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유리의 날 (Yuri's Day, Yuryev Den, 2008)
차갑게만 변해가는 이야기


이번 제 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가장 먼저 관람한 작품은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이 연출한 러시아 영화 <유리의 날>이었다. 가끔 영화제에서는 영화를 선택할 때 정말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관람작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유리의 날> 역시 미스테리라는 점, 그리고 평소에 보기 힘든 러시아 영화라는 점이 영화를 보기 전 정보의 고작이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조금은 후덥찌근한 날씨를 달래며 보기 시작한 영화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차가운 눈 덮인 영상을 배경으로, 영상 만큼이나 차가운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 제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영화의 주인공인 오페라 여자 가수는 아들과 고향으로 보이는 마음에 도착했다가 어느 순간 아들을 잃어버리고 만다. 도대체 왜 아들이 사라졌는지, 죽었는지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는다. 사실 영화에 대한 정보를 처음 얻었을 때는 미스테리나 스릴러 장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나니 분명 아들이 실종된 사건 자체는 미스테리한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포인트는 사라져 버린 아들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큰 변화를 겪게 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보는 편이 더 맞을 듯 싶다.

크세니야 라포포트가 연기한 주인공의 변화는 실로 놀랍다. 영화에 시종일관 집중하고 있음에도 과연 초반 오페라 가수로서 품위있던 모습의 그 여자가 중반 이후의 그 여자와 같은 인물인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정말로 중간에 곰곰히 따져보기도 했다) 사건을 겪으면서 이 여성은 아주 심한 변화를 겪게 된다. 나중에 가서는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그 이유마저 완전히 잊어버린 듯한데, 이쯤 되면 아들을 찾고 못 찾고는 벌써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반대로 미스테리 영화로서는 부족한 점이 많은 편이다. 화면 구성이나 극의 구성은 굉장히 무언가가 나올 듯한 분위기를 시종일관 움츠리고 있지만 영화는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은 채 그렇게 마무리 되는 편이다. 미스테리로 보지 않으려 했음에도 이런 의견을 얘기하게 된 것은, 미스테리적인 요소를 불러일으킬만한 아주 매력적인 영상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눈 덮인 설원과 고립되어 있는 마을이라는 설정은 그런 요소를 더욱 증폭시키기에 충분했고, 장면 자체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여자 주인공을 연기한 크세니야 라포포트는 최근 개봉한 <언노운 우먼>에도 출연하고 있는데, <유리의 날>에서의 연기는 어느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고 해도 크게 손색이 없을 만큼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어미니와 여성의 경계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캐릭터의 특성을 잘 표현해 내고 있으며, 오페라 가수 역할로서 노래하는 장면의 약간 어색한 립싱크 조차 크게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있습니다.









해운대 (Haeundae, 2009)
감독 : 윤제균
주연 :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각본 :
음악 :
촬영 :
장르 : 모험/재난/드라마
정보 : 한국 / 129분 / 12세 관람가

영화 자체보다는 '애국'홍보 마케팅으로 더 입에 오르내렸던 우리 영화 <해운대>가 이번 주 드디어 개봉합니다. 역시 이 영화가 가장 걱정되었던 이유는 투모로우의 스텝진이 만든 쓰나미 묘사 때문도 아니었고,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 때문도 아니라, 오로지 감독인 윤제균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의 전작들 <색즉시공> <두사부일체> <낭만자객> 등에서는 전혀 이런 재난 영화의 재주를 비롯해 끌릴 만한 요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시사회를 통해 들려오는 입소문에 따르면 '생각보다 괜찮다'라는 의견이 다수인 것 같습니다. <타이타닉>이나 <투모로우>급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운대'라는 익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또 어떤 볼거리를 보여줄지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앞서는 작품이네요.





블러디 발렌타인
(
My Bloody Valentine 3-D, 2009)
감독 : 패트릭 루지어
주연 : 잰슨 애클스, 제이미 킹
각본 : 스티븐 밀러
음악 : 마이클 완드마처
촬영 : 브라이언 피어슨
장르 : 공포/스릴러
정보 : 미국 / 101분 / 18세 관람가

개인적으로는 이미 4D포맷으로 관람을 한 터라 이미 정식 개봉을 한 것으로 착각했었는데, 정식 개봉은 이번 주로군요. 4D 상영관이 상암 CGV밖에는 없다는 현실이 아쉽기는 하지만, 정말 이 영화는 영화적 재미보다는 체험하는 것에서 오는 재미가 더 크기 때문에, 3D만 되더라도 좀 아쉽게만 느껴지네요. 상암 CGV로 달려가실 수 있는 분들은 꼭 4D로 보세요. 4D만이 정답입니다!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_ 4D로 즐기는 진짜 공포









바더 마인호프
The Baader Meinhof Complex, Der Baader Meinhof Komplex, 2008
감독 : 울리 에델
주연 : 마티나 게덱, 모리츠 블라이브트로이
각본 : 번드 아이킨거
음악 : Florian Tessloff
촬영 : 레이너 클로스만
장르 : 드라마
정보 : 독일,프랑스,체코 / 150분 / 18세 관람가

사실 이 영화에 대한 정보라고는 정치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무거운 드라마라는 것 뿐인데, 대강의 시놉시스를 읽어보니 1967년 서독을 배경으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혁명의 움직임에 대해 다룬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언제나 관심이 가곤 합니다. 무겁지만 그 가운데는 꼭 알아야 할 이야기들인 경우도 많구요. 150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이나 견뎌야 할 모양이지만, 그래도 보고 싶습니다!








마이 프렌즈, 마이 러브
Mes Amis, Mes Amours, 2008
감독 : 로렌느 레비
주연 : 뱅상 링던, 파스칼 엘비
각본 : 필립 게즈, 로렌느 레비
음악 : Sebastien Souchois
촬영 : Emmanuel Soyer
장르 : 코미디/로맨스
정보 : 프랑스 / 99분 / 15세 관람가

제가 원래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를 어지간한 걸작이 아니면 별로 챙겨보지 않는 편이긴 하지만, 이 작품은 적어도 뻔해보이지는 않는군요. 일단 포스터에 남녀가 아니라 남남이 떡하니 등장하고 있으니까요 ^^; 싱글남의 동거생활이라. 영화의 내용과는 별개로 파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는 어떤 영화든 보게 되면 파리에 가고 싶어지도록 만드니, 조심조심해서 관람여부를 결정해야 겠네요 ^^;








지난 주는 제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참가 관계로 개봉작들을 거의 챙겨보질 못했네요. <해피 플라이트>도 봐야하고, 의외로 우끼다는 <차우>도 봐야 하는데 말이죠 ;;

이번 한 주도 다들 즐거운 영화관람 되시길 바랍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각 제작사에 있습니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IMAX DMR 3D, 2009)
마지막 '준비'에 충실한 작품


개인적으로 '해리포터' 시리즈의 좋아하는 순서를 꼽으라면 정확히 시리즈의 역순이 될 것 같다. 사실 1,2편이 개봉했을 때만 해도 극장에서 물론 다 꼭꼭 챙겨보기는 했었지만 비슷한 시기에 경쟁을 했었던 <반지의 제왕>시리즈의 영향력을 제외하더라도, '아이들'에 촛점이 맞춰진 이 시리즈에 별로 특별한 호감을 갖고 있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해리와 아이들은 영화 속 캐릭터들의 나이보다도 더 무서운 속도로 노화(?)가 진행되었고, 한 편에선 '과연 이 아이들이 완벽한 어른이 되기전에 시리즈를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하기도 했었는데, 그것과 마찬가지로 영화는 새로운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조금씩 아주 조금씩 어두워졌고,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소년, 소녀의 성장이야기로 변해갔으며, 그런 점들은 더더욱 이 시리즈를 마음에 드는 시리즈로 탈바꿈 시키게 되었다.

시리즈의 6번째 작품인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는 잘 알려졌다시피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Harry Potter :
Deathly Hallows)>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하는 데에 충실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파트 1,2로 나뉘어 개봉할 예정이며 각각 2010, 2011년 개봉될 예정이다). 그 말은 고로, 만약 이러한 '준비'의 성격을 어느 정도 미리 알고 있거나 혹은 받아들이게 된다면 상당히 괜찮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았을 경우에는 조금 당황스런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후부터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원작 소설을 전혀 읽지 않은, 흔치 않은 순수(?)한 영화 관객으로서 해리포터 시리즈는 영화로서도 갈수록 매력적으로 변모하는 시리즈라고 생각된다(아, 아까 시리즈의 선호도를 얘기하면서 정확히 역순이라고 했었는데, 알폰소 쿠아론이 연출했던 <아즈카반의 죄수>도 성장영화로서의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주기 시작한 시리즈로서 썩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이 시리즈가 갈수록 매력적인 이유는 해리가 구사할 줄 아는 마법이 늘었기 때문이라던가, 헤르미온느의 외모가 점점 훈훈하게 성장해 간다던가 하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물론 훈훈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 아이들이 점점 소년, 소녀로 성장해가고 시리즈를 관통하는 전체적인 이야기는 점점 어두워지기 때문이었다. 어두운 판타지를 선호하는 개인적인 취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갈 수록 해리의 얼굴에서 귀여움 보다는 그늘이 발견되는 이야기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으며 다른 한 편으론 아이였던 해리가 소년이 되는 과정을 통해 아이였던 관객들이 함께 소년으로 성장해 가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더 매력적인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는 성장영화 측면에서는 로맨틱 코미디에 가까울 정도로 유머러스한 면이 부각되었고 현실적인 사춘기의 감정을 잘 담아낸 동시에, 볼드모트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음에도 가장 어두운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기도 했다. 일단 유머러스한 부분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사춘기를 넘어서서 거의 로맨틱 코미디에 가까운 설정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살짝 더 나아간 듯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이외의 이야기는 상당히 어둡기 때문에 론을 중심으로한 사춘기를 그린 이야기는 좀 더 밝게 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로맨스의 핵심이 론이기 때문인지 론의 비중이 그 어느 시리즈보다 좀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그가 어느 순간부터인가 해리보다 더 훈남이 되고 있는 사실도 작용된 것이 아닐까? ㅎ).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론의 개그와 활약을 즐기는 것은 이번 작품에 또 다른 재미!)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에서 이들 삼총사 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캐릭터는 바로 말포이였다(기존에는 거의 '말포이'라고 90%이상 사용했던 것 같은데 이번 작품에서는 유난히 그의 성이 아닌 이름 '드레이코'가 더 자주 등장하고 있다). 사실 이전 시리즈에서는 그냥 얄미운 넘 정도로 묘사되었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어쩌면 해리보다도 더 고뇌하고 더 비중있는 역할을 맡아 시종일관 우울하고 고통받는 표정을 연기했다. 이런 말포이의 모습과 학생시절 볼드모트의 모습을 한 작품에 등장시키면서 볼드모트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우회적으로 하는 것은 물론, 말포이 역시 동등한 비중으로 설명하는 기능을 하고 있는데, 예전에 영화를 통해 미뤄 짐작했던 말포이의 모습과는 달리 볼드모트의 선택에 마냥 기뻐하지 않고 상당히 고통스러워 하고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은 오히려 불쌍해보이기 까지 하는 모습이었다. 이 영화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얼굴이라면 울듯 말듯 고통받는 말포이의 표정이랄까.

이렇게 얘기가 흘러가고 보니, 이렇다면 볼드모트를 그리는 방식이 마치 다스베이더(아나킨 스카이워커)와 같은 방식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감?도 들었다. 물론 원작을 다 읽은 입장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답을 이미 훤히 알고 있겠지만(제발 스포만은 말아주세요 ㅠㅠ),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를 통해 드러난 볼드모트와 말포이의 묘사는 분명 지금까지 이들을 그려왔던 것과는 다르게 본래 악한 존재가 아니라 해리처럼 선택받은 자였지만 너무 뛰어난 재능 탓에 악에 유혹에 빠지고만 캐릭터로 그려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를 할 수 있었다. 기대 얘기가 나온 김에 조금 더 해보자면 자신이 혼혈왕자임을 밝힌 스네이프 역시 막판에 가서는 다시 한번 해리의 편에 서게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해보게 되었다. 마치 <제다이의 귀환>의 마지막 장면처럼 말이다(보통 같으면 이 같은 예상들이 하나에 재미있는 '설'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해리포터의 경우는 이미 소설이 완결된 터라 다 아는 입장에서 본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도 싶다 -_-;;)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드레이코 말포이는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이제 그의 눈빛에선 슬픔마저 느껴진다.)

순전히 개인적 취향이지만 아마도 더 어두워지지 않기 위해 더 많은 비중은 둔 듯한 사춘기 로맨스의 분량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는데, 굉장히 현실적인 사춘기의 감정들에 대한 묘사들은 마음에 들었지만 차라리 이쪽 비중을 조금 더 줄이고 말포이나 불사조 기사단의 비중을 높였다면 더 '내 취향'인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이렇게 된다면 아마도 더 어두울 마지막 2편의 작품에 대한 부담도 높아질 것이고, 직접적으로는 이번 작품에 흥행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질 수 있었음은 충분히 이해하는 바이다 ^^;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는 부제목에 남긴 것처럼 상당히 '준비'에 철저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렇기 때문에 전작들에 비하면 확실히 클라이맥스나 임팩트가 부족한 편인 것도 사실이다. 해리와 덤블도어가 호크룩스를 가져오는 장면이 뒷부분에 포인트라면 포인트일텐데 그 분량이나 임팩트가 예전 같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개인적으로 이 장면에서 덤블도어의 모습은 너무도 간달프 스러웠다 ㅎ). 3D 아이맥스로 펼쳐지는 첫 액션 시퀀스가 오히려 임팩트 면에서는 더 크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이 두 시퀀스보다 개인적으로 더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바로 위즐리의 집이 공격 당하는 장면이었다. 갈대 숲을 배경으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공포감을 주는 이 장면만 놓고 보자면 호러 영화의 한 장면으로도 손색이 없을 연출로 이 장면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갈대 숲을 누비다가 해리와 기사단이 가운데 모이게 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 장면에서의 조명과 카메라 워킹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 작품의 최고의 명장면을 꼽으라면 이 장면을 주저없이 꼽겠음!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아무리 봐도 간달프)

적당한 시간대가 일산 CGV 밖에는 없어서 일부러 찾아가 아이맥스로 관람하였는데, 잘 알려졌다시피 이 작품은 부분적으로 3D를 지원하는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예전 <슈퍼맨 리턴즈>도 비슷한 방식이었는데,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중간 중간 3D 장면을 지원했던 <슈퍼맨 리턴즈>와는 달리 이 작품은 초반 20여분 정도에 3D 장면이 모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사실을 모르고 극장에 온 많은 관객들은 아마도 조금은 당황했을 싶다(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3D상영작과 동일한 가격을 책정한 티켓 가격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 남는다). 3D 시퀀스는 입체감을 더 만끽할 수 있을 만한 장면들로 채워져있었는데, 거리를 빠르게 누비는 연출은 마치 관객으로 하여금 나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실감이 났다. 개인적으로 초반 20분에만 3D 시퀀스가 몰려 있는것에 큰 불만은 없지만, 퀴디치 장면 같은 것도 3D로 즐길 수 있었다면 좀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어느 새부턴가 해리보다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는 론 위즐리 역할의 루퍼트 그린트는 본격 로맨틱 코미디 물의 주인공이나 아니면 아예 '히어로즈' 같은 SF미드물에 출연해도 어울릴 듯한 모습으로 자라 준 듯 하다. 반대로 해리 역의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그럭저럭 평균적인 연기를 보여주다가 '행운 충만한' 그 장면에서는 오랜만에 객석을 빵터트릴 정도의 재미있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왠지 다니엘에게는 멋있는 모습보다 이런 모습이 더 잘 어울리는 듯 하다. 엠마 왓슨은 전작들 보다는 아주 살짝 비중이 줄긴 했지만(그 비중은 고스란히 론에게;) 깜짝 드레스 장면으로 2시간 반의 대장정에 졸음으로 대처했던 많은 남성 관객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했으며, 다른 한편으론 '론이 뭐가 좋다고'하는 원성을 듣기도 했다 ^^;

헬레나 본햄 카터는 참~ 이런 역할이 잘 어울린다는 걸 짧은 분량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었고, 슬러그 혼 역할의 짐 브로드벤트는 역시 연기 잘하는 배우임을 새삼 느낄 수 있었으며, 루나 러브굿 역할의 이반나 린치는 그 사자탈 쓰고 나온 장면 만으로도 제 역할은 다 수행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듯 싶다.


1. 안봐도 시리즈의 마지막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part 1,2>는 가장 좋아하게될 시리즈의 작품이 될 것이 거의 확정적이네요.

2.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인데 '혼혈왕자'에 대한 이야기가 양념처럼 등장합니다.

3. 아마도 이 작품은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이 공개되고 나면 좀 더 가치가 높아질 작품이 아닐까도 생각되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워너브라더스 픽쳐스에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는 권영철님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품인 <나쁜 놈이 더 잘 잔다>가 이번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 초청이 되어서 떨리는 마음으로 첫 공개의 순간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극장에 도착하자마자 매진작 리스트에서 '나쁜 놈이 더 잘 잔다'를 확인하고 보니 절로 흐뭇해 지더군요 ^^




영화의 시작 전에 간단한 무대 인사가 있었고 상영이 끝난 뒤에 관객과의 대화시간이 있었습니다. 역시 영화제답게 많은 분들이 질문을 하려고 손을 드시는 모습에 다시 한번 훈훈해졌습니다~




관객들의 질문에 차근차근 답해주시는 권영철 감독님! 개인적으로도 여러가지 질문하고 싶은 것이 있었지만 나중에 개인적 자리를 기약하며 다른 분들께 양보아닌 양보를 ^^; 끝나고 여러 기자들과 팬들에 둘러쌓여 싸인 요청을 받으시는 모습에 또 한번 뿌듯. 저희 일행도 싸인을 요청했는데 쿨하게 그냥 가셨다는 ㅎㅎ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간단한 평가와 더불어 배우들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는데, 다들 조금씩은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을 드러내시더군요.




주연을 맡은 김흥수씨의 연기도(그 눈빛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태경씨의 발견도 흥미로웠습니다. 아역배우시절부터 익숙했던 배우였는데, 그간 거의 착한 역할만 맡았던 것과는 달리 이번 영화에서는 아주 거칠고 막사는 역할을 맡았는데, 의외로 잘 어울리고 몇몇 장면에서는 내가 알던 그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얼굴을 보여주더군요. 다시 봤습니다.





네네. 분명 김흥수씨가 감독님보다 뒤에 서 있습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ㅎ






개인적으로 관객과의 대화가 끝나고 잠깐 형님과 얘기할 시간이 있었는데, '어땠어?' 하시길래 '재밌어요' 했는데 좀 더 객관적인 평가를 듣고 싶어하시는 것 같았는데, 오늘은 스케쥴이 많으셔서 따로 이야기할 기회가 없어서 저도 좀 아쉬웠네요(다음 기회에!)


영화는 100%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기는 어려운 입장임을 감안하더라도 참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하드보일드한 장르영화가 아닐까 했었는데 막상 보고 나니 얼마전 보았던 <똥파리>를 연상시키는 가족이 연관된 한 편의 드라마였던 것 같아요. 여튼 영화에 대한 자세한 평을 곧 다시 써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영화제 기간 본 영화 세 편과 - 유리의 날 / 델리 6 / 내 이름은 부르스 -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아이맥스 리뷰도 밀려있네요 헥헥 ;;;;).


그래도 친분이 좀 있다고, 엔딩 크레딧 맨 마지막에 '권영철 감독 첫 번째 작품'이라는 문구를 보니 가슴이 찡해지더군요! 부럽기도 하구요! 아, 그리고 도움 주신 분들에 영화 고사때 오셨던 dp회원분들 몇 분의 이름과 DVD프라임이라는 이름을 보니 또 한번 흐뭇해지기도 했습니다 ^^


목요일 상영이 한 번 더 남아있습니다!
<나쁜 놈이 더 잘 잔다> 화이팅입니다!




글/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비가 오는 날. 회사에 연차 휴가를 내고 피판이 열리는 부천으로 향했다. 일단 프레스 ID카드를 받기 위해 고려호텔에 가서 카드도 지급받고 첫 번째 관람작인 <유리의 날>을 보기 위해 프리머스 소풍으로 이동.




영화제 스케쥴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상영일정표. 다음 주 평일날도 참석할 수 있다면 좋았을텐데 좀 아쉽기만 하다.




프리머스에서 만난 피판샵. 가면도 있고, 티셔츠, 버튼, 다양한 팬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뭐 하나 살까 하다가 회사에서 아이스 커피마실 때 쓰려고 보덤 컵을 하나 구매.





이 날 본 세 작품에 대한 짧은 감상평.
1. <유리의 날> - 극단적인 클로즈업. 더운 날씨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차가운 분위기. 약간 모호한 미스테리.
2. <델리 6> - 그냥 춤추고 웃고 즐기려고만 했는데, 상당히 정치적이고 메시지 충만한 작품이었슴. 다시 보고 싶은 작품.
3. <내 이름은 부르스> - <플래닛 테러>보다는 약하지만 정말 재미있었던 그만의 작품. 그 노래는 정말 잊혀지지 않는다.

자세한 리뷰는 추후에~




ID카드와 함께 받은 프로그램북. '파워블로거'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카드는 꼭꼭 숨기고 다녔다 -_-;;; 하긴 이미 티켓을 다 돈주고 예매한 터라 ID카드를 따로 쓸일이 없었음. 그냥 기념으로 카드 수집완료 --v

비가 세차게 내리는 터라 자봉 여러분께서 고생이 많아보였다. 처음에는 시간 계산을 안해보고 영화 하나가 끝나면 다음 작품 볼 때까지 조금 여유가 있을 줄 알고, 감상기를 바로 하나씩 쓰면 되겠다 했는데 이동 시간 고려해 보니 하나 끝나면 바로 입장해야 하는 스케쥴이라 전혀 여유가 없더라. 개인적으로 하나 아쉬웠던 점이라면 <델리 6>를 상영했던 복사골 문화센터의 경우 공연장이라 음료를 들고 입장할 수 없었는데, 미리 공지가 잘 되어 있지 않은 탓에 1층에서 바로 입장전에 구입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약 1분만에 벌컥 들이키고 입장할 수 밖에는 없었다(얼음도 다 씹어먹었음 -_-;;)

굳은 날씨에도 좋은 영화들과의 만남은 계속된다!


* 사진을 더 많이 찍고 싶었는데 비가 오는 탓에 카메라를 자유롭게 사용못한 점도 있고, 워낙에 이동하는데 시간에 쫓긴터라 윽;






작전명 발키리 : 블루레이 리뷰 (Valkyrie : Blu-ray Review)
http://dvdprime.paran.com/dvdmovie/DVDDetail_Sub.asp?dvd_id=1797&master_id=11


영화도 물론 영화대로 재미있었지만, 오랜만에 스페셜피쳐의 덕을 톡톡히 보았던 타이틀. 강추.





ⓒ 제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이번 제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블로거 입장으로 프레스 초대를 받은 것도 있고 지인의 영화가 상영되는 것도 있고 해서 유독 관심을 더 갖게 된 경우라 할 수 있는데, 금요일 하루 연차를 내어 참가하기로 결정한 뒤, 조금 늦었지만 부랴부랴 관람 스케쥴을 짜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프레스 카드를 발급받게 되면 영화 관람이 좀 더 자유롭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예전의 경험상 인기작들은 대부분 예매로 매진이 되거나 현장에서도 표를 구하기가 어려운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스케쥴을 짜면서 그냥 다 유료로 예매 및 결제를 마쳤네요. 뭐 영화제라 한 편 당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어 크게 부담이 되지 않기도 하고, 프레스카드만 믿고 있다가 못보거나 정말 좋지 않은 자리에서 영화를 관람하느니 티켓을 안전하게 구매하고 좀 더 좋은 자리에서 관람하는 편이 더 속이 편해서요 ^^;
일단 17일 금요일부터 19일 일요일까지 참석할 예정인데, 나중에라도 더 참석해서 많은 영화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유리의 날 (Yuri’s Day) / 프리머스 소풍 8 / 2009년 07월 17일 (금) 14시

제가 이번 피판에서 처음 보기로 정한 영화는 러시아 영화 <유리의 날>입니다. 잡지를 통해 대략의 시놉시스만 읽어본 상태인데, 미스테리한 이야기라는 점이 끌렸습니다. 사실 이 시간대에 가장 보고 싶었던 것은 본래 이 영화가 아니라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의 <피시 스토리>였는데, 나름 과감하게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되었네요.






 델리 6 (Delhi-6) / 복사골문화센터 / 2009년 07월 17일 (금) 17시

금요일 두 번째로 예매한 영화는 인도영화 <델리 6>입니다. 왠지 영화제라면 인도 영화 한 편은 봐줘야만 할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요 전타임에 좀 복잡한 미스테리 영화를 보았으니 두 번째로는 행복한 발리우드 영화를 한 편 보고 싶었던 것도 있구요.






 내 이름은 브루스 (My Name Is Bruce) / 프리머스 소풍 8 / 2009년 07월 17일 (금) 20시

이 날 마지막으로 보게 될 영화는 이번 영화제에서 나름 기대작 중 하나였던 <내 이름은 브루스>입니다. 바로 그 <이블 데드>의 브루스 캠벨이죠 ㅎ 제목답게 이 영화는 브루스 캠벨이 배우 생활을 하며 겪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데, <이블 데드>의 출연진들도 등장한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되는군요.







데드 스노우 (Dead Snow) / 부천시청 / 2009년 07월 18일 (토) 17시

토요일은 아쉽게도 한 작품 밖에는 못 볼 것 같네요. 이 날은 오전부터 일산으로 건너가 아이맥스로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를 관람한 뒤 부지런히 이동해서 바로 이 좀비영화 <데드 스노우>를 볼 작정입니다. 노르웨이산 좀비영화인 이 영화는 리얼한 공포 장르라기 보다는 B급 정서가 담긴 유쾌한 영화일듯 싶은데, 의대생들과 좀비들의 한판 승부라니! 벌써부터 키득거리게 되는군요;








나쁜 놈이 더 잘 잔다 (Good Night Sleep for The Bad) / CGV 부천 1 / 2009년 07월 19일 (일) 14시

일단 일요일은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는 작품인 <나쁜 놈이 더 잘 잔다>만 예매를 해 둔 상태입니다. 아마도 이후에 한 두 편을 더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친분이 있는지라 이후에 다른 분들과 어떻게 움직이게 될지 확정이 안된터라 이후 작품들의 예매는 일단 보류상태네요. 상영 이후에는 관객과의 대화시간도 있을 예정입니다. 이후에 시간이 된다면 <영혼을 빌려 드립니다>를 보고 싶네요.





일단은 여기까지 ^^;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있습니다.






리뷰할 거리가 계속 생긴다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다. 특히 나에게 극장에서 보는 영화 외에 집에서 혼자 즐기는 블루레이나 DVD 감상이 주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겠다.

또한 남들보다 먼저, 그리고 원고료를 받아가며 쓸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한 혜택이다. 평소 때 보다 더 많은 자료조사와 분석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일로서가 아니라 좋아하는 취미로서 접근하려는 것 또한 잊지 않으려고 한다.

만약 글 쓰는 일이 더 이상 재미도 없고 일로만 느껴진다면 그 때부터는 더 이상 글을 쓰지 말아야겠지.


* <이글 아이>는 극장에선 몰랐는데 감독과 스텝들이 숨겨진 노력이 상당한 영화더라. D.J. 카루소는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올해 본 영화 가운데 가장 괴로운 영화이기도 했는데(너무 괴로워서 리뷰를 미처 마무리하지 못했을 정도) 과연 블루레이로 다시 감상하고 글 다운 글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로그 자랑 3종세트!  (35) 2009.09.08
2009.08.21 _ 잡담  (2) 2009.08.21
2009.07.05 _ 잡담  (4) 2009.07.06
소소한 나의 트위터 (Twitter) 이야기  (12) 2009.06.17
2009.06.09 _ 잡담  (4) 2009.06.09



우연한 기회에 노무현 대통령을 조용히 추모하는 좋은 프로젝트 앨범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매품으로 기획된 앨범으로서 500매 한정으로만 주문을 받고, 이후에는 온/오프라인 음반매장에서도 판매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하네요. 참고로 음반 가격은 1,000원 이상이면 얼마가 되었든 상관없이 자유롭게 입금할 수 있으며, 이 음반 구매를 위해 모인 금액 전부는 '노무현 대통령 기록관' 건립을 위해 전액 기부될 예정입니다. 다시 말해 음반을 구매한다기 보다는 기록관을 위해 기부를 하고 추모 앨범을 덤으로 받는 다고 생각하셔도 무리가 없을 것 같네요. 하지만 '덤'이라고 보기에은 수록된 뮤지션들의 곡들이 괜찮은 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웃는 얼굴이 프린트 된 음반 자켓을 보았을 때도 인상이 깊었는데, 케이스를 열고 나니 거리를 가득 메운 노란 풍선이 하늘로 하늘로 떠다니는 디스크 프린트가 또 한 번 찡하게 하네요.





'그대 없는, 그대 곁에'라는 타이틀로 발매된 이번 추모 앨범에는 총 8곡의 곡이 수록되었습니다. 인디 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익숙한 뮤지션들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어른아이' '타루' '캐스커' '미스티 블루'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실 앨범을 듣기 전에는 저도 단순히 '기부'의 의미를 두고 앨범 자체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막상 노래를 들으니 추모 앨범이라는 의미 답게 그 분을 떠올리게 하는 아련한 감성이 그대로 잘 담겨있었습니다.




In Memoriam 1946-2009
그대 없는, 그대 곁에

01. Sarabande - Sentimental Scenery
02. 내 눈물에 고인 하늘 - 어른아이
03. 등산 - 박준혁
04. 겨울새 - 타루
05. 하늘나비 - 캐스커
06. 한 밤의 꿈 - 미스티 블루
07. 편지 (feat. 방지연) - 안정준
08. Spiritual - 이진우



해당음반은 아래의 링크 주소에서 예약주문 하실 수 있습니다. 500장 한정에 현재 300명이 조금 넘었으니 그리 여유가 많지는 않네요.

http://themodel2.cafe24.com/bbs/zboard.php?id=toystore&page=1&page_num=20&category=&sn=off&ss=on&sc=on&keyword=&prev_no=2&sn1=&divpage=1&select_arrange=headnum&desc=asc&PHPSESSID=4cbcd2d3b39257ee715617f6a5c2a622


오늘 같이 비오는 날, 그 분을 다시 한번 떠올려봅니다. 시간은 참 빨리도 흐르는군요.



글 / 아쉬타카 (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사진은 본인이 직접 촬영하였으며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Toystore Music에 있습니다.



ⓒ 제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올해로 13회를 맞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Puch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 - 줄여서 PiFan)에 블로거 자격으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PiFan 다음 홈페이지 하단에 보시면 (
http://events.movie.daum.net/special/pifan2009) 파워블로거의 현장스토리 라는 코너가 있는데, 여길 새로 고침 하시다보면 9명의 블로거 중에 저를 확인하실 수 있을 거에요 ;; 개인적으로 '파워블로거'라는 이름을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만서도;;; ). 이번 피판의 경우 안그래도 관심이 갈 수 밖에는 없었던 영화제인 것이 하나는 지난해, 지지난해는 혼란스런 회사생활과 취업 관련으로 도통 시간을 내지 못했었는데 올해는 조금 여유를 갖고 찾아볼 수 있게 되었고, 또 다른 하나는 제 지인 중 한 분이 이번 피판을 통해 감독으로서 입봉 작품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국제 영화제이다 보니 평소에 상영관에서 만나기 어려운 작품들이 많아 기대되는 작품들이 여럿 있긴 하지만, 개인적 친분으로 인한 이유 때문에 바로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가 클 수 밖에는 없었다는 것을 수줍게 고백해 봅니다. 그 작품은 바로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부분에 초청된 작품 <나쁜 놈이 더 잘 잔다 (Good Nights Sleep for The Bad, 2009)>입니다.



ⓒ 제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나쁜 놈이 더 잘 잔다
(Good Nights Sleep for The Bad, 2009)

영화정보 18 ke  HD / C / Stereo
감독 권영철 
국가 Korea
제작년도 2009년
상영시간 85 분
카테고리 Feature/Fiction
프리미어 World Premiere


故 박광정씨와 정보석 씨가 출연하여 평단에 좋은 반응을 얻었었던 김태식 감독의 2007년작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의 조감독을 맡았던 권영철님의 작품으로, 직접 시나리오를 집필하기도 한 이 작품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제작지원을 받아 제작되어 이번 피판에서 처음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간단한 시놉시스는 아래와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어딘가로 도망칠 수 있을까? 짐만 되는 가족이 원망스러운 윤성은 캐나다 이민이 무산되고 빚까지 지게 되자 친구인 종길, 영조에게 도움을 청한다. 은행강도로 돈을 마련한 윤성은 그러나 조여 오는 일상의 굴레에 점차 파멸로 치닫는다. 인생반전을 꿈꾸는 겁 없는 청춘들의 막장발버둥이 쓰디쓴 현실의 눈물 맛을 전해주는 액션 느와르 드라마.

- 자료제공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홈페이지


일단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렬한 영화제용 포스터가 썩 마음에 드네요. 피범벅이 된 두 주인공의 모습으로 연출된 포스터를 보니, 과연 이 두 주인공이 어쩌다 이렇게 종극까지 치닫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벌컥 생기는군요. 또한 영어 제목의 폰트나 'THE BAD'라는 문구가 마치 세르지오 레오네의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를 떠올리게도 하구요. 이 말이 얼마나 객관성을 갖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인의 영화가 아니었더라도 저 포스터는 분명 영화팬으로서 구미가 당길 만한 포스터였을 듯 하네요.



ⓒ 제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로는 김흥수씨를 비롯해 조안, 오태경, 서장원씨 등이 출연하고 있는데, 그 동안 TV나 몇몇 영화들을 통해 김흥수라는 배우가 보여주었던 캐릭터들이 솔직히 그리 와닿는 작품은 많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스틸 컷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그의 '절박한' 눈빛은 그 동안 그가 연기했던 캐릭터들과는 차원이 다른 환경에 놓인 인물일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굳이 피를 뒤짚어 쓴 모습이 아니더라도 그 눈빛에서 '절박함'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 밖에 최근 <킹콩을 들다>를 통해 화제를 모았던 조안과 예전 TV드라마 <사춘기>와 영화 <알포인트> 등에 출연했던 오태경의 연기도 기대가 됩니다. 겁 없는 청춘들이 인생이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 답게 젋은 배우들의 연기도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되는 작품이 아닐 수 없겠네요.


ⓒ 제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제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이런 스틸컷은 확실히 기대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한 장면이네요!)


지인임을 떠나서 신인 감독으로서 얼마나 신선하고 에너지 넘치는 영화일지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나쁜 놈이 더 잘 잔다>는 이번 피판에서 2회 상영될 예정입니다. 7월 19일(일) 2시 상영과 23일(목) 역시 2시에 상영될 예정인데, 두 번 모두 영화가 끝난 뒤에는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저는 일요일 참석하여 영화도 보고 관객과의 대화에도 참여할 예정입니다(자세한 스케쥴은 영화제 홈페이지의 정보를 참고해주세요 http://www.pifan.com/program/program_view.asp?pk_seq=97&sc_category_seq=7&sc_num=1&actEvent=view)


추후에 영화를 관람한 뒤 좀 더 자세한 리뷰를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피판을 찾는 영화팬 여러분들께서도 <나쁜 놈이 더 잘 잔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있습니다.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2009)
감독 : 데이빗 예이츠
주연 :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각본 : 스티브 클로비스, J.K.롤링 원작
음악 : 니콜라스 후퍼
촬영 : 브루노 델보넬
장르 : 판타지/모험/미스테리
정보 : 미국, 영국 / 153분 / 전체 관람가

해리포터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벌써 6탄이군요;;)인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가 이른 여름 극장가를 찾습니다. 점점 커져가는 아이들만큼이나 종극으로 치닫고 있는 해리 포터 시리즈는, 개인적으로는 좀 더 심각해질 수록 마음에 드는 것 같더군요;; 역시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긴 하지만 해리포터라는 네임벨류 덕에 흥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듯 하네요. 전편과 마찬가지로 이번 역시 부분 3D 포맷으로 상영될 예정입니다. 일치감치 아이맥스 3D로 예매를 해두었습니다.











차우 (Chaw, 2009)
감독 : 신정원
주연 : 엄태웅, 정유미, 장항선, 윤제문
각본 :
음악 :
촬영 :
장르 : 공포/모험/코미디
정보 : 한국 / 121분 / 12세 관람가

'괴수 어드벤처'라 홍보되고 있는 <차우>는 처음 예고편이나 분위기를 접했을 때만해도 진짜 '리얼 괴수 어드벤처'인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시사회를 통해 보신 분들의 평들에 따르자면, 리얼한 장르영화라기 보다는 오히려 '블랙 코미디'에 가까운 작품인듯 싶네요. 그런데 예고편과 포스터 등에서는 전혀 이런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 관계로 많이들 낚이실듯 싶습니다. 연출을 맡은 신정원 감독의 전작들이 <낭만자객> <시실리 2km>라는 점을 떠올려보면 어느 정도 분위기를 유추해볼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되네요. 정통 괴수 어드벤처가 아니라서 조금 김이 빠진 느낌도 있지만, 그래도 보러갑니다. 디지털로도 상영되네요.







해피 플라이트 (A Happy Flight, 2008)
감독 : 야구치 시노부
주연 : 아야세 하루카, 다나베 세이이치, 후키이시 카즈에
각본 : 야구치 시노부
음악 :
촬영 :
장르 : 드라마/코미디
정보 : 일본 / 102분 / 12세 관람가

아야세 하루카 주연의 코미디 영화 <해피 플라이트>도 이번 주에 개봉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야세 하루카의 팬이 아니라서 그녀 때문에 보게 될 것 같지는 않은데, 이거 감독이 야구치 시노부군요! 야구치 시노부가 연출했다면 그의 팬으로서는 꼭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잘 알다시피 <스윙 걸즈>와 <워터 보이즈>를 연출한 야구치 시노부 감독! 그의 웃음 코드라면 언제라도 웃어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ㅎ









이 밖에 <도라에몽 - 진구의 공룡대탐험>과 전무송, 박찬민 주연의 우리 영화 <아부지>도 이번 주 개봉 될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주 시작되는 부천영화제에 참석할 예정이라 더욱 바쁜 한 주가 될 것 같네요.

이번 한 주도 즐거운 영화관람 되세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각 제작사에 있습니다.




ⓒ Lionsgate. All rights reserved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My Bloody Valentine 4-D, 2009)
4D로 즐기는 진짜 공포


<블러디 발렌타인>을 보게 된 거의 유일한 이유는 바로 이 영화가 3D도 아니고 3D 아이맥스도 아닌, 무려 디지털 4D로 국내 상영이 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아이맥스 3D의 경우만 해도 <베오울프>나 <폴라 익스프레스>등을 통해 극장에서 영화와는 별개로 만족스러운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었는데, 4D라 하면 과연 어디까지 체험할 수 있을지가 이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 가장 큰 궁금증이자 기대를 갖게 하는 점이었다. 4D라고 하면 극장용 장편 영화는 아니지만 놀이공원 등에서 비슷한 포맷의 단편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화면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는 것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더군다나 이런 영상들은 영화라기보다는 놀이공원에 걸맞게 체험에 포커스가 맞춰진 영상들이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재미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기도 했다(예전에 기억을 떠올려보자면, 개썰매의 꽁무니를 낮은 시점에서 쫓아다니는 것, 레프팅, 롤러코스터 등등 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일반 장편 영화가 무려 4D로 개봉한다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해외 포스터를 보니 기본적으로는 입체포맷인 3D로 제작되고 홍보되는 듯 했는데, 국내에서는 상암 CGV의 스마트 플렉스 관을 통해 디지털 4D로 관람할 수 있었다.


ⓒ Lionsgate. All rights reserved


4D라는 포맷답게 가격도 무려 1인 15,000원(참고로 3D 아이맥스로 개봉예정인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역시 15,000원이다).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가격이 크게 비싸게 느껴지지는 않았을 정도로 4D라는 관람환경은 영화 관람의 색다른 환경을 충분히 제공해주고 있었다. 특히 이 영화가 공포 영화라는 점에서 이 효과는 더욱 극대화 되지 않았나 싶다. 극장을 들어서자 마자 뭔가 일반 극장과는 다른 장치들을 많이 확인할 수 있었다. 사이키 조명도 있었고, 놀이공원에서나 볼법한 좌석 배치와 의자 머리 받이의 앞뒤로 알 수 없는 구멍들, 상영관 좌우측 벽에는 대형 선풍기 같은 것도 있었고, 맨 앞에도 뭔가 장치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영화가 시작되고 관객들이 '도대체 4D는 어떤걸까?'라고 미처 궁금해하기도 전에 좌석이 미칠듯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처음 놀이기구를 탔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는데, 좌우 상하로 제법 격(?)하게 움직이는 의자는 일단 관객들로 하여금 저절로 탄성이 터져나오게 했다(전체적으로 일반 영화와 놀이공원 그 중간 쯤에 반응들이 극장에서 터져나왔다). 그리고는 피가 튀는 장면에서 터져 나오는 스팀! 바로 의자 머리 받이의 알 수 없는 구멍들은 이 스팀을 위한 것이었다. 뒤에서도 역시 장면에 따라 분출되었는데 이것이 단순히 바람이 아니라 말그대로 스팀이라 차가운 느낌과 더불어 약간의 물기를 느낄 수도 있었다.



ⓒ Lionsgate. All rights reserved


영화 속 살인마의 주 무기는 바로 곡괭이 인데, 이 곡괭이로 피해자들의 신체를 사정없이 내려 칠 때마다 마치 내 얼굴을 내려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스팀효과가 동반된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살인마에 쫓겨 급하게 도망갈 때는 내가 뛰어가는 듯이 좌석이 요동치고, 피가 튈 때 역시 내 얼굴에 피가 튀는 것처럼 스팀이 얼굴에 분사된다(걱정할 정도로 물기가 남거나 하진 않는다. 그냥 차가운 바람이 찰삭 하는 정도의 느낌. 그런데 장면이 피가 튀는 장면이라 그런지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ㅎ).

그리고 초반 주인공들이 사진을 촬영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영화 속 플래쉬에 맞춰 극장에도 사이키 조명이 반짝 한다. 그리고 후반 교통사고가 나서 차에서 연기가 피어 오를 때는 극장 안에도 연기가 피어오른다(그런데 이건 실제로 관객 중 일부는 거의 눈치채지 못했던 것 같다. 그 만큼 극에 몰입해 있었다는 증거). 그리고 스팀 외에 전체적으로 바람이 부는 장면에서는 상영관 천정과 벽에 장치된 대형 선풍기를 통해 바람을 느낄 수도 있었다(이건 정말 좀 리얼했다). 영화의 러닝타임은 101분인데, 한 60분 정도는 각종 효과를 맛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너무 과한 감이 없이 적당한 수준이었으며, 필요없는 요동이나 효과도 거의 없이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듯 했다. 4D관람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D-BOX 의자에 앉아 블루레이를 관람하던 기억이 떠올랐는데, D-BOX보다는 약간 부족한 움직임이지만(움직임 자체가 약하다는 것이 아니라 장면과의 연관성이 조금 부족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다양한 효과가 더해져 임팩트는 더 큰 경우라고 생각하면 무리가 없을 듯 하다.


ⓒ Lionsgate. All rights reserved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4D'라는 관람 환경이 빛을 발했던 더 큰 이유는 바로 이 영화가 공포 영화라는 점이었다. <블러디 발렌타인>은 제법 고어한 장면들도 많이 나오고 잔인한 신체 회손 장면들도 많이 나오는 등 그냥 일반 포맷으로 관람하여도 눈뜨고 보기 쉽지 않은 장면들이 나오는 영화이기도 한데, 여기에 4D라는 방식이 더해지면서 이 영화 속 공포를 좀 더 관객의 입장에서 실감나게 받아들이는데 큰 효과를 주고 있다. 실제로 공포 영화를 극장에서 많이 관람하였지만 이렇게 극장 내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공포에 넘쳐났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 관객들이 그저 눈을 가리거나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정도가 아니라, '무서워...'라고 소리내어 이야기하는 관객들도 많았으며 발을 동동 구르거나 어떻하면 좋을지 몰라 반응하는 관객들이 상당히 많았다. 일반적인 공포 영화 같은 경우 아무리 무서워도 그냥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하는 것이 고작일텐데,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극장의 분위기는 마치 놀이기구처럼 안전바가 있어서 나갈 수 없는 것도 아닌데, 빨리 탈출하고 싶은데 못나가는 듯한 힘겨움마저 느껴졌다 ^^;

반대로 말해서 과연 이 영화를 일반 포맷이나 더 나아가 3D로 관람했더라도 이 정도의 감흥이 있었을까 싶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저 의자가 좀 움직이고 바람 좀 나오는 것 뿐인데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까 의문을 갖을 수도 있겠는데, 막상 체험을 해보면(이건 관람이라기 보다는 분명 '체험'이다) 말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공포 영화를 많이 본 이들을 공포영화에서 주로 등장하는 영화적 장치들에 익숙할 텐데, 예를 들면 카메라의 시점이 극중 인물의 시점과 동일하게 설정되어 마치 자신의 얼굴을 향해 공격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앵글은 어쩌면 너무 전형적이라 자주 접한 이들이라면 크게 무섭지 않을 수 있는데, 이 같이 전형적인 것들을 '4D'라는 환경이 보완해주고 있는 느낌이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고어한 표현을 더해가며 날카로운 것들이 얼굴과 신체 여기저기를 뚫고 나오는 회손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4D로 관람하다보면 단순히 잔인해서 무서운 것을 넘어서서 실제 내 눈을, 몸을 찌르는 듯한 느낌이 (진짜로) 든다(완전히 진짜 같다라고 하면 오버겠지만, 진짜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분명하다).


ⓒ Lionsgate. All rights reserved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 4D가 예상외로 너무 허접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작품 자체가 너무 싱거우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더 컸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영화는 호러 영화로서 나쁘지 않은 이야기와 줄거리를 갖고 있고, 장면 장면도 18세관람가의 호러영화에 어울리는 장면들이 많아 이야기에도 조금은 집중할 수 있었던 영화였다.

<블러디 발렌타인>을 만약 보려는 이들이 있다면 반드시 디지털 4D로 관람하길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그냥 3D로만 관람한다해도 별로 큰 의미가 없는 일이 아닐까 싶다. 만약 이 영화가 다른 관람환경을 지원하지 않는 영화였다면 모르겠지만, 지금과 같은 환경이라면, 그리고 어차피 볼 것이라면 꼭 어렵더라도 4D관람만이 정답이라고 말하고 싶다.


1. 고어한 장면들의 수위도 제법이지만, 일부 노출 장면이 수위도 상당(?)했는데, 이런건 어떻게 한 번에 심의를 깔끔하게 통과했는지가 또 의문이네요ㅎ

2.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오며 다른 좌석들을 둘러봤는데, 실제로 많이들 놀라 팝콘등을 많이 놓쳐버린 모양이더라구요. 여기저기에 널부러져있는 팝콘의 잔해들이...(실제로 영화보기전에 농담으로 '이거 혹시 '웰컴투 동막골'의 한 장면 연출되는건 아니겠지? ㅎ'하고 농담을 하기도 했었는데 말이죠ㅋ)

3. 주인공을 맡은 잰슨 애클스는 미드 <슈퍼 내츄럴>로 더 유명한 배우인데, 재미있는건 슈퍼 내츄럴과 이 영화 속 코디가 같은지, 후드티를 자켓 속에 껴입는 모습마저 닮았더군요 ㅎ

4.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던 건 3D용 입체안경의 사이즈가 아이맥스용 안경보다는 조금 작은 사이즈라 안경을 쓰는 저 같은 경우, 안경 위에 입체 안경을 고정시키기가 여간 골치아픈 일이 아니더군요. 더군다나 의자가 요동치는 터라 단단히 고정해야 되는데 초반에 고생을 좀 했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Lionsgate에 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오는 열차안에 지는 해가 드리웠는데 그 풍경을 담지 못해 아쉽다.
아쉬운대로 집 근처에 드리운 해질녘 풍경을. 비온 뒤라 그런지 하늘 빛이 정말 예술이었음.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EPL R1 - 맨유 VS 버밍엄시티  (6) 2009.08.17
2009.08.09 _ 더위. 하늘. 거리  (6) 2009.08.09
2009.07.05 _ 홍대 제프리 (Jeffrey)  (0) 2009.07.06
2009.07.05 _ 홍대 물고기  (6) 2009.07.05
홍대 상수 저 넘어  (5) 2009.06.25


2006년에 국내 발매된 책을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으니 많이 늦은 편이네요.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그 가운데서도 <에반게리온>을 특히 좋아하는데(몇달 전 회사에서 TV판 전편을 매우 하루 한편씩 DVD로 감상하기도 했었죠), 에반게리온을 좋아하다보니 감독인 안노 히데아키에 대해서도 관련 검색을 해보는 일이 자주 있었고, 그 가운데 바로 이 책에 대한 정보를 얻고서는 언젠가 한번 사봐야 하던 중, 얼마전에야 드디어 질러서 보게 되었습니다(가격도 저렴해요, 5000원!).

이 책은 안노 히데아키의 부인이자 만화가인 안노 모요코의 작품인데, 내용만 보자면 138p 짜리 단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안노 모요코가 남편인 안노 히데아키와 만나고 결혼하고 살아가면서 겪은, 그러니까 오타쿠의 부인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재미있는 그림과 이야기들로 가득 담아내고 있는 책입니다.

오타쿠라는 말이 언제부턴가 '헨타이'와 결합하여 좀 부정적인 의미로 자주 사용되고 있는 듯 하지만, 사실 따지고보면 남한테 해끼치는 것도 없고, 단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보통 사람들보다 좀 더 애착을 갖고 집중한다는 것 정도죠. 물론 우리가 흔히 오타쿠라고 부르는 이들은 그 분야가 '애니메이션'이나 '망가'로 주로 집중되어 있는 편이긴 하지만, 어쨋든 개인적인 생각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쏟는 것보다 아름다운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오타쿠'라는 단어에 전혀 부정적인 느낌은 없는 편이에요.

오타쿠 하니까 하나 에피소드가 떠오르는데, 지난해 초였던가 어느 영화 잡지사 면접자리였던 것 같은데 제 블로그와 제가 쓴 글들을 찬찬히 둘러보던 한 직원분이 이렇게 여쭤보시더군요. '혹시 오타쿠세요?'
그러길래, 약 1초 당황한 다음에(정확히 1초였음) 전혀 흔들림 없는 말투로 얘기했죠. '리얼 오타쿠들 사이에서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의 소소한 팬이지만,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간혹 오타쿠로 보일 수도 있겠네요. 아직 부족함이 많습니다(이 말은 왜했지 -_-;;)'
확실히 요즘은 문화 컨텐츠를 돈주고 즐기는 이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적다보니, CD나 DVD를 사는 것만으로도 조금 별난 사람이 되어버린 세상이죠. 그런데 좋아하는 애니의 피규어를 해외 경매사이트에서 구매하거나, 치히로가 울면서 먹었던 주먹밥 모양의 피규어를 구매했다며 좋아하거나, 뉴타입 잡지에 아스카 티셔츠가 부록으로 나온 걸 보고 입을 수 있을까 와는 별개로 살까 말까를 고민하는 이라면 오타쿠로 보일 수도 있겠네요. 여튼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안노 히데아키가 어느 정도 매니악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 책을 보기 전까지, 이 정도로 오타쿠인줄은 몰랐네요 ㅎ 정말 에바가 그냥 나온게 아니구나 할 정도로(오히려 이 책을 보고나면 에바가 너무 얌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폭주하는 초호기처럼 몰려옵니다!) 엄청난 베스트 오브 더 오타쿠더군요. 이 책이 재미있는건 단순히 안노 감독의 오타쿠 적인 삶을 조명한 것 뿐 아니라 이를 바라보는 화자가 그의 아내라는 점, 그리고 오타쿠가 아닌 사람이 오타쿠와 살아가면서 겪는 변화랄까? 그런 부분이 아주 섬세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타쿠가 주인공인 만화라 그런지, 관련 지식이 많으면 많을 수록 더 웃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저도 일반인 보다는 한 걸음 앞서있는 미약한 오타쿠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 만화에 등장하는 관련 작품들 가운데 약 20% 정도 밖에는 소화하지 못하겠더라구요. 역시 본토의 오타쿠는 그 스케일이 다르더군요. 아, 하지만 이 작품들을 100% 모른다고 해도 크게 감상에 지장은 없는 편입니다. 그 작품 속 캐릭터를 알고 있다면 더 재밌긴 하겠지만 모른다고 하더라도 분위기로 짐작하며 넘어갈 수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만약 이 내용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면 장담하건데 이 책은 300%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만화가 아닐 수 없을 듯 합니다. 왜냐면 저도 그 20%만을 공감했음에도 그 순간에 무언가 짜릿한 희열이 있었거든요 ㅎㅎ 아, 그리고 도서 뒷 편에 본편에서 언급된 작품들의 간단한 설명을 추가로 해주고 있어서 나중에라도 한 번 찾아볼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전혀 예상치 않았던 의외의 생각도 하게 되더군요. '결혼하고 싶다'랄까?
오타쿠인 안노 히데아키를 다 받아주고 이해해주며 알콩달콩 살아가는 안노 모요코의 존재는, 히데아키를 에바 감독으로서 부러운게 아니라 모요코의 남편이라는 이유로 더 부럽도록 만듭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제 마음대로 완전 오타쿠 같은 전문 분야의 말들을 하루 종일 미친듯이 쏟아내도 다 알아들을 이가 있다면 그것도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여튼 애니메이션에 설사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이 부부의 이야기를 제3자 입장에서 보는 재미도 참 흐뭇한 일입니다. 책 말미에는 안노 히데아키가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터뷰도 실려있어요. 실제 만화속 캐릭터의 동작을 손수 시연해 주시는 히데아키의 사진들도 인상적이구요 ㅎㅎ

그래도 나도 나름 오타쿠지 하는 분들이 이 책을 보게 된다면 아마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겸손의 미덕을 배우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한편 '그래 나는 아직 덜 미쳤어' 라고 다행(?)스럽게 생각하거나 아니면 '그래 좀 더 수련에 정진해야겠다!'라고 각오를 다지게 될지도 모르겠구요. 여튼 안노 모요코의 '감독 不적격' 적극 추천입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는 본인이 직접 촬영하였으며 인용을 위해서만 사용되었고, 그의 대한 권리는 대원씨아이에 있습니다.




1. 사실 봐야지는 했었지만 어쩌다보니 트위터와 모 커뮤니티 사이트에 문자 중계까지 하며 보게 될 줄은 몰랐었네요. 끝까지 다 보고 잔 턱에 1시간만 자고 바로 출근했지만, 잠이야 나중에도 또 언제든지 잘 수 있으니까요.

2. 머라이어 캐리가 I'll be there를 불렀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 곡을 머라이어의 곡으로 알고 있으나 이 곡은 본래 잭슨 5의 곡이죠. 그녀가 리메이크 한 것이구요. 이 곡을 비롯해 이날 불려졌던 모든 곡들은 그 가사 하나하나가 다 의미깊을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3. 라이오넬 리치의 등장도 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는 마이클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뮤지션이었죠. 그를 이런 무대에서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로울 수 밖에는 없더군요.

4. 이 날 중간중간 비친 형제들의 모습은 울컥울컥하게 만들더라구요. 모두 선글라스에 노란 넥타이 그리고 잭슨의 트레이드 마크인 빛나는 장갑을 잭슨처럼 모두들 끼고 나온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5. 스티비 원더는 잭슨 5 이전에 모타운에서 더 성공했던 아이돌 스타였죠. 그 역시도 자신이 이런 무대에서 노래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거에요. 스티비 원더의 연주와 노래는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하면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6. 장소가 스테이플 센터여서인지 코비 브라이언트와 매직 존슨도 추모사를 하기 위해 무대에 섰습니다. 'Jam' 뮤직비디오를 함께 촬영하기도 했던 또 다른 MJ인 조단이 함께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긴 매직 존슨 역시 'Remember the Time' 뮤비에서 까메오로 출연했던 인연이 있습니다.

7. 드림걸즈의 그녀, 제니퍼 허드슨이 나와 'Will You Be There'를 불렀습니다. 이 곡 마지막의 나레이션은 잭슨의 목소리로 전해졌는데, 정말 듣고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슬프더군요 ㅠ

8. 존 메이어는 'Human Nature'를 기타로 연주하였습니다.

9. 브룩 쉴즈도 추모사를 통해 마음을 전했는데, 그녀와 잭슨의 우정은 한 때 매우 유명했었죠. '빌리 진'이 그녀를 위한 곡이다라는 루머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10. 이 날 가장 슬펐던 장면 중 하나는 마이클 잭슨이 가장 좋아했던 곡 'Smile'을 형인 저메인 잭슨이 부르던 장면이었습니다. 울먹이며 노래를 잇는 저메인의 모습을 보니 눈물이 절로 흘렀습니다. 저메인은 형제들 가운데서도 잭슨에게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으며 부당하게 재판을 받을 때도 항상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잭슨을 지켰던 가족이었죠.

11. 마틴 루터 킹 3세와 미 하원의원을 대표해 나온 흑인 여성의원의 연설도 감동적이었습니다. 한 때 마이클 잭슨을 두고 백인이 되고 싶어하는 흑인이다. 흑인의 수치다 라는 루머가 있었는데, 이 날 이런 말들은 100% 루머임이 새삼 밝혀졌습니다. 전 흑인 사회가 그의 빈자리를 그리워하고 있었으며, 전세계에서 흑인의 인권을 드높인 인물로 마이클을 추모했습니다.

12. 어셔는 'Gone Too Soon'을 불렀습니다. 아마도 어셔에게 잭슨은 우상 그 이상이었을 거에요.

13. 잭슨의 스승겪이기도 한 뮤지션 스모키 로빈슨도 나와 마이클과의 추억을 떠올렸습니다.

14. 마지막은 We are the world 와 Heal the world가 장식했는데, 첫 마디를 장식하신 분은 잭슨의 콘서트에서 코러스를 담당하시던 그 분이었습니다.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그 분의 얼굴에 또 한번 울컥하게 되더군요. 아시다시피 We are the world는 마이클이 라이오넬 리치와 함께 작곡한 곡입니다.

15. 마지막으로 가족들이 무대 위에 올라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는데, 이 형제의 이야기들을 잘 알기에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맨마지막엔 잭슨이 딸이 울먹이며 아버지인 마이클을 추억하는데, 우리가 몰랐던 아버지로서의 마이클을 떠올리게해 뭉클한 장면이었습니다.

16. 마지막 관이 무대 위를 떠나는데 Man in the mirror이 흐르더군요 ㅠㅠ

17. 그렇게 마이클 잭슨과 팬들, 가족, 친구들이 함께한 영결식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18. TVN은 생중계 해준 것은 참으로 감사했지만 프로그램 진행에 있어서는 너무 많은 미숙함을 노출했습니다. 사회자인 김진표야 그럴 의무가 없다지만 전문가로 참가한 임진모씨는 적어도 누가 누구인지는 정확히 얘기해주었어야 했는데, 어떻게 마이클의 영결식 해설을 맡은 사람이 저메인 잭슨의 얼굴도 모른단 말입니까. 그 외에 동시통역은 영어를 잘 못하는 저로서도 그냥 원어로 듣고 싶은 욕망이 들만큼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더라구요. 노래 제목을 직역하는 경우도 많았구요. 진행은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19. 참고로 오늘(8일) 저녁 MBC에서는 드라마 '트리플'대신 마이클 잭슨에 대한 추모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한다고 합니다. 다시 한번 마이클을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이 되겠네요.



관련글








ⓒ 반두비제작위원회. All rights reserved

반두비 (Bandhobi, 2009)
제발 좀 마음을 열어


지난해 평단에서 최고의 한국영화로 꼽힌 <나의 친구 그의 아내>를 연출했던 신동일 감독의 신작 <반두비>는 <나의 친구 그의 아내>를 보지 못했음에도 분명 기대작이었다 (이 영화를 보았다면 좀 더 폭 넓은 리뷰를 해볼 수도 있었을텐데 아쉬운 마음이 앞선다). 다른 이들에게도 기대작이었는지, 이 영화는 개봉전 부터 영화 내적 외적인 이유들로 인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 영화가 갖고 있는 정치적인 메시지 혹은 장면들 때문이기도 했고, 그로 인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청소년 관람불가로 등급 판정이 나게 된 것도 또 한번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논란에 대한 이야기들은 차차 하기로 하고 영화 자체에 대한 얘기만 풀어보자면, <반두비>는 상당히 진부하리만큼 평범하고 예상 가능한 이야기를 가지고, 사회적인 문제에 무관심하지 않은 자세로 가능한 객관적으로 그려내려고 노력한 의미있는 영화였다. 잘 생각해보면 <반두비>가 정치적이다 혹은 사회적이라고 평가 받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가 아직은 미성숙하다는 걸 반증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하부터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반두비제작위원회. All rights reserved


포스터나 알려진 시놉시스를 통해 대충 유추할 수 있는 영화의 줄거리는, 외국인 노동자와 소녀와의 우정을 다룬 이야기로, 아마도 외국인 노동자를 대하는 한국사회에 잘못된 시선들에 대한 지적과 이를 뛰어넘어 순수하게 우정으로 대하는 소녀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겠구나 생각할 수 있는데, 일단 여기서 크게 벗어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것만 가지고도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은 충분하다고 생각되지만, 신동일 감독은 여기에 본질적으로 우리가 흔히 잊고 있었던 중요한 메시지를 빼놓지 않는 동시에, 말그대로 사회적인 공기를 무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아내면서 양면적이면서도 결국은 하나로 귀결되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카림은 우리가 TV나 뉴스를 통해 접해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를 갖고 있다. 그는 열심히 일했지만 일부러 부도를 내고 잠적한 사장 탓에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했고, 이 임금을 받기 위해 사장의 집을 수소문 하는 중이다.  한 편 여고생 민서는 또래 친구들이 다 다니는 영어 학원에 다니고 싶어하지만, 가정 사정이 그리 넉넉치는 않은 평범한 소녀다. 민서의 엄마는 무능력한 남자와 동거중이고 결혼할 예정이라지만 진희는 이 남자를 아버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민서라는 소녀의 상황이 조금 특별한 것은 있지만 또래 친구들에 비해 유별나다고 할 정도는 아닐텐데, 이런 민서가 우연한 기회에 카림을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조금씩 더 넓은 세계로 전개된다.


ⓒ 반두비제작위원회. All rights reserved


카림과 민서가 아주 특별하다거나 깨어있는 인물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영화 초반 이 둘의 첫 만남을 통해 알 수 있다. 민서는 카림이 버스에 흘리고간 지갑을 카림에게 찾았노라 알려주지 않고 그냥 돈을 훔칠 셈이다. 민서가 지갑을 가졌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된 카림 역시 다가가서 지갑을 돌려달라고 말하는 대신 바로 쫓아가 가방을 빼았아 지갑을 찾고나서는 경찰서로 가자고 한다. 이 첫 만남을 통해 알 수 있는건 민서는 본래부터 외국인에 대해 거리낌이 없거나 특별히 차별하지 않는 소녀도 아니었고, 카림 역시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이들에게는 역시 호의적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어쩌면 이 둘은,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게 되면서 딱딱했던 첫 만남과는 달리 점점 마음을 열게 된다.

카림은 임금을 주지 않은 사장의 집을 함께 찾아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민서는 불편한 집을 나와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 줄 친구가 없다는 점에서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었는데 어찌보면 이 둘이 순수한 의도가 아니라 필요에 의해 처음 가까워 지게 된 것을 문제 삼을 수도 있겠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이것이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접근 방식이었다고 생각된다. 만약 애초부터 편견없던 사람들이 만나 순수하게 서로를 돕고 관계를 이어가는 이야기였다면 오히려 판타지처럼 느껴졌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반두비>는 촛불소녀로 흔히들 상징되는 민서의 성장영화이며, 민서의 성장을 통해 감독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가 잘 담겨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많은 리뷰에서 민서를 촛불소녀로 지칭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진희에게서 '촛불'을 지워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촛불 소녀로 볼 수 있는 몇가지 요소들은 어쩌면 부가적인 것이며 주가 되는 것은 역시 카림과의 관계 속에서 발전하는 소녀의 올바른 성장일 것이기 때문이다.


ⓒ 반두비제작위원회. All rights reserved


민서가 여고생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민서의 행동에 거침이 없는 것은 다르게도 해석될 수 있겠지만, 간단하게 보자면 마음에 들지 않는 엄마에 대한 반항에 근거한 행동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단순하게 돈이 없어서 카림과,  엄마가 일하는 노래방에 놀러 간 것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엄마에게 보란 듯이 '나 외국인 친구랑 놀러왔어' 라고 얘기하고 싶은 투정도 있는 것이다. 친구들 다하는 원어민 영어학원비를 벌기 위해 주유소에서도 일하고, 가불이 안되자 주유소 사장 아들에게 기름을 뿌리는 한편, 결국 돈을 벌기 위해 윤락업소에 취직하는 것들을 분명 좋게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쉽게 말해 단순히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다 설명되기에는 부족한 잘못된 행동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어쩌면 굳이 민서의 이런 행동들을 보여준다. 이런 행동들을 삽입한 감독의 의도는 마지막 장면에서 잘 드러나고 있는데, 감독은 원칙적으로 민서라는 캐릭터의 성장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던 측면이 있기 때문에, 약간은 과장되어 보일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민서에게 부여했던 것이다.


잠시 카림의 이야기로 넘어와서, 카림의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힘든 한국생활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사회는 특별히 표현하지 않지만(가끔 표현하기도 하지만), 자신들보다 후진국에서 온 피부색이 다른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것을 넘어서서 인간 취급을 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며, 카림 자신도 한국인들에게 이런 부당함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그냥 인정할 수 밖에는 없음을 알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이 영화는 아주 단적으로 한국인이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오류를 보여주고 있는데, 영어 강사와 카림이 대화하는 장면이 바로 그 장면이다. 둘 다 똑같은 이방인이지만 미국인인 영어 강사는 한국 생활을 즐기기까지 하는 반면 카림의 한국 생활은 하루하루 힘든 나날일 뿐이다. 민서 역시 이 장면에서는 오류를 범하고 마는데 나중에 카림이 무슨 얘기였는지를 알려주고 난 다음에야 '마법의 손'을 사용해 이를 응징한다. 민서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이렇게 다른 외적인 조건들을 따지지 않고 부당한 것에는 부당하다고 응징할 수 있는 순수한 용기에서도 알 수 있다. 민서에게 영어 강사는 미국인이라서 혹은 그 이후에 겪게 될지도 모를 어려움들 때문에 그냥 넘어가는 '어른들의 계산'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 반두비제작위원회. All rights reserved


<반두비>가 외국인 노동자를 그리는 방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면 이들을 외국인이라는 조건 이전에 '인간'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했다는 점이다. 사실 이 영화에는 일반적으로 외국인이 등장하는 영화들에서는 굳이 등장하지 않았던 소소한 장면묘사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영화를 평가하면서 '그 장면에 의미는 무엇이냐?' 혹은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냐?'라고 묻게 되는 일도 발생하게 되었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그런 장면들에 주인공이 한국인이었다면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을 장면들인 경우라고 볼 수도 있겠다. 단적인 예로 카림을 만족시켜 주기 위해 민서는 윤락업소에서 배운대로 카림에게 위로(?)를 해주려고 하는데, 카림은 이 순수한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그냥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영화는 집에서 잠들기 전 자위를 하는 카림의 모습을 보여준다. 만약 이 장면에 주인공이 카림이 아니라 한국인이었다면 크게 의도를 궁금해 하지 않았을 장면이었겠지만, 그가 우리와는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카림의 성욕에 대해 복잡한 생각들을 하게 된다. 여기서 만약 감독의 의도가 있었다면 바로 이런 시선을 역으로 노린 것이라고 해야겠다. 


관객들은 무의식 적으로 이 둘의 관계를 볼 때, 민서와 카림으로 보지 않고, 여고생과 외국인으로 보게 되는데, 쉽게 말해 카림이 아니었다면 아름다운 로맨스로 기억될 장면들이 카림이어서 무언가 다른 시각으로(불편한 시각) 보게 된다는 점이다. 감독은 인터뷰에서 일부러 카림 역할의 배우에 미남을 캐스팅했다고 했는데, 보는 관객들이 이 둘의 로맨스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길 원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대로 받아들인 이들에게도 의미가 있었지만, 불편하게 받아들인 관객들에게도 '내가 여기서 불편해 할 이유가 사실 없다'라는 점을 새삼 깨우치게 해주는 의미있는 장면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 반두비제작위원회. All rights reserved


이 영화가 객관적으로 느껴졌던 것 가운데 중요한 포인트는 민서의 엄마와 그 애인에 대한 묘사였다. 더 뻔하게 몰고 갈려고 했다면 엄마의 애인은 폭력적이기까지 하고 그저 나쁘기만한 존재, 엄마 역시 민서에게는 무관심하고 집안은 돌보지 않는 존재로 그려졌을 테지만, <반두비>에 등장하는 이 두 인물의 묘사는 굉장히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엄마의 애인의 행동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쁘다라는 생각보다는 불쌍하다는 생각과 정말 엄마를 사랑해서 결혼하고 싶어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리고 자신이 무능력한 존재이기 때문에 민서의 막말에 적극적으로 대항하지 못하는 것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취직을 하고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민서를 무시하거나 할 것 같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런 감독의 묘사는 영화의 마지막 카림을 불법체류자로 신고한 이들의 행동에 크게 화가나기 보다는 자식을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에서 행한 일이라고 이해하게 되기에 이른다. 만약 지금까지는 상당히 객관적인 시선으로 진행되던 영화가 막판에 가족이 모두 카림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서 넷이서 잘 살게 된다로 끝나게 된다면 그야말로 쌩뚱맞은 판타지가 되었을 것이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이 성폭행 범죄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사회 현실을 돌이켜 보았을 때 부모의 이런 조치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고, 카림과 실제로 결혼하지 못한(않은) 민서의 현실도 오히려 현실적이었다.

이 영화에서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민서가 고향에 가지 못하는 카림을 위해 고향과 풍경이 비슷한 바닷가로 데려가는 장면인데, 이 장면은 무척이나 상징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바닷가를 찾아 간 것이지만 '썰물인가?'하는 민서의 대사처럼 바닷물은 하나도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 카림은 민서가 못 알아듣게 자신의 언어로 크게 소리친다. '이럴려고 한국에 온 건 아니잖아!'라며. 이 대사와 이 공간의 의미는 너무도 잘 맞아 떨어진다. 민서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바닷물이 빠져나간 곳이었던 것처럼, 카림에겐 한국이란 나라도 사실 기대와는 달랐던 허탈함 만이 남는 공간이었달까.



ⓒ 반두비제작위원회. All rights reserved


<반두비>에는 '마음을 열어'라는 대사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이 영화의 줄거리를 비춰보았을 때 '마음을 열어'란 문구는 굉장히 진부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럼에도 나 역시 리뷰의 부제목으로 '제발' 까지 붙여가며 이 문구를 사용한 이유는, 아직까지도 진부하지만 마음을 여는 것이 더 필요하고 선행되어야 할 단계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 기본 줄거리를 가지고 좀 더 복잡하거나 좀 더 사적인 이야기를 풀어냈을 수도 충분히 있었겠지만, 어쩌면 모범 정답 같은 메시지를 포인트로 삼은 이유는, 감독 역시 아직까지는 그럴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외국인을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만큼 당연한 논재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을 피부색이나 그 나라의 경제사정이 아니라 인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도 너무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 또한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는 서양인과 동남아시아인에 대한 차별 또한 존재하고 있다. 차라리 피부색이 다른 인종이라 좀 무서워서 꺼려진다면 그건 이해하겠다. 하지만 서양인은 선호하고 동남아시아인은 무시하는건 도대체 어떤 근거인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가 별로 정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너무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화제가 되는 것을 보면서 오히려 씁쓸한 뒷 맛이 느껴졌다. 감독이 현재 한국사회에서 거의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이슈를 끄집어내서 이야기 한 것도 아니고, 인터넷이며 뉴스며 다들 얘기하는걸 영화에서 살짝 언급했을 뿐인데, 정치적이다라고 여겨지고 몰아가는 분위기는 분명 씁쓸한 것이었다. 물론 반대로 생각해서, 이렇게 영화에서 평소에 하는 얘기를 거리낌없이 시원하게 해줘서 통쾌한 점은 있었다. 너무 현실적이라 정치적이라는 것은 영화가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를 한탄하며 술이 취한 아저씨가 나라를 욕하면서 '대통령님의 정책이 잘못 되신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라고 얘기할리 없지 않은가. 그것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설치류를 언급해가며 욕을 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한우 장조림 먹고 싶어'라는 대사를 반복한 건 분명 의도적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냥 장조림도 아니고 '한우' 장조림이었으니 말이다. 마지막에 민서가 임금을 주지 않은 사장집에 쳐들어가 모 신문을 보고서는 '이딴 거나 보니까 그러고 살지'라는 식으로 얘기할 때는 나도 모르게 박수까지 칠뻔할 정도였다. '만수야~' 할 때도 그랬고.



ⓒ 반두비제작위원회. All rights reserved


<반두비>가 더 오래 기억에 남게 될 이유는 아마도 마지막 장면 때문일 것이다. 이 마지막 장면이 참 좋았다. 결국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지 않은가. 카림은 결국 불법체류자가 되어 한국을 떠났고, 민서는 학교를 관두고 사회인이 되었으며(민서가 영화에 첫등장한 장면이 학생으로서 교문 앞을 내려오는 장면이었음을 떠올려 보자면, 학교를 자퇴하고나서 교문 앞을 내려오는 장면이 마지막에 등장하는 것은 의미심장하지 않을 수 없겠다), 티격태격하던 부모와는 그대로 잘 살고 있다. 결국 부당한 사회는 바뀌지 않았고 바뀐 것은 민서라는 존재 뿐이다. 이런 점은 민서가 혼자 방글라데시 음식점을 찾아가 그들의 방식대로 손으로 음식을 먹는 장면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 장면이 씁쓸했던 이유는 결국 밥을 먹고 있는 건 민서 혼자라는 점과 한참이나 계속되는 식사 장면처럼 한참이 지나도 바뀌지 않을지도 모를 사회의 편견들이 떠올라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1. 마지막 장면에 신동일 감독님이 까메오로 등장하는데, 극장에서는 저만 혼자 알아보고 속으로 웃었습니다. 알아보신 분들은 이해하실 거에요 ^^;

2. 크라잉 넛에 룩셈부르크 가사가 이렇게 잘 들렸던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전쟁을 많이하는 아메리카'

3. 15세 관람가였다면 감독의 의도대로 더 많은 청소년들이 편견없이 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4. <반두비>에 반대세력으로 외국인 노동자에게 성폭행 당했던 피해자 모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절대 성폭행범을 옹호하는 영화가 아니에요. 영화 속 등장하는 그들은 가해자도 아니구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반두비제작위원회에 있습니다.







영화 티켓을 본격적으로 모은지도 제법 된 것 같네요. 사실 더 예전부터 모았어야 했는데 '확' 모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장 한장 소중히 모으게 된지는 10년이 조금 안된 것 같네요(햇수로는 그런데 처음 모을 때는 지금처럼 전부 모은게 아니라서, 그리고 분실한 것도 있어서 윽;;;)

지난 번 포스팅도 한 번 한 적이 있지만, 저는 영화 티켓이 영수증으로 대체되고 있는 이 21세기에 티켓을 한장 한장 모으고 있는 영화 팬입니다.

영화 티켓을 보며 스치는 추억들

팜플렛까지 모았다면 정말 더 좋았으련만 (이건 매번 고민하는 문제인데, 늦었다고 생각되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걸 잘 알면서도 그래도 늦었다라는 생각이 들곤 해서 말이죠;;), 티켓만 모으는 것으로도 만족하고 있었는데 최근 이런 저에게 어려움이 하나 닥치고야 말았습니다.

티켓을 모으는 방식을 살짝 설명드리자면 위 사진이나 이전 포스팅에 잘 나와있는 것처럼 문구점에서 판매하는 티켓북에 티켓을 고이 껴어 넣는 방식으로 보관하고 있는데, 지난 포스팅에 잘 나타나고 있지만 이럴 경우 시간이 오래 지나게 되면 티켓에 인쇄된 영화 제목 및 글자들이 흐려지거나 아예 지워져버리게 된다는게 가장 큰 문제였어요. 하지만 이를 어여삐 생각한 모 회사가 있었던지, 티켓 사이즈에 맞게 투명하게 부착할 수 있는 보호필름이 있어서, 보호필름을 사용하게 된 이후로는 이런 걱정도 덜 수 있었거든요.


(보호필름을 붙이면 대략 이런 모습입니다. 본래는 티켓과 동일한 사이즈인데 저는 좀 더 필름을 아끼기 위해 반으로 잘라 제목이 나온 부분만 보호하고 두 번씩 사용하곤 했었죠.)


그런데, 사용하던 보호필름을 다 써서 들렀던 근처 문구점(여기서 문구점이란 문방구 말고 왜 그런거 있잖아요, 천삼백k, 텐by10 등등)에 가보았는데 물건이 다 떨어졌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차피 많지는 않았으니 그런가 보다하고 다른 날 다시 다른 매장을 찾았었는데, 그쪽에서는 점원이 이제 안나온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없나보다 하고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구매해야겠다해서 여기저기 다 뒤져봤는데 아예 db자체가 다 삭제되어 버렸더군요. 티켓을 보관할 수 있는 티켓 북 종류도 배로 줄었고, 보호 필름은 정말 찾아지지가 않더라구요(제발 '찾아지지 않은것'이길 바랄 뿐입니다. 아직도 판매하는 곳을 아시는 분은 제발 제보를!).

그런데 그냥 불만이 터져나왔다기 보다는, 그냥 좀 쓸쓸하더군요. 그리고 그간 티켓 북이나 보호필름을 만들어 판매하던 업체가 '가엽게' 여겨지기 까지 했구요; 크게 보면 요즘 극장에서 영화보는 '정상적!'인 사람들이 예전 만큼 많지도 않을 뿐더러, 그 가운데 영화 티켓을 모으는 이들은 정말 극소수이고, 그 가운데 보호필름을 굳이 추가구매하려는 사람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일테니까요. 장사는 장사인데, 자선사업도 아니고 제가 사장이라면 이런 아이템은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거에요.



(보호 필름을 잃고 아직 티켓북에 보관되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는 수많은 티켓들. 차선책이라도 사용해야.)


영화 티켓 가격도 오르고 (얼마전 해리포터 아이맥스 3D를 주말로 2장 예매했는데, 가격이 무려 3만원!!!), 관련 시장들이 어렵다보니 이런 소소한 부가 상품에 대해서는 뭐라 얘기할 거리도 못되겠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너무 아쉬운 부분이라 조금 끄적여 보았습니다.

결국 보호필름 없이 보관하게 되면 당췌 내가 예전에 무슨 영화를 보았었는지 확인이 되지 않을 정도로 지워지는 일들을 이미 겪었었기 때문에, 번거롭기는 하지만 대형 스카치테이프를 일일이 잘라내어 붙여 보관할 생각입니다(생각만 해도 눈물이 ㅠ).

이건 보호필름을 제공하라! 판매를 지속해라! 라는 글이 아니에요.
그냥 그럴 수 밖에는 없는 현실의 씁쓸함에 나즈막히 읖조리는 것 뿐이죠.












세비지 그레이스 (Savage Grace, 2007)
감독 : 톰 칼린
주연 : 줄리안 무어, 스티브 딜레인, 에디 레드메인
각본 : Steven M.L. Aronson 원작 / Howard A. Rodman
편집 : John F. Lyons
촬영 : Juan Miguel Azpiroz
장르 : 드라마
정보 : 미국, 스페인 / 97분 / 18세이상 관람가

영화 소개글에 보면 '미국 상류층의 충격실화가 밝혀진다'라는 문구가 있는데, 이 문구를 보고 나니 역시 줄리안 무어가 출연했었던 <파 프롬 헤븐>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감독인 톰 칼린은 1996년작 <나는 앤디 워홀을 쏘았다>를 제작하였고 97년에는 <오피스 킬러>라는 작품의 각본을 맡기도 했는데, 퀴어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인 것 같습니다. 시사회를 통해 본 지인들의 평에 따르면 큰 임팩트가 있는 영화는 아닌 듯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줄리안 무어의 워낙 팬이라 뭐 무조건 보게 될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왠지 <레볼루셔너리 로드>와 비슷한 찜찜함을 느낄 것 같은 예감도 좀 들고. 여튼 줄리안 무어 때문에 보긴 봐야겠습니다!









레인 (Let It Rain, 2008)
감독 : 아네스 자우이
주연 : 자멜 드부즈, 아네스 자우이, 장-피에르 바크리
각본 : 아네스 자우이, 장-피에르 바크리
편집 : 프랑수아 제디지에
촬영 : David Quesemand
장르 : 드라마/코미디
정보 : 프랑스 / 98분 / 15세이상 관람가

<타인의 취향>의 그들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건 뭐 <타인의 취향>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네요. <타인의 취향>은 몇달 전 재 개봉하여 다시 한번 좋은 반응을 얻었었는데, 이번 아네스 자우이의 신작도 연장선에서 팬들의 좋은 반응을 불러 일으킬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네스 자우이의 작품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라 기대는 덜 되지만, 기다리시는 분들도 많을 거라 예상되네요.











아더와 미니모이
(Arthur And The Minimoys, Arthur Et Les Minimoys, 2006)
감독 : 뤽 베송
주연 : 프레디 하이모어, 미아 패로우
각본 : 뤽 배송
음악 : 에릭 세라
촬영 : 티에리 아보가스트
장르 : 판타지/가족/애니메이션
정보 : 프랑스, 미국 / 102분 / 전체 관람가

국내에 주로 사용되는 포스터는 프레디 하이모어가 등장한 포스터인데 굳이 왼편과 같은 포스터를 사용한 이유는 많은 분들이 실사 판타지 영화로 낚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보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프레디 하이모어는 초반 10분 정도만 실사로 등장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러닝 타임은 애니메이션으로 이뤄지는 영화라고 하더군요. 즉 프레디 하이모어를 비롯해 출연하는 연기자들은 목소리 연기를 주로 하는 것이 되구요. 부제가 '비밀 원정대의 출정'이던데 오히려 부제가 너무 뻔해서 흥미를 잃게 만드는 부분도 있는 것 같네요.







오감도 (2009)
감독 : 허진호, 변혁, 오기환, 민규동, 유영식
주연 : 장혁, 차현정, 김강우, 차수연, 배종옥, 김수로, 김민선,
         엄정화, 이시영, 김효진, 신세경
각본 :
음악 :
촬영 :
장르 : 멜로/로맨스
정보 : 한국 / 분 / 18세이상 관람가

5명의 감독이 에로스라는 주제로 각각의 작품을 담은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 <오감도>가 이번 주 개봉합니다. 상당히 파격적인 포스터가 공개되기도 했었는데, 출연하는 배우들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포스터 만큼의 파격성이 실제 작품에서도 드러날까 하는 의구심은 갖게 되네요. 배우들도 나쁘지 않고 허진호 감독을 비롯해 감독들도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는데, 어떤 결과물일지, 감독마다 호불호의 차이가 얼마나 날지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되기도 합니다.









이번 주는 개인적으로 <세비지 그레이스>만을 보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오히려 시간이 된다면 요 근래 챙겨보지 못했던 <로나의 침묵>이나 <요시노 이발관>을 볼까 생각중입니다. <반두비>는 다행히 보았네요 ^^; (리뷰 예정~)

이번 한 주도 즐거운 영화 관람 되시길 바랍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각 제작사에 있습니다.
















홍대를 거의 나올 때쯤, 조용한 골목에 위치하고 있는 제프리는, 항상 지나다닐 때 마다 꼭 한 번은 들어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했던 까페였는데, 반대로 쉽게 엄두가 나지 않아 못들어가보던 중, 역시나 이 날도 '오늘은 한번 가보자'라는 취지하에 전격 방문하게 되었던 제프리.

이 날은 외국인 2명을 제외하면 손님이 우리 밖에는 없었는데, 정말 조용한 분위기였다. 홍대에 조용한 까페들이 많이 있긴 하다지만 여태까지 가본 까페 중 적어도 오늘은, 이곳 제프리가 가장 조용한 분위기였다. 엄청나게 둘러쌓인 외서들은 언제 한번 큰맘 먹고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오히려 너무 많아서인지 선뜻 한 두 권을 고르기가 어렵기도 했다.

예전 <비포 선셋>을 보면서 저렇게 골목골목에 위치한 서점들 언제 한번 가봤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제프리는 서점은 아니지만 그 비슷한 분위기는 느낄 수 있었다.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시끄럽지 않고 조용히 얘기나누거나, 아니면 혼자라도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 한권 읽고 싶을 때 들러도 좋을 듯.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08.09 _ 더위. 하늘. 거리  (6) 2009.08.09
2009.07.09 _ 비온 뒤 해질녘 풍경  (10) 2009.07.09
2009.07.05 _ 홍대 물고기  (6) 2009.07.05
홍대 상수 저 넘어  (5) 2009.06.25
이쯤에서 다시 꺼내보는 '블러드 DVD 한정판'  (6) 2009.06.16


1. 정말 2009년은 내 평생 잊지 못할 한해가 될 것 같다. 아직 반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난 6개월 간의 일들만으로도 기억에 남기 충분할 정도. 오죽했으면 남은 6개월간 아무일도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들 정도다. 그간 내 인생에 가장 충격적인 죽음이었던 마이클 잭슨의 죽음 때문에 블로깅은 커녕 아무것도 하질 못했었다. 이제야 조금 추스리고 다시 천천히 시작해보려고 한다.




2. 올해 가장 큰 계획이라면 몇 년전부터 계획했었던 일본 여행을 들 수 있겠다. 하필이면 엔화가 최고로 비쌀 때 가게 되어버렸는데, 이 핑계 저 핑계 대다보면 올해도 못 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올해는 대출을 해서라도 무조건 가기로 했다. 오늘 관련 책도 한 권 사고 인터넷으로 한참 동안이나 비행기 티켓과 숙소를 알아보았는데, 너무 비싸더라 ㅜㅜ 가서 사고 싶은 거 살 돈은 추가도 안했는데 이미 한계치에 다다른 느낌 -_-;;; 그래도 갈꺼다.


3. 요즘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저작권법 일텐데. 나도 개인적으로나 일적으로 매우 고민과 관심이 많은 편이다. 얼마전 알려진 바와는 달리 개인 블로그에는 그다지 예전과 다를 바 없이 적용하겠다는 공식답변이 있기는 했으나 아직 더 두고봐야 할 노릇이다. 여튼 개인적으로는 블로그를 닫거나 할 예정은 없고, 얼마전 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좀 더 출처를 명확히 하고 예전 글들을 한 번 정리하긴 할 계획.




4. 오랜만에 엑박용 게임을 질렀다. 파나 시리즈는 3도 참 재미있게 했었는데 4는 역시나 더 재밌다. 그리고 3보다 좀 더 어려워진 느낌이고 더 리얼리티가 높아진 느낌이다. 아, 그리고 얼마전 진삼 5도 샀는데, 별 고민없이 하기엔 최고다.




5. 최근 블루레이 및 DVD는 은근히 질렀는데 통 보질 못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구매한 타이틀 가운데는 가장 발매를 고대했었던 <칠드런 오브 맨>과 <마법에 걸린 사랑>이 있는데, 오늘 겨우 뜯기만 헀다 -_-;; 내일 쯤 꼭 감상하고 코멘터리까지 꼼꼼히 본 뒤 리뷰도 작성해 봐야겠다. <리틀 미스 칠드런>도 봐야 하는데 윽;

6. 그 동안 책들은 걍 대충 쌓아놓았었는데 이제 더 이상 '대충'으로는 처리할 수 없는 단계에 다다랐다. 음반도 더 이상 수납할 곳이 없어서 겸용 장을 하나 지르긴 해야 할텐데, 돈도 문제, 배송도 문제, 다 문제다;;

7. 추신수도 그렇고 MLB중계를 너무 보고싶은데 인천방송이 나오지 않는 우리집으로서는 당췌 방법이 없다. 추신수 요즘 거의 레전드 폼이 던데 뉴스 하이라이트와 유투브 영상으로만 봐야하다니 여간 감질맛 나는게 아니다.

8. 요며칠 정신적 충격을 핑계로 다이어트에 소홀했다. 다시금 바짝 조여봐야.

9. 벌써 2009년 하고도 7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