두고 그 과정 속에서 벌어지는 긴장감, 즉 서스펜스를 통해 인간과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즐기는 작가다. <해프닝>은 극 초반에 아주 직접적인 대사를 통해 이 영화가 깜짝 놀랄 반전이나 충격으로 흐르지 않을 것임을 알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하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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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 선생님인 엘리엇 (마크 월버그)은 꿀벌들이 한 순간에 모두 사라진 이유에 대해 학생들에게 묻는데, 수업에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한 한 학생이 흥미로운 대답을 한다. '인간은 이해 못할 자연 현상이겠죠' 라고 답하자 엘리엇은 좋은 의견이라며 이를 받아 학생들에게 인간이 모든 자연현상에 대해 이해하거나 설명할 수는 없다는걸 이야기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대사와 장면은 상당히 직접적이다. 샤말란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거대한 자연에 속하는 존재로서 인식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자연의 섭리를 인간으로서 모두 이해하거나 알아낼 수는 없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자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라기 보다는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있을 수 있다'라는 가능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는 매우 당연한 설정이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해프닝>은 매우 흥미로운 영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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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스릴러 영화에서 주인공은 처음에는 다른 주변 인물들처럼 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에 대해 마찬가지로 무지하지만, 점점 영화가 진행될 수록 비상한 두뇌와 '주인공다운' 모습으로 실마리를 풀어가며 종국에 가서는 이 사건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모두 꿰뚫게 되어 사건을 해결하곤 한다. <해프닝>의 주인공들도 처음에는 다른 스릴러 영화들의 주인공들처럼 자신만의 무기를 사용하여 이 현상을 풀어내려고 한다. 수학교사인 줄리안 (존 레귀자모)은 이런 캐릭터들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딱 떨어지는 정답이 존재하는 수학자에게 이해할 수 없고 풀 수 없는 현상이 닥치는 것 자체가 메시지이며 결국 다 막았다고 생각했지만 차 위 조그맣게 벌어진 틈을 막지 못해 목숨을 잃게 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그리고 이 틈을 한참이나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장면만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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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공장의 굴뚝을 통해 연기가 피어오르는 이 장면 역시 상당히 의도적이다. 만약 좀 더 논리적이었다면 식물을 누구보다 아끼는 이 남자가 아무리 튼튼한 하우스 내에서 식물들을 기르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저렇게 공장이 가까운 곳에 터를 잡았을리 만무하다. 이 장면 설정은 분명히 이 두 가지 대비되는 이미지를 한 번에 보여주기 위해 의도된 부분이 크다.)


마크 월버그가 연기한 엘리엇 캐릭터도 흥미로운데, 앞선 수업시간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벌어질 수 있음을 적극 인정한 그이지만, 정작 사건에 중심에 놓였을 때는 그도 줄리안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무기를 꺼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논리적이고 실험적인 사고 방식으로 왜 이 일들이 주로 공원에서 시작되었는지 또한 대도시, 작은 도시 가리지 않고 벌어지는지 등을 마치 학문을 풀어가듯 군을 나누어 결론을 이끌어내게 된다. 얼핏보면 <해프닝> 역시 일반적인 스릴러 영화의 룰을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엘리엇의 결정대로 자연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는 소수로 나뉘어 이동하자 바람이 세차게 몰아쳤음에도 독성에 전염되지 않는 장면을 보여주며 어느 정도 이 문제를 해결할 만한 단서를 잡은 것처럼 잠시 극을 이끌지만, 엘리엇의 공식대로라면 혼자 들판을 거닐던 존스 부인은 죽음을 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존스 부인은 분노에 찬 상태였기 때문에 식물들이 공격적으로 반응했다는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사실이던 아니던 주인공인 엘리엇이 제시한 공식에서는 분명 벗어나는 일이다. 이처럼 영화는 결국 주인공이 만들어낸 공식대로 해결되지 않음을 보여주면서 서두에 언급한 명제를 다시 한번 끄집어 관객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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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들은 무슨 외계인이나 미지의 존재 혹은 누군가가 다 조작한 일이다 라는 식의 반전을 기대했기에(실제로 영화를 보면 외계인을 얼핏 연상시킬 만한 카메라 앵글이나 장치들이 도사리고 있다), 이처럼 인간에게 성난 자연이 자신들 만의 방식으로 인간에게 경고를 한 것이었다라는 영화의 결말이 허무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이런 결말이 상당히 마음에 든 것은 물론 객관적으로도 충분히 수긍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되었다(그런데 재미있는건 실제로 다른 영화의 예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정작 배후에 외계인이 있었다 라는 식으로 마무리 해 버리면, '또 외계인이야'하면서 허무해하는 반응이 또 지배적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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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엘리엇 일행이 중반에 차를 얻어타게 되는 부부는 아예 대놓고 영화 중반에 정답을 얘기해 주는데, 이들을 영화가 그리는 방식은 상당히 의도적이다. 식물들을 마치 인간처럼 대하는 이 남자의 약간은 우스꽝스런 표정은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 속 엘마(조이 데샤넬)의 표현처럼 '조금 이상한 사람'으로 받아들이게 하기에 충분한데, 결국 정답을 이야기 한 것이 되는 인물을 이렇게 약간의 오해가 가능하도록 묘사한 것은, 관객들의 이러한 일반적 심리를 비판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와는 상대적으로 부동산 중개인이 갈 곳을 이야기할 때 모든 사람들이 경청하는 장면을 연결지어 보여주는 것 역시 상당히 의도적인 부분이었다. 이처럼 영화는 마치 반전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영화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듯, 시작할 때 한 번 그리고 중반이 되기 전에 다시 대놓고 한 번, 결말이라 할 수 있는 내용을 노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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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 하우스 장면은 영화를 통틀어 가장 유머러스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다른 감독이나 다른 장르의 영화였다면 단순히 웃고 넘어갔겠지만, 장르와 감독이 그러한지라 모델하우스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음에도, 혹시?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묘한 시퀀스였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해프닝>에는 한 가지 다른 시퀀스와 한 가지 다른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전자는 존스 부인이 등장하게 되는 시퀀스이고, 후자는 엘리엇과 알마의 가족의 탄생이야기다. 의문의 사건을 겪고 혼란스러워 하던 주인공들은 어느 외딴 집에서 홀로 사는 존스 부인의 집에 잠시 머물게 되는데, 존스 부인이 등장하는 장면은 전체를 다 드러내도 극의 흐름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을 만큼 영화 속 또 하나의 다른 시퀀스라 할 수 있겠다. 전쟁에서 남편을 잃고 홀로 오래살아온 듯한 존스 부인은 과도한 신경 과민 증세를 보이는데, 존스 부인의 등장 시퀀스만 보면 여느 공포 영화 못지 않은 긴장감과 공포스러움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존스 부인 역할을 맡은 배티 버클리(Betty Buckley)는 브라이언 드 팔마의 공포영화 <캐리>에도 출연했었고 최근에는 주로 TV시리즈에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브로드웨이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인데, 이 영화에서 그의 출연 분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 그 임팩트 하나 만은 단연 최고 였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복도에 서서 '뭘 그렇게 숙덕거려'라고 말하는 장면은 압권. 참고로 그녀는 올 여름 HBO를 통해 제작되는 기대작 '퍼시픽 (The Pacific)'에도 출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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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그렇게 숙덕거려? (I Hear You Whispering))


영화 속에 담긴 또 다른 이야기는 바로 부부 사이인 엘리엇과 엘마가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게 되는 과정의 이야기다. 엘리엇과 엘마는 영화 초반부터 그리 좋지 않은 사이로 묘사가 되는데, 얼핏보면 이 둘이 부부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이 둘의 간극은 멀게만 느껴진다(블루레이에 수록된 삭제장면을 보면 이 둘의 관계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다). 엘리엇과 엘마는 하나의 사건을 함께 겪으면서 서로 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하는 계기를 갖게 된다. 여기에 하나 추가되는 점은 줄리안의 딸인 '제스'가 이 둘과 함께 하게 된다는 점인데, 이 둘의 틀어진 관계를 봉합하는데에 큰 역할을 한 것은 이 '해프닝' 외에 '제스'의 역할도 컸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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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영화의 마지막, 제스는 이 가족의 일원으로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아버지인 줄리안을 간직한 채로 함께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엘마가 임신을 하게 되는 것을 보여주며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통해 또 하나의 가족의 탄생을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가족의 탄생 외에 엘리엇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의 이야기도 영화 전반에 흐르고 있는데, 중간중간 나이 답지 않은 행동들을 보여주며 미성숙함을 드러냈던 엘리엇은, 제스를 돌보면서 어른이 되어갔고 결국 아빠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비로소 성숙한 어른이 되는 과정 역시 이 영화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엘리엇의 어른스럽지 못해 알마와 겪는 불화 역시 삭제장면을 통해 좀 더 자세하게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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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에 가장 정성을 들이고 있는 20세기 폭스사 답게 이번 <해프닝> 블루레이 메뉴 디자인은 깔끔한 한글화가 이루어져있다. 메뉴 디자인 자체는 굉장히 심플한 편이다.


Blu-ray : Pictures & Sound Quality


1080p 풀HD 영상과 MPEG-4 AVC 포맷을 지원하고 있는 화질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이 영화는 작품의 85% 가량을 로케이션 촬영을 했을 정도로 세트 촬영은 거의 없고 야외 촬영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약간의 아쉬운 점들도 수긍할 수 있을 듯 하다. 또한 과감한 클로즈업 장면들이 많은 것도 화질 여부를 측정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겠다.


(아래 4장의 그림은 클릭하면 원본 사이즈의 그림으로 확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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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쨍한 화질이라기 보다는 약간의 필름 그레인 현상이 발견되는 화질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는 예전 영화같은 스타일을 선호하는 감독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바람에 들판이 일렁일 때도 잔상이 거의 남지 않으며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드러나기 보다는 약간 뭉뚱그려지는 듯한 느낌도 있지만, 크게 신경쓰거나 할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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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S-HD Master 5.1 채널을 수록한 사운드는 제임스 뉴튼 하워드가 만든 영화음악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효과음 보다는 영화 음악에 사용 빈도가 더 큰 영화라고 할 수 있을텐데, 사운드 측면에 강력한 임팩트가 있는 장면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스코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시간들이라 하겠다. 부가영상에서도 언급되고 있지만 샤말란과 제임스 뉴튼 하워드는 <식스 센스>이후 여러 작품을 함께 해오면서 단순한 영화음악 감독을 넘어서서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파트너급의 영향을 주고 받고 있기 때문에, 음악에서 기초된 아이디어들이 실제 영화의 분위기나 장면에도 도입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Blu-ray : Special Features


HD급 화질의 영상과 충실한 한국어 자막이 지원되는 서플먼트 역시 만족스러운 편이다. 일단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트리비아 트랙의 한글자막 지원과(드디어!) PIP로 제공되는 부가영상을 따로 감상할 수 있는 메뉴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일단 트리비아 트랙의 한글자막 수록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아마도 국내 발매된 블루레이 타이틀 가운데 최초가 아닌가 싶다(적어도 개인적으로 본 타이틀 가운데는 최초였다;). 지금까지 리뷰했던 타이틀 가운데 코멘터리부터 pip의 영상들까지 꼼꼼히 한국어 자막이 지원되던 타이틀들도 모두들 트리비아 트랙에는 자막을 전혀 지원하지 않곤 했었는데 <해프닝> 블루레이는 드디어 이 기능에도 자막을 지원하고 있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은 트리비아 트랙으로 설정을 하게 되면 여기에는 자막이 지원되지만 정작 본편의 자막은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이다(한 가지가 해결되니 또 다른 문제가. 한 번에 해결해주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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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부 타이틀의 경우 PIP를 통해 제공되는 부가영상들은 별도로 볼 수는 없고 단지 기능을 설정해 두었을 때만 작은 화면으로 만나볼 수 있었는데, 이번 타이틀은 PIP로 제공되는 영상들은 별도로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도록 따로 메뉴가 마련되어 있어 훨씬 더 쉽고 빠르게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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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장면 촬영'에서는 보통 영화 같았으면 기차 내부 세트를 만들어서 촬영했을 장면을 실제 열차와 레일에서 촬영하게 된 에피소드를 만나볼 수 있다. 이것 만 봐도 그렇지만 샤말란은 상당히 고전적인 촬영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전작들에서는 가능한한 시대를 가늠할 수 없게 하려고 노력하는 한편, 50년 전의 이야기로 보이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는데, <해프닝>은 여기에서는 조금 벗어나는 작품이었지만 역시 그의 고전적인 취향은 여기저기서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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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조절'은 샤말란 감독의 최초의 R등급 영화라는 점을 주목한다. 처음 이 영화를 연출하게 되었을 때만 해도 언제나 처럼 P-13 등급으로 만들려고 했지만 R등급으로 만들었으면 한다는 영화사의 요청에 결국 본인 최초의 R등급 영화들 만들게 되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R등급' 다운 장면들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지만, 독성에 감염되어 스스로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람들의 묘사에서 좀 더 잔인한 장면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은 영화의 주제와도 같은 '바람'에 대한 이야기, 메시지에 대한 이야기와 영화 속에서 바람을 더 효과적으로 보이기 위해 어떤 장치들을 사용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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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그렇게 숙덕거려'는 극 중 존스 부인의 대사로서 그녀가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과정과 존스 부인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역할을 맡은 배티 버클리의 인터뷰와 더불어 만나볼 수 있다. 브로드웨이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배우답지 않게 오디션 영상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얼마나 이 작품에 정성과 열정을 갖고 임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NG 모음'은 말그대로 NG장면들을 담고 있는데, 마크 월버그와 샤말란의 사이가 얼마나 좋은지 두 사람의 장난 치는 장면들이 거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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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 장면'에서는 총 4가지 삭제된 시퀀스를 만나볼 수 있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엘리엇과 알마가 다투는 장면이 확장판으로 담겨있어서 이 둘 간의 갈등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아이팟 동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었던 동물원에서 사자가 공격하는 장면 역시 본편 보다는 좀 더 잔인한 장면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현관에서 소년들이 사고를 맞게 되는 장면 역시 잔인한 묘사가 추가된 확장판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역시 아이팟 동영상을 통해 전해지는 영상으로서 연주회 비디오가 추가되었는데, 이 장면은 확장판 개념이 아니라 새롭게 추가된 시퀀스로 삭제 장면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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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의 시각 : 제작과정' '나이트의 하루' '장면의 구성 요소' 등에서는 전반적인 제작과정과 인터뷰 영상들을 담고 있다. 이번 <해프닝> 블루레이에 수록된 부가영상들을 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저렇게 많이 웃는 감독이었던가? 하는 것이었다. 부가영상에 담긴 그의 인터뷰가 만약 1시간 분량이라면 거의 50분은 웃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것도 매우 해맑게!) 거의 인터뷰 내내 웃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해프닝>은 그가 본인의 작품임에도 관객의 입장에서 완전히 빠져들어서 볼 수 있었던 흔치 않은 기회라고 인터뷰를 통해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처럼, 굉장히 즐겁고 재미있게 촬영한 영화라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해맑게 웃으면서 에피소드나 장면에 대해 설명하는 그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행복해질 정도니 말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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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샤말란이 연출한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그가 까메오로 등장하지 않는 작품인데, 재미있는건 모습으로 등장하진 않지만 목소리로는 출연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엘마에게 전화하는 '조이(Joey)'의 목소리가 바로 샤말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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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화의 마지막 제스가 학교갈 준비를 하면서 가방을 챙길 때 넣는 책은 다음 아닌 2010년 개봉예정으로 샤말란의 다음 작품인 'The Last Airbender' 이다. 참고로 버스 번호 역시 2010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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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해프닝>은 개봉 당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팬들 사이에서도 제법 호불호가 갈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혹자에게는 샤말란 영화를 앞으로 보지 않겠다고 결심할 정도의 실망을 안겨준 졸작이기도 했고, 또 다른 이에게는 '역시 샤말란!' 하며 그에게 더 흠뻑 빠지게 된 수작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싸인>과 더불어 또 한 번 샤말란의 스토리텔링과 과정을 그리는 재주에 만족했던 작품이었다.



작 품
화 질
음 질
스페셜 피쳐
소장가치
8
8
8
8
8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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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도 걸어도 (步いても 步いても, Still Walking, 2008)
진리를 다루는 방법


고레에다 히로카즈. 한 때는 일본 영화 감독들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이를 꼽으라면 볼 것도 없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 등을 연출한 이누도 잇신을 꼽곤 했었는데, 어느 새 부턴가 마치 그의 작품들처럼 조금씩 조금씩 깊은 울림으로 다가와 가장 좋아하는 일본 감독 대열에 은근히 자리하고 있는 감독이 바로 그가 아닐까 싶다. <원더풀 라이프>나 <환상의 빛> 같은 작품들은 나중에야 챙겨본 경우고 리얼타임으로 본 영화라면 <아무도 모른다> <하나> 등이 있었다. 그의 작품들은 참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무언가 형용하기 어려운 공기로 가득차 있다고 할 수 있을텐데, 이번 작품 <걸어도 걸어도>는 이미 영화제를 통해 접한 지인들의 극찬들을 재쳐두더라도 꼭 극장에서 보고 싶었던 기대작이었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 감독이나 출연 배우 정도의 정보 이상은 얻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기 때문에 포스터를 보고 미뤄 짐작하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걸어도 걸어도'라는 제목에서 연상되는 메시지와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포스터는, 가족 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고레에다 히로카즈 만의 방식으로 또 조용히 풀어가겠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영화는 훨씬 더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훨씬 더 깊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들께서는 맨마지막 단락으로 이동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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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1박 2일 이라는 짧은 시간을 통해 같은 공간에 모이게 된 (넓은 의미의) 한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오래전 소년을 구하려다가 먼저 목숨을 잃게 된 장남 준페이의 기일을 맞아 요코하마에 위치한 부모님 집에 흩어졌던 가족들이 모이게 되는데, 집을 떠난 료타(아베 히로시)는 남편과 사별하여 아들 하나를 두고 있는 여자와 결혼하였고, 출가했던 딸은 다시금 친정으로 돌아오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준페이의 기일을 맞아 모이게 된 이들의 모습에서는 조금 특수한 상황은 있지만 그렇다고 전혀 새롭거나 한 설정들이라기 보다는 우리 사회에서도 흔히 만나볼 수 있는 가족들 간의 미묘한 갈등을 그려내고 있다.

료타는 형인 준페이에게 컴플렉스를 느끼고 있는데, 집안의 모든 관심과 기대를 받던 형과는 달리 지금은 사별한 경험이 있는 여자와 함께 살고 있고 변변한 직업도 없는터라 가족들과의 만남이 그리 달갑게 여겨지지 않는다. 딸인 지나미(유) 역시 여러가지 일들 때문에 다시금 친정집으로 가족이 들어와 살려고 하지만 이를 두고 어머니와의 미묘한 갈등 때문에 역시 그리 편하기만한 만남은 아니다. 부모 역시 자식들에게 못 마땅한 점을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 1박 2일은 분명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모두들 불편함을 마음 한 구석에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그리 짧게만 느껴지진 않는다.

어머니(키키 키린)는 시종일관 푸근하게 웃는 얼굴로 자식들을 대하지만 툭툭 던지는 유머 섞인 말들엔 자식들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담겨져있으며, 비교적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아버지(하라다 요시오)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겠다. 료타는 자신이 어린 시절 저지른 사소한 일들마저 아버지가 형 준페이가 저지른 일들로 생각하고 있는 것에 다시 한번 컴플렉스를 실감하게 되고, 그저 성격 좋게만 보였던 료타의 안내 역시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을 결국 무의식적으로 가족 외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에 속상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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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족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인물은 바로 료타와 결혼한 아내의 아들인 아츠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아츠시는 따지고보면 이 가족에게서 한 발자국 물러나 있는(료타와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관찰자의 입장에서 이야기 속에 스며들어 있다. 친척 관계인 다른 두 아이들과도 어느 정도 거리가 느껴지고, 시종일관 이 가족에게서 조금은 거리를 두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츠시의 엄마는 성인으로서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이 가족에 물들려고 노력하지만, 아직 순수한 아이인 아츠시에게는 이 거리가 있는 그대로 느껴질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걸어도 걸어도>의 영화적 공간은 매우 한정되어 있다. 거의 모든 영화의 대부분을 집 안에서 소비하고 있고 집 밖을 나서서 진행되는 장면 역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한정적 공간일 뿐이다. 공간을 한정적으로 제한한 것은 아무래도 다른 부가적 요소가 아니라 가족 본연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려는 의도가 포함되었음은 물론, 부모가 오래 살아왔고 가족들이 예전에 다 함께 살았었던 공간이라는 특수한 측면에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설정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집 곳곳에는 끊어져 있는 가족들을 이어줄 추억들과 이야기 거리들이 녹아있는 장소들이 여기저기 있으며, 이런 소소한 거리들로 인해 이 '가족'은 자신들의 가족으로서의 고리를 새삼 깨우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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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첫 장면은 바다가 멀리 보이는 찻길까지 산책을 나가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영화 중반 이후에 이 길은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손자가 함께 하는 길로 다시 등장한다. 료타의 가족이 오르던 가파른 계단 길은 3부자가 바닷가로 가는 길에도 등장하며 마지막에 자식들이 모두 떠나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부모의 여정에도 다시 등장한다. 또한 한정된 공간은 같은 인물들이 다른 상황에서 혹은 다른 인물들이 같은 공간에서 겪게 되는 것으로 자주 반복된다. 이 영화에서 반복과 함께 쓰이고 있는 것은 또 다른 설정은 바로 일종의 '타이밍'이다.

반복되는 설정이 조금은 은유적이라면 이 타이밍적인 설정은 매우 직접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옥수수 튀김은 바로 먹어야만 맛이 있다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쓰이고 있고, 어머니가 계속 생각해내려던 스모 선수의 이름이 어머니와 헤어지고 나서야 떠오른 것 역시 이런 엇갈림을 의미하고 있으며, 고치겠다고 한 타일을 결국 고치지 않은 것도 태워주겠다던 차를 한 번도 못 태워 준 것도 결국 이 '타이밍'과 '엇갈림'인데 이 것은 곧 이 영화에 가장 큰 정서인 '후회'와도 결부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인터뷰를 보니 이 영화의 많은 부분은 감독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가져왔다고 하는데(특히 어머니의 대사 중 절반 가까이는 실제 감독의 어머니가 했던 말들이라고 한다. 극 중 등장하는 엔카 '걸어도 걸어도' 역시 감독의 어머니가 자주 불렀던 곡이었다고), 그래서인지 이 작품엔 감독 자신이 부모에게 다 하지 못한 '후회'에 대한 측면이 아주 강하게 녹아있다.

여기서 후회란 단순히 '아쉽다'가 아니라 '자책'의 의미가 더 깊다 하겠는데, 아들차를 타고 쇼핑하는 것이 소원이라는 어머니의 말에 언제든 하면 되지 라고 했던 것과는 달리 결국 단 한번도 그러지 못하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을 바로 연결하여 보여주고, 그와는 정반대로 SUV를 권하던 매부의 제안에 그리 탐탁치 않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묘지를 내려오며 떡하니 SUV에 승차하는 료타 가족의 모습은 이 후회를 더 자책에 가까운 것으로 그리고 있다. 영화 내내 별로 직접적인 묘사를 하지 않다가 료타가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자 부모는 '올해 설에나 보겠군' 하고 말하는 반면 아들은 '올해 설에는 안와도 되겠네'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면서 다시 한 번 이 '후회'와 '자책'의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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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영화 <걸어도 걸어도>는 세트 적인 측면이나 영화 적인 장치들에 대한 것들도 매우 흥미로운 영화가 아닐 수 없겠다. 한정된 공간 내에서 인물들의 동선을 살펴보는 재미나 여러 명이 한 공간에서 어떻게 서로 작용하는지에 대한 것으로 접근 하는 것도 물론 흥미롭지만, 의미적으로 보았을 때 결국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부모님 계실 때 잘해라' 라는 너무 진부한 명제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매우 인상적인 텍스트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항상 죽음과 죽음 이후에 대해 이야기해왔었는데, 이번 작품 역시 이런 연장선에서 볼 수 있겠지만 어찌보면 죽음 이후를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 '후회'라는 정서가 내면 깊이 깔린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걸어도 걸어도>는 굉장히 직접적이기도 한 작품으로 볼 수 있겠다.

<걸어도 걸어도>를 보면서 앞선 여러가지 다른 이유들 때문에 깊은 인상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나는 후회할 일을 하지 말아야겠다'라는 결심만 하게 되어도 이 영화는 충분히 의미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영화의 여운이 오래 남는 것은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의 나의 역할에 대한 반성은 물론, 무엇보다 '나중에 하면 되겠지'가 결국 실현될 수 없음을 가슴 깊이 깨달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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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gontiti의 음악은 이번에도 정말 좋네요. 정말 좋습니다.

2. 전 오프닝에 할아버지가 산책하는 장면이 왠지 울컥했어요. 그 거리거리, 골목골목과 음악이 왜 이리 울컥한지 ㅠ

3. 키키 키린의 연기는 정말 훌륭하더군요.

4. 흔히 장르를 분류할 때 '드라마'라고 많이들 쓰는데, 이 영화야 말로 진정한 '드라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5. 형인 준페이의 물건들 가운데 'Joy Division'의 커다란 판넬이 있는걸 보고 혼자 속으로 '형이 음악 좀 들었는데?'하고
    생각하기도 ㅎㅎ

6. 이 영화 역시 무언가 말로는 형용하기 힘든 작품입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영화사 진진에 있습니다.





2009년 6월 제 9회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 상영회가
6월 26일(금) 저녁,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개최됩니다.

블러디 선데이
(Bloody Sunday, 2002)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본능적으로 강렬한 영화! 이 영화는 꼭 봐야만 한다!
- The Guardian

제 52회 베를린영화제 그랑프리!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공동수상

제 23회 선댄스영화제 관객 인기투표 1위!


1980.5.18. 광주  1972.1.31. 아일랜드

무차별 총격으로 짓밟힌 평화시위의 현장!
평화롭던 도시가 피로 물든다!'

도시는 봉쇄되었다.
길목마다 군인들이 서성이고 거리는 불안한 조짐으로 술렁인다.
시민들은 평화로운 행진을 벌였고 순식간에 공수부대가 투입된다.
겨우 돌 몇 개를 던지던 청년들이 구둣발에 밟히고 총에 맞아 숨을 거둔다.
먼 땅의, 그러나 결코 낯설지 않은 이야기

국경과 시간을 초월한 감동을 전하는 영화 <블러디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는 1972년 1월 31일,
아일랜드 데리에서
벌어졌던 참혹했던 평화 시위현장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우리에게는 몇 해 전 화제를 모았던 <본 얼티메이텀>으로 더욱 익숙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2002년 작품입니다.

제 8회 상영회 후보작들과 투표 결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 상영회는
관객들이 영화를 직접 고르고, 함께 보고, 이야기하는
새로운 컨셉의 상영회입니다.

또한 유명인사나 평론가 없이, 블로거들과 관객들이 동등한 시각에서
그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에 대한 감상을 교류할 수 있는
색다른 씨네토크도 함께 진행됩니다.

상영회 일시: 6월 26일 금요일 저녁
상영회 장소: 아트하우스 모모


* 상영 후에는 관객들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공유할 수 있는 씨네토크 시간이 이어집니다.
* 본 상영회는 유료 상영입니다. (7,000원)


지난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관련 내용 보기
제 1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 10월 31일(금) <원더풀 라이프>
제 2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 11월 29일(토) <쥴 앤 짐>
제 3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 12월 27일(토)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제 4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 01월 31일(토)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제 5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 02월 27일(금) <인 디스 월드>
제 6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 03월 28일(토) <로리타>
제 7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 4월 24일(금) <연애의 기술>
제 8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 5월 29일 (금) <안개속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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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금요일 제 9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에 초대합니다~
참석을 원하시는 분은 이 글에 비밀댓글로 닉네임과 참석인수(최대 2명)를 남겨주시면 금요일 상영회에
초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초대가 되지 않으신 분들 가운데서도 오실 수 있으신 분은 티켓을 구입하시면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마감되는대로 댓글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상영회에 오셔서 <블러디 선데이>도 감상하시고, 영화가 끝난 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씨네토크도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Transformers : Revenge of the Fallen, 2009)
감독 : 마이클 베이
주연 : 샤이아 라보프, 메간 폭스, 조쉬 더하멜, 존 터투로
각본 : 메런 크러거
음악 : 스티브 자브론스키
촬영 : 벤 세리신
장르 : SF/액션/모험
정보 : 미국 / 149분 / 12세이상 관람가

이번 주 개봉작 중에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미 말 많았던 내한 행사와 시사회를 통해 안좋은 평들이 많이들 나왔지만, 개인적으로는 <트랜스포머>에 기대하는 바가 분명하기 때문에 스토리가 부족하다, 개연성이 없다 등등의 악평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편입니다. 1편도 스토리 측면에서 봤을 땐 황당 그 자체였거든요, 그럼에도 재미있었던 건 이런 SF/액션 블록버스터에게 뭐 대단한 이야기나 메시지를 전혀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오로지 황홀한 변신장면만 기대했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2편도 기대됩니다. 아이맥스로 일찌감치 예매완료!





반두비 (Bandhobi, 2009)
감독 : 신동일
주연 : 마붑 알엄 펄럽, 백진희, 이일화
각본 : 이창원, 신동일
음악 :
촬영 :
장르 : 드라마
정보 : 한국 / 107분 / 18세이상 관람가

지난해 <나의 친구, 그의 아내>로 좋은 평가를 받았었던 신동일 감독의 신작 <반두비>가 이번 주에 개봉합니다. 이미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선보여 관객평론가상과 CGV한국장편영화 개봉 지원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작품인데, 이런 수상은 재쳐두더라도 일찌감치 보고 싶었던 작품이라 기대가 되네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극 중 학생으로 등장하는 여주인공이 안마시술소에서 일을 하는 장면 때문에 18세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는 것인데, 이런 영화는 정작 아직 편견을 갖지 않았거나 굳어져 버리지 않은 청소년들이 봐야 할 영화인데, 일부 장면 묘사만 가지고 관람불가 판정을 내린 점은 참으로 아쉽습니다.







요시노 이발관
(バ-バ-吉野: Yoshino's Barber Shop, 2004)
감독 : 오기가미 나오코
주연 : 모타이 마사코, 아사노 카즈유키, 이시다 호시, 요네다 료
각본 :
편집 : 후시마 신이치
촬영 : 우네오 쇼고
장르 : 드라마/코미디
정보 : 일본 / 98분 / 전체 관람가

이 영화 포스터와 제목을 딱 보는 순간 떠오르는 영화들이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감독의 작품들이었네요. <카모메 식당> <안경> 등을 연출한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2004년 데뷔작인데, 이제야 국내에서 정식으로 선보이게 되었네요. 조용한 마을, 평범하면서도 재미있는 사람들, 그 안에서 우러나는 인생의 의미. 좀 더 코미디적인 요소가 가미된 <요시노 이발관>은 언제나 그렇듯 또 한 번 평화롭고 흐뭇해지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마을 아이들은 모두 같은 머리를 하고 있다!!' 이 문구가 너무 재미있는것 같아요 ^^;







이 외에 왕석현 군과 은지원의 더빙으로 더 화제가 되고 있는 애니메이션 <링스 어드벤쳐>와 우루과이의 작은 영화 <아빠의 화장실>(2005)도 뒤늦게 개봉합니다.


이 번 한주도 즐거운 영화 관람 되시길 바랍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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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웹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를 꼽으라면 역시 트위터(twitter.com)를 빼놓을 수 없겠네요. 저도 먼저 시작하신 회사분들 따라서 시작한지가 조금 되었는데 매우 열정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블로그와는 달리 한 때 사내에 유행했던 말처럼(왜 유행이 식었지;;;) '느슨한 관계'로 엮여있어 간단하고 부담없는 서비스라 어느 덧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가 되었고, 최근에는 블로깅과 맘먹을 정도로 자주 들락날락하고 사용하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제가 트위터에 로그인 되어 있을 때의 대략의 기본 화면

블로그와는 달리 처음부터 크게 부담같지 않고, 즉 나를 팔로잉한 팔로워(followers) 숫자에 별로 신경쓰지 않고 편하게 사용하려고 했던 서비스였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거나 더 많은 분들을 팔로잉한다거나 하지 않아 그 숫자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저 정도면 비교적 만족스러운 편이에요. 팔로잉하는 이의 수가 적은 이유는 아직 일부러 검색해 가며 팔로잉할만 이를 찾아 해매이지 않았기 때문인데, 언제 한 번 관심분야에서 열심히 트위터 하고 계신 분들을 찾아볼 필요는 있을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단순한 코멘트 외에 위의 스샷처럼 간단한 유튜브 동영상이나 사진들을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버튼 하나로 간단하게 사진 업로그와 주소만 붙여넣어도 동영상 박스를 보여주는 것, 그리고 긴 링크 주소를 짧게 줄여주는 'Shorten Link' 기능도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끔이지만 점검이나 트래픽이 많을 때 보여지곤 하는 대기 화면

개인적으로 트위터를 사용하게 된 이유는 기존 블로깅을 하면서, 블로깅까지 하기엔 뭐한 꺼리인데 그냥 아무 기록도 남기지 않기엔 아쉬운 것들을 위한 놀이터랄까요. 그런 필요성이 가장 컸던 것 같네요. 쉽게 얘기하면 좀 거창하게 리뷰까지 할 물건은 아닌데 무언가 지른 물품들이 도착했을 때라던지, 어떤 뉴스나 이슈에 대한 짧은 코멘트, 그리고 제 블로그에는 성격상 맞지 않아 거의 자제하고 있는 정치/사회적 코멘트들을 남기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재미만 해도 쏠쏠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자면 제가 블로그에 올린 글을 좀 더 많은 이들에게 퍼트리기 위한 연결 도구로서도 가끔 사용되곤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 기능은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지 않는 것 같아요. 블로그는 블로그, 트위터는 트위터로 남겨두고 싶은 맘이 저 구석 어딘가 있는 걸까요? ㅋ (그런데 블로그 사이드바에 트위터 위젯 부착한건 뭥미? -_-;;)

트위터를 사용한지 조금 되고나서 그럼 내가 좋아하는 셀러브리티들도 혹시 트위터를 할까? 하는 마음에 하나 둘 검색을 해보게 되더라구요. 하긴 트위터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된 것도 어쩌면 애쉬튼 커쳐 때문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1차적으로 팔로잉한 이들이 몇 됩니다. 아무래도 전적으로 취향이 반영된 리스트라고 할 수 있죠 훗.




보시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기타리스트인 존 프루시안테는 등록되어 있긴 한데 거의 트위팅은 안하시더군요. 그 옆으로는 트위터의 히로인 연아양이 있으며(참고로 저희 회사엔 트위터를 전혀 하지 않다가 김연아가 트위팅만 하면 반응을 하는 직원분도 있습니다;;;), 역시 좋아하는 뮤지션 루퍼스 웨인와이트, 존 레전드, qtip, bjork, 션 레논 등이 있으며, 트위터 세상에 도배녀 메간 폭스와 스몰빌의 '클로이' 앨리슨 맥도 팔로잉하고 있습니다.

루퍼스 웨인와잇은 본인이 직접 하는 것 같고, 존 레전드 역시 본인이 직접 하는 것 같더라구요. 얼마전에 NBA 파이널을 보면서 열광하기도;;; Qtip은 프루시안테 처럼 트위팅을 그리 자주 하는 편이 아니라 불확실하고 bjork은 오피셜이라 정보를 많이 트위팅하는 편입니다. 메간 폭스는 본인과 오피셜을 겸하고 있는 듯 한데, 최근 월드 프리미어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도배에 가까운 트위팅을 가끔하더군요 ;; 션 레논 역시 직접 하는 듯하나 트위팅이 그리 잦지는 않고, 완소 클로이 앨리슨 맥은 직접 트위팅을 하는데(여기도 오피셜이 포함 된 것 같기는 해요) 비교적 적극적인 편이에요. 이 중에서 앨리슨 맥과 뷔욕은 저를 팔로잉한 상태라 더욱 애착이 가긴 하네요(특히 앨리슨 맥!)



트위터를 기반으로한 웹 '노가다' 게임 SPYMASTER

트위터를 하다가 알게 된 게임이 하나 있는데 바로 spymaster입니다. 초대메일이 와서 어쩌다가 가입하게 되었는데 어느 덧 중독되어 일단 현재 만렙인 30레벨인 상태입니다. 정말 단순하고 사실상 특별할 것도 전혀 없는 게임인데 은근한 중독성이 매력인 것 같습니다. 너무 접근성이 쉬워서 한 번 빠지면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 가운데 트위터 하시는 분들 위의 링크 누르고 팔로잉! 트위터에서도 만나요.

재미있어요. 트위터. 그거면 되죠 ^^















최근 영화도 개봉했거니 해서 정말 오랜만에 꺼내보았는데,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3장의 디스크로 이루어진 박스세트인데 무려 2장이나 디스크가 없음 -_-;;
예전에 어디 이동할 때 다른 CD홀더에 넣어두었던 것 같은데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흑;;


'블러드 앤 더 라스트 뱀파이어'
'잃어버린 2장의 디스크를 찾아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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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 더 라스트 뱀파이어 (Blood : The Last Vampire, 2009)
피 방울방울이 만든 만화같은 스타일 액션



전지현의 헐리웃 진출작으로 널리 알려졌던 <블러드 : 더 라스트 뱀파이어>(이하 블러드)는 원작 애니메이션을 아주 인상깊게 보았던 이로서 충분히 기대할 만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애니메이션을, 특히 일본산 애니메이션을 서양에서 리메이크 한다고 했을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이른바 '양키 센스' 때문에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일단 확인하고 넘어갈 것은 이 영화는 전지현의 헐리웃 진출작이라고 100% 보기는 어려운 것이 일단 미국자본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작품이라는 점이다. 홍콩, 일본, 프랑스, 아르헨티나가 공동 제작한 작품으로서 헐리웃 진출이라고 할 때 동반되어야 할 미국 자본은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감독인 크리스 나흔도 프랑스 출신이기 때문에 '양키 센스'라는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단 가볍게 얘기하고 넘어가자면 이것은 어디까지나 홍보 방향과 이를 대하는 언론에 문제인 듯 싶다. 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 헐리웃 진출이라는 대중들이 혹할만한 떡밥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에 후에 이것이 진짜 헐리웃 진출이다 아니다라는 얘기나 나왔을 때, 일부에서는 속았다는 반응이 나오게 되는 것이며, 영화자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있던터라 실망감도 커질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이 작품을 보기 전까지는 그랬었다. 개인적인 우려와 이미 본 이들의 쏟아지는 악평들 덕에 볼까 말까를 고민했을 정도로 기대치는 낮아졌지만, 그래서인지 막상 극장에서 감상하게 된 <블러드>는 몇 가지 아쉬운 점은 분명히 발견되었지만, 뭐 이 영화에 어차피 그 이상을 바라지는 않았음으로 그럭저럭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정도였으며, 개인적으로는 전지현이 그 동안 출연했던 영화들 가운데 가장 재미있었던 작품이었다.



Production I.G 의 애니메이션 'Blood : The Last Vampire'

영화 <블러드>를 이야기하면서 원작이 된 애니메이션 <블러드 : 더 라스트 뱀파이어>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인랑>과 <공각기동대>를 만들었던 프로덕션 I.G에서 전략적으로 만든 이 애니메이션은 짧은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역시 I.G 라는 말이 절로나왔을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아니메였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100% 풀디지털 방식으로 만들어진 점도 인상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 기억으로도 '상당히 무서웠던' 작품으로 기억에 남았을 정도로 공포스러움과 스타일을 두루 갖춘 프로덕션 I.G 또 다른 대표작이었다.

참고리뷰 - 애니메이션 '블러드 : 더 라스트 뱀파이어' DVD 리뷰
http://www.realfolkblues.co.kr/43




영화는 초반에는 거의 원작인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따르고 있다기보다는 몇 몇 인물들의 설정이 변한 것만 제외하면 거의 그대로 만들려고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인트로 장면에 지하철 씬 같은 경우는 앵글은 물론 제작사 이름이 뜨는 위치까지 똑같아서 상당히 놀라기도 했었다. 원작 애니메이션을 본 입장에서는 애니 속 장면들이 거의 그대로 실사화 되는 부분이 일단은 매우 흥미로웠다. 애니의 마지막 장면까지 영화는 거의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어쩌면 영화 만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는 것은 애니메이션의 이야기가 끝나는 그 지점이 된다고 봐야겠다.

등장인물들의 묘사라던가 미국공군기지의 묘사, 그리고 배후에 있는 조직에 대한 묘사들은 원작과 비교했을 때 크게 떨어지는 부분은 아니었다. 하지만 원작과 비교했을 때 공포스러움을 조장해가는 그 분위기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았는데, 원작에서는 처음 요괴(혹은 괴물)라는 정체가 밝혀지고 그 실체가 등장할 때까지 굉장히 마음 졸이며 보았던 기억이 나지만, 영화 <블러드>는 이런 점이 없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공포'보다는 '액션'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이런 점은 원작에 비해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그대신 액션 장면 연출에 있어서는 그 비중도 훨씬 크고 스타일 적인 측면에서 인상적인 것도 사실이다.




영화 <블러드>는 날카롭고 긴 칼을 가지고 벌이는 핏방울이 그야말로 '방울방울'대는 액션 장면들이 많은데, 만약 리얼리티를 중시하는 관객들이라면 큰 실망을 하게 될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피는 정말로 많이 튀고 등장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거의 만화같은 수준으로 펼쳐진다. 또한 너무 빠르게 베고 또 베는 탓에 신체 회손의 끔찍함을 제대로 만끽(?)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마치 만화같은 이 스타일이 이 작품에는 제법 어울린다고 생각된다. 어차피 요괴가 등장하는 점이나 원작이 애니메이션인 점만 봐도 이 작품에서 너무 정극에 가까운 효과들이 등장했다면 오히려 이질감이 느껴졌을 수도 있고 이 영화만의 색깔을 내기에는 역부족일 수도 있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거의 대부분의 액션 씬은 1대 다수의 시퀀스인데, 그렇기 때문에 액션은 앞서도 언급했듯이 상당히 빠르고 숨가쁘게 진행된다. 전지현이 연기한 주인공 '사야'는 제법 다양한 몸동작으로 적들을 물리치곤 하는데 칼부림 외에 교복 치마라는 드레스코드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다양한 발차기 등도 인상적이었다. 검집에서 검을 빼내는 동작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아, 그리고 예전을 회상하는 액션 씬 가운데 사야가 사용한 한 동작은 마치 <바람의 검심>에 등장하는 '비천어검류'같아 혼자 흥분하기도 했다 ;;;




이 영화가 가장 취약한 부분 중에 하나는 다름 아닌 CG파트일 것이다. 필연적으로 본모습을 드러낸 요괴와 결투를 벌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요괴'를 묘사한 컴퓨터 그래픽의 수준이 참담한 것이 사실이다. 마치 예전 특촬물에 등장하는, 사람이 탈을 쓰고 들어가 움직이는 괴물의 모습을 조금 컴퓨터로 손 본 수준으로 가끔 등장할 만큼 (이건 보는 이에 따라 심한 비약으로 느낄 수도 있겠다) 자체의 퀄리티도 아쉬웠지만 무엇보다 실사 인물들 그리고 실사나 그래픽으로 이루어진 배경들과의 조화 측면에 있어서 많은 이질감을 발생시키고 있다. 앞서 언급한 핏방울의 묘사 역시 이런 아쉬운 컴퓨터 그래픽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겠구나 싶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원작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작품의 특수성을 감안하였을 때 앞서 언급한 점만 제외하면 그리 나쁘지않은 컴퓨터 그래픽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건 주인공 사야의 피부 표현이었는데,  일반 사람들의 얼굴 빛과는 물론 틀리고 창백한 얼굴도 아니면서 거의 회색 빛에 가까운 얼굴 색의 표현은 '사야'라는 캐릭터를 표현함에 있어 그 눈빛과 더불어 상당히 인상적으로 기억될 것 같다.




전지현의 연기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은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여기 출연한 배우들 가운데 거의 제일 나은 수준이었다. 이 영화의 퀄리티를 깎아먹고 있는 또 하나의 부분은 바로 배우들의 연기 퀄리티라고 할 수 있을텐데, 주요 역할을 맡은 몇몇 서구 배우들의 연기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이른바 '서프라이즈' 연기라 전체적인 작품의 퀄리티마저 떨어트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 퀄리티가 전체적으로 조금만 더 좋았다 하더라도 이 작품이 좀 더 좋은 평가를 받는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전지현의 연기에 대해서는 크게 아쉬운 점이 없었다. 특히 액션 연기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대역배우나 CG가 사용되었는지는 몰라도 그 분위기 만큼은 사야라는 캐릭터에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할 영어 대사처리에 있어서는, 영어대사만 딱 떨어트려 놓고 보면 그리 어색한 편은 아닌데, 극 중에서 막상 보고 있노라면 꼭 발음이 나빠서라기 보다는 무언가 어색함이 느껴지긴 한다. 헌데 따지고보면 주인공 '사야'는 정확히 일본인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약간 국적불명의 캐릭터이니 영어를 잘 못하는 것도 귀엽게 이해해 줄 수 있지 않을까? ㅎ (참고로 극중에서 일본어로 연기하는 장면도 나온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아무래도 짜임새가 완벽하다거나 생각지 못했던 엄청난 반전이 등장한다던가 하는 이야기 구조는 절대 아니다(반전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조금 식상한 수준이다). 개인적으로 내용적인 측면에서 조금 아쉬웠던 것은 너무 1대 다수의 액션 시퀀스에만 집중하다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액션이라고 할 수 있는 숙적 '오니겐'과의 대결 시퀀스가 너무 허무하게 끝나버린 다는 점이다. 어디선가 보니 이 작품이 3부작으로 기획되었다고 하는데, 이것을 염두에 둔 결말일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그 무섭다는 '오니겐'의 활약을 제대로 보지도 못한 채 끝나버리는 건 분명 아쉬운 점이었다.





1. 전지현의 외국 이름이 'Gianna' 더군요. 전지아아나. -_-;;

2. 영화 중간 중간의 느낌이 살짝 <킬 빌> 분위기가 나기도 하네요.

3. 만약 이 영화가 지금같은 홍보 없이 슬쩍 개봉했다면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요.

4. 괴작이라고 하기엔 모자르고, 그냥 조금 아쉬운 애니 원작 액션 영화 정도로 볼 수 있겠네요.

5. 3부작으로 기획되었다고 하는데 과연 본래 계획되로 후속편이 나올 수 있을까요?

6. 서두에도 얘기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지현 출연작들 가운데 제일 좋았습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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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도 걸어도 (Still Walking, 2008)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주연 : 유, 아베 히로시, 히라다 요시오, 키키 키린, 나츠카와 유이
각본 : 고레에다 히로카즈
음악 : 곤치치
촬영 : 야마사키 유타카
장르 : 가족/드라마
정보 : 일본 / 114분 / 전체 관람가

이번 주 개봉작들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고 기다리던 작품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걸어도 걸어도>입니다. <원더풀 라이프> <아무도 모른다> 등을 통해 고요하고 차분한 가운데 자신만의 색깔과 메시지를 전달해왔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으로서 이미 영화제를 통해 공개가 되어 먼저 보신 분들의 여전한 애정어린 글들 때문에 더 보고 싶어졌던 영화이기도 했죠. 포스터와 제목만 봐도 고레에다 감독만의 느낌이 팍팍 느껴지네요. 가족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더 나아가 인간에 대한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블룸 형제 사기단 (The Brothers Bloom, 2008)
감독 : 라이언 존슨
주연 : 레이첼 와이즈, 애드리안 브로디, 마크 러팔로, 키쿠치 린코
각본 : 라이언 존슨
음악 : 나단 존슨
촬영 : 스티브 예들린
장르 : 범죄/모험/드라마
정보 : 미국 / 113분 / 12세 관람가

레이첼 와이즈, 애드리안 브로디, 마크 러팔로에 <바벨>에 출연했던 키쿠치 린코까지. 왠지 포스터만 보면(그리고 국내 포스터에 나와있는 '그들 생애 최고의 한판이 벌어진다!'라는 홍보 문구만 보면) 낚이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다시 한번 배우들의 이름을 확인하고 나면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영화가 바로 <블룸 형제 사기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한 라이언 존슨이라는 이름이 얼핏 확 기억이 나질 않았었는데 알고 보니 <브릭>을 연출했던 감독이더군요. <브릭>은 선댄스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고 상당히 신선한 영화로 개인적으로도 인상깊었던 작품이었는데, 그라면 한 번쯤 믿고 극장으로 가도 될 것 같습니다.








아스테릭스 : 미션 올림픽 게임
Asterix At The Olympic Games, Asterix Aux Jeux Olympiques, 2008
감독 : 프레데릭 포레스티에, 토마스 랭맨
주연 : 제라르 드 빠르띠유, 클로비스 코르니악, 알랑 드롱
각본 : 토마스 랭맨
음악 : 프레더릭 털곤
촬영 : 티에리 아보가스트
장르 : 모험/코미디/판타지
정보 : 독일,스페인, 프랑스 / 101분 / 12세 관람가

프랑스의 국민 시리즈라고도 할 수 있는 <아스테릭스>시리즈가 돌아왔습니다. '미션 올림픽 게임'이라는 부제 답게 베이징 올림픽이 있었던 지난 해 자국에서 개봉했었는데, 흥행적으로도 역시 성공을 거두었던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이 시리즈에 대한 반응이 그리 뜨겁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시리즈가 개봉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듯 싶네요. 아스테릭스 역의 배우가 바뀌었으나 크게 눈치 챌만한 정도는 아니고, 제라르 드 빠르띠유는 여전하며, 놀랍게도 알랑 드롱이 줄리어스 시저역으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신주쿠 사건
新宿事件: The Shinjuku Incident, 2008
감독 : 이동승
주연 : 성룡, 다케나카 나오토, 다니엘 우, 판빙빙
각본 : 이동승, 진천남
음악 : 피터 캄
촬영 : 키타 노부야스
장르 : 액션/느와르
정보 : 홍콩 / 119분 / 18세 관람가

일찌감치부터 성룡 팬들 사이에서는 웃지 않고 진지한 역할로 그가 등장한다는 영화로 더 잘알려졌었던 영화 <신주쿠 사건>도 이번 주에 개봉합니다. 일본 신주쿠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로 액션/느와르라는 장르답게 조금은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되는 영화일듯 싶은데, 과연 웃지 않는 성룡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며, 또 다른 배우 다케나카 나오토와의 호흡은 어떨지도 기대가 됩니다. 사실 성룡 영화에 다른 수식어는 필요없습니다. 다른 이유도 필요없지요. 그를 스크린에서 만나는 것만으로도 항상 즐겁고 반가운 일이니까요.







여고괴담 5 - 동반자살 (2009)
감독 : 이종용
주연 : 오연서, 장경아, 손은서, 송민정, 유신애
각본 :
음악 :
촬영 :
장르 : 공포/드라마
정보 : 한국 / 분 / 18세 관람가

국내 공포영화 가운데 가장 오래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는 여고괴담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 '동반자살'이 이른 여름인 6월 셋 째주에 개봉합니다. 여고괴담 시리즈의 10주년 기념작이기도한 이 작품은 언제나 그랬듯 공개오디션의 경쟁률과 스타 등용문이라는 점을 홍보에 적극 이용하고 있는데, 더 중요한 것은 역시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난 여고괴담 시리즈 가운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들이 그런 평가를 받았던 이유는 단순히 무섭기만 한 것이 아니라 소녀들의 드라마를 잘 다뤘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되거든요. 저는 이 시리즈를 제대로 본 적이 거의 없어서 특별히 보게 될 것 같지는 않네요 ^^;







이번 한 주도 이렇게 개봉작을 정리하며 시작합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 모두 즐거운 한 주 되시고 좋은 영화도 많이 만나는 시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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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홍대 주변만 가다가 정말 오랜만에 리얼 홍대를 가보았다.
예전 홍대 후문 쪽 회사 다닐 때 가보고 정말 몇 년만에 다시 가보는 것 같은데, 그 동안 교내에 나무도 많이 심어서 분위기도 한층 아늑해 졌고,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 있으니 바람도 솔솔 불고 한산하고 심심한 분위기라 앞으로 자주 가서 앉아있기로 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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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미 투 헬 (DRAG ME TO HELL)
클래식한 B급 호러 무비의 그야말로 재미


비슷한 부류의 경쟁상대가 없다는 것은 그 것만으로도 충분히 끌리는 이유가 되곤 하는데, 최근 개봉한 작품들 가운데도 장르적으로보나 스타일로 보나 확연히 눈에 띄는 작품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이 영화 <드래그 미 투 헬>이었다. 이 영화에 맨 처음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꼽으라면 역시 첫 째도 샘 레이미요, 둘 째도 샘 레이미 일 것이다. 호러 영화에 별로 관심이 없는 이들이라던가 블록버스터 영화에만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아마도 그를 기억할 때 <스파이더 맨>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겠지만, 그 반대의 이들은 누구라도 <이블 데드>를 떠올릴 것이다. 마치 피터 잭슨의 팬들이 <반지의 제왕>이나 <킹콩>에서 <고무인간의 최후>의 잔상을 찾으려고 하는 것과 같이(혹은 그래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과 같이), 샘 레이미의 팬들 역시 <스파이더 맨>에서 그런 장면들을 찾아내길 바랬었으나 피터 잭슨과 비교하자면 이렇게 본인만의 스타일(혹은 악취미)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샘 레이미에겐 그리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드래그 미 투 헬>은 기대작, 그것도 초기대작이었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알려진 바와 같이 샘 레이미가 <이블 데드>를 통해 보여주었던 그 만의 스타일을 선보일 수 있는 호러 장르였기 때문이다. 결론은 마치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플래닛 테러>를 보았을 때처럼 B급 무비만의 재기 발랄함과 클래식함에 웃으며 볼 수 있는 호러 영화였고, 무섭기도 하거니와 무언가 생각해볼 만한 여지도 남겨둔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아래부터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들께서는 맨 마지막 단락으로 이동해주세요~)





물론 샘 레이미가 연출을 맡았다고 한 시점부터 그러려니 하긴 했었지만, <드래그 미 투 헬>은 매우 노골적으로 클래식함을 내세우고 있다. 영화의 시작 유니버설의 정말 오랜만에 보는 로고는 물론이요, 크리스토퍼 영이 맡은 음악 역시 고전 호러 영화들에서나 등장할 법한 악기들, 효과들로 가득채워져 있다(크리스토 영은 여러 작품에 참여하긴 했지만, 역시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았을 때 <나이트 메어 2> <헬레이저> <플라이 2>등 공포영화들이 단연 눈에 띈다). 물론 대문작만한 'DRAG ME TO HELL'이라는 타이틀도 빼놓을 수 없겠다.

주인공인 크리스틴 브라운은 은행직원으로 공석으로 남아있는 팀장 자리를 위해 다른 직원과 경쟁을 치루고 있기도 한 여성이다. 어느 날 남루해보이는 한 할머니가 주택 융자금 상환을 연장해 달라며 크리스틴을 찾게 되는데, 그녀는 처음에는 이 할머니의 사정이 딱해 연장을 지점장에게 요청하지만, 팀장 자리를 위해 결국 '본인 선택'에 따라 상환 연장을 거부하게 되고, 이 때부터 크리스틴의 악몽 같은 날들이 시작되게 된다.

이 부분은 단지 에피소드로 작용하기 위해 등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이 영화에서 생각해 볼만한 첫 번째 점인데, 주인공 크리스틴은 결국 영화 내내 자신의 이 선택을 후회하게 된다는 것이다. 단순히 한 번 정도 언급되는 것이 아니라 몇 번씩 언급될 만큼 이 선택에 대한 후회는 자주 등장하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연장을 해줄 수도 있는 권한이 있었음에도 결국 승진을 위한 욕망 때문에 자신 스스로 연장을 거부하고 말았다는 것이 그녀에게는 더 큰 짐으로 오래 남게 된다.




그렇다고 노인을 냉정하게 뿌리친 크리스틴의 행동이 반드시 잘못된 것이냐고 하면 그건 절대 아니올시다다. 관객들은 크리스틴이 처음에는 연장을 해주려고 했다는 것도 알고 있고, 이 할머니의 행색이 범상치 않았다는 것도 알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이후에 조금씩 언급되는 그녀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들을 통해, 승진을 위해 할머니를 뿌리친 행동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크리스틴은 시골 출신으로 열심히 살고 있는 직업여성이지만 부잣집에다가 잘 나가는 남자친구에게 어울리기 위해 또 그녀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부모님에게 인정받기 위해 '팀장(부지점장)'이라는 사회적 자리는 놓치기 힘든 유혹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녀가 과거에는 굉장히 뚱뚱한 몸매의 소유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일도 자기관리도 얼마나 독하게 해와서 지금의 자리와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게 되었는지는 어렴풋이 유추해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 잘해보려던 그녀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것이며 반대로 단 한 번의 선택으로 인해 모든 것이 망쳐지고 마는 그녀의 현실에 안타까움도 들게 되는 것이다.

영화는 이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후반부에도 매우 중요한 지점에서 다시 들고 나오는데, 악마인 라미아에게 영혼을 빼았기지 않기 위해 저주를 받은 물건(단추)을 다른 사람에게 주면 된다는 말에 크리스틴은 아침이 오기 전에 이 단추를 전달할 사람을 찾게 된다. 관객은 앞선 이유들로 그녀에게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그녀와 승진을 두고 다퉜던 남자에게 줘버렸으면 하는 생각을 크리스틴과 마찬가지로 하게 된다(단순히 경쟁상대였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행동이 좋지 않았기 때문인 것은 당연하다). 크리스틴은 사람이 많은 식당에 앉아서 이 저주를 자신에게서 옮겨갈 사람들을 고르는데, 할머니의 어려운 상황을 들어주려했던 그녀 답게 쉽사리 사람을 고르지 못한다. 결국 아무도 찾지 못하고 자신의 일을 망쳐버렸던 경쟁직원인 스투를 불러내어 단추를 주려고 하지만, 결국 눈물을 흘리는 그의 모습에 마음 여린 그녀는 단추를 전달하지 못하고 만다. 결국 이런 엄청난 재앙이 그 시작도 자신의 선택이었고, 재앙을 끝낼 수 있는 것도 본인의 선택이라는 설정은 의미있고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드래그 미 투 헬>은 B급 호러무비 답게 무섭고도 유머러스한 영화다. 앞서 <플래닛 테러>와 비교하기도 했었는데 사실 정확히 두가지가 비교대상으로 보기는 어려울 듯 하다. <플래닛 테러>가 B급 호러 무비의 감성을 가지고 '웃길려고 작정한' 영화였다면, <드래그 미 투 헬>은 '작정하고 B급 호러무비의 감성을 제대로 담으려고' 한 영화라고 보는 편이 더 맞을 것이다(물론 여기서 '웃기다'라는 것은 다순히 웃껴서 웃는 것 외에 신나는 것 그리고 이해 대한 '환호'가 포함된 의미다). 포스터만 보면 단순히 무섭기만 할 것 같았던 이 영화는 은근히 아니 대놓고 웃겼던 재미있는 영화였다. 보통 공포 영화같으면 하나의 시퀀스가 휘몰아치고 나면 '한숨을 먼저 쉬며 숨을 돌리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숨을 돌리는 동시에 절로 웃음이 터져나온다. 그 직접적이고 만화같기까지 한 장면들이 한 편으론 징그럽고 더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론 시퀀스가 끝나고나면 그저 웃긴 장면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이 부분은 참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보면 아는데 그냥 무서움과 더러움 그리고 웃음이 함께 터져나온다).

뻗어나간 주먹이 입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고, 파리가 콧구멍으로 들어갔다가 나오고,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자 눈알이 마치 총알처럼 튀어나오고, 틀니가 빠진 할머니가 크리스틴의 턱을 마치 삼킬 듯이 물어대고, 호치키스가 박혀 눈을 뜨지 못하는 장면 등등은 묘사만 보면 호러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으나 막상 보면 뭐랄까 박장대소는 아니더라도 더럽거나 역겨운 장면을 보았을 때 내곤 하는 '으....'하는 소리와 함께 슬쩍 슬쩍 웃게만드는 장면이기도 하다. 또한 이 할머니와 크리스틴이 차 안에서 격투를 벌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 역시 묘한 B급 호러의 감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다. 공포의 존재가 주인공을 계속 공격하는 무서운 장면이지만, 이 둘의 격투 가운데는 분명 우스운 부분이 존재하고 공격을 성공하고 나서는 스스로 대견함과 이겼다는 것에 만족하며 웃어대는 크리스틴의 모습은 만화같아서, 또 그냥 우스워서 웃음이 나기도 한다.

이 처럼 공포와 웃음, 악마의 등장과 주술적인 이미지 그리고 쌩뚱맞으면서도 뻔뻔한 대사나 행동들이 절묘하게 결합한 분위기는 이 영화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단 적인 예로 마지막 라미아의 영이 씌워진 남자가 공중에서 춤을 추는 장면은 이런 두 가지 요소가 극대화된 장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선택한다는 것과 맞물려 겉보기엔 약해만 보였던 크리스틴이 막판에 가서는 매우 능동적으로 두려워하지 않고 싸운다는 점에서 인상적이기도 했다. 결국 이미 무덤에 묻혀있는 할머니를 찾아가 단추를 전해주고야 마는 장면에서 크리스틴의 모습은 어느 영화의 여전사 못지 않은 포스를 자랑하는데, 여기서 그녀의 모습은 그녀가 무력적으로 강인해서라기 보다는 심리적으로 분노에 차서 나타나는 행동들이기에 굉장히 '시원하게' 느껴졌다(그런데 그러고나서는 갑자기 힘없이 버둥대는 모습도 재밌었다 ㅎ).

크리스틴 역을 맡은 알리슨 로먼은 개인적으로 <빅 피쉬>의 청순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이미지로 형상화되 남아있는 배우였는데, 적어도 한동안은 이 영화의 이미지로 남을 듯 하다. 잠시 그 빛나는 금발과 노란 드레스를 입었을 때는 슬쩍 <빅 피쉬>가 연상되기도 했을 정도. 크리스틴이라는 캐릭터가 결코 호락호락한 캐릭터가 아님이 분명할 텐데(육체적으로 감정적으로 둘다) 알리슨 로먼은 관객이 그녀의 현실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주고 싶다. 남자친구인 클레이 역의 저스틴 롱 역시 이 영화에 현실감을 주고 있는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있으며, 짧지만 영매 역할을 훌륭히 소화한 <바벨>의 아드리아나 바라자('바벨'에 비해 살이 많이 빠진 모습이었다)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역시 무엇보다 그 무서운 '가누시'부인 역할을 맡은(지금까지 리뷰에서 '할머니'라고 지칭했던;;;) 로나 라버의 연기는 그 무섭고 지저분한 분장들이 더해져 이 영화에서 잊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이미지를 선사했다. 'You Shame Me'라는 대사가 얼마나 공포스럽게 들렸는지 아직도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정도며, 아마도 한 동안 틀니만 보면 그녀가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드래그 미 투 헬>은 <이블 데드>를 인상깊게 본 영화팬들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될 B급 호러영화의 수작이자, 샘 레이미의 호러를 오랜만에 만나볼 수 있는 놓칠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할 것이다. 아...생각만으로도 공포스럽고 웃기기까지한 이 영화!


1. 극장에 외국인이 많아서 인지 제가 예전 <플래닛 테러>를 리뷰했을 때 썼던 것처럼 조금 소리내어 반응하고 환호하는 분위기가 펼쳐졌습니다. 이런 영화는 이런 분위기가 훨씬 어울리더군요 ㅎㅎ

2. 그 점보는 집에 들어갔을 때 TV에 고전 흑백영화가 나오고 있었는데 혹시 이 영화 아시는 분 계실지?

3. 은행에서 일하는 분 가운데 오늘 상환연장이나 대출 거절해준 분이 이 영화를 본다면 얼마나 공포스러울까요? ㄷㄷㄷ

4. 원래 imdb의 트리비아까지는 거의 살펴보는 편이 아닌데, 이 영화는 2번 내용이 있나 확인해보려 들어갔었는데 흥미로운 뒷이야기들이 제법 있군요 (http://www.imdb.com/title/tt1127180/trivia)

5. 이 영화는 놀랍게도 (국내)15세 관람가입니다. 18세 관람가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멋진 호러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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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제 9회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 상영회
6월 26일(금) 저녁,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개최됩니다.



이번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는 "시대의 공기를 흠뻑 담은" 영화들로
5편의 상영 후보작을 골라봤습니다.
후보작들 가운데 씨네아트 블로그 방문자 여러분들의 투표로 선정된 최다 득표작을
제 9회 블로거 상영회에서 상영하게 됩니다.


투표 기간: 2009. 6. 12. ~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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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작 후보 소개]

<블러디 선데이>는 1972년 1월 31일, 북아일랜드에서 벌어졌던 참혹했던 평화 시위현장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우리에게는 몇 해 전 화제를 모았던 <본 얼티메이텀>으로 더욱 익숙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2002년 작품입니다. 비슷한 일들을 겪었었던(겪고 있는) 우리로서는 좀 더 와닿을 수 밖에는 없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1995년작 <증오>는 <뮌헨> <아멜리에> 등 배우로도 잘 알려져있는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에게 깐느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과 세자르 영화제 최우수 각본 및 편집상의 영예를 안겨준 작품입니다. 인종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 영화는, 뱅상 카셀의 인상적인 연기가 기억에 남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위대한 독재자>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찰리 채플린의 작품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독재자였던 히틀러를 풍자하면서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한 이 작품은 채플린 최초의 유성영화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빵과 장미>는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켄 로치 감독의 2000년도 작품입니다. 그의 세계관을 잘 살펴볼 수 있는 작품 중의 하나로서 애드리안 브로디가 주연을 맡기도 하였습니다. 이리 멘젤 감독의 1990년작 <줄 위의 종달새>는 유머와 해학으로 풀어낸 또 다른 정치적 압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968년 '프라하의 봄' 당시 촬영되었던 이 영화는 곧바로 상영금지되어 1990년 베를린영화제에서 21년만에 드디어 첫 상영을 하게 되었고 그해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던 작품입니다.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 상영회는
관객들이 영화를 직접 고르고, 함께 보고, 이야기하는
새로운 컨셉의 상영회입니다.

또한 유명인사나 평론가 없이, 블로거들과 관객들이 동등한 시각에서
그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에 대한 감상을 교류할 수 있는
색다른 씨네토크도 함께 진행됩니다.

상영회 일시: 6월 26일(금) 저녁
상영회 장소: 아트하우스 모모

* 상영 후에는 영화에 대한 감상을 공유할 수 있는 씨네토크 시간이 이어집니다.
* 본 상영회는 유료 상영입니다.(7,000원)


지난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관련 내용 보기
제 1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 10월 31일(금) <원더풀 라이프>
제 2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 11월 29일(토) <쥴 앤 짐>
제 3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 12월 27일(토)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제 4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 01월 31일(토)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제 5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 02월 27일(금) <인 디스 월드>
제 6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 03월 28일(토) <로리타>
제 7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 4월 24일(금) <연애의 기술>
제 8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 : 5월 29일 (금) <안개속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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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 상영회의 경우 제가 후보작들을 선정하여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상영회 날 오시지 못하시더라도 보고 싶은 영화에 투표 한 표씩 부탁드릴께요~

상영작이 최종 선정되면 제 블로그를 통해 초대권을 드리는 이벤트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6월에 열리는 제 9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난 주말 나들이 했던 경희궁 흥화문.

주말이었지만 오전까지 비가 살짝 뿌린 탓에 인적이 드물어, 한적한 고궁 나들이를 즐길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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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1318 (If you were me 4, 2008)
청소년 영화, 그 이상의


<과속 스캔들>로 큰 인기를 얻은 박보영 양이 포스터에 큼지막히 자리잡고 있는 청소년 영화 <시선 1318>은, <여섯 개의 시선>에 이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작한 또 하나의 옴니버스 영화이다. 처음 이 영화를 알게 되었을 때만 해도 (더 나아가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보기 직전까지도) 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았었다. 김태용, 방은진, 윤성호, 이현승, 전계수 감독 같은 믿을 만한 감독들의 작품들이 엮여 있음에도 이 작품을 섣불리 오해했던 것은 윤성호 감독의 작품 제목처럼 '청소년 드라마의 이해와 실제'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었는데, 흔히 '청소년 영화'라고 하면 어느 정도 그려지는 그림들이 있기 때문에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5편의 작품이 하나하나 막을 내리는 순간, 점점 움찔움찔하는 자신을 느낄 수 있었고, 결국 맨마지막 김태용 감독의 작품으로 영화가 마무리되었을 땐 적잖은 소름마저 발견할 수 있었다. 사실 <시선 1318>을 단순히 '청소년 영화'라는 범주로 남겨두기엔 아쉬운 점이 많다. 청소년 영화라기보단 '청소년의 영화'라고 보는 편이 오히려 더 맞을 듯 싶다. 어른의 시각에서 청소년을 바라본 영화가 아니라 그들의 시점에서 최대한 자신들의 얘기를 미화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그대로 현실적으로 그려낸 이야기. 청소년이라면 더욱 공감했겠지만 그렇지 않은 나로서도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번갈아가며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진주는 공부중
방은진 감독 작품


<시선 1318>에 담긴 다섯 가지 작품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도 한, 그래서 다른 한편으론 편안한 작품이기도 하다.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박진주와 말썽꾸러기이자 꼴지로 대변되는 마진주, 즉 '진주'라는 같은 이름을 가졌지만 사회에서 바라보았을 때 전혀 다른 아이인 이 두아이를 주인공으로 입시지옥에서 살고 있는 10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체적인 주제도 그렇고 이쁘고 공부잘하는 아이와 공부 못하고 그리 이쁘지 않게 생긴 두 아이를 대치점으로 묘사한 방식은 굉장히 익숙한 방식이라 신선하지는 않지만, 이런 보편적인 구성을 뮤지컬이라는 방식으로 지루하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이 두 아이를 완전히 가르기 보다는 그저 조금 '다른'(틀린이 아닌) 아이 정도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고 또한 박진주의 이야기와 마진주의 이야기를 모두 다 비중있게 그려내면서 각각이 겪는 문제(물론 박진주에게 좀 더 포커스가 가 있긴 하다)를 동시에 풀어내려고 시도하고 있다. 공부를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왜 하는지도 모르게 세뇌당하듯 해야하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그려냈고, 이를 탈출하는 방식으로 춤과 음악을 더했는데 여기에 아기자기한 컴퓨터 그래픽이 더해져 소녀들의 풋풋함과 싱그러움을 더한다.





You and Me
전계수 감독 작품


<삼거리 극장>을 연출했던 전계수 감독의 작품은 개인적으로 다섯 작품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취향에 가까운) 작품이기도 했다. 역도선수로 운동으로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소영과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해 호주로 이민을 준비하고 있는 철구의 이야기는 각각 다른 듯 하지만 맞닿아 있는 구성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보는 내내 <아모레스 페로스> <바벨> 등을 연출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는데, 전체적인 색감도 그렇고 한 장소나 각각의 인물이 무심한 듯 교차하는 방식이나 같은 인물이 각각 서로가 모르게 관계를 맺고 있는 구성, 그리고 인물들의 얼굴을 타이트하게 클로즈업하는 장면이나 굉장히 길고 느리게 진행되는 호흡에서도 이냐리투 감독의 아우라가 느껴지기도 했다.

무언가 확실하진 않지만, 꼭 정답을 찾아야만 되는 가에 대한 답답함 그리고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 아니 불투명하다기 보다는 아직까지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지 못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감성적인 화면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두 주인공을 맡은 이 아이들은 어찌나 연기를 잘하는지 표정 하나하나가 흡입력이 대단했다. 영화 장면 가운데 갑자기 바닷가에서 소방수가 물을 뿌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은 마치 프랑스 예술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기이한 판타지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자신의 미래마저 선택하지 못하는 불운한 청소년의 현실이 담겨있다. 아, 그리고 이 작품을 보는 내내 속으로 '참~ 잘 찍었다'라는 생각이 몇 번이나 들었다. 카메라의 앵글이나 색감이나 로케이션 모두 감탄을 불러 일으킬만한 멋진 작품이었다.





릴레이
이현승 감독 작품


박보영 양의 출연으로 화제가 되었던 <릴레이>는 <그대 안의 블루> <시월애>등을 연출했던 이현승 감독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다섯 작품을 통틀어 가장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시종일관 다루고 있고 다양한 까메오의 출연으로 지루하지 않은 작품이기도 하다. 청소년의 임신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단순한 소동 정도로 보여지지 않기 위해 겉으로는 가벼워보이지만 속으로는 뼈가 있는 장치들을 여럿 배치해 두었고, 배우들이 카메라를 직접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설정을 두어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도 하다.

'왜 미혼모만 있고, 미혼부는 없어?'라는 대사는 가볍게 웃고 지나칠만한 대사는 결코 아니었으며, 아이를 낳은 여학생의 학습권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들 외에 학교에 선생님으로 등장하는 어른들을 그린 방식도 인상적인데, 초반에는 각자 자신의 과목 스타일로 이 문제를 해결해버리려는, 쉽게 말해 어른의 이기적인 잣대로 그저 무마시켜버리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후반부에 가서는 어른들도 '이해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지 않느냐'라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것이 결국 제목인 '릴레이'처럼 청소년이 혼자서 혹은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까지 곁들여져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문제라는 사실을 직간접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문성근, 정유미 씨의 출연은 전혀 몰랐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서프라이즈 했으며, 문성근씨의 '그것이 알고 싶다' 연기는 또 하나의 흥미였다. 학교 내에 비추는 자연광으로 묘사한 마지막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청소년 드라마의 이해와 실제
윤성호 감독 작품


앞서서 이현승 감독의 작품을 이야기하며 '다섯 작품을 통틀어 가장 유머러스한 분위기'라고 이야기했지만, 이것은 좀 대중적인 코드의 유머를 뜻한 다면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작품은 역시 윤성호 감독의 작품 <청소년 드라마의 이해와 실제>였다.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이 영화는 여러 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챕터 제목들만 봐도 이 작품의 분위기를 반절은 느낄 수 있다. 비트박스와 화면 중간에 등장하는 자막으로 리듬감과 감성을 더했으며, 화면의 톤을 대사와 인물의 등장에 따라 다운시키고 돌리고 하는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이해와 실제'라는 제목처럼 윤성호 감독은 과장되거나 보기 좋은 드라마 보다는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를 원했는데, 크래딧을 보니 실제 학생들이 자신의 출연 부분에 있어서는 대사를 직접 만들고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던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에 등장하는 대사들은 하나 같이 주옥 같다. 뭐랄까 'You and Me'를 보면서 나중에 DVD가 출시되면 살까 말까 고민하던 심정이 이 작품을 통해 확정으로 굳어졌달까. 마을 어귀에서 두 아이가 나누는 대화는 윤성호 스타일이 가미되었으면서도 전혀 가공되지 않은 느낌의 신선함 그 자체의 순간이며, 아이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한 마디 한 마디는 어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투박하긴 하지만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사실들이 담겨있다. 대사가 만들어내는 맛과 편집과 구성이 이끌어내는 리듬, 그리고 메시지마저 더해진 이 작품은 분명 윤성호 감독과 아이들이 직접 만든 또 하나의 '우주' 그 자체일 것이다.





달리는 차은
김태용 감독 작품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김태용 감독의 <달리는 차은>은 감성적으로는 대중적으로나 가장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작품이 아닐까 싶다. 전작 <가족의 탄생>과는 또 다른 '가족의 탄생'을 이야기함과 동시에 청소년 기에 겪는 이성과 꿈과 현실에 대한 고민들을 잘 어루만지고 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야기 역시 인권을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소재로 더이상 새롭지 만은 않은 이야기이지만, 김태용 감독은 마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작품 같은 절제된 장면들과, 인물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방식을 선택하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주제를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생각이 들었던건, 앞서 'You and Me'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작품이 떠오르는 것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우라를 심하게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주인공 차은 역할을 맡은 전수영 양의 클로즈업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고레에다 히로카즈 월드에서 지금 막 뛰쳐나온 캐릭터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굉장히 인상적인 얼굴과 표정을 갖고 있었다. 전수영 양을 비롯해 엄마 역할을 맡은 아르세니아 씨 역시 비전문 배우라고 하는데, 이들이 만들어내는 장면들은 그 오스카 위너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장면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깜깜한 밤 아스팔트 도로 위를 달리는 장면도 뇌리에 남고, 무엇보다 차은이의 얼굴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주)영화사 백두대간에 있습니다.










1. 국가적 불운과 맞물려 미처 감상기를 포스팅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흘러왔지만, 올해 지금까지 본 영화들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영화를 꼽으라면 단연 홍상수 감독의 <잘알지도 못하면서>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의 러닝타임 내내 키득키득 거렸으니까요 ㅋㅋ




2. <질투는 나의 힘>을 연출했던 박찬옥 감독의 신작 <파주>의 포스터인데, 영화를 보지 않았으니 당연히 그 분위기는 알 수 없지만, 과연 포스터 속의 저런 이미지일까 하는 의구심은 드는군요. 포스터만 보면 왠지 낚이는 기분.




3. 영상자료원에 이어 서울아트시네마에서도 비슷한 라인업의 기획전을 갖는군요. 제목이 멋집니다.
'강호의 도를 묻는다'. 저번에 <심야의 결투>를 보고 싶었는데 못봤는데 이번에는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4. 사무실 제 자리가 좀 더울 땐 회의실에 가서 에어콘을 틀어놓은 뒤 저렇게 컴컴한 곳에서 노트북으로 일을 하곤 합니다.
절대 마우스 발광 성능을 테스트 하기 위함만은 아니에요;;




5. 어제 저녁. 드디어 <트랜스포머 2> 아이맥스 예매가 열렸습니다. 동시에 주말시간과 개봉일날 오전 조조를 예매하였는데, 주말에만 보자니 한 3일동안 근질근질해서 못견딜것 같아 개봉일날 반차라도 내고 보러갈 작정입니다. 이런건 물론 아이맥스로 봐줘야죠. 암암.




6. 카카가 드디어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습니다. 제 2의 갈락티코의 선봉장으로서 1g도 부족함이 없는 영입이로군요.
과연 레알의 다음 영입은 누가 될까요? 호날도? 리베리? 비야?




7. 모 쇼핑몰에 제가 찜해놓은 타이틀들입니다. 저 타이틀들을 다 한번에 지르지는 못하겠지만 결국 언제가는 다 지르고말 리스트라는 점에서 급 슬퍼지는군요. 돈을 더 열심히 벌어야겠습니다.





8. 1집에 이어 2집도 대박 앨범을 내놓은 Chrisette Michele의 Blame It On Me 라이브 입니다. 요즘 멜론을 통해 가장 즐겨듣는 앨범이지요. 곧 수입 앨범도 구매해야겠네요.




9. 현재 제 노트북의 바탕화면. <예스 맨> 블루레이 구매하고는 어젯 밤에 신나게 캡쳐를 마쳤습니다. 조이 데샤넬 팬으로서 이보다 더한 스샷 노다지는 없을 듯.

10. 내일은 6.10 입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겐 벌써 이른 여름이 왔다.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 k100d + 21ltd + 70-300 a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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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잠겨있던 시국상황 덕에(탓할 순 없겠죠) 2주 정도 본의 아니게 거르게 된 '이 주의 개봉영화'입니다. 지난 주는 별다른 개봉영화가 없어 아쉽기도 했었는데 이번 주는 다시금 극장으로 달려갈 만한 기대작들을 다량 발견할 수 있어 벌써부터 두근대는 월요일입니다!




드래그 미 투 헬 (Drag Me To Hell, 2009)
감독 : 샘 레이미
주연 : 알리슨 로먼, 저스틴 롱, 아드리아나 바라자
각본 : 샘 레이미, 이반 레이미
음악 : 크리스토퍼 영
촬영 : 피터 드밍
장르 : 공포/스릴러
정보 : 미국 / 99분 / 15세 관람가

이번 주 개봉작들 가운데 가장 기대되는 영화는 누가 뭐래도 호러로 돌아온 샘 레이미 감독의 신작 <드래그 미 투 헬>입니다. <이블 데드>와 <다크맨> 등으로 호러 영화 팬들에게 인정을 받고서는 <스파이더맨>시리즈로 전세계 영화팬들에게 사랑받게 된 그가 오랜만에 호러 영화를 들고 관객들을 찾아왔네요. 이미 시사회를 통한 반응들은 호러 영화의 오랜 팬분들도 충분히 만족하는 분위기입니다. <빅 피쉬> <매치스틱 맨>등에 출연했던 알리슨 로먼의 묘한 마스크와 호러라는 장르가 일으키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무엇보다 샘 레이미 만의 간결하고 임팩트있는 호러영화가 기대되네요. <바벨>에 출연했던 아드리아나 바라자의 출연은 덤이네요 ^^








펠햄 123 (The Taking Of Pelham 1 2 3, 2009)
감독 : 토니 스콧
주연 : 덴젤 워싱턴, 존 트라볼타, 제임스 갠돌피니, 루이스 구즈먼
각본 : 브라이언 헬겔랜드, 존 고디 원작
음악 : 해리 그렉슨 윌리엄즈
촬영 : 토비어스 A. 스크라이슬러
장르 : 액션/스릴러
정보 : 미국, 영국 / 105분 / 15세 관람가

<펠햄 123>는 토니 스콧이라는 인지도 있는 감독, 덴젤 워싱턴과 존 트라볼타 라는 배우들의 이름값에 비하면 그다지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일단 포스터와 시놉시스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상당히 많이 보아왔던 이야기의 재탕으로 느껴지기 때문일텐데, 지하철 테러라는 소재는 우리영화 <튜브>에서도 다뤘었고, 헐리웃에서도 각종 테러/액션 영화들에서 주제는 아니더라도 소재로는 자주 사용했던 설정이기 때문에, 이 같이 익숙한 소재를 어떻게 긴장감을 끝까지 잃지 않고 이끌어갈지가 기대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러고보니 토니 스콧은 <데자뷰>에 이어서 다시 한번 덴젤 워싱턴과 작업하게 되었군요. 두 명배우와 감독이 이 흔한 소재를 어떻게 꾸려낼지 기대가 됩니다. 디지털로도 상영예정입니다.







블러드 (Blood : The Last Vampire, 2009)
감독 : 크리스 나흔
주연 : 전지현, 코유키, 앨리슨 밀러
각본 : 카미야마 켄지 원작, Chris Chow 각본
음악 : 클린트 멘셀
촬영 : Hang-Sang Poon
장르 : 액션/호러
정보 : 홍콩, 일본, 프랑스, 아르헨티나 / 86분 / 18세 관람가

전지현의 헐리웃 진출작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블러드>는 개인적으로는 전지현 때문이 아니라 일본 애니메이션 <블러드 : 더 라스트 뱀파이어>를 원작으로 하고 있어서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사실 위의 국가구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이것이 진정한 헐리웃 영화인가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을 갖을 수도 있겠네요. 여튼 프로덕션 I.G가 만든 짧지만 강렬했던 애니메이션 '블러드'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에서 전지현은 주인공인 '사야'역할을 연기했는데 한 동안 이 작품에만 집중했던 그녀의 모습이 영화 속에서 어떻게 표현될지가 궁금해집니다. 시사회를 통해 들려오는 얘기로는 아쉽다는 평들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원작 팬으로서 보긴 해야할 것 같고..음..고민되네요.
아래는 원작 애니메이션에 대한 예전에 써두었던 dvd리뷰입니다.
http://www.realfolkblues.co.kr/43





애니 레보비츠 :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삶
(Imagine - Annie Leibovitz: Life Through A Lens, 2008)
감독 : 바바라 레보비츠
주연 : 애니 레보비츠
각본 :
음악 : Gaili Schoen
촬영 : 바바라 레보비츠, 에드 메리츠
장르 : 다큐멘터리
정보 : 미국 / 83분 / 15세 관람가

아마 애니 레보비츠라는 이름은 낯설지 몰라도 사진 몇 장을 보여주고 나면 '아~ 이 사진' 하는 작품이 많을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 사진들을 많이 남겼던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도 이번 주에 개봉합니다. 이런 영화는 사실 국내 개봉자체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인데 다행히 스폰지하우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독을 맡은 이가 그녀의 가족인 바바라 레보비츠라는 점도 인상 깊네요. 오랜만에 스폰지하우스 갈 일이 또 생겼군요.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
(Himalaya, Where The Wind Dwells, 2008)
감독 : 전수일
주연 : 최민식
각본 : 전수일
음악 : 김형석
촬영 : 김성태
장르 : 드라마
정보 : 한국 / 95분 / 12세 관람가

참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모습을 보게 된 최민식 주연의 영화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도 이번 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일단 영화 외적인 이유들로 영화계에서 한발 물러서 있었던 그의 복귀가 한 사람의 영화팬으로서 반갑지 않을 수 없네요. 복귀작도 요란스러운 큰 영화가 아니라 작은 영화인 점도 그렇구요. 전수일 감독은 <내 안의 우는 바람>이 97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는 등 해외영화제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던 감독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히말라야하는 이국적인 장소의 아름다움과 함께 어떤 드라마를 들려줄지 기대됩니다.







시선 1318 (If You Were Me 4, 2008)
감독 : 김태용, 이현승, 전계수, 방은진, 윤성호
주연 : 전수영, 박보영, 손은서, 이건주, 정유미, 오지혜, 성지루
각본 :
음악 : 최용락, 김동기, 오세헌, 황상준, 방준석
촬영 : 박홍열, 김기만, 권상준, 이강민, 최찬민
장르 : 옴니버스 영화
정보 : 한국 / 122분 / 12세 관람가

오랜만에 극장에서 만나는 옴니버스 영화 <시선 1318>입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도 그렇고 옴니버스라는 점 때문에 <6개의 시선>이 언뜻 떠오르기도 하네요. 김태용, 윤성호, 방은진 등 감각있는 여러 감독들의 작품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반갑고, 박보영 양의 영화를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흥미거리가 되겠네요. 저는 화요일 시사회를 통해 먼저 만나볼 예정입니다~










이번 한 주도 즐거운 영화 관람 되시고, 좋은 영화 많이 만나시길 바랍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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