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 밤 늦게 4일간의 일본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재미있는건, 고작 4일 뿐이었는데 너무 완벽하게 익숙해져서 오히려 집에 왔는데도 집에 온 익숙함이 느껴지지 않는달까;; 이상한 '향수병'을 벌써 부터 겪게 되었달까요;;
사진 정리하는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네요 ^^; 일정별/장소별로 간략하게 정리해서 사진과 함께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여행의 중요 포인트 몇가지를 간략하게 정리해보자면
1. 역시 지브리! 꿈에 그리던 지브리 미술관에 가본 것 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100% 만족! 2. 너무 깔끔한 거리와 골목, 그리고 아기자기한 집들. 아무대나 렌즈를 들이대도 그것은 작품. 3. 회전 스시, 규동, 라멘, 도시락, 비르, 오니기리 등 그래도 이것저것 다 먹어본 식도락 여행! 4. 서울이 차가운 도시라고? 훗. 도쿄에 차가움에 비하면 이곳은 훈훈함이 넘치는 정겨운 거리. 5. 이번 여행의 목적이 쇼핑이었던가? 몇개월치 용돈을 한번에 소지해버린 허세 쇼핑 여행! 6. 신주쿠, 시부야, 아키하바라, 우에노, 시모기타자와, 기치조지, 하라주쿠, 메이지 신궁 등등 걷기도 정말 많이 걸었던 여행! 7. 올블로그 스팸글에 대명사 도쿄 걸에 정체를 알 수 있었던 의외(?)의 수확! 8. 아, 정녕 꿈은 아니겠지 ㅜ
몇 년간 벼르고 별렀던 일본 여행, 도쿄 여행을 드디어 내일 아침 일찍 떠납니다! 오랫동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하루 전날이 되니 이것저것 정신이 없네요 ^^; 일본에 가면 지브리 애니메이션 속 실제 장소들도 찾아가보고, 꿈에 그리던 지브리 스튜디오도 물론 가보고 일본에서만 판매하는 CD/DVD/Blu-ray/피규어 등도 잔뜩 구경/구매 하고, 유니크한 옷들이나 신발 등도! 여튼 정신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3박 4일이 될 것 같습니다~
도쿄에서도 인터넷이 가능하다면 최대한 조금씩이라도 그 날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지만, 가능하면 넷트를 누비기 보단 일본을 흠뻑 느껴보고 오렵니다. 4일여 동안 블로그가 조금 조용하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
다이나믹 듀오 (Dynamic Duo) - 5집 - Band Of Dynamic Brothers
01. 그림에 떡(dynamic sinsa rangers) 02. 돈이다가 아니야(get money) feat. 강산애 03. 두꺼비집(one more drink) feat. 0cd 04. 잔돈은 됐어요(keep the change) feat. Garie of leessang, bumky of komplex 05. 죽일 놈(guilty) 06. 왜 벌써가(be my brownie) feat. Bumky of komplex 07. biggestmagicalvision 08. 불꽃놀이(fireworks) 09. 사우나(sauna) feat. e-sens of supreme team 10. 월광증(moonstruck) feat. Simon D 11. 퉁 되는 brothers(the toong bros) feat. Topbob of komplex 12. ugly 13. 끝(apoptosis) 14. 청춘(spring time) feat. 김C
1. 리쌍의 신보에 이어서 또 한 번 반가운 국내 힙합 신보를 만날 수 있었으니 그들은 다름 아닌 개코와 최자. '다이나믹 듀오'. 뭐 힙합 팬들은 잘 아시겠지만 이들의 음악을 CB MASS 때부터 좋아하시는 분들이 거의 대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CB MASS보다는 다듀가 더 좋은 것 같아요 (여기에는 물론 이 둘 말고 다른 멤버가 저의 여신 효리양과 사귀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아니 맞아요).
2. 이번 다듀의 신보는 잘 알려졌다시피 군대가기 전에 마지막 정규 앨범으로서 팬들과 다듀 스스로에게는 좀 더 의미가 큰 앨범이라고 할 수 있겠죠. 평소에 센스 만점인 이들이 입대라는 사건을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했었지만, 역시나 센스 만점인 자켓 이미지나 마지막 무대였던 M.NET무대의 피날레를 군인들에게 끌려가는 퍼포먼스로 마무리 한 것은 정말 기가 막혔던 것 같습니다. 무대에 와있던 십대 소녀들은 '뭥미?'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여튼 그들의 팬이자 전후사정을 알고 있는 저로서는 '역시 다듀!' 했던 퍼포먼스 였습니다. 아, 그리고 이 자켓은 얼핏보면 그냥 '밴드 오브 브라더스'와 군입대를 다큐 스타일로 패러디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잘 보면 이 것 외에도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프라모델의 대표회사인 '아카데미'의 프라모델을 패러디한 디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실제로 저런 밀리터리 프라모델 들을 참 많이 가지고 놀았던 저로서는 딱 보는 순간 '엇, 아카데미!' 했지요 ㅎㅎ
3. 다듀의 음반을 들을 때 마다 매우 새삼스럽게 느끼는 거지만, 개코의 목소리는 정말 보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리쌍의 게리의 목소리도 그렇지만, 개코의 목소리는 아마도 지금보다 플로우가 좋지 못했더라 하더라도 충분히 인상적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그 독특한 보이스 컬러 만으로도 절반 이상의 퀄리티를 들려준다 해야겠죠. 비슷한 비교대상이 없다는 것 만으로도 개코의 랩은, 다듀의 음악은 강점을 갖는다 생각되네요.
4. 다듀는 플로우도 정말 좋지만 가사 역시 정말 좋은 힙합 뮤지션이죠. 리쌍의 가사가 굉장히 구구절절 현실적이라면 다듀의 가사는 현실적이면서도 센스가 넘친 달까요. 비슷한 나이의 리스너라면 너무도 쉽게 공감할 만한 내용들을 맛깔나게 풀어내는 동시에, 마치 인터넷에서 센스 넘치는 카툰을 보았을 때 무릎을 탁 치게 되는 것처럼, '아, 맞아, 그랬었어'라고 공감하게 되는 공감대와 세련됨을 동시에 갖춘 가사인 것 같아요.
5. 자꾸 리쌍과 비교해서 좀 그렇지만, 적어도 피처링 요소만큼은 다듀의 손을 번쩍 들어주고 싶네요. 강산에가 참여한 ''돈이다가 아니야' 같은 경우 완벽히 강산에의 독특한 보컬이 다듀의 음악에 스며든 느낌이고, 마지막 트랙인 '청춘'의 경우 원곡이 뜨거운 감자의 곡이긴 하지만 다듀 만의 느낌으로 완벽히 편곡된 경우죠.
6. 다듀가 카니예 웨스트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들어왔었는데, 이번 앨범에도 칸예의 색깔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 같네요. '두꺼비 집' 같은 경우는 시작부터 완전 칸예 스타일이죠. 칸예 앨범에 수록되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말이죠 ㅎ
7. 이번 앨범에서 딱 듣는 순간 '이게 바로 다듀 스타일이다'라고 느꼈던 곡은 바로 '잔돈은 됐어요'죠. 한 때 국내 힙합은 너무 라임(각운) 맞추기에 열을 들여서 촌스러움을 그대로 드러냈는데, 이 곡에서도 잘 드러나지만 그냥 이야기를 술술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그 안에 라임은 다 포함하고 있는 매우 세련된 곡 구조를 보여주죠. 이 곡은 또한 완벽한 컨셉 곡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상황에 맞는 가사와 한 명 씩 치고 빠지는 구조가 완벽한 곡으로서, 개인적으론 이번 앨범에 베스트 트랙으로 꼽고 싶습니다.
8. '왜 벌써가' 같은 곡도 상당히 세련된 느낌인데, 세련되었다는 것은 잘못하면 해외의 어떤 어떤 곡과 비슷하다는 느낌과 직결되어 있기도 한 듯 합니다. 사실 이런 분위기의 힙합 곡은 상당히 많거든요. 힙합을 조금이나마 들으셨던 분들이라면 '오~ 다듀가 세련되게 만들었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너무 익숙하다'라고 느끼기도 할 듯 싶네요. 그 정도를 다듀는 비교적 잘 지키는 편이라고 생각되는데, 매번 아슬아슬 한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이런 아슬아슬함을 잘 보완해주는게 바로 유니크한 가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구요.
9. 매번 그랬던 것처럼 이번 앨범에서도 역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려는 다듀의 노력이 엿보입니다. 그저 말랑한 힙합과 강한 힙합만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으로 (또한 그에 어울리는 가사로)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하고 있는데, 몇몇 곡은 장르에 취한 나머지 좀 심심한 느낌이 있기도 하지만, 모든 트랙을 킬링 트랙으로 만들 필욘 없잖아요 ㅎ
10. 어쨋든 매 앨범 빼놓지 않고 들었던 다이나믹 듀오의 음악을 몇 년간 듣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니 좀 허전한 마음이 벌써부터 몰려오네요. 그런데 한 편으론 벌써부터 군대 제대하면서 센스 넘치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그들이 떠오르네요! (아니 휴가 나와서 휴가 퍼포먼스를 웹상에서라도 보여줄라나요 ㅋ)
이 작품 <호우시절> 때문에 기억을 더듬어 보았더니, 특별히 의도하지는 않았는데 허진호 감독의 장편들은 한 작품도 빼놓지 않고 보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타 장르에 비해 로맨스 영화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8월의 크리스마스>는 내 인생의 영화 중 한 작품일 정도로 좋아했던 작품이라 VHS테잎으로도 소장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허진호 감독이기는 하지만 그의 전작들이 모두 내 취향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봄날은 간다>는 여전히 좋았지만 <외출>은 정말 계속 허진호 영화를 기대해야 할까 할 정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이었고, <행복> 역시 크게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깊은 인상을 주지는 못했던 작품이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의 2009년 신작 <호우시절>은 또 한 번 가슴 설레게 하는 작품이었다. 영화에 대한 정보라고는 출연배우와 포스터 이미지가 고작이었지만, <호우시절>에게 기대한 것이 분명 <8월의 크리스마스>와 같은 것은 애초부터 아니었던 것 같다. 뭐랄까 그냥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래딧이 올라갈 때 약간의 먹먹함과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갈 만한 미소 정도랄까. 이런 기대를 하고 있던 나에게 <호우시절>은 딱 어울릴 만한 영화였다. 더도 덜도 말고 딱 그런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괜찮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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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미국에서 함께 유학생활을 했던 남자주인공 '동하(정우성)'과 '메이(고원원)'이 우연히 중국에서 오랜 만에 만나게 되면서 시작된다. 이 두 남녀의 이야기는 그리 자세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아마도 한 때 사귀었던 것 같고, 오랜만에 만난 지금에도 서로에게 감정이 남아있는 듯한 정도. 이후에도 영화는 이 둘의 관계에 대해 아주 조금씩 풀어놓지만, 확실히 이 영화에서 이 둘의 과거와 현재 자체가 그리 중요한 요소는 아닌듯 하다. 좀 더 본격적이고 신파에 가까운 로맨스였다면 더 많은 사건을 만들어서 극적인 효과를 끌어내려고 했겠지만, 허진호 감독의 <호우시절>은 분명 이런 것과는 지향점이 다른 영화라고 하겠다. 고원원이 연기한 메이 라는 캐릭터에 비하인드 스토리는 영화 초중반부터 후반부를 위해 조금씩 그 의도를 드러내기는 하지만, 이 사건이 결정적이거나 영화에 큰 영향은 주지 않는 듯 하다(적어도 나에게는;; 만약 이 것으로 무언가 극적인 효과를 내려한 것이었다면 이 영화는 정말 심심한 영화가 된다).
영화의 줄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만 해보자면, 영화가 배경으로 하고 있는 쓰촨성이라는 특수성은 역시나 줄거리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이야기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꼭 필요하지 않은 에피소드 들도 여럿 눈에 띄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김상호가 연기한 동하 회사의 지부장 역할은 이야기 구조로만 보았을 때는 없어도 되는 캐릭터라고도 할 수 있을텐데(물론 의미심장한 대사 한마디를 하긴 하지만;), 아마도 이 캐릭터와 부수적인 장면들은 줄거리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영화의 리듬과 전체적인 '분위기'를 위해 배치된 것으로 생각된다. <호우시절>은 굉장히 이미지가 주를 이루는 영화인데, 마치 두보 사원이 있는 중국 쓰촨성에 관한 대형 홍보 영상으로 느껴질 정도로 시원시원한 외모의 정우성과 고원원이 더해져서 보기만해도 기분 좋아지고 편안해지는 영상과 이미지가 가득하다. 좀 오버해서 얘기하자면 영화에 내용은 다 재쳐두더라도 그 편안하고 감성적인 영상들 만으로도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영화라고도 볼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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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 작품이 그냥 허진호 감독의 쉬어가는 작품이냐고 물을 수도 있을텐데, 개인적으로는 그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호우시절>은 화법을 달리 했을 뿐이지 허진호 감독이 계속 추구해왔던 로맨스에 대한 미묘한 감정들과 삶과 죽음의 테마가 여전히 공존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런 미묘한 감정들에 대해 많은 대화와 사건들로 풀어가는 방식도 좋지만, 이 작품처럼 단편 적인 대화들과 절제된 표현 그리고 이를 이미지로 감싸는 방식이 영화의 주제가 되는 '그 아름다운 한 때'를 표현하는데는 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런 면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영화의 조명과 촬영이었는데, 의도적으로 피사체를 잡을 때 아웃 포커싱을 강하게 한다거나 혹은 인물과 인물 사이에 포커싱을 강하게 대비시키는 방식도 인상적이었고, 예상하지 못했던 카메라의 움직임이나 자연광을 잘 살려낸 조명도 참 인상적이었다(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의 그 햇살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조명과 장면이었다).
여기에는 음악도 크게 한 몫을 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음악이 좋기는 하지만 조금 과잉된 측면도 없지 않아 느껴졌다. 워낙에 기본적으로 이미지 자체가 가득한 영화이다보니 음악은 좀 더 절제해도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음악이 조금 과해지면서 전체적으로 거대한 뮤직비디오 같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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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처음에 이야기했던 것 처럼, 엔딩 크래딧이 올라갈 때 가벼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영화였다. <8월의 크리스마스>만큼 가슴이 저리지 않고 <봄날은 간다>만큼 치열하진 않지만, 왠지 모를 미소와 희망을 얻을 수 있었던 허진호 감독의 또 다른 선물이 아니었나 싶다.
1. 영화 대사의 90% 이상이 영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 정우성도 정우성이지만 고원원의 자태는 참 아름답더군요. 제가 봤을 땐 분명 몇몇 컷은 그녀의 아름다운 목선을 인지하고 있었어요. 3. 조명이 인상적이라 크래딧에서 특별히 챙겨보았는데, 모두 중국 스텝들이더군요. 4. 이 영화를 보면 누구나 중국에 있는 영화 속 두보초당에 가고 싶어질 듯 하네요. 이들과 같은 기럭지는 없지만 가서 대나무 숲 속에서 두보의 시 한편 읽어보고 싶네요.
5. 엔딩 크래딧 말미에 영화 속 두보의 시 한 구절이 그대로 담겨있는데, 마치 쓰촨성 지진을 미리 알고 위로하는 것 같아 마음 한 켠이 아려오더군요.
6. 영등포 CGV 스타리움관에서의 첫 관람이 어찌하다보니 로맨스 물인 <호우시절>이 되었는데, 확실히 대형화면에 특화된 영화는 아니라 그 인상이 덜했을지는 모르나, 그 크기만큼은 정말 어마어마 하더군요. 그 어떤 사람이든 극장 문을 들어올 때 다들 '와'하고 들어오시더라구요 ㅎ 나무로 된 의자의 팔걸이도 고급스러워 보였습니다. 앞으로 좀 더 어울리는 장르가 상영할 때 다시 봐야할 것 같네요.
01. Intro[HEXAGONAL] (Feat. Enzo.B) 02. 우리 지금 만나 (Feat. 장기하와 얼굴들) 03.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Feat. 정인) 04. Carousel (Feat. 이적) 05. 변해가네 (Feat. 정인) 06. 부서진 동네 (Feat. Lucid Fall) 07. 일터 (Feat. Bizzy) 08. Journey (Feat. Casker) 09. Dying Freedom (Feat. 김바다) 10. skit-벌칙 11. 운명 (Feat. Malo) 12. Canvas (Feat. Tiger JK, Dynamic Duo, Bizzy) 13. Run (Feat. YB) 14. To. LeeSSang 15. skit-내 몸은 너를 지웠다 16. 내 몸은 너를 지웠다 (Feat. Enzo.B)
1. 리쌍은 다이나믹 듀오와 함께 국내 오버그라운드 힙합씬에서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고 꾸준히 좋은 앨범을 들려주고 있어, 매 앨범마다 출시일에 꼭꼭 음반을 챙겨 들었던 팀 중 하나입니다. 사실 그들의 음악을 나름 좋아했었기에 최근 예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길의 모습을 볼 때면 재밌는것도 사실이지만 한편으론 뮤지션으로서의 포스를 잃은 것 같아(아니 다른 사람들이 잘 못알아볼까봐)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죠.
2. 실제로 최근 리쌍의 새앨범과 관련된 글들을 보다보면 글이나 리플들을 통해 '무한도전에 길이 리쌍이었어?'하는 반응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더군요. '윤종신이 가수였어?'하는 반응들과 같이, 이런 반응들을 보면 사실 예능인보다 뮤지션으로 먼저 알았던 이로서는 당황스럽고 안타까운 것이 사실인데, 온전한 '리쌍'이 아닌 '무한도전으 길이 멤버로 있는 리쌍'으로만 받아들여질까봐 걱정되기도 하네요.
3. 힙합 앨범의 특성상 피처링이 많기는 하다지만(사실 리쌍의 경우는 다른 힙합팀들과는 다르게 피처링 없이도 보컬이 포함된 곡을 완성시킬 수 있는 팀이죠. 길은 래퍼라기 보다는 거의 보컬에 가까우니까요), 이번 리쌍의 신보는 이것이 과연 리쌍의 앨범인지 V.A(Various Aritsts)의 앨범인지 모를 정도로 피처링이 많습니다, 아니 스킷과 14번 트랙 'To. LeeSSang'을 제외하면 전부 피처링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4. 개인적으로 피처링이라는 것은 잘 쓰면 약이 되지만 과하게 쓰면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리쌍의 앨범은 이 수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몇몇 곡은 피처링 아티스트와 리쌍의 음악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기도 하지만, 일부 곡들은 리쌍의 곡에 다른 아티스트가 피처링 했다기 보다는 다른 아티스트의 온전한 곡에 오히려 리쌍이 피처링한 느낌이 들기도 하거든요. 특히 장기하와 얼굴들과 함께한 '우리 지금 만나'의 경우가 가장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거야말로 장기하와 얼굴들의 음악에 리쌍이 피처링한 곡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리쌍의 음악에 장기하의 색깔이 더해지면 어떨까를 기대했었기 때문에 그 반대의 경우라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5. 거의 반은 리쌍의 멤버라고도 볼 수 있는 정인과 함께한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의 경우, 여전히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어딘가 너무 익숙한 느낌인 것도 사실입니다. 베이스가 되는 리듬은 자신들의 곡인 'Rush'와 크게 다르지 않고, 전체적인 곡 구성과 스타일은 JAY-Z의 'Song Cry'라고 할 수 있거든요. 물론 이런 스타일의 곡들 가운데 과연 어떤 곡이 'Song Cry'의 구성과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겠느냐 하는 점도 있겠지만, 무언가 더 새로운 정인과의 호흡을 원했던 팬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네요.
6. 이적과 함께한 'Carousel'은 레드제플린의 유명한 곡인 'Stairway to Heaven'의 코드구성을 따라가고 있는데, 깔리는 빗소리와 이적의 보컬이 잘어울리는 편입니다.
7. 리쌍의 앨범을 비롯한 힙합앨범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플로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진솔하고 솔직한 가사 때문이기도 한데, 특히 게리가 쓴 가사들은 참 '날 것'의 느낌이 나서 좋아하는 편이죠. 이번 앨범에서도 게리의 현실적이고 날 것 느낌나는 가사는 여전하네요. 몇몇은 수위를 넘나들기도 하는데, 특별히 못할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사실 10대 걸그룹들이 쏟아내는 성적인 은유의 가사들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8. 루시드 폴과 함께한 '부서진 동네' 역시 루시드 폴의 인상이 너무 강한편이긴 합니다. 루시드 폴의 음악을 워낙에 좋아하는터라 개인적으론 좋았지만, 앨범이라는 측면에서는 장기하의 곡처럼 너무 독립적인 컨셉이 아니었나하는 생각도 드네요.
9. 그 외에, 공개된 이후 가장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마지막 곡 '내 몸은 너를 지웠다' 같은 경우 리얼한 19금 가사와 찐득한 곡의 분위기가 조화를 이뤄 색다른 분위기를 내고 있는데, 이 곡에서 게리의 랩은 거의 내레이션에 가깝더군요.
10. 개인적으로 이번 리쌍의 앨범은 새 앨범을 기다렸던 팬으로서는 조금은 아쉬운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리쌍의 느낌보다는 피처링한 뮤지션들의 분위기가 더 인상깊게 와닿은 탓에 리쌍의 앨범에서만 느낄 수 있는 유니크한 맛이 조금 덜했고, 각자의 색깔들이 다들 너무 다른 탓에 앨범에 타이틀로서 확 오는 1,2곡이 없었다는 것도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었구요.
11. 어쨋든 오랜만에 TV에서 라이브하는 리쌍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얼마전 놀러와를 보니 게리도 예능을 탐내고 있던데 무대에서의 포스는 남겨두었으면 좋겠어요 ^^
'300'을 연출했던 잭 스나이더 감독의 2009년 작 '왓치맨'은 일찌감치 부터 올해 가장 큰 기대작 중 하나였고, 그이유 중 하나는 개인적으로는 드물게 원작인 그래픽 노블을 영화 감상 전에 미리 읽게 되었던 작품이기 때문이기도 했다.사실 영화 감상 전에 원작이 된 텍스트를 먼저 접한다는 것은 일종의 선택이라 할 수 있을텐데, 원작을 미리 본다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원작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 되겠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또한원작이 존재할 경우, 원작을 미리 인지하고 영화를 보는 것이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 있는 것도 물론일 것이다(물론지론은 영화는 원작이 있을 경우라 하더라도 영화만을 통해 100%를 보여주어야 하지 원작을 읽어야만 100%가 완성되는 경우는아니라고 생각된다. 원작을 읽었을 경우 100%가 120%, 200%되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왓치맨'은 그래픽 노블이 원작이라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원작을 찾아 읽게 된 경우였다. 물론 씬시티'때 반짝했다가 '다크 나이트'이후 본격적으로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그래픽 노블들 때문이기도했지만, 그간 그래픽 노블이나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들의 경우, 영화 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은 그 세계관과 캐릭터 설정,비하인드 스토리 등이 많아 왠지 영화만으로는 100%를 얻지 못하는 것 같은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에, '왓치맨'의경우는 미리 그래픽 노블로 출판된 2권의 책을 미리 개봉전에 읽어보게 되었다.
앨런 무어의 원작인 그래픽 노블 '왓치맨'은 현실과 픽션이 적절히 섞인 이른바 '팩션(Faction)'이다. 베트남전과 닉슨대통령, 케네디 암살, 소련과의 냉전 등 실제 미국 역사의 이야기들을 배경으로 설정하고 그 가운데 마치 진짜처럼 가상의캐릭터들을 끼워넣는 스타일이었다. 이 같은 방법은 '스파이더 맨'처럼 누구나 우연한 기회에 히어로가 될 수 있다라는것과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라 할 수 있겠는데, 실제 역사속에 가상의 히어로를 삽입함으로서 만들어진 히어로들의 이야기에 현실감과 공감대를 불어넣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원초적으로는 '정말 그랬다면 어땠을까?' 혹은 '그런 일이 어디선가 일어날 수도 있지않았을까?'하는 흥미를 갖게 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점에서 '왓치맨'은 만약 미국이 배트남 전에서 패하지 않고 다양한 국가적사건들에 알게 모르게 히어로들이 개입되어 있었다고 가정한 상태로 진행이 된다. 이렇듯 많은 이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들에 가상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심어 놓는 방식은 제법 설득력있게 그려진다. 특히 영화의 인트로 시퀀스는 인물들의 대략적 역사와 더불어 시대적 상황을 간략하지만 임팩트있게묘사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확실히 실제 미국의 역사를 알고 있으면 있을 수록 흥미로운 인트로가 아닐 수 없다 . 더군다나 여기는상당히 많은 패러디나 인용들이 담겨있어 더욱 흥미롭다.
연대기 순으로 진행되는 인트로 시퀀스의 첫 번째는 1세대 나이트 아울이 주인공이다. 사실 그냥 1세대 나이트 아울이 활약상을 묘사하는 것 정도겠구나 싶을 수도 있지만(그래도 괜찮지만), 벽보에 붙은 초판 배트맨 포스터를 보면 얼마나 원작에 충실한 연대기 묘사인지 확인할 수 있다(원작에 묘사된 1대 나이트 아울의 데뷔년도는 1939년아고 벽보 속 배트맨 초판이 발행된 년도는 1940년이다). 그리고 이 사건이 벌어진 건물은 좌측 벽보들을 보면 확인할 수 있듯이 바로 '고담 오페라 하우스 (Gotham Opera House)'이다(여기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면 뒷문으로 나오는 저 부부는 브루스의 부모님인 토마스 웨인??).
그리고 범죄를 소탕하는 코미디언의 모습.
1940년에 왓치맨의 1기라 할 수 있는 미닛맨(Minutemen)의 탄생.
그리고 히로시아 원폭에 사용되었던 것과 같은 기종인 B-29에 실크 스팩터의 모습이 페인팅 된 모습(참고로 히로시마 원폭 투하는 1945년).
그리고 '일본 항복'이라는 신문이 헤드라인과 함께 너무도 유명한 종전기념 키스 사진이, 왓치맨 만의 방식으로 인용되고 있다. 사실 달러 빌의 최후 장면 같은 경우는 한 장면으로 매우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원작에서 언급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종전 후 생계를 위해 은행 경비를 서다가 회전 문에 망토가 걸려 죽음을 맞게 되는 것으로 묘사되는 이 장면은 짧지만 굉장히 생각해볼 만한 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대중이 필요와 관심에 따라 영웅이 되었다가 또 하찮은 존재가 되기도 하는 그들의 모습과, 히어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망토 때문에 죽음을 맡게 된다는 설정은 짧지만 의미심장하다.
실크 스팩터의 은퇴식 장면은 너무도 유명한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하고 있는데, 눈여겨 볼 점은 아까 종전 사진에 등장했던 더 실루엣과 간호사가 계속 만남을 갖고 있다는 점과 실크 스팩터가 임신을 했다는 사실일텐데, 이 아이와 이 아이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에 밝혀지게 된다.
비참한 최후를 맞았던 달러 빌과 마찬가지로 '레즈비언 창녀들'이라고 욕을 먹으며 살해 당한 더 실루엣과 연인의 모습. 참고로 이들 옆에 놓인 신문 기사는 바로 그 종전 사진이 실린 신문이다. 이러면서 점점 1기 미닛맨의 시기는 마무리 되고 2기 왓치맨의 시작으로 넘어가게 된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로어셰크의 모습. 중반부에 다시금 등장하지만 이미 인트로에서 살짝 언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닥터 맨하튼이 백악관에서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는 모습.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계획 프로젝트 명이 '맨하탄'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역시 의미심장한 장면이 아닐 수 없겠다. 이후 케네디 암살 장면에서 그 주인공이 코미디언으로 연출되는 장면도 흥미롭다.
1963년 베트남전과 월남정부의 불교탄압에 저항하며 가부좌를 튼 채 분신을 했던 베트남의 고승 '틱쾅둑(Thich Quan Duc)'의 유명한 장면도 TV뉴스 속 한 장면으로 등장한다. 이 장면은 잘 아다시피 밴드 R.A.T.M의 동명 타이틀 앨범 자켓으로도 사용되었다.
크렘린 광장과 카스트로의 모습.
미국의 베트남 참전에 반대하는 시위와 이를 막는 군인들과의 대치 모습. 이와 관련해서는 영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서도 잘 묘사되고 있다.
나이트 아울을 자신 특유의 디자인으로 그려낸 앤디 워홀의 모습. 앤디 워홀의 옆에 중절모를 쓰고 목도리를 두르고 있는 이는, 몇 해전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겼던 영화 <카포티>의 실제 주인공인 트루먼 카포티다.
오지맨 디아스의 명성과 현재를 설명하는 이 장면의 왼편 뒤로 보이는 두 남자는 다름 아닌, 데이빗 보위와 믹 재거다. 글렘 록이 유행하던 당시의 실존 인물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장면 역시 매우 영리한 구성이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하여 1기 미닛맨의 탄생부터 미닛맨이 몰락하고 2기 왓치맨의 등장, 그리고 이들 캐릭터의 대한 간략한 설명과 당시의 정치, 사회적 분위기를 완벽하게 아우른 오프닝 시퀀스는 마무리 된다. '왓치맨'의 오프닝 크래딧 시퀀스는 정말 영화사에 남을 손꼽히는 구성이라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잭 스나이더의 '왓치맨'은 확실히 고심하고 노력한 기색이 역력히 보이는 작품이다. 아마 본인 스스로도 꼭 왓치맨은아니었더라도 어느 코믹스나 그래픽 노블의 팬보이였을 잭 스나이더는, 원작의 수 많은 팬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고 이런의식은 전체적으로 큰 각색보다는 원작의 세계관과 이야기를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겨오는데에 더 비중을 둔 결과물로 드러나고 있다. 원작을 읽은 입장에서 봤을 때 영화는 전체적으로 그래픽 노블을 그대로 다시 한번 영상으로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을정도로, 몇몇 포함되지 않은 이야기들과 결말 부분만 제외하면 거의 그대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신문 가판대 소년이전하는 난파선 이야기가 대표적으로 빠진 경우이며, 결말 부분도 원작과는 조금 다르게 변형이 된 경우라 하겠다). 예전 '씬시티'영화를 보고 나서 뒤늦게 원작인 그래픽 노블을 보고는 영화 속 장면이 얼마나 그래픽 노블을 그대로 옮겨오려노력한 것인가를 확인하고는 놀란적이 있었는데, '왓치맨'의 경우는 원작을 먼저 읽은 경우라 영화를 보는 중에 너무도똑같은 장면 구성에 놀라게 되는 장면이 여럿 발견되었다.
원작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만 더 해보자면, 워낙에 원작의 세계관과 캐릭터의 깊이가 깊고 이야기가 다중적이기 때문에단 한편으로 마무리 지어야 하는 영화에서(그것이 2시간 4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이라 할지라도) 이것을 다 소화하고 설명하고풀어내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수 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잭 스나이더는 몇몇 장면을 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함축적 장면들로 표현하고 몇몇 시퀀스들은 과감히 제외하면서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영화화를 이루었다고 생각된다. 다시 말해 이정도의 영화화라면 다른 어떤 감독이 만들어도 쉽게 구현해내기는 어려운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반대로 그래픽 노블을 그대로 옮겨온 잭 스나이더의 왓치맨 대신, 감독에 새로운 비전에 의해 색다른 영화 '왓치맨'을 만나보고 싶어했던 이들에게는, 원작과 별 차이가 없는 영화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개인적으로는 잭 스나이더가 좀 더스타일리쉬한 부분에 치우쳐서 메시지보다는 보여지는 것에 더욱 치중한 영화를 만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는데, 그는 자신만의장기는 살리되 메시지에 흠이 가는 부분은 최소화 하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몇몇 액션 장면에서는 '300'을 통해유감없이 보여주었던 베리 슬로우 모션 액션을 엿볼 수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과하지는 않았으며(그래서 300 같은 액션영화를떠올리며 극장을 찾은 많은 관객들이 허탈해하며 돌아갔는지도 모르겠다), 액션보다는 원작의 그 질감과 느낌을 스크린으로옮겨오는데에 더 공을 쏟은 것이 만족스러웠다(물론 반대로 로어 셰크를 감옥에서 구해오는 장면을 언급하면서 '역시나 액션이 과하다'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원작을 읽지 않은 사람들은 물론, 원작을 읽은 이들 가운데서도 잭 스나이더의 '왓치맨'에 대해 평이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편에 서고 싶다.
이 영화는 결과적으로 굉장히 정치적일 수 밖에 그리고 철학적일 수 밖에 없는 텍스트이다. 실제 미국의 정치적 사건들을영화의 주된 배경과 소스로 사용하고 있으며, 캐릭터들은 어찌보며 이 배경 속에서 태어날 수 밖에 없었던 존재라고도 볼 수 있을것이다. 권력이 어떻게 사회의 폭동과 범죄를 야기시키고, 이를 막기 위해 스스로 일어난 자경단과 같은 히어로들을 또 어떻게정치적으로 이용하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이런 과정이 거듭되면서 코스츔을 입은 히어로들은 스스로자신들이 '왜 이지경이 되었는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기에 이르고, 스스로 환멸과 후회, 덧없음을 느끼고는 자신들만의 방법으로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반 사회적으로 그려지지만 어찌보면 본래 마스크를 쓰고 히어로가 되기로 했던 처음의 마음을 잊지 않고신념대로 활동하고 있는 것은 로어셰크 뿐이며, 나머지 히어로들은 단순히 나이를 먹어서 은퇴했다기보다는 앞서 언급한 스스로의 절망때문이라 해야겠다(히어로가 스스로 느끼는 절망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제다).
각 히어로들에게는 자신 만의 고통과 이유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영화의 주제와 밀접하게 생각해볼만한캐릭터는 역시 닥터 맨하튼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사고로 인해 마치 신과 같은 존재가 되어 버린 존은 철저히 국가의 정치적 의도에의해 이용되고 사용되어 진다. 베트남전에 참전하여 전쟁을 미국의 승리로 이끌게 되고 소련과의 냉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위한 가장 핵심적 무기로 사용되고 있으며, '신이 존재하고, 그는 미국인이다'라는 말처럼 군사적 위협을 위한 대외선전용으로도 사용되게 된다.
영화 속 닥터 맨하튼이 겪는 고뇌는 이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고민과 같은 선상에 놓인다고 볼 수 있겠다. '신'으로 묘사된 것처럼절대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닥터 맨하튼이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은, 결국 영화가 궁극적으로이야기하려는 '권력'에 대한 것과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 그런 면에서 보았을 때 '왓치맨'은 굉장히 직접적으로관객에게 묻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절대적에 가까운 힘을 갖고 있지만 닥터 맨하튼이 결코 '절대선'으로 그려지지는 않는다. 그는극중 코미디언의 말처럼 막을 수도 있던 재앙들을 결국은 막지 '않은' 경우도 많았으며, 인간들에 대한 환멸로 치부하기는 했지만그조차 인간적인 면에 휩쓸려 어느 한 편을 들고 편협함을 은연 중에 드러내기도 했었다. 그는 이렇게 절대자라기 보다는 단순히'미군'에 가까운 행동을 벌여왔던 지난 날들에 뒤늦게 덧없을 느끼고 지구를 떠나지만, 화성에서 그가 갖게 되는 고민들 역시이것에서 완전히 벗어나있지는 못한다.
('Ride Of The Valkyries'를 배경으로한 위의 장면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지옥의 묵시록'에 대한 매우 직접적인 오마주였다)
그런 면에서 영화의 이 엔딩은 굉장히 의미심장하다고 할 수 있다. 뒤늦게 이 모든 음모가 오지맨디아스의 계획이라는 것을알게 된 로어 셰크와 댄(나이트 아울 II)은 오지맨디아스를 찾아가보지만 이미 이들이 막기에는 늦어버린 때였다. 나중에 자신이이용당한 것을 알게 된 닥터 맨하튼 역시 오지맨디아스를 막기 위해 나타나지만 결국 막지 못한다. 아니 막지 못한 것이 아니라오지맨디아스의 계획에 결국 수긍하고 만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 평화에는 희생이 따른다는 식의 논리. 엄청난 큰재앙이 닥치게 되자 오랫동안 핵전쟁 일촉즉발의 긴장상태를 유지하던 미국과 소련은 더 큰 적에게 대항하기 위해 연합하게 되고,이른바 '평화'를 이루게 된다. 오지맨디아스의 논리는 이런 것이다. 결국 다수가 행복한 평화만 이루면 되는 것이 아니냐 하는것. 그런데 댄과 닥터 맨하튼은 이 같은 오지맨디아스의 논리에 반박을 하지 못한다. 더군다나 계획이 시행되기 전이 아니라 이미 시행된이후라 더욱 그랬을 것이다. 핵전쟁 바로 직전까지 갔던 세계의 정세를 평화의 무드로 만든 것이 거대한 거짓말이라는 것은 알지만,이 '만들어진 평화'를 굳이 깨는 방식을 원하지는 않는 것이다.
거대한 재앙 앞에 다툼과 혼란이 하나로 융합되고 평화를 이루는 과정은 실제 역사 속에서도 여럿 있어왔다. 가까운 예를 들자면9.11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음모설 따위일 뿐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 여러가지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던부시 정부에게 단 한 방에 국민의 힘을 실어준 것은 다름 아닌 9.11 참사였으며, 결국 기름전쟁이었던 빈 라덴 잡기 전쟁의명분을 준 것도 9.11이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이 같이 큰 재앙이 닥치면 미국의 침공이 부당하고 믿고 있던 사람들의신념마저 약해져서 '그래, 꼭 그것만이 아니더라도 이젠 충분한 명분이 있잖아?'하며 자기 합리화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장면 역시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의 매우 직접적인 오마주라고 할 수 있을텐데, 닉슨 정부를 패러디하고 있는 것 역시 완벽한 오마주라고 할 수 있겠다)
'왓치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오지맨디아스의 계획이 잘못된 것은 댄도 닥터 맨하튼도 너무도 잘 알고 있었지만 일이벌어진 바에야 이를 깨고 싶지 않은 것이다. 거짓으로 만들어진 평화지만, 이 거짓을 알게 된다면 겪게 될 혼란과 핵전쟁 위기를굳이 초래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래 이미 일은 벌어졌잖아, 이 평화를 잘 지켜내기만 하면 돼'하며 자기 합리화를 하게 되는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끝까지 여기에 동참하지 못하고 자신의 본래 신념대로 가겠다던 로어 셰크를 닥터 맨하튼이 손수 자신의손으로 죽일 수 밖에는 없었을 것이며, 댄 역시 좀 더 강하게 로어 셰크를 설득하거나 맨하튼을 막아볼 수도 있었지만(물리적으로는못하겠지만), 그러지 않고 로어 셰크가 죽은 다음에야 '안돼~!'하며 역시 자기 합리화를 하고야 만 것이다.
영화는 여기서 직접적인 질문을 던진다. 곧이 곧대로 융통성 마저 없어보였던 로어 셰크의 길이 옳은 것인지(죽음을 뻔히알고서도 신념을 굽히지 않은 것), 아니면 이미 일이 벌어진 뒤라면 그리고 진실이 알려지게 된다면 더 큰 재앙을 겪을 수도있다면 이 거짓 평화를 지켜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묻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대답이 결코 쉽지 만은 않다. 솔직히 로어셰크를 응원한다고 쉽게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르나 저런 상황에 닥쳤을 때 과연 로어 셰크처럼 할 수 있겠는가를 묻는 다면 이야기는또 달라질 것이다. 이 영화가 전체적으로 우울하고 쓸쓸한 것은 비단 어두운 스타일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처럼관객에게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와 현실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채 노출시켜 자기 합리화와 신념 가운데서 고민하도록 만들기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하나 인상적인 건 오지맨디아스가 정말 '평화'만을 위해 이런 계획을 세웠다고 보기엔 후에 상황들이 그렇지않다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폐허를 제건하는 회사는 다름아닌 '바이트'사이고 하늘에도 '바이트'사의 비행선이 떠있고, 결국이 재건될 세계에서 주도권과 권력을 쥐게 될 것은 오지맨디아스의 '바이트'사가 될 것이 당연한 일이다. 이것은 결국 평화라는이름으로 전쟁을 일으키고 국제 사회에서 주인 노릇을 하려는 미국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일 것이며, 더나아가 이를 자기합리화하며신경쓰지 않으려 하거나 남의 탓으로만 돌리려 하는 전 세계인들에게 보내는 비판의 메시지이기도 할 것이다.
(원작에서 매우 중요한 프롯 중 하나였던 월터 코박스(로어 셰크)에 대한 내용이 영화에서는 잘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렇게 보일 듯 말듯 영화에서도 피켓을 든 월터의 모습이 중간중간 스쳐 삽입되기는 했었다. 워터 코박스의 이야기와 더불어 역시 중요한 서브 플롯인 '검은 난파선'이야기와 로어 셰크를 상담했던 말콤 박사와의 플롯도 영화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는데, 이 점도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영화 '왓치맨'에 현실감을 불어넣어 준 것 중 하나는 다름 아닌 음악이었다. 영화 속에 삽입된 곡들은 '포레스트검프'처럼 당시를 느낄 수 있는 곡들이어서, 마치 실존했던 비화를 듣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살짝 들게도 했다.오프닝에 사용된 밥 딜런의 'The Times They Are A-Changin'을 비롯해, 사이먼 앤 가펑클의 'TheSound of Silence', 제니스 조플린의 'Me And Bobby McGee' 등은 당시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곡들이었다. 아, 그리고 코미디언이 살해를 당하는 장면에 사용된 냇 킹 콜의 'Unforgettable'도 기가 막힌 장면을만들어냈다. 그리고 지미 헨드릭스의 'All Along The Watchtower'도 인상적이었는데, 밥 딜런의 곡이나 지미헨드릭스의 곡 등 당시 히피정신으로 자유와 반전을 부르짖었던 정서를 담고 있는 곡들이 사용된 것도 단순히 시대적 상황만을 고려한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겠다.
('300'을 연출했던 감독임을 감안했을 때 이 정도의 액션 비중이라면 본인 스스로 많이 억제(?)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원작보다 더한(혹은 과도한) 고어적인 표현이라던가 액션 묘사등은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렸다)
대부분 다 인상적이고 적제적소에 음악들이 사용되었다고 생각되나 단 하나 댄과 로리의 베드씬에서흘러나오던(그것도 크게!) 'Hallelujah'는 조금은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것이 레너드 코헨 버전이라 조금 더 그랬는지모르겠다. 제프 버클리나 루퍼스 웨인와잇이 부른 버전이었다면 좀 더 쓸쓸하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으나, 레너드 코헨의 버전은'할렐루야'라는 가사와 맞물려 웃음 짓게하는 시츄에이션을 자아내기도 했다(잭 스나이더가 의도한 것이 어쩌면이것일지도 모르겠다).
일단 잭 스나이더의 영화답게 영화 속 캐릭터들의 모습이라던가 그 스타일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역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로어셰크였다. 계속 변형하는 가면의 표현도 인상적이었고 그 거친 나레이션과 건조함은 엄청난 포스를 뿜어냈다. 특히 가면을 쓰고 있지않을 때도 인상적이었는데, 잭키 얼 헤일리는 원작의 로어 셰크와 거의 흡사한 느낌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잭키 얼 헤일리는 케이트 윈슬렛이 출연했던 '리틀 칠드런'에서 주변에으로부터 소외받고 의심받는 인물을 연기하기도 했었다. 재미있는건 이 '리틀 칠드런'에 등장했던 또 한 명의 배우가 '왓치맨'에 출연하고 있다는 점인데 그는 다름 아닌 나이트 아울 II 역할을 맡은 패트릭 윌슨이다. 원작과의 조금차이점이라면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원작에서 댄은 좀 더 나이가 많은 인물로(그래서 로리와 나이차이가 좀 있는) 생각되었는데, 극중에서는 조금 젊은 듯했다. 그래서 로리와도 약간 안어울린다기 보다는 남녀관계로서 잘 어울리는 듯한 느낌도 있었고. 큰 뿔테안경을 고쳐쓰는 모습이 마치 '슈퍼맨'에서 클락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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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치맨' 특유의 노란색과 포스터로 사용되기도 했던 로어셰크를 주인공으로 한 이미지가 단순하지만 강한 인상을 주는 메뉴 디자인이다. 메뉴 구성도 간략하며 부가영상은 모두 2번째 디스크에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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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치맨'은 극장 상영시 아이맥스 DMR 2D 포맷으로 만나볼 수 있었는데, 극장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닥터 맨하튼의 파란 색감을 보면서 동시에 든 생각은 '아! 빨리 블루레이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것이었다. '왓치맨'은 보는 내내 블루레이 감상을 절로 상상하게 했었는데, 드디어 접하게 된 '왓치맨' 블루레이의 화질은 기대했던 만큼 만족스러운 풀HD 화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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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치맨' 블루레이의 화질은 스펙면에서 보나 화질의 우수성을 표현해내는 영상의 성격으로 보나 충분히 만족스러운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왓치맨'에는 극장에서 보는 순간 블루레이를 떠올리게 될 정도로 화질을 기대하게 하는 장면들이 가득한데, 영화의 톤은 전체적으로 어둡지만 암부의 표현력도 뛰어난 편이라 오히려 상대적으로 더 좋은 화질을 느낄 수 있다. 로어셰크의 마스크 같은 경우는 마스크를 이루고 있는 그 천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질 정도이며, 마스크를 벗었을 때의 피부 표현 역시 상처와 거칠게 나있는 수염들까지 굉장히 디테일하게 표현된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설원을 배경으로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미묘한 조명에서 펼쳐지는 장면들은 화질의 우수성을 체크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면들이다.
로어셰크의 거친 피부도 좋지만, 나이트 아울인 '댄'의 매끈한 피부가 등장하는 장면도 빼놓을 수 없는 화질 체크 포인트다. 하지만 역시 블루레이의 화질을 만끽할 수 있는 장면은 닥터 맨하튼의 등장장면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우스게 소리로 블루레이 홍보대사가 아닐까도 싶은, 블루 피부 톤의 맨하튼은 본인 스스로도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반사광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런 디테일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으며 또한 화성에서의 시퀀스 같은 경우, 엄청난 스케일의 구조물이 등장하는데 이 구조물 역시 또 하나의 화질 체크 요소이다. 좀 더 밝은 영상의 톤과 쨍한 화질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약간은 아쉬운 화질일 수도 있겠으나, 어두운 톤임에도 깊은 화질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단연 선호할 만한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하겠다. 사실 SF작품 같은 경우, 영상에서 표현하려는 완성도를 2차영상물이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왓치맨' 블루레이는 이런 작품적 특성과 매체의 우수성이 잘 조화를 이룬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겠다.
Blu-ray : Sound Quality
돌비 True HD를 수록한 사운드 퀄리티 역시 레퍼런스급의 음질을 들려준다. '왓치맨'은 SF라는 장르적인 특성에 비하면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보다 액션 자체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히어로 영화에서 기대하는 임팩트 강한 액션 사운드(결투 장면이나 폭발 등에서 발생하는 사운드)를 떠올렸다면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어두운 영화의 분위기에 걸맞는 테일러 베이츠의 장중한 스코어와 귀에 익은 히트곡들은 물론, SF영화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효과음들 역시 매우 생생하게 전달되고 있다.
특히 수록곡들의 경우 '배경음악'이라기 보다는 그 시대와 분위기를 전하기 위해 전면에 배치되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음질 여부가 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텐데, 그 음량이나 음질 모두 하나의 곡으로서 별개로 따져보아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영화화에서 빠진 장면들 가운데 나이트 아울 II 과 실크 스펙터 II가 불이 난 건물에서 사람들을 구해주고 나서는 아울쉽에서 커피를 대접하는 장면도 있었는데, 위의 장면처럼 커피 잔을 정리하는 장면은 수록이 되어 혹시 감독판에서는 이 장면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갖게 했다)
Blu-ray : Special Features
2번째 디스크에 담긴 부가영상의 경우 모두 한글자막이 지원되며, 두 가지 바이럴 비디오 피처를 제외한 모든 영상이 HD영상으로 수록되었다. '역학 : 환상 세계의 기술 (Mechanics: Technologies of a Fantastic World)'에서는 물리학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 속 과학 현상들의 물리적 타당성에 대해 전해 들을 수 있다. 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물리학 교수의 경우 영화 제작과 기획 단계에서 감독과 스텝들에게 물리학에 대한 기본 개념과 영화화와 관련된 내용들에 대해 프리젠테이션을 갖는 자리를 갖기도 했었는데, 흥미로운건 영화가 거의 원작인 그래픽 노블의 설정들을 그대로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들이 과학적으로 실제 실현 가능한 것인지, 이론적으로 타당한 것인지를 꼼꼼히 재검토하여 촬영했다는 점이다. 더 흥미로운건 영화 속 설정들이 이론적으로(물리학적으로) 타당한 일들이라는 점이었다.
'진성장은 실제하는가?' '양자역학이란 무엇인가?'등등, 이론적인 공식을 이용해가며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얼핏 보면 공식과 그래프가 등장하는 딱딱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영화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도 하고 영화 속 장면들을 비교해가며 설명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영화 속 캐릭터 가운데 과학적으로 가장 궁금한 캐릭터라면 역시 '닥터 맨하튼'의 존재와 그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닥터 맨하튼의 존재의 타당성과 더불어 왜 몸에서 파란 빛을 내는 가에 대한 의문에 답까지 들을 수 있다.
'현상 : 만화책을 변화시킨 만화책 (The Phenomenon: The Comic That Changed Comics)' 에서는 '왓치맨'이 단순한 만화책이 아니라 문학으로서 인정 받는 유일한 작품임을 자랑하고 있다. '왓치맨'은 확실히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그래픽 노블들과도 차별되는 작품인 동시에 일반적인 히어로 물들과도 차별화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왓치맨'은 1970년대 아이들만을 위한 코믹스라는 매체의 특성을 극복하려는 노력에서 처음 시작되었으며, 그 결과 일반적인 만화들이 22쪽 분량의 대본으로(대본 역시 22쪽) 이루어진 것에 비해 '왓치맨'은 22쪽 분량에 대본은 135쪽이었을 정도로 마치 사진을 묘사하는 듯한 전례가 없는 정보량을 수록한 작품이기도 했다. 또한 처음부터 연장자를 대상으로 기획할 수 있었다는 점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었던 환경이 있었기에 가능한 작품이라는 점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차별점을 이야기하는데에 있어 '채색'의 중요성을 들고 있는데, 존 히긴스의 작품인 '왓치맨'의 색감은 형광 분홍, 초록의 강렬한 색감으로 영화화에도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던 것처럼 이 작품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강한 인상을 주었다.
'현실 세상의 초영웅 : 자경단원 (Real Super Heroes, Real Vigilantes)'에서는 영화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자경주의에 대해 각계의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더 깊은 담론을 끌어내고 있다. 자경단이 출몰하게 되었던 1980년대 미국사회의 시대적 배경에 대한 증언들과 80년대 당시의 영상 자료들과 영화 속 장면들을 비교해 가며, 영화 속 왓치맨의 모습과 당시의 자경단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전체적으로 직접적인 영화에 대한 내용이라기 보다는 주제에 대한 다큐멘터리 성격이 짙은 정보성 부가영상으로서, 이런 담론들과 역사적 배경들이 영화의 내용과 어떻게 부합되는지 차근차근 짚어내고 있다. 이 부가영상도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촬영장 모습이라던가 에피소드 등이 주를 이루는 스페셜 피쳐들과는 달리 영화의 주제에 대한 굉장히 깊은 담론과 관련 지식들을 얻을 수 있는 영상이 수록되어 있어, 오히려 영화를 내적으로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Video Journals'에서는 원작인 그래픽 노블에 등장하는 저널 형식을 빌려와 각 주제별로 관련 배경 지식에 대한 영상을 담고 있다. 원작을 읽은 이들은 물론 그 반대의 경우에도 작품을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서플먼트로서 배우들의 인터뷰도 만나볼 수 있는데, 작품에 출연한 배우로서가 아니라 각자 연기한 캐릭터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색다른 정보성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사실 영화와 원작 모두 상당히 많은 내용이 생략되어 있는 편이기 때문에 이 같이 작품에서 다 하지 못한 배경지식들을 설명하는 영상은 매우 흥미롭다고 할 수 있을텐데, 스토리와 캐릭터에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는 물론 세트나 의상 등 스텝들의 이야기도 수록되었다.
부가영상을 통해 알게 된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은, 영화의 장르적 특성상 CG로 대부분의 영상을 처리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거의 대부분의 등장 건물들을 실제로 대규모의 세트를 제작하여 촬영했다는 점이었다. 극중 나이트 아울의 탈 것인 '나이트아울 쉽' 역시 실제 사이즈로 제작되었는데, 조종석과 관련 기기들 역시 실제로 조작이 가능할 정도의 디테일로 만들어졌다(조종 레버를 가지고, 미는 방식으로 할 것인가 당기는 방식으로 할 것인가로 대화를 나누는 잭 스나이더와 패트릭 윌슨의 모습도 재미있었다). 촬영을 위해 한쪽 면을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아울쉽은 영화 소품치고는 상당히 정교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세트는 기본적으로 외부는 디지털 모델을 사용했지만 내부는 거의 대형 세트를 제작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된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의상의 경우 1935년 부터 80년대 까지 다양한 시대를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관객들은 극중 주조연 캐릭터인 히어로들에 집중하기 때문에 코스츔만을 눈여겨 보기 쉬운데, 이들 외에 각 장면마다 등장하는 일반인들의 의상을 살펴보면 각 시대와 장소에 따라 얼마나 다양하고 디테일하게 의상이 변화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 'Viral Video: NBS Nightly News'와 'Music Video: My Chemical Romance song, "Desolation Row"'가 수록되었는데 바이럴 비디오 같은 경우는 일종의 페이크 프로그램으로서, 뉴스 형식을 빌려 왓치맨의 이야기를 마치 진짜 역사인냥 풀어내고 있다. 이 역시 원작에서 가져온 설정으로서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할 영상이라 하겠다.
[총평] 이렇게 살펴보았듯이 '왓치맨'은 작품성에 있어서 여러가지 관습을 타파했던 파격적인 구성과 주제의 작품이었으며, 이런 원작 그래픽 노블의 성격은 잭 스나이더의 영화에 와서도 크게 다르지 않게 원작 그대로 표현되고 있다. 공상과학을 매우 현실적인 정치,사회 문제와 결부시켜 다른 작품들은 이루지 못했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냈으며,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는 물음은 물론,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 않고 누군가가 처리해 주었으면 하는 잠재되어 있는 음흉한 바램을 은근히 건드리고 있는 동시에, 누군가로 인해 만들어진 평화와 모두에 의해 만들어질 평화를 두고 어떤 것이 옳은 지에 대해 관객에게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철학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블루레이 타이틀로서도 레퍼런스급의 화질과 사운드, 부가영상으로 후회없을 - 감독판 출시가 어려운 현실을 인정한다면 - 선택이 될 것이다.
알레한드로 고메즈 몬테베르드 감독의 2006년작 <벨라>를 보기로 마음 먹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인상적인 국내 개봉 포스터 때문이었다. 타국의 포스터들보다 어찌보면 좀 더 종교적이기도 하고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이미지이긴 하지만, 파란 하늘과 백사장을 배경으로 아이와 남자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포스터는, 무언가 보고 싶게끔 만드는 매력을 한껏 담고 있는 듯 했다. 또 하나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이유를 들자면 '알레한드로'라는 감독의 이름 때문이랄까. '알레한드로'라는 이름은 왠지 모르게 보고 싶게 하는 요상한 이름이다 ;;; 그렇게 보게된 <벨라>는 가족과 치유에 관한 진부하리만큼 '착한'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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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정말 착한 영화다. 그리고 이런 '치유'에 관한 영화들을 여럿 보아왔던 이들이라면 크게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는 이야기로 주인공들의 결핍과 상처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더 큰 사랑으로 치유되어 진다. 남자 주인공 호세와 여자 주인공 니나는 각각 견디기 힘든 삶의 상처를 지니고 있는데, 이런 두 사람이 짧게 나마 함께 하는 여정은 먼 바닷가, 외딴 곳이 아니라 호세의 부모님이 계시는 집으로 이어진다. 호세는 니나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여 자신의 상처를 오히려 돌보게 되는 계기를 갖게 되고, 니나는 호세와 그의 가족을 통해 결국 자신의 상처는 가족으로 감싸안아야 겠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짧은 이야기에는 인물들의 상처와 살아온 이야기를 유추해볼 수 있는 몇가지 소스가 있기는 하지만 영화는 이런 스토리텔링보다는 메시지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는 크게 공감대를 불러 일으키기 어려운 부분도 분명 존재하지만,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공감대를 배경으로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영화에는 이러다할 사건이 없다. 두 주인공이 상처를 갖게 된 것은 영화 속 시점에서 수년 전 과거의 일이며, 그렇다고 이 상처가 갑작스런 어떤 우연한 사고로 인해 봉합되는 것 역시 아니다. 그저 두 주인공은 항상 곁에 있던 것들로부터 뒤늦게 (혹은 비로소 인정하게 되는) 각성하게 되는 것 뿐이며, 그 과정 역시 전혀 극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 <벨라>의 미덕은 바로 이런 자연스러움에 있다. 서로 소리지르며 다투었지만 바로 다음 날 서로 말 한마디 없이 그저 서로의 옆을 쿡쿡 찌르는 것 만으로도 화해랄것도 없는 화해를 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이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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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언가 더 들려주고 안겨줄 것만 같았었기에 조금은 아쉬웠던 작품이었다. 가족과 치유에 관한 이야기는 많지만 <벨라>가 다른 작품들에 비해 확실히 추천할 만한 요소는 부족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알레한드로 고메즈 몬테베르드 감독은 메시지를 간결한 대사와 이미지로 전달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인상적인 수록곡들도 크게 한 몫하고 있다. 두 주인공의 모습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왕가위 감독의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가 떠오르기도 했다. 추석이라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지만 명절에 보기에 적당한 가족 영화였던 것 같다.
1. 남자 주인공은 짐 카비젤을 여자 주인공은 노라 존스를 닮았더군요 ;; 2. 사운드 트랙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국내 출시는 아마도 어렵겠지만 말이죠. 유명한 곡인 'Cucurrucucu Paloma' 역시 Jon Secada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구요. 3. 수입사에서 자막에 많은 신경을 쓴 듯 하더군요. 영어 자막으로는 제공되지 않는 지명이나 상품의 이름 등을 자막으로 지원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빈 게이를 듣고 싶다'를 '블루스를 듣고 싶다'로 번역한 건 걍 '마빈 게이'로 하는 편이 더 나았겠다 싶었구요. 4. 전체관람가로 전혀 문제가 없긴 하지만, 사실 아이들이 볼만한 영화는 아닌데 휴일을 맞아 아이들을 데리고 오신 분들이 많아 아이들이 많이 지루해하더라구요;;
지난 번에는 급작스럽게 들르게 되어 똑딱이로 흔들린 사진 몇장만 건졌었다면, 이번에는 아침 일찍부터 영화 관람과 동시에 DSLR도 함께여서 조금 더 (아주 조금 더) 나은 사진도 몇 장 남길 수 있었습니다.
타임스퀘어가 인상적인건 역시 들어가자마자 만날 수 있는 시원하고 빛나는 로비와 천정의 구조죠. 지난 번에도 얘기했던 것 처럼 영화 <인터네셔날>에 등장했던 미술관을 연상시키는 원형 구조는 더더욱 미적인 요소를 부각시키는 듯 하네요.
이 날은 THX인증관인 1관에서 관람했기 때문에 입구에서 사진 한 장을 찰칵 할 수 있었는데, 로고도 로고지만 상영전에 만나볼 수 있는 THX 트레일러는 정말 예술 ㅠㅠ . 아 그리고 혹시 저 처럼 티켓 모으시는 분들께서는 사진 속의 저 신형 발권기로는 발권하지 마세요. 테스트 겸해서 발권해 보았는데 영수증으로 발권됩니다 -_-;;
사실 지난 번에는 늦은 시간에 방문한터라 로비와 극장 외에는 별로 구경해보질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여유있게 여기저길 둘러보니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매장들이 준비되어 있더군요. 나이키, 반스, 아디다스, 자라 등등등 (정말 등등등) 많은 의류 브랜드 매장들이 시원시원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나중에 좀 더 본격적으로 쇼핑 해보려고 합니다 ㅎㅎ
반신반의하며 <써로게이트>를 보게 된 첫 번째 이유는 그래도 '브루스 윌리스'인데 하는 것과, <터미네이터 3>를 연출한 조나단 모스토우의 SF작품이라는 점 때문이라 할 수 있겠는데, 많은 이들이 혹평을 퍼부으며 시리즈 최악의 작품으로 꼽히곤 하는 <터미네이터 3>의 엔딩을 나름 좋아하는 편이라 조나단 모스토우라서 크게 불안한 점은 없었다(불안한 점이 없었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러 갈 때 조나단 모스토우에게 알렉스 프로야스 급을 기대한 것은 분명 아니었다. 그 만큼 기대치를 낮췄다는 얘긴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써로게이트>는 이렇다할 새로울 것도 없고 임팩트가 부족하여 88분 밖에 안되는 짧은 러닝타임도 길게만 느껴졌던 그럭저럭 SF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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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써로게이트'의 존재와 정확히 같은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그렇다고해서 완전히 새로운 설정이라고 보긴 어려운, SF영화팬들이라면 제법 익숙한 설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공각기동대>의 '전뇌'를 연상시키는 설정인데, 로봇도 아니고 인조인간도 아니고 마네킹에 가까운 로봇의 기체(혹은 인체)를 주인인 인간이 방안에 누워 분신처럼 조종하는, 아니 조종을 넘어서서 이 '써로게이트'가 곧 그 사람이 되는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설정이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더라도 분명 흥미로운 설정인 것도 사실인데, 조나단 모스토우는 정말 웃음기를 싹뺀 (단 한 장면도 웃음을 유도한 장면이 없었던 것 같다) SF 암울 스릴러를 만들려고 했으나, 스릴러 다운 긴장감과 이야기를 풀어가는 긴박감은 많이 부족했고, 브루스 윌리스 역시 액션도 약하고 추리도 약한 심심한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우울한 SF를 좋아하는터라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 기본 줄거리를 파악한 뒤에는 조금 기대를 하기도 했었는데, 몇몇 설정들은 조금 유아스러움마저 느껴졌다. 특히 써로게이트를 반대하는 인간들의 무리를 이끄는 예언자(빙 라메즈) 캐릭터 묘사의 경우, 너무 원초적인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캐릭터의 모습이라 아쉬웠는데 흑인에 레게머리, 커다란 목걸이 등의 묘사는 차라리 그냥 양복 입은 회사원으로 설정하는 것보다도 수준 낮은 캐릭터 설정이었던 것 같다. 이야기의 몰입도가 부족하다면 캐릭터라도 살아나야 하는데, 아무리 브루스 윌리스가 찰랑찰랑 머리를 날리며 연기해도 뭐 이렇다할 만한 인상을 주기는 턱없이 부족했던 것 같다. 브루스 윌리스 출연작들의 경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의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재미를 주는 경우와 기대하는 것과는 좀 다른 이미지를 내세우는 경우가 있는데, <써로게이트>는 전자라 할 수 있지만 말 그대로 '브루스 윌리스'가 보일 뿐이지 극 중 캐릭터인 '그리어'는 이름도 기억 못할 정도로 거의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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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중간중간 몇몇 장면에서는 여기서 이렇게 했으면 더 좋겠다 라고 생각되는 설정들이 많았었는데, 그 이상을 보여주지는 못할 망정 그마저도 보여주지 않는 소극적인 자세가 아쉬웠다(이 영화는 분명 더 좋아질 만한 여지가 있다. 알렉스 프로야스가 맡았다면 좀 더 좋았을 듯 한데 아쉽다). 아예 SF액션으로 가서 <아이, 로봇>처럼 브루스 윌리스 형님이 써로게이트들과 벌이는 화끈한 액션을 선보였다거나, 아니면 더 우울한 SF스릴러로 가서 <12 몽키스>같은 분위기를 냈다면 좋았을 텐데 그 중간 지점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영화의 모습이 너무 역력하게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매번 영화를 볼 때마다 생각하는거지만, 이럴까 저럴까 고민하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바에야 욕을 시원하게 먹더라도 화끈하게 갈 때까지 가보는 영화들이 훨씬 더 나을 듯 싶다.
1. 제임스 크롬웰은 <아이, 로봇>에 이어 또 '**의 아버지'로 등장하는군요. <써로게이트>에서의 컨셉은 '병주고 약주고' 같더군요 ^^; 2. 왜 저는 여자주인공을 맡은 라다 미첼을 보면서 계속 '나타냐'라는 이름이 떠올랐던 걸까요 -_-;; 3. 그렇게 과학이 첨단으로 발달한 세계인데도, 다들 써로게이트로 활동해서인지 아무리 차 사고가 나도, 그 어떤 좋은 차도 에어백 한 번 터지는 차가 없더군요. 4. 국내에는 브루스 윌리스 = SF = 액션 = 추석대작 등으로 홍보한 듯 한데, 거의 액션이 없습니다. 액션 영화는 분명 아니에요. 5. 영등포 타임스퀘어 THX인증관에서 관람하였는데 THX 트레일러는 역시나 감동이었습니다. 예전 명보극장에서 보고 몇 년만에 보는지 모르겠네요 ㅠㅠ
6. 상영전 예고편으로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 예고편을 볼 수 있었는데 온 몸에 소름돋았습니다 ㅠㅠ 7. 혹시 10월2일 영등포 CGV THX관에서 보신 분 계신가요. 화질이 너무 안좋더군요. 처음에는 의도적인 화질인가 했는데 그러기엔 너무 끝까지 않좋은 화질이더군요. 분명 프린트나 상영에 문제인 것 같은데, 뭐랄까 마치 디빅 파일을 HDTV에서 TV아웃으로 보는듯한 화질이었습니다. 자막도 예전 느낌 물씬나는 흐릿한 느낌이었고, 전체적으로 뿌옇고 너무 좋지 않은 화질이었습니다.
명절이 되면 극장을 찾아 보고 싶던 영화를 보는 것도 물론 좋지만, 가끔씩 TV에서 방영해주는 특선 영화들이 더욱 반가울 때가 있는데, 이번 추석 역시 많지는 않지만 몇 작품 다시 보고 싶은 작품들이 있어 간단하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연휴가 주말과 겹친터라 평소 명절 때보다는 라인업이 많이 줄고 눈에 확 띄는 작품들의 수도 적긴 하지만, 몇몇 작품은 이미 극장에서 보신 분들은 물론 아직 감상 전이신 분들께는 꼭 추천하고픈 작품들이 안방극장을 통해 방영될 예정입니다. IPTV가 많이 보급된 탓에 예전 같이 메가톤급 신작들이 보이지 않는 것도 짚고 넘어가야할 점이며, 언제부턴가 명절에도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진 성룡 형님의 영화가 이번 추석 역시 보이지 않는 다는 것도 조금은 아쉬운 점이네요.
10월 1일 (목)
좋지 아니한가 00:35 (KBS2) 쏜다 00:25(MBC)
나는 전설이다 - 22:00 (OCN) 매트릭스 2 - 02 :00 (OCN) 궁녀 - 11:00 (CGV) 영화는 영화다 - 00:00 (CGV)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하루 전날 밤인 오늘 밤, 공중파에서는 두 작품을 방영하는데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역시 <좋지 아니한가>입니다. 제목 만큼이나 독특한 감성의 작품이며, 최근 드라마 '스타일'에서 엣지있는(아..이말 제일 싫어하는데 -_-;;) 캐릭터로 등장하는 김혜수의 전혀 상반되는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으며, 황보라, 천호진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와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독특한 시트콤들을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아마 좋아하실 것 같아요.
사실 둘 째날 방영작 가운데 개인적으로 적극 추천할 만한 작품은 없네요;; 아, 짐 캐리 주연의 <브루스 올 마이티>를 아직 못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짐 캐리 영화는 어쨋든 기대하는 바가 분명하니까요 ^^; 케이블에서 방영하는 해리포터와 미션 임파서블은 첫 방영이 아니기에 큰 의미가 없을 듯 하구요. 개인적으로는 밤 늦은 시간에 SBS에서 방영하는 '2009 서태지 ETP 페스티벌'과 한참 재미있게 보고 있는 '선덕여왕 특별판'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서태지의 팬분들과 선덕여왕 애청자 분들께서는 놓칠 수 없는 시간이 될 것 같네요.
이번 추석 연휴 방영작 중에 그대로 눈길이 가는 작품은 바로 <적벽대전 1,2>라고 할 수 있을텐데, 최근 블루레이로 출시되기도 했던 이 작품을 제법 빠르게 안방에서 즐길 수 있게 되었군요. HD로 볼 생각을 하니 기대가 됩니다! <울학교 이티>는 개봉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과속 스캔들>이후 박보영의 출연작으로 오히려 뒤늦게 관심을 받기도 했는데, 보영양의 팬들께서는 아마도 주목하지 않으실까 생각됩니다 ^^; <와호장룡>도 블루레이 구입을 아직 못한 상태인데, 이번에 HD로 방영해준다면 꼭 보고 싶네요(와호장룡과 경쟁해야겠군요!)
연휴의 마지막 날인 일요일에 가장 많이 기대작이 몰린 것 같습니다. 이번 추석연휴 공중파 방영작 가운데 가장 추천할 만한 액션영화인 리암 니슨 주연의 <테이큰>과 독립영화의 붐을 이끌었던 <워낭소리>가 각각 방영될 예정입니다. <워낭소리>는 아마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보시게 될 것 같구요, <테이큰>같은 경우도 극장에서 재미있게 관람했던 분들은 물론, 아깝게 관람하지 못했던 분들께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네요. 이번 추석 연휴 단 한 작품을 고르라면 단연 <테이큰>입니다!
지난 토요일(26일)에 올블이의 5번째 생일 파티가 청계산아래 스모크가든에서 올블이의 지인들인 이웃블로거 분들을 모시고 조촐하게 치뤄졌습니다. 전날 비가 올 것만 같은 하늘이라 살짝 걱정하기도 했었는데 다행히 좋은 날씨에서 끝까지 행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날 본격적인 행사는 5시가 넘어서 시작되었지만, 미리 청계산 등산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몇몇 블로거분들께서는 일찍 등산을 마치고 오셔서 기다려주시기도 했지요(그래서 더더욱 허기져 보이시는 모습이었습니다 ^^;)
행사라면 절대 빠질 수 없는 추첨 이벤트! 이 날도 다양한 선물들을 추첨을 통해 나누어 드렸는데, 거의 모든 분들께 선물을 하나씩 나누어 드릴 수 있게 되어 저희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역시 올블로그의 생일의 주인공인 올블이를 빼놓을 수 없겠죠. 이 날 약 5시 경부터 활동에 들어간 올블이는 여러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으며 생일 잔치를 톡톡히 치뤄냈습니다. 이 날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스모크가든에 오신 일반 손님분들이 몇 분 계셨는데, 올블이를 보고는 이것 저것 물어오시더군요. '올블이가 뭐에요?' '이거 고양이에요?' '이름이 올블이인거에요?' '무슨 동호회인가봐요?' 등등 ㅎㅎ 제가 이런 질문에 깨알같이 답변을 해드리고 있을 때, 마당으로 나온 올블이는 예상치 못한 습격을 받게 되었으니....
바...바로....초딩의 습격! 사실 평소 행사 같으면 블로거분들과 함께 사진 촬영하고 입구에서 손 흔들어주고, 가끔 비보잉 정도 해주면 되었는데(응???), 이 날은 예상치 못한 아이들이 몰리는 바람에 올블이가 고생 좀 했습니다. 아이들은 올블이를 둘러쌓고는 손도 잡고 껴안고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는데, 아마 올블이도 이날 이렇게 말 많이 하게 될 줄은 몰랐을 거에요 ㅋㅋ 아이들도 무슨 질문이 그리 많은지, 어떤 어머니께서는 '뽀로로 노래도 불러달라'고 해서 뽀로로를 만난적도 없는 올블이를 제법 당황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달려드는 아이들을 단 한번도 뿌리치지 않고 여러 번의 기념 촬영까지 흔쾌히 들어준 올블이! 아이들 손에 이끌려 여기저기 끌려다니는 모습이 재미있기도 안쓰럽기도 하더라구요 ㅎ 여튼 이 날 아이들이 완전히 떠나기까지 올블이는 고생 좀 해야했습니다. 위 사진 속 장면도 사실은 잠시 쉬려고 처음 자리에 앉은 것인데, 아이들이 쉴 틈을 주지 않고 기념 촬영을 요청, 받아주는 올블이의 모습입니다 ^^; 하도 피곤해보여서 제가 '올블아 이제 잠깐 탈을 벗고 인간으로 돌아와 좀 쉬렴' 했지만, 생일을 맞은 올블이는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는지,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끝까지 탈을 벗지 않는 단호한 모습이 저를 몹시도 감동케 했습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블로거분들이 도착하자 서서히 행사는 시작되고...
블로거 분들을 태운 셔틀버스가 도착하는 입구 쪽을 올블이는 멍하니 바라봅니다.
올블이의 아버지(?) 하늘이님이 오늘 행사에 오신 블로거 분들께 간단한 인사 말씀을 드리는 모습입니다. 해커님은 며칠 전 식구가 된 고양이 '베르'를 소개하기도 했지요.
카메라 셔터에 본능적으로 손을 드는 올블이! 역시 사진도 찍어본 올블이가 찍는다고!
해커님이 데려온 아기 고양이 '베르'는 아이들의 과도한 관심탓에 많이 피곤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잘 들어갔는지 모르겠네요;
술 한잔씩 하면서 행사는 점점 무르익습니다. 맥주도 좋았지만, 아마도 이곳에서만 만나볼 수 있었던 '막걸리'의 맛이 일품이더군요. 저도 연거푸어 몇 잔을 들이켰습니다!
아직 미처 도착하지 못한 손님들 때문에 식사에 끼지 못하고 힘없이 기다리는 올블이. 축 처진 어깨에 제 마음도 아려옵니다.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ㅠ)
사실 이게 힘빠져서 앉아 있는 모습인데, 이렇게 보니 마치 배꼽잡고 웃고 있는것 같아 더 마음이 아프네요 ㅋㅋ
드디어 올블이 생일 케익의 등장과 함께 다같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 시간! 올블이가 직접 초도 껐어요!
올블로그 직원들은 머리에 꼬깔모자 하나 씩 쓰고는 올블이의 생일을 축하했습니다!
홍커피님께서 지금의 올블로그와 앞으로의 올블로그, 그리고 올블릿과 위드블로그에 대한 비전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다들 허기와 장소의 특성 때문에 집중도는 조금 떨어지는 모습이었지만, 이거 되게 중요한 내용이었다구욧!
바베큐와 술 한잔과 함께 청계산에도 어둠이 깔리고, 블로거들의 이야기는 더더욱 깊어집니다~
경품 추첨과 맥주 빨리 먹기 이벤트도 있었는데요, 다들 너무 즐겁게 참여해주신 덕분에 분위기가 매우 좋았습니다~
하늘이님은 막간을 이용해 동영상으로 인사 한마디를 전하기도 하셨구요. 사실 초반에는 조금 걱정도 했었는데 나중에는 너무 좋은 분위기로 다들 먹고 즐겼던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행사에 오셨던 더 많은 블로거분들과 이야기 할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 또 한 번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다음에는 사진 찍는 것 포기하고 열심히 먹는것에만 치중할까봐요 ㅎㅎ). 오셨던 블로거 분들 다들 즐거운 시간 되셨는지 모르겠네요. 다시 한번 올블이의 5번째 생일파티에 와주셔서 감사드리며, 앞으로 10살, 100살 되서 올블이 지팡이 짚고 나올 때 까지 블로거분들과 함께 하는 올블로그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9월 16일 그랜드오픈한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가봐야지 가봐야지 했었는데, 며칠 전 계획하지 않고 급작스레 가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문래역 쪽이 더 가까운지라 문래역에 내려서 예전 문래 CGV가던 길로 걸어가니 바로 그 뒷 건물이더군요. 역시 접근성이 그리 좋은 편은 못되지만 그럭저럭 걸어갈 만한 거리였습니다.
일단 타임스퀘어 내부에 들어가게 되면 그 엄청난 스케일이 절로 '와'하고 탄성을 지르게 되더군요. 원형으로 설계되어 높이를 그대로 실감할 수 있게 만들어지는 구조는, 미적으로 상당히 세련된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클라이브 오웬과 나오미 왓츠 주연의 <인터네셔날>에 등장했던 미술관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네요.
계획 없이 갔던거라 영화까지는 보질 못했는데, 그래도 한 번 구경이나 해보려고 CGV를 찾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입장으로서 이번 타임스퀘어가 가장 기대되었던 이유는 역시 CGV, 'The World's Largest Screen'라는 스타리움 관 때문이었죠. 영화를 보지 않아 들어가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네요.
터치 스크린 방식의 티켓 발권기.
위 층에는 공연장인 아트 홀이 자리잡고 있는데 입구에는 주류 및 음료를 판매하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더군요.
건물이 하도 넓어서 다 둘러보지는 못했으나 옥상 및 건물 중간중간 인테리어에 상당히 신경을 쓴 휴식공간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근처에 사시는 분들은 그냥 앉아 있을 곳이 많아 자주 찾기 좋을 듯 하네요.
똑딱이만 가져간 터라 좀 더 좋은 사진을 남기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다음에 스타리움관에서 영화 감상과 함께 얼른 재방문을 하려고 합니다. 홍보만 더 열심히 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을 새로운 공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출연 : 브래드 피트, 멜라니 로랑, 크리스토프 왈츠, 다이앤 크루거, 틸 슈바이거, 다니엘 브륄
타란티노가 만든 2차 세계대전 영화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 (국내 개봉제목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가 10월 29일 개봉될 예정입니다. 타란티노가 2차 세계대전 영화를 만든 다는 소식, 그리고 브래드 피트가 주연으로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기대를 가졌던 영화였는데, 미국 개봉당시 평론가들의 평들을 살펴보니 이거 호평도 이런 호평들이 없군요! '<펄프 픽션>이후 타란티노 최고의 작품'이라던가 '2009년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까지 호평들 뿐이군요. 굳이 하나 호평아닌 것을 골라본 것이 '평이 극과 극으로 나뉠 수 있지만 진정 영화를 사랑하는 이라면 거부하기 힘들 것'일 정도네요. 생각보다 폭력적이고 거친 영화일 듯도 싶은데 그것보다는 2차 세계대전과 타란티노의 접점이 더욱 기대됩니다. 약 한 달 정도 꼬박 기다리면 확인할 수 있겠네요.
나인 Nine, 2009
감독 : 롭 마샬 출연 : 다니엘 데이-루이스, 마리온 꼬띨라르, 페넬로페 크루즈, 니콜 키드먼, 주디 덴치, 케이트 허드슨, 소피아 로렌, 스테이시 퍼거슨(퍼기)
저 출연진을 보고도 이 작품을 기대하지 않는 영화팬이 있을까요? 전 아마 저 중에 아무나 둘 만 나와도 기대했을 듯 합니다(퍼기는 아직 좀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우선 반가운 점은 이 영화가 바로 뮤지컬 영화라는 점이죠! <시카고>를 연출했던 롭 마샬 감독이 다시 한 번 본격적으로 꺼내놓은 뮤지컬 카드인데, <시카고>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역시 여성들이 위주가 되는 드라마인것 같습니다. 배우진은 화려하지만 저 중에서 블랙 아이드 피스 출신인 스테이시 퍼거슨을 제외하면 노래 실력이 검증된 배우는 거의 없다는 점도 이 영화를 기대 혹은 걱정하게 되는 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참고로 <라비 앙 로즈>의 마리온 꼬띨라르와 <귀향>의 페넬로페 크루즈 모두 립싱크였죠. 이 정도 립싱크는 경지라고 생각합니다만;;). 아마도 다니엘 데이-루이스는 노래도 무섭도록 잘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듭니다(무섭도록요 ㅎ). 여튼 뮤지컬 영화의 오랜 팬으로서 몹시도 흥분되는 영화 <나인>이었습니다. 아직까지 국내 상영일자는 확정되지 않았네요.
괴물들이 사는 나라 Where the Wild Things Are, 2009
감독 : 스파이크 존즈 출연 : 맥스 레커즈, 캐서린 키너, 마크 러팔로, 포레스트 휘태커, 제임스 겐돌피니
개봉 전부터 보지 않고는 못배길 정도로 귀엽고 신비스런 포스터와 스틸컷들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입니다. 스파이크 존즈는 예전부터 bjork, R.E.M등의 뮤직비디오로 인기를 끌었으며, <어댑테이션> <존 말코비치 되기>등 인상적인 영화들을 연출한 감독이기도 한데, 이번 작품 역시 얼핏봐도 범상치 않은 작품인듯 합니다. 이 작품은 모리스 샌닥이 1963년에 출간한 그림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원작 역시 당시에는 파격적인 (일반적인 동화에 비해서) 구성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었네요. 전작들에서 알 수 있듯이 '상상력'하나 만큼은 기발한 작가인 스파이크 존즈가 연출을 맡았음으로, 동화 속 이미지가 어떻게 스크린에 투영될지가 무척이나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북미에서는 아이맥스 포맷으로 개봉을 하였는데, 국내에는 아직 구체적인 개봉일이 잡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더 로드 The Road, 2009
감독 : 존 힐코트 출연 : 비고 모텐슨, 샤를리즈 테론, 가이 피어스, 로버트 듀발
원작이 된 퓰리처상 수상한 코맥 맥카시의 '더 로드'는 워낙에 유명해서 사실 책이 한 참 인기를 끌 때 쯤 볼까 말까를 엄청나게 고민했었는데, 이 영화 때문에 끝까지 참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원작이 있는 (특히나 인기소설인 경우) 영화들은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은 만족보다는 아쉬운 점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영화로 먼저 비교대상없이 접하고 싶어서 이날까지 기다렸던 작품입니다. 언제부터가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믿음을 주기 시작한 비고 모텐슨(<히달고>는 좀 그랬지만요;; 크로넨버그와 함께한 두 작품은 정말 최고였죠!)도 기대되지만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만나게 되는 가이 피어스의 모습과 연기가 더 궁금해지네요. 감독인 존 힐코트는 2005년 가이 피어스와 <프로퍼지션>이라는 영화를 함께 했었는데 하나 뿐인 연출작인 이 영화를 보지 못한 것이 딱 하나의 걱정거리일 것 같네요.
휴먼 팩터 Invictus (The Human Factor, 2009)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 모건 프리먼, 맷 데이먼
동림 선생님의 신작입니다! 무엇을 더 형용하겠느냐만은 조금만 이야기해보면, 1994년 남아공에서 있었던 럭비 월드컵 개최를 배경으로 인종갈등을 해결하려는 넬슨 만델라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얼핏 시놉시스를 보면 이 영화는 너무도 진부한 소재들로 이루어져있는 듯도 합니다. 인종갈등과 스포츠 영화. 권투 선수를 주인공으로 했지만 아무도 스포츠 영화로 기억하지 않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처럼, 럭비월드컵 경기를 배경으로 하지만 아마 이 영화도 스포츠 영화는 아닐 듯 싶습니다. 샛 노란 머리의 맷 데이먼이 살짝 어색하기도 한데 이스트우드의 연출 속에 또 한번 멋진 연기를 펼치리라 의심치 않으며, 왠지 넬슨 만델라 역할을 언젠가 했던 것으로 착각마저 드는(했었나요?) 모건 프리먼의 연기도 기대됩니다. 북미 기준으로 12월 11일 개봉예정이며 국내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아마도 내년으로 넘어갈 것 같네요.
살인자들의 섬 Shutter Island, 2009
감독 : 마틴 스콜세지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크 러팔로, 벤 킹슬리, 막스 본 시도우, 미쉘 윌리엄스, 잭키 얼 헤일리
마틴 스콜세지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함께한 신작 <살인자들의 섬> 역시 기대작입니다(하반기 인줄 알고 넣었는데, 북미개봉 예정일도 내년 2월이네요 -_-;;). 데니스 르헤인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서 <디파티드> 이후 다큐멘터리 영화 <샤인 어 라이트>를 빼면 약 3~4년만에 만나는 스콜세지의 신작입니다. 전기영화나 리메이크,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오랜만에 미스테리 스릴러와 드라마로 선보이는 그의 새로운 이야기가 기대되며, 이제는 연기 잘 한다는 칭찬이 거추장스럽기까지한 디카프리오의 연기도 물론 기대되는 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미쉘 윌리엄스의 출연이 몹시도 반갑고, 마크 러팔로도 좋아하는 배우라 기대가 되네요. 국내에도 내년 초에나 만나볼 수 있을 듯 하니 조금 편하게 기다려도 될 것 같네요.
공기인형 空気人形, 2009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 배두나, 오다기리 죠
최근 <걸어도 걸어도>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만의 세계를 확고히 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신작 <공기인형>도 올 하반기 개봉될 예정입니다. 이번 부산영화제제서 상영될 예정이기도 한데, 아직 정식개봉일은 잡혀있지 않지만 올해 한에 개봉될 수 있기를 일단 기원합니다.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도 동림 선생님의 작품처럼 약간 무조건 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네요. 멜로 판타지라는 장르가 자칫하면 상당히 유치하게 흐를 수 있는 위험(?)한 장르인데, 이와 어울리지 않는 듯한 고레에다 감독의 연출이 어떻게 이뤄지질지가 무척이나 기대가 되네요. 거기에다가 배두나와 오다기리 죠가 함께 연기한다고 하니 이 역시도 기대되구요. 배두나의 경우 이미 일본 영화 <린다 린다 린다>를 통해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었는데, 독특한 소재의 이번 영화에서도 동년배 여배우들에게는 없는 배두나 만의 독특함이 잘 살아날지 기대해 봅니다.
안티크라이스트 Antichrist, 2009
감독 : 라스 폰 트리에 출연 : 샬롯 갱스부르, 윌렘 데포
올해 칸 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였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안티크라이스트> 역시, '어쨋든' 기대작입니다. 칸 영화제를 통한 반응은 혹평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는데, 라스 폰 트리에야 어차피 극과 극을 오가는 감독이니 호평이든 혹평이든 큰 상관은 없을 듯 하네요. 공개된 포스터나 예고편만 보아도 이 영화가 얼마나 '불편한' 영화일지 조금이나마 예상이 되는데, 알려진바로는 국내 수입사인 마스엔터테인먼트에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계약을 취소'하는 것으로 수입을 했다고 하네요. 고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이겠죠. 그런데 이 수입한 버전 역시 오리지널이 아니라 강도가 낮은 클린 버전이라고 합니다. 사실 불편한 영화들도 꾹 참고 잘 보는 편이긴 한데, 이번에 라스 폰 트리에는 또 어떤 이야기와 영상을 가지고 나왔을지 참 기대가 됩니다. 샬롯 갱스부르는 배우로서는 물론 뮤지션으로서도 참 좋아하는 배우인데, 그래서 더 보기 불편할지도 모르겠네요. 일단 클린 버전이라도 개봉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브라더스 Brothers, 2009
감독 : 짐 쉐리단
출연 : 토비 맥과이어, 제이크 질렌홀, 나탈리 포트만
<나의 왼발> <아버지의 이름으로>를 연출했던 짐 쉐리단 감독의 신작 <브라더스>도 북미 기준 12월 4일에 개봉될 예정입니다. 이 작품은 출연진을 알기 전에 일단 포스터를 보고 끌렸는데, 세 명의 주인공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이 깊은 인상을 주네요. 작품은 2005년 선댄스 관객상을 수상했던 수잔 비에르 감독의 동명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짐 쉐리단도 쉐리단이지만 각각으로 깊은 인상을 주었었던 젊은 세 배우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가 더욱 기대됩니다. 가벼운 이야기는 아닐 듯 한데, 먹먹한 감동을 느껴보고 싶네요.
1. 1부는 급하게 하느라 메인 이미지를 너무 발로 만들어서 이번에는 '두 발'로 만들었습니다!
2. 사실 대충 정리해보았는데 아마 이 영화들 외에도 아직 레이더에 잡히지 않은 기대작들이 더 있을 듯 합니다. 그래서 더 기대되구요! (그 사이 벌써 우에노 주리의 신작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3. 한국영화는 아예 언급하지도 못했는데(허진호 감독의 <호우시절>을 일단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것 까지 감안한다면 남은 3달도 무척이나 바쁜 날들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오늘, 일찍이 예약했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블루레이를 받아보았습니다. 'Special
Order'라는 바코드 택이 인상적이네요 ^^;
디지팩이 잘 나온것 같습니다. 아웃케이스의 품질도 좋아 보이구요.
아웃케이스를 빼고 디지팩을 펼치고 나면 익숙한 파란색 디스크 홀더와 함께 영화의 스틸컷이 수록된 엽서 세트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펼쳐놓고 보니까 마치 포스터에 삽입된 그림 같은데, 그게 아니라 엽서 세트를 늘어놓은 것이에요 ^^;
아, 그리고 배경으로 깔고 찍은 놈놈놈 포스터는 이번에 예약구매를 통해 받은 것이 아니라, 예전에 극장상영시 선착순으로
나누어 주었던 '싸인 포스터' 입니다. 맨위에는 감독님 싸인이, 그 아래는 주연배우 세 명의 싸인이 포함되어 있지요
^^;
국내에서 직접 오소링한 첫 번째 극영화 타이틀이라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는 타이틀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웃케이스에 '001'이라고 표기한 넘버링이 인상적이더군요. 앞으로 010, 100, 200 될 때까지 꾸준히 한국영화를 블루레이로
발매해 주었으면 (그런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The Imaginarium Of Doctor Parnassus, 2009
감독 : 테리 길리엄 출연 : 히스 레저, 조니 뎁, 주드 로, 콜린 파렐
<브라질> <바론의 대모험>등을 연출했던 테리 길리엄 감독의 신작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이 오는 10월 개봉될 예정입니다(포스터 하단에 '2009년 6월 전세계 동시 개봉!'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되었군요). 이 작품이 테리 길리엄 감독의 팬들 외에도 영화 팬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역시 히스 레저의 유작이라는 점이겠지요. 이미 알려졌다시피 히스 레저는 이 작품의 촬영을 다 마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데, 작품의 특성상 캐릭터의 모습의 변화가 가능하다는 설정을 통해 조니 뎁과 주드 로, 콜린 파렐 등이 이 역할을 나누어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히스 레저를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테리 길리엄 감독의 작품은 항상 기대작이라 개봉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좋아하는 배우들마저 가득하니 상상 극장으로 달려가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아,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테리 길리엄 감독의 작품은 취향을 좀 많이 타는 편이니 배우만 보고 덥석 선택하는 것은 금물일 것 같네요.
디스트릭트 9 District 9, 2009
감독 : 닐 브롬캠프 출연 : 샬토 코플리, 바네사 헤이우드, 제이슨 코프
시사회라는 특수한 환경 탓에 별로 이를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도 몇 년만에 시사회 이벤트에 응모하지 않을 수 없었던 작품 <디스트릭트 9>이 오는 10월 15일 드디어 개봉합니다. 저는 운좋게 시사회를 통해 먼저 감상할 수 있었는데, 사실 '피터 잭슨 제작'과 '피터 잭슨 연출'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기대하는 동시에 걱정도 많이 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나니 '피터 잭슨 연출' 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아마도 올해의 영화 10선을 꼽게 될 때 반드시 꼽게 될 영화가 아닐까 생각하며, 기존 영화들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시거나 아니면 오랜 만에 극장에서 박수 한 번 쳐보고 싶은 신 분들께 추천할 만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래 스포일러 없는 시사회 감상기도 추가합니다.
마이클 잭슨의 끝내 이루지 못한 라이브 공연의 리허설 장면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디스 이즈 잇>도 10월 말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잭슨의 공연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은 몹시도 흥분되는 일이지만, 단연코 이런 감상의 기회를 박탈 당하더라도 이 공연이 실제로 영국에서 치뤄졌다면 더 좋았을텐데, 아직도 아쉬움이 쉽게 가시질 않네요. 케니 오티가는 뮤지컬 영화 <하이 스쿨 뮤지컬> 시리즈를 감독하기도 했으며, 마이클 잭슨의 추모식 역시 연출하기도 했던 감독입니다. 다시는 예전처럼 춤추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이미 공개되었던 예고편이나 클립 들을 보자면 아직도 여전한 춤사위를 볼 수 있었는데, 아마도 극장에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보게 될 것 같네요.
역시 많은 영화 팬들이 신작을 기다렸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신작 <아바타>가 오는 12월 개봉될 예정입니다. <아바타>는 개봉을 훨씬 앞둔 지난 8월에 '아바타 데이'라는 이름으로 특별한 상영회를 갖기도 했었는데, 이 작품의 주요 장면 20분여를 미리 감상할 수 있는 기회였죠. 3D 아이맥스로 감상했던 <아바타>는 당시 화제가 되었던 것처럼, 화려한 게임 같은 영상, 게임 속 세계를 스크린에 그려낸 듯한 이미지가 일단은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아바타>는 어쩌면 의외로 올해 가장 호불호가 갈릴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역시 <아바타>의 가장 큰 적은 바로 '기대치'라 할 수 있겠네요.
헐리웃에 진출한 비(정지훈)의 첫 번째 주연작 <닌자 어쌔신>도 올해의 남은 기대작 중 하나입니다. 사실 <스피드 레이서>에 캐스팅 되었을 때만 해도 그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닌가 했는데, 이렇게나 빨리 차기작(그것도 주연으로!)에 캐스팅 될 줄은 사실 예상치 못했었습니다. 알려진 것처럼 <닌자 어쌔신>은 워쇼스키 형제와 조엘 실버가 제작을 맡고 있는 '비중'있는 작품이며, 비가 명실상부한 주연으로 출연하는 작품으로 더욱 기대가 되는 영화죠. 감독인 제임스 맥테이그는 <브이 포 벤데타>를 연출했던 감독이기도 한데, 이를 인상깊게 보았던 입장에서 괜찮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2012 (2009)
감독 : 롤랜드 에머리히 출연 : 존 쿠삭, 탠디 뉴튼, 우디 해럴슨, 대니 글로버, 아만다 피트
재난 영화 혹은 스케일이 있는 영화를 떠올릴 때 빠지지 않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더 화끈한 재난 블럭버스터 <2012>도 11월 경 개봉될 예정입니다. 재난 영화 가운데도 메시지에 포인트를 둔 영화가 있고, 오락적인 측면에 더 포인트를 둔 영화가 있을텐데, 롤랜드 에머리히의 영화들은 아무래도 후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디펜던스 데이>가 그랬고 최근작 <투모로우>가 그랬으니까요. 혹자들은 오락영화라고 하면 무턱대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일 뿐, 오락영화는 오락영화로서의 미덕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2012>에게 기대하는 바는 재난에 맞서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철학적 메시지를 찾는다기 보다는(물론 이런 면도 없지는 않겠지만요), 관객을 앞도하는 스케일과 영화라는 매체에서만 만날 수 있는 순간의 쾌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2012>는 올 하반기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정말 영등포 CGV 스타리움 관에서 보고 싶어요.
셜록 홈즈 Sherlock Holmes, 2009
감독 : 가이 리치 출연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레이첼 맥아담스, 주드 로, 마크 스트롱
너무나도 유명한 탐정 '셜록 홈즈'를 소재로한 영화 <셜록 홈즈>가 미국 기준으로 크리스마스 이브에 개봉될 예정입니다. 사실 셜록홈즈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라는 소식과 이미지는 일찍이 접해서 나름 익숙한 편인데, 감독이 바로 가이 리치 였군요. <스내치>로 단 번에 많은 마니아층을 만들었던 가이 리치는 후속작들을 통해 좀 기복을 보인 편이긴 한데, 일단 이번 작품은 소재 측면이나 출연 배우들 때문이라도 기대가 되는군요. 영화를 보기 전이긴 하지만 셜록 홈즈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시대극에서 가이 리치의 재능이 어떻게 발휘될지도 궁금해 집니다.
* 한 번에 끝내려고 했는데 너무 스크롤이 길어질 것 같아 2부로 나누기로 했습니다 ^^; * 곧 업데이트 될 2부도 기대해주세요~
몇 달 전부터 가장 눈에 가시 같았던 CD장, 책장 정리를 이번 토요일날 드디어 해결했습니다! CD장도 CD장이지만, 늘어나는 책들을 정리할 변변한 수납 공간이 없어서 항상 그냥 쌓아두기만 했던 것이 못내 아쉬웠었는데, 마트에 갔다가 싸고 괜찮아 보이는 장을 하나 발견하고는 바로 구입! 낑낑대고 택시타고 옮겨와 설치하기에 이르렀죠.
책장을 놓으려면 CD장을 옮겨야 했기 때문에 이 김에 먼지 쌓인 CD장의 CD를 모두 꺼내어 닦고 다시 넣는 작업을 감행! 이거 아주 오래 걸리더군요. CD 한 장 한 장 닦는 것이 제법 노동이더군요;;
사진들은 CD장을 비롯한 정리를 위해 널부러진 방안의 모습들. 혼자 사는 집에 뭔 놈의 짐이 이렇게 많은지...물론 거의 다 CD, DVD, 책들이지만요. CD장 정리가 대충 자리 잡을 무렵 책장 정리도 함께 시작! 책장은 직접 조립하는 모델이었는데, 전동 드릴 ?따윈 없는 탓에 손바닥에 물집 다 잡혔다는 -_-;;
그래도 깨끗이 청소한 CD장에 한 장 한 장 CD를 끼워넣으니 기분은 좋네요~ 다시 한번 ABC순으로 정리를 하고, 박스세트들은 맨위로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CD를 많이 구입하지 못해 좀 정체되어 있는데, 예전 같이 샀다면 이런 장으로 4~5개는 필요했을 거에요 -_-;;;
짜잔! 그래서 최종 정리된 CD장과 책장의 모습! 깨끗해진 CD장도, 새로산 책장도 마음에 듭니다! 그 전까지는 CD장 아래 바닥에 그냥 책들을 주욱 쌓아놓아 지저분했었는데, 앞으로는 방을 한층 넓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네요. 그런데 앞으로 이 조합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습니다. 방 다른편에 있는 DVD/블루레이 장이 포화상태라 새로 수납공간을 만들어야 하는데 말이죠;; 집은 한 주먹인데, 각종 소프트들은 한 가득이라는 ;;;;
1. 올해 맨체스터 더비는 역시 최근 벌어졌던 더비들 보다 더 큰 관심을 받을 수 밖에는 없었죠. 그 동안 맨시티의 팀성적이
그리 좋지 못했던 것에 비해 올 시즌 맨시티는 일종의 갈락티코 정책을 펼치며 빅4를 위협할 만한 선수단을 갖췄고, 올 시즌 치른
4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는 등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으니까요.
2. 그 외에 또 하나 이번 맨체스터
더비에 주목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카를로스 테베즈였죠. 지난 시즌까지 맨유에서 팬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테베즈가
지역 라이벌 팀으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올드 트래포트에 모습을 드러내는 경기였기 때문인데, 과연 야유를 할까 아니면 혹시나 다른
대우를 해줄까 했으나, 역시나 압도적인 야유를 퍼부어 주더군요.
3. 이 날은 시작하자마자 맨유가 루니의 골로
앞서가면서 강한 압박과 함께 맨시티를 압도했습니다. 하지만 벤 포스터와 퍼디난드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어이없는 실수를 해 결국
베리에게 골을 헌납 1:1이 되었죠. 나중에 또 이야기하겠지만 이 날 맨유의 문제점은 오로지 수비진이었다 할 수 있겠네요.
4. 박지성은 중요한 경기에 선발 출장하며 좋은 기회를 얻었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몇 차례 좋은 슛찬스에서 골로
성공시키지 못하면서 오히려 팬들에게 '역시 골 결정력이 부족해'라는 이미지를 조금 더 심어준 계기가 되어버렸네요. 이 날 맨유의
다른 미드필더 들이 펄펄 날았던 것을 감안한다면 좀 더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박지성이 꼭 골을 넣어야 하는 부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꼭 골이 필요하기도 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5. 최근 맨유 경기를 리뷰하면서 데런 플래쳐에 대한
칭찬을 항상 늘어놓았었는데, 이거 잘한다 잘한다 했더니 정말 잘하는군요. 플래쳐는 이 날 무려 2골이나 성공시키면서 홀딩
미드필더 or 패스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넘어서서 결정력마저 갖춘 선수로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 2골이나 성공시키면서 사실상 이 날의 MOM의 가까운 활약을 펼쳤죠.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로테이션 시스템을 갖춘
맨유의 미들진에서 최근 폼이 가장 좋은 선수는 역시 플래쳐입니다.
6. 하지만 이 날 경기에서는 긱스를 빼놓을 수
없겠죠. 정말 긱스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호날도 못지 않은 돌파력과 사이드에서 지속적으로 상대를 교란하는
움직임, 그리고 크로스에 결정적인 어시스트까지! 특히나 전후반을 풀로 뛰며너도 후반 말미까지 별로 폼이 떨어지지 않는 체력마저
보여주었는데, 확실히 레전드의 클래스란 어떤 것인지 스스로 보여주는 경기였습니다.
7. 맨시티의 MOM을 꼽으라면 맨유의 결정적 골들을 슈퍼 세이브로 막아낸 기븐 골키퍼와 부상으로 많은 선수들이 빠진 공격진을
훌륭하게 이끈 벨라미를 꼽을 수 있겠네요. 기븐 골키퍼가 아니었다면 이 날 맨유는 쉽게 승리를 거두었을지도 모를 정도로, 기븐의
선방은 정말 벨바토프를 나락으로 빠트릴 만큼 환상적인 플레이였습니다(벨바토프가 너무 안쓰러울 정도로;;;). 이 정도면 홈팬들도
인정해줄 수 밖에는 없을 정도였죠. 벨라미 같은 경우 3:3 동점을 만드는 골 장면은 정말 맨체스터 더비에 어울릴 만한 멋진
골이었습니다. 골키퍼가 각을 다 줄이고 나온 상태에서 한발 더 나간 뒤 사각으로 골을 넣는 장면은 정말 대단했죠.
8.
그리고 후반 인저리타임. 이건 분명 논란의 여지는 있는 것 같아요. 인저리 타임을 4분으로 정하고 공표하자마자 벨라미의 골이
성공되었고(그러니까 벨라미의 골 세러머니 시간은 포함되지 않은 인저리 타임이었던 것이죠), 그렇다고 하더라도 1분 정도 더 줄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마이클 오웬의 골은 55분 30초 즈음에 터졌으니까요. 물론 홈 어드벤티지와 당시 흐름상 맨유가 계속
공격을 끊지 않고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심판이 종료 시킬만한 타이밍을 놓친 점도 있지만, 맨시티 팬으로서는 분명 부당하게 여길
만한 인저리타임의 적용이었습니다. 맨유 팬으로서도 프리킥 상황이 실패하고나서는 '아, 이젠 정말 끝났다' 했으나 그 이후에 조금
더 진행되어 골이 터졌으니까요.
9. 하지만 어쨋든 원더 보이의 골 (그리고 긱스의 어시스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을 정도로 극적이었습니다.
오웬은 이 한 방으로 맨유 팬들에게 아주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되었고, 맨유 7번의 자격을 단 번에 승인 받았달까요 ㅎ
10.
전반 끝나고,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에 테베즈와 맨유 선수들이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경기장을 나서는 장면은 팬들의 야유와는
상관없이 참 흐뭇한 장면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친박연대로 다시 결성되었구요 ㅎ (참고로 친박연대릐 새 멤버로는 안데르손이 고려되고
있죠 ㅎㅎ)
11. 인저리 타임의 논란의 여지는 있었지만,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김지운 감독의 2008년 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하 놈놈놈)'은 작품성이나 흥행여부를 떠나서 일단 지난해 최고의 기대작이자 화제작이었다. 지난 해는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감독들의 신작을 여럿 만나볼 수 있었던 한 해였는데, 박찬욱 감독의 '박쥐'와 봉준호 감독의 '마더' 이전에 관객들에게 가장 먼저 선을 보이게 된 것이 바로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이었다. 물론 '놈놈놈'이 김지운 감독의 신작이라는 이유만으로 지난해 최대 기대작에 꼽혔던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두 가지 이유를 들자면 하나는 캐스팅이요 다른 하나는 장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정우성, 이병헌, 송강호의 캐스팅은 이 세 명의 남자배우를 한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은 팬들로서 흥분되는 것이 사실이었고, 한국영화에서는 (적어도 근래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웨스턴 장르라는 점에서 어쩌면 더 큰 기대를 갖게 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미 여러 인터뷰를 통해 알려졌듯이 감독 스스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웨스턴 영화를 '가능하겠구나'라고 생각하도록 만든 것은 이만희 감독의 1971년 작 '쇠사슬을 끊어라'였다. 만주를 배경으로 한 이만희 감독의 웨스턴 영화를 보고서 김지운 감독은 캐릭터가 중심이 된 웨스턴 영화를 구상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우리 영화에서는 흔히 보기 어려운 이른바 '때깔' 좋은 영상을 만들어냈다.
사실 개봉 당시 기대가 너무나 컸던 탓인지 짜임새나 완성도 면에서 기대치는 못 미친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당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세르지오 레오네의 회고전이 열린 지 얼마 되지 않은 뒤라 더더욱 레오네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석양의 무법자)'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고 ('놈놈놈'이라는 제목 뿐만 아니라 레오네의 다른 작품인 '석양의 건맨'을 오마주하는 듯한 장면들도 여럿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이 오마주인지 패러디인지 설정만 가져다가 쓰는 것인지 모호한 장면들이 많아 혼란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이것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기대보다는 아쉬운 점이 많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나, 블루레이에 담긴 서플먼트를 통해 김지운 감독의 의도에 대해 듣고 나니, 어느 정도는 이해되는 부분이 분명 있었다.
김지운 감독이 이 영화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캐릭터'와 '오락영화'라는 점이었다. 확실히 이 영화의 내러티브는 그리 꼼꼼한 편은 아니다. 감독 스스로가 '말이 안되고'라고 하거나 '집중하지 못하고 딴 얘기를 했다'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을 듣고 조금 놀랍기까지 했는데, 말이 안 되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그냥 작품을 내놓은 것은, 감독의 의도는 내러티브를 통한 치밀 함이나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영화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캐릭터들 그리고 장면들을 구현하는 데에 더 노력한 오락영화적인 측면에 포커스를 두고 있었다고 볼 수 있겠다.
확실히 '놈놈놈'이 주는 영화적 쾌감은 한국영화에서는 흔히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것들이었다. 정우성 같이 멋지게 생긴 배우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코트를 휘날리며 말을 타고 장총을 한 손으로 돌려가며 쏘는 장면은, 어쩌면 '놈놈놈'의 가장 중요한 순간일지도 모른다(이런 장면을 배경으로 'Don't let me be misunderstood'의 경쾌한 리듬마저 흐르니 그야말로 '희열'이다!). 아마도 송강호 만이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몸 개그와 언어 유희가 더해진) 태구라는 캐릭터는 반대로 송강호가 아니더라도 상당히 매력적이었을 '이상한 놈'이었으며, '나쁜 놈' 창이는 이병헌이라는 배우의 연기 변신이 더해지면서 좀 더 그럴싸한 캐릭터가 되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가장 깊이가 아쉬웠던 캐릭터 역시 창이였다. 굳이 리 반 클리프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지금까지 거의 같은 장르의 영화를 두 번 만들지 않았던 김지운 감독에게 '놈놈놈'은 분명 웨스턴이라는 꿈꾸던 장르의 실험이자 도전이었을 것이다. 이 영화의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런 감독과 스텝들의 도전과 꿈이 영화에 100% 반영, 아니 관객에게 100% 전달되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도전의 과정을 고스란히 만나볼 수 있었던 블루레이 혹은 DVD 감상이 더 의미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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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아 틱한 색감과 3D로 구현된 인트로 영상은 높은 해상도로 단번에 눈을 사로 잡는다. 메뉴 네비게이션은 우측 하단에 나침반 이미지와 함께 구현되고 있는데 하나 아쉬운 점은, 넓은 여유 공간에 비해 폰트의 크기가 작은 편이라 멀리서는 일일이 메뉴의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점이었다. 좀 더 시원한 폰트와 크기로 구현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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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놈놈> 블루레이가 많은 기대를 모았던 것은 개봉 전 HD급 예고편에서부터 시작된 화질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을 텐데, 스크린 샷을 보시다시피 상당히 우수한 화질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클로즈업 장면에서 배우들의 피부를 통해 확인되는 표현력은 블루레이의 우수한 화질을 그야말로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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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시리즈의 모피어스 역할을 맡은 로렌스 피쉬번의 피부가 한 때 DVD와 블루레이의 화질을 가늠할 만한 척도로 사용되었던 점을 떠올려보자면, 온갖 먼지를 뒤집어 쓴 피부와 수염, 다양한 표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잔주름 등으로 꽉 채워진 극중 태구의 얼굴은 ‘놈놈놈’ 블루레이의 화질을 체크해 볼 만한 좋은 도구가 된다. (유독 송강호가 등장하는 장면 캡쳐가 좀 더 화질이 좋게 느껴지는 것은 분명 어떤 이유가 있는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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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 특유의 질감을 살리기 위함이었는지 칼 같은 샤프니스 보다는 약간의 노이즈 섞인 질감이 중간중간 엿보이기도 한다. 그리 많지 않은 밤 장면 같은 경우는 배경이 CG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아 블루레이의 차세대 화질로 감상하면 미묘한 이질감마저 느껴진다. 장면 마다 약간의 화질 편차가 존재하는 편이지만, 전반적으로는 매우 우수한 화질이며 만족스러운 화질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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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화질만큼이나 기대되었던 것은 바로 차세대 사운드였다. 왜냐하면 이 영화에는 말 달리는 소리, 총소리, 기관총 소리, 부서지는 소리 등 굉장히 다양한 사운드가 등장하고 또 한꺼번에 몰아치기도 하는 등 사운드 측면에서 귀가 매우 즐거운 작품이었기 때문이었다. DTS-HD MA 7.1 채널을 수록한 사운드 역시 화질만큼이나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우수한 음질을 수록하고 있다.
일단 총소리의 경우 굉장히 다양한 총기들의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데, 그 격발 음들의 만족도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기차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 속에서의 다양한 소음들이나, 빗속에서 펼쳐지는 액션 장면에서의 사운드, 그리고 대사 전달 역시 깔끔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놈놈놈’ 블루레이 사운드의 하이라이트라면 아무래도 후반부 'Don't let me be misunderstood'가 배경에 흐르면서 펼쳐지는 액션 장면을 꼽을 수 있을 텐데, 이 장면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굉장히 다양한 소리들이 한꺼번에 등장하고 있는 복잡한 시퀀스이다. 일단 수많은 무리들이 말을 타고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으며, 일본군은 기관총을 발사하고, 도원은 말을 타고 재장전을 해가며 총을 쏘고 있으며, 태구는 오토바이를 타고 도망치고 있고, 이후에는 폭발들도 일어난다. 사실 이 부분이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하이라이트라고 보았을 때 조금은 아쉬운 사운드였는데, 일단 너무 많은 소리들이 한꺼번에 몰려서 나오다 보니 개별적인 사운드는 아무래도 조금씩 죽는 느낌이었으며 특히 배경음악의 비중이 큰 관계로 나머지 (더 임팩트 있을 수 있었던) 사운드들은 조금은 소외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우퍼를 비롯한 스피커들의 강렬한 활약을 기대했던 이들이라면 조금은 답답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소소한 개인 취향 차를 제외한다면 전체적으로는 블루레이의 걸 맞는 차세대 사운드를 잘 표현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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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언급했던 것처럼 ‘놈놈놈’ 블루레이에 수록된 부가영상들은 관객이 잘 알지 못했던 스텝들의 기술적인 도전과 감독의 의도, 그리고 배우들이 솔직하게 전하는 촬영 뒷이야기들을 많은 영상들을 통해 수록하고 있다. 그 많은 양의 내용에 비해 아쉬운 점이라면 DVD에 수록되었던 부가영상들과 동일한 영상이 담긴 탓인지 모두 4:3 화면비의 SD화질로 수록된 점을 들 수 있겠다. 촬영장의 모습을 담은 영상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영화가 개봉한 뒤에 별도로 부가영상을 위해 만난 자리 같은 경우는 HD화질로 수록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놈놈놈’ 블루레이에는 DVD와 마찬가지로 두 가지 종류의 음성해설이 수록되었는데, 첫 번째 트랙은 김지운 감독, 이모개 촬영감독, 오승철 조명감독, 조화성 미술감독이 참여하고 있고, 두 번째 트랙에는 감독과 주연배우 세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음성해설의 경우 DVD에 담긴 국내 개봉버전과 블루레이에 수록된 인터네셔널 버전의 러닝타임이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수록되었을 지가 궁금했었는데, DVD에 수록된 음성해설 트랙을 가지고 씽크를 맞춰 편집한 경우로 결론적으로는 DVD와 동일한 - 즉, 추가되거나 새롭게 녹음된 것은 아닌 - 음성해설이라고 보면 되겠다.
‘질주’는 일반적인 메이킹 필름이라고 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김지운 감독의 인터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인터뷰들을 통해 감독이 ‘놈놈놈’을 통해 이뤄내고자 했던 비전을 엿볼 수 있다. 맨 처음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만희 감독의 ‘쇠사슬을 끊어라’에서 가능성을 보고 만주 웨스턴에 도전하게 된 것이나, ‘매드맥스’ ‘벤허’등 CG로 만들어진 영상들 보다는 이른바 ‘생짜’ 영상에 매력을 느껴 그와 같은 영상을 만드는데 주력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스텝들의 인터뷰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촬영감독을 맡은 이모개 감독의 이야기였다. ‘놈놈놈’을 보면 장면에서도 느껴지지만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촬영 방식들은 물론 기존에는 해본 적이 없었던 방식들도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런 장면은 한 번도 찍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찍어야 될지 몰랐다’라며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이모개 촬영감독의 말은, 번지르르한 말보다 오히려 더 진솔하게 느껴졌다. 와이어에 매달려 배우의 뒤를 똑같이 날면서 촬영하는 방식이나, 카메라를 원통형 구조물에 부착해 굴려서 촬영하는 방식, 달리는 말들을 촬영하기 위해 크레인을 사용한 방식 등을 보니, 이모개 촬영감독을 비롯한 스텝들의 노력이 그대로 느껴졌다. 연출해서 촬영했다기 보다는 실제상황을 그대로 담은 것이라는 그의 인터뷰도 인상적이었다.
‘놈놈놈 그리고 독한 놈’은 영화가 개봉한 이후에 따로 감독과 주연을 맡은 세 명의 배우가 함께 자리해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담고 있는데, 정말 술 한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여서 그런지 이런 공식 영상에는 걸맞지 않은(?)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었다. 늦게 합류하게 된 이병헌이 최종적으로 창이 역을 맡기까지 고심했었던 이유도 들을 수 있었고, 사실상 ‘놈놈놈’으로서 갖는 마지막 공식 스케줄이라는 점에서 각자 돌이켜보는 시간이라고 보면 되겠다.
‘아날로그’에서는 촬영과 조명, 액션, 사운드 메이킹에 대한 영상을 볼 수 있는데, 정두홍 무술감독이 액션 장면에 대해 기술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의 중국 로케 촬영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중현 무술감독을 그리워하고 안타까워하는 그의 인터뷰는 더 인상적일 수 밖에는 없었다. 참고로 영화의 엔딩 크래딧을 통해 지중현 무술감독을 추모하고 있기도 하다.
‘공간’에서는 프로덕션 디자인과 의상, 세트 디자인에 관한 영상이 담겨있는데, 의상의 경우 유니폼이라고 할 만큼 중복되는 의상이 거의 없는 관계로, 보통 다섯 작품에 소비되는 정도의 새로운 의상을 이 한 작품을 위해 제작했다고 한다. 미술 역시 웨스턴이라는 한국영화에서는 흔히 다루기 어려운 장르였기 때문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도전하는 마음으로 접근하여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는 스텝들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었다.
‘삭제 장면’이 다른 영화들에 비해 좀 더 흥미로운 점은 많은 조연 캐릭터들의 대부분의 분량이 바로 이 삭제 장면에 들어있기 때문인데, 김지운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몇몇 장면들은 너무 인상적이라 분위기를 해치는 관계로 할 수 없이 삭제했다고 한다. 박사장 역할을 맡은 오달수의 중요한 장면 역시 삭제장면을 통해 만나볼 수 있으며, 도원의 꿈 이라는 제목으로 도원이라는 캐릭터의 에필로그성 영상도 수록되었으며 무엇보다 이청하가 연기한 캐릭터의 많은 분량도 확인할 수 있다. 시간 관계상 어쩔 수 없이 뺄 수 밖에 없었다며 이청하씨에게 죄송하다고 말하는 김지운 감독의 코멘트도 담겨있다. 또한 짧지만 너무 강렬해 뺄 수 밖에 없었다는 김인권의 출연 분량도 삭제장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자~알~놀았다’에서는 본편에는 수록되지 않았던 각기 다른 엔딩 장면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추가로 국내 개봉버전의 엔딩 장면이 본편과 동일한 풀HD 화질로 수록되었다.
[총평] 극 영화로서는 최초로 국내에서 직접 오소링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분명 의미가 있는 타이틀이지만, 처음 이 영화의 제작 소식이 전해왔을 때 송강호, 정우성, 이병헌 이라는 세 배우를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에 설레었던 것처럼 그 작품을 차세대급 화질과 사운드로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은 또 한번 설렐 만한 일이 아닐까 싶다.
글 I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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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루(TARU)라는 뮤지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물론 더 멜로디 (The Melody)로 활약하던 시절이었다. 2006년 당시 인디씬에서 더 멜로디를 비롯해 여성 보컬을 위주로 한 아기자기한 밴드들이 여럿 등장했었고, 더 멜로디는 보컬 타루가 유난히도 돋보이는 밴드였다. 더 멜로디에 대한 소식들을 얼핏 들어오다가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던 건 2006년인가 홍대 롤링홀에서 열렸던 인디 록 페스티벌이었다. 당시는 더 멜로디라는 밴드가 막 알려지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는데, 처음 보았을 때는 사실 큰 인상을 받지 못했었으나 같은 해 내한공연을 가졌던 에드윈 모제스 (Edwin Moses)의 게스트로 공연했을 때야 비로소 이 밴드와 리드 보컬인 타루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인기를 끌었던 '허밍 어반 스테레오'와 함께 주목을 받다가 2007년 초 1집 '더 멜로디'를 내놓고 어느 정도 활동을 하는가 싶더니 한 동안 기억에서 멀어졌던 것도 사실이었다. 더 멜로디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지 않을 때쯤, 더 멜로디 출신의 타루가 솔로로 활동한다는 소식이 조금씩 전해져왔고, 점점 각종 공연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었다. 그렇게 천천히 자신을 알려오던 타루는 어느새 '홍대 여신 3인방'으로 불릴 정도로 인디씬에서 자신의 이름 두자를 선명하게 알렸고, 연약한 듯 하면서 힘입는 보이스와 더 멜로디 시절보다 좀 더 자유스러운 듯한 음악으로 드디어 올해 솔로 앨범을 발매하기에 이르렀다. 어쨋든 속했던 밴드의 초창기부터 어렴풋이 기억하는 입장에서, 이번 타루의 솔로 정규 앨범은 반갑다는 말부터 해야겠다.
사실 많은 음악팬들은 타루 하면 그녀의 솔로 프로젝트나 더 멜로디 시절을 기억하기 보다는, 드라마 OST에 참여한 곡이나, 다른 가수의 음반에 피처링한 것을 더 기억하는 편인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이런 활동들에 관심을 거의 갖지 못해서 더 멜로디에서 바로 '타루'로 건너온 느낌이다. 타루의 이번 솔로 앨범의 가장 특징적인 점이라면 역시 '스윙잉 팝시클 (Swinging Popsicle)'이라는 밴드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일 것이다. 사실 언밀히 말하자면 이 앨범에 기대를 하게 된 이유 중 조금 더 많은 비중은 바로 '스윙잉 팝시클'에 있었다. 디 사운드 (D' Sound)나 스완 다이브 (Swan Dive)의 음악에 한참 빠져있을 때쯤, 그리고 시이나 링고 (Shiina Ringo)를 비롯한 일본 뮤지션들의 음악을 가장 왕성하게 들었을 때, 좋아하게 된 밴드 중 하나가 스윙잉 팝시클과 '스무스 에이스 (Smooth Ace)'였는데, 이들의 음악은 다른 J-POP들과는 틀리게 일본색이 강하기보단 서양의 세련된 음악을 들려주었고, 듣기 편하고 무국적적인 팝 음악이었다.
이번 타루의 앨범은 스윙잉 팝시클이 전곡을 프로듀싱하고 있는데, 타루와 스윙잉 팝시클의 교류 사실은 이미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앨범 전곡을 프로듀싱하게 될 것 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두 뮤지션이 서로 잘 어울린다는 생각은 이전 부터 해왔던터라 이번 앨범은 고민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
첫 번째 곡 'Night Flying'은 예전 '더더'시절 박혜경을 연상시키는 타루의 경쾌한 보컬로 산뜻하게 앨범을 시작하는 곡이다(더더가 연상되었던 건 가사 중 'Delight'라는 단어가 나와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간주 부분에 기타 솔로도 시원한 곡의 분위기를 한층 더해주고 있다. 두 번째 곡 '세탁기'에서는 더 완연한(?) 모던 록 사운드를 들려준다. 한 편으론 임팩트가 좀 부족하다고 느껴지기도 하지만, 기타 팝 사운드와 미풍 같은 코러스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
세 번째 곡 '연애의 방식'은 좀 더 타루 다운 곡이다. 기존 곡들보다는 좀 더 타루다운 발성과 말투로 노래하고 있는데 (이건 말로 표현하기 참 어렵다;;), 여튼 이렇게 샤방샤방한 느낌이 타루에게는 조금 더 어울리는 편이다. 하지만 타루의 목소리에만 정신을 팔려서는 곤란하다.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면 스윙잉 팝시클이 만들어내는 아기자기 말랑말랑한 사운드가 귀를 간지럽힌다. 이번 타루의 앨범에서 이런 점을 간과하면 앨범을 100% 즐겼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네 번째 곡의 제목은 'Sad Melody'인데, 아무래도 그녀가 활동했던 밴드 이름이 The Melody이다 보니 약간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추억은 조각나 붙잡으려 해도' 라던가 '언젠가 떠올라 슬퍼지려 해도' 등등. 의도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문득 곡의 가사를 생각하며 듣다보니 이런 생각도...
다섯 번째 곡 'Talk & Play'는 일렉트로닉한 소스들과 브라스 사운드가 은근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경쾌한 곡이다. 후반부에 나루(naru)와의 합창이 인상적인 곡이기도 하다. 'Just Go'는 스윙잉 팝시클이 불러도 좋을 법한 곡인데, 반대로 타루가 쓴 가사는 가장 소박하고 감성적이어서 타루의 보컬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기도 하다. 일곱 번째 트랙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아주 조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 제목이 '쥐色귀, 녹色눈'이었기 때문이다. 한자를 빌려 직접적인 표현을 (어쩌면 이게 직접적일 수도 있겠지만) 살짝 우회하기는 했지만 이건 누가봐도 반MB 정서를 이야기하는 메시지가 담긴 곡이다. 가사를 보면 더더욱 이런 의지를 엿볼 수 있는데, '명예롭지 않은 왕관 행복을 강요하는 TV', '눈과 귀를 가리고서 입을 틀어막을 권리', '뭘 더 얼마나 원해 지금도 부족해 그렇게 안달해' 등 가사의 대부분이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전에도 자신의 홈피 등을 통해 소견을 밝혔던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직간접적으로 자신의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음악으로서 전달하는 모습이 흐뭇하기까지 하다. 음악적으로도 기존 곡들이 조금 샤방샤방 했던 것에 비해 가장 록적인 사운드가 강하다.
No Reply의 권순관과의 듀엣으로 전하는 '내일이 오면', 그리고 이어지는 'Daydream'. Daydream의 그 아련하고 조금은 나른한 정서가 마음에 든다. 후렴구 타루의 솔로는 정말 스윙잉 팝시클의 앨범에서 바로 뛰쳐나온 듯한 느낌이다. 비틀즈의 곡과 같은 제목의 'Don't Let Me Down'은 'Don't Let Me Down x2'를 반복하는 후렴구가 금새 익숙해질 것만 같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 대부분에는 간주 부분에 기타 솔로가 담겨 있는데, 타루의 여린 보컬과 상반되는 듯하면서도 간주 부분에서는 또 다른 록적인 감성을 잘 반영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러고보니 또 한 번 비틀즈의 곡과 제목이 같은) 'Yesterday'는 예전 미니 앨범을 통해 선보였던 곡을 좀 더 비트를 강조한 뉴 버전으로 선보이고 있다. 보너스 트랙으로는 모바일 RPG게임 '크로노스 윙'에 수록되었던 '시간의 날개'가 수록되었는데, 가사나 곡의 분위기가 얼핏 들어도 판타지 게임 주제곡을 연상시키는 곡으로, 타루의 보컬과 판타지 게임과의 싱크로율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타루의 이번 새 앨범은 사실 냉정하게 보자면 '스윙잉 팝시클'에게 많은 부분을 빚지고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더 멜로디를 거쳐 처음으로 발표하는 솔로 정규 앨범이라는 점에서 스윙잉 팝시클이라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은, 더 안전하고 좋은 프로젝트이기도 하지만, 다른 면에서 보자면 진정한 타루 만의 홀로서기로 보기는 어려운 앨범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어찌보면 이 같은 사실은 솔직히 드러내고 있는 점에서 그녀의 뮤지션으로서의 진정성을 엿볼 수도 있었다. 단순한 홍보전략으로 스윙잉 팝시클이라는 이름을 노출하려한 것보다는, 마치 '타루 1집' 이라는 느낌 보다는 '타루+스윙잉 팝시클 프로젝트'로 느껴지기 충분한 크레딧과 자켓에서 볼 수 있었던 '프로듀스 바이 스윙잉 팝시클'의 비중은, 이번 앨범에 대한 솔직함이 느껴지는 동시에 아마도 오롯이 타루만의 홀로서기가 될 그녀의 정규 2집을 기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1. 정규 1집 앨범에서 2집을 기대해버리는 나는 욕심쟁이 우후훗! 2. 타루는 왠지 꼭 '타루짱'이라고 불러줘야만 할 것 같은 이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