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되돌아 보는 마이클 잭슨의 삶


마이클 잭슨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의 죽음이 속보로 전해지던 그 날의 먹먹함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아니 먹먹하다기 보다는 실감나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내 인생의 아티스트이자, 영웅. 그리고 앞으로도 다시는 나오지 못할 불세출의 팝 스타 마이클 잭슨이 우리 곁에 없다는 사실은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더 깊은 슬픔으로 다가오는 듯 하다. 한 동안 실감하지 못했던 그의 죽음은 이후 영화로도 선보였던 '디스 이즈 잇'을 통해 비로소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는데, '디스 이즈 잇'은 공연 실황에 가까운 작품이었기 때문에 슬퍼하기 보다는 오히려 '생생한' 그의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었던 경험이기도 했었다. 이후 마이클 잭슨의 삶을 제대로 조명해볼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었는데, 오늘 소개할 이 다큐멘터리 '더 라이프 오브 언 아이콘'은 그가 떠난지 2년이 된 지금, 그와 가장 가까웠던 가족과 친구들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던 'King of Pop' 마이클 잭슨은 물론, 어린이 밴드 '잭슨 5'의 리드 보컬로서의 어린 마이클 잭슨 그리고 한 어머니의 아들로서의 마이클 잭슨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아주 의미 깊은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더 라이프 오브 언 아이콘'은 마이클 잭슨의 친구로서 그를 지켜본 이 중 한 명인 데이비드 게스트가 제작을 맡은 작품인데, 세상이 마이클 잭슨에 대해 오해하고 있던 부분들 혹은 오해는 풀렸지만 크게 보도된 의혹과는 달리 잘 알려지지 않은 진실들과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이들에 대한 분노, 그리고 친구로서 바라본 마이클 잭슨의 소소한 면면 들 까지 아낌없이 이 작품에 풀어놓고 있다. 다큐멘터리는 마이클 잭슨이 죽던 날, 그 날부터 시작된다. 그리고는 다시 맨 처음으로 돌아가 그의 부모인 조셉과 캐서린의 만남 그리고 마이클 잭슨이 태어나던 그 때로 돌아가 차근차근 그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작품의 내용은 그의 팬들이라면 아마도 한 번쯤 찾아보았을 1992년 미국에서 방영한 TV시리즈 'The Jacksons: An American Dream (국내 방영제목 – 잭슨 가의 사람들)'과 상당부분 겹치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잭슨 가의 사람들'을 본 이들이라면 그의 어린 시절이나 잭슨 5 시절의 에피소드들, 그리고 모타운에서의 성공과 솔로로 홀로서던 때의 일 등 이미 익숙한 이야기들을 이 작품을 통해서도 재차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잭슨 가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김에 조금 더 보태보자면, 마이클 잭슨의 팬으로서 TV시리즈 '잭슨 가의 사람들'은 상당히 유익했고 갈수록 그 가치가 높아지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은데, 국내에서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든 것을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참고로 이 작품에서 마이클의 어머니인 캐서린 잭슨 역할로는 안젤라 바셋이 출연했었고, 재키 잭슨 역할로는 테렌스 하워드가 모타운의 사장 베리 고디 역할로는 '스타워즈'의 랜도 역할로 출연했던 빌리 디 윌리엄스가 출연하고 있다.






다시 '더 라이프 오브 언 아이콘'으로 돌아와 잭슨 5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데,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는 얘기지만 잭슨 5는 단순히 마이클 잭슨이 어린 시절 활동했던 밴드 정도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그야말로 당시 최고의 인기 밴드이자 만약 마이클 잭슨이 솔로로 독립하여 지금처럼 팝의 제왕이 되지 않았더라도 당시의 흑인음악과 모타운 레코드를 논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 가야 할 만큼 비중 있는 밴드이며, 개인적으로도 너무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주었던 밴드이기도 하다. '더 라이프 오브 언 아이콘'에서는 당시 형제들과 함께 잭슨 5의 세션으로 활동했던 멤버들과 모타운의 소속 아티스트들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당차고 재능 넘치고 누가 봐도 물건이었던 꼬마 마이클 잭슨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당시 최고의 스타이자 잭슨 5가 불러 더욱 유명해진 곡 'Who's Lovin' You'의 원곡자인 스모키 로빈슨을 비롯해, 디온 워윅, 마샤 리브즈 등의 인터뷰에서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꼬마' 마이클 잭슨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들이 마이클을 떠올리며 이야기할 때의 눈빛을 보면 아직도 그를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선배 혹은 어른의 그것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 다큐는 기존 잭슨 5 시절을 다룰 때 비중 있게 다루던 모타운 레코드의 사장 베리 고디 대신, 잭슨 5가 진짜 물건이란 사실을 감지하고 강력하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숨은 조력자 바비 테일러의 인터뷰와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담고 있다. '바비 테일러와 더 뱅쿠버스(Bobby Taylor & The Vancouvers)'의 리더였던 그는 자신의 그룹보다도 잭슨 5의 지원에 매달릴 만큼, 잭슨 5가 모타운으로 입성 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었으며 이후 모타운에서의 활동에서 역시 'Love Comes in Different Flavors' 'Listen I`ll Tell You How' 등의 곡을 프로듀싱 및 작곡 하기도한 인물이다. 베리 고디 대신 바비 테일러의 이야기로 진행되는 것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베리 고디가 잭슨 5에게 미친 긍정적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잭슨 5를 완벽한 상품으로 끌어냈던 베리 고디와 이후 점점 더 뮤지션을 꿈꾸던 잭슨 5와의 갈등을 여기서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바비 테일러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완전히 객관적이라기 보다는 데이비드 게스트가 선택한 사람들의 주관적 입장만을 담고 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물론 판단은 각자의 몫이며 이 작품에는 등장하지 않는 저메인 잭슨이나 베리 고디,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의 입장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모타운 시절에 대한 이야기들은 지인들의 인터뷰가 훨씬 더 마이클 잭슨의 편에 서 있다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최고의 뮤지션이었던 마이클 잭슨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인간 마이클 잭슨에 대한 깊은 애정과 추억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에 또한 그를 사랑했던 팬의 입장에서 이들의 목소리에 더욱 공감하고 귀를 기울일 수 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마이클의 성형에 관한 논란이나 이후 약물에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그 간 팬들 사이에서 알려졌던 것과는 다른 시선의 내용들(성형 중독 및 약물 중독 등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둔 부분)을 담고 있어, 좀 더 정확한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렇듯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 동안 언론을 비롯해 그를 시기하고 끌어내리려던 사람들의 거짓된 정보와 험담, 음모가 얼마나 가혹한 것이었는지 역시,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This Is It'의 논란에 당사자인 폴 앵카는 직접 인터뷰를 통해 이번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잭슨 5 시절의 이야기와 솔로로 독립하여 역사를 새로 쓴 성공의 이야기를 지나 마이클 잭슨을 끊임없이 괴롭혔고 사실상 죽음에 까지 이르게 했던 아동 성추행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마이클 잭슨의 지인들은 물론 그의 팬들에게는, 조금 심하게 얘기해서 다른 범죄는 몰라도 그가 아이들에게 그런 일을 했을 것이라고는 절대 믿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애초에 이 재판과 이를 둘러싼 더러운 일들에 있어 조금의 의심조차 해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마이클의 어머니를 비롯해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 과정 속에는 근본적으로 세상에 대한 강한 분노가 담겨 있었다. 꼭 그의 지인이나 팬이 아니더라도 마이클 잭슨이라는 한 사람을 두고 벌이는 이 추악한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라도 토하고 싶을 정도로 심한 역함을 느낄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너무 쉽게 사람들을 믿었던 마이클 잭슨과 이를 노리고 앞다투어 달려든 주변 사람들, 그리고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도 이 모두를 냉정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또 다시 누군가를 믿어 더 큰 상처를 받게 된 마이클 잭슨의 모습을 이렇게 영상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안타깝고 또 안타까웠다.






이 음모 가득한 성추행 사건을 겪으며 마이클 잭슨이 당한 충격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커다란 것이었다. 여린 마이클 잭슨이 당해내기에는 너무 가혹한 일이었고,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러는 거지?'라는 물음에 답을 찾지 못했던 마이클은 결국 세상의 가혹한 조롱과 음모에 조금씩 숨을 잃어갔다. 실제로 마이클 잭슨은 그 오랜 싸움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던 그 순간에도 전혀 기뻐하거나 조금의 동요를 느낄 기력조차 없었을 만큼 이미 많이 쇠약해진 상태였다. 특히 그의 어머니와 형인 티토 잭슨 그의 전기를 쓰기도 했던 랜디 타라보렐리가 전하는 당시 마이클 잭슨의 심정을 듣고 있노라면, 안타까움을 넘어서 그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당시 고작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의 무죄에 대해 주변에 얘기하는 것 밖에는 없었던 것에 대한 죄책감마저 느껴진다.





최근 마이클 잭슨의 죽음이 의사의 과도한 약물 처방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는데, 언제나 그렇지만 언론은 의혹은 크게 보도하고 진실은 거의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 저 성추행 문제만 해도 모두 무죄로 밝혀졌고 이를 둘러싼 음모까지 수면 위로 밝혀졌음에도 아직도 마이클을 범죄자로 생각하는, 또한 죽음에 있어서도 자살이라고 알고 있는 대중들이 많다는 것은 결국 끝까지 마이클 잭슨에게 진실되지 못했던 언론의 책임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싶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당시를 이야기하던 그의 친구들은, 이제 그가 세상에 남긴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실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처음 좋아하게 된 것은 그의 화려한 퍼포먼스 때문이었지만, 점점 더 그의 음악에 대해 알아갈 수록 그가 음악을 통해 세상에 전하려던 메시지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떠난 지금, 갈수록 더 그가 남긴 메시지를 떠올려 보는 날들이 많아졌다. 마이클 잭슨은 음악으로 사랑과 평화를 세상에 전하려 했다. 상당히 추상적인 표현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랬다. 마이클 잭슨은 제 3세계에 고통 받는 아이들, 그리고 전세계에 가난과 병으로 아파하는 아이들, 환경파괴로 아파하는 지구 그리고 전쟁으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에 대해 사랑과 평화를 노래했다.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해서도 물론 많은 곡들을 불렀지만, 마이클 잭슨 만큼 범인류적인 사랑과 평화에 대해 노래하고 메시지를 전하려 노력한 아티스트는 아마 없었을 것이다. 직접적으로 마이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소중한 생명과 더 나은 삶을 얻게 되었고, 간접적으로는 더 많은 이들이 그의 노래를 통해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아주 어린 시절 'Man in the Mirror'의 뮤직비디오를 보며 사회적인 면들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처음 인지하게 되었던 것 같고, 이후에도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통해 제 3세계, 고통 받는 아이들에 대해 처음 인지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것이야 말로 마이클 잭슨이 세상에 남긴 가장 큰 유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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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0p의 블루레이 화질은 영상의 대부분이 인터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다지 흠잡을 것 없는 화질으로 볼 수 있겠다. 인터뷰 영상과 스틸 컷 이미지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종종 잭슨 5 시절 라이브 영상을 비롯해 마이클 잭슨의 콘서트 장면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HD급의 화질로 수록된 것은 아니지만 다큐멘터리의 특성상 감상에 큰 불편을 줄 정도는 아니다.




DTS-HD MA 5.1채널의 사운드 역시 다큐멘터리의 특성상 특별히 부각되지는 않는다. 중간중간 콘서트 영상들이 삽입되어 있기는 하지만 사운드적인 장점이 발휘되지는 않으며, 전반적으로 깔끔한 사운드로서 인터뷰 전달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Blu-ray : Special Features


부가영상으로는 본편에 미처 다 수록되지 못한 인터뷰 영상을 수록하고 있는데, 마이클 잭슨의 어머니인 캐서린 잭슨과 형제인 티토 잭슨, 레비 잭슨의 인터뷰가 추가로 수록되었고, 그 밖에 본편에 등장하고 있는 여러 인물들의 추가 인터뷰가 수록되었다.



본편에는 없는 완전히 새로운 추가 인터뷰가 수록된 것이 아니라, 본편에 수록된 인터뷰 영상의 풀 버전 격으로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총평] 마이클 잭슨의 어머니인 캐서린 잭슨을 비롯해 그의 가족들과 지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King of Pop' 이자 여린 한 인간이었던 마이클 잭슨의 삶을 차근차근 조명해 보는 다큐멘터리 '더 라이프 언 아이콘'은, 잭슨 5를 비롯한 마이클의 어린 시절 그리고 이후 그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갔던 성추행 사건을 사실상 '만들었던' 이들의 음모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다만 몇몇 인물의 인터뷰 내용에 있어서는 판단에 더욱 신중함이 필요한 것도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이것은 마이클 잭슨의 팬으로서 아마도 앞으로 계속 마이클 잭슨의 이름으로 나오게 될 모든 작품들에게도 적용되는 부분일 터. 우리에게 자신을 둘러싼 일들에 대해 있는 그대로 말해주었을 마이클의 존재가 더 그리울 뿐이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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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확실히 날씨나 분위기와 매우 밀접한 연관관계를 갖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날씨나 분위기에 따라 감정의 폭이 커진다고 할 수 있을텐데, 이렇게 움튼 감정을 더 요동치게 하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각각의 날씨마다 음악 듣기 좋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최고(혹은 다른 의미로의 최악)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역시 비가 내리는 날씨다. 비는 여러가지를 제공하는데, 일단 시각적으로 바라봤을 때 비나 내리는 광경은 눈이 내리는 것과는 또 다른 장관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이 광경을 두고 '장관'이란 표현까지 들먹이나 싶지만, 분명 창밖으로 바라보는 비 오는 광경은 흔하다는 이유만 제외한다면 장관이라 할 수 있겠다.

비가 또 좋은 건 역시 빗소리다. 우산과 부딪혀 나는 소리도 복잡한 출근길만 아니라면 귀기울여 볼 만 하고, 카페나 편안한 방 안에서 창문 밖으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는 것은, 지구별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호사스러운 일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 비는 대부분 우울하고 슬픈 감정을 대동하는데, 살짝 다운되는 감이 있지만 이럴 때 기분 전환을 위해 유쾌한 음악을 선곡하기 보다는, 오히려 더 감정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의 곡들을 자주 듣곤 한다. 그러다보니 비만 오면 듣게 되는 곡들이 어느 새 여러 곡 쌓이게 되었는데, 오늘은 무슨 바람이 아니 무슨 비가 내렸는지 처음으로 그 곡들을 조금이나마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덩달아 우울해질 수 있어 추천하기는 어렵지만, 나처럼 우울함을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이들이라면 비오는 날 함께 들어도 좋을 것 같다.

(순서는 아무런 의미없음)

1. Travis - Writing To Reach You



대부분 비와 Travis를 연결시킬 땐 'Why Does It Always Rain On Me'를 떠올리곤 하지만, 개인적으론 이 곡 '
Writing To Reach You'가 더욱 간절하다. Travis의 곡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비오면 반드시 듣는 대표곡 중 하나.


2. Nell - Good night



넬 (Nell)의 곡은 비오는 날 아무 곡이나 들어도 좋을 정도로 비와 궁합이 잘 맞는다. 김종완의 담백하며 애절한 보컬과 내성적인듯 하지만 극적인 곡의 전개는 비의 우울함과 닮아있다. 정말 비오는 날 아무 앨범이나 꺼내 들어도 넬의 경우는 실패하는 법이없다.


3. Damien Rice - Delicate



넬과 더불어 어느 앨범, 어느 곡을 꺼내 들어도 실패하지 않는 뮤지션이 또 하나 있다면 바로 데미안 라이스 일 것이다. 감정을 최대한 절제한 전반부와 서서히 고조시키는 중반부, 그리고 마침내 울부짖듯 폭발하는 결말에 이르기까지. 데미안 라이스의 감정은 비와 함께 더욱 치닫는다. 수 많은 곡들 가운데 오늘은 'Delicate'를 골랐다.


4. Radiohead - True Love Waits



라디오헤드 역시 비 하면 빠질 수 없는 밴드다. 톰 요크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로만 이뤄진 'True Love Waits'은 듣는 것도 좋지만 비오는 날 꼭 한 번 불러보고 싶게 끔 만드는 곡이기도 하다.


5. Portishead - Glory Box



이쯤에서 왜 포티셰드가 안나오나 했던 이들도 아마 있었을 것이다. 한 때 포티셰드에 흠뻑빠져 있었던 때는 정말 '위험했다'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빠져나오기 힘든 수렁 같은 것이었다. 그 만큼 이들의 음악은 중독성이 강해 문득문득 떠올라 마음 속을 마음대로 헤집고 다니기도 한다.


6. Aimee Mann - Wise Up



에이미 만의 'Wise Up'을 꼽은 이유는 역시 영화 '매그놀리아'의 영향이 컸다. 물론 영화 속에서 내리던 비가 그냥 비는 아니었지만, 어쨋든 이 곡 역시 비오는 날엔 더욱 간절해 진다. 영화를 봤다면 이 곡을 들으며 한 없는 심연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7. Nujabes - luv



누자베스의 곡은 앞서 선곡했던 곡들과는 조금 분위기는 다르지만 역시 비오는 날이면 꼭 듣게 되는 곡이다. 누자베스의 음악이 슬픔과 따듯함을 모두 포용하고 있는 비트라는 점에서 비오는 날 듣기에 더욱 좋은 곡이라 할 수 있을텐데, 마치 비 속을 유영하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살며시 눈을 감으면 더욱 빠질 수 있으니 눈은 감지 않는 것이 안전하겠다 (특히 길을 걸으며 들을 땐 더욱!)


8. Hee Young (희영) - So Sudden



희영은 올해 파스텔뮤직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뮤지션인데, 그 잔상이 아직까지 깊게 남아있을 정도로 인상적인 앨범이었다. 특히 이 곡 'So Sudden'의 중독성은 매우 강해서 한동안 이 곡만 듣고 다니기도 했었을 정도. 비오는 날, 그 촉촉함이 아마 더해질 것이다.


9. Michael Jackson - Smile



비오는 날이라고 MJ의 곡을 일부러 듣지 않을 이유는 없다.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도 물론 좋았지만, 그가 떠난 뒤 더 애틋해진 이 곡 'Smile'. 후반부 아이의 코러스가 인상적인 곡.


10. Cowboy Bebop - Rain



와타나베 신이치로의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의 수록곡 'Rain'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비의 곡'이다. 정말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이 곡이 떠 오를 정도로 싱크로율이 높은 곡인데, 이 곡을 들으면 왠지 우산없이 비를 그대로 온몸으로 맞아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11. Wolf's Rain - Gravity



애니메이션 OST를 꺼낸 김에 한 곡 더. '울프스 레인'은 작품 보다도 어쩌면 음악이 더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다. 그래서 당시 비싼 가격에 일본에서 발매된 사운드트랙 2장을 뒤도 안보고 구매하기도 했었고. 특히 이 곡 'Gravity'의 깊은 슬픔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인데, 비 오는 날 듣게 되면 그 슬픔이 몇 배로 증폭된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의 저서 '김태훈의 랜덤 워크'를 읽던 중 한 문장이 하나의 글감을 제공했다. 그는 1960년대를 두고 '지미 헨드릭스와 제니스 조플린이 신보를 발표하고, 고다르와 트뤼포의 신작을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시대'라
고 이야기했는데, 개인적으로도 이런 비슷한 생각을 한적이 많았던 터라 공감이 많이 되는 구절이었다. 나도 가끔,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 홍콩 느와르의 전성기를 이끌던 그 당시 개봉관에서 이 주윤발을 보았더라면 어땠을까, 비틀즈라는 밴드의 시작부터 마지막을 지켜볼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무하마드 알리의 경기를 TV라이브로 즐겼다면 어땠을까, '스타워즈 - 에피소드 5'의 그 유명한 대사를 개봉 당시 실제로 들었더라면 과연 그 충격이 어땠을까 등 비디오나 후일담으로 전해들은 전설의 이야기들을 리얼타임으로 즐길 수 있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생각해보곤 했었다.

매번 이런 생각은 이렇듯 부러움에서 그치곤 했는데 오늘은 무슨일인지, 그간 내가 살아온 시대를 돌아보게 했다. 그러고보니 내가 살아온 길지 않은 이 시대도 충분히 아름다운, 아니 후세에 누군가는 지금의 나처럼 반드시 부러워할 만한 시대를 살아왔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영화를 되돌아본다면,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 3부작과 워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 3부작을 모두 극장에서 즐길 수 있었으며, 앞서 부러워했던 '스타워즈' 시리즈의 프리퀄 3부작 역시 전야제라는 행사를 통해 팬들이 모여 그 유명한 오프닝롤이 등장할 때 극장에서 환호를 보내며 즐길 수 있었다 (이 얼마나 축복인가!). 그 뿐인가 '메멘토'부터 시작해 '인썸니아' '프레스티지' 그리고 '다크나이트'로 이어지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시작과 성장을 아직도 지켜보는 중이며, 코엔 형제라는 세기의 천재 감독의 영화를 개봉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 동시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소년에서 남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목격할 수 있었다. 또한 이소룡의 영화를 비록 극장에서 즐기지 못했지만, 우리에겐 성룡이라는 형님을 모실 수 있었으며, 박찬욱, 봉준호, 홍상수 같은 우리 감독들의 세계적인 작품도 안방에서 즐길 수 있었다. 아, 그리고 장국영이라는 별을 갖을 수 있었고 미야자키 하야오와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들, 픽사라는 영민한 스튜디오, 에반게리온이라는 걸작을 무려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사실 이걸 하나하나 말하자면 절대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는 현재에 많은 행복을 누리고 있다. 영화 팬들이라면 누구나 예전 영화들을 극장에서 볼 수 있었으면, 지금은 지긋한 나이의 배우들의 한창 때를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기 마련인데, 아마 이 다음 세대는 분명 '스타워즈의 그 유명한 테마 음악을 극장에서 들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히스 레저의 연기를 매번 극장에서 즐길 수 있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요'라는 부러움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현재는 분명 다음 세대가 충분히 부러워할만한 시대다.




음악은 또 어떤가. 개인적으로 존 레논과 동시대에 살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매우 자주 하곤 하지만, 아마도 이 다음 세대는 마이클 잭슨의 문워커를 TV를 통해 볼 수 있었다면, 그의 신보를 몇년마다 들어볼 수 있었다면, 내한 공연을 볼 수 있었더라면 하는 부러움, 아니 마치 꿈과도 같은 상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 내겐 그리고 우리에겐 마이클 잭슨이라는 세기의 아티스트가 있었다. 아마도 이건 우리 세대에 가장 큰 축복일런지 모른다. 또한 U2, 라디오헤드, 뮤즈, 레드 핫 칠리 페퍼스, R.A.T.M 등 수 많은 밴드들은 물론 bjork, beck, sigur ros, 프린스 등 개성있고 자신만의 세계가 확고한 뮤지션들의 신보를 흔치 않게 음반샾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멀리 해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다음 세대가 부러워할 만한 자산들이 많은 세대였다. 한 앨범이 100만장 넘게 팔리던 상황을 목격한 마지막 세대였으며,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반을 사기 위해 동네 음반샾에 미리 가서 예약표를 발권받거나 발매일 음반샾 앞에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서본 마지막 세대였다. 또한 우리는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는 레전드 아티스트의 결성부터 해체까지를 모두 확인했으며, 시간이 지나도 빛이 발하지 않는 댄스 음악을 만들었던 듀스를 TV음악 프로에서 만나볼 수 있었음은 물론, 윤종신이라는 사람을 '예능 늦둥이'가 아니라 애절한 발라드를 부르던 '가수'로서 갖을 수 있었다.  




그냥 우연히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내가 누린 얼마 되지 않은 과거의 시대와 현재 누리고 있는 시대 역시 누군가는 반드시 부러워할 만한 시대라는 것. 내가 과거의 시간들을 부러워 하는 것처럼,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시대도 무척이나 아름다운 시절임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 이 시절을 더 치열하게 즐겨야 한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얼마전 그저 웹상에서만 뵈었던 DP의 '쿠우'님이 쪽지를 보내어 '디스 이즈 잇' 블루레이 독일판 스틸북을 보내주셨다. 커뮤니티 내에서 마이클에 대한 애정을 유난히 밝혀왔던 것과(아바타 이미지도 MJ), 꾸준히 글을 써온 것이 무척이나 보람스러운 순간이었다. 사실 그저 웹상에서만 뵈었던 분에게 이런 과한 선물을 받게 되니, 다시 한번 커뮤니티라는 공간에 대해서, 그리고 특히 애착을 갖고 있는 DP라는 공간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더불어 더 열심히 부족한 글이나마 다른 분들과 나눠야 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선물 받은 독일판 '디스 이즈 잇' 블루레이 스틸북!




라이센스와는 다르게 종이 띠지가 위 아래를 커버하는 방식이다. 내용물에 대한 추가 설명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독일판 블루레이 스틸북에는 라이센스 버전에는 없는 여러가지 부가물들이 있는데, 그중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건 올컬러로 제공되는 북클릿이다. 라이센스판에는 별도의 북클릿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반가울 수 밖에는 없다.






이 북클릿만으로도 소장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디스 이즈 잇' 공연의 멋진 장면들을 만나볼 수 있다.




북클릿 외에 총 4장의 엽서가 포함되었다. 가끔 이렇게 엽서 형태의 아이템이 한정판에 수록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걸 진짜 엽서 본래의 기능으로 사용한 적은 없는 것 같다 ㅎ




그 외에 특별판에 걸맞게 3장의 렌티큘러 이미지가 수록되었다.




사진으로는 잘 표현이 안되지만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변하는 렌티큘러 형태를 갖추고 있다.




지난 번 구입했던 '디스 이즈 잇' 라이센스 블루레이 스틸북과 함께 한 컷.
예상치 못했던 고마운 선물이라 더욱 소장가치를 느낄 수 있었던,
'디스 이즈 잇' 독일판 블루레이 스틸북.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마이클 잭슨의 마지막 선물 ‘THIS IS IT’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 블루레이를 리뷰하게 되었을 때 가장 처음 든 생각은, 아무리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애를 쓴다 한들 어차피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 될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내 인생 최고의 영웅이자 수 많은 추억을 선사한 마이클 잭슨의 유작 ‘디스 이즈 잇’은 그의 팬 입장에서는 더더욱 나오지 말았어야 했을 작품이었다. 수 많은 팬들이 마이클의 마지막 투어가 될 ‘디스 이즈 잇’을 하루 빨리 보고 싶었을 테지만, 거짓을 하나도 보태지 않고 말하자면 이 전설이 되었을 투어가 평생 DVD나 블루레이로 출시되지 않아 끝까지 볼 수 없다 하더라도 실제로 공연되는 편을 바랬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 ‘디스 이즈 잇’은 여러 가지 회환이 들 수 밖에는 없는 작품이었다. 그가 떠난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라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 그가 떠나던 날과 그의 추모 식에서 딸 페리스가 ‘아버지는 최고의 아버지였어요’라며 오열할 땐 나도 정말 많이 울었다 -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했던 영화는, 간단한 코멘트 한 줄, 인터뷰 하나, 장면 하나 울컥하지 않을 수 없는 하지만 그의 라이브에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극한의 감동이 요동치는 작품이었다.





잘 알려졌다시피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 투어는 그의 마지막 투어이자 그가 매우 오랜 시간 준비해 온 거대한 공연이었으며, 영국 런던의 O2아레나에서 그 첫 공연이 열릴 예정이었다. ‘디스 이즈 잇’ 블루레이 타이틀에 수록된 서플먼트를 보면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지만, 마이클이 새로운 공연을 이렇게 늦춘 까닭은 다른 복잡한 외적 요소들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꿈꾸는 공연을 실현시켜줄 만한 기술의 성장을 기다렸던 이유도 컸다 - 이 외에 더 중요한 다른 이유도 있는데 이 것에 대해서는 아래에 다시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 .무대 뒤 LCD 스크린의 경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것은 물론 3D 입체영상까지 제공하고 있었는데, 이런 최고의 공연이 단 1회도 열리지 못한 것은 정말 두고두고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겠다.




(위와 같은 영상은 극장에서 볼 때도 그 위용이 느껴지긴 했지만, 본래 계획했던 대로 공연장에서 보았더라면 훨씬 더 대단했을 것이다)


결국 단 한 번도 공연되지 못한 ‘디스 이즈 잇’은 공연의 총감독을 맡았던 케니 오르테가의 연출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디스 이즈 잇’의 시작은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투어를 함께 하게 된 댄서들의 인터뷰로 조심스레 시작된다. 댄서들은 마이클에 대한 자신들의 추억과 이 투어를 함께 하게 된 소감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데, 이 인터뷰는 마이클이 떠난 뒤에 진행된 것이 아니라 투어를 연습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인터뷰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에게 ‘마이클 잭슨’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영향력 있는 존재 그 이상이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공연 중에도 종종 드러나지만 다른 공연과는 달리 ‘디스 이즈 잇’에 참여하고 있는 스텝들, 특히 댄서들은 함께 공연을 만들어가는 주체라기 보다는 어디까지나 팬의 입장에서 참여하는 성격이 강한 무대였다. 이들에게는 수많은 팬들 앞에서 공연을 할 생각을 하니 설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마이클 잭슨과 바로 옆에서 춤 출 생각을 하니 가슴이 너무 벅찼던 것이다. 결국 그들이 고대하던 무대에 서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이 인터뷰는 더 찡할 수 밖에는 없었다.




(그저 마이클과 한 무대에 선 다는 사실 만으로 감격에 눈물 흘리는 댄서들의 인터뷰를 보니 더 안쓰럽게만 느껴졌다)


공연 ‘디스 이즈 잇’과 다큐멘터리 영화 ‘디스 이즈 잇’ 모두 케니 오르테가가 연출을 맡고 있는데, 그는 마이클의 이전 투어를 몇 번 연출하기도 했었고 ‘하이 스쿨 뮤지컬’ 시리즈를 연출한 감독이기도 하다 - 참고로 마이클의 추모식 연출 또한 그가 맡았었다 -. 앞선 인터뷰도 그랬지만 전체적으로 영화 ‘디스 이즈 잇’의 연출이 가장 마음에 드는 이유 중 하나는, 보통 그가 떠난 이후에 만들어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어떻게든 이것과 연결 지어 그를 추억하고 슬픔에 젖게 만들 확률이 높은데, 오르테가는 이런 뻔한 방법을 택하지 않고 오히려 작품 내에서 이런 슬픔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워버리면서 - 이 다큐에서 이런 점을 언급한 것은 맨 처음 등장하는 몇 줄의 코멘트가 전부다 - , 오히려 팬들로 하여금 더 마이클을 그립게 만들도록 만들어 버렸다. 굳이 이런 점들을 언급하지 않아도 마이클의 무대가 더 멋지면 멋질수록 슬픔이 깊어질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디스 이즈 잇’이 갖는 가장 큰 의미 중 하나는 떠난 마이클을 그리워 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서 뿐이 아니라, 그 동안 팬들에게조차 잘 보여주지 않았던 완벽한 프로로서의 무대 밖 모습과 리허설 모습, 완벽한 무대를 위한 날카로운 모습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동안 출시된 라이브 실황 타이틀의 서플먼트에서도 완벽주의자인 마이클의 리허설 장면들은 - 무대 위 프로로서의 모습 - 쉽게 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었는데, 그가 떠나고 난 지금에서야 이 영상을 통해 그의 뮤지션 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이클 잭슨은 팝 역사상 최고의 실력을 지닌 보컬이자 댄서이자 퍼포머 인데 일반 대중들에게는 음악 외적인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에 휩쓸려 이런 진짜 뮤지션으로서의 모습 조차 오히려 왜곡되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미디어가 말하는 마이클 잭슨의 수 많은 루머들이 간단한 확인 절차 하나 없이 대중들에게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팬으로서 그의 생애 내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거짓임을 이야기하곤 했지만 매번 흘려 듣던 대중들은, 결국 그가 떠난 뒤에야 오해하고 있음을 뒤늦게, ‘뒤늦게’ 깨우치고야 말았다. 이제서야 오해가 하나 둘 씩 풀리는 것이 한 편으론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팬들로서는 이미 다 알고 있던 본래의 사실들이 마치 새로운 사실인 냥 포장되어 ‘드디어 오해가 풀렸다’라는 식으로 공개되는 것에 많은 원망이 들기도 했다.




예전 극장 상영 시 많은 이들이 했던 질문들 중에 하나가 ‘리허설 장면을 담은 영상이라는데 볼 필요가 있을까요?’라는 물음이었다. 물론 팬의 입장에서야 마이클 잭슨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다른 이유가 필요 없겠지만, 팬이 아닌 입장에서 보아도 영화 ‘디스 이즈 잇’은 리허설 장면을 적절한 편집과 구성으로 담고 있기 때문에, 쉽게 말해 ‘그냥 연습하는 것 같은’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물론 마이클과 댄서들의 의상은 공연 용 의상이 아니고 마이클 역시 곡에 따라 본 무대와 같은 100%를 노래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평소 200% 가까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던 마이클 잭슨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Smooth Criminal’의 한 장면. 고전 갱스터 영화 속 한 장면으로 다시 태어난 이 곡은 도입부의 영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어린 시절 이 곡의 뮤직비디오를 AFKN에서 얼마나 보고 따라 했는지 ‘Annie, are you OK?’는 내 생애 가장 많이 한 영어 문장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여기에는 감독인 케니 오르테가의 공을 빼놓을 수 없겠다. 그는 활용 가능한 소스를 최대한 활용하여 가능한 실제 공연처럼 느껴지도록 만족스런 편집을 보여주고 있고, 실제 공연에 사용되었을 중간 삽입 영상(영화)들 역시 적절하게 배치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공연과 다큐멘터리 영화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잭슨 5 메들리 시퀀스. 마이클 잭슨 만큼이나 잭슨 5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의 공연 중 가장 기다리는 시간 중 하나인데, 이번처럼 ‘I’ll be there’ 말미에 형들과 부모님의 이름을 부르며 ‘사랑한다’ 이야기하는 장면이 슬펐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이번 공연에 수록된 곡들의 구성은 기존 투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 서플먼트에 잠시 스쳐가는 장면들로 알 수 있었지만, 영화에는 수록되지 않았지만 공연에는 수록될 예정이었던 곡들도 몇 곡 있었다 -. ‘Wanna Be Startin' Somethin’으로 시작하는 공연은 예전 또 다른 MJ인 마이클 조단과 함께 했던 뮤직비디오로 더욱 유명한 ‘Jam’을 거쳐, 대규모 댄서들의 영상을 뒤 덮는 CG가 인상적인 ‘They Don't Care About Us’로 이어진다. 이번 작품에 수록된 곡들 중 가장 인상적인 곡 중 하나는 ‘Human Nature’였는데, 그가 솔로 퍼포머로서 무대 위에서 별 다른 장치 없이 얼마나 많은 것을 보여주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기존과는 조금 다른 창법으로 부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I Just Can’t Stop Loving You’를 부르던 중 마이클이 저 앙증맞은(?) 표정을 보았을 땐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져 나왔다)


수록된 곡들 중 특이한 점이라면 솔로 앨범 곡도 아니고 잭슨 5의 곡도 아닌 ‘잭슨즈 (Jacksons)’ 시절의 곡인 ‘Shake Your Body’가 수록되었다는 점 정도. ‘Thriller’와 ‘Earth Song’의 경우 도입부에 3D로 제작된 영상을 특별히 수록하고 있는데, 특히 스릴러의 경우 공연장에서 실제로 입체안경을 쓰고 보았더라면 정말 환상적이었겠다 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I Just Can’t Stop Loving You’는 그의 추모식에서 ‘Heal The World’를 비롯해 많은 곡의 메인 보컬을 맡아 관심을 모으기도 했던 여성 보컬 주디스 힐 (Judith Hill)과 듀엣을 이루고 있는데, 리허설 임을 상기시키며 무리하지 않으려는 마이클과 이런 마이클을 자꾸 부추겨 계속 더 노래하게 하려는 스텝들의 모습이 재미있다.





‘Thriller’ 외에 몇몇 곡은 립싱크로 진행되는 점이 아쉽기도 했지만, ‘Beat It’같은 경우 계속 키를 낮춰서 부르던 것과는 달리 원키 라이브로 부르는 모습도 특이할 만한 점이었다. 새로운 여성 기타스트인 오리안시 파나가리스 (Orianthi Panagaris)와 호흡을 맞춘 ‘Black or White’도 인상적이었지만 역시 가장 인상적인 곡은 마이클 잭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곡인 ‘Billie Jean’이었다.




드럼과 베이스 선율에 몸을 맡기고 홀로 무대에서 완전히 자신 만의 댄스 퍼포먼스를 펼치는 마이클 잭슨을 만나볼 수 있는 곡 ‘Billie Jean’.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공연에 참여하고 있는 댄서들은 댄서이기 이전에 그의 팬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공연 중에도 잠시 마이클이 홀로 춤을 추는 장면을 보면 뒤에서 넋을 잃고 그를 바라보는 이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Billie Jean’은 마이클이 혼자 꾸미는 무대라 아예 무대 아래 댄서들이 모두 내려와 팬으로서 그의 무대에 환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실 팬들조차도 마이클이 다시 예전처럼 무대 위에서 춤 출수 있을까에 대해서 반신반의 하기도 했었는데, ‘디스 이즈 잇’을 보면 그런 걱정은 말 그대로 ‘우려’였다는 것을 너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이 아들 벌에 가까운 젊은 댄서들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고 그들을 카리스마와 실력으로 압도하는 마이클의 댄스는, 그야말로 전설이다.




언제나 그렇듯 공연은 ‘Man in the mirror’로 마무리 된다. 언제 들어도 감동적인 이 곡의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MJ항공’이라고 불리는 대단원의 마무리를 결국 볼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무대 뒤 대형 LCD 화면이 열리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실제 비행기를 타고 무대를 떠나는 듯한 연출을 준비했던 이 공연의 마지막을 실제로 볼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또 한번 들 수 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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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 Picture Quality


MPEG-4 AVC 코덱의 1080P 화질은 매우 우수한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일반 필름상영과 디지털 상영, 그리고 광주에서만 상영했던 IMAX DMR 2D 포맷으로도 감상을 해보았는데, 디지털 상영과 아이맥스 상영 분을 보면서 느꼈던 점은 화질이 정말 좋다는 점이었다. 그런 우수한 화질이 블루레이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원본으로 보려면 클릭하세요)






‘디스 이즈 잇’에 수록된 소스들은, 아마도 이 투어 영상을 추후에 특별 방송으로 편성한다거나 라이브 실황 타이틀에 서플먼트로 수록하려는 목적으로 AEG Live에서 촬영한 소스들과 마이클이 개인적인 소장용으로 촬영한 영상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AEG Live에서 촬영한 소스들은 우수한 HD화질이고 개인 소장용 소스들은 4:3의 SD화질로 담겨 있다. 개인 소장용 소스의 활용은 생각보다는 많지 않은데, 리허설 장면을 공연처럼 구성하려다 보니 비어 있는 부분을 보완하는데 주로 사용되고 있다. SD급 영상이 사용된 것은 분명 화질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긴 하지만, 비중도 그리 크지 않고 HD 영상의 화질이 워낙 좋은 관계로 크게 염려할 부분은 아니라 하겠다.

Blu-ray : Sound Quality


DTS-HD MA 5.1채널을 수록하고 있는 사운드 역시 레퍼런스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사운드 역시 극장 상영시 아이맥스와 THX인증관, AT9이 설계한 사운드 관에서 각각 감상해볼 수 있었는데, 오히려 실제 라이브 실황 타이틀보다 사운드 측면에서는 훨씬 더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라이브 실황 같은 경우 관중들의 환호 소리를 비롯해 워낙에 다양한 소리들이 많은 편이라 깔끔한 사운드를 뽑아내기가 쉬운 작업이 아닌데, ‘디스 이즈 잇’ 같은 경우는 이런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장점인 경우라 할 수 있겠다.





Blu-ray : Special Features


‘디스 이즈 잇’ 블루레이의 부가영상으로는 첫 번째로 공연에 삽입되었을 ‘Thriller’‘Smooth Criminal’의 인트로 영상이 수록되어 있다. 이 두 단편 모두 기술적으로나 아이디어 측면에서 상당히 신경을 쓴 영상으로서 이렇게 부가영상을 통해 별도로 감상해 볼 수 있다. 특히 ‘Smooth Criminal’의 경우는 기존 ‘문 워커’ 당시 뮤직비디오 영상을 교묘하게 섞어 놓은 점도 흥미롭다.





‘Making Smooth Criminal’은 앞서 만나볼 수 있었던 영화 속 장면의 촬영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에드워드 로빈슨, 험프리 보가드, 리타 헤이워스가 나오는 흑백 필름 속에 마이클 잭슨을 진짜처럼 끼워 넣는 작업에 있어서 해결해야만 했던 기술적인 문제들과 저작권에 관련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데, 케니 오르테가를 비롯해 마이클과 오랜 시간 함께 해왔던 제작자, 스텝들의 인터뷰를 만나볼 수 있다.




‘Staging the Return’에서는 ‘디스 이즈 잇’ 공연의 기획에 관련한 이야기들을 전해들을 수 있는데, 이 공연이 갖는 의의와 실제로 기획되기까지의 여러 가지 흥미로운 뒷이야기들이 그의 친구들에 인터뷰를 통해 수록되었다. 이 인터뷰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은 마이클 잭슨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친구들이라 누구보다 마이클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이라는 점에서, 좀 더 인간적인 마이클의 면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주변 사람들이 누구나 알 수 있었을 정도로 본인의 아이들에 사랑이 얼마나 컸었는지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글 서두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마이클은 자신의 새로운 투어의 시작을 계속 늦춰 왔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자신의 아이들 때문이었다. 이제는 자신의 아이들의 본인의 공연을 보고 즐길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에 팬들과 더불어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은 공연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이런 심정을 잘 알고 있었던 친구들의 안타까운 인터뷰는 보는 이를 더욱 안타깝게만 만든다.




‘The Gloved One’에서는 그가 공연에서 입었을 의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번 공연의 의상을 맡은 디자이너 ‘잘디 (Zaldy)’의 설명을 통해 각 곡마다 달라지는 의상을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는데, 이런 멋진 의상을 입은 마이클의 모습을 결국 볼 수 없게 된 것을 또 한 번 아쉬워 할 수 밖에는 없는 대목이다. 엄청나게 많은 스왈로브스키 크리스탈이 사용된 의상과 ‘필립스 테크놀로지’사의 일렉트로닉 기술까지 동원된 ‘Billie Jean’ 의상까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다음 세대의 무대 의상을 부가영상으로나마 만나볼 수 있다.




‘Memories of Michael’ 는 그의 친구들이 마이클과 함께한 추억을 좀 더 자세히 들어볼 수 있는데, ‘King of Pop’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게 너무나도 소박하고 인간적인 모습들과 업계에서 수십 년을 활동해온 전문 세션맨들 조차 놀라게 만드는 그의 음악적 실력 등에 대해 다시 한번 들을 수 있다. 또한 그가 생애 내내 강조한 메시지인 ‘사랑’과 ‘평화’에 대한 친구들의 에피소드들도 들을 수 있다. 사실 어찌 보면 너무 허무맹랑하고 아이 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그의 친구들은 모두 다 이구동성으로 마이클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누구라도 그의 진심에 동화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마이클을 완전히 오해하고 있던 사람들은 물론, 그저 ‘피터팬’ 인줄로만 알았던 팬들에게 조차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주변사람들을 사랑으로 감동시키곤 했던 마이클 잭슨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 하다.




‘Auditions : Searching for the World’s Best Dancers’에서는 이번 공연에 참가하게 될 댄서들을 뽑는 과정이 담겨있는데, 전세계에서 이 오디션을 보기 위해 모인 전문 댄서들 가운데 최종 11명을 선정하게 되는 과정이 상세하게 그려진다. ‘Dancing Team’에서는 댄서로서 마이클 잭슨이 팝계에 끼친 영향과 그의 댄스에 대한 스텝들의 인터뷰가 담겨있다. 또한 팝의 황제에 자리에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공연 준비를 위해, 새로운 춤 동작을 개발하려 혼자 거울 앞에서 연습을 하는 장면은 감동스럽기까지 했다.




‘Meet the Dancers’에서는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1명의 댄서들의 각각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마이클을 처음 만나던 순간의 에피소드는 물론 어린 시절 마이클 잭슨을 보며 어떻게 댄서를 꿈꾸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안무를 맡은 트레비스의 댄서 한 명 한 명에 대한 짧은 평가도 들을 수 있다. 모든 댄서들을 마치 동생처럼 여기며 하나하나 자상하게 칭찬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Meet the Band’‘Meet the Vocalists’ 역시 같은 구성으로 밴드 멤버들과 코러스를 맡은 멤버들의 인터뷰를 통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동기나 과정 그리고 마이클과의 추억을 들려준다. 보컬리스트 같은 경우는 마이클의 예전 투어를 주의 깊게 보았던 팬들이라면 익숙한 얼굴들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 감독을 맡은 마이클 비어든의 인터뷰를 통해 밴드 멤버와 보컬리스트 들을 어떻게 선발하였고, 마이클 잭슨이 원하는 무대와 음악을 위해 어떤 점들을 고려했는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마지막으로 마이클과 밴드, 댄서로 나뉘어 있는 포토 갤러리와 예고편이 수록되어 있다.




[총평]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은 몇 마디 말로 정리하기엔 너무나 벅차고 슬픈 작품이다. 동시대를 살았던 팬으로서 이제는 더 이상 그의 새로운 음악과 공연을 만나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아직도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디스 이즈 잇’은 조금이나마 이런 아쉬움을 달래줄 현존하는 최고의 타이틀이 되지 않을까 싶다.

Forever, 마이클 잭슨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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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영화로 기억될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을 드디어 광주까지 가서 관람하고 왔습니다. 저는 어떤 영화든 그 영화가 낼 수 있는 오리지널리티 혹은 최고의 감상환경에서 가능하면 첫 번째 관람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이번 <디스 이즈 잇>은 북미 개봉시 아이맥스 DMR 2D 포맷으로도 상영이 된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과연 이와 동일한 아이맥스 포맷으로 감상할 수 있을까가 한동안 저의 최대 관심사였지요. 그러다가 알게 된 국내의 상영소식! 바로 광주 터미널에 위치한 CGV에서 아이맥스 DMR 2D 포맷으로 상영을 한다는 소식이었지요! 저의 평소 스타일대로라면 가장 영화를 극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첫 번째 관람을 바로 광주에서 했어야했지만, 반대로 서울과는 먼 광주이기에 아쉽지만 일단 디지털 상영으로 먼저 개봉 주에 관람을 하였고, 광주에는 지난 주말에야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영화에 대한 리뷰는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그리하여 광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5.18 관련하여 몇 번 갔던 것을 제외하면 몇 년만에 방문이네요. 일요일 아침 일찍, 용산에서 떠나는 8시 출발 KTX를 타기 위해 평소 출근할 때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준비해야만 했죠 ^^;




같이 타고간 분들의 80% 이상은 모두 등산가시는 어르신들이더군요. 하긴 저처럼 <디스 이즈 잇> 아이맥스 보러 광주가는 사람은 별로 없겠죠 -_-;;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11월13일)처럼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비가 안왔더라면 광주 시내를 좀 더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구요. 하지만 오히려 열차 안에서 비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광주로 가는 길은 더욱 운치있었습니다.





그렇게 달리기를 2시간 반 정도. 드디어 광주역에 도착했습니다! 비가 내리다 말다를 반복하더군요. 광주역에 내리자마자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광주고속터미널로 택시를 타고 고고!




그렇게 도착한 광주터미널 CGV! IMAX라는 문구가 오늘 따라 더욱 반갑게 느껴지는군요.





그렇게 보게 된 영화 '마이클'(CGV티켓은 가끔 영화제목이 잘려서 전혀 다른 제목을 만들기도 하죠 ㅎ). 저 티켓 가격을 보라! 1인 11,000원! 둘이 보았으니 22,000원! 거기에 왕복 KTX티켓 값, 식비 등등을 따지면 정말 영화 한편에 대단한 사치가 아닐 수 없겠습니다. 여기서 '사치'란 <디스 이즈 잇>을 그냥 그런 영화로 생각하는 분들에게 해당되는 말이겠죠(일반적으로도요 -_-;;) 하지만 저에게는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마이클 잭슨의 공연을 말그대로 '제대로'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에 저런 많은 지출도 과감하게 쏟아부을 수 있었던 것이죠(타격이 있긴 했지만, 마지막 공연이라면 공연보러 해외라도 갔을 텐데 광주정도야 못가겠냐! 라는 식으로 질렀습니다!)




아이맥스로 본 <디스 이즈 잇>은 확실히 아이맥스 포맷답게 좀 더 눈에 꽉 차는 느낌이었고, 화질도 상당했으며 무엇보다 리허설 영상들을 좀 더 진짜 공연관람처럼 즐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무대 위 장면들도 그렇지만 공연에 배경으로 쓰려고 했던 영상들을 아이맥스 포맷으로 볼 땐 정말 더욱 실감이 나더군요. 사실 이 부분은 상당히 체험적인 면에 기대는 터라 말로 표현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네요 ^^;

비록 객석에는 일요일이고 비교적 이른 시간이라 그 큰 상영관에 십여명이 고작이었지만, 그래도 또 한 번 '디스 이즈 잇' 공연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아직 제가 자주 가는 극장인 이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는 계속 상영일정이 잡혀있는 관계로 볼 수 있을 만큼 더 보려고 합니다. 몇 번을 봐도 아마 극장에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면 분명 후회하게 될테니 말이죠;;









아마도 마이클 잭슨의 팬들에게는 그가 남긴 가장 큰 선물이 되었을 영화 <디스 이즈 잇>의 사운드 트랙 역시 팬으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일찌감치 구매를 했었습니다. 언제나처럼(?) 소니뮤직에서 발매된 이번 디스 이즈 잇 앨범은 얼핏봐선 (물론 잭슨의 최근 음반을 구매하셨던 분들께서는 '얼핏'봐도 100% 파악이 가능하실테지만;;) 2CD로 발매된 일종의 '디럭스 에디션' 쯤 되지 않을까 싶지만, 그 속을 살펴보면 역시 기존 소니뮤직에서 발매된 마이클 잭슨의 음반들처럼 음반의 퀄리티 보다는 상술에 기댄 음반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음에도 구매할 수 밖에는 없었죠(이걸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소니뮤직은 역시 -_-;;). 일단 안좋은 얘기를 한 김에 마무리 짓고 가보자면, 기존 소니뮤직에서 출시된 마이클 잭슨의 음반들은 그야말로 '사골'기 넘치는 음반들로 우려먹기에 레퍼런스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였는데, 이번 '디스 이즈 잇' 앨범은 그 중에서도 베스트 오브 베스트에 들 정도의 퀄리티입니다. 일단 첫 번째 CD에 수록된 16곡 가운데 14곡은 기존 잭슨의 곡들인데 혹시나 영화 속 처럼 리허설 때 부른 버전이 수록된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도 해보았지만 ('I Just Can't Stop Loving You'같은 곡이 리허설 버전으로 실렸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말이죠 ㅠ), 역시나 기존 앨범에 수록된 버전 그대로 담겼고 신곡인 This is it의 경우 오케스트라 버전을 추가하여 두 곡이 수록되었는데, 일단 이 오케스트라 버전이라는 것이 큰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미묘한 차이는 있지만 기존 마이클이 생존에 들려주었던 다양한 리믹스와 비교하자면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This Is It'은 곡 자체로도 완전한 신곡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미공개 곡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폴 앵카와 관련하여 저작권 문제도 완전하지 않으며 (저도 첨에 이 소식이 알려졌을 때는 '아...폴 앵카, 저 다 누리신 할아버지가 보기 안좋네'하며 혀를 찼었는데 좀 알고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어느 정도 문제가 있긴 한 것 같더라구요), 마이클 잭슨 본인이 별로 공개되길 원하지 않았던 곡이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곡에는 백보컬로 잭슨즈가 참여하고 있는데, 마이클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확실히 아주 예전에 녹음된 듯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소니 측에서는 정확한 녹음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여튼 완벽주의자인 마이클 잭슨의 생전이었다면 아마도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2번째 디스크에는 몇몇 데모 버전의 곡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 데모(demo) 버전이라는 것 역시 어쩌면 상술에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기존 소니에서 발표된 각종 디럭스 버전에 수록된 데모 버전들도 그러한데, 마이클 본인이 수록을 원했다기 보다는 소니 측에 음원의 권리가 (음반으로 발표할 수 있는 권리)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항상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려 했던 마이클이 이렇게 대충 가이드 하듯 부른 데모 버전을 자의로 수록했다고는 보기 어렵거든요. 팬들에게 이런 숨겨진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기도 하지만,  어느 것이 더 마이클을 위한 것이냐를 따져보았을 때 좀 더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곧 블루레이로도 출시될 예정이라는 광고 문구! 뭐 블루레이야 무조건 필구죠!







사실 수록곡들에 대한 (신곡이나 미공개 곡에 대한) 기대가 없었기 때문에 퀄리티 면에서 많이 떨어지는 이번 앨범 수록곡에 크게 실망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이젠 너무 상술에 익숙해졌나봐요 ㅠ). 이번 앨범은 분명 컬렉팅 하는 입장에서 구매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의미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부클릿의 종이 질이나 잭슨이 마지막 모습 덕분에 여러 불매할 만한 이유가 있음에도 그럭저럭 만족한 앨범이었던 것 같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음반의 이미지는 직접 촬영하였으며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습니다.







디스 이즈 잇 (This Is It, 2009)
우리가 몰랐던 진짜 마이클 잭슨


잊지 못할 2009년을 더더욱 잊지 못할 한해로 만들어버린 주인공은 불행하게도, 원치 않게도 마이클 잭슨이었습니다. 마이클 잭슨이라는 한 명의 뮤지션이, 한 명의 사람이 저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지난 번 추모 글에 짧게 나마 정리하였으니 그 것으로 대신하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로 바로 들어가보려고 합니다.



마이클은 떠나기 전 자신의 마지막 투어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 'THIS IS IT' 투어의 첫 공연인 런던 O2 아레나에서의 공연을 한창 준비중이었죠. 이 투어에 대한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 얼마나 떨렸는지 모릅니다. 물론 지구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뮤지션이긴 하지만 영국까지 날아가서 공연을 볼 형편은 되질 않아 아마도 직접 보진 못하고 소식만 전해들었겠지만, 그래도 마이클 잭슨의 새로운 투어가 시작된다는 소식은 팬으로서 도저히 흥분되지 않을 수 없는 엄청난 소식이었죠. 별다른 수식어 없이 'THIS IS IT'이라 명한 투어의 타이틀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이 그렇죠. 그에겐 KING OF POP을 비롯해 수 많은 수식어들이 있지만, 그냥 다 필요없이 '마이클 잭슨' 하나면 될 정도로 절대적인 존재였으니까요.

결국 공연되지 못한 'THIS IS IT'투어를 이렇게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보통 때 같았다면 '어차피 해외에 나가서 엄청난 티켓값을 내고 볼 형편도 되질 않으니, 이렇게 국내에서 스크린을 통해 보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하고 생각했겠지만, 이번엔 정말로 이런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았습니다. 정말 이 멋진 공연을 평생 직접 볼 수 없다 하더라도, 마이클이 떠나지 않았다면 하는 마음 때문이었죠. 케니 오르테가가 연출한 이 영화는 이번 투어에 함께하게 된 댄서들의 인터뷰로 조용히 시작됩니다. 함께 공연을 하는 댄서들의 인터뷰이지만 이 인터뷰들은 스텝들의 인터뷰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마이클의 팬으로서 하는 인터뷰이지요. 마이클이 떠나기 이전에 이뤄진 인터뷰임에도,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우상으로 여겼던 마이클과 한 무대에 서는 벅찬 감정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댄서들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고대하던 무대를 결국은 서지 못했으니까요. 이렇게 시작부터 울컥하게 된 영화는 알려진대로 공연의 리허설 장면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Columbia Pictures. AEG Live. All rights reserved

케니 오르테가는 이번 투어의 총 감독인 동시에 이번 작품의 감독까지 맡게 되었는데 (마이클 잭슨의 추모식의 감독도 그가 맡았었죠), <하이 스쿨 뮤지컬> 시리즈를 연출한 감독답게 단순히 리허설 영상들을 담아 놓은 것이 아니라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로서도 손색이 없는 구성을 보여줍니다. 아니 그보다는 끝내 이루지 못한 'THIS IS IT' 투어를 AEG Live를 위해 촬영한 영상들과 마이클의 개인 소장용으로 촬영한 영상들을 통해 최대한 재현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100% 포함된 것 같지는 않지만 투어 공연에 수록될 대부분의 곡들이 리허설 영상을 통해 실제 콘서트 콘티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공연에 사용하려 했던 영상들도 고스란히 수록되어 있습니다.

<디스 이즈 잇>이 갖는 가장 큰 의미 중 하나는 떠난 마이클을 그리워 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여서 뿐이 아니라, 그 동안 팬들에게도 잘 보여주질 않았던 프로로서의 무대 밖 모습, 완벽한 무대를 위한 날카로운 모습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기존 수많은 공연 영상이나 보너스 클립들에서도 잭슨의 리허설 모습들을 그리 쉽게 찾아볼 수는 없었는데, <디스 이즈 잇>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이제야 진짜 마이클 잭슨의 모습을 대중들에게 공개하게 된 계기가 되었네요. 사실 일반 대중들에게 마이클 잭슨의 모습은 상당히 왜곡되어 있던 것이 사실입니다. 미디어에서 말하는 마이클 잭슨과 무대 위의 마이클 잭슨 외에 뮤지션으로서의 마이클 잭슨은 팬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평가절하된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디스 이즈 잇>을 보다보면 이런 프로페셔널한 뮤지션 마이클 잭슨을 만나볼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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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많은 뮤지션들이 마이클 잭슨과 함께 작업을 해본 뒤에는 혀릍 차며 그의 음악성에 놀라곤 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이런 점들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정확한 음과 리듬을 자신의 목소리로 연주하며 세션맨들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장면이나, 서로 프로임으로 대충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들을 끝까지 완벽하게 고집하는 모습들은 아마도 그를 잘 몰랐던 이들이 보았다면 제법 놀랄만한 정도의 장면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이 작품에 수록된 영상들은 리허설 영상들을 촬영한 것이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와는 완성도 면에서 차이가 느껴지긴 합니다. 몇몇 곡은 마이클이 노래를 목 보호를 위해 살살 부르는 곡들도 있고, 의상 역시 무대의상이 아닌 경우도 많고, 조명이나 댄서들의 동선을 보기 위해 가볍게 맞춰만 보는 것으로 이뤄진 곡들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케니 오르테가가 최대한 이 연습 장면들을 실제 공연처럼 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마치 공연 실황을 보는 듯한 감흥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 팬들이라면 영화 내내 들썩이는 몸을 주체하기 어려우실 거에요. 저도 얼마나 고개를 좌우로 돌려가며 가슴을 튕겨가며 극장 좌석에 앉아 몸을 들썩였는지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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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의 레퍼토리는 마이클 잭슨의 마지막 투어에 수록되었던 구성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잭슨 5 메들리도 여전하고, Billie Jean의 댄스 구성이나 기구를 타고 객석 위에서 노래하는 'Beat It'도 만나볼 수 있고, 엔딩을 장식하는 것은 여전히 'Man in the Mirror'와 MJ항공이거든요 ㅎ (스텝들끼리 이 마지막 퍼포먼스를 MJ항공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ㅋㅋ).

하지만 이번 공연은 바로 'THIS IS IT'! 수록된 곡들은 비슷하지만 몇몇 곡들은 완전히 다른 무대 구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일단 눈에 띄는 것은 곡의 도입부와 배경으로 사용될 영상들이었습니다. 이것들이 단순히 영상 수준이 아니라 완전 영화 수준의 영상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They Don't Care About Us'의 대규모 군대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배경에 등장시키는 것으로 시작하여, 역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인 'Smooth Criminal'은 예전 험프리 보가드가 출연했던 흑백 영화속에 마이클을 투입시켜 (마치 <포레스트 검프>에서 검프가 케네디를 만났던 장면처럼) 흑백 영화와
'Smooth Criminal'의 뮤직비디오, 새롭게 만든 시퀀스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하나의 작품으로 수록되어 있기도 합니다. 흥미로운건 리허설 영상이긴 했지만, 거의 노래를 편집없이 들을 수 있다는 점으로 미뤄봤을 때 구성상 아마도 이번 공연에서의 'Smooth Criminal'은 '린(Lean)' 댄스 없는 공연이 되었을 것 같더군요(그 부분 없이 바로 보컬이 이어지더라구요). 그리고 마지막에 'Smooth Criminal'하는 부분에서 마이클의 창법도 조금은 바뀌었더군요. 'Smooth'와 'Criminal'을 좀 더 따로 발음하는 동시에 정확하게 발음하는 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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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Thriller'와 'Earth Song'은 특별히 배경영상이 3D 입체영상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무대 위에서 걸어나오는 시체들과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숲속의 영상들을 입체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감동 받은 또 하나의 곡은 (감동받지 않은 곡이 어디 한 곡이라도 있겠느냐만은;;) 바로 'Human Nature'였습니다. 기본적인 반주 만을 배경으로 절제된 댄스와 그 특유의 보컬은, 이렇게 리허설 영상으로 보니 더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아마 이 곡 좋아하셨던 분들은 이번 영화 속 버전도 참 마음에 드실 듯 해요.

마이클의 추모식에서 'Heal the World'를 비롯해 많은 곡의 메인 보컬로 등장해 팬들 사이에서도 누구인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았었던 주인공인 여성 보컬 주디스 (Judith Hill)와 함께한 'I Just Can't Stop Loving You'도 정말 좋았습니다. 댄서들과 스텝들도 가장 좋았다고 얘기했을 만큼 두 사람의 호흡과 즉흥적인 애드립이 정말 자연스럽게 펼쳐진 곡이었죠. 이 곡을 비롯해 'Billie Jean'도 그러했지만, 마이클의 리허설은 리허설인 동시에 바로 공연이더군요. 댄서들이 모두 다 잭슨을 우상으로 삼고 있는 팬들이다보니 자신이 등장하지 않을 때는 모두들 무대 아래서 한 명의 팬의 입장에서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런 댄서들의 응원과 환호에 부끄러워하는 마이클의 모습도 재미있었습니다.

또 이번 공연의 이채로운 점을 이야기해보자면, 지난 공연들에 비해 여성 댄서들의 비중이 상당히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냥 많아진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비중이 커졌다고 해야할텐데, 심지어(?)는 'Smooth Criminal'의 전반부 시퀀스(떼로 등장하는 후반부 말고 돈 뺏기 전까지의 전반부에)와 'Beat It' 후반부에 두 패거리가 다투는 시퀀스에서도 여성 댄서가 상당히 섞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밖에 몇몇 곡은 아쉽게도 립싱크(Thriller 같은 곡들)로 진행되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Beat It'의 경우 키를 낮춰서 부르지 않고 원키로 라이브로 부르는 모습이 이채로웠습니다.


Columbia Pictures. AEG Live. All rights reserved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공연 리허설 영상이 담기긴 했지만, 상당히 죽음과 연관지어 슬프게 몰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작품내에서는 거의 죽음의 뉘앙스를 찾아보기 어려웠을 정도로 공연 리허설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감독인 케니 오르테가가 영리한 거죠. 공연이 멋지면 멋질 수록 관객은 더더욱 슬퍼질테니까요. 얼마나 울다가 흥겹다가를 반복했는지 모르겠네요. 어쩔 때는 다시금 생각난 마이클의 빈자리가 떠올라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다가도, 그의 무대 위의 모습을 볼 때면 또 다시 신나게 다리를 떨며 가만있지 못하는 저를 발견하게 되더라구요.

<디스 이즈 잇>은 2주 한정기간 동안만 상영된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상영기간 동안 기회가 될 때마다 몇번이고 볼 예정입니다. 그래서 아직 정리 안 된 얘기들은 다음 감상기에 남기도록 할께요.


1. 참고로 신촌 메가박스에서 디지털 상영으로 보았는데, 디지털의 화질이 너무 좋았습니다. 마치 방안에서 블루레이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요. 마이클의 개인소장용 영상의 화질이 DVD급이라면, 아마도 AEG Live를 위해 촬영된 HD영상의 화질은 블루레이급! 기회가 된다면 꼭 디지털 상영으로 관람하세요!

2. 저는 몇번이 될지는 모르지만, 다음 관람 때는 THX인증관과 광주 아이맥스 디지털로 볼 예정입니다. 광주 아이맥스 디지털은 차비와 시간만 해도 엄청나게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인데, 꼭 가보려고 합니다.

3. 마이클의 팬 분들이라면 영화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마세요. 'This is it'을 비롯해, 'Heal the World'도 들을 수 있고, 'Human Nature'도 다시 들을 수 있으며, 마이클의 짧은 영상과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짧은 Heal the World 캠페인 장면, 그리고 마이클이 팬들에게 바치는 마지막 메시지도 담겨 있습니다.

4. 많은 좋은 영화들이있지만, 적어도 제게 있어 올해 최고의 영화는 <다크나이트> 할아버지가 와도 <디스 이즈 잇>입니다 ㅠ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Columbia Pictures. AEG Live 에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이 그렇게 떠나고나서 그의 예전 앨범들의 LP들을 구하던 중에 마이클 잭슨의 자서전이라는 책이 최근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책에 대한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약간 반신반의할 수 밖에는 없었죠. 아마도 그의 죽음에 발맞춰 상업적인 목적이 짙은 급작스런 프로젝트가 아닐까 하는 것과, 자서전이라는 의미와는 다르게 상당부분 마이클의 의도와는 다르게 '만들어진' 책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그것이었죠. 하지만 '그래도 잭슨!' 이라는 생각으로 일단 한 번 보자는 양으로 책을 집어 들었는데, 일단 전체적으로 책을 읽어본 느낌은 상당히 마이클 잭슨의 입장에서 그를 대변하는 방식으로 쓰여져있으며(물론 1인칭으로), 솔로 데뷔 이후 'Thriller' 앨범이나 'Bad' 앨범들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던 소소한 이야기들도 담겨져 있어, 그의 팬으로서는 비교적 만족스러운 책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마이클 잭슨의 인생을 시간 순으로 살펴보고 있는 이 책 'MOONWALK'는 마이클이 잭슨 5로 데뷔하기 이전의 일들부터, 데뷔하고나서 '모타운 레코드'와 계약하기까지 각종 경연대회를 전전하던 이야기, 모타운에 입성하게 되면서 베리 고디 주니어와의 만남과 다이애나 로스와의 인연에 대한 일들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으며, 잭슨 5 활동 말미와 콜럼비아 레코드와 계약하고 솔로 앨범을 발매하기까지, 그리고 퀸시 존스를 만나 팝 역사에 전설로 남을 'Thriller' 앨범, 그리고 'Bad'앨범의 제작에 관한 이야기들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예전 미국에서 방영했었던 특선TV시리즈 '
잭슨 가의 사람들 (The Jacksons : An American Dream, 1992)' 이 참 자세하고 섬세하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었구나 하는 것이었죠. 이 책에서 마이클 잭슨이 모타운 25주년 기념쇼에서 'Billie Jean'을 부르기까지의 일들은 거의 '잭슨 가의 사람들'을 그대로 책으로 옮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이 TV시리즈를 본 이들에게는 익숙한 당시의 일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기타에 손도 못대게 했던 아버지 몰래 형제들이 처음 기타 연주에 호기심을 갖게 되고, 나중에 아버지가 형제들의 재능을 알아차리고는 본격적으로 팀을 구성하게 되는 에피소드들은, 거의 TV프로그램 대본에 가까울 정도에요.




이 책은 어디까지나 마이클의 입장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책이기 때문에, 그가 언론이나 메스컴에 느껴왔던 불신들이나 각종 루머들에 대한 견해들이 연대기적인 것과 무관하게 등장하곤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성형 의혹에 대해서도 코 수술을 2번 한 것과 턱에 홈을 만든 것 이외에는 절대 한 적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히고 있고, 더불어 다른 헐리웃 스타들 역시 모두 성형수술을 하는데, 왜 나에게만 이렇게 집중 공격을 퍼붓는지 알 수 없다고 불편함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죠. 실제로 마이클 잭슨 스스로가 사춘기를 겪으면서 자신의 외모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백인이 되려했다'라는 건 분명 틀린 얘기죠. 실제로 펩시 광고 촬영 당시 머리에 화상을 입으면서 나중까지 고통을 받아왔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 것이 백반증에 원인이 될 수도 있었다는 의견들도 나왔었죠(참고로 마이클은 이 사고로 인해 받게 된 보험금과 펩시로 부터 받게 된 돈을 모두 기부하여 화상환자들을 위한 기금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들은 잘 알려지지 않았죠).

메스컴에 대한 불평만큼이나 불쑥 불쑥 등장하는 한 가지는 바로 다이애나 로스나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애정의 표현들이죠. 다이애나 로스와 마이클 잭슨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미 알려진 바처럼 너무나도 유명한데, 그녀는 마이클에게 가장 친한 친구이자 애인이자 어머니였죠. 참고로 유서 내용에 어머니의 부제시에 아이들의 양육권을 맡아줄 차선책으로 다이애나 로스의 이름이 기제되어 있어 또 한번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그런데 잭슨의 오랜 팬들이라면 너무나도 당연스런 일이었어요. 마이클이 그녀를 후견인으로 점찍었다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일이었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은 이 책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사랑, 가난하고 병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연민, 자신들을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이들은 아이들 밖에 없었다고 밝히는 그를 아동성추행자로 몰고간 언론에 다시 한번 분노가 들지 않을 수 없는 대목입니다.




솔로 앨범 작업 에피소드들 가운데 흥미로웠던 것은 우리가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마이클의 작곡 실력에 관한 언급이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수의 팬들 조차 마이클의 히트곡 대부분이 프로듀서인 퀸시 존스의 공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가 곡을 작업하는 방식은 마이클이 일단 곡을 써오면 퀸시 존스가 더할 것, 뺄 것만 정해주는 식이었죠. 말그대로 프로듀서의 역할을 수행한 것이죠. 그리고 믹싱하고 녹음하는 프로듀싱 기술에 대해서도 많은 팬들이 간과하고 있는데, 마이클은 뮤직 비지니스에 40년 가깝게 활동했던 만큼 이런 기술에 있어 누구보다 숙련자였고, 이는 최근 신보 작업을 함께 했던 현 최고의 프로듀서들 중 하나인 윌 아이 엠이나 카니예 웨스트 등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되기도 했었죠.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마이클이 어떻게 곡을 만들고 뮤직비디오 같은 경우도 어떻게 제작되게 되었는지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마이클의 오랜 팬이라면 절반 이상은 이미 알고 있는 얘기일 수 있겠지만, 일반 팬들에게는 그 동안 잘못된 언론의 루머들로 인해 오해하고 있었던 진정한 '마이클 잭슨'에 대해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동시에, 팬들 역시 흥미를 끌만한 내용들도 적지 않게 담겨있어 그를 추억하며 읽어내려가기에 만족스러웠던 책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Rest In Peace, MJ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출판사 미르북스에 있습니다.





그가 떠나고 난 뒤, 한 동안 잠잠했던 그의 LP 컬렉팅에 대한 욕구가 다시금 일어나 여기저기 알아보길 여러날.
우연히 들렀던 온라인 쇼핑몰에서 스릴러 25주년 기념 앨범의 2LP의 재고를 확인하고는 바로 질렀네요.





물론 CD로도 25주년 기념앨범을 가지고 있지만, LP의 맛은 분명 틀립니다. 특히 소장하는 입장에서 LP의 소장가치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겠죠(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물론(?) LP플레이어가 없습니다 -_-;;)






스릴러 당시의 마이클의 얼굴은 정말 가장 건강한 얼굴이었죠. 쌩쌩하고, 생기있다고나 할까요.





제가 특히 좋아하는 곡 'Human Nature'가 보이네요.





국내에는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들을 뒤져봐도 현재로서는 마이클 잭슨의 LP를 구하기가 정말 쉬운일이 아니더라구요. 마이클이 떠난 뒤에 리이슈가 되어 다시 수입이 되지 않을까도 기대해 보았지만, 이것이 CD도 아닌 LP이다보니 그런 관심에서도 멀어져있던 것 같네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옆구리에 턱 하니 끼고는 지하철을 타고 왔는데, 왠지 모르게 뿌듯하더라구요 ^^;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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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실 봐야지는 했었지만 어쩌다보니 트위터와 모 커뮤니티 사이트에 문자 중계까지 하며 보게 될 줄은 몰랐었네요. 끝까지 다 보고 잔 턱에 1시간만 자고 바로 출근했지만, 잠이야 나중에도 또 언제든지 잘 수 있으니까요.

2. 머라이어 캐리가 I'll be there를 불렀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 곡을 머라이어의 곡으로 알고 있으나 이 곡은 본래 잭슨 5의 곡이죠. 그녀가 리메이크 한 것이구요. 이 곡을 비롯해 이날 불려졌던 모든 곡들은 그 가사 하나하나가 다 의미깊을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3. 라이오넬 리치의 등장도 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는 마이클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뮤지션이었죠. 그를 이런 무대에서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로울 수 밖에는 없더군요.

4. 이 날 중간중간 비친 형제들의 모습은 울컥울컥하게 만들더라구요. 모두 선글라스에 노란 넥타이 그리고 잭슨의 트레이드 마크인 빛나는 장갑을 잭슨처럼 모두들 끼고 나온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5. 스티비 원더는 잭슨 5 이전에 모타운에서 더 성공했던 아이돌 스타였죠. 그 역시도 자신이 이런 무대에서 노래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거에요. 스티비 원더의 연주와 노래는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하면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6. 장소가 스테이플 센터여서인지 코비 브라이언트와 매직 존슨도 추모사를 하기 위해 무대에 섰습니다. 'Jam' 뮤직비디오를 함께 촬영하기도 했던 또 다른 MJ인 조단이 함께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긴 매직 존슨 역시 'Remember the Time' 뮤비에서 까메오로 출연했던 인연이 있습니다.

7. 드림걸즈의 그녀, 제니퍼 허드슨이 나와 'Will You Be There'를 불렀습니다. 이 곡 마지막의 나레이션은 잭슨의 목소리로 전해졌는데, 정말 듣고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슬프더군요 ㅠ

8. 존 메이어는 'Human Nature'를 기타로 연주하였습니다.

9. 브룩 쉴즈도 추모사를 통해 마음을 전했는데, 그녀와 잭슨의 우정은 한 때 매우 유명했었죠. '빌리 진'이 그녀를 위한 곡이다라는 루머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10. 이 날 가장 슬펐던 장면 중 하나는 마이클 잭슨이 가장 좋아했던 곡 'Smile'을 형인 저메인 잭슨이 부르던 장면이었습니다. 울먹이며 노래를 잇는 저메인의 모습을 보니 눈물이 절로 흘렀습니다. 저메인은 형제들 가운데서도 잭슨에게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으며 부당하게 재판을 받을 때도 항상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잭슨을 지켰던 가족이었죠.

11. 마틴 루터 킹 3세와 미 하원의원을 대표해 나온 흑인 여성의원의 연설도 감동적이었습니다. 한 때 마이클 잭슨을 두고 백인이 되고 싶어하는 흑인이다. 흑인의 수치다 라는 루머가 있었는데, 이 날 이런 말들은 100% 루머임이 새삼 밝혀졌습니다. 전 흑인 사회가 그의 빈자리를 그리워하고 있었으며, 전세계에서 흑인의 인권을 드높인 인물로 마이클을 추모했습니다.

12. 어셔는 'Gone Too Soon'을 불렀습니다. 아마도 어셔에게 잭슨은 우상 그 이상이었을 거에요.

13. 잭슨의 스승겪이기도 한 뮤지션 스모키 로빈슨도 나와 마이클과의 추억을 떠올렸습니다.

14. 마지막은 We are the world 와 Heal the world가 장식했는데, 첫 마디를 장식하신 분은 잭슨의 콘서트에서 코러스를 담당하시던 그 분이었습니다.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그 분의 얼굴에 또 한번 울컥하게 되더군요. 아시다시피 We are the world는 마이클이 라이오넬 리치와 함께 작곡한 곡입니다.

15. 마지막으로 가족들이 무대 위에 올라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는데, 이 형제의 이야기들을 잘 알기에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맨마지막엔 잭슨이 딸이 울먹이며 아버지인 마이클을 추억하는데, 우리가 몰랐던 아버지로서의 마이클을 떠올리게해 뭉클한 장면이었습니다.

16. 마지막 관이 무대 위를 떠나는데 Man in the mirror이 흐르더군요 ㅠㅠ

17. 그렇게 마이클 잭슨과 팬들, 가족, 친구들이 함께한 영결식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18. TVN은 생중계 해준 것은 참으로 감사했지만 프로그램 진행에 있어서는 너무 많은 미숙함을 노출했습니다. 사회자인 김진표야 그럴 의무가 없다지만 전문가로 참가한 임진모씨는 적어도 누가 누구인지는 정확히 얘기해주었어야 했는데, 어떻게 마이클의 영결식 해설을 맡은 사람이 저메인 잭슨의 얼굴도 모른단 말입니까. 그 외에 동시통역은 영어를 잘 못하는 저로서도 그냥 원어로 듣고 싶은 욕망이 들만큼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더라구요. 노래 제목을 직역하는 경우도 많았구요. 진행은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19. 참고로 오늘(8일) 저녁 MBC에서는 드라마 '트리플'대신 마이클 잭슨에 대한 추모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한다고 합니다. 다시 한번 마이클을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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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 이른 아침. 문자 메시지 오는 소리에 얼핏 잠이 깨지만 별로 중요한 일 아니겠지 하고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다시 문자 메시지가 오는 소리가 들린다. 혹시 무슨 급한 일은 아닐까 해서 확인해봐야 겠다하고 생각할 때쯤, 때마침 핸드폰으로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뉴스 봤어?, 마이클 잭슨 오늘 죽었데' '뭐라고?' '진짜야, 지금 속보로 막 나오고 있어' '무슨 말이야, 마이클 잭슨이 죽다니' '심장마비래, 빨리 TV틀어봐' 급하게 전화를 끊자마자 TV를 틀었다. 여기저기 속보가 터져나온다. 이 바보 같은 상자에서는 도대체가 믿을 수 없는 사실을 계속해서 쏟아낸다. 나의 영웅 마이클 잭슨이 죽었다니. 마이클이.... 믿을 수 없어.


이 이후로도 이 날 하루는 참 많은 친구들에게 전화와 문자를 받았습니다. 그 중에는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로 거의 한 번도 연락을 안했던 친구도 있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평소 자주 연락하지 않는 친구들도 많았는데, 이 친구들은 저에게 이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하려는 것도 있었고, 다른 한 편으론 아마도 이 사실에 가장 많이 충격받았을 저를 위해 위로를 전하려고 오랜만에 용기를 내어 연락한 것 같았어요. 학창 시절 제게는 마이클 잭슨과 서태지라는 두 인물을 때어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우상 그 자체였는데, 중학교 수학여행때 'Heal the world'를 불렀던 탓에 제가 잭슨 팬이라는 것을 모두가 다 알게 되었죠. 그래서 인지 이 친구들은 마이클 잭슨의 충격적인 소식에 저를 떠올렸던 것 같더군요. 하지만 정말 오랜만에 들려온 친구들의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잭슨의 죽음 소식은 너무도 충격적이었어요. 아직 50밖에는 안된, 올해 10월부터 세계 투어 공연을 앞두고 한창 연습 중이던 마이클에게 죽음이라니요. 이런 일이 어디있습니까 ㅠㅠ




제게 있어 마이클 잭슨이라는 존재는 'KING OF POP' 그 이상이었어요. 제가 아주 어렸던 시절 부모님이 제가 옹알대는걸 녹음한 테잎이 있는데, 들어보면 아직 우리말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어린 나이지만 라디오를 통해 그리고 녹음된 테이프를 통해 흘러나오는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말도 안되는 발음으로 따라부르는게 나옵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엉터리 영어지요. 제가 아마 음악이라는걸 처음, 인지하지는 않았어도 분위기로 접하게 된 것은 아마 마이클 잭슨의 음악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왜 어렸을 때는 TV속에 등장하는 뮤지션들의 모습을 집에서 혼자 따라도 해보고 춤도 춰보고 하잖아요. 저에게 그런 첫번째 대상은 마이클 잭슨이었으며, 우습게도 나이를 제법 먹은 이후에도 그의 몸짓과 습관들은 몸에 배어서 혼자 있을 때면 자주 흉내내보곤 했었지요. 재미있는 건 어렸을 때 엉터리로 외워버린 영어 가사 때문에 나중에 영어를 배우고 난 뒤에도, 몸에 익어버린 엉터리 영어를 전부 다 떨쳐내지 못했다는 거죠. 그 만큼 제게 있어 마이클 잭슨은 머리로 배우고 받아들인 존재가 아니었어요. 몸으로, 가슴으로 받아들였던 존재였죠.



아마도 저는 기억 못하지만 제가 마이클 잭슨 보다 먼저 듣게 되었던 것은 잭슨 파이브(Jackson 5)일지도 몰라요. 물론 잭슨 파이브가 활발히 활동했을 당시 제가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부모님께서는 모타운 레코드 소속 뮤지션들의 곡들을 즐겨 들으셨으니(그중 잭슨 파이브를 가장!) 더 먼저 들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나중에 마이클 잭슨을 본격적으로 좋아하게 된 뒤에 그가 5살 때부터 잭슨 파이브라는 패밀리 밴드에 보컬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자연스레 잭슨 파이브의 음악을 찾아 듣게 되었죠. 저는 지금도 마이클 잭슨의 음악 만큼이나 잭슨 파이브의 음악을 좋아합니다. 모타운 사운드를 워낙에 좋아하기도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그 중심에는 분명 잭슨 파이브가 있어요. 잭슨 파이브의 음악은 정말 마이클 잭슨이 보컬로 활동했던, 5살짜리가 보컬로 활약해서 화제가 되었던 밴드가 아니더라도, 정말 좋은 곡들이 많습니다. 지금 들어도 당췌 몸을 가만히 둘 수 없을 정도로 흥겨운 댄스곡들 부터, 도대체 어린 소년이 부르는 소울 보컬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발라드들까지. 잭슨 파이브는 이미 레전드 밴드였어요. 그 보컬인 마이클 잭슨이 'KING OF POP'이 되는 바람에 빛이 바랬지만요 ^^;





잭슨 파이브라는 그룹은 수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영감을 주었지만, 마이클 잭슨 본인에게는 누구에게나 있는 '유년기(Childhood)'를 빼았아갔죠. 이 부분은 마이클에게 가장 큰 상처이기도 했어요. 그에 관한 여러 다큐 작품들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어린 마이클은 항상 불만이 있었어요. 왜 몇 년씩 정신없이 여기 저기로 투어를 다녀야 하는지, 왜 타기 싫은 비행기를 매번 타야하는지, 왜 자기는 다른 친구들처럼 그냥 평범하게 놀면 안되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죠. 아니 할 수 없었죠. 예전 미국에서 방영했던 '잭슨가의 사람들'이라는 특집 드라마를 보면 잘 알 수 있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시간들이었죠. 그는 스스로 원해서 잭슨 파이브의 보컬이 되었다기 보다는 아버지의 강요와 나중에는 뮤직 비지니스의 요구 때문에 원치 않게 행동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죠. 이렇게 유년기가 없었던 마이클 잭슨은 어른이 되어서도 이 유년기의 공백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아직 동심이 그대로 남아있는 마이클이 겪기에는 너무 어른들의 더러운 일들이 그의 주변에 많았었죠. 성추행 혐의를 비롯해, 전세계 수많은 언론의 그를 향한 더러운 공격들까지. 많은 이들이 모르고 있지만, 성추행 혐의는 최종 무혐의 처리된 것은 물론 그가 죽은 이후에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던 아이의 아버지는 돈을 뜯어내기 위한 자작극이었다고 실토하기도 했습니다. 이제와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이미 그를 공격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를 성추행범으로 못박아 버린 지금에 와서 말이에요.




마이클 잭슨의 음악, 노래에 대해 하나하나 열거하자면 정말 끝도 없을 거에요. 그는 정말 'KING OF POP' 그 자체라 할 만큼 그냥 좀 인기있고 유명한 팝스타가 아니었어요. 전세계적으로 히트한 곡들만 해도 수십곡에 이르며 빌보드 앨범차트, 싱글 차트, 앨범 판매 기록 등 수많은 기록은, 수치적인 기록적 의미보다도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시대에 아이콘이었어요. 예전 AFKN을 통해서 'Billie Jean' 뮤직비디오를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가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바닥에 불이 켜지는 효과는 당시로서는 '와'소리가 나올 정도의 감각이었으며, 그가 모타운 기념 공연에서 보여주었던 전설의 공연 실황과 소년이라면, 아니 어른이라도 누구라도 한 번쯤은 흉내내봤을 문워킹은 두말할 필요없는 놀라운 장면이었죠. 뮤직비디오라는 형식을 과감히 넘어서서 거의 한 편의 단편 영화를 선보였던 'Thriller'는 또 어떻습니까. 실제로 이 뮤비를 처음 봤을 땐 그 반전아닌 반전에 상당히 놀랐었던 기억이 나네요. 'Beat It'과 'Bad'는 그 자체로 아이콘인 경우죠. 이 뮤비에서 잭슨이 입고 등장한 옷들이나 춤동작은 그 자체로 하나의 레전드가 되었습니다. 그가 죽은 이후에 오랜만에 'Beat It' 뮤직비디오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종반에 군무 장면의 연출은 지금 봐도 상당히 훌륭한 수준이었습니다. 마이클 잭슨이 가장 빛나던 순간이기도 했구요.




그의 모든 곡들과 뮤직비디오는 다 레전드라 부를 만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를 꼽으라면 'Smooth Criminal'을 꼽고 싶습니다. 아마 제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본 뮤직비디오가 아닐까도 생각되네요. 흰 정장과 중절모, 그리고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완장까지. 이 코스튬과 설정은 게임으로 발매되기도 했었죠. 영화 <문 워커>를 통해 만나볼 수도 있었는데, 이 뮤직비디오는 얼마나 많이 봤는지 중간에 션 레논과 흑인꼬마가 나누는 대화까지 다 외웠더랬죠. 이 곡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몸이 45도로 굽혀지는 린(Lean) 댄스를 들 수 있는데, 예전에 집에서 이거 따라하려다가 앞으로 정말 수태 넘어졌었죠 ㅎ 이 댄스의 비밀을 알기 전까지는 정말 영화 속 소녀처럼 보고도 믿지 못하기도 했었죠. 그래서 수없이 넘어졌고요 ㅎ 이 뮤직비디오 혹은 라이브 실황은 정말 언제봐도 신나고 흥겨운 곡입니다.




개인적으로 마이클의 곡들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는 바로 'Man in the mirror'입니다. 영화 <문 워커>의 첫 장면에 등장하는 맨 인 더 미러의 콘서트 실황 장면은 정말 감동 그 자체죠. 감동적인 무대와 더불어 인상적인 것은 콘서트 장에서 눈물 흘리는 팬들과 실신해서 실려나가는 팬들이 모습이죠. 이것 역시 마이클 잭슨하면 떠오르는 그 만의 장면 중 하나인데, 사실 콘서트에서 안전요원들에 의해 들려서 실려나가는 팬들의 모습은 그의 팬이 아니면 잘 이해가 안될 수도 있는 부분일 거에요. 저도 처음에는 잘 이해되지 않았었는데 그의 팬이 되면 될수록 이해가 가더라구요. 그가 떠난 이후 다시금 콘서트 영상을 보았는데, 무대에서 노래하는 마이클과 그를 보고 눈물 흘리는 팬들 모습에서 예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뭉클함이 느껴지더라구요. 다시 보기 힘든 장면이었습니다. 팬들의 눈물에 저도 울컥하게 되어서요.




마이클 잭슨의 노래나 퍼포먼스를 조금이라도 관심 깊게 본 음악 팬들이라면 90년대 이후 등장한 팝스타들의 모습에서 마이클 잭슨의 그림자를 어렵지 않게 찾아보실 수 있었을 듯 합니다. 해외 팝스타들은 마이클 잭슨을 보고 꿈을 키워왔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밝히곤 했고, 그의 스타일을 모방했다고 얘기하는 것 역시 거리낌이 없었죠. 굳이 해외스타로 눈을 돌리지 않고 국내 스타만 봐도 마이클 잭슨의 영향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실 지금 저스틴 팀버레이크나 어셔, 비 등의 퍼포먼스의 뿌리에는 모두 마이클 잭슨이 있지요. 호흡에서부터 손동작 하나까지 잭슨의 영향력에서 파생된 음악적 후계자들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그의 죽음이 이렇게까지 저에게 큰 영향을 줄줄은 몰랐었어요. 그의 오랜 팬이긴 하지만 어찌보면 단 한 번 만난적도 없고 만날 수도 없었고, 딴 세상 사람일 수도 있는 그의 죽음이, 저를 며칠 간 아무것도 못하게 할 정도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심한 두통에 회사를 조퇴하게 만들 정도로 큰 영향을 줄줄은 몰랐죠. 그 동안 30년이라는 세월을 살아오면서 같은 나이의 친구들의 죽음도 가족인 할머니의 죽음도 겪었었고, 가장 최근에는 그래도 응원했던 지도자를 슬프게 잃기도 했었지만, 이번 같진 않았던 것 같아요. 장국영이 떠났을 때도 이러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죠. 왜 그랬을까요. 마이클 잭슨이란 존재는 제게 과연 어떤 존재였을까요. 이 사람은 제게 알게 모르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던 것일까요. 왜 저는 이런 사실은 그가 떠난 다음에야 조금이나마 실감할 수 있게 되었을까요. 이제와 이렇게 밖에 얘기할 수 없는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런데 본래 이렇게 딴 세상에 가까운 삶을 살던 존재가 떠나면 크게 실감이 나지 않게 마련인데, 마이클 잭슨의 경우는 이상하게도 앞으로 그의 노래와 퍼포먼스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크게 와닿네요.




그의 죽음이 더 안타까운 이유는 바로 올해 10월 런던 공연을 시작으로 전세계 투어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본격적으로 새 앨범과 함께 다시 한번 KING OF POP의 재림을 알리는 투어가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그리고 바로 세상을 떠나기 전날에도 리허설 연습을 했던 그였는데, 이제는 이 공연을 볼 수 없데 되었다는 점이 더욱 더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그 어느 죽음이 안타깝지 않겠느냐만은, 오랜 어두운 터널을 지나 이제 막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던 그의 죽음이기에 더 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잭슨이 진행하려던 이 공연은 그의 오랜 팬이었던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중심으로 그를 그리는 팝 스타들이 함께하는 추모공연으로 채워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이 공연은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공연이 될 것 같네요. 가까운 일본에서라도 한다면 정말 꼭 가고 싶네요.





바로 사망 이틀전에 공연 리허설을 하는 마이클이 모습인데, 한 편으론 여전하면서 다른 한 편으론 몹시 수척해보이는 모습에 더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지금 분명히 얘기할 수 있는건 아마 앞으로도 마이클 잭슨과 같은 전 세계적 인지도와 커리어,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뮤지션을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누가 또 이렇게 전세계의 시골 구석구석에 사는 노인들까지 그 이름만은 알고 있을 정도의 인기와 유명세를 얻을 수 있을까요. 또 누가 이렇게 수 많은 사람들의 인생에 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요. 마이클 잭슨의 죽음이 슬픈 이유는 그를 잃어서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이가 없을 것이라는 걸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네요.

마이클 잭슨 (Michael Joseph Jackson). 그는 나에 영원한 영웅이자, 두 말할 필요없는 KING OF POP이었습니다.
당신을 대체할 수 있는 존재는 앞으로도 없을 거에요. 당신과 함께한 짧은 세월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미처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요. 앞으로도 당신이 들려준 그 음악들에 힘입어 하루하루를 더 열심히 살아갈께요.

누군가가 그렇게 얘기하더군요. 마이클의 죽음은 어떤 의미에서 드디어 편히 쉴 수 있게 된 거라구요.
이젠 편히 쉬세요.


Rest In Peace
Michael Jackson
1958.08.29 ~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신보도 아니었는데 오랜만에 정말로 두근두근거리며 기다린 앨범이 드디어 발매, 도착하였다.
바로 킹 오브 팝! 마이클 잭슨 형님의 스릴러 25주년 기념 앨범!!!



스릴러를 상징하는 좀비들과 함께한 커버가 앞 면을 장식하고 있고,
뒷 면은 빌리 진 스타일의 MJ의 모습이 장식하고 있다.



이번 25주년 기념앨범 디럭스버전에는 보너스 사진이 포함된 48페이지의 컬러 부클릿이 수록되었으며
영문 및 번역 가사집과 DVD가 수록되었다.



25주년 기념반이라는 이름 답게 이에 어울리는 매우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디스크 프린팅을
확인할 수 있다.



DVD에는 Bille Jean, Beat It, Thriller의 뮤직비디오, 그리고 전설의 공연 영상인
모타운 25주년 기념 공연에서의 빌리 진 퍼포먼스가 수록되어 있다.




멋스러운 홀로그램 포스터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거 뭐 아까워서 어디 붙일 순 없을듯...



함께 동봉해온 포스터를 배경으로 한 컷.



Thriller 앨범에 관해 뭐라뭐라 말하는 것 자체가 그야말로 두말하면 잔소리 일 것 같다.
이미 마이클 잭슨의 앨범은 예전 스페셜 에디션으로 재발매 했을 때 모두 재구매를 했었었지만,
이번 25주년 기념반은 이것 자체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는 앨범으로, 후배 뮤지션들이 새롭게 작업한 곡들이
없었더라도 응당 구매했을 앨범이었다.

칸예 웨스트와 윌 아이 엠, 퍼키, 에이 콘이 참여한 새로운 버전의 잭슨의 곡들은,
애초부터 그랬듯이 원곡을 넘어서는 수준을 기대하지는 않았었다.
이것은 팬들은 물론, 칸예나 윌 아이 엠 스스로도 이를 기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잭슨의 오랜 팬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새롭게 리믹스된 버전을 듣다보면 오히려
원곡이 얼마나 뛰어나고, 좋은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물론 이들이 새롭게 선보인 버전이 별로 라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현 블랙 뮤직 씬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그들이기에 이 정도의 만족스러운 뉴버전을 내놓은 것이 아닐까 싶다
(얼마나 부담이 되었을지 생각만해도 짐작이 간다 ㄷㄷㄷ)

이 얼마만인지....
오랫만에 잭슨의 음악에 흠뻑 빠져들고 만다....

올해 역시 윌 아이 엠과 테디 라일리 등과 함께 작업해 선보일 신보에서도
이와 같은 감동 주시길~



Michael Jackson - Thriller 25th Anniversary Edition [Deluxe Version]

CD 1
01 . Wanna Be Startin' Somethin'
02 . Baby Be Mine
03 . The Girl Is Mine (with Paul McCartney)
04 . Thriller
05 . Beat It
06 . Billie Jean
07 . Human Nature
08 . P.Y.T. (Pretty Young Thing)
09 . The Lady In My Life
10 . Vincent Price Excerpt (From "Thriller" Voice-Over Session)

11 . The Girl Is Mine 2008 (Michael Jackson with will.i.am)
12 . P.Y.T. (Pretty Young Thing) (Michael Jackson with will.i.am)
13 . Wanna Be Startin' Somethin' 2008 (Michael Jackson with Akon)
14 . Beat It 2008 (Michael Jackson with Fergie)
15 . Billie Jean 2008 (Kanye West Mix)
16 . For All Time (unreleased track from original "Thriller" sessions) (미발표곡)


DVD
01 . Thriller
02 . Beat It
03 . Billie Jean
04 . Billie Jean performance from Motown 25: Yesterday, Today and Forever

Michael Jackson _ The Girl Is Mine 2008 (With Will.I.Am) (Single)


오는 2월 12일 마이클 잭슨의 Thriller 25주년 기념 앨범 출시에 앞서, 본 앨범에 수록된
곡 'The Girl is Mine'이 먼저 싱글로 선보였다.
본래 마이클 잭슨과 폴 매카트니가 듀엣을 선보여 화제가 되었던 이 곡을
2008년 버전에서는 윌 아이 엠이 피처링하여, 좀 더 신디사이저의 느낌이 강한 비트와
랩을 추가해 새롭게 발표하였다.

역시나 윌 아이 엠은 모든 곡을 세련되게 뽑아내는 재주가 특별하다.
'The Girl Is Mine 2008'도 얼핏 들으면 별로 대단할게 없어보이지만,
사실 그냥 신곡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자연스러운 비트를 원곡에 물흐르듯 씌워내고 있다.

이 싱글 앨범에는 The Girl Is Mine 2008 (With Will.I.Am)과 Club Mix버전, 그리고 원곡의 데모버전을
수록하고 있는데, 아이러니한건 2008년인 지금에 와서 들어도 1982년도에 만든 원곡의 데모버전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윌 아이 엠의 작업은 고전을 재해석하는 것에도 의미가 있겠지만
뭐랄까, 원곡의 우수함을 새삼 깨닫게 하는 작업으로서의 의미도 갖게 될 것 같다.



2008년을 맞아 올해도 얼마나 나의 귀를 즐겁게해주고, 감동을 시켜줄 뮤지션들이
새 앨범을 내놓을까 생각해 보았다. 대충 생각해보아도 벌써부터 두근거리는 뮤지션부터
걱정이 앞서는 뮤지션들까지,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떠올랐다.

그냥 오늘 갑자기 생각난, 2008년 새 앨범이 기다려지는 아티스트를 소개해본다.
이 리스트는 지극히 주관적이며, 이들 가운데는 실제로 새 앨범 소식이 전해진
뮤지션도 있으며, 올해 쯤이면 새 앨범을 내겠다 예상되는 뮤지션도 있고,
전혀 소식은 없으나 그냥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포함된 뮤지션도 있음을 미리 밝힘.
(역시나 순서는 아무런 관련없음)


1. 서태지


얼마전 15주년 한정판 1만 5천장을 우습게 팔아버리며 다시 한번 언론을 떠들석하게
장식했던 태지형. 언제나 그렇지만 새 앨범을 낼때마다 항상 가장 기대되는 국내 뮤지션 중
하나이다. 지난 앨범이 스스로 밝힌 것처럼 감성코어였다면, 이번 새 앨범에는
또 어떤 음악으로 찾아올지 궁금해진다. 물론 록을 바탕으로 한 음악이 될 것이
99% 확실하고(뜬금없게 레게, 포크 이런거 해보면 어떨까 -_-;), 이전 앨범이
그간 앨범들보다 훨씬 대중적이었다는 면에서 볼 때 이번 새 앨범은 좀 더
매니아 성격이 강한 음악적인 시도가 많은 앨범이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2. 문희준


살아있는 보살이라고 불리우는 그! 문희준!
난 문희준을 욕해 본적도 없지만 사실 좋아해본적도 없다.
지금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히 그냥 너무 이유없이 욕을 많이 먹은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 뿐이다.
문희준의 새 앨범이 기다려지는 것은 매우 단순한 이유다.
문희준의 말처럼, 나도 그렇게 쭈욱 생각해왔었지만, 댄스가수 계속했으면 욕먹을일도 없고
돈도 잘 벌었을텐데, 굳이 그렇게 욕을 먹어가면서 록 앨범을 계속 내왔다는 것만봐도
일단 그의 록의 대한 열정은 인정받은 것이 아닌가 싶다.
본인이 좋아 록을 한다는데, 그것이 록이든 아니든, 싫으면 안들으면 될것 아닌가.
여튼 열정은 보여주었으니, 이제 실력을 보여다오!

3. RJD2


Aceyalone과 함께한 콜라보 레이션 앨범은 정말 최고였다.
그해의 최고 비트중 하나였으며, 나를 가장 들썩인 곡들이 수록된 앨범이기도 했다.
그 이후 내논
Third Hand는 좀 더 실험적인 면이 강해 확 와닿는 음반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이기에 가능했던 프로젝트였다.
RJD2는 현존하는 일렉트로닉, 힙합 프로듀서 가운데 가장 뛰어난 이임은 분명하다.
그러기에 언제 나올지 모를 그의 새 앨범은 언제든지 대환영이다. 그것이 솔로 프로젝트이건
콜라보레이션이던 간에.

4. Sufjan Stevens


처음에 듣고 딱 이거다! 신선한 포크가 나왔구나! 하며 들떴던.
하지만 이름을 보고 처음에 한번에 읽어내지는 못했던(-_-)그 뮤지션.
미국의 50개주를 모두 돌아 각 주의 느낌을 모두 음반으로 내겠다는 엄청난 프로젝트를 밝히고
계획에 옮기기 시작한 그. 그래서 그의 지금까지의 앨범을 모두 소장하게 되었지만,
앞으로가 참으로 더 걱정인 Sufjan Stevens.
그렇게 바쁠텐데, 크리스마스를 맞아 특별 패키지까지 제작하며 여유까지 부렸던 그.
(이 앨범은 정말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사고 말았다 -_-;;)
50개의 앨범을 내려면 올해도 적어도 한 장은 내줘야 하지 않을까.
좋아하게 된 걸 후회하게 된 뮤지션 상위권에 있는 그 -_-;; (언제 앨범 다 사지 --;;)


5. Belle And Sebastian


그들의 지난 앨범들은 전체적으로 다 좋았고, 취향에 맞았었지만
특히나 지난 앨범 'The Life Pursuit'은 패키지도 그렇고, 담긴 음악도 그렇고
다시 한번 벨 엔 세바스찬에 깊게 빠지도록 만들었던 앨범이었다.

매해 광명에 온다만다 말이 많은 그들.
온다면 무조건 달려갈텐데....
올해에도 좋은 음악을 선사해주었으면 좋겠다~


6. Michael Jackson


기대치로만 본다면 단연 최고.
이 글을 쓰게 한 장본인. 바로 잭슨 형님이다.
인비저블 앨범의 실패와 각종 구설수에 올라, 음악적인 면보다 온갖 가쉽게 휘둘려
이미지가 많이 추락한 잭슨 형님. 그의 새앨범을 기다리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큰 기대와 흥분에 휩싸여있다.
그도 그럴것이 현재 블랙뮤직은 물론 팝씬을 총통틀어도 최고의 흥행 프로듀서로 꼽히는
윌 아이 엠이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고, 카니예 웨스트는 물론, 넵튠스 출신의 페럴 등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듀서 사단이 잭슨의 새 앨범을 지휘하고 있다.
여기에 팀버랜드와 다른 유명 프로듀서들의 이름도 계속 거론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새 앨범은 음악적으로 획기적인, 그리고 다시금 예전에 마이클 잭슨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는, 특유의 딸꾹질 소리와 비명 소리가 질펀한 음악이 담겼으면 한다.


7. India Arie


그녀는 분명히 외모덕을 못 본 탓이 크다.
그녀의 음악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알리시아 키스에 비해서도 전혀 부족하지 않으며
싱어송 라이터로서 능력도 A키스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특히나 지난 앨범 'Testimony: Vol. 1, Life & Relationship'은 대중과의 친화를 염두해둔
상당히 대중적인 네오소울 음악들이 담겨있었는데도, 예상밖으로 그리 빛을 발하지 못한 것 같다.
새 앨범의 타이틀은 'Testimony: Vol. 2, Life & Relationship'로 정해진 듯 한데,
난 그래도 그녀를 계속 지지한다!


8. Panic! At the Disco


이들의 첫 앨범 'A Fever You Can't Sweat Out'은 데뷔 앨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해 내가 마음대로 뽑은 올해의 앨범 10선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
무언가 새로운 록을 찾던 가운데, 이들과 'The Dresden Dolls'는 나에게
신선한 에너지를 마구 전달해주었다.

본래 계획은 2007년 하반기 발표예정이라고 알려졌으나
조금 연기된 듯 하다. 이번에도 재기발랄하고 매우 신선한 록 음악을 기대한다!


9. Portishead


한 때 트립합에 빠져서 살던 시기가 있었다.
그 당시 포티셰드는 하루도 뺴놓지 않고 들었던 가장 대표적인 밴드였다.
우울한 나의 성향과 잘 맞아드는 그들의 우울하고 극적인 사운드는
이러한 우울증을 더 부추기기에 최고였다 -_-;
당시엔 그들의 라이브 하는 모습은 보지 못하고 음반으로 만 들어오던 중,
과연 베스 기븐스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노래할까 하는 것이 나의 가장 큰 궁금증 중
하나였던 때도 있었다. 한 동안 활동이 없다가 지난해 드디어 활동 계획이 알려진 그들.
올해에는 아마도 새 앨범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0. U2


그리고 U2.
현존하는 최고의 슈퍼밴드 유투. 나이를 먹어가도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과 새로운 사운드의 도입으로 오히려 팬들을 더 늘려가고 있는 그들.
지난 두 앨범이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신선함을 주었다면
새로 나올 앨범에서는 오히려 반대로 어쿠스틱한 분위기로 가도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사실 U2는 새 앨범보다도 내한 공연이 더욱 기대되는 밴드이기도 하다.
보노의 정치적인 성향으로 보았을 때 언젠가는 꼭 평양이나 판문점 등에서 공연을
하지 않을까 싶은데....과연 내가 죽기전에 그들의 공연을 한국땅에서 볼 수 있을 것인가.
보노!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올해에는 내한공연을 추진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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