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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Guardians of the Galaxy Vol. 2, 2017)

I am Groot!


전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1'은 정말 끝내줬다. 어벤져스 멤버들이 중심이 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어쩌면 변방의 녀석들 정도였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선전은 그들을 자연스럽게 이 세계관의 중요한 일원으로 흡수시키는 동시에 좀 더 큰 덩어리의 세계관 흡수를 통한 확장성을 갖게 되었다. 마치 '데드풀'이 그랬던 것처럼 기존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들과는 결을 달리하는 성격의 영화는 8,90년대에 향수를 갖고 있는 이들의 정서를 끌어안으며 관객층 역시 더 넓게 확장시키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점에서도 기존 시리즈들과는 다른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하며, 마블의 새로운 가능성이자 기대주로 떠오르게 되었다. 


아마도 전편을 만족스럽게 본 관객들이 공통적으로 갖게 된 호기심이라면, 과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과 어벤져스 멤버들이 하나의 스크린에 등장하게 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하는 점일 것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작품들을 보게 되면 가끔 독립적으로는 완성도가 떨어지면서 이 세계관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커다란 퍼즐의 조각으로서의 역할만 수행해 내는(수행하는 것만 목적인 것처럼 보이는) 영화들이 있는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는 과연 이들이 어떻게 기존 세계관에 녹아들게 될까 라는 궁금증에 대한 답을 내기보다는, 아직은 더 자신들의 독립적인 이야기, 즉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이 선택은 길게 봤을 때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되지만, 역시 아쉬운 점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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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겠지만 이번 작품에는 기존 어벤져스 캐릭터들의 깜짝 등장이나 콜라보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전편에서 그들이 어떻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되었는지에 대한 군더더기 없는 과정을 소개했다고 본다면, 이번 속편은 좀 더 그들 각자의 이야기, 그 가운데서도 주인공 스타로드의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아간다. 사실 피터 퀼의 아버지에 관한 떡밥은 전편에서 그럴싸하게 풀어놓았던 터라 속편에서 풀어낼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된 바였는데, 이번 작품은 사실상 이 이야기가 메인 테마라고 볼 수 있겠다. 다시 말하자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는 그렇게 궁금하던 피터 퀼의 아버지의 존재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면서 가족이라는 메인 테마를 아주 강한 메시지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피를 나눈 가족이지만 거의 유대를 갖지 못한 가족이라는 테마에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듯이 유사 가족의 이야기 역시 중요한 주제로 등장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전개는 유사 가족의 형태가 등장하는 대부분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과 동일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로 인해 (그럼에도)한 번 더 감동을 받는 것이 가능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가 아주 강하게 전하고 있는 가족에 대한 메시지는 전형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또) 감동적인 이야기이기도 한데, 그럼에도 조금의 아쉬움이 남는 건 다름이 아니라 이 영화가 바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기 때문이다. 쿨함이라는 성격이 강조된 캐릭터들에게 갑작스레 전형적인 감동의 메시지가 개입할 땐 상당히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는데, 전편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그 조화로움이 완벽에 가까웠다면 속편에서는 조금은 과하고 가끔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섞여 버렸다는 느낌도 없지 않다. 실제로 몇몇 장면은 아마도 전편 같았다면 분명 유머러스한 뉘앙스나 반어법의 형태로 연출되었을 장면인데, 너무나 진지하게 (그래서 어색하게) 연출된 터라 당황스럽기도 했었다. 물론 이런 쿨한 캐릭터들일 수록 감정의 폭발력이 더 세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 반전을 꺼내 들고 싶은 유혹이 작가나 연출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수 밖에는 없을 텐데, 조금은 빠르게, 아니 속도보다는 그 강도가 조금 지나친 듯한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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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럼에도 이 영화를 끝까지 재미있게, 즉 뻔하고 다소 진부한 전개에도 여전히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건 바로 캐릭터 때문이다. 캐릭터로만 놓고 보자면 기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아이언맨을 제외하고 가장 (앞으로도) 인기를 끌게 될 캐릭터가 바로 그루트가 아닐까 싶다. 그 정도로 전편의 마지막에 다시 베이비 그루트로 시작하게 된 그루트는 (아, 이 설정이 정말 환상적이다) 이번 속편에서 거의 주인공에 가깝게 자신이 등장하는 모든 장면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욘두의 표현에 따르자면 그저 '나뭇가지'인 그루트가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영화 전체를 이끌어 갈 정도의 매력을 보여줄 줄 누가 알았을까. 


그리고 더 흥미로운 건 바로 그루트가 계속 성장한다는 점이다. 어른으로 시작해 베이비가 되고 사춘기를 거쳐 다시 어른의 모습이 될 그루트는 그 단계마다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그 성장에 맞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도 시리즈 전체의 분위기를 달리 가져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해졌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전작에서 그루트가 활약했을 땐 아주 큰 감동이나 공감대는 없었지만, 만약 앞으로 속편이나 그다음 속편에서 어른이 된 그루트가 또 다른 활약을 하게 될 땐 전혀 다른 감동과 공감대를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이유에서 이번 영화는 전작에서 한 발 뒤에 물러나 있던 그루트라는 캐릭터가 완전하게 전면에 나선 것만으로도, 전편의 쿨한 재미 못지않은 재미를 선사하는 나쁘지 않은 속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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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전체적인 완성도나 깊이에 있어서는 조금 옅어진 감이 있지만, 한 번 더 반복해도 (아직은) 충분히 재미있는 이야기로서의 가능성도 발견할 수 있었던 속편이었다. 수면 위로 완전히 부상한 그루트라는 캐릭터의 매력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다른 작품들과의 콜라보 이전에 자신만의 확장성을 더 기대하게 만드는 전개도 아직은 충분히 유효한 선택이라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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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이비드 하셀호프와 관련된 대사들을 모두 다 찰떡같이 흡수한 저는 역시 아제 세대일까요 

2. 쿠키는 총 5가지가 나오는데 직접적으로 다른 영화들과 연관되는 얘기들은 없지만, 속편에 대한 암시와 원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대해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3. 실버스타 스탤론의 출연한다는 사실은 알았는데, 양자경과 빙 레임스도 나오는 줄은 몰랐네요. 속편에서 이들의 조합을 다시 만나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4. 하워드 덕도 전편에 이어 다시 등장합니다 ㅎ

5. 어썸 믹스 vol.2도 좋지만 역시 vol.1에 임팩트에는 조금 못 미치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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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루크 케이지 (Netflix : Luke Cage, 2016)

할렘의 진짜 흑인 영웅



마블의 새로운 영웅 루크 케이지는 기존 영웅들과는 조금 결을 달리 한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그가 흑인이라는 점이다. 이건 단순히 백인 영웅이 아니라는 피부색 만의 차이가 아니라, 할렘으로 대표되는 흑인 사회의 정체성을 대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루크 케이지'는 다른 마블 작품들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면서도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중심으로 '데어데블' '제시카 존스'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들까지 확장되면서,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통해 좀 더 긴 호흡과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 (또는 다른 색깔)의 히어로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는데, '루크 케이지'는 앞서 언급한 '흑인'이라는 정체성 외에도 다른 마블 작품들에 비해 상당히 직선적이고 또 느린 전개를 갖고 있는, 어쩌면 조금은 심심한 작품이기도 하다. 


엄청난 괴력과 모든 총알을 막아내는 방탄 피부를 가진 '루크 케이지'는 그 능력에 비해 화려한 액션 장면이나 볼거리는 선보이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루크 케이지에 빗대어 할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음모와 관계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하지만 뭐 그렇다고 '데어데블'과 비교해서도 그리 치밀한 이야기 전개라고 보기도 어려운데, 그럼에도 '루크 케이지'가 흥미로웠던 건 다시 맨 처음으로 돌아가 그가 흑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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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흑인 음악을 비롯한 문화에 많은 관심이 있는 팬으로서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겟 다운'이 이를 제대로 선보일 것 같아 큰 기대를 했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오히려 '루크 케이지'가 더 스스로 흑인 문화, 사회의 대변인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극 중의 주요 무대 중 하나인 클럽 할렘'스 파라다이스에서는 라파엘 사딕과 페이스 에반스가 직접 등장에 공연을 펼치고, 노토리어스 BIG의 거대한 초상화도 눈길을 끈다. 또한 후반부 에피소드에는 메소드멘이 직접 출연하기도 하는데, 그는 극 중에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루크 케이지에 대한 이야기를 랩으로 들려주기도 한다. 이 외에도 팝의 이발소 내에서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에서는 깨알 같은 NBA 관련 잡담들을 전해 들을 수 있으며, 그 밖에도 영화, 음악,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흑인 문화에 대해 깊이 있는 잡담(?)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는 반대로 얘기하면 평소 흑인 문화에 관심이 덜하거나 관련 지식이 없는 이들이라면 그야말로 무슨 얘기인지 모를 잡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장면들이 적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보면 안그래도 히어로물 치고는 볼거리가 많지 않은 시리즈의 특성상 그다지 큰 흥미를 갖기 어려운 작품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흑인 문화의 저변이 짙게 깔린 분위기 속에서 역시 흑인 사회의 정체성을 이야기하고 또 현실에서 벌어지는 인종 차별의 문제를 동시대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루크 케이지'는 어쩌면 누군가에겐 진짜 영웅담, 그러니까 판타지가 아닌 진짜 있었으면 하고 바라고 또 당장의 현실에 필요한 영웅담이라고 할 수 있겠다.


1. 데어데블 시즌 1,2도 재미있게 보았는데 '루크 케이지'와 접점이 있어서 더 재미있게 보았네요. 마찬가지로 '제시카 존스'도 그렇고요.


2. 후드를 뒤집어 쓴 흑인 영웅이라는 점은 현실에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듯.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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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 (Doctor Strange, 2016)

페이즈 3의 본격적인 시작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MCU)의 세 번째 페이즈는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새로운 캐릭터 영화와 새로운 확장 세계관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Doctor Strange, 2016)'가 본격적인 시작점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 역할을 싱크로율이 상당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무언가 MCU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기존에 참여하고 있는 배우들도 연기파 배우들이 많지만, 대표작 '셜록'을 비롯해 독특한 아우라를 보여주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합류는 기존의 성격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의 분위기를 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많이들 이야기했던 것처럼 '닥터 스트레인지'는 마치 '아이언맨' 1편과 유사한 느낌이다. 새로운 시작.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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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줄거리와 구성은 몹시 전형적이다. 안하무인으로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실력파 의사인 스트레인지가 어느 날 불의의 사고를 당해 두 손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고, 이를 고치기 위해 찾아간 네팔의 어떤 곳에서 에이션트 원이라는 존재를 만나 새로운 세계의 능력을 배워, 거대한 음모와 맞서게 된다는 이야기다. 신체의 장애 (혹은 상실)를 해결하기 위한 여정은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를 떠올리고, 사건을 계기로 숨겨진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는 과정은 '배트맨 비긴즈'를 비롯한 많은 히어로물을 연상케 한다. 


또한 이들이 펼치는 마법 가운데 공간을 자유자재로 조정하는 순간은 마치 '인셉션'의 유명한 꿈속 설계 장면의 총정리 버전 같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이후 벌어지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 그리고 동료와의 관계에 관한 설정 등도 아주 익숙한 전개를 따른다. 솔직히 액션 장면들을 비롯해 앞서 언급한 '인셉션'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영상이 볼거리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이것 만으로 '닥터 스트레인지'를 재미있게 즐기기에는 조금 부족할 듯하다. 결국 이 전형적인 새로운 영웅의 탄생 담에 키 포인트는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한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캐릭터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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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만약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캐릭터 자체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 영화는 앞서 언급한 이유들처럼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줄거리와 구성이기 때문에 화려한 볼거리가 제공된다 하더라도 그다지 흥미를 느끼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익숙한 것들로 둘러 쌓여 있음에도 이 캐릭터에게 매력을 느끼게 된다면 이 이야기는 하나하나를 새삼스레 공감하며 즐길 수 있게 된다. 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캐릭터의 매력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베네딕트 컴버배치라는 배우와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캐릭터의 만남이 기존 MCU에는 없었던 매력과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점이다. 


다른 히어로들과의 능력치 밸런스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차원이 다른 마법을 선보이는 능력과 의사라는 본래 직업에서 오는 특별한 성격 그리고 능력을 얻게 된 이후에도 해결되지 않은 이전의 상처 (손의 문제)에 관한 메시지 그리고 멋진 수염과 기럭지 그리고 망토에서 오는 중후함과 아우라는, 몇몇 등장 씬에서 아이언맨 버금가는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한다. 같은 이유로 이전에는 MCU의 캐릭터 가운데 토르를 가장 좋아했었는데, 앞으로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더 좋아하게 될 것만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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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닥터 스트레인지'는 이 캐릭터의 매력 만으로 밀고 나가는 영화다. 전형적인 히어로물 1편의 성격을 가진 영화라 다소 식상할 수 있는 부분을 캐릭터와 배우를 믿고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영화라 하겠다. 아, 물론 이런 자신감은 이미 세계관을 탄탄하게 다져 놓은 것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겠다. 또한 1편을 만들 때부터 사실상 속편 이후를 계획할 수 있다는 장기적 관점도 이러한 자신감의 이유일 것이다.


어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아이언맨, 토르, 캡틴 등의 히어로들과 함께 등장하는 장면들을 보고 싶다. 그가 MCU의 다른 캐릭터들과 어떠한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가가 페이즈 3의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1. 매즈 미켈슨이 연기한 캐릭터는 확실히 배우를 생각하면 아쉬운 점이 많아요. 좀 허술하게 묘사된 부분이 많았죠.

2. 그 밖에도 개연성 측면에서는 그냥 넘어가는 점들이 종종 있어요. 

3. 이 영화를 현실 세계 중심으로 보자면 (극 중) 레이첼 맥아담스의 이상한 하루 정도로 부를 수 있겠네요.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을 크게 놀라지 않고 빠르게 적응하는 그녀ㅋ

4. 그러고 보니 제가 좋아하는 토르와 스트레인지 모두 빨간 망토(?)를 ㅎㅎ 

5. 총 2가지 쿠키 영상이 등장합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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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사이드 스쿼드 (Suicide Squad, 2016)

아직 멀기만한 DC의 마블 따라잡기



할리퀸, 조커, 데드샷, 엘 디아블로, 캡틴 크룩 등 DC코믹스의 여러 캐릭터들이 한꺼 번에 등장하는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 (Suicide Squad, 2016)' 즉, 자살 특공대는 여러모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영화다. 많은 팬들이 '어벤져스'급으로 기대하지는 않았더라도 마고 로비의 할리 퀸을 비롯해 자레드 레토가 연기한 조커까지 등장하며 마블의 '데드풀 (Deadpool, 2016)'에 대적할 만한 똘기 넘치고 스타일리쉬한 영화가 되길 바랬던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 할지 모를 정도로 총체적 난국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보통은 안타깝다, 아쉽다 이런 표현을 자주 하는 나인데, 이번엔 그보다 실망스럽다가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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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볼거리 위주의 슈퍼 히어로 영화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 각기 다른 캐릭터가 함께 모여서 하나의 막강한 적과 싸운다는 전제의 논리가 전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비올라 데이비스가 연기한 국장이 이 강력한 캐릭터들을 모아 팀을 꾸려야 겠다고 생각한 것부터가 잘 설득이 되질 않는다. 영화가 전제하는 건 슈퍼맨 같은 존재가 만약 우리 편이 아니라면 얼마나 위험한가에 대한 대응으로 메타 휴먼인 범죄자들을 하나의 팀으로서 준비시켜야 한다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잘 드러난 것처럼 진짜로 슈퍼맨과 같은 존재의 위협을 대비하려고 했던 것이었다면 배트맨과 플래시 등의 팀 (이 영화엔 안나오지만 '저스티스 리그의 시작'에 나오는 원더우먼과 아쿠아맨까지 더해서)으로서 준비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굳이 배트맨의 팀이 이들을 잡는 수고를 하면서까지, 이 메타 휴먼들을 팀으로 준비하는 것이 어떤 메리트가 있는지 영화는 전혀 설득하지 못한다. 


그리고 국장이 이들의 목숨을 앱을 통해 쥐고 있는 설정이 이 팀이 운영 가능한 이유가 되는데, 이것도 너무 허술해서 저게 과연 무력화 시키지 못할 정도의 일인가 싶다. 그리고 이 영화의 주적이 되는 인챈트리스와 그의 오빠(?)의 행동도 별로 이해가 되지 않는데, 그 정도의 능력이 있다면 굳이 오랜 시간을 위험하게 공들여 가며 무슨 무기(?)를 준비하지 않아도 충분히 인류를 정복하는 것이 가능할 것 같은데, 이 자살 특공대가 올 때까지 굳이 그 무기 만들기에 매달려야 하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 정도 능력이라면 자살 특공대를 맘만 먹으면 쉽게 처리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뭐 능력치 밸런스에 대한 부분은 코믹스를 영화화 할 때 매번 논쟁이 되는 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번 영화의 능력치 밸런스는 확실히 설득력이 부족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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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한 점들을 다 너그럽게 이해한다고 해도 이 영화의 완성도와 연출력은 정말 답답한 수준이다. 이 영화가 가장 잘 못 생각하고 있는 점은 삐딱한 캐릭터들을 한 방에 몰아 놓고 각자 자기 스타일대로 유머를 담아내면 흡사 마블의 '데드풀'처럼 쌈마이 스러운 히어로 물이 되지 않을까 했던 점인데, 이상향과 실력의 차이가 너무 현격하다보니 이도 저도 아닌 유치한 전개가 되어 버렸다. 설령 극 중 캐릭터들이 구사하는 유머가 내가 이해할 수 없고 소수 마니아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송곳 같은 농담이라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그 농담들 만큼이나 전반에 삽입되어 있는 진짜 진지함은 솔직히 웃음이 나올 정도로 참을 수가 없었다. 앞서 언급했던 '데드풀'이나 병맛 같은 영화를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마셰티'같은 영화의 경우 가끔 등장하는 진지한 장면들은, 극중 캐릭터가 진지한 장면이지 영화까지 진지한 장면은 아닌, 즉 갑자기 진지해 짐으로서 피식하고 웃게 되는, 사실은 웃음 포인트인 장면들인데, 첨에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도 그런 진지한 장면들이 나오길래 '아, 그런식으로 웃기려나 보구나' 했는데, 웬걸. 정말로 진지한 장면이어서 이걸 어찌해야 되나 싶을 정도로 민망하더라. 그런 장면이 클라이맥스에 한 두 장면 정도 있으면 그냥 아쉽다 정도로 마무리 되었을 텐데, 이 영화는 마치 그게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영화 전반에 걸쳐서 아주 고르게 삽입되어 있어 피해가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렇다보니 맥은 5분 마다 뚝뚝 끊기고, 집중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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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영화는 마치 제작비를 자랑이라도 하는 듯 에미넴, 퀸 등의 유명한 곡들을 영화 중간 중간 삽입하여 관객들을 선동하고자 하는데, 사실 곡들이 너무 좋아하는 노래들이라 선동될 뻔 했으나 다시 생각해보면 그 장면에서 남는 것은 영화가 아닌 음악 뿐이었다. 전혀 장면과 결합되지 않은 삽입곡들. 차라리 이 곡들의 라이센스 비용을 다른 곳에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마저 들었다.


그렇게 실망스러운 영화를 그나마 버틸 수 있게 만드는 건 이미 익숙한 캐릭터들의 힘이다. 마고 로비의 할리 퀸은 관객들을 자신의 팬들로 만드는 것에 겨우겨우 성공한다 (겨우겨우 성공한 건 그녀가 매력이 덜해서가 아니라, 영화가 너무 별로여서다. 이 정도 매력이 아니었다면 아마 할리 퀸도 다 같이 무너졌을 것이다). 또한 자레드 레토가 연기한 조커는 오히려 분량이 많은 편이 아니어서, 특히 이 자살 특공대들과 엮이는 장면이 많지 않아서 오히려 신선함이 살아 있는 케이스라 봐야겠다. 이야기에 더 깊숙이 엮였다면 그도 온전히 살아남는 것을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 하나 윌 스미스는 데드샷 캐릭터로서 보다는 오히려 윌 스미스라는 배우의 경력과 그로 인해 관객들이 갖는 신뢰로 연명한 경우다. 아주 유치한 장면들을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건 윌 스미스라는 익숙한 배우 때문이었다.


DC코믹스, 그리고 워너브라더스는 지난 번에도 느꼈지만 너무 성급하게 마블 스튜디오가 이룬 성공 만을 쫓는 것이 아닌가 싶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만 해도 새로운 조커와 할리 퀸의 영화를 먼저 꺼낸 뒤 진행했더라면 더욱 인기를 끌었을 법한 영화인데, 너무 갑작스럽게 떼로 몰려 나오는 영화를, 그것도 완성도가 떨어지는 수준으로 내놓은 것은 앞으로의 행보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 캐릭터가 없다면 모를까,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여럿 포진하고 있는 DC코믹스의 영화화 작업을 마블과의 대결 구도(마블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도 않을 것 같지만)만을 생각해 너무 성급한 행보들을 보여주는 것이 팬으로서 또 한 번 안타까운 점이다. 



1. 글에도 잠시 언급했지만 이번 영화의 실망스러운 결과를 오롯이 감독의 탓으로 돌리기는 어려울 것 같더군요. 워너가 편집 등 제작에 영향력을 행사한 부분 등의 뒷얘기를 들어보면 말이죠. 감독의 전작을 찾아보니 이 정도로 연출할 만큼 능력이 없는 감독은 아니었거든요.


2. 이 영화의 쿠키 장면을 보면 '와, 다음 편이 정말 기대되는데!'가 아니라 또 코웃음이 ;;;; 이 쿠키 장면은 일종의 자문자답 같아보였어요. 그러게 배트맨과 팀이 나서면 애초에 벌이지 않아도 될 일을, 왜 이 고생을 하는지.


3.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설레었던 장면은 캐릭터들이 배트맨과 플래시에게 잡혀오는 짧은 장면들이었어요. 이 과정을 길게 만드는 것이 차라리 훨씬 더 매력적인 영화가 되었을 듯.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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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Captain America: Civil War, 2016)

어벤져스 식으로 풀어낸 슈퍼히어로의 딜레마



어벤져스와 관련된 사고로 부수적인 피해가 일어나자 정부는 어벤져스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시스템인 일명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내놓는다. 어벤져스 내부는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찬성파(팀 아이언맨)와 이전처럼 정부의 개입 없이 자유롭게 인류를 보호해야 한다는 반대파(팀 캡틴)로 나뉘어 대립하기 시작하는데... (출처 : 다음영화)


루소 형제가 연출한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저 (Captain America : The Winter Soldier, 2014)'는 '어벤져스'로 대표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작품들 가운데서도 작품성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그리고 독립적인 작품이었다. 시네마틱 유니버스 작품들 가운데 몇몇은 이 세계관을 구성하는 역할로서 더 의미를 갖는 작품이라 조금씩 아쉬움을 남기는 편이었는데, '윈터솔저'는 단순한 볼거리 위주의 오락 영화의 한계와 MCU를 구성하는 하나의 조각 이상의 독립적 완성도와 이야기를 그려내는데 성공, 결국 마블의 세계관을 더 견고하게 쌓아 올리는데 큰 역할을 한 작품이었다. 이런 기대를 한 껏 등에 업은 것은 물론, 원작 코믹스의 팬들이 가장 기대하던 이야기중 하나인 '시빌 워'를 담은 이번 작품은, 처음부터 '어벤져스' 이상의 기대를 갖게 한 작품이었다. 결론적으로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는 '어벤져스'가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한 볼거리와 오락성 그리고 '윈터솔저'가 보여주었던 내적인 깊이와 성장의 작품성 가운데서 적당한 균형을 이룬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이하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미 공개 된 내용들도 있지만 아직 안보셨다면 가급적 모르시는 편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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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전작 '윈터솔저'의 이야기와 그간 다른 마블 작품들에서 벌어졌던 일들 (특히 '어벤져스 2'의 소코비아 전투)의 영향력 하에서 시작된다. 원작 코믹스에서 주 된 갈등 요소가 초인등록법을 두고 벌어진다면 영화 '시빌 워'에서는 소코비아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결정타가 되어 어벤져스 활동에 대한 전 세계 국가들이 이른바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이를 두고 찬성파 (아이언맨)와 반대파 (캡틴)로 의견이 나뉘게 되며 갈등이 깊어지게 된다. 일단 이 갈등의 당위성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데, 이미 전작 '윈터솔저'에서 속해 있던 쉴드라는 조직의 문제를 깨닫게 된 캡틴과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더 직접적으로 자신과 어벤져스의 역할과 관계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 시작한 아이언맨의 모습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시빌 워'의 갈등은 그리 급작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즉, 코믹스를 봐야 만 이해 가능한 전개가 아니라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작품들만으로도 충분한 당위성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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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어벤져스' 같은 영화에서 갸우뚱 하게 되거나 공감을 얻지 못하게 되는 부분은 바로 캐릭터가 겪는 갈등과 그 해결의 순간인 경우가 많은데, 아마도 전작들이 없었더라면 '시빌 워'에서 캡틴과 아이언맨 등이 협정문의 사인을 두고 겪는 갈등이 그리 와닿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해 영화는 심각한데 관객은 '뭐지?'싶은 경우가 아니라, 관객들 역시 양쪽 입장이 모두 공감은 되지 않을 지언정 (한쪽의 손을 완벽히 들어줄 지언정) 양쪽의 입장 모두가 이해는 되는 상황을 이뤄냈다는 것 만으로도 이번 '시빌 워'는 목표를 달성했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균형이 무너져 버리면 본래 같은 편이었던 주인공들이 다른 편에서서 대립하게 되는 구도 자체가 성립되지 못했을 텐데, 다행히도 '시빌 워'는 끝까지 그 균형점을 아슬아슬하게 지켜 냈다. 그렇다보니 '시빌 워'의 몇몇 장면은 대부분의 히어로물이 갖고 있는 익숙한 딜레마를 반복하고 있음에도 또 한 번 집중하도록 만들었는데, 토니 스타크가 피터 파커, 그러니까 스파이더 맨을 처음 만나 대화하는 장면 역시 그렇다. 이 대화 시퀀스는 MCU에서 스파이더 맨이 처음 등장하는 중요한 장면이라는 이유를 제외하더라도 상당히 긴 시간 중요하게 묘사되는데, 영웅의 능력과 사용 그리고 그 능력을 사용하는 영웅의 책임과 의무에 대한 본질적이면서도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낸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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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적으로 넓게는 슈퍼 히어로물, 좁게는 '어벤져스'의 딜레마를 풀어내야 했다면, 외적으로는 종합선물세트인 '어벤져스' 시리즈 만큼이나 많은 캐릭터들이 동시에 등장하는 복잡한 영화로서 균형의 딜레마를 풀어내는 것이 숙제였다고 볼 수 있었다. 특히 갈등의 중심인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균형은 물론, 이 영화에서 처음 등장한 블랙 팬서 그리고 모든 관객이 기다려 왔던 스파이더 맨까지 이야기의 비중이나 균형을 이뤄내야 했는데, '시빌 워'는 그 균형을 적절하게 이뤄 냈다. 사실 '어벤져스' 시리즈의 경우 하나의 페이즈를 마무리 하는 일종의 보여주기 식 정리 성격이 강해 어느 정도 아쉬운 점들이 있어도 그 자체로 넘어갈 수 있지만, '시빌 워'의 경우는 내적인 이야기의 전개와 해결이 더 중요한 독립적인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역할과는 다르게 '어벤져스'급으로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구조는 가장 큰 딜레마가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블랙 팬서는 윈터 솔저의 이야기와 맞물려 영화의 뼈대가 되는 스토리에 잘 녹여냈고, 익숙하지만 새롭게 등장한 스파이더 맨의 경우 MCU의 스파이더 맨은 이런 모습이다 라는 점을 분명히 함과 동시에 관객들이 스파이더 맨에게 기대하는 액션은 부족하지 않게 보여주는 것도 적절한 균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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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워낙 아쉬운 점이 많아 더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시빌 워'가 '에이지 오브 울트론' 보다도 (긍정적인 의미에서) 더 '어벤져스 2'에 어울려 보였다. 즉, 다양한 히어로들이 동시에 등장할 때 기대되는 액션과 볼거리 측면에서도 '시빌 워'가 더 만족스러웠다는 얘긴데, 하이라이트인 공항 결투씬은 물론, 그 외에도 오히려 '어벤져스'에서는 별로 찾아볼 수 없었던, 각자의 능력을 협업을 통해 팀을 이뤄 공격하는 장면들은 마치 합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무술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그런 액션을 담아내는 카메라도 너무 화려하지 않고 적당한 수준에서 움직였던 것 같고. 액션과 볼거리 측면에서도 확실히 '에이지 오브 울트론' 보다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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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 '어벤져스'가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한 볼거리와 오락성 그리고 '윈터솔저'가 보여주었던 내적인 깊이와 성장의 작품성 가운데서 적당한 균형을 이룬 작품이 이 작품이라고 했는데, 이건 호불호의 포인트로 작용할 수도 있을 듯 하다. 양쪽을 다 적당히 만족시키기는 했지만 한 편으로 더 쏠렸으면 했던 관객들에게는 그 만큼 아쉬운 포인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를 다 떠나서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는 마블의 영화를 극장에 보러 갈 때 기대하는 바는 끝내주게 충족시켜주는 작품임에는 틀림 없다. 최소한 극장에서 두 번은 볼 만한 가치가 있다.



1. 청년 보다는 소년 스파이더 맨의 풋풋한 매력이 재미있었어요. 내년에 나올 '스파이더 맨 : 홈 커밍'이 몹시 기다려지네요.

2. 영화를 보기 전에는 블랙 팬서의 비중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고 다른 캐릭터들과는 달리 개별적인 소개가 없었음에도 무게있게 잘 녹아든 편이었어요. 2018년에 단독 영화가 개봉 예정인데, 그 사이에 간간히 얼굴이라도 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ㅎ

3. 앤트맨은 분량은 적지만 크게(!) 한 껀 합니다. 정말 크게.

4. 팔콘의 액션을 맘껏 본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아이언맨 보다도 더 멋진 장면들을 많이 연출해 낸듯.

5. 마틴 프리먼도 등장하는데 그도 능력이 있는데 쓰지는 않더군요 (반지를 끼면 사라지는 능력)

6. 왕십리에서 아이맥스3D로 보았는데 만족스러웠어요. 한 번 더 보고, 그 다음엔 기회가 되면 돌비애트모스 2D로 한 번 보려구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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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 (Deadpool, 2016)

'슈퍼'지만 '히어로'는 아닌 진짜 로맨스 영화



전직 특수부대 출신의 용병 ‘웨이드 윌슨(라이언 레이놀즈)’은 암 치료를 위한 비밀 실험에 참여 후, 강력한 힐링팩터를 지닌 슈퍼히어로 ‘데드풀’로 거듭난다. 탁월한 무술실력과 거침없는 유머감각을 지녔지만 흉측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갖게 된 데드풀은 자신의 삶을 완전히 망가뜨린 놈들을 찾아 뒤쫓기 시작하는데…(출처 : 다음영화)


라이언 레이놀즈 주연의 '데드풀 (Deadpool, 2016)'은 다른 마블 히어로 영화들과는 확실히 다른 영화다.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일반적인 히어로 영화의 정서라든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의로움을 기반으로 한 주인공의 가치관 등은 데드풀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이런 정의로움이 존재하지 않지만 특별한 힘이나 능력을 갖고 있는 주인공인 경우 안티 히어로 영화인 경우도 많은데, 그렇다고 '데드풀'이 안티 히어로 영화인가 하면 그것도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데드풀'은 영화가 스스로 말하고 있는 것처럼 로맨스 영화거나 개그 액션 영화에 가깝다. 그것도 아주 지독한. 그래서 관객의 취향에 따라 아주 극과 극으로 나뉠 수도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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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19금 히어로 영화라는 점을 강조했던 것처럼, 액션이나 성적인 농담에 있어서 19금다운 수위를 자랑한다. 액션은 목과 사지가 절단 되는 등 잔인한 요소가 적지 않고, 노출도 등장하는 편이다. 하지만 '데드풀'이 진짜 19금이 된 이유는 아마 그가 쉬지 않고 내뱉는 성적 농담 때문일 것이다. 데드풀이라는 캐릭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개그를 쏟아내는 인물인데, 그 농담들 가운데서도 성적인 농담이 대부분이라 영화의 중반쯤 가면 완전히 그의 화법에 적응되어 어지간한 농담으로는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양도 많고 수위도 꾸준(?)하다. 이러한 잔인함이나 성적인 농담에 불편하다면 이 영화를 끝까지 즐기기는 아마 어려울 듯 하다.


유머러스한 측면에 있어서 '데드풀'은 그야말로 향연이다. 가끔 북미에서는 흥행을 거둬지만 국내에서는 흥행하지 못하거나 애초에 수입되지도 않는 코미디 영화의 경우 대부분 북미식 유머가 중심인 영화들이 많은데, '데드풀'의 유머는 이 같은 북미식 유머와도 조금 거리가 있다. 오히려 요즘 유행하는 아재개그에 더 가깝고, 더 정확히는 덕후개그라고 말할 수 있겠다. 사실 19금적인 요소로 인해 취향이 갈리기 보다는 이 유머를 어느 정도까지 반응하느냐에 따라 이 영화의 평가가 갈린다고 볼 수 있을 텐데, 왜냐하면 어느 정도 유머러스한 수준이 아니라 정말로 처음부터 끝날 때 까지 쉬지 않고 유머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10번 던지면 8번 정도는 피식이라도 웃었을 정도로 웃음 사냥의 성공률이 높은 편이라 끝까지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영화 팬들이라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유머들이 다른 실망스러운 코미디 영화에서 처럼 '자, 이건 유머야. 여기서 웃으면 돼'라고 폼잡고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못듣고 지나쳐도 상관없어'라는 식으로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것도 좋았다. 몇몇 기억나는 유머 중에 제일 재밌었던 건 역시 그린랜턴 관련 유머들이었으며, 리암 니슨 관련 유머도 재밌었다 ㅋ (그렇지 그렇게 매번 딸이 납치되었다면 아버지에게 문제가 있다고 봐야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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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이 갈릴지언정 '데드풀'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대쪽같은 일관성이다. 아무리 가벼움과 유머로 가득 찬 캐릭터일지라도 결정적인 순간에서는 진지한 모습을 보이거나 감동적인 모습 (감동을 주려는 모습)으로 변모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데드풀'은 정말로 끝까지 가볍고 저질이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유지한다. 아마 대중들은 처음엔 저렇더라도 중요한 순간엔 정신 차리는 주인공의 모습을 더 바랄지도 모르겠지만 다행히(?) 데드풀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순간에도 변하지 않는 뚝심을 보여준다. 뭐랄까 아주 하찮은 것도 오랜 시간을 꾸준히 해오면 장인으로 대우 받아야 하는 것처럼, 이쯤되면 데드풀의 그 실망시키지 않는 가벼움도 인정해 줘야 할 것 같다. 실제로 끝까지 초지일관 자신의 캐릭터를 잊지 않는 데드풀의 모습을 보니 존경스러운 마음까지 들 정도였다 ㅎ. 만약 다른 영화들처럼 데드풀 역시 정의로운 모습을 보여준다거나 혹은 악당과 목숨을 걸고 대결하는 마지막 순간에 어쩔 수 없이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었었다면 조금은 평범한 영화로 남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데드풀'은 끝까지 유지했고, 그래서 더 특별한 영화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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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밖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거는 방식도 대부분은 낯간지러워서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데드풀'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하긴 무슨 짓인듯 어색했으랴 ㅎ). 그리고 로맨스 영화로서의 포장 방법도 좋았고, 실제 로맨스 영화의 플롯으로 봐도 충분히 매력적이라 오버스런 포장 없이도 괜찮은 로맨스 영화였다. 똑같은 플롯에 성격만 바꾸면 (대사만 진지하면) 아마 후반부에 눈물 꽤나 흘릴 로맨스 영화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데드풀'은 분명 기존 히어로 영화들의 선상에서 홀로 쭉 삐져나온 안 이쁜 모양의 영화다. 그런데 너무 다들 진지하기만 하고 정의롭기만 하면 재미없지 않나. 데드풀 같은 이상한 녀석도 하나 있어야지.



1. 스탠리 옹의 업무 환경은 갈 수록 좋아(?)지는 듯 ㅎㅎㅎ

2. 왠지 이 영화를 보고 오니 '그린랜턴'이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ㅎㅎ

3. 여주인공을 연기한 모레나 바카린은 '홈랜드' 등을 통해 익숙한 배우인데, 나이는 이번에 처음 알아봤어요. 무려 누님이네요. 대단하십니다 누님.

4. 속편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흥행에 성공해서 속편에는 좀 진짜 까메오들과 진짜 헬리케이어 등도 만나볼 수 있었으면 ㅎ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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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비 애트모스로 더 실감나게 즐기는 앤트맨

(Ant-Man, Dolby Atmos)



영화를 볼 때 (극장을 선택할 때)이왕이면 최적의 상영 환경에서 관람을 (또 이왕이면 첫 번째 관람을!)하는 것에 매번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는데, 특히 영화의 장르가 액션 블록버스터일 경우 더 신경을 쓰는 편이다. 아무래도 볼거리 위주인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의 경우 내용도 중요하지만 스크린의 크기나 사운드의 퀄리티에 따라 감상의 호불호가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에, 최적의 관람 환경을 선택하는 것은 언제부턴가 영화 관람의 필수요소가 되었다.

대부분의 영화 팬들이 그러하겠지만 이러한 최적의 관람 환경으로 선택되는 것은 대부분 아이맥스 3D이거나 돌비애트모스 인 경우가 많다. 아이맥스 3D의 경우 해당 영화가 처음부터 아이맥스로 촬영되었다는 것을 전제할 때 선택되는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은 경우엔 대부분 돌비애트모스 사운드를 제공하는 극장을 최선으로 선택하곤 한다. 돌비애트모스 사운드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돌비 사에서 만든 새로운 시네마 사운드 기술로서 가장 큰 특징이라면 오버헤드 스피커의 추가와 최대 64개의 스피커를 활용함으로서 공간감에 있어서는 확실히 두드러지는 퀄리티를 들려주는 사운드라고 할 수 있겠다. 사운드의 공간감 혹은 채널 분리도라 하면 쉽게 얘기해서 영화 속 인물이나 물체가 앞에서 뒤로, 좌에서 우로 혹은 위에서 아래로 등 이동할 때 그 이동의 감각을 단면적인 체감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으로, 이러한 공감감이 더 실감나게 표현 가능한 것이 바로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라 하겠다. 특히 더 중요한 포인트라면 감독이 영화를 제작할 때 부터 좀 더 디테일한 사운드 디자인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들 수 있을 텐데, 이러한 사운드 시스템의 발전은 단순히 기술적 발전 측면만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더 나은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또한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일반 관객 입장에서도 반길 만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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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이러한 돌비애트모스 사운드로 제작된 영화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었는데, 최근작으로는 ‘미션 임파서블 :  로그네이션‘과 ‘판타스틱 4’가 있었다. 오늘 소개할 ‘앤트맨’ 역시 돌비애트모스 포맷으로 제공되는 작품이라 특별히 해당 시스템을 제공하는 메가박스 목동점 M2관에서 관람을 하였다. 참고로 돌비애트모스로 제작된 영화라 하더라도 해당 시스템을 갖춘 극장에서 관람해야만 즐길 수가 있는데, 이번에 '앤트맨'을 관람 한 목동 메가박스 M2관을 비롯해 코엑스 메가박스 M2관, 롯데시네마 슈퍼사운드, SuperPlexG 관 등 제공 가능한 극장 목록을 미리 확인하고 극장을 찾는 것이 필요하겠다.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인 '앤트맨'은 '아이언맨'이나 '토르' 등 기본의 슈퍼 히어로들과는 다르게 지극히 평범하고 현실적인 면모를 다룬 영웅으로 오히려 주목 받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앤트맨'을 이야기하면서 '시빌 워'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미 영화화 된 캐릭터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새롭게 등장하는 히어로들의 경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가 그 독립적인 영화에 대한 관심보다 더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앤트맨' 역시 '앤트맨'이 영화화 된다는 소식 만큼이나 그가 '캡틴 아메리카 : 시빌워'에 등장한다는 소식이 더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시빌워'의 갈등 전개로 보았을 때 그가 캡틴 아메리카의 편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가 가장 기대되는 부분인데,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이번 '앤트맨'은 그가 어떠한 능력치를 갖고 있고, 그 능력치로 인해 어떠한 미션 수행이나 다른 히어로들과의 상성 측면에서 어떠한 구도를 만들어 낼지 예상하고 기대할 수 있기에 충분한 근거를 담고 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만들어지면서 일부 속편들과 새로운 캐릭터들의 작품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보다는 이 세계관의 구성을 위해 재료로서 존재하는 성격이 더 짙어지고 있는데, '앤트맨'도 그 편에 더 가깝다. 이것은 '앤트맨'의 장점이자 단점인 부분으로 관객들이 어떠한 기대를 갖고 이 작품을 접하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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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비애트모스가 제대로 실력 발휘하는 장면은?


1. 개미군단과 함께 연구소에 침투하는 장면

돌비애트모스 사운드가 장점을 발휘하는 최고의 시퀀스는 영화 중반 앤트맨과 개미군단이 연구소에 침투하는 장면을 주저 없이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시퀀스를 꼽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개미군단의 활약이 두드러지기 때문인데, 곤충 크기의 작은 세계가 중심이 되는 시퀀스에서 개미군단이 내는 사운드는 그야말로 화려하고 다양하게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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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군단이 흙이 아닌 메탈 성격의 지면을 밟고 이동할 때 발생하는 일종의 ‘다닥다닥’하는 사운드들이 아주 선명하게 전달되고 있으며, 이 수 많은 발걸음들이 진행되는 과정 속에 몇 몇 다른 종류의 개미들이 날면서 내는 날개 짓 소리들과 (아마도) 입으로 내는 소리들 까지 더해지는 복잡한 사운드 구성임에도 돌비애트모스의 환경은 각각의 소리들을 선명하게 구현해 냄으로서 장면의 몰입도를 더하게 한다. 기본적으로 좁은 통로 공간에 놓인 많은 수의 개미군단이 빠른 속도로 이동할 때 발생하는 소리의 울림과 속도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시퀀스라 사운드적인 쾌감을 최대로 느낄 수 있다.

2. 옐로우 자켓과 앤트맨의 클라이맥스 액션 장면

후반부 주인공의 집에서 벌어지는 옐로우 자켓과 앤트맨의 액션 시퀀스는 연구소 장면과는 또 다른 종류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 장면에서 돌비애트모스 사운드의 장점을 느껴볼 수 있는 장면은 바로 앤트맨이 빠르게 커졌다가 작아졌다를 반복하면서 생기는 효과음들인데, 그 순간적인 공간감들이 거대한 액션 시퀀스 속에서도 쉽게 소멸되지 않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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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재미있는 건 지극히 현실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액션이라 중간 중간, 앤트맨의 작은 크기 중심의 시각이 아닌 일반 사이즈에서 바라 본 시각의 장면이 등장하는데, 극의 전개나 사운드의 구성상 아주 밀도 높게 몰아 붙이다가 중간 중간 허무할 정도로 현실적인 사운드가 등장하는 것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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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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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맨 (Ant-Man, 2015)

평범해서 기대되는 마블의 새로운 영웅



아마도 원작 그래픽 노블의 홍보 문구였던 것 같은데, '나도 드디어 앤트맨의 팬이라는 걸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다'라는 식의 멘트였다. 그 만큼 '앤트맨 (Ant-Man, 2015)'의 영화화 에는 '어벤져스'로 대표되는 마블의 여러 작품들의 성공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이야기로 글을 시작한 이유는 다른 슈퍼 히어로들에 비해 앤트맨은 비교적 평범하고 현실적인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영화화 된 마블 히어로들 가운데 비슷한 캐릭터를 꼽자면 스파이더맨 정도를 꼽을 수 있을 듯 하다.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에 처해 있는 주인공과 전혀 다른 세계에서 진행되던 최첨단 과학기술과의 우연한 만남과 사고로 인해 발생하고 전개되는 '앤트맨'은, 확실히 '아이언맨'이나 '토르' '캡틴 아메리카'와는 다른 종류의 재미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또 다른 마블 히어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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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처음엔 그랬지만 그보다도 폴 러드가 마블의 새로운 영웅을 연기한다고 했을 땐 적지 않게 놀랐었다. 국내에도 소개되었던 '아워 이디엇 브라더 (Our Idiot Brother, 2011)'를 비롯해 그가 다른 영화에서 주로 보여주었던 캐릭터는 코미디, 드라마 장르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였기에 그가 일반 액션 영화의 주인공을 맡는 다고 해도 제법 놀랐을 텐데, 그냥 액션 영화도 아닌 마블 히어로를 연기한다고 했을 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앤트맨'을 보고나서는 어느 정도 그의 캐스팅에 대해 수긍이 되는 점이 있었다. '앤트맨'은 확실히 다른 슈퍼 히어로들에 비해 개인적으로나 그가 처한 현실을 봐서도 매우 평범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드라마 적 요소가 강조된 캐릭터라는 점에서 폴 러드의 캐스팅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더불어 '아이언맨'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액션 시퀀스는 헬멧을 착용한 채로 이뤄지는 점도 두 가지 면을 모두 만족시킬 만한 요소였다고 할 수 있겠다. 새롭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합류한 캐릭터답게 재미 만큼이나 캐릭터의 성격에 대한 설득력이 필요했다는 점에서, 이번 '앤트맨'은 나쁘지 않은 소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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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영화화 된 캐릭터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새롭게 등장하는 히어로들의 경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가 그 독립적인 영화에 대한 관심보다 더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앤트맨' 역시 '앤트맨'이 영화화 된다는 소식 만큼이나 그가 '캡틴 아메리카 : 시빌워'에 등장한다는 소식이 더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시빌워'의 갈등 전개로 보았을 때 그가 캡틴 아메리카의 편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가 가장 기대되는 부분인데,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이번 '앤트맨'은 그가 어떠한 능력치를 갖고 있고, 그 능력치로 인해 어떠한 미션 수행이나 다른 히어로들과의 상성 측면에서 어떠한 구도를 만들어 낼지 예상하고 기대할 수 있기에 충분한 근거를 담고 있다. 사실 다른 마블의 속편들을 이야기할 때도 몇 번 이야기했었지만 (특히 '토르 2'의 경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만들어지면서 일부 속편들과 새로운 캐릭터들의 작품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보다는 이 세계관의 구성을 위해 재료로서 존재하는 성격이 더 짙어지고 있는데, '앤트맨'도 그 편에 더 가깝다. 이것은 '앤트맨'의 장점이자 단점인 부분으로 관객들이 어떠한 기대를 갖고 이 작품을 접하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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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인 작품의 성격으로 보자면 '앤트맨'은 단순히 작아지는 것이 능력 이상의 어떤 영향력이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물음에 대해 답하고 있는 흥미로운 액션 영화였다. 처음 '앤트맨'을 알게 되고 나서도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곤충 크기로 작아지는 것이 능력이라기보다는 핸디캡에 가깝지 않나 싶었던 생각 때문이었는데, 물론 작아지는 것이 포인트이기는 하지만 작아지는 만큼 본래 크기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능력 발휘가 가능한 지점이 있었고, 곤충 크기로만 할 수 있는 미션에 대한 설득력도 흥미롭게 묘사되고 있다. 사실 '앤트맨'에 가장 우려했던 점은 혹시 이 영화의 몇몇 장면들에서 '애들이 줄었어요'가 연상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는데, 실제 비슷한 장면들이 많았음에도 그 일상이 거대해지는 장면들이 코믹하게 그려지는 것을 최대한 지양한 연출로 인해 여기서 오는 코믹함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 설정 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최대화 한 장면들 (이를테면 크기가 작아지는 앤트맨은 물론, 모든 사물을 작게 혹은 크게 만들 수 있는 무기가 활용되는 장면)은 특별한 긴장감과 재미를 주고 있어, 후반부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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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앤트맨'은 세계를 구한다는 정의감이나 대의가 아닌 그저 딸을 아끼는 아버지의 소소한, 하지만 위대한 마음을 묘사하는 소시민 영웅인 동시에, 신체를 마음대로 작게 만들었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릴 수 있다는 설정을 통해 평범한 현실 세계를 다른 시각으로 묘사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영화이자 캐릭터였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독립적 작품으로서 조금은 아쉬운 점들도 곧 다가올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전초전이라는 성격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새삼 느끼지만 세계관을 형성한다는 것은 이래서 매력적인 것 같다. 서로 보완하고, 서로 영향 받는.



1. 쿠키 장면이 2개 있습니다. 특히 두 번째 장면은 '시빌 워'에 대한 직접적 내용을 담고 있죠.

2. 미드에서 만났던 여러 배우들이 등장하더군요.

3. 돌비애트모스로 관람하였습니다. 이와 관련된 글을 짧게 한 번 더 쓸 예정입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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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4 (The Fantastic Four, 2015)

과연 속편은 계속 될 수 있을 것인가



마블의 영화들이 하나 둘 씩 성공하고 '어벤져스'로 대변되는 유니버스의 구조가 대중화 되면서, 그간 주목을 받지 못했던 작품들이 영화나 드라마 등으로 제작되거나 오래 전에 영화화 되었던 작품들이 다시 리부트 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게 되었는데, '판타스틱 4' 역시 새로운 감독과 배우들로 리부트 되었다. '판타스틱 4'는 팀 스토리가 연출을 맡아 2005년과 2007년에 각각 '판타스틱 4'와 '실버서퍼의 위협'을 내놓았는데, 제시카 알바, 크리스 에반스 (이 때만 해도 크리스 에반스는 그리 주목 받지 못했었다) 등이 주연을 맡아 속편까지 나오긴 했지만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한 작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판타스틱 4'의 리부트는 기대될 수 밖에는 없는 프로젝트였는데, 일단 연출을 맡은 이가 '크로니클'을 연출한 조쉬 트랭크라는 점이 첫 번째였고 최근 핫 한 케이트 마라, 마일즈 밀러, 마이클 B.조던, 제이미 벨 등이 새롭게 팀을 이룬다는 점이 두 번째 포인트였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관람 전 시사회나 여러 평가들은 하나 같이 좋지 않은 평들 뿐이어서, '혹시나 했지만 역시인가' 하는 아쉬움을 미리 갖게 했었다. 워낙 기대치를 낮춘 탓인지는 몰라도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그 정도로 최악인가 싶은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결론이 바뀔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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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리부트 답게 새롭게 정한 작품의 방향성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설령 관객들이 이 부분에서 지루해 할 확률이 높다해도)히어로 물에 절대 빠져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히어로가 되기 까지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조쉬 트랭크의 '판타스틱 4'는 거의 대부분의 분량을 여기에 쏟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4명의 젊은 남녀가 어떻게 판타스틱 4가 되었는 지를 주목한다. 홀로 영웅인 다른 영화들 과는 달리 4명이 팀으로 존재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한 명 한 명의 히스토리는 길지 않지만, 네 명이서 (혹은 세 명)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 이들이 평소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었고, 어떤 갈등이나 관계에 있었는 지를 비교적 상세하게 묘사하려 한다. 이 부분은 앞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히어로 물이라면 반드시 선행해야 할 이야기인 동시에, 처음부터 시리즈를 염두에 둔 작품이라면 화려한 액션 연출 보다도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으로, '크로니클'의 분위기가 살짝 느껴질 정도로 나쁘지 않은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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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개인적으로 주목했던 건 이들이 사고로 인해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이후, 그 능력을 바라보는 각자의 시선과 주변의 시선에 대한 묘사였다. 역시 히어로 물에서 가장 중요한 갈등 요소이자 테마라고 할 수 있는 것이 특수 능력을 축복으로 받아들일 것이냐 저주에 가까운 치료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냐 하는 부분일텐데, '판타스틱 4'는 상대적으로 이 능력을 치료해야 하는 것의 측면으로 바라보면서 조금 더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 과정을 그려낼 수 있었다.


아주 짜임새 있거나 매력적인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방향성 측면에서는 옳았고 납득할 만한 수준이었던 이 전반부의 내용은 아쉽지만 단 한 순간에 허무하게 깨져버리고 만다. 앞서 이야기한 부분들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어감을 느낄 때 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영화는 너무 갑자기 마치 극 중 차원 이동처럼 엄청난 거리를 점프하여 '자, 이제 우리는 판타스틱 4야!'라고 선언해 버렸고, 여기에 실소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렇게 끌고 올 때까지 갈등이 봉합되지 않았던 캐릭터들이 너무 한 순간에 약속이나 한 듯이 하나가 되기로 한 점은, 납득이 안된다기 보다도 중간에 장면이 삭제되었나? 싶을 정도였다. 혹여 대중적으로 흥행 성적이 좋지 못하더라도 리부트 답게 캐릭터들의 생성 과정에 대한 성격과 납득할 만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면 생각보다 별로 볼거리가 없었던 작품에도 나쁘지 않은 평가를 할 수 있었을 텐데, 잘 나가다가 스스로 한 번에 포기해 버린 느낌이었다. 그래서 마치 영화가 중간에 끝난 것만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 수 밖에는 없었다. 실제로 '어? 여기서 끝이야?' 싶을 정도로 이 영화가 선택한 클라이맥스는 중간 정도의 임팩트 밖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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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쉬 트랭크는 둘 중 하나를 선택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아마도 처음 이 리부트가 결정되면서부터 한 편이 아닌 시리즈의 연속성을 스튜디오는 고려했을 텐데, 그것이 감독에겐 이도저도 아닌 독이 된 듯 했다. 캐릭터의 탄생에 대한 공감대 형성도 이뤄내지 못했고, 그렇다고 다른 마블 히어로 영화 같은 화려한 볼거리도 사실 보여주지 못한 채 너무 영화 스스로 '우린 1편 입니다. 자, 이제 속편을 기대하세요'라고 처음부터 말하고자 하는 바가 너무 강했던 것 같다.

과연 속편은 계속 될 수 있을까?



1. 케이트 마라도 그렇고, 마일즈 텔러도 그렇고 배우들이 좋아서 기대를 했었는데...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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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The Avengers: Age of Ultron, 2015)

마블 세계관의 확장 혹은 한계



마블의 히어로들을 하나의 영화에서 만날 수 있었던 일종의 올스타전 격인 '어벤져스'는 처음 '트랜스포머'가 그랬던 것처럼 원초적인 쾌감을 선사하는 훌륭한 오락 영화였다. 조스 웨던은 큰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도 각 캐릭더들의 장점들을 하나의 영화에 잘 녹여 냈고, 단순히 볼거리 만을 늘어 놓은 것이 아닌 (그래도 괜찮은데) 각자의 영화에서 진행되었던 이야기들의 흐름을 이어가는 줄거리까지 완성시키면서, 기존 코믹스의 팬들과 일반 대중들 모두에게 환영 받는 작품을 만들어 냈었다. 하지만 이 작품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그것 만으로는 양쪽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없는 태생적 조건을 갖고 있는 녀석이었다. 그래서 과연 확장되어 가는 마블의 세계관을 하나로 중간 정리해 줘야 할 의무가 있는 이 작품이 어떤 완성도와 방향성을 갖고 있을 지는, 영화 자체의 재미 만큼이나 궁금한 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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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 된 '어벤져스'는 특히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저'를 기점으로 확연히 진화했다고 말할 수 있을 텐데, 단순히 코믹스를 영화 화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래도 괜찮은데!) 독립적인 영화로서도 충분한 완성도와 이야기를 갖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비교적 대부분의 캐릭터들의 각자 이야기를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던 어벤져스는, 각자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어벤져스의 이야기를 떡밥으로, 혹은 주요 테마로 등장 시키면서 팬들로 하여금 다음, 더 나아가 그 다음까지 기대하도록 만드는데 성공했는데, 이러한 성공이 계속 될 수록 오히려 부푼 기대감에 더 큰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조스 웨던의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비교적 재미와 (이 작품이 반드시 수행해야만 하는) 기능 측면에서 만족할 만한 작품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아쉬운 점 먼저 이야기하자면,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편집과 유머였다. 아마 내가 감독이었다면 가장 많이 고민했을 것이 편집이었을 것 같은데,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수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정도가 아니라, 누구는 새롭게 등장해 소개부터 해야 하고, 누군는 이미 본인의 영화에서 진전된 이야기나 갈등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이어가거나 혹은 풀어내야 하며, 누구는 출연 시키되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그리는 가에 따라 작품 자체의 구도가 달라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편집 포인트는 매끄럽지는 않았다. 단서를 던지거나 전개를 위해 반드시 삽입은 해야 하는데 풀어내는 연출에 있어서는 기복이 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일부 장면에서는 애매하게 다음으로 점프하는 장면들도 많았고, 단순히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 외에 전개의 기능은 하지 못하는 장면들도 여럿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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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어벤져스'의 히어로들이 다른 히어로 영화들과 다른 점이라면 상당히 유쾌하다는 점인데, 이번 작품은 앞선 이유와 마찬가지로 유머 역시 여러 캐릭터들의 이해 관계에 맞게 해결하고 전개해야 했기 때문에, 무슨 의도인지는 알겠으나 실제로 재밌지는 않은 경우가 종종 있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아쉬움을 꼽자면, 바로 캐릭터들 각자가 겪게 되는 갈등에 관한 부분이다. 이 부분은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번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깊게 고민하고, 더 나아가 '시빌 워'의 초석이 되는 고민과 갈등이 바로 여기서 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아이언맨 2, 3'편을 거치면서 점점 부각되고 있는 토니 스타크의 고민과 갈등은 이번 작품에서 주요 포인트가 되며, 캡틴과 헐크, 블랙 위도우, 토르 모두 마찬가지의 갈등을 겪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시간 상의 한계라고 생각되는데, 굉장히 중요한 고민 포인트 임에도 더 깊이 있게 비중을 둘 수는 없었던 시간적 한계가 어쩔 수 없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그 짧은 한 편의 영화 속에서도 각각의 고민을 효과적으로 묘사해서 만족스러웠다는 이야기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호불호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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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들만 먼저 잔뜩 늘어놓고 나니 굉장히 실망한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 제법 재미있게 본 편이다 (어벤져스 2에 거는 기대감이 너무 컸기 때문이라는 뻔한 이유를 안들 수가 없다). '어벤져스'로 대표되는 마블의 영화들은 그 광대한 세계관을 더 많이 알면 알 수록 보이는 것도, 흥미로운 것도 많은 작품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장면 하나 하나 대사 하나 하나도 놓칠 수 없게 다양한 떡밥들을 주기적으로 노출하고 있는 구성은, 그 자체로 팬들을 위한 장치이자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그리고 다시 얘기하지만 '어벤져스'는 어쩔 수 없이 머리가 아닌 몸이 먼저 반응하는 흥분 포인트가 있는 영화다. 영화 말미에 울트론과 결전을 벌이는 장면에서 모든 히어로들이 한 곳에 모여 (마치 게임처럼) 자신의 필살 공격을 퍼붓는 장면에서는 탄성이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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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국민들이 궁금해 했던 국내 촬영 분도 생각보다 훨씬 많아서 상당히 놀랐다. 그저 수 많은 로케이션 중 한 곳으로 한 두 장면 스쳐가는 것이 아닐까 했으나, 주요 로케이션 장소로 다양한 액션 시퀀스가 벌어졌는데 우리나라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옥의 티라던가 (블랙 위도우의 공간 점프), 아무래도 눈과 귀에 들어올 수 밖에는 없는 한글 간판과 우리 말 대사들로 인해 소소한 영화 외적 재미도 없지 않았다. 기존에 한국을 다뤘던 영화들과 간단히 비교해 보자면, 서울이라는 장소를 아주 미화하지도 그렇다고 아주 오해하지도 않은, 딱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 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반대로 무언가 서울이라는 도시가 특별한 포인트가 없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비춰 졌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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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직 코믹스인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다 읽지는 못해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긴 어렵지만, 영화 속에 등장한 것만으로 비춰봐도 울트론이라는 캐릭터는 이것 보다는 훨씬 더 강력한 파워와 더 깊이 있고 무게감 있는 주제를 담고 있는 캐릭터인 듯 한데, 조금은 쉽게 (혹은 갑작스럽게) 무너져버린 경향이 있어 아쉬움이 남았다. 처음 어벤져스 멤버들과 만났을 때 대화 시퀀스의 무게감을 영화가 끝날 때까지 팽팽하게 가져갔더라면, '윈터솔져'가 그랬던 것처럼 더 깊이 있는 작품이 되었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러기엔 이 작품이 해야 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았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울트론과 비전의 이야기는 다른 히어로들처럼 독립적으로 한 두 편을 할애해도 충분한 주제와 캐릭터로 느껴지는데...


이것은 단순히 이 캐릭터에 관한 이야기 만은 아닐 듯 하다. 전반적으로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보며 들었던 생각은 코믹스의 영화 화라는 단순함을 넘어서 이미 그 방대한 세계 관의 깊이를 영화라는 매체에서도 확장해 나가고 있는 마블 작품의, 매력이자 한계가 동시에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수 많은 캐릭터들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에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앞으로도 마블의 영화들이 (특히 어벤져스 류의 작품들이) 계속 고민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균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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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롭게 등장한 스칼렛 위치는 완전 마음에 들었어요. 역시 염력이 제일 멋있음. 집에 와서 동작을 여러 번 따라해 보게 됨 ㅋ

2. 폴 베타니는 자비스 목소리 연기만 해오더니 이번엔 아예 출연을 ㅎ 물론 이번에도 100% 모습은 아니었지만;

3. 개인적으로 가장 놀랐던 캐스팅은 역시 줄리 델피. 거의 까메오 수준의 역할이었는데 그녀가 출연하다니! 마블의 세계관은 워낙 방대하니 혹 다른 작품에서 만날 수 있을지도?

4. 제가 '어벤져스'를 얘기할 때 자주 했던 말 중 하나가, '호크아이'가 저들과 동등한 멤버라는 게 말이 돼? (물론 이렇게 따지면 블랙 위도우도;;)'라는 질문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어쨋든 호크아이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함으로, 인정!

5. 아무리 생각해도 스칼렛 위치와 비전이 가장 매력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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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Guardians of the Galaxy, IMAX 3D, 2014)

폼 잡지 않는 영웅들이 왔다



처음 마블의 새로운 시리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대한 소식과 포스터를 보았을 땐, '어벤져스'와 그 세계관을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바쁠 텐데 그 사이에 마블이 왜 이런 부수적으로 보이는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나 싶었다. 물론 목소리 연기로 브래들리 쿠퍼와 빈 디젤 등이 출연하고 있기는 했지만 크리스 프랫은 마블의 새로운 시리즈를 이끌기에는 부족해 보였고, WWE 프로레슬러인 바티스타와 아바타의 그녀 조 샐다나의 출연진 역시, '어벤져스'에 맛을 들인 관객들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마블의 새로운 시리즈니까 직접 보고 판단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보게 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통일처럼 대박이었다. 무엇보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가볍고 폼 잡지 않는 우주 활극이라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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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피터가 어른이 되어 처음 등장하는 타이틀 시퀀스에서부터 이 작품의 성향을 한 눈에, 그리고 한 귀에 알아차릴 수 있었을 정도로 '딱' 어울리는 시퀀스였는데, 올드팝과 함께 이름 모를 행성을 거닐며 춤을 추는 피터의 모습은 '우린 폼 잡지 않고 유쾌한 영화야'라고 이야기하는 듯 했다. 사실 내가 감독이라면 이 영화에서 가장 포기하기 쉽지 않았을 부분은 새롭게 관객에게 선 보이는 이 캐릭터들에 대한 소개였을 텐데, 제임스 건 감독은 주요 캐릭터가 최소 5명이상 등장함에도 (악당들과 주변 캐릭터들까지 하면 더 많고) 그들의 과거 사와 히스토리를 과감히 축소하거나 제한하면서 빠르게 본격적인 사건으로 이야기를 끌고 들어왔다. 물론 영화 속 모습으로 비춰볼 때 이들 각각의 이야기는 몇 편의 영화 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못할 정도로 (별도의 TV시리즈 분량이 필요할 정도로) 많은 사연과 뒷 이야기가 존재할 듯 한데, 그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충분히 소개하지 못한 것이 분명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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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블의 최근 작품들의 경향을 보면 홀로 완벽하게 독립된 작품을 보이는 반면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저와 같이), 너무 세계관과 엮을려는 시도가 앞섰거나 '어벤져스'의 일원으로서의 비중이 더 큰 나머지 독립적으로는 조금 심심한 작품이 된 경우도 있었는데 (토르 2),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어벤져스'의 떡밥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으로서도 충분히 홀로 서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만족스러운 첫 작품이었다. 이미 '어벤져스'의 다른 영화들에서 쿠키 장면으로 등장했었던 타노스나 콜렉터 캐릭터의 활용도 적절했고, 적과의 대립 관계도 기승전결의 흐름 안에서 딱 알맞게 풀어내고 있었다. 음.. 뭐랄까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이 작품은 마치 '카우보이 비밥'이 조금 연상되기도 했는데, 특히 지금은 캐릭터들 각자가 별로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지만 속편이나 (잘 된다면) 3편 정도에서는 꺼낼 수 밖에는 없는 구조로 되어 있어, 무언가 비장한 마지막을 예상하게도 되고 '어벤져스'와의 콜라보도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 기대(우려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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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아이언맨'처럼 보는 순간 '와 짱 멋지다!'라고 생각했던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무언가 좀 약하다고 생각했던 캐릭터들이 결국 영화가 끝날 땐 또 보고 싶은 캐릭터들이 되어 있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포스터만 봐도 이들의 컨셉이 약간 외인구단 같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각각이 묘하게 팀을 이루는 형태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리 와 닿지는 않았었는데, 영화의 후반부 이들이 진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되는 그 장면에서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완전히 이들의 조합에 동화되어 버리는 경험을 했다. 뭐랄까 다른 영화들은 팀으로 등장하는 경우 처음부터 팀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영화 내내 흐른다거나 아니면 캐릭터들 스스로도 우린 팀이 될거야 라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완벽한 팀이 되는 과정을 시종일관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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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영화 음악일 것이다. 이미 첫 장면에서부터 귀에 익숙한 올드 팝이 우주를 배경으로 흐를 때 알아차렸다. '아! 이 영화는 바로 이 묘한 균형의 지점을 아는 영화구나!'라고. 'Awesome Mix Vol.1'이라는 극 중 테입 제목처럼, 정말 끝내주는 음악들을 선곡한 이 작품은, 영화 음악이 장면과 정서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몸소 보여준다. 단순히 기존 유명한 곡들에 묻어가는 장면들도 아니고, 그 곡의 감성과 위대함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그 곡이 왜 이 장면에 쓰였어야 했는지를 아무 설명 없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매치 시킨다. 정말 시대를 앞서가도 한 참 앞서간 곡이라고 생각했던 David Bowie - Moonage Daydream은 역시나 우주에 걸맞는 곡이었으며, 정말 유명해서 더 설명할 필요도 없는 Marvin Gaye & Tammi Terrell - Ain't No Mountain High Enough는 이미 수 많은 영화에 삽입되었지만 아마도 이 영화로 더 오래 기억될 듯 하다. 그리고 잭슨 5의 곡을 이 영화에서 듣게 되다니. 그 자체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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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어벤져스 2'가 만들어지는 과정 중의 쉬어가는 코너라고 생각했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어벤져스' 못지 않게 기다려지는 작품이 되어 버렸다. 이 폼 잡지 않는 영웅들의 이야기는 또 어떻게 될까.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팀의 새로운 이야기가 정말 기다려진다!



1. 전 첨에 바티스타가 출연하는 지도 몰랐는데 등장하길래 까메오 정도인가 했었는데 비중이 완전 많군요. 별도로 연기 수업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았어요.


2.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마치 게임 '매스 이펙트'가 연상되더군요.


3. 바로 사운드 트랙과 원작 그래픽 노블을 질렀어요. 사운드 트랙은 도저히 안살 수가 없을 정도!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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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The Amazing Spiders-Man 2, 2014)

철저한 오락 영화로서의 발전



마크 웹과 앤드류 가필드의 리부트 된 스파이더맨 시리즈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확실히 기존 샘 레이미와 토비 맥과이어의 그것과는 성격이 완전히 달랐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은 좀 더 히어로 물의 플롯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한 편, 마크 웹의 '스파이더맨'은 좀 더 오락적인 측면이 강화 된 대중 친화적인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 얘긴 즉슨, 각 인물들의 겪는 고뇌에 대해 깊은 탐구를 긴 러닝 타임을 할애하여 설명하기 보다는 액션과 (특히) 로맨스를 부각시켜 대중들로 하여금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이 이유 때문에 마크 웹의 '스파이더맨'은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고 샘 레이미 삼부작과의 비교에 있어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는데, 결과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전 편에 비해 속편은 확실히 나았다. 실제로 나아지기도 했고, 아마도 마크 웹의 히어로 영화 작법에 좀 더 익숙해져서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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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를 보면 마크 웹은 마치 스파이디 슈트를 입은 청년이 주인공인 또 다른 '500일의 썸머'를 찍은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 그가 꼭 '500일의 썸머'를 연출한 감독이어서가 아니라, 이 작품 속 피터와 그웬의 관계를 묘사하는 방식에서 '500일의 썸머'의 톰과 썸머의 관계를 떠올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 로맨스는 실제 연인이기도 한 앤드류 가필드와 엠마 스톤을 통해 좀 더 달달하고 극적인 요소를 만들어 냈다. 이 영화를 셋으로 나누어 보자면 하나는 피터와 그웬의 로맨스이고 또 다른 하나는 스파이더맨과 일렉트로의 대립관계일 것이며 마지막은 피터와 해리의 애증의 관계일 것이다. 이 셋의 비중은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좀 애매해진 부분도 없지 않다. 만족하는 입장에서는 세 가지 모두의 재미를 느꼈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입장에서는 셋 다 미지근하게 식어버린 느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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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처음 러닝 타임을 확인했을 때 142분이라는 시간에 놀라기도 했었는데, 의외로 영화는 그리 지루하지 않았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세 가지의 이야기를 각각 동등하게 늘어 놓느라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는 없었는데, 2시간 20분이 가는 걸 거의 못 느꼈을 정도로 연출은 무리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더 좋아하는 취향은 이 세 가지를 두 가지로 압축 시켜서 좀 더 각각의 내실을 더 하는 편이긴 한데, 그래서인가 외톨이였던 맥스의 슬픔과 분노도 공감하기엔 조금 부족했고, 또 다른 스토리를 갖고 있는 해리의 간절함도 조금은 부족해 보였다 (하지만 해리의 이야기는 데인 드한이라는 배우로 인해 200%의 공감 효과를 불러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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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마크 웹의 전작은 만족보다는 실망에 더 가까웠었는데, 이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만족에 더 가까웠다. 2시간 20분이 넘는 러닝 타임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앤드류 가필드가 연기하는 새로운 스파이더맨의 유머와 가벼움에 어느 정도 적응 되어 불편함이 없었으며, 새로운 해리를 연기한 데인 드한 덕에 그리 많지 않은 비중이었지만 후반부 해리라는 캐릭터를 계속 주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의 테마였던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가 더 마음에 들고 취향이기는 하지만, 좀 더 소년의 입장에서 바라본 마크 웹의 스파이더맨도 그럭저럭 흥미롭고 갈 수록 기대되는 부분이 있었다. 최근 영화화 된 히어로들 가운데 청춘물로 그려낼 수 있는 캐릭터는 아마 스파이더맨 뿐 일 것이다. 마크 웹은 그 지점을 주목했고, 나쁘지 않은 결과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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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인 드한에게 빠져버린지 벌써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는데, 그가 만든 해리 오스본은 또 다른 슬픔이 느껴지더군요. 분명 통쾌해야 하는 지점에서도 그의 아픔이 느껴져 (어쩌면 피터 파커보다 더 공감되서) 영화를 다른 시각에서 볼 수 밖에는 없었을 정도. 데인 드한은 확실히 현재 헐리웃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배우입니다.


2. 그래도 마지막 장면은 찡했어요. 아마도 3편에 가면 이 테마를 좀 더 메인으로 가져오지 않을까 싶네요.


3. 쿠키는 없지만 크레딧 중간에 엑스맨 예고편이 등장합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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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 (Captain America : The Winter Soldier, 2014)

리더의 조건



어벤져스의 일원이자 리더인 캡틴 아메리카가 그의 두 번째 이야기 '윈터솔져'로 돌아왔다. '아이언맨' 시리즈와 토르 1,2편을 통해 어벤져스의 세계관을 점점 확장 및 연결시켜가고 있는 마블은, 또 다른 같은 세계관의 작품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Guardians of the Galaxy, 2014)'를 선보이기 전에 먼저 캡틴 아메리카의 속편을 꺼내 들었다. 일단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토르 : 다크월드'는 독립적인 작품으로서는 아쉬운 작품이 많았던 것에 비해,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는 단순한 세계관의 연장선을 넘어서 독립적으로도 제법 훌륭한 구성과 이야기를 갖춘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결국 그로 인해 리더이지만 가장 심심하게 느껴졌던 캡틴, 스티브 로저스 라는 캐릭터에게도 매력을 느끼게 되었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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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와 '어벤져스'를 통해 캡틴은 말 그대로 이 엄청난 히어로들의 조합 가운데 서도 리더라는 점을 알게 되었는데, 사실 이들은 각각의 개성이 워낙 강하고 또한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영화라면 빠지지 않는 유치한 질문처럼 슈퍼 솔져인 캡틴 아메리카가 아이언맨, 토르, 헐크 등을 리드 하기엔 능력 측면에서는 부족하기에 다른 장점과 리더 쉽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전작 '캡틴 아메리카'는 스티브 브루스의 도덕성에 대해 그 배경을 설명하는 데에 주목했고, '어벤져스'에서는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슈퍼 영웅들의 리더가 누구인지 조금의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선보인 이 작품 '윈터솔져'는 바로 이런 점에서 왜 캡틴 아메리카가 어벤져스의 진정한 리더인 지를 관객들에게 각인 시키려는 시도가 담긴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영화엔 의외로(?) 다른 슈퍼 영웅들이 까메로오도 전혀 등장하지 않지만 (블랙 위도우만 빼고), 쉴드라는 조직에 관한 광범위한 이야기를 통해 이 조직이 나아가려는 방향과 리더 쉽에 대해 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로 풀어낸다. 그리고 캡틴은 또 한 번 우직하지만 자신 만의 일관된 방식으로 이 사건을 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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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캐릭터이자 이번 작품의 가장 강력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윈터솔져의 경우 사실 비밀이랄 것도 없지만, 그 비밀이라는 것도 1차적으로는 전작 캡틴 아메리카를 통해 발전되었다는 점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즉, '어벤져스'의 세계관에 포함되어 있는 작품들의 경우 그 세계관 내에서 자유롭게 다른 캐릭터들 혹은 시공간을 활용하는 편인데, 이런 점이 가끔은 너무 공부가 필요한 영역이라 그 작품 만으로는 100% 즐기기 힘든 경우도 종종 있었다는 점에서, 전작에 기인한 미스터리의 발전은 '어벤져스'와는 또 구분되는 '캡틴 아메리카'만의 프랜차이즈를 확고히 하는 매력 포인트였다. 그런 면에서 이번 작품은 참 영리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세계관의 떡밥은 적절히 활용하고 쿠키 장면들도 최대한 활용하고 있지만 이번 작품을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과하지 않아 이해하기 힘든 수준은 아니고, 독립적으로 보아도 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충분히 펼쳐내면서 액션 블록버스터로서의 볼거리와 긴장감도 충분히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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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측면에서도 다른 영웅들에 비해 인간적(?)이기 때문에 몸을 활용한 격투가 기본이라 더 박진감 넘치고 마치 무협 영화를 보는 듯한 액션의 합을 여럿 만나볼 수 있었으며, 이 시리즈가 자랑하는 스케일의 측면에서도 클라이맥스에서 충족 시켜 주고 있어 볼거리도 부족함이 없는 편이었다. 확실히 '어벤져스'의 각 캐릭터들은 너무 세계관의 연결에만 기대는 것 보다는 홀로 서도 매력을 갖게 될 때 비로서 추후 '어벤져스 2'가 등장했을 때 더 큰 기대와 매력을 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 가장 좋은 예가 바로 이번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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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 액션 시퀀스에서 등장하는 프랑스 해적은 반가운 얼굴이더군요. 심지어 극 중 이름도 비슷한 GSP. 슈퍼맨 펀치도 등장하고. 추후 한 번 더 등장하기도 하고. 까메오 수준으론 비중이 제법 크더군요.


2. 아, 그리고 스탠 리 옹은 갈 수록 연기도 비중도 늘어나는 듯. 이 얘기를 새 마블 작품이 나올 때 마다 하게 되는 것 같아요.


3. 이 시리즈의 단점이라면 누가 극 중에 죽어도 별로 슬프거나 걱정을 하게 되지 않는 다는 점인듯. 그래도 진짜 인 줄로만 알았던 콜슨 사건 이후엔 더더욱.


4. 초반 캡틴이 놓치지 말아야 할 근래의 것들을 리스팅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노트에 'OLDBOY'도 적혀 있더군요. 그 올드보이 일까요? ㅎ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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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맨 3 (Iron Man 3, 2013)

테마는 분해와 조립



존 파브로의 '아이언 맨 2'는 정말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날 정도로 실망스러운 속편이었다. 만약 '아이언 맨'이 어벤져스의 소속이 아니었다면 이 시리즈를 더 이상 이어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1편에서 보여준 매력을 그냥 낭비하고 만 안타까운 작품이었다. 그 이후 '어벤져스'를 거쳐 세 번째 작품인 '아이언 맨 3'가 개봉했는데, 일단 존 파브로가 연출을 맡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띄는 점이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감독을 교체한 이 선택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연출에서 손을 떼고도 작품에 여전히 출연하고 있는 존 파브로가 멋져 보일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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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맨 3'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예전에 보았던 '슈퍼맨' 등 슈퍼 히어로 물의 속편들이었다. 슈퍼 히어로 물의 속편 들에는 자주 등장하는 설정들이 있는데, 자신의 능력(힘)에 대한 과신, 자신의 역할에 대한 지루함과 나태함, 그로 인해 겪는 갈등과 이를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해결. 그리고는 다시 업그레이드 혹은 새로운 시작, 정도 일텐데 '아이언 맨 3'의 내용이 대략 이런 식이다. '아이언 맨 3'에서 토니 스타크가 겪는 고통의 원인은 '어벤져스'의 사건에서 온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어벤져스'를 안 본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영화 내내 얘기하는 '웜홀' 사건이 뭔지 아마 궁금할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이렇게 정신적으로도 트라우마를 겪던 토니 스타크는 욱하는 성질을 부렸다가 결국 모든 것을 잃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만 할 위기에 놓이는데, 토니 스타크 특유의 쿨 한 성격 답게 이 위기를 조금씩 기회로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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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맨'의 또 다른 재미는 이미 만들어진 아이언 맨이 등장하는 장면들도 물론이지만, 자비스와 함께 토니 스타크가 그의 작업실에서 이렇게 저렇게 도면과 영상을 띄워가며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아이언 맨 3'는 바로 그 '만드는 사람'인 토니 스타크에 주목한다. 자신의 작업실을 떠나 열악한 상황 속에서 마트에 가서 재료를 사고 공구와 아이디어로 작은 개발을 해나가는 토니 스타크의 모습은, 관객에게나 토니 스타크 자신에게나 초심을 생각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전개였다. 그리고는 마지막 시퀀스에서 블록버스터 영화 답게 돌아온 아이언 맨으로서 스케일 있는 액션을 펼치는 데, 이 정도면 오락 영화로서 손색이 없는 전개라 하겠다. 이번 작품에서는 프로토 타입의 슈트의 기능에 근거한 (분리된 수트가 리모트 컨트롤에 의해 합체 되는 기능) 장면들이 여럿 등장하는데, 이 작품 전체의 메시지이기도 한 '분해와 조립'의 테마와 잘 어울리는 설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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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생각할 것 많지 않고 (즉, 설정의 현실감이 떨어지는 장면이 없지 않은데 그걸 다 따지고 들면 이 영화는 별로일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러닝 타임을 즐기는 데에 충분한 속편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연출에서 물러났음에도 연기자로서 계속 출연하고 있는 존 파브로에게 이 공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1. 가이 피어스는 최근 이런 류의 캐릭터들을 자주 연기하는 느낌이에요. 그도 초기에는 단독 주연인 영화들이 많았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나 싶기도 하고;;


2. 이 영화를 본 평들은 다 갈리지만 모두 한 마디로 정리할 때 꼭 빠지지 않는 평은 바로 '기네스 펠트로의 복근'


3. 가이 피어스 저리가라로 기네스 펠트로야 말로 어쩌다가 토니 스타크 여친으로 남게 되었는지 예전 그녀의 작품들을 좋아했던 팬으로서는 아쉬움이 많네요. 예전처럼 기네스 펠트로의 매력을 더 느낄 수 있는 드라마 장르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4. 스탠 리 옹의 연기는 갈 수록 느네요. 이번 연기는 강렬한 메소드 연기였어요 ㅋㅋㅋ


5. 아이맥스 3D로 보았는데 꼭 이걸로 볼 필요는 없는 영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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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The Avengers, IMAX 3D, 2012)
올스타전이 주는 쾌감



마블의 '어벤져스 (The Avengers, 2012)'는 여러가지 의미로 꿈의 영화다. 만화나 애니메이션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슈퍼 히어로들의 활약상을 정말 '살아있는'것만 같은 현실감으로 구현한 작품인 동시에, 그 영웅들이 하나가 아니라 여럿 등장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어벤져스'를 다른 어떤 마블의 작품들보다 기다렸고 기대하게 했던 가장 큰 이유라면 바로 이 '여럿'이라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오션스 일레븐'처럼 한 두 명의 주인공이 아닌 주조연급 캐릭터가 다수 등장하는 영화들은 제법 있어왔지만, '어벤져스'가 그들과도 다른 지점에 놓이는 이유는 '여럿'에 포함된 '하나하나'가 독립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캐릭터이자 작품이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어벤져스'를 꿈의 영화로 칭한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흔히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 쯤은 생각해 봤던 기대들을 충족시켜주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슈퍼맨이랑 배트맨이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처럼 '아이언 맨과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가 하나의 영화에서 한 팀이 되어 싸운다면 어떨까?'하는, 실현될 것 같지 않았던 기대를 (제작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때도 과연 이 프로젝트가 끝내 완성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졌을 정도로) 결국 이뤄낸 작품이기에 영화적 완성도는 일단 재쳐두더라도 몹시 흥분될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쉽게 말해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의 예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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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는 일종의 올스타전 이벤트와 같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올스타전이 주는 쾌감은 정규시즌의 그것과는 다르다. 올스타전이란 말그대로 각 팀의 에이스들이 특별한 이벤트를 위해 하나의 팀으로 뭉쳐 활약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절대 볼 수 없는 조합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감동(!)을 준다. 축구를 예로 들자면 노이어가 찬 공을 메시가 받아서 드리블 하다가 호나우도에게 패스해, 힐 킥으로 호나우도가 반 페르시에게 넘겨주면 골로 연결시키는 장면. 농구를 예로 들자면 크리스 폴에게 볼을 넘겨 받은 케빈 듀란트가 수비수를 몰아놓고 돌파해 무인지경으로 있는 블레이크 그리핀에게 연결해 덩크로 마무리하는 그런 장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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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벤져스'는 이렇게 축구나 농구를 예로 들어 설명할 필요도 없는 것이 (오히려 반대의 경우라면 모를까) 그 자체가 바로 최고의 올스타전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지상의 적들은 캡틴 아메리카와 호크아이, 블랙 위도우가 맡고, 거대한 몸집의 적은 토르와 아이언 맨이 공동으로 대응하며, 헐크가 여기저기 출몰하여 적을 박살내 버리는 이 시퀀스는, 정말 '어벤져스'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블의 여러 히어로들이 한 화면에서 말을 섞는 것도 두근대는데, 함께 공동작전을 펼치다니 이거야 말로 아드레날린을 들끓게 하는 설정이 아닐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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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스타전이어서 감안해야 할 점도 있다. 스포츠의 경우가 그렇듯이 올스타전이란 확실히 이벤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정규경기와는 차이가 있는데, 관객들이 기대하는 화려한 볼거리나 대표 모습들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승패가 달린 정규 시즌 경기에서 느낄 수 있는 짜릿함과 긴박함은 후순위로 중요도가 구분될 수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올스타전을 보러 온 관객들은 잔뜩 볼거리를 기대하고 왔는데, 마치 정규 시즌 경기와 같은 정색한(?) 경기를 보여주면 그것도 문제라는 얘기인데, '어벤져스'는 과연 이 딜레마를 어떻게 풀었을까가 사실 가장 궁금한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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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 대해서는 각자가 느끼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올스타전으로서 보여주어야 했던 볼거리 측면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았고, 전반적인 스토리 측면에서도 살짝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다 (여기에는 엄청난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일단 보여주기 측면에서는 조금은 덜 본격적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로키가 끌고 온 대규모의 군대도 솔직히 대규모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조금은 물량 측면에서 심심한 느낌이 없지 않았고, 그 스케일 측면에서도 무지막지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즉, 어벤져스 정도가 모였으면 이들이 모여도 이길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적을 기대했다는 얘기). 보여주기를 제외한 이야기 측면에서도 각 캐릭터들에 대한 설명을 거의 없다시피 최소화 한 것은 좋았으나 (그렇기 때문에 각 캐릭터의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은 조금 답답했을지도), 짧은 시간 내에 어벤져스 간의 갈등과 쉴드를 중심으로 한 어벤져스 프로젝트, 그리고 지구를 공격하려는 로키의 이야기를 모두 진정성있게 담아내기에는 조금씩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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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러한 조금의 아쉬움은 속편이 있다고 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즉, '어벤져스 2'가 나온다면 이 같은 평가는 충분히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다시 한 번 스포츠로 예를 들자면, 올스타전 전반전만 보고 올스타전을 평가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하프타임에는 덩크 컨테스트도 있을 것이고, 후반 말미에 가서는 마치 정규 시즌 경기처럼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짜릿함도 전해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덜 본격적인 볼거리는 속편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이해되는 수준이었다.


즉, '어벤져스'에서는 이 히어로들이 하나로 뭉치는 것만으로도 사실 90% 이상의 쾌감을 주기 때문에, 일반적인 영화처럼 주인공이 겪는 사건이나 갈등의 비중을 크게 가져가지 않더라도 영화를 끝까지 이끌어갈 수 있는 충분한 동기가 마련된다는 얘기다. 다시 말하자면 '어벤져스'는 이미 '아이언맨 1,2' '인크레더블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를 통해 소개했던 캐릭터들을 하나의 스크린으로 불러 모으는 것에 첫 번째 목적이 있으며, 이들이 진정한 '어벤져스'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리는 데에 두 번째 목적이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더 무지막지한 적과 싸우는 본격적인 모습은 '어벤져스 2'를 위해 남겨두어야 했을 것이라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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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를 이루는 각 캐릭터들의 독립 작품은 각기 다른 감독처럼 그 분위기도 조금 다 달랐었는데, '어벤져스'는 평균적으로 상당히 유머러스해졌으며 무거움 보다는 간결함 쪽을 선택했다. 실제로 다양한 유머들이 포진하고 있었는데, 토니 스타크의 언변은 더 화려해졌으며 캡틴과 토르 역시 각자의 특성(구세대와 외계인)을 그대로 유머에 녹여내고 있고, 헐크 역시 이안의 '헐크'와는 물론 '인크레더블 헐크'보다도 훨씬 더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는 했었으나 본격적으로는 '어벤져스'에 와서야 모습을 드러 낸 블랙 위도우와 호크 아이의 경우 다른 캐릭터에 비해 조금은 부가설명 분량이 추가되기는 했으나 과한 정도는 아니라서 빠른 전개에 불편함이 없었으며, 워낙에 매력적인 두 배우 제레미 레너와 스칼렛 요한슨으로 인해 쉽게 빠져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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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 기다렸고, 앞으로도 이런 대형 프로젝트가 또 언제 실현될 수 있을지 모를 정도의 규모인 '어벤져스'는 올스타전이 주는 쾌감을 한껏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었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주는 장점들을 모두 끌어 모아 하나로 액기스만 뽑아내는 동시에,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또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움직임은 더 큰 기대를 갖게 했다. 하지만 한 편으론 몇 년간 한 작품이 끝날 때 마다 엔딩 크래딧 이후 등장하는 짧은 쿠키 영상을 통해 맛만 보여준 쫄깃함을 또 겪을 생각을 하니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행복한(?) 두려움에 심장이 떨려온다.


1. 왕십리 IMAX 3D로 봤는데 확실히 사운드에 조금 답답함이 있었어요. 저 말고도 여러 분들이 느낀 걸로 봐서는 문제가 있긴 한듯.

2. 당연히(?) 쿠키 장면이 이번에도 있는데, 제가 기대했던 무지막지한 적에 대한 떡밥이 나옵니다.

3. 드디어 헐크의 비밀을 알려주더군요;; 전 그 대사가 왜 이렇게 심각하게 다가왔는지 모르겠네요. 이 대사만 가지고도 글을 하나 쓸 수 있을듯;;;

4. 전 참고로 이들 히어로들 가운데 '토르'를 가장 좋아합니다 ㅎ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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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공개된 '어벤져스' 공식 예고편

1. 장문의 글을 썼으나 실수로 다 지워지는 바람에 그냥 예고편만 ㅠㅠ
2. 결론적으로 이런저런 이유들로 기대되고, 이런저런 걱정거리도 있다는 얘기였음 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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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어벤져 (Captain America: The First Avenger, 2011)
어벤져스의 마지막 예고편



'캡틴 아메리카 : 퍼스트 어벤져'는 내년 드디어 개봉할 '어벤져스 (The Avengers, 2012)'를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작품이다. 이미 영화화가 이루어진 '아이언맨' '헐크' '토르', 그리고 이 작품들을 통해 조금씩 등장했던 블랙 위도우, 닉 퓨리, 호크 아이까지 모두 선을 보였으나, 어벤져스의 가장 중요한 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캡틴 아메리카'는 이제서야 영화로 선보이게 된 것이다. '어벤져스'의 관점을 떠나서 '캡틴 아메리카'는 그 이름처럼 상당히 미국적인 이미지를 대표하는 캐릭터 중 하나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관심이 조금은 덜 갔던 것도 사실이었는데, 영화 '퍼스트 어벤져'는 원작이 그리고 있는 시대적 배경과 본연의 색깔을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단순히 미국적이라기 보다는 좀 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은, '어벤져스'의 마지막 조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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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배경은 나치가 등장하는 제 2차 세계대전을 그대로 하고 있다. 다른 어벤져스의 일원들과 비교해보자면 '캡틴 아메리카'로서 보다 스티브 로저스로서의 이야기에 좀 더 주목하고 있다고 봐야겠는데, 그렇다고 스티브 로저스가 캡틴 아메리카가 되기까지 영화의 분량상 한참 걸린다는 얘기가 아니라, 영화가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데에 있어서 인간 스티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끌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바로 이 부분의 공감대를 잘 살려낸 것이 앞서 이야기했던 '캡틴 아메리카'로서의 불편함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외소한 체격으로 여러번의 자원 입대에 실패한 스티브의 '진심'은 허세나 뻔한 애국심보다는 좀 더 개인적인 측면에서도 공감이 가능한 이야기여서 자연스러웠고, 그가 '캡틴 아메리카'가 된 이후에 보여주는 행동들에서도 커다란 불편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렇듯 다른 히어로들보다 좀 더 현실적(?)인 스티브의 이야기는 뒤로 갈 수록 전쟁을 다룬 시대극에서 본격적으로 히어로물에 가깝게 진행된 이후에도 중요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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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적인 측면과 배경에 별다른 각색을 가하지 않은 것은 전체적으로도 영화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정리하는 효과도 만들어냈다. 다시 말해 아쉬운 부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작품이 수행해야 하는 가장 큰 기능이 '어벤져스'의 일원인 캡틴 아메리카를 소개해야 하는, 더 나아가 '어벤져스'에서 그가 활동하는 일들과 선택하게 되는 결정들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초석이라는 점에서는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캡틴 아메리카'를 별개로 생각하여 이 작품의 구조를 뜯어보자면, 너무 간단하게 정리되거나 뛰어넘는 부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텐데, 이런 점들을 밑그림 정도로 설명하고 빠르게 전개하는 것이 오히려 이 작품에는 더 어울렸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본래 '캡틴 아메리카' 자체에 큰 애정을 품었던 이들이라면 조금은 아쉬움이 남을 지도 모르겠다. '어벤져스'의 일원을 소개하는 측면에서는 더할나위 없이 딱 좋은 비중과 구성이었지만, 독립적인 이야기로 보았을 때에는 살짝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뭐 개인적으로는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애초에 이 작품을 '어벤져스'의 거대한 예고편으로 받아들였었기 때문에 매우 적절한 균형잡힌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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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어벤져'가 '어벤져스'의 작품들보다 조금 더 나아간 점이 있다면, '어벤져스'의 이야기를 엔딩 크래딧 이후 쿠키에 수록한 것이 아니라 본편 속에 수록했다는 점이다. 쿠키의 성격이 훨씬 강한 닉 퓨리 (사무엘 L.잭슨)와 쉴드의 이야기를 엔딩으로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동시에, '내년 여름 어벤져스로 찾아옵니다' 라는 식의 직접적인 문구까지 수록하고 있는데, 이런 점 때문에 엔딩 크래딧이 모두 끝나고는 아예 '어벤져스'의 예고편이 수록되어 본격적으로 기다림을 더하게 만들고 있다. '퍼스트 어벤져'도 물론 재미있었지만, '어벤져스'의 예고편이 더 흥분되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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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 중 하나는 도미닉 쿠퍼가 연기한 '하워드 스타크'였어요. 잘 아시다시피 하워드 스타크는 '아이언 맨'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인데, 이 작품에서는 캡틴 아메리카의 주요 무기들을 만드는 조력자로 등장할 뿐만 아니라, 힘의 원천인 '코스믹 큐브'를 나중에 재차 발견하는 인물로도 나오죠.


2. 이 '코스믹 큐브' 관련한 내용은 '토르'의 쿠키 장면과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3. 스탠 리는 이번에도 출연하는데, 이번엔 대사도 있었죠!





4. '어벤져스' 기다리며 시간 날 때마다 코믹스를 좀 복습해야겠군요. 블랙 위도우와 호크아이에 대한 내용을 좀 더 알고 본다면 더 재미있을지도?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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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 천둥의 신 (Thor, 2011)
대서사와 셰익스피어를 입은 마블 히어로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들이 총집합하는 '어벤져스 (The Avengers)'의 또 다른 멤버 '토르 (Thor)'를 보았다. 토르가 영화로 만나볼 수 있었던 다른 마블의 히어로들과 다른 점이라면, '스파이더 맨' '헐크' '아이언 맨' 등의 경우 후천적으로 사고나 우연한 계기를 통해 슈퍼 파워를 얻고 히어로가 되는 것에 (혹은 안티 히어로가 되는 것에) 반해, 신화에 근본을 두고 있는 토르의 경우 이미 파워를 갖고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그 시작점을 달리 한다. 이 시작 점이 다른 것은 특히 영화화에서 큰 차이점을 갖게 되었는데, 일반적인 히어로물이 쉽게 말해 영화 중반이 지나기 전까지는 '아직 멀쩡한' 주인공을 보여주는 것에 반해, '토르'는 오히려 그 반대로 초중반 토르가 힘을 잃게 되는 것으로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전혀 다른 세계 (아스가르드와 인간 세상)가 교차된다는 점에서도 이전의 마블 히어로들과는 조금 다른 측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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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점은 '토르'는 이미 대중들에게 너무도 익숙한 고대 그리스 희곡 및 셰익스피어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확실히 '토르'는 히어로물이라기 보다는 셰익스피어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제인과 쉴드 (S.H.I.E.L.D)로 대변되는 현재의 이야기를 제외한다면, 상당히 고전적인 서사와 갈등 구조를 갖고 있는 작품이다 (아마도 현재의 이야기와 교차하지 않았다면 '타이탄' 같은 작품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토르'는 왕과 왕자, 아버지와 아들의 관한 이야기에 히어로 물의 세계관을 담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런 셰익스피어 적인 측면 때문에 연출을 캐네스 브래너에게 맡긴 것이 아닌가 싶다.

배우인 동시에 감독이자 극작가인, 그리고 무엇보다 셰익스피어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캐네스 브래너 만큼 '토르'가 다른 히어로들과 차별되는 점을 잘 표현해낼 이는 드물다고 생각된다. 캐네스 브래너가 '토르'를 연출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셰익스피어 적인 측면이야 걱정할 바 아니었지만, 그 반대로 히어로물이자 블록버스터 연출로서의 캐네스 브래너는 의문 부호가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갖는 한계 내에서 이 정도 결과물이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만족스럽게 표현해 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미 여러 작품들을 통해 액션 전문가가 시나리오까지 맡았을 때 혹은 그 반대의 경우, 완성도 측면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많이 접하지 않았는가. 캐네스 브래너의 '토르'는 그들과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괜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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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가 갖는 한계라면 앞서 이야기했듯이 마블의 다른 히어로들처럼 소개가 필요한 첫 작품이었다는 공통의 한계와 다른 히어로와는 다르게 탄생 과정이 필요없기 때문에 극적인 공감대를 얻기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그 만의 한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토르가 지구로 추방 당한 뒤 겪는 일들을 통해 변화하는 과정은 그가 진정한 히어로로서 거듭나는 탄생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이마저도 사실 빠른 전개 탓에 적극적인 공감대를 얻기에는 부족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 중에 발생한 제인 (나탈리 포트만)과의 로맨스도 브루스 배너나 피터 파커의 그것과 비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토르'는 그 자체로도 소개가 주목적인 작품인 동시에 앞으로 나올 '어벤져스'의 큰 그림으로 보자면 더더욱 '토르'라는 캐릭터를 설명하는 의미가 컸기에, 이 한 편만으로 평가 받기에는 조금 억울한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앞으로 '토르'의 속편이 나온다거나 '어벤져스'에서는 좀 더 이런 면에서 자유로운 상태라(이미 캐릭터와 세계관에 대한 소개를 마쳤으니 말이다)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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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어쩔 수 없는 한계들 때문이었는지, 극 중에서 가장 비중있게 느껴진 캐릭터는 주인공 '토르 (크리스 햄스워스)'가 아니라 동생 '로키 (톰 히들스톤)'였다. 사실 따지고보면 극중 토르는 쿨하고 우직한 매력은 있지만 (마치 사조영웅전의 곽정과도 같은) 관객이 공감할 만한 내적인 갈등이라던가 감정의 동요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에 비해 로키라는 캐릭터는 그 탄생부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사실상 영화에 주요 갈등 및 전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인물로서, 캐네스 브래너가 그린 셰익스피어적 작품에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였다. 

(스포일러 시작)
로키가 극의 주된 갈등을 쥐고 있어서이기도 했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에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가 악한이라기 보다는 동정에서 이해될 수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이었다. 왕국을 지배하려는 야욕보다도 그저 아버지에게 용기있고 자랑스러운 아들로서 인정받고 싶었던 것에서 시작된 그의 삶은, 별다른 갈등구조가 없던 토르에 비해 훨씬 더 강하게 다가왔고, 더 나아가 엔딩 쿠키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앞으로도 그의 활약이 만약 계속된다면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그와 그의 행동으로 인한 스토리에 좀 더 깊이를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듯 하다. 아주 조금의 과장을 보태자면, 이번 영화 '토르'는 토르에 대한 영화라기 보다는 로키로 인한 영화라고도 할 수 있겠다.
(스포일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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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지만 다른 마블 히어로들과는 차별되는 또 다른 색깔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캐네스 브래너의 '토르'는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년에 우리에게 마침내 선보일 '어벤져스'에 대한 기대감을 또 한 번 업그레이드하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1. '아이언맨 2'의 쿠키 장면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묠니르 장면은 '토르'에서 그대로 이어지는데, 이것 외에도 '토르'에는 '어벤져스' 떡밥이 제법 많이 등장하고 있는 편이에요. 동료 과학자 '브루스 배너'의 이야기라던가, 토니 스타크에 대한 직접적 언급도 그렇고. 확실히 아는 만큼 보이더군요. 이래서 마블 코믹스에 더 빠져들게 되는 것 같아요. 연계되는 부분이 깊다보니 말이죠.


2. 오딘의 아들을 '오딘손'으로 잘못 번역했다고 생각했는데, 확인해보니 토르의 풀네임이 Thor Odinson 이네요 ^^;


3. 토르가 지구에 와서 겪는 코믹한 장면들에서는 의외로(?) '엑셀런트 어드벤쳐'가 떠오르더군요. 소크라테스나 나폴레옹이 쇼핑몰 가던 장면이 겹쳐져서 ㅎㅎ


4. 짧은 분량이었지만 역시 '어벤져스'를 위한 포석이었던 '호크아이'의 출연도 인상 깊었습니다. 사실 호크아이에 대해서는 깊이 알지 못하는 터라 보는 순간 100%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제레미 레너의 얼굴은 단번에 알아봤기에 비중있는 캐릭터라는건 알 수 있었죠 ㅎ


5. 그의 반해 아사노 타다노부의 활용은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아사노 타다노부가 이런 작품(비중)으로 헐리웃을 노크할 배우는 아닌데, 그냥 들러리 정도로 묘사되는 부분이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더군요.


6. 요툰하임의 분위기나 이곳 캐릭터들의 모습 그리고 쿠키장면에서 등장한 큐브까지, 얼핏 '트랜스포머'가 연상되기도 하더군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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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워 (Secret War)
어벤저스와 쉴드 그리고 더 많은 이야기


일찍이 그래픽 노블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접하게 된 작품들은 프랭크 밀러의 '씬 시티'나 DC코믹스에서 출간된 '배트맨 허쉬' '다크 나이트 리턴즈' 등이었는데, 최근 '아이언 맨 2'를 보고 아니 정확히는 '아이언 맨'시리즈에 떡밥으로 계속 등장하는 어벤저스의 이야기를 좀 더 파악하기 위해 저절로 마블사의 그래픽 노블에 서서히 손을 대게 되었다. 정말 '아이언 맨 2'는 결정적인 계기였다. 그전에도 서점에서 혹은 커뮤니티에서 마블사의 그래픽 노블에 관련된 글들을 보았을 때 매번 흔들리기는 했었지만 바로 지름으로 이어진 적은 없었는데, '아이언 맨 2'를 보고 나니 이제는 더이상 미룰 때가 아님을 깨닫게 되더라(이것은 '아이언 맨 2'의 장점이자 단점). 여튼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마블의 그래픽 노블 '시크릿 워'는 마블 코믹스의 여러 곳에서 자주 등장하는 쉴드(S.H.I.E.L.D)와 어벤저스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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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시크릿 워'를 비롯한 마블의 코믹스/그래픽 노블을 봐야 겠다고 마음 먹게 된 이유는 '재미'보다는 '정보' 적인 측면 때문이었다. 마블의 캐릭터를 영화화한 작품을 볼 때 마다 느껴지는 허전함. 그러니까 북미에서는 워낙에 인기가 많고 저변이 넓은 마블 코믹스인 탓에 이런 세계관을 배경에 깔고 시작되는 영화들을, 나처럼 코믹스의 세계관에 대한 지식이 얕은 관객들이 본다면 100%는 어찌어찌 이해할 지언정, 120%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 터라, 일종의 갈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면에서 '시크릿 워'는 좋은 자료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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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 맨이 등장한다고 '오옷! 주인공이다!'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시크릿 워'에서 스파이더 맨은 수많은 캐릭터 중 하나일 뿐이다)

좋은 자료라고 한 가장 큰 이유는 '시크릿 워'의 지면을 차지하고 있는 상당부분이 닉 퓨리가 작성한(아니 검수한) 쉴드의 보고서 형식으로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 형식의 자료가 소중한 이유는, 영화화된 캐릭터만 어렴풋이 알고 있는 미약한 코믹스 팬들에게 마블사의 수많은 캐릭터들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본정보란 무엇인고 하니, 각 캐릭터의 본명과 닉네임은 물론, 기본 신상정보와 주적 그리고 소속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파워/무기, 그리고 닉 퓨리가 정리한 코멘트를 통해 캐릭터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소속 같은 경우는 그 캐릭터가 어떤 단체에 소속되었는지(쉴드 혹은 어벤저스 혹은 엑스맨 등등) 그리고 주적이 누구인지를 통해, 캐릭터들간에 어떤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보고서 만으로도 '시크릿 워'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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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몇몇 캐릭터의 비중이 작다고 불평했던 것은 '시크릿 워'에 비하면 양반이더라. 영화화된 캐릭터들만 해도, 스파이더맨, 데어 데블, 판타스틱 4, 엑스맨, 블랙 위도우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 외 수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바람에, 대사 한 꼭지 부여 받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 자주 펼쳐진다. 각 캐릭터 하나하나의 스토리를 확인하기에 '시크릿 워'는 그리 적절한 작품이 아니지만, 이런 점은 미리 인지한채 그 세계관을 화끈하게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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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같으면 이런 보고서 형식이 중간 중간 포함된 것은 전체적인 스토리를 끊는 듯한 느낌이 있어 별로 달갑지 않게 느껴졌을 수도 있는데, '시크릿 워'를 접한 나의 배경과 상태는 서두와 같다보니 이런 자료로서의 의미가 더욱 반갑게 다가왔다. 닉 퓨리의 이 보고서만 꼼꼼히 읽어보아도 나중에 마블사의 어떤 캐릭터나 작품이 영화화되어도 어렵지 않게 세계관과 캐릭터 간의 이해관계를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 그 반대로 이미 보았던 작품들 역시도 이 보고서를 읽은 후에 다시 보게 된다면 몰랐던 관계들 (그러니까 '왜 그 장면에서 이 캐릭터가 그리도 화를 냈었지?' 라던가, '저런 행동은 굳이 왜 넣은 거지?'라는 점들)이 보이는 것도 경험할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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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스와 그래픽 노블에 조금만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너무도 잘 알겠지만, 이 세계는 알면 알 수록 더 많은 정보와 궁금증을 요하는 세계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시크릿 워' 하나로 만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시빌 워', '아이언 맨 : 익스트리미스', '하우스 오브 엠', '헐크' 등을 두루두루 독파해야 어느 정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행히 국내에는 시공사에서 정식 출간을 꾸준히 해주고 있는 터라 그래도 다행이다. 올컬러의 빠른 전개로 진행되는 작품 답게 하루 만에 금새 소화할 수 있었는데, 바로 다음에는 일단 '시빌 워'를 마스터 해야 겠다. 그리고는 마블의 남은 정발 작품들을 마스터하고 DC코믹스로 넘어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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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맨 2 (Iron Man 2, 2010)
이젠 (슬슬) 어벤저스를 보고 싶다.


존 파브로의 '아이언 맨 (Iron Man)'은 참 잘 빠진 액션 히어로 영화였다.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와 비슷한 점이라면 남성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여럿 갖췄다는 점이겠고, 차별점이라면 전반적인 히어로 물에 근본을 두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어쨋든 유머와 센스가 있는 존 파브로는 자신 만의 스타일로 마블의 작품 '아이언 맨'을 성공적으로 영화화 하는데 성공했다. 그 성공에는 존 파브로의 유머를 완벽하게 소화할 만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는 완벽한 배우가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1편의 다이나믹한 마지막 장면은 2편을 기대하게 하는 한편, 걱정을 하게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아이언 맨 2'는 이런 걱정스러운 면이 더욱 도드라진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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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맨 2'가 걱정스러웠던 요소는 소포모어 징크스로 표현할 수도 있겠는데, 3부작으로 기획된(혹은 최소 3편까지는 예정된) 대부분의 작품들의 경우 1편에서는 캐릭터 소개와 설정 소개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속편에서는 확실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도저도 아닌 평범한 작품을 선보이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앞서 '아이언 맨 2'가 이런 걱정을 안고 시작했던 것은 1편의 마지막에서 대놓고 공개된 부분 때문이었다. 속편이 어려운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반대로 첫 번째 작품이 수월한 이유라면 캐릭터를 처음으로 소개하고 배경을 소개하며 그 캐릭터가 갖는(특히 히어로라면) 특성을 바탕으로 큰 줄거리를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 만으로도 관객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편은 다르다. 속편에서는 적어도 전편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렇다보니 오히려 전편 보다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잦은 건 어찌보면 아이러니다.

일단 '아이언 맨 2'는 히어로 물이 갖고 있는 주인공의 정체에 관한 부분을 다시금 이용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커다란 흥미요소를 하나 잃어버린 격이었다(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그렇기 때문에 이것 자체가 가장 흥미로운 요소일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더 강력한 적의 등장 정도를 예상해 볼 수 있는데, 일단 2편에 등장한 악당 '위플래시/이안 반코'는 비중이 그나마 많은 편이었지만 임팩트는 부족하고 해머사의 CEO '저스틴 해머' 역시 악날하지도 인간적이지도 않은 애매한 지점에 놓여있다. 이렇게 좀 더 확실하지 못하면서 영화는 전체적으로 힘을 잃게 된다. 더군다나 그 안에 중간중간 '어벤저스'의 떡밥을 풀어놓는데에도 열심히다 보니 더더욱 포커스가 흔들릴 수 밖에는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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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원작이 있는 경우, 특히 '아이언 맨 2'의 경우처럼 그 원작이 코믹스이며 더 넓은 세계관을 갖은 경우는 어찌되었든 영화로 처음 접하는 이들도 100% 만족할 만한 영화화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이언 맨 2'는 기본 이야기의 힘이 달리다보니 저절로 그들이 떡밥으로 남겨둔 어벤저스 이야기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사실 코믹스의 세계는 워낙 광활하기도 하거니와 정확하게는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아이언 맨 2'를 통해 어벤저스와 관련한 코믹스의 세계관에 대해 공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 건 사실이다. 캡틴 아메리카나 닉 퓨리, 쉴드 등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맨 마지막 대형 떡밥을 투척한 '토르' 같은 경우는 이번 '공부'를 통해 좀 더 그 내용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블랙 위도우'를 비롯해 사무엘 L.잭슨이 연기한 '닉 퓨리',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와(참고로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는 1편에도 등장했었죠), 마지막 쿠기 장면까지. '아이언 맨 2'에는 어벤저스의 거대한 예고편으로 봐도 좋을 만큼 이에 관련한 캐릭터와 소스들이 여기저기 노출되어 있다. 사실 이런 '떡밥'들은 말 그대로 곁가지로 활동할 때 좀 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아이언 맨 2'는 기본적인 스토리가 힘을 잃다보니 이런 떡밥에 더욱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아이언 맨에 대한 스토리는 얼른 깔끔하게 정리하고 어서 어벤저스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드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미드 '스몰빌'이 저스티스리그를 슬쩍 꺼냈다가 말았다가 하는 것도 비슷한 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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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맨 2'는 이렇게 기본적으로 소화해야할 캐릭터와 이야기에 더불어 어벤저스의 떡밥들까지 풀어놓다보니 전체적으로 흐지부지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그래서인지 2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 역시 살짝 부담스러울 정도다). 그리고 또 하나 언급해야할 아쉬운 점은 역시 캐스팅이 변경된 제임스 로드 역을 들 수 있겠다. 전편에서 테렌스 하워드가 연기한 로드는 속편에서 돈 치들이 맡아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게 되었는데, 돈 치들이 연기를 못했다기 보다는 '로드'라는 캐릭터에는 테렌스 하워드가 더 어울린다고 볼 수 있겠다. 앞서 존 파브로의 장점으로 유머를 들었던 것처럼, '아이언 맨'을 관통하는 정서 중 하나는 쿨한 유머를 들 수 있는데, 로드라는 캐릭터가 돈 치들로 인해 너무 경직되면서 전체적으로도 토니 스타크와 로드가 함께 등장할 때 별다른 시너지를 일으키지 못했던 것 같다. '매트릭스'의 오라클도 아니고 어지간하면 테렌스 하워드로 계속 갔으면 좋았을껄 하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스칼렛 요한슨이 맡은 블랙 위도우는 물론 매력적이지만, 스칼렛 요한슨이라는 배우를 등장시킨 것에 비하면 아쉬운 부분이었으며(그런데 반대로 블랙 위도우의 비중을 늘리면 영화는 더 꼬이고 만다), 미키 루크 역시 '더 레슬러'로 재기한 그 이미지를 또 한번 사용하는 것 이상은 보여주질 못했으며, 페퍼 포츠 역의 기네스 펠트로우는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전편부터 그래왔듯이 이 페퍼 포츠 역할을 꼭 기네스 펠트로우가 해야만 했나 라는 (팬의 입장에서) 생각 역시 여전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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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을 주욱 늘어놓았지만 그렇다고 '아이언 맨 2'가 최악의 경험이라고는 볼 수 없겠다. 기대하는 바가 낮다면 '아이언 맨 2'는 여전히 매력적인 액션 블럭버스터라 할 수 있겠다. 아이맥스를 통해 감상한 아이언 맨의 활강 장면은 역시나 매혹적이었으며, 의외로 엑스포에서의 프레젠테이션 장면이 더 멋스럽기도 했다. 액션은 분량이나 임팩트만 떼어 놓고 본다면 전편 보다 강해졌으나 (사실 이 정도 히어로 영화임을 감안한다면 조금 부족한 편인데, 1편을 떠올려보자면 확실히 2편이 좀 더 강하다), 아마도 수 많은 코믹스 팬들이 고대했던 것이 비하면 그의 걸맞는 장면은 만들어내지 못한 것 같다. 뭐랄까 '아이언 맨 2'는 우려되었던 길을 그대로 간 경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1. 아이언 맨이 이렇게 흔들리면서도 계속 인기를 얻는 이유는 역시 '로망'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ㅎ
2. 오랜만에 아이맥스 관에서 영화를 봐서인지 시원시원하더군요.
3. 다들 아시겠지마나 극중 '해피' 역할을 맡은 배우가 바로 감독 존 파브로 입니다.
4. 트리비아를 보면 미키 루크가 이 캐릭터를 위해 많은 조사와 애정을 기울인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정성이 100% 드러날 만큼 캐릭터의 깊이가 깊지 않은 것이 새삼 아쉽게 느껴지네요.
5. 스탠 리 찾기는 마블 영화 보기에 필수 코스라 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일반인이 아니라 '래리 킹' 역할로 나와서 더욱 재미있었어요 ㅎ
6. '아이언 맨 2'를 보며 새삼,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 맨 2'가 얼마나 잘 만든 속편인가를 알 수 있더군요.
7. 자, 각자로 흩어져있는 어벤저스 주인공들의 영화는 과연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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