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사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도 '무소유'로 널리 잘 알려져 있는 법정스님의 발자취를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 '법정스님의 의자'가 DVD로 출시되었다. 얼마 전 故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를 담은 '울지마 톤즈'로 깊은 울림을 전했던 디에스미디어에서 출시한 작품으로서, 또 한 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아름다운 삶을 살다 간 고승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지난해 입적하신 법정스님은 불교를 믿는 이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무소유'라는 책과 가르침을 통해 알고 있을 정도로 익숙한 인물이지만, 반대로 좀 더 깊은 법정스님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작품 '법정스님의 의자'는 그의 삶을 차분하고 조용하게 그저 따라가는 것 만으로도 보는 이에게 큰 가르침을 준다.






법정스님이 남기 신 '무소유'라는 가르침은 한국 사회에 작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었다. 사회가 더 각박해지고 빠르게 달려만 오던 중, 그가 남긴 무소유의 가르침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삶을 한 번쯤 다시 되돌아 보게 했고, 무소유를 실제로 실천했던 법정스님의 삶은 그 자체로 어떤 글귀보다도 더 깊은 울림을 일게 했다. '법정스님의 의자'에서는 이렇듯 대중들이 비교적 잘 알고 있는 스님의 면면도 물론 소개하지만, 일반인들을 잘 몰랐던 법정스님의 또 다른 가르침과 삶의 향기를 소개하고 있다. 그 가운데는 법정스님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이야기하곤 했던 스승인 효봉 스님과의 일화들도 소개되는데, 법정스님이 스승인 효봉 스님에게서 배운 가르침으로부터 무소유의 도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하나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부분은 대한민국에 실질적으로 불교를 소개하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점이다. 생전에 '무소유'를 비롯해 정말 많은 수필집과 저술 활동을 펼쳤던 법정스님은 초기경전인 '숫타니파타'를 최초로 번역하였으며,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화엄경' 역시 정수만을 모아 별도로 펴내기도 했었다. 법정스님의 이런 작업이 더 큰 의미가 있는 이유는 단순한 번역 작업이 아니라, 한글을 아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쉬운 말로 표현해 더 많은 이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더욱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해인사를 찾은 어떤 이가 지나가는 말로 '대단하다고 해서 와봤는데 그냥 빨래판이잖아'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아 더 쉽게 이 깊은 가르침을 전파할 수 있어야겠다 라고 마음먹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는 일화와 더불어, 학문적 측면과 대한민국 불교 전파 역사의 측면에서도 법정스님이 끼친 영향이 매우 중요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또한 남들 모르게 학비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 온 일이나,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내세우지 않고 도움을 주었던 일들도 들려준다. 참고로 법정스님이 생전에 집필하신 수 많은 책들로 벌어들인 인세는 전액 이런 방식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법정스님을 아주 가까이에서 알고 지냈던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간' 법정스님의 면모를 들려주는데, 출가한 이에게 두 가지 삶이 있지 않은 것처럼 가까운 이들이 말하는 법정스님은 더욱 냉정하리만큼 엄격하면서도 그 속에 따듯함과 아름다움은 늘 갖고 계셨던 분이었단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DVD 메뉴



DVD Quality


이런 다큐멘터리 작품에 대해서 화질이나 사운드를 논하는 것은 사실 무의미하다는 점을 전제로, 화질의 경우는 TV방영 시 HD로 방영하였었기 때문에 법정스님 생전의 모습을 담은 일부 장면을 제외한다면 모두 최고 수준의 DVD 화질을 수록하고 있으며, 사운드 역시 돌비디지털 2.0 만을 지원하고 있지만 더도 덜도 필요 없이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 있겠다. 자막은 우리말 외에 영어를 지원하고 있으며 더빙의 경우 시각 장애인용 화면해설을 지원한다.




DVD Special Features


부가영상으로는 '나는 남는다 (법정스님의 의자 – 스페셜 에디션)'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약 12분 분량으로 좀 더 주변 가까웠던 이들이 인터뷰를 통해 법정스님이 어떤 분이었는지를 좀 더 충분히 들려준다. 평소 공직에는 전혀 관심조차 없었던 품성이나 그 품성마저 절로 묻어나던 모습의 발걸음, 그리고 슬픈 영화를 볼 때는 펑펑 울기도 하셨던 모습까지. 그리고 이해인 수녀님과의 일화를 통해 순수한 사춘기 아이 같은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추가로 이 작품의 내레이션을 맡은 최불암 씨의 짧은 메이킹 영상과 역시 1분 41초의 짧은 구성으로 정리한 '법정스님 어록' 특별영상 그리고 예고편이 수록되었다.




[총평] 지난번 '울지마 톤즈'를 리뷰할 때도 느꼈던 바이지만, 종교인 혹은 수도인으로서 한 평생을 삶 그 자체로 가르침을 남기고 간 분들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노라면, 한 없이 부족한 자신을 발견하는 동시에 이 가르침을 결코 보고 느끼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속에도 꽃 피워야겠다 는 다짐을 하게 한다. '법정스님의 의자'는 그가 평생을 통해 보여주었던 무소유의 삶 그리고 그것을 넘어선 삶의 아름다움의 깊이를 느낄 수 있어서 고맙고 부끄러워만 지는 작품이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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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0

보이지 않던 반대편의 50%에 대해



조셉 고든 레빗 주연의 '50/50'를 보았다. 이 영화에 대한 사전정보는 정말 그 뿐이었다. 이 영화가 암으로 인해 생존확률 50%에 놓인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것도,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이자 세스 로건의 실제 친구이기도 한 윌 라이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도,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고 나서야 알았을 정도였으니. 죽음을 앞두거나 직면한 이들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공통점을 갖는다. 어느 덧 갑작스레 찾아온 죽음에 일탈이나 커다란 혼란을 겪는 이들의 이야기 혹은 너무나도 차분하고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듯 보이지만 결국 약한 속으로는 공포와 슬픔을 겪는 이야기일텐데, 이 영화 '50/50'는 굳이 비교하자면 후자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여기에 코미디적 요소까지 더하고 있다. 실제로 이 영화는 대부분 '코미디'로 분류되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개인사가 얽혀있어서인지 아니면 그냥 다른 이유인지 그다지 코미디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저 죽음을 직면한 친구 곁에 코믹한 친구가 있을 뿐, 영화의 근본과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즉, '50/50'은 죽음을 직면한 한 남자(반대로 얘기하자면 삶을 직면하게 된 한 남자)와 그의 가족, 친구들이 이를 함께 겪어가는 내용을 비교적 무겁지 않게 담아내고 있다.




ⓒ Mandate Pictures . All rights reserved


극중 애덤 (조셉 고든 레빗)이 암 선고를 받은 뒤 겪게 되는 과정들은 앞서 말했듯 결코 특별하지 않다. 처음에는 내가 그럴리 없다고 인정하지 못하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나서는 자신은 아무것도 변한게 없다고 하지만, 어느덧 이전과는 많이 달라져있는 (불안해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도 아무렇지 않다고 믿고 싶었던,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아무렇지 않으려고 했던 자신이 한 순간에 무너져 버리는 순간도 역시 등장한다. 이렇듯 별로 새로울 것은 없는 전형적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게 다가오려면 진정성이 있어야 하는데, '50/50'에서 조셉 고든 레빗이 연기한 애덤에게는 이러한 진정성이 느껴졌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는 말로 쉽게 표현할 수 없는 오만가지 복잡한 심리상태와 자주 표현되거나 혹은 숨기고 싶어하는 감정들이 있는데, 이 작품에서는 바로 이러한 진정성있는 심리 상태가 느껴졌다. 전형적이되 애덤의 이야기가 '뭐, 영화니까'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실화라는 것과는 무관하게) JGL의 눈빛과 표정 하나 하나는 그럴 수 있다는, 더 나아가 '그래, 맞아'하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이로 인해 '50/50'은 설사 전형적인 틀에서 하나도 벗어나지 않는 영화라 하더라도 의미있는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 Mandate Pictures . All rights reserved


이 영화가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시선은 바로 애덤 주변 인물들의 묘사다. 연인, 친구, 가족, 상담사 등 애덤이 암에 걸리기 전 부터 알고 있던 사람들과 이후 알게 된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와 변화에 대해 영화는 사실적이면서도 진정성있게 그려내고 있는데, 일단 친구인 카일(세스 로건)에 있어서는 세스 로건 스스로가 실제 그 인물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더욱 감성적으로만 묘사하지 않고 오히려 거리를 둔 채 묘사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친구인 카일을 묘사하는 방식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애덤의 가족이나 주변 인물들을 그리는 방법에 있어서 적극적이기 보다는 소극적으로 묘사한 것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즉, 애덤의 불안함 만큼이나 걱정과 슬픔을 겪는 주변인들의 비중을 대등할 정도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 인물들 내면의 이야기를 매우 미미하게 가져갔음에도 이 영화가 죽음을 직면하게 된 애덤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애덤과 그 주변이 함께 겪는 이야기로 만들어 낸 것이야 말로 '50/50'의 가장 큰 매력이자 영민한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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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50/50'은 죽음을 맞닥들이게 된 주인공 애덤의 심리를 진정성있게 묘사하는 동시에(50), 애덤의 친구와 가족들의 걱정하는 마음을 역시 진정성있고 의연하게 그리고 있는(50) 작품이었다. 그리고 죽음이라는 것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50%의 희망과 이로 인해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관계 속 반대편의 50%를 볼 수 있게 해준, 새롭지는 않지만 의미있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1. 브라이드 달라스 하워드는 이 영화에서 마치 썸머 처럼 나오더군요. 아, 썸머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렇게 조셉 고든 레빗이 멀쩡하게 나오는 영화에서 썸머가 곁에 없으니 뭔가 부족함이 느껴지더군요 ㅎ


2. 삽입된 곡들의 센스가 다 좋았어요. 라디오헤드의 'High and Dry'는 이 영화에서도 아주 잘 어울리더군요.


3. 안나 캔드릭은 전작 '인 디 에어'와 비슷한 캐릭터를 맡아 연기하고 있는데, 이런 사회초년생 이미지가 굳어지는건 아닌가 모르겠네요 ㅎ


4. 아주 소소한 얘기로, 극중 애덤에게 전화가 걸려오는데 아이폰 기본 벨소리의 익숙한 멜로디 하나 때문에 급 공감대가 형성되더군요 ㅋㅋ JGL과 나도 같은 시대를 살고있다는 걸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 정도였어요 ㅋ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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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일본 큐슈 여행기 #1 _ 내 사랑 모스버거

어쩌다 보니 매년 일본 여행을 가는 처지(?)가 되었는데, 이번 여행은 정말로 예정에 없던 것이었다. 잘 알다시피 일본 원전사고의 여파로 일본 여행을 아예 꿈도 꾸지 않았었고 국내 여행만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급하게 떠나는 뒤늦은 휴가라 국내 여행지는 이것저것 예약하기가 쉽지가 않았었다 (물론 찾고자 한다면야 있었겠지만, 이번 여행의 컨셉은 드디어 휴가라는 목적에 맞게 '휴식'이었기 때문에, 좀 더 좋은 숙박이나 곳을 고르다보니 그리되었다는 변명;;). 그러다가 그냥 한 번 일본 쪽을 둘러보았는데 적절한 가격에 급한 일정에도 가능한 항공과 숙박. 그래도 계속 원전 사고에 대한 불안감은 지워지질 않았다. 하지만 사고가 난 후쿠시마와의 거리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부산보다도 먼 곳에 위치하는 큐슈는 안전한 곳이라는 판단하에 과감하게 결정. 올해도 일본으로 휴가를 떠나게 되었다 (참고로 실제로 일본에 있던 중 뉴스에서는 큐슈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그렇게 2박 3일 일정으로 떠난 큐슈 여행. 제주항공을 타고 금요일 떠난 여행은 기타큐슈 공항에 내리면서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라고 하고 싶었으나, 우리가 묵기로 했던 고쿠라 역의 선 스카이 호텔에서 픽업 온 버스에서 내리기 전까지는 실감나지 않는 여행이었다. 왜냐하면 우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패키지로 온 한국 관광객 분들이었는데, 이 분들과 공항에 내려 함께 호텔서 픽업 온 한국분이 운전하는 버스를 타고 1시간 여를 한국말만 들으며 달리다 보니, 당췌 차창 밖 일본 풍경이 와닿지 않을 정도로, 몹시도 한국스러운 분위기였다. 호텔에 도착해 수속을 체크인을 마치고 빠르게 시내로 나오고 나서야 비로소 일본에 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






고쿠라 역에서도 버스로 약 15~20분 정도 떨어진 선 스카이 호텔은, 지금껏 내가 와봤던 일본 호텔 가운데 로비는 가장 호텔스러웠다. 그 동안 경험했던 호텔들이 전부 로비라고 부를 곳 조차 제대로 없었다는 것 +, 선 스카이의 로비가 제법 괜찮았다는 것까지 + 된 결과랄까. 로비에서는 와이파이도 잡혀서 무선 인터넷도 할 수 있고, 만화책까지 구비되어 있어서 적절히 시간을 보낼 수도 있으며 따듯한 커피도 준비되어 있어 시간만 있다면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일본까지와서 호텔 로비에서 여유를 부릴 시간 따위는 없겠지 ㅋ).





반대로 객실은 지금껏 겪어왔던 방들보다도 더 좁았다. 일본 호텔 객실들이야 다들 이 정도로 딱 침대 하나에 책상 하나 있고 통로조차 좁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좁았다는 걸로 이해하면 딱일 듯 하다. 입구가 매우 좁아서 캐리어를 두고는 지나가기 힘들 정도라고 보면 됨. 객실에서는 인터넷이 되지 않는 다는 홈페이지의 설명과는 달리 방안에 랜선이 들어와있었다. 이번 여행은 고민을 하다가 노트북을 가져오지 않았는데 조금은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노트북 할 시간에 좀 더 여유를 만끽하기로 했다. 그렇게 간단하게 짐만 풀어놓고 바로 시내로 나가기 위해 발길을 돌렸다.






첫 째날은 별다른 일정 없이 (이번 여행은 정말 일정을 거의 짜지 않은 유일한 여행이었다. 유일한 일정이라고는 둘 째날의 유후인 밖에는 없었을 정도) 고쿠라 역 주변을 돌아볼 예정이었는데, 우리는 미리 북큐슈 레일패스를 구입한 상태였기 때문에 역에서 내일 아침 일찍 떠날 유후인노모리를 예매하고 역을 나와 동네를 둘러보았다. 참고로 북큐슈 레일패스는 7천엔으로 비싸기는 하지만 유후인노모리를 비롯해 거의 모든 열차를 3일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처럼 열차로 주로 이동하는 관광객에게는 매우 효과적인 티켓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튼 이 패스 덕에 하루 종일 매우 다양한 종류를 열차들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이 부분은 2일째 여행기에 나올 듯).






고쿠라 역 근처에는 대규모 쇼핑 센터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생각보다는 그리 볼 거리가 많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고쿠라 역 근처와 동네 들은 마치 계획 절전을 하고 있는 도시처럼 (흡사 야시마 작전!) 도시 전체가 빛나고 있다기 보다는 뭔가 어둑어둑한 분위기였다.





어디서나 빼놓지 않고 만나는 토토로. 하지만 이 가게에 들어가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 이젠 나도 어른이 되었나 (라고 생각했지만 다음날 유후인에가서 지브리 샵을 휘젓고 나옴)







오랜만에 본토에서 만나는 북오프. 최근에는 신촌 점만 자주 다니다가 오랜만에 본토에 오니 안가볼 수 없어 입장.






사실 그 동안 도쿄와 교토를 갔었던 일본 여행은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나 쇼핑 여행의 측면이 강했던 여행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 큐슈 여행은 돈도 없거니와 (환율 크리 ㅠㅠ) 애초에 쇼핑은 생각지도 않았던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하나 쯤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있었다면 지브리 블루레이 타이틀을 중고로라도 하나 집어오는 것이었는데, 이거 원. 중고가 이리도 비쌀 줄이야. '천공의 성 라퓨타' 블루레이를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다 결국 제자리에 두고 왔다. 뭐, 또 기회가 있겠지. 환율이 내리는 천운의 기회가 오겠지 하며.







여긴 리버워크 기타큐슈 앞에 풍경인데, 생각보다는 거리나 건물에도 사람이 없고 한적하기까지 한 모습이었다 (아까 계획 절전이라고 한 것이 여기도 적용된다). 그래도 강을 따라 걷는 길이 제법 운치있었다. 어쩌면 한적해서 더 좋았던 듯.




리버워크 기타큐슈는 그렇게 늦은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아주 (몹시, 매우, 어 랏 오브) 한적한 모습이었다. 저녁을 뭣 좀 먹을까 하여 들어갔던, 우리나라로 따지면 푸드코트 같은 곳은 그 가운데서도 더 한적한 곳이라 차마 식사를 할 수 없어 바로 돌아나왔다. '그래, 이 한적함이야...'





사실 첫 번째 일본 여행이었던 도쿄 여행을 제외하면, 일본 올 때마다 먹는게 항상 정해져 있는 것 같다. 돈을 아끼다보니 비싼 것은 못 먹고 매번 규동, 라멘으로 식사를 하곤 하는데, 워낙에 규동과 라멘을 좋아하다보니 이것만으로도 매번 만족했던 것 같다. 즉, 돈이 많아도 규동과 라멘을 먹었을 거라는 얘기. 특히 이 곳의 규동은 딱 '규동'하면 떠오르는 기본적인 맛이라서 매번 빼놓지 않고 먹게 되는 것 같다. 이 날 저녁, 이곳의 규동을 먹고서야 드디어 '아, 일본에 와 있구나'라고 실감했을 정도.








그렇게 한 참을 더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돌아왔는데, 건너편에 보이는 모스버거. 아, 저녁을 몇 시간 전에 먹기는 했지만 모스버거를 그냥 지나칠 순 없지. 가볍게 버거 하나(?)랑 커피 한 잔 하기 위해.





모스버거는 확실히 취향을 좀 타는 것 같은데, 내 취향엔 이것 보다 적절한 버거는 없는 듯 하다. 개인적 일본 3대 음식에 입성할듯! (규동, 라멘 그리고 모스버거? ㅋ 올해는 나가사키 짬뽕을 못 먹어서 모스버거의 입지가 한 걸음 더 성큼!) 버거야 뭐 원래 맛있었지만 이번에는 커피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딱 마시는 순간, '엇, 모스버거 아메리카노가 이렇게 맛있었나?' 할 정도였는데, 특히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경우 보통 그 진하기가 뜨거운 것보다 덜해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심심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마시는 순간 '엇, 맛있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입에 착착 감켰다. 어쨋든 첫 날은 별 스케쥴이 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고쿠라 역 주변이 생각보다 볼게 없어서 좀 실망하긴 했었는데, 모스버거가 이 날을 살렸다.






고쿠라 시내에서 숙소로 돌아갈 때는 버스를 타고 갔는데, 한국과는 달리 뒤로 타서 앞으로 내리는 방식이고 패스 카드가 없는 이들은 뒤로 탈 때 일종의 번호표 같은 걸 뽑게 되는데, 여기에 나오는 숫자를 맨 앞의 전광판 같은 곳에서 확인하여 내릴 때 거기에 맞는 요금을 잔돈으로 내면 되는 방식. 거스름돈을 내주는 시스템이 아니라서 웃돈을 내면 그냥 팁이다 하고 내려야함. 하지만 요금 통에 잔돈 교환기가 있어서 잔돈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미리 여기서 교환을 하면 됨.




선 스카이 호텔 바로 앞에 있던 큰 마트. 일본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라면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숙소에서 즐기는 야식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다양한 종류의 맥주들과 가벼운 안주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늦은 시간이라 한적해서 둘러보기에도 좋았음.





아,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다양한 맥주들~ 예전에는 아사히를 제일 좋아했었는데 기업 이미지도 그렇고 갈수록 산토리의 매력에 빠져드는듯. 이 날은 제법 배가 불렀던 터라 더 많은 맥주를 흡입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을 따름.





이것저것 조잡하게 고르다보니 제법 채워진 장바구니. 마트가 문 닫을 시간이라 특가로 나온 음식들이 많아 더 저렴한 가격에 의도하지 않았던 음식들까지 지르게 되었음 ㅋ





이것도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용량과 종류의 UCC라 호기심으로 사봤는데, 기존 UCC 블랙보다도 훨씬 더 찐했더라는. 그래서 좋기도 했는데, 진한거 좋아하는 나로서도 가끔은 참기 힘들 정도로 좀 진했음.






그렇게 맥주와 야식들로 마무리한 큐슈 여행 첫 날.
아...이렇게 한 것 없는 여행 첫 날이라니! 나조차도 놀라울 정도로 여유로웠던 첫 날의 기록.


1. 둘 째날은 이번 여행의 유일한 여행지라고 할 수 있는 '유후인' 여행기가 이어집니다. 유후인, 그 곳은 지상낙원 ㅠ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드라이브 (Drive, 2011)

이토록 황홀한 아름다움



매년 백 편이 넘는 영화를 극장에서 보게 되면 그 가운데에는, 하마터면 놓칠 뻔 했으나 정말 다행스럽게도 스크린을 통해 보게 되는 감격을누리고 있구나 라고 실시간으로 체감하게 되는 작품이 한 두 작품 나오기 마련인데, 올 해는 아마도 이 영화 '드라이브 (Drive, 2011)'가 아닐까 싶다. 처음 11월에 봐야 할 영화 목록에 '드라이브'는 없었다. 그저 캐리 멀리건이 나오는 영화라 한 번 보고 싶기는 했지만, 더 보고 싶은 다른 작품들 때문에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만 같아 결국 다음으로 미루는 것으로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적은 상영관을 통해 (왜 항상 좋은 영화의 상영관 수는 이리도 적은 것일까!) 이미 본 이들의 반응을 보니 '엇, 이거 그냥 지나쳤다간 나중에 큰 후회를 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안봤으면 큰 후회 정도가 아니라 계속 재개봉이라도 혹시 안하나 하는 마음으로 영화제 상영작 리스트를 체크하고 다니는 날들이 계속될 뻔 했을 정도였다. 쟁쟁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올해, 개인적으로는 올해의 영화의 손꼽는 후보작이 되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 Bold Films . All rights reserved


영화 팬들이라면 아마 '드라이브'에서 여러 영화의 감각과 향이 느껴질 것이다. 어두운 도시의 밤을 배경으로 조용히 (정말 조용히) 달리는 자동차와 한 남자. 그리고 핑크색 컬러로 뿌려지는 오프닝 크래딧과 마치 SF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감각의 배경음악까지. 니콜라스 빈딩 레픈의 '드라이브'는 이미 오프닝만으로 관객을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마치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 1982)'를 연상시키는 오프닝의 감각과 구성은 영화를 내내 감싸고 있는데, 이것 만으로도 '드라이브'는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한 주인공의 모습이나 포스는 '첩혈쌍웅'으로 대표되는 당시 홍콩 느와르 영화 속 주윤발의 그것을 정확히 떠올리게 했다. 입에 문 이쑤시게가 오히려 너무 노골적으로 느껴져 없었어도 충분한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드라이브'의 라이언 고슬링은 주윤발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했다. 당시 홍콩 영화를 즐겨봤던 이들이라면 알겠지만 당시 영화 속 주윤발에게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특별한 감정적 무언가가 충만한 이미지였다. 물론 라이언 고슬링이 이 한 편 만으로 시대를 관통했던 주윤발의 아우라를 보여주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당시 홍콩 느와르 속 주윤발이라는 캐릭터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배경과 시대에 다시금 불러와 소화해 냈다는 점만은 이야기할 수 있을 듯 하다. 말 한 마디 보다는 표정과 몸짓, 그리고 미세한 동선의 차이로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라이언 고스링의 캐릭터는 그야말로 황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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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러티브 측면에서 보자면 '드라이브'는 상당히 간과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은 편이다. 극중 라이언 고슬링과 캐리 멀리건이 가까워지는 속도에 있어서도 영화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쿨하게 넘기고, 이름도 없이 그저 '운전사'로만 불리는 라이언 고슬링의 과거에 대해서도 영화는 거의 정보를 주지 않고 그저 분위기로만 슬쩍 풍길 뿐이다. 그리고 이 드라이버가 처하게 되는 상황의 큰 그림에 있어서도 영화는 별다른 정보를 주지 않는다. 마치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처럼.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영화는 뚝뚝 끊겨서 불편하고 주인공들에게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빠져들지 못하고, 결국 결론에 가서도 무슨 영화를 본 건가 싶어야 맞을 텐데, '드라이브'에게는 이런 점이 발견되기는 커녕 오히려 매우 깊은 만족감을 전해 준다.


또한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영화는 마치 주윤발이 주연을 맡은 '블레이드 러너'를 베이스로 하여, 드 팔마의 '스카페이스', 도시의 밤을 그리는 데에서는 마이클 만을, 그리고 폭력을 묘사하는데에 있어서는 크로넨버그마저 떠올리게 한다. 심지어 '터미네이터'의 느낌마저 풍길 정돈데 (이 영화는 묘하게도 몹시 SF영화스럽다), 이런 점들 역시 말로만 전해 들으면 장점들을 다 가져다 놓기는 했으나 조합 측면에 있어서는 오히려 번잡스러워 실패하는 경우가 아닐까 싶지만, 이 영화는 놀랍게도 거장들의 인장 과도 같은 장점들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다 흡수해 소화까지 시켜버린 경우라고 하겠다. 즉, 이건 이 작품을 연상시키고, 이건 이 감독 스타일을 떠올리게 하지만, 그럼에도 '드라이브' 자체는 독립적으로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라는 얘기다. 아... 이 얼마나 황홀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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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영화를 본 소감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황홀한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최근 본 영화 가운데 테랜스 맬릭의 '트리 오브 라이프'의 '황홀경'과는 전혀 다른 측면에서의 아름다움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드라이브'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듯 싶다. '트리 오브 라이프'의 경우 담고 있는 주제와 포괄하는 범위 자체가 근본적 아름다움과 우주적인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황홀경'을 담아내기에 비교적 용이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는 반 면, '드라이브'는 매우 상업적인 요소라 할 수 있는 범죄, 액션, 로맨스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에도 그와 동등한 영화적 아름다움을 담아냈다는 점이 이 영화가 칸에게도 선택 받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참고로 이 작품으로 감독 니콜라스 빈딩 레픈은 올해 칸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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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는 첫 인트로 부터 액션과 스릴러 때문이 아니라 영화가 풍기고 있는 그 아름다움에 손에 땀을 쥐었던 흔치 않은 작품이었다. 그리고 극장을 나오며 '머니볼'의 대사 마냥 '이래서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니까'라고 되내일 수 밖에는 없는 '황홀한' 작품이었다. 강력한 올해의 영화 추천작!



1. '황홀하다'라는 표현을 이렇게 많이 쓴 리뷰는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어쩔 수 없어요, 황홀하니까!

2.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입할 예정입니다. 아마존으로 가야할듯.

3. 라이언 고슬링이 입고나온 그 스콜피온 점퍼! 저 점퍼 입는 다고 영화 속 고슬링처럼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소장하고 싶은 아이템이네요 ㅎ

4. 극장에서 벌써 대부분 내린 것 같은데, 꼭 상영관을 찾아서 한 번 더 보고 싶네요 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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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춤 (Dancing Cat, 2011)

비로소 바라보게 된 고양이의 삶



개봉 전 부터 애묘인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던 다큐멘터리 영화 '고양이 춤'을 드디어 보았다. 참고로 나는 현재는 고양이를 키우지 않고 그저 몇 년 전에 키웠던 우리 고양이 '일루'의 사진을 지갑 속에 넣고 다니는 정도지만, 그 이후로도 여러 관심사의 첫 번째 손가락으로 자주 '고양이'를 꼽게 되어버린 또 한 명의 고양이 가족이랄까. 그러다보니 이 영화의 원작이 된 도서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와 '명랑하라 고양이' 두 권 모두 이미 인상 깊게 읽었던 것은 물론인데, 이와 관련하여 다큐멘터리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하니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인디스토리 영화라는 점도 한 몫을!). 그렇게 보게 된 '고양이 춤'은 제목 그대로 밝고 행복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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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순간의 느낌은 조금 심심하다는 생각이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미 원작인 책을 모두 읽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상당 부분 책의 내용과 동일한 내용 그리고 영상(사진)으로 구성된 작품에 조금은 중복되는 느낌을 받기도 했었다. 더 나아가 그 동안 길고양이나 반려동물 혹은 유기동물들에 대한 내용을 담은 다큐나 영화에 빗대어 보았을 때, 죽음, 사고, 고발 등의 자극적이고 영화적인 요소가 부족해 전반적으로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 느꼈던 생각은 '그래 좋긴 한데 난 이미 책을 읽었던 터라 크게 새롭지는 않구나' 라는 정도였는데, 리뷰를 쓰려고 생각을 조금 정리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미약하기는 하지만 이제는 길고양이 이야기를 이렇게 가슴 졸이며 보지 않아도 되는 날이 조금씩 오기 시작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실제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길고양이'라는 말 대신 거의 대부분이 '도둑 고양이'라는 말로 고양이들을 부르곤 했었다. 하지만 요새는 정말 부정적인 몇몇 사람들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은 '길고양이'라는 말로 거리의 고양이들을 부르기 시작했고, '도둑 고양이'라는 단어가 전해주듯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기만 하는 것으로 인식을 주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인간들에 의해서 오히려 많은 불편을 겪고 버림 받는 등의 사연들과 함께, 인간이 더욱 보듬어야할 존재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도 조심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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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영화 속 내용만 봐도 아직도 이 도시와 인간들이 사는 세상 속 고양이의 삶은, 내리는 비조차 쉽게 피할 곳 없고, 어린 새끼들을 마음껏 키우기도 매우 열악한 곳 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 춤'이 담고 있는 분위기는 이런 과정 속에서도 작은 희망과 행복을 엿볼 수 있는 것이었다. 달리 얘기하자면 자의든 타의든 고양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제는 길고양이의 삶을 이렇듯 평온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조금이나마 얻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의 대상이거나 누군가에게는 혐오의 대상이었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그냥 멀찍이서 묘생을 그저 바라만 볼 수 있는 성숙함을 배우게 되었달까? 이런 일종의 여유로운 시선을 갖게 되고나서야 비로소 묘생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시선을 이 작품 '고양이 춤'에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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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가 사는 홍대근처 집 앞에도 정말 길고양이를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저도 가끔 타이밍이 맡으면 소세지 같은 거 사다가 주고 멀찍이서 잘 먹나 보기도 하고, 아니면 부담될 까봐 그냥 안녕 하고 돌아오기도 하죠. 제가 길고양이를 만나는 방식은 이래요. 고양이들한테 스트레스나 부담주지 않고 그냥 멀리서 바라봐 주는거죠.


2. 1시간 넘게 고양이 얘기를 보다보니 역시나 예전 키웠던 우리 '일루'가 보고 싶어지더군요. 정말 저랑 우여곡절이 많았던 녀석이었는데,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입양을 보냈으나 그 분과 연락이 되지 않아 지금은 소식조차 들을 수 없는 ㅠ 일루야~ ㅠㅠ



보고 싶구나 ㅠ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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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 (Moneyball, 2011)

야구에 빗대어 전하는 삶의 위로



'카포티'를 연출했던 베넷 밀러가 연출하고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머니볼'은 실제 MLB팀인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의 단장을 1998년부터 지금까지 맡고 있는 빌리 빈의 실화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다른 스포츠 영화가 주로 선수나 감독의 입장에서 바라봤던 것과는 달리, 이 작품은 구단을 실제로 이끌어 가는 단장(GM)의 입장에서 전개된다는 점이 다른 스포츠 영화들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선수가 아닌 단장의 입장에선 이야기 전개로 인해 그 어떤 영화보다 특별한 스포츠 영화가 되었지만, 동시에 스포츠 영화 이상의 담론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이 바로 베넷 밀러의 '머니볼'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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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영화의 배경이 된 2001~2년 당시 메이저리그를 한창 열심히 보던 이들이라면, 영화 속 등장하는 MLB의 트레이드 관련 뉴스들이나 선수들의 이름들, 그리고 기록적인 연승을 이어가던 애슬래틱스의 활약상 등이 기억에 생생할 것이다. 첫 장면부터 등장하는 제이슨 지암비, 이슬링하우젠, 조니 데이먼 등은 물론, 이후 재정비 된 애슬래틱스의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데이비드 저스티스와 팀 허드슨 등까지... MLB팬들이라면 작은 기록지, 전력분석 영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실제 선수들과 경기 장면에 반가움을 느낄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이 말을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 영화는 이 당시 MLB에 관심있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빌리 빈이 뽑은 선수들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되는지, 애슬래틱스가 연승 기록을 새로 쓰게 될지 말지 등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이야기 자체가 그다지 극적인 요소로는 받아들여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럼에도 '머니볼'이 인상적인 이유 역시 바로 이 부분이다. 당시 MLB를 빠삭하게 다 알고 있는 이들이 보아도 빌리 빈과 애슬래틱스의 이야기는 충분히 짜임새 있고 흥미로우며 심지어 긴장감마저 느껴질 정도다. 이런 부분은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셜 네트워크'와 비슷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 작품 역시 아론 소킨이 각본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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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하였거나 스포츠를 주제로 한 영화 가운데 명작들을 살펴보자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경우 실화를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 신선함을 전달함은 물론 이미 잘 알고 있는 이들에게 역시 지루하지 않은 흥미로움을 선사한다는 것이고, 스포츠 영화의 경우 경기의 룰이나 관련 지식이 없는 경우에도 즐길 수 있고 깊이가 있는 작품인 동시에, 아는 사람이 보아도 디테일과 완성도가 높아 스포츠 이상의 극적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이다. '머니볼'은 바로 이 지점에 정확히 위치한다. 야구라는 스포츠를 묘사함에 있어서 대중들이 쉽게 다가가기 힘든 단장이라는 자리를 중심으로 MLB라는 전체적인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구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관객들이 이 세계에 그리 어렵지 않게 빠져들 수 있도록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또한 야구와 MLB에 관심이 많은 팬들에게도 머니볼 이론이 실제 야구에 적용되는 과정을 매우 흥미롭게 그리는 것은 물론, 아마도 팬들이라면 한 번쯤 호기심을 가졌을 단장의 입장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FM이 괜히 마약같은 게임으로 불리는 것이 아니다). '머니볼'은 이렇듯 두 가지 상반된 측면을 모두 만족시키는 흔치 않은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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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주인공 빌리 빈은 그 어느 곳 보다 오랜 전통이 중시되는 곳 중 한 곳인 MLB에서 파격적인 머니볼 이론을 도입해 주변으로부터 많은 질타와 걱정을 동시에 받게 된다. 이 작품이 '좋은' 작품인 이유는 머니볼 이론의 성공 여부나 애슬래틱스의 월드시리즈 진출 여부를 가리키지 않고 더 넓은 의미의 위로를 가리키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방식을 위해 영화는 애슬래틱스와 빌리 빈 간의 거리를 둔다. 즉, 애슬래틱스의 단장으로서 팀과 운명을 같이 하는 빌리 빈도 묘사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끊임 없이 싸우고 홀로 외로움을 겪는 인간 빌리 빈의 삶을 더욱 비중있게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앞서 말한 일들의 결과가 궁금해지고 이에 따라 기쁨과 탄식도 겪게 되지만, 그 보다는 그 가운데 남겨져 있는 빌리 빈의 등 뒤의 모습에 더욱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만약 이 영화의 내용을 애슬래틱스의 다른 선수 위주로(페냐나 제레미 지암비 등) 전개했거나 기존 팀의 스카우트를 맡았던 수뇌부들 혹은 감독의 입장에서 그렸다면, 빌리 빈은 그야말로 독선적이고 자기 맘대로인 악역에 가까웠을 것이다. 이 영화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보거나 혹은 좀 더 극적인 요소로 본다면, 데이터가 아닌 오랫동안 업계를 지켜온 장인들의 '감'에 의존하여 승리를 거두는 편이 훨씬 더 일반적이고 정의롭기까지 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가 선택한 빌리 빈의 이야기는 어쩌면 예상하지 못했던 위로를 전해준다. 이건 말로 설명하기가 좀 어려운 부분이다. 유명한 Lenka의 팝 넘버 'The Show'의 가사 내용을 이토록 완벽하게 이야기에 녹여버린 이 영화의 마력은 마지막 장면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말로 이루다 표현 못할 위로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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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찬호 선수가 영화 속에서 스쳐 지나갑니다.

2. 이 영화에서 빌리 빈 역할을 맡은 브래드 피트는 정말 로버트 레드포드 같더군요. 예전부터 그런 생각을 많이 해왔지만 이 역할은 정말 싱크로율이 90%이상이더군요.

3. Lenka의 'The Show'는 이미 익숙한 곡이었는데, 앞으로는 이 곡을 듣게 되면 이제 '머니볼'이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될 것 같네요. 이제는 정말 가사가 들려요 ㅠ



4.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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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아이패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물론 처음 이 물건이 등장했을 때. 하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내 사정과 상황에 있으면 좋겠지만 꼭 있을 필요까지는 없는 아이템인 것 같아 마음을 접었더랬죠. 그 다음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던 때에는 몇 달 전 맥북에어냐 아이패드냐를 두고 고민할 때였어요. 무언가 둘 중의 하나가 필요하긴 한데 '더' 필요한 건 무엇일까 라는 고민이었죠. 고민 끝에 보는 것 보다는 쓰는 것의 활동이 더 많은 저에게 어울리는 것은 맥북에어 로구나 싶어 과감하게 질렀더랬죠.



그래서 그 이후로 아이패드 2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평온한 삶을 하루하루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사용하게 된 어플리케이션 서비스에서 아이패드 2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운명처럼 발견하게 됩니다. 왜 운명이라고 오버해서 이야기하냐면 정말 딱 감이 왔었거든요. '아, 이건 내가 탈 수 있겠다!'하는!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저스팟 (http://juspot.com/)이라는 앱을 통해, 지역별 저스팟 존에서 하루하루 일상을 가볍게 사진과 함께 올리고 저스팟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놀기를 몇 주. 지역 별로 한 대씩 아이패드 2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저는 처음에는 추첨이 아닌 참여도를 통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알고 정말 열심히 참여를 했었더랬죠. 그런데 이벤트 이틀 전에야 이것이 정말로 레알 추첨이라는 사실을 알고 조금은 풀이 죽어 '에라이~'를 반복하기도 했구요 ㅋ 일본 여행을 다녀와 아직 여독이 다 풀리기 전의 눈으로 어렴풋이 본 이벤트 추첨 인터넷 생중계. 혹시나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되겠어?'라는 마음이 지배하던 그 때. 정수기 통을 빙그르르 돌아나온 탁구공에는 정확히 제 번호인 '2번'이 수줍게 고개를 들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 과정은 저에게만 특별한 순간이어서 말이 길어졌는데, 자 이제 이리하야 공짜로 저스팟에게 받게 된 아이패드 2를 공개합니다~ ㅋ






두근두근. 언제나 애플 제품의 박스는 사용자를 들뜨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어요.






아, 가볍고, 시원하고 좋다! 앞서서 맥북에어를 선택할 때 '쓰는 것' 위주로 선택하기는 했지만 그 만큼이나 보는 것에도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저로서는, 아이폰의 작은 화면만 보다가 아이패드2의 시원한 화면을 보니 눈이 정화되는 느낌이더군요. 아, 좋아요~





두근대는 마음으로 아이튠즈와 연결. 저도 이제 아이패드 2 유저가 되었습니다. 그것도 무려 무혈입성으로다가!





아이패드 2가 우리 집에 왔다는 인증샷을 끝으로 일단 뽐뿌는 여기서 잠정 중단합니다. 앞으로 불현듯, 써든니,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자주 뽐뿌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신청을 못했는데 아이폰 4S로 갈아타게 되면 언제한번 조촐한 애플 가족 사진이라도 찍어야겠네요 ㅋ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이 글에는 문경은 선수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바야흐로 지금은 스포일러 홍수의 시대다. 아주 예전에 스포일러라는 말 자체가 흔하게 사용되지 않던 시절에는 단순히 반전이 있는 영화에만 국한되어 그 결말을 미리 알려주는 것으로만 인식되었으나, 요즘 같아서는 그날 그날 방영하는 드라마는 물론 각종 스포츠 경기의 결과에 이르기까지, 관심사가 많을 수록 스포일러를 피하기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다. 먼저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스포일러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스포일러라는 것의 범위가 사실상 유동적이고 불확실한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일 수 밖에는 없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어제 방영한 드라마의 줄거리를 얘기하는 것은 제법 많은 이들에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지만, 스포일러 하면 반드시 얘기되는 작품인 '식스 센스'의 반전을 이야기하는 것은 미미한 수준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확률적인 것일 뿐 아직 '식스 센스'를 보지 않은 이에게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가 스포일러로 느껴질 수 밖에는 없을 것이란 얘기도 된다. 특히 예전 작품 같은 경우 동시대를 살았던 이가 아니라면 그 다음 세대의 경우 일부러 찾아봐야 하는데 이럴 때 '누구나 다 아는 얘기'는 이들에게 큰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여기서 중요한 건 스포일러의 범주를 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상대적인 것이라는 것을 인정 정도만 하는 것으로 그치자는 얘기.


개인적으로는 이 글에서 '식스 센스'의 반전을 이야기하지 않은 것처럼 가능하다면 핵심이 되는 내용은 시간이 흐르더라도 지켜주고 싶은 편이지만(아예 쓰지 말자는게 아니라 스포 표시 정도를 해둘 수도 있다는 얘기), 이런 성향을 재쳐두더라도 최근의 경향은 실시간이 아니면 사실상 스포를 피하기 어려운 시대라 점점 따라가기 벅찬 것에 대해 살짝 푸념을 늘어놓고 싶어서랄까. 물론 여기에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다양한 관심사 때문일 것이다. 슈퍼스타 K도 안보고 위대한 탄생은 조용필의 밴드로 알고 있고, 농구는 문경은이 뛰던 시절 보고 안보는 이라면 이들의 결과를 주변에서 보게 되더라도 스포이기는 커녕 소소한 정보가 되는 경우가 더욱 잦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SK농구단의 경기 결과 뉴스를 보며 '엇, 문경은이 벌써 감독이 되었어?'라고 알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소수이기는 하겠지만 관심사가 어느 정도 다양한 입장에서는 정말 완벽하게 스포를 피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에는 일단 정보 유통 채널이 너무 다양해져서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걸 막기란 어려운 일인데, 주로 관심사 별로 팔로잉을 하고 있는 트위터나 지인들로만 이루어진 페이스북만 해도 근 시일 내에 걱정되는 스포거리가 있다면 아예 타임라인을 보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고 할 수 있겠다. 실시간으로 즐기지 못한 것들에 대해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다면 SNS 정도는 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포털 메인 등에 아주 깨알 같이 기사 형태로 등장하는 스포를 피하기란 정말 힘든 일인 듯 하다. 예전에는 꼭 봐야할 일이 있어서 포털에 접속은 했으나 고개는 다른 곳으로 돌리고 로그인 하여 피한 웃지 못할 경우도 있었다. 특히 요즘 드라마 같은 경우는 그냥 포털 메인만 하루에 한 두 번씩 방문해도 대충의 줄거리는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드라마 속 이야기를 마치 실제 이야기인냥 포장하는 것에 처음에는 조금 놀라기도 했으나, 이제는 그러려니 할 정도로 무뎌져버렸다.


가장 무방비로 당할 때는 SNS는 물론 포털 및 인터넷 서비스를 거의 대부분 피했음에도 발생하는 경우인데, 무심코 TV 뉴스를 보다가 아래 지나가는 자막으로 스포츠 결과가 슬쩍 지나가는 걸 보게 된다거나, 극장 상영관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미 내가 보려는 영화를 본 이들에 이야기를 어쩔 수 없이 듣게 된다거나 (ㅠㅠ), 역시 술집이나 지하철 등에서 크게 얘기하는 사람들로 인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듣게 되는 경우를 들 수 있겠다. 이럴 때는 아주 신속하게 반응하여 예를 들어 맨유 경기의 결과를 알고 싶지 않을 경우, 지하철에서 누가 맨유...라는 얘기만 귀에 들리면 바로 귀를 막아버리는 순발력이 필요하다. 엘리베이터에서 당할 때는 사실상 무방비나 다름 없다. 피할 곳도 없고 내가 더 큰 소리로 떠들 정도로 진상도 아니고, 이건 그냥 운명에 맡길 수 밖에는 없는 경우라 하겠다.


어쨋든 결론이 날 수 없는 이야기지만, 관심사에 대해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다면 가능한한 본방 사수, 빠른 관람 등으로 미연에 방지하는 것 밖에는 답이 없으며, 불가항력으로 당할 시에는 조용히 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쓸쓸히 알아버린 내용을 복습할 수 밖에는 없을 듯 하다 (다시 말하지만 여기서 포인트는 불가항력이다. 스포하는 사람이 잘못이라는 전제는 결코 없다. 잘못일 수도 없고. 이미 본방사수로 본 것에 대해 못 본 사람이 있을까봐 꽁꽁 입을 막고 사는 것도 말이 안되니까 ㅎ)


아, 왜 이렇게 눈물나지 ㅠ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신들의 전쟁 (Immortals, 2011)

타셈 싱의 영상미학이 녹아든 액션 신화



타셈 싱의 신작 '신들의 전쟁 (Immortals, 불멸의)'을 보게 된 이유는 역시 타셈 싱 영화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타셈 싱이기에 우려가 되는 부분도 결코 적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텐데, 영화의 스틸샷이 공개되면 될 수록 과연 이런 이야기를 타셈 싱이 어떻게 꾸려나갈까하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참고로 개인적으로 타셈 싱의 '더 폴 (The Fall, 2006)'을 보고서 그의 열렬한 지지자가 되었는데, 그럼에도 이 같은 우려가 있었다는 점은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런 우려와는 달리 '신들의 전쟁'은 제법 잘 빠진 신화를 바탕으로한 액션영화였으며, 그 가운데서 타셈 싱 만의 장점들도 잘 녹여낸 만족스런 오락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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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세우스 역으로 등장하는 헨리 카벨은 마치 몇 년 전 샘 워싱턴을 처음 발견하던 그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헨리 카벨에게서 좀 더 인간미가 흐른다는 것)


이 작품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샘 워싱턴이 주연을 맡았던 '타이탄'을 떠올리게 하는데 그리스 신화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이나 액션이 중심이라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유사한 점을 느낄 수 있었다. '타이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했던 말이지만, 이미 대중들에게 익숙한 신화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일 경우 내러티브가 조금 부족한 경우라도 일반적인 경우보다는 단점으로 덜 적용된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즉 이 작품 역시 내러티브 적으로 헛점이 발견되기는 하지만 이로 인해 드는 실망감보다는 액션이나 영상미로 커버되는 측면이 강하다는 얘기다. 특히 타셈 싱의 성향을 아는 입장에서 이 작품에 바라는 점은 '이야기' 보다는 '영상미'였다는 점에서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전작 '더 폴'은 이야기 측면에서도 영리하게 자신의 단점을 커버하는 구조를 통해 만족감을 주었었는데, 이 작품은 내러티브만을 놓고 보자면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이미 익숙한 신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과 이를 커버할 만한 영상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균형을 이룬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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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셈 싱의 전작 '더 폴'을 본 관객이라면 알 수 있었겠지만, 이 작품에서도 역시 타셈 싱 만의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장면들을 여럿 만나볼 수 있었다. 미셸 공드리가 소품과 아이디어를 통해 창의적인 영상을 만들어내는 스타일이라면, 타셈 싱은 자연과 지형지물, 건축물 등을 활용하고 재배치하여 묘한 이질감과 더불어 영상미를 만들어내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신들의 전쟁'에서도 이런 묘한 이질감이 영상미적 측면에서 쾌감을 주는 장면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얼핏 보면 슬로우 비디오 액션과 이런 과하다 싶은 영상미가 영화 '300'을 연상케 할 수도 있지만, 추구하고자 하는 의도와 방향에서 따져보다면 분명 잭 스나이더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확실히 타셈 싱의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한 장면 장면을 한 장의 그림으로 여기고 구성한 것이라는 인상을 깊게 받을 수 있는데,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서있는 배치나 이를 훑어가는 카메라 워킹 그리고 슬로우 비디오를 활용한 액션 장면에 있어서도 영상의 '멋'보다는 오히려 그림(장면)의 인상적 구도 측면에서 접근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액션들은 과하다기 보다는 아름다웠고, 불필요 하다기보다는 효과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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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인상적이었던 또 다른 이유라면 역시 배우들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차세대 슈퍼맨으로 주목 받고 있는 헨리 카빌은 주인공 테세우스 역할을 맡아 열연하였는데, 확실히 그의 마스크에서는 누구나 먼저 눈이 가게 되는 상반신의 근육을 뛰어 넘을 정도의 '드라마'가 느껴졌다. 다시 말해 별로 깊지 못했던 내러티브였음에도 그럭저럭 따라갈 수 있었던 데에는 헨리 카빌이 준 인상이 크게 작용했다는 얘기다. 아마도 이런 인상은 이후 개봉한 '맨 오브 스틸'에서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악역이라 할 수 있는 하이페리온 역할을 맡은 미키 루크는 그 무게감과 발성 만으로도 악역의 포스와 영화 전체의 어두운 분위기를 선사하고 있는데, 그 요상한 마스크를 벗더라도 떨림이 유지될 수 있었던 건 오로지 미키 루크의 공이라고 해야겠다. 페드라 역할을 맡은 프리다 핀토는 이 작품에서 역시 그 자체로 발광하고 있는데, 이 역할 자체가 이미지로 빛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캐릭터였기에 이 정도면 매우 효과적인 캐스팅과 연기가 아니었나 싶다 (참고로 개인적으로 프리다 핀토의 미모가 절정으로 표현된 작품은 이 작품보다도 우디 엘런의 '환상의 그대'를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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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 꼽고 싶은 배우라면 제우스 역할을 맡은 루크 에반스인데, 그는 앞서 언급했던 작품인 '타이탄'에서 아폴로 역할로 출연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흥미로운 캐스팅이었다. 젊은 모습을 하고 있어 딸인 아테나와 연인관계라고 해도 믿을 정도이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제우스의 위엄을 잃지 않는 연기와 모습으로 그나마 국내개봉 제목인 '신들의 전쟁'을 조금이나마 만족시키는데에 도움을 주었다고 할 수 있겠다.




('타이탄'에서 아폴로 역할로 출연했던 루크 에반스의 모습. 이번 영화에서는 제우스로 등장해 한층 높은 위엄과 포스를 뿜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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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타셈 싱의 '신들의 전쟁'은 보고나면 감정적으로나 이야기 측면에서 깊은 무언가가 남는 작품은 아니지만 묘하게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 묘하게 라는 것이 말그대로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거라서 한 번쯤 직접 보기를 권할 수 밖에는.


1. 만약 내러티브나 설정 측면에서 따지고 들자면 역시나 말이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분명 볼거리가 이를 보완합니다. 상쇄가 아니라 보완이 더 맞는 표현 같아요.

2. 여기저기, 이것저것 소품이나 풍광 등에서 타셈 싱이 좋아하는 것들을 자주 만나볼 수 있어 반가웠어요. 확실히 요상한 디자인과 구조의 장소들이 많았죠.

3. 전 그냥 2D 디지털로 봤는데 3D로까지 볼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은 들더군요. 오히려 나중에 블루레이가 나오면 사야겠다라는 생각은 바로 했습니다 ㅋ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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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슨 얘기를 꺼내볼까 하다가 평소 영화 예매를 할 때 극장 좌석 선택하는 방법 등에 대해 한 번 얘기를 해보면 좋겠다 싶었다. 사실 진정한 노하우라던지 알짜배기 정보를 이야기하려고 한다면 각 극장마다 고유의 정보와 더불어 최적의 좌석까지 안내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럴러면 이건 정말 큰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오늘은 비교적 이 같이 깨알같은 정보 없이도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한 번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영화 관람의 99%는, 아니 100%를 예매를 통해 보는 것 같다. 99%로 쓰고나서 따져보니 근 몇 년간 단 한번도 현매로 티켓을 구입한 적이 없었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그 만큼 예매시스템에도 익숙해졌으며, 각종 빠른 손과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콘서트, 공연 등의 예매에도 절로 익숙해지게 되었다. 영화 예매는 대부분 각 극장의 홈페이지에서 하는 편이다.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상상마당, 아트하우스 모모 등은 주로 홈페이지에서 예매를 하곤 하는데, 멀티플렉스 3사의 경우는 최근들어 웹이 아닌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로 예매하는 일이 굉장히 많아졌다. 계속 된 업데이트를 통해 앱을 통해서도 예매 과정이 간단하게 진행되는 편이라, 특히 컴퓨터 앞에 있지 않을 때는 이 방법을 자주 활용하곤 한다. 그 외에 아트시네마나 다른 극장들을 예매할 때는 맥스무비를 아주 가끔씩 이용하기도 하고, 가끔 시간과 작품에 따라 신촌에 있는 아트레온도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를 하는 편이다.

일단 멀티플렉스 극장의 경우 아주 인기작인 아닌 경우에는 그 주의 개봉작 예매가 수요일날 오픈되는 편이다. 정확한 시간까지는 모르겠는데 그 주에 볼만한 영화를 예매하려고 할 때는 수요일날 자주 들락거리다보면 시간표가 업데이트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인기작이나 3D, IMAX 등의 경우는 2~3주 전에 미리 예매가 가능하도록 오픈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는 약간의 경쟁을 해야한다. 3D IMAX는 명당이라는 좌석이 사실상 정해져있기 때문에, 더군다나 인기작이라 많은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아주 힘겨운 편은 아니지만 작은 예매전쟁이 진행되기도 한다.



아이맥스 이야기가 나온 김에 3D 아이맥스 영화의 명당 자리를 꼽아보자면, 일반 영화와는 달리 중간쯤에서 1열이나 2열 정도 앞 좌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아주 약간 올려다보는 시각에서 3D를 체험하면 훨씬 더 효과적인 감상이 되곤 한다. 그래서 3D 아이맥스 영화의 시간표가 오픈되고 나면 아주 재빠르게 중간 가운데 살짝 앞좌석 들은 금새 예매가 완료되곤 한다 (왕십리 아이맥스를 기준으로 한다면 중간 통로를 중심으로 좌우 6좌석 정도). 사실 아이맥스 예매야 일찍이 오픈하여 작은 경쟁을 할 만큼 중요하게 선택하기 때문에, 단 한 번도 명당 자리를 놓친 적이 없는데, 일반 영화는 몰라도 3D 아이맥스 영화를 사이드에서 본다면 비싼 티켓가격이 조금 아까울 듯 하다. 어차피 명당이라 더 비싸고 사이드라 더 저렴한 것이 아니라면, 기왕이면 같은 값으로 부지런히 예매해서 좋은 자리에서 보는 편이 훨씬 좋지 않을까?

깨알 같은 극장별 명당자리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아이맥스 얘기를 하다보니 살짝 얘기가 나왔는데, 나온 김에 한 군데만 더 이야기하자면 집 근처라 자주 찾고 좋아하는 영화들을 주로 상영해 완소 극장 중 하나인 홍대 상상마당을 들 수 있겠다. 흔히 멀티플렉스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작품들을 비롯해, 작은 영화들을 여럿 만날 수 있어 자주 찾는 곳인데 상상마당은 좌석 수가 그리 많지 않아 오히려 더 좋은 곳이다. 극장에서 영화 관람시 가장 민감하게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면 아무래도 뒷좌석에 앉은 사람의 발길질 성향일 텐데, 상상마당은 극장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고민없이 매번 맨 뒷좌석을 선택하는 편이다. 맨 뒤에서도 시야가 좋고 뒤에서 누가 찰 걱정도 없으니 이보다 더 좋은 좌석은 없을 듯 하다.

자, 이제야 나온 본론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극장에 상관없이 그냥 보편적으로 내가 예매할 때 고려하는 것들에 대한 것이다. 앞서 잠깐 이야기했던 것처럼 극장에서 영화 관람시 가장 신경 쓰는 것들은 아무래도 뒷 좌석에 누가 앉는가 (롱다리, 비매너, 어린아이, 진상)에 대한 것과 역시 앞 좌석과 옆 좌석에 누가 앉는가에 대한 것일거다. 사실 이 점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는 결코 없을 것이다. 완벽하게 통제하려면 둘이서 영화 볼 때 앞, 뒤, 옆까지 최소 8자리를 예매하는 방법 밖에는 없을 텐데, 이 정도로 럭셔리한 영화관람을 즐기는 경제사정은 아니니 이 방법을 쓰기는 사실상 불가능. 아, 물론 사람 없는 시간대를 골라, 그것도 대중들이 별로 안좋아하는 작품들 만을 골라서 본다면 단 한 자리나 두 자리만 예매했음에도 근 방 수십자리가 여유롭게 남는, 혹은 극장을 통으로 대관해 여자친구에게 '널 위해 빌렸어'라고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종종 생기기도 한다.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거의 상영관을 독차지 하거나 5명 이하만 관람한 적이 의외로 많았다는 점에서,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 방법도 추천할 만하다.




처음에 좌석을 예매할 때는 무조건 좋은 자리만을 선택했었다. 지금도 여기에는 변함이 없지만 몇 년 전부터는 한 가지 변수를 고려하기 시작했는데, 바로 이미 예매완료된 좌석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오늘 이 말 벌써 몇번째 ㅋ) 대부분의 영화를 시간표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예매하는 습성상, 거의 예매되어 있지 않거나 적은 좌석만 예매되어 있는 시점에서 예매창을 확인하게 되는데, 이 시점에서 나보다 먼저 예매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영화에 대한 사랑이 깊을 확률이 높다. 즉, 극장에 와서 시간에 맞춰 영화를 고르는 사람은 물론 아닐 뿐더러, 평소 좋아하는 영화의 예매가 열리자마자 예매완료한 사람이라면, 진상일 확률보다는 조용히 영화에만 집중하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확률이고 검증된 바는 없지만 분명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있는 이유라고 생각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예매를 할 때 내가 가장 선호하는 명당 자리에서 앞뒤옆으로 한 두 좌석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그 사람에 주변으로 예매를 하기 시작했다. 특히 그 사람에 앞을 선호하게 되었다. 실제로 이 방법은 제법 괜찮은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적어도 최근에는 뒤에서 누가 발로 차는 경험을 거의 겪지 않았던 것 같다.


이와 비슷한 맥락의 방법으로는 짝수가 아닌 홀수로 계산하여 두 자리를 예매하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면 ABCDEF의 좌석이 있고 내가 원하는 좌석이 가운데인 CD라고 했을 때, CD가 아닌 BC를 예매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한 커플 사이에 한 좌석이 남게 되는데 평균적으로 혼자 오는 사람은 조용히 영화에만 집중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 방법도 적극 고려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커다란 리스크가 하나 있는데, 3명 이상의 단체가 앉을 확률도 제법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커플로 왔을 때 보다 오히려 더 떠들고 부산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얼핏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이 모든 꼼수는 극장에서 오로지 영화에만 집중하기 위함이다. 관람을 방해하는 타 관객들의 간섭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예방조치로서 이 같은 방법들을 활용하고 있지만, 그래도 상상을 초월하는 극장 진상들을 만나는 일도 다반사다 (영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카톡으로 친구와 대화하던 아이, 아예 내 좌석에 발을 턱 걸치고 영화보던 여자, 무슨 음식이었는지 이상한 냄새나는 음식을 계속 먹던 커플, 역시 요상한 자세로 옆에 앉은 이보다 머리가 두 개는 더 높이 솟아 있던 관객 등). 주절주절 이야기를 해보았는데, 결론은 앞으로도 좋은 영화를 더 쾌적한 극장 상황에서 만나기를 고대하는 한 관객에게 작은 노하우 아닌 바램이었다고나 할까 ㅋ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돼지의 왕 (The King of Pigs, 2011)

그 때와 지금, 나는 어디에 있었나



연상호 감독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은 한국 계급사회에 관한 불편한 진실이다. 빈부격차, 권력으로 인한 계급차이 등 대한민국 사회에는 '계급사회'라고 어렵지 않게 부를 수 있을 만큼 그 그림자를 숨기고 있으며 (이제는 사실 더이상 숨기고 있다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 이러한 계급사회를 꼬집는 작품들도 이미 여럿 있어왔다. 이러한 계급사회를 다룬 작품들은 주로 계급사회 자체를 주인공으로 하여 겉으로는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어 있지만 그 속에는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한다는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는데, '돼지의 왕'은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돼지의 왕'이 던지는 질문은 결국 이거다.


'그 때 너는 어디있었어?'



ⓒ 돼지의 왕 제작위원회. All rights reserved


영화를 보고 나오며 같이 본 이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뭔가 찜찜한 느낌이야'. 나는 대답했다. '이 영화가 불편한 건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고, 떳떳하지 못한 마음의 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작품은 계급사회 속에서 권력을 갖고 있는 '개'들에게 용감하게 맞서 싸운 돼지의'왕'에 관한 영웅담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돼지의 '왕'마저 잠식해버린 '돼지'들의 관한 이야기다. 사실 확률적으로도 그렇고 청소년기를 보낸 대부분의 이들은 돼지의 왕이거나 개이기 보다는 돼지였을 것이다. 개들의 강압적인 태도에 공포를 느끼며 그저 이 시기가 빨리 지나기 만을 고대했던, 그냥 더 이상 볼일 없는 시간이 올 때까지 꾹꾹 참고 견뎠던 돼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돼지들에게는 극적인 스토리가 없어서 인지, 아니면 이 많던 돼지들이 어른이 되면 감쪽 같이 모두 다 돼지의 왕이나 개로 둔갑해서인지,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도 그리 주목하는 캐릭터가 아니었고 사람들도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꺼내고 싶어 하지 않는) 존재였다.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이 인상적인 것은 바로 이 돼지의 왕이 되지 못한 돼지들의 불편한 진실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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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돼지의 왕으로 등장하는 '철이'는 힘든 가정형편 속에서도 개들에게 홀로 맞서 싸우는데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자주 설명한다. '그 놈들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이 때를 즐거운 추억이었노라 얘기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겠다'고. 이런 뉘앙스의 대사가 제법 여러차례 등장하는데, 나는 그래서인지 이 대사가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자신이 이 계급사회에서 어디에 속했었는지 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런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우리 사회는 계급사회가(지배세력인 개들이) 문제라는 얘기가 지속적으로 나왔음에도, 그에 반해 정작 (피지배 세력이라 할 수 있는)돼지들에 대한 깊은 성찰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철이의 대사를 연관지어 볼 수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계급사회에서 지배층인 개들이 나중에 어른이 되어 '그 땐 그랬었지'하며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하는 것도 물론 문제지만, 끝내 어른이 되어서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거나 혹은 자신이 개였다고 거짓으로 말하고 다니거나 더 나아가 돼지의 왕이었노라 무용담으로 얘기하는 돼지들의 현실이 더욱 불편하고 쓰라리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는 가장 큰 이유라면 역시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되는 계급사회 때문일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 나선에서 아직 내려오지 못한 그리고 개가 되지 못한 이들은, 자신들이 돼지였노라, 그 때 미처 돼지의 왕과 개 사이에서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었던 존재였노라 말할 용기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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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돼지의 왕'은 이런 돼지들의 이야기를 좀 더 극적으로 수면으로 꺼내놓기 위해 스릴러라는 장르를 선택했다. 이 작전은 더 많은 대중들에게 이 작품을 소개할 수 있도록 만든 매우 영리한 방법이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 걱정되는 것은 많은 관객들이 스릴러와 반전에만 집중해 작품 본연의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할까 하는 점이다.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죽고 누구에게 죽임을 당했는가 라기 보다는, 나는 그 때 어디에 있었고, 나는 그 곳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느냐 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돼지의 왕'이 그리고 있는 종석과 경민 그리고 철이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암울한 계급사회가 만든 희생양 혹은 불편한 진실 정도로 설명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이것만으로도 괜찮지만 영화는 여기서 더 나아가 과연 돼지들이 정말 희생양일 수 밖에는 없었나? 라는 질문을 과감하게 던지고 있는 것이다. 과연 그 때 나는 개들에게 강렬하게 저항해 본적이 있었던가, 말만 따라 그냥 시간이 지나 더 이상 볼 일 없게 될 날 만을 기다렸던 것은 아니었나? 라는 아픈 자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역시, 그러한 일들에 돼지처럼 그저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또 다른 돼지의 왕이 나서주기 만을 기다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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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자신있게 글의 부제목으로 '그 때 너는 어디에 있었니?'라고 물을 수 없음을 인정할 수 밖에는 없었다.

그 때, 그리고 지금. 나는 어디에 있었나.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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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오브 라이프 (The Tree of Life, 2011)

경이로운 우주 속 나를 느끼다



테렌스 맬릭의 신작 '트리 오브 라이프 (The Tree of Life, 2011)'는 한 마디로 경이로운 작품이다. '트리 오브 라이프'는 신과 인간, 생명의 탄생과 죽음, 우주의 탄생과 진화 등 거대하기만한 담론들을 모두 담고 있는데, 한계를 두고 소박한 방식으로 풀어내기 보다는, 이 담론들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메시지들을 용감하게 정면으로 받아들이며 2시간이 조금 넘는 한정적인 시간 속에서도, 이들이 담고 있는 메시지의 힘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 작품이었다. 얼핏 설명만 들어도 굉장히 거창한 부가설명이라고 느낄 수 있을텐데,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테렌스 맬릭은 이 거창할 수 밖에는 없는 담론을 굳이 소박한 것이나 개인적인 것으로 대체하지 않고 정공법으로 메시지를, 그리고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거창해 보이는 것이, 아니 실제로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거창한 것이 맞다. 이런 논리로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이 작품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삶과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대단하고 보잘 것 없는 것인지, 그리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시간과 공간의 크기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는 나와 삶, 나와 우주의 간격을 이 영화는 고스란히 보여준다.



ⓒ River Road Entertainment . All rights reserved


'트리 오브 라이프'를 종교적인 영화로 규정 짓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결코 종교적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은 종교가 있기 이 전에, 아니 인간이 만든 종교라는 것은 한없이 미치지 못하는 우주의 탄생과 생명의 기원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종교적인 면을 들자면 '신(God)'의 관한 것일 텐데,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신은 종교의 범주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근원적 의미로서 혹은 모든 질문에 답을 갖고 있는 존재로서 그러하기 때문에, 이 작품을 단순히 종교적 영화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영화 속 우주의 탄생 (지구의 탄생으로 볼 수도 있지만, 영화가 말하려는 담론이 지구에 국한된 것 같지는 않다)을 묘사한 부분은 경건한 클래식 음악과 함께 장엄하게 펼쳐지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시퀀스가 그 어떤 자연과학 교제 보다도 더 깊고 교육적으로 느껴졌다. 즉, 감정적으로 뿐만 아니라 지식, 정보 적인 측면에서도 유익한 시퀀스라고 느껴졌다는 얘기다. 그냥 말로만 듣는 다면 브래드 피트와 숀 펜이 나오는 철학적인 드라마에 공룡이 등장한다는 사실이 매우 어색하고 뜬금없이 느껴질 수 밖에는 없을 텐데, 이 영화에서는 이 두 가지가 공존하지만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내러티브에 있어서나 감정적 선에서 보나 큰 틀에서 연장선에 있음이 분명하기 때문에, 공룡은 단순히 신비하고 호기심을 갖게 하는 존재가 아닌 이 같은 흐름으로 인식하게 되고, 이후 인간의 이야기로 넘어오는 것에서도 무리함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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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신과 우주의 이야기를 펼쳐놓은 영화는 본격적으로 소우주라 할 수 있는 인간의 삶을 비춘다. 한 가족의 이야기를 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새로울 것 없는 갈등 구조와 시간에 흐름에 따른 보편적인 서사구조를 갖고 있었음에도, 치명적으로 다가왔다는 사실이다. 이 가족의 이야기는 사실상 장남의 시점에서 진행이 되는데, 이 아이가 커가면서 부모와의 관계, 형제들 사이에서의 관계, 세상을 받아들이는 관계 그리고 자아의 갈등을 겪게 되는 과정들이, 한 수 한 수 놀라운 디테일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와중에도 영화가 전반적으로 갖고 있는 메시지의 기반에서 표현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놀라웠다. 장남의 시점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일들과 심리적 변화 들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매우 익숙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 보편적이지만 미묘한 시간들을 '트리 오브 라이프'는 완벽한 줄기로 그려내고 있다. 앞선 시퀀스에서 경이로움을 느꼈다면, 이 시퀀스에서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공감과 인생의 무게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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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트리 오브 라이프'는 찰리 카우프만의 '시네도키, 뉴욕'과는 다른 의미로 완전히 압도 당해버린 작품이었다. '시네도키, 뉴욕'이 자아를 파고들어 결국 정말로 끝까지 도달하여 정신적으로 엄청난 압박감과 함께 내 속을 누군가에게 다 속속들이 들켜버린 듯한 허탈감과 무력함을 느끼게 해주었다면, '트리 오브 라이프'는 평소 삶에서는 미처 체험할 수 없었던, 또 안다고 해도 절대 다 안다고는 말할 수 없었던 수 많은 간극을 영화적 체험을 통해 조금이나마 피부로 느끼게 해준 경우라 하겠다. 다시 말해 '트리 오브 라이프'가 말하는 방식은, 인간이란 존재와 이를 둘러싼 우주와 자연의 섭리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간극이 '있다'라고 마무리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간극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우리의 삶과 이를 둘러싼 모든 것(자꾸 '둘러싼 모든 것'이라 얘기하는 이유는, 이 영화가 얘기하는 담론이 천제적 측면의 우주라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신과 생명의 범주까지 모두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들 간에는 유한한 거리로 설명되지 않는 '무한의 것'이 있다 (여기서 '있다'라는 단어의 의미는 앞선 '있다'와는 다르다)라는 얘기다.

직접 쓴 이 단락에서 느꼈다시피, 이것은 결코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님도 알 수 있다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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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을 보태지 않고, '트리 오브 라이프'를 보고 나오는 길에 다시금 바라본 세상은 분명 달라져있었다. 영화를 보기 전 아무 느낌 없던 그 세상이 분명 아니었다. 이렇듯 테렌스 맬릭의 '트리 오브 라이프'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고, 언제나 그러했던 광대한 우주의 존재를 느끼게 하는 작은 선물 같은 영화였다. 그리고 그 안에 '나'라는 존재 역시 느낄 수 있어 형용할 수 없는 위로와 떨림마저 고스란히 전해졌던 경험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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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앞서서도 이야기했지만 만약 나중에 제 아이가 생기게 되, 우주와 인간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어야 할 일이 생긴다면 이 영화를 소개해주고 싶어요. 물론 아이에겐 어렵겠지만, 아니 더 쉬울 지도 모르겠네요.

2. 아름답다라고 밖에는 할 수 없는 영상과 함께 했던 영화 음악도 참 좋았어요. 국내에는 사운드트랙이 들어오지 않았는데 결국 아마존으로 가야할 것 같네요 ㅠ


 



3. 극 중 브래드 피트의 둘째 아들로 나온 아역 배우는 실제 피트의 아들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닮았더군요. 이 아이의 표정 연기가 참 좋았어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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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는 그 장면 #8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눈물나는 그 장면'의 8번째 소개할 작품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시리즈 중 프리퀄 3부작의 대미를 장식했던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열혈 팬으로서 에피소드 3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사실상)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 될 확률이 높은 (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는) 에피소드인 동시에 '왜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다스 베이더가 되었나'에 대한 과정이 담겨 있는 매우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에피소드 3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에피소드 1~3를 통해)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다스 베이더로 변해가는 과정을 함께 하게 되면, 클래식 3부작에 등장하는 다스 베이더의 표정(?), 행동 하나 하나가 더 와닿게 되는 동시에 에피소드 4에서 등장하는 오비완의 대사들이 다르게 들리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 (물론 100%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리하여 다시보는 클래식 3부작이 '그랬구나, 그랬었었구나'하며 좀 더 감정적인 작품이 된다는 얘기다. 어쨋든 이런 에피소드 3의 장면 가운데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슬펐던 장면, 아니 스타워즈를 통틀어서 가장 울컥했던 장면은 바로 이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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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타파에서 오비완과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마지막 결투를 벌이게 되는데, 결국 아들이자 친구였던 아나킨을 자신의 손으로 해하여만 했던 오비완의 절규가 뼈속 깊이 사무치는 장면이었다. 아마 스타워즈를 보지 않았거나 다른 영화 같았다면 오비완의 저 대사, '넌 우리의 희망이었어!' '널 사랑했어!'가 몹시도 닭살스럽게 느껴지거나 어색하게 느껴졌을 테지만, 에피소드 4부터 계속 함께 해온 입장에서 오비완의 저 대사는 그야말로 '진심'이 느껴졌던 터라 짙은 아쉬움과 슬픔이 느껴지는 그런 장면이었다. 이 장면에서 오비완은 매우 복잡한 입장에 놓여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제다이로서 포스의 균형을 이뤄줄 것으로 기대했던 아나킨이 결국 시스에게 굴복하고 만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실망감이 드는 동시에, 아나킨을 제다이로 키워줄 것을 부탁했던 스승인 콰이곤 진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미안함 그리고 자신의 자식과도 같고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아나킨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모두 담겨 있었고, 이러한 감정이 바로 이 장면과 저 대사를 통해 함축적으로 표현되고 있어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없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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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나는 꼼수다 콘서트 후기

버라이어티 가카 헌정콘서트 - 나는 꼼수다 (2011.10.30일. 오후 6시. 블루스퀘어 콘서트홀)



요즘 장안의 화제라 할 수 있는 가카 헌정방송 '나는 꼼수다'의 서울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경찰 추산 아닌 자체 공식 추산으로 2분 만에 매진되어 버린 콘서트를 신의 손으로 예매할 수 있어서 2일차인 30일 공연에 다녀오게 되었어요 (참고로 저는 예매에는 단 한번도 실패해 본 적이 없는 '예달'이라 이 날 제꺼하고 오후에는 다른 분들꺼 까지도 예매를 해드렸더랬죠 ㅎ - 이거슨 내 깔때기 ㅋㅋ).


'나는 꼼수다' 방송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이것도 정말 할 얘기가 무궁무진 할 거에요.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그렇고, 장단점에 대해서도 그렇고, 나꼼수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반응들에 대해서도 그렇구요. 이런 얘기는 나중에 할 기회가 있다면 해보고, 오늘 포스팅에서는 미처 공연 예매에 성공하지 못하신 많은 나꼼수 팬분들을 위해 콘서트 현장의 사진 소개 위주로 써내려 가고자 합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사진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콘서트였어요. 왜냐하면 이들은 21세기 라디오(podcast)스타니까요 ㅎ


혹시 지방 공연이나 나중에 혹시 있을 서울 앵콜 공연 관람을 예정 중이시라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다고 하시는 분들은 과감하게 스킵해주세요 ^^;







가카의 정겨운 사진들을 보며 경건한 마음으로 공연 시작을 기다립니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탁현민 씨가 공연 전에 나오셔서 간단한 소개를 하는 모습. 결국 그는 모든 것을 기획했지만 그 어느 것도 준비한 것을 이루지 못한 공연이 되었습니다 ㅋ 일례로 모든 가수가 2곡 만을 하기로 했던 공연이었는데, 박혜경 씨가 필 받으셔서 너무 귀여워지신 나머지 앵콜곡을 하셨거든요. 이 순간에는 본래 다른 영상을 트는 기획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앵콜곡으로 인해 '역시나' 기획이 소용없어지는 순간이었으나 박혜경 씨의 노래를 배경으로 본래 준비했던 영상을 배경으로 까는 순발력을 보여주시더군요! 이 장면이 의외로 잘 맞아 떨어졌어요 ㅋ 




가카 헌정 공연다운 인트로.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등장! 왼쪽부터 시사돼지, 목사아들 돼지 (돼지아들 목사 아님) 김용민 전교수, 스캔들로 아이돌 급으로 급상승(?)한 김어준 총수, 이 날 깔때기의 진수를 여지없이 보여준 정봉주 전의원, 그리고 누나들의 함성 소리에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던 주진우 기자까지. 짧게 개인평을 하자면 김용민 전교수는 확실히 에어컨의 인기는 넘어선 모습이었고 (하지만 이날은 에어컨이 참여하지 않았다는게 함정), 김총수는 방송보다는 오히려 더 진지한 모습이라 가끔씩 방송에서 나오는 '닥치고' 성향이 나올 때마다 빵빵 터졌으며, 정봉주 전의원 님은 정말 깔때기라는게 뭔지 제대로 보여주시더군요. 다들 1시간이 넘어갈 때까지는 웃고 즐기는 모습이었는데, 나중에는 하도 심해져서 객석 여기저기서 '그만해!'가 터져나올 정도였어요 ㅋㅋ 그리고 우리의 주진우 기자는 이 날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는데, 역시 누나(도) 전문 다웠습니다.
















'내곡동 가까이'를 열창하는 모습. 김용민 전교수는 정말 열심히 신심으로 부르셨어요. 진심이 전해지는 무대였습니다.


사실 트위터 등을 통해 29일 1일차 공연을 다녀오신 분들께 스포를 당한 터라 어떤 분이 특별 초대가수로 나오는지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초대된 특별 가수는 '이순신'이 아니라 바로 이 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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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싸늘하게~'

아, 이 곡을 라이브로 들을 줄이야 ㅠ TV토론에서 보고 음원이 언제나오나 기다렸던 곡이었는데, 라이브로 듣게 될 줄은 예상 못했던 터라 소름마저 돋았어요. 관객의 호응에도 굴하지 않고 1절을 거의 끝까지 다 부르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뭐랄까. 이건 좀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내 손으로 바로 며칠 전에 뽑은 서울 시장을 얼마 안되서 바로 만나게 된 거잖아요. 무언가 잡힐 것 같지 않고 멀리 있는 것만 같았던 것이 '실제'한다는 느낌을 받았달까요. 무언가 꿈틀하게 하는 경험이었죠.





그리고 우리의 미중년 송호창 변호사 님도 깜짝 출연을. 하지만 이 날 객석은 대부분 주진우 기자 팬이여서 그런지 다른 때보다는 적은 환호성이 ㅋㅋㅋ





이런 돌림판도 준비하기는 했는데 (나름 나가수를 의식한 듯한 기획;;) 전혀 써먹지는 않았습니다 ㅋ 뭐 이 분들이 그렇죠 (탁현민 씨만 고생 ㅠㅠ)





관객들이 직접 남긴 질문들에 답하는 시간도 있었어요. 포스트 잇에 남긴 질문들 말고 객석으로 직접 마이크를 돌려 질문을 받기도 했었죠. 웃음과 감동이 함께 하는 질문답 시간이었습니다.






누나들 보시라고 주진우 기자 사진만 몇장 더~








총 3시간이 넘는 가카 헌정 공연은 그렇게 이한철 님의 공연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한철씨는 제가 평소에도 워낙 좋아하는 뮤지션이라서 더 좋았어요!

'나는 꼼수다'를 바라보는 저의 가장 기초적인 시각은 이렇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장점은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던 젊은 세대들에게 정치라는 것이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 내 생활에 아주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는 걸, 어렵지 않은 방식으로 쉽게 전달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정치에 평소 관심이 많아서 예전부터 관련 뉴스와 정보들을 계속 찾아보고 언론이 점령당한 세상에서 '바보'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었지만, 제 주변만 해도 정치는 전혀 다른 세상 이야기로 보는 분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저는 그냥 관심을 갖은 것 뿐인데 그 분들이 보기에는 마치 '운동권' 보듯이 보게 되는 희한한 일들도 있었죠. 그런데 '나꼼수'가 이 벽을 많이 허물었다고 생각해요. BBK나 한나라당, 가카의 의혹과 문제들은 계속 있어왔고 오히려 새로울 것이 없을 정도지만, 이제는 더 많은 (운동권 아닌 일반 국민들이) 이들이 이 문제에 귀기울이고 관심을 갖게 된 것이죠 (4대강을 반대하는 건 환경운동가라서가 아니잖아요. 상식적인 일이죠).

예전에는 좋고 나쁘고를 이야기할 기회 자체가 거의 없었어요. 아무도 정치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제는 제 주변만해도 많은 분들과 (그 동안에는 정치 얘기를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던 분들과) 정치/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게 된 기회를 '나꼼수'가 열어준 것이죠. 이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 이제 기회는 마련되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나의 일로 받아들이게 되었으니 '나꼼수'에 대해 찬양도 좋고 까는 것도 좋아요.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것이 어딥니까. 이제 그 기회를 더 이상 잃지 않고 계속 참여하고 관심을 갖는 데에 '나꼼수'가 더 많은 이들을 끌어당기는 매개체가 되길 바래봅니다!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기회가 있을 때마다 써야지 써야지 했던 글 중에 하나가 바로 김건모 2집에 대한 이야기였다. 뭐 대단한 얘기는 아니고 그냥 내가 왜 이 앨범을 김건모의 주옥같은 앨범 가운데서도 가장 좋아하는지에 대한 고백 정도일텐데, 최근 방송에서 우연히 2집 수록곡 '얼굴'을 듣는 순간, 더 늦으면 또 못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드디어' 써보게 되었다는 프롤로그.

1. 혼자만의 사랑
2. 핑 계
3. 서랍속의 추억
4. 나 그대에게 준 것은
5. 버려진 시간
6. 어떤 기다림
7. 언제나 기다리고 있어
8. 사랑이란
9. 얼굴
10. 우리 스무살 때
11. 첫인상


너무 잘 알다시피 김건모 2집에는 '핑계'라는 히트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핑계'는 본래 타이틀 곡이 아니었고 타이틀 곡은 1번 트랙인 김창환 작사, 천성일 작곡, 김형석 편곡의 '혼자만의 사랑'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김건모가 2집을 내고 '혼자만의 사랑'을 타이틀로 냈으나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반대로 '핑계'가 엄청난 국민적 인기를 끌게 된 것이, 이후 김건모의 앨범 방향마저 결정짓게 된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된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김건모가 2집을 통해 하고자 했던 것은 대중적 레게라기 보다는 좀 더 소울풀한, 흑인음악 감성에 기댄 보컬 위주의 R&B 발라드였다. 당시 라인 기획에서 발매된 이 음반에 참여한 이들의 면면을 보면 이 앨범의 퀄리티를 엿볼 수 있는데, 당시 최고의 프로듀서였던 김창환과 노이즈의 천성일 그리고 김형석과 박광현의 이름까지 확인할 수 있다. 1990년 대 대부분의 히트 곡에 관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창환의 '센스'는 '핑계'라는 곡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되었으며, 노이즈의 음악은 물론 라인 기획의 다른 아티스트들에게도 좋은 곡을 선사했던 인기 작곡가 천성일의 감각은 당시 최고조였으며, 김건모와 함께 대부분의 곡을 편곡한 김형석 역시 든든한 지원자였다.

참여한 아티스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잠시 다른 길로 빠졌는데, '혼자만의 사랑'은 당시 김건모 스타일의
R&B 발라드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야심찬 곡이었다. 그런데 내가 김건모 2집을 최고로 뽑는 이유는 단순히 핑계보다 혼자만의 사랑을 더 좋아해서가 아니라, 이 앨범에 수록된 다른 발라드 곡들 때문이다. 2집 역시 발라드와 댄스가 적절한 비율로 섞여 있는데 (이 당시는 대부분의 아티스트가 '앨범'을 염두하고 음악을 쓰고 만들던 시대였기 때문에, 모든 음악이 '앨범' 구성에 최적화 되도록 선별되었다. 지금의 디싱 시장 위주의 음반 시장에서는 많이 사라져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댄스 곡들도 참 좋고 김건모의 보컬은 정말 매력적이지만, 발라드 곡들의 감성이야말로 김건모 2집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감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 그대에게 준 것은' '언제나 기다리고 있어' '얼굴' '우리 스무살때', 이 곡들은 화려함보다는 '소울(Soul)'에 포커스를 맞춘 간결한 곡들이었다. 특히 박광현 작곡, 도윤경 작사, 김건모 편곡의 '얼굴'은 개인적으로 김건모의 곡들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 이 곡 가사에도 나오는 것처럼 마치 '술취한 깊은 밤에 흔들리는 연필로' 써내려 간 듯한 고독함과 아날로그함이 묻어있는 명곡이다. 난 아직도 김건모라는 가수가 가장 빛을 발할 때는 '잘못된 만남'처럼 (당시)속사포 같은 랩을 쏟아내는 댄스 곡도 아니고, '핑계'처럼 자유롭게 노는 모습도 아닌, 피아노 하나에 김건모 특유의 음색 만을 더한 미니멀한 구성의 곡이라고 생각한다. '얼굴'같은 곡에서는 김건모라는 우리나라 최고의 보컬리스트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나고, 새삼스럽지만 이 특별한 음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사실 그래서 이후에도 김건모의 앨범이 이런 감성을 지닌 음악으로 더 나아가기를 개인적으로 바랬으나, 대중들은 물론 김건모 본인도 슬픔보다는 재미있고 자유로운 것을 더 선호하였기 때문에, 이런 감성의 곡을 종종 만나볼 수는 있었으나 이것이 메인이 되는 앨범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냥 김건모라는 아티스트의 팬으로서 한 번쯤은 완전 소울풀한 것만으로 꽉꽉 채워진 앨범을 내길 바래본다. 단순한 비트와 피아노 한 대의 반주 만으로 이뤄진 평범한 곡이, 김건모라는 보컬을 얹는 순간 'Soul'로 변하게 되는 그런 앨범 말이다.

1. 이 앨범 수록곡들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추억들도 있다. 초등학교 수학여행이었는지 중학교였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 때 장기자랑 시간에는 절반 이상의 팀이 '어떤 기다림'에 맞춰 군무를 췄던 기억이 난다. 한 반이 끝나고 다음 반이 소개될 때 여자 아이들이 우루루 나와서 '어떤 기다림'의 춤을 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2. 아, 그리고 저 위의 장기자랑 때 나도 '혼자만의 사랑'을 열창했던 기억이 있다. 이 때를 왜 못있냐면 내가 초등학교 부터 고등학교 축제 때까지 모든 공식적 장기자랑 시간을 통틀어 딱 한 번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가 아닌 다른 노래를 부른 경험이기 때문이다. 당시 못 불렀던 것 같지는 않은데, 나 빼고는 전부 댄스팀이어서 생각보다는 무대가 묻혔던 것 같다. 아마 김건모의 2집 앨범처럼 후대에 다시 재평가 되겠지....(응??)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비우티풀 (Biutiful, 2010)

아버지에게 바치는 이냐리투식 송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영화는 항상 그랬다. 이냐리투의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세상의 무게에 억눌려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이들이다. 이들은 치열하게 저항하고 발악한다는 느낌보다는 그야말로 '견디고' 있는 이미지가 더욱 강해왔는데, 이번 영화 '비우티풀'의 주인공 옥스발(하비에르 바르뎀) 역시 이런 '인내'의 개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캐릭터다. 옥스발이 처해있는 상황은 참 답답하다.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으로 별거 중인 아내와의 관계는 말끔하지 못하고, 불법 이미자들을 연결해주는 브로커 일은 매일 살얼음 판을 걷는 듯한 불안한 상태며, 그런 불안한 삶 속에 자신이 챙겨야 할 어린 두 아이가 있다. 여기서 옥스발의 힘겨움은 그치지 않는다. 죽은 자가 세상을 완전히 떠나기 전 얘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그에게도 병이라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하지만 옥스발에게는 이런 힘겨움을 나눌 이가 없다. 상황은 더 나락으로 치닫지만 그것은 그 안에 조용한 소용돌이 일 뿐, 모두 혼자 짊어지고 하루하루를 또 버티어 낸다.



ⓒ Focus Features . All rights reserved


이냐리투가 삶을 바라보는 시선은 결국 고통과 인내 그리고 그 속에서 전하는 부정할 수 없는 (그래서 한꺼번에 쏟아지고마는) 위로의 메시지였는데, '비우티풀' 역시 옴니버스와 우연, 필연의 연결고리는 빠졌지만 넓게 보았을 때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한 이전 작품들이 그러하였듯이 이 작품에서도 역시 슬픔과 상반되는 아름다운 영상미가 돋보이는 장면을 배치하여 그 아이러니를 배가시키는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따듯한 위로를 더하는 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사실 이런 방식 뿐이었다면 예전 '바벨'을 보았을 때 처럼 또 한없는 무기력함에 잠식당하거나 먹먹함 그 자체에 휩쓸려 글을 쓸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테지만, '비우티풀'에는 이냐리투가 영화를 바라보는 전혀 다른 시각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그간의 먹먹했던 작품들과는 차별점이 있다고 할 수 있을텐데, 그것은 바로 '비우티풀'이 이냐리투 본인이 자신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영화라는 점이다.



ⓒ Focus Features . All rights reserved


이 영화를 볼 때 국내용 포스터는 물론 팜플렛도 접하지 않은 채 감독과 배우의 이름만 알고 보게 되었기 때문에 애초부터 '아버지'라는 존재와 영화를 엮지는 못했었는데, 영화가 전개되고 극중 옥스발이 자신의 아버지 그러니까 자신의 딸에게 할아버지 얘기를 반복적으로 해주는 장면에서 무언가 다른 메시지가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고, 결정적으로 영화가 끝나고 나서 이냐리투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비로소 영화가 완성되는 느낌이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하비에르 바르뎀이 연기한 옥스발에게서 이냐리투의 아버지 모습을 엿볼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을 챙기기에도 벅찰 정도의 힘든 상황에서도 자녀들을 위해 모든 것을 몸으로 끝까지 다 흡수해버린 아버지의 모습은 이냐리투가 아버지에게 바치는 감사의 메시지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는 이것보다는 좀 더 흥미로운 장면을 등장시키는데, 영화의 시작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옥스발의 아버지에 대한 부분이 그렇다. 이 장면을 보면 옥스발이 이냐리투 본인이고 아버지는 그의 아버지로 볼 수 있을텐데, 이 장면의 묘사가 정말 말로 다 하기 어려운 감동을 전달한다. 이 장면은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 아름답고, 이냐리투 영화답지 않게 흐뭇한 미소마저 지어지는 장면이었는데, 자신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가장 완벽한 이냐리투 식 송가가 아니었나 싶다. 그것이 느껴졌기에 이 장면은 한없이 울컥하면서도 또 살며시 미소짓게 하는 그런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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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보 산타올라라의 음악 역시 인상적이었다. 그의 음악은 '비우티풀'에서 좀 더 감정을 직접적으로 자극하고 있는데, 그냥 심장을 뛰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심장을 직접 손으로 두드리는 듯한 강한 울림을 담고 있는 음악이었다. 구스타보 산타올라라는 이냐리투가 만든 영화의 먹먹함과 아름다운 공기를 극장 내에 최대한 머금을 수 있도록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하고 있어, 영화가 끝나고도 완전히 불이 다 켜질 때까지 역시나 움직일 수 없었다. 아마도 사운드트랙을 통해 그의 음악을 다시 듣게 된다면,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가 아버지에게 바친 그 송가가 다시 떠오르겠지.



1. 이 작품은 이냐리투, 길예르모 델토로, 알폰소 쿠아론 이 세 사람, 멕시코 삼총사가 함께 제작을 맡고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이 삼총사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삼총사 중 하나가 되었군요 ㅎ


2. 굳이 수상 내역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하비에르 바르뎀의 연기는 압도적이에요. 사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냐리투의 전작들과 유사한 측면에 있는 상황에 놓인 주인공임에도 빠져들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공이 가장 컸다고 할 수 있죠. 그래도 페넬로페와 사는 그가 더 부럽습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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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잡담으로 인사하는 아쉬타카 입니다 ^^;
다름이 아니라 오랜만에 자랑할 일이 생겨서요;; 티스토리 유저로서 한 번쯤은 소개 되 보고 싶었던 '베스트 블로거 인터뷰'에 아쉬타카의 The Real Folk Blues, 제 블로그가 소개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블로깅'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고, 제 블로그는 물론 그간의 활동들도 조금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의 블로깅에 에너지를 얻은 것 같아, 참 좋은 기회였어요 (그랬구나..)

다 제 블로그를 말없이 방문해주시는 여러분들 덕인 것 같습니다 ^^;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티스토리입니다. 먼저 블로그 인터뷰에 응해주신 아쉬타카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쉬타카님은 어떤 블로거인지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먼저 티스토리 베스트 블로거 인터뷰에 주인공으로 선정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메일을 받던 날은 업무로 몹시 지친 날이었는데 메일함을 열어보고는 화들짝 놀랐기도 했어요 ㅎ 질문을 받고 생각해보니 저를 소개해본지 은근히 오래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저는 일단 블로거이구요 (갈수록 '블로거'라는 정체성 자체가 더 의미있는 존재가 되어 가는 것 같아요), 주로 영화와 음반 등에 대한 리뷰 형식의 글들을 포스팅하는데, 최근에는 주로 영화와 블루레이 등의 리뷰가 블로그를 장악하고 있어요. 
                                                                                                 http://www.realfolkblues.co.kr/notice/668



블로그 제목과 아쉬타카라는 닉네임이 특이해서 의미와 탄생 배경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

일단 '아쉬타카' 라는 닉네임을 정확히 언제 처음 쓰기 시작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 이전에 썼던 닉네임들이 아주 촌스러웠던 것에 비하면 '아쉬타카'는 그나마 만족스러운 닉네임이 아닐까 싶어요.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의 주인공인 '아시타카 (ashitaka)'에서 가져오게 되었는데, 그냥 똑같이 '아시타카'라고 쓰면 저만의 정체성을 표현하기도 어렵고 (아주 간단한 예로 검색시 저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지기도 하죠 ㅠ), 무언가 심심함을 덜어보고자 그냥 아'쉬'타카라고 했던 것이 어느새 저를 소개하는 또 다른 아이덴티티가 되어버렸네요 ^^;


                   <모노노케 히메>에 등장하는 아시타카에서 100% 가져온 '아쉬타카'.  물론 그림의 오른 쪽


블로그의 제목인 'The Real Folk Blues'는 역시 아시다시피 (모르시면 안되요 ㅠ) 와타나베 신이치로의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의 엔딩 곡의 제목에서 그대로 가져왔어요 (무언가 상당히 오덕스럽네요;;). 이 곡을 워낙에 좋아하기도 하고 가사 한 줄 한 줄이 당시 제 인생과 잘 맞아떨어졌던 부분들도 있고 (무언가 되게 허세스럽네요;;)해서 비교적 긴 영어 제목임에도 불구하고 고수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이 곡을 칸노 요코 내한공연 때 무려 라이브로 들었던 적이 있는데, 참 많은 눈물을 흘렸더랬죠 ㅠㅠ (이쯤되면 오타쿠 이미지를 벗기 힘들 듯 ㅠ)


배우고 싶을 정도로 글솜씨가 뛰어나세요~^^ 지금은 술술 잘 써 내려가시겠지만 처음 블로그라는 장소에서 공개되는 글을 쓴다는 것에 힘든 부분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와 지금의 글 쓰는 아쉬타카님 모습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건 블로그 때문이 아니라 전문 잡지에 기고하기 위해서 였던 것 같아요. DVD가 흥하던 시절 몇몇 잡지에 DVD리뷰를 빙자한 영화와 음반 리뷰를 기고하는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다보니 어느샌가 내 가 정성들여 쓴 내 글을 그냥 내 것이 아닌 타 매체에만 보내고 정작 나는 간직하지 못하는게 조금 아쉽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블로그라는 툴을 선택하게 되었고, 지금은 오히려 반대로 블로그에 쓰기 위한 글이 주가 되었고, 매체나 다른 곳에 기고하는 글은 블로그로 인한 것이 되었죠 ^^;

예전에 썼던 글을 보면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도저히 눈뜨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글들이 아주 많은데, 요새는 오히려 예전 글들을 가끔 일부러 찾아보는 편이에요. '이 때는 이랬었구나' 하며 반성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때는 이런 저런 계산없이 그냥 막 썼구나'라는게 글에서 느껴져서 오히려 풋풋하고 촌스러운게 좋더라구요.
이래저래 글 쓰는 걸 오래하다보니 어느 덧 저도 모르게 계산적으로 쓰게 될 때도 있고, 기한에 맞추느라 반억지로 쓰게 될 때도 있는 등 본연의 '글쓰기'에서 멀어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도 들어서, 오히려 예전 글들을 보며 그때의 감성을 확인하는게 도움이 되더라구요. 제 글 쓰는 모습은 그렇게 계속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ㅎ


                   다찌마와리 공식블로그에 참여하게 되면서 만나게 된 류승완 감독님과의 단독 인터뷰!
                                                                                                          http://www.realfolkblues.co.kr/715


그리고 초보 블로거들을 위해 아쉬타카님의 글쓰기 노하우와 깔끔하게 정리 잘 된 블로그 운영에 대한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뭐 누구에게 가르쳐 드릴 만한 수준은 못되지만 그냥 제가 해왔던 방식을 빌려 말씀드리자면, 처음 아주 막막할 때에는 그냥 잘 쓰시는 누군가의 글을 보고 흉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책이나 다른 이가 쓴 글에서 멋진 표현을 발견하면 꼭 기억해 두었다가 적재적소에 써보려고 노력하기도 하구요. 그러다 보면 어느샌가 어떤 틀이 생기게 되는데, 여기서 자신의 색깔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도 아직은 이 틀 안에 있는 것 같구요, 무언가 더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글쓰기는 무엇일까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블로그 구성의 경우는 정말로 다른 분들을 많이 참고한 편이에요. 사실 좀 더 여유가 있다면 완전히 처음부터 다 구성을 새롭게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는데, 이게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될 것 같아 그냥 꿈만 꾸고 있죠. 언젠가 한번 완전 뒤집는 리뉴얼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아쉬타카님만의 색깔이 있는 리뷰는 언제나 강렬하게 다가오는데요, 영화 리뷰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무엇인가요?

제 영화 글이 '비평'이 아닌 '리뷰'인 이상 제 주관적인 느낌을 가능하면 많이 또 주저없이 넣으려고 하는 편이 에요. 누군가는 '그게 무슨 영화 글이냐, 그냥 자기 얘기지'라고 할 수도 있는데, '네, 자기 얘기가 맞아요' ㅎ. 저는 영화 리뷰를 쓸 때 분석을 위해서 쓰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제 얘기를 영화에 빗대어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 글에서 그게 느껴지실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냥 영화의 이야기를 최대한 활용해서 결국 제 얘기를 하는 거나 다름없거든요. 가끔 심하게 공감하는 영화에 리뷰를 보면 그 때 제가 느꼈던 감정이나 심리 상태를 그대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 글에 제 얘기를 듬뿍 담는 편이에요. 그 편이 더 자연스럽고 자신이 있구요. 또한 정답이 없기에 더 자유롭기도 하구요.
그 냥 줄거리를 소개하는 영화 리뷰는 누구나 다 할 수 있기 때문에 별로 재미가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에 다찌마와 리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류승완 감독님을 3시간 가까이 단독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도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리뷰는 재미가 없고, 관객 한 명 한 명의 자기 얘기가 담긴 글이 영화를 만든 입장에서도 훨씬 소중하다'고요. 저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영화를 보는 것과 쓰는 것 사이에서...  http://www.realfolkblues.co.kr/1356


소갯글을 보면 영화 선택에 있어 거의 실패하지는 않으신다고 하셨는데요, 아쉬타카님은 어떠한 기준으로 영화를 고르시나요?

이건 사실 실패를 거의 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반대로 어지간해서는 실망하지 않는다는 대인배의 풍모 때문이기도 해요 ㅋ 제가 악평을 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거든요.
다른 분들보다 영화를 보는 데에 있어서 상당히 너그러운 편이구요, 유치한 장면도 '귀엽네'로 받아들이거나, 저게 뭐야 싶은 장면도 '그래 이 정도는 뭐'라고 넘기는 편이거든요. 그리고 뜬금없이 남들 웃을 때 울기도 하고.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은 그냥 감독과 배우 정도에요. 저는 가능하면 최적의 조건에서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그 흔한 시놉시스도 한 줄 읽어보지 않고 영화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무언가 사전 정보를 알면 알 수록 감상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능하면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의 상태에서 보려고 하는거죠. 감독과 배우들의 면면을 통해 대략의 신뢰만으로 선택하는 편이에요.



정말 부지런하셔야 가능할 것 같은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고 계세요~ 하나 하기도 어려운데 말이죠 ㅎㅎ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원동력이라고 하자면 그냥 아직까지는 '욕심'인 것 같아요.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관심있고 하고 싶은 일은 너무 많은데 다 쳐내지 못하고 끌어 앉고 있는게 욕심이죠 ㅎ
그래서 몇 년 전인가는 일부러 '취미정리주간'을 정해서 고심 끝에 몇몇 분야를 떨쳐냈던 기억이 있네요 (그때 떨어져 나간 대표적인 취미 중 하나가 WWE 시청이었다는;;). 요새도 그런 정리기간을 또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해요. 스포츠만 해도 미식축구랑 아이스하키 빼고는 정말 거의 다 챙겨보거든요. 챔피언스리그라도 하는 기간이면 정말 출근하기 힘들어요 ㅋㅋ

아, 피규어 수집을 몇 년 전에 접은 것도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ㅋ 지금까지 해왔다면 아마 ㄷㄷㄷ (상상할 수 없는 가난에 허덕였을 듯 ㅠ)


                               한 때는 프리미어리그 경기 리뷰를 꼬박꼬박 올리던 열정도 있었죠 ㅠ
                                                                                                          http://www.realfolkblues.co.kr/1095


요즘 같은 쌀쌀한 날씨에 잘 어울릴만한 영화 또는 음악 몇 개만 추천해주세요~^^

올해 들었던 앨범 가운데는 희영의 'So Sudden' 앨범이 좋았어요.
멜랑꼴리한 감성이 아직도 깊이 남아있어요 (http://www.realfolkblues.co.kr/1474).
그리고 요즘 같이 바람 살살 불 때는 그냥 바람에 음악과 함께 몸을 실을 수 있는 Nujabes의 앨범도 추천하고 싶어요 (http://www.realfolkblues.co.kr/1226).
그리고 언제 아무때나 들어도 좋은 벨 앤 세바스찬 (Belle and Sebastian)의 앨범들도 이 가을에 듣기 좋을 것 같아요! (http://www.realfolkblues.co.kr/1339).
마지막으로 최근 뒤늦게 듣게 된 'Owl City'의 'All Things Bright and Beautiful' 앨범도 추천합니다~



                                                       비 오는 날이면 반드시 듣는 곡들  http://www.realfolkblues.co.kr/1516


이 가을에 좋은 영화라면 쓸쓸함이 묻어나는 '네버 렛 미고'(http://www.realfolkblues.co.kr/1472)도 좋고, 이제 막 지나간 여름을 추억하며 미야자키 아오이 주연의 '소라닌'(http://www.realfolkblues.co.kr/1358)도 권하고 싶네요. 마야자키 하야오의 '붉은 돼지'를 보며 지중해의 낭만을 여유롭게 즐기는 것도 이 가을에 누릴 수 있는 사치가 아닐까 싶네요~


'아쉬타카는
 이런 블로거다!' 라고 소개할만한 포스트를 3개만 알려주세요.


첫 번째는 아주 개인적인 이유로 찰리 카우프만의 영화 '시네도키, 뉴욕' 리뷰 글을 소개하고 싶어요. 이 영화는 굉장히 개인적인 세계를 숨기지 않고 끝까지 끌고간 찰리 카우프만의 세계와 몹시 여린(?) 제 개인적 세계가 완전히 맞아 떨어진 작품으로서 지금도 다시 보기 겁나는 작품 중 하나에요. 글도 그냥 막 써내려갔었던 것 같아요.


    ▷ 시네도키, 뉴욕 – 외로운, 위로의 일기 http://www.realfolkblues.co.kr/1181



두 번째로는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에 관한 글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뭐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작품이라 덧붙이지는 않겠습니다 ^^; 좋은 작품에 글이 거들 뿐이죠.

   ▷ 다크나이트 : 히어로물의 역사를 새로 쓰다 #1 – 첫느낌 http://www.realfolkblues.co.kr/696
   ▷ 다크나이트 : 히어로물의 역사를 새로 쓰다 #2 – 세계관과 메시지 http://www.realfolkblues.co.kr/700



세 번째는 '에반게리온 : 파' 리뷰 글을 골라봤어요. 아, 그리고 추가로 지난해 일본 갔을 때 실제(?) 에반게리온을 보고 온 여행기도 추가합니다~ ㅎ


   ▷ 에반게리온 : 파 – 전율의 미완성 http://www.realfolkblues.co.kr/1157
   ▷ 일본여행 : 진짜 에반게리온을 만나다! http://www.realfolkblues.co.kr/1384


처음에 티스토리를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꾸려 가게 된 계기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처음 타 서비스에서 개설했던 블로그를 완전히 폐쇄하고 건너온 터라 정확히 언제부터 블로깅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티스토리는 2007년 늦게야 시작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타서비스의 블로그 서비스를 크게 불편없이 사용해 오고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제 글의 소유권에 대해 동의 없이 삭제 되고 블라인드 되는 일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서비스를 찾던 중 티스토리에 자리를 잡게 되었죠. 사실 제 수준과 성향에는 딱 중간 지점 정도라고 할 수 있는 티스토리가 잘 맞는 것 같아요. 이제는 제법 오래 사용한 터라 현재의 툴에 익숙해진 상태이지만, 아직도 바쁘다는 핑계로 새롭게 업데이트 되는 기능들을 미처 다 활용 못하고 있는게 아쉽기만 해요 ^^;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며 생긴 절친한 블로거가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사실 인터뷰를 한다고 했을 때부터 이 질문의 답이 가장 먼저 고민되기도 했었는데요 ㅋ, 사실 제가 블로그를 처음 하던 시절부터 이웃분들과 아주 활발하게 교류도 못하고 있고 (제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것만 겨우 해내고 있죠 ㅠ), 또 예전부터 친하게(?) 지내던 많은 분들은 지금은 블로그를 안 하시는 분들이 거의 대부분이라는 슬픈 사실 때문에 ㅠ (그래서 다른 인터뷰하신 분들과는 달리 본인 닉네임이 없다고 삐지는 분은 거의 없을 듯도 싶네요 ㅎ)

일단 제가 티스토리로 처음 이사와서 정신 못차리고 있을 때 이런 저런 참고할 만한 좋은 모델이기도 하셨고, 그 이후로 영화 관련한 좋은 기회들로 함께 하면서 오프라인에서도 친분을 이어가게 된 신어지(http://differenttastes.tistory.com/)을 소개 드리고 싶네요. 요새는 일렉기타에 흠뻑 빠지신 것 같은데, 저도 덩달아 먼지 쌓인 일렉을 꺼내고 싶어지곤해요.

두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블로거 분은 뭐 너무 유명해서 별로 소개가 필요없을 페니웨이™(http://pennyway.net) 이에요.아무래도 관심가가 비슷하고 하다보니 여러 곳에서 자주 뵐 기회가 있었는데, 저는 무엇보다 페니웨이 님의 그 꾸준함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직장인으로서 블로깅을 꾸준히 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해보신 분들은 다 아실텐데, 그 가운데 꾸준함은 물론 깊이 있는 기획글들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존경'스러워요.  앞으로도 그 꾸준함으로 더 큰 일을 내실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글루스에서 이미 유명하신 잠본이(http://zambony.egloos.com/)은 제 부족한 글에 자주 댓글과 의견 주셔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구요, 즈라더(http://topsy.tistory.com/) 역시, 이 척박한 땅에서 블루레이 리뷰를 꾸준히 포스팅해주시고 계신데 항상 방문만 받는 거 같아 죄송스런 마음이 있어요. 그리고 블로깅에 있어 욕심도 있고 가능성도 무한한 탈렌(http://keepondream.tistory.com/) 까지.



나에게 블로그는 00이다! 000란을 채워주시고 그 이유도 소개해주세요~ 
   

"나에게 블로그는 아쉬타카!"

사실 어디가서 저를 소개하거나 할 때 제 실명이 아닌 ‘아쉬타카’로서 소개하는 경우가 정말 많았던 것, 아니 대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당연히 아쉬타카 라는 존재를 설명하려면 제 블로그를 빼놓고는 불가능한 일이구요. 이 '아쉬타카'라는 닉네임이 단순히 웹상에서 저를 나타내는 호칭으로서의 의미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의미와 색깔을 담고 있는 정체성으로서 자리잡도록 해준 것이 바로 '블로그'이기 때문이죠. 저에게 있어 이제 블로그는 '아쉬타카', 곧 나를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하지만 전부는 아닌) 존재라고 생각해요.


                          얼굴없는 가수로, 혼자만 좋아하는 이상한 UCC코너도 남몰래 운영중이에요 ㅋ
                                                                                        http://www.realfolkblues.co.kr/1496



많은 질문에 답해주신 아쉬타카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인사 부탁 드릴게요~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블로거로서 제 자리를 돌이켜 정리해볼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포스팅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글로 쓰면서 좀 더 명확하게 정리되는 듯한 느낌도 있었구요. 저는 참 좋은 기회이자 시간이었는데, 보시는 분들은 어떠셨는지 모르겠네요 ^^; 너무 평소 블로깅하는 것처럼 한 것 같아서요. 뭐 다 그런거죠 ㅋ 부족한 저의 인터뷰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멋진 가을 즐기세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10월의 마지막 그리고 11월의 기대 개봉작!


개인적으로 9월부터 10월까지, 그 이전보다는 극장을 찾는 횟수가 엄청나게 줄어들었었는데, 물론 영화 외적으로 피곤하고 바쁘고 등등의 핑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별로 확 보고 싶은 작품들이 다른 달에 비해 상당히 적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동안은 근근히 '북촌방향' 같은 작품으로 연명하면서 집에서 그간 못본 블루레이나 스타워즈 컴플리트 세트를 감상하는 등 (아직 에피소드 3 감상전;;)으로 아쉬움을 달랬었는데, 오는 10월 마지막 주 부터는 다시 예전처럼 극장을 찾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미리 앞으로 보게 될 10월의 마지막 주와 11월의 국내 개봉작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평소에는 오리지널 포스터를 좋아하지만 이번 포스팅은 주제가 '국내 개봉작'인 만큼 모두 국내용 포스터를 특별히 골라보았습니다. 순서는 개봉일순)






1. 트리 오브 라이프 (The Tree of Life)

개봉일 - 2011.10.27

감독 - 테렌스 맬릭

출연 - 브래드 피트, 숀 펜, 제시카 차스테인, 피오나 쇼, 조아나 고잉 외



굳이 개봉일 순서로 꼽지 않았더라도 단연 가장 기대하는 작품으로 첫 번째로 꼽으려고 했던 것이 바로 테렌스 맬릭의 신작 '트리 오브 라이프'라 하겠다. 이미 북미에서는 지난 5월 개봉하여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한 작품인데, 국내에는 개봉 소식이 들리지 않아 '설마, 이 작품도 바로 DVD/BD로 직행하나?'라는 우려를 갖기도 했던 작품이기도 했다. 테렌스 맬릭이야 개인적으로 그의 영화 '씬 레드 라인'을 가장 인상깊은 전쟁영화로 꼽고 있기 때문에 그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는데, 여기에 브래드 피트와 숀 펜이 함께 출연한다니 영화 팬으로서는 절대 외면하기 어려운 작품이 아닐까 싶다. 테렌스 맬릭은 과연 과연 이 영화를 통해 삶에 대한 어떤 이야기와 성찰을 들려주고 담아냈을까. 이제 다음주면 만나볼 수 있다니 카운트다운 시작이다!








2. 워리어 (Warrior)

개봉일 - 2011.11.03

감독 - 개빈 오코너

출연 - 톰 하디, 조엘 에거튼, 제니퍼 모리슨, 닉 놀테, 케빈 던 외


'워리어'는 사실상 순전히 주연을 맡은 톰 하디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된 영화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인셉션' 이후 다시 한번 크리스토퍼 놀란과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베인'역할로 등장할 그이기에, 그의 또 다른 작품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화제 속에 있는 톰 하디를 제외한다면 닉 놀테 외에 이 작품을 기대할 만한 요소가 조금 부족했던 것도 사실인데, 북미의 평가가 그리 나쁘지 않고 권투영화의 정수를 잘 살린 드라마라는 이야기에 조금씩 더욱 관심을 갖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워리어'가 선택한 방식이 '록키'에 가까울지 아니면 '더 파이터'에 가까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든 만족시켜주길 기대해본다.









3. 신들의 전쟁 (Immortals)

개봉일 - 2011.11.10

감독 - 타셈 싱

출연 - 헨리 카빌, 미키 루크, 프리다 핀토, 레이문도 반데라스, 이사벨 루카스 외



'워리어'가 주연 배우인 톰 하디 만으로 선택하게 된 작품이라면, 이 작품 '신들의 전쟁'은 연출을 맡은 타셈 싱 만으로 일단 감상을 결정해버린 작품이다. 사실 타셈 싱 연출작은 이 작품을 포함해 3작품 밖에는 되지 않는터라 '더 셀'과 '더 폴'만 가지고 평가한 과감한 선택이 아닐까 의심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더 폴'이 준 감동과 인상이 워낙 깊었기에 그 이후 타셈 싱은 항상 주목하는 감독이었고, 이 작품과 내년에 개봉예정인 '그림형제 : 백설공주'까지 모두 다 기대작에 손쉽게 등극할 수 있었다. '신들의 전쟁'은 자칫 잭 스나이더의 그것처럼 될 확률이 매우 높아보이는 작품이기는 한데, 일단 보고나서 평가해야.








4. 백사대전 (白蛇傳説,White Snake)

개봉일 - 2011.11.17

감독 - 정소동

출연 - 이연걸, 황성의, 임봉, 채탁연 외



정소동 연출에 이연걸 주연의 무협 영화라니, '동방불패' '소오강호' 등을 보며 자란 세대에게 이 이름을 보고 이 작품을 외면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한 때 더 이상 액션 영화는 찍지 않겠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던 이연걸이지만 어쨋든 그의 복귀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더군다나 예전 황금기를 함께 했던 정소동 감독과의 재회가 반갑고 기대되기만 한다. 개인적으로 성룡 영화를 비롯해 홍콩 영화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아니 다른 영화들과는 조금 다른 감상태도가 절로 생기는 듯 한데, '백사대전'도 이미 본 분들 사이에서는 호평보다는 혹평이 더 많은 편이기는 하지만, 이것도 어쨋든 기대!








5. 머니볼 (Moneyball)

개봉일 - 2011.11.17

감독 - 베넷 밀러

출연 - 브래드 피트, 요나 힐, 로빈 라이트,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크리스 프랫 외



브래드 피트의 '머니볼'은 사실 '트리 오브 라이프'처럼 늦게 개봉하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잠시 여유를 갖고 있던 작품이었는데, 비교적 늦지 않게 개봉한 터라 조금 급해진 작품이랄까. 그냥 시놉만 보면 단순히 야구와 관련된 감동실화 일 것 같지만 (사실 '감동실화'라는 표현이 너무 빈번해서 그렇지, 진정한 의미로 생각해본다면 드라마에서 이것보다 더 좋은 결과물이 있을까 싶다),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과 함께한 베넷 밀러 감독의 전작 '카포티'를 떠올려 봤을 때, 그 과정과 짜임새에 있어서 높은 완성도와 깊은 인상을 전해주리라 기대되는 작품이다. 과연 브래드 피트는 '트리 오브 라이프'와 '머니볼'을 통해 2011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6. 고양이 춤 (Dancing Cat)

개봉일 - 2011.11.17

감독 - 윤기형

출연 - 이용한, 윤기형 (내레이션)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앞서 소개한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바로 국내 다큐멘터리 영화 '고양이 춤'이다. 이 작품의 배급/홍보를 맡고 있는 인디스토리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된 작품인데, 뭐 워낙에 고양이를 좋아하고 관련된 것들에도 관심이 많은 1인이라 이 작품의 포스터를 보는 순간 바로 기대작으로 꼽게 되었으며,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도서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역시 인상깊게 읽은터라 이건 무조건 봐야지 싶었다. 앞서 소개한 작품들에 비해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적을 테지만, 그래도 더 많은 관객들에게 소개될 수 있었으면 하는 '강한' 바램이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각 영화사 에 있습니다.




할리우드가 만든 클래식, 대작 중의 대작 벤허


'신이시여, 진정 제가 이 작품을 만들었단 말입니까?'라는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한 마디로도 유명한 찰턴 헤스턴 주연의 영화 '벤허 (Ben-Hur, 1959)'를 드디어 차세대 화질과 사운드의 블루레이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윌리엄 와일러의 저 말처럼 1959년 작인 '벤허'는 당시 할리우드가 그야말로 작정하고 만든 엄청난 스케일의 대작 중의 대작으로서, 지금까지도 많은 올드 영화 팬들에게 회자 됨은 물론 그 유명한 전차 경주 장면은 '설마'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이라도 한 번쯤은 보았을 정도로 유명한 장면이기도 하다. 또한 현재의 시점에서 보았을 때 찰턴 헤스턴의 배우 외적인 부분과 이 영화 만의 짙은 종교적 색채가 부담으로 느껴진다 하더라도, 이 영화가 대작이고 영화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라는 사실 만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추후 각본에 참여했던 고어 비달을 통해 극중 벤허와 멧살라 사이에 동성애 코드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는데, 이 사실을 알고 이 장면을 다시 보게 되면 유난히 뜨겁고 애절한 멧살라의 눈빛과 스킨십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당시 찰턴 헤스턴은 이런 설정에 대해 전혀 몰랐으며 멧살라 역의 스테판 보이드만이 이런 지시를 받고 그렇게 뜨거운(?) 연기를 펼쳤던 것이다)

이미 영화사에 남을 만한 클래식으로 자리 잡은 작품을 다시 평가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새삼스러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2011년 블루레이를 통해 다시 보게 된 '벤허'에 대해 간단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그 전에, 사실 영화 팬으로서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몇 가지 경험 가운데 적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일이 바로 '벤허'의 70mm 필름 상영을 관람하지 못한 (봤다고 하더라도 기억할 만큼의 나이는 아니었던 탓에) 일인데,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더불어 특히 이 작품은 지금도 구현하기 힘든 (아니 오히려 CG가 있어서 불가능한) 스케일을 담고 있는 작품이기에, 이전 대한극장에서 이 작품을 70mm 관람한 이들의 이야기가 그저 부러울 수 밖에는 없었다.






'벤허'가 담고 있는 스케일이라는 존재는 21세기의 최고 수준 CG와 아이맥스의 대 화면으로는 미처 다 채울 수 없을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최근 이른바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는 작품들의 경우, 그 스케일의 대부분이 CG를 통해 놀랍도록 진짜처럼 구현되고 있는데, '벤허'가 만든 스케일은 '진짜처럼'이 아니라 그냥 '진짜'라고 보면 간단히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 '진짜'에는 당시의 다양한 기술과 수동적인 노력들이 엄청나게 투여되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전차 경주 장면을 비롯해 이 작품이 보여주는 대규모스케일의 장면들은 21세기의 시선에서 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것임은 물론, CG로 구현한다 한들 과연 저런 그림이 나올 수 있을까 싶은 실로 압도적인 영상을 보여준다. 아니, 이건 CG로는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압도적인 스펙터클이며 설령 앞으로 CG가 더욱 발전하여 그 질감마저 똑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낸다고 해도, 1959년 작 '벤허'가 갖는 의의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벤허'는 원작 소설의 제목인 'A Tale of Christ' 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당히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작품이다. 하지만 종교적인 이야기를 다룬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직접적이기 보다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예수의 탄생과 고난의 신약 이야기를 배경으로, 전혀 상관없는 듯한 주인공 벤허의 이야기를 조금씩 연관시키며 결국은 '신앙'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이야 더 자극적이고 직접적인 방식들로 종교와 예수의 이야기를 비유와 은유로 표현하는 영화들이 많지만, 당시로서는 예수의 얼굴을 직접적으로 등장시키는 것 조차 금기에 가까웠을 정도로 조심스러움이 있었는데, 이런 점이 오히려 현재의 시점에서 보았을 땐 더 영화적으로 매력적이고 특별한 인상을 주는 장치로 승화되지 않았나 싶다. 예수의 삶을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그리지 않았음에도 영화의 마지막, 그리스도의 삶이 주는 기적이 갑작스럽기보다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 이유야 말로 '벤허'가 종교 영화로서 그리고 종교 영화를 뛰어넘는 영화로서 모두 위치할 수 있는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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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선택을 텍스트 없이 심플한 아이콘으로 형상화 한 것이 인상적이다. '벤허'라는 작품이 갖고 있는 금빛 이미지를 녹여낸 색감도 잘 어울리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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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EG 4-AVC 포맷의 1080P 화질은 '벤허'라는 클래식에 걸 맞는 완벽히 복원된 최상급의 화질을 선보인다. 특히나 이 작품을 70mm로 극장에서 보지 못하고 VHS와 DVD로만 감상했던 바로서는 HD로 디테일 하게 표현된 블루레이의 화질이 더욱 놀랍기만 하다. 블루레이로 살아난 디테일이 70mm 극장 상영 미 관람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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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이 1959년 작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말 놀라운 화질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워너브라더스 블루레이의 고전 복원 능력은 이번에도 높은 점수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영화 초반 등장하는 평원에서의 대규모 줄을 이은 군중 씬에서 군중 한 명 한 명의 디테일 한 표현은 물론 먼 배경의 묘사까지, 날카로움마저 살아있는 표현력이었으며 별이 마구간을 비추는 베들레헴의 밤 하늘과 정경은 마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우수한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클로즈업에서의 디테일 역시 매우 우수한 수준이어서 배우들 피부의 질감은 물론 갑옷과 투구의 섬세한 표현력은 무게 감 마저 느껴질 정도.







예전 영화의 특성상 배경을 그림으로 대체한 장면을 몇몇 만나볼 수 있는데 여기서도 별다른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으며, 밝은 장면에서의 외곽선도 잘 살아있는 것은 물론 어두운 장면에서 역시 1959년 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우수한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특히 암부의 표현력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어서인지 그 우수함에 더 놀랄 수 밖에는 없었는데, 색감과 명암 모두 만족스러운 화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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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S-HD MA 5.1 채널의 차세대 사운드 역시 세월을 가늠하기 어려운 만족스러운 음질을 들려준다. 특히 예전 작품들의 경우 대사와 영상, 전체 사운드와 영상의 감이 정확히 같은 레벨로 표현되지 못하고 약간의 공간과 이질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벤허'의 경우 아주 청명한 음질 까지는 아니었지만 사운드가 들락날락 하는 일은 없었으며, 전체적으로도 고른 레벨을 수록하고 있어 자연스러운 감상이 가능했다. 스펙터클 하면서도 웅장하고 무게 감이 있는 미클로시 로자(Miklos Rozsa)의 스코어 역시 인상적이다.





아무래도 '벤허'하면 가장 명 장면이라 할 수 있는 전차 경주 장면을 빼놓을 수가 없을 텐데, 이 시퀀스에서의 사운드 역시 세월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사운드이지만 한편으로는, 완벽에 가까운 화질에 비해서는 아주 조금은 박진감이 아쉽게 느껴지는 사운드였다. 쉴 세 없이 여러 마리의 말들이 달리는 것에 비해 조금은 얌전한 사운드였는데, 이 부분에서는 극적인 요소와 더불어 조금 더 사운드 측면에서 오버되었더라도 나쁘지 않았을 듯 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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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장의 디스크로 출시된 '벤허' 블루레이 타이틀은 1,2번 디스크에 본편이 나뉘어 담겨 있으며 3번째 디스크에는 부가영상이 수록되었는데, 일단 본편과 함께 수록된 T.진 해처와 찰턴 헤스턴의 음성해설은 물론 3번째 디스크에 수록된 부가영상 모두에 한국어 자막이 수록되지 않았다. 이로서 사실상 음성해설과 부가영상 전부는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 무용지물의 자료가 되었으며, 기존 벤허 SE DVD에 수록되지 않고 블루레이에 처음으로 수록된 HD급 부가영상인 'Charlton Heston: A Personal Journey(78분)' 역시 자막이 지원되지 않아 즐길 수 없어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 놀라운 화질과 음질로 복원된 본편은 너무나도 만족스럽지만, 한국어 자막이 전혀 지원되지 않는 부가영상에는 결코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듯 하다.





[총평] 클래식 중에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 '벤허'를 다시 보니 과연 CG로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진짜 스케일과 대작의 풍모가 느껴지는 명불허전의 작품이었다. 또한 완벽에 가깝게 복원된 놀라운 화질과 사운드는 세월의 흐름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만족스러워, 예전 '벤허'를 극장에서 만났던 이들에게는 생생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고전을 처음 만나는 젊은 세대에게도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어 자막이 전무한 부가영상은 국내 소비자라면 누구나 아쉬워할 만한 이 타이틀의 옥의 티라 하겠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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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_ 블루레이 리뷰 (Hanna)
총을 든 소녀의 동화


'오만과 편견 (2005)'과 어톤먼트 (2007)'를 연출했던 조 라이트 감독의 2011년 작 '한나 (Hanna)'는 영화 팬들 사이에서도 유독 평가가 엇갈렸던 올해 작품 중 하나였다. 어떤 이들은 올해의 영화 중 하나로 꼽기도 할 정도로 인상적인 작품이었던 반면, 어떤 이들에게는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이러한 반응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이 영화에서 액션을 다루는 방식은 결국 하나의 '맥거핀'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는 이야기 측면에서 보았을 때에도 한나의 출생에 관한 이야기를 맥거핀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영화의 구성상으로 보았을 때에도 액션이라는 장르를 맥거핀으로 사용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나'가 이러한 맥거핀을 뒤로 한 채 진짜로 들려주고자 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만약 '한나'를 액션 영화의 범주 안에 가둬 놓으려 한다면 이 작품은 굉장히 시작만 창대하고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볼거리는 없는 심심한 액션 영화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영화 곳곳에 아주 노골적으로 이 작품이 동화라는 사실을 (액션은 거들 뿐) 강조하고 있다. 주인공 한나는 '레옹'의 마틸다 보다는 라푼젤이나 인어공주에 훨씬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인간 세상과 격리되어 자라오던 어린 주인공이 드디어 세상에 나와 처음 보고 듣고 만지게 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혼란스러운 성장 통이 결국 '한나'가 들려주고자 했던 본래의 메시지인 것이다. 제이슨 본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나가 '킥 애스'의 힛 걸과 같은 캐릭터였다면 영화는 '킥애스'와 같은 액션 영화나 또 한 명의 새로운 히로인을 탄생시키는 작품이 되었겠지만, 이 영화가 주목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C.I.A, 전직 요원, 킬러 등 액션 영화의 자극적인 옷들을 입고 있지만, 재차 이야기하듯이 이 영화는 근본적으로 동화에 가깝다. 아니 아주 노골적인 동화다. 단순히 동화 같은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리려 한 것이 아니라 세계관까지 동화 속 설정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는데, 앞서 설명한 인어공주와 같은 주인공 한나의 상황은 물론이고 에릭 바나가 연기한 아버지 캐릭터는 일종의 '나무꾼' 캐릭터로 묘사되고 있으며,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한 C.I.A의 마리사 위글러 캐릭터는 전형적인 마녀 캐릭터이자 그녀가 고용하는 두 명의 악당 역시 코스츔까지 차려 입은 완벽한 악당 캐릭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마녀가 고용한다는 설정이다). 더불어 영화 후반부 등장하는 그림 형제의 집이나 버려진 놀이공원의 이미지는 아주 직접적으로 '자, 이 이야기는 동화입니다' 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단지 '총'을 든 소녀가 주인공일 뿐.






주인공 '한나' 역을 맡은 시얼샤 로넌은 킬러로서의 차가운 이미지와 동화 속 주인공의 신비로움을 모두 갖고 있는 이미지로 '한나'라는 캐릭터에 더 깊은 이미지를 살려냈다. 감독의 전작 '어톤먼트'에서도 독특한 이미지로 깊은 인상을 주었던 그녀였는데, 피터 잭슨의 '러블리 본즈'에 이어 자신만의 특별한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녀가 아니면 누가 이 캐릭터를 더 잘 연기할 수 있을까 싶은 마리사 위글러 역의 케이트 블란쳇의 경우, 기존에도 여왕과 마녀의 이미지를 모두 갖고 있는 배우답게 C.I.A의 코스츔으로도 동화적 이미지를 가장 완벽하게 끌어냈으며, 아버지 역할을 맡은 에릭 바나의 경우 비중 면에서는 확실히 중심에서 벗어나 있지만 과하지 않은 든든한 지원군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즉, 에릭 바나에 기대를 걸었다면 비중 면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이삭스' 역의 톰 홀랜더는 이 작품에서 가장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하고 있다 ('한나'는 특히 상징적인 이미지가 중요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삭스'가 주는 이미지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한나'에서 또 하나 꼭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면 케미컬 브라더스 (The Chemical Brothers)가 맡은 영화 음악을 들 수 있겠다. 케이컬 브라더스의 곡이 영화에 삽입된 경우는 여럿 있었지만 그들이 직접 영화음악을 맡은 적은 이번이 거의 처음이라고 할 수 있는데, 톰과 에드 본인들도 이 새로운 작업을 즐기면서 작업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극중 이삭스가 휘파람으로 불기도 하는 'The Devil is in the Details' 같은 곡에서는 동화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묘한 공포감까지 담겨있어 캐릭터와 영화를 기억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추격 장면에서 강한 비트의 음악은 평소 케미컬 브라더스의 색깔이 그대로 묻어나면서도 영화에 속도를 더하는, 아주 꼭 맞는 조합이었다. 확실히 케미컬 브라더스의 영화음악은 마치 다프트 펑크 (Daft Punk)의 '트론'이 그러하였듯,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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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의 화질은 올해 극장에 선보인 최신작답게 우수한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특히 풀HD의 깔끔하고 선명한 화질을 체감할 만한 장면들을 여럿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좀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한나의 창백하리만큼 하얀 얼굴과 금발 머릿결은 블루레이의 화질을 통해 더 선명하게 구분되며, 영화 초반 등장하는 눈덮인 핀란드의 풍광과 그곳에서 벌어지는 액션 장면들 역시 선명하게 전달된다.

(이하 스크린샷은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C.I.A 본부의 차가운 블루 톤의 색감과 케이트 블란쳇의 얼굴을 타이트하게 클로즈업 할 때의 디테일도 만족스러운 편이며, 한나를 비롯해 극중 한나의 친구로 등장하는 여자 아이의 주근깨 가득한 얼굴과 피부 역시 블루레이로서 그 질감이 제대로 표현된다. 후반부의 놀이공원 장면은 어스름하게 안개가 깔린 배경에서 펼쳐지는데, 손에 잡힐 듯한 공간감이 잘 표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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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S-HD MA 5.1채널의 사운드 역시 만족스럽다. 케미컬 브라더스의 금속성 강한 비트와 사운드 트랙을 강한 울림으로 전달하고 있으며, 음장감도 만족스러워 액션 장면의 쾌감이 더해진다. 액션 장면에서는 대부분 배경음악과 함께 진행이 되는데 액션의 효과음과 배경음악이 모두 선명하게 표현되고 있으며, 배우들마다 독특한 억양이 선명하게 확인될 정도로 대사 전달에서도 만족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영화적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사운드이지만, 뭐니뭐니해도 케미컬 브라더스의 음악을 멀티 채널을 통해 차세대 사운드로 만나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흥분되는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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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만나볼 스페셜 피쳐는 감독인 조 라이트가 참여한 음성해설인데 아쉽게도 한국어 자막이 지원되지 않아 사실상 즐겨볼 수 없는 것이 무척이나 아쉽다. 'Alternate Ending'과 'Deleted Scenes'에서는 본편에는 수록되지 않았던 장면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특히 또 다른 엔딩 장면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영화에 수록된 최종 버전이 훨씬 더 깔끔한 마무리가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부가영상에 수록된 버전도 본편에 수록된 엔딩과 마찬가지로 수미상관을 이루는 엔딩으로서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Adapt or Die'는 '한나' 블루레이에 수록된 가장 기본적인 메이킹 다큐 영상으로서 감독과 배우, 스텝들의 인터뷰와 촬영장의 생생한 장면들을 통해 '한나'라는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들려준다. 특히 액션에 있어서 한나라는 캐릭터를 위해 시얼샤 로넌이 여러 가지 훈련을 받는 영상과 상대역인 에릭 바나와 합을 맞추는 장면 등도 만나볼 수 있다.







'Central Intelligence Allegory'에서는 'C.I.A'를 묘사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이 작품이 동화의 구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대해 캐릭터, 특히 마리사를 중심으로 설명해 준다. 'Chemical Reaction'에서는 직접 영상으로 만나볼 수는 없지만 전화 음성을 통해 영화 음악을 맡은 케미컬 브라더스의 부가설명과 영화음악을 맡은 소감을 전해들을 수 있다. 영화의 팬 뿐만 아니라 케이컬 브라더스의 기존 팬들에게도 의미 있는 영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The Wide World of Hanna'에서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로케이션 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각각의 에피소드를 간단하게 들려주고 있으며, 'Anatomy of a Scene: The Escape From Camp G'에서는 영화 초반 한나의 탈출 시퀀스를 통해, 감독이 의도하려고 했던 점들과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영화의 메시지를 짧게나마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Hanna Promo'에서는 영화의 예고편이 수록되었다.





[총평] 조 라이트 감독의 '한나'는 본 시리즈 같은 액션 영화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는 작품이지만, 그 속에 담긴 동화적 구성과 이야기를 들여다 보면 매우 흥미롭고 인상 깊은 작품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케미컬 브라더스의 인상 깊은 영화 음악과 더불어 블루레이로서 이 작품을 다시 한 번 다른 시각으로 즐겨보길 적극 권한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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