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시대에 DVD리뷰가 뭥미? 할 수 있겠지만은. 현재 <렛 미 인> 블루레이의 정발은 사실상 어렵고 해외판에는 한글자막도 없을 뿐더러, 이 영화가 그리 화질과 사운드에 포커스가 맞춰진 영화도 아님으로 DVD로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듯 하네요.








안토니아스 라인 (Antonia's Line, Antonia, 1995)
삶과 죽음이 반복되는 인간의 굴레


<댈러웨이 부인>을 연출핶던 마를렌 고리스 감독의 1995년작 <안토니아스 라인>은 제목은 지인들을 통해 매우 자주 접해왔을 정도로 익숙한 영화였는데, 막상 실제로 작품을 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다행히 그 경험은 극장에서 이루어졌다. 재개봉에 앞서 위드블로그와 함께한 시사회를 통해 만나볼 수 있었는데, 역시나 많은 영화팬들에게 회자되는 작품답게 여러가지 담론을 생성해 내고 있었다. <안토니아스 라인>이 언급될 때 반드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다름아닌 '페미니즘'일텐데,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단순히 페미니즘 영화로 묶어버리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을 듯 하다. 많은 페미니즘적 요소가 담겨있기는 하지만 여성을 위한 여성의 영화라기 보다는 결국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으로 더 느껴졌기 때문이다.




영화는 간단히 말해서 '안토니아'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마을을 배경으로 그 속의 사람들의 관계와 가족의 탄생 그리고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일단 이 마을은 일반적인 가족영화에서 등장하는 마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마치 스릴러 영화에나 나올 법한, 매우 고립되고 날이 서 있는 구성원들이 자리잡고 있는 기묘한 공간이며, 주인공 안토니아가 이 마을에 다시 돌아와 자리잡게 되면서(그리고 안토니아와 딸이 마을 사람들과 관계를 점차 맺어가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안토니아를 살펴보기 전에 이 마을 사람들의 이미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을에 살고 있는 이들은 단순히 남자들 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원들이 일종의 빈자리를 저마다 하나씩 갖고 있다. 안토니아가 이들과 관계를 맺게 되는 방식은 바로 이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이며 구성원들은 더 노골적으로 (모든 것을 이미 소유한듯한) 안토니아에게 자신의 빈자리를 채워주길 기대한다. 이를 단순히 성적인 욕망이나 자손 보존의 본능만으로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그러한 눈초리와 기대도 분명 있겠지만, 영화는 단순히 남성과 여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서서 일종이 구원의 존재를 통해 삶과 죽음의 역사를 풀어놓는 것이다. 이 영화가 페미니즘 영화로 불리우는 것은 이런 것을 가능케 하는 주인공이 여자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안토니아를 비롯해 딸인 다니엘은 물론이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은 거의 다 독립적이고 남성에게서 자유롭거나, 안토니아를 통해 이런 삶을 살게 된다.  그 반대로 남성 캐릭터들은 상당히 무능력한 동시에 여성을 이용하려고만 드는 존재로 그려져 그 상대적 비교감을 더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페미니즘 영화라면 '여성에 의한'도 중요하겠지만 '여성을 위하는' 측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안토니아스 라인>은 페미니즘 영화로만 바라보기에는 더 큰 주제를 얘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하겠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기존에 하도 페미니즘 영화라는 소리를 듣고서 본 영화는 조금 의외이기도 했다.



(영화 속에는 안토니아가 씨 뿌리는 장면이 두,세차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분명 상징적인 것이다. '남편이 왜 필요하죠?'라는 안토니아의 영화 속 대사처럼, 정해진 성적 역할 분담에 대해 아무 생각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임을 이야기한다)

최근 끝까지 감상을 했던 미드 <식스 핏 언더>를 본 탓인지 두 작품에서 비슷한 분위기와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다. <안토니아스 라인>은 영화가 중반 이후까지 전개될 때까지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않는다(페미니즘 적인 측면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어찌보면 이 때까지는 그저 세월의 흐름과 가족의 구성과정 관계의 확장에 대해서 차근차근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고 사건 사건을 그저 늘어놓을 뿐이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이 다 되어서 그리고 결말이 나고나서는 앞서 풀어놓은 긴 세월의 흔적들이 결국 이러한 것들이 반복되는 인생사를 이야기하려는 소스였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보름달이 뜨면 늑대처럼 우는 여자와 그 아랫 층에 사는 남자의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등장시킨 것은, 나중에 보름달만 보이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면 관객들이 느낄 허전함과 그녀가 죽고 난 뒤 그 소리를 평생 못견뎌하던 남자가 결국 이어서 늑대처럼 우는 장면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인 것이 단편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계속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고 가족을 확장시켜 나가기만 했던 영화는 조금씩 구성원들 간의 갈등을 이야기하면서 균열과 슬픔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인다. 그러다가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영화의 첫 장면처럼 다시금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영화에서 죽음을 묘사하는 장면 중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죽음을 맞게 된 혹은 그 주변 사람이 죽음의 대해 미리 알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 초반 어머니의 죽음 때문에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었다는 안토니아의 내레이션에는 '하지만 아직 어머니가 죽기 전에 도착했다는 점이다'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마지막 안토니아가 죽게 되었을 때의 묘사도 그렇고 자신의 죽음을 직접 준비하는 '굽은 손가락'의 경우도 그렇고, 죽음이라는 것이 인간으로서 막을 수 없는 순리라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삶에 더 충실해야 한다는 진리를 역설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매우 진부한 진리를 다루는 이 영화만의 방식이며 이 역시 <식스 핏 언더>와 동일한 부분이다.

영화는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가볍게 춤추는 것처럼 유머를 섞어가며 자연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마치 남들은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는 다니엘의 시선처럼(이런 설정은 이런 류의 영화에서는 잘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는데, 잘 생각해보니 초반에는 이런 것들을 보았던 다니엘이 나중에 보질 못하고 그녀의 손녀인 아이가 다른 상상을 보게 되는 것 또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지 말고 세상의 정해진 선입견들을 비판없이 수용하지 말고, 나름의 인생을 살아가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 여러가지 측면으로 읽힐 수 있는 텍스트라는 점에서 <안토니아스 라인>은 좋은 영화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족과 여성, 삶과 죽음, 이것들을 각각의 시선으로 각자가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2. 그러면에서 리뷰에는 다 쏟아내지 못했지만, 페미니즘 측면에서 본 영화, 인생사로 본 영화, 가족의 탄생 측면에서 본 영화 등 각각의 리뷰를 써보거나 비교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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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vs 에이리언 (Monsters Vs. Aliens 3D, 2009)
아쉬움이 남는 드림웍스의 신작

자꾸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을 얘기하는데 픽사 얘기를 해서 안됬지만, 드림웍스의 신작 <몬스터 vs 에이리언>은 <월-E>와의 비교를 굳이 하지 않더라도 많이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애초부터 <쿵푸팬더>급의 기대는 없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덜 실망한 것도 있겠지만, 역시나 우려했던 스토리 텔링 측면에서는 신파라고 느꼈었던(하지만 좋았던) <볼트>보다도 아쉬웠으며, 단순히 패러디와 유머로서 내러티브를 채워가는 구성은 갈수록 힘에 붙여보였다.



(그래도 이 장면은 멋졌어요. 스케일이 느껴지기도 했구요 ㅎ)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들이 그러했듯이 이 영화도 본편보다 더 화려한 성우진을 갖추고 있는데, 무언가 주객이 전도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 수잔 역할을 맡은 리즈 위더스푼의 연기는 그녀만의 색깔을 드러내지는 못했고, 세스 로건은 여전했으나 새로울 것은 없었으며, 휴 로리나 레인 윌슨 역시 별로 돋보이지 못했다(케이트를 연기한 르네 젤위거는 별로 존재감도 없다;). 그나마 키퍼 서덜랜드가 조금 나은 편인데 전체적으로 잭 블랙, 안젤리나 졸리, 루시 리우, 세스 로건 등이 참여했었던 드림웍스의 전작 <쿵푸팬더>와 비교한다면 더빙 측면에서도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

여러가지 버전 중에 디지털 3D 버전으로 감상하였는데, 일단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입체 화면으로 구성된 3D작품 치고는 이를 만끽할만한 장면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존에 3D로 제작되었던 <폴라 익스프레스>나 <베오울프> 등과 비교하자면 3D를 의식하고 만든 장면이 있기는 하나 그 임팩트가 부족하고 3D에 특화된 장면들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개인적으로 또 하나 아쉬운 점을 들자면 영화 본편의 퀄리티와는 상관없이 아이맥스가 아니라 일반 관에서 관람했기 때문에, 좀 더 3D효과를 눈 안 가득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점도 들 수 있겠다).



(마치 키에누 리브스 주연의 <지구가 멈추는 날>에 등장했던 '클라투'를 연상시키는 모습)

영화는 평범한 소녀와 몬스터, 외계인을 등장시키면서 자신감 없던 소녀(아, 그러고 보니 결혼할 나이니 소녀는 아니겠구나;;;)가 자신이 잘하는 것을 찾아내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몬스터로서는 '헬보이'같은 어글리 영웅들의 설움을, 외계인으로서는 볼거리와 재미거리를 선사하게 되는 구성인데, 세 가지 요소모두 그럭저럭 평균적인 수준이다. 성장영화 요소야 몇번이고 반복되어도 괜찮을 만큼 자주 사용되는 소재이긴 하지만, 몬스터라는 점은 일단 제목과 이미지만 봐도 일반관객들의 생각에는 '저거 <몬스터 주식회사>랑 별차이 없겠네'하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하는데 실제 영화도 이것을 더 확장하지는 못한다. 몬스터들의 모습이나 성격들은 너무 전형적이고 기술적 측면에서도 획기적일만한 발전까지는 느끼지 못했다.

외계인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각종 관련 영화들의 패러디를 슬쩍 슬쩍 끼워넣는데, 물론 재미있었지만 <슈렉>처럼 주된 스토리 텔링이 확실한 배경에 패러디를 곁들여야 둘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텐데, <몬스터 vs 에이리언>의 경우는 패러디가 등장하는 장면만 반짝하고 또 힘에 붙이는 느낌을 지우기가 어렵다. 그래도 <미지와의 조우>의 그 유명한 조우 장면을 패러디 한 것은 나름 재미있었다. 그러고보니 주인공 5명 캐릭터의 모습에서는 어디선가 <판타스틱 4>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듯 했으며, 수잔과 몬스터들이 잡혀있던 큰 홀의 이미지는 테리 길리엄 감독의 <브라질>이 살짝 연상되기도 했다.




큰 기대감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몬스터 vs 에이리언>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큰 축 중 하나인 드림웍스의 신작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분명 아쉬운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애매한 추천평으로 마무리하자면, 입체안경을 쓰고 3D버전으로 감상해야 그래도 좀 더 볼거리가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을텐데, 3D영화치고는 그 포맷다운 특징이 약하다는 점이다.


1. 끝나고 본격적인 크레딧이 시작되기전 추가 장면이 있습니다.

2. 엔딩 크레딧의 이미지와 음악을 보고 느꼈던 것인데, 이건 분명 007을 겨냥한 스타일이었거든요. 그렇다면 후속편이???

3. 3D 자막은 기존 다른 작품들보다도 좀 더 감상이 불편했던 것 같아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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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Vicky Cristina Barcelona, 2008)
우디 알렌이 쓰는 트뤼포의 '쥴 앤 짐'

우디 알렌의 새로운 작품만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었는데, 갑작스런 국내 개봉의 요상한 제목 탓에 '문제작'이 되어버린 이 영화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영화를 보고 나니 국내 개봉 제목인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가 새삼 이상하게 느껴진 것은 물론이고, 원제인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라는 제목이 반드시 필요한 영화임을 또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국내 개봉시에는 마치 '아내의 유혹'을 연상시키려는 제목과 더불어 포스터 속 스칼렛 요한슨의 상의를 포샵으로 더 야하게 조정하는 수고까지 한 것으로 봐서, 이 영화의 주된 타겟팅을 우디 알렌의 팬들이라기 보다는 4~50대 관객들에게 맞출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뭐랄까 불륜과 권태가 주가 된 영화랄까. 이런 식으로 홍보되어도 그럭저럭 이해할 만한 영화들도 있지만, 적어도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에게 이런 대우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우디 알렌의 세계 내에서 벌어지는 그의 또 다른 이야기이며, 수다가 동반되는 동시에 그 와중에 문득문득 생각하게 하는 그 만의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단번에 연상되었던 것은 프랑소와 트뤼포 감독의 1961년작 <쥴 앤 짐>이었다. 우디 알렌이 원래부터 고전적인 스타일이나 (특히 오프닝이나 엔딩 크레딧 같은 경우) 방식의 사용을 즐겼다는 점을 제외하더라도, 이 영화는 제목 부터 전체적인 구성까지 트뤼포의 <쥴 앤 짐>을 그대로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일단 그렇기 때문에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라는 제목이 용납 안되는 점이기도 하다. <쥴 앤 짐>이라는 제목이 그러했듯 이 영화 역시 '비키' '크리스티나'라는 인물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고 여기에 '바르셀로나'라는 배경을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제목은 우디 알렌 본인 스스로도 분명 <줄 앤 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을 드러내는 하나의 표식이기도 하거니와 트뤼포가 만든 1961년작의 이야기를 21세기에 맞게 다시금 각색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사실 제작년과 작년에 영화제와 상영회를 통해 <쥴 앤 짐>을 극장에서 보게 되었을 때, 아니 보기 전에는 영화에 대한 큰 기대감이 있었다. 영화는 미처 보지 못했지만 '쥴 앤 짐'이라는 그 제목과 그 포스터는 외울 정도로 익숙한 터였기 때문에 드디어 보게 되는 영화에 대해 기대감이 클 수 밖에는 없었는데, 막상 보고 나니 기대감이 컸던 탓인지 그다지 와닿지는 않았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1961년 작이라는 세월의 텀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모든 옛날 영화들이 이런 간극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대에 기대거나 시대상을 그린 영화들 가운데는 요즘에 와서 보았을 때 그 간극을 뛰어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었다. <쥴 앤 짐>의 경우는 당시로서는 굉장히 파격적이었던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키며 남녀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2008년에 보기에는 100% 공감하기 어려운 공기가 있었다. 영화가 별로라기 보다는 공감하기 어렵다에 가까운 느낌이었는데, 그런 면에서 마치 <쥴 앤 짐>을 21세기 버전으로 각색한 듯한 느낌의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는 각 캐릭터들에게 (적어도 줄과 짐 보다는) 더 공감할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 자체에 더 깊게 빠져들 수 있었다.

<쥴 앤 짐> 얘기를 꺼낸 김에 좀 더 해보자면,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는 누구인지 모를 제 3자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점이나 그 내레이션의 어투나 화법 모두 <쥴 앤 짐>을 연상시키게 한다. 휴양지가 등장한다는 점도 그렇고 관계설정이 조금 틀리기는 하지만 한 남자를(여자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복잡한 남녀관계라는 점도 그렇고, 무엇보다 자전거 타는 장면도 그대로 나온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인상적인 또 다른점은 러닝타임내내 거의 잠시도 쉬지 않고 배경음악이 깔린 다는 점이다. 재미있는건 거의 내내 깔려있음에도 어느 때는 음악이 인식되었다가 또 어느 때에는 잊혀졌다가를 반복한다는 점이다.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의 기본 구조는 아무래도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굉장히 성격이 분명하다. 내레이션을 통해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것처럼 각 캐릭터는 말그래도 완전히 '캐릭터'화 된 인물들로서 구분이 쉽고 각각의 개성을 갖는다. 그렇게 배경을 깔아놓고는 이 인물들 간에 어떤 관계들이 형성되고 얽히는지를 영화는 서서히 풀어나간다. 이들의 관계를 쉽게 설명하자면 '삼각 혹은 사각관계' 정도로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이들이 맺고 있는 관계는 이런 개념보다는 오히려 '굴레'같은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크리스티나는 굉장히 남녀 관계에 있어 자유스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한 편으론 본인 스스로 본인이 자유로운 존재라는 굴레에 갇혀있어 오히려 자유롭지 못한 일들을 겪게 되며, 하비에르 바르뎀이 연기한 안토니오 역시 예술가라는 캐릭터답게 굉장히 자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그가 이로 인해 겪게 되는 일들이 마냥 자유롭게만 보이지는 않으며, 반대로 가장 일반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비키의 경우 역시 '이러면 안된다는' 또 다른 굴레에 얽매여서 자신의 감정에 조심 또 조심을 하게 된다.

예술가라는 직업은 이런 그들의 자유로움을 좀 더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라는 지역적 배경 역시 이들의 자유로운 관계들을 가능토록 하는 광대한 베이스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관객들은 보는 내내 바르셀로나에서 하비에르 바르뎀 같은 남자를 만난다면 혹은 페넬로페 크루즈 같은 여자를 만난다면 저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되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포스터에 제목처럼 비키 역을 맡은 레베카 홀도 포함되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데, 그 만큼 이 영화에서 (더군다나 다른 세 배우들 틈에서도!) 빛을 발했던 배우는 레베카 홀이었다. 나머지 세 배우를 평소에 워낙에 좋아하는 터라 상대적으로 레베카 홀에 대한 기대치가 적어서 였는지 몰라도, 그녀가 연기한 '비키'를 사실상의 주인공으로 인식해서 인지는 몰라도 레베카 홀의 연기는 매우 현실적이여서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이 영화를 지구 반대편 어디에서든 있을 법한 얘기로 만들어주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다 했더니 크리스토퍼 놀란의 <프레스티지>에서 크리스찬 베일의 아내 역할로 출연했었다.

하비에르 바르뎀은 언제 그가 '안톤 쉬거'였느냐고 외치기라도 하는 듯 어쩌면 본연의 느끼하면서도 매력적인 남자를 능글맞게 연기하고 있다. 그가 이 영화에서 연기하는 '안토니오'의 모습에서는 마치 '라틴계 조지 클루니'가 느껴진달까? ㅎ 전 세계의 모든 남성팬들의 시기를 한 몸에 받을 만한 캐릭터를 연기한 그가 남자로서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일듯. 참고로 하비에르 바르뎀과 페넬로페 크루즈는 1992년작 <하몽하몽>에 함께 출연했던 적이 있다. 페넬로페 크루즈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는데, 개인적으로 그녀의 오랜 팬이기는 하지만 그 정도에 연기였는지에 대해서는(특히나 다른 수상 후보들에 비해)조금 부정적이긴 하다. 스페인어를 속사포처럼 쏘아부치는 그녀의 모습에서 오랜만에 '무서움'이 느껴지기도 했으며, 그 아름다움은 여전했다. 스칼렛 요한슨은 우디 알렌의 페르소나로 자리 잡으면서 부터 확실히 더 성장하고 있는 느낌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스콜세지와 함께 작업하며 그러했듯, 스칼렛 요한슨은 우디 알렌의 작품들을 통해 자신의 다양한 매력과 연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 하겠다. 그리고 다른 영화에서보다 훨씬 더 편하게 연기하는 느낌도 들고.




개인적으론 최근 미드 <식스 핏 언더>를 막 엔딩을 본 터라 이 영화에 출연한 두 배우가 남다르게 반가울 수 밖에는 없었는데, 주디 역할을 맡은 패트리시아 클락슨과 비키의 남편 역할을 맡은 크리스 메시나는 스크린을 통해 다시 만나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더라(이 둘이 이 정도인데 만약 네이트라도 나왔더라면 그 반가움의 크기는 어떠했을까. 재미있는건 크리스 메시나가 영화 속에서 연기하는 캐릭터의 모습도 '식스 핏 언더'속 인물과 많은 부분 비슷하다는 것).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는 영화의 중요한 부분을 앗아가버린 재앙과도 같은 국내 개봉 제목으로 아쉬움이 많은 채 개봉한 작품이긴 하지만, 본래 제목에 근거한 영화는 역시나 우디 알렌의 유머러스함과 고풍스러움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을 만나볼 수 있었던 그 다운 작품이었다. 국내 개봉 제목에 낚인 이들도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를 기다렸던 영화 팬들, 우디 알렌의 팬들에게는 다시 한번 그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작품이 아닐 수 없겠다.


1. 바르셀로나. 모든 곳이 영화가 되고 로맨스가 될 듯한 그 곳!

2. 스패니쉬 기타 선율도 그렇고, 사운드 트랙이 나온다면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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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두 번의 리뷰글을 통해서 살짝 언급하기도 했지만, 삼성 IT100을 처음 받아들고 가장 먼저 테스트 해보았던 기능은 스마트오토도 아니고 뷰티샷도 아닌 바로 동영상 촬영이었다. 스마트오토와 뷰티샷 등 사진 촬영 기능들은 컴팩트 디카가 기본적으로 갖는 이동성에 편리함을 더해주는 기능들로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동영상 촬영 기능은 일반적인 DSLR 기종에는 없는(물론 현재 지원하는 바디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긴 하다) 유니크한 기능으로서 편리함에 기능성을 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다 무려 HD 촬영을 지원하다는 점은 사실 초반에는 쉽게 믿지 못할 정도였는데, 몇번의 테스트를 거치고 파일로 저장하여 웹상에서 재생되는 IT100으로 촬영한 동영상을 보니 그제서야 '정말 HD급으로 촬영이 되는구나'하는 점을 확인할 수 있기도 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번 포스팅에는 여러 말보다 IT100으로 촬영한 동영상을 직접 보는 것이 더 나을 듯 하다.




(IT100으로 촬영한 동영상 / 화면 우측 하단에 'HD'를 클릭하여 고화질로 즐기세요)


약 30초 가량의 동영상만 봐도 웬만한 디지털 캠코더 정도의 퀄리티는 보여주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HD영상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선명도나 선예도 면에서 HD급에 걸맞는 만족스런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는데, 흩날리는 벚꽃나무의 가지들이나 꽃잎들도 뭉게지지 않고 선명하게 구현되고 있다.




(IT100으로 촬영한 동영상 / 화면 우측 하단에 'HD'를 클릭하여 고화질로 즐기세요)


움직이는 분수를 촬영한 영상인데, 가까운 곳에 있는 피사체를 촬영할 때와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근거리에 있는 피사체를 촬영할 때의 디테일보다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지만, 줌을 당겨서 촬영한 영상도 이 정도면 만족스러운 편이다. IT100의 동영상 촬영 기능 가운데 하나 아쉬운 점을 꼽자면 바로 줌을 당기고 뺄 때 사운드가 끊긴다는 점이다. 줌을 사용하지 않고 촬영할 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위의 영상처럼 줌을 사용하는 잠시 동안에는 소리가 계속 이어지지 않는 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IT100으로 촬영한 동영상 / 화면 우측 하단에 'HD'를 클릭하여 고화질로 즐기세요)

실내에서 형광등 조명 아래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한 동영상이다. 보시다시피 상당히 깔끔하고 선명한 HD영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IT100의 HD동영상 촬영기능을 간단하게 살펴보았는데, IT100이 동영상 촬영에 있어서 타 기종이나 캠코더들에 비해 갖는 장점은 역시나 컴팩트 디카로서 이 기능을 수록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겠다. 사실 화질을 정말로 우선시 한다면 더 고가의 풀HD를 지원하는 본격적인 디지털 캠코더를 사용해야 겠지만, 전문적이거나 직업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더 디테일하고 퀄리티 높은 화질 보다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촬영하고 업로드 할 수 있는 기기를 선호하게 마련일 것이다. IT100은 그런 점에 있어서 주머니 속에 쏘옥 들어가는 작은 체구와는 어울리지 않게 HD급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과 MP4포맷으로 파일 저장이 되어 웹상에 업로드시 별도의 인코딩 작업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무엇보다 강점이라 할 수 있겠다.

예전 같으면 짧은 동영상을 하나 올리려고 할 때도 캠코더를 동원하거나 아니면 저화질의 핸드폰 동영상을 사용해야만 했는데, IT100을 이용한다면 이 두가지 측면(기능성과 편리함)을 모두 충족시켜 줄 수 있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사진 촬영을 위한 것 만큼이나 동영상 촬영을 위해 IT100을 항상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게 되지 않을까 싶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이 글은 IT100 리뷰어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글입니다.






엽문 (葉問, 2009)
견자단이라면 신파여도 괜찮아


견자단은 무술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다른 남자 배우들에 비해 적어도 국외에서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한 경우라 개인적으로 매번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견자단을 이야기하자면 이연걸 얘기가 어느새 부터 자연적으로 등장하는 식이 되어버렸는데, 이연걸을 특별히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측면에서 견자단을 그 보다 더 응원할 수 밖에는 없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견자단의 영화를 (단독 주연한 영화를) 극장에서 보게 되는 경우는 드물었었는데 최근 개봉한 엽위신 감독의 <엽문>은 그런 의미에서 꼭 봐야만 했던 영화 중 한편이었다. 참고로 실존 인물이기도 한 엽문과 영춘권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는 dp의 은경사랑장고님의 글인 ' <엽문>의 사부는 누구일까? <찬선생과 조전화>' 를 참고하면 되겠다.




영춘권, 영춘권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했더니 이소룡 때문이었다. 국내에서는(아니 엔딩 크래딧을 보니 자국에서도 이런 측면이 있다하겠다) 견자단 만으로는 홍보효과가 약하다고 생각했는지 이소룡을 전면에 내세우다시피 하고 있는데 ('이소룡이 존경한 단 한 사람' 같은 문구), 알려진 것처럼 엽문의 제자 중 한 명이 다름 아닌 이소룡이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엽문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의 주연을 견자단이 맡았다는 것 또한 흥미로운 점이다. 견자단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가 이소룡이라는 점, 또한 이런 점을 반영하듯 <정무문>에서 '진진' 역할을 맡기도 했었다는 것을 떠올려 볼 때 일단 견자단이 엽문 역할을 맡았다는 것은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뭐 어느 때는 안그랬겠느냐만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견자단은 오랜 시간 동안 영춘권을 더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특별한 수련과정을 가졌었고, 이런 수련은 영화 속 장면들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굳게 다문 입과 움켜진 주먹처럼, <엽문>은 단순하고 거칠지만 공감할 수 있는 영화다)

사실 본래 역사를 잘 몰랐던 나로서는 '엽문'이라는 인물이 실존 인물이라는 점을 알고 난 뒤, 그리고 이를 확증시켜주는 영화의 마지막 문구들을 접했을 때, '그렇다면 이 영화 속 이야기도 실제 그대로 역사인가?'라고 생각했었지만 실제와 영화와는 조금 차이가 있었고, 영화의 주된 정서 중 하나인 항일 움직임은 그야말로 '영화적' 장치로서 도입된 이야기였다. 개인적으로는 이 항일에 관한 이야기가 별로 거슬리지 않았다. 물론 황비홍과 곽원갑에 이은 무인에 관한 이야기로서도 매우 좋았지만, 신파성이 강한 일본과의 대결구도와 이로 인해 감동을 주는 부분도 뻔하지만 유치하거나 가볍게 다가갈 수가 없었다. 여기에는 물론 견자단이 연기한 '엽문'이라는 캐릭터가 워낙에 진정이 엿보이는 캐릭터이기 때문이기도 했고, 원칙적으로는 그 정서에 동의하기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엽문>과 가장 비슷한 영화를 꼽자면 이연걸이 주연한 <무인 곽원갑>을 떠올릴 수 있을텐데,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임달화가 연기한 '주청천'과 비슷한 캐릭터가 곽원갑에도 나온다는 점도 유사하다). 연출이나 다른 영화적 요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견자단의 연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용호문>과 <도화선>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고 있는 엽위신 감독과 견자단의 조합은 점점 빛을 발하고 있는 듯 하다. 물론 여기에 한 명 더 빼놓지 말아야 할 인물이 있으니 바로 무술감독을 맡은 홍금보가 그 주인공이다. 영화 속 영춘권의 묘사도 그렇고 영화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실제 무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 근본에 충실한 <엽문>의 무술연출은 엽위신-홍금보-견자단, 이 세사람이 함께 만든 멋진 조화물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동작이 매우 화려하거나 볼거리 위주가 아님에도 긴장감을 한시도 늦출 수 없었던 액션장면 연출은 우리가 이런 영화를 평할 때 흔히쓰는 '권격(擊)'영화로서도 만족스러웠던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나 최근 무술영화들은 이런 권격에 기초한 영화들보다는 와이어 액션에 몸을 맡긴 영화들이 더 많다는 점에서, 올드 팬들에게는 향수와 아련함을 불러일으키기도 할 것 같다.

그리고 다른 얘기지만 이 영화를 완전히 스토리적인 측면으로만 본다면 항일에 관한 영화인 동시에 가장에 관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이는 대중영화로서 이 영화가 받아들여질 수 있는 좋은 요소이기도 하겠다). 무술의 고수로서 품위를 지키면서 생활을 할 수 있었던 한 인물이 개인으로서는 막을 수 없는 국가적 재앙과 사회적 문제로 인해 한 가장의 아버지로서 '생활'하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는 동시에 이 과정에서 단 한번도 주저함이 없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오히려 진정한 무도인의 모습마저 보여주고 있다. 신파(新派)에는 너무 뻔하디 뻔해서 결국 지루함을 견디기 힘든 경우가 있는 한편, 같은 이야기라도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엽문>은 그 후자에 가깝다. <엽문>은 견자단과 엽위신, 홍금보, 이 세사람의 진정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파여도 충분히 괜찮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니 <엽문>은 3부작으로 계획된 영화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영화 말미에 굳이 이소룡의 얘기를 삽입한 것이 마냥 홍보나 이야기 자체를 부각시키기 위한 측면만으로 볼 수는 없겠다(그런데 이 말미의 문구로 인해 리얼리티 측면이 더 강해진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 하겠다). 아마도 다음 작품 혹은 그 다음 작품에서는 이소룡과의 에피소드가 펼쳐질 듯 한데, 이것만으로도 팬들을 기대하게하는 요소가 아닐 수 없겠다. 얼핏 듣기로 엽문과 이소룡 사이에 에피소드들 역시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 듯 한데, 이는 영화화 되지 않는다 해도 따로 정보수집을 통해 알아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


1. 견자단도 어느 덧 몸만이 아닌 얼굴로 이야기하는 배우가 되었군요.

2.

'무치림'역할을 맡은 석행우는 실제로도 무술의 고수로 알고 있는데, <쿵푸허슬>에 이어 다시 한번 모습을 만나볼 수 있어 반갑더군요. 그는 예전에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무술을 배워보는 코너에 직접 출연해 소림무술에 대해 시연한 적도 있었어요.

3. 일본 장군 '미우라'역할을 맡은 이케유치 히로유키는 시원하게 깍아내린 헤어스타일이나 얼굴 생김새가 자꾸 '석호필'로 더 유명한 앤트워스 밀러를 연상시키게 하더군요. 그래서 몰입이 잘 안되기도 ㅎ

4. 같은 이유로 여자 주인공을 연기한 '웅대림'은 자꾸 주얼리 출신의 '이지현'씨가 생각나 몰입이 안되기도 -_-;;

5. 3부작으로 기획된 만큼 꼭 끝까지 시리즈가 완성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6. 영화보고 집에 오는 동안 얼마나 팔동작을 현란하게 하며 집에 왔는지 모르겠네요 ㅎ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Mandarin Films Distribution Co에 있습니다.







시미즈 쇼타 (清水翔太) _ Umbrella
세련되고 편안한 소울 앨범

01. Digging On U
02. Home
03. With You
04. My Treasure
05. One Last Kiss
06. Love Story
07. Rainy Day's Morning
08. Unhappy
09. Lovin U
10. アイシテル
11. My Love
12. Soulmate
13. ソレゾレ


한 때는 Do as infinity와 Shiina ringo에 미친 듯이 몰두해 있어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이들의 같은 곡을 듣고 또 듣던 적이 있었을 정도로, 이 둘은 물론 다른 J-POP뮤지션들에게도 관심이 많던 시절이 있었는데, 솔직히 최근에는 그다지 큰 관심을 갖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던 중에 위드블로그를 통해 시미즈 쇼타 (清水翔太)라는 J-POP 뮤지션의 앨범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시미즈 쇼타를 홍보하는 여러가지 글들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은 '10대'도 '천재'도 아닌 '소울(Soul)'이었다. 더군다나 일본인 최초로 흑인 소울 음악의 성지 중 한 곳인 아폴로 극장에서 공연하고 찬사를 받았다는 문구는, 정말 아폴로 극장에서 극찬을 받을 정도의 실력일까 하는 의문과 함께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도 본인이 전곡 작사/작곡이 가능한 싱어 송 라이터라는 점도 시미즈 쇼타의 음악에 좀 더 관심을 갖게 하는 요소였다.




처음 CD를 플레이어에 넣자마자 흘러나오는 첫 트랙 'Digging On U'를 듣는 순간 '오, 이거 대충대충 하지는 않는데'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자신 만의 음악 색깔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온 뮤지션들에게는 일종의 일관적인 '톤(Tone)'을 발견할 수 있는데, 시미즈 쇼타는 이번이 첫 번째 정규 앨범인터라 이런 평가가 섣부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그에게서도 이러한 '톤(Tone)'을 느낄 수 있었다. 앨범을 전체적으로 관통하고 있는 하나의 음악적 분위기가 있었는데, 시미즈 쇼타의 그것은 데뷔 앨범과 어린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세련되고 깔끔한 느낌이었다. 첫 곡 'Digging On U'는 마치 크렉 데이빗(Craig David)의 음악을 연상케 하는 편안한 분위기와 템포로 앨범의 시작을 알린다. 두 번째 트랙 'Home' 역시 비슷한 분위기로 전개되는 곡이지만 이전보다 좀 더 랩의 비중이 많아진 곡이며 라임도 생생하게 살아있으며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그루브를 탈 수 있는 리드미컬한 곡이다. 'With You'는 전개 측면에서 상당히 대중적인 멜로디와 방식으로 이뤄져 있는 곡이다. 발라드에 가까운 멜로디 라인도 시미즈 쇼타의 음색이 더해지니 좀 더 세련된 느낌이다.




'My Treasure'는 테마가 있는 후렴구와 랩으로 이뤄진 부분으로 이뤄진 곡으로 시미즈 쇼타의 자연스러운 랩핑을 만끽할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사실 처음 '천재적 소울 싱어'라는 소개 문구 때문인지는 몰라도, 정통파 소울 싱어일 줄로만 알았는데, 시미즈 쇼타의 음반은 앞서 언급한 크렉 데이빗(Craig David)의 음악 스타일에 더 가깝다. 스타일은 비슷하지만 크렉 데이빗 보다 좀 더 멜로디 측면에서 강점이 있달까. 쉽게 들을 수 있고 따라할 수 있는 대중적 멜로디 라인을 갖고 있다. 'One Last Kiss' 역시 전개 방식이 앞선 곡들과 비슷한 곡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멜로디 테마를 랩의 앞에 배치하느냐 나중에 배치하느냐에 차이라고 보면 되겠다. 7번째 트랙인 'Rainy Day's Morning'은 앞선 곡들과는 분위기를 달리 하는 곡이다. 재즈 선율로 시작하는 도입부와 좀 더 소울풀한 보컬로 시작되는 이 곡은 피아노 선율과 콘트라베이스가 심플하게 깔리면서 시미즈 쇼타의 보컬을 좀 더 돋보이게 한다. 6번째 트랙까지 전체적인 측면에서는 비슷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던 앨범의 느낌을 어느 정도 환기시켜주면서 쇼타의 색다른 매력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곡이 아닐까 생각된다.




'Lovin U'의 도입부는 마치 Musiq Soulchild의 곡을 듣는 듯 하다. 사용된 음색들도 그렇고 텐션을 주는 부분에 있어서도 Musiq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곡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Musiq의 음악을 워낙에 좋아하는 터라 비슷한 느낌의 'Lovin U'가 가장 귀에 와서 감켰던 것 같다. 계단식으로 전개되는 상승 방식과 코러스가 가미된 후반부가 특히 마음에 든다. 10번째 트랙 'アイシテル (사랑해)'는 제목처럼 사랑스러운 러브송으로서 힙합에서 자주 사용하는 소스들을 배경에 배치함으로서 좀 더 세련된 사운드를 뽑아내고 있다. 어쿠스틱 기타 선율로 시작하는 'My Love'는 기타 선율에만 의지하여 담담하게 이어지는 시미즈 쇼타의 보컬이 인상적인 곡이다. 사실 데뷔앨범이고 어린 나이를 감안한다면 이렇게 담담하고 심플한 곡을 만들고 수록하기가 그리 흔한 일은 아닌데, 역시 신인답지 않은 실력을 갖춘 뮤지션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마지막 트랙 ' ソレゾレ(제각기)'는 자신의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마무리 하는 곡으로 잘 어울리는 곡이다. 자전적이면서도 희망적인 내용의 곡은 슬쩍 들어봐도 음악적인 기교보다는 메시지 전달 측면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꾸 언급하니 지겹지만 마지막으로 언급하자면, 어린나이에는 어울리지 않는 세련됨이 아닐 수 없겠다.




'천재', '10대', '혜성처럼 등장한' 등의 문구는 분명 솔깃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론 선입견을 갖게 하는 문구들이기도 한데, 시미즈 쇼타의 데뷔 앨범 'Umbrella'는 이러한 선입견을 갖고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던 신인답지 않은 세련됨으로 무장한 괜찮은 소울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크게 고민하지 않고 누구에게 쉽게 추천해줄 수 있는 앨범,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물 흐르듯이 감상할 수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지금의 나이를 생각해본다면 앞으로 그의 음악 스타일이 어떻게 변해갈지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훈훈한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노잉 (Knowing, 2009)
현실적인 재앙과 전개, 그리고 결말



니콜라스 케이지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 <노잉>은 사실 니콜라스 케이지의 영화라기 보다는 감독인 알렉스 프로야스의 영화라고 해야할 것이다. <다크 시티>와 <아이, 로봇> 등을 연출하며 SF영화에 있어 자신 만의 세계를 갖고 있는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새로운 재앙영화라는 사실에 끌리지 않을 수 없었고, 덧붙이자면 로즈 번의 출연사실도 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톡톡히 한 몫을 했다. <노잉>의 이야기는 그리 새로울 것이 없다. 묵시록적인 내용과 종교적, 역사적 사건들을 적절히 도입하여 또 하나의 새로운 재앙을 만들어냈을 뿐 <노잉>만의 새로운 메시지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래도 쏟아지는 악평 속에 보게 된 이 영화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은 결과적으로 새로울 것이 없었던 이야기를 잘 이끌어간 전개와 긴장감의 관리였으며, 영화 속 재앙에 무뎌진 관객들에게 좀 더 실감나는 재앙의 공포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들 혀를 찼던 그 엔딩에도 관대한 편이고.



기본 줄거리는 아래와 같다.

1959년. 교사의 지도 아래 아이들이 자신이 상상한 미래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한 소녀만이 무슨 영문인지 의미 불명의 숫자들을 빼곡히 적어 내린다. 50년 뒤인 2009년. 천체물리학 교수 존 코슬러(니콜라스 케이지)는 아들 케일럽(챈들러 캔터베리)과 단둘이 살아가고 있다. 50주년 개교 행사에 참석한 아들은 과거 타임캡슐이 담긴 메시지 중 하나를 받아오는데, 그게 소녀가 휘갈겨쓴 바로 그 편지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코슬러는 괴이한 숫자들의 조합에서 9·11의 날짜 및 사망자 수와 일치되는 숫자를 발견한다.

간단한 시놉만 봐도 이 영화의 대략적 흐름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결국 암호화된 숫자들을 통해 미래의 대형 사고들을 예언할 수 있었던 한 소녀의 낙서를 발견하게 된 주인공이 결국 이 것이 앞으로 닥쳐올 인류의 대재앙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겪게 되는 해프닝을 그려나간다. 사실 영화가 시작되고 주인공인 존 (니콜라스 케이지)이 등장했을 때 가장 우려스러웠던 것은 그의 직업이 다름 아닌 MIT의 천체물리학 교수라는 점이었는데, 대부분의 이런 종류의 재앙영화들은 어느 정도 정부와 연관이 있거나 연이 있거나 하는 주인공이 결국은 재앙을 미리 감지하고 정부 모 기관에 호출이 되어 머리를 싸메고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한다 정도가 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노잉>의 전개는 이 쪽으로 흐르지 않는다. 맨 처름 재앙을 암시한 숫자임을 알게 된 것이 9.11에 관한 것이었던 것처럼, 이 영화는 결국 대재앙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과 최악의 선택을 해야만 하는 인간적인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일단은 영화 속 재앙의 묘사가 너무나도 현실적이고 공포스럽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영화 속의 재앙에서 공포를 느끼기 보다는 미적인 아름다움이나 흥미로움에 더욱 환호하게 되었는데, <노잉>은 재앙이라는 것의 본질에 가까운 실제의 공포가 느껴질 정도로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특히 여객기가 주인공의 눈 앞에서 추락하는 장면은 마치 실제로 내 눈 앞에서 보는 듯한 착각이 느껴질 정도로 실감이 났다. 물론 CG의 우수성도 칭찬해야겠지만 이건 CG 때문이라기 보다는 이렇게 느끼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음악과 연출에 더 공이있다 하겠다. 이 여객기가 추락하는 장면에서는 그 어떤 영화적 흥미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공포감과 그 속에 놓여진 주인공에 심정에 좀 더 공감을 하게 된다. 그리고 뒤에 또 얘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사운드의 임팩트가 엄청나다. 지금까지 <투모로우>나 <딥임팩트>의 장면들이 좀 더 영화적이었다면 <노잉>의 사고 장면들은 훨씬 현실적이고 실감이 난다. 그래서 더욱 공포스럽다. 이는 지하철 사고 장면도 마찬가지다. 플랫폼에 줄지어 있는 인파들을 탈선한 전동차가 들이받는 장면은 12세 관람가에서는 살짝 위험할 정도로 강한 표현들로 채워져있다. 이 사고 시퀀스가 끝나고 나면 객석에서는 한동안 말을 잊게 될 정도로 먹먹함이 찾아온다. '와~진짜같다'해서 감탄하기 보다는 '와, 진짜 무섭다'해서 말이 안나온달까.




이 영화는 보는 내내 M.나이트 샤말란의 <해프닝>이 떠올랐다(아마 많은 관객들에게 좋지 못한 평가를 받는 것도 비슷한 운명같다). <해프닝>이 그러했듯이 <노잉> 역시 미스테리에만 그치지 않고 상당히 공포영화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한동안 재앙을 다룬 영화들은 미스테리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하는 과정에 집중하거나, 재앙을 어떻게 막아내느냐 하는 휴머니즘에 더 집중하곤 했는데, 이 영화는 재앙이 가져오는 공포스러움과 전개과정의 긴장감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여기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역시 음악이라 할 수 있겠다. <노잉>의 영화음악은 마르코 벨트라미가 맡고 있는데, <디 아이>, <오멘 2006>, <스크림>등 공포영화의 영화음악들을 만들어왔던 그는 이 영화에서 장면의 효과를 더욱 배가 시키는 영화 음악을 선사하고 있다. 가끔은 음악이 너무 과하다고 느껴지기 까지 할 정도였는데 (특히 볼륨측면에서도), 잘 생각해보면 이는 알렉스 프로야스가 어느 정도 의도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해프닝>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고전적인 느낌의 영화음악이 사용된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해프닝>이 그랬던 것처럼 이 영화의음악도 스탠리 큐브릭이나 알프레드 히치콕의 공포영화들의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고전적이라는 것은 음악 자체가 고전 적인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사용되는 성격면에서 그렇다는 점이 더 크겠다. 극의 분위기를 공포스러움으로 진행시키기 위해 음악의 역할이 크게 작용하고 있으며, 클래식 곡들이 사용된 점도 그러하다. 베토벤 7번 교향곡이 사용된 점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다(정확하진 않지만 구스타브 홀스트의 행성 중 '목성'의 도입부분도 나왔던 것 같은데, 후반부가 조금 틀렸던 걸로 봐서 다른 곡일 수도 있겠다).




이 영화가 가장 많이 질타를 받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결말 때문일 듯 한데, 물론 <노잉>의 결말은 초중반이면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뻔한 것이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언가 새로운 결말에 목숨거는 것보다는 전개 과정의 긴장감에 촛점을 맞춘 이 영화의 방식도 마음에 들었다. 뭐랄까 너무 영화의 메시지나 재미를 결말의 한방으로 만끽하려는 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결말에 선택에 따라 과정의 재미마저 다 날려버리게 되는 경우가 <노잉>의 경우인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울 것 없었던 결말 부분도 나쁘지 않았으며, 영화의 메시지는 이 재앙을 겪게 되는 과정과 마지막 존의 선택에서 이미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왠지 알렉스 프로야스 다운 결말이기도 했고. 결말을 보고나서 '이게 뭐야'하는 분들은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와 이럴수가'는 못되었더라도 '그래, 그래'하며 수긍할 수는 있었던 결말이었다(이것도 무한 동심에서 우러난 관대함일까;;;)




1. 로즈 번의 딸과 아역 역할로 나온 아역배우가 정말로 로즈 번과 비슷하게 생겼더군요.

2. 오랜만에 극장에서 본 긴장감있고 '무서운' 영화였습니다.

3. 50년전 루신다가 학교에서 실종되었을 때 왜 밤중에 학교에 불을 켜지 않고 수색을 했던걸까요. 불켜고 찾으면 덜 무서웠을텐데 역시 영화적 재미를 위해 ^^;

4. 본문에 여러번 썼다시피 새로울 것은 없는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여러가지 소스들이 사용되고 있죠. 노아의 방주 개념의 종교적 소스들도 있고 묵시록 적인 소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소스들. 다양하게 가져온 것만 봐도 이것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5. 극중에서 '메신저'로 등장한 이들의 모습도 그렇고, 감독의 전작 <다크 시티>가 연상되더군요.

6. 씨네21 김도훈씨의 리뷰에 보면 '- 속는 셈치고 온몸을 던져볼 만한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노잉> -'이란 소제목을 볼 수있는데, 여기에 많이 공감이 되는군요. 너무 안 속으려고 애쓰다보니 영화적 재미를 놓치게되는 부분도 분명 있는것 같아요.

7. 상영전 예고편으로 <박쥐>와 <스타트랙 : 더 비기닝>을 보았는데, 멋지더군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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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ie Wonder - Live At Last (Blu-ray Review)


스티비 원더의 음악을 정확히 인지하고 들었던 것은 초등학교 이후였던 것 같다. 그 이전에는 사실상 팝송을 인지하고 들었다기 보다는 들리는 것에 반응했다고 봐야 할텐데, 이 때 아마도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뮤지션 중 하나는 스티비 원더 (Stevie Wonder)였으리라. 그 이후 마이클 잭슨으로 말미암은 모타운 레코드(Motown Records)에 대한 관심으로 잭슨 5를 비롯한 많은 모타운 소속 뮤지션들에 대해 다시 알게 되었는데(다시 알았다는 말은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흔히들 말하는 '모타운 사운드'의 계보로서 이해하게 되었다는 의미다), 그 가운데는 마빈 게이 (Marvin Gaye)도 있었고, 슈프림스 (Supremes), 템테이션즈 (Temptations)도 있었으며 오늘 소개할 스티비 원더도 있었다. 마이클 잭슨의 어린 시절, 즉 잭슨 5 시절의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는 특선 TV시리즈 '잭슨 가의 사람들 (The Jacksons : An American Dream, 1992)'을 보면 처음 잭슨 5를 모타운의 사장인 베리 고디에게 소개하는 자리에서 어린아이들로 이뤄진 밴드라고 하니까 베리 고디는 '아이돌은 스티비 원더로 족하잖아. 이제 아이돌 그룹은 흥미없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 스티비 원더는 1960년대 초반 매우 어린시절부터 뮤지션으로서 활동한 '아이돌'이었으며, 놀랍게도 지금까지도 꾸준한 음악 활동을 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블루레이로 넘어오면서 영화 타이틀 외에 음악 타이틀에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는데, 몇몇 소수의 타이틀을 제외하면 AV적 스펙은 출중한데 별로 좋아하는 뮤지션은 아니라던가 좋아하는 뮤지션이라도 AV적인 측면에서는 아쉬운, 혹은 출시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할 수 있겠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스티비 원더의 라이브 타이틀 'Live At Last' 블루레이는 이 같은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만족시켜준 흔치 않은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타이틀은 'A Wonder Summer's Night Tour'의 일환으로 2008년 가을 영국 런던의 'O2 Arena'에서 펼쳐진 공연 실황을 담고 있다. 무려 31곡이라는 많은 곡들이 134분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무엇보다 어떤 한 앨범의 투어가 아니기 때문에 그의 오래된 히트곡들을 거의 다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스티비 원더의 팬들로서는 혹하지 않을 수 없는 타이틀이라 할 수 있겠다.





자신의 딸이자 이 공연에 코러스로 참여하고 있는 아이샤 모리스(Aisha Morris)와 함께 등장하여(아이샤 모리스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더 추가하기로 하자), 마일스 데이비스의 'All Blues'를 하모니카로 연주하며 공연은 비교적 차분하게 시작된다. 'as if you read my mind'에 이어 피아노에서 일어나 키보드로 자리를 옮겨 앉은 스티비 원더는 레게 리듬이 인상적인 'Master Blaster (Jammin')'를 바로 이어 들려준다. 이런 흥겨운 리듬은 'all i do'에 가서야 살짝 진정된다(이 공연 실황을 보면 절로 느끼게 되겠지만 거의 중간에 쉬는 시간없이 몰아치듯 주옥같은 곡들이 계속 이어진다). 'UK Medley'는 말그대로 공연이 열린 영국 출신 뮤지션들의 곡들을 메들리로 엮어서 들려주는 곡이라 할 수 있는데, 비틀즈의 'Fool On The Hill', 'I Want To Hold Your Hand'도 만나볼 수 있고, 롤링스톤즈의 'Satisfaction'도 스티비 원더 만의 색깔로 만나볼 수 있다. 이 모든 곡들은 보코더를 통해 전달이 되는데 색다른 느낌과 함께 무겁지 않고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역시 장소가 장소이다 보니 모두들 소리내어 따라부르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메들리를 통해 잠시 쉬어갔다면 'Higher Ground'를 통해서는 다시금 공연장은 뜨겁게 달아오른다. 뭐 새삼스러운 말이 되겠지만 이 곡을 비롯해 대부분의 스티비 원더의 곡들은 지금들어도 전혀 어색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클래식하고 세련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실제로 많은 뮤지션들을 통해 다시금 리메이크 되고 샘플링 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 곡이 끝나면 또 한 번의 익숙한 멜로디가 들려오는데 바로 칙 코리아의 'Spain'이 그 곡이다. 간주부분의 섹소폰 연주가 인상적인 곡으로 물론 스티비 원더의 하모니카 연주야 말할 것도 없다. 이 곡은 연주곡으로서 섹소폰을 비롯해 기타와 키보드 등 각 세션 연주자들의 솔로를 만나볼 수도 있다. 그 다음으로 인상적인 곡은(사실 이렇게 한곡 한곡 정리하다가는 도저히 끝나지 않을 정도의 히트곡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많은 이들이 스티비 원더 성대모사를 할 때 자주 등장하는 곡 중의 하나인 'Part-Time Lover'이다. 이 곡의 리듬감과 흥겨움, 베이스라인은 언제들어도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개인적으로 노래방에 가게 되면 자주 부르곤 하는 팝발라드 'Lately'가 이어지면 공연장은 어느새 스티비 원더의 숨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관객들의 감각들로 가득찬다. 한 동안 오리지널이 부르는 'Lately'를 너무 못들어서인지 '역시 오리지널이구나'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이 분위기는 아이샤 모리스가 부르는 재즈곡 'I'm Gonna Laugh You Right Out Of My Life'로 그대로 이어진다. 그 다음 곡은 'My Cherie Amour'인데, 전주가 시작되자마자 관객들이 모두 일제히 '라라 라라라'하며 따라부르는 장면은 정말 명장면이었다. 다시 한번 관객들이 다함께 따라하며 흥겨움을 더하는 곡은 'Sir Duke'에서 절정을 이룬다. 브라스와 코러스가 함께하는 간주부분의 멜로디는 언제들어도 흥겹다. 'Sir Duke'에서 미처 빠져나오기도 전에 'I Wish'가 휘몰아치고 그 다음 곡은 'Isn't She Lovely'이니 말 다했다. 'Isn't She Lovely'가 특별히 감동적이었던 이유는 바로 이 곡의 실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스티비 원더의 친딸인 아이샤 모리스가 무대 위에 함께 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카메라 앵글도 은근하게 두 사람을 한 앵글에, 또 아이샤를 비추는데 마치 쑥스러운듯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아이샤의 얼굴만 봐도 행복이 느껴질 정도다.




여기서부터는 정말로 잠시도 쉴틈이 없다. 'Isn't She Lovely'가 끝나고 나면 마치 한 곡인듯 '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가 이어진다. 곡들이 다들 그리 길지 않아서인지 더 쉴틈이 없이 느껴진다. 그 다음 곡은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그의 곡중 하나인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이다. 이 곡 역시 정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들었던 곡이긴 하지만 지루함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다. ''Superstition'을 듣고 있노라면 이 곡이 정말로 1972년도 발매 앨범에 수록된 곡이었는가를 믿기 어려울 정도다. 그 레전드급 브라스 코러스와 그루브와 리듬감은 말로는 도대체가 형용이 안될 정도다. 'AS'를 끝으로 엄청난 히트곡들의 향연이었던 스티비 원더의 라이브 공연 'Live At Last'는 막을 내린다.


Blu-ray Menu





블루레이 타이틀은 깔끔하게 오디오 셋업과 트랙 셀렉트 메뉴만을 제공하고 있다. 사실 아무런 부가영상이 수록되지 않은 것이 살짝 아쉽기도 한데, 공연 자체의 퀄리티를 따져본다면 이 같은 아쉬움은 그야말로 '부가적'인 것이라 할 수 있겠다.

Blu-ray : Pictures Quality


(아래 3장의 그림은 클릭하면 1920*1080 원본 사이즈의 그림으로 확대됩니다.)





사실 이런 정도의 공연이 수록된 타이틀에 한편으론 화질과 음질이 얼마나 중요하겠느냐만은(중요하죠 ㅎ) 그래도 짧게 짚고 넘어가자면, 화질은 일반 영화와 비교하였을 때 최고라고까지 보기는 어렵겠지만 공연 실황 타이틀로서는 레퍼런스라 불려도 좋을 정도의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카메라에 따라 약간씩 화질차가 있긴 한데, 클로즈업에 주로 사용되는 일부 카메라의 경우 자체적으로 노이즈가 많아졌다기 보다는 공연장을 배경으로한 특성상 발생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와는 반대로 일부 카메라의 경우는 최상급의 화질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어떤 장면에서는 외곽선이 너무 분명해서 입체적으로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화질은 블루레이 유저로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퀄리티를 수록하고 있다.


Blu-ray : Sound Quality





DTS-HD MASTER 5.1채널을 수록한 사운드도 만족스럽다. 개인적으로는 블루레이 타이틀 자체가 지원하는 차세대 사운드 기술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원초적으로는 공연 자체의 사운드 메이킹이 굉장히 훌륭하게 이뤄져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키보드 2대, 퍼커션 2대, 기타 2대 그리고 드럼과 베이스, 트럼펫, 색소폰과 코러스로 이뤄진 밴드의 사운드는 거의 빈틈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이 콘서트의 음악 감독은 예전부터 스티비 원더와 함께 해온 네이트 왓츠 (Nate Watts)가 맡고 있으며(아래 사진의 주인공) 그는 베이스 연주도 맡고 있다. 특히 드럼과 퍼커션, 브라스의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는데 리얼 드럼의 사운드가 정말로 '리얼하게' 전달되고 있으며, 브라스의 강약도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다. 사운드 측면에서도 개인차이는 있겠으나 나무랄데가 없는 퀄리티라고 할 수 있겠다.




[총평]사실 음악 타이틀을 리뷰하면서 선뜻 권하기가 어려운 대부분의 경우는 AV적인 측면 때문이 아니라 2시간 가까운 공연 시간을 채울 수록곡들 때문이라 할 수 있겠는데, 그 뮤지션의 팬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만(팬들에겐 AV적 요소는 그저 거들 뿐이다), 그렇지 않은 일반 유저들에게는 아무래도 모르는 곡들로 채워진 공연 실황은 심심할 수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스티비 원더의 팬이 아니더라도 그의 주옥같은 히트곡들 덕에 큰 부담없이 2시간 넘는 공연실황을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는 'Live At Last' 블루레이 타이틀은 주저없이 추천할 수 있는 음악 타이틀이라 할 수 있겠다. 차세대 화질과 사운드는 그야말로 '거들' 뿐이다.



작 품
화 질
음 질
스페셜 피쳐
소장가치
10
9
9
0
10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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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IT100 리뷰 _ 주요 기능 살펴보기


사실 처음 컴팩트 디카의 리뷰를 하게 되었을 때 기능면에서는 별로 바라거나 기대하는 점이 없었다. DSLR 유저로서 그 무게와 이동의 번거로움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편리함'만 충족시켜 주어도 괜찮겠다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막상 받아든 IT100은 그냥 '편리함'만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쏠쏠한 기능들이 많았다. 가장 처음 주요 기능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 단번에 관심이 끌렸던 부분은 역시 720p HD 동영상 촬영 기능과 자동으로 적합한 모드로 변환이 되는 Smart Auto 기능, 이 두 가지였는데 이 두 가지 기능에 대해선 다음 포스팅에 좀 더 자세하게 정리해보기로 하고, 이번 포스팅에는 각각의 기능들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일단 전원을 켜고 화면표시 기능을 활성화 시키게 되면 다양한 정보들을 LCD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좌측 상단에 아이콘은 현재의 모드를 설명하는 것이며(사진 속의 모드는 프로그램 모드), 우측 상단은 왼쪽부터 현재 촬영가능한 매수, SD카드 내장 여부, 배터리 잔량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그 밖에도 플래쉬의 활용 여부와 촬영하는 사진 사이즈, 화질, OIS(손떨림을 최소화하여 촬영할 수 있는 기능)등의 활성화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 밖에도 얼굴인식, AF영역, 사진스타일, 음성에 관한 내용을 한 눈에 아이콘으로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로 프로그램(Program) 기능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양한 기능을 설정하여 촬영할 수 있는 모드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설명을 하면 '아니 기본적으로 다양한 모드들을 제공하고 있어서 각각의 설정이 가능한데 굳이 또 다른 모드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하고 되물을 수 있겠는데, 프로그램 모드는 기존 다른 모드들보다 메뉴얼적으로 별도의 수정폭이 더 넓은 모드라고 할 수 있겠다. 간단하게 플래쉬 기능만 봐도 다른 모드에서는 자동, 금지, 강제 정도로만 변동이 가능한데, 프로그램 모드에서는 적목제거, 슬로싱크로, 적목감소가 포함되어 총 6가지의 수정이 가능하다.




우측 모드 변경 레버에서 필름 상영기 아이콘을 선택하면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사실 처음 디지털 카메라에서 동영상 촬영 기능을 제공한다고 했을 때 '얼마나 효용가치가 있을까'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는데(더군다나 720p HD 동영상 촬영이라니!), 막상 사용해보니 조금 과장을 보태서 웬만한 캠코더보다 더 좋은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캠코더 보다 훨씬 용이한 촬영의 편리함과 이동성을 감안한다면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동영상 촬영 기능은 다음 포스팅에서 좀 더 본격적으로(샘플 동영상들과 함께) 리뷰해 볼 계획이다.





그 다음 살펴볼 모드는 장면(Scene) 선택모드인데, 각 상황과 장면에 걸맞는 모드를 직접 변경 선택하여 촬영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선택가능한 장면들로는 프레임가이드, 야경, 인물, 아동, 풍경, 근접, 문자, 석양, 새벽, 역광, 불꽃놀이, 해변 및 설경 등 총 12가지나 되는 장면 선택이 가능하다. 예전에 디지털 카메라를 썼던 기억으로는 단순히 야경, 인물, 풍경, 근접 정도가 다였던 것 같은데, 세월이 많이 지났다고는 해도 상당히 다양하고 세심한 모드 지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나 움직임이 많은 아이들의 촬영시에는 아동 모드가 효율성이 있을 듯 하고, 일반 사용자들이 가장 촬영하기 어려워하는 역광 같은 경우도 모드로 보완하고 있으며, 문자를 별도 모드로 제공하고 있는 점도 이채롭다.




(IT100 으로 촬영한 사진들)



그 다음 살펴볼 기능은 IT100의 가장 주된 기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Smart Auto 기능이다. 이름처럼 영리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쉽게 얘기해서 촬영하려는 사물이나 풍경, 인물 등에 렌즈를 가져가면 각 상황에 가장 걸맞는 모드로 자동으로 변환해주는 기능이다. 앞서 장면 선택모드가 좀 더 많은 선택과 수동으로 이루어진 기능이었다면, Smart Auto 기능은 매번 모드를 수정해줄 필요없이 자동으로 가장 적합한 모드로 촬영이 가능한 기능이라 하겠다. 스마트 오토 역시 추후에 더 많은 예제 사진들과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IT100 으로 촬영한 사진들)




그 다음 살펴볼 기능 역시 IT100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독특한 기능이다. 뷰티 샷(Beauty Shot)이란 기능인데, 이름 그대로 더 이뻐보일 수 있는, 우리가 흔히 쓰는 '뽀샵' 기능과 유사한 기능이라고 봐도 좋을 듯 하다. 피부에 잡티나 주근깨 등을 뷰티 샷 기능을 통해 한번에 정리가 가능하다. 마음에 드는 건 단순히 ON/OFF만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총 3단계로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좀 더 효과적인 뷰티 샷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래픽 툴을 통해 직접 일일이 수정하는 것보다야 결과물 측면에서 아쉬울 수 있지만, 촬영시에 기본적인 수정이 가능하다는 점은 편리한 점이 아닐 수 없겠다.





위는 뷰티 샷 기능을 설정하지 않고 손을 촬영한 사진이고, 아래는 뷰티 샷 기능을 2단계로 설정하고 촬영한 사진이다. 잘 보면 손의 잔 주름들이 매끈하게 정리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색감이나 밝기에 있어서도 조금 더 화사해진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사용자의 기호에 따라 단계 설정을 잘하면 유용한 기능이 될 듯 하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기능은 가이드 기능인데, 쉽게 말해 IT100의 메뉴얼을 책자가 아니라 디카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라고 보면 되겠다. 사실 카메라를 비롯해 IT제품들의 경우 아주 초보자가 아닌 경우는 대부분은 메뉴얼을 붙잡고 있기 보다는 직접 기기를 이리저리 만져가며 익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할 수 있겠는데, 이러다가 막히게 될 경우나 바로바로 설명을 확인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가이드 기능은 매우 유용한 기능이라 할 수 있겠다. 처음에는 단순히 텍스트로만 간단하게 설명이 수록된 줄로 알았었는데, 그 다음 단계에서는 그림을 통해 좀 더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마지막 단계에서는 실전 연습 과정이 있어 직접 (마치 튜토리얼 게임을 진행하듯) 연습하듯 기능을 익힐 수 있다.





(IT100 으로 촬영한 사진들)


다 음 포스팅에는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IT100의 주요기능이라 할 수 있는 Smart Auto 기능과 HD동영상 촬영 기능 등에 대해 샘플 사진과 영상을 추가하여 살펴볼 예정이고, 오늘 다 하지 못한 광학5배줌이 가능한 1:3.4-5.8 28mm 렌즈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글 보다는 IT100으로 촬영한 사진들로 이야기할 다음 포스팅도 기대해주세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이 글은 IT100 리뷰어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글입니다.









우리 집에 왜 왔니 (2009)
혐오스런 강혜정의 일생


일단 강혜정의 한 때 팬이었던 나로서도 (과거형이 쓰였던 이유는 후반부에 다시 얘기하자), 이 영화 <우리 집에 왜 왔니>는 큰 관심이 없었던 영화였다. 그런데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본 이들의 평은 '올해의 발견' 혹은 '예상과는 달랐던 독특한 영화' 라는 등 나 역시 예상했던 반응들은 아니었다. 이런 비슷한 의외의 반응들은 지난해 말, 다른 한국영화 한 편을 통해서 똑같이 발생했던 일이었는데 그 영화는 다름아닌 <과속 스캔들>이었다. 일단 <과속 스캔들>이 그 본질을 가늠하기 어려운 제목으로 판단력을 흐리게 했던 경우라면, <우리 집에 왜 왔니>는 제목 자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과속 스캔들>과 비슷하지만 이 보다 더 나은 제목이 쉽게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직접적이고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한 제목으로서 <과속 스캔들>과는 일단 평가를 달리해야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개인적으로는 <과속 스캔들>보다 <우리 집에 왜 왔니>가 훨씬 더 좋았으며, 내 취향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좋아했던 강혜정이 돌아왔다는 점에서 반가웠던 작품이었다.


(이후 부터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들께서는 맨 아래 단락으로 이동해주세요~)





영화는 초반 줄거리를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풀어놓고는, 조금 지나서 주요등장인물들을 등장시키고 나서는 극중 대사를 통해 '미저리'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대충의 분위기를 관객들에게 설명한다. 제목처럼 왜 이집에 온 것인지 알 수 없는 수강(강혜정)은 병희(박희순)의 집에 어느날 갑자기 쳐들어와서는 병희를 묶고는 감금하게 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저리'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길래 '아, 이 영화 미저리를 베이스로 하되 무언가 코믹하고 감성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영화는 아닐까?'했었지만, 베이스로 한 영화는 따로 있었다. 아마도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본 이들이라면 모두 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마츠코..>를 절로 떠올렸을 것이다. 만약 각본을 쓴 김지혜씨나 연출한 황수아 감독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물어보고 싶은데, 만약 이 이야기가 <마츠코..>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쓰여진 시나리오와 영상이라고 한다면 그건 정말 믿기 어려울 것 같다. 그냥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하기엔 부족할 정도로 의상부터 설정, 대사들까지 유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어 몹시도 흥미로웠다(앞서 이야기해두지만 흔히 생각하는 '표절'이라는 느낌이 강하지는 않았다. 단지 많은 인용이 있었다는 느낌이었고, 감독이나 각본을 쓴 이가 <마츠코...>를 보고는 나도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 라는 생각에서 기초한 영화는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느낌이었다).

일단 비슷한 설정들을 보자면 가장 먼저 영화의 화자가 제 3자인 병희를 통해 전달되기도 하고 수강 스스로의 시점에서(내레이션) 진행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노숙자 차림을 한 수강의 코디(?)는 딱 봐도 후기 마츠코의 모습을 절로 떠올리게 하며, 왕따로 오해로 각각 일생을 험하게 살았다는 점도 유사하다. 특히 그 중에서 서울로 올라온 수강이 돈을 벌기 위해 사창가를 비롯해 각종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장면을 빠른 편집으로 처리한 것은, 마츠코에서도 음악과 함께 만날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영상 측면에서도 굉장히 감성적이고 색감이 진한 장면들을 여럿 보여주었는데, 물론 색감부분에서는 <마츠코..>의 경우가 훨씬 강렬하긴 했지만 분위기에서는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마츠코에게는 음악이 있었다는 점과 <우리 집에 왜 왔니>에는 납치 시퀀스가 가미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아,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대사 측면에서 무려 '다녀왔습니다'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이는 일본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아주 중요한 대사로서(일본 영화나 애니를 자주 본 이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이 '다녀왔습니다 (다다이마, ただいま)'라는 의미는 여러가지 함축적인 의미와 감정을 담고 있는 실로 강력한 대사가 아닐 수 없다), 한국영화에서는 잘 등장하지 않는 대사인데 이 영화에서는 분명 일본영화에서의 그것과 똑같은 기능으로 의미심장하게 사용되고 있다(마츠코에서 역시 이 대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정말로 여러가지 측면에서 일본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떠올릴 수 밖에는 없는 영화였는데, 이것이 불쾌하게 느껴질지 아니면 똑같이 흥미롭게 느껴질지는 개인의 취향차일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표절적인 측면보다는 또 한번 감성의 유니크한 면을 간지럼피는(내 스타일) 영화를 만난 듯해 반가웠고 즐거웠다.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에서 수강이 미끄러지듯 욕조 안으로 빠져드는 장면이 너무 인상적이었는데, 아마 감독도 이 장면을 보고 나서는 너무 만족스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욕조의 구조를 너무도 잘 이용한 베스트 장면 중 한 장면이듯)

평범하지 않고 독특한 캐릭터인 수강의 이야기만 있었다면 영화의 깊이가 조금 덜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영화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병희의 이야기를 중반부에 배치해 두었다. 사고로 아내를 잃은 병희의 이야기를 수강의 이야기가 병희의 이야기와 점점 겹쳐질 때쯤 들려주게 되면서, 관객들은 점점 두 캐릭터에게 유사점을 발견하게 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특히 아내를 잃은 것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항상 뉴스에서나 나오는 남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일로 인한 것이었다는 점과(무장 탈영병과 후반부에 추가로 등장하는 아내와 탈영병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까지) 막을 수 있었다는 트라우마를 굉장히 설득력있게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들려주는 또 한 번의 '남의 이야기'에 좀 더 공감할 수 있기도 했다.

그리고 후반 부에(수강이 죽고 나서) '그랬었었구나'하며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전개도 마음에 들었다. 사실 이 부분은 굉장히 전형적인 전개방법으로서 그 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캐릭터를 말미에 가서야 비로서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 밀려오는 감동을 느끼게 되는 부분인데, 역시나 캐릭터나 이야기 자체가 평범하지 않다보니 뻔하지 않고 감성적인 영상들과 감각들로 잘 표현해 내고 있는 듯 하다. 수강의 마지막 날을 상상하는 방식도, 병희가 편지를 뒤늦게 보고 이를 찾아가 상상하는 장면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영화의 제목인 '우리 집에 왜 왔니'를 직접적으로 등장시키는 부분은 살짝 낯뜨겁기도 했지만, 결국 감독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고 생각된다. 영화 초반 자신의 집에 난데없이 들어온 수강에게 병희는 계속 물어본다. '왜'하고. 나중에 수강은 앞으로 아무도 사랑할 수 없다는 병희에게 역시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둘은 서로에 트라우마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둘은 쉽게 이 '왜'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지만(아니 하려하지 않지만), 결국 수강도 남은 병희도 이 물음에 답을 어렴풋이 알게 된다. 사실은 '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것. '왜'라는 것은 스스로가 만든 일종의 장벽이며 무언가에서 보호받기 위해, 자기 합리화를 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장치라는 것을. 결국 굉장히 특별한 삶을, 사건을 겪게 되는 두 주인공이지만 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서로에게 찾게 된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역시 강혜정!)

영화가 후반부로 후반부로 갈 수록 머릿 속에 드는 한가지 생각이있었다. '아, 내가 좋아했던 그 강혜정이 돌아왔구나', '<나비> <올드보이> <연애의 목적>을 통해 한 때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였던 그녀가 다시 돌아왔구나'하는 생각이었다. 사실 어리석게도 그녀의 영화나 활동들이 마음에 와닿지 않았던 이유는 연기 자체가 아니라 바로 얼굴의 변화 때문이었는데, 이것은 실망이라기보다는 안타까움에 비롯된 것이긴 했었다. <우리 집에 왜 왔니>에서는 유난히 강혜정의 얼굴을 화면 가득 클로즈업 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완벽하지는 않지만 예전 좋아했던 그 소녀의 표정을 다시금 읽을 수 있었다. 이 영화는 적어도 나에게는 '돌아온' 강혜정을 알리는 완벽한 영화이며, 다시금 강혜정을 배우로서 좋아하게 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참고로 남들은 다 은실이 좋아할 때 나는 은실이의 못된 언니로 나오는 강혜정을 더 좋아했으며, 팬까페라는 것까지 가입해본 거의 유일한 여배우였다).

박희순은 <세븐 데이즈>이후 주목을 받으며 여러 영화에서 만나볼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의 영화를 스크린에서 처음 만나는 터였다. 정재영과 겹치는 듯한 느낌도 있지만, 무언가 현실적이고 삶에 관한 공감을 일으키는데에는 탁월한 연기를 펼치는 것 같다. 그리고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두 배우의 조합은 매우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뭐 뻔한 얘기지만 다른 배우가 했을 경우가 상상히 안갈 정도로.

<우리 집에 왜 왔니>는 분명 <과속스캔들>과는 다르게 엄청난 흥행성적을 거두거나 하긴 어려울 것 같다(이것은 악담이 아니다). 대중적 코드보다는 감성적인 코드가 영화를 둘러싸고 있으며, 영화적인 측면에서도 영상과 음악 측면에서 상당히 장르영화적인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올해의 발견이었다. 영화는 어차피 취향차. 이 영화는 확실히 내 취향이다.


1. 오프닝의 흐르는 음악을 딱 듣는 순간 정재형이 떠올랐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정재형이 영화음악을 맡고 있더군요. 엔딩 크레딧에 흐르는 곡은 정재형 곡에 엄정화와 루시드폴이 노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2. 까메오 출연도 말그대로 갑작스러운 터라 재밌더군요. 분량도 적절하고. 조은지씨는 조금 놀랬음 ㅎ

3. 승리 얘기가 전혀 없는데, 일단 승리가 연기를 잘했다 못했다라기 보다는 비중 자체가 아역 배우에게 오히려 더 쏠려있기 때문에, 배우 이승현을 평가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더불어 얘기하자면 제작에 YG엔터테인먼트가 참여했더군요.

4. '혐오스런 수강의 일생'이라고 해야 맞겠지요.

5. (주)어거스트의 창립작품입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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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퀀텀 오브 솔러스 : 블루레이 리뷰
http://dvdprime.paran.com/dvdmovie/DVDDetail_Sub.asp?dvd_id=1782&master_id=0


사실 극장에서 볼 땐 심심하다고 느꼈던 영화였는데, 블루레이로 다시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던 괜찮은 시리즈의 속편이었음. 카지노 로얄 BD를 보고 바로 연달아 보면 완전 한 작품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근래 DVD프라임(www.dvdprime.com)에 올렸던 블루레이 리뷰들 링크.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The Reader, 2008)
홀로코스트 이후 남겨진 현실에 관한 시선



케이트 윈슬렛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기며 화제를 모았던 <더 리더>는, <빌리 엘리어트>의 스티븐 달드리와 <레볼루셔너리 로드>의 케이트 윈슬렛(아직도 <타이타닉>의 케이트 윈슬렛이라고 소개한다면 그건 정말 실례다)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영화였다. <빌리 엘리어트>는 가끔씩 꺼내보면서 재미와 감동에 울컥거릴 정도로 개인적으로 손꼽는 영화이기 때문에 감독에 대한 기대는 당연한 것이었으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배우들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케이트 윈슬렛 역시 확실한 관람의 이유였다. 더불어 이미 두 작품을 모두 본 이들이 평가처럼, 과연 케이트 윈슬렛이 아카데미를 <더 리더>로 받는 것이 더 적절한가 아니면 <레볼루셔너리 로드>로 수상하는 것이 더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는데, 간단하게 결론만 얘기하자면 나 역시 <레볼루셔너리 로드>로 수상하는 것이 더 괜찮은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후부터 영화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들께서는 맨 아래 단락으로 이동해주세요~)




<더 리더>는 알려졌다시피 소설을 원작으로한 홀로코스트에 관한 또 다른 영화이다. 지금까지 홀로코스트에 관한 영화는 여러 편이 있어왔고 인상적인 작품들도 많았었지만 스티븐 달드리의 <더 리더>는 기존 작품들과는 살짝 방향을 달리하고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아니 방법이 다르다고 할 수도 있겠다). 일단 영화의 초 중반까지는 전혀 홀로코스트에 관한 분위기는 풍기지 않고 소년과 여인의 사랑과 관계에만 집중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우연한 기회에 한나를 만나게된 마이클은 또래의 소년들이 그러하듯 여인의 성적 매력에 호기심을 갖게 되고, 한나는 이런 마이클을 리드하며 점점 더 깊은 관계를 갖게 된다. 마이클은 한나와 가까워질 수록 또래에서 멀어지게 되는데 이는 넓게 보자면 현실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의아했던 점은 이 '한나 (케이트 윈슬렛)'라는 캐릭터의 행동에 대한 공감대가 전혀 형성될 여지가 없이 급작스럽게 진행된다는 점이었다. 성숙한 여인에게 성적으로 호기심을 갖게 되는 마이클의 행동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런 마이클을 아무런 이유없이 너무나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한나의 모습은 그녀의 직업, 배경등에 대해 정확히 얘기할 수 없는 것처럼 보는 내내 의문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영화를 전체적으로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영화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점은 마이클과 한나의 단순 로맨스가 아니기 때문에 이 같이 갑작스럽고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한나의 행동들은, 후반부 그녀가 사건에 휘말리고 이에 따른 행동들의 원인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하겠다.

사실 영화를 다보고 나서 얼핏 든 생각은 이 영화가 굉장히 조심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나 굉장히 위험할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잘 알다시피 이 영화에서 나치가 저지른 대학살의 주동자로 묘사되는 한나의 행동들은 '무지'한 것 때문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마이클이 주마등처럼 기억을 되돌려 생각해보니 한나는 문맹이었으며, 그래서 자신에게 성관계보다도 책을 읽어주기를 더욱 권했으며, 식당에서도 메뉴를 고르지 못했으며 등등 '그랬었었구나' 는 식으로 (약간의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이야기하고 있는데, 일단 이는 굉장히 위험한 묘사라고 아니 할 수 없을 것이다. 무지를 더욱 드러내기 위해 죄를 숨기기 보다는 오히려 자기 직분에 충실했다고 당당히 얘기하는 한나의 모습을 '문맹'이어서, 즉 '순수하게 몰라서' 그랬다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 것은 누구나 다 알다시피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와 관련한 어느 글에서 본 표현을 빌리자면 전후 이렇다할 사과나 처리가 없었던 일본에 비해 굉장히 혹독한 전후처리과정을 겪고 있는 독일의 현실을 감안한다하더라도 이는 굉장히 위험한 전개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비슷한 경우로서 굉장히 위험한 결말을 맺고 있는 영화가 이안의 <색, 계>라고 생각하는데, 결국 친일파에게도 고뇌가 있었네, 그 속에도 사랑이 있었네, 나치들은 정말 몰라서 유태인을 학살했네 라고 그들 스스로 마무리 짓는 경우는, 피해자가 공감할 수 있을 정도의 이야기가 아니면 모두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측면에서, <색, 계>야 말로 진정 이안의 잘못된 방향이었다고 생각되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다행이도 <더 리더>는 이와는 달랐으며, 이를 단순 미화하려하거나 고발하려고만 하지 않고, 처한 현실을 좀 더 고스란히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보이는 작품이었다.





일단 이 영화에 또 다른 주인공인 마이클의 이야기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무말 없이 떠난 한나와의 기억을 갖은채 어른이 된 마이클은 법대에서 수업차 보게된 재판을 통해 다시금 한나를 먼 발치에서나마 만나게 된다. 그녀가 나치당원으로서 포로수용소 참사에 가담했다는 사실에 먼저 충격을 받게 되지만, 재판이 거듭되는 과정에서 마이클은 자신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떠올리며 그녀가 문맹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 사실이 재판의 판결을 뒤집을 결정적인 증언이 될 수 있음을 알고 고민하게 된다. 


사실 처음 두 남녀의 나이차를 이렇게 떨어트려 놓은 이유가 단순히 소년과 여인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인줄 알았었는데, 결국 <더 리더>의 이 설정은 전쟁에 직접적으로 가담한 1세대(한나)와 전후세대인 2세대(마이클), 그리고 더 나아가 3세대(마이클의 딸)까지 아우르는 이야기로서, 결국 이를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현실적 차이를 이야기하고 있다 하겠다. 마이클은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는 못한 세대이기 때문에 심정적으로는 자신이 사랑했던 한나에게 더욱 동정이 가지만, 그녀가 저지른 일이 얼마나 참혹한 일인지는 머리로서 알고 있기 때문에 결정적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어느 한쪽으로 시원하게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하게 된다. 그녀가 문맹이었다는 사실을 밝히게 되면 적어도 한나가 혼자서 이 일을 주도했다는 다른 여성당원들의 입맞추기를 밝혀내고 가중처벌은 면하게 될지는 몰라도, 그 행동 자체의 문제는 희석되지 않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은 끝내 이 이야기를 재판장에서 하지 못했고, 한나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게 된다.

마이클은 자신이 증언을 하지 못한 죄책감에 한나에게 일일이 책을 읽어서 녹음한 테입을 감옥으로 보내주게 된다. 한나는 처음에는 무슨 영문인지 몰랐지만 나중에는 마이클임을 알게 되었고, 점점 책을 읽고 글을 배우고 싶다는 욕망까지 갖게 되어 나중에는 마이클에게 원하는 책을 글로 요청할 수 있게 되기까지 한다. 마이클의 이 같은 행동은 한나를 진심으로 위해서 하는 행동이라기보다는 그럴 수 없었던 자신의 죄의식을 씻기 위한 반성의 행동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전후 2세대로서 홀로코스트와 한나를 동등한 조건에서 비교해야만 했던 자신의 행동에 후회는 하지 않지만, 한나를 적극적으로 변호하지 못한 죄의식은 남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같은 마이클의 갈등과 나중의 행동들의 묘사는 상당히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아마 다른 일반적인 영화였다면 '한나'를 적극적으로 변호하는 바람에 사회의 지탄은 받지만 둘은 행복했다 라는 식이 되었겠지만(이렇게 되면 진정으로 위험할 수 있다), <더 리더>는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전후 2세대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쉽게 말해 나치가 저지른 일로 누가 독일인을 모욕하면 자신은 상관없는 일이라 억울한 마음도 들지만, 1세대가 저지른 일이 얼마나 잔혹한 일이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질타에도 강하게 변론하지는 못하는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영화 속 마이클은 가장 안쓰럽게 보이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죄의식 때문에 한나에게 책을 녹음해주는 일을 게을리 할 수 없었으며, 한나를 직접적으로 맞닥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는 그녀의 상황 탓에 가석방 이후의 생활을 알아봐주어야만 했고, 한나가 남긴 시간들 때문에 부인과도 좋은 결혼생활을 할 수 없었고, 한나가 죽은 이후에도 아마 이 짐을 평생 가지고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보면 영화가 영리하게 이를 옹호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이건 개인 시각차에 따라 결국 큰 범위에서는 영리하게 미화하거나 옹호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옹호하려 하기보다는 그저 그럴 수 밖에는 없는 현실을 조명하는데에 그쳤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옳았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다시 한나의 얘기로 돌아와서 이야기하자면, 한나는 문맹이었고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지르는지 정말로 몰랐기 때문에 재판장에서도 사람들이 경악할 정도로 또렷하게 자신이 저지른 일들을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단순히 자신이 문맹이라는 점이 수치스러워서, 그 수치스러움을 견딜 바에야 그냥 죄를 뒤집어 쓰는 것을 택했고, 이는 그 죄가 얼마나 중한 것인지 몰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징역을 사는 중에도 한나는 이 같은 사실을 거의 알지 못했었는데, 가석방이 결정되고 마이클을 만나게 된 자리에서 그녀는 마이클에게 '그 동안 감옥에서 배운것이 있을 줄 알았다'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것은 마이클의 입장에서 본다면 한나가 정말 그것을 알기를 원했다기보다는 그래야만이 자신이 했던 행동들에 정당성을 더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된다. 이때까지도 정말 몰랐던 한나는 마이클의 이 한마디를 듣고나서야 자신이 저지른 일이 어떤 일이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감옥에서 글을 배우고 문명에서 벗어난 것처럼, 자신이 저질렀던 일에 대한 무지함도 깨우치게 된 것이다.

뒤늦게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진심으로' 알게 된 한나는 가석방이 되는 날 감옥에서 스스로 목을 매게 된다. 만약 영화의 서사가 여기서 끝이 났더라면 앞서 누누히 언급했던 것처럼 더 많은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한 작품이 되었을 듯 하다. 한나라는 캐릭터는 어차피 나치와 이에 가담한 독일을 대변할 수 밖에는 없는데, 그저 몰라서 그랬던 것이고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식의 이야기는 분명 위험요소가 많은 전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한 발을 더 나아간다. 혹자들은 홀로코스트의 피해자인 마더(레나 올린)와 마이클이 만나는 장면이 불필요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은 꼭 필요한 장면이었고 이 장면이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고도 생각된다. 한나는 죽으면서 자신의 전재산을 피해자의 딸에게 기부하기로 하고 마이클은 이를 전하기 위해 마더와 만남을 갖게 되는데, 여기서 레나 올린이 연기한 '마더'라는 캐릭터의 자세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이클은 약간은 인정에 호소하며 기부금을 받아달라고 이야기하지만 마더는 주저하지 않고 이를 거절한다. 마이클은 이를 진심으로 수긍하고 유태인 문맹퇴치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하자 마더는 그러라고 하면서 그 돈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리고는 마이클이 떠나간 뒤 예전 가족사진을 보는 마더의 모습을 카메라는 비춘다. 이는 어쩌면 동정표를 더해 미화될 수도 있는 이야기를 풀어놓고는 결국 이는 절대 미화될 수 없음을, 아무리해도 수긍할 수 없는 현실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해야겠다. 지금까지 영화속에서 풀어낸 서사들만 보자면(영화속에는 아우슈비츠 장면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관객들은 한나에게 더 동정할 수 밖에는 없다)이쯤에서 용서해주고 화해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실제 피해자인 마더의 확고한 자세와 이에 한마디도 못하고 수긍할 수 밖에는 없는 마이클의 대화 장면을 보자면, 이는 절대 다른 이유들로 용서할 수는 없는 것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가족 사진을 바라보는 마더의 시선을 통해 결국 어떤 사과나 보상으로도 죽은 사람은 되돌아 올 수 없음을, 즉 독일이라는 나라가 짊어지고 가야만 하는 현실을 이야기하려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에 자신의 딸에게 이 이야기를 처음부터 천천히 들려주는 마이클의 모습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전혀 상관없다고 볼 수도 있는 제3세대에게 앞선 세대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짊어져야 할 현실과 앞선 세대로서 이런 유산을 물려주어야만 하는 미안함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더 리더>에서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도 물론 좋았으나, 상을 받아야 했다면 <레볼루셔너리 로드>쪽이 더 어울렸다고 생각된다.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케이트 윈슬렛이 연기로서 표현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던 작품임에 반해 <더 리더>는 영화의 전체적인 서사에 기대어 발휘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물론 이 영화에서 케이트의 연기도 좋았다). 그리고 말도 많은 노출장면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도 아주 조금은 불편한 점이 있었다. 특히 마이클과 놀러가서 수영하는 장면에서의 뜬금없는 노출은 없어도 될 설정이었다고 생각되었다. 물론 한나라는 캐릭터가 나체의 뒷 모습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었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불필요한 부분도 어느 정도는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된다.

레이프 파인즈의 경우는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라는 제목에 걸맞게 멋진 목소리도 만나볼 수 있었고, 역시 그 다운 가볍지 않은 분위기도 충분히 만나볼 수 있었다. 어린 마이클을 연기한 데이빗 크로스는 보는 내내 히스 레저 + 발 킬머를 닮은 얼굴이라 자꾸 겹쳐보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홀로코스트에 관한 영화를 볼 때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타국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될 수 밖에는 없는 것 같다. 진정한 전범처리는 해보지도 못한 우리의 현실이 어쩔 수 없이 겹쳐진다.


1. 독일어와 영어가 혼제되는 탓에 살짝 혼란스럽기도 하더군요. 독일어로 써있고 영어로 읽는다던가, 독일사람들이 전부 영어를 쓴다든가 하는.

2. 제작자인 안소니 밍겔라와 시드니 폴락 모두 세상을 떠났는데, 그들을 기억하는 문구를 엔딩 크레딧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네요.

3. 역시 엔딩 크레딧에서 영화에서 인용된 책들의 목록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더 많더군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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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카메라 IT100 리뷰 _ 작고 편한 카메라 (개봉기와 디자인)

DSLR사용자로서 매번 사진을 촬영할 일이 있을 때마다 기본 바디에 추가 렌즈들에 들고 다니려면 은근히 짐이라 적잖이 고생하는일이 많아 세컨 카메라 용으로 쓸만한 컴팩트 디카를 노려보던 중, 우연한 좋은 기회에 삼성 IT100의 체험단으로 선정이 되어직접 카메라를 써보고 리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아마도 세컨 카메라를 사용해본 유저들은 알겠지만 한번 이 편리함과 이동성에맛을 들이게 되면 어느 것이 본래 세컨드이고 메인 이었는지 말끔히 잊어버릴 정도로, 작고 편리한 컴팩트 디카를 더 자주 들고다니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는 문득, 찬밥 신세로 전락한 커다란 DSLR을 안쓰러워 하게 되곤 한다. 일단 IT100을받아보고는 단 이틀을 사용해보았을 뿐이지만, 자연스레 가벼워진 가방과 주머니에서 쉽게 꺼내어 부담 없이 촬영할 수 있는매력만큼은 흠뻑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자세한 기능과 사용기는 추후 리뷰에서 정리해보도록 하고, 오늘은 간단히 개봉기 성격에사진과 간단한 코멘트들을 올려보려고 한다.




일단 처음 박스를 받아 든 느낌은, 컴팩트 디카를 구매한지가 상당히 오래되어서 인지도 몰라도 '박스가 상당히 작다!' 라는생각이었다. 그래서 농담조로 '케이블이나 베터리 등 부가구성물은 다 옵션인가' 했을 정도였으니. 하지만 작은 박스 내에도 카메라본체를 비롯해 관련 케이블들과 배터리, SD메모리카드, 핸드스트랩 등이 차곡차곡 담겨있었다. 나중에 기능을 자세히 리뷰 할 때다시 이야기하겠지만 IT100은 무려 HDMI를 지원하기 때문에 이 연결을 위한 케이블이 제공되고 있으며, SD메모리카드도기본으로 2GB가 제공되고 있다. 컬러는 블랙, 실버, 블루, 레드가 있는데 내가 사용하게 된 모델은 레드 컬러였다.




크기를 비교할 만한 사진을 찍었더라면 더 이해가 쉬웠을 텐데, 쉽게 얘기하자면 딱 핸드폰 정도의 크기라 할 수 있겠다. 두께부분은 최근 출시되는 타사의 '슬림형' 최신 디카들과 비교하면 그다지 슬림 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겠는데, 이는 기술적인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슬림형 디카들이 대부분 3배 줌까지만 지원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5배 줌 기능을 탑재한 IT100은기술적으로 최대한 가능한 두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사실 따져보았을 때 이 정도 두께면 전혀 두껍다고 느낄정도는 아니며, 다만 더 슬림한 모델들도 존재한다는 이유 때문에 IT100의 '슬림'이라는 매력자체가 무색 될 까봐 안쓰러운마음에 일부러 코멘트를 남겨보았다. 전면 이미지에서 독특한 점이라면 플래쉬 기능을 위해 렌즈의 원형 테두리를 살짝 수정한디자인인데, 컴팩트한 사이즈의 디카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히 보이는 부분이다.




후면 부에는 큼지막한 3인치의 LCD화면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후면부의 대부분을 LCD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체감하는크기는 더할 것이라 생각된다. 이 외에 맨 오른쪽 위에는 줌 인/아웃 버튼을 지원하고 있는데 대부분 카메라가 좌우로 돌리는방식의 줌 버튼을 제공했던 것과는 달리 위아래로 컨트롤하는 버튼을 제공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그 아래는 원형 모양을 통해 각모드별/기능별로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이 위치해 있고, 메뉴를 확인할 수 있는 버튼과 사진의 위치 조정과 플래쉬, 타이머 등제어가 가능한 버튼, 그리고 맨 아래는 촬영한 사진을 LCD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View버튼과 삭제를 위한 휴지통 버튼이위치해 있다. LCD 액정 같은 경우 일반적인 경우처럼 지문이 잘 묻어나는 형태임으로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하려면 액정 보호필름을 부착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상단 디자인도 불필요한 버튼을 최소화해 깔끔한 느낌이다. 먼저 'IT100'이라는 모델명이 눈에 확 들어오는 동시에, 동영상촬영에 필요한 마이크 입력창과 스피커가 인상적이다(동영상 기능역시 추후 본격리뷰에 자세히 얘기하게 되겠지만, 개인적으로IT100의 가장 놀라운 기능 중에 하나는 720p의 HD급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이 될 것 같다). 파워버튼과 셔터버튼이 나란히 위치해 있는데, 반셔터도 어느 방향에서 누르던지 잘 적용이 되는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단 부에서 눈 여겨 볼 점은 역시 HDMI 입력단자부분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처음 IT100의 스펙에 대해 알게 되었을때 가장 놀라웠던 점이 바로 HDMI를 지원하는 점과 720p 동영상 촬영부분이었는데, 기존 HD동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디지털카메라들이 컴퍼넌트 단자를 통해 동영상을 전송했던 것과는 달리 IT100은 HDMI를 지원 함으로서 디지털에서 디지털로 손실없이 원본 소스의 손실 없이 전달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밖에 삼각대를 연결할 수 있는 홀과 베터리와 SD메모리카드를 삽입할 수있는 기능도 하단부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




파워 버튼을 누르고 전원을 켜게 되면 렌즈 부분이 위의 사진처럼 활성화되게 된다. 옆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슬림한 디자인의핸드폰들보다 조금 더 두꺼운 정도의 두께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취향 차이겠지만, 더 슬림 했다면 촬영을 하거나 이것저것 기능버튼을 누르는데 조금 불편함이 있었을 것 같다. 특히 상단의 셔터를 누를 때는 손아귀에 쥘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게 된 불편을겪었을지도. 여하튼 이정도 두께면 충분히 만족스럽다 할 수 있겠다.




사실 처음 IT100 모델의 컬러들을 확인하고 나서는 레드보단 블랙이나 블루였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개봉기를 위해차근차근 살펴보다 보니 레드가 다른 컬러들에 비해 좀 더 개성적이고 차별화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아까 전면 부를 설명할 때미처 이야기 못한 부분이 있는데, 좌측에 보면 '12.2 MEGA PIXELS'이라는 문구와 함께 핸드 스크랩을 연결할 수 있는홈과 촬영 시 그립감을 살려줄 수 있는 일종의 지지대와 같은 구조가 추가되어 있다.





후반부의 LCD 액정을 활성화한 모습.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질 정도로 3인치의 액정화면이 무척이나 넓게 느껴진다. 마치작은 PMP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데, 시원한 LCD 크기로 전문가들은 좀 더 편하게 일반인들도 쉽게 촬영하고 바로확인이 가능할 듯 하다.




처음 IT100을 받아보고 나서는 오랜만에 이것저것 만지작거리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모를 정도였다. 작고 컴팩트한 크기 덕분에외출 시에 특별한 일이 아니면 DSLR을 대체할 완소 아이템이 될 듯 하며, HD동영상 촬영 및 다양한 기능들을 테스트하고활용해 보느라 앞으로 한동안은 IT100과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첫 포스팅인 이번 글에서는 간단한 개봉기와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했지만, 다음부터는 본격적인 기능들 그리고 IT100이 촬영한 사진들을 직접 보면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이어갈까 한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이 글은 IT100 리뷰어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글입니다.









번 애프터 리딩 (Burn After Reading, 2008)
무슨 이런 일이 다 있어!

<번 애프터 리딩>은 어지간한 영화 팬이라면 도저히 관심이 가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라인업으로 먼저 눈길을 끄는 영화이다. <마이클 클레이튼>에서 호흡을 맞추었고 아카데미까지 수상했었던 틸다 스윈튼과 조지 클루니가 다시 한번 함께 출연하고 있고,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존 말코비치, 그리고 미드 <식스 핏 언더>로 깊은 인상을 주었던 리차드 젠킨스, 여기에 아마도 '오션스..'시리즈를 통한 조지 클루니와의 커넥션으로 함께 한 듯 싶은 브래드 피트까지. 그야말로 오랜만에 보는 초호화 캐스팅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이 라인업을 완성시키는 것은 다름 아닌 연출을 맡은 코엔 형제라고 할 수 있을텐데, 전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통해 무시무시한 자신들의 연출력을 새삼스레 만인하게 공표했던 그들이 이런 호화 캐스팅을 데리고 코믹 스릴러 물을 촬영했다는 소식에 어찌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어쩌다보니 마치 만우절 낚시글 마냥 부제목을 지어버린 꼴이 되버렸지만, 사실 저 만한 부제목도 없을 듯 하다.

'아니 무슨 이런 일이 다 있어!'


(이후부터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살짝 있을 수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들께선 마지막 단락으로 이동해주세요~)




'아니 무슨 이런 일이 다 있어!' 는 영화의 맨 마지막 대사이기도 한데,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코엔 형제는 이 대사 한마디를 가장 먼저 떠올리고는 영화를 써내려가지 않았을까 싶다. 맨 마지막에 이런 대사를 시원하게 넣기 위해서 100분 가까운 시간 동안 어떻게 하면 이야기를 알차게 만들 수 있을까 하며 머리를 맞대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는 사실 맨 첫 시퀀스부터 속으로 웃음을 참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아예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면 모르겠지만 이 영화가 정통 스릴러라기 보다는 '코믹'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는데, 위성에서 잡은 듯한 시점에서 CIA본부 건물로 시선이 잠입하여 복도를 걷는 발 밑 시점으로 옮겨가는 카메라 워킹은, 이런 '요원'이 등장하는 전형적 스릴러 물에 대한 조롱과 더불어 풍자가 담긴 오프닝 시퀀스로서, 이 영화가 기존 것들에 대한 풍자의 메시지를 들려줄 것이라는 것을 바로 짐작할 수 있는 재기넘치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이 거대한 코미디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요소는 다름 아닌 영화 음악이라 할 수 있겠다. <번 애프터 리딩>의 영화음악은 굉장히 장황하고 장르적이다. 장르적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스릴러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 그러니까 서스펜스를 고조시키기 위해 삽입된 음악들 - 코드의 음악들을 이 영화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데, 관객이 이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굉장히 장황하고 오버스럽게 묘사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영화가 '코믹'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긴 했지만, 만약 몰랐다 하더라도 영화 음악을 통해 눈치챌 수 있었을 듯 싶다. 그래서 음악을 맡은 카터 버웰의 전작들은 어떤 것이 있었나 살펴보았더니, 이분 완전히 코엔 형제와 콤비가 아닌가. 가장 최근작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물론이고, <레이디 킬러>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 <파고> <밀러스 크로싱> 등 까지 거의 모든 작품의 영화음악을 도맡았던 음악감독이었다. 코엔 형제의 영화들 외에도 브래드 피트가 출연했던 <칼리포니아>를 비롯해 <컨스피러시>, 무려 <벨벳 골드마인>, <존 말코비치 되기> <어댑테이션> 그리고 최근작 <킬러들의 도시>까지. 왜 그 동안 카터 버웰이라는 이름을 몰랐었는지가 의아해질 정도의 필모그래피였다. 앞으로는 스탭롤을 볼 때 카터 버웰 이라는 이름을 절대 잊지 않을 것 같다(늦었지만 ^^;).




'거대한 농담'이라고 얘기했던 것처럼, 이 영화는 단순히 '농담'을 하기 위해 만든 영화는 아니다. 아니 정확히 얘기하자면 농담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라고 해야겠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매우 다양한 캐릭터들을 배치시키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각각의 캐릭터들이 어떤 연관성과 우연성으로 얽히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다 같이 어떻게 파국으로 치닫는가를 흥미롭게 전개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코엔 형제만의 놀라운 스토리텔링 능력을 엿볼 수 있음은 물론, 씁쓸함이 묻어나는 풍자의 메시지도 얻을 수 있다. 일단 가장 큰 풍자는 바로 CIA나 FBI 같은 거대 첩보조직에 관한 이야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결국은 아무 일도 아닌, 매우 사소하고 사적인 일들을 항상 확대 해석하고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확대조치하는 그들의 모습을 영화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특히 결말에 가서 이를 그냥 제거하고 입을 막는 것으로 너무 쉽게 마무리하려는 그들의 행동들을 보면 '무슨 이런 일이 다 있어'라는 대사는 그 대사를 읊은 인물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메시지로 들리기도 한다.

그 다음으로 흥미로운 것은 바로 영화 속에 살아있는 캐릭터들이다. 이 캐릭터들은 어찌보면 굉장히 과장되고 별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따지고보면 극히 현실적인 캐릭터들 뿐이다. 부인 몰래 외도를 하고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고 나서는 반드시 조깅을 해야만 하는 집착을 보이는 해리 파러(조지 클루니)는 이야기 할 때 약간의 버릇이 있고 까탈스러운 면도 보이지만 수많은 인간 군상중의 하나일 뿐이고, CIA분석가로 일하다가 좌천되고 나서 사표를 내고 부인에게까지 이혼당할 위기에 처한 오스본 콕스 역시 또 다른 군상이라 할 수 있겠다. 스포츠센터 직원으로 더 나은 몸을 만들기 위해 전신 성형을 지상과제로 삼고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남성들과의 만남을 갖는 린다 리츠키 (프랜시스 맥도먼드), 이혼 전에 꼼꼼히 남편의 제정상태 등을 살펴보며 치밀하게 준비하는 까칠한 성격의 케이티 콕스 (틸다 스윈튼), 약간 모자란듯 하지만 순수하고 자신의 세계에 푹 빠져있는 채드 (브래드 피트), 마지막으로 같은 직장에 다니는 린다를 멀리서만 짝사랑하는 매니저 테드(리차드 젠킨스)까지.

이들 개인의 캐릭터는 사실 우리가 영화에서 만나는 다른 캐릭터들에 비하자면 굉장히 현실적인 캐릭터들이라고 할 수 있겠고, 이들이 처한 상황들도 크게 이를 벗어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작은 사건들이 하나하나 결합되게 되면서 별 것 아니었던 혹은 없었을 수도 있던 일은 커지게 되고, 의도하지 않았던 죽음과 사건이 발생되게 된다. 이 같이 작은 인과관계들이 맞물려 의도하지 않았던 일들을 발생시킨다는 것은 이 영화가 말하려는 또 다른 풍자의 메시지이기도 할 것이다.




뭐 아무리 풍자와 메시지를 떠들어도 결국 이 영화는 코엔 형제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영화 내내 키득키득하며 즐길 수 있는 유쾌한 영화였다. 일단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이후 정반대로 작정하고 만든 영화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코믹함을 보여주는 방식도 어찌나 코엔형제 스럽던지 보는 내내 그들의 재치를 엿볼 수 있어서 즐거웠던 영화였다. 영화 자체가 굉장히 힘을 빼고 편안한 느낌을 주고 있으면서도 가볍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으며, 전체적으로 커다란 에피소드 하나를 쏙 빼내어 감상한 느낌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항상 진지한 연기들로 치자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배우들의 또 다른 진지한 연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재미있는 건 여기나온 배우들이 대부분 자신의 이미지를 뒤 엎는 캐릭터들을 한 두 번씩은 이미 선보였었다는 점인데,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고 신선하기까지 했던 이유는 물론 코엔 형제가 만든 캐릭터와 이를 숨쉬게 한 배우들의 노력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가장 충격적인 캐릭터를 고르라면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채드'를 꼽을 수 있을텐데, <벤자민 버튼....>으로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캐릭터를 최근 연기한 브래드 피트의 이 영화 속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만큼 '튀는' 캐릭터였다. 그 싸보이는 헤어 스타일부터 시작해 그 저렴한 춤사위며 몸동작들은 역시 브래드 피트는 배우야 라고 새삼 느끼게 할 만큼 코믹했다. 일부 여성 관객들은 '나의 브래드는 저렇지 않아' 하며 충격의 몸부림을 치기도 했다. 존 말코비치는 이전 영화들에서도 비슷한 느낌의 캐릭터들을 연기한 경험이 있어 신선하지는 않았지만 노련함을 엿볼 수는 있었다. 역시 코믹함과 진지함을 두루 갖추고 있는 조지 클루니의 연기는 박찬욱 감독의 최근 송강호를 평한 표현을 빌리자면 '영리하다 못해 영악한' 배우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고, 조엘 코엔의 아내이기도 한 프랜시스 맥도먼드 역시 그녀 아니면 소화하기 힘든 이상하게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리차드 젠킨스와 틸다 스윈튼의 경우 튄다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캐릭터를 무리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결국 역시 코엔 형제답다 라는 말을 할 수 있었던 재치 넘치는 영화였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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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F. 스콧 피츠제럴드

잘 알다시피 F.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집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데이빗 핀처의 동명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로 더 주목을 받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영화를 참으로 인상깊게 본 나로서는 원작이 된 소설에도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되었고, 위드블로그와 함께 하는 도서 캠페인을 통해 좋은 기회에 피츠제럴드의 원작 도서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잠깐 착각하고 있었는데, 이 도서는 단편들을 여러편 모아둔 일종의 단편집이라는 점과, 영화와는 달리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역시 짧은 단편이라는 점이었다. 영화를 볼 당시에도 이 정보는 알고 있었는데, 오히려 책을 읽을 때는 잠시 잊어버려서 생각보다 짧은 분량에 놀라기도 ;;;

책의 구성은 아래와 같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젤리빈
낙타 엉덩이
도자기와 분홍
리츠칼튼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메이데이
치프사이드의 타르퀴니우스
오, 적갈색 머리카락 마녀!
행복의 잔해
Mr. 이키
산골 소녀, 제미나




위와 같이 영화화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포함하여 총 11개의 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11개나 되는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지만 역시 뭐니뭐니해도 가장 기대가 되고 눈길을 끄는건 '벤자민 버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피츠제럴드의 원작 단편은 긴 러닝타임을 제공했던 영화와는 달리 상당히 짧은 내용만을 수록하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다른 설정들은 제외하더라도 상당히 빠른 시간전개에 적잖이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일단 피츠제럴드의 원작에는 로맨스가 주가 된다기 보다는 '늙은 사람이 아기로 태어나 시간을 거꾸로 간다'라는 설정 자체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 설정을 통해 생겨날 수 있는 흥미요소들은 간략하게 배치하고 있다. 단편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정말 영화처럼 아예 장편으로 기획되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이 같이 매력적인 설정을 그냥 단편으로만 놔두기엔 아쉬웠기 때문일까. 다양한 에피소드와 인물들을 그려낼 수 있는 소스였기에 그저 설정자체만 기억으로 남게 되는 단편은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영화 제목이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로 정해지는 바람에 이와 관련된 모든 도서들의 제목도 이와 동일하게 되어버렸는데, 원제에 의미인 '흥미로운 사건(시간)' 혹은 '기이한 사건' 등으로 풀이했어도 좋지 않았을까도 싶다.




이 외에 수록된 단편들도 다들 짧은 분량으로 읽기에 크게 부담가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역시 단편들이기 때문에 인물들이나 줄거리가 크게 인상적으로 기억이 남는다기 보다는 이름처럼 '단편적'인 기억들만 남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역시나 '위대한 게츠비'를 발표했던 F.피츠 제럴드답게 굉장한 스토리텔러로서의 능력을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쉽게쉽게 읽혀지고 물흐르듯이 전개되는 줄거리는 단편이라는 포맷과 어울려 깔끔함을 더한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에 힘입어 이 도서를 접하게 된 이들보다는 피츠제럴드에 끌려 책을 읽게 된 이들이 좀 더 깊은 인상과 재미를 얻어갈 듯 하다. '벤자민...'외에 단편들은 이야기 자체로 흥미로운 점도 물론 있지만 그 보다는 피츠제럴드의 문장력을 만끽하는 재미가 더욱 쏠쏠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단편이라는 특성 때문에 가끔 꺼내어 한편 씩 천천히 읽어보기에도 괜찮은 책 한권이 될 듯 싶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슬럼독 밀리어네어 (Slumdog Millionaire, 2008)
인생사 대본대로 퀴즈쇼?

이미 엄청난 광고와 뉴스들을 통해 확인했다시피, 데니 보일 감독의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아카데미 8관왕을 비롯한 각종 영화제를 휩쓸다시피한 화제작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수상을 응원만 하지 결과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편이긴 한데,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경우 이 영화와 경쟁했던 영화들이 다 쟁쟁한 작품들이었기 때문에 '과연, 이 영화들을 다 물리치고 거의 이변을 남기지 않을 정도로 압도한 영화는 어떨까?'하는 생각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상을 주는 사람들의 취향과 내 취향의 차이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분명 이 '수상'의 의미를 남들보다는 크게 두진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일단 이 영화가 흥미로웠던 점은 흔히 '발리우드' 영화로 불리우는, 전세계에서 헐리웃 영화가 자국영화에 밀려 성공하지 못하는 드문 케이스의 나라인 인도 영화의 분위기를 갖고 있다는 점과(사실 이견에서는 아예 본격적으로 '발리우드'영화의 헐리웃 진출이라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는 아니었던것 같다) <트레인스포팅> <비치> <선샤인>등을 연출했던 데니 보일 감독의 영화라는 점이었다. <트레인스포팅>이후 한동안 인상적인 작품을 내지 못했던 데니 보일의 신작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일단 간단하게 결론부터 내자면, 그 많은 영화 시상식들을 90% 이상 독식할만큼 위대한 작품은 아니었다고 생각되며, 개인적으로는 그 메시지에 쉽게 동의하기 어려웠던 영화였다.


(이후부터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들께서는 맨 아래 단락으로 이동해주세요~)






비카스 스와루프의 장편소설 Q&A를 각색한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인도의 현실과 역사를 배경에 깔아두고, 퀴즈쇼라는 흥미로운 형식을 통해 액자구조로서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다.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퀴즈쇼에서 척척 정답을 맞추며 화제가 된 소년 '자말'을 주인공으로, 빈민가의 차심부름꾼 소년이 어떻게 그 어려운 문제들을 모두 맞출 수 있었는지를 하나씩 풀어놓는데, 각 문제마다 그 정답을 맞출 수 밖에는 없었던 자말의 불우한 과거들을 끄집어내 조금씩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야기는 전체적으로는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중간중간 기억을 불러내는 형식이기 때문에 연속성 보다는 사건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그 사건들을 통해 인물들 간의 관계를 설명하고 클라이막스의 감정을 불러내려고 하고 있다.

일단 영화가 마음에 들었던 건 굉장한 '화면발'이었다. <트레인스포팅>에서 음악과 더불어 영상에 뛰어난 리듬감을 보여주었던 데니 보일 감독은,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좀 더 스타일리쉬한 영상과 편집을 통해 인도의 비참한 현실을 뮤직비디오처럼 그려내는 동시에, 사건들의 임팩트를 더 강조하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영화는 대사의 많은 부분이 - 특히 초반 - 영어가 아닌 인도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데니 보일 감독은 영어 자막을 일반 자막처럼 사용하지 않고 아예 영상에 이미지로 삽입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마치 한 장면 한 장면이 포토샵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이미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편집도 굉장히 거침없이 이뤄지고 있는데, 빠르게 컷 전환을 하면서 극의 리듬감을 지속적으로 불어넣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A.R.라만의 음악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기도 하다)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이야기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결국은 또 다른 아메리칸 드림과 별다를 것 없이 느껴진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주인공이 무던히 노력하여 백만장자의 꿈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별로 이런 꿈은 없고 좋아하는 이성에 대한 사랑만 있었던 주인공이 우연한 기회에 퀴즈쇼에 나가게 되고 여기서 백만장자가 되어 사랑마저 이루게 된다는 영화의 이야기다. 이건 어찌보면 마치 디즈니의 고전 애니메이션들과 흡사한 구조라고도 볼 수 있겠다. 백만장자가 되어 사랑까지 이루게 되는 주인공 자말에 정반대에 있는 인물은 그의 형인 '살림'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살림은 스스로 이 지긋지긋한 빈민촌을 벗어나 지옥같은 현실을 탈출하고자 좋지 않은 일도 서슴없이 저지르는 등 - 방법은 잘못되었을지언정 - 자말 못지 않은 풍파를 겪게 되는데, 어찌보면 착한 자말은 라티카와 함께 하고 싶다는 희망 외에는 아무것도 없던, 그저 현실에만 휘둘렸던 소년이었지만, 나중에는 모든 것을 이루고 해피엔딩을 맞게 된다.

이렇게 얘기해버리면 마치 '그럼 해피엔딩이 잘못된 것이냐?'하고 오인할 수 있겠는데, 마냥 행복한 이야기가 절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디즈니의 예를 들었으니 여기에도 대입해보자면 마냥 행복하고 꿈만 같은 얘기중 하나였던 <마법에 걸린 사랑>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건, 마냥 행복한 얘기를 풀어가는 방식과 메시지가 다 잘 맞아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결론은 전개했던 이야기를 비춰보자면 별로 공감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도 영화가 아쉬웠던 것 같다. 영화는 초반에 주인공 자말이 어떻게 퀴즈쇼에서 백만장자가 될 수 있었을까? 하는 문제를 내어놓고 보기를 제시하는데, 이 정답은 영화에 마지막 공개가 된다. 공개된 정답은 자말이 '천재'여서도 아니었고, '속임수'를 써서도 아니었으며, '운이 좋아서'도 아니었다. 결국 정답은 '운명;이었다는 것인데, 운명론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하지만 영화가 내내 들려주었던 이야기들을 운명론으로 마무리하게 되면 분명 메시지 부분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정도로 결론의 메시지와 전개의 이야기가 잘 연결이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허무맹랑하다고 느끼기도 했던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싸인>같은 경우도 매우 인상적으로 보았던 입장에서도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결말은 허탈하게만 느껴졌다. 허무맹랑쪽 보다는 허탈 쪽이 더 맞다 싶은데, 그렇게 어렵게 끌어온 이야기의 결말 치고는 너무 허탈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혹시 지옥같은 인도의 현실을 보여주고나서 결말에 꿈 같은 발리우드식 춤과 노래로 끝나는 것이 결국은 희망을 이야기하는 반어법이었다고 이야기할지도 모르겠는데, 반어법으로 느껴지기에는 역시 전개 과정의 이야기들과 결말의 연관성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암울한 현실 속에서 허황된 꿈을 꾸다가 결국 스스로 포기하면서 사라져간 형 '살림'의 이야기를 더욱 주목하거나 여기에 더 메시지를 부여했다면 훨씬 좋은 - 씁쓸하지만 좋은 -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운명론은 얼핏보면 굉장히 로맨틱하고 이상적인 것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잘 생각해보면 굉장히 일방적이고 경직된 이론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운명론 적인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할 때는 그 과정에 신경써서 결말을 조심스레 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방식은 이런 메시지 측면에서는 로맨틱한 전자보다는 경직된 후자가 아니었나 싶다.




1. 아역과 소년, 청년을 연기한 각각의 배우들을 한 화면에 설명하는 엔딩 크레딧은 인상적이더군요.

2. 하지만 각 수상내역을 굳이 보여주는 인트로의 영상은 '도대체 왜?'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했습니다.

3. 영화 속 아역을 맡은 실제 주인공들이 갑자기 불어난 관심과 성공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뉴스를 본 것 같은데, <워낭소리>의 경우도 그랬고 실제 주인공들의 삶은 너무 신경쓰지 않고 소비하고 마는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아 아쉬움이 드네요.

4. 분명 영화적으로 재미있는 영화지만, 메시지는 개인적으로 별로였으며, 그런 많은 상을 다 휩쓸만한 영화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던 영화였습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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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토리노 (Gran Torino, 2008)


아무말도 못하겠네요.
제 영화 리뷰글을 보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횡설수설을 섞어가며 비교적 길게 생각을 늘어놓는 편인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그랜 토리노>를 보고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네요.
무슨 말을 한다는 거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동시에, 그냥 그럴 수가 없네요.

영화 외적인 이야기만 덧붙이자면,
마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그랜 토리노>를 만들기위해 그 오랜세월 영화에 출연해왔던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이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더 눈물나고 인상적이었던 엔딩이었구요.

영화가 끝나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더라구요. 단순히 영화 속 이야기 때문이 아니라 영화가 클린트 이스트우드란 배우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이 영화는 온전히 이스트우드 그 자체에요. 그래서 정말 감동적이구요.

그냥 영화를 떠올리는거 자체로도 감상에 젖어들게 되는거 같네요.




1. 나중에 블루레이나 DVD가 출시되었을 때라면 또 모를까. 적어도 지금은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말하는 것의 무의미함을, 영화를 리뷰한다는 것 자체가 영화를 직접 만드는 일은 물론, 극장에서 보는 것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새삼느낄 수 있었어요.

2. 엔딩에 흐르는 곡을 다시 듣는데, 아...이 노래 듣기만 해도 눈물이 나네요. 견디기 힘들 정도에요. 내가 이렇게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좋아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내 안에 숨겨진 존경심을 들켜버린 것 같아요.




3. 제 메신저 대화명은 지금 이래요. '2009년 최고의 영화 '그랜토리노''

4. 주중에 다시 봐야겠어요. 견딜 수 있다면요.

5. 한 명의 영화배우가 이렇게 자신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커리어와 영화들을 한편으로 정리하면서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아니 불가능할 것 같았는데,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해내었네요.

6.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팬이라면 무조건 보세요. 무조건. 반드시.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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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 토리노 (Gran Torino, 2008)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 크린트 이스트우드, 크리스토퍼 칼리, 비 방
음악 : 카일 이스트우드
촬영 : 톰 스턴
장르 : 범죄 / 드라마
정보 : 미국 / 116분 / 12세 관람가

이미 너무 많은 시사회를 통해 공개가 되어 호평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동림선생의 <그랜 토리노>가 드디어 정식개봉을 합니다. 사실 이미 쏟아진 지인과 블로거들의 호평들 가운데는, 평소에 극호평을 잘 안하던 분들의 극호평도 있고, 아예 코멘트를 못할 정도의 호평도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다크 나이트>급의 기대를 갖게 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랜 토리노>를 통해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배우와 감독의 일대기를 정리하는 기사들이 나오게 된 것은 단순히 이야기거리를 만들려는 측면이라기보단, 이 작품이 어느 정도 그럴 만한 시점에 놓인 작품이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네요. 한 때 이스트우드의 작품들에 흠뻑 빠져서 그의 초기작들을 다시 찾아보았던 저로서는 이번 <그랜 토리노>에 대한 기대가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
Slumdog Millionaire, 2008)
감독 : 대니 보일
주연 : 데브 파텔, 프리다 핀토, 파나이 크헤다
각본 : 사이몬 뷰포이, 비카스 스와럽
촬영 : 안소니 도드 맨틀
음악 : A.R 라만
장르 : 범죄 / 드라마 / 로맨스
정보 : 미국, 영국 / 120분 / 15세 관람가

작품상, 감독상 등 아카데미에서 8개 부문을 수상했다는 사실은 분명히 매력적이긴 한 것 같아요. <워낭소리>가 그랬던 것처럼 이렇게 뉴스와 매체를 통해 홍보가 되면 극장을 잘 가지 않는 관객들 조차 한번 거사를 치르도록 하게끔 만들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대니 보일은 <트레인스포팅>이후로 여러 작품을 봐왔지만 오래 남을 만한 임팩트를 준 영화는 별로 없었는데, 일단 그의 새로운 영화가 기대되는 것이 우선일 것 같네요. 호평들 가운데서 몇몇은 쉽게 말해 '좋은 영화는 맞지만 그 정도로 엄청난 영화는 아니다'라는 평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아직 감상전이라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아카데미가 절대 기준도 아닐 뿐더러 기존 아카데미의 성향으로 보았을 때 이 영화가 어떨 것이라는 대략의 감을 잡을 수 있어, 엄청난 기대까지는 하지 않고 부담없이 즐겨볼 예정입니다.




엘레지 (Elegy, 2008)
감독 : 이자벨 코이셋
주연 : 벤 킹슬리, 페넬로페 크루즈, 데니스 호퍼
각본 : 니콜라스 메이어, 필립 로스
촬영 : 진-클로드 래리우
장르 : 로맨스 / 드라마
정보 : 미국 / 112분 / 18세 관람가

이 영화가 기대되는 이유는 물론 벤 킹슬리와 페넬로페 크루즈, 두 배우 때문입니다. 두 배우 모두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하고(특히 페넬로페!) 이 조합이 어떤 결과물을 내어놓을지도 궁금하구요. 벤 킹슬리의 로맨스 연기도 기대가 되며, 얼핏봐선 어울리지 않는 듯한 두 배우의 커플 연기도 궁금해지네요. 감독인 이자벨 코이셋은 2003년작 <나 없는 내 인생>을 연출했던 감독이고, '파리'를 배경으로 전개되었던 옴니버스 영화 <사랑해, 파리>에도 참여했던 감독이네요. '가장 감동적이고 파워풀한 로맨스!'를 비롯해 카피 문구들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리고 다른 문구들이 왠지 스포일러일 것 같지만, 그래도 배우들에 이끌려 보고 싶은 영화네요.







도쿄 소나타 (Tokyo Sonata, 2008)
감독 : 구로사와 기요시
주연 : 카가와 테루유키, 코이즈미 쿄코, 코야나기 유
각본 : 구로사와 기요시, 맥스 매닉스
촬영 : 아시자와 아키코
장르 : 드라마
정보 : 일본, 네덜란드 / 119분 / 12세 관람가

<도플갱어>와 <밝은 미래>를 연출했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신작입니다. 피아노와 소년, 그리고 소나타 등 포스터나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몇몇 다른 영화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뻔한 얘기를 감동적으로 들려줄지, 아니면 예상과는 다른 새로운 얘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됩니다. 최근 봉준호 감독과 <흔들리는 도쿄>를 함께 했던 카가와 테루유키가 출연하고 있고, <구구는 고양이다>를 통해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되었던 코이즈미 쿄코 역시 만나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저 따듯하게만 그려지는 가족 영화라기 보다는 가족의 본질과 실체를 파고드는 영화인듯도 한데, 뭐 직접 보고 확인하는 수 밖에요 ^^;







굿바이 (おくりびと: Departures, 2008)
감독 : 타키타 요지로
주연 : 모토키 마사히로, 히로스에 료코, 야마자키 츠토무
각본 : 코야마 쿤도
촬영 : 하마다 다케시
장르 : 드라마
정보 : 일본 / 130분 / 12세 관람가

일본영화 <굿바이>는 이미 지난해 10월 개봉했던 영화였는데,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수상으로 다시 재개봉을 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사실 이전 개봉시에도 그리 많은 개봉관에서 상영했던 것은 아니라서 이번이 괜찮은 기회라고 생각되는데, 개인적으로도 아직 관람 못한터라 더 그런 것 같네요 ^^; 사실 <굿바이>를 처음 접했을 땐 단순한 신파극일 줄로만 미뤄 짐작했었는데, 보신 분들의 평을 보면 '신파'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아 기대가 되는 영화입니다. 특히나 극중 인물에 동화되는 것으로는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저로서는 또 눈물을 훔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히로스에 료코의 최근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관람 이유가 될지 모르겠네요.







숏버스 (Shortbus, 2006)
감독 : 존 카메론 미첼
주연 : 숙인 리, 폴 도슨, 린지 비미시, 요론다 로스
각본 : 존 카메론 미첼
음악 : Yo La Tengo
장르 : 드라마
정보 : 미국 / 101분 / 18세 관람가

<숏버스>는 사실 지난 주에 정식 개봉한 영화인데, 개봉영화안내 포스팅이 오늘이 시작이라 지난 주 영화가운데 한 작품만 추가해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영화제를 통해 이미 충격적 영상을 관람했었는데, 아쉬운건 이 영화가 너무 보여지는 논란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개봉한 이번 버전은 삭제는 되지 않았지만 모자이크 처리가 되었다고 하는데, 분명 이 영화는 장면의 수위에 있어서 지금까지 그 어느 영화보다 충격적이긴 하지만, 그것이 주제가 되는 영화는 결코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동성애와 이를 넘어서는 성적인 코드들에 부정적이거나 민감하게 받아들이시는 분들께서는 확실히 관람을 고민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내면의 메시지를 듣기 전에 보여지는 것에 부담이 되어 포기하실 수도 있거든요. 개인적으론 전작들에 연장선에서 존 카메론 미첼의 목소리를 전해 들을 수 있었던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숏버스 - 위로의 커뮤니케이션 (http://www.realfolkblues.co.kr/636)




예전 부터 (직접적으로는 이웃 블로거였던 배트맨님이 개인적인 사유로 블로깅을 못하실 것 같다고 하신 뒤부터) 이런 포맷의 포스팅을 작성하려고 기획했었는데, 기획했던 것에 비해서는 갑작스레 올리게 되었네요 ^^;

오늘은 개봉일인 목요일에 포스팅을 올리게 되었는데, 앞으로는 매주 월요일에 그 주 개봉작을 정리해서 포스팅할 계획입니다.
부족하지만 상단에 '아쉬타카의 이 주의 관심개봉영화 소식' 뭐 이런 식으로 배너도 하나 작업해 봐야겠네요 ;;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여러분들이 영화를 선택하실 때 깨알같이 미약한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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