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살지만 서울을 연고로 하고 있는 서울 FC를 응원하지 않다보니 경기장에 가는 일은 많지 않은 편인데, 어떤 팀을 더 적극적으로 서포팅할까 몇년 째 고민하고 있는 수원과 전북이 상암에 올 때는 그나마 경기장에 가서 보려고 하는 편이다. 이 날은 바로 전북 현대와의 경기라 오랜만에 아직 쌀쌀한 상암 경기장을 찾았음!



몰랐는데 이 날은 그루폰에서 협찬하고 있는 경기여서 경기장 여기저기에 그루폰 광고들이;;



날은 3월 하순임에도 엄청나게 추웠지만 그래도 맥주 한잔~



나는 일반석(비지정석)이 아닌 좀 더 비싼 지정석에 앉다보니 여유있게 관람할 수 있었음.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이동국의 선제골!!! 경기장에 적응도 하기 전에 기쁨부터 맛보고!



허걱;;; 센터백에 정성훈이라니;; 부상선수가 많다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 열심히 수비하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



하프타임 쇼의 주인공은 싸이. 정말 열심히 노래하고 춤춘 덕에 앵콜을 받기도.



언제나 기대되는 에닝요의 프리킥 찬스!



열심히 뛰었지만 전북의 아쉬운 1:2 패배. 아쉬운 건 이동국 선수에게 결정적인 단독 찬스가 후반에 있었는데 머뭇거리는 와중에 살리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까웠음 ㅠ 바로 눈 앞에서 놓친 찬스이다 보니 더 ㅠ


아쉬움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동국 선수의 표정.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전주성에서 전북의 경기를!!


사진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스페인 1:0 네덜란드


1. 월드컵 결승전에는 항상 등장했던 빅4인, 브라질, 독일, 아르헨티나, 이탈리아가 없는 최초의 결승전이라 사실 누가 이겨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었던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 준우승만 해본 네덜란드와 의외로 단 한번도 결승에 오른적이 없었던 스페인의 대결. 개인적으로는 조금이나마 스페인을 응원했었는데, 결국 스페인이 우승컵을 들게 되었다.

2. 델 보스케 감독은 부진한 토레스 대신 비야를 원톱으로, 그리고 페드로를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장시킨 동시에 사비와 이니에스타의 두터운 중원과 뒤를 바치는 알론소 라인으로 네덜란드에 맞섰다. 개인적으로 아스날의 캡틴이 월드컵 내내 벤치에 있어야 하는 점은 몹시 아쉬운 일이지만, 그것이 이니에스타와 사비가 건재한 스페인 같은 팀이라면 어쩔 수 없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3. 초반 스페인의 공격은 업사이드 트랙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다비드 비야의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거의 업사이드에 걸리기는 했지만 네덜란드로서는 단 한번만 실수해도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라 조심스러울 수 밖에는 없었다.

4. 결승전에서도 스페인의 점유율 축구는 계속되었다. 사비, 이니에스타, 알론소가 버티는 중원은 작은 공간에서도 짧은 패스로 볼을 빼기지 않고 연결시키며 점유율을 이어갔으며, 몇 번의 킬패스로 네덜란드의 수비진을 서늘하게 했다. 네덜란드는 확실히 이에 비해 선수비 후 역습을 노리는 분위기였다. 스페인의 공격을 하다가 끊겼을 때 단번에 로벤의 돌파나 반 페르시에게 이어지는 루트를 노렸으며, 몇번 찬스를 얻기도 했다.




5. 아무래도 스페인이 중원에서 볼을 계속 갖고 있는 점유율 축구를 하다보니, 중원에서 볼다툼이 심하게 일어났다. 경기는 조금 과열양상으로 접어들었는데, 몇번의 강한 태클이 이어졌고 이에 따른 보복성 태클도 이어졌으며 옐로카드도 여럿 나와 후반에는 누구 하나 반드시 퇴장 당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6. 네덜란드는 로벤의 환상적인 돌파로 몇번의 결정적인 1:1 찬스를 맞았지만, 카시야스의 선방으로 인해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이번 대회 단 2골 밖에는 실점하지 않은 카시야스는 이 날도 네덜란드의 결정적인 골 찬스를 막아내며 세계 최고의 수문장임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7. 전반을 0:0으로 마치고 후반도 종료가 가까워졌을 때, 개인적으로는 파브레가스와 토레스가 교체로 꼭 출전하기를 바랬었고, 후반 40분 결국 파브레가스가 사비 알론소와 교체되어 출전했다. 이 때 세스크를 응원하는 심정에서는 마치 지난 EPL의 경기에서처럼 다시 한번 '파브레관우'의 모습을 보여주며 극적인 주인공이 되길 바랬었으나 (그리고 연장전엔 실제로 단독 찬스를 얻기도 했으나) 거기까지는 허락되지 않았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본인 스스로도 어느 정도 이해는 했겠지만, '그래도 아스날의 캡틴인데!' 라는 생각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국의 첫 번째 우승이 될지도 모를 이번 월드컵에서 벤치만 지키고 싶지는 않았을 세스크는, 늦은 시간이지만 경기장에 나설 수 있었고 우승의 기쁨을 그라운드에서 함께 할 수 있었다.

8. 연장 후반 비야와 교체되어 들어온 페르난도 토레스는 확실히 폼이 좋지 않아보였다. 부상 복귀 이후 좀처럼 폼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는데, 이 날 연장 후반 출전은 오히려 부상 재발로 이어질 위험을 주는 바람에 토레스에게는 좋지 않은 장면이 되었다.




9. 결국 승부차기로 가는건가 싶었던 순간, 시종일관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이니에스타의 발끝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골이 나왔다. 이니에스타는 골을 넣고 유니폼을 벗으며 세리머니를 펼쳤는데, 그 문구는 다름 아닌 '‘DANI JARQUE SIEMPRE CON NOSOTROS'. 즉, 지난 8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RCD 에스파뇰의 수비수 다니엘 하르케를 기리는 문구였다. 그의 사망 당시 충격이 아직도 생생한데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와 항상 함께 뛰었던 이니에스타는 이렇게 그를 기릴 기회를 갖게 되었다.

10. 이니에스타는 이날도 MOM으로 선정되었지만, 이번 월드컵 경기 내내 스페인의 에이스나 다름 없었다. 스페인의 점유율 축구의 핵심 선수였으며, 왜 파브레가스가 벤치에 있어야만 했는지를 보여준 활약이었다.





11. 승부가 결정되기 전 이니에스타의 골이 들어갔을 때 이미 눈물 짓는 카시야스의 모습에서는 많은 것이 느껴졌다. 히딩크 감독에게 발탁되 주목을 받고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골키퍼로 여러 시즌을 보냈으며, 세계 최고의 골키퍼 자리에 있는 그였지만,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던 주장 카시야스에게 드디어 맞게된 조국의 월드컵 우승은 어떤 의미였을까. 패배 뒤 그라운드에 서서 넋을 잃었던 스네이더의 촉촉한 눈가도 인상적이었지만, 승자인 카시야스의 눈물도 인상적이었다.

12. 이렇게 남아공 월드컵은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고로 개인적으로 시차적응에 힘들었던 한 달 간의 시간도 막을 내렸다. 여튼 축구 때문에 즐거운 한달이었다.


보너스는 말보다 행동으로 말하는 카시야스의 우승 소감.









독일 4:0 아르헨티나

1. 잉글랜드가 떨어진 마당에 거의 유일한 응원팀은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였다. 조별 리그에서는 이렇다할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토너먼트에 들어서면서 점차 폼을 회복하기 시작한 독일과의 경기였기에, 두 팀의 대결은 미리 보는 결승전이 될 확률이 높은 대진이었다.

2. 마라도나는 윙백으로 구티에레즈 대신 오타맨디를 선발로 내세웠는데, 결국 이 것은 가장 큰 패인 중 하나가 되었다. 오타맨디는 외질, 슈바인슈타이거 등에게 지속적으로 찬스를 허용했고 이는 골로 이어지고 말았다. 선발로 나온 막시 로드리게즈 역시 이렇다할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3. 경기중 차범근 해설위원도 여러번 언급했던 부분이지만, 정말 독일 축구가 변했다. 그것도 아주 무서우리만큼 완벽하게 변했다. 예전 독일 축구는 강하기는 했으나 짜임새나 다양성 측면에서는 충분히 공략해볼 만한 구석이 많은 축구였다. 하지만 새로운 세대들이 위주가 된 뢰브 감독의 독일 축구는 가장 강할 때의 브라질 축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공격의 다양성과 화력이 정말 후덜덜 했다.

4. 이미 이번 월드컵의 스타로 떠오른 외질은 이날 경기에서 지난 조별 경기 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그만큼 조별 경기에서의 활약이 대단했다는 반증도 된다), 이 날은 MOM 슈바인슈타이거가 있었다. 차두리의 해설처럼 윙어가 아니라 수비형 미들로 보직을 바꾼 뒤 다시 태어난 슈바인슈타이거의 진가는 이 날 경기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5. 볼을 잘 간수하고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중간에서 잘 지연시키고 끊어냈으며, 공격시에는 빠른 전환과 동시에 세트 피스에서는 정확한 킥으로 공격 포인트를 올리기도 했다. 부상으로 나오지 못한 발락은 물론, 아르헨티나로 보자면 마르체라노가 해주었어야 할 역할 이상을 완벽하게 소화한 모습이었다. 이 날 내가 뽑은 MOM 역시 슈바인슈타이거일 수밖에는 없었다. 그 만큼 압도적인 활약이었다.




6. 역시 새롭게 떠오른 신성, 토마스 뮬러 선수 역시 뺴놓을 수 없겠다. 장신이면서도 훌륭한 발기술과 골결정력으로 무장한 뮬러는 이 날의 스타였다. 이 날 골을 더해 총 4골을 성공시킬 정도로 득점력까지 보여주고 있다.

7. 예전 같으면 1,2골 정도 앞서갈 때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을 텐데 (굳이 독일이 아니었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새로워진 독일팀은 달랐다. 계속 아르헨티나를 공격적으로 밀어 붙였으며, 더 쉽게 (적어도 보기에는 쉽게) 추가 골을 성공시켰다. 토너먼트의 사나이 클로제는 두 골을 성공시킴으로서 뢰브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재차 확인시켜 주기도 했다.

8. 마라도나 감독은 후반 오타맨디를 빼고 파스토레를 투입했는데, 이 교체 역시 좋은 결과를 내지는 못하면서 이 날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게 되었다. 사실 아르헨티나의 최대 약점이 마라도나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초반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던 마라도나였지만, 그래도 응원하는 마음이 더 커졌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결국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들을 두고도 4강의 문턱에서 무릎을 꿇게 되었다. 한 골도 넣지 못한 메시의 부진과 더불어 앞으로의 거취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9. 사실 아르헨을 응원했던 입장이라 아르헨티나에 대해 더 많은 말을 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 어려울 정도로, 독일의 경기력은 대단했다. 이 정도라면 네덜란드에게 브라질이 발목 잡히지 않았다는 가정하에 브라질과 결승전에서 만났더라면 정말 명승부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갖게 했다. 진짜 독일 팀은 이번 월드컵에 나온 팀들 가운데 최고의 실력과 폼을 보여주고 있다. 이대로라면 브라질을 꺽은 네덜란드도, 아직까지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스페인도 꺽기 어려울 것 같다.

10. 정말 무섭다, 독일!








잉글랜드 1:4 독일


1. 이번 월드컵 16강 대진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기대를 했었던 경기가 바로 이 경기였다. 사실 조별 리그에서 보여준 경기력만 본다면 최악의 경기를 펼친 잉글랜드는 물론, 독일 역시 그리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마치 '결승전'과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는 없었지만, 반대로 부진했던 두 팀이 16강전에서 불꽃이 붙는 다면 예전 같은 멋진 경기를 펼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도 컸다.

2. 카펠로 감독은 지난 슬로베니아 전과 동일한 라인업, 제임스 밀너와 업슨 그리고 데포를 선발로 기용했다. 슬로베니아전 업슨과 밀너의 기용은 좋은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더 확고한 대체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 업슨은 이날 수비 불안의 주된 요인이 되어버렸다.

3. 경기 초반 클로제의 슛팅은 분명한 업슨의 실책성 플레이였다. 어깨싸움에서 클로제에게 좋은 자리를 빼았기면서 너무 이른 시간에 골을 허용하고 말았는데, 이 이후 업슨의 플레이는 계속 위축되어 있었다. 잉글랜드는 전반적으로 문제가 많았지만 그 기본에는 역시 수비 불안이 가장 큰 불안요소였다. 큰 무대 경험이 많지 않은 업슨은 이 실책으로 인해 더욱 위축되었고, 글렌 존슨은 수비보다는 오버래핑에 더 집중하는 듯 했으며, 수비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존 테리마저 심하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이것이 컸다. 존 테리가 무너지면서 포백 라인은 너무 쉽게 계속 공간을 허용했다).

4. 조별 리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클로제는 이 골과 더불어 완전히 살아났고, 화려한 발 기술까지 선보이며 왜 자신이 월드컵의 사나이인지 그 이유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클로제가 살아나면서 포돌스키 역시 살아났고, 예전 같은 힘의 축구가 아닌 기술 축구로 변모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5. 이 날 차범근 해설위원도 여러번 지적했던 점이지만, 이런 독일의 변화는 사실 놀라웠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와 맞물려 발생한 긍정적인 시너지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독일 대표팀의 미래도 밝게 했는데, 특히 그 가운데 외질 선수의 활약은 정마라 이번 월드컵이 낳은 스타라고 해도 좋을 만큼 대단했다. 잉글랜드의 수비진이 쉽게 붕괴된 탓도 있지만, 스피드나 기술 면에서 잉글랜드를 완전히 압도하며 독일에게 쉬운 찬스들을 만들어준 외질의 활약은, 그야말로 MOM 감이었다. 아마도 이번 월드컵이 끝나면 유럽 시장에서 가장 뜨거울 스타 중 한명이 아닐까 싶다.





6. 클로제와 포돌스키의 골, 그리고 업슨의 만회골로 2:1로 뒤지던 잉글랜드는 전반 38분경 램파드의 슛으로 동점을 만드는가 했다. 들어간 걸 보고 좋아하며 뒤돌아선 카펠로 감독처럼, 나 역시 이건 너무 확실한 골이라서 노골로 선언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는데, 이것은 결국 노골로 선언되었다. 크로스바를 맞고 아래로 바운드 되어 골라인을 넘었나 안넘었나 애매한 판정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램파드의 이번 경우는 너무도 확연하게 골라인을 한참 넘어간 터라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다 본것을 심판만 보지 못했다. 주심이야 못볼 수 있다지만 골라인에 서있던 선심이 보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 말이 되지 않는데, 잉글랜드가 이 골을 넣었더라면 경기 양상은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7. 지난번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전을 이야기하면서 '만약'은 없다 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누가 투입되었더라면, 그 자리에 다른 선수가 있었더라면 하는 만약은 분명 의미가 없지만, 명백한 오심으로 골로 선언되었어야 할 골이 골로 인정되었더라면 하는 만약은 분명 의미가 있다. 경기에 뒤지고 있을 때와 비기고 있을 때는 전술상 달라질 수 밖에는 없기 때문에, 만약 동점이 되었더라면 잉글랜드가 좀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는 없다.

8. 명백한 오심이 있긴 했지만 잉글랜드의 경기력은 그들의 네임밸류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웨인 루니는 리그에서 보여주었던 활동력 넘치는 모습을 거의 한번도 보여주질 못했고 (퍼거슨 감독이 걱정할 만하다), 부상선수가 많았다고는 하지만 수비진의 붕괴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수준이었으며, 한 때 세계 최고의 미들진이라 불렸던 미드필더 역시 중원에서 상대를 압박하거나 위협하는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9. 세계 최고의 리그를 가지고 있는 잉글랜드는 이로서 다시 한번 자국 선수 보호와 많은 경기수에 대해 고민을 갖게 되었다. 확실히 잉글랜드는 지난 대표팀들에 비해 임팩트가 많이 부족해진 것이 사실이며, 자국리그와 챔스리그 등 많은 경기수로 인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진정한 축구 종가라면 이제 심각하게 대표팀에 대한 개선을 해야할 때가 온 것이 아닌가 싶다.




10. 이로서 내가 심정적으로 가장 응원하던 첫 번째 팀의(대한민국 제외) 월드컵은 16강에서 끝이 났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응원할 팀은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 뿐이다. 최근 본 마라도나의 다큐멘터리 때문에 더 끌리게 된 점을 부인할 수 없겠지만, 어쨋든 브라질이나 독일 등이 아닌 아르헨티나가 오랜만에 월드컵을 들어올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








대한민국 1:2 우루과이 


1. 첫 원정 16강에 오른 대한민국과 조별 경기 무패, 무실점으로 조 1위로 16강에 오른 우루과이와의 경기. 이미 설레발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루과이를 꺽으면 8강에서도 미국 vs 가나의 승자와 만나기 때문에 대진운이 좋다는 거였는데, 그걸 반대로 얘기하자면 우루과이에게는 16강에서는 한국, 그 다음은 미국 vs 가나의 승자와 만나는 것이니 더 좋은 대진운이라는 말이 되기도 한다. 최근 국제무대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보여주지는 못했었지만, 어쨋든 우루과이는 대한민국보다 전력상 앞선 강팀이었다.

2. 허정무 감독은 염기훈 대신 김재성을 선발 투입했다. 김재성을 그대로 염기훈 자리에 두고 이청용과 쉬프트를 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초반 김재성이 중앙에 박지성이 측면에서 뛰는 포메이션으로 나섰고, 김재성은 후반 교체되어 나갈 때까지 특유의 왕성한 활동력으로 미들진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3. 우루과이는 전반 후반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조금 전략을 달리했지만, 전반 초반에는 박지성을 수비수인 페레즈에게 전담하여 강한 압박을 했는데, 초반 박지성으로부터 시작되는 한국의 공격 흐름을 막기 위한 전술이었다. 골을 넣고 앞서가면서 이런 강도는 약해지고 전체적인 수비 조직을 이용한 전술로 바뀌었지만, 어쨋든 초반 박지성의 움직임을 강하게 압박한 것은 우루과이로서는 성공적이었다.

4. 전반 초반 수아레스의 골은 분명 수비 조직력의 문제였다 (이것을 정성룡 혼자의 실책으로 보긴 어렵다). 오히려 실책을 지적하자면 그 자리에서 수비를 끝까지 해야했던 이영표의 실책이었다. 분명 뒤에 우루과이 선수가 한 명 더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였는데, 아마도 그 골이 애매하게 골키퍼와 자신의 앞을 지나 뒤까지 흐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끝까지 사람을 막았어야 햇는데 아쉬운 부분이었다.

5. 한국에게는 이후에도 여러번의 찬스가 있었다. 박주영의 프리킥은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고, 몇 번의 공격 찬스는 골로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 23분 이청용의 골이 성공되며 분위기는 한국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비가 엄청나게 내리는 경기장의 분위기와 더불어 어쨋든 우리가 좀 더 기세를 이어가는 과정이었다. 

6. 후반 터진 수아레스의 역전골은 상대였지만 정말 멋진 각으로 (그 혼전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더!) 뻗어나간 골이었다. 수비중 김정우가 걷어낸다고 터치한 골이 수아레스에게 적절한 골 찬스로 연결되어 결국 골로 연결되었는데, 이건 수아레스가 잘 했다고 밖에는 볼 수 없었다. 혼전 속에서도 단 한 번의 집중력을 보인 수아레스 선수에게 박수를 보낼 만 하다.




7. 개인적으로는 이동국의 월드컵 출전을 정말 오래 고대해 왔었다. 그의 히스토리를 계속 함께한 팬으로서 두말하면 잔소리일 정도로 이번 월드컵에 갖는 의미는 클 수 밖에는 없었는데, 어쨋든 이동국에게는 짧지만 우루과이 전 후반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다. 

8. 이동국 선수가 교체 준비를 하고 있다는 아나운서의 멘트를 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는 없던 엄청난 긴장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마치 이전 미들스브로의 경기를 매경기 조마조마 하면서 보던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미들스브로에서 뛴 경기 하나하나는 마치 우루과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질 정도였는데, 어쨋든 짧은 시간 무언가 반드시 보여주어야만 했던 압박감이 컸던 시기로서, 우루과이 전의 이런 긴장감이 익숙할 정도였다.

9. 차범근 해설 위원이 계속 반복해서 이야기해 주었듯이, 이동국의 포스트 플레이는 참 좋았다. 후반 이동국의 포스트 플레이를 주 공격루트로 삼았던 대한민국에게 이동국의 이런 적극적인 수비수와의 몸싸움 장면은 추가골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10. 이동국의 월드컵 출전을 고대한 만큼,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는데 그것은 잘해도 욕먹고 못해도 욕먹는 선수가 바로 이동국이었기 때문이다. 박지성, 이청용이 실수나 부진을 겪으면 '아쉬웠다'로 끝나지만, 이동국은 10번의 찬스 가운데 1번만 놓쳐도 '이동국 때문에 졌다'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이동국이 우루과이를 꺽는 극적인 역전골을 성공시키지 않는 이상 (하긴 이렇다하더라도 욕먹었을지 모른다) 비난을 받을 확률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팬으로서 차라리 안나오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싶었던 것이다.

11. 이동국이 놓친 결정적 슛찬스는 분명 아쉬운 장면이었다. 제대로 임팩트가 이뤄졌더라면 골로 연결될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축구경기에서 이런 모든 것은 만약(if)일 뿐이지 누군가를 이 정도로 비난할 충분한 이유는 되지 않는다. 단 한번의 찬스를 놓쳤던 이동국이 이런 비난을 받아야 한다면, 그 전 상황에서 혼자 있었던 이동국에게 패스하지 않고 슛을 쏴 골을 놓쳐버린 이청용은 더 큰 비난을 받아야 할 것이며, 골대 맞추고 골을 넣지 못한 박주영도, 어쨋든 2골이나 먹은 정성룡도, 한국 선수 모두 결국 경기에 졌으니 저마다의 이유로 비난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매번 이동국만 유독 집중 비난을 받는지 모르겠다. 

12. 제일 우스운 건, 평소 이동국의 경기를 단 한 경기도 제대로 보지 않은 사람들이 단순히 언론에서 떠드는 '게으른 선수'라는 말도 안되는 자극적인 문구만 듣고 뛰쳐나와, '역시 게으른 선수답게 어쩌구 저쩌구'하는 것이다. 물론 월드컵에 대해 한 마디 하려면 각국의 리그 경기 혹은 K리그를 모두 꿰뚫고 있어야만 말할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누군가를 욕하려면 그 전에 욕할 상대가 내가 하려는 욕을 먹을 만한 짓을 정말 했는지는 확인하고 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그저 언론에서 만든 이미지로 겉핥기 식으로 만들어낸 자신만의 세상에서, 너무나 쉽게 누군가를 매장시키려 하는 것이 우스울 뿐이다. 이동국이 어떤 선수인가를 얘기하는 것은 두말하면 입 아프고, 얘기해야 그들에겐 여전히 '게으른 선수' 일테니 말할 필요도 없겠다.




13. 그렇다고 이동국의 슛 찬스가 아쉽지 않았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오히려 너무 안타까워 팔짝 뛸 정도였으니. 결국 2002년 당시 안정환처럼 드라마틱한 이야기에 주인공은 되지 못한 이동국 선수가 팬으로서 너무 안타까울 뿐이었다. 그에게 미련이 남지 않는 대회가 되었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결국, 이동국 스스로에게 더 큰 미련이 남는 월드컵이 되어버렸다.

14. 이렇게 대한민국의 남아공 월드컵은 막을 내렸다. 첫 원정 16강이라는 어려운 목표를 이뤄냈으며, 이룬 것과 보안해야 할 점을 모두 확인할 수 있었던 대회였다. 16강을 마치고 우루과이 선수들이 정말 좋아하던 장면이나, 경기 뒤 인터뷰만 보아도 대한민국은 이제 정말 그 어느 팀도 쉽게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팀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켰다. 

15. 대한민국 팬들에겐 끝나버린 월드컵이지만, 축구 팬들에게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남아공 월드컵이 더욱 기대된다!







잉글랜드 1:0 슬로베니아


1. 팀 내분 및 실력저하로 최악의 월드컵을 보낸 프랑스에 버금갈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탑 클래스 팀이라면 잉글랜드를 바로 꼽을 수 있을텐데, 사실상 승리해야만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슬로베니아전, 카펠로 감독은 기존 조별 경기와는 조금 다른 조합을 들고 나왔다.

2. 루니의 파트너로 헤스키 대신 더메인 데포를 선발로 내세웠고, 무엇보다 측면 미드필더로 발 빠른 아론 레논이 아닌 제임스 밀너를 투입했으며, 중앙 수비 역시 부상으로 빠지게 된 레들리 킹 대신 매튜 업슨을 내세웠다. 확실히 네임 벨류나 전체적인 임팩트면에서는 무게가 떨어지는 라인업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이번 월드컵 카펠로 감독의 가장 좋은 선택이 되었다.

3. 전반 23분, 새롭게 선발에 들어온 제임스 밀너의 크로스를 역시 선발로 첫 투입된 데포가 골로 연결시켰고, 이 골은 결승골이 되었다. 제임스 밀너는 그래도 경기 막판까지 측면에서 괜찮은 움직임을 보여주었는데, 그나마 그 정도의 활약이 있어서 윙백인 글렌 존슨이 좀 더 수비에 집중할 수 있었다.

4. 사실 카펠로의 잉글랜드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윙백인 글렌 존슨의 전술적 중요도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잉글랜드의 강점이라면(강점이자 약점) 후덜덜한 네임벨류의 미드필더 진을 들 수 있을텐데, 그럼에도 윙백인 글렌 존슨이 거의 미드필더, 더나아가 측면 공격수 처럼 뛰는 전술은 수비 조직력이 그리 강하지 않은 잉글랜드의 전형에 있어서 그리 적합한 전술인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도 초반에는 글렌 존슨이 계속 하프라인을 넘어와 공격수처럼 활약했었는데, 골을 넣고 나서는 좀 더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5.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지만 사실 잉글랜드는 부상 선수 없이 모두가 승선했다하더라도 팀 조직력에 있어서는 항상 의문 부호를 갖게 하는 팀이었다. 자국 리그내에서 치열한 라이벌 관계에 있는 선수들이 많고(이런 비슷한 이유로 스페인도 국대는 스펙에 비해 좋은 성적을 못내곤 했는데, 최근 스페인은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만큼이나 해외에서 뛰는 선수가 많아 스페인이 좀 더 나아보이는 편이다), 팀으로서 조직력을 맞춰 볼 만한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에, 한 명 한 명은 대단하지만 잉글랜드라는 팀으로서는 그 스텟을 100% 활용하지 못했던 것이다.

6. 거기에다가 존 테리의 스캔들로 퍼디난드가 주장이 되었으나, 퍼디난드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제라드가 다시 주장을, 하지만 존 테리는 아직도 자신이 주장인냥 행동하려고 하고, 감독과의 묘한 갈등 관계 등 전반적으로 좋지 못했던 팀 분위기까지 겹쳐, 잉글랜드는 이번 조별 경기 내내 그리 좋은 경기를 하지 못했다. 1:0으로 승리한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였으며, 골찬스도 거의 없었고 깔끔하지도 못한 경기였다.

7. 여튼 경기 하루 전인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카펠로 감독에게 사과를 하며 다시 한번 경기에 집중하기로 한 존 테리의 의지는 엿보이는 경기였다. 전반 슬로베니아의 거듭되는 골 찬스에서 몸을 던져가며 육탄 방어하는 (본문의 메인 이미지로 있는, '인간어뢰 존 테리'로 불리는 바로 저 장면!) 모습에서는 적어도, 팀에게 미안한 마음에 헌신하려하는구나 라는 진정성은 엿보였다. 하긴 존 테리는 그런 남자였다. 물론 '남자'여서 문제된 것이기도 했지만.

8. 웨인 루니의 부진은 맨유 팬으로서 아쉬운 부분이었다. 사실 몇 번 골로 연결될 만한 장면이 있었는데 정작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는 것이 악제였다. 이런 분위기가 한 두 경기 이어질 수록 좋던 분위기마저 사라져버리기 마련인데, 이 날 교체해준 것이 어쩌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풀 타임으로 뛰면서 골을 넣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못 넣었을 경우를 생각해봤을 땐 차라리 미리 빼준게 나았을 듯). 어쨋든 16강에 오르게 되었으니 (더군다나 숙적 독일을 만나게 되었으니) 좀 더 파이팅 넘치는 진짜 루니 (인민 루니 말고)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9. 아, 그리고 중앙 수비수로 나온 웨스트햄 소속의 매튜 업슨은 확실히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아서인지 불안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는 마이클 도슨이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어쨋든 캐러거, 킹, 퍼디난드가 다 없는 상황에서 잉글랜드의 센터백은 불안불안 한 것이 사실이다.

10. 독일이 가나를 꺽고 16강에 오르면서 가장 기대되는 16강전 대진이 완성되었다. 잉글랜드 vs 아르헨티나를 능가하는 최고의 라이벌, 잉글랜드와 독일의 대진이 그것인데, 두 팀 모두 부진한 터라 소문난 잔치에 볼 것 없는 경기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두 팀 모두 이 라이벌 전을 계기로 오기로라도 예전의 경기력을 찾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대한민국 2:2 나이지리아


1.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었던 나이지리아와의 조별 마지막 경기. 대한민국은 그리스전과 동일한 라인업으로 나섰다. 즉, 오범석 대신 차두리가 나왔고, 염기훈이 그대로 나왔다는 사실. 사실 염기훈은 염기훈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도 있지만 박지성을 중앙에서 활용하기 위한 전술로 이해하는 편이 더 맞을 것 같다 (2차전이 끝나고 1순위로 염기훈을 잘못을 탓했던 허감독이 3차전에서 염기훈 카드를 또 들고 나온 것을 봐도 알 수 있음).

2. 사실 전체적으로 나이지리아가 운이 없었던 경기였다. 프리미어리거인 야쿠부는 이제 막 축구를 시작하는 학생들이나 할법한 실수를 저질렀고(이 장면에서 거의 포기하고 탄식을 내뱉었는데, 이걸 못 넣을 줄은 정말 몰랐다), 후반 교체되어 들어온 오빈나의 슛팅은 모두 공 한개 차이로 골대를 빗나갔다. 

3. 전후반 내내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칼루 우체는 전반 이른 시간에 골을 성공시켰는데, 이 골은 확실히 차두리의 실책성 플레이였다. 차두리는 이 날 전반적으로 폼이 별로 좋지 못했는데, 공격가담하는 장면도 거의 없었을 뿐더러 수비에서도 자주 측면을 내주면서 크로스를 허용해 위험을 초래했다. 지난 경기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이 포지션은 국대 포지션 중에서 가장 선발에 고민이 많은(다 못해서가 아니라 다 잘해서) 포지션인데, 차두리와 오범석이 이렇게 널 뛰듯 기복있는 플레이을 보여주니 감독으로서 고민이 클 수 밖에는 없을 듯 하다. 

4. 나이지리아전을 비롯해 3차전 모두 동일한 클래스를 보여준 선수라면 역시 이영표를 들 수 있겠다. '수비를 하고 있잖아!'라는 카툰 속 대사처럼, 확실히 다른 클래스를 꾸준히 보여주었다. 이영표와 더불어 보이지 않게 가장 자신의 역할을 잘한 선수라면 김정우 선수를 들 수 있겠다. 나이지리아 전도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마치 맨유의 플래쳐처럼 상대의 공격시 일선에서 시간을 벌거나 중간중간 상대 공격 흐름을 끊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이 정도면 이연두의 남자친구로 아깝지 않다.

5. 이 날 이정수의 동점골은 예전 스콜스의 훼이크 슛 이후 훼이크 슛의 장을 월드컵으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골이었다. 헤딩을 하는 척하면서 결국 다리로 골을 연결한 이정수의 골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동방예의지국 슛팅'으로 불리고 있는데, 기성용 크로스의 이정수 슛이라는 새로운 공격 루트는 확실히 위협적이다. 어쨋든 매번 그 다음에 골이 더 나오는 바람에 생각보다 주목을 못 받는 이정수 선수가 없었다면, 우리의 첫 원정 16강은 없었을 것이다.

6. 박주영의 역전 프리킥은 다시 보니 에네야마 골키퍼의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 수비벽에게 오른편을 맡기고 왼편을 지켰어야 했는데, 킥을 차는 순간 벽쪽으로 골이 오는 것으로 착각하고 움직이는 바람에, 그 반대편으로 온 골을 막아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박주영의 골이 순전히 나이지리아 골키퍼의 실책이라는 것은 아니다. 박주영은 모나코의 왕자답게 아름다운 킥을 했고, 충분히 들어갈 만한 골이었다.

7. 후반 교체되어 들어온 나이지리아의 마르틴스와 오빈나는 정말 위협적이었다. 이 둘이 조금 만 더 운이 따랐거나 집중력을 보여주었더라면 2:2 스코어를 지키기 어려웠을 것이다. 2:2가 되고나서 크게 가슴을 쓸어내린 장면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휴.

8. 김남일의 패널티를 준 파울은 확실히 아쉬운 장면이었다. 선수들은 자신이 실수로 골을 빼앗기게 되면 본능적으로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더 큰 실수(파울)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날 김날일의 플레이가 대표적이었다. 만약 우리가 역전패라도해 16강에 못올라갔더라면 어땟을지, 김남일 선수야 말로 하늘에 대고 '주여'를 외쳤어야 하지 않나 싶다 ㅎ

9. 개인적으로는 후반 이동국이나 안정환 선수의 투입을 기대했으나 역시나 이루어지지 않았다. 허정무 감독의 취향을 떠나서 조별 경기에 한번도 나오지 않은 선수를, 더군다나 기존 멤버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이 때에, 새로운 선수를 16강전에 투입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졌다. 이동국 선수의 개인적인 팬으로서 꼭 월드컵 무대에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해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과연 우루과이 전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확실히 좀 부정적이긴 하다.

10. 후반 추가시간 김동진의 교체 투입은 시간 지연을 위한 것이 컸겠지만, 그 밖의 부수적인 기능이라면 이영표의 기도파트너로 투입한 것이 아닌가 싶다.

11. 자, 이제 강팀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이다 (우루과이의 경기를 다시 하나둘 살펴보니 상당히 강하다는 느낌이다. 특히 수와레즈와 포를란의 투 톱은 매우 위협적이며, 조별 경기 한 골도 실점하지 않은 수비도 인상적이다). 16강 전에서도 대한민국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북한 0:7 포르투갈

1. 보통 같으면 '설마?'하는 기대를 별로 갖지 않았을테지만, 첫 번째 조별 경기를 통해 세계 최강 브라질과도 해볼만 했던 경기를 펼친 북한 대표팀이었기에, 포르투갈과의 경기에 '혹시 이길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2. 실제로 전반전에는 1골만 내준 것은 물론, 전반적인 경기 내용도 시소 게임에 가까웠을 정도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며, 공격에서 몇 번의 좋은 장면들도 보여주었다. 완전한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던 브라질 전과는 달리, 분명 수비 위주이긴 했지만 윙백들의 공격 가담도 제법 있었고 홍영조나 정대세의 움직임 등 그보다는 더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경기였다. 

3. 하지만 브라질 전 같은 집중력은 1골을 먹고, 2골을 먹고, 3골을 먹으면서 완전히 풀어져 버렸다. 나중에는 수비 조직력이 완전히 와해되면서 포르투갈 선수들은 너무도 쉽게 골을 성공시켰다. 북한은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완벽히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펼치는 경우의 최고와 최악을 모두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는데, 브라질전은 최고의 경기였고, 포르투갈 전은 최악의 경기였다.

4. 이런 전술로 나왔을 경우 골을 먹지 않았거나 1,2골 정도 허용했을 때는 그 집중력이 유지되어, 오히려 상대를 계속 불안하게 할 수 있는데, 그 이상의 골을 허용했을 경우에는 오늘처럼 이도저도 못해보고 무너져 버리게 마련이다. 브라질전 이미 대패를 했었더라면 이 정도로 아쉽진 않았을텐데, 강팀을 상대하는 약팀의 최고모습을 보여주었던터라 더욱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

5. 포르투갈은 확실히 별로 좋은 폼은 아니었는데 북한전을 계기로 실마리를 찾은 셈이 되었다. 특히 팀의 주축인 호나우도가 어시스트와 골을 기록하는 등 그 동안 국대에서 골이 한동안 없었다는 부담을 덜게 되었으며 (이렇게 여러 골이 나는데도 정작 호나우도의 골은 나지 않아,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었다), 무엇보다 호나우도에게 가장 필요한 여유를 찾았다는 점에서 다음 브라질 전에서도 희망을 걸어볼 수 있게 되었다.

6. 케이 로스 감독은 그렇게 많이 이기고 있는데도 열정적으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더라. 그 열정 하나는 알아주어야겠더라. 

7. 경기 끝나고 갖은 정대세의 인터뷰를 보니 더욱 아쉬움이 들었다. 44년 전의 패배를 설욕하려고 잔뜩 준비를 하고 나왔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응원하는 분들에게 정말 미안하다는 그의 인터뷰. 그래도 마지막 남은 코트디부아르 전. 북한 대표팀을 여전히 응원한다! (드록신이 자비를 배풀길...)





(TV로 본 경기는 모두 단평이라도 해볼까 하다가 바빠서 못했었는데, 앞으로는 짧게라도 하나씩 해야겠어요;;;)

대한민국 1:4 아르헨티나

1.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 전은 두 팀 모두 그리 잘한 경기는 아니었다. 특히 전반전 내내 두 팀의 몸은 몹시도 무거웠으며, '과연 이 팀이 그리스를 2:0으로 꺽은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경직된 경기를 보였고, 다른 한 팀도 '과연 이 팀이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되는 팀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즉, 어느 한 팀이 잘해서 승부가 난 경기라기 보다는 다른 한 팀의 실책과 잘못된 전술이 승패를 가린 경기였다.

2. 일단 대한민국의 가장 큰 잘못은 전술이었다. 개인적으로 어제 경기 4골의 대부분은 오범석이 관여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오범석 기용이 반드시 잘못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전부터 이 포지션은 차두리, 오범석 중 누가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그러니까 누가 딱히 선발이라고 꼬집어 얘기하기 어려운 경쟁 포지션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리스전 차두리의 활약이 몹시 뛰어났기 때문에 (감독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지만) 차두리를 선발에서 제외하고 오범석을 선발로 내세운 것이 의아하긴 했지만,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는 전술이었다.

3.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전반전 오범석의 플레이는 사실 최악이었다. 골을 내준 파울에도 가담, 전체적으로 완전히 얼어있는 몸상태는 메시를 비롯한 아르헨티나의 돌파를 막아내기에 역부족이었다. 이를 파악한 아르헨티나는 만만치 않은 이영표의 라인 대신 오범석 라인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그렇다면 허정무 감독은 후반에 오범석을 차두리로 교체했어야 했다 (이후 염기훈과 더불어 다시 얘기하겠지만, 전반전을 본 대부분의 축구팬들이 후반시작과 동시에 혹은 후반 초반에 오범석을 당연히 차두리로 교체할 것으로 예상했을 정도다). 후반 오범석의 플레이가 좋아졌다는 평들도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후반 내준 2골 역시 모두 오범석의 실책성이었다. 메시를 따라다니느라 아게로를 노마크 상태로 둔 것이 오범석이었고, 아게로에게 대응하는 수비도 전혀 적극적이지 않았다. 대안이 없었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이전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가 벤치에 있었음에도 끝까지 오범석을 고집한 것이 아르헨티나 전의 가장 큰 패인이었다.

4. 박주영의 자책골은 좀 더 집중력을 가졌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었지만 (슬로우 비디오였음에도 매우 빠른 속도로 골문으로 들어가는 골을 바라보았던 것으로 미뤄봤을 때, 순간 집중력을 잃었던 것 같다), 어쨋든 실수였다. 이 골로 분위기가 다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전반 추가시간 이청룡의 골로 거의 분위기는 다시 되돌린 상태였다.

5. 후반 이청룡의 기막힌 패스를 받은 염기훈의 슈팅은 분명 아쉬웠다. 오른발로 찼어야 한다는 말이 많은데, 물론 그 편이 더 맞지만 왼발이 익숙한 염기훈에게는 아웃사이드로 툭 방향을 바꾸는 정도로 차야지 했던 것 같다. 본인도 몹시 아쉬워 할 정도로 이 장면은 실제로 경기 양상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염기훈의 경우 더 빠른 교체를 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6. 누가 봐도 염기훈이 골찬스를 놓친 이 장면은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축구팬이나 해설자는 이 장면을 가지고 안타깝다고 말할 수 있으나, 경기 후 바로 갖은 인터뷰에서 감독이 공식 인터뷰를 통해 염기훈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그 장면이 아쉽다고 얘기한 것은 분명 잘못이다. 그 장면이 안타까웠던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하지만 팀을 이끄는 감독이 나서서 '얘 때문에 졌다' 식의 발언이 과연 팀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염기훈 선수는 안그래도 괴로울 텐데 감독이 끝나고나서 콕 찝어 특별히 따로 얘기해주니 그 심정이 또 어땠을까. 4-1의 큰 스코어 차이로 졌음에도 거의 '우리 선수들은 다 잘했다' 라는 식으로 얘기하다가 염기훈만 콕 찝어 얘기한 것은 분명 감독으로서 실언에 가까운 부분이었다. 더군다나 아직 우리의 월드컵은 진행중이 아니던가!

7. 그리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기성용을 김남일로 교체한 것도 사사리 이해할 수 없었다. 기성용의 움직임은 전반 그리 나쁜 편이 아니었고, 더더군다나 2-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보다 수비에 강한 미드필더로 교체한 것에 의미를 납득하기 어려웠다. 물론 김남일이 들어가고 나서 전체적으로 나아진 부분이 있지만, 그 반대로 기성용이 그대로 있었더라면 더 나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그대로 든다. 물론 이것들은 다 if 라 의미가 없지만, 오범석이 교체되겠지...했는데 기성용이 나와버려서 놀랐던 건 사실.

8.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아르헨티나가 그렇게 잘 한 경기는 아니었다. 다들 메시의 플레이에 감탄하곤 하는데, 그간 프리메라리가에서의 경기라던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메시의 플레이를 본 이들이라면 사실 크게 놀랄 수준은 아니었다 (그래도 한국 수비수 4~5사이에서 슈팅을 날리는 모습은 역쉬!). 오히려 이 날 굉장히 짧은 시간 임팩트 있는 활약을 보인 아르헨티나 선수라면 아게로를 꼽을 수 있을 듯. 혹자들은 아게로가 마라도나 감독의 사위라서 선발된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설사 아게로가 이혼할 지언정 아르헨 국대로 선발될 만한 실력은 충분히 갖춘 선수다 (물론 마라도나가 감독이라면 앙심을 품고 안뽑을 순 있겠다. 그리운 리켈메 ㅠㅠ)

9. 이 날 경기 전까지 우리나라는 메시를 2,3명이 마크하겠다고 했었는데, 연막이었는지 실제로는 박지성을 전담마크 시켰다. 물론 박지성이 맨유 소속으로 바르셀로나의 메시를 챔스에서 전담 마크에 가깝게 수비한 적은 있었지만 (물론 이 때도 피를로의 경우처럼 100% 전담마크는 아니었다), 맨유에서의 그와 국대에서의 그는 큰 차이가 있다. 맨유에서는 박지성을 한 명 공격수의 전담 마크맨으로 붙일 수 있지만, 국대에서의 박지성은 누군가의 전담 마크 수비수보다도 더 큰 롤이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결국 박지성을 윙이 아닌 중앙으로 위치하게 하면서 수비가 약한 구티에레즈(참고로 아르헨 현 대표팀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대신 수비가 강한 마스체라노와 매치업이 이뤄지면서 박지성 역시 꽁꽁 묶여버리게 되었다.

10. 후반 10분을 남기고 경기장을 밟게 된 이동국 선수. 꿈에도 그리던 월드컵 무대인데, 무언가를 보여주기에는 시간도, 팀의 의욕도 너무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나이지리아 전에서는 선발 혹은 어쨋든 출장할 가능성이 높은데, 워낙에 욕을 먹는 선수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10분 가지고 또 욕먹는 건 아닌지 걱정부터 앞선다 (쉴드 가동중입니다).

11. 아직 나이지리아 전이 남았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전을! 허정무 감독의 납득할 만한 전술을 기대해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맨체스터 시티
맨유 4:3 맨시티

1. 올해 맨체스터 더비는 역시 최근 벌어졌던 더비들 보다 더 큰 관심을 받을 수 밖에는 없었죠. 그 동안 맨시티의 팀성적이 그리 좋지 못했던 것에 비해 올 시즌 맨시티는 일종의 갈락티코 정책을 펼치며 빅4를 위협할 만한 선수단을 갖췄고, 올 시즌 치른 4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는 등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으니까요.

2. 그 외에 또 하나 이번 맨체스터 더비에 주목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카를로스 테베즈였죠. 지난 시즌까지 맨유에서 팬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테베즈가 지역 라이벌 팀으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올드 트래포트에 모습을 드러내는 경기였기 때문인데, 과연 야유를 할까 아니면 혹시나 다른 대우를 해줄까 했으나, 역시나 압도적인 야유를 퍼부어 주더군요.

3. 이 날은 시작하자마자 맨유가 루니의 골로 앞서가면서 강한 압박과 함께 맨시티를 압도했습니다. 하지만 벤 포스터와 퍼디난드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어이없는 실수를 해 결국 베리에게 골을 헌납 1:1이 되었죠. 나중에 또 이야기하겠지만 이 날 맨유의 문제점은 오로지 수비진이었다 할 수 있겠네요.




4. 박지성은 중요한 경기에 선발 출장하며 좋은 기회를 얻었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몇 차례 좋은 슛찬스에서 골로 성공시키지 못하면서 오히려 팬들에게 '역시 골 결정력이 부족해'라는 이미지를 조금 더 심어준 계기가 되어버렸네요. 이 날 맨유의 다른 미드필더 들이 펄펄 날았던 것을 감안한다면 좀 더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박지성이 꼭 골을 넣어야 하는 부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꼭 골이 필요하기도 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5. 최근 맨유 경기를 리뷰하면서 데런 플래쳐에 대한 칭찬을 항상 늘어놓았었는데, 이거 잘한다 잘한다 했더니 정말 잘하는군요. 플래쳐는 이 날 무려 2골이나 성공시키면서 홀딩 미드필더 or 패스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넘어서서 결정력마저 갖춘 선수로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 2골이나 성공시키면서 사실상 이 날의 MOM의 가까운 활약을 펼쳤죠.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로테이션 시스템을 갖춘 맨유의 미들진에서 최근 폼이 가장 좋은 선수는 역시 플래쳐입니다.

6. 하지만 이 날 경기에서는 긱스를 빼놓을 수 없겠죠. 정말 긱스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호날도 못지 않은 돌파력과 사이드에서 지속적으로 상대를 교란하는 움직임, 그리고 크로스에 결정적인 어시스트까지! 특히나 전후반을 풀로 뛰며너도 후반 말미까지 별로 폼이 떨어지지 않는 체력마저 보여주었는데, 확실히 레전드의 클래스란 어떤 것인지 스스로 보여주는 경기였습니다.




7. 맨시티의 MOM을 꼽으라면 맨유의 결정적 골들을 슈퍼 세이브로 막아낸 기븐 골키퍼와 부상으로 많은 선수들이 빠진 공격진을 훌륭하게 이끈 벨라미를 꼽을 수 있겠네요. 기븐 골키퍼가 아니었다면 이 날 맨유는 쉽게 승리를 거두었을지도 모를 정도로, 기븐의 선방은 정말 벨바토프를 나락으로 빠트릴 만큼 환상적인 플레이였습니다(벨바토프가 너무 안쓰러울 정도로;;;). 이 정도면 홈팬들도 인정해줄 수 밖에는 없을 정도였죠. 벨라미 같은 경우 3:3 동점을 만드는 골 장면은 정말 맨체스터 더비에 어울릴 만한 멋진 골이었습니다. 골키퍼가 각을 다 줄이고 나온 상태에서 한발 더 나간 뒤 사각으로 골을 넣는 장면은 정말 대단했죠.

8. 그리고 후반 인저리타임. 이건 분명 논란의 여지는 있는 것 같아요. 인저리 타임을 4분으로 정하고 공표하자마자 벨라미의 골이 성공되었고(그러니까 벨라미의 골 세러머니 시간은 포함되지 않은 인저리 타임이었던 것이죠), 그렇다고 하더라도 1분 정도 더 줄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마이클 오웬의 골은 55분 30초 즈음에 터졌으니까요. 물론 홈 어드벤티지와 당시 흐름상 맨유가 계속 공격을 끊지 않고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심판이 종료 시킬만한 타이밍을 놓친 점도 있지만, 맨시티 팬으로서는 분명 부당하게 여길 만한 인저리타임의 적용이었습니다. 맨유 팬으로서도 프리킥 상황이 실패하고나서는 '아, 이젠 정말 끝났다' 했으나 그 이후에 조금 더 진행되어 골이 터졌으니까요.




9. 하지만 어쨋든 원더 보이의 골 (그리고 긱스의 어시스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을 정도로 극적이었습니다. 오웬은 이 한 방으로 맨유 팬들에게 아주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되었고, 맨유 7번의 자격을 단 번에 승인 받았달까요 ㅎ

10. 전반 끝나고,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에 테베즈와 맨유 선수들이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경기장을 나서는 장면은 팬들의 야유와는 상관없이 참 흐뭇한 장면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친박연대로 다시 결성되었구요 ㅎ (참고로 친박연대릐 새 멤버로는 안데르손이 고려되고 있죠 ㅎㅎ)

11. 인저리 타임의 논란의 여지는 있었지만,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EPL R5 - 토트넘 VS 맨유
토트넘 1:3 맨유


1. 맨유의 이번 5라운드 경기는 지난 아스날 경기 만큼이나 힘든 여정이라 할 수 있었는데, 바로 최근 리그에서 가장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는 토트넘 원정경기였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4연승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을 뿐 아니라, 저메인 데포는 팀의 주포 답게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고 아론 레넌 역시 국대 경기에서 최고 윙어의 모습을 보여주는 등, 여러가지로 토트넘이 좋은 분위기였다.

2. 그에 한해 맨유는 번리전 충격적인 패배 이후에 나름 선방하고 있지만, 결과보다는 항상 경기 내용이 별로 만족스럽지 못한 분위기였다. 호날도 이적 이후 이렇다할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수비진은 부상선수들로 인해 불안한 모습이었고, 무엇보다 경기의 전체적인 내용이 디펜딩 챔피언 답지 않은 수준이었다(슬로우 스타터임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3. 경기 시작과 동시에 1분만에 저메인 데포에게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을 허용한 맨유의 분위기는 1:0으로 뒤지면서 부터 계속 불안함을 유지했다. 너무 이른 시간에 실점이라 큰 타격이 없던 것도 있었지만, 최근 양팀의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분명 불안한건 맨유였다.

4. 이런 맨유를 일단 수렁에서 끄집어낸건 왼발의 마법사 긱스였다. 확실히 맨유의 세트피스가 호날도가 빠진 뒤로는 위험도가 현저히 낮아진 것이 사실인데, 긱스 스스로가 '호날도 없어도 상관없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긱스의 프리킥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골네트를 갈랐다. 맨유가 높은 클래스의 팀이라는 것은 이런 것으로 증명된다. 팀 분위기와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에도 한 번에 무너지지 않고 결과로서는 무승부 이상을 얻어내는 것 말이다. 이 날도 맨유는 이런 클래스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호날도 없어도 내가 있잖아!!)

5. 토트넘은 데포의 골로 앞서가며 맨유 마저 꺽을 수 있는 좋은 분위기였으나 긱스에게 동점골을 먹고, 이후에 좋은 슈팅들이 벤 포스터에 선방에 막히면서 아쉽게 패배하고 말았다.

6. 이적설까지 나돌았던 안데르손은 오랜만에 선발 출전하며 골까지 성공시켰다. 확실히 이 날 경기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지만, 최근 폼이 좋은 선수를 당해낼 수는 없다. 안데르손은 골을 성공시키며 어쨋든 맨유의 미들진의 자신의 이름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7. 최근 맨유 경기를 리뷰할 때마다 하는 말이지만, 이번 시즌부터 루니의 마음 가짐은 분명히 달라졌다. 예전에 경기를 결정짓고 쐐기를 밖는 역할이 호날도가 해야하는 일이었다면, 이제는 온전히 루니의 몫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 날도 토트넘의 추격의지를 꺽는 추가골을 성공시키면서 다시 한번 맨유가 이제 누구의 팀인지 확인시켰다.

8. 박지성이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말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도 벤치에도 포함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기는 하지만 이것이 그냥 아쉬운 수준에 머물러야지, 또 '이적설' '충격의 명단제외' '맨유에서의 입지'를 따지는 것은 항상 그렇지만 '맨유'가 아니라 '박지성'만 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된다. 현재 호날두가 떠난 맨유 미들진에서 주전을 장담할 수 있는 선수는 아무도 없으며, 퍼거슨 옹의 전략에 따라 배치되고 기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제외된 이유에 대해서도 여러가지를 들 수 있고, 그럼에도 포함되었어야 하는 이유도 여러가지를 들 수 있지만, 이것은 전체적인 시즌 운용 개념에서 봐야지 매경기 마다 출전여부를 따져가며 일희일비 하는 것은 소모적인 일인 것 같다(박지성의 명단제외에 딱 한 번 깊게 동의한적은 역시 지난 챔스 결승전 제외였다).

9. 최근 맨유의 미들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라면 단연 데런 플래쳐를 꼽고 싶다. 플래쳐는 지성 만큼이나 눈에는 잘 띄지 않는 선수라고 할 수 있을텐데 경기를 쭈욱 보다보면 플래쳐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 날도 플래쳐는 맥을 끊거나 좋은 전개를 이끌었고, 호날도가 떠난 이후에 현재 맨유 미들진에서 가장 주전확률이 높은 선수를 꼽으라면 역시 플래쳐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10. 그에 반해 스콜스의 퇴장은 참 아쉬운 부분이었다. 긱스와 같은 역할을 해주어야할 스콜스는 두 번 다 별로 필요없이 과한 백 태클로 퇴장을 받았는데, 분명 별로 의욕도 없어보이고 허무한 장면이기도 했다. 어떤 불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스콜스의 경기력은 이 날의 퇴장을 제외하더라도 분명 별로 좋지 않다.



(봐라! 거너스들아! 약오르지~~)

11. 말 많은 맨시티와 아스날 전 역시 녹화중계로 보았는데, 경기 시작부터 공을 잡기만 하면 (맨시티 홈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원정팬들에게서 대단한 야유를 받았던 아데바요르가 살짝 안스럽기도 했지만, 이런 안스러움을 200% 감안한다 하더라도 그의 세러머니는 분명 문제가 있었다. 안그래도 팀을 떠난 후 전 동료들에 대한 안좋은 얘기들로 돈 때문에 이적했다는 배신을 더 크게 느끼고 있던 거너스들에게, 한 번 붙어보자는 식의 도발 세러머니는 선수 자질을 문제삼을 만한 장면이었다.

12. 그 전에 반 페르시에게 고의성 짙은 발길질을 했던 것도 그렇고, 정말 아스날에게 감정이 있는 듯 한데 에미레이츠 홈 경기 때에는 휴즈 감독에게 정중히 아데바요르의 명단 제외를 권유하는 바이다. 만약 아데바요르가 에미레이츠 경기장에서 선발로 나온다면 정말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감당할 수 없을 듯 하다(아데바요르의 도발에 우르르 앞쪽으로 순식간에 밀려나오는 팬들의 모습은 정말 무섭더라;;;).

13. 새삼스럽지만 맨시티의 라인업은 정말 후덜덜 수준이다. 









맨유 1:0 버밍엄시티

1. 맨유는 항상 슬로우스타터였죠. 하지만 이번 시즌도 그랬다가는 전체 시즌을 망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버밍엄 - 번리 - 위건으로 이어지는 약팀과의 초반 3연전은 슬로우 스타터인 맨유에게는 시험대일듯 싶네요.

2. 맨유는 이날 선발 라인업에 퍼디난드를 비롯해 주전 몇몇이 빠졌는데, 흥미로운건 스콜스도 있고 루니도 있는데 오셰이가 주장 완장을 차고 등장했더군요. 스콜스가 가장 유력하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루니도 한번 주장 완장 찬적이 있어서 그 다음은 루니가 아닐까도 싶었고). 여튼 진짜 만능플레이어 오셰이, 이제는 주장까지 정벅.

3. 호날두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확실히 확실한 플레이어가 없다보니 전후반 내내 답답한 느낌이 드는 전개였습니다. 버밍엄 같은 약팀을 상대로 화끈하게 밀어붙이지 못하고 거의 대등하게 경기를 치뤘는데, 커뮤니티 실드와는 다른 전형을 들고 나온 퍼거슨 감독은 확실히 아직은 팀을 실험하는 듯 보였습니다.

4. 발렌시아는 나름 빨리 팀에 적응하는 듯 보이더군요. 나니나 호나우두 역시 팀에 적응하는데에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에 비하면 발렌시아는 당장 주전급 선수라고 볼 수 있을 듯 하네요. 조금만 더 루니나 벨바토프와 손발이 맞는다면 더 좋은 장면을 자주 연출할 수 있을 것 같네요.

5. 이 날 버밍엄이 잘한 것도 있지만 맨유는 전체적으로 답답한 분위기였습니다. 스콜스나 플레쳐가 중원에서 볼을 주려고 한참이나 그냥 서있는 장면들도 자주 있었고, 서로에게 불만 섞인 탓을 하는 장면도 제법 있었구요. 맨유가 안풀리는 전형적인 경기였죠. 예전 경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호날두 처럼 확실한 플레이어도, 테베즈 처럼 확실한 조커도 없다는 것이죠.

6. 후반과 동시에 나니와 교체되어 들어온 긱스는 유니폼을 바지에서 뺀채로 경기에 투입 (나름 의외였음;;;)

7. 후반 중반부에 브라운과 함께 교체되어 들어온 마이클 오웬은 컨디션이 좋아보였습니다. 원터치 패스들도 좋았고, 역시나 자리 잡는 능력은 탁월한 듯 하더군요. 루즈타임에 결정적인 1:1 찬스를 놓치긴 했지만 전체적인 폼은 좋아보였습니다.

8. 참고로 잘 아시다시피 이번 시즌부터 EPL은 MBC ESPN이 아닌 SBS스포츠를 통해 방영이 되게 되었습니다. 장지현 해설위원도 함께 이적을 했으며, 가장 걱정이 되었던 캐스터와 해설 부분은 그럭저럭 괜찮은 듯 하고, 무엇보다 EPL을 드디어 HD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 또 감동하고 있습니다.

9. 참고로 SBS스포츠의 캐스터를 보시는 분은, 이번 중계를 위해 정말 많은 공부를 하신 것 같더군요. 그냥 대본을 읽는 것이 아니라 EPL을 꾸준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정보나 멘트들도 자주 해주시고. 성향을 떠나서 일단 많이 공부하시는 듯한 느낌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10. 많은 예상들과는 다르게 박지성이 선발 출전도 안하고 벤치멤버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해서 이번 한 경기만을 가지고 또 박지성 위기론을 논하는 것은 이제 지겹기까지 합니다. 맨유의 미드필더진은 로테이션 시스템을 사용하는터라 호날도 정도가 아니면 그 누구도 선발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죠. 특히 이번 주는 주중에 리그경기가 있는 관계로 아예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네요.








UEFA CL Semi-finals : Arsenal 1:3 Man.United

1. 지난 주 1차전은 개인적으로 몸상태가 좋지 못해 새벽시간 축구시청보다는 잠을 택한터라 못보고 오늘 새벽 2차전만 보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이런 체력안배는 괜찮은 용병술이었다 ㅎ

2. 퍼거슨 감독의 용병술은 이 날도 약간 예상 밖이었는데 수비적인 측면이 필요하기는 했지만 박지성의 선발 출전은 미들스브로전의 골이 어느 정도 작용한 듯 하며 긱스와 스콜스 대신, 캐릭과 플래쳐, 안데르손을 미드필드 진에 배치, 결국 호나우도를 전방에 두고 좌우에 박지성과 루니를 기용하며 미드필더 진을 매우 두텁게 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3. 아스날은 수비진에 부상선수가 많은 점이 처음부터 아쉬웠다. 클리쉬와 갈라스가 없는 수비진에는 윙백으로 에부에 대신 키어런 깁슨을 투입하였고 공격진엔 5경기만에 돌아온 반 페르시를 선발로 내세웠다. 최근 폼이 좋은 아르샤빈을 기용할 수 없는 점도 아쉬운 점이었다.

4. 이 날 선수들이 입장하는 광경에서 에메레이트 스타디움의 분위기를 보면 알 수 있었지만, 아스날 팬들은 리그 우승이 사실상 멀어진 상황에서 챔스 결승에 오르기를 그 어느 때보다 간절히 원하는 분위기였다. 온통 붉고 흰색으로 도배된 에메레이트 스타디움의 열기는 정말 대단했으며 이런 분위기에 전반 초반 아스날은 굉장히 강력하게 맨유를 밀어붙였다.



(이 날 가장 핵심적인 두 선수의 맞대결 장면. 깁슨은 울었고 지성은 웃었다)

5.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전반 8분만에 호날도가 사이드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수비수 깁슨이 넘어지면서 실수를 저지르자 이 때를 놓치지 않았던 박지성이 넘어지면서 골을 성공시켰고, 경기의 분위기는 한순간에 맨유 쪽으로 넘어왔다.

6. 이 골은 맨유에게도 물론 중요하지만 골 결정력 부제라는 고질적 문제점을 안고 있던 박지성에게 2경기 연속 골이라는 기록을 만들어내면서 적어도 한 동안 이 골 결정력 부분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할 수 없게 만드는 시원한 골이었다. 퍼거슨 감독은 펄쩍 뛰며 좋아했으며 결국 그의 선택은 또 틀리지 않았다.

7. 박지성의 골이 터졌을 때만 해도 아스날의 분위기가 완전히 다운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바로 전반 11분. 상당히 먼거리에서 프리킥을 얻은 호날도는 특유의 무회전 슈팅을 성공시키며 사실상 완전히 아스날에게 찬물을 퍼부었다. 박지성의 골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던 아스날에게 호날도는 골은 더이상 회복하기 어려운 쐐기골로 사실상 이 때 승부가 이미 결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하다.



(누가 뭐라해도 호날도는 호날도다. 확실히 결정력 면에 있어서 그의 능력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8. 호날도의 골로 완전히 분위기를 잡은 맨유는 더 미드필더 진과 수비를 두텁게 하며 아스날을 압박했다. 돌아온 반 페르시는 유난히도 피곤한 얼굴 표정이었으며, 캡틴 파브레가스는 팀을 구하기 위해 끝까지 애썼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9. 후반 시작과 동시에 벵거 감독은 실수를 저질렀던 깁슨을 빼고 에부에를 투입시켰다. 개인적으로는 이 교체가 어쩔 수 없었던 부분은 인정하지만 어린 선수에게 너무 큰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결국 이 날 패배의 짐을 모두 짊어지게 되버린 어린 깁슨이 빨리 이 분위기에서 회복되었으면 한다.

10. 본래 전반전이 끝나면 골을 넣은 선수가 있을 경우 그 선수를 한 번 더 카메라에 담는 것이 프리미어리그의 정석인데, 이 날은 골을 넣은 박지성과 호날도를 잡기 이전에 깁슨과 알무니야 골키퍼를 먼저 담는 의미심장한 컷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알무니야가 호날도의 골을 막을 수도 있지 않았겠느냐 하는 의도도 담긴 컷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 골을 골키퍼의 책임만으로 돌리기엔 좀 과장이 있는 골이었다고 생각된다.



(아스날의 캡틴 세스크 파브레가스도 결국 팀을 패배에서 구해내지 못했다)

11. 후반 61분, 박지성에서 루니로 루니에서 호날도에게로 이러진 패스를 호날도가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3:0의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아스날이 한 번에 무너지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12.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날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을 찾은 아스날의 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기대에 찬 모습이었는데 이렇게 스코어가 벌어지자, 60분 지점부터 많은 팬들이 자리를 뜨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이 이렇게까지 일찍 빈자리가 늘어난 경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깊은 팬들의 실망을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13. 아, 그리고 이 날은 최근 '난 둘다'라는 유행어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베컴이 경기장을 찾기도 했는데 맨유의 승리에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베컴을 보여주고 나서 호날도의 등번호 7번을 바로 잡는 카메라 워킹도 의미심장했다.
(퍼거슨왈 : 이보게 베컴, 여기 자네보다 뛰어난 선수가 있다네)

14. 결국 경기는 1:3으로 종료되었고 최종스코어 1:4로서 맨유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오르게 되었다. 맨유는 내일 새벽 첼시와 바르셀로나의 승자와 오는 2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우승컵을 놓고 다투게 되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카를로스 테베즈  (4) 2009.05.18
2009.05.17 _ 오늘 먹은 것들.  (8) 2009.05.18
박쥐 - 시나리오북 + 폴더 + 스틸컷 세트  (17) 2009.05.01
삼성 IT100 리뷰 #4 : Smart Auto  (0) 2009.04.28
EPL 34R - ManU vs Tottenham  (0) 2009.04.26


EPL 34R - ManU 5:2 Tottenham

1. 맨유는 주중 아스날과의 챔피언스 리그경기를 염두에 둔 것인지 긱스와 박지성을 아예 명단에서 제외하였고, 호날도와 나니를 좌우 날개로, 친정팀을 상대하는 벨바토프와 웨인 루니를 전방에 내세웠고 경미한 부상이 있는 오셔대신 하파엘이 오랜만에 윙백으로 출전하였다.

2. 이 날 올드 트래포드에서 갖은 맨유의 리그 경기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FA컵 결승행이 좌절되면서 챔피언스 리그와 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는 맨유는 비교적 하위권인 토트넘과의 이번 경기를 승리로 거두어야만 앞으로의 남은 일정에서 조금이나마 수월할 수 있었기 때문인데, 경기는 맨유의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다.

3. 사실 최근 맨유는 계속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리그 3연승이라고는 하지만 모두 내용은 별로 좋지 못했고 답답한 경기였으며, 그나마 2경기는 신예 마케다가 구해낸 것이나 다름 없던 경기였다. 이 날 경기도 토트넘에게 먼저 전반에만 2골을 헌납하면서 좋지 못한 분위기를 이어갔고 이는 자칫 앞으로의 남은 일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정도로 좋지 않은 모습이었다.




4.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나니는 테베즈로 교체되었는데, 나니는 확실히 폼이 너무 많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가끔 괜찮은 크로스를 올리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어이없는 슈팅과 패스, 동료들을 살리지 못하는 움직임으로 같은 팀도 힘이 빠지게 만드는 모습이었는데, 결정력 부분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떨어진 폼이라면 이 것만으로는 맨유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듯 하다.

5. 테베즈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확실히 틀려졌다. 박지성이 보이지 않게 열심히 뛴다면 테베즈는 관중들 눈에 훤히 보이게 열심히 뛰는 스타일이다. 그는 약 30초~1분 동안 전력질 주 하여 공을 쫓는 모습을 가끔 보여주는데 이는 실제로 공을 뺏고 못 뺏고를 떠나서 팀의 화이팅을 불러일으키고 홈관중들을 흥분시키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 날도 그러했으며 관중들은 그가 이렇게 뛰는 것만으로도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를 연호헀다. 최근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 이런 테베즈를 (올드 트래포트가 너무도 사랑하는) 놓친다면 너무도 아쉬울 것이다.

6. 분위기를 잡아가던 맨유는 캐릭이 얻어낸 패널티킥을 호날두가 성공시키며 추격하기 시작했고, 바로 이어서 루니가 동점골을 성공시키면서 분위기를 점차 완전한 맨유의 것으로 만들어갔다. 호날두는 확실히 최그 경기보다는 훨씬 몸놀림이 좋아보였다. 슛팅의 정확도 측면도 그렇고 드리블에서도 스피드나 움직임이 확실히 나아진 것 같았다. 결국 호날두는 역전골마저 성공시켰고 옐로카드를 감수하고 유니폼을 벗어재끼며 세레모니를 펼치며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확실히 최근 맨유에겐 이런 분위기가 필요했다.




7. 결국 후반 종료10분을 남겨두고 배르바토프까지 골을 성공시키며 최종 스코어 5:2를 기록했다. 후반에만 5점을 몰아넣은 무서운 공격력이었으며 오랜만에 보는 맨유의 시원한 공격력이었다. 앞으로 중요한 일전들을 남겨둔 맨유로서는 승리도 승리지만 무엇보다 침채되어 있는 팀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 중요했는데, 2:0으로 패하면서 최악의 결과를 낼 수도 있었던 경기에서 5:2로 승리하며 팀분위기로 다시 정상으로 돌리는데에 성공했다.

8. 오랜만에 새벽 3시가 넘도록 진행되는 경기였으나 졸리지 않고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던 (맨유 팬으로서) 경기였다.








1. 아르샤빈의 아스날 이적이 드디어 확정되었군요(역시 이적은 유니폼 들고 사진을 찍어야만 믿을 수 있음)

2. 13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것과는 달리 23번을 받았군요.

3. 아르샤빈 경쟁에서 초반 가장 우위에 있었다고 생각되었던 토트넘이나 바르셀로나 더나아가 첼시 등은
결국 아르샤빈을 데려가지 못했네요.




4. 아스날에서 아데바요르와 호흡을 맞추거나, 파브레가스와 호흡을 맞추게 될텐데, EPL에 얼만큼 적응해 낼지가
기대됩니다.




5. 인터밀란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콰레스마가 첼시로 임대되었습니다.

6. 결국 스콜라리 감독의 포르투갈 커넥션은 이렇게 계속되는군요.

7. 인터밀란에서의 최근 부진을 씻고 스콜라리 밑에서 다시 부활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최근 떨어진 폼도 그렇고
세리에 A보다 훨씬 터프하고 빠른 EPL에 쉽게 적응할 수 있을런지는 역시 미지수네요.

8. 이 밖에 맨시티의 공격수 조가 에버튼으로 임대되었고, 뉴캐슬의 은조그비아가 위건으로 이적했습니다.

9. 아, 그리고 재밌는건, 토트넘이 데포에 이어 로비 킨 마저 다시 영입했다는 사실이죠;;;
물론 감독이 틀리다는 점은 있겠지만, 내보낸 선수들을 고스란히 다시 영입하는게 재미있어 보입니다.
혹자들은 '그러면 영표형도?'라는 얘기도 나오더군요 ㅎㅎ




10. 마지막 짤방은 요즘 AC밀란에서 회춘하신 베컴.
확실히 밀란 저지는 카카가 입었을 때도 사고 싶었었지만, 베컴이 입으니 그 욕구가 10배로 커지더군요!!!


11. 아, 오랜만에 축구 얘기 꺼낸김에 최근 제 판타지리그 라인업도 공개합니다.




본래 공격수 자리에 아그본라허 대신 웨인 루니를 쭈욱 기용해 왔는데, 몇주 째 부상이라 이번 주에는
부득이하게 교체하게 되었네요. 요즘 통 신경을 못쓴터라 그냥 그럭저럭 굴러가게 놔두고 있는 실정인데,
그런 것 치고는 다들 제법 활약해주고 있는터라 안심이네요 ^^;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벤트]블로그 구독자분들께 유령신부 일러스트북을 드려요~  (17) 2009.02.16
홍대 _ 남산 (男汕)  (4) 2009.02.16
2008.01.18 _ Coffee and Me  (0) 2009.01.20
EPL 21R - ManU vs Chelsea  (2) 2009.01.12
CROSS Ball-Point Pen  (6) 2009.01.10

EPL 21R - ManU 3 : 0 Chelsea


1.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위해서는 무승부는 될지언정 결코 어느 한팀도 패배를 해서는 어려움을 겪게 될
한 판이었기 때문에 관심을 모았던 경기였다.

2. 맨유는 우호날도, 좌지성의 날개와 미들라인에 긱스와 플래쳐를 기용하였는데, 이는 제법 파격적인 선발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었다. 홈이라고는 하지만 패배했을 경우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처럼 공격적인 라인업으로 나서기가
쉽지는 않았을텐데, 퍼거슨 감독은 과감히 이 카드를 빼들었고, 결국 긱스와 플래쳐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냈다.

3. 부상이 거의 나아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퍼디난드 대신 에반스가 센터백으로 출전하였는데, 경기 후 퍼거슨 감독이
긱스와 더불아 특별히 이름을 거론해 칭찬했을 정도로, 에반스는 퍼디난드의 빈자리를 훌륭히 채웠다.




4. 첫 골은 전반 종료 직전에 터졌다. 루니와 긱스가 재빠르게 코너킥을 처리한 것이 호나우도의 골로 연결되었지만,
주심은 이를 인정치 않았고, 곧 바로 연결된 코너킥에서 비디치가 베르바토프의 헤딩 패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하면서
1:0으로 앞서갔다. 비디치는 센터백으로서 수비력도 우수하지만, 세트 피스시 이처럼 가공할만한 헤딩능력으로 인해
더욱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5. 사실 공격적인 면을 위해 투입했더라도 긱스보다는 스콜스가 미들에 서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런 우려를 바로 잠식시키듯 긱스는 공수 모든 면에서 우수한 실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수비 가담에 있어서 다른 경기에
비해 눈에 띄게 적극적인 모습이었는데, 긱스가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함으로서 첼시의 미드필더가 중원에서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

6. 첼시는 후반 시작과 더불어 데코를 빼고 아넬카를 투입하여, 드록바와 투톱을 이뤘지만 아넬카는 거의 공 한번 제대로
만져보지 못했고, 드록바 역시 번번히 비디치와 에반스에게 막혀 드록신다운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7. 추가골은 후반 63분 경에 터졌다. 에브라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루니가 바로 골로 연결시켰는데, 전체적으로 경기를
주도하고 있던 맨유에게 추가골은 한층 경기를 여유롭게 풀어가게 했다. 루니는 이날도 역시나 공격적이고 신경질 적인
몸동작을 보여주었는데, 카드가 있었음에도 불안불안했던 루니를 교체하지 않은 것이 결국 골로 이어졌다고 봐도 되겠다.

8. 호나우도는 몇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확실히 자신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애슐리 콜과 보싱와에게 막혀
평소보다는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보싱와가 벨레티와 교체되어 나간 뒤에는 좀 더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 같다.



9. 여러 매체와 평들을 통해 이미 나온 말이지만, 현재 맨유의 로테이션 시스템에서 박지성은 분명 주전의 위치를 차지하고있다.
예전과는 다르게 맨유의 가장 중요한 경기 스케쥴에 박지성의 출전 스케쥴이 함께 가고 있으며, 골 결정력 부제라는 점 때문에
선발로 나와도 후반에는 나니나 테베즈로 교체되었던 것과는 달리, 풀 타임을 소화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물론 골을 넣는 것도 좋은 일이긴 하지만, 박지성은 경기 내내 경기장을 쉴새없이 뛰어다니며 공수양면에서 활약을 펼치는
것 만으로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고, 퍼거슨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물론 골이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

10. 이날 박지성이 사이드라인을 파고드는 몇몇 장면에서는 '와'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는데,
보싱와나 애슐리 콜 같은 EPL최고의 수비수들과 대결에서도 대등한 모습에 새삼스럽지만 대견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날 결정적인 슛찬스가 몸을 던진 존 테리의 수비로 인해 무산된 것은 참 아쉬웠다.




11. 베백작, 베르바토프도 이날 골을 성공시켰다. 많진 않았지만 몇 차례 기회에서 우아한 동작을 선보였던 벨바토프는
오랜만에 골을 성공시키며 첼시에게 3:0이라는 굴욕적인 스코어를 안겼다.

12. 맨유는 첼시와의 경기에서 승리함으로서 피곤한 스케쥴을 이어가는데 좀 더 힘을 얻게 되었고, 첼시의 경우는
원정이라고는 하지만 3:0이라는 치욕적 패배를 당한터라, 이브라모비치 구단주가 또 어떤 말을 꺼내게 될지 궁금해지는
바이다.



13. 참고로 베컴의 밀란 데뷔전도 이날 새벽에 있었는데, AS로마를 상대로 선발 출전하여 나름 괜찮은 활약을 펼친듯 하다.
새벽 4시 넘어서 했던터라 이것마저 보면 출근을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쉽지만 포기했음;;;




14. 정말 백만년 만에 축구 포스팅이로군요. 그간 EPL과 챔스 더나아가 NBA와 KBL까지 꾸준히 챙겨보고는 있지만,
포스팅까지는 못했었는데, 어제 오늘 영화 포스팅이 빈틈을 타서 오랜만에 한번 올려보았습니다 ^^;;







UEFA CL 32강 3차전_ 맨유 VS 셀틱

맨유 3:0 셀틱


1. 홈에서 스코틀랜드 챔피언 셀틱을 맞은 맨유는, 퍼디난드를 명단에서 제외하고 에반스를 투입했으며,
   부상이 있었던 에브라 대신 오셔를 윙백으로, 루니와 벨바토프 투톱에 호나우도, 안데르손, 플래쳐, 나니를 내세운 진영을
   들고 나왔다.

2. 맨유는 홈에서 열린 경기인 만큼 시종일관 주도권을 갖고 공격을 이끌었지만, 셀틱의 경우는 원정이라 하더라도
   거의 하프코트 경기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이렇다할 공격기회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질 못했다.

3. 베르바토프는 전반 30분과 후반 6분 경에 각각 한 골씩, 총 두 골을 넣어 챔피언스리그 2경기 4골을 기록하게 되었는데,
   벨바토프의 2골 모두 업사이드 판정에 있어서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이후 루니의 골은 정작 업사이드가 아니었는데 
   일종의 보상심리로 업사이드로 판정되기도 했다.

(나 이제 완적 적응했다고~ 토트넘에 있었음 어쩔 뻔 했는지 가끔 자다가 벌떡 깨곤해 ^^;;)

4. 여튼 두 골 모두 애매한 판정이 있긴 했지만 벨바토프는 2골을 연속으로 기록하며 맨유의 전술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5. 맨유는 이날 얻은 프리킥 기회를 모두 호나우도에게 주었는데, 팀 전체가 호나우도의 컨디션(특히 프리킥 정확도)을
   끌어올리는데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아직까지 제 컨디션이 아닌 호나우도는
   후반전에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는 멋진 슈팅을 날렸고, 골키퍼의 선방을 맞고 나온 볼을 벨바토프가 골로 연결시키기도 했다.

6. 최근 루니의 불같은 컨디션에 살짝 가려있긴 하지만, 나니의 최근 폼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 할 수 있겠다.
   나니는 돌파면 돌파 코너킥이면 코너킥, 날카로운 슈팅이면 슈팅 등 최근 모든 면에서 상당히 좋은 컨디션을 선보이며
   경쟁자인 긱스나 박지성에 비해 확실히 앞서고 있는 듯한 느낌을 코칭스텝에게 주고 있었다. 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최근의 폼은 인정해야 할 듯.

(로니야, 너도 얼른 컨디션 되 찾아서 짐 좀 덜어줘라. 형 혼자 고생이 많다;;)

7. 정말 최근 루니의 컨디션은 후덜덜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듯. 최근 리그에서도 최고조에 이른 컨디션으로 골을 기록하기도
   했던 루니는, 오늘 챔스리그 경기에서도 계속 되는 강력한 슈팅으로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더니, 결국은 멋진 슈팅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좋은 컨디션에 정점을 찍기도 했다. 루니가 이런 컨디션을 보여준다면 호나우도가 지금처럼 조금 부진해도
   상대하는 팀들에게는 여전히 버거운 상대가 될 것이다.

8. 후반 벨바토프 대신 테베즈가 교체 출전하였는데, 테베즈는 벨바토프 영입후 줄어든 자신의 입지를 만회하고자 시종일관
   열심히 뛰는 모습이었다(하긴 테베즈는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항상 열심히 뛰는 선수이긴허다).

9. 후반 9분 정도를 남기고 약간의 부상이 있는 호나우도 대신 박지성이 교체 투입되었는데, 이미 경기가 3:0으로 많이 기울기도
   했고 셀틱이 이렇다할 공격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시간대였기 때문에, 박지성 역시 별다른 활약을 보일 기회는 없었다.

10. 맨유는 이번 대승으로서 에버튼과의 리그 경기와 챔스리그 셀틱 원정 경기에 좋은 분위기로 임할 수 있게 되었다.



** 그 동안 EPL을 비롯해 각종 스포츠 경기를 거의 다 챙겨보기는 했으나 리뷰는 정말로 오랜만에 쓰는 듯 하네요 ^^;;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  RSS등록하기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8.10.26 _ 서울의 밤  (0) 2008.10.27
월-E 칫솔을 사다!  (6) 2008.10.26
2008.10.11 _ 이대 ECC Dr. Robbin  (0) 2008.10.11
2008.10.11 _ 이대 ECC 내  (0) 2008.10.11
2008.09.28 _ 필름포럼 (Film Forum)  (2) 2008.09.30
사용자 삽입 이미지

08-09 EPL 3R - 리버풀 vs 맨유

리버풀 2:1 맨유

1. 리버풀의 홈인 안필드에서 치뤄진 이번 맨유와의 경기는, EPL내에서도 유명한 경쟁구도에 있는 경기로서
   누가 진정한 레드의 주인공인가를 다시 한번 겨루게 되는 경기였다.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개막 이후로는
   안필드에서 조차 단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었고, 베니테즈 감독도 퍼거슨 감독을 상대로 단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던터라, 과연 이런 구도가 계속될지 아니면 리버풀이 맨유를 극복해낼지 기대가 되는 경기였다.

2. 오늘 경기는 지난 이적마감일날 극적으로 맨유에 합류한 벨바토프의 맨유 데뷔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3. 등번호 9번의 흰색 유니폼을 입고 나온 벨바토프의 모습은 아직까지는 낯설게 느껴졌다.

4. 전반 시작하자마자 벨바토프의 우측 측면에서 올라온 절묘한 패스를 테베즈가 골로 연결시키며
   맨유는 기분 좋게 1:0으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5. 벨바토프의 어시스트, 테베즈의 골. 이 때까지만해도 벨바토프를 중심에 두고 그 바로 밑에 루니와 테베즈를
   동시에 기용하는(그 바로 아래는 공격형 미들로 안데르손을 기용)포메이션이 제법 효과적으로 보였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6. 벨바토프의 영입을 통해 맨유는 곧 돌아올 호나우도까지 포함하여 공격라인을 어떻게 꾸려나갈까
   궁금했었는데, 4-3-2-1 형태를 들고 나온 맨유의 포지션은 초반에는 세 명의 공격수가 유기적으로
   자리를 바꿔가며 좋은 장면을 보여주는듯도 했으나, 전반 후반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는 이렇다할
   좋은 장면을 보여주지 못했고, 벨바토프 역시 거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7. 전반이 끝나기전에 반데사르 골키퍼와 웨스 브라운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결국 웨스 브라운의 자책골이 기록되었고 전반은 1:1로 마치게 되었다.

8. 전반 말미에 발목 부상을 입은 캐릭은 결국 후반 시작과 함께 긱스로 교체되었다.

9. 리버풀은 전반내내와 후반 중반 교체될 때까지 새롭게 영입된 리에라의 활약이 매우 돋보였다.
   수비수를 완전히 재치는 돌파장면도 여럿 보여주었고 팀플레이에도 잘 녹아든 모습으로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가 되는 모습이었다.

10. 맨유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이렇다할 공격적인 장면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수비하는 장면에 있어서도
    불안불안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었고, 좀 더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경기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1. 로비 킨은 몇 번의 좋은 골 찬스가 있었는데 무려 3번의 헛발질을 선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서형욱 해설위원 왈 : 헛발질 해드트릭이라고 ㅋㅋ)

12. 결국 리버풀은 제라드를 투입시키면서 좀 더 경기를 장악하게 되었고, 이후 리에라 대신 바벨을
    투입시키면서 완전히 분위기를 압도하기에 이르렀다.

13. 맨유는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스콜스를 빼고 하그리브스를 투입하였다.
     하그리브스는 몇번 수비에서 좋은 장면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리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였다.
    어쨋든 하그리브스의 팬으로서 올 시즌 첫 출전에 의의를!

14. 결국 마스체라노가 끈질기에 경쟁한 루즈볼을 쿠잇이 바벨에게 연결, 바벨이 역전골로 작렬시키면서
     승부는 리버풀로 많이 기울게 되었다. 맨유는 이후에도 뒤지고 있음에도 이렇다할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계속 끌려가기만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5. 마지막에는 경고 누적으로 비디치가 퇴장까지 당하게 되면서 다음 경기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 최악의
    경기가 되고 말았다. 캐릭의 부상, 비디치의 결장으로 다음 리그 경기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으며,
    벨바토프가 합류한 포메이션에 관해서도 더 연구를 해봐야되지 않을까 싶다.

16. 특히 오늘 경기는 루니가 거의 최전방 수비까지 내려와 수비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이것은 단순히 그의 운동능력을 칭찬하기 보다는, 공격수가 좀 더 공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작전을
     변경하는 편이 더 나을 듯 싶다. 루니의 공격적 재능을 거의 살리지 못한 경기였으며, 오히려 루니는
     에브라나 브라운이 오버래핑한 수비 뒷편을 커버하는데에 많은 노력을 쏟아부어야 했다.
     맨유는 호나우도가 돌아오는 시점과 맞물려 벨바토프, 루니, 테베즈, 호나우도 등 주전 공격수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될 것 같다.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  RSS등록하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EPL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부터 판타지 리그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직접 참여한 적은 없었지만 매번 시작할 때마다 할까 말까 고민하기는 했었지요.
그러다가 이번에 신어지님이 관련 포스팅을 하셔서 '그래 이번에는 한번 참여해보자'라는 생각에
드디어! 파이널리! 2008/09 시즌 EPL 판타지리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추가로 축구왕피구 님의 Figo World 리그에도 참여하였습니다)

일단 한정된 예산 속에서 15명의 라인업을 짜기가 결코 쉽지가 않더군요.
EPL을 챙겨본지가 벌써 5~6년 정도 되는터라 선수들은 대부분 잘 알고 있기는 하지만,
반대로 좋아하는 선수가 많은 만큼 선택이 더 어려워지기도 하더라구요 ^^;
일단 제가 선택한 15명의 선수명단은 이렇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단 골키퍼 부터 이야기해보자면, 가장 뽑고 싶은 골키퍼는 포츠머스의 데이비드 제임스 골키퍼 였으나
역시 영입자금 관계로 포기하고, 그 다음 선택이었던 고메즈 골키퍼를 바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고메즈 골키퍼는 지난 시즌까지 계속 PSV아인트호벤에서 뛰었고 올해 처음으로 토튼햄에서 뛰게 되었는데,
아직 EPL적응 여부가 남아서 인지 생각보다는 적은 연봉으로 책정되어 있어서 부담없이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고메즈 골키퍼는 본래 박지성과 이영표가 뛰던 그 시절의 PSV 아인트호벤 시절부터 좋아하던 골키퍼라
그래도 좋은 선택이 된 것 같네요 ^^;

수비수들은 비디치, 스크레텔, 클리셰, 리챠즈를 뽑았습니다. 원래 비디치 다음으로 뽑으려던 선수는
토튼햄에 가레스 베일이었는데 한 팀의 선수를 3명이상 뽑을 수가 없는 룰 탓에 벨바토프, 도스 산토스,
고메즈를 뽑고 부득이하게 베일을 빼게 되었네요(그런데 벨바토프의 경우 맨유 이적설이 상당히 탄력을 받고
있는터라 만약 맨유로 이적을 하게 된다면 맨유 선수가 4명이 되는데, 이런 경우는 그냥 가는 것인지,
아니면 한 명을 빼야되는건지 궁금하네요). 가레스 베일 같은 경우 수비력은 물론 오버래핑과 킥 능력까지
갖춘 선수인데 뽑지 못하게 되어 조금 아쉽네요. 클리셰 역시 가장 뽑고 싶은 수비수 중 한 명이었으며,
마이클 리챠즈와 스크래텔도 본래 플레이를 좋아하던 선수들이라 비교적 괜찮은 선택이 된 것 같습니다.

미드필더의 경우가 가장 많은 선수들이 경합을 벌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그리브스와 마스체라노,
애슐리 영, 크란차르가 선정되었습니다. 하그리브스야 제가 EPL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선수라 영입 1순위로
선정되었구요, 크란차르 역시 항상 염두에 두던 선수였고, 애슐리 영은 몸값이 비싸 고민하였으나, 맨시티의
페트로프를 재치고 최종적으로 저희 팀인 Real Folk FC에 영입이 되었습니다. 페트로프 같은 경우도 처음부터
뽑고 싶었던 미드필더 자원 중 한 명이었는데, 몇 번의 수정 끝에 결국엔 최종 명단에서 누락되게 되었네요.
부상이나 다른 요인들로 결원이 발생하게 되면 아마도 가장 첫 번째로 보충될 미드필더 자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제라드나 파브레가스, 호나우도 같은 초특급 미드필더는 없지만 이 정도면 어느 팀에 내놔도 훌륭한
미들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ㅎ

공격수는 최종적으로 루니와 벨바토프를 선발로, 교체 멤버로는 도스 산토스를 뽑았는데, 가장 기복없이
좋은 활약을 펼치는 루니는 높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선정되었고, 벨파토프 역시 가장 좋아하는 포워드 중
한 명이라 부담스러웠지만 결국 뽑게 되었습니다. 도스 산토스의 경우 바르셀로나에서 교체 멤버로 뛰던 때
인상 깊게 플레이를 보아온 터라, EPL의 화려한 공격진들을 재치고 당당히(서브지만) 공격수 3명에 들게
되었는데, 올 시즌 활약이 기대됩니다! 사실 도스 산토스와 산타크루즈의 경쟁이 상당히 심했었습니다.
산타크루즈도 처음부터 뽑고 싶었던 선수였으나 최종적으로 누락되게 되었지요. 토레스 같은 경우는 뽑고야
싶지만 연봉이 부담되어 처음부터 거의 포기했었네요.

교체 멤버로는 맨시티의 서브 골키퍼인 슈마켈과 뉴캐슬의 은조그비아와 애증의 스미스가 되겠습니다.
사실 은조그비아와 스미스는 거의 연봉을 맞추려 포함된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 한 때 앨런 스미스를
너무도 좋아했던 이로서, 뉴캐슬로 이적후의 스미스는 출전 기회는 맨유 시절보다는 더 많이 가졌으나
활약은 미미해 애증의 존재가 되었는데요, 결국 판타지리그에서도 끝내 제 팀에 포함이 되었네요.

이 멤버로 언제까지 갈런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치르는 판타지 리그임을 감안한다면 의미있는 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개막되는 EPL!
판타지 리그와 더불어 본격적으로 빠져 봅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