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맨 3 (Iron Man 3, 2013)
테마는 분해와 조립
존 파브로의 '아이언 맨 2'는 정말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날 정도로 실망스러운 속편이었다. 만약 '아이언 맨'이 어벤져스의 소속이 아니었다면 이 시리즈를 더 이상 이어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1편에서 보여준 매력을 그냥 낭비하고 만 안타까운 작품이었다. 그 이후 '어벤져스'를 거쳐 세 번째 작품인 '아이언 맨 3'가 개봉했는데, 일단 존 파브로가 연출을 맡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띄는 점이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감독을 교체한 이 선택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연출에서 손을 떼고도 작품에 여전히 출연하고 있는 존 파브로가 멋져 보일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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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맨 3'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예전에 보았던 '슈퍼맨' 등 슈퍼 히어로 물의 속편들이었다. 슈퍼 히어로 물의 속편 들에는 자주 등장하는 설정들이 있는데, 자신의 능력(힘)에 대한 과신, 자신의 역할에 대한 지루함과 나태함, 그로 인해 겪는 갈등과 이를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해결. 그리고는 다시 업그레이드 혹은 새로운 시작, 정도 일텐데 '아이언 맨 3'의 내용이 대략 이런 식이다. '아이언 맨 3'에서 토니 스타크가 겪는 고통의 원인은 '어벤져스'의 사건에서 온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어벤져스'를 안 본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영화 내내 얘기하는 '웜홀' 사건이 뭔지 아마 궁금할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이렇게 정신적으로도 트라우마를 겪던 토니 스타크는 욱하는 성질을 부렸다가 결국 모든 것을 잃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만 할 위기에 놓이는데, 토니 스타크 특유의 쿨 한 성격 답게 이 위기를 조금씩 기회로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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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맨'의 또 다른 재미는 이미 만들어진 아이언 맨이 등장하는 장면들도 물론이지만, 자비스와 함께 토니 스타크가 그의 작업실에서 이렇게 저렇게 도면과 영상을 띄워가며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아이언 맨 3'는 바로 그 '만드는 사람'인 토니 스타크에 주목한다. 자신의 작업실을 떠나 열악한 상황 속에서 마트에 가서 재료를 사고 공구와 아이디어로 작은 개발을 해나가는 토니 스타크의 모습은, 관객에게나 토니 스타크 자신에게나 초심을 생각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전개였다. 그리고는 마지막 시퀀스에서 블록버스터 영화 답게 돌아온 아이언 맨으로서 스케일 있는 액션을 펼치는 데, 이 정도면 오락 영화로서 손색이 없는 전개라 하겠다. 이번 작품에서는 프로토 타입의 슈트의 기능에 근거한 (분리된 수트가 리모트 컨트롤에 의해 합체 되는 기능) 장면들이 여럿 등장하는데, 이 작품 전체의 메시지이기도 한 '분해와 조립'의 테마와 잘 어울리는 설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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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생각할 것 많지 않고 (즉, 설정의 현실감이 떨어지는 장면이 없지 않은데 그걸 다 따지고 들면 이 영화는 별로일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러닝 타임을 즐기는 데에 충분한 속편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연출에서 물러났음에도 연기자로서 계속 출연하고 있는 존 파브로에게 이 공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1. 가이 피어스는 최근 이런 류의 캐릭터들을 자주 연기하는 느낌이에요. 그도 초기에는 단독 주연인 영화들이 많았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나 싶기도 하고;;
2. 이 영화를 본 평들은 다 갈리지만 모두 한 마디로 정리할 때 꼭 빠지지 않는 평은 바로 '기네스 펠트로의 복근'
3. 가이 피어스 저리가라로 기네스 펠트로야 말로 어쩌다가 토니 스타크 여친으로 남게 되었는지 예전 그녀의 작품들을 좋아했던 팬으로서는 아쉬움이 많네요. 예전처럼 기네스 펠트로의 매력을 더 느낄 수 있는 드라마 장르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4. 스탠 리 옹의 연기는 갈 수록 느네요. 이번 연기는 강렬한 메소드 연기였어요 ㅋㅋㅋ
5. 아이맥스 3D로 보았는데 꼭 이걸로 볼 필요는 없는 영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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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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